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공격이 쇄도하는데,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죽을 것이 뻔하다. 저게 보검을 가진 세븐스의 위력이라는 걸까? 이스마엘은 전투에 큰 지장이 없다는 목소리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게 고작 30%라면, 100%로 전개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망설임 없는 공격이 이어지자 이스마엘은 마른 침을 삼켰다. 저 공격을 피할까? 아니다, 확신할 수 없다. 두렵다. 아무것도 쥐지 못한 손이 가늘게 떨렸다. 이스마엘은 숨을 들이마신다. 가장 먼저, 네 목숨보다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라.
칼날이 된 바람. 에어 커터는 엔을 향해 날아온다. 그녀는 바닥에 엎드린 상태에서 반응하여 즉시 자리를 벗어났고,
"엔, 빙글빙글이 되어라."
그런 와중에도 등 뒤에 돋아난 두 가닥의 고기 촉수를 거둬 한데 모아 회전시킨다. 그것은 점차 위협적으로 회전하며 바람을 찢는다. 이번엔 마치 드릴이다. 스프링처럼 당겼다가, 단번에 주욱 늘어트리며 아스텔의 예측경로에다 고기 드릴을 내뻗는다. 이리저리 다니는 탓에 명중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아스텔의 장비를 하나 더 망가트릴 생각인 모양이다.
첫 공격들은 완벽하게 명중했다. 소수의 공격이었다면 실패했을지도 모르지만 연계가 굉장히 깔끔한 게, 역시 자신이 끼어들 만한 빈틈은 없어 보였다. 그렇기에 그는 상황을 살피는 데 집중했고, 이윽고 아스텔의 무장이 일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았다. 물론 저게 마냥 성공적인 공격의 결과라고 보기는 애매한 것이, 곧바로 공중으로 떠오른 데다가, 눈으로 따라잡기에 급급할 정도인 속도로 날아다니는 아스텔에게서 분명 무엇인가 날아들었다. 이건 크게 다칠지도 몰라! 그는 검을 자신의 앞으로, 바람의 칼날과 비스듬히 겹치게 세워들었다. 손가락은 조금 베이겠지만 몸이 통째로 베이는 것보다야 낫겠지, 정신이 없는 상황에 회피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한 몸 정도는 건사할 수 있으려나, 스스로를 지키는데 급급한 자신의 모습에 무력감을 느끼면서도 그는 본능적으로 시선을 빠르게 움직였다. 바람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 움직였지만 그 궤도를 벗어나지 못해 베일 위험에 처한 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자...잠깐!"
무방비로 공격을 받는다는 건 상당히 치명적이다. 공격을 각오한 움직임이 아니라 그저 회피를 우선시했으니 그 실패는 쓰다. 그는 땅을 박차고 몸을 낮춰 튀어나가듯 하며 검을 뽑아들었다. 한쪽 손에는 칼집을, 다른 쪽에는 검자루를 쥔 채 .dice 1 2. = 2(니나, 제이슨)의 앞에 발을 디뎠고 바람 칼날을 비스듬히 쳐내려고 했다. 쳐낼 수 있는지는 둘째치고 말이지만.
아스텔의 무장 위로 덮이는 독액은 부여한 독성대로 장비에 손상을 입혔다. 무장 자체는 특수성이 없는 걸까? 한 번으론 어떤 결과도 확신할 수 없다. 재차 독액을 생성해 다음 공격을 시도하려던 레레시아는 아스텔이 일으킨 바람에 잠시 시야가 어지러워졌다.
"안 보ㅇ... 에?"
시야를 확보하고보니 아스텔이 공중에 떠 있다. 얼핏 봐도 손상된 무장은 해제했고 데미지는 거의 없어보이는 상태. 그 상태로 빠르게 비행을 하며 녹색의 구를 생성하더니, 녹색의 구는 강한 바람 칼날을 사방으로 날리기 시작했다. 레레시아는 재빠르게 끈적한 독액으로 막을 치려 했지만 위력의 차이는 어쩔 수 없었다.
"힉!"
독액의 막이 무색하게 쏟아지는 칼날을 맞으며 짧은 비명을 낸다. 그러나 위기감 없는 표정이 어딘가 이질적이다.
