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20093> [1:1/다크 판타지] ℕ𝕀𝔾ℍ𝕋ℝ𝕀𝕊𝕀ℕ𝔾 - #1 :: 527

◆POCYqa2/e6

2022-09-20 01:45:16 - 2022-10-28 20:25:13

0 ◆POCYqa2/e6 (f//PpKMsfU)

2022-09-20 (FIRE!) 01:45:16


“𝙰𝚝 𝚗𝚒𝚐𝚑𝚝 𝚠𝚎 𝚊𝚛𝚎 𝚊𝚕𝚕 𝚜𝚝𝚛𝚊𝚗𝚐𝚎𝚛𝚜, 𝚎𝚟𝚎𝚗 𝚝𝚘 𝚘𝚞𝚛𝚜𝚎𝚕𝚟𝚎𝚜.” ─ᴀʟᴇxᴀɴᴅᴇʀ ᴍᴄᴄᴀʟʟ sᴍɪᴛʜ


Notion 링크 → https://sphenoid-jumper-db7.notion.site/00fd4aa29a6b4273a104da7558c16a8f

222 ◆POCYqa2/e6 (wy8DjV7sDM)

2022-09-28 (水) 23:31:29

글쎄~ 아직은 극초반이니까 여러 사건을 해결하면서 구르는거지~ 이제 그러다가 후반부 되면 대륙 이곳저곳을 떠돌고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는 쪽으로 생각중!
지금은 뭔가 준비된 사건이 몇 개 없어서 ㅋㅋㅋㅋ() 그래서 좀 고민되는 거구

223 엘레나주 (vv4tW6GRhg)

2022-09-28 (水) 23:37:12

으응~~ 글쿤글쿤! (끄덕
사건은 진상과 관련 된 여러 떡밥들을 뿌린다는 느낌으로 진행해보면 괜찮게 나오지 않을까?
사실 엘레나에게 새로운 인물이나 단체를 맞닥뜨리게 하거나 전투시키는 것만으로도 좋은 사건이 될 거라고 생각하거든 ㅋㅋㅋ
그럼 내가 대충 생각하고 있는 진행 방향? 같은 것도 조금 말해줄까? 캡틴 참고 될 수 있게~~

224 ◆POCYqa2/e6 (wy8DjV7sDM)

2022-09-28 (水) 23:43:29

떡밥을 열심히 생각해야겠네~ 엘레나주 생각은 그렇구나!
궁금하니까 말해줘 ㅋㅋㅋㅋㅋㅋ 물론 참고도 하구

225 엘레나주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00:16:04

ㅋㅋㅋㅋ 그랭~
그럼 볼까~~ 일단 지금 막 도시에 입성한 엘레나니까~ 슬슬 주요 NPC가 등장해도 될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거든! 엘레나랑 같이 행동할 인물을 하나 등장시켜서 캡틴이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기 편하게 만드는거야~
그리고 엘레나가 이방인이라는 타이틀이 있으니까 이와 관련해서 소동이 한 번 있어도 될 것 같고? 지금 술집같은 곳에서는 엘레나가 자신을 동쪽에서 온 심문관이라고 소개하지만 너같은게 뭔 심문관이냐면서 무시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엘레나는 자존심이 강한 캐릭터니까 못 믿겠으면 보여줄테니 덤벼봐라~ 라는 느낌으로 해서 말이지
이런 소동으로 그 동쪽 대륙에서 사냥꾼이 왔다더라~ 하는 소문이 제국의 왕실 (왕실이 있겠지?) 같은 곳이나 피의 결사단에게도 퍼져서 그들의 거점까지 들어가게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여기서 엘레나랑 비교되게끔 같은 느낌으로 젊은 나이에 기사단이나 사냥꾼이 된 인물이 나타나도 되겠지!
그리고 그들에게도 고민거리가 있는데 이방인의 실력도 볼 겸 이걸 엘레나에게 맡긴다고 하면 그런 명목으로 대륙의 이곳저곳에 원정시킬 수도 있겠고~
또 이런 의뢰들을 하는 와중에 습격이나 예상치못한 일들이 일어나는 걸로 사건이 몇 개 일어나도 되지 않을까? 그 지역 퀘스트라는 느낌으로 ㅋㅋㅋㅋ 그러면서 떡밥도 흘려보고~
아무튼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광증의 실마리에 조금씩 다가가는 느낌으로 하면 될 것 같은데~~ 어떠려나 ㅋㅋㅋㅋ 도움 되려나 이거 (

뭔가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일단은 어디까지나 엘레나주의 뇌피셜에 기반한 진행 피드백이었습니다~~~ (짝짝짝

226 ◆POCYqa2/e6 (zZpwUnpPyg)

2022-09-29 (거의 끝나감) 00:24:02

와 엘레나주의 정성이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다 읽어봤어! 엄청나게 도움되는걸! 엘레나주가 말한 거 참고해서 진행해보도록 할게 ㅋㅋㅋㅋㅋ

