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20093> [1:1/다크 판타지] ℕ𝕀𝔾ℍ𝕋ℝ𝕀𝕊𝕀ℕ𝔾 - #1 :: 527

◆POCYqa2/e6

2022-09-20 01:45:16 - 2022-10-28 20:25:13

0 ◆POCYqa2/e6 (f//PpKMsfU)

2022-09-20 (FIRE!) 01:45:16


“𝙰𝚝 𝚗𝚒𝚐𝚑𝚝 𝚠𝚎 𝚊𝚛𝚎 𝚊𝚕𝚕 𝚜𝚝𝚛𝚊𝚗𝚐𝚎𝚛𝚜, 𝚎𝚟𝚎𝚗 𝚝𝚘 𝚘𝚞𝚛𝚜𝚎𝚕𝚟𝚎𝚜.” ─ᴀʟᴇxᴀɴᴅᴇʀ ᴍᴄᴄᴀʟʟ sᴍɪᴛ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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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 엘레나 (vtE3r9FRjU)

2022-10-11 (FIRE!) 14:00:44

불빛을 비추자 발 아래로 벌레의 무리가 물결처럼 지나갔습니다. 이 갱도, 사람이 있었던 흔적은 보이지만 지금은 더 이상 쓰이지 않는 것 같네요. 갈수록 더욱 험한 길이 이어졌지만 바깥의 산길을 그대로 오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이네스가 없었다면 어둠 속에서 이런 길은 찾기조차 어려웠을지도 모르죠. 웬만한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말이에요.

"제 고향이... 종말의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네스는 제 물음에 간결하게 답했습니다. 저 또한 그랬어요. 광증의 치료 방안을 찾으면 해피엔딩. 그렇지 못하면 전멸. 동화 만큼이나 간단한 이야기죠. 문제는, 세상의 상황이 거의 후자에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을 가만히 앉아서 지켜볼 수 없어요."

그렇게 둘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건 오만한 고집일까요.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는 나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짊어진 것은 그런 사명이었습니다.

427 ◆POCYqa2/e6 (xWe/LnIFFM)

2022-10-11 (FIRE!) 16:01:03

"그랬구나." 엘레나의 대답에 이네스는 가볍게 호응합니다. 둘 사이에 일순 침묵이 감돕니다. 그 적막을 깬 건 다시금 입을 연 이네스의 목소리였습니다.

"내게도 구해야 하는 사람이 있어."

이네스가 말합니다. 그녀가 광증 치료의 실마리를 찾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까요.
둘은 공터를 지나 계속 나아갑니다. 오르막이 나타나고 방금 전보단 덜 험한 길이 이어집니다. 비좁지 않고 적당히 넓은 굴입니다.
그리고 엘레나는 무언가 다른 기운을 눈치챕니다. 지면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일부러 땅 속을 헤집어놓는 것처럼요. 이네스는 이를 눈치채지 못한 듯 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428 엘레나 (vtE3r9FRjU)

2022-10-11 (FIRE!) 16:56:44

구해야 하는 사람인가요. 그렇다면 저희는 각자 다른 누군가를 위해 광증의 실마리를 찾아 해매고 있는 거군요. 그녀는 얼핏 보아선 무뚝뚝 해보이지만 내면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 심문관들도 그런 사람들이 많아요. 다들 냉정하고 무섭게 보여도 사실은 남을 생각하고 있죠. 뭐, 그렇다고 저도 그런 사람 중 하나냐고 물으면, 제 입으로 대답할 수는 없겠지만...

"이네스, 거기 서세요."

그리고 저는 갑자기 그녀를 불러세웠습니다. 반대손으로는 벌써 레이피어를 뽑고 있었어요. 굴 안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서 퍼지는군요. 그건 중요한게 아니죠. 그녀도 느끼고 있었을까요?

"무언가가 있어요."

땅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미세한 진동이에요. 이건 단지 지진같은게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직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429 엘레나주 (vtE3r9FRjU)

2022-10-11 (FIRE!) 17:04:23

캡틴 안녕~~~~ 좋은 저녁!!

430 ◆POCYqa2/e6 (xWe/LnIFFM)

2022-10-11 (FIRE!) 19:28:51

이네스는 엘레나의 부름에 우뚝 멈춰섭니다. 진동의 근원은 점점 빠르게, 둘이 있는 곳으로 다가옵니다. 땅의 울림도 점점 격해집니다. 끝내는 제대로 서있지도 못할 정도로요. 비틀거리던 이네스가 한발짝 물러납니다.