대부분의 멤버들은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방어를 했지만 커터는 너무나 강력하게 그 방어벽을 찢어갈기듯 날아왔다. 그나마 위력을 줄여서 공격을 방어하여 약한 데미지를 입은 이가 있는 가하면 회피를 하려다가 실패해서 데미지를 입은 이도 있었고, 어떻게든 피했지만 빠른 속도를 이겨내지 못하고 공격이 빗나간 이도 있었다. 그리고 동료를 위해서 몸을 던져서 공격을 막아주는 이도 있었다. 그나마 미카엘라의 공격. 불 회오리가 아스텔의 다리를 노렸고 그 불 회오리는 그대로 아스텔의 다리에 명중했다. 표정을 찡그리며 아스텔의 움직임이 살짝 줄어들었고 이내 엔의 공격이 드릴 형태로 날아와 아스텔의 왼쪽 어깨에 붙어있는 레이저 포대에 명중해서 그것을 부서뜨리는데는 성공했다.
"생각보다 잘 버티네. 금방 쓰러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기본적인 근성은 있는 모양이야. 그럼 시간도 다 되어가니 클라이맥스로 가는 것이 좋겠지. 아스텔. 스페셜 스킬이다. 시작해!"
"...알겠습니다. 대장."
이내 아스텔은 비행을 멈추고 공중에 떠오른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검을 뽑아들었다. 그와 동시에 그의 무장에서 강렬한 녹색 빛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그 검은 모든 것을 찢어가르는 바람의 숨결 -질풍으로 뭉쳐있는 날카로운 칼날을 세우며 -만물이여. 그대로 흽쓸려라.
-에어로 슬레이어!!
공중에서 발도 자세를 취하는 와중, 그가 쥐고 있는 검에 녹색 에너지가 모이기 시작했다. 그 주변으로 바람 소리가 울렸고 그 바람소리는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다. 감이 좋은 이라면, 혹은 감이 민감한 이라면 뭔가 아주 큰 것이 날아올 것임을 아주 쉽게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방어조차 할 수 없는 무언가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무언가 대처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어떻게?
/에어로 슬레이어 - 방어 불가 데미지 8. 전체 공격. 명중하게 될 시 1/2의 확률로 풍압에 억눌려 1턴 행동불가.
건볼트 시리즈에는 꼭 나오는 중2병 감성이 제대로 드러나는 스페셜 스킬이에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보검을 사용하는 이들이 사용하는 일종의 필살기에요. 이 필살기는 각각 특성이 있어요. 사실 필살기인만큼 상당히 강력한 특성들이 붙어있어요. 보검 사용자들의 비장의 수이기도 하고요. 보통은 보검을 사용하는 세븐스 7명이 위기라고 느끼거나 할 때 사용하지만 여긴 튜토리얼이기에! 아무튼 이 스페셜 스킬을 대처하려면 시전 중인 지금, 특정한 조건을 만족하면 스페셜 스킬을 캔슬시켜버릴 수도 있고 그와 동시에 적을 1턴 다운시킬 수 있어요. 잘만하면 오히려 폭딜의 찬스라고도 할 수 있죠.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도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아스텔의 스페셜 스킬이 무너지고 다운된답니다.
적의 공격이 날아올 때 -> 회피를 시도하여 성공했을 때는 추가적으로 공격이 가능 -> 회피를 실패했을 때는 방어도 불가하며 공격도 불가능 -> 방어를 했을 때는 데미지를 1/2로 받는 대신 공격이 불가능 -> 상대의 공격을 대신 맞아주게 될 시 자신이 1/2 수치로 데미지를 입음 -> 단 그 공격이 전체 공격일 시에는 자신이 받는 1/2 데미지 + 상대가 받아야 할 1/2 데미지를 입게 됨 -> 회피에 만약 성공했다면 추가적으로 상대가 받는 공격을 방어해주는 것도 가능 -> 회피 다이스를 돌려서 회피 불가가 떴다고 다이스를 없던 것으로 하고 방어를 하는 것은 불가능
아무튼 튜토리얼이기 때문에 조건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아요. 그냥 보이는 것을 토대로 이것저것 시도해도 좋을지도 모르죠! 이를테면 데미지를 어딘가로 주는 것도 있겠고 안 맞을 것 같은 곳으로 움직이는 것도 있겠고 방법은 다양할 수 있으니까요. 아니면 그냥 운에 맡겨서 회피 다이스를..(다이스:ㅎㅎ)
아스텔이 공중에 떠 있는 건 지금 무장 덕분이라기 보다는 본인의 능력일 텐데, 집중력을 흐트릴 수 있다면 떨어트릴 수 있지 않을까...싶긴하지만 어떻게 집중력을 떨어지게 만들까요... 공중에 떠 있는 게 상당히 섬세한 컨트롤이 필요하니 조금만 허를 찔러도 될 거 같은데 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