227 엘레나주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00:36:10

에이 무슨 정성이야~~ ㅋㅋㅋㅋㅋ 그냥 생각나는거 두서없이 늘어놓은 것 뿐인데! (...
그래도 도움 됐다면 다행이다!! 헤헤~
참 그리고 노션도 간간히 보고있었는데 캡틴 디게 정리 잘 해놨더라~~ 뭔가 캐릭 쓴 보람이 느껴지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228 ◆POCYqa2/e6 (zZpwUnpPyg)

2022-09-29 (거의 끝나감) 00:46:32

ㅋㅋㅋㅋ 암튼 고마워 ㅋㅋㅋㅋ
아잇 뭔가 쑥스럽네~

229 엘레나주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00:49:31

ㅋㅋㅋㅋ 뭐어뭐어~ 암튼 중간중간에 어려운 부분 있으면 잔뜩 상의해줘도 되니깐 주저없이 말해달라구 :3
그리고 지금 생각난거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락도 한 번 가보고 싶어서 그쪽 관련 사건도 있었으면 좋겠당 ㅋㅋㅋ 쿠쿠

230 ◆POCYqa2/e6 (zZpwUnpPyg)

2022-09-29 (거의 끝나감) 00:53:59

안그래도 나락쪽 사건이 리스트에 있지 ㅋㅋㅋㅋㅋ 언젠간 가게 될 것이다!

231 엘레나주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00:55:49

캬~~~ 조아조아 역시 우리 캡틴 ㅋㅋㅋㅋ 완존 믿음직해~~~ (부둥부둥
그러면 캡틴의 고민도 해결 된 것 같으니까 나는 계속 답레 써주면 되려나~~!

232 ◆POCYqa2/e6 (zZpwUnpPyg)

2022-09-29 (거의 끝나감) 00:57:59

ㅋㅋㅋㅋㅋㅋㅋ(부끄) 이제 답레 줘도 괜찮아!

233 엘레나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01:07:09

뭔가요. 이 험악한 남자. 인사가 없는 건 둘째치고 손님을 본 척도 안하는군요.
뭐,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용건이 있는 건 저니까 제쪽에서 말을 걸면 되는 거니까요. 도시의 주점은 뭔가 세련된 풍경이라고 상상했습니다만 술집은 결국 어딜가나 술집이군요.

"크흠. 저기―"

저는 주점 안으로 걸어들어가 남자 앞에 서서는 헛기침으로 그의 이목을 집중시키려 했습니다.

"잠깐 묻겠습니다. 이곳의 사냥꾼들은 어딜 가면 만날 수 있죠?"

뭘 물어봐야 할 지는 뻔하죠. 사냥꾼이라면 사냥꾼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 법입니다. 저는 비록 이방인입니다만, 그들과는 비슷한 고충을 가지고 있겠죠.

234 엘레나주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01:09:56

빠르게 (?
써왓닥우~~~

235 ◆POCYqa2/e6 (zZpwUnpPyg)

2022-09-29 (거의 끝나감) 01:37:36

말을 걸자 주점 주인은 눈동자만 살짝 움직여 엘레나를 바라봅니다. 곧 그는 엘레나의 행색을 노골적으로 훑어봅니다. 그러더니 눈살을 살짝 찌푸리기까지 합니다.

"외지인인가?"

그렇게 중얼거리듯 말하고서 혀를 쯧 찹니다. 이방인을 어지간히 싫어하는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당사자 앞에서 이게 무슨 실례인가요. 예의 없는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도시 중앙의 광장 지구로 가보시게."

주인이 영 마뜩찮다는 투로 대답합니다. 좀 성의없긴 하지만 위치라도 알려주는 게 어디인가요. 지금 그의 태도를 보면 이 정도도 감지덕지입니다.

236 엘레나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01:45:39

상대의 태도에 저는 맞서듯이 말했습니다.

"외지인입니다."

뭔가요. 이 무례한 말투와 저 눈. 지금 저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그런게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이 주인의 오늘 하루는 운이 아주 나쁜 하루가 될테니까요.
태도가 조금 나쁘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원하는 답은 줬습니다. 괜히 이런 곳에서 소란 피워봤자 상황이 안 좋아지는 건 먼 땅에서 온 이방인인 저겠죠.

"후우. 알겠습니다."

간단히 답 한 다음 주점을 나가기 위해 걸음을 돌립니다. 광장 지구라고 했던가요. 한 번 가보죠.

237 ◆POCYqa2/e6 (zZpwUnpPyg)

2022-09-29 (거의 끝나감) 01:50:32

슬슬 피곤해서 자러 가볼게! 좋은밤 보내!!

238 엘레나주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01:56:05

그래~ 낼 보자 캡틴~~

239 ◆POCYqa2/e6 (zZpwUnpPyg)

2022-09-29 (거의 끝나감) 13:39:18

엘레나가 등을 돌리자 주인은 얕은 한숨을 내쉽니다. 그래도 더 이상의 적개심을 드러내진 않습니다. 손님 몇이 이쪽을 흘겨보다 시선을 거둡니다. 주인도 곧 그녀를 쏘아보는 걸 멈추고 제 일에 매진합니다.
주점을 나가서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길가에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넓은 쇠 기둥에 화살표 모양의 명패가 대여섯 개는 넘게 붙어있습니다. 지금 엘레나가 있는 이곳은 거주 지구라고 하는 곳이네요.
광장 지구라고 쓰인 명패는 북쪽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 대로를 따라서 쭉 직진하면 될 것 같습니다.

