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그런 말만을 남기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문득 당신은 부산스레 움직이기 시작한다. 하루는 짧으니까 언제까지나 이 매장에만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수 없다. 그런 것이다. 그녀의 시선도 눈 앞에서 왔다갔다 하는 당신을 계속해서 쫓는다. 그런데 왜인지, "멜피." 그 모습이 무언가에 쫓기는 것 같아서. 덥썩. 이 장소를 떠나려 하는 당신의 손을 붙잡아 세우려 한다. 뒤를 돌면 눈도 깜빡이지 않은채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가 있을테다. 마치 당신의 손을 잡은 순간, 전달해야 할 말을 잊은 것 처럼. 이 넓은 공간에서 한동안 입을 닫고 당신만을 응시하던 그녀가 있었다.
"엔과 같이 걸어줘라."
그리고 빤한 시선을 보내던 그녀가 당신에게 그렇게 말했다.
"엔이 길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확실히, 이곳 에델바이스가 그들만의 공간인 건 둘째치고서라도. 이 백화점이란 곳은 그녀에게는 특히 드문 장소이니까. 그러면서 그녀는 당신의 속도에 맞추듯 앞으로 나란히 걸어 나왔다.
사건이 끝나고 기지로 돌아온 후에는 의무실에 들렀다 나오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크게 다친 부상자부터 우선하고, 아니라면 몇 가지 간단한 처리만 받고 나오면 되는 일이다. 그는 오늘 후자의 경우에 들었다. 세찬 물줄기에 맞아서 좀 굴러다니기야 했지만 장비 성능이 워낙 좋아야지. 나중에 멍이야 좀 크게 들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부러진 곳이나 내상도 없다고 했다. 이 정도면 괜찮다는 공언을 듣고 나서는 간단한 치료를 마친 후 개인실로 돌아갈 수 있었다. ……싸울 때는 몰랐는데, 끝나고 나니 젖은 몸에서 나는 물비린내가 찝찝하기 짝이 없다. *, 하필이면 호수 물을 써서 그런가. 곧장 몸을 씻은 후 옷을 갈아입고, 그렇게 한참동안 사후 처리를 마치고 나니 긴장 풀린 몸에 뒤늦게 피로가 밀어닥친다. 더 할 일도 없고 피곤한데 빨리 자버릴까 싶어지다가도, 밤중 내내 축축하고 차가운 물 속을 헤엄치다시피 했던 걸 떠올리자니 문득 따뜻한 차라도 마실까 싶어진다. 그는 걸음을 돌려 휴게실로 향했다. 덜 말라서 조금 전과는 다른 의미로 물기 어린 머리칼이 털레털레하는 걸음을 따라 흔들린다.
문고리를 돌려 천천히 문을 열자 환하게 켜진 불이 그를 맞이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이 없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기에 또다른 이용객이 있다는 사실 자체는 이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건, 끽해야 차나 간식거리나 챙겨 먹는 공간에서 보기엔 좀 이상한 풍경이지 않나. 한쪽에서 무언가를 하느라 바쁜 기행의 주범은 그에게도 낯이 익다. 눈썹 한쪽을 치켜올리며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던 그가, 멜피에게로 불쑥 다가가 물었다.
그녀는 사실 팔이 언것에 대해서 크게 경각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아 이거 동상 좀 걸리겠네~ 정도일까요. 하지만 젖은 몸을 말리고 ㅡ 다행이 전투중에 그녀의 옷 부분은 능력이 덮고 있어 머리쪽만 말리면 그만이었습니다. ㅡ 나온 와중에도. 얼음이 전혀 녹을 생각을 안하자 그녀는 고민끝에 휴게실로 온 것이었습니다.
목적은 다른게 아니라 끓는물. 보통은 컵라면이나 먹을 때 쓰는 물을 통에 받아서 거기에 얼음을 담가봅니다.
"아오 진짜 그x. 다음에 만나면 팔 한짝은 잘라야 되겠어."
다행이 아까까지 돌아다닌것도 있고. 물에 넣어두니 꽤 녹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만. 그것과 동시에 통증이 같이 복귀하는 느낌에 그녀는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정말 사서 고생이라고 할까요.
"으 ㅇ?!"
