제 물음. 정확히는 Trick or Treat라는 물음에 Trick이라고 대답하면서 뭔가를 기대하는 것 같은 눈빛을 보이는 레레시아의 모습을 아스텔은 조용히 바라봤다. 여기서 Trick을 고를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저렇게 기대하는 눈빛을 보일 것은 그도 예상하지 못한 사안이었다. 정말 예상 외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고 느끼면서 아스텔은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허리깨를 잡고 있었기에 밀착하고 있었던만큼 지금 여기서 자신이 뭘 해도 그녀가 뿌리치는 것은 힘들터였다. 갑자기 보검을 해방하거나 한다면 또 이야기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Trick을 고르고 그렇게 기대하는 눈빛을 보이는 모습을 볼 줄은 몰랐는데. 어쩔 수 없지. ...Trick을 고른 네가 나쁜거야."
어쨌건 선택은 네가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아스텔은 반대편 망토를 살포시 움직여서 그녀의 몸을 완전히 덮었다. 물론 그녀의 키가 있었으니 모든 몸을 다 덮을 순 없고 아마 머리는 빼꼼 나온 수준이겠지만. 아무튼 그 상태에서 아스텔은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아 살포시 안은 후, 고개를 아래로 숙여 그녀의 이마에 제 입술을 살짝 붙였다가 떨어뜨리려고 했다. 그녀가 거부하지 않았다면 아마 아주 짧게 그런 뽀뽀가 이어졌을터였다. 물론 놀라서 빠져나오거나 거부했다면 아마 그런 일은 없었겠지만. 어느 쪽이건 아스텔은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옆으로 돌렸을 것이다.
"...사탕이 없으니까 Trick야. 참고로 나도 사탕은 없지만."
당연한 일이었다. 옷만 갈아입고 방에서 막 나온만큼 사탕이 있을 턱이 있었나. 지금부터 근처 가게에 가면 사탕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아스텔은 레레시아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일부러 기대하는 눈빛을 한 것도 있지만 그녀로서는 조금의 각오를 한 것도 있었다. 이 상황에 Trick을 고르면 그가 취할 행동은 한정적이고, 그 중 몇몇은 아마도 ...이겠지. 그래도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아스텔이니까. 그러니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되내이며 그저 그를 잡은 손에 힘을 살짝 주는 걸로만. 그것만.
"알았으면서 몰랐던 척 하긴. 그래. 내가 나쁘다."
태연히 웃는 얼굴로 그렇게 말하고 폭 덮이는 망토에 눈을 깜빡였다. 다 덮이지 못한 망토 사이로 하얀 귀가 쫑긋 움직인다. 아무 것도 모른다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허리에 아스텔의 팔이 감기며 안긴다. 안기는 건 적응했으니까, 별 문제 없이 자연스레 안기자 이마에 톡 닿는 감촉이, 그녀에게 숙여진 얼굴이.
"..!"
놀라긴 했지만 그 땐 이미 입술이 닿은 후였으니 빠져나갈 순간 따위 없었다. 그저 입술을 대고 떨어지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심장이 크게 요동치기는 충분했다. 어떤 의미로든.
괜, 찮다. 괜찮아. 잠깐이었으니까. 아스텔이 고개를 돌렸다면 그녀는 고개를 숙여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볼이 붉어짐과 동시에 심장이 뛰는게 어딘가 위화감이 들지만 기분 탓일거라 생각한다. 그냥 부끄러운 거라고. 적응의 시간은 잠깐이면 되었고 그가 그녀를 다시 바라보았을 땐 그저 부끄러움에 붉어진 얼굴과 같이 바라보는 금빛 눈동자만 있었겠지.
"..겨우 이걸로 Trick은 무얼."
그런 눈빛에 비해 하는 말은 좀 얄미웠을 지도 모른다.
"나도 과일류 좋아해. 과일에 설탕물 코팅한 것도."
지그시 바라보던 레레시아가 중얼거린 말은 작은 소리지만 아스텔에게는 충분히 들릴 소리였을 것이다. 그 뒤에 민트도 좋아하고 검은 설탕맛도 좋아한다는 종알거림도 들렸겠지. 그러고서 애꿎은 그의 셔츠를 만지작거리다가 말한다.
"나가서.. 얼른 바람 쐬자? 얼굴이 이러다가 익겠어."
같이 맛있는 것도 먹고 구경도 하자고. 뒤늦게 그런 말도 덧붙이고 만지작대던 셔츠를 톡톡톡 당긴다. 원하는 것을 보채는 고양이처럼.