"야수야."

이네스가 침착하게 말합니다. 엘레나도 예상했을 그것이 맞습니다. 인기척을 감지하고 사냥에 나선 모양입니다.

"싸우는 수밖에 없어."

가야할 길은 아직 한참 남았으니 달려 도망치기엔 무리인 상황입니다. 그러니 이 땅 속 야수와 전면전을 벌이는 수밖에요.
지면이 요란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사방에서 흙과 자갈더미가 튀어내립니다. 엘레나와 이네스 사이의 땅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 꿈틀댑니다. 곧 바위가 쪼개지는 굉음과 함께 야수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것은 뱀의 모습을 한 야수였습니다. 비늘은 날카롭게 세워져 가시처럼 솟아있고 주둥이에는 입 대신 예리한 큰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크기가 어찌나 큰지 야수의 몸통 절반은 아직도 땅에 파묻혀있을 정도였습니다.
뱀 야수가 뚫고 나온 구멍에서 몇 개의 머리가 모습을 더 드러냅니다. 먼저 나온, 제일 큰 머리가 목을 고무줄마냥 늘입니다. 그러더니 곧장 엘레나에게로 주둥이를 뻗어옵니다.

431 ◆POCYqa2/e6 (xWe/LnIFFM)

2022-10-11 (FIRE!) 19:30:13

엘레나주도 안녕! 좋은 저녁! 이제서야 야수가 처음 등장했어 ㅋㅋㅋㅋ()

432 엘레나 (vtE3r9FRjU)

2022-10-11 (FIRE!) 20:09:40

엄청난 크기의 야수입니다. 이건... 뱀의 형태로군요. 역시 이 산맥은 그들이 말하던 것처럼 그냥저냥 만만한 산이 아니었어요. 들어선지 얼마 걷지도 않아 이렇게 마주하게 되다니요. 이런 야생 환경의 야수들은 보다 호전적인 경향을 띄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덤벼오는 모습이군요.
저는 재빠르게 스텝을 밟아 뱀의 주둥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몸을 움직입니다. 그리고 즉시, 뽑아 들고 있던 레이피어를 휘둘러 그 머리를 갈라놓으려 했어요. 가벼운 견제입니다. 그러나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제 검날은 아주 날카롭거든요.

"이네스, 제가 당신 걱정까지는 안 해도 되겠죠?"

손에 들고있던 랜턴을 벨트에 매달며 조금 큰 목소리로 말합니다. 아무래도 야수가 땅에서 튀어나오면서 그녀와는 서로 갈라진 모양이었으니까요. 산을 오르기 전부터 그렇게나 기세등등했던 여자였으니 큰일이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요.

433 엘레나주 (vtE3r9FRjU)

2022-10-11 (FIRE!) 20:11:15

와! 드디어 첫 야수!!! 첫 사냥!!!!!!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스레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만큼 어떤 의미로는 정말 감동인걸 흑흑그흑.... (

434 엘레나주 (vtE3r9FRjU)

2022-10-11 (FIRE!) 20:16:33

참 맞다~~! 이네스도 ai로 한 번 그려봐도 돼?? :3

435 ◆POCYqa2/e6 (xWe/LnIFFM)

2022-10-11 (FIRE!) 20:37:50

먹잇감을 놓친 야수의 큰턱이 딱딱 마주부딪힙니다. 엘레나가 레이피어를 휘두르지만 솟아난 비늘들이 두껍고 단단한 탓에 큰 타격은 주지 못했습니다. 뱀의 등 뒤로는 또 다른 머리 둘과 이네스가 대치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불을 두른 팔에서 무수한 불꽃이 튀어오릅니다. 야수의 비늘에 불이 옮겨붙지만 불꽃들은 제 힘을 다하지 못하고 금세 꺼져버립니다.

"당신 목숨이나 잘 간수해."

이네스가 목소리를 높여 대꾸합니다. 살짝 까칠하게도 들리는 말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게 큰 대수인가요. 제 목을 다시 수축시킨 야수가, 이번엔 머리를 땅 속으로 밀어넣습니다. 쪼개진 흙과 바위가 사방으로 튑니다. 이내 다시금 땅이 울립니다. 이번엔 아래에서 습격하려는 모양입니다. 야수의 머리가 땅을 헤치고 다가오는 게 엘레나에게도 느껴집니다.
재빠르게 행동하면 피할 수 있을 겁니다. 덧붙여 땅에 파묻힌 야수의 목이 무방비하게 방치되어 있으니, 다가가서 공격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죠.

