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란 고요한 시간임과 동시에 매우 위험한 시간이었다. 대체로 좋지 못한 일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밤 시간에 일어나기 마련이었다. 세븐스에게 행해지는 악행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낮에도 세븐스를 향한 온갖 악의적인 일은 일어나고 있었으나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밤 시간이야말로 악의를 가진 이들이 꿈틀거리기 딱 좋은 시기였다. 그리고 그건 가디언즈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진지하게 활동하는 이도 있었으나 오히려 가디언즈라는 것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 아니. 더 나아가 자신의 추악한 충동을 채우려고 하는 이들도 있었다. 같은 세븐스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서 악행을 저지르는 이는 당연히 악인이 되어야 하겠지만, 그 대상이 세븐스라면 이야기가 확연하게 달라졌다. 비능력자들에게 있어서 세븐스는 그야말로 위험한 폭탄과 다를 바가 없었고 그런 세븐스를 향한 악행은 다시 말하자면 그런 폭탄을 제거하려고 하는 행동으로 보이기 딱 좋았으니까.
"기세 좋게 나서더니 아무것도 못하고 꼴사나운 것도 정도가 있지! 안 그래?!"
"......"
아스텔은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녀 한 쌍인 세븐스 앞에 서 있었다. 어둠이 가득한 풀숲은 달빛조차 비치지 않을 정도로 어두컴컴했으며 자연히 모든 이의 모습을 검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 어둠을 가르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풀밟는 소리. 그것은 일시다발적으로 거의 동시에 울리고 있었다. '스피드 스타.' 그야말로 고속 이동을 하면서 질주하는 가디언즈 소속의 세븐스의 모습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고 검을 들고 있는 아스텔은 가만히 눈으로 움직임을 쫓으려고 했으나 그의 눈동자에 비치는 것은 어두컴컴하 어둠 뿐이었다. 조금도 방심할 수 없는 사태였기에 제 이마에서 흐르는 피조차 닦아내지 못하면서 아스텔은 그 자리에 서서 눈동자만 바쁘게 움직였다.
"그 둘을 무시하고 그냥 갈 길 갔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야. 응? 허가없이 도시에서 도망치려고 하는 그런 범죄자를 감싸서 네가 얻는게 뭐지?"
"......"
아스텔의 눈동자가 그의 바로 뒤에서 겁먹고 있는 남녀 한 쌍으로 잠시 향했다. 이내 그는 몸을 움직여 있는 힘껏 허공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챙. 날과 날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들렸으나 저쪽의 힘이 더 강한 것인지 아스텔의 몸이 살며시 뒤로 밀려났고 검을 들고 있는 팔에서 붉은 향이 진하게 흘렀다. 혀를 차면서 아스텔은 살며시 눈을 돌리며 움직임을 쫓았으나 역시 눈에 보이는 것은 없었다.
"영웅이라도 된다 이거냐? 응?! 아주 영웅 납셨네! 영웅 납셨어!"
"...너도 세븐스인데 왜 같은 세븐스에게 이렇게 잔인하게 굴 수 있지?"
"잔인? 뭔 이상한 소릴 하고 앉아있어?! 그 둘은 범죄자다! 범죄자! 치안을 지키는 일을 하는 가디언즈가 범죄자를 그냥 둘리가 있겠어?! 앙?!"
"...범죄자? 그저 도시를 나와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한 것 뿐인데 그게 어딜 봐서 범죄지?"
"비능력자 보호법령에 따라서 허가받지 못하면 범죄야! 그건! 기본 상식도 없는거냐!"
"......"
"그러니까 난 가디언즈로서 처형하는 거야. 그래. 일단 남자부터 죽여버리고 여자 쪽은..."
"그런 행동도 범죄와 다를게 없어 보인다만."
"나는 가디언즈! 당연히 내가 하는 행동은 모두 정의이고 이 세상에서 얼마든지 인정받을 수 있어! 우리는 저런 쓰레기가 아니라 비능력자를 지키는 영웅이니까!!"
"...영웅이라."
이내 아스텔은 침을 삼키면서 단번에 검을 두손으로 쥐고 위에서 아래로 베듯이 휘둘렀다. 챙강! 바로 앞에서 질주하던 가디언즈 복장을 하고 있던 남자 세븐스의 모습이 드러났다. 꽤 당황했는지 그 사내의 눈동자는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만약 한 걸음만 더 앞으로 걸어갔으면 제대로 머리를 베이고 말았을 것이기에. 허나 그 모든 것을 '운'이라고 치부하며 사내는 키득거리면서 광기어린 눈동자를 내비쳤다.
"핫. 아무렇게나 휘두르다보면 한번은 맞는 법이지. 이 스피드 스타를 따라잡을 수 있는 이는..."
"네 말을 더 들어줄 생각은 없어. 움직임은 대충 파악했으니까 끝내자. 이제."
