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책상을 두드리는 행동이 거슬린다. 좋아하지 않는 소리다. 당장이라도 저 손가락을 붙잡고 하지 말라고 따지고 싶었다. 규칙적인 소음이 재하를 수렁으로 끌고 들어가기 위해 걸어오는 망령의 발소리 같다. 계속 듣고 있노라면 망령이 찾아와 재하에게 속삭일 것만 같았다. 재희 왔느냐. 이윽고 술상을 툭 치며 미흡하다 소리칠 것이다. 마침 술이 튀어버린 참이니 목소리는 더 냉랭할 것이고, 이내 우악스러운 손길로 붙잡을 것이다. 그럼에도 재하는 담담했다. 내색하거나 짜증을 내지 않았다. 당신은 루주가 아니니 애먼 화풀이임을 알고 있었다. 이는 마지막 자비와도 같았다. 재하는 무언가 착각한다는 당신의 반문에도 재하는 고요함을 유지하며 잔을 든 상태로 입술을 달싹일 수 있었다.
"예, 고하시옵소서."
재하는 눈을 느릿하게 들어 올리며 잔을 다시금 내려두었다. 첫 문장부터 입맛이 떨어졌다. 술을 마시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졌다. 재하의 고개는 여전히 왼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상태다. 입술을 다물고 쳐다보는 눈에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일렁인다. 대체 당신이 나를 방해되는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으면 무엇으로 본단 말인가. 정도를 걷는 자에게 있어 마교도가 어딜 방해되지 않는 존재라 할 수 있는가. 모순적이었다. 도움을 많이 주었다며 웃는 모습에 눈을 흘겼다. 그리고 천천히 입꼬리를 당겼다. 눈도 살포시 접고 있었으나 아무리 봐도 작위적이라 웃는다 표현할 수 없을 미소였다.
"어련하셔라."
가여운 신부. 만인의 축복과 사랑만 받아야 할 날에 피와 욕설, 저주를 받을 줄 누가 알았을까. 그런 고통을 안아야 할 신부를 달래줬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필히 감정이 파도치듯 밀릴 텐데 그런 것도 말 몇 마디, 같이 있어주는 날 며칠로 달래줄 수 있을 정도면 그 알량한 감정이 꽉 들어찬 것일 테니 더더욱. 고작 소모적인 것, 언젠가 명분으로 쓰며 찢어내야 할 것을 진심이랍시고 저렇게 소중하게 떠받들고 있는 행동이, 태평한 속내가, 그리고 신뢰가. 모든 것이 우습고도 끔찍했다.
"책임이 없다."
재하는 당신의 마지막 말을 따라 한다. 어깨를 토닥여줄 때 재하의 표정이 더 작위적으로 변했다. 진심이 담긴 위로였음을 안다. 알지 못할 리가 없다. 재하는 천천히 시선을 옮겼다. 어깨를 향한 굳은살 단단히 들어찬 손, 당신의 희미한 미소……. 그리고 이어지는 위로. 죽으려 온 것이나 다름이 없으며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목 끝까지 무언가 치민다. 작위적인 표정에 금이 간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잔이 엎어져 무릎 꿇고 앉아있던 바닥을 굴렀다. 몸이 짐승처럼 앞으로 기울어졌다. 머리카락이 우수수 쏟아졌다. 당신의 멱살을 잡으려 한 것이다. 당신이 순순히 잡히지 않았더라면 그 자리에 우두커니 무릎을 세운 채 입술을 벌렸겠지만, 잡혔더라면 이내 당신의 멱살을 틀어쥐고 내려다보았을 것이다.
"당신이."
빛이 역광으로 비친다. 얼굴에 그림자가 지나 홉뜬 눈을 감출 수는 없었다. "당신이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한 단어씩 비참함을 눌러 담았다. 속삭이듯 하는 목소리가 점점 억눌렸다.
"정 위로를 하고 싶었더라면 당신이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됐지……. 당신은 전쟁이 목적임을 알았음에도 받아주었다 그거잖아..? 죽으러 왔기에 죽여주었다는 뜻이잖아. 과연 미친 것이 내가 품어야 할 나의 교인이었을까."
