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도 폭리다, 집에서 해먹으면 재룟값도 얼마 안 드는걸 거의 $10 가까이 받아 먹다니. 계산은 하는데 어째 좀 억울한 기분이다. 미술은 돈 깨나 드는 취미라고 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절약 해도 돈은 어떻게든 빠져나가는걸 보면 참 짜증만 나는지, 뾰루퉁한 표정으로 벽에 살짝 기대 선다.
어제가 회식이였어서 그런건지, 오늘따라 사람이 별로 없다. 하기사, 숙취에 뻗은 사람이 커피 빨러 오면 그게 자살 행동이지. 별 의미 없는 생각과 결론을 반복하며 바닥을 가만 내려다보고 있다. 번호표를 들고 만지작거리면 팔락이는 소리가 얇게 들려온다.
그렇게 멍을 때리고 있다가도 시야 언저리에 익숙한 인영이 보이면 그는 자연스레 초점을 거기에 맞춘다. 회색빛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늘상 보는것과 비슷한 여러가지 검정과 하양의 조합. 그가 보아온 인물들 중에 그나마 현실과 자신의 흑백색 시야의 괴리감이 덜 느껴지는 사람은 아마 당신일 것이다. 눈을 마주쳤다면 몇 초는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다가 손을 흔들 것이다.
"안녕. 임무는 괜찮았었나?"
거리가 조금 있을수도 있겠다만, 그래도 말을 걸어본다. 얼핏 들으면 사무적으로밖에 들리지 못할 말이지만...실제로도 사무적으로 한 말이다. 얼굴 본 적만 있지, 딱히 친하지 않은 동료한테 달리 할 말이 더 있을까. 그는 그렇게 자기합리화를 해 본다.
/캐붕 될만한 부분 (ex. 멜피씨 상여자라 커피숍 근처에도 안 감) 있으면 찔러주기....
회식땐 꽤 취한듯 했는데, 지금 하는 꼬라지를 보면 맨 정신이였던 걸까. 그런 실례 되는 생각을 하면서 당신이 차이는걸 가만 구경한다. 시무룩하던 표정을 하다가도 이내 신난 듯 자신의 주위를 도는 당신을 묵묵히 눈으로만 좇는다.
"내 질문은 그냥 무시하는 건가? 그건 좀 슬픈데."
그렇게 말하지만 사실 별 생각 없는지, 평소와 비슷하게 내리앉은 톤의 목소리다. 공적인 대화는 선을 그어주어서 좋다만, 그러면 거리감이 조금 불편해진다. 대화가 어찌 흘러가든 좋은 부분도 있고, 그에 상응하는 별로인 부분도 있는 법. 그는 공적인 대화도 좋아하고, 사적인 대화도 좋아한다. 그러니 당신이 그 말에 답을 해주든 말든, 그는 아마 화재를 넘겨버렸을 것이다.
"당연하지. 스#벅스 올 이유가 너 말고 더 있겠어?"
자신을 보러 왔냐는 말에 어이 없다는 듯, 멀뚱히 당신을 내려보다가도 이내 입꼬리를 살짝 올려 미소짓는다. 회답하는 투는 아무리 좋게 들어주려 해도 비꼬는 투지만... 당신이 가르키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보이는 인물은 아까의 직원. 자신에게도 늘상 친절하게 대해주어서 좋은 사람이라 생각되는 사람.
"세상에 안 예쁜 사람도 있을까."
꽤나 재미없는 답이지만, 진심이다. 잘 보면 누구나 예쁜 부분은 하나씩 있기 마련이고, 못난 부분도 있기 마련. "예쁘다 하면 어쩔건데? 나랑 쟁취전이라도 펼치게?"라고 덧붙이는 꼴을 보아하면 장난기 어린듯 하다가도, 깔쌈하게 정리된 표정이 보인다.
사랑한다는_말을_기대했냐는_말을_들은_자캐의_반응 어~ 이거는 멘탈에 따라 좀 달라지는데.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누구에게나 희미하지만 사랑 받고자 하는 욕구가 존재하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당신의 선택이니 충분히 이해합니다!" "사랑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당신이니까요!"
"그러니까.. 아, 음. 미안합니다. 부차적인 감정은 임무에 혼선을 줍니다. 미안합니다. 기대한 적은 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혹시 기대하셨습니까? 제가 그 말을 기대했기를, 그래서 당신이 비수를 꽂을 순간이 오기를, 그렇게 무너지는 제 표정을 보기를. 당신의 역겨움을 내게 표출할 순간을!" "그렇지만 당신이 바란다면.. 기대했노라 얘기하겠습니다." "저는 당신을, 나아가서 이 땅 위의 모든 것을 사랑하니까요."
