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기도를 마치자 보인 광경에 재하는 눈을 홉뜬다. 암기, 그보다 더 위험한 무언가. 저 공격을 재하는 잘 알고 있다. 7년 전 전쟁에서 교국이 어떻게 열세에 몰렸는지 알기 때문이다. 제오상마전이 오기 전의 상황을 과연 재하가 몰랐을까, 그 때문에 재하가 사람을 죽였는데? 사천당가다. 당가의 사람이 나타났다. 필히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이러다 진정 피가 튈 것이다. 하면 이제 망설이지 않고 나서야 하는가? 나섰다가 더 위험해지면? 한 걸음 내디디려다 잠시 멈춘다. 귀에 꽂힌 목소리에 모았던 손이 가늘게 떨렸다. 천천히 한 손을 들고 입가를 덮는다.
어느 한쪽의 감정에 치우쳐야 하는데 그것이 되질 않는다.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으나 필요가 없다면 죽여야 함을 안다. 누군가를 괴롭게 하고 싶지 않으나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속내는 이리도 추악하여 선함을 추구한다. 나는 추악한 사람이고 악으로 단죄한다는 것도 싫어하는 배교자에 불과한데 어찌 이런 내가 누군가를 단죄하려 들겠는가, 내가 어찌 누군가를 이끌겠는가, 막아 세우겠는가, 나는 자격이 없다, 나약하고도 잔인하니 인간 된 도리 없다. 우스운 사람이다. 나는 대체 무엇인가, 나의 존재는 어떤 것인가, 나는..
미끄러지듯 달려나갔다. 부채를 펼치며 어떻게든 막아세우려 했다. 무모함을 안다. 그럼에도 멈출 수 없었다. 멱리를 부여잡지도 못하여 조심조심하던 베일이 뒤집어 까졌다. 교국의 신민을, 제가 지켜야 할 사람을 어떻게든 지켜보려 했다.
닿지 못했다. 수많은 생명이 꺼졌다. 네 발로 기듯 황급히 달려가 어떻게든 부여잡는다 한들 시체를 안았을 뿐이다. 새하얗게 차려입은 옷이 피에 물든다. 머리카락이 피에 젖는다. "그만." 목을 비집고 나온 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모르겠다. "그만." 아마 나의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는 그만두라 한 적이 없다. 네가 그만두라 하였더니? 아니오, 그런 적 일절 없습니다. "그만……." 죄인이 무슨 발언을 하겠습니까?
네가 죽였다. 아니, 내가 죽였다.
땅이 갈라지고 소강된다 한들 죽은 자는 돌아오지 않는다. 재하는 그 사이에서 온통 하얗고 붉은 것이 되어버렸다. 교인과 정파를 정확하게 나눠가른 선을 기점으로, 재하는 교인의 속에 있었다. 재하는 일어서지 않는다.
어쩌면 천마님께서 죽였을지도 모른다.
재하는 그대로 우두커니 시체를 품에 안고 무릎을 꿇은 그 모습으로 고개를 들었다. 익숙한 얼굴이 보이는데, 당신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 재하는 당신을 아는데 당신의 얼굴이 한없이 낯설다. 눈과 코가, 그 입이, 목에 선 핏대가. 모두 낯익고도 낯설고 조합이 되지 않는다. 인간의 삶은 무상합니다. 봄날의 꿈과 같이 부질없는 일몽一夢일 뿐. 나는 그 꿈속 기루 높은 곳 난간에 서있습니다. 맞아 죽느니, 혹은 희롱 가득한 삶에 평생 목줄을 매느니, 나의 삶 무상하여 내 님에게 아무런 도움이 못 되는 것을 깨달을 때는 뛰어내리고 싶지요. 한없이 아래로, 본디 있던 곳으로.. 그런데 막상 뛰어내리고자 하니.
"역시, 당신은 난간 아래에 없었어……."