240 엘레나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14:35:04

좋아요. 저는 제대로 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대로 가면 이 동네의 사냥꾼들과 마주할 수 있겠죠. 물론 그 주점의 남자가 제대로 된 정보를 줬다면 말이에요.

241 ◆POCYqa2/e6 (zZpwUnpPyg)

2022-09-29 (거의 끝나감) 15:57:13

그렇게 엘레나는 길가를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좀처럼 오래 걸어도 거주 지구의 민가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 도시, 도대체 얼마나 큰 걸까요.
반복되는 풍경이 슬슬 질릴 무렵 이변이 벌어진 건 그때였습니다. 엘레나가 지나온 길의 뒤쪽에서, 새된 비명소리와 고함이 들려왔습니다.
사건의 진원지는 어느 2층짜리 벽돌집 앞마당이었습니다. 그곳에 있는 사람은 붉은 옷을 입고 무장한 사람 여럿과 그들 사이의 남자 한 명, 길바닥에 넘어진 여자 한 명이었습니다. 붉은 옷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이가 그녀의 앞에 서있었습니다. 그가 여자에게 손찌검이라도 한 듯 보입니다.

"이거 놔요! 난 아니라니까!"

남자가 악을 바락바락 쓰며 소리칩니다. 하지만 붉은 옷 대장은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남자의 손은 구속구에 결박된 채 붉은 옷 무리들에게 붙잡혀 있어서, 반항하려 해도 별 수가 없을 듯합니다.
"그 사람은 아무 죄도 없다고 몇 번을 말해요!" 주저앉아있던 여자도 덩달아 목소리를 높입니다. 곧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오열하기 시작합니다.

"갑시다."

곧 붉은 옷 대장이 여자에게 등을 보이며 뒤돌아섭니다. 그리고는 무리와 남자를 이끌고 자리를 뜨려 합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242 엘레나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17:21:24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습니다. 이 도시는 너무 커서 마치 사막을 걷는 기분이에요. 실제로 사막을 걸어본 적은 없지만 말이에요.
그렇게 꿋꿋히 걷는 와중 소란이 벌어집니다. 굉장히 억울해 보이는 남자와 그를 데려가는 붉은 옷의 사람들.
흠, 특이하군요. 지금까지 양철로봇처럼 보였던 기사랑은 다른 사람들일까요? 설마 저 사람들이 사냥꾼인 건 아니겠죠.

"무슨 일이죠?"

자세한 사정을 알기 위해 주저앉은 여성분께 다가가 물었습니다 제게는 어떤 종류더라도 정보가 필요해요.

243 ◆POCYqa2/e6 (zZpwUnpPyg)

2022-09-29 (거의 끝나감) 17:52:57

붉은 옷들이 남자를 억지로 끌고 자리를 뜹니다. 여자가 아예 목놓아 울기 시작합니다. 그 붉은 옷의 무리가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기에 이리 슬퍼하는 것인지요.
거리는 한산했습니다. 그나마 적은 수의 행인들이 있었는데 그들도 전부 사건 현장을 보고도 못본 척 지나쳤습니다.
여자에게 다가간 사람은 엘레나가 유일했습니다. 여자는 제게 다가오는 엘레나를 보고도 계속 울부짖다, 질문을 하자 그제서야 오열을 멈추었습니다.

"...결사단, 사람, 들이, 우리 그이를, 데려갔어요..."

밀려오는 울음기를 참는 탓에, 여자의 말이 끝나기까진 약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녀가 시뻘개진 눈가를 소매로 닦으며 훌쩍입니다.

"아무, 잘못도 없는데, 이단, 이라면서..."

여자는 그렇게 말합니다. 물론 제3자 입장에선 그 남자가 진짜로 죄를 짓지 않았는지를 알 턱이 없지만요.

244 엘레나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18:18:34

"결사단이라고요?"

결사단이란 또 뭘까요. 이방인인 저에게는 그저 아리송하게만 들려올 뿐입니다. 이쪽 땅에서는 사냥꾼들을 결사단이라고 부르는 걸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그들도 저희 심문관들과 같이 이단을 처단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관같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어쨌든 지금으로선 명확한게 없습니다.

"자세히 말씀 좀 해주시죠."

일단 이 사람을 일으키는게 좋겠네요. 저는 그렇게 말하면서 아직도 주저앉아 눈물을 훔치고 있는 여성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245 ◆POCYqa2/e6 (zZpwUnpPyg)

2022-09-29 (거의 끝나감) 18:52:14

"네... 결사단, 이요."

줄곧 훌쩍이던 여자는, 내밀어진 엘레나의 손을 멍하니 바라보다 덥석 잡습니다. 그녀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눈이 퉁퉁 불어버린 게 꼴이 말이 아니네요.

