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49083> [All/반상L/판타지/일상] 불멸자들의 노래 :: 01 :: 1001

◆JEf0WNMuVY

2022-06-30 00:09:00 - 2022-08-05 16:50:31

0 ◆JEf0WNMuVY (yhBCvVViI.)

2022-06-30 (거의 끝나감) 00:09:00

죽음, 이 얼마나 달콤한 울림인가?
가난한 자에게 돈이 달콤한 울림이고
병약한 자에게 건강이 달콤한 울림이듯
가질수 없는 것은 언제나 그런 울림을 가지고 있다.
허나 동시에 깊은 절망감을 가졌기에
오늘도 나는 단지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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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스레는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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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 헤르베라 (1l7Qfc0Ecw)

2022-07-21 (거의 끝나감) 05:52:29

>>759 블량슈
호오. 그렇군. 그런데 일기라니, 의외로 귀여운 취미를 갖고 있구만! (그녀는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는 것처럼 감탄했다. 그야 그녀와는 평생토록 인연이 없는 일이었으니.) 일기에 물건 줍기에 뒹굴거리기라. 대부분이 시간을 보내기 위한 무언가로군. 여기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거나 하진 않나? (그녀는 새로운 파이 조각을 내밀어주었다.) 나 역시 지내는 건 혼자일세. 여기서 제법 떨어진 어느 숲에 내 양조장이 있어, 거기서 먹고 자고 술을 만들지. 가끔은 이렇게 돌아다니기도 하고. 나는 기억 못 하지만, 양조장에 손님이 제법 오는 모양이야. 찾아오기만 하면 술을 거저 주거든. 술이 줄었으면 누군가 다녀갔구나 싶으니 말이네. (그런 얘기를 하고 그녀는 술을 마셨다.)

>>761 모로우
흐하. 그렇게 혓바닥 굴리지 않아도 술은 원하는 만큼 줄 것이네. 그대, 보기보다 솔직하구만? (그녀는 그의 아부 정도는 훤히 꿰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 실제로 다 보이기도 했고.) 솔직함은 술에 좋지. 술 앞에서 가리고 감춰봤자 그 역시 술맛을 떨어뜨릴 뿐이야. 그래. 뭐든 잘 마신다라. 얼마나 잘 마실지 한번 볼까? (그녀는 창고로 들어가며 중얼거렸다. 그러나 베일 얘기에 약간 앞서 가던 그녀는 힐끔 고개를 돌려 그를 보는가 싶더니 또 휙 고개를 돌렸다.) 그것 참 뻔한 걸 묻는군. 그대여. 얼굴에 굳이 이런 걸 드리운 이유가 무엇이겠나. 얼굴을 드러내고 싶지 않으니 두른게 당연하지 않은가? 그 외에 달리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후흐흐. 별걸 다 묻는다는 듯이 웃고 창고 안을 가로질렀다. 높은 선반과 벽을 가득 채운 술병과 술통의 풍경은 가히 장관이었다.) 자- 내 그것을 이쯤 넣어두었을 것인데, 음- 아, 찾았다. (그녀는 눕혀져 있는 술병들을 주르르 지나쳐 그 중 한 병을 꺼내들었다. 푸르스름한 유리의 병은 아마도 비슷하게 푸른빛일 술이 안에서 출렁거렸다. 얼어붙는 술 치고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그 술의 병을 한 손으로 가볍게 열고, 어느샌가 불러낸 투명한 유리잔에 한가득 따랐다. 병의 입구로부터 흘러나오는 술의 색은 역시나 짙은 푸른색이었고 코가 알싸한 박하향이 강했다.) 역시 지금이 제일 맛있을 시기였군! 자, 한번 마셔보게나! (그녀는 술이 찰랑이는 잔을 그에게 내밀었다. 새파란 술은 진한 박하향만큼 맛도 싸하고 매웠다. 그야말로 온몸이 언 것처럼 차가워질 만큼.)

>>766 바벨
(그녀는 줄곧 평온하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충격 받은 모습도 중얼거리는 말도, 그녀에게 권하는 대책도 마냥 서서 들었다. 다 듣고서 대답했다. 되물었다는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해결책? 그런게 왜 필요하지? 난 이대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네. 잊은 건 잊은 것이야. 왜 굳이 보존하고 되찾아야 하는지 나로서는 전혀 모르겠군. (그녀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의 말이 전혀 하나도 이해되지 않는 것처럼.) 이건 분명 평범한 일은 아니지. 기억이 통째로 날아가는 것도 아니고, 그대와 같이 누군가를 만난 부분만 앞뒤를 뚝 자른 것처럼 잊어버리니 말이네. 그렇다 한들 내게 아무런 문제도 없다네. 보게나. 나는 지금까지 세기도 귀찮을 만큼의 시간을 그렇게 살아있었네. 그런 내게 무슨 문제라도 있어보이나? (그녀는 보란 듯 두 팔을 펼쳤다. 아무런 문제도 하자도 없는 몸을 과시하듯이.) 나는 그대들을 잊은들 아무런 문제도 없으니, 잊혀지는게 싫으면 그대들이 다가오지 않으면 되네. 아니면 내게서 원하는 것만 취하면 되지 않는가. 술이든 뭐든- 내 단언컨데 거절한 적은 없을테니 말일세. (그녀는 다시 어깨를 으쓱이고 팔을 내렸다.)

768 리겔 (TpRsQsJ3ek)

2022-07-21 (거의 끝나감) 06:47:37

>>766 바벨

그러니까, 나가기는 한다는거군. 지금 당장 축객령이라도 내릴까. (꽤 오랜만에 보는 눈이다. 온갖 감정이 모두 살아 숨쉬는 눈. 한때는 저런 눈을 보는 게 좋았던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아니, 있었지. 망각은 윤허되지 않았으니 오롯하게 기억할 수 밖에. 바람도 불지 않는데 여우가 유일하게 지니고 있는 유일한 팬던트가 흔들렸다.) 잘 알고 있네. 다행이야, 내가 설명하지 않아도 되서. 태어난 곳이 다르고, 근원을 이루고 있는 것 또한 다르지. 너와 내가 가진 유일한 공통점은 불멸한다는 단 한가지 뿐이고. (여우는 눈을 깜빡인다.) 내가 너와 친목을 나눌 이유는 없다고 보는데 말이야. 지금이야 아니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사제를 싫어하고 내게 있어서 관계라는 건 무척이나 무의미하거든.

769 블량슈 (BVl8uxS8zY)

2022-07-21 (거의 끝나감) 07:33:36

>>761 모로우
글쎄- 이제 돌아가는 것 외엔 딱히 할게없지 않을-까-?(그 존재는 그리 이야기하며 당신에게 손을 흔든다. 작별을 고하려는 것일까)
소보루 빵은 고마워- 다음에 생각나면 찾아갈게-(그 존재는 그리 이야기하며 이야기를 끝내려고 한다)

#막레!

>>766 바벨
(당신의 쓰다듬에 그 존재는 느긋하게 가만히 있을뿐이다. 마치 익숙한 것처럼)
하지만 불멸도 결국엔 허무에 삼켜지는 법이니까- 잘 찾으면 그런 수단이 있을지도-(그 존재는 당신이 쓰다듬는 것을 받고 있는채로 이야기한다)
나는 독도 소화되니까- 모르겠지만- 다른 인간들도 먹는 것을 보니 괜찮을거야-(당신이 버섯을 물자 그것은 평범하게 달달한 맛을 가진 버섯이었다)
그래서- 세계의 끝에서 등밀기같은 것도 시도해본거야-?(그 존재는 가벼운 질문을 당신에게 던진다)

>>767 헤르베라
특별한 일이 있는게 아니라면 굳이 바닷가를 떠날 필요는 없으니까-?(그 존재는 헤르베라의 이야기에 그리 답할뿐이다. 그 존재에게 있어 시간은 무한과도 같다. 그러니 시간을 보낼뿐이니)
(당신이 건넨 파이 조각을 다시 한입에 먹어치우고는 이어서 이야기한다) 그 망각은 저주이려나- 축복이려나-?(호기심인듯 당신에게 물어본다)
양조장이면 술을 만드는 곳-이었던가- 그러면 돈이 목적이라면 막 퍼주면 안 되는거 아니야-?

770 블량슈 - 고래의 일기 ???장 (TVmxFyUAkI)

2022-07-21 (거의 끝나감) 13:02:14

제국력 4자리수 8월 5일
날씨:더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날이었다. 밖에 나갔더니 폭염?이라는 것 같아서 더워서 다시 돌아왔다.
그러던 중 해변에서 오베스라고 하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데..
무슨 이야기를 나눴더라? 더워서 기억이 안 난다...