436 ◆POCYqa2/e6 (xWe/LnIFFM)

2022-10-11 (FIRE!) 20:38:46

ㅋㅋㅋㅋㅋㅋ 감동까지? 즐겨주니 고마운걸~
해주면 나야 좋지~ 외형 참고용으로 픽크루라도 올려둘까!

437 엘레나 (vtE3r9FRjU)

2022-10-11 (FIRE!) 21:41:24

비늘이 꽤 단단하군요. 단순히 칼로 베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된 타격을 주기 힘들 것 같아요. 그렇다면 보다 무른 부분을 치는 수밖에요. 마침 후속 공격을 준비하는 듯이 야수가 땅에 머리를 처박기 시작했습니다. 땅에서부터의 공격은 기습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그만큼 본체는 무방비해지기 마련이죠. 게다가 저는 야수를 사냥하는 사람이에요. 이정도는 별로 놀랍지도 않아요!
바닥을 박차고 야수의 몸으로 재빠르게 달려갔습니다. 계속해서 움직이면 이 야수가 예측이라도 하지 않는 한 쉽게 공격을 받을 일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이제 뱀의 목 부분이 보이네요. 이쪽이 물러보이는군요. 여길 찌르면 과연 어떨까요. 가까이 접근한 저는 쏜살같은 속도로 검을 두어번을 휘두릅니다.

438 엘레나주 (vtE3r9FRjU)

2022-10-11 (FIRE!) 21:43:14

픽크루까지 해주면 좋지~~~! 사실 이미 멋대로 몇 번 돌려보고 있었지만 ㅋㅋㅋㅋㅋ

439 ◆POCYqa2/e6 (xWe/LnIFFM)

2022-10-11 (FIRE!) 21:49:35

https://picrew.me/image_maker/69653
얍! 엘레나주가 돌려본 것들도 궁금하다 ㅋㅋㅋㅋㅋ

440 ◆POCYqa2/e6 (xWe/LnIFFM)

2022-10-11 (FIRE!) 22:20:24

엘레나가 빠져나가기 무섭게, 그 자리에 야수의 머리가 솟아오릅니다. 엘레나가 레이피어를 휘두르자 야수의 목에서 시꺼먼 피가 터져나옵니다. 단단하지 못한 비늘과 가죽이 칼질에 속절없이 찢겨나갑니다.
야수는 고통스러운 듯 몸을 뒤틉니다. 그 여파로 흙과 자갈이 사방팔방 튑니다. 하지만 야수의 상처가 재생되는 건 금방이었습니다. 베인 상처가 빠르게 아물기 시작합니다. 본래 야수는 재생력이 뛰어나지만, 이 뱀 야수는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상처를 치유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까다로운 적이네요.
지면을 뚫고 나온 야수는 다시 목을 늘려 엘레나를 잡아채려 합니다. 한편 이네스 쪽의 머리들은 그녀가 무슨 수를 썼는지, 보이지 않는 줄에 묶여 옴싹달싹못하고 있습니다.

441 엘레나주 (vtE3r9FRjU)

2022-10-11 (FIRE!) 22:39:09

오오오오~~~ ㅋㅋㅋㅋ 이네스는 저런 느낌이었구나~~ 내맘대로 돌린거 올리면 캡틴한테 혼날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

442 ◆POCYqa2/e6 (xWe/LnIFFM)

2022-10-11 (FIRE!) 22:48:00

아닛 궁금하다구~ 안 혼낼테니까 후후()

443 엘레나 (vtE3r9FRjU)

2022-10-11 (FIRE!) 23:22:22

제 손에 들린 순백의 검은 뱀 야수의 목을 완벽하게 갈라냈습니다...만, 그다지 효과는 없는 모양이군요. 좀 더 정확히는, 유효한 상처를 입혔지만 그것이 무용할 정도로 너무나 빠르게 재생하고 있었습니다. 이래서는 얼마나 상처를 입힌들 결과는 똑같아요. 그렇다면 머리를 죽여야죠. 하지만 제 칼은 단단한 비늘을 뚫기에는 역부족인걸요. 때마침 회복을 마친 야수가 다시 지면을 뜷고 제게 공격을 가해오고 있네요.

"흥."

그러나 공교롭게도 제 무기는 레이피어 뿐만이 아니랍니다. 야수가 목을 늘려 제게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를 감아두르려는 모양인데요. 그리고 저 또한 반대쪽 빈 손을 벨트에 가져가고 있었죠. 가죽 홀스터 위에 손을 얹어둡니다. 그리고 좀 더 가까이 다가오면... 그래요, 바로 지금.

