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대답하면 믿으려던것도 못 믿겠는데요?' (수정은 픽 웃으며 장난스럽게 대답한다.) '흐음... 그거 불가능한거네요. 이세상에 존재하지않는 사람이 되려고요, 오빠? 실수하지않는 사람이 이세상에 어디있어요.' (수정은 가볍게 말하면서도 그를 계속 바라본다.) '오빠는 나연이도 혜은이도 그런 사람을 바라고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장난스러우면서도 진지하게 묻는 수정이었다.) ......응. 알고있었어. (그녀는 침묵하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찬솔 오빠를 계속 옆에서 봐왔으니까. 좀비 사태가 터졌을때부터 오빠는...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말을 삼킨다.)
바라지 않더라도 내가 해내야지. 애들이 믿을게 뭐 있겠어. 그래도 내가 오빠라고 있는데.. ( 그는 오빠이자 남자친구였다. 분명 괜찮다고는 말하는 아이들이지만, 결국 의지할 사람은 자신 뿐일거라고 생각하는 찬솔이었다. ) .. 너도 알겠지. 힘들 때면 기댈 곳을 찾는다는걸. 그러니까 내가.. ( 찬솔은 그걸 해낼 건 자신이라는 듯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 ' 지금은 어떤 것 같은데?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잖아. ' ( 뭐, 겉은. 혜은은 그렇게 덧붙이며 나연을 살핀다. )
'하아... 찬솔 오빠도 그렇게 다른 애들을 믿지않고있는데 그 애들이 좋다고 기대겠어요? 오빠야말로 금방이라도 무너질것 같은 모습인데.' (수정은 한숨을 내쉬며 대꾸한다.) '...찬솔 오빠는 나연이가 왜 화났는지는 알아요?' (수정은 그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묻는다.) ......혜은이도 이미 다 알고있잖아. 겉은 멀쩡해보인다는건 속은 그렇지않다는거니까. (그녀는 자신을 살피는 혜은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찬솔 오빠는 그래도 자신이 기댈곳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할 사람이니까.
아냐...! 안 믿긴..! 나도 너희들 믿는걸?! (한숨을 쉬는 수정의 반응에 놀란 찬솔이 고개를 다급히 저으며 말한다. ) 뭐, 굳이 그렇게 반응할 일도 아닌데 이상하게 반응한 것도 있고.. 안 믿는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고.. ( 금세 기가 죽어선 다시 웅얼거리는 찬솔이었다.) ' 우리 나연이가 언제 이렇게 오빠를 잘 알게 됐데? ' ( 혜은은 나연의 말에 흡족한 듯 웃더니 옆으로 다가가 앉아선 장난스레 옆구리를 찌른다. ) ' 거의 아내 모먼트인데, 우리 나연이? '
'흐응... 혼자 다 짊어지려고하는게 과연 저희들을 믿는거라고 할수있을까요?' (수정은 장난스럽지만 단호하게 대꾸하며 픽 웃는다.) '하아... 혜은이가 멍청하긴해도 나쁜 오빠는 아니라고 한게 정확했네요. 오빠, 나연이는 오빠가 그러는 모습에 화가 난거예요. 아까도 나연이가 계속 말했잖아요?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는거 그만두라구. 오빠가 갑자기 바로 무릎부터 꿇는다거나 눈치를 본다거나 이렇게 기가 죽어선 비맞은 강아지가 되는 모습이 속상했던거겠죠. 반대로 나연이가 그런다고 생각해보면 오빠는 기분좋게 있을수 있겠어요? 소중한 사람이 그러고있는데?' (수정은 답답했는지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찬솔 오빠를 계속 옆에서 봐왔다고 말했잖아. 난 그게... (고마우면서도 속상하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옆구리를 찌르는 혜은때문에 움찔거리다가 슬그머니 손을 잡아 막는다.) ...그리고 혜은이도 비슷하지않아? 잘 알고싶어하는거. (그녀는 혜은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조용히 묻는다.)