오늘의 밥:물고기떼

771 테이얀 (e9FenXmc22)

2022-07-21 (거의 끝나감) 16:07:28

>>750 블량슈

하물며 유한한 삶을 사는 것들도 본인들의 목적을 위해서 살아가는 마당에 불멸자라고 다를 바는 없겠지. 그래도 그렇게 기나긴 삶을 그렇게 강렬한 목적을 갖고 살아가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네. (그에게 목적이란 타의로 부여된 것 밖에는 없었다. 또한 굳이 그래야하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바닷속에도 몇번 들어가봤다네. 거기도 볼 수 있는게 많으니까 말이야. 그래도 자주 가고싶지는 않은 곳이라서 말이지. (조금만 깊게 들어가도 어두워지고 차가워지는 곳에 그가 적응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못돌아올 일은 없지만 귀찮아지겠지. 오늘의 하늘은 맑은데 내일의 하늘은 또 어떨런지. 사실 이렇게 한가롭게 하늘을 보는 것도 간만이라네.

>>753 오베스

멈출 곳이 없다는게 더 타당하겠지. 신이라는 양반들은 자기 일이 아닌데도 호기심은 또 왕성하니까 말이야. 뭐가 그렇게들 궁금하신지 말이지. (어깨를 으쓱하며 얘기한 그는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한쪽이라도 부족하면 그건 불완전해지니까 말일세. 그렇다고 이성과 본능이 몇대몇이어야 하는지는 또 알 수가 없으니 ... 신들의 장난이란. (허허, 하고 웃어보인 그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의 판단이라는걸 당최 신뢰는 못하겠지만 그들의 피조물로 태어난 이상 그들의 장단에 맞추어야지 어쩌겠나. 보이지 않는 실이 그들의 손가락 끝에 걸려있으니 말일세.

>>760 빌리테

이 근처 마을에 살던 누군가의 묘일수도 있고, 이름 모를 여행자가 쓰러진걸 발견한 다른이가 그를 묻어둔 묘일수도 있고, 전쟁에서 스러져간 다른 이들을 위한 묘일수도 있지. (상대의 물음에 그는 답했다. 여느때처럼 돌아다니다가 묘비를 보고있는 누군가를 발견하여 호기심이 동했기 때문이다.) 아니면 자네는 이 묘가 누구의 것인지 알고 있는건가?

>>761 모로우

남들과 다른 시간을 살아가니 익숙해지고 싶지만 말일세. (부드러운 미소로 대답한 그는 어느새 손에 쥔 지팡이로 바닥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이제는 애도해줄 이들도 없다네. 사실 내가 애도해준 이들보단 내 이름을 부르짖으며 저주를 한 이들이 더 많겠지. 그런 삶을 살아왔으니 말일세. (과거를 생각하던 그는 별로 재밌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원래 가치관이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의 집합이라네. 자신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걸 자신의 가치로 삼는 존재는 없지. 그리고 죄없는 동물은 없다네. 주인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그것은 죄가 되는 것이지. 다만 그 죄를 덮어놓고 애정을 주는 것뿐일세.

>>766 바벨

오래 살았으니까 가능한 것이겠지. 사역마도 본래의 주인으로부터 계속해서 마력을 공급 받으니까 말일세. 그 기간이 길어지다보면 언젠간 이렇게 된다네. 그 세월은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말이야. (루이를 처음 소환했을때는 그저 간단한 의사소통만 가능한 사역마였던걸 그는 기억하고 있다.) 아무래도 검은색은 여러 지역에서 불길한 징조로 여겨지니 검은색 일색의 까마귀도 같은 맥락에서 그리 여겨지는 것이겠지. 딱히 기분 나빠해본적은 없다네. 그들의 믿음이란 분명 경험에서 나오는 것일테니 안좋은 일이 있기 전에 까마귀가 울어댔다거나 그랬겠지.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어깨를 으쓱였지만 그의 눈빛은 언뜻 비웃음이 담겨있는 것 같기도 했다.) 아 예전엔 정말 힘들었다네. 지금은 알아서 쫓아내니 편하지만 말일세. 결국 까마귀의 모습을 한 사역마라서 진짜 까마귀와는 본질적으로 다르지만 말이야.

772 블량슈 (TVmxFyUAkI)

2022-07-21 (거의 끝나감) 16:30:06

>>771 테이얀
쉬지 않는 것에 평화는 오지 않는다-라나 뭐라나-(그 존재는 그리 이야기하며 하늘을 쳐다보던 눈을 당신에게로 돌립니다)
우리의 삶은 기니까- 자신만의 목적을 찾는 것도 좋을-거-야?(그 존재는 조언하듯 이야기합니다. 이레보여도 오래 살았다는 증거겠지요)
언젠가 맑으면- 언젠가는 흐리고 언젠가는 비오고 언젠가는 눈이 오는- 그런 것이 삶이라는 것인가-봐-?(그 존재는 멋진 말했나?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가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는듯 당신을 향해 상냥한 미소를 가볍게 지을뿐입니다)
그러니 너에게도 이 말을 전해둘-까-? 힘내라- 힘내라-라고 말이야-

773 빌리테 (KJZgunxVrw)

2022-07-21 (거의 끝나감) 16:46:54

>>771 테이얀
알 수 없으니 그럴듯한 말들을 늘여놓을 수 밖에. 그러나 전부 추측과 상상 아니겠어요? 진실은 알 수 없으니 제가 함부로 추측한다 해도 허황된 이야기가 될 뿐 무언가 더 나아갈 것 같진 않네요. (그리 말하던 여자는 이제 시선을 돌려 묘비가 아닌 당신을 마주본다.) 하나 확실한 것은 적어도 시신을 수습해줄 사람이 곁에 있었을 거란 소리입니다. (마르고 차가운 손이 십자가를 느른하게 쓸었다.) 그정도면 성공한 인생이죠. 저도 제가 죽으면 이런 묘비에 묻히고픈 마음이 있답니다.

774 헤르베라 (1l7Qfc0Ecw)

2022-07-21 (거의 끝나감) 16:58:42

>>769 블량슈
나와는 반대로군. 아니, 같은가. 나 역시 재료를 채집한단 목적으로 방랑하니. (그녀는 혼잣말에 가까운 중얼거림을 흘렸다. 그리고 잘 익은 오렌지를 꺼내 껍질을 슥슥 벗겨갔다.) 나로서는 축복인지 저주인지 굳이 따져야 되는가 싶지만, 음! 오히려 묻고 싶군. 그대에게는 어떻게 보이나? 나는 여태 만나는 모든 이를 잊어왔고 조만간 그대를 만난 것도 잊을 것이네. 다음에 만나면 똑같은 말을 하며 똑같은 행동을 할 수도 있다네. 그리 만드는 이 망각이 축복으로 보이는가, 저주로 보이는가? (그녀는 어딘가 즐거운 것처럼 말하며 껍질 벗긴 오렌지를 그 존재의 입가에 대주었다.) 술을 만드는 곳이니 양조장이라 부를 뿐이지, 돈을 목적으로 한게 아닌지라 상관없다네. 그대도 잘 알지 않는가? 기나긴 생에 돈은 그닥 의미가 없는 것을.

775 블량슈 (TVmxFyUAkI)

2022-07-21 (거의 끝나감) 17:06:43

>>774 헤르베라
글쎄-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그 존재는 운을 떼듯 이야기한다)
항상 새로운 만남에 감사할 것이라면 축복일테고- 기존의 만남을 계속하고 싶다면 저주겠지-(당신에게 그 존재는 그리 이야기하고는 오렌지를 한입 먹는다)
그러는 너는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어? 축복? 아니면 저주? (그러고는 이어지는 다른 이야기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술을 만드는 것은 취미? 아니면 의무-?(그 존재는 가볍게 당신을 쳐다본다. 마치 끝을 모를 바다가 당신을 보는 느낌이 드는 것은 착각일까)

776 이바 (MqFTwUNOWM)

2022-07-21 (거의 끝나감) 18:44:41

>>603 세투스
(당신이 첫인상은 안좋게 잡힐수록 좋은거라고 얘기하자 고개를 갸웃거린다.) 첫 인상이 좋아야지 좋은거 아닌가요? (단순히 궁금한듯 당신에게 물으며.)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우주 구석구석을 안내받으면 기쁘겠네요. (부드럽게 웃었다. 우주를 둥둥 떠다니는것. 그 지경이 될때까지 살아남는건 괴롭겠지만, 그래도. 그것은 충분히 낭만있는 일 같았다. 그거면 된거 아닌가. 언젠가 찾아올 미래라고 하더라도, 굳이 지금부터 슬플 필요는 없겠지.) 그럼요. 사과를 우선 잼으로 만든 뒤에, 그걸 나중에 끓여서 마시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랍니다. 새콤하고, 몸에도 좋죠. 괜찮으시면, 만들어 둔게 있는데. 한잔 하시겠어요?

