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16076> [ALL/에바기반] 붉은 바다를 위해 - 25 :: 1001

나루미주

2022-09-12 16:01:11 - 2023-01-12 11:53:42

0 나루미주 (PTUA5FRt3Y)

2022-09-12 (모두 수고..) 16:01:11

 ◉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 시간은 평일엔 상시 진행으로 운영되며, 대사도전 진행일경우 주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됩니다.
 ◉ 사전에 참여불가기간을 말해주시지 않고 14일 이상 진행 참여가 없거나 미접속시 해당 시트가 정리될 수 있습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B6%89%EC%9D%80%20%EB%B0%94%EB%8B%A4%EB%A5%BC%20%EC%9C%84%ED%95%B4
임시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81088/recent
시트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325091/recent
익명 설문지 https://forms.gle/haZAgevs5w5gY7um8

2 나츠키주 (z/iQ17cU9Q)

2022-09-12 (모두 수고..) 16:05:05

새스레! :3

3 나루미주 (QwLnLGzTf.)

2022-09-12 (모두 수고..) 16:05:13

1레스가 안보이는건 제가 비번테스트용으로 하이드한 것입니다@@

4 나츠키주 (z/iQ17cU9Q)

2022-09-12 (모두 수고..) 16:07:39

5 나츠키주 (z/iQ17cU9Q)

2022-09-12 (모두 수고..) 16:08:13

그럼 일단 커피.. 커피니까 장소는 본부의 그 카페인가요???
선레는 다이스로 정하면 될 것 같고...

6 나루미주 (QwLnLGzTf.)

2022-09-12 (모두 수고..) 16:08:21

선레...가져와야지. 카푸치노 계피 맛을 보여주마 케헤헤헤헿

7 나츠키주 (z/iQ17cU9Q)

2022-09-12 (모두 수고..) 16:09:19

카푸치노 계피라니... 다음에 휘핑 쌍화차로 갚아드릴것...(???????

8 나루미 - 나츠키 (MXcH1wyffM)

2022-09-12 (모두 수고..) 16:31:14

노조와의 싸움은 무력을 다투는 싸움이 아니다. 이 싸움의 핵심은 대중이다. 노조가 대중과 분리되면, 즉 대중이 노조에게 등을 돌리면 노조는 무력해진다. 마땅한 권리를 위해 싸우는 투사가 아니라 그저 제 잇속만 챙기는 이익집단으로 격하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싸움은 믿을 수 없을만큼 수월해진다.

노조의 직무 태만을 물고 늘어져야 한다. 자극적인 기사에 목매는 기자들에게 떡밥을 던져야 한다. 노조는 사도가 쳐들어오는 그 순간마저 노동자의 권리를 방패삼아 책임을 방임하였고, 그 구멍은 중학생 소년병 파일럿들이 메워야 했다. 그들은 제대로 된 지원 없이 사지로 내몰렸다.

그러나 문제는 대중도 네르프에게 적대적이라는 사실. 프랑스에서도, 마루미치 광장에서도 대중들이 네르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명명백백했다. 사람을 설득하는데는 청중의 감정이 가장 중요하댔는데, 홍보부를 갈궈서 인식개선 프로젝트를 할 수는 없나...

".....?"

카페에 앉아서 빨대를 물고 관념 세상을 헤메던 나에게로 향하는 시선이 보였다. 나츠키 양이다. 아니, 날 보고 있나? 내가 쥐고 있는 커피를 보고 있나? 현실 세상으로 돌아오자 꿈을 꾸다가 깬 기분처럼 몽롱했다. 생각 속에서는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네르프 인식개선 프로젝트를 했다가 대중들에게 조롱이나 듣지 않으면 다행인 것처럼.

"커피...마실래요?"

뭔가 관심이 있어보이는 눈초리라서, 가볍게 물어보았다.

