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15098> [ALL/이능물/건볼트 기반] 붉은 저항의 에델바이스 : 09 :: 1001

술이 들어간다 ◆afuLSXkau2

2022-09-11 21:14:30 - 2022-09-13 23:20:17

0 술이 들어간다 ◆afuLSXkau2 (Ceo7Jhl0hE)

2022-09-11 (내일 월요일) 21:14:30

#이 스레는 푸른 뇌정 건볼트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본작을 몰라도 별 상관은 없습니다. 시트 스레 혹은 위키에 올라온 설정만 잘 확인해주세요.

#배경이 배경인만큼 어느 정도 시리어스한 분위기는 흐르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도록 합시다. 인사는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AT필드나 편파가 되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본 스레는 15세 이용가입니다. 그 이상의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본 스레는 개인 이벤트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요건은 이쪽을 확인해주세요.
situplay>1596591068>106

#진행은 주말 저녁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 시작됩니다. 진행이 없는 날은 없다고 미리 이야기를 하도록 할게요.

#기본적으로 스토리 진행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판정+다이스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예절을 지키도록 합시다.

#그 외의 요소들은 모두 상황극판의 기본 룰을 따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좋은 사실이나 부제는 제목이 긴 관계로 저기에 쓸 수 없어서 0레스 나메에 쓰고 있어요.


위키 주소 - https://bit.ly/3piLMMY

웹박수 주소 - https://bit.ly/3C2PX6S

임시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591068/recent

시트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602090/recent

알아두면 좋은 전투 룰 - situplay>1596603100>330

767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4:59:24

>>766 칭찬을 해주는 착한 승우주에겐 아리아 앨범 1집을 드립니다(슥

768 승우주 (M0zQILG/X2)

2022-09-13 (FIRE!) 15:11:07

>>767 ?????? 갑자기????
하지만 좋습니다 후후후 이걸 손에 넣게 될 줄이야(은밀하게 챙겨넣기)

769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5:11:59

갑자기 나타나거나 주는 것

그게 아리아주 답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770 쥬데카주 (aOQ.AuZdCE)

2022-09-13 (FIRE!) 15:24:40

갱신해용!
여담이지만, 저는 레스를 쓸 때 답레랑, 그 답레 이전에 제가 쓴 레쓰까지 메모장에 붙여놓고 쓰는 편이에요... 이유는 그냥 어... 제가 기억력이 안좋아서... 계속 보고 안쓰면 길을 잃거든요.

771 멜피주 (OArE/liKHw)

2022-09-13 (FIRE!) 15:40:19

길치 쥬주! (?)

772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5:52:12

길치 쥬주!(?)

773 쥬데카주 (aOQ.AuZdCE)

2022-09-13 (FIRE!) 15:53:52

ㅋㅋㅋㅋ 길치 맞죠...

774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6:08:37

(데구르르)

775 쥬데카 - 이스마엘 (aOQ.AuZdCE)

2022-09-13 (FIRE!) 16:54:10

"어느 날 갑자기 서로 아무것도 없이 맞닥뜨린다면, 네. 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지 마음의 준비라는 건 필요하다고 너는 생각했다. 준비를 끝마치더라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일이 부지기수인데, 준비조차 하지 않은 일이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물론 증오심이나, 그에 준하는 감정을 토대로 막연하게나마 항상 준비되었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이성이 배제되어서야 어디 그게 효과적이겠는가. 본디 인간은 이성을 벗어나서는 그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고 본다면 이성을 놓아버린 순간 그건 한 마리 짐승에 지나지 않겠지.
이들은 죽이기 위해 훈련받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했다. 전부 죽여버려서야 조화는 뜬구름일 뿐이지, 평화와 조화라는 이상을 그대로 붙잡기에는 이미 두 발을 땅에 딛은 순간부터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 말하고, 필요악이라며 구색을 갖춘다. 이상적 인간은 이상에 다다를 수 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가 그렇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전체는 언제나 부분의 합 이상이니, 이상적인 인간들이 모인다고 해서 이상의 세계가 펼쳐지지는 않는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겠지, 하물며 그런 존재보다는 불완전한 사람들 투성이인 세상이라면 뭐라고 말을 더할 수 있을까?
[vanitas.]
"음, 글쎄요... 저도 확신이 없으니까요, 이래서는 제대로 된 논의조차 아니게 됩니다만은."

