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그렇네? 어 확실히 인간파였으면...🤔 야엘 주도적인 이야기? 어 내가 스토리를 따라가는 건 하는데 주도적으로 상황을 이끌고 가는 건 정말정말 못하거든 진짜 취약해...그리고 야엘에게 사건이라고 해도 딱히 없지 않나. 프레데리카 스토리에 곁다리로 슬쩍 언급만 해줘도 나는 몹시 만족한다.
파란만장했던 긴 하루가 지난 것도 벌써 며칠이 지났다. 그동안에 달라진게 있냐고 하면 여전히 상황은 거기서 거기일까. 프레데리카의 수완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 며칠 사이에 조직의 여론이 달라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그래서 오늘도 하나라도 세력을 규합하기 위해 보스의 신분으로도 이렇게 하위조직이나 협력 업체등을 들리고는 했다.
일단은 관계개선이나 고충상담같은 이름으로 방문을 하고있다지만 사실 속내를 들여다보자면 너희 허튼짓 하지마라는 무언의 이야기기도 했다. 실질적으로 이득을 줄테니 배신하지말라는 의미였다. 그걸 어지간하면 내색하지 않는건 프레데리카 답지않은 부분이었다. 아무래도 사탕발림이 매력적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니 그걸 도외시 할 수는 없는 부분이니까.
오늘의 경우. 저택과 가까운 공화국의 수도에서도 조금 거리가 있는 변두리 지방의 부둣가 방문. 이동 시간에 더불어 부둣가 창고의 소유주와는 꽤 밀고 당기기가 심했기에 프레데리카는 협상이 끝나자마자 소유주가 안보는 것을 확인하고는 창고의 벽을 걷어찼다. 역시 나쁜 성격은 눌러놓아도 어디가지 않는다는 것을 몸써 보여주는 프레데리카다.
"알짜배기는 쏙쏙 뽑아먹고 저희제안은 구렁이 담넘어가듯 피하려고 해서 열받네요. 지금 시간이 얼마였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프레데리카는 시간을 확인했다.
"8시 30분. 애매하네요. 돌아가면 조금 시간이 그런데. 근처 마을이 보이면 식사라도 합시다. 먹는건 스트레스 해소에 좋으니까요."
곧바로 프레데리카는 저택의 연락처로 통화를 해 곧 식사준비 시간이니 식사 준비를 취소하는 연락을 마친다. 야엘을 통해서 해도 되는 영역이었지만 이런 자잘한 일을 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스스로 생각하고 바로 결정내리는 버릇은 이런곳에서도 나온다.
"아마 10분거리에 있는 마을에 수블라키가 맛있는 곳이 한군데 있을거에요. 식비는 제가 내죠."
하루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가 끝나고 며칠 뒤였다. 노스페라투 파밀리아의 여론을 규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프레데리카를 위해 야엘은 오늘도 지긋지긋한 운전대를 잡았다.
오늘의 목적지를 야엘은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바람이 불지 않더라도 부둣가 특유의 비린내가 늑대인간 특유의 예민한 후각을 끝없이 두드리면서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 후각이 무뎌지는 감각은 겪을 때마다 불쾌했다. 창고 소유주와의 협상이 끝나기가 무섭게 창고 벽을 걷어차는 프레데리카의 행동을 지켜보던 야엘은 콧잔등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듯 누른다.
" 그렇게 찬다고 벽이 부서지겠어요? "
프레데리카의 태도를 지적하는 야엘의 어조는 평소와 같았으나 어딘지 맥이 풀려있는 기색이 강했는데, 생각해보면 프레데리카의 스케줄에 맞춰서 움직이는 것을 포함해서 같이 스케줄이 타이트해지다보니 야엘이 피곤해지는것도 당연했다. " 요며칠 운전수가 된 기분이네. 운전만 하니까 몸이 다 뻐근하다구요. ", 라고 프레데리카가 시간을 확인하고 저택에 전화해서 식사준비를 취소하는 연락까지 하고 나서야 야엘은 창고 문을 열자마자 스며드는 빛에 미간을 좁히며 낮게 욕설을 중얼거리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지성이 있는 생명체끼리는 역시 이해하지 못하는게 정상아닐까하고 프레데리카는 중얼거렸다. 의견이 동일한 경우보다는 다르기 때문에 조율하는 것이야 말로 사람이 하는 일 중에 제일 중노동이라고 프레데리카는 그렇게 생각하는 부류였으니까. 이윽고 맥빠진 것 같은 야엘을 보더니 프레데리카는 피식 하고 웃고는 말한다.