"아... 혹시 외지인... 이신가요...?"

여자는 엘레나의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고서 조심스레 묻습니다. 그녀도 엘레나가 외지인이라는 사실을 쉽게 파악했습니다. 수도의 사람이 결사단의 이름을 못 들어보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죠.

"피의 결사단이라는 이름을 걸고 활동하는 심판관들이 있어요... 그 사람들은 제국 각지에서 이단자를 찾고 처벌하는 역할을 하는데, 몇 년 전부터 이상한 낌새를 보였어요..."

들어보니 결사단이란 곳은 원래는 공명정대한 조직이었던 듯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행동이 돌변했다 하는군요. 조금의 낌새만 있어도, 심지어 아무런 증거가 없는 결백한 시민도 이단으로 몰아 화형대에 세우는 일이 몇 년 사이에 급격히 늘어났다고 합니다.
여자는 말을 마치고 고개를 숙입니다. 그리고 양 손에 얼굴을 파묻는 게 아직도 진정이 덜 된 모양입니다.

246 엘레나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20:04:56

"네, 외지인입니다. 아지ㅁ... 아니, 그냥 엘레나라고 부르세요."

제 성은 동쪽 대륙의 것을 그대로 따르는지라 여기서는 그냥 이름만을 밝히기로 했습니다. 방금 주점에서 본 사람들도 외지인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었으니 이정도만 해두는게 이롭겠죠.
그나저나 방금 붉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피의 결사단이라고 하는 모양이었어요. 그리고 그들은 역시나 제가 하는 것과 같이 도시의 치안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었죠. 저희 등대지기들은 이단의 낌새를 그냥 보고 넘기는 일 없이 확실하게 일을 처리합니다. 다만 이들의 행동방침은 무슨 이유에선지 살짝 비틀린 것 같네요. 그렇다면 방금 끌려간 남자의 운명도 안 봐도 뻔하군요.

"이상하네요. 심판관이라는 사람들이 왜 그런 짓을 하죠?"

247 ◆POCYqa2/e6 (zZpwUnpPyg)

2022-09-29 (거의 끝나감) 20:51:41

"네..."

고개를 들어올린 여자가 힘없이 대답합니다. 엘레나가 외지인이라고 밝혔지만 그녀는 딱히 경계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게요... 흑."

그런 이들에게 끌려간 제 연인이 생각났는지, 그녀는 다시금 눈시울을 붉힙니다. 그래도 애써 울음을 참으려 합니다.

"아, 듣기로는 추기경... 그러니까 결사단의 지도자가 바뀐 뒤로 그렇게 되었다는... 소문이 있었어요."

문득 생각났다는 듯 여자가 덧붙입니다. 물론 떠도는 소문에 불과하니 믿는 것은 자유지만요.

248 엘레나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21:08:19

결사단의 지도자라... 리더가 바뀐 뒤로 이런 폭정을 저지르고 있다는 건가요. 자세한 내막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역시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대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인 분에 대한 일은 정말 유감입니다."

연인이겠죠? 순전 감에 의한 어림짐작이었습니다만 왜인지 확신이 있었습니다. 아들이라기엔 너무 젊고, 가족이라기에는 지금은 여성 혼자밖에 없었으니까요. 아무튼 피의 결사대가 몇 년째 애먼 사람을 이단으로 지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군요.

"아... 그리고, 한 가지만 더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이 도시에서 결사대 외에 활동하고 있는 사냥꾼 단체가 있나요?"

저는 마저 움직여보려다가 원래의 목적이 생각났기에 이대로 여성분께 물어봤습니다.

249 ◆POCYqa2/e6 (zZpwUnpPyg)

2022-09-29 (거의 끝나감) 21:58:58

유감이라는 말에 여자는 말 없이 고개를 숙입니다. 그러다 엘레나가 물어오자 얼굴을 엉거주춤히 들고선 망설임 없이 대답합니다. 사랑하는 이의 연행으로 심신이 어지러울 텐데도 그녀는 엘레나의 궁금증을 순순히 해결해줍니다.

"사냥꾼 단체라면... 사냥단이요?"

뒤이어 그녀는 수도 키옌에 거점을 둔 사냥단만 해도 열 곳을 족히 넘어간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자신은 사냥꾼이 아니라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고 덧붙입니다.

"그래도... 밤사냥단이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봤어요. 유명한 사냥단이라고... 하더라고요."