9 나츠키-나루미 (z/iQ17cU9Q)

2022-09-12 (모두 수고..) 16:44:46

가만히 서서 응시하고 있었던 건 다름이 아니라 그냥 말을 걸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가출했을 때 집에 묵게 해준 것도 그렇고, 치킨이라던가 이것저것 받기도 했으니까 답례로 별 건 아니고 그냥 잘 포장한 과자 한 상자를 들고 왔을 뿐. 카페에 있는 나루미 씨를 발견했을 땐 첩보부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되겠다 싶어 조금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뭔가 엄청나게 깊은 생각에 빠져계신 것 같아서 방해하기도 좀 그렇고, 옆에서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커피를 권유받고 있는 걸까...

"아, 어, 그게...“

그렇다고 커피에 관심이 없냐고 하면 또 그건 아니다. 어른들이 '많이 마시면 안 좋다'는 말로 은근히 돌려서 막아버리는 커피라는 음료가 대체 어떤 건지 호기심 정도는 가지고 있으니까. 근데 이상하지 않아? 많이 마시면 안 좋다고 하면서 어른들은 엄청 많이 마시잖아. 담배랑 비슷한 느낌인가. 하지만 담배보다 허들은 낮겠지. 커피는 신분증 검사라던가 그런 거 없으니까. 그럼 그냥 마셔도 딱히 별일은 없다던가 뭐 그런걸까. 그게에...하고 말끝을 흐리면서도 머리 속에서는 이런저런 생각이 순식간에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그 생각들의 궤적이 한데 모여서 이끌어낸 결론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네, 감사합니다...? 아, 맞다. 이거...“

미약하게 따라붙은 의문형은 '근데 그래도 되나요?'라는 뜻을 내포한 것이었다. 뭐, 어쨌든 권해주신걸 그냥 거절하는 것도 예의는 아니겠지.. 응... 아무튼 승낙한 후, 과자상자가 담긴 봉투를 나루미 씨 쪽으로 내밀었다.

"저번에는 신세 많이 졌습니다. 별 건 아니지만... 커피랑 어울릴 것 같아서요."

10 나루미 - 나츠키 (EcRk7SauAA)

2022-09-12 (모두 수고..) 17:14:08

커피 정도야. 요즘 중학생들은 인터넷에 유명한 카페 검색해서 탐방도 다니고 하지 않나? 공부하면서도 아메리카노 먹고 말이야. 나는 어릴 때 커피는 술담배처럼 어른만 마시는 걸로 알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모를 일이다.

"나츠키 양. 어른스럽네요. 고마워요."

나는 과자를 받고 웃으면서 말했다. 보통 어린아이들은 자기가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어지간하면 그럴 수밖에 없고, 또 어지간하면 그게 맞으니까. 돈 버는 어른에 비해서 어린아이들이 뭘 하겠는가. 어른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나츠키 양처럼 받은 것에 대해서 '감사합니다'라고 끝내지 않고, 이렇게 뭔가를 돌려주려는 아이는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고마웠다.

하지만 한켠으로는 다른 생각이 들었다. 험난한 세상의 아이들은 이런 걸까 하고. 갓 태어난 새끼 사슴이 바로 일어나서 달리는 것처럼. 위험한 세상에서 아이들은 빨리 자라나 어른이 되어야 한다. 거친 세상은 아이를 아이로 두지 않고 어른으로 만든다. 세상이 고작 고등학교 졸업생이던 앳된 새내기를 전쟁의 불길 속으로 몰아넣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 점에서 미안했다. 다음 세대가 좋은 것만 계승하면 좋겠다. 나쁜 건 두고 가라.

"그냥 여기서 같이 먹을래요? 커피 사줄테니까."

하지만 내가 줄 수 있는 건 커피 한 잔. 세상은 거대하고, 개인은 무력하다.