재하의 눈동자는 속절없이 떨리고 있었다. 목을 비집고 나오는 목소리가 점차 갈라졌다. 목에 핏대가 서며 볼에도 푸른 핏줄이 솟아 돋았다.
"그리도 증오하면서, 그렇게 끔찍하게 여기면서 내쫓을 생각만 가득했는데, 그런 감정을 죄 숨긴 걸 멍청하게 눈치채지도 못하고 믿고 지켜보다 그 사달이 난 것이 나의 탓이 아니면 무엇이냔 말이야-!!!"
내게 난간에서 떨어진다 해도 안도할 수 있을거란 기회를 주질 말았어야지. 어찌 직접 죽여놓고 자신의 탓이 아니라 할 수 있었단 말인가. 비참한 포효가 목을 찢듯 울렸다. 그럼에도 내 가장 나를 탓하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재하는 고개를 숙이며 부들부들 떨었다.
>>731 야견이 진단 너무너무 맛있어용 점심 먹고 후식으로 먹고 두고두고 옹냠냠냠냠냠!!!
좋아하는 사람이 있느냐 물어보면 아직은 없군용.. 비무가 맞선이라는 거.. 왜째서 요즘 무협물이 떠오르는지 모르겠는데용..🤔 강호의 도리가 ㅋㅋㅋㅋ 땅에 떨어졌다뇽 아 ㅋㅋㅋㅋㅋㅋㅋ 야견이 너무너무 귀여워용.... 그렇게 귀엽다고 말한지 3초만에 재하주는 눈물을 쏟아 그 눈물로 수도세를 절감하게 되는데.. 아이고 야견아.. 아버님이 정말 나빴어용..🥺 잘못했다면서 '제발 그만 해달라'는 언급에서 야견이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괴로움을 안았는지 보이는 거에용.. 흐아악 야견아 ㅠㅠㅠㅠㅠ... 그래도 딛고 일어서면서 커가리라 믿어용..! 떠들썩한 가판대 특유의 분위기.. 좋지용.. 나중에 야견이랑 시장투어도 해봐야겠어용(?) ㅋㅋ ㅋㅋㅋ ㅋㅋㅋㅋㅋ아니 야견이 진짜 나빴어용 현실적인데 ㅋㅋㅋ 진짜 나빴음... 머머리는 Hair 나올 수 없는 것이 매력이라구용.. 기본기가 탄탄한게 중요한데 야견이가 꾸준하게 한다는 것 자체가 멋지고.. 협박은 확실히 사파스러워용! 사람마다 그 성향이 다르니 자신이 사파답다 생각하는 길로 가시면 되는 것! 홍홍홍!
외진 산속에서도 더욱 인적이 드문 곳, 바람이 나뭇잎을 스쳐가는 소리와 풀벌레들이 바삐 우는 소리 사이로 무언가를 외우는 작은 목소리가 이어진다. 산 중턱에 떡하니 자리잡은 큼지막한 바위 앞에서 불량한 행색의 사내가 어울리지 않게 반야심경을 외는 것을 마친 소리다. 야견이 부하들에게는 산에 멱 감으러 온다 둘러대고 수련하러 온 것이겠지.
야견은 파계회에 막 들어와 반야심경을 외기 시작한 소싯적을 떠올렸다. 6백 권에 이르는 경을 종이 한 장에 담을 정도로 줄여 만든 것이라 했던가, 그럼에도 외우는 것은 어찌나 어렵던지. 반야심경의 요지를 야견 나름대로 거칠고 간단히 요약하면 결국 모든 것에는 실체가 없으므로, 그에 대한 헛된 집착을 버리고 저 너머로 나아가 해탈하자는 것이 요지였다. 음 좋은 말씀이야...
....좋은 말씀이겠냐!? 그럼 이 세상에 가득한 인간들은 뭣하러 이 세상에 태어나 아득바득 살아가다 뒤지는 건데! 거참 괴로움을 느끼지 않아서 좋겠다! 야견의 이마에 핏줄이 하나, 둘 올라오더니.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수양이 부족한 까닭에 온갖 번뇌와 잡념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탓에 야견은 수계를 치른 뒤 법명을 받으라는 몇몇 사형들의 권유를 딴 소리로 넘길 뿐이었다. 반야심경의 심의는 물론 표의조차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언감생심 무슨!
