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20093> [1:1/다크 판타지] ℕ𝕀𝔾ℍ𝕋ℝ𝕀𝕊𝕀ℕ𝔾 - #1 :: 527

◆POCYqa2/e6

2022-09-20 01:45:16 - 2022-10-28 20:25:13

0 ◆POCYqa2/e6 (f//PpKMsfU)

2022-09-20 (FIRE!) 01:45:16


“𝙰𝚝 𝚗𝚒𝚐𝚑𝚝 𝚠𝚎 𝚊𝚛𝚎 𝚊𝚕𝚕 𝚜𝚝𝚛𝚊𝚗𝚐𝚎𝚛𝚜, 𝚎𝚟𝚎𝚗 𝚝𝚘 𝚘𝚞𝚛𝚜𝚎𝚕𝚟𝚎𝚜.” ─ᴀʟᴇxᴀɴᴅᴇʀ ᴍᴄᴄᴀʟʟ sᴍɪᴛ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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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엘레나 (CzcJ6xyE3Y)

2022-10-06 (거의 끝나감) 19:22:25

황실 의사에게서 전송석을 받아갑니다. 이건 저도 한 번 봤던 물건이네요. 확실히 상당히 편리한 도구였습니다. 마차를 탈 필요도 없이 이동이 가능하니까요. 여기서 한동안 일을 하게 되면 자주 사용하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빨리 그 어지러운 감각에 익숙해지는 수 밖에요.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마주 허리를 숙여 인사한 저는 멜리아나를 따라 탑 바깥으로 나갔습니다.

"특이한 사람이었네요."

의사였지만 학자의 면모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 땅에서 보기는 쉽지 않은 타입의 사람이에요. 마술과 친한 사람들은 전부 저런 면을 갖추고 있는 걸까요.

376 ◆POCYqa2/e6 (2fzMGB68zQ)

2022-10-06 (거의 끝나감) 22:02:30

"그런가요?"

멜리아나가 미소지으며 말합니다. 어릴 적부터 황실 의사를 보아왔을 그녀에겐 잘 와닿지 않는 말이겠죠. 멜리아나는 엘레나를 이끌고 다시 본궁으로 향합니다. 그러다 무언가 생각난 듯 엘레나를 향해 몸을 돌립니다.

"시간도 적당하니 식사하시고 가시지 않으실래요? 저희 황실의 요리는 무척 맛있거든요. 아, 생각해보니 입맛에 맞지 않으실 수도 있겠네요."

그녀가 골똘히 고민합니다. 아무래도 황족들이 먹는 음식이니 이방인에게 낯설진 않을지를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멜리아나는 엘레나의 대답을 기다리다, 다른 말을 또 덧붙입니다.

"그리고... 례프 산맥엔 엘레나 씨 혼자서 가실 건가요?"

어떤 위협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곳이니 그녀가 홀로 가는 게 걱정되는 모양입니다.

377 ◆POCYqa2/e6 (2fzMGB68zQ)

2022-10-06 (거의 끝나감) 22:06:57

https://picrew.me/image_maker/1055649
외형 참고용으로 멜리아나 픽크루를 만들어봤어~

378 엘레나 (CzcJ6xyE3Y)

2022-10-06 (거의 끝나감) 22:27:46

"듣던 중 대단히 고마운 초대입니다만, 이번에는 마음만 받도록 하죠. 안 그러면 멜리아나에게 너무 많은 신세를 지는 것 같으니까요."

저녁 권유에는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물론 황실은 멋진 곳입니다. 음식도 물론 굉장히 맛있겠죠. 그런 이유도 있었지만 사실은 음식의 맛이 어떻든 간에 밥이 넘어갈 것 같지가 않아서 그래요. 오히려 제게는 안 맞는 옷처럼 굉장히 사치스러운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식사를 할 때에는 편안하게 하는 걸 좋아하는 저입니다.

"일단은 그럴 생각이에요."

로라시아에는 연줄도 없고 혼자서 온 몸이니까 말이죠. 다른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용병같은 사람들을 구하자니 미덥지 못합니다. 례프 산맥에서 뭘 마주치게 될지 알 수가 없는 일이니까요. 그럴 바엔 사전에 아예 정보가 없던 제가 가는 편이 좋습니다. 다행히 심문관들은 혼자서 심판을 수행하는 데에 최적화 된 생존 기술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

"왜 그러죠? 멜리아나가 저와 함께 가주려고요?"