아무튼 그 때문에 ㅡ 시간이 늦었기에 방심한것도 있습니다 ㅡ 평소에 항상 경계하던게 소홀해졌는지. 그녀는 승우가 자신을 부를때까지 눈치채지 못하다가 갑자기 나타나 묻는 모습에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습니다. 당연히 이 상황에서 팔을 숨길 방법따윈 없었고.
단순히 놀라기만 한 게 아니라 꼭 은밀하게 무언갈 하다 걸린 모습 같다. 화들짝 놀라는 반응에 그 얼굴부터 빤히 쳐다보다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멀뚱하니 둥글기만 하던 눈모양이 순식간에 가늘어진다. 그는 멜피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직관적으로 깨달았다.
"어어, 그러냐?"
그는 말 없이 팔에 눈길을 주다, 멜피를 똑바로 보며 눈을 치켜떴다. 역시나 통할 핑계는 아닌 모양이다. 전투의 막바지에서 멜피가 뒤에 빠져 있던 그 녀석에게 당했다는 건 알고 있었다. 멀쩡하던 사람도 냉동 고기로 만들어버리는 미**의 공격이니 끝나고 어련히 치료받았겠거니 생각했었는데…… 이러고 있을 줄은 누가 알았겠나. 의료업자들의 강박적인 위생관념을 생각하자면 일차적인 치료를 받고 나온 상황도 아닌 듯하다.
"지금 존* 딱 봐도 잘하는 짓은 아닌 것 같은데."
목소리가 낮게 깔리며 경고하듯 말하는 모습이 멜피에게 늘 굴던 태도와는 딴판이다. 다만 언짢은 표정을 하고 있으면서도 팔짱 끼고 대답만 종용하고 있으니 얌전하다고 해야 할까, 당장 끌어내어 의무실로 끌고 갈 작정은 아닌 듯했다. 이 상태에서 함부로 실랑이 벌여선 좋을 것 없다는 판단에서이기도 했고, 여러모로 복잡하게 불만스러운 상태였지만─ 근본적으로는 친한 동료를 염려하는 마음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명부터 들어도 아직은 늦지 않았다.
만화처럼 땀이 삐질삐질 나고있는것은 아니지만 그녀로서는 드물게도 당황하고 있는것이 보였습니다. 사실 그녀는 정말 웬만한게 아니면 남에게 치료는 커녕 의무실도 가지 않는 편이니까요. 정말 크게 다쳐서 쓰러져서 누가 옮기는거 아니면 정말 꺼려하는 편이고, 그것을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습니다. 그야 많이 다쳤어도 다들 어련히 치료를 받았겠거니 하지. 혼자 처치하고 있다곤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건.. 그렇지~?"
그렇기에 이런 상황을 거의 상정하지 않았던 그녀는 당신의 시선을 피하며 볼을 매만졌습니다. 거기에 지금 당신의 반응이 평소와 많이 달랐기에 그녀는 평소처럼 여유있는 모습도 보이지 못한채 눈을 굴릴 뿐입니다. 마치 잘못한걸 숨겼다가 엄마한테 걸린 아이의 모습이랄까요.
"윽."
그럼에도 방에서 어떻게든 해결했어야하나 하는. 변명만 생각하던 그녀였지만요. 얼음이 군데 군데 녹아 살이 드러나자 뜨거운 물에 닿아 순간적으로 크게 아팠는지 단말마와 함께 손을 뺐습니다. 큰 소리를 내면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뒤늦게 입을 다물어 소리는 뒤에서 뚝하고 끊기긴 했지만..
"물이 너무 뜨거웠나...~"
그 모습을 당신에게 보인게 문제였기에. 그녀는 망가진 인형마냥 떨리는 팔을 부여잡고 당신의 눈도 마주치지 못한채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알 만한 것 다 알고, 경험도 많은 사람이 이렇게 구는 까닭이 단순히 싫어서 고집 부리는 건 아닐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는 가늘게 쏘아보던 눈을 원래대로 돌려내고 한숨을 쉬었다. 불만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어도 나무라는 일은 뒷전으로 해도 된다. 그는 더 가까이 다가가 멜피의 팔을 살펴보았다. 머릿속으로 이전에 익혀둔 간단한 응급처치 매뉴얼이 짤막하게 스쳐지났다. 동상은, 적절한 온도의 온수로 언 부위를 신속히 녹이고 의료 시설에 데려가라…… 정도다. 그 다음은 안 가르쳐줘서 모른다. 다만 녹이는 과정에서 통증이 수반되며 진통제를 투여하기도 한다나. 때마침 멜피가 아픈 티를 내버리자 조금은 풀어졌던 표정이 다시금 찌푸려진다. 뭐, 감각이 사라지는 지경이라면 가망이 없다는 뜻이니 차라리 저렇게 아픈 쪽이 더 낫겠지만.
