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끼던 물건이 타인의 사소한 실수로 망가진다면?」 사고 친 당사자가 반성한다면 화를 내지는 않는다! 짜증은 좀 나지만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니까 뭐... 이해하고 넘어가줘. 그런데 다음에도 또 이러면 그때는 좀 화낼지도?
2. 「마음에 상처를 입으면 겉으로 드러내는 편인가?」 진단이 이 질문 너무 좋아하는데??? 벌써 세번째야~!!! 참는 쪽.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점이 된다면 드러내는데, 그 방식이 좋지 못한 편. 지난번에 슬쩍 말한 적 있듯 마음만 먹는다면 인내심이 강함... 근데 얘가 못 참을 정도라면 어떻게 될까....😊
3. 「소중한 사람이 자신을 해하고자 하는 걸 안다면?」 소중한 사람이라도 용서하기는 좀 힘들지...? 오히려 소중했기 때문에 더 배신감 느낄 거고... 내 통수를 때렸으니 너도 부숴버릴 거다 모드 on! ( •̀∀•́ )✧
덩쿨을 헤치며 지나가는 사이에도 칼질 소리와 금속기가 달각대는 소리는 연달아 들린다. 도중에 앗 튀었어. 젠장. 그러니까 제대로 잡으랬잖아. 같은 투덜거림도 들린다. 과연 쌍둥이는 이 음습하고 은밀한 곳에서 뭘 하고 있는 걸까. 애써 아니라고 생각했던 불안한 예감이 맞아들어가는 걸까? 오래 생각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덩쿨을 조금만 저 헤치자 사라졌던 쌍둥이의 모습이 그 너머에서 나타났을테니까.
"어." "어?"
한창 뭔가에 몰두 중이던 레레시아와 라라시아가 갑자기 등장한 인물을 보고 동시에 소리를 냈다. 화들짝 놀랐다기보다 어라, 정도의 반응이었다. 그러는 쌍둥이는 각자의 손에 핏빛이 선명한 고기조각과 핏물 묻은 나이프를 들고서 서로를 보고 떠들었다.
"오늘도 그 개가 따라온 줄 알았는데. 사람이었네." "맞아- 나는 알고 있었지이." "알면서 말을 왜 안 했, 야 지금 먹지 말라고!"
말하는 도중, 레레시아가 들고 있던 고기조각을 입에 쏙 넣자 라라시아가 버럭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레레시아는 근처에서 붉은 와인 찰랑이는 잔을 들어 한모금 마시기까지 한다. 고기와 와인? 그제야 자리를, 쌍둥이가 앉은 곳을 둘러보면 나무들 사이에 조금은 어색하게 빈 공간이 있음이 보이고 거기에 깔린 돗자리가 있다. 그리고 돗자리 위는 술과 음식들이 즐비한게 보일 것이다. 그렇다. 이 쌍둥이는 여기까지 들어와서 고작 술판이나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어 너는 왜 여기까지 따라온 거야아?"
한 손에 술잔을 들고 느긋히 앉은 레레시아가 쥬데카를 보고 물었다. 옆에서 궁시렁대며 통으로 구운 고기를 썰던 라라시아가 투덜대는 소리도 이어졌다.
"우리가 뭐 헛짓거리라도 하는 것처럼 보였나보지. 그러길래 그렇게 다니지 말자니까." "그렇지만 그게 재밌는데-" "고기 몰수하기 전에 조용히 해." "네이 네이. 아, 기왕 따라온 거- 너도 여기 앉지 그래-? 술이랑 음식은 많-거드은."
딱히 비밀로 할 생각은 없는건지. 아니면 뭔가 속내가 있는건지. 레레시아는 천연덕스럽게 돗자리의 한켠을 가리키며 앉을 것을 권했다.
-아니. 그건 아닙니다. 자신은 가디언즈에 더 있고 싶진 않으나 딱히 레지스탕스 활동을 할 생각도 없다는 모양입니다. 그래서인지 동료가 되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곳까지 보호를 부탁하고 있습니다.
-그래? 그럼 안전한지 아닌지를 확실하게 체크한 후에 적당히 다른 마을에 보내던가 해. 도망친 이들이 모여서 사는 그런 마을 몇 개 있잖아.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만 문제는... 이 병사가 꼭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면서 USB를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가디언즈의 추악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방송국이나 이런 곳에 터트려봐야 다 통제받을 것 같으니 레지스탕스에게 직접 전달하고 싶다는 모양입니다. 제가 받아두겠다고 해도 믿기 힘드니까 직접 자신의 손으로 전달하고 싶다는 모양입니다.
-USB? 무슨 내용인데?
-그게... 복사하고 나올 때 밖에서 쉽사리 확인을 할 수 없도록 암호화가 걸려버렸다는 모양입니다. 아마도 에스티아 양이라면 해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그래서 그 USB를 직접 우리에게 주고 싶다?
-네. 그렇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병사의 말에 의하면 아마 보검을 들고 있는 세븐스. 그러니까 가디언즈의 간부 중 하나가 자신을 뒤쫓을수도 있다는 모양입니다. 아니. 어쩌면 뒤쫓고 있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마... 레이버라는 이름이라는 것 같습니다만.
-그 정보가 뭔진 모르겠지만 꽤나 중요한 정보인 것은 확실해 보이는군. 아니면 우릴 끌어내기 위한 것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 상황 속에선 움직이는 것이 맞겠지. 그 정보가 사실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뺏기는 것은 곤란해. 제 0 특수부대를 보내서 회수하도록 하지. 허나 만일의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확실하게 주의는 주는 것이 좋겠어. 일단은 곧 보내도록 할테니, 그때까지 어떻게든 잘 보호하도록 하고 USB를 뺏기는 일이 없도록 해. 알겠나?
-알겠습니다. 로벨리아님.
통신이 끊어지고 로벨리아와 통신을 하고 있던 거점 밖에서 활동하는 에델바이스의 멤버는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은 숲 속에 설치해둔 이동형 텐트 안이었다. 지금 옆의 텐트에서 보호하고 있는 병사의 말에 의하면 가디언즈의 간부. 즉 보검을 사용하는 이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과연 그런 이와 맞부딪칠때 자신이 잘 버틸 수 있을런지. 당연하지만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 이가 혼자서 오지 않고 가디언즈 병력을 이끌고 여기로 온다면 더더욱 그러했다.
"일단 장소를 옮기는 것이 안전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멀리 이동해버리면 어쩌면 제 0 특수부대가 자신들을 찾지 못할 가능성도 컸다. 그렇기에 결국 그 멤버의 선택은 일단 최대한 숨죽이고 있다가 뭔가 이변이 느껴지면 그때 빠르게 도망치는 것이었다. 일단 그렇다면 그 병사와 같이 있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텐트 밖으로 나선 후, 옆의 텐트로 향했다.
"빨리 와 줘. 제 0 특수부대."
"...나 혼자로 충분한데. 왜 왔어?" "그거야 나도 흥미 있거든. 대체 어떤 주제모르는 자들이 승리자의 힘을 가지고 있는지 말이야." "...그 사람들 아닐 수도 있어. 그리고 안 보일 수도 있어." "그 패배자들이 달고 있는 마크와 동일한 마크를 하고 있는 이에게 일부러 유도까지 했는데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걸로 상관없어. 그냥 해야 할 일을 하면 되는 거니까." "...안돼. 내 꺼야." "알았어. 알았어. 나는 별 일 없으면 견학만 할 테니까 안심해. 레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