저는 살짝 장난스러운 웃음을 띄우며 농담합니다. 그녀가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멜리아나를 이 여정에 데려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어찌되었든 그녀는 지금 황녀입니다. 귀한 몸이죠. 사냥꾼으로서의 자질을 떠나서 제 책임이 너무나 막중해져요. 황제가 허락할 것 같지도 않지만요.

379 엘레나주 (CzcJ6xyE3Y)

2022-10-06 (거의 끝나감) 22:31:52

오오오~~~~ ㅋㅋㅋㅋㅋㅋ 역시 황녀님... 곱다.....
황안일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적발인건 전혀 예상 밖이라서 조금 의외였어 ㅋㅋㅋㅋㅋ 단발일거라고도 생각 못해따....!!

380 ◆POCYqa2/e6 (c9ZmCbuaNI)

2022-10-07 (불탄다..!) 00:04:09

"아쉽네요. 그래도 언젠간 꼭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드릴 거에요!"

거절의 뜻을 내비쳤지만 멜리아나는 오히려 눈을 빛낼 뿐이었습니다. 흔한 인사치레가 아닌 진심이 담긴 말입니다. 엘레나의 속뜻을 모르기에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도 마음같아선 그러고 싶어요, 헤헤."

멜리아나가 맑은 웃음을 흘립니다. 엘레나를 혼자 보내기 걱정되는 것도 있지만, 키옌 바깥의 낯선 여행이라는 점도 그녀에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노르크로 바로 가실 거면 마차가 서는 곳까지 데려다 드릴게요."

둘은 어느새 황궁의 정문 밖으로 나왔습니다. 내려가는 계단을 앞에 두고 멈춰선 멜리아나가 그렇게 말합니다.

381 ◆POCYqa2/e6 (c9ZmCbuaNI)

2022-10-07 (불탄다..!) 00:05:02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금안이란 걸 맞췄으니 세모를 주겠어~(?)

382 ◆POCYqa2/e6 (c9ZmCbuaNI)

2022-10-07 (불탄다..!) 00:27:26

피곤해서 자러 갈게! 좋은 밤 보내~!0

383 엘레나 (820sEk/iq2)

2022-10-07 (불탄다..!) 00:30:42

눈을 빛내는 그녀에게 웃음만을 지어서 답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그녀가 진심으로 저를 위해주기 때문이었고, 두 번째는 언제 그런 날이 오게 될 지는 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던 까닭입니다. 어쨌든 그녀는 고마운 인연이니까요. 계속 피할 수만은 없겠죠. 아마 례프 산맥에서 돌아온 이후가 될 것 같군요...

"그것만큼은 사양않고 부탁드리죠."

마침 잘 된 일입니다. 저는 노르크로 가는 방향은 커녕 마차가 서는 곳도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황녀가 이렇게 무방비하게 돌아다녀도 될지 싶은 걱정 비스무리한 생각은 조금 들었습니다만. 뭐, 제가 호위라는 셈치면 될테니까요. 그렇죠?

384 엘레나주 (820sEk/iq2)

2022-10-07 (불탄다..!) 00:31:40

앗 자러 가는구나! ㅋㅋㅋㅋ 그랭 낼보자~~~~

385 ◆POCYqa2/e6 (c9ZmCbuaNI)

2022-10-07 (불탄다..!) 17:21:55

빠른 진행을 위해서... 마차 타는 부분까지 스킵해도 될까?!

386 엘레나주 (820sEk/iq2)

2022-10-07 (불탄다..!) 17:37:27

스킵해도 된다 싶은 부분은 과감하게 스킵해버려!!! :3

387 ◆POCYqa2/e6 (c9ZmCbuaNI)

2022-10-07 (불탄다..!) 18:13:20

둘은 다시금 열차를 타고, 외곽에 내린 뒤 북문으로 빠져나와 도시의 장벽 밖으로 나왔습니다. 사유 지구와 멀어지면서 하늘의 빛도 점차 사그라들었습니다. 13시가 막 지났을 무렵이었습니다.
도시 밖의 마구간에 마차가 여러 대 줄지어 멈춰있습니다. 멜리아나는 제일 앞에 선 마차에 엘레나를 데려갑니다. 그녀가 마부에게 목적지를 말하고, 값을 대신 치릅니다. 엘레나가 마차에 탑승하기 전까지도 멜리아나는 아쉬운 눈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조심히 다녀오세요!"