밤사냥단. 여자는 그 이름을 입에 담습니다. 사냥꾼이라는 이들이 본디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이름이 잘 알려진 사냥꾼 단체라면, 그만큼 그들이 대단하다는 말이 아닐까요. 그러기에 그런 자들이라면 엘레나가 찾는 것에 대해 알고 있지 않을까요? 괜한 희망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250 엘레나주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22:01:35

ㅋㅋㅋㅋㅋ 여자 착해

251 ◆POCYqa2/e6 (zZpwUnpPyg)

2022-09-29 (거의 끝나감) 22:07:32

ㅋㅋㅋㅋㅋㅋㅋㅋ 진행의 편의성을 위해()

252 엘레나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22:12:42

밤사냥단이라... 이름을 기억해두는게 좋겠네요. 제가 마주칠 수 있는 사냥단일지도 모르니까요.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결사단에 사냥을 전문으로 하는 사냥단이 여럿. 이곳의 사냥이 돌아가는 일들도 그렇게 다르지 않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여성분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제 일어나 봅니다. 그래요, 다소 허무하죠. 제가 이 여성분을 도울 수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에요. 하지만 지금 방금까지도 피의 결사단이 뭘 하는 사람들인지 몰랐던 이방인입니다.
값 싼 동정심으로 도와주겠다고 책임지지 못할 말을 섵부르게 하는 것보다는 조용히 떠나주는게 더욱 현명한 행동입니다.
하지만 남자가 무사했으면 좋겠네요. 혹시 언젠가 저와 마주친다면... 그때는 제가 도울 수 있을테니까요. 자 그럼, 광장 지구로 다시 향해보죠.

253 ◆POCYqa2/e6 (zZpwUnpPyg)

2022-09-29 (거의 끝나감) 23:08:08

엘레나는 다시 수도의 길거리를 걸어나갑니다. 다시 한참을 걸어가고 나서야 수두룩하게 지어진 벽돌집들이 모습을 감춥니다. 한편 도시 초입에서 보았던 하늘의 밝은 빛도 가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전히 어둡긴 하지만 저 정체불명의 빛 덕에 하늘이 조금 밝아진 것도 같습니다. 꼭 영원한 밤을 몰아낸 것처럼, 찬란했던 광명시대의 편린처럼 말이죠. 다소 이질적이지만 동시에 감명깊은 풍경입니다.
곧 엘레나의 눈 앞에 넓고 큰 공터가 나타납니다. 방금 전의 거주 지구와 달리, 드넓은 광장을 중심으로 세련된 건물들이 여럿 세워져 있는 모습입니다. 척 보아도 광장 지구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광장의 곳곳에는 원형으로 벤치가 둘러져 있고, 그 안에 나무들이 몇 그루 심어져 있습니다. 잎이 파릇파릇한 게 무척 건강해 보입니다. 곳곳의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254 엘레나주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23:15:51

음~~ 근거가 부족한데~ 여기선 뭘하면 좋을까?

255 ◆POCYqa2/e6 (zZpwUnpPyg)

2022-09-29 (거의 끝나감) 23:22:27

아무나 붙잡고 물어본다던가~ 아니면 아까처럼 주점 같은 곳에 들어가봐도 되고? 사실 그냥 아무거나 해도 되지만()

256 엘레나주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23:25:47

주점은 아까 들어갔을 때 너무 이른 느낌이었으니까 ㅋㅋㅋㅋ 아무거나인가~ 흐으으음

257 엘레나 (u2Xfpz7YoE)

2022-09-29 (거의 끝나감) 23:43:22

하늘이 밝네요. 밝은 하늘은 조금 낯선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저건 구전으로 전해져오는 광명시대를 인공적으로 구현해낸 거라고 생각됩니다만... 생각보다 신화스러운 느낌은 그다지 없었지만 로라시아에서 제국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였습니다. 이런 거대한 빛은 저희 땅에나 더 필요한 것 같은데요.
광장 지구에는 도착했지만 이래선 그저 넓기만 한 공터네요. 이런 곳에서 사냥꾼들이 모이고 있다는 건지요. 눈에 띄는 사냥꾼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들 제국의 평화로움을 만끽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 같아보여요.
조금 더 수소문을 해보는게 좋겠지만... 솔직히, 여기까지 오는 건 너무나 먼 길이어서 지쳤습니다. 다행히 이곳에 벤치는 많네요. 조금 앉아서 생각을 정리해보는게 좋겠어요.

"에구구..."

...음, 저도 모르게 할머니 같은 소리를 내고 말았군요. 벤치에 앉아 주변을 살펴봅니다. 그야말로 '도시'라는 풍경이 눈에 하나씩 들어오네요. 지금까지는 왠지 간과하고 있었지만, 그제야 제가 타국의 큰 도시에 와있다는 느낌을 실감했습니다.

'저는 정말 멀리왔군요...'

고향의 사람들은 잘 하고있을까요. 그리고 저는 좋은 소식을 찾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그때까지 고향이 멀쩡했으면 좋겠습니다만...
...아니,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죠. 지금은 광증의 치료법을 찾는 것에만 집중하고 나아갑니다. 저는 그러기 위해서 온 거니까요.
조금은 긴장을 풀고, 허문 자세로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빛이 있는 하늘이라. 묘한 하늘이었습니다.

258 ◆POCYqa2/e6 (lcE9SEQFBM)

2022-09-30 (불탄다..!) 01:01:52

에고 졸았다... 그런 김에 자러갈게...! 좋은밤 보내!