>>633 명설화
(당신은 새하얀 도포 자락을 늘어트린채로 갈림길 한 가운데에 주저앉아있었다. 동쪽의 사람인가. 여기에 주저 앉은 채로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그러다 당신이 배고프다는 말을 중얼거리자, 고민할 이유가 사라졌다. 당신의 그 모든걸 내려놓은듯한 표정이 제 가슴을 아프게 찔러왔다. 가까이에서 쪼그려 앉아 당신과 눈을 맞추고, 짐보따리에서 따듯한 물을 꺼내 당신에게 건네었다.) 괜찮으세요? ...공교롭게도 지금 가진 음식이 없어서.. 괜찮으시면 제가 식당까지 안내해드려도 될까요? (그리고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본다.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635 헤르베라
(당신의 부드러운 설명에 자신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그렇군요, 말씀대로네요. 그 아이도 불살라지면 슬플테니까요. 음, 실례가 되지가 않는다면.. 어째서 얼굴을 가리고 계신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부드럽게 웃으면서 당신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다, 당신 또한 깊은 것을 묻자 차분하게 눈을 깜빡인다.) 저만 궁금한것을 묻고 답을 듣는건 예의가 아니겠죠. 아, 그렇다고 대답을 강요하는건 아니에요. 굳이 대답해주시지 않으셔도 괜찮으니까요. ...그렇죠. 예전에는 소망해본적이 있는것같은데, 지금은 하나밖에 없네요. (입꼬리를 올려 미소지었다.) 마법을 행해보려고 한적도, 소망한적도... 그저 죽고 싶다고 소망하긴 하는데, 이게 진심인지 아닌지. 어라, 조금 무거운 얘기였을까요? (당신의 눈치를 살핀다. 허나 당신의 얼굴을 읽을수 없었기에, 조금은 불안한 얼굴이었다.) 그런것같더라구요. 그래도, 정말 대단해요. 제가 마셔본 술 중에서 제일 뛰어나네요. 술엔 조예가 그리 깊지는 않지만.. 정말 멋져요. 다른 분들이 이걸 마시면 울면서 기뻐할것같아요. 어쩌면 중독자가 속출할정도가 될 지도 모르겠네요. (키득거리면서 농담조로 얘기했다.) 아하하, 여전히 거친 아이들이군요. 먹을테면 먹어봐라! 네녀석~ 이런 느낌인가요? (뺨은 여전히 발그레한 채였다. 술기운이 돌아 많이 편안해진것같았다.) 죄송스러운건 오히려 저죠. 술도 잔뜩 대접받았는데, 잔뜩 취해버려서 이것저것 실례를 저지르면 안되니까요... 배려에 감사드려요. (작은 잔으로 바뀌자, 조심스럽게 그걸 받아들었다. 잔또한 아름답고, 따라주는 술 또한 아름답구나. 여기는 꼭 동화속, 마법의 세계같다. 다른 곳과는 단절된, 그런 신비한 곳. 레인씨가 말씀하셨던 고향이 이런 곳일까. 자신의 집, 마을은 언제나 평화롭고, 그렇기에 사랑했지만... 지루한 곳이었다. 사는것 또한 지루했으니, 어디에 살아도 지루하겠지. 그렇기에 지금의 순간이 소중했다. 신선한 자극이 조금이나마 내 가슴을 뛰게 하는것같다. 잔에 따라진 술을 바라본다. 유백색, 미미하게 반짝거리는 술.) 백옥, 그리고 진주라... (조심스럽게 입을 잔에 가져다댄다. 입술에 닿을때부터 아주 부드러웠다. 순식간에 목을 넘어가고, 배와, 향약초를 응축시킨 맛은 감촉에 뒤떨어지지 않았다.) 아아. 아름답네요... 방금 주셨던 술에 비해서, 이것도 뒤떨어지지 않는걸요. 어느 것 하나 단점이 없는것같아요. (시선을 당신에게로 돌린다. 기분이 좋은듯, 눈을 접어 웃었다.) 답례를 꼭 해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해드려야 하지. 바라는게 있으세요? 제 피로 술을 담가보신다던가? 아하하, 농담이에요. 기분 나빴으면 죄송해요.

>>638 리카
(그래서 걱정된다라. 입 안에서 너의 말을 되새긴다.) ...사실 잘 모르겠어. 지금 이 순간에도 깨어있는지, 꿈을 꾸고 있는건지 나는 알 수가 없어. 내 기억은 정말, 정말로.. 혼란스러워. 아무것도 모르겠어. 정말 떠올린 기억이 맞는지. 왜곡이 된건 아닌지. 그저 바라는걸 내 기억으로 삼는건지. 그래도 괜찮아. 네가 괜찮은것처럼. (천천히 눈을 깜빡인다.) .....빠져나오지, 못했어. 내 시간은, 내가 잃어버린 곳에서 멈춰있으니까. 그래서 네게 이렇게 얘기하는거야. 얼마나 슬픈지 잘 아니까. 굶주려 본 자만이 진정으로 자신의 빵을 나눠줄수 있듯이. (말을 마치고는 잠시간 눈을 감는다. 너와 나는 여전히, 같은 곳을 맴돈다.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의 초침처럼. 서로 만나더라도 스쳐가는 분침과 시침처럼. 거대한 파도를 유랑하는 돛단배인 우리는. 천천히 눈을 뜬다. 너는 여전히 따듯하게 웃고 있었다. 그런 너를 꼭 안아주려 팔을 벌린다.) 고마워, 리카. (네가 내 머리를 쓰다듬자 나 또한 부드럽게 웃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너를 반드시 죽여줄게. 설령 내가 다시금 죄를 짓는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죄인인건 변하지 않으니까. 네가 나를 원망하며 배신당했다고 생각하더라도. 도망칠 수 없는 저주에서 해방되게 해줄게. 더이상 모두의 희망으로써 네가 존재하는것을 바라지 않으니까. 설령 그것이 나의 이기심이라고 하더라도. 더이상 네가 누군가를 구하길 바라지 않아. 너의 죄도, 너의 저주도. 전부 내가 짊어질게.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 슬슬 막레줘도 될것같아!!!!!!!! 고마워~!~!~!!!!

>>642 레갈리스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부드럽게 웃으며, 당신이 새끼 송사리를 놓아주는것을 바라본다. 그것은 유유히 헤엄치며 호수로 나아간다.) ...다행이다. 여전히 세계를 사랑하고 있구나. (중얼거렸다.) 저같은 죄인도, 그 물고기에게 사랑받을수 있을까요?

>>644 바벨
음, 좋아요. 기대해볼게요. (키득거리면서 당신을 바라본다. 그러다 당신이 당당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가만히 눈을 깜빡였다.)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장난스레 얘기하며.) ...어차피 저희는 죽지 않는걸요. 목숨을 건 상대끼리라면 죽고 죽이는것은 더이상 죄가 아니겠죠. 그것이 생명의 순환이니까요. 하지만 저희는 이치를 벗어난 몸. 저희를 죽이지 못하는 상대의 목숨을 빼앗는건, 단순한 폭력일 뿐이에요. 의미없고, 크나큰 죄인걸요. ...바벨씨, 폭력도 죄랍니다. 죄를 짓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렸잖아요. (그리고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았다. 차분한 눈빛이었다.)

>>664 레인
정말요? 와아, 신기해라. 처음 듣는 얘기네요. 그래도 그게 더 매력적이지 않나요? 드넓은 바다에서 우연히 만난, 거대한 고래를 칭찬해주자 기뻐하며 춤을 춘다는 얘기요. (가볍게 웃었다. 훈련을 통해 춤을 추는것도 아름답지만, 우연히 만난 아름다움은 그에 비견할수 없겠지.) ...그래도 그런건 예술에서만 일어났으면 좋겠네요. 세계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생명들로 가득 차 있잖아요? 이 다음에 또 아름다운 생명이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스러져가며 끝내는 잊혀져버린것들은... 너무 슬프네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생명의 우열은 누가 가릴수 있는가. 객관적으로 보아 지금의 생명들보다 더 우월한 존재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우월하지 못하다고 해서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으니까. 그리고 당신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절해버리시면 안돼요! 그래도 뭔가 나오면 재밌을것 같긴 하네요. 음, 까맣게 되었으니까 한번 꾹 쥐어보시면.. 뭔가 나오지 않을까요? (그리고는 당신의 반응을 살폈다. 기괴한 포즈를 지으며, 장난스러운 당신의 말투에 그만 웃어버렸다.) 와아, 원죄의 여왕이라... 처음 들어보는데, 꼭 보러 가고 싶네요. 혹시 괜찮으시면, 다음번에 같이 보러 가지 않으시겠어요?

