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열리고 푸르른 바다에 몸을 누인다 있을 리 없는 생명을 바라보며 서서히, 서서히 가라앉는다 찰나의 평온은 그 어떤 시간보다 달콤하니
이것은 신비하고 기이한 꿈에 떨어진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붉은 바다를 위해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B6%89%EC%9D%80%20%EB%B0%94%EB%8B%A4%EB%A5%BC%20%EC%9C%84%ED%95%B4 무림비사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AC%B4%EB%A6%BC%EB%B9%84%EC%82%AC%E6%AD%A6%E6%9E%97%E7%A7%98%E5%8F%B2
>>572 “그래. 이곳을 기준으로 하자면 저 바다 건너. “ “… 이곳의 섬나라에서 오지는 않았지만. “
야견의 말에 타치바나 아유미는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만, 마냥 야견의 말에 긍정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당연하였습니다. 그녀가 발을 딛고 있는 이 세계의 바다 건너 섬나라는 푸른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었으니까요. 생명이 살고 있는 바다. 살아 숨쉬는 바다를 말입니다.
“ー비상시에 경우를 대비해서, 본부에서 준 호신용품이 있었어. 만일에 위급 상황이 있을 경우에는 스스로의 힘만으로 제 몸을 지켜야 하니까. 에바에 탑승하기 전까지 필사적으로… “
“여기까지 가져오지는 못한 모양이니 별 의미는 없지만. “ 이라 덧붙이면서 무언가를 잡듯 허공에 손질하며 잠시 얕게 숨을 고르던 그녀는, 야견의 물음에 잠시 그를 빤히 올려다보다가, 곧 천천히 답해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모르겠어. 나는… [ 아유미 ] . 그 이름이면 충분하리라 생각해. 그게 지금의 내게 붙여진 이름이니까. “
이제 막 전혀 다른 세계에 던져졌음에도 아이의 눈에는 어떠한 당황스러운 기색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단 하나 보이는 게 있다면 그것은 의구심, 야견에 대한 의문일 것입니다.
“스님은, 생각보다 나를 궁금해 하는구나. 어른들은 특별히 나를 궁금해하지 않던데… “
아유미는 그렇게 말하며 말끝을 흐리곤 잠시 침묵하다, 무언가 생각난 것이 있다는 듯 다시 고개를 들고 물으려 하였습니다.
“......아유미. 썩 좋은 이름인데. ‘첫 번째 아이’ 같은 영문 모를 별명보다는 말이야.”
야견은 하늘에서 떨어진 소녀가 고민하다 자신은 [아유미]면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납득했는지 어깨를 으쓱한다. 생소한 울림이지만 좋은 이름 아닌가. 타인이 부르는 호칭에 자신을 가둘 필요는 없다. 적어도 세상을 살아가며 자신이 불리고자 하는 바 정도는 스스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 야견의 쓸데없는 고집이었다.
그러나, 호신용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 점차 굳어지는 야견의 표정. 이야기들이 마치 퍼즐조각이 겹치듯 서로 맞닿아 간다. 나이에 맞지 않는 기이할 정도의 침착함, 스스로의 소속을 분명히 밝히는 모습. 굳이 상상하고 싶지는 않았으나, 자신이 생각한 바가 맞다면 아유미가 보여준 기이한 모습이 전부 다는 아니더라도 조금은 설명이 될지도 몰랐다.
“하늘에서 난데없이 떨어진 꼬마에게 궁금증을 가지는건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닌가? 혹시 열도에서는 사람이 하늘로 날아오는 일이 흔한가? 오히려 난 네가 물어보는 것이 적은 것이 신경쓰이는데 말이지. 일단 이곳은 광동성. 해외와 교역이 흔한 곳이긴 한데.”
뭐, 도시를 해집는 거대한 존재가 있으니 무림에서보다야 사람이 날아다니는 것이 무림보다야 흔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야견이 신경쓰이는 바는 따로 있었다. 20살도 되지 않아 보이는 어린 아이가 ‘제 몸을 지킨다’느니, ‘필사적’이라느니. 야견은 지금까지 보여준 느슨한 모습과는 달리 가느다랗게 눈을 뜨고 아유미의 무기질적인 붉은 색 눈을 바라보며 묻는다.
“사실 제일 궁금한건 이거지. 아유미 꼬마, 너... 혹시 나라에서 훈련받은 병사냐?”
병장기가 없이는 스스로를 지킬 수 없을 듯한 아이를 경계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저런 꼬마를 병사로 훈련시켜 써먹는 나라가 정말로 있는지, 짜증 나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