그녀가 손을 설레설레 흔듭니다. 말들은 곧 땅을 박차고 달려나갑니다. 여러 도시와 마을들의 풍경이 창 밖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노르크에 도착하는 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마차가 서고 마부가 도착을 알립니다. 북방 마을 노르크는 그다지 번화한 마을이 아니었습니다. 엘레나가 이전에 머물렀었던 부부의 여관이 있는 마을보다 살짝 큰 정도였습니다. 작물과 가축을 기르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의 모습입니다. 마을 경계는 허름한 나무 목책으로 둘러져 있었는데 야수의 습격을 막기엔 너무 부실해 보입니다.
마을의 뒷편은 너른 평원이 펼쳐진 것이 아닌 거대한 대산맥이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저곳이 례프 산맥의 일부일 겁니다. 자세히 바라보면 넘기조차 버거울 만큼 굉장히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사방에서 쌀쌀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아마 례프 산맥으로 진입하면 더욱 추워지겠죠.

388 엘레나 (820sEk/iq2)

2022-10-07 (불탄다..!) 18:55:08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쌀쌀한 바람이 저를 맞아주고 있었습니다. 이곳이 노르크군요. 황실이 있던 사유 지구에서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도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이 경우, 사유 지구가 특별한 거겠죠. 제게는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익숙해요. 이 바람도 바다의 바람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 있고 말이에요.

'먼저 식당을 찾아보는게 좋겠군요...'

저는 황실의 식사도 마다하고 왔으니까요. 그렇다고 호의를 계속해서 받을 수는 없습니다. 결국 마차도 멜리아나가 대신 값을 내주었고 말이죠. 아무튼, 이제 슬슬 움직여볼까요. 마을 뒷편에 위치한 거대한 산맥을 한 번 바라본 뒤 발걸음을 식사할 곳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389 ◆POCYqa2/e6 (c9ZmCbuaNI)

2022-10-07 (불탄다..!) 22:52:41

노르크라는 마을은 무척 을씨년스러운 풍경이었습니다. 행인 하나 없는 거리는 고요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추운 북부 지역이라 그런 걸까요.
마을에 식당처럼 보이는 곳은 없었습니다. 대신 여관이 있네요. 한 끼 식사 정도는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여관 안으로 들어가면, 무뚝뚝해 보이는 중년 여성이 카운터에 앉아있는 것이 보입니다. 여관도 마찬가지로 그닥 밝은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엘레나가 전에 지냈던 여관과는 몹시 다른 모습입니다.

390 엘레나 (820sEk/iq2)

2022-10-07 (불탄다..!) 23:29:11

쌀쌀맞은 건 바람 뿐만이 아니었던 걸까요. 분위기가 처음 방문했던 여관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상할 일은 아니죠. 태도가 어떻든 제 할 일만 제대로 하면 문제 없어요.

"방 하나를 쓰고 싶군요."

카운터에 다가가 여성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경박한 그 용병에게서 받은 은화가 아직 있으니 쓸 돈은 충분할 겁니다.

391 ◆POCYqa2/e6 (c9ZmCbuaNI)

2022-10-07 (불탄다..!) 23:54:48

"7은화."

주인은 별다른 설명도 없이 값만을 부릅니다. 하지만 터무니없이 비싼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런 후미진 시골 마을에 무슨 대단한 게 있다고요.
이윽고 주인이 손을 펼쳐 내밉니다. 묘하게 불친절한 태도입니다. 그녀 역시 엘레나가 외지인이라고 꺼려하는 걸까요.

392 엘레나 (tIYOAANq3Y)

2022-10-08 (파란날) 00:42:42

퍽 불친절 하군요. 이곳 시세는 모르지만 7은화는 너무 비싼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6은화로 하죠."

흥정을 시도합니다. 그다지 특별한 여관도 아닐텐데 5은화 정도면 충분할 겁니다. 이것도 많이 내주는 거예요. 사실 제 사정이 넉넉했다면 말하는 대로 지불했겠지만 지금의 저는 한 푼도 아껴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393 ◆POCYqa2/e6 (Q2.8THjGYI)

2022-10-08 (파란날) 01:17:43

오늘은 하루종일 피곤하네... 이만 자러 갈게! 좋은 밤 보내!!

394 엘레나주 (tIYOAANq3Y)

2022-10-08 (파란날) 04:31:37

어쩐지 캡틴 피곤한것 같드라 ㅋㅋㅋㅋㅋ 응응 푹 쉬고 일어나서 보자~~~

395 ◆POCYqa2/e6 (Q2.8THjGYI)

2022-10-08 (파란날) 17:08:44

"안 돼요."

주인이 단칼에 거절합니다. 6은화도 충분히 비싼 값인데, 뭐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요?

"우리도 먹고 살기 힘들어요."