11 나츠키-나루미 (z/iQ17cU9Q)

2022-09-12 (모두 수고..) 17:34:41

어른스럽다는 말에 입꼬리가 쓰윽 올라갔다. 이 말은, 어른스럽다는 말은 칭찬이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다는 뜻이니까. 인정받고 있는 동안에는, 어른스럽다며 칭찬받고 있는 동안에는 이렇게 칭찬해주는 사람이 날 떠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그래서 친척 집에서 있을 땐 많이 노력했다. 여기서는... ...노력은 하지만 쉽지는 않네. 여러모로.

"아... 감사합니다. 사실 이거 먹어보고 싶었거든요.“

맛보기 없이 그냥 좋아보이는 걸로 사서 그런지, 사실 어떤 맛일까 조금 궁금하긴 했다. 나중에 따로 사서 먹어보자고 생각하고 그냥 뒤로 미뤄뒀는데 이렇게 먹을 수 있게 되다니. 아, 그래도 너무 많이 먹지는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답례로 드린 건데 내가 더 많이 먹어버리면 그야말로 본말전도가 되어버릴테니까...

"...요즘 바쁘신가봐요. 아까도 뭔가, 복잡한 생각 하시는 것 같아서 언제 말을 걸어야할지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기술부는 자주 가 봐서 그런가, 기술부가 엄청 바쁘고 다들 지쳐보이는 건 알고 있었지만 첩보부도 기술부 못지 않게 바쁜 부서인건가? 저번에 갔을 땐 다들 그렇게 바쁘고 지쳐보이진 않았는데, 그 사이에 뭔가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지. 사오리 씨도 늦게 들어오시는 걸 보면 작전부도 바쁜 것 같고. ...그냥 전부 바쁜 거잖아? 사도는 아직 오지 않았는데도 말이야.

12 나루미 - 나츠키 (PvLiA7GKdM)

2022-09-12 (모두 수고..) 17:55:35

"바쁘다마다요. 앞에서는 일거리가 소나기처럼 쏟아지고 뒤에서는 노조랑 시민들이 네르프 타도를 외치고.. 말을 말죠."

그리고 머리 위에는 부장-총사령관-제레로 연결되는 미지의 공간이 있다. 뇌 용량이 달리던 나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내가 먹던 걸 그대로 주문했다. 계피 뿌린 카푸치노. 어른스러운 나츠키 양, 입맛도 어른스러울까?

상대적으로 기술부보다 업무의 개수는 무겁지 않다. 하지만 첩보부의 진가는 업무의 양이 아니라 업무의 내용이지. 기술부가 오늘 야근을 해서라도 이 코딩을 다 끝내야 하는 업무에 절망한다면, 첩보부는 오늘 밤 어느 곳에 침투하여 뭔가를 파괴하라, 뭔가를 탈취하라는 내용. 물론 '어느 곳'에는 무장한 인원들이 지키고 있다.

기술부 직원이 일하다가 산업재해를 당하면 온 뉴스에 대서특필되고 네르프 이대로 괜찮은가 지껄이는 놈들이 날뛰겠지. 하지만 첩보부 직원이 일하다가 총맞고 죽으면 아무도 모른다. 같은 직원들끼리도 담담하게 보내준다. 우리는 다 각오하고 들어왔으니까. 아무렴, 기술부가 기한내에 일을 못 끝낸다고 산업 로봇들이 기술부 엔지니어들을 죽이려고 하는건 아니잖아. 총에 맞은 등이 아직도 얼얼하다... 기술부도 우리만큼의 각오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할 만 해요. 옛날에는 더한 짓도 했으니까. 나츠키 양도 가끔씩 힘든 일이 생기면 '사도랑 싸우는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생각할 때가 있지 않나요?"

사람을 죽이지 못하는 시련은 사람을 강하게 만들지. 하지만 사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시련을 견뎌낸 사람만 남아서 그런 말을 하는거야.