그렇게 흘러가듯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특별히 더 무슨 행동을 하진 않았다. 시간은 많았으니까. 둘만이 보내는 시간도 좋으나 지금은 밖으로 나가서 구경을 하는 것이 좋을테니까. 모든 것을 다 끝낸 후에 다른 뭔가를 하는 것도 좋겠거니 생각을 하며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그녀의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같은 과일류를 사볼까. 역시 가게에 가면 팔겠지. 역시 할로윈이니 사탕 정도는 먹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그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 가자. 할로윈 분위기는 봐야지. ...순찰을 핑계 삼아 데이트도 해보고."
딱히 일은 없었으나 굳이 그렇게 핑계거리를 대는 것은 그의 습관 중 하나였다. 어쨌든 계속 임무와 관련된 삶만 살았으니까. 지금 당장 그런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은 힘들었다. 아마 모든 것이 다 끝나고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그때는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스스로도 알 수 없었으나 일단은 나가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며 그는 그녀를 데리고 밖으로 나섰다.
계단을 올라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니 가을 특유의 서늘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얼핏 봐도 마을 여기저기가 할로윈 장식으로 가득한 것을 바라보면서 그는 그녀가 볼 수 있도록 망토를 살며시 풀었다.
"조금 아쉽지만 구경에 방해가 될테니까. ...다 끝나면 그때 잡아가야겠어."
괜히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그녀가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일부러 발걸음을 느리게 하면서, 김에 자신도 근처를 가만히 두리번거렸다. 여기저기에 할로윈 분장을 한 이가 있었으며 노점상도 여럿 나왔으며, 목 뒤에 7 마크를 달고 있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들이 사이좋게 놀고 있는 모습도 그는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아스텔은 조금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특별한 말을 하거나 하진 않았다.
"사탕 사줄게. ...Trick는 했으니까 다음은 Treat를 받아줘야지."
이어 말을 하면서 그는 근처에 있는 노점상으로 향했다. 할로윈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여러 모양의 사탕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보라는 듯, 그는 무언으로 레레시아를 가만히 바라봤다.
나가자 하면 그냥 나가면 될 텐데. 나중에 또 한 번 이라던가 그 땐 둘만 있는 곳에서 라던가, 그런 말은 꼭 해야 하는 걸까! 게다가 그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흘리듯이 하는 것도 조금 얄밉다. 바로 방금 전에 그녀가 그 비슷하게 말한 건 그새 까먹은 모양인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다가 그새 반색이 되어 고개를 끄덕인다. 순찰이라는 핑계를 댔지만 어쨌거나 그가 먼저 데이트하자는 말을 해주었으니까.
"응. 가자!"
그를 마주보며 같이 방긋 웃는다. 나중은 어떻게 될지 몰라도 지금은 그저 그걸로 좋았다.
계단을 올라 밖으로 나갈 때까지는 망토 속에서 아스텔을 꼭 잡고 있다가 밖으로 나와 망토를 풀어주면 살짝 놓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기저기 울긋불긋한 장식들이 가득이다. 망토에 눌렸던 귀가 다시금 쫑긋쫑긋 움직이고, 꼬리도 살랑살랑 흔들린다. 잠시 바깥에 정신이 팔렸던 그녀는 그의 중얼거림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띄웠다.
"제대로 보고 있지 않으면, 몰래 숨어버린다?"
그러니까 잘 잡아줘야 해- 그렇게 말하며 먼저 아스텔의 손을 잡으려 한다. 조심스럽게 닿은 다음 슬그머니 손가락을 걸어 꼬옥 잡으려 했겠지. 손 잡으려 하느라 그 사이 표정은 못 보았지만. 사탕을 사주겠다는 말에 재차 눈빛을 반짝이면서 바라보았다. 사실 사탕보다 초콜릿이 좋지만 연인이 사주는 거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같이 근처 노점상으로 향한 레레시아는 간식 고르는 아이의 눈으로 사탕들을 둘러보았다. 여느 가게나 노점들이 그렇듯 이 시기가 아니면 못 먹을 것 같은 특이한 사탕들도 여럿 보인다. 눈알 모양이나 손가락 모양이라던가. 특히 저기 눈알(사탕)이 가득한 유리병이 시선을 끌지만 지금 사기에는 좀- 그렇지. 대신 그녀는 작은 과일 모양 사탕이 가득히 담긴 사탕바구니를 가리켰다.
"저거! 과일맛이니까 같이 먹자."
너 하나 나 하나. 사탕을 다 먹은 후엔 바구니가 남을 테니 추억으로 보관할 수도 있을 거다. 그렇게 사탕을 고르는데 저 마을 안쪽에서 사람들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려온다. 자연히 그 쪽을 휙 돌아보고 어서 가보자는 눈으로 아스텔을 바라본다.
