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열리고 푸르른 바다에 몸을 누인다 있을 리 없는 생명을 바라보며 서서히, 서서히 가라앉는다 찰나의 평온은 그 어떤 시간보다 달콤하니
이것은 신비하고 기이한 꿈에 떨어진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붉은 바다를 위해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B6%89%EC%9D%80%20%EB%B0%94%EB%8B%A4%EB%A5%BC%20%EC%9C%84%ED%95%B4 무림비사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AC%B4%EB%A6%BC%EB%B9%84%EC%82%AC%E6%AD%A6%E6%9E%97%E7%A7%98%E5%8F%B2
거대하면서도 험악한 모습에 어울리지 않는 가녀린 목소리다. 마치 어린 여자 아이 같은 ... 아니지 , 내가 너무 겉모습만 보고 판단을 해버린건가 ? 스스로를 나츠키라고 밝힌 거인을 보고 어디서 들어본 이름 방식이라고 생각하다가 동쪽의 섬나라에 저런 이름 방식을 쓰고 있었다고 치훈(건이 친구)이에게 술자리에서 들은 적이 있다. 나라 이름은 기억하지 않는다. 그런 작고 약한 나라의 이름을 내가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 그렇다면 이 거인은 동쪽 섬나라에서 나타난 요괴라도 되는것인가 ? 이 정도 크기의 요괴라면 ... 내단도 상당히 거대할 것이다. 적의를 보이지 않으면 내단을 꺼낼 생각도 없지만 여기서 천마신교의 신분과 황보세가의 신분. 둘 중 어느 것을 꺼내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황보세가의 것을 꺼내기로 한다.
"나는 황보건. 별호는 없고 평범한 무림인이지"
거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내공을 담아 크게 말한다.
"도쿄 ? 그건 잘 모르겠다만 ... 여기는 청해다."
동쪽 섬나라에서 온 요괴가 그것을 알까 싶지만 , 그것 말고는 설명할 게 더 있나 싶다.
"이름을 말하는 방식을 들어보니 동쪽에 있다는 섬나라 사람인가 ?"
섬에서 대체 어떤 싸움이 일어나고 있는거지 ? 이런 거인이 갑자기 대륙의 하늘에서 떨어지다니
황보세가의 사천 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급 분타원. 성격은 호방하고 술을 좋아하나, 중요할 때는 진지해지고 말수가 적어진다. 무엇보다도 비밀을 엄수하는 편이라 많은 이들에게 신뢰를 얻고있다. 부모님이 정마대전에 참전했었다는 강건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었다가, 같이 임무 수행을 하던 도중 죽을 위기에서 강건이 구출해낸다. 그 이후부터 살갑게 대하더니 어느순간부터 의형제를 맺어버린 상태. 무공은 그리 뛰어나지 않으나 재능은 있는듯 하다. 강건과는 동갑내기.
요약 : 술 좋아하고 머리 잘돌아가며 이상한 정보 잘 물어오는 베프 . 이상한 지식은 이 친구가 알려줬다고 퉁치면 됨 !
일단 이름까지는 확실히 알아들었다. 황보건... 건...이 이름인가? 아무튼 이름을 이해하는 것까진 클리어했어. 하지만 그 뒤가 문제다. ...이름 다음으로 소개하는건 대체로 직업이겠지 싶은데, 무림인이라는건 대체... 소림사 같은거? 잘은 모르겠지만... 뭐 대충 그런 건가보다 하고 넘겨도 그 다음은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동쪽에 있다는 섬나라, 아무리 봐도 일본을 가리키는 말이다. 왜 일본이 아니라 동쪽의 어쩌구저쩌구 하는 식으로 말하는진 모르겠지만. 아니 이게 중요한게 아니야. 중요한건 여기가 일본이 아닐수도 있다는 점이지.
