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0 특수부대원들이 하나둘 들어오고 전원이 참석한 것을 확인하자 로벨리아는 에스티아를 바라보다 다시 모니터 쪽을 바라봤다. 거기에는 특정 좌표가 찍혀있었는데 그 위치는 U.P.G 건물이 있는 도시와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 않은 어느 숲이었다. 지금 자신들이 있는 이곳과는 거리가 조금 있었으며 방향도 반대인 그곳으로 지휘봉으로 가리킨 로벨리아는 말을 이었다.
"조금 전 제 3 은밀부대에서 활동하는 멤버 중 하나에게서 연락이 들어왔다. 그쪽 부대는 은밀한 임무. 이를테면 같이 뜻을 할 동료를 물색하거나 위험한 세븐스들을 구조해서 안전한 마을로 데려가거나 하는 그런 임무를 하고 있는데 가디언즈를 배신하고 나온 병사와 접촉했다는 모양이다. 이 병사는 딱히 우리와 뜻을 같이 할 생각은 없다고 하니 레지스탕스로 데려오거나 할 생각은 없긴 하지만, 나오기 전. 가디언즈 본부에서 뭔가 중요한 파일을 USB를 이용해 빼냈다는 모양이더군. 꼭 모두가 알아야만 하는 내용이라고 하는데. 어차피 방송국에 뿌려봐야 통제를 당할 뿐이고,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을 것 같아서 레지스탕스 쪽에 정보를 주기 위해 물색하다가 우리 부대원과 접촉을 했다는 모양이야. 아무튼 여기까지만 들으면... 그냥 가디언즈를 배신한 병사가 내부 정보 하나를 가지고 밖으로 나왔다는 이야기야. 하지만..."
이내 로벨리아는 에스티아를 바라봤고 에스티아는 침을 꿀꺽 삼킨 후에 다음 화면으로 넘겼다. 거기에는 가디언즈의 마크가 달려있고 조직도가 그려있었다. 가장 위에 있는 것은 현 U.P.G 의장의 모습이었다. 진한 적색 짧은 머리카락에 누가 봐도 노장의 분위기가 엿보이는 건장한 체격. 그리고 매우 날카로운 붉은 눈동자. 얼핏 봐도 근육이 많아보이고 상당히 냉정해보이는 60대 정도의 사내의 모습이었다. 그 아래로 7개의 텅 비어있는 사각형이 담겨있었다. 이어 로벨리아는 우선 사내의 모습을 가리켰다.
"일단 이 사내가 현 U.P.G의 의장이자 가디언즈를 총지휘하고 있는 사람. '아르센 레베우스'라는 이다. 일단 얼굴과 이름 정도는 기억해두도록. 현재 우리가 가장 적대하고 있는 사내이기도 하니 말이야. 아무튼 이 밑으로 일곱 명이 있는데 이 일곱 명이 보검을 가지고 있는, 그러니까 우리가 사용하는 모조품이 아니라 진품 보검을 사용하고 있는 간부급 클래스야. 이 간부급 클래스 중 하나가 그 병사를 뒤쫓고 있다고 진술했어. 이름은 레이버. 물론 지금 여기서 밝혀진 것은 아무 것도 없어. 애초에 가디언즈의 간부 클래스는 정보가 없어도 너무 없으니까. 무슨 세븐스를 사용하는지, 어떻게 생겼는지는 우리 측에선 아는 바가 없어.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 간부 클래스가 움직일 정도의 정보일수도 있다는 이야기야. 혹은 그냥 우리를 끌어내려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어찌되었건 그 정보의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는 있고 아스텔은 현 시점, 다른 일로 임무를 나간 상태이기 때문에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너희들밖에 없어. 그렇기에 전원 출동해서 그 병사와 접촉하고 USB를 회수해. 경우에 따라서는 그 간부 클래스. 레이버라는 이와도 교전할 수도 있지만 가급적 교전은 피하도록. 어쩔 수 없이 교전을 해야만 한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살아남도록."