13 나츠키-나루미 (z/iQ17cU9Q)

2022-09-12 (모두 수고..) 18:09:36

".....“

일거리가 소나기처럼 쏟아진다는 것도 슬픈 말이었지만 그 뒤에 들린 말은 내 어깨를 축 처지게 만들기 충분했다. 노조와 시민들이 네르프 타도를 외친다. ...뉴스에서 봤던 그 시위가, 사도가 코앞까지 왔는데도 부실하던 무기고와 파업한 기술부 직원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결국 아직까지도 풀지 못한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사도와 싸우는 건 인류를 지키기 위해서다. 그러니까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거라고. 나는, 우리는, 네르프는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거라고. 하지만 어째서 다들...

―그렇게 이어지기 시작한 생각을 잠시 끊은 것은 눈 앞에 나온 커피였다. ...그, 내가 상상하던 커피랑은 조금 다른 느낌인데? 사오리 씨나 기술부 사람들이 마시던 것처럼 마냥 새까만 색은 아니고 뭔가 폭신폭신해 보이는 느낌이다. 하지만 위에 뿌려진 이건 뭐지...? 코코아라고 보기엔 색이 좀 옅은데. 뭐어... 우유가 들어간 것 같고, 그럼 라떼인가? 그럼 달콤한 거겠지?

"...으음, 가끔은 그럴 때도 있긴 한데요. 그래도오오으아 뭐에요 이거 안 달아...!“

이거 코코아가 아니라 시나몬이잖아! 멋대로 단맛을 상상하고 입에 넣었다가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우유가 섞이긴 했지만 우유로 전부 가리지 못한 쓴맛이 훅 들어와 깜짝 놀랐다. 그래도 그대로 다시 뱉어내거나 줄줄 흘리는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 어떻게든 목으로 넘기고 나니 입안에는 애매한 쓴맛이 남았다. 게다가 시나몬 향까지.. 아니 이건 괜찮지만. 애플파이가 아닌 곳에서 느껴지는 시나몬은 처음이라 이상해...!

아무튼 순식간에 동그래진 눈으로 커피잔과 나루미 씨를 번갈아 쳐다봤다. 이, 이게 모에요... 라떼는 다 달달한 게 아니엇나...?

14 나루미 - 나츠키 (Ixxb6y/NSk)

2022-09-12 (모두 수고..) 18:32:46

".....세상은 잘 몰라요. 자기가 숨쉬듯 누리는 평화가 어디서 나오는지. 그 평화가 모래 위에 세운 성처럼 얼마나 위태롭게 유지되고 있는지."

지켜지는 자가 지키는 자를 매도하고 부정한다. 웃기는 일이지만 정말로 세상에 있는 일이다. 평생 마트 진열대에 포장된 고기만 보다보니, 살아있는 가축들을 도살하고 발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걸 모르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력과 폭력, 전쟁과 평화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죠. 그저 평화는 좋은 것, 전쟁은 나쁜 것. 틀린 말은 아니지만 생각이 거기서 멈춰버려요. 그러니 평화를 외치는 우리는 좋은 사람. 전쟁을 하는 군인들은 나쁜 사람이라는 일차원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해요."

하지만 세상은 흑백이 아니라 온통 회색깔의 스펙트럼이라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검은색이고 흰색인지 알 수가 없는 희뿌연 세상.

"전쟁은 어째서 일어나는지. 평화를 지키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그들은 생각하지 않는답니다. 어쨌든 전쟁은 나쁘고, 나쁘니까 싫고, 싫으니까 생각하기 않고, 생각을 안 하니까 관심이 없고, 관심이 없으니 무지해지고..."

눈을 감고 다시 빨대를 물었다. 내 입에서 느껴지는 이 맛이 나츠키 양의 입 안에서 전쟁을 일으킨 모양이다. 아직 어른의 맛은 모르는구나. 그게 계피 맛이지롱.

"그거 카푸치노에요. 라떼에 계피가루 뿌린 거."