아니 뭔데???? 왜 자다 깨보니까 외국??????? 그것도 초호기를 탄 채로?????? 무슨 생각인거야 망할 아버지!? 사도는 신도쿄시로만 찾아오는거 아니었냐고!! 조종간에서 손을 떼고 이마를 짚었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아- 진짜 영문을 모르겠네. ...아니다.. 일단 이 상황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그으으... 혹시 네르프 지부라던가 알고 계신지.. 아니 모르시려나.... 아... 진짜... 대체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이런 일은 처음인데.“
외국에도 네르프 지부가 있다고 들었으니까, 이 청해라는 곳이 나라인지 어디 시나 구 이름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네르프 지부에 대해 물어보기로 했다. 지부로 가면 뭐라도 있을테니까... 이 사태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고. 어째 질문으로 시작해서 한탄으로 끝맺은 느낌이지만, 아무튼.
아니 어느새?? 나무 위에 있던 사람이 팔을 타고 올라가 초호기의 어깨 위에 서 있었다. 아니 언제 올라온 거야? 위험하다고 말했지만 이렇게 날렵하게 움직이는 사람이니까 뭐... 괜찮나. 떨어지면 자기 책임인 걸로 하지 뭐. 내가 들어다 놓은 것도 아니고. 지부 위치를 듣기 전엔 돌아다닐 예정도 없으니까, 내가 안 움직이면 당장 위험할 일은 없겠지?
올해가 언제냐는 질문에 아예 내친 김에 오늘 날짜까지 말하려다가 말이 뚝 끊겼다. 나는 서기 2015년이라고 말했지만, 상대방은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연호도 숫자도 하나같이 다르다. 이게... 어떻게 된... 뭐야 이게...
"―아니, 그, 네??“
외국에선 그렇게 쓰나보다~ 하고 납득하기엔 너무, 너무 다르다. 아니 설마, 하고 작은 의혹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 의혹을 뒷받침하듯 아까부터 이상하게 느껴지던 것들이 슬그머니 존재감을 발하기 시작했다. 사극이나 역사책에서 볼 법한 복장, 이상한 발음의 네르프, 일본을 동쪽의 섬나라라고 부른 것... 위험하다고 했을 때 돌아온 '수련을 게을리 하지는 않았다'는 아직도 이해가 안가지만 이것도 역시 이상하긴 하니까 포함시키자. 아무튼 도달한 결론은 하나였다.
어쩌면 여기, 현대가 아닐지도 몰라. 어쩌면 진짜로, 역사책에나 나올법한 멀고 먼 과거일지도 몰라. 그것도 외국. 하필이면 외국.
"......이거 무슨 촬영이에요? 뭐 영화라던가, 아니, 사극인가?"
―라니 그럴리가! 무슨 촬영이겠지! 제작진이 '저희 영화 찍을건데 초호기 좀 빌려주세요' 해서 내가 자는 사이에 망할 아버지가 무단으로 계약서에 도장 쾅 오케이 끌고 가! 해서 팔아먹은 게 아닐까? 차라리 그쪽이 현실적일 것 같은데?
"...지금 그 반응으로 촬영도 영화도 사극도 아니라는걸 확실하게 확인했어요.. 감사합니다...“
되물어오는 그 반응 자체가 말이죠, 아까 네르프 지부 있냐고 물어봤을 때 '관청?'하는 반응에서 네르프 지부가 없다는 걸 알게 된 것처럼 지금도 그렇다고 할까. 뭐지 이거? 꿈인가? 꿈인가봐. 손을 들어서 볼을 찰싹찰싹 두드렸다. 초호기 볼이 아니라 내 볼을. ...이 정도로 깨진 않겠지만, 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사실적인 감촉이 느껴지고 있다. 그래도 꿈일거야. 꿈이어야해. 이런 게 현실일 리가 없으니까...!!
"―네? 숨겨요?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니, 설마 사도가 온다던가?“
아니 초호기를 숨기라고? 숨기고 싶어도 본부도 없고 마땅히 수납(...)할 공간도 없는 것 같은데? 여긴 그냥 산이잖아요? 근데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말은 또 뭐야. 갑자기 무서워졌는데. 사도가 나오면, 여기 무기고가 없어서 진짜 주먹만 가지고 싸워야 할지도 모르는데. 어쩌지. 그보다 그럼 나보다 이 아저씨가 더 위험한 거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