이내 브리핑을 간략하게 마무리지으면서 로벨리아는 모두를 바라보면서 숨을 돌린 후에 다시 입을 열었다.
"질문 있나? 있다면 대답하도록 하지. 아무튼 준비를 끝내고 좌표를 맞춰뒀으니 워프실로 가서 워프하도록 해."
"아. 이번엔 아스텔이 없으니까 제가 지원해드릴게요. 이거. 작전지까지 가져간 후에 땅에 내려주시면 그 이후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
이어 에스티아는 검은색 드론을 하나 안은 후에 대원들에게 내밀었다. 양 날개 부분에 기관총 같은 것이 달려있었고 머리 부분에는 스캔 장치 같은 카메라가 달려있었으며 그 아래 쪽에는 주변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카메라 유리 너머에 달려있었다. 아랫부분엔 작은 안테나 같은 것도 달려있는 것으로 보아 일단 에스티아가 나름대로 만들어낸 무언가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시선은 U.P.G 의장의 외관을 담은 화면에 고정되어 있었다. 스르륵. 눈동자가 로벨리아 쪽으로 굴러간다. 질문 할 건덕지도 생각나지 않는다. 애초에 정보가 별로 없으니. 그 병사가 믿은만한 인물인가, 그런 질문은 대장을 얕잡아보는 질문이기도 하고. 생각은 금새 접힌다.
그는 다른 대원이 드론을 받는걸 가만 보고 (그보다 먹지 않고 가져가겠다고 굳이 말하는건 뭘까. 육성으로 말하면 되려 더 먹을거란 생각이 드는데? 이건 굳이 시비 걸기 싫어 입 밖으로 내진 않은 말이다.)과묵히 자리만 지키고 있다가, 좌표를 맞춰두었다는 말이 나오면 곧바로 일어서 자신의 방으로 향한다. 아마 물감을 쟁여놓으러 가는 것일 거다. 곧 그도 워프실에 도착할 것이다.
가디언즈 병사 였던 사람이 나와서 정보가 담긴 USB가 어쨌던가. 현 U.P.G의 의장은 아르센 레베우스이며 그 밑에 7명의 간부가 있고 그 중 한 명이 탈주한 병사를 쫓고 있다던가. 뭔가 많은 내용이 브리핑으로 지나갔지만 결국 귀에 들어온 내용은 단순하다. 그래서 특수부대의 임무는 탈주병으로부터 USB를 받고 복귀하는게 이번 작전이란 것. 아스텔 대신 에스티아가 서포트 해준다는게 저번과 다른 점이긴 했지만.
"이 참에 하나- 잘라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로벨리아는 간부급과 교전을 가능한 피하라고 했지만 그럴 수록 교전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런 감을 지울 수 없다면, 교전을 각오하고 나가는게 낫다. 레레시아는 훌쩍 자리에서 일어나 워프실로 갔다. 이미 준비는 다 마치고 왔으니 다시 방에 들릴 필요는 없었다.
"재밌으려나아."
그 작은 중얼거림은 그녀와 비슷하게 워프를 통과한 사람들은 아마 들었을지 모른다. 그러거나 말거나 워프를 건넌 후 가볍게 몸을 풀 뿐이었지만.
가디언즈에서 도망쳐나온 병사의 이야기가 들려오자 너는 네 귀를 의심했다. 배신자와 접촉을? 그것도 중요한 정보를 손에 쥐고 있는 배신자라... 마음을 가라앉힌 너는 로벨리아의 브리핑을 집중해서 듣는다. 로벨리아의 눈짓에 넘겨진 화면에는 가디언즈의 조직도가 보여지고 있었고, 그 꼭대기에는 그러니까, 가디언즈의 총 지휘자이자 U.P.G의 의장이 있었다. 이름은 아르센 레베우스. 풍채 좋은 사내의 모습에 너는 살짝 몸을 떨었다. 그리고 그 배신자를 붙잡기 위해, 아니, 아마 처분할 생각이겠지. 그러기 위해서 간부가 직접 나선 것일 테고, 로벨리아는 그런 사실을 바탕으로 병사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했으리라. 너는 도저히 좋게만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는 생각에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떴다.
