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훈련장에서 그녀는 보검의 장비를 재정비할겸 이것저것 시험해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금 든 생각은. 역시 엄청난 장비라는 평입니다. 이런게 오리지널의 30%짜리 출력이라니..
그녀는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글라뭐시기나 레뭐시기와의 전투때의 상황을. 모조보검이라도 없었다면 아마 상대도 안 됐겠죠. 하지만 그 마저도 1대1의 상황에서 단 한번에 제압당할 정도의 힘 차이입니다. 물 쓰는 녀석을 어느정도 몰아붙이는데 성공한것도 결국 모조보검을 들고 다대일을 해서이고. 그마저도 정말 끝까지 갔으면 무조건 이겼을거라고 보장된 상황조차 아니니까요.
"음~"
보검의 출력을 올리는건 지금으로서 무리기에 이 상태로 업그레이드가 없는거겠죠. 그녀는 보검에 대한 미련을 떨쳐내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없는것을 탐내봐야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그럴 시간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어떤것을 성장시킬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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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아~~~~~!!! 머리 아파!!"
한차례 발동시킨 스페셜 스킬이 사라져가는것과 동시에 그녀는 보검을 해제하며 드러누워 버렸습니다. 자신이 혼자일때가 아니면 발동할 수 없는 그녀의 비장의 수단. 그러나 이 기술로 그 얼음을 깰 수 있냐고 물으면 확신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연습할 수 밖에요. 그녀는 손쉽게 강해지는 방법같은건 몰랐으니까요.
".........."
그녀가 스페셜 스킬을 혼자일때만 사용할 수 있는건 대단한 이유가 있는게 아닙니다. 아군이 휘말린다거나 하는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있으면 가뜩이나 아군의 움직임까지 일일히 경계해서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는 그녀이기에. 뇌의 용량을 한계까지 잡아먹는 '이것'을 사용하지 못할뿐이에요. 뒤를 경계하지 못해서 공격당하면 어쩌지- 하는 한심한 이유 때문에요.
"아-"
"집어쳐 집어쳐."
그녀는 한동안 말없이 있다가 갑작스레 몸을 일으키며 기지개를 켰습니다. .... 그래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나보네요. 이유는.. 뭐 간단하네요.
386사이보그 전사 실버 봄버! 제 37화 - 악의 과학자 닥터 이브 나타나다
(1NZ8uD9urU)
2022-10-06 (거의 끝나감) 15:50:53
[...]
[...]
[...(폭발하는 효과음) 엄청난 폭발이 땅을 휩쓸었다! "크아아악!" 폭발에 휩쓸려 날아가고 마는 실버 봄버! (충돌하는 효과음) 콰앙! 엄청난 소리를 내며 실버 봄버는 차에 처박혔다. "끝이다. 실버 봄버." 그의 눈 앞에 금발의 아름다운 여성이 하늘에서 내려앉는다.]
[여성은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전설의 사이보그 전사도 여기서 죽는구나!" 그 한쪽 눈은 푸르게, 한쪽 눈은 노랗게 빛나고 있었다. (바위가 떨어지는 효과음) 실버 봄버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 "닥터 이브... 나를 개조한 것도 네놈이지! 그리고 그 수많은 괴인을 만든 것도... 절대로 용서 못해!" 실버 봄버의 격렬한 분노가 담긴 통언! 그러나 닥터 이브는 훗, 하고 비웃는다.]
["물론 내가 널 만들었어. 그 밖의 다른 괴인들도 만들어냈지." 닥터 이브는 주먹을 꽉 쥔다... "하지만 내가 널 만든 이유는..."]
[...]
[...] 쾅! 라디오를 내리친다.
[...실버 봄버는 천천히 생기를 잃어가는 그녀의 몸을 안고 있었다. "이런 팔로는 당신을 지켜줄 수 없어...! 이런 몸으론 당신을 안아줄 수 없어...!" (비 내리는 소리) 차갑게 흘러내리는 빗소리가 세상을 적시자, 닥터 이브는 미소 지으며 말한다. "괜찮아.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마음이 있으니까... 용기있는 영혼이 있으니까..." 그리고, 천천히 손이 떨어졌다.]
[더이상 심장 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차가운 비가 몸을 적시고, 실버 봄버의 얼굴을 타고 물방울 흐른다. 그 차가운 몸 안에, 뜨거운 뭔가가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
[...]
"에에이, 고물딱지 같으니." 쾅! 라디오를 내려쳐도 더 이상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새 걸로 바꾸시는게 좋은거 아니에요?" 옆의 연구원이 말했다. "뭐래." 난 그 놈의 엉덩이를 걷어차주며 라디오를 가지고 밖으로 나섰다.
개조받는 인간들로 가득 찬 복도를 지나 밖으로 나선다. "으으, 추워라." 하늘에 해는 보이지 않고, 차디찬 바람만 살을 에듯 불어온다. 품의 라디오는 지직거리는 소리만 내고 있다. 이 고물딱지, 이제 맞는 부품도 없어서 고물상을 다 뒤져야 한다고... 문득, 골목길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광고가 나온다. [싸워라! 가디언즈 V! 최신발매! 악의 에일리언, 에델바이스 군단과 싸워라! 영원한 영웅 가디언즈 V!]
"..." 멍하니 모니터를 보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차가운 비가 몸을 적시고, 얼굴을 타고 물방울이 흐른다. 그 차가운 몸 안에, 뜨거운 뭔가가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소용돌이 치고 있을까? 길거리에 나앉아 돈을 구걸하는 세븐스 노인의 깡통을 걷어차버리고, 난 골목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지루하다. 등짝에 구멍이 뻥 뚫린 거 같은 기분이다. 빈둥거리면서도 이렇게 허전한 적은 처음... 은 아닌가. 한동안 얌전하게 좀 살았더니 좀이 쑤신다. 그저 좀이 쑤시는 정도라면 다행인가?
최근엔 점점 자극에 둔감해지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주기적으로 쉬어주지만, 신체는 가면 갈수록 아드레날린을 갈구한다. 어쩌면 이게 스스로를 내던진 자의 죗값일수도 있겠다. 자기 목숨 소중한 지 모르는 죄인.
나 같은 놈이 술이나 담배, 약물, 혹은 향정신성 영상매체를 접하지 않은 것은 다행일지도 모른다. 그것들로 이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유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어찌되었든, 따분하다 이 말이다. 그렇다고 더 위험한 짓을 했다간 뭔가...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르고, 남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 뭔가 적당한 게 없을까 하며 그저 마을 안을 떠돌아다니던 그 때,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이젠 이 마을 대부분이 익숙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