그녀가 입을 뾰루퉁하게 내놓고선 퉁명스레 쏘아붙입니다. 몹시 완강한 태도입니다. 엘레나가 무슨 말로 흥정하려 해도 들어먹지 않을 것 같습니다.

"돈 없으면 가세요, 가."

한 술 더 떠서 아예 나가라는 듯 손사래를 칩니다. 이렇게 예의없는 언행이라니요.

396 엘레나 (tIYOAANq3Y)

2022-10-08 (파란날) 17:56:15

"아, 그래요."

주인의 태도에 물렸습니다. 객과 다툼을 하려는 장사꾼과는 상종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물며 그런 여관에서 하루를 보내는 건 그야말로 최악 아닌가요!

"그럼 번창하시길."

저는 그 말을 끝으로 여관을 나섭니다. 주인 분께서 나가라니 나가야죠. 뭐, 근처 여관이야 찾아보면 또 나오지 않을까요. 아니면 근처 적당한 곳에서 노숙 하는 수 밖에요.

397 엘레나주 (tIYOAANq3Y)

2022-10-08 (파란날) 17:58:05

ㅋㅋㅋㅋㅋㅋ 나가버렸는데.... 괜찮겠지? (눈치

398 ◆POCYqa2/e6 (Q2.8THjGYI)

2022-10-08 (파란날) 18:22:44

엘레나는 가차없이 여관의 문을 나섭니다. 여관 주인의 태도에서도 보았듯이 이 마을의 사람들은 외지인을 환영하지 않는 듯합니다. 그나마 길거리에 나와있는 사람들도 엘레나를 냉랭하게 흘겨볼 뿐이었으니까요.
마을을 둘러보아도 다른 여관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행객도 자주 들르지 않는 곳 같으니, 이런 마을에 여관이 한 채라도 있는 게 신기할 지경입니다. 이대로면 식사는 고사하고 노숙까지 해야 할 판입니다.
문득, 엘레나는 마을 한가운데 서있는 키 큰 인영을 발견합니다. 흰 머리칼을 가진 낯선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등을 보이고 돌아서서, 마을 너머의 거대한 산맥을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 행색을 보아하니 이곳 사람은 아닌 거 같습니다. 뭘 하고 있는 걸까요?

399 ◆POCYqa2/e6 (Q2.8THjGYI)

2022-10-08 (파란날) 18:23:13

ㅋㅋㅋㅋㅋ 뭘 하든 자유니까 눈치볼 필요 없다구

400 엘레나 (tIYOAANq3Y)

2022-10-08 (파란날) 18:52:54

걸음을 뻗어 나가는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영 곱지 않음이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이곳 사람들도 외지인을 그렇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군요. 그렇게 티가 나는 걸까요. 하긴, 한 번도 그런 적은 없지만 저희 땅에도 다른 땅의 사람이 오게 되면 저라도 바로 알아 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와중에 다른 숙소는 보이지도 않는군요... 역시 그냥 7은화를 내고 묵을걸 그랬나요. 이제와서는 그다지 의미없지만 잔잔하게 후회가 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낯선 여성이 제 시야에 들어옵니다. 이런 차가운 거리에서 뭘 하고 있는 걸까요.

"무슨 일 있으십니까?"

저는 다가가서 묻습니다. 뭐, 남을 신경 쓸 상황은 아니지만. 여성의 행색을 보면 저와 같은 외지인인 것 같으니까요. 어려운 사람끼리는 돕고 살아야죠. 그것이 인간의 도리라는 겁니다.

401 ◆POCYqa2/e6 (Q2.8THjGYI)

2022-10-08 (파란날) 20:39:54

엘레나의 부름에 여성이 고개를 돌립니다. 한쪽 눈은 가려져서 보이진 않지만, 남은 눈은 분명히 엘레나를 향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그녀가 무미건조하게 대답합니다. 잠시간 엘레나를 응시하던 여성이 다시금 입을 엽니다.

"당신, 외지인이네. 이런 마을엔 무슨 용건?"

순수한 궁금증에서 비롯된 가벼운 질문입니다. 그런 말을 하는 그녀마저도 외지인이긴 하지만요.

402 엘레나 (tIYOAANq3Y)

2022-10-08 (파란날) 21:11:29

그러는 당신도 외지인 아닌가요? 라고, 굳이 말은 하지 않았지만요. 다만 의아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본인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니 그렇게 알아들어야겠죠.

"이런 마을에 용건 따위는 없어요."

저는 여자의 물음에 답했습니다. 조금 퉁명스러운 목소리였어요. 그야 손님에게 다짜고짜 나가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 마을이니까요. 저는 그런걸 곱게 받아줄만큼 무른 사람이 못 됐답니다. 참으로 아쉽게도.