―투쾅!!

귓구멍을 애는 듯한 굉음이 갱도 안을 가득 매웠습니다. 만약에라도 소리가 마을에까지 퍼져나간다면 이 소리를 들어 본 적 없는 사람들은 야수의 울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오직 야수와 이단을 말살하기 위해 쇳덩어리로 태어난 작은 야수. 지금 제 손에서 연기를 흘리고 있는건 그런 물건이니까요.
예에, 저는 그것을 이 짧은 사이에 격발시켰습니다. 홀스터에서 무기를 뽑는 즉시 휘두르면서 총구의 사선이 접근해오는 야수의 머리에 일치했을 때 널널해진 방아쇠를 당긴다. 대구경의 순은 탄환을 야수를 향해 떄려박고 나머지 회전 반경으로 팔을 타고 전해져오는 무거운 반동을 흘려낸다.
이것을 최소 0.5초의 시간으로 해낼 수 있으면 당신도 꽤 훌륭한 심문관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기술은 저희 사격술을 이루는 기본 중에 기본이 되는 것이에요. 퀵드로우는 심문관의 소양이라는 말은 바로 이런 것을 뜻하는 말이랍니다.

"외지인이라고 깔보면 마시죠."

그건 야수에게 뱉은 말이었을까요 그녀에게 하는 말이었을까요. 아니면 제가 지금까지 만나온 무례한 사람들에 대한 작은 울분 표출이었을지요. 어찌되었든 중요한 사실은, 고결한 심문관인 제가 야수를 사냥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444 엘레나주 (vtE3r9FRjU)

2022-10-11 (FIRE!) 23:24:10

첫 핸드캐논 발포.....!!인만큼 조금 오바해서 써봤는데 이런거 싫어하려나~~~ ㅋㅋㅋㅋㅋ (어흑

445 엘레나주 (vtE3r9FRjU)

2022-10-11 (FIRE!) 23:26:34

그리고 픽크루 없을때 내가 맘대로 상상해서 돌려본 이네스!!! :3 이래놓고 혼나는 거 아니겠지??? ㅋㅋㅋㅋㅋㅋ

446 ◆POCYqa2/e6 (xWe/LnIFFM)

2022-10-11 (FIRE!) 23:36:21

싫어하긴! 오바하는 것도 좋은걸~ 그림들도 너무 맘에 들어 ㅋㅋㅋㅋㅋㅋ 분위기도 멋지구~ 너무 잘 만들어서 혼낼거야!()

447 엘레나주 (vtE3r9FRjU)

2022-10-11 (FIRE!) 23:43:14

ㅋㅋㅋㅋㅋ 뭐어뭐어~ 그림 자체는 그냥 특징 넣고 ai 돌리면 나오는거니까~
산맥 사람에다가 마녀니까 털 코트를 입은 차가우면서 신비로운 인상의 인물이라고 생각했거든~~!
눈가림 머리랑 키 크다는 묘사 보고 엘레나보다는 조금 성숙한 느낌일 것 같다~~ 하고 돌린거야 :3 ㅋㅋㅋㅋ

448 ◆POCYqa2/e6 (VBOoeKAL0U)

2022-10-12 (水) 00:38:51

ㅋㅋㅋㅋㅋㅋ 딱 그런 느낌이긴 해~ 아무튼 만들어줘서 고마워!
나는 이만 자러 갈게! 좋은 밤 보내구~

449 엘레나주 (XdlwqbHu6.)

2022-10-12 (水) 00:58:22

그래~~~~ 내일 또 보자 캡틴!! Ai그림 혹시라도 따로 필요하거나 하면 언제든지 말해쥬~~ :3
안히 근데 ㅋㅋㅋㅋ 위에 대사 오타 있었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중요한 순간에.....(쥐구멍

"외지인이라고 깔보지 마시죠."

이걸로 대신 봐줘~~~ 아마 알거라고 생각하지만.... 왜 이걸 몰라쓰까.... 어흑마이깟

450 ◆POCYqa2/e6 (VBOoeKAL0U)

2022-10-12 (水) 17:48:55

격발음과 함께 큰 머리가 터져나갑니다. 검은 피와 살점이 사방팔방 튀어나갑니다. 엘레나의 탄환은 야수를 단순히 찢거나 뚫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터트려버렸습니다. 머리를 잃은 목이 힘없이 곤두박질칩니다.
한편 야수의 등 뒤에서도 살점을 으깨는 듯한 굉음이 들려옵니다. 이네스와 대치하던 뱀 두 마리가 육편을 흩뿌린 채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뱀의 머리들은 이미 으스러져서 처참한 몰골을 한 지 오래였습니다.
야수의 몸통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정말 이걸로 끝일까요?