“사람의 몸에 문이 여섯,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눈, 귀, 코, 혀, 몸, 뜻).” “이를 찾는 객 또한 여섯,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여섯의 문에 여섯의 객이 방문하니 삼십육의의 번뇌요.” “어제와 오늘, 내일의 삼세(三世)에 이어지니 총 108의 번뇌라”
야견은 그렇게 짧게 읊조린 뒤, 두 손을 허리춤에 모아 심호흡한 뒤 주먹을 뻗어나가기 시작한다. 야견이 처음으로 배운 무공, 백팔타였다. 수련의 순간에서조차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범속한 번뇌를 모두 버리듯이 주먹으로 바위를 깎아나가는 야견. 그러나 등 뒤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리자, 돌부리에라도 걸린 듯 황급히 주먹질을 그만두고 고개를 휙 돌린다.
모용중원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는_자신이_다쳤다는_사실을_알린다_알리지_않는다 알리지 않는 편이에용. 비취신공의 공능도 있고, 황룡갑의 내구력도 있으니만큼 자기가 다쳤다 = 무공이 강한 적이다. 라는 얘기라서 조용히 상처에 약을 바르고 삼키는 편이죵
OMR_밀려쓴_걸_시험끝나고_깨달은_자캐 시험 답 쓴건 외우고 있으니까 새거 받아서 느긋하게 OMR에 옮겨용
자캐가_찜질방에_간다면 모용파 부두목(?) 온 몸에 자잘자잘한 상처도 있고 배에는 화살자국이 가득하지만 등은 깨끗해용. 전면에 나서서 자주 싸웠지만 도망칠 일이 없었다 = 이길 싸움만 했다는 이야기에용!!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붉은 여인은 한 손으로 반 합장을 했다. 그 행동의 정의가 합장이었다 그뿐이지, 곧게 뻗은 손가락 끝으로 코를 파도 이상할 것이 없어보인다. 성의가 있어보이는 행동은 아니다. 어쩌면 불문을 읆으며 권을 뻗던 남자가 수련을 훔쳐보았다는 이유로 공격할지도 모르는 일. 그러나 붉은 여인은 그것에 관해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 등산이나 하다가 우연히 마주친게 다니까.
"불심이 깊소. 수련하면서도 그리 경을 외시고."
샤카 족의 왕자 고타마 싯달타의 가르침이 아직도 전해지는 게 놀랍기만 하다. 보통 사람은 죽은지 100년만 지나면 존재했었다는 사실조차 잊혀 사라지거늘. 먼 과거 처축에서 짜여진 말이 오늘날 중원 무도가의 입에서도 흐르니 그의 말에는 시간을 부수는 힘이 있더라.
바깥의 분위기는 소란스럽고, 축복으로 환호받았을 결혼에는 피바람의 향이 짙게 난다. 손 안에 들어선 패를 살핀다. 먼저 남궁가주의 원한을 사면서 남궁지원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함으로 내 행동의 맞지 않는 진실을 찾기 위해 고민해야 하도록 만들었으며, 무림맹의 맹주 앞에서 자신은 낮은 태도로 평화를 원한다 읍소하였으니. 두 개의 패가 손 안에 들어온 상황에서 내가 가진 남은 패들을 살펴본다. 내게 있는 패는 다양하다. 소가주라는 불명예, 모용세가라는 배경, 절정 고수의 무력. 천재라는 바탕. 그러나 이 곳에서 쓸 수 있는 패는 적다. 소가주라는 불명예는 명예보다도 사람들의 꺼림칙함을 불러오겠고, 모용세가라는 배경을 앞세우기에는 이곳에서 본 자들만 하더라도 남궁, 당가, 무림맹주. 배경에서 밀리지 않는 이들이니 말이다. 그러나 재밌는 생각이 스친 것도 수련을 마친 직후에 갑작스레 스쳐간 것이었고, 그것이 돌아갔을 때를 생각해본 결과는 썩 괜찮은 듯 싶었다.