259 ◆POCYqa2/e6 (lcE9SEQFBM)

2022-09-30 (불탄다..!) 16:40:36

엘레나는 벤치에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어렴풋이 떠있는 달의 형태를 보아하니 9시도 되지 않은 시간입니다. 그렇지만 벌써부터 피곤한 느낌입니다. 오래도록 걸어서 그런 걸까요.
그때 엘레나는 문득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낍니다. 누군가 휘파람을 불며 엘레나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 휘파람소리의 주인은 건장한 체격의 사내였습니다. 사내와 비견될 정도로 빼빼 말라붙은 남자 셋도 그 뒤에 붙어 따라오고 있습니다.
이윽고 엘레나의 앞에 뚝 멈춰선 사내가 음흉하게 웃습니다. 뒤의 마른 남자들도 입꼬리를 슬며시 올립니다.

"이봐, 이쁜 아가씨. 혼자야? 우리랑 같이 놀래?"

듣기만 해도 인상 찌푸려지는 발언입니다. 질 나쁜 남자들이 흔히 던지는 추파로군요. 그러다 마른 남자들 중 한 명이, 엘레나가 찬 핸드 캐논을 보고서 코웃음칩니다. 그가 꺼낸 말은 더욱 가관이었습니다.

"어이구야, 엄청 무서운 걸 갖고 계시네. 근데 그 총, 아가씨 거 맞아? 쏘는 법은 알아?"

그 말에 일행 모두가 웃음을 터트립니다. 아예 비웃음거리가 되어버린 모양입니다.
수도에는 이런 사람들이 버젓이 돌아다니는 건가요. 주변 행인들도 엘레나가 처한 상황에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260 엘레나 (NR1pPdgIHA)

2022-09-30 (불탄다..!) 17:23:06

이렇게 평화로운 곳에 가만히 앉아있으니 저도 조금은 온화하게 보였나봅니다. 척봐도 질 나쁜 남자들이 제쪽을 향해 다가왔습니다. 이런 싸구려 악당들이 활동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 아닌가요?
한숨이 나오는군요. 그런데 한 편으로는 조금 신선한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동쪽 대륙에서는 아무도 저를 이렇게 대하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이게 대도시라는 걸까요.
그러나 아쉽게도 저라는 사람은 이런 걸 경고 정도로 넘어갈만큼 무르지 않아요.

"이 물건에 흥미가 있습니까?"

홀스터에 꽂혀져 있던 핸드 캐논을 순식간에 뽑아들어 손아귀에 쥐었습니다. 그들은 움찔거릴 시간도 없었을 겁니다. 퀵드로우는 심문관의 기본 소양 중에도 기본이에요. 보통 이걸 뽑아든 시점에서 위험을 느끼고 도망치는게 상식적인 인간일 테지만... 이 무지한 사람들이 그럴리는 만무하죠.
뭐, 와중에도 저는 다행히 상식인이기 때문에, 몽매한 사람에게 함부로 총부리를 겨누거나 하는 결례를 범하지는 않습니다.

"그럼 댁이 한 번 가르쳐주시죠. 쏘는 법."

핸드 캐논을 반 바퀴 돌려 손잡이가 무뢰배를 향하도록 기꺼이 건네어줍니다.
예에, 저는 자신있습니다. 이건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권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사람은 제대로 드는 것 조차도 할 수 없죠. 제가 이 물건을 처음 만졌을 때가 떠오릅니다. 힘이 들어간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단 한 발조차 격발하기도 힘든 방아쇠 압. 그리고 운 좋게 쐈다고 하더라도 그 뒤를 따르는 자학에 가까운 수준의 반동. 그 순간 저는 이것이 순수하게 인간이 아닌 것들을 상대하고 처단하기만을 위해 만들어진 '손대포'라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저희의 땅에는 이와 비슷한 도구, 그리고 이를 이용한 고유무술이 여러 갈래로 전해져 내려올 정도로 전통적인 문화로서 형성 되어있죠. 단순히 총이라는 말로는 형용 할 수 없는 겁니다. 특히나 심문관의 이것은 좀 더 제대로 숙지시키지 못하면 전혀 다룰 수 없는 그런 무구에요. 이 핸드 캐논은 그런 물건이었습니다.

"귀가 먹었습니까? 받으세요."

로라시아와 동 대륙은 여태까지 교류라는게 전혀 없었습니다. 이 참에 문화교류를 확실히 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저는 손의 핸드 캐논을 가볍게 흔들면서 도발하는 목소리로 재촉했습니다.

261 엘레나주 (NR1pPdgIHA)

2022-09-30 (불탄다..!) 17:25:10

헤헤 나도 캡틴 기다리다가 드르렁 해버렸닥우 :3
암튼 갱신~~~ 캡틴도 안녕!

262 ◆POCYqa2/e6 (lcE9SEQFBM)

2022-09-30 (불탄다..!) 18:16:21

엘레나가 핸드 캐논을 재빨리 뽑아들자 남자들이 깜짝 놀라긴 했지만, 그게 전부였습니다.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게 분명합니다.

"...그래? 보여주자고, 대장!"

마른 남자가 그리 외칩니다. 곧 제일 앞에 선 사내가 겁도 없이 엘레나의 핸드 캐논을 받아드는데, 그것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사내는 앓는 소리를 냅니다.