"다른 야수들이 몰려올 수도 있어. 서둘러야 해."

이네스는 그렇게 말하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만약 야수들이 더 있다면, 그들을 전부 상대하는 것보다 빠르게 이곳을 벗어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겁니다.

451 엘레나 (XdlwqbHu6.)

2022-10-12 (水) 19:14:56

탄환에 직격당한 뱀 야수가 분쇄됩니다. 본래 수생 야수들을 상대하는 물건을 평범한 야수가 맞아버렸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쓰러진 야수의 파편과 몸통을 눈으루 훑고는 이네스의 말을 따라 이곳을 벗어나려 했어요. 무장은 이대로 손에 들고갑니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방금 같은 야수가 많나보죠?"

452 엘레나주 (XdlwqbHu6.)

2022-10-12 (水) 19:15:29

캡틴 안녕~~~ 쫀저~~@!

453 ◆POCYqa2/e6 (VBOoeKAL0U)

2022-10-12 (水) 21:46:25

둘은 야수의 사체를 뒤로하고 빠르게 굴을 헤쳐나갑니다. 다행인지, 다른 야수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많은 편이지."

이네스가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며 대답합니다. 하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니 야수가 많을 수밖에 없겠죠.

"산맥에도 야수가 자주 나타나니 정신 바짝 차리고 다녀야 해."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침묵을 유지합니다.
이후로도 이변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오르막을 올라가자 다시 평평한 공터가 나타납니다. 둘은 공터를 지나 쭉 직진합니다. 공기가 차가워진 걸 보니 고도가 상당히 높아진 것 같습니다.
얼마나 오래 걸었는지 슬슬 지겨울 무렵, 마침내 이 긴 갱도에도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굴 저편에서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들어옵니다. 달빛 비추는 풍경이 흐릿하게나마 눈에 들어옵니다.
엘레나와 이네스는 곧 동굴을 벗어납니다. 높고 어두운 하늘, 무수한 산봉우리들, 눈 덮인 풍경, 그 모든 것들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둥그런 보름달이 온 대지를 어슴푸레하게 밝히고 있었습니다.

"도착했네."

이네스는 곧 걸음을 멈춥니다.

454 ◆POCYqa2/e6 (VBOoeKAL0U)

2022-10-12 (水) 21:47:01

엘레나주도 안녕안녕~ 야수랑 전투가 뭔가 싱겁게 끝난 거 같아서 아쉽네 ㅠㅋㅋㅋㅋ

455 엘레나 (O03oQWtcgw)

2022-10-13 (거의 끝나감) 15:16:32

"절경이군요."

이네스를 따라 갱도의 끝에 다다른 저는 그 옆에서 조용하게 한 마디를 얹습니다. 어둠이 깔려있는 것이 아까울 정도의 풍경이었습니다. 그야 저는 이런 건 처음 보는 걸요. 고난스러운 여정인 것과는 별개로 돌아가면 할 이야기들이 아주 많아지겠네요.

456 엘레나주 (O03oQWtcgw)

2022-10-13 (거의 끝나감) 15:18:57

갱신~~~~ 어제는 피곤해서 일찍 들어갔다 :3

그러게!! 나도 캡틴이 조금 더 끌어줄 줄 알았는데 바로 끝나버렸더라구 ㅋㅋㅋㅋㅋ 다음 전투에서 오래 하면 되지~~~

457 ◆POCYqa2/e6 (vbJtcBPQXw)

2022-10-13 (거의 끝나감) 18:44:34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 거야?"

불현듯 이네스가 물어옵니다. 어떻게 할 거냐고 해도, 바로 행동에 나서긴 어려워 보입니다. 그야 발 아래론 험한 산세가 펼쳐져 있고 주변에 마을 같은 것도 보이질 않았으니까요. 이래서야 오늘 하루를 지샐 만한 잠자리도, 식사도 해결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나는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야."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가만히 엘레나를 쳐다봅니다. 산맥까지 도착했으니 동행은 끝이라며 등을 돌릴 법도 한데 그녀는 그러지 않습니다. 그저 엘레나의 대답을 기다릴 뿐입니다.