>>687 나하르
질리셨으면, 그만두셔도 괜찮지 않나요. (조용히 당신을 타이르듯 얘기했다. 어느새 그녀의 손에는 검이 들려져 있었다. 흑색빛을 발하는 검. 날카롭고 흉흉해보인다. 얼마나 긴 시간동안 저 검으로 그녀는 목숨을 앗아온것일까. 얼마나 긴 시간동안, 저 날카롭고 흉흉한것을 손에 쥐었던 것일까. 그녀는 길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흉악한 모습의 갑옷이 그녀를 감싼다. 내가 알던 사람이 맞는걸까. 아니, 아니겠지. 나는 당신을 모른다. 당신이 나를 알지 못하듯이. 우리는 서로의 겉면을 보고 멋대로 친구라고 생각하고, 멋대로 관계를 맺고, 멋대로 상처받는다. 이래서 누군가와 다시는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나는 그런 관계를 소망하지. 불에 뛰어드는 숙명을 가진 불나방처럼. 덧없이 스러지는것을 알면서도, 찬란한 불빛은 자신을 위한것이 아니라는걸 알면서도 손을 뻗고야 마는. 한줌의 재로 사라지는. 보랏빛 흉흉한 안광이 날 비춘다.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악은 뭘까요? 나하르씨. (그리고 자신을 죽여보라며. 내 목을 향해서 당신의 검이 휘둘러진다. 모든 방향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참격은 공간마저 일그러뜨리고, 내 육신을 갈기갈기 찢어발긴다. 타오르는듯한 격통. 피부에 닿는 차가운 금속의 감촉. 피부가 찢기고, 혈관이 뜯기고, 지방과 근육이 조각나고, 뼈가 아스러진다. 몸을 이루고 있던 피가 한순간에 빠져나가며 일순간 의식이 꺼진다. 그리고 찾아오는 고요한 적막.) 아아, 또 죽지 못했네. 슬퍼라... (눈에서 한 줄기의 눈물이 흐른다. 순식간에 재생된 몸. 지긋지긋한 저주. 제 육신이 정말 죽지 않은건지 재차 확인하다가, 천천히 시선을 당신에게로 돌린다.) 제겐 아무런 힘도 없지만... 힘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신을 죽이진 않았을거에요. 그것으로 해결되는건 아무것도 없다는걸 이미 두번이나 경험했거든요. (느릿하게 이야기하며.) 나하르씨, 당신의 목표는 안타깝게도 이루어질 수가 없어요. 저라는 인간이 죽지 않으니까... 당신의 낙원을 제가 망칠거니까. 당신이 고하는 유일한 진리에 반하는 진리를 내가 퍼트릴거니까. 그렇게 다음 세대로, 생명을 이어갈거니까. (그리고는 손으로 제 눈을 가렸다.) 비참하게 숨고, 진흙속. 깊은 늪 속에서 때를 기다리면서라도, 오물과 죄를 뒤집어 쓰더라도... 설령 당신을 구원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저는 생명을 지킬거에요.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속죄니까요. (그리고는 천천히 제 눈을 가린 손을 떼며, 황금빛 눈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그곳에는 단호한 결의가 담겨있었다.) 다시금 신이 되더라도 당신을 막을거에요. 그러니까 그만하세요. 우리... 방법을 찾아봐요.

#답레 너무 늦어서 미안해!!! 스루된거 있으면 꼭 말해줘~~!~!!!!!

777 빌리테 - 독백 (KJZgunxVrw)

2022-07-21 (거의 끝나감) 19:32:51

*잔인할 수 있음! (칼로 동물 시체를 찌르는 묘사) 주의!

굳이 사람의 것이 아니더라도, 백정이 아닌 이상 살과 벼를 가르고 발라내는 일은 충분히 어려운 일이었다. 줄줄 흐르는 피로 육망성을 그리는 것은 차라리 쉬웠다. 죽은 사슴의 몸뚱이를 질질 끌어 그 가운데에 놓는 일 역시 버겁지만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은제 칼로 심장을 도려내야 하는 순간만큼은 정말 힘들었다.

"우욱."

나는 이내 숨을 들이마시고서는 저릿한 팔에 힘을 주었다. 어설픈 손짓에도 잘 다려진 탓으로, 칼날은 쉽게 살을 파고들었다. 그나마 수월한 일이다. 칼끝이 뼈에 걸렸을 때는 최악이었다. 드드득 소리가 들리면 나는 잠시 멈춰서 헛구역질을 반복했다. 평생 고기라고는 식탁 위에서 잘 도축된 것밖에 본 적 없으니 당연한 반응이라 할 수 있겠다. 애석하게도, 나는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

"검은 왕과 왕자, 땅과 물을 다스리는 지하의 군주, 날개 달린 얽히고설키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아니하며, 숲과 요정, 까마귀와 파리, 늑대와 전갈, 나귀와 사자에게 이름 없는 종이 감히 부탁합니다. 나는 당신의 공범자가 될 것이며, 당신을 내 대의에 부르고..."

이 늦은 밤 버려진 오두막을 찾아올 사람 없는데, 문이 연신 덜컹거렸다. 쿵쿵쿵! 나는 이것이 내 심장 소리인지, 노크 소리인지 알지 못한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연신 울렸다. 역시 바람 소리인지, 불길한 무언가가 기어오르는 소리인지 모른다. 켜놓았던 양초가 전부 꺼졌다. 나는 달빛에 의존하여 양피지를 읽었다. 거의 지워진 글씨를 읽기 위해 몸을 땅에 붙이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은제 칼을 들어 사슴의 사체를 마구 찔렀다. 단번에 심장을 노려야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내가 미숙한지라 총 13번을 찔러야만 했다.

"당신에게 가장 신선한 심장을 바칩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멈췄다. 달마저 두려운 듯 구름 뒤에 숨고, 벌레들도 감히 울지 못했다. 밤새들은 날지 못해 바닥에 곤두박질치고, 바람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아우성을 그쳤다. 오두막은 순식간에 암흑과 적막 속으로 빠졌다. 나는 땀인지 눈물인지, 아니면 피인지 모를 것으로 얼굴이 흥건하게 젖어 소맷자락으로 얼굴을 닦았다. 과연 내가 닦은 것이 얼굴이 맞는지조차 분간하기 힘들 만큼 짙은 어둠이었다. 커튼이 펄럭거리자 순간 몸이 고꾸라졌다.

- 부족해.

어둠 속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그르렁거리는 소리는 굶주리는 늑대를, 목을 긁는 소리는 관뚜껑을 마구 긁어대는 시체를, 웅웅 울리는 소리는 부패한 음식 위의 파리를, 귀를 찢을 듯 날카로운 소리는 까마귀를 모방한 듯했다. 그럼에도 나는 그 목소리가 무척 아름답다고 여겼다. 그 아름다운 목소리의 환심을 사고 싶었다. 나는 원래 나의 목적도 잊고 목걸이를 뜯어 바쳤다. 머리카락도 잘라주었고, 종래에는 내 심장도 바치겠노라 약속했다.

- 아직 부족해.

그러나 대답은 한결같았다. 당시 나는 가진 것이 없어 공황에 빠져있었다. 분명 글씨에 적힌 대로라면 갓 죽은 짐승의 심장이면 충분하다고 적혀있었다. 나는 양피지를 보기 위해 다시금 몸을 숙였다. 그러나 보이는 글씨는 하나 없고, 처음부터 아무것도 새겨진 적 없어 보이는 백지가 드러났다.

"제가 준비한 건 이것뿐이에요."

내가 반쯤 울면서 말하자 그것이 세 번 눈을 깜빡이고 세 번 눈동자를 굴렸다. 흡사 고민하는 인간을 모방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 당시 나는 그것이 전혀 고민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 좋아. 그러면 이렇게 하지.

어둠이 뒤집혔다. 바다 위의 배가 거대한 파도를 만나 출렁거리는 것 같았다. 어둠은 점점 더 짙고 커졌다. 마침내 그것이 내 눈앞에 도달했을 때,

- 소원을 들어줄게. 값은 나중에 치뤄도 좋아. 때가 되면 다시 너를 찾아올테니 준비하고 있어.

내가 그것의 그림자 위에 앉아 있었음을 깨달았다.


***


아침이 되자 마자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은 채 저택으로 달려갔다. 숙녀답지 못한 일이었으나 다들 내 상황을 떠올리고는 그러려니 했다. 내 사촌 동생이 오늘 밤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세간의 평이었다.

그들은 틀렸다!

저택의 분위기는 어제와 사뭇 달랐다. 항상 숨죽이며 조심스럽게 다녔던 사용인들이 오늘만큼은 바쁘고 정신없어 보였다.

"안젤라!"