(단호한 수정의 대꾸에 입술을 달싹이다가 결국엔 쓴 미소를 지어보인다.) 아니지, 나도 나연이한테 그런 모습 보고 싶지 않지. 근데.. ( 찬솔은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매일밤 악몽을 꿔. 나연이가 곁에서 떠나는 꿈. 그래서 그런지 나한테 감정이 안 좋아질 모습만 보면 무서우니까.. ( 잘 안된다는 듯 웅얼거리는 찬솔은 연신 얼굴을 쓸어내린다. ) ' 여기서 날 걸고 넘어진다고...? ' ( 혜은은 움찔하더니 헛기침을 한다.) ' 나야 뭐... 알고 싶긴 한데.. 아직 자리가 나진 않은 것 같아서 지켜보는거지.. '
'......흐응... 뭐, 그건 인정해요. 나연이 걔, 왠지 갑자기 사라져도 이상하지않을것처럼 보이곤 했죠.' (수정도 죽고싶어하던 그녀를 눈치채고있었는지 조용히 대답한다.) '그래도 오빠는 자신감이 부족해요. 그리고 어쩌면 나연이에 대한 믿음도. 오빠는 나연이가 오빠를 좋아하지않는다고 생각해요?' (수정은 그를 빤히 바라보면서 묻는다.) ......그냥 지켜보고만 있는것 같진않던데... (아까 딱 붙어선 떨어질 생각이 없던 혜은을 떠올린 그녀는 조용히 중얼거린다.) ...혜은이는 진지한 마음이야? (예전에 혜은의 소중한 사람과 비밀에 대해서 들었던 기억을 간직하고있어서 더욱 조심스러운 그녀였다.)
어머니를 마주 했을 때는 정말 그럴 것 같았으니까.. ( 그때의 불안감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는 듯 중얼거렸다. 홀로 버티던 그 때는 트라우마처럼 다가오는 모양이었다 ) 나연이에 대한 믿음은 큰데.. 그냥 내가 자존심이 부족한거야. 응.. 나연이를 못 믿으면 누굴 믿겠어.. ( 찬솔은 쓴 미소를 지으며 얼굴을 매만진다.) ' 크흠... 그냥 노크 정도는 하고 있거든.. ' ( 헛기침을 한 혜은이 부끄러운지 웅얼거린다. ) ' 나는 이런건 늘 진지했거든... 아니면 시작도 안 해. ' ( 그건 흔들림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나연을 바라본다. ) ' 그치만 일단 노크만 할 뿐이야. 열어주는 건 걔 마음이고.. '
'어머니? 나연이 어머니한테 무슨일이 있었나요? 설마...' (수정은 추측되는것이 있는듯하면서도 조심스럽게 그에게 묻는다.) '...하아... 오빠, 나연이라면 뭐라고 말했을것 같아요? 오빠를 믿으라고 대답했겠죠. 자기자신도 못 믿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 기댈수있는 사람이 될수 있겠어요?' (수정은 다시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의 어깨를 토닥이는 수정이었다.) '찬솔 오빠는 좀 쉴 필요가 있겠어요. 지금 오빠는 너무 몰려있어요. 내가 그랬던것처럼. ...그래도 오빠는 사랑하는 사람이 오빠 곁에 살아있잖아요.' (수정은 슬픈듯이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린다.) ...하지만 혜은이는 미국에 좋아해서 사귀고있던 여자애가 있다고 했잖아. 그래서 정말 괜찮은건지 걱정돼서... (그녀는 조심스럽게 말하며 혜은을 바라본다.)