결국 허점투성이, 너는 멋쩍은 듯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의도가 제대로 실리지 않은 말의 뜻을 찾으려는 것 만큼 힘들고 고통스러우며, 의미 없는 일이 어디 있을까. 애초에 보물이 없는데 땅을 파 내려가고, 동굴을 뚫고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의미는 없었다.
그래, 의미 같은 건 없다.

"그러면 안 되죠, 인간은 인간이고 싶을 리가 없잖습니까. 제 앞에 있는 건 인간인 것 같은데요."

무엇인가 바란다는 것은, 결핍과 부재로부터 인한다. 적어도 네 앞에 선 그는 그런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에. 아니면 그저 그가 농담하듯 말했기에 마찬가지로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기 위해서였을까. 어쨌거나 그리 이야기하는 네 목소리는 무겁지 않았다. 이미 한 번 그가 비슷한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를 거부하는 걸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려나.
[vanitatum.]
"네, 저는 꽤나 잔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을 돌리지 말아라, 손에 묻은 피를 씻어내려 하지 말아라, 눈 앞에 쓰러진 이들의 표정을 기억해라, 네가 딛고 있는 토지에 묻힌 이의 모습을 떠올려라, 마지막 순간까지 지르던 비명을 들어라. 아, 네게는 무뎌질 자격 따위 없다. 무시하는 게 용납될 리가 없다. 선택했다면 책임져야만 한다. 때로는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지지만, 때로는 한없이 무거운.
책임지지 않는다면 뭐가 다른가, 옳고 그른 것을 따질 수는 없다. 구부러지지 않는다면 끝내 꺾이고 말테지만, 그건 꺾인 뒤의 이야기다. 꺾이기 전까지는 그 역시 정의이며, 물과 같이 자유롭게 흐르는 것 역시 정의겠지. 어째서 레지스탕스는 레지스탕스일 뿐인가. 어째서 아직도 체제는 전복되지 않았는가? 압도적인 힘의 차이 때문에? 결집되지 못한 뜻 때문에? 이유따위 찾아낼 수 있을리 없다.

"하하...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되는 대로 말할 때가 가끔 있어서요."

마침내 혁명이 성공했다고 해도, 혁명을 뒷받침하는 요인이 성공의 전부는 아닌 것처럼.
[et omnia vanitas.]
"유익한 대화네요, 저는 그다지 영양가 있는 이야기를 해드리지는 못했지만."

너는 차분한 그의 모습을 보며, 입가에 은은하게 미소를 띄운 채 말을 끝맺는다.

776 쥬데카주 (aOQ.AuZdCE)

2022-09-13 (FIRE!) 16:54:31

그리고 답레다! 으윽 배고파...

777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6:55:25

>>776 로벨리아가 한 감자탕 먹을레오?

778 쥬데카주 (aOQ.AuZdCE)

2022-09-13 (FIRE!) 16:56:50

>>777 ...어... 그렇게 배가 많이 고픈 건 아니라서요(?)

779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6:57:11

>>778 그럼 아리아가 한 요리 먹을레오?

780 승우주 (M0zQILG/X2)

2022-09-13 (FIRE!) 17:08:12

vanitas vanitatum et omnia vanitas

나는... 보았다...😇
쥬데카랑 이스마엘이 하는 이야기 완전 심오하잖아요 둘다 당장 철학 전공해!

>>769 (맞는 말이군... 반박할 수 없다)

781 쥬데카주 (aOQ.AuZdCE)

2022-09-13 (FIRE!) 17:08:33

음 무슨 요리죠?

782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7:09:51

>>781 3분 카레입니다(두둥

783 쥬데카주 (aOQ.AuZdCE)

2022-09-13 (FIRE!) 17:11:55

앗 승우주 어서오시고... ㅋㅋㅋㅋㅋㅋ벌써 찾으신 거냐구요!! 큰일났어 모든 레스를 다 긁어보는게 분명해(?)

오 3분카레라면 맛은 확실히 보장되죠, 좋습니다. 카레 좋아하거든요!

784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7:12:30

저는 어장을 볼 때 컨트롤 A를 눌러보는 버릇이 생겼어요(?

>>783 (슥 3분 카레만 나옴)

785 이스마엘주 (F7zuOWnHrU)

2022-09-13 (FIRE!) 17:15:30

(잠깐 들어왔다가 쥬 답레 봄) 쥬주 당신 철학전공이지 솔직히 말해(?)(편견)

그리고 내가 새벽에 어!! 비설을 털려서!! 용서할 수가 없었어~!!! 이놈~~~~~~~~~ (부러진 뼈 들고 쫓아옴)

786 엔주 (m0vyHrx.nc)

2022-09-13 (FIRE!) 17:15:47

일상 레스에 조금이라도 공백 있는 것 같으면 긁어보는게 국룰이죠~!! (?)