"힘쓰는 일보다는 낫지 않나요. 아픈건 아픈거잖아요. 저는 평화주의자라 물리적으로 싸우는 건 싫어한다구요?"
그 나쁜 성격으로 생각하자면 명백한 헛소리같이도 들렸지만 그렇게 틀리지도 않은것이 프레데리카는 자기 손을 더럽히거나 혹은 측근이 직접적으로 싸우는 일 자체를 회피하려는 경향은 있었다. 더러운 일은 최소화한다는 생각이 있는걸까. 몇일전의 일도 그렇고 그런 성향이 일의 진행에 있어서도 드러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들어올린 손으로 야엘은 제 이마를 푹 덮는 것처럼 감싸고는 입가를 당기며 프레데리카의 말에 대꾸할 뿐, 이어지는 말에 대해서는 딱히 이렇다할 답은 내놓지 않고 그냥 어깨를 무의미하게 으쓱일 따름이었다.
" 적당히 아픈 건 나같은 종족한테는 각성제죠. "
야엘은 어금니가 뚜렷하게 보일정도로 웃었다. 야엘의 대답처럼 늑대인간들은 그렇게 싸우는 버릇이 있었다. 피가 튀고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어지는 싸움. 물러서는 쪽이 패배한다는 무식한 싸움 방식. 지금이야, 보스- 일단은 -가 측근이 전투를 하는 상황이나 본인의 손을 직접적으로 더럽히는 방식을 피하는 성향이라, 야엘은 잠자코 따르는 것이다. 그런 방식이 싫다는 건 아니지만. " 운전수보다는 낫다고 봐. " 야엘은 중얼거렸다. 노스페라투 파밀리아 내, 유일한 늑대인간이라는 위치는 차라리 그런 싸움에 어울린다고 야엘은 생각했다.
" 돈이야 썩을 정도로 가지고 계시니 그런 걱정은 안한답니다. 아가씨. "
프레데리키가 차에 오르고 야엘또한 익숙하게 운전석에 올라탔다. 두사람을 태운 차가 천천히 목적지를 향해 이동한다.
"그렇게 말하면 마조히스트같은데요. 제가 아버지말은 인용하는건 별로 안좋아하지만 전면무력만큼 리스크가 큰것도 없다고 말하셨으니까요.그런 부분은 확실히 존경한답니다."
돌려말하자면 프레데리카의 말은 자기 아버지도 큰 틀에서는 비슷하지 않았냐는 반문이기도 했다. 그게더 극단적으로 드러나 자기 손에는 피 안묻히려 한다가 프레데리카의 전략이었지만, 막시밀리안의 시대에서도 폭력과 살상을 직접으로 해야하는 일은 되도록 돌아서 피하는 것을 택하지 않았던가.
"머지않아 피바람이 불지도 모르겠지만요. 정신없던 그 날의 일도 아직 전초조차도 못된다고 생각해요."
주적이 누구냐고 말한다면 아직 프레데리카는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야엘에게 직접으로 이야기 하지 않았다. 왜 그것을 이야기하지 않느냐고 한다면 프레데리카는 입장상의 문제가 있었다. 모든 것이 확립이 되는 때에서야 그것을 말하겠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였다. 낚시로 치지자면 아직 미끼를 물고 입질이 오는 단계조차도 이르지 않았다. 적은 우리라는 바다 아래 심해속에 숨겨져 있으니까.
"곧 마을이네요. 입구에서 직진하면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돌아들어가 안쪽에 있습니다만. 주차는 도로가에 세워야하겠네요. 주차시설이 있는정도로 북적이는 곳은 아니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