"저는 례프 산맥을 오르기 위해 잠시 머물러 있는 것 뿐입니다."

지금은 그것조차 못하게 생겼지만요. 아니면 그냥 이참에 바로 산을 올라버리는 것도...는, 너무 무모한 생각이겠죠.
휴우, 이제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별로 좋은 상황이 아니에요. 역시 이런 사람에게 신경을 쏟는 여유는 부리지 않는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403 ◆POCYqa2/e6 (W95XctnAJg)

2022-10-09 (내일 월요일) 00:07:43

"그렇네. 이 촌구석은 그리 좋은 곳이 아니니까."

여성이 평이한 어조로 대꾸합니다. 그녀 역시도 이 마을에 좋은 감정은 없는 듯 합니다. 마찬가지로 외지인이니까요.

"목적이 같네."

엘레나의 대답을 들은 여성은 미동 하나 없이 그런 말을 꺼냅니다.

"나 또한 대산맥을 넘어가야 하거든."

길가에 가만히 서서 산맥을 올려다보던 이유가 그 때문인 걸까요.

"그런데 례프 산맥은 여행하기에 좋은 장소는 아니야. 거길 가려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어?"

여성은 다시금 물어옵니다. 말하는 걸 들어보면, 그녀는 이전에 례프 산맥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404 엘레나 (X2/d0yWKBQ)

2022-10-09 (내일 월요일) 11:24:59

키 큰 인영의 여성도 말 하는 걸 보면 이 마을을 그렇게 좋게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녀와는 마음이 맞는 구석이 있는 것 같네요. 어쩌면 이 여자도 방금 그 여관에서 쫓겨났던 걸지도 모르죠. 그런 일을 당하면 누구라도 이 마을에 좋은 인상은 남지 않을 테니까요.

"당신도 그런가요?"

아무래도 그녀도 례프 산맥을 올라야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호오, 상당히 기연이군요. 왜냐하면 황실에서 들었던 말이 사실이라면 이 로라시아인들에게 있어서도 저 산맥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으니까요. 굳이 이유라도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먼저 물어오는 건 저쪽이었습니다.

"여행같은게 아닙니다."

여행이라. 차라리 여행같은 거라면 나았을지도 모르죠. 설사 그렇다고 해도 제가 해야하는 일에는 조금도 변화가 있지는 않았을테지만요. 저는 이 여자에게 제 목적을 말해도 괜찮을지 조금 고민했습니다만.

"저는 광증의 단서를 얻기 위해 산맥을 오르려는 겁니다."

뭐, 상관없겠죠. 그러니 그냥 말해버립니다. 이왕 말하는거 눈까지 마주치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그래요, 저 머리칼 사이로 드러난 한 쪽 눈 말이에요. 어차피 이 대륙에 광증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말이에요. 저를 머리가 조금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광증을 몰아내기 위해 광인이 된다라.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우습군요.

405 엘레나주 (X2/d0yWKBQ)

2022-10-09 (내일 월요일) 11:26:11

어제는 기절해버렸당.... (
ㅋㅋㅋㅋ 대신 조금 일찍 이어봤다! :3 좋은 주말 캡틴~~~

406 ◆POCYqa2/e6 (W95XctnAJg)

2022-10-09 (내일 월요일) 16:20:25

"응, 돌아가야할 집이 있어서."

여성은 대산맥을 다시금 올려다보며 그렇게 말합니다. 저 산맥 너머에 그녀의 집이 있는 걸까요? 그렇다면 그녀는, 례프 산맥에 터를 잡고 살아간다는 이들 중 한 명일 겁니다.

"광증의 단서?"

일순 여성의 표정에 동요가 입니다. 그녀는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역시, 그녀도 엘레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것일까요.

"당신도 광증의 치료법을 찾으려는 거야?"

그녀의 질문은 조금 특이했습니다. '당신도'라니, 이 여성도 광증의 치료법을 찾는다는 것처럼 들렸으니까요. 그렇다면 이건 정말 기이한 만남이 아닐 수 없습니다.

407 ◆POCYqa2/e6 (W95XctnAJg)

2022-10-09 (내일 월요일) 16:20:47

엘레나주도 좋은 주말!!

408 엘레나 (X2/d0yWKBQ)

2022-10-09 (내일 월요일) 17:10:15

"돌아가야 할 집이라고요? 그럼 당신은 본래 저 산맥에서 살고 있던 겁니까?"