"녹인다고 끝나는 거 아니다. 이거 씨* 잘못하면 괴사야."
말하는 투가 평상시 조금만 꼬셔도 쉽게 넘어가던 것과는 정반대로 단호했다.그래도 녹이는 것까지는 이쪽에서도 할 수 있는 수순이니 더 잔소리 않고 도와주기로 했다. 그는 온도를 확인하기 위해 받아놓은 물에 손가락을 담갔다가… 이내 미묘한 표정이 되었다. 뜨거운지 아닌지 모르겠네. 세븐스의 영향으로 다른 사람에 비해 열기에 강한 체질이라 좀 뜨끈한 온수 정도는 뜨겁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 반대쪽 손 넣어봐. 그쪽으로도 뜨겁냐?"
그래서 엉성하게나마 이렇게 시키는데, 온도계가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여기에 그런 게 있을지 모르겠다.
그녀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했지만 정말로 속이려고 한건 아닌듯 표정에 힘이 있어보이진 않았습니다. 당신은 꽤 친한 편이었고 소중한 동료였으나. 그러나, 자신을 내보일 자신같은건 그녀에게 없었으니까요. 그녀는 그저 당신이 물의 온도를 재는듯한 행동을 하는것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미묘하게 힘이 없어보이기도 하고.
"음..."
그녀는 일단 당신의 말대로 반대편 손을 넣어봤으나 어느새 물 온도는 따뜻은 한데. 뜨겁진 않은 수준까지 내려가 있었습니다. 하긴 팔을 덮는 얼음을 그대로 넣고 있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따땃하다~ 정도일까."
그러나 얼음도 꽤 녹아있으니. 그녀는 억지로 능력으로 얼음을 박살내버릴까 고민했지만. 그랬다가 당신에게 엄청 혼날거 같으므로 그만두고 당신을 바라보다가 머쓱하게 웃었습니다.
"물이야 뭐 다시 받으면 되니까. 신경쓰지 말고.."
하려던거 해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그녀는 당신의 눈치를 살피며 뒷말을 잇지는 않았습니다. 글쎄요, 혼날거 같다고 직감한걸까요.
단점: - 텀: 들쑥날쑥함 잘 잇다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2년에 한번씩 답레 들고 올수도 있음 - 가독성: 유루주 현생으로 인해 두뇌 와장창임 (맨탈은 건강함) 그래서 글도 쨍강될 가능성 높음 - 캐릭터: 힐링캐가 아님 (그 반대의 무언가임) - (해당 오너의 요청으로 인해 블러처리된 글입니다.) - (해당 오너의 요청으로 인해 블러처리된 글입니다.) - (해당 오너의 요청으로 인해 블러처리된 글입니다.) - (해당 오너의 요청으로 인해 블러처리된 글입니다.)
장점: - 유루주가 행복해함.. 😊 (쥬주도 행복할진 모르겠음)
이쯤에서 발표를 마칩니다 아니 뭐 일상 돌려주시는 분인데 이정도는 아셔야 하실거 같워서..
앗, 뭔가 들을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의 비밀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너는 조금 아쉬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지만 레시가 라라에게 제지당하는 걸 가만히 쳐다보았다. 솔직히 조금 궁금하긴 했지만... 어쨌든 라라가 하지 말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부분이니, 아마 물어본다고 해도 대답해주지 않겠지, 캐묻는다고 생각해서 기분 나빠할지도. 그러다가 레시가 채워준 와인을 또 한 모금, 향미를 느끼며 넘겼다.