"USB를 회수해서 확인하려면 돌아와야만 합니까? 아니면 마주친 상황에서 확인할 방법이 있을까요?"
아마 에스티아라면 USB를 획득하는 즉시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너는 답을 기다린다. 그동안 에스티아가 검은색 드론을 하나 건네자, 아마 저 드론으로 지원을 해 주는 거겠지라며 생각한다. 구체적인 건 도착한 뒤에야 알 수 있겠지만.
"그리고... 교전이 발생한다면 아마 따돌리기는 어려울 듯 한데, 혹시 관련된 지침은... 없습니까?"
후퇴를 최소한의 피해로 마무리하는 것은 때론 곧 승리에 준한다. 그러나 상대는 진짜 보검을 지닌 간부, 마주쳐 교전을 시작한다면 아무런 피해 없이 도망칠 수는 없겠지, 그렇다면 누군가... 가로막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조심스럽게 에스티아는 엔에게 드론을 내민 후에 방긋 웃으면서 그렇게 이야기했다. 아마 나중에 맛있는 것을 만들어준다는 것은 사실인 모양이었다.
[선우] "있어. 그렇기에 그 드론을 보내는 거기도 해. 적어도 안에 바이러스가 있는지, 이상한 술수가 없는지, 그런 것을 조사할 수 있으니까."
적어도 그 정도 생각을 하지 않을 정도로 로벨리아나 에스티아가 단순한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적어도 간단한 정도라면 그 드론으로 바로 조사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 에스티아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마리] "제 3 은밀부대의 대원이 안전한 마을로 은밀하게 데려갈거야. 일단 USB를 회수한 후에 말이지. 조금 냉정할지도 모르지만 그 이후까지 우리가 나설 순 없어."
적어도 그 부분은 제 3 은밀부대 쪽에서 알아서 해야 할 일이라고 이야기를 하며 로벨리아는 선을 그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을까. 부대 내에서 각자 맡은 임무는 다 다를테니까.
[쥬데카] "드론을 이용해서 어느 정도 조사는 할 수 있지만 정밀 조사를 하려면 이 안으로 가지고 올 수밖에 없어. 가지고만 온다면 내가 파일을 열어서 이것저것 확인해볼 수 있거든. 물론 암호화가 혹시라도 되어있다면 조금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그 드론을 이용하면 이상한 파일. 이를테면 바이러스라던가 악성코드가 심어져있는진 확인할 수 있거든. 혹은 USB 자체에 발신기가 있는지의 여부라던가."
"교전이 발생한다면 일단 최대한 무리하지 말고 생존하는 것을 제 1목표로 둬라. 하지만 그래도 불가하다면 목숨을 걸고 싸우라는 말밖엔 할 수가 없어. 상황에 따라 후퇴할 수 있다면 후퇴하고 만약 정말로 가능하다고 한다면, 그 자리에서 그 간부급을 처리해도 좋아. 아무튼 후퇴할 땐 이쪽에서 워프를 열테니까 거기까지 어떻게든 달려오도록. 이상이다."
말 그대로 로벨리아의 지침은 최대한 무리하지 말고 경우에 따라선 전면전을 각오하되 일단 이곳에서도 퇴각할 수 있는 워프 게이트를 열테니 그때까지 어떻게든 버티라는 말이었다.
"퇴각할 때는 작전지가 숲인만큼 최대한 나무나 바위, 그리고 어둠을 이용해서 특정 포인트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두도록."
모든 질문의 답이 끝이 났고 이제는 출동할 시간이었다. 워프존을 이용해서 워프를 하면 이내 긴 통로가 보였을 것이고 그 통로의 끝으로 나오면 슬슬 어둠이 깔리고 있는 깊은 숲 속에 도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직 내부는 상당히 조용하지만 그럼에도 묘하게 긴장어린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한편 드론을 가지고 왔다면 이내 드론은 공중으로 붕 떴을 것이고 모두에게 통신 형식으로 에스티아의 목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여긴 에스티아. 에스티아. 드론은 무사히 뜬 것 같으니까 이걸로 나도 작전을 지원할게. 일단 이 드론은 세븐스는 사용할 수 없지만 여러모로 모두가 전투를 하거나 할 때 도움을 줄 수는 있어. 일단 여러가지를 달아뒀거든.