자캐가_식빵을_먹는법 적당히 바삭하게 구워서 잼을 발라 한입 냠 대신, 버터는 바르지 않아.. 버터 보다는 오로지 잼만 발라먹는 타입이거든. 먹부림을 하고 싶으면 누텔라 삭삭 발라서 냠....
자캐의_운동하는_모습 레지스탕스에서 순둥순둥하니 햇살 담당하는 애가 알고 보면 중량 좀 치는 애다..? 거기다 운동할 때는 순둥이고 뭐고 없이 빡세게 한다..? 갭 엄청날 것 같지... 손등에 핏줄 다 돋고 근육체형 잡힌 팔 보이고... 눈빛 살벌하고... 수건으로 땀 닦는데도 눈빛이.........
자캐를_잘_보여주는_자캐의_소지품은 직접 통신을 위한 미니 칩, 페이스 재머, 군번줄..?
잘 잡아줘야 한다고 이야기를 마치고 그녀가 제 손을 잡으려고 하자 아스텔은 슬며시 자신의 손을 내줬다. 임무를 하면서 꽤 여러 번 동료의 손을 잡고 움직인 적이 있지만 이렇게 잡는 것은 또 특별한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그녀가 제 연인이기 때문이겠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간질간질함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 그는 덩달아 그녀의 손을 꼬옥 잡았다. 말 그대로 몰래 숨어버리지 못하도록. 한번 품은 욕심은 쉽사리 가라앉을 일이 없었고 그대로 그녀를 제 옆에 두려는 듯, 그는 팔에 힘을 살짝 줘서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아프지 않게. 하지만 분명히 힘이 들어가도록.
아무튼 과일 모양 사탕이 가득한 사탕바구니를 손으로 가리키자 아스텔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과 그녀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맛이었다. 디자인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
"그러자. ...센스 좋네. 레레시아."
그녀의 선택 센스를 칭찬해주면서 아스텔은 반대편 손을 주머니에 넣은 후 지갑을 꺼냈다. 거기서 현금을 꺼낸 후에 내밀어서 계산을 마친 후, 그는 거스름돈과 지갑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고 바구니를 자유로운 손으로 잡았다. 그 와중에 들려오는 시끌시끌한 소리. 순간적으로 마을 안에 침입자라도 들어왔는가. 라고 생각하며 그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홱 돌려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봤다. 하지만 딱히 혼란스러운 분위기나 위험한 분위기는 나지 않았다.
"...무슨 행사라도 하나. 난 또... 가디언즈가 들어온 것인가 싶었어. 좋아. 가보자. ...뭔지 궁금하기도 하고."
오늘은 할로윈. 일종의 축제였다. 그렇다고 한다면 역시 구경을 가는 것이 좋겠지. 살며시 자신의 발과 그녀의 발 부분에 자신의 세븐스를 사용했다. 자연히 발걸음이 훨훨 날아갈 정도로 매우 가벼웠을 것이다. 공기의 움직임을 지배하여 저항력을 많이 떨어뜨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다 그녀가 하고 이는 팔찌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자신의 세븐스가 깃들어있는 그 녹색 보석을 가만히 눈에 담다 그는 다시 앞을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그 팔찌. 도움이 되었어? ...언제나 함께 임무를 나갈 순 없으니까... 내 힘이 조금이나마 너를 지키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에스티아에게 부탁하긴 했는데. ...아. 걱정 마. 우리 관계에 대해서는 굳이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니까."
>>879 패드립이 아니라서 더 무서운 거야..... 우리 아빠 통속의 뇌 그런거 아니지..?(호달달)
>>880 사실 호불호의 문제 보다는 버터를 바르고 시간이 지나면 잼이 느끼해지는 부분도 없잖아 있어서 버터 바르고 잼 바르면.. 버터 특유의 눅진하니 고소한 맛 때문에 눈 둥글게 뜨고 식어서 느끼해지기 전에 먹어야 한다는 본능에 사로잡혀서 햄스터처럼 볼에 빵빵하게 채워넣는 이셔를 볼 수 있을지도 몰라..(?) 쇠질하는데 쳐다본다..?
개인실 서랍이 판도라의 상자라고..? 혹시 정리를 안 해서 개판인 거야 아니면....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건가..? 두려워 하는 것도 슬프잖아.. 절대 안 죽을 테니까 레이야 오래오래 같이 혁명하자..🥺 못 믿겠단 말... 쩐다... 이유도 대고 총알도 머리에 박히고 싶은데 이런 나.. 어쩌면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