나는 그 아이가 죽은 듯 누워있던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바다에 잠긴 듯 어두침침하기만 했던 방에 어울리지 않은 산들바람이 불었다. 방의 주인이 찬바람에 연신 기침을 하는 통에 오랜 시간 미동 없던 창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햇빛이 방 안을 밝게 비췄다. 허공을 부유하던 먼지가 빛 받아 반짝거리고 신선한 공기가 맡아졌다. 나는 손으로 그 빛을 가리며 아이를 찾았다.

"⬛️⬛️⬛️"

침대 위에 깡마른 소녀가 앉아있었다. 병세가 완전히 거둬진 것은 아닌 탓이다. 나는 실망하는 대신 아이의 얼굴에 생기가 돌고 있다는 사실에 집중했다. 나는 아이에게 품으로 파고들었다. 요동치는 맥박과 따뜻한 살결, 위아래로 들썩이는 어깨까지. 오로지 살아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단번에 느껴졌다. 아이는 부드러운 손길로 내 등을 쓸어내렸다.

"있지, ⬛️⬛️⬛️."

나의 천사가 속삭였다. 역광 탓에 얼굴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나는 그림자 속 아이의 얼굴을 보기 위해 눈을 가늘게 떴으나 쉽지 않았다. 그늘 속에서는 핏빛처럼 붉은 눈동자밖에 보이지 않았다.

"나, 배가 고파."

안젤라의 눈이 원래 이렇게 붉었던가?


#독백 총총,,,

778 리카 (tEPEmg2LBM)

2022-07-21 (거의 끝나감) 21:21:15

>>746 설화
( 이름은 중요했다. 이름은 본질 중 하나였으니.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너를 정확히 부를 수 있는 것. 그러니, 나는 계속 기억할게. 너의 이름. ) 아하핫- 고마워, 설화! ( 빵을 오물거리는 모습이 귀여워 해맑게 웃는다. 머리를 조금 더 쓰다듬어주다, 설화의 식사에 방해되지 않도록 손을 거두었을까 ) 위험한 사람? ( 되물으면서 고개를 갸웃한다. 단호하게 날카로워진 설화의 눈을 빤히 응시하다가 ) 위험한 사람이면, 악당 말하는 거야? 그러면, 설화도 찾으면 위험해지는 거잖아! 나도 찾는 걸 도와주면 안돼? 악당을 물리치는 건 마법소녀가 해야 할 일인걸! ( 악당 이야기가 나오자 흥분하여 마법봉을 붕붕 휘두른다. 그것도 결국엔 설화를 걱정하는 마음이었겠지만 )

>>747 블량슈
한 달에 한 번? .....아-... ( 고개를 갸웃하다, 블량슈를 따라 뒤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 곳에는, 무덤이 있었을까. 탄식하듯 숨을 내뱉고, 늘 웃고 있던 입가를, 인형을 들어올려 가린다. ) .......그랬구나. 블량슈의 친구가 여기 잠들어 있었구나. (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리다 ) 있잖아, 블량슈- 나도 블량슈의 친구에게 인사해도 돼? ( 평소와 같이 밝은 모습으로 블량슈를 돌아봤을까 ) 아니야- 괜찮아! 이제 익숙해졌기도 하고- 그건 내가 가야할 곳으로 나를 데려다주거든. 그렇게 되면, 누군가를 만나기도 해. 지금 이렇게 블량슈를 만난 것처럼!♫ ( 해맑게 웃는다.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는 것처럼 ) 선물? 뭔데? 뭔데?♫ ( 소매를 뒤적이는 블량슈를 보며 눈을 반짝반짝인다. 고개를 기웃기웃하는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하다. )

>>748 레인
( 마법소녀는 사랑과 희망의 상징일 텐데. 그럼에도, 이렇게 부정적인 개념들을 마주하는 것에도 아무렇지 않았다. 아니, 정말로 아무렇지 않았을까? 모르겠어. 이건 정말로 내가 마법소녀여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 아니야, 나도 망설여. 언제나 망설이고 있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망설이지 않아. 게다가 다른 사람들이 망설이고 괴로워하는 것이 보이면, 나는 더 망설이지 않을 거야. ( 그 말을 증명하듯, 웃는 얼굴은 흔들리지 않는다. 검고 차가운 팔. 기괴한 그것은, 결코 사람이라 느껴지지는 않는 것이었지만, 맞잡고 있는 손 역시 절대 놓지 않는다. 반대로, 너무나 사람처럼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를, 너에게. ) 마법소녀에게 자신은 없으니까. 다른 이들만이 있을 뿐이야. 그러니까, 나는 다른 사람들을 챙겨줄 거야. 거기에는 말했듯이, 레인도 포함이야. ( 여전히 정확하게 레인의 눈을 응시하는 얼굴은 미소를 짓고 있다 못해 평온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마치 혼자 다른 공간 속에 있는 것처럼. 그것은 정말로 마법소녀의 모습이 맞을까? 이렇게나 부정적인 것들을 마주보고, 분명히 느끼고 있을텐데도, 무너지지 않는다. 아니, 무너지지 못하는 것일까? 마법소녀였으니까. ) 모든 부정된 개념을 품어주는 것이 너에게 주어진 역할... ( 레인의 말을 따라한다. 레인의 말들을 듣는다. 흐릿하게 보였던 사람의 실루엣에서 나온 팔들은, 주변을 감싸다 안개가 되어 사라졌을까. 네가 눈을 감았다 뜨면, 이 세상도, 일그러졌던 너의 모습도 원래대로 돌아왔을까. 레인의 머리 위에 남아있는 둥근 고리의 흔적을 응시한다. 환상과 실제 사이의, 본질. ) 그건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야, 레인. 그것은 너에게 달렸으니까. 네가 부정하든, 부정하지 않든, 나는 변함 없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너를 대할거야. 나는, 너를 믿겠다고 약속 했으니까. 너는 다른 사람들을 너의 의지로 해치지 않을 거라 믿고 있으니까. ( 하고 말하는 웃는 얼굴은, 말했듯이 정말로 평소와도 같다. 레인의 모습이 변하든, 변하지 않든 그 본질을 바라보려 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천천히 손을 뻗어, 둥근 고리의 흔적을 쓰다듬듯 만져주려 하며 ) 그러니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줘, 레인. 그것이 다른 존재들을 일부러 해치는 것이 아닌 한, 나는 너를 긍정할테니까. ( 다른 존재들에 과연 본인은 포함이었을까. 해맑게 웃는 따뜻한 연보라색 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

>>751 헤르베라
아니야! 괜찮아- 나야말로 못 알아채서 미안. 너무 집중하고 있었나봐. 이것도 미안해.. 나쁜 악당이 습격하는 줄 알았어. ( 여전히 웃는 얼굴로 들고 있는 마법봉을 내려다 보며 사과한다. 정말로 웃고 있었을까? 바늘이 박혀 피가 흐르는 손가락은 보이지도 않는 것처럼 ) 응-!♫ 우리는, 다시 만났어. ( 고개를 끄덕이며 맑게 웃는다. 인형을 살린다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는다. 다시 만났다, 는 말에 말을 아끼는 헤르베라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내가 말을 잘못한 걸까? 나, 기억 잘 하는데. 잘못 기억한 걸까? 연보라색 눈이 본질을 바라보듯 앞으로 돌아 나오는 헤르베라를 응시한다. ) 나와 접했던 상대 전부를 잊어? ( 헤르베라의 말을 따라한다. 그래서였구나. 네가 그렇게 이름을 말하지 않으려는 건. 놀란 얼굴은 금세 다시 평소의 웃는 얼굴이 된다. 덕분에, 너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으니 ) 응! 듣고 싶어-♫ 네가 잊어버려도 괜찮아! 네가 잊어버린 만큼, 내가 기억할테니까. 매일매일 너를 만날 때마다, 새롭게 다시 반가울 거야. ( 본인을 잊어버린다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은걸까. 천천히 바늘을 빼낸다. ) 근데, 네가 말해주기 싫다면 안 들려줘도 괜찮아-♫ ( 얼굴이 보이지 않는 헤르베라를 올려다보면서 환하게 웃었던가. 헤르베라를 배려하는 것일까 )

>>753 오베스
앗-! 그렇구나! 미안! 그럼 조심할게! 혹시 탈골이 되어도, 내가 다시 맞춰줄테니까 걱정 마! ( 깜짝 놀라다가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고는, 붕붕 흔들었던 손은 아주 살살 위 아래로 흔들었을까. 아기를 대하는 것처럼 힘을 다 빼고 매우 조심스럽게 악수한다. 매우 집중하는 표정이다! ) 아하핫-♫ 이 모습은 고정이라 그래- 그리고 정확하게는, 변신이야! 마법소녀로 변신한 모습이 바로 이거인 거지이- ( 볼이 약하게 찝혀서 말과 발음이 새어나가도 해맑기만 하다. 진짜임을 증명하듯, 말랑하고 따뜻한 볼이 오베스가 찝는대로 살짝 늘어났을까. ) 응-! 나도 잘 부탁해-♫ ( 종종 보게 될 운명이라면, 다시 볼 수 있을테니. ) 오베스는 이곳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곳이 어디야? ( 흔적만이 남아있는 도시의 유적. 첫 탐험을 만나듯, 반짝반짝이는 연보라색 눈이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