"음, 어디서 뭘 했는지...라, 여러분의 정 반대에 서 있었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가디언즈에 속해 있었습니다. 뭘 했는가, 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해야 하나? 아니면 이 정도로도 뭘 했느냐- 에 대한 답이 되는 걸까, 잠시 고민하던 너는 두 사람을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는 입을 열었다.
>>499 으으음 사실은 레이버 만나기 전에 한 번 더 얼굴 보고 출신이나 과거에 뭘 했는지 다 털어놓곤 싶었는데요... ㅋㅋㅋ이미 늦어버렸기 때문에 얼버무렸던 걸 아마 알아버렸을 것 같은데 유루가 어떤 생각을 할지가 조금 궁금하네요... 상황, 상황이라... 요전에 유루가 파이를 굽다가 임무에 투입됐다는 걸 봤는데 이건 어떨까요! 임무복귀 기념(?)으로 파이를 굽는 유루랑 마주친다든가...?
그는 어리숙하고 조금 단순한 면이 있지만 그렇다 해서 마냥 무식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말하는 사람으로서도 속일 의지가 없는 말에 속을 리는 없지만…… 에이 씨. 그는 머리를 쓸어올리다 거칠게 흩어놓으며 짜증을 가라앉혔다. 아니, 무엇 때문에 짜증이 나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좀, 멜피가 다쳤으니까 화가 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알아서 치료하러 갔겠거니 전혀 신경도 안 썼던 자기 자신의 무신경함에 조금 실망스러운 마음도 들고. 추궁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억지로 캐묻고 싶지는 않았고. 누구에게나 말하고 싶지 않은 사정이 있다는 걸 그도 모르지 않는다.
"개** 존*게 신경 쓸 건데. 와, 존* 위급해 보이네. * 귀찮게 깐족거려준다, 내가. 팔 가만히 있고. 야, 씨*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그렇지만 안 혼낸다고 해서 툴툴거리지 않겠다고 한 것도 아니다. 그는 팩 쏘아붙이고는─내용만 따지면 좋은 말을 이렇게 사납게 하니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멜피가 무어라고 하기도 전에 통을 가로채어 버렸다. 시키는 투로 말한 주제에 그는 물 버리고 헹구고 새 물 받고, 자기가 혼자서 척척 마쳐버린다. 그리고 제 손도 박박 씻더니 그 과정이 끝나자 물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손바닥으로부터 부글거리는 기포가 잠시간 일어나다 그쳤다. 물에 담근 손을 뺀 그는 물통 안을 노려보며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가늠해보려 했다. 물론 그런다고 보이는 건 없다. 적당히 뜨겁거나 아예 사람을 태워버릴 만큼의 열이라면 오히려 더 자신 있는데, 동상에 좋을 만큼만 뜨겁게 하는 건 해본 적이 있어야지. 그는 다시 멜피에게 온도를 확인해 보라는 듯 눈짓했다. 그리고는 다시 한풀 꺾인 기세로 담담하게 말했다.
"이거 끝나면 의무실 가라. 가기 싫은 건 알겠는데, *. 그거 진짜 큰일날 수도 있다고."
>>502 털어놓고...싶었다고...? 유루 행동거지 봤으면서..? (호달달) 쥬데카 과거 유루가 알게되면 오너가 유루 과거사 중 하나를 택해야 해서..ㅋㅋ 쥬주는 살얼음판 걷는 친근감(?)이 좋아? 아니면 지금의 좀 멀찍한 관계가 좋아?
율씨 아마 (첫인상: 과거 얘기 안하는게 좀 수상함. 설마 전직 가디언즈라는 전개겠어?) -> (레이버가 처단 운운하며 쥬씨 봄, 그후 레이버 임무는 배신자 처단 블라블라 하는거 들음: 음..?) <<이럴거 같은데 () 유루 아마 지 속으로 대강 결론 내리고 굳이 더 캐묻진 않..으려나...? 첫인상때 대놓고 의심하던 거에 비하면 더 둥글게 대해줄거 같은데 속내는 그래도 의심 1L 있다()
ㅋㅋㅋㅋㅋㅋ임무복귀 기념 베이킹..? 스읍 쥬주 안대 쓰고 케이크 굽는 챌린지 일상 해볼래..? (안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