"끙... 뭐야, 존나게 무겁잖아!"

그렇게 욕까지 섞어가며 불만을 표시하다가 돌연 사내가 눈을 빛냅니다. 탐욕이 질질 흘러나오네요. 눈치 빠른 엘레나라면, 이 사내가 핸드 캐논을 노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뭔진 몰라도 꽤 비싸보이는데?"

사내가 번들거리는 눈으로 핸드 캐논을 구석구석 살펴봅니다. 그런 주제에 그립을 양 손으로 잡고 있는 꼴이 참 볼품없습니다.

263 ◆POCYqa2/e6 (lcE9SEQFBM)

2022-09-30 (불탄다..!) 18:16:51

안녕안녕~!!

264 엘레나 (NR1pPdgIHA)

2022-09-30 (불탄다..!) 18:42:00

새로운 물건을 손에 들자마자 눈빛이 탐욕으로 차오르는 꼴이란... 정말이지 너무 뻔하군요. 마치 새로운 장난감을 입에 넣으려는 갓난 아기들을 보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 목숨이 붙어있는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물건은 그 가치를 알아보는 자가 있기에 의미가 있는 법이죠. 제가 봤을땐 당신들이 그걸 댁네 장물아비에게 가져간다고 해도 한 푼도 받지 못할 것 같군요."

사내에게 다가가 레이피어를 뽑아들어 턱 밑에 칼 끝을 마주칩니다. 정비를 한 치도 소홀히 한 적 없는 제 레이피어예요. 야수는 물론이고 사람의 머리를 꿰뚫는 건 더욱 쉽겠죠.

"당신처럼 머리 나쁘고 무식한 사람도 쏠 수 없는 무거운 권총을 누가 돈 주고 사고 싶어할까요? 안 그렇습니까?"

이 자가 무리의 대장이겠죠. 대장을 제압하면 보통은 순순히 물러납니다. 이 멍청이들은 어떨까요. 저는 남자를 레이피어로 위협하면서 주변의 말라깽이들을 살폈습니다.

265 엘레나주 (NR1pPdgIHA)

2022-09-30 (불탄다..!) 18:47:18

tmi로 엘레나의 핸드 캐논은 칼처럼 휘두르면서 쏴야 정상적인 격발이 가능하고 그냥 조준하고 쏘면 방아쇠가 안 눌리기 때문에 웬만한 단련으로는 쏠 수가 없다는 설정! 이때문에 핸드 캐논에는 가늠자 가늠쇠도 없다구~~~
혹시 캡틴이 이해 못 했을까봐 ㅋㅋㅋㅋㅋ

266 ◆POCYqa2/e6 (lcE9SEQFBM)

2022-09-30 (불탄다..!) 19:23:07

"글쎄? 그건 직접 봐야 알겠지."

사내는 여전히 핸드 캐논을 양 손으로 쥐고 흔들어댑니다. 하지만 아예 레이피어가 목 아래에 들어오자 잠깐 동안은 놀란 표정이 됩니다.

"어이쿠, 아예 그냥 찔러버리시게?"

하지만 곧 사내는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옵니다. 이죽대며 깝치는 게 영 꼴불견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도시 한복판에서 사람을 찌를 배짱은 없다고 생각하는 거겠지요. 하지만 저쪽이 시비를 먼저 걸었으니 찔러도 정당방위가 아닐까요?
뒤의 남자들도 사내와 같은 생각인지 킬킬대며 비웃습니다. 한술 더 떠 사내는 "그렇게 나오니까 더 마음에 드는데? 난 아가씨 같은 여자가 싫진 않거든." 라며 저질스런 추파를 날리기까지 합니다.

267 ◆POCYqa2/e6 (lcE9SEQFBM)

2022-09-30 (불탄다..!) 19:24:17

그렇군!! 엘레나의 전투씬이 얼른 보고싶다 ㅋㅋㅋㅋㅋ()

268 엘레나 (NR1pPdgIHA)

2022-09-30 (불탄다..!) 19:58:18

이 사람들, 뻔뻔하기 짝이 없군요. 이대로 남자의 목을 찔러도 되겠지만 이런 번영한 도시 한복판을 피로 더럽히고 싶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 막 방문했을뿐인 제 평판도 떨어질 뿐더러 그걸 청소하는 사람들은 무슨 죄일까요. 무엇보다 제 레이피어를 그렇게 쉽게 더럽힐 수는 없죠.

"―그래요. 좋은 생각이 났습니다."

하지만 레이피어에는 찌르는 검술만 있는 건 아니랍니다. 그것도 모르고 있었겠죠? 칼 끝을 내려서 거두는 시늉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주먹으로 이 '대장'의 턱을 후려갈깁니다. 제 주먹을 감싸는 레이피어의 사이드 링과 핸드가드는 야수의 공격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서 말이에요. 사람이 맞으면 기절하지 않을까요?

