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쏟아지다시피 하는 빗방울은 이전과는 다르게 그 강도가 강했다. 이전에는 옷을 가볍게 적시는 정도였다면 이번에는 그야말로 폭우. 그냥 맞아도 조금 아플 수도 있는 강도였다. 당연하지만 그 빗방울은 이전보다 훨씬 통증을 주고 있었다. 이대로 계속 맞으면 그것만으로도 데미지를 입지 않았을까. 아무튼 레이버는 이어 삼지창을 땅으로 있는 힘껏 찍었고 그녀의 바로 아래에서 물줄기가 솟구쳤고 그녀를 집어삼켰다.
커다란 물줄기 속에서 수영하는 것은 다름 아닌 레이버의 모습이었다. 이전처럼 마치 인어가 된 것마냥, 그 물줄기에서 자유롭게 헤엄을 치고 있는 그녀는 오른손을 들어올려 앞으로 향했다. 이내 물줄기 속에서 날카로운 톱니바퀴 형태의 물 결정체가 튀어나왔고 이내 모든 것을 가르듯 빠르게 제 0 특수부대원들의 사이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아직 공격이 가해지진 않았지만 저대로 계속 돌리는 없었다. 필시 제 0 특수부대원들을 공격할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처형의 시작이야. ...배신자도, 정의를 부수는 이들에게 쓸데없는 희망을 부여하는 너희들의 공개 처형이야."
놀라울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가 흐르는 가운데 빗방울은 계속해서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모든 오물을 씻어내려는 듯이. 한편, 레이버의 장갑의 등 뒤의 파츠가 살며시 펼쳐졌고 그 뒤로 남색 빛이 강하게 솟구쳤다. 뭔가를 하려는 것일까? 적어도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모두들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패시브 스킬 - 레이버의 보검 해방: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막아내는 수단이 없으면 매턴 100의 데미지 부여. 아쿠아 슬래스트 - 다음 턴부터 매턴마다 랜덤으로 제 0 특수 멤버 중 두 명을 향해 공격. 데미지 100. 파괴 불가능.
이번에도 역시, 하늘에서는 빗방울이 쏟아졌다. 단순한 빗방울이 아닌 마치 바늘과 같이 피부를 찌르는 듯한, 따끔따끔한 걸 넘어 통증이라고 느껴지는 정도, 올려다보는 네 얼굴을 가린 헬멧 두들기는 소리가 울린다. 이번 싸움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지.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너를 노리며 소리친 레이버의 목소리에는 살기가 실려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너만큼은 죽여버리겠다는.
"처형인이라면 흥을 돋구는 일 정도는 할 수 있어야겠죠, 그렇담 좋습니다. 여기서, 저 카메라로 우릴 구경하는 이들에게, 볼 거리를."
제공하겠습니다. 처형의 실패, 초유의 방송사고를. 뒤엣말을 삼킨 네 손이 향한 곳은 레이버의 다리, 방향을 지시하는 손끝을 따라 네 소매로부터 체인이 솟구친다. 물줄기를 뚫을 수 있을까? 그 물줄기의 방향, 즉 조류를 파악하려고 하면서 너는 체인을 사출한다, 조류를 탄다면 닿을 수 있으리라. 물을 다루는 상대이기에 얼마나 유효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선우의 세븐스가 발동했고 아공간 속으로 비가 계속해서 흘러들어갔다. 다행히 모든 비를 막을 순 없었으나 제 0 특수부대원을 지키는 우산이 되기에는 충분했다. (패시브 스킬 효과 차단) 이어 레레시아의 하얀 사슬들과 쥬데카가 사출한 체인이 레이버에게 날아갔다. 허나 레이버를 지키는 물줄기와 충돌했고 사슬과 체인은 좀처럼 물줄기를 뚫지 못하고 비슷비슷하게 충돌했다. 하나의 힘이라면 어림도 없었을지도 모르나 둘의 공격이 비슷한 위치로 날아왔기에 레이버가 있는 부근의 물줄기를 파괴하는데는 성공했다. 허나 사슬과 체인은 그대로 땅에 철퍽 떨어졌다. 한편 레이의 검이 레이버의 등에 명중했고 레이버는 혀를 찼다. 허나 그렇게 크게 타격은 가지 않았는지 그녀는 레이를 털어냈다.
"...뭘 하려고 했냐고?" "...버스트."
이내 그녀의 등 뒤에서 솟구치는 남색빛이 더욱 진해졌고 쥬데카는 이전, 글라키에스가 버스트를 썼을 때의 감각과 비슷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내 물줄기는 정말로 하늘 높게 솟구쳤고 레이버는 공중으로 솟구쳤다. 주변에서 내리는 물줄기를 향해서 빗방울이 모이기 시작했고 그 물줄기는 더더욱 커져갔다. 그리고 이내 레이버는 삼지창을 물줄기를 향해 집어던졌다. 삼지창은 물줄기를 반으로 가르면서 앞으로 모든 것을 쓸어내듯이 빠르게 나아갔다.