대산맥으로 시선이 도로 향하는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그러고보니 황실 의사에게서 산맥에서 사는 이들에 대해 듣기는 했었죠. 그들은 외부인들을 배척하며 접근조차 쉽지 않을 거라고...
...이 마을이랑 다른게 없지 않나요? 그렇게 홀로 생각하던 참에 그녀에게서 질문이 들어왔습니다...만, 그 내용은 조금 특이한 것으로.

"...그렇습니다만, 그렇다면 혹시 당신도?"

저는 조용히 긍정하면서 되묻습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이건 정말 기연이로군요. 어쩌면 황실 의사에게 부탁 받은 일을 좀 더 쉽게 처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이때의 저는 조금은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409 ◆POCYqa2/e6 (W95XctnAJg)

2022-10-09 (내일 월요일) 18:16:48

"그래, 외출을 겸해서 종종 대산맥을 내려오긴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말합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엄두도 못 낼 대산맥 등반을, 그녀는 그렇게 일상적으로 하는 걸까요.

"맞아."

여성이 무미건조하게 대답합니다. 엘레나의 예상대로였습니다. 산맥 너머에도 광증을 연구하는 사람이 있다니, 황실 의사가 보면 눈을 빛낼 게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너무 기대하진 마, 아직 이뤄낸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엘레나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410 엘레나 (X2/d0yWKBQ)

2022-10-09 (내일 월요일) 19:19:12

여자는 제 말에 전부 긍정했습니다. 하지만, 대산맥에 사는 사람이 일부러 이런 마을까지 내려 올 일이란 무엇이 있을까요. 저희들에겐 저주와도 같은 광증을 연구하고 있다니 상대는 아무래도 학자같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의사인 걸까요?

"그, 그런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어요. 안 그래도 저는 그것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니까요."

...잠시나마 기대했던게 사실입니다만, 그 사실은 상대가 알지 못하도록 감추고 말했습니다. 그럼 그렇죠. 광증의 치료법이라는게 이렇게 쉽게 나올리가 없죠. 여기서 그녀가 긍정했다면 오히려 저는 의심했을 거예요. 그리고는 심문관으로서 심문을 시작했겠죠... 그럼 결국 또 뭔가요, 저만 피곤해지는 일 아닌가요!
하지만 가만있자, 황실을 떠나기 전 멜리아나가 제게 해주었던 말이 재상기 되었습니다. 그때의 황녀는 제게 동료를 언급했었죠. 그리고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저는 분명하게 동행은 필요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만.

"동행, 하는건 어떻습니까?"

저는 잠시 뒤, 낯선 그녀에게 넌지시 제안하기로 했습니다. 그야 그녀는 제가 가야 할 목적지에서 일부러 거슬러 온 사람인걸요. 거기에 례프 산맥의 사람들은 굉장히 배타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조금은 의미심장하긴 하지만, 비록 당장 광증에 대한 힌트는 없어도 이 여자와 동행한다면 귀찮고 사소한 문제들은 신경쓰지 않아도 되겠죠.

411 ◆POCYqa2/e6 (W95XctnAJg)

2022-10-09 (내일 월요일) 20:17:42

엘레나의 제안에 여성은 대답하지 않습니다. 고민하는 것도 같습니다. 그녀는 가만히 서서 깊은 생각에 빠집니다.

"좋아."

곧 그녀로부터 명확한 대답이 돌아옵니다. 의외라면 의외일까요. 이방인인 엘레나에게 쌀쌀맞게 굴 법도 하지만 그러지 않았으니까요.

"원래는 동행에 대가를 받았겠지만... 당신도 나와 같은 처지인 것 같으니."

하기야 그녀는 초행길도 아니니 동행을 데려갈 이유는 굳이 없을 겁니다. 그러나 그녀는 엘레나와 목적이 같았기에, 대가 없는 동행을 허락했습니다. 이 여성 또한 광증으로부터 지키고 싶은 이들이 있는 걸까요.

412 엘레나 (X2/d0yWKBQ)

2022-10-09 (내일 월요일) 20:30:26

의외군요.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저의 제안을 이렇게나 쉽게 받아주다니요. 어쩌면 그녀는 례프 산맥의 사람들 중에서도 조금 특이한 편일지도 모르겠어요. 이 여자의 말대로라면 어쩐지 빚지는 기분이라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요.

"그럼 당분간 잘 부탁드리죠. 그리고 저는 '당신'이 아니예요."

