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두사람은 떨어지려나 몰라. 꿀이 뚝뚝 떨어져서 뗄려고 해도 안 떨어질걸. ( 혜은은 수정의 말에 어림도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한다. )..그렇긴 한데, 울고 싶을 땐 울어야 하는 법이야. 감정엔 솔직할 필요가 있다구. ( 혜은은 수정의 대답에 잠시 고개를 돌려 바라보다 걱정을 하듯 툭 던지곤 나아간다.) 음.. 그러면 라면이 부피가 크니까 라면 좀 챙겨줘. ( 앉아선 가방을 보다가 이내 결정했다는 듯 라면만 몇봉지 꺼내선 내민다. 무거운 건 자신이 들겠다는 듯.)그래도 오늘은 소득이 있어서 다행이야..
그래도 둘다 떨어질 필요가 있을땐 떨어지기도 할테니까. 설마 좀비가 온다는데도 안 떨어지겠어? (수정은 픽 웃으며 어깨를 으쓱인다.) ...뭐, 난 지금은 울고싶지 않으니까? (수정은 혜은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짓는다. 걱정을 끼치고싶지는 않은 수정이었다.) 라면? 너무 가볍지않아? 통조림도 줘. 싸움도 못하게 하면 내가 짐이라도 들어야지. (수정은 라면을 받아 배낭에 넣곤 손을 또 내민다.) 그러게, 어쨌든 필수품들을 많이 찾아서 다행이야.
...안 떨어지던데. ( 혜은은 떨떠름한 얼굴로 중얼거린다.) 그렇다면 된거지만. ( 혜은은 수정을 응시하다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꾸준히 지켜볼 생각이었지만.) .별로 없으니까 걱정마셔. 그거나 잘 챙겨. 따뜻한 국물 먹을거면. ( 됐다는 듯 손을 저어보인 혜은이 이야기를 돌리려 한다.) 저쪽 둘도 잘 구해올테니까 돌아가는 것만 잘하면 되겠다.
...흐응... 정말로? (수정은 안 믿기는지 다시 혜은에게 묻는다.) 나 걱정할 시간에 네 걱정이나 하라구~ 아니면 찬솔 오빠 걱정이라든가. 네 오빠잖아. 유일한 가족이구. (장난스럽게 말하는듯 하면서도 가족이 남아있는 두사람을 생각해주는 수정이었다.) ...하여튼 멋있는척 하긴. 그럼 또 좀비랑 싸우게 되면 그땐 나도 다시 공격할거야? (수정은 이야기를 돌리려하는 혜은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픽 웃으며 대꾸한다.) 응, 이제 잘 돌아가기만 하면 되겠지. 돌아갈땐 좀비들이 없었으면 좋겠네.
...자석인 줄 알았다니까. 좀만 떨어져도 붙는거 보고. ( 혜은은 그것만 생각해도 질린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오빠는 나연이 붙어있으니까. 잘 챙겨주겠지. ( 내가 챙길 것도 없을걸? 혜은은 그렇게 말하며 웃어보인다.) 내가 먼저 공격하고 빗나가면 너가 해치워. 이건 괜찮지? ( 혜은은 이게 낫지 않겠냐는 듯 고민을 하다 말한다.) ...그래도 이쪽은 적은 편이니까 괜찮을거야, 아마..
자석이라... 왜 그런지 알것 같네. (수정은 조용히 생각에 잠기다가 픽 웃는다. 두사람을 모두 알고있던 수정이었으므로.) 그래도 애인이랑 가족은 서로 다른법이야. 너도 찬솔 오빠에게 있어서 아주 큰힘이 될테니까 자주 챙겨줘. 이런 좀비세상에서 가족만큼 희귀한것도 없다구. (수정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네네~ 명령하시는대로. (수정은 키득키득 웃으며 장난스럽게 대꾸한다.) ...그래, 괜찮을거야. (수정도 조용히 중얼거리다가 혜은을 바라본다.) 그럼 슬슬 다시 출발할까?
음, 그래도 그것마저 없는 사람을 챙기는게 우선이지. ( 혜은은 무어라 말을 할지 고민을 하다 조심스럽게 말하곤 웃어보인다.) 좋아, 바람직한 자세야. (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혜은이 어깨를 으쓱인다.) 그래, 제대로 쉬는건 집에 가서 쉬면 되니까. ( 으쌰, 하고 일어난 혜은이 수정에게 손을 내민다.) 자, 가자. 얼른 가서 쉬어야지.