첫 번째로, 마교는 분명 이 곳에 축하 사절이라는 이름으로 당도할 것이다. 목적은 확실하다. 결혼식의 주인 비룡 남궁지원은 의협심이 강한 존재이고, 그 결혼식의 대상은 천하제일미이자 사파 두 거두의 딸인 허예은이다. 즉 그를 건드려 원하는 목적만을 이룬다 한다면 마교는 다시금 무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그럼 내 의형제인 남궁지원은 마교가 보낼 축하를 가만히 받을까? 아니다. 그는 마교에 의해 친우였던 당철운을 잃었고, 그로 인해 마교와 당가의 전쟁이 있었을 때 분노를 느꼈다. 그렇다면 그는 분명 마교가 도달했을 때 그 축하를 거부한 채로 그들과 대립할 것이다. 마교는 남궁지원에게 자신들이 무림의 일원으로 축사를 보냈다. 식으로 정치에 약한 그에게 정쟁을 걸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이 때 쓸 패가 또 하나가 있다. 사천당가주. 그는 자신의 후계 하나를 잃었다. 당가를 상징하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은혜는 두 배로, 원한을 열 배로. 내가 할 것은 별 것 없다. 아직 모용세가와 사천당가는 직접적으로 연결된 바가 없다. 아주 먼 과거에 모용의 힘을 빌리기 위해 혼인 동맹을 맺으려 한 바가 있으니만큼 아직 완전히 모용을 적대하진 않을 것이다. 좋든, 나쁘든. 오대세가란 이름으로 묶여있는 도중일 것이고 남궁가주와 무림맹주는 사천당가주에게 행동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다. 이것이 자신의 자손이자, 무림에 이름 높은 남궁지원의 결혼식임을 강조하겠지. 그럼 사천당가주는 이전 전쟁의 부상을 감당하더라도 가능한 한 마교와의 접근을 최소화할 것이다. 확실히 아는 것과, 소문으로 듣는 것. 남이 말하는 것은 그 무게가 다르니 말이다. 만약 내가 말하지 않는다면 사천당가는 결혼식 전까지 가능한 한 외부 행동을 자제할 것이다. 그리고 결혼식이 끝나는 데로 사천으로 돌아가겠지. 그러나 여기에 내가 돌 하나를 던질 것이다. 나는 이화대를 불러 패를 내밀며 말했다.
"이화대. 너희는 이 패를 들고 사천당가의 가주를 찾아가 손님 맞는 곳에 가보셔라 전하라. 이유를 물으시거든 단 하나면 충분할거다."
당철운의 복수. 사천당가의 원한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그를 강조하여 전하도록 하여라."
그들이 급히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끌끌 웃음을 짓는다. 아마 이로 인해 사천당가와 마교의 사절은 전쟁을 겪게 될 것이다. 거기에 더해 남궁세가 역시 이에 도움을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왜? 사절을 맞이하는 것은 남궁지원일테고, 내가 아는 그라면 칼을 휘두르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그는 지원에게 한 가지 약속을 한 적 있다. 절대로 남궁지원과, 남궁세가에 칼을 내밀지는 않겠다고 말이다. 적어도 나는 남궁지원에게 불리한 방향데로 움직이진 않을 것이다. 겉으로는 그들을 말리기 위해 움직일 것이며 그러면서 사천당가를 자극할 것이다. 그러면 사절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옳은 너라면 분명 칼을 뽑을 것이다. 그러면, 그러면! 남궁세가의 전력은 위로 향하게 될 것이고, 마교와 당가는 다시금 전쟁을 준비하게 될 것이다. 그 틈을 노려 모용세가는 화산과 팽가의 침묵 아래 무당과 소림의 틈을 노려 이권 몇 개를 집어삼킬 것이다. 자 그럼 여기서 질문. 사파는 나서지 않겠는가?