눈이 휘둥그래진 나츠키 양의 표정에 나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15 나츠키-나루미 (z/iQ17cU9Q)

2022-09-12 (모두 수고..) 18:54:38

"으에에... 라떼는 단거 아니었어요...??“

왜 그, 바닐라라떼 같은 거... 달착지근하게 입 안에 남는 단맛과 우유의 고소함을 상상했지만 돌아온 건 입 안부터 목 뒤까지 떨쳐낼 수 없게 달라붙은 쓴맛이었다. ...어딘가 현실이랑 비슷한 느낌이란 생각이 들어 묘하게 착잡해진 기분. 그리고 그런 나를 보며 웃는 나루미 씨. 날 속였겠다..! 과자 도로 뺏어갈거에요! ....농담이지만.

"......그치만, 알고 있는 사람들도 그렇게 하고 있잖아요.“

뉴스에서 본 파리의 시위에는 네르프 정복을 입은 직원들도 참가하고 있었다. 아니, 더 이상 파리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당장 기술부 노조도 그렇지 않은가. 파리는 사도가 쳐들어와도 최전선이 아니니까 그렇다쳐도, 이곳은, 제3신도쿄시의 직원들은 사도가 오는 것도, 에반게리온과 네르프가 어떤 일을 하는지도 전부 알고 있을 텐데도...

"뉴스에서 본 파리의 시위도, 여기에서 있었던 일도... 알고 있는 사람들도 같이 한 거잖아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걸 상대로 싸우고 있는지... 전부 알고 있으면서.“

커피의 맛과는 다른 쓴맛이 입안을 빙글빙글 부지런히도 돌아다니고 있었다. 모르겠다. 이 커피도, 노조나 파리에서 있었던 시위도, 네르프 타도를 외치는 사람들도.... ....나에겐 너무 이른가봐.

16 나루미 - 나츠키 (1.H5QxkkD2)

2022-09-12 (모두 수고..) 20:04:10

"모르는거에요.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는게 당연한거라고 착각하고, 전철을 타고 회사에 가서 일하는게 당연한거라고 착각하고, 퇴근 후 술 한 잔 걸치는게 당연하다고 착각하고. 자기가 숨쉬며 살아있는게 하늘에서 뚝 떨어진 권리인 줄 알고. 누구의 희생 위에서 그런 일상들이 이어지는줄도 모르고."

그 당연한 것들이 사실 당연한 게 아님을 모르고. 과자가 입 안에서 바스러진다. 계피의 쓴맛이 남아있다.

"사도랑 싸우고 희생하는건 네르프의 일이니까 알 바 아니고! 하지만 네르프가 지켜낸 평화를 누리는건 나의 권리고!"

"그런거에요. 지키는 사람, 영웅이 된다는 것은."

노조파업에 네르프가 아주 마비당해서 수백명 수천명이 죽는 대참사가 일어나도 과연 그들이 저리 방만하게 굴 수 있을까? 아무튼 자기는 죽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거겠지. 죽는건 자기가 아니라 네르프 쪽의 직원들이니까. 사도 침공 때 직접 나서는 파일럿과 직원들이 대신 죽어줄테니까.

말하다보니 조금 울분이 치솟는 기분이다. 나는 네르프 이전에도 지키는 자였다. 나는 운이 좋았지만, 희생에 보답받지 못한 영웅들은 너무나 많았다.

17 나츠키-나루미 (z/iQ17cU9Q)

2022-09-12 (모두 수고..) 20:22:47

직원이라면 다 알 거라고 생각했다. 어째서냐고 묻는다면... 직원이니까? 그리고 그 사람들은 어른이니까. 적어도 나보다는 자세히 알겠거니, 그리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루미 씨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지 않은 쪽도 많은 모양이다. 아니, 실제로 눈으로도 확인했으니까 이제와서 놀랄 필요도 없나. 점점 울분이 섞이는 것 같은 나루미 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과자를 하나 집었다. 이거, 생각보다 많이 달지는 않네...