너도 겪은 일이랑 비슷한거지. 자세한 건... 본인한테 듣는게 맞으니까 여기까지만 말할게. (부정은 하지 않고 쓴 미소를 지으며 답해준다. 자세한 건 나연이 직접 말해주는게 맞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 그러게.. 하나같이 맞는 말이라서 할 말이 없네. ( 알면서도 그러지 못 한다는 건 그가 그만큼 몰려있다는 증거나 다름 없었다. ) ... 그래도 요즘은 너도 자주 웃어서 다행이야. 많이 걱정했는데.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 혜은과 수정의 분위기를 모르는건지, 그저 수정이 너무 어둡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듯 말한다.)' ... 세상이 이렇게 됐는데 미국도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지는 않은거고.. 애초에 한국 오는 건으로 싸워서 헤어진거나 다름 없으니까.. ' ( 조심스러운 나연의 말에, 괜찮다는 듯 웃어보이며 말한다. ) ' 뭐, 정 걱정스러우면 나중에라도 슬쩍 도와주던지. 수정이 좋아하는거 알고 있으면 좀 알려주고
고맙긴.. ( 고맙다는 말에 딱히 그런 말을 들을만한 건 하지 않았다는 듯 어색하게 웃으며 답을 돌려준다. ) 알았어, 그래야지. 나연이를.위해서니까. ( 수정을 따라 픽 웃은 찬솔이 고개를 끄덕인다. ) 무슨 소리야. 너도 가족이지. 앞으로는 그런 말 하지마. ( 수정의 대답에 미간을 찌푸린 찬솔이 손을 뻗어 수정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부드럽게 타이르듯 말한다. ) ' 아으...그러니까 그게... ! ' ( 나연의 걱정 섞인 말에, 얼굴을 붉힌 체 끄응 하는 소리를 내던 혜은이 고민을 하듯 뜸을 들이더니 한숨을 푹 내쉰다. ) ' 그... 내가 차..차인건ㄷ... 아무튼! 정리된 관계니까 그냥 잊어버려, 나연아. ' ( 이것까지 말하게 될 줄은 몰랐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곤 시선을 피한다. )
'좋아요. 제대로 쉬나 지켜볼거예요? 나연이한테도 감시하라고 해야겠다.' (수정도 키득키득 웃으며 장난스럽게 대답한다.) '......오빠. 오빠도 이미 알고있겠지만 저는 나연이랑 달리 현실적이고 차가운 사람이예요. 저는 제 상황이 어떤지 잘 알고있고 현재 제 위치에 만족해요. 가족같이 더 큰건 바라지도 않을거구요.' (수정은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그의 손을 붙잡으며 픽 웃는다.) ......아... (그녀는 대충 상황을 눈치채곤 말을 삼킨다. 그리고 혜은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면서 혜은의 볼을 살살 어루만져주는 그녀였다.) 이렇게 귀여운 여자애를 정리하다니 그 애는 나중에 엄청 후회할거야. (부드럽게 속삭인 그녀는 키득키득 웃는다. 그리고 혜은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속삭이는 그녀였다.) ...그래도 조금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 혜은아. 수정이는 마음을 쉽게 열어주지않거든. ...그래도 마음을 연 사람들에게는 다정한 아이야.
나연이가 감시하면.. 어, 그건 의외로 좋을지도. ( 찬솔은 분위기를 풀려는 듯 가벼운 농담을 더하며 웃어보인다. ) ... 당장은 아니어도 나는 가족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러나 저러나 이런 세상에서 아는 사람은 우리들 뿐이니까 뭉칠 수 있으면 뭉쳐야지. 그리고 모르는 사람도 아닌데 말이야. ( 픽 웃는 수정을 보며 앞으로 좋아질 수 있게 해보자는 듯 부드럽게 말한다. ) ' 역시 나연이는 뭘 좀 안다니까? ' ( 나연의 칭찬에, 부끄러움을 애써 잊으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대꾸한다. ) ' 알아, 착한 애라는거. 그래서 더 마음이 가는거고.. 사랑하는 것도 바라지만 일단 마음부터 보듬어주고 싶어. 웃는게 예쁜 아이잖아. ' ( 혜은은 해맑게 웃으며 다 안다는 듯 말한다. ) ' 맞지? '
솔직히 나연이라면 뭐든 좋아. ( 이 부분은 자신있다는 듯 태연히 웃으며 말한다. ) ... 그렇겠지. 분명 분명 그럴거라고 생각해. 그래도 너도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건 잊지 말아줘. ( 그저 이런 말로 위로해줄 수 없다는 걸 안다는 듯 말을 아끼며 수정의 어깨를 매만져준다. ) ' ... 아니, 아무리 봐도 내가 더 낫지? ' ( 이건 그냥 못 지나간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 ' .. 그건 나중에 이뤄지면 말해줄게. 일단.. 외모부터 내 취향이고.. 아무튼, 너도 오빠 신경 쓰는거지? ' ( 부끄러운지 이야기를 돌리려 하면서 혜은이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