전투가 벌어지거나 할 경우에는 이 드론을 이용해서 지원하겠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기본적인 정찰을 위한 드론만은 아닌 모양이었다. 아무튼 이내 에스티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이더에 따르면 좀 더 안쪽. 그러니까 이 드론이 날아가는 방향으로 들어간 곳에서 제 3 은밀부대의 대원이 통신을 보냈어. 그리고 근처에는 가디언즈 반응이.. 하나.. 아니 둘 있어. 일단 이 근방은 아니고 은밀부대원의 대원이 있는 방향도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일단은 레이버와 그 레이버가 데리고 있는 또 누군가일지도 몰라. 다들 경계해둬.
이내 드론은 특정방향을 향해서 천천히 날아갔을 것이다. 소음이 울리지 않도록 조용히 날아가는 모습이 상당히 부드러웠다.
에스티아와 로벨리아의 대답에 너는 고맙다며 미소짓고 고갤 꾸벅 숙였다. 이제는 출발할 때다. 너는 바로 워프존에 들어갔고, 다음 순간 눈을 떴을 때에는 기나긴 통로와 그 너머로 모습을 드러낸 숲. 너는 어둑어둑해지는 숲길을 밟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런 외진 곳에... 그리곤 에스티아가 조종하는 드론이 떠오른 뒤 들려오는 통신음, 확인했다는 짧은 대답 후에 드론을 쫓아 숲길을 빠르게, 그리고 조용히 헤쳐나간다.
문답을 들으니 꽤나 에스티아의 드론에 탑재된 기능이 많은 모양이었다. 든든함을 느끼며 마리는 로벨리아의 대답을 머릿속에 저장하며 워프존을 이용해 출동했다.
어둠이 깔리고있는 깊은 숲속. 묘하게 어린 긴장속에서 드론의 통신을 통해 에스티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변에 가디언즈 반응이 둘. 마리는 숨을 죽인 채 드론을 따라 인기척을 줄이며 따라갔을 것이었다. 눈을 깜빡이자 마리의 눈동자가 고양이의 그것처럼 동공이 세로로 변했다가 이내 검은 숲속의 맹수처럼 변했을 것이었다. 어두운 숲속이 조금 더 편히 보였다.
통로를 따라 밖으로 나오자 어둠에 잠겨가는 숲이 나왔다. 작전지가 숲이라더니. 정말 깊은 숲 한가운데인 거 같아서 표정이 미묘해진다. 교전이 벌어진다면 조금은 귀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쪽이 몸을 숨길 구석이 있다는 건, 다르게 말하자면 저쪽도 숨을 수 있다는 의미니까.
"흐응."
생각은 조용히 머릿속으로만 굴린다. 드론을 통한 에스티아의 통신을 들으며 대강 앞으로의 흐름을 파악한다. 현재 가디언즈는 거리가 좀 있다지만, 까딱하면 바로 교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긴장의 끈을 슬며시 당기며 드론을 따라 조심스러운 이동을 시작했다.
어둑한 숲은 아름답고, 기괴하다. 무음이 꽤나 시끄럽게도 느껴지는건 긴장감 때문인 것이다. 통신되어오는 에스티아의 말을 가만 듣고 부드럽게 비행하는 드론의 뒷모습을 잠시 멈춰 서서 지켜본다.
그는 그러고서는 숲의 깊은 부근으로 발을 이끈다. 행진과 조금 떨어져선 부대원들이 고요히 움직이는 것이 인지될 정도다만, 잘 보이지는 않을 거리에서 움직인다. 근처 상황을 볼사람 몇은 있어야지 싶어 하는 행동이다. 발걸음이 오늘따라 묵직한 것은 기분 탓이 아니다. 이유는 잘 안다. 그리고 그는 가벼워진 걸음걸이로 조심스레 다른 부대원들이 걷는 동선을 밟는다.