>>760 빌리테
( 마법봉을 길게 늘려 빗자루처럼 타고서 인형과 함께 하늘을 날고 있었을까. 불어오는 바람이 인도해주는 것만 같은 길을 따라가면, 외딴 묘비가 있는 언덕이 나온다. 그리고 그 앞에 있는 익숙한 얼굴.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려 했지만, 추모라도 하는 것처럼 숙연한 분위기를 눈치채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앉는다. ) 글쎄- 빌리테도 모르는 묘비야? ( 빌리테의 옆으로 다가가며 고개를 갸웃한다. 아는 묘비가 아니었던 걸까. 쪼그려 앉아서, 손을 뻗어 십자가 모양의 나뭇가지를 조심스럽게 만져본다. ) ....빌리테는 누구의 묘비라고 생각해? ( 다시, 생뚱맞은 질문을 되물어본다. )

>>762 모로우
( 멍하니 있다 퍼뜩 정신을 차리면 또 새로운 곳이다. 인형을 품에 안고서 주변을 둘러보면, 숲이다. 바다에 이어 이제는 숲인 걸까. 혼잣말을 하며 걸어가다 보면, 제일 그늘진 나무 밑에 앉아있는 모로우를 발견한다. ) 앗-! 안녕, 모로우-♫ ( 다시 만날 운명이었던 걸까. 아는 얼굴을 만나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다가 ) 어라-? 고양이! ( 가까이 다가가니 모로우의 무릎에 있는 고양이가 보인다. 바로 모로우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쓰다듬고 싶어 하는 것이 확실한, 반짝반짝한 눈으로 고양이를 바라보며 ) 귀여워-! 귀여워-!♫ 모로우의 친구야? 모로우는 유일하게 좋아하는 동물이 새라고 하지 않았어? ( 정확히 기억한다. 여전히 고양이 인형을 안은 채, 고개를 들어 웃는 얼굴로 모로우를 보며 갸웃한다. 모로우에게는 미안하지만, 고양이가 또 늘어나버렸다. )

>>765 리겔
아하핫-♫ 알았어! ( 리겔의 거부의 손짓을 보고도 해맑기만 하다. 시선을 마주하지 않는 것도 익숙한지, 계속 즐거운 발걸음으로 리겔을 종종종 쫓아간다. 그러면서도 달라진 길을 기억하듯 고개를 돌려 확인하기도 했을까. 지름길, 인 건가? ) 아하핫- 그래도, 역시 리겔도 웃게 해주고 싶은 걸? 그럴 일은 없을지라도, 나는 너를 위해 노력하고 싶어. 그러니까 내가 힘낼게-♫ 나는 마법소녀니까! ( 이유가 되는 듯,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거짓은 전혀 없어보인다. 그 이유에도, 그 목표에도. ) ( 리겔이 멈추어서서 몸을 돌리면, 따라서 멈추어서서 리겔을 바라본다. 노란빛 눈동자. 훑어보듯 움직이는 그 눈동자를 빛이 맴도는 연보라색 눈동자로 마주보다가 ) 미안하지만, 그건 내가 대답해줄 수 있는 질문이 아니야. 그건 리겔에게 달렸는 걸? ( 하고, 방긋 웃었을까. ) 리겔이 나와의 관계에 의미를 가져주든, 가져주지 않든, 관계를 받아들여주든, 그러지 않든, 나는 괜찮아. 나에게 이미 너와의 관계는 의미가 생겼고, 앞으로도 나는 너를 변함 없이 대할테니까. 너를, 믿을 거니까. ( 믿음은, 하나다. 그러니까 나는 괜찮아. ) 그러니까 리겔은 리겔이 하고 싶은대로 해줘도 돼! ( " 나는 바보라서 어리석은 소리는 내 전문이거든-!♫ " 하고 외치는 얼굴은, 정말로 바보 같아보일 정도로 해맑았을까 )

# 괜찮아~ 그 점이 매력인 겁니당 !
# gg 치는 리겔이도 귀여워.... 리카 밀어붙힙니다 !

>>766 바벨
아하핫-♫ 바벨, 단호해! ( 물론 정말로 입힐 생각은 없었겠지만. 그래도 억지로 웃고 있는 바벨이 정말로 웃을 수 있기를 바라는 건 진심이었다. ) 친구 사이니까 더 그러는 거야. 그리고 나보다는 바벨이 더 걱정된다, 뭐-! ( 너는, 신을 죽이겠다는 목표까지 있었으니. 그래도 머리를 살짝 부빗거리는 바벨에게서 귀여운 강아지를 떠올리고 즐겁게 웃었을까. 바벨의 머리를 더 쓰다듬어 주다가 ) .......바벨이 원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잖아. ( 졌다는 듯 웃는다. 이런 작은 것들이 모여서 너의 발목을 붙잡을지도 모르는데. 단호함이 깃든 밝은 금안을 빤히 마주보다가 ) 그래도, 나도 같이 짊어질 거야, 바벨. 알겠지? 이건 내가 원하는 바야. ( 방긋 웃으며 손을 뻗어 장난치듯 바벨의 눈가를 손가락으로 톡 건드렸을까 ) 으-음.... 알았어! 그럼, 나중에 바벨이 심심할 때나 도움이 필요할 때, 아니면 다시 만나고 싶을 때, 나를 불러줘. 내가 바벨이 있는 곳으로 바로 날아갈게!♫ ( 주먹 쥔 양손을 붕붕 흔들며 밝게 외친다. 네가 어디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불러준다면, 다시 만날 운명이라면, 또다른 공간이 나를 너에게 데려갈테니 ) 앗- 그런가? 그럼- 잘생기고 멋지다! 응! 바벨한테는 이쪽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 멋있어! (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얼굴로 해맑게 웃다가 ) 그럼, 다음에는 바벨 옷 보러가자! 재밌겠다-♫ ( 자연스럽게 본인의 옷은 쏙 빼버린다. ) 으-응..! ( 바벨이 자세를 잡아주는대로 끌어안겨져 바벨에게 기대보아도, 여전히 긴장한 듯 얼음처럼 굳어있다. 어쩌면 몸이 약간 떨렸을지도. 그래도 그렇게 천천히 바다를 유영하고 있자 굳었던 몸도 조금씩 힘이 풀려갔을까. 바다를 빤히 응시하다가 웃음 섞인 질문이 들려오면, 바벨을 돌아본다. ) 신기해!♫ 하늘과 닮았는데, 하늘과는 다르게 주변이 가득 찼어. 그리고 푸른색이 너무 예뻐. 햇빛이 반사되는 것도 아름다워! 그리고, 무서워. ..어라? 그런가? ( 처음 감정을 배우는 것처럼 반짝반짝이는 눈으로 즐겁게 종알종알거리다, 고개를 갸웃한다. 무섭다는 말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무자각적으로 바벨의 옷자락을 쉽게 놓지도 못하고 있지만 ) 바다는 가라앉는다고 하던데, 물 위에 떠있는 것도 신기해- ( 깊은 바다로 가라앉으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고 했는데. 그래도 몸이 저절로 뜰 거라는 바벨의 말을 믿고, 조심스레 옷자락을 놓고 손으로 물결을 조금 저어보았을까 )