"...이번에는 봐주지 않아." "저번처럼 도망칠 수 있다면 도망쳐봐. ...도망쳐도 상관없잖아? 너희들은." "어차피, 언제나처럼 숨어서 쥐새끼들처럼 움직이면 그만이니까. 안 그래?"
명백하게 도발하는 와중에 물줄기는 거대한 해일이 되어 제 0 특수부대원들을 쓸어버리려는 듯이 앞으로 날아왔다. 그와는 동시에 먼저 날렸던 아쿠아 슬라스터는 본격적으로 제 0 특수부대원들을 향해 모든 것을 찢어버릴 기세로 돌진해왔다.
/ 아쿠아 슬래스트의 타깃 .dice 1 4. = 1 .dice 1 4. = 2 1.선우 2.레레시아 3.레이 4.쥬데카 (같은 번호가 나올시 그 아래의 번호가 대상)
<버스트 발동>- 공격형 메가 웨이브 - 데미지 250. 단 버스트가 공격형이기에 데미지 2배 효과. 흽쓸리게 될 경우 다음 1턴 동안 물 속에 잠겨 행동(회피+방어+공격) 불가. 이 공격은 방어형의 일반 방어, 혹은 버스트 발동 후의 절대 방어가 아닌한 방어가 불가하다. 일반 방어의 경우에는 부가효과가 이어지며 절대 방어의 경우는 부가 효과 회피 가능. 단 회피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격을 날리고 흽쓸리는 것은 가능. 어쨌든 일반 방어는 불가능하고 회피는 가능.
아쿠아 슬래스트의 타깃이 된 이는 아쿠아 슽래스트는 슬래스트대로 회피를 할 거면 회피 다이스를 돌려야만 해요! 단 공격이 두 번 들어오는 거니까 아쿠아 슬래스트는 방어를 하거나 해도 메가 웨이브를 회피할 수 있다면 공격이 가능해요! 어쨌든 회피를 한 번이라도 하면 공격이 가능한 거예요!
글라키에스가 이런 기분이었겠구나..쥐새끼니 도망치라느니 어떠한 모욕적인 말을 해도 그러려니 넘어가진다. 애초에 적들을 향한 도발과 허세가 진지하게 상대를 열받게 하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리도 효과가 없었으니 허망하기까지한다.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오로지 몸이 시키는 대로 본능에 모든 것을 맡기고 싸운다. 레이버의 물줄기가 거대한 해일이 되어 날아왔다. 뒤로 이동하여 아공간 속으로 숨어들어가 공격을 피했지만 다시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 돌진했을 때 미처 뒤에서 날아오는 톱니바퀴를 보지 못해 옆구리를 스치고 말았다.
"쯧"
이젠 머리와 옆구리가 동시에 아프니 상대적으로 머리 아픈게 사라졌다. 더 큰 고통으로 두통을 진압하니 닥터 P가 아니라 닥터 R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다.
그녀가 떠있는 물줄기 속으로 폭탄들을 집어넣는다. 물속이라 태우진 못하겠지만 뜨거운 물과 폭압이 그녈 공격할 것이다
그녀는 기세등등하게 웃으며 외쳤다. 그리고 밀려오는 파도를 피해 바닥으로부터 독액을 솟구치게 해서 몸을 공중으로 띄웠다. 그대로 재차 몸을 날려 레이버를 요격하려 했으나, 추가로 날아온 물의 칼날이 그녀의 태세를 무너뜨렸다. 분명 물이건만 스친 부위로부터 붉은 피가 튀었다. (체력 1900)
"이런..!"
다행히 파도에 다시 휩쓸리진 않고 바닥으로 착지했으나 자세를 추스를 시간이 필요했다. 그녀는 깃대를 지지대 삼아 버티고 서서 레이버를 응시했다. 그리고 주변의 카메라도. 이내 모두에게 통신을 넣는다.
"좀 어이없는 소리겠지만. 어디까지나 레이버를 완전 무력화 시키는 방향으로 가는게 좋을 거 같아. 부상은 주되 죽이지는 말고! 힘들겠지만 그 방향으로 갔으면 해!"
보검 정도는 부숴도 괜찮겠지! 그렇게 말하고 다시 깃대를 바닥에 내리찍었다. 아까처럼 다수의 사슬들이 솟구치고, 이번엔 하나로 모여 레이버를 향해 쏘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