이내 아스텔은 오른손을 높게 위로 들었다. 녹색 빛이 천천히 모이기 시작했고 그것은 길쭉한 검의 형태로 바뀌었다. 이어 자신의 뒤에 있는 두 세븐스에게 자신의 등 뒤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마라고 작게 이야기를 한 아스텔은 단번에 보검을 해방했다. 녹색 빛은 하늘을 향해 솟구쳤고 그대로 아스텔을 감쌌다. 이내 주변에선 강한 돌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 돌풍은 이전 30%, 15% 정도의 출력으로 보검을 해방할 때는 전혀 볼 수 없던 것이었다. 말 그대로 기상 자체를 바꿔버린 것 같은 느낌. 그의 세븐스. 바람을 지배하는 힘이 기상 전체에 나타난 것 같은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녹색 빛이 사라지고 녹색 전신 무장을 차고 있는 아스텔은 두 날개를 활짝 펼쳤다. 거세지는 바람 속에 날카로운 칼날이 솟았고 근처에 있는 나무의 잔가지가 버티지 못하고 동강났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돌변하자 사내는 크게 당황해서 뒤로 물러났다.
"뭐야. 뭐인거냐. 너! 방금 그건... 그건!! 왜 네가?!"
"......"
이내 아스텔의 몸이 살짝 떠오르는가 싶더니 단번에 앞으로 질주했다.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매의 비행과 비슷했고 날카롭게 검으로 사내의 몸을 베는 움직임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야말로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움직임. 그것은 몸에 익어 이제는 바꾸려고 해도 바꿀 수 없는 그림자였다. 피가 강하게 튀며 사내는 크게 비명을 질렀다.
"사, 살려줘! 알았어! 안 건드릴게! 안 건드릴테니까 살려줘!!"
"영웅은 목숨은 구걸하지 않는 법이야. ...그리고 넌 그렇게 말한 세븐스를 향해 자비를 베푼 적이 없었을 거야. 방금 전 말로 추정하면..."
"아니야. 아니야! 다, 다시는 안 그럴게! 그러니까..."
"...영웅은 이럴 때 자비를 베푸는 법이야. ...하지만 난 영웅이 아니야. 이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아스텔의 손에 녹색 에너지구가 모였다. 이내 그는 그것을 제로 거리에서 터트렸고 단번에 사내를 저 멀리 날려버렸다. 사내의 입에서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붉은 향은 서서히 땅에 떨어지며 검게 물들었다. 날아간 그 모습을 바라본 후, 아스텔은 어깨에 달려있는 레이저 발사 장치의 레이저를 그 방향으로 발사했고 그 뒤를 따라 날카로운 바람이 그 주변을 청소하듯 스쳐 지나갔다. 이어 아스텔은 무장을 해체했고 무장은 이내 보검 형태로, 보검은 또 다시 빛의 형태로 사라졌다. 이어 아스텔은 자신의 뒤에서 숨어서 꼼짝도 하지 않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두 사람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또 누군가가 올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 전에 여길 빠져나가야한다고 판단한 아스텔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따라오라는 듯,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천천히 뒤로 돌아서 앞으로 걸어갔다. 방금 전까지 불어오던 날카로운 바람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고요한 어둠 속에서 진하고 어둑어둑한 향이 주변으로 퍼지고 있었다. 그 향을 뒤로 하며 아스텔은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조심스럽게, 정말로 겁먹은 표정으로 따라오는 두 세븐스를 데리고.
/아스텔은 이번 임무에 나오지 않고 그 시간 대충 이런 일을 하고 있었다는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 그러니까 아스텔은 이번 스토리에 안 나와요! 서포트 없다!! 에스티아가 서포트한다! (안물어봄)
>>149 저번 편에서 아스텔 서포트는 한번 체험했으니 이번엔 에스티아 서포트 쪽으로. 그리고 이후에는 미션을 가기 전에 누구의 서포트를 받을지를 선택하는 식이 될 것 같네요. 그리고 가디언즈는 그냥 이런사람 저런사람이 있지만 확실한 것은 세븐스에 대해서 호의적인 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아요. 자신들도 세븐스지만 타세븐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것은 상당히 모순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자신들은 다른 세븐스와 다르다는 특권의식도 있고 그런 느낌으로 생각하면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착한 이들도 있기야 하지만요!
>>30 헉........? 유루 종교적인 무언가 떡밥이 있는거야???? 아니 유루 이름 유루열매에서 따왔다면서요....(진짜 믿었음) 흑그그그규ㅠㅠ 나는 바보야 바보 흑흑 믿었는데(?) 마리가 친척하고 다들 멀리 지냈는데 갑자기 연락와서 그런 이야기하면 마리네 부모님은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하면서 화를 냈을 것 같고. 아마 연락 완전히 끊어버릴 것 같구.