이_행동을_하는_자캐는_위험하다 딱히 이스마엘이 위험하다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아무래도
1. 갑자기 말이 없어지더니 사백안 치켜뜨면서 이성줄 놓기 3초전 특유의 싸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을 때. > 일상에서 이러면 (당연히 합의 하에) 눈 돌아가서 상사고 동료고 뭐고 멱살 잡고 주먹으로 패려 들 테니까.. 누구 하나 피 보기 전까지는 안 멈춤..
2. 처맞았는데 웃는 표정 짓고 있을 때 > 반말스마엘을 볼 수 있음
3. 모종의 이유로 손목 절개하고 있는데 누가 말 걸 때.. > 삑나가면......
자캐의_귀신의집_반응을_말해보자 "원초적인 공포를 자극한다니! 두려운 마음도 있으나 흥미롭습니다!" 하고 들어간 이스마엘.. 이내 원초적인 공포를 자극한다는게 뭔지 알아서 비명 안 지르려다가 결국 같이 들어간 사람에게 달라붙음.. 재머 꺼져있으면 눈 질끈 감고 있을걸?
정작 저번 임무에서 상당히 멘탈 컨트롤이 안되던 그녀였습니다만. 그건 승우밖에 모르니 괜찮을겁니다. 아무튼 시치미를 뚝 뗀 그녀는 방글 방글 미소지으며 비교적 주변이 한산한 자리를 살폈죠.
"어맛."
그러나 자신의 농담에 맞춰준 당신의 모습에 "그런 열렬한 어프로치라니~" 라면서 호들갑을 떨던 그녀도 보입니다. 방금 전까지 그랬다가도 안 예쁜 사람이 있냐는 이야기에 그녀는 당당하게 적들은 안 이쁘던데. 하고 말했죠. 물론 이건 개인적인 평가기에 그녀도 가볍게 말한것이었고 이어진 쟁탈전 이야기에 그녀는 눈을 다시 말똥말똥 떴습니다.
"앗.. 그렇구나. 응원할게."
어라? 그녀는 뭔가 마음속으로 결말이 나버린듯 당신에게 사랑을 응원하겠다며 두손을 꼭 쥐어보였습니다. 뭐 아무튼간에 그건 그거고. 그녀는 아까 찾은 주변이 한산한 자리를 가리키며 기왕 만난거 앉아서 마시다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186 공포 분위기에 대한 두려움은 없고 본능적인 경계심은 조금 올라간 상태...로 있지 않을까? 왜 막 안이 어두침침하고 갑자기 놀래키는 사람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감각 예민해지는 거... 귀신 튀어나오면 바로 휙 몸 돌리고 가만히 쳐다봐서 알바분 눈 마주치고 머쓱해짐...(노잼)
새빨간 거짓말이다. 자신 나름의 농담을 비아냥 거리듯 뱉고선 당신의 당당한 한 마디에 물끄러미 당신을 내려보다가, 시선을 앞으로 옮긴다.
"레인 정도면 네 취향일줄 알았는데."
저번 임무의 막바지에서 튀어나온 여성의 얘기를 꺼내는건 별 의미 없다. 아니, 오히려 나쁘게 들으면 그가 보는 멜피는 살아 숨 쉬는 것이면 모두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결론이 날 수도 있다. 그는 아직도 레인의 외형이 잊혀지지 않고 또렸하다. 두 손을 꼭 쥐고 눈을 말똥하게 뜬 당신을 쳐다보다가 입을 연다.
"동료 짝사랑 상대 뺏는건 취향이 아닌지라."
결말이 나 버린듯 하지만 부정하기엔 바로 근처에 그 알바생도 있었고, 그래서 굳이 돌려 말해본다. 남 눈치 보며 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좋은 사람은 나쁘게 대하기 꺼려지는 것은 그냥 도덕성의 문제 아닐까. 어느샌가 나온 음료를 들고 영수증을 대충 주머니에 구겨 넣는다.
"그래그래. 애정표현이네."
멜피가 가르킨 자리에 앉으며 설렁한 대답을 해준다. 솔직히 자신이 생각하기엔 애정표현이 조금 과한듯 했지만, 내심 자신이 뭘 잘 아는 것도 아니란 걸 알기에 그냥 닥치고 있는다. 음료 뚜껑을 열고 어느샌가 얻어온 숟가락으로 휘핑을 한 숟갈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