787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7:17:09

어서와 이셔주-(데구르르

788 쥬데카주 (aOQ.AuZdCE)

2022-09-13 (FIRE!) 17:19:41

>>784 ㅋㅋㅋㅋㅋ파란 세상을 보고 계신가요...

3분 카레만 나왔다... 마셔야 되나? 이건 카레인가 카레맛 수프인가...

>>785 아...아닙니다... 철학전공이라니 전 그정도 사람이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으악 살려주세요

>>786 엔주 어서오세요! 어...공백이 없는 일상 레스가 있었...나?(혼란

789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7:20:26

뭐어? 승우주가 쥬데카주를 철학과 대학원생으로 데리고 간다고??(루머)

790 승우주 (M0zQILG/X2)

2022-09-13 (FIRE!) 17:21:09

여러분들이 스포기능을 잘 쓰는 것 같기에... 그 결과 저는 모든 글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다들 안녕~~

>>785 아이고 이스주 어르신 진정하세요

791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7:21:42

승우는 욕데레 캐릭터라서 귀엽다

792 쥬데카주 (aOQ.AuZdCE)

2022-09-13 (FIRE!) 17:23:11

아리아주도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793 승우주 (M0zQILG/X2)

2022-09-13 (FIRE!) 17:24:07

>>789 제... 제가요????

794 엔주 (m0vyHrx.nc)

2022-09-13 (FIRE!) 17:25:02

>>788 전부 긁어보면 해결 되는 일이에요!!
쥬데카주도 반갑습니다~

795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7:25:41

>>793 사실 승우주의 직업은 철학과 대학교수라고...(아무말

796 승우주 (M0zQILG/X2)

2022-09-13 (FIRE!) 17:26:13

>>791-79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둘다 뭐하는 거야~!!!!!!

그... 아니라고 할 수는 없군... 욕데레지만 츤은 없고 그냥 솔직한 바보입니다 예....

797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7:27:03

그리고 어서와요 에델바이스의 마스코트 엔주(?

798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7:27:54

개인적으로 승우랑 일상할 때 해보고싶은 만담 씬
승우:(대충 욕)
아리아:'지금 제가 흑인이라고 욕하시는건가요?'(필담)
승우:저기요?
같은거(?)

799 엔주 (m0vyHrx.nc)

2022-09-13 (FIRE!) 17:29:59

네?? ㅋㅋㅋㅋㅋ 제가 왜 마스코트죠...!
아리아주도 안녕하세요~

800 이스마엘주 (F7zuOWnHrU)

2022-09-13 (FIRE!) 17:31:02

>>788 아닌데 어떻게 저런 쩌는 레스가 나와요~!!

살려주기엔 쥬주가 털어간 떡밥이 너무 많다구..😬 당신은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어(?)

이뭐시기: 어차피 비설은 털리라고 있는 겁니다.
이뭐시기주: (비설 보여줌)
이뭐시기: (잼민펀치!)

801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7:32:13

>>799 그야 귀여운 고기는...마스코트감이니까요(끄덕)(?

802 승우주 (M0zQILG/X2)

2022-09-13 (FIRE!) 17:33:02

>>798 오... 오늘부터 빡세게 언어교정 들어가겠습니다 제가 이놈 사람 만들어 옵죠(?)

803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7:36:10

>>800 대체..(?)

804 쥬데카주 (aOQ.AuZdCE)

2022-09-13 (FIRE!) 17:38:40

>>800 그냥 잡생각이 많은 사람이겠거니 생각해주세요!(??)

그 아무나 뉴럴라이저좀 제게 쏴주실래요 사람 한명 살린다 치시고(?)

805 승우주 (M0zQILG/X2)

2022-09-13 (FIRE!) 17:39:53

>>804 뉴럴라이저(물리)입니다

806 멜피주 (OArE/liKHw)

2022-09-13 (FIRE!) 17:41:41

(쿨)

807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7:44:24

>>806 오오 깊은 이불 속에 잠든 신 멜피주여

부디 일어나주시옵소서...(적당

808 엔주 (m0vyHrx.nc)

2022-09-13 (FIRE!) 17:44:42

>>801 하지만 노래하는 귀여운 아이돌도 있지 않나요~!!