뭐, 별 수 있나요. 이방인에다 사명을 짊어진 제게는 그렇게 선택권이 많지 않습니다. 시간이라는 인질도 잡혀있는 몸이니까요. 쉬운 길이 있으면 골라두는 편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신분은 명확하게 밝혀두는게 좋겠죠. 언제까지고 저렇게 부르게 둘 수는 없을테니까요. 저는 자세를 다시 가지런하게 고쳐세우고 말합니다. 심문관은 항상 고결해야 하니까요.

"동쪽 대륙에서 온 심문관인 아지무 엘레나라고 합니다. 서로 동행하게 된 처지이니 부디 편한대로 부르시길."

413 ◆POCYqa2/e6 (W95XctnAJg)

2022-10-09 (내일 월요일) 22:17:56

"이네스."

여성은 별 감흥 없이 제 이름을 밝힙니다. 이네스라는 이름의 그녀는 몸을 돌려 엘레나를 똑바로 바라봅니다.

"대산맥은 험한 곳이야. 오르기 전 채비를 단단히 해두는 게 좋아."

외출과 귀가라는 말로 대산맥을 자주 드나드는 그녀라도 오지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이면에는 자기 발목 잡지 말라는 뜻도 담겨있지만요.

"출발은 언제쯤?"

이네스가 넌지시 물어옵니다. 지금 준비를 하고 빠르게 출발해도 되겠지만, 엘레나가 결정하기 나름입니다.

414 엘레나주 (ybgqh5uAqk)

2022-10-10 (모두 수고..) 16:58:15

으으으음 여기서는 어떻게 해야하나!!!

415 ◆POCYqa2/e6 (nKghlJ7Ihg)

2022-10-10 (모두 수고..) 17:46:06

엘레나주가 정확히 뭘 고민하는진 모르겠지만... 어떻게 행동해도 괜찮으니까~ 일단 아무거나 해보는 것도?

416 엘레나주 (ybgqh5uAqk)

2022-10-10 (모두 수고..) 17:48:50

캡틴 안녕~~~ 휴식 안 취하고 바로 가도 되는건지 고민하고 있었어 ㅋㅋㅋㅋㅋ 딱히 그럴 필요는 없는 건가?

417 ◆POCYqa2/e6 (nKghlJ7Ihg)

2022-10-10 (모두 수고..) 18:07:14

엘레나주도 안녕! 그랬구나 ㅋㅋㅋㅋㅋ 바로 가도 괜찮지!

418 엘레나 (ybgqh5uAqk)

2022-10-10 (모두 수고..) 18:25:31

대산맥이라. 어느정도 긴장해두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다야 저희의 구역이나 마찬가지지만 저렇게 커다란 산을 올라본 적은 없으니까요. 그래도 상황이 어떻게 되든 제 한 몸 지킬 수 있을 정도는 됩니다.

"저는 지금이라도 괜찮습니다만. 이네스가 다른 볼일이 있다면 다녀와도 좋아요."

여관에서 묵기는 그르친 것 같으니, 바로 출발하는 게 좋겠죠. 저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419 엘레나주 (ybgqh5uAqk)

2022-10-10 (모두 수고..) 18:26:10

그럼 바로 가자~~~~~ :3

420 ◆POCYqa2/e6 (nKghlJ7Ihg)

2022-10-10 (모두 수고..) 19:48:26

"그러면 바로 출발하자."

이네스는 그렇게 말하곤 몸을 돌려 앞으로 나아갑니다. 곧 둘은 마을을 벗어나 한참을 걸어야 했습니다. 마을을 등지고 산맥 쪽으로 나아가니 작은 언덕들이 나타납니다. 등불조차도 놓여있지 않은, 사람의 흔적이랄 것도 보이지 않는 곳입니다. 사방을 비춰주는 건 달빛밖에 없었습니다.
문득 걸음을 멈춘 이네스의 손에서 불씨가 피어오릅니다. 자그마한 불꽃들이 서로 뭉쳐 이윽고 큰 불길이 일어납니다. 주변을 밝혀주는 화염은 이네스의 손아귀 안에서 맹렬하게 타오릅니다. 마법의 일종일까요? 광원을 확보한 그녀는 다시 걸음을 재촉합니다.
이네스는 그 후로도 말 한 마디 없었습니다. 둘은 어느덧 산맥의 초입까지 다다랐습니다. 하지만 가까이서 올려다본 대산맥이 상당히 가파른 게, 무작정 산을 타고 올라가기엔 힘들어 보입니다.

"이쪽에 버려진 갱도가 있어. 산맥 중턱까지 이어지는 곳이야."

이네스가 입을 엽니다. 그녀는 여전히 불꽃을 손에 두른 채 익숙하게 길을 찾아나섭니다.
그녀가 다다른 곳은 대산맥의 가장자리를 파고들어간 동굴이었습니다. 그 말대로 광산처럼 보이는 곳입니다. 버려진 탓인지 그 안은 어두컴컴했지만요.