전달사항을 모두 숙지하고, 중요한 부분은 기억에 제대로 박히도록 몇 번이나 더 되새겼다. 워프존을 넘어가 밖으로 나가자 날 저문 숲의 축축한 공기가 그를 맞이한다. 어둠에 눈이 익을 동안 주변을 눈짓으로 살폈다. 숲이라, 실수한다면 곤란해지기 딱 좋은 장소다. 자칫 능력 잘못 썼다간 좋은 꼴 보긴 힘들 테다. 불은 쓰기에 따라 더없이 유용한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적절한 판단과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큰일나기 딱이니.
뭐, 여건이 어떻든 망동하지 않도록 여러모로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다른 팀원들을 따라 묵묵히 걸음을 옮겨 안내를 따른다.
그녀가 드론 먹지 않겠다고 한 것은 아마도 에스티아를 안심시키기 위해 한 말에 가까웠겠지만, 에스티아가 맛있는 걸 언급하자 그녀의 동공도 조금은 동공이 넓어진다. 이어진 것은 왠지 사명감에 찬 목소리였다.
"엔을 무사히 돌아오게 하겠다."
워프 지점에 도달한 뒤에는 드론을 이륙하기 좋은 장소에 배치시켰다. 얼마지나지 않아 에스티아의 목소리와 함께 날아오른다. 그녀의 눈도 드론에 고정되어 떠오른다. 따지고보면 드론과 비슷한 기능은 그녀도 할 수 있을테지만, 여전히 기계를 이용한 작전은 아직도 그녀에게 새롭게만 다가왔다.
"가디언즈 둘. 확인했다."
숲 지형을 이용하는 것이 좋아보였다. 그녀는 고기 다발을 손에서 뻗어 높은 나무에 엮도록 하여 제 몸을 띄운다. 고지대에서부터 내려다 보아 시야를 미리 확보해보려는 것이다.
엔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고지대에서 숲을 내려다보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나무가 빽빽하게 자란 숲인만큼 뭔가를 보는 것은 사실상 힘들어보였다. 물론 온전히 빽빽한 것은 아니었기에 그 사이사이로 볼 수는 있었지만 딱히 적의 움직임이나 그런 것을 파악하기는 힘들어보였다. 허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근처에 커다란 호수로 보이는 장소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현재 드론이 나아가고 있는 곳도 바로 그 포인트였다. 아무래도 그 근처에 은밀부대의 대원이 있는 것일까.
마리의 눈은 숲속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으나 특별히 뭔가가 더 보이는 것은 없었다. 허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 근방은 뭔가 지대가 상당히 축축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근처 나무도 잘 보면 약간 물에 젖어있는 느낌이 있었다. 비라도 조금 온 것일까. 정확한 것은 당장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쥬데카는 걸으면서 계속해서 날카로운 찌릿거리는 감각을 느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살기와는 다르지만 뭔가 위험한 감각이었다. 적어도 저번 블러디 레드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컸을지도 모른다. 이 지형에 뭔가 위험한 것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건 상황상 반응이 포착된 가디언즈 둘이 아니었을까.
아무튼 별 지장없이 제 0 특수부대원은 호수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거기에는 텐트가 하나 있었고 이내 그 안에서 붉은 에델바이스 마크가 달려있는 제복을 입고 있는 검은 머리 사내가 빠르게 뛰어나왔다.
"제 0 특수부대인가? 방금 로벨리아 대장님으로부터 통신이 들어왔다. 바로 도착할테니까 준비하고 있으라고. 허나 일단 확인을 위해서 묻는 건데... 아스텔은 처단했는가?"
뜬금없는 물음. 허나 그 물음은 허투로 꺼낸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10시 10분까지! 물음에 대한 답도 확실하게 다들 해주셔야 해요! 물론 침묵을 지키겠다면 그건 그것대로 상관없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