나설 이유가 없다. 가만히 있기만 하더라도 이들은 이익을 보기 마련일테고, 조금 더 움직인다면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자. 사파제일인, 중원제이인 호재필은 이번 사건에 가능한 한 끼어들지 않을 것이다. 무림맹과 남궁세가, 사천당가. 세 개의 세력이 얽힌 이상 그들이 야금야금 이권을 노리는 제갈세가의 세력권을 크게 압박할 기회가 될 테니까. 물론 천하제일인이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딸의 결혼식을 망친 이들에게 분노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러나 그 분노가 단순히 딸에게 향하겠는가? 아니면.. 자신의 딸의 결혼식을 망친 부군에게 향하겠는가. 그러나 지금 당장 남궁지원에게 칼을 휘두르진 못할 것이다. 왜? 허예은은 굳건히 남궁지원을 사랑하고 있고, 그 결혼식을 어떤 방향으로라도 이어가야만 딸의 명예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그러니 천하제일인은 당장에 있어 움직이지 못한다. 자신이 움직이면, 자신의 딸에 대한 시선이 생길 것이고. 그것은 자신과 자신의 장인에겐 문제가 없다 하나 정파인 남궁세가가 압박당할 명분이 될 것이다. 남궁세가가 사파와 결탁하여 변질하려 한다! 라는 명분이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피바람이 불 것이다. 이 피바람 위에 올라탈지, 아니면 그저 불어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할지는 모르겠으나. 어디 이번에는 전력으로 이 피바다를 더 크게 불어보겠노라고.
끅. 끅끅. 끅끅끅끅끅끅.
그는 웃음을 터트렸다. 우스웠다. 은혜와 원수에 휘둘리고, 믿음과 신뢰에 휘둘리고. 그러다 모이고 모여 만들어지는 것의 결과가
그 끝이 전쟁이라니.
자. 지원아. 너는 이 전쟁의 끝에 친우를 위해 눈물을 지킨 의인이자, 당가와의 피의 인연을 맺게 될 것이다. 이는 언젠가 남궁세가가 발돌움할 발판이 될 것이며, 마교가 언젠가 칼을 들이미는 날. 사람들이 네 아래로 모여 칼자루가 되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그 전까지는 남궁세가와 사천당가는 잠시 발돋움할 시간이 필요할 거다. 물자와 인력이 갈아나는 것이 전쟁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 끝에서 너라면 새로운 길을 만들어낼지도 모르겠구나. 우리 대의 후지기수중 네가 가장 먼저 초절정의 길에 도달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위의 경지에도 네가 가장 먼저 도달할지도 모르지. 그러나 그때까지 너를 쫓기에는 나는 시간이 없다. 끊임없이 세가에 증명하고, 세가를 증명해야만 나는 이 세가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나는 오늘만은 너의 등을 치는 형이 되어야만 한다. 그러니 부디. 지금만은 네 눈을 가려주길 바란다. 이 불어올 피바람을 부채질하는 자가 나라는 것을 보지 않아주길 바란다.
여인의 공손한 물음에, 야견은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의 침묵을 이어갔다. 물론 이는 눈앞에 있는 붉은 머리칼의 여인이 몸에 갖춘 고아한 모습에 말문이 막힌 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언제였던가, 어디서였던가, 저 여인과 똑 닮은 누군가 백주의 시장에서 고주망태로 산동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울분을 토하며 떠나갔던 모습을 기억했기 때문이다. 그 광인과 눈앞에 있는 여인이 같은 사람인가? 분위기며 말하는 것이며 이토록 다른데? 골똘히 생각하던 야견은 사고를 그만두었다. 대륙은 넓디넓다. 똑 닮은 얼굴의 두 사람도 없으리라는 법은 없겠지.
“전~혀. 아무리 손을 뻗어 보아도 번뇌는 물처럼 빠져나가고 손가락을 흥건히 적시기만 하니 답답해 죽을 노릇이오.”
야견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여인의 형식적인 합장에 답하고는 주변의 바위에 적당히 걸터 앉는다. 자신은 정식으로 법명을 받은 것도 아니니, 합장으로 답할 자격은 없으리라. 상대는 등산이나 하다 우연히 지나가는 길인 모양이니 필요 이상의 경계는 하지 않기로 했다. 마침 수련으로 지쳐가던 참이었으니. 일상적인 이야기나 하자. 물론, 앞에 둔 여인의 정체를 생각한다면 경계를 한다해도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