있을때 잘해, 혜은아. 나중에 잃고나서 후회하지말구. (수정은 무표정으로 말하곤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하여튼 못말린다니깐. (수정은 픽 웃으며 함께 어깨를 으쓱인다.) 네네~ 얼른 돌아가서 쉬자구. (수정도 키득키득 웃다가 혜은의 손을 잡고 일어난다. 그리고 천천히 다시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러려고 했는데. 누구 친구가 완전 지극정성이라니까~ ( 차마 다 말을 못 해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두드리며 말한다.) 흥, 누가 보면 고집은 나만 부린 줄 알겠다~ ( 수정의 반응에 억울하다는 듯 웃으며 말한다.) 역시 좀비는 안 보이네. 이상하게 우리가 자주 만났던거라니까. 고생도 하고. ( 다행히 평범하게 돌아가는 길에서 혜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한다.) 가서 두사람은 소득이 없는 것 같으면 놀려주자.
그래? 그거 누군지 참 궁금하네~ (수정은 혜은의 반응이 재밌는지 키득키득 웃으며 대꾸한다.) 그럴지도 모르지~? (수정은 모른척하면서 얄밉게 픽 웃는다.) 그러게. 그래도 돌아갈땐 안 보여서 다행이네. 짐들도 많으니까. (수정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것도 좋겠네. 좋아, 가서 한번 비교해보자구. 우리는 꽤 많이 얻었으니까. (수정은 키득키득 웃으며 혜은과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여전히 주변에는 핏자국이 가득했지만 이제 수정도 함께 돌아가게된 집만큼은 그렇지않을 것이었다.)
(어느새 계절은 한겨울이 되었다. 그녀는 혼자서 거실쪽의 베란다 창문의 커튼을 걷고 바깥을 내다보고있었다.) ...... (그녀는 아무말없이 어두운 얼굴로 조용히 생각에 잠긴다. 아침인지 저녁인지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어두운 하늘과 눈이 하얗게 쌓인 땅과 계속해서 내리고있는 눈. 그녀는 커튼을 손으로 꾸욱 붙잡는다.) ...폭설... (한동안 밖으로 나갈수없음을 깨달은 그녀였다. 남은 물자가 얼마였는지, 버틸수있을지를 생각해보면서 그녀는 더욱 걱정스럽게 밖을 지켜보며 조용히 중얼거린다.) ...여러가지로 점검해봐야겠네...
( 눈을 뜨니 차가운 공기가 콧속으로 스며든다. 한겨울이라는 걸 알려주는 듯한 서늘한 공기를 마시며 여느 때처럼 옆자리로 팔을 뻗다가 자리가 비어있는 걸 알아차린다.) ... 먼저 일어난건가. ( 부스스한 머리를 매만지며 상체를 일으켜 앉은 찬솔은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새하얀 세상, 눈이 꽤나 많이 온 모양이었다.) 나연아, 나연아. 일어났어? ( 차가운 공기에 살며시 몸을 떨며 침대에서 벗어난 찬솔은 거실로 나오며 자신의 여자친구를 찾는다.)
(혼자서 걱정스럽게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기던 그녀는 그의 목소리가 들리자 뒤를 돌아본다.) ...아, 오빠. 여기, 일어났어. 오빠도 일어났어? (그녀는 그에게로 다가가며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부스스한 머리도 그렇고 일어나자마자 나와서 자신을 찾는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를 보는것같아 귀엽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좀더 자지 그랬어. 아직 시간도 많은데.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그녀는 조용히 속삭인다. 이제 막 일어난듯한 그에게 폭설에 대한 걱정을 바로 주고싶진않은 그녀였다.)
더 자려고 생각하긴 했거든. ( 찬솔은 얌전히 나연의 손길을 받으면서 웅얼거린다. 그 모습이 마치 아이 같아서 나연의 눈에는 귀엽게 비췄을지도 모른다. 물론 혜은이 봤다면 우웩 하는 소리를 냈을지도 모르지만.) 근데 옆자리가 비어있으니까 춥기도 하고, 허전하기도 해서 내 옆자리 찾으러 나왔지. ( 찬솔은 그렇게 헤실헤실 웃으며 나연을 끌어안고는 머리카락에 볼을 비비며 말했다. 나연을 보니 마냥 웃음이 흘러나오는 모양이었다.) 나 내버려 두고 여기서 혼자 뭐 하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