멜피주 어서오세요~

809 쥬데카주 (aOQ.AuZdCE)

2022-09-13 (FIRE!) 17:45:30

>>805 (기절)

810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7:46:08

>>809 (기절한 사이 쥬데카주네 집에서 보일러 키기)

811 승우주 (M0zQILG/X2)

2022-09-13 (FIRE!) 17:51:03

>>806 (흔들흔들)

>>809 (주머니 뒤져서 쥬데카 훔쳐가기)

812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7:53:53

(쥬데카주네 집에서 창문 열고 에어컨 키기)

813 쥬데카주 (aOQ.AuZdCE)

2022-09-13 (FIRE!) 17:54:32

으아악 갑자기 전기세가 폭발적으로 나오는 꿈을 꿨어요 누가 제 주머니에서 뭘 가져가는 꿈도

814 스메라기주 (12Iexaa4Wc)

2022-09-13 (FIRE!) 17:58:46

그거 꿈 아니에요(슥 전기세 고지서 줌)

이게 다 세븐스를 억압하는 UPG 때문입니다(?

815 쥬데카주 (aOQ.AuZdCE)

2022-09-13 (FIRE!) 18:00:28

>>814 거짓말이죠? 이거 꿈일거야

816 레레시아 - 아스텔 (koCiLhNQXQ)

2022-09-13 (FIRE!) 18:00:47

무겁게 자리를 떠나려던 걸음이 이번엔 아스텔에 의해 멈췄다. 멈추긴 했지만 돌아보진 않았다. 레레시아는 그저 그 자리에 서서 아스텔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별 거 아닌 얘기를 하듯 차분한 그의 목소리를 나름 귀기울여 듣다가, 이름이 불리자 아주 작게 흠칫 한다. 이후 작은 중얼거림이 그녀의 입 안에서만 구른다.

"그런거 아니다. 뭐."

그녀는 계속 그대로 서 있었으니 소매를 잡아둘 필요도 없었겠지만. 피하지 않았기 때문에 잡기는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잡는 순간, 예고 없는 접촉이 닿는 순간 이번엔 눈에 띄게 움찔 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 덕분이랄까 살짝 뚱해진 얼굴이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나고 그녀의 시선이 그의 시선과 마주쳤다. 지금 그의 말과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이 그녀의 눈동자에 맴돈다.

그래도 시선은 시선일 뿐. 그의 말이 끝날 때까지 그녀는 조용히 있었다. 잡혔던 소매가 놓여지고 덧붙이는 말까지 들은 후에, 그제서야 시선을 슬쩍 아래로 굴린 레레시아가 잠시 우물쭈물한다. 그 사이 달싹인 입술이 이상한 사람, 이라고 중얼거린 것도 같다. 바로 말이 툭 튀어나왔기에 그저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스텔이 무섭거나 혐오스러운게 아니야. 동정도 하지 않아. 그거야말로 실례인 짓이니까. 그런데도 미안하다고 한 건, 방금은 내가 말실수를 한게 맞기도 하고. 한순간 욱해서 저질러놓고 수습하는 거에 서툴러서 이럴 때 할 말이 그것 밖에 없으니까 그래. 더 얽히지 않게 하겠다는 것도."

아. 진짜. 말 도중 그녀가 투덜거리며 머리를 헤집었다. 하얀 머리카락 사이로 숨었던 손이 내려와 아스텔이 잡았던 소매 위를 덮고 꾹 눌렀다.

"과묵한 줄 알았더니 말 진짜 많네... 얽히거나 귀찮게 굴지 않겠다는 건 솔직히 미안해서 그런거야. 일순간이래도 너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판단해서 헛소리를 지껄였으니. 앞으로 더 그럴 일 없게 하겠다는 건데. 미안해 하지 말라면 뭐... 그냥 지금까지처럼 굴지 뭐. 일부러 피해다니는게 더 귀찮고."

으하- 한숨인지 탄식인지 모를 소리를 내뱉더니 가늘게 좁힌 눈으로 아스텔을 응시한다. 째려본다기보다 신기한 걸 보는 시선이다. 잠시 그러다가 눈에 힘을 풀고 그런 말을 슬그머니 덧붙인다.

"지금까지처럼 굴어도 상관없으면. 가끔 춤 상대도 해줘. 가끔이면 되니까."

817 멜피주 (OArE/liKHw)

2022-09-13 (FIRE!) 18:01:02

일단 주머니에서 가져간건 저에요.. (양심자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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