"야수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조심해."

곧 이네스가 앞장서서 갱도로 들어갑니다. 인위적으로 파놓은 티가 나는, 상당히 넓은 동굴입니다.

421 엘레나 (ybgqh5uAqk)

2022-10-10 (모두 수고..) 20:47:23

역시 제국의 손길이 뻗치지 않은 오지인건가요. 조명이 하나 없는 산길의 초입이 어두웠습니다. 그런데, 이네스 당신 마법 사용자였나요? 범상치 않아 보이는 분위기이기는 했습니다만, 이렇게 구체적인 마법을 다루는 모습을 직접 보는 건 처음인지라... 저도 모르게 불꽃을 일으키는 그녀에게 눈이 계속 갔습니다. 그렇지만 광원은 저도 있는걸요. 이 여자에게 지고만 있을 수는 없죠. 벨트에 얹어두었던 휴대용 랜턴을 손 안에 들어 올립니다. 그러면 저의 행동에 반응하여 순백의 불빛이 퍼져나가면서 제 주위를 밝힙니다. 이건 평범한 랜턴이 아닙니다. 이것 또한 심문관의 무장들과 위상을 같이 하는 특별한 장비죠. 로라시아에서도 아마 이런 물건을 찾아보기는 힘들걸요?

"근처에 보이면 경고하도록 하죠."

문명화 되지 않은 지역인 만큼 꽤나 출몰이 잦을 거라고 예상됩니다. 이 산맥의 야수들은 어떤 습성을 띄고 있을까요. 그러고보면 아직 로라시아의 야수와 맞닥뜨린 적이 없습니다. 물론 마차 안에서 광증 환자를 보기는 했지만... 그러고보면 그때의 부인이 잘 처리했을까요. 돌이켜 생각해보니 조금 걱정됩니다. 역시 다소 강경하더라도 제 손으로 해야했던 일일지도요. 그것을 위해 있는 심문관이자, 사냥꾼이니까요. 등 뒤를 따르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이네스가 마을에 홀로 있던 것도 생각납니다. 분명 그녀는 산맥을 가만히 바라보며 서있었죠.

"그런데 이네스는 방금 마을에서 뭘 하고 있던 건가요?"

저벅저벅 갱도 안을 걸으며 물었습니다.

422 엘레나주 (ybgqh5uAqk)

2022-10-10 (모두 수고..) 23:23:37

요즘 유행하는 ai한테 엘레나양 그려달라고 해봤다~~~~!!
좋게 뽑힌 걸로만 올려봤는데... 어떠려나? ㅋㅋㅋㅋ

423 ◆POCYqa2/e6 (nKghlJ7Ihg)

2022-10-10 (모두 수고..) 23:38:51

갱도의 넓은 공터를 지나니 길이 급격히 좁아집니다. 여러 갈래로 뻗친 길들을 따라 이네스가 앞장섭니다. 갱도 내부엔 여러 도구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습니다. 발 밑으로 시꺼먼 벌레 무리들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이 광산이 방치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합니다. 어두운 굴 내부를 두 불빛이 환하게 비춥니다.

"대산맥을 넘을 준비를 하고 있었어. 그뿐이야."

이네스의 대답은 간결했습니다. 사실 그녀도 외지인이니, 마찬가지로 마을에서 환영받지는 못했을 겁니다. 별 용건은 없었겠죠.
계속 걷다 보면 가파른 오르막이 나타납니다. 슬슬 고도가 높아지고 있는 겁니다. 길이 높아서 힘들만도 한데, 이네스는 지친 기색도 없이 오르막을 쭉 올라갑니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가니 아까와 같이 평평하고 너른 공터가 보입니다. 사방은 여전히 돌무더기로 막혀있긴 하지만요.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야수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엘레나 당신은, 무엇 때문에 광증의 치료법을 찾으려는 거야?"

문득 이네스가 입을 엽니다. 궁금해지기라도 한 모양입니다.

424 ◆POCYqa2/e6 (nKghlJ7Ihg)

2022-10-10 (모두 수고..) 23:40:46

헤엑 너무 이쁘자나 ㅋㅋㅋㅋㅋㅋ 옷도 너무 어울려!!

425 엘레나주 (ybgqh5uAqk)

2022-10-10 (모두 수고..) 23:55:28

고마워라~~~ 최대한 사냥꾼스러운 복장으로 갖춰봤지!! 요즘 기술 너무 대단해 :3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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