458 ◆POCYqa2/e6 (vbJtcBPQXw)

2022-10-13 (거의 끝나감) 18:45:33

안녕! 사실 그렇게 강한 야수는 아니었어서 ㅋㅋㅋㅋㅋ...(라고 변명) 부족한 캡틴 이대로도 괜찮은가...()

459 엘레나주 (O03oQWtcgw)

2022-10-13 (거의 끝나감) 20:02:39

흐으으음~~ 캡틴이 혹시 힘들거나 하면 진행 뒤에 쉬는 텀을 가지는건 어때? 지금까지는 진행만 거의 무호흡으로 해왔는데 진행파트 한 챕터를 끝내면 잠시 끊고 진행한다거나~ 일상파트를 따로 나눠서 돌린다거나? 그러면 불필요한 씬은 바로바로 넘길 수도 있고 남는 시간동안은 나랑 얘기 나누면서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의견 나눠볼 수도 있고?

460 ◆POCYqa2/e6 (vbJtcBPQXw)

2022-10-13 (거의 끝나감) 20:20:21

딱히 힘든 건 아니지만...! 엘레나주 의견도 괜찮은 거 같네~ 일상파트라고 하면 대략 어떤 느낌?

461 엘레나 (O03oQWtcgw)

2022-10-13 (거의 끝나감) 20:21:01

어떻게 할거냐고 물어도... 저는 그 물음에 잠시 시야를 넓혀서 주위를 살핍니다. 거기엔 사람은 물론이고 마을도, 여관도, 식당도 없습니다. 당연하지요. 이곳은 사람의 손에 의해 개척 된 곳이 아닌 그야말로 험한 산맥이니까요. 있는 것은 저를 물어뜯으려는 야수밖에는 없겠죠.

"―저기, 이네스."

저는 웬만해서는 부탁을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알아요, 벌써 몇 번이고 도움을 받아온 사람이 말하기에는 조금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쯤은요. 하지만 제게는 더 중요한 사명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그녀를 불러 세우고 이렇게 물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염치 없는 부탁입니다만, 하루 묵어도 되겠습니까?"

462 엘레나주 (O03oQWtcgw)

2022-10-13 (거의 끝나감) 20:25:04

일상파트는 말 그대로 진행이랑은 거의 관련 없는 일상느낌!! 캡틴도 돌려보고 싶은 nmpc같은 캐릭터 있을거자나? :3 그런 캐릭터들로 엘레나랑 일상 주고받으면서 교류한다는 느낌일까~~
진행이랑 분리 되어서 신경 쓸 필요 없고 원하는 시점이나 공간으로 진행을 재개할 수 있는게 장점~~~~ 이라고 생각한다!!

463 ◆POCYqa2/e6 (vbJtcBPQXw)

2022-10-13 (거의 끝나감) 20:54:59

음 무슨 느낌인지 알겠어! 그럼 다음에 시험삼아 해보는 걸로 할까! 다만 나는 일상을 재미없게 돌리는 참치라 걱정되네 ㅋㅋㅋㅋㅋㅠ 사실 각 잡고 제대로 돌리려고 만든 NPC도 별로 없기도 하고? 그래도 괜찮다면야!

464 엘레나주 (O03oQWtcgw)

2022-10-13 (거의 끝나감) 21:24:16

일상은 캡틴이 선호하지 않는다면 딱히 안 해도 괜찮아~~~ ㅋㅋㅋㅋㅋ 그냥 왠지 캡틴도 그러고 싶을 때가 있을 것 같아서 제안해본거니까 :3

465 ◆POCYqa2/e6 (vbJtcBPQXw)

2022-10-13 (거의 끝나감) 21:29:16

선호하지 않는다기보단 엘레나주가 괜찮을까 싶어서 ㅋㅋㅋㅋㅋㅋ() 일상파트라는 아이디어는 좋다고 생각해! 일상 돌려보는 것도 나쁘진 않지~

466 ◆POCYqa2/e6 (vbJtcBPQXw)

2022-10-13 (거의 끝나감) 21:30:26

엘레나의 말에 이네스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당황한 기색도, 긍정도 없습니다. 그러더니 그녀가 말없이 몸을 돌립니다. 역시 무리한 부탁이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려던 참이었습니다.

"따라와."

의외의 대답이 들려옵니다. 친절한 태도는 아닐지라도요. 그녀가 이리도 엘레나를 쉽게 믿어버리는 이유는, 역시 동질감 때문일까요.

"딱 하루만이야."

그 말만을 하고서 이네스는 먼저 비탈길을 걸어내려가기 시작합니다.