>>48 헉....... 유루주 ㅠㅠㅠㅠㅠㅠ 세상에 마리 넘 예쁘게 그려줘서 고맙고 이거 전에 첫만남때 아니냐궄ㅋㅋ큐ㅠㅠ 유루 넘 존잘임 미간 찌푸린거 넘 잘어울리고 유루스럳고ㅋㅋㅋ큐ㅠㅠㅠ 유루주 진짜 금손이야 와 넘 멋있어 ㅠㅠㅠㅠㅠ 고마워ㅓㅓ
이셔: 반갑습니다! 초안이셔: 안녕, 친구. 이셔: 당신은 어떤 '나'입니까? 초안이셔: 글쎄.. 바람을 타고 유랑하는 나지. 종국에 죄 죽을 걸 알면서도 불을 향해 날아가는 레지스탕스가 보여서.. 결국 그 가련함에 나란 존재가 합류하는 아량을 베풀고자 멈춰섰지만.. 아, 실례.. '나'야. 같은 나방끼리 너무 심했니? 이셔: 아니오, 심하지 않습니다. 쥐새끼는 초가삼간을 태워도 살아남고 다른 집에 기어들어가 상전 노릇을 한다지 않습니까. 초안이셔: 아.. 이래서 벌레들과 어울리는 게 싫다니까.. (보검 꺼냄) 이셔: 저도 쥐새끼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보검 꺼냄)
어, 싸우기 직전이긴 한데..?
자캐와_어울리는_문장을_써_보자 자유의 맛이라는 건 누리는 자들은 알지 못하는 것이다. 지키는 자만이 그 맛을 알고있다.
😉
자캐의_애마는 본인이 애마지 않을까..? 바이크 타는 법 배우면 이제 그거 타고 다니겠지.. 미래지향형 디자인으로..
270 인간관계에서 1,2,3순위를 정한다면? 3. 늘 말하지만 2. 순서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1. 당신이니까요.
235 글과 그림 중 더 재능있는 쪽은? 아... 음... 어... 글..? 어투도 현실 보다는 조금 더 미사여구를 많이 붙여서 문학적인 편이고. 이셔는 그림에 재능이 있었다면 큰일이 났을거라.. 생각해.. 그야.. 독일인이잖아.. 미대에 떨어지면.. 어.. 음.... 알지? 그러니까.. 음... 많은 일이 일어난다는 거.... (이런 발언)
당신이 새로운 사실들을 알려주자 그녀는 곰곰히 생각하는듯 하다가도 끄덕이는 것으로 기억한다. 시식코너라는 비유가 그녀에게는 와닿았던 모양이다. 다만 그녀는 일부러 시식코너를 이용하지 않는다. 전부 먹어버리자 시식코너를 관리하던 점원이 곤란해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무튼 그건 그것이고, 그녀가 탈의실 안에 들어가 잠시 옷을 갈아입는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그 안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 뿐아니라, 너머에서는 우당탕거리거나 때로 철퍽거리는 출처 모를 요란한 소리가 새어나오는 것이다. 탈의실 문이 열리는 것은 그 뒤였다.
"엔에게 옷을 전부 입혔다."
천천히 다리부터 내놓고 나와 모습을 드러낸다. 의외라고 할지, 불안감과는 별개로 의외로 잘 갖춰입고 나온 그녀였다. 탈의실도 물론 무사하다. 오프숄더로 드러난 어깨와 종아리 윗단 정도에서 마감된 청팬츠가, 비교적 야성적인 평소와는 또 다른 느낌을 내고 있었을지. 심심하면 나무를 타거나 쥐를 잡아먹는 여자로는 보이지 않을테다.
"엔이 옷을 정확하게 착용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의 모습에 확신이 잘 안 서는 것인지, 고개를 연신 두리번거리고 허리를 비틀어 보이면서 스스로를 계속 확인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172 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앗. 하지만 저 말을 하는 순간 바로 에델바이스 퇴출..(시선회피) 아무튼 거칠거칠한 손이로군요. 뭔가 고생을 많이 했다는 느낌이에요. 음. 그리고 뭔가 신발끈마저도 묶어주다니. 아. 이 분이야말로 진정한 집사님인가..(이거 아님)
>>171 초기안이라. 음. 원래는 에스티아의 세븐스가 사이버 디바. 즉 이전의 스메라기주처럼 노래로 버프를 걸어주는 그런 세븐스였지만... 뭔가 그쪽은 수요가 있을 것 같았고, 그렇다고 에스티아가 항상 작전에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결국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쪽으로는 아스텔이 가디언즈의 보검 세븐스 중 하나였고 탈주해서 보검 세븐스가 일곱명이었다는 설정이었지만.. 그렇게 되면 아스텔이 시작부터 가디언즈에 대한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하는 전개가 되버렸기에 변경되었답니다. 뭐 그런 것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