"저 사실은 이방인이라서 말이죠. 본디 동쪽 대륙에서 야수와 이단을 사냥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도시는 제가 지내던 곳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크고 넓더군요. 네, 이곳 지리를 빠삭하게 아는 사람의 도움이 없으면 자칫 길을 잃어버릴 정도로 말이에요."

의식이 흐릿할 남자에게서 핸드 캐논을 집어 손으로 도로 가져왔습니다. 잠깐이라고는 해도 이런 무식한 사람의 손에 들어가게 만들다니. 제 파트너에게 안 될 짓을 했군요. 나중에 꼼꼼히 닦아주어야겠어요.

"잠시 도시 신사분들께 길 좀 묻도록하죠."

물론, 한 번 시작한 일은 끝내고 나서 말이에요. 돌아서서 자세를 잡는 즉시 주변의 잔당들에게 레이피어와 핸드 캐논을 휘두릅니다. 물론 멀쩡한 사람을 상대로 베거나 쏘지는 않아요. 단지, 이 물건들에게 직접 가격 당하거나 얕게 찔리는 정도로도 죽는게 낫겠다 생각이 들만큼 아프겠죠.
그게 바로 제가 원하는 겁니다. 후회하게 해주겠어요. 레이피어를 움직여 남자들의 어깨를 찔러 경직시키고, 만들어진 틈으로 안쪽으로 파고들어서 핸드 캐논으로는 복부를 깊게 때려넣습니다.

269 엘레나주 (NR1pPdgIHA)

2022-09-30 (불탄다..!) 20:00:16

전투씬...은 아니고 폭력씬? ㅋㅋㅋㅋㅋ (?

270 ◆POCYqa2/e6 (lcE9SEQFBM)

2022-09-30 (불탄다..!) 21:15:54

"왜? 우리랑 놀아주려... 컥."

엘레나의 주먹을 얻어맞은 사내는 그대로 엎어져서 기절했습니다. 갑작스런 사태에 뒤의 남자들도 깜짝 놀란 듯 합니다. 그들은 어떻게든 엘레나에게 대항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실컷 두들겨맞은 남자들이 멍투성이가 된 몸으로 현장을 떠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들 모두는 하나같이 겁에 질린 채로 떠나갔습니다. 엘레나를 괴물 보듯이 하며 도망치기도 했습니다.
잠깐의 소란 탓에 몇몇 행인이 이쪽을 쳐다보고 있네요. 한편 남자들이 도망치듯 돌아간 길에는 기사 한 명이 서있었습니다. 한쪽 눈에 안대를 한 남성입니다. 저 기사도 방금의 소요를 목격한 걸까요? 그는 천천히 엘레나에게로 걸어와 입을 엽니다.

"불량배들을 직접 혼내주다니 배짱 한 번 대단하군. 사냥꾼인가?"

기사의 표정은 무심했으나 상대를 나무라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 그는 바닥에 쓰러진 사내를 흘깃 쏘아봅니다.

271 ◆POCYqa2/e6 (lcE9SEQFBM)

2022-09-30 (불탄다..!) 21:16:31

폭력씬 ㅋㅋㅋㅋㅋㅋㅋ 오히려 좋은...()

272 엘레나 (NR1pPdgIHA)

2022-09-30 (불탄다..!) 21:47:43

얻어맞은 잔당들이 저를 야수라도 보는 눈을 하며 등을 보이고 도망칩니다.
몇 번 팔을 휘두르지도 않았는데 말이에요. 이래서는 오히려 제쪽이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네요. 방금 그 치들을 쓰러트려서 길을 좀 물으려고 했는데 하나는 기절에 나머지는 도망이라. 뭐, 아무튼 소동은 정리 됐습니다. 그거면 된 거 아닐까요?

"후우."

무기를 거두고 숨을 내뱉고 있자 저 편에서는 기사가 다가옵니다. 이런, 설마 다 보고 있던 걸까요. 방금 소동 때문에 저에게 책임을 물으려고 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물론 지금의 행위에 대해서는 부끄러움 없이 당당한 태도였습니다만, 기사분이 제게 하는 말은 전혀 다른 의도의 것이었습니다.

"혼내주다니요. 그들이 저와 놀고싶어하는 눈치인 것 같아 놀아줬을 뿐입니다. 하지만 먼저 뻗어버리다니, 이 도시 남자들은 전부 이 모양인가요."

날카롭게 뜬 눈으로 기절한 불량배를 내려다보며 말했습니다. 단지 이 남자뿐만이 아닙니다. 방금의 주점이나 연인을 잃고 오열하는 여자. 그리고 그 모든 걸 방관하는 시민들. 어쩐지 도시의 좋은 면보다는 나쁜 면을 더 많이 보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새삼스럽진 않아요. 어둠을 틈타 이상한 마음을 먹는 자들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니까요. 그것을 위해 기사나 심문관 같은 이들이 있는 것이죠.

"저는 동쪽 대륙의 심문관, 아지무 엘레나입니다."

기사분께 저의 신분에 대해 제대로 소개했습니다. 이런 불경한 깡패들이 아니기 때문이죠. 밤바다를 밝히고 등대를 지키는 고결한 심문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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