재하는 부서질 듯 환히 웃었다. 부들부들 떨리던 미소가 깨어지듯 눈물이 흘렀다. 불가항력이다. 만고의 수심을 품은 물줄기가 뺨을 타고 흐르고 있음에도 미소는 무엇보다 아름다우니 이 모순이 아닐 수가 없다. 당신과 나의 사이처럼 모순이 아닐 수가 없다, 나의 삶처럼 모순이 아닐 수가 없다…….
▣파문자, 검귀 금도영 [ 검귀란 검에 미쳐 살아가는 이 혹은 검으로 미친 짓을 저지르는 이들을 일컫습니다. 물론 무림에 이름을 떨치던 검귀들이 있었으나 그렇지 못한 빛바랜 검귀들도 적지 않습니다. 검귀 금도영은 그저 그런, 빛바랜 검귀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는 화경의 고수를 꿈꾸었으나 하늘은 그에게 재능을 허락치 않았고, 시간과 나이는 갈수록 무거워집니다.
30대 후반에 이르렀을 때. 그는 자신이 고수가 되지 못하는 것을 스스로에게 찾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사문의 무공을 욕보이고, 스승을 업신여겼으며 내공을 증진시켜준다는 사문의 비전 영단과 비고에 있던 비급과 검을 훔치기에 이릅니다. 그의 사문 혈검문에서는 금도영을 파문하고 무공을 폐하려 들었으나, 비겁하게도 달아나 족적을 감추었습니다. ]
그리고 시간이 오래 흐른 지금.
여전히 혈검문은 검귀 금도영을 찾아다니고, 금도영은 달아나고 있습니다. 군데군데 새치가 난 허리까지 오는 반백의 장발, 음울하고 우울한 어두운 인상, 고집스럽게 일자로 꽉 다물어진 입술. 손에 난 무수히 많은 상처와 잘 먹지못해 비척이는 몸. 하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명하고 번쩍이는 눈.
▣파문자, 검귀 금도영 [ 검귀란 검에 미쳐 살아가는 이 혹은 검으로 미친 짓을 저지르는 이들을 일컫습니다. 물론 무림에 이름을 떨치던 검귀들이 있었으나 그렇지 못한 빛바랜 검귀들도 적지 않습니다. 검귀 금도영은 그저 그런, 빛바랜 검귀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는 화경의 고수를 꿈꾸었으나 하늘은 그에게 재능을 허락치 않았고, 시간과 나이는 갈수록 무거워집니다.
30대 후반에 이르렀을 때. 그는 자신이 고수가 되지 못하는 것을 스스로에게 찾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사문의 무공을 욕보이고, 스승을 업신여겼으며 내공을 증진시켜준다는 사문의 비전 영단과 비고에 있던 비급과 검을 훔치기에 이릅니다. 그의 사문 혈검문에서는 금도영을 파문하고 무공을 폐하려 들었으나, 비겁하게도 달아나 족적을 감추었습니다. ]
그리고 시간이 오래 흐른 지금.
여전히 혈검문은 검귀 금도영을 찾아다니고, 금도영은 달아나고 있습니다. 군데군데 새치가 난 허리까지 오는 반백의 장발, 음울하고 우울한 어두운 인상, 고집스럽게 일자로 꽉 다물어진 입술. 손에 난 무수히 많은 상처와 잘 먹지못해 비척이는 몸. 하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명하고 번쩍이는 눈.
빛을 보지 못하였더라도 그가 일류의 검객이라는걸 알아보는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겁니다.
스스로의 실력에 만족하고 살아갈 수도 있었으나 가진바 능력과 한계를 넘어선 꿈을 쫓다 추락한 새. 재능의 한계로 벽에 부딫힌 비참한 무림인의 말로가 여러분의 눈 앞에 있습니다.
그가 바위에서 일어나더니 천천히 검을 뽑아듭니다. 옅은 붉은빛이 감도는 코등이와 도드라진 혈조가 인상적인 검입니다.
"너희가 누군지, 어디서 왔는지 알고 싶지 않다. 날 찾아와 호기로이 검을 뽑아들던 이들이 한둘이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