467 엘레나 (meGDeIjCuU)

2022-10-14 (불탄다..!) 16:51:30

"...고맙습니다."

당시 그녀가 호의를 보여주지 않았으면 저는 곤란해졌을거예요. 당연히 감사의 뜻을 전하며 먼저 내려가는 이네스를 따라갑니다.

"저도 그 이상 신세 질 생각은 없으니 염려마세요."

이곳에는 해야할 일이 있으니까요. 언제까지고 그녀의 집에서 지낼 수는 없겠죠. 그러기로 한 약속입니다.

468 엘레나주 (meGDeIjCuU)

2022-10-14 (불탄다..!) 16:52:19

너무 짧나....?! 요즘 지문을 조금 줄여보려고 해서 과감히 쳐봤는데 괜찮은가 싶다 :3

469 ◆POCYqa2/e6 (nwQMGpn1/c)

2022-10-14 (불탄다..!) 17:51:51

"꽤 오래 걸어야 해."

이네스는 그렇게 당부하며 걸음을 옮깁니다. 오솔길 하나 나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산길입니다. "원래라면 전송 마법이라도 사용했겠지만." 그녀가 중얼입니다.
갱도가 있던 곳에서 조금 내려오자 온통 높게 자란 나무들만 보입니다. 둘은 한참동안 눈 덮인 숲을 걸어내려갑니다. 경사는 그리 가파르지 않았습니다. 대신 추운 바람이 시시때때로 불어옵니다.
어느정도 이동하자 탁 트인 바위 언덕이 나타납니다. 도중에 야수 무리가 보여서 먼 길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이내 눈 앞에 완만한 산봉우리가 드러납니다. 산봉우리의 정상에, 버려진 것처럼 보이는 성이 있었습니다. 그다지 크지 않은 성채입니다.

"저기가 우리 집이야."

이네스가 성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가까이서 본 성의 모습은 더욱 참혹했습니다. 성벽은 반파되어 다 무너져가는 중이었습니다. 마모된 벽돌에 이끼가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습니다. 그래도, 성곽 안에 세워진 탑은 그나마 멀쩡했습니다. 이네스가 거주하는 곳이 아마도 저 탑일 겁니다.
그녀는 성큼성큼 성벽 안으로 걸어들어갑니다. 부서진 나무기둥과 돌더미를 지나쳐 탑으로 다가갑니다. 곧 이네스가 탑의 낡은 나무 문을 열어젖힙니다. 탑 내부에서 따뜻한 공기가 훅 끼쳐옵니다.

470 ◆POCYqa2/e6 (nwQMGpn1/c)

2022-10-14 (불탄다..!) 17:52:34

짧아도 괜찮아~ 엘레나주가 편한대로 하면 되는걸~

471 엘레나 (meGDeIjCuU)

2022-10-14 (불탄다..!) 23:10:33

가는 동안은 상당히 고행길이었습니다. 이네스가 하는 말로 미루어보아서는 아무래도 그 '집'에 가기까지는 평소 일반적인 경로를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아무래도 마법을 이용하고 있었던 거겠죠. 길을 걷는 동안에는 발자국 하나 나지않은 눈 밭위를 거닐고 도중에는 야수의 무리를 보기도 했지만 어찌됐든 길을 잃지 않고 제대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다다른 그녀의 집 말입니다만...

"집치고는 상당히 거창하지 않나요."

작은 오두막 정도를 생각하고 있던 저였기에 상당히 놀라운 풍경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물론 정상적인 성은 아니었어요. 이곳저곳이 허물어져서 거의 반쯤은 무너지다시피 하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성은 성. 어쩌면 그녀는 몰락 귀족같은 신분이었을까요. 례프 산맥에는 그런 사람들이 사는 걸까요?

"실례합니다."

그녀를 따라 문 안으로 조심히 발을 들입니다. 바깥과는 전혀 딴판인 따뜻한 공기가 얼굴에 불어옵니다. 거기에 코 끝을 스치는 은은한 나무향. 그래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곳은 확실히 사람이 사는 곳이었던 겁니다.

472 ◆POCYqa2/e6 (5i7yg8VvRg)

2022-10-15 (파란날) 00:23:16

"그냥 버려진 성채를 점거한 것 뿐이야."