>>776 이바
........그렇구나. 이바가 그렇다면, 나는 그런 이바를 믿을게. 그리고 말해줄게. 이바, 네가 나를 보고 있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절대로 꿈이 아니야. 네가 나를 만날 때마다, 내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것만큼은 확신해도 괜찮아. 나는 절대로 너에게 왜곡된 환영이나 꿈으로는 나타나지 않을 테니까. ( 언제나 변함 없이, 이렇게 웃으며 너를 마주볼 테니까. 내가 괜찮은 것처럼, 너도 괜찮다. 정말이었을까? 아니, 나는 모르더라도, 너는 아닌 것 같아. 그런데도 너는 나를 위해주려고 하고 있어. 그래서, 나는 너보다도 더 너를 위할 거야. 선한 너를 위해, 상냥한 내 친구를 위해. ) 이바는 너의 슬픔을 잘 알고 있지. 그러니까 나는 네가 나눠주는 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가, 다시 네가 필요할 때 건네줄게. 슬픔을 알고 있는 자만이 진정한 위로를 받을 수 있듯이. ( 하고, 중얼거리는 모습은 기도와도 같다. 눈을 감고 웃는다. 그러니, 그러한 위로와 치유를 받아야 하는 것은 바로 너야, 이바. 너는 네가 슬프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나는, 슬프지 않아. 아니, 이게 슬픈 걸까? 미안, 모르겠어. 그러니, 나는 위로를 받을 수 없어. 대신 나는 너를 위로할게. 나의 슬픔은 몰라도, 너의 슬픔은 느껴지니까. ) 나야말로 고마워, 이바. ( 이바가 꼭 안아주자 함께 꼭 안아주며 환하게 웃는다. 상냥하고 마음 여린, 나의 친구. 저주에서 해방될 수 있는 죽음이 그 누구보다도 간절한 너임에도, 나에게 같이 죽자고 해준 친구. 그런 너라면 분명 나를 죽여주겠다, 생각하고 있겠지. 그런데 미안, 이바. 나한테는 죽음도 사치야. 나는, 마법소녀니까. 아직 너처럼 슬퍼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도움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러니 나는 죽을 수 없어. 모두를 구할 수 있을 때까지. 그리고, 만약 이것이 내가 스스로 바래서 선택한 저주라면, 그럼에도 너는 나를 죽여주겠다, 생각할까. ) ( 그러니 미안. 죽음은, 가장 간절히 바라는 너에게 선물해줄게. 네가 저주에서 해방되어 자유와 행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여전히 웃는 얼굴로 이바의 등을 토닥여준다.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 모리 꽃을 내려다 본다. 그리고 이바를 따라, 느릿하게 눈을 감는다. )

# 막레 ! 덕분에 재밌었어~ 고마워~

779 리겔 (RoBAiBPOFg)

2022-07-21 (거의 끝나감) 21:45:17

>>778 리카

(당신에게 뒷모습을 보인 상태로 여우는 계속 걸음을 내딛었다. 여우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무릎 언저리까지 올라올만큼 자란 수풀 사이로 새끼 여우들이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숲 전체에 새끼 여우들이 퍼져 있는 느낌이였을까.
새끼 여우들이 그렇게 하나 둘씩, 나타날 때마다 여우가 뭔가를 지시하듯 한손을 움직였고 그 손짓에 새끼 여우들은 각각 방향을 틀어서 사라졌다. 그래도 여우는 속도를 늦추지는 않았다.) 스스로를 위해 노력하지 못하면서 남을 위해 노력하는 것만큼 어리석고 어린 생각은 없어. 또는- 오만한 생각이지. (걸음을 멈춘 여우의 노란빛 눈동자가 연보라색 눈동자와 마주했음에도 여우는 계속해서 금새 시선을 거두고 돌려버렸던 것과 달리 제법 오래도록 응시하고 있었다. 문득, 여우가 입을 열었다.) 너, 몇살이나 됐지? 기억하고 있는 나이를 말해도 좋고. (당신으로서는 뜬금없는 질문일까. 여우는 질문을 던져놓은 뒤 자신의 뒤쪽으로 보이는 숲길을 손짓으로 가리켜보였다.) 이 숲길을 따라서 걷도록 해. 네 걸음으로 십여분 걸으면 민가가 나올거다.

780 빌리테 (KJZgunxVrw)

2022-07-21 (거의 끝나감) 21:57:32

>>778
이름도 적혀있지 않고, 언제 죽었는지도 적혀있지 않아요. 어쩌면 애초에 사람의 것이 아닐지도 모르죠. (여자는 당신을 발견하고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언제 슬퍼했다는 듯-애초에 슬퍼하긴 했나?- 밝아보이는 얼굴이다. 십자가를 만지는 당신의 모습을 가만히 보며 답한다.) 글쎄요. 아는 바가 없으니 지어내기밖에 더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적어도 이렇게 무덤 만들어줄 사람이 곁에 있었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하네요. (여자가 작게 덧붙였다.) 의미있는 삶이었을 거예요. 누군가 죽음을 기억해줄테니.

781 블량슈 (BVl8uxS8zY)

2022-07-21 (거의 끝나감) 22:13:03

>>778 리카
괜찮아- 이 친구라면 리카도 반갑게 여겼을테니까- (어딘가 씁쓸한 눈길로 무덤을 바라보고는 다시 당신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가야할 곳으로 간다면 가끔 다치는 상황도 있는거 아니야-?(그 존재는 걱정스러운듯 당신을 쳐다본다. 다치는게 보고싶지 않은 것일까)
원레 주려던 것에 더 더해서 줘야겠네..그럼 이거랑 ..(소매 속에서 건네려다 뭔가 더하는듯 시간이 더 걸리더니)
자 여기, 선물이야-(그 존재는 사진과 같은 목걸이를 건넨다 그리고 그 뒤에 이어서)
그리고 이건 다치지 말라고 내 소중한 친구에게 주는 선물-(엘릭서라고 적힌 포션 5개, 시중에 팔면 가격이 꽤 나간다고 알려진 물품이다)
소중히 여겨줘-내 분신-?이라고 생각해도 좋으니까-

782 테이얀 (k/wQkSPAxo)

2022-07-21 (거의 끝나감) 22:21:34

>>772 블량슈

원래부터 평화로운 삶과는 거리가 멀다네. 먼 과거에도, 가까운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말일세. (평화, 자신의 삶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단어라고 생각하며 실소를 지은 그는 상대의 말에 대답했다.) 내 목적은 이미 타의에 의해 정해져있다네. 모든 것을 보고 듣고 기억하고 기록해라. 다만 그 범위가 넓을뿐이지. 신들이란 참 특이한 양반들이라서 말이야. (이 대화도 모두 듣고 있겠지만 그들은 신성모독이니 뭐니 그런 이유로 천벌 같은걸 내린적이 없다. 아마도 그의 삶이 천벌과 같아서일까.) 그런 사소한 것들이 스쳐지나가는 것이 삶이겠지. 때때로 묵직한 것들도 지나가고 말이야. (그러다 상대의 미소에 자신도 빙그레 웃어주며 말했다.) 의외로군. 그런 말을 해줄지는 몰랐는데 말이야. 하지만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도록하지. (정중하게 인사한 그는 덧붙였다.) 자네도 웃는게 더 아름답군 그래.

>>773 빌리테

추측과 상상 중에 의외의 진실이 있을지 모르지. 그 진실을 위해서 상상을 하는 것일수도 있다네. (상대의 말에 그는 옅은 미소와 함께 말했다. 사소한 말이라도 쉽게 넘어가지 않는 것을 보면 논쟁을 즐기는지도 모른다.) 무덤이 있다는 것은 누군가 묻어주었다는 얘기겠지. 이렇게 조그마한 무덤이라도 가진 사람보다 땅바닥에서 스러져간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자네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네. (그러다 이어진 상대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런이런, 죽을 생각을 하는겐가? 이젠 맘대로 죽지도 못하는 삶을 살아가는 자가 아닌가?

783 빌리테 (KJZgunxVrw)

2022-07-21 (거의 끝나감) 23:04:12

>782 테이얀
(여자는 당신이 학자 타입이 아닐까 멋대로 추측했다. 자신은 진실과 거짓을 구태여 탐구하기 위해 힘쓰지 않게 된지 오래 되었다.) 진실과 거짓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오랜 시간을 깡통처럼 지내왔지만, 사실 여자도 안다.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건 무척이나 중요하다. 인간이라면 무엇이든 탐구하고 생각할 의무가... 이렇게 논쟁을 이어나가는 까닭은 그저 심사가 엉클렸기 때문일까?) 천치처럼 사는 것도 좋은데 말이에요. (그러면서도, 여자는 당신의 대답을 은근히 기대하는 것이었다. 어쩌면 제 교본이 될 수도 있을 대답이다.) 저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말씀하시는군요. (누군가 제 인생을 허락없이 평가하고 재단하는 것이 익숙했기에 절 안다는 사실 자체가 불쾌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마음대로 죽지도 못한다는 말은 마음에 걸려서...) 그렇지만 제게 죽을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죠. (거의 불가능한 걸 알면서도 그리 답했다.) 그러면 그쪽은. 그쪽께서는 어디 죽음마저 마음대로 결정하실 수 있으신가요? (묻는 말투가 날카로웠다.)

784 테이얀 (k/wQkSPAxo)

2022-07-21 (거의 끝나감) 23:15:09

>>783 빌리테

진실과 거짓은 중요하면서도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네. 사실 사람은 자신이 믿고싶은 것을 진실로 여기고 그렇지 않은 것을 거짓으로 여기니까 말일세. 그렇게 다수가 그렇다고 여기는 것이 진실이 되는 것이고. (어찌보면 궤변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는 별거 아닌듯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렇기에 천치처럼 살아가도 이 세상은 생각보다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이지. 하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걸세. 인간은 자신과 다르다고 생각된다면 그 적의를 한없이 크게 가져가는 존재이기 때문이야. (웃으면서 얘기한 그는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끼리는 통하는게 있다고 하지. 죽음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냐고? 물론 대부분의 죽음은 내가 결정할 수 있지. 저기 지나가는 상인의 심장을 내가 꿰뚫어주는 것만으로도 그의 죽음은 내가 결정할 수 있다네. 허나 그러한 나도 내 자신의 죽음은 어찌할 수 없지. 그리고 내가 느끼기엔 자네도 그러한 것 같고.