"직원들은... 어른들은 전부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입가에 묻은 부스러기를 털어내는 것과 함께 작은 소리도 털어냈다. 그렇지 않다는 걸 이미 알고 있어도, 그래도 뱉을 수밖에 없었다. 텁텁해진 입을 씻어내려면... 으... 마실 건 이 시나몬이 섞인 쓴 커피밖에 없잖아... 잠시 망설이다 결국 커피에 입을 대었다. 으으. 입에 시나몬 섞인 쓴맛이 퍼지는 게 얼굴 표정으로 전부 드러날 것 같아.

"......으에에... ...아무튼 다음 사도가 오기 전에 빨리 해결되면 좋겠네요. 저번엔 팔 하나로 끝났지만 다음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턱없이 부실한 무기, 두 마리로 분열한 사도, 요리미치의 판단력이 없었다면... 아마 나 혼자 상대했다면 분명 졌을지도 모른다. 애초에 우리한테 큰 기대를 안 하는 상황이었다고도 했었지, 그 이상한 아저씨가 직접 말했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영호기와 초호기의 팔 하나씩으로 끝난 건 행운이었다고 해도 좋겠지. 하지만 다음 사도도 그렇게 행운이 따라줄까? 그건 또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까 그전에 전부 해결되면 좋겠네. 적어도 전투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는.

18 나루미 - 나츠키 (CpyGncPr0g)

2022-09-12 (모두 수고..) 20:34:46

어른의 가장 큰 비밀은 몸만 큰 어린애들이라는 사실. 나는 중얼거렸다. 나잇값 못하는 어른따위 바닷물처럼 넘쳐난다. 그르륵, 그르르륵. 커피 잔은 바닥을 드러냈다. 테이블은 유리잔에서 흘러내린 이슬방울로 흥건했다.

"해결해야죠. 커피는 다 마셨으니 해결하러 가봐야겠어요. 다음 사도가 오기 전에.."

"과자 고마워요. 잘 먹었어요."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안다.

//이걸 막레로 하거나 막레주시면 감사합니다. 수고하신겁니다 나츠키주@@@@@

19 나츠키주 (z/iQ17cU9Q)

2022-09-12 (모두 수고..) 20:37:46

그럼 막레 감사히 받겠습니다 :3 수고하셨습니다 나루미주(@@)

20 나루미주 (9SSNGJV3dE)

2022-09-12 (모두 수고..) 20:46:09

수고하셨습니다~~~~~~~ 오랜만에 일상 돌렸더니 좀 뿌?듯하고 그런겁니다
연휴의 마지막 날에..

21 나츠키주 (z/iQ17cU9Q)

2022-09-12 (모두 수고..) 20:48:35

연휴의 마지막 날...

22 나루미주 (9SSNGJV3dE)

2022-09-12 (모두 수고..) 20:49:47

제발...휴일 (더)주세요...

23 나츠키주 (z/iQ17cU9Q)

2022-09-12 (모두 수고..) 20:51:38

24 RedCap ◆5J9oyXR7Y. (js6t20K2kY)

2022-09-12 (모두 수고..) 20:52:26

25 나루미주 (9SSNGJV3dE)

2022-09-12 (모두 수고..) 20:53:00

레캡 어서오시는겁니다@@

26 나츠키주 (z/iQ17cU9Q)

2022-09-12 (모두 수고..) 20:53:10

어서오세요 레캡 :3
연휴에는 좀 쉬셨나요...ㅠㅠㅠ

27 RedCap ◆5J9oyXR7Y. (js6t20K2kY)

2022-09-12 (모두 수고..) 20:58:43

연휴 내내 처리할 일이 많아 맷돌마냥 갈리다 돌아왔는데 어떻게 좀있으면 이제 푹 쉴수 있을거같아 다행인것 같습니다...😇
나루미주 나츠키주 두분 모두 좋은 저녁입니다. 두분 모두 일상 수고많으셨습니다! (@@)

>>26 (이것은 연휴 내내 쉬긴 커녕 파전이 되어 돌아온 레캡 이다)
그래도 내일부터는 어떻게 편안히 오전시간에 판정처리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28 타카기주 (7RWwdNxiNs)

2022-09-12 (모두 수고..) 20:59:11

어후...오랜만에 일하더니 3만보 이상 걸었네용

29 RedCap ◆5J9oyXR7Y. (js6t20K2kY)

2022-09-12 (모두 수고..) 21:00:40

>>28

30 나루미주 (9SSNGJV3dE)

2022-09-12 (모두 수고..) 21:01:48

타카기주도 어서오세요~~~~

>>27 케흑...