이네스는 그렇게 대꾸합니다. 엘레나의 생각처럼 대단한 이유는 아닌 모양입니다.
엘레나는 먼저 탑 안으로 들어섭니다. 제일 먼저 벽난로에 때워진 불이 보입니다. 지금까지 사그라들지 않고 있었던 걸까요. 아마 마법일지도 모르죠. 상당히 아늑한 느낌이 듭니다. 나쁘게 말하면 좁은 거고요.
실내에 비치된 가구는 죄다 낡고 오래된 것들 뿐입니다. 한 쪽에는 간소한 침대가, 그 맞은편에는 넓은 책상이 놓여있는 게 전부였습니다. 책상 위에는 무엇인지 모를 도구들이 잔뜩 늘어져 있습니다.

"좀 누추해도 어쩔 수 없어."

이네스가 뒤따라 들어오며 말합니다.

473 엘레나 (NZPyP.lqiU)

2022-10-15 (파란날) 01:12:28

"이런 곳에 버려질 성채도 있는건가요?"

저의 흘리듯이 하는 말에 대꾸한 이네스의 대답은 그렇게 대단찮은 것이었지만 제게는 그래도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제국의 손도 닿지 않은 례프 산맥에 버려진, 그것도 이정도 규모의 성채가 있다니요.

"누추하긴요. 이정도면 딱 적당한 정도입니다."

오히려 이런 곳에서는 호화로운 대접을 바라는 것이 사치입니다. 저는 그렇게 사치스런 인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럼 저는 어디에 있으면 좋을까요. 주변을 둘러보던 와중 각종 물건이 널부러진 책상이 제 눈에 들어옵니다.

"이건 뭐죠?"

그곳으로 걸어가 잡동사니를 하나 들어올려 살펴봅니다. 무의식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완전히 처음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신기했어요.

474 ◆POCYqa2/e6 (5i7yg8VvRg)

2022-10-15 (파란날) 02:18:38

엘레나가 집어든 것은, 검은 돌처럼 생긴 무언가였습니다. 윤기를 머금은 표면이 부드럽게 빛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불쾌한 기운도 느껴집니다. 순간 이네스의 표정에 당황이 스쳐지나갑니다.

"아무거나 건들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신경질적으로 쏘아붙이는 듯하다가도, 다시금 예의 차분한 태도로 돌아옵니다. "그건 별 거 아니니까 신경쓰지 마." 어쩐지 대충 둘러대는 듯 석연치 않은 대답입니다. 무슨 비밀이라도 있는 걸까요?

"어쨌든, 식사라도 하고 싶으면 2층에서 기다리고 있어."

이네스가 그렇게 말하며, 방 한켠의 계단을 가리킵니다. "나는 볼일이 있어서 잠시. 오래 걸리진 않아." 그녀는 그 말만을 남기고 탑 밖으로 걸어나갑니다.

475 엘레나 (NZPyP.lqiU)

2022-10-15 (파란날) 02:53:25

이네스의 말에 저는 얼른 물건을 책상 위에 도로 두었어요. 그리고는 헛기침하며 변명하듯 말했죠.

"미안합니다. 처음 보는 물건이 있어서 그만..."

마도구나 마법같은건 제게는 너무나 신기한 것이었으니까요. 저희 땅에서는 마도구 정도를 찾아 보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너무 철없이 행동해버렸군요... 얼굴이 조금 상기 된 것 같아요. 식혀야겠어요. 그나저나 방금 그 기운은 뭐였을까요. 그 구체를 만지는게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습니다.
곧 이네스는 제게 그렇게 당부하고는 방을 떠나버렸습니다. 2층인가요. 한 번 미리 가서 살펴보는 것도 좋겠죠. 저는 그대로 눈에 보이는 계단을 타고 올라갔습니다.

476 ◆POCYqa2/e6 (5i7yg8VvRg)

2022-10-15 (파란날) 03:17:40

2층은 주방과 식당을 겸한 공간인 것 같습니다. 중앙에는 불이 꺼진 화로가, 그 주변엔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습니다. 열어놓은 창문으로 쌀쌀한 바람이 스며들어옵니다.
화로 위로 조그만 솥 하나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솥 안엔 야채 수프가 담긴 채입니다. 그다지 먹음직스러워보이진 않네요. 둥둥 떠다니는 야채는 흐물흐물하고 국물엔 기름기도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솥이 아직 차가웠습니다. 그래도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는 아니니까요.
일이 벌어진 때는, 이네스가 탑을 나선 뒤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갑작스레 창 밖에서 귀를 찢을 듯한 굉음이 들려옵니다. 소름끼치는 울음소리입니다. 짐승의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야수일까요? 울음소리가 점점 거세집니다. 이는 마치 사냥감을 눈 앞에 둔 야수의 포효와도 같음을, 엘레나는 쉽게 눈치챌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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