31 나츠키주 (z/iQ17cU9Q)

2022-09-12 (모두 수고..) 21:02:59

레캡... 타카기주....

32 타카기주 (7RWwdNxiNs)

2022-09-12 (모두 수고..) 21:03:31

하지만 일한 지 꽤 되서 익숙하긴 해요 ㅋㅋㅋ 운동이 된다 셈치면 되죵

33 나츠키주 (z/iQ17cU9Q)

2022-09-12 (모두 수고..) 21:16:41

저는 어제 만보 걸은걸로도 오늘 피곤해 죽으려고 했는데.. 3만보라니... 'ㅁ'
레캡도 타카기주도 푹 쉬시길...

34 타카기주 (7RWwdNxiNs)

2022-09-12 (모두 수고..) 21:24:25

나츠키주도 만보 굉장한 걸요! 푹 쉬세용

35 나츠키주 (QjTp/MDmPQ)

2022-09-13 (FIRE!) 11:07:34

휴일이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36 타카기주 (1BF6cZ51wQ)

2022-09-13 (FIRE!) 19:18:22

좀 만 버티면 되요!

37 나츠키주 (vzWJVTONzA)

2022-09-14 (水) 19:54:56

목금만 버티면 주말...

38 나츠키주 (2LBMbFwIAo)

2022-09-16 (불탄다..!) 13:36:45

하얗게 불타는 금요일입니다... 다들 화이팅입니다.....

39 타카기주 (BHhpqJZx7I)

2022-09-16 (불탄다..!) 19:49:09

벌써 금요일...

40 나츠키주 (jYLoSGCxMI)

2022-09-16 (불탄다..!) 20:56:06

41 나루미주 (tR23fI.VJU)

2022-09-17 (파란날) 00:03:24

토!!요!!일!!!!

42 카에데주 (RtYSC.jst2)

2022-09-17 (파란날) 11:49:14

토요일이지만 여김없이 카에데주는 구르고-(므에에

43 나츠키주 (xUrO8NKfFQ)

2022-09-17 (파란날) 12:17:13

주말을 맞이해 뒹구는 중입니다... 침 대 조 아 :3

44 카에데주 (RtYSC.jst2)

2022-09-17 (파란날) 12:42:22

으으으음... 모 게임이 절찬리에 불타오르고 있네요... 꽤 괜찮은 컨셉이였는데...

45 미사하란 (gv/FHMV0gc)

2022-09-17 (파란날) 12:46:55

우마뾰이...우마뾰이...

46 나루미주 (gv/FHMV0gc)

2022-09-17 (파란날) 12:47:11

(체념

47 나츠키주 (xUrO8NKfFQ)

2022-09-17 (파란날) 12:54:17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운영....

48 나츠키주 (xUrO8NKfFQ)

2022-09-17 (파란날) 12:54:46

애끼는 게임이었는데 너무 참담한 것입니다...

49 카에데주 (RtYSC.jst2)

2022-09-17 (파란날) 12:55:37

"본인의 선택" 와오

50 나츠키주 (xUrO8NKfFQ)

2022-09-17 (파란날) 13:04:07

운영진이 직접 말하는 누칼협...

51 나츠키주 (xUrO8NKfFQ)

2022-09-17 (파란날) 18:57:37

52 나츠키주 (xUrO8NKfFQ)

2022-09-17 (파란날) 18:58:01

아무튼.. 아무튼 일상 구해봅니다
모처럼의 주말인데 이렇게 참담한 기분으로 보낼 순 없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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