785 루이스 (MqFTwUNOWM)

2022-07-21 (거의 끝나감) 23:18:42

시시하구나. (휘황찬란한 마차에서 내린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울창한 숲의 생명력과 반대되는 차가운 표정으로.) 이게 이 나라의 전부인가? 그렇다면 내 것으로 만들어도 문제가 없겠구나. 그렇지 않느냐. (그녀는 마부에게 말을 건다. 마부는 예, 폐하 하고 대답하지만, 그녀는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마부를 순식간에 허리춤의 칼로 베었다. 단 한방울의 피도 튀지 않게끔, 정확하게 계산된 검격이었다. 칼을 휘둘러 피를 털어낸 그녀는 다시금 시선을 도시로 돌린다.) 저 거리는 전부 부수고, 광장에는 내 신상을 세워야겠구나. 전쟁이다. 나 혼자서도 충분하겠지. 그래, 불을 지르는게 좋겠어. 아름답겠군.

# 난입~~~~~~~~~~~~~~~~~~~~ 쫌 공격적일수도 있음 ㅠ 편하게 이어줘!!!!!!!!!

786 테이얀 (k/wQkSPAxo)

2022-07-21 (거의 끝나감) 23:21:39

>>785 오, 이런 전쟁은 좋지 않다네. 단기간에 너무 많은 것이 바뀌어버리니까 말일세. (튀어버린 핏자국을 볼에서 닦아내며 그가 말했다.) 소문으로는 미친 여제가 등장했다는데 당신인가보구만. 언젠가 한번 보러가려고 했는데 운이 좋았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어깨의 까마귀를 만지던 그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광장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전에 내가 한번 시도했던 일을 그대로 하는 모양이구만 그래. 힘든 일이 될텐데.

787 스텔라타 (MFi.uj8vtw)

2022-07-21 (거의 끝나감) 23:24:27

>>638 리카
네, 리카. (언제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게 아니더라도 심심할 때 불러도 괜찮다면서 이름을 기억하냐 묻는 네게, 네 이름으로 답한다.) 그렇다면, 그런걸로 해요. 네? 저에게, 어디에? (그렇게 의문을 표하던 차에 네가 거울처럼 변형시킨 마법봉으로 보여준 제 얼굴을 보며, 자신의 입꼬리에 살짝 손을 가져다 댄다.) 이건, 리카의 마법이라고 할까요. 마법, 대단한 거네요.

>>644 바벨
그런 걸까요. 그렇담 더 묻지 않을게요. (네가 곤란한 듯 보이자 그 정도의 눈치는 있다는 듯이 입을 다문다. 아무래도 더 이상의 질문은 널 난처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겠지. 쑥맥이 뭘까 궁금하긴 했지만.) 그렇담 행복은, 정말 대단한 거네요. 어떤 것에도 행복이 함께 있는 게 아니라면... 아무 것도 없어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국은 마음가짐에 달렸다는 이야기였을까, 아니면 그저 단순히 한 명제를 뒤집었을 뿐일까. 표정을 봐서는 좀체 읽을 수가 없으니, 전자라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울지도 모르겠다.) 그럴지도요, 그 때가 되면, 신이 훨씬 나약하겠지만요. (불멸이라는 권능을 잃은 신이 불멸이라는 저주를 받은 피조물을 보고 견뎌낼 수 있을까, 그 모든 것을 버틸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언젠가는, 그런 일이 생길지도 몰라요. 이 시간이 계속되는 한은. (필멸의 감각으로 불멸의 삶을 사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무기력하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닐까, 필멸자였을 그 때처럼, 내일은 이런 일이, 그 내일은 저런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 게 아닐까.)

>>645 마논
신의 사자는 물론이고, 신님 조차도 본 적이 없거든요. 어떤 이야기도, 들은 게 없구요. 마논, 다른 신의 사자도 마논과 비슷한가요? (네 표정과 화염을 보며 조금 움츠러들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그런가요? 마논은 커다랗군요. 저보다도. (그렇게 자그마한 체구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네 말에 고갤 끄덕이다가, 네가 머리를 쓰다듬자 그 손 쪽으로 살짝 시선을 돌렸다가, 고통과 미련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고개를 잡아 돌리자 순순히 앞으로 고개를 돌린다. 네 살가운 손길이 느껴지고 잠자코 네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런 거였군요, 상냥하네요, 마논. 결국은 행복하길, 바라는 거군요. (행복, 축복, 좋은 울림이라고 생각하면서, 머리에 느껴지는 감각에 눈만 또록, 굴린다.) 뭔가, 하고 계신가요, 마논?

>>687 나하르
이유가, 없는 거군요. (이유 없는 욕망이라. 하기사 그렇게 파고 들면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욕망하는 이유가 뭘까. 그렇다면 그 이유의 이유를, 계속해서 소급해 나가게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런 말은 의미가 없을까. 정말 그런 걸까, 네가 다가오자 살짝 고갤 기울이고 눈을 찡그린다. 네 모습이 일렁이는 듯 했으니까.) 당신을 베는 게, 선의 온전한 승리인가요? 그건, 어째서죠? 당신을 벤 사람은, 선인이 맞으려나요.

#세상에서 제일 느린...흑

788 루이스 (MqFTwUNOWM)

2022-07-21 (거의 끝나감) 23:25:50

>>786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 쪽을 바라본다. 기분이 다소 언짢은듯, 춤추는 불꽃을 닮은 눈동자로 당신을 가만히 응시한다.) 미친 여제라. 그건 나를 칭하는 말인게냐? 거기엔 두 가지 잘못된 사실과 네놈이 간과한 것이 하나 있지. 첫번째로는 나는 황제라는것. 두번째로는 등장한지 좀 오래되었다는것. 천년하고도 아홉해가 흘렀으니.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는 순식간에 당신을 향해 검을 던진다. 제법 빠른 속도였다.) 감히 내 앞에서 입을 함부로 놀리면 안된다는것. (당신의 말에는 의문을 표하며.) 네겐 힘들겠지만 내겐 별로 힘들지 않더구나. 어린 아이의 모래성을 부수듯 간단한 일이었거늘.

#테얀주도 다른사람들도 기분나쁜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조~~~~~~~

789 테이얀 (QIKHc9nvi6)

2022-07-21 (거의 끝나감) 23:35:50

>>788 루이스

호칭에 예민하신가 보구만. 그리고 천년에 아홉해면 비교적 최근이 아니던가? (웃으면서 얘기하던 그는 날아오는 검을 피하지도 않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검은 그의 바로 앞에서 궤도가 틀어져 다른 곳으로 날아가 박힌다.) 꽤나 위협적이긴 했지만 이 정도론 어림도 없다네. 물론 자네의 힘이 이 정도가 아니라는 것도 대략 짐작은 가능하지만 말이지 ... (상대의 의문스러운 표정에 간만에 재밌다는듯 앞머리를 쓸어올린 그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중간계의 모든 인간을 쓸어버리는건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 한동안 해보다가 결국 포기해렸다네. (언제 그랬냐는듯 온화한 목소리로 얘기한 그는 날아간 칼을 손으로 가져와 상대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비싸보이니 소중히 여기는게 좋아보이는구만.

790 리겔 (RoBAiBPOFg)

2022-07-21 (거의 끝나감) 23:38:51

>>785 루이스
시끄럽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또 뭐야? 하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당신을 한번, 그리고 피가 튄 곳을 한번 바라보던 여우가 손가락으로 딱, 하는 소리를 내보였다. 피가 튀어 있는 곳에서 발화한 불꽃은 주변으로는 번지지 않은 채 딱 그 자리에 있는 피만 증발시키는 것처럼 움직였다. 여우는 팔짱을 끼고 그제서야 당신의 말을 들었는지 당신에게 시선을 준다.)

791 루이스 (MqFTwUNOWM)

2022-07-21 (거의 끝나감) 23:47:52

>>789 테이얀
(그녀는 당신의 말에 깨달았다는듯, 작은 소리로 웃었다. 이제서야 당신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했다는듯한 오만함이 배어나오는 소리였다.) 아, 자네 불멸자였나? 이제서야 알아보았군. 그도 그럴것이, 네놈또한 벌레의 얼굴을 구분할수 없지 않느냐? (자신의 검을 튕겨내는것을 보고는 재미있다는듯 당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당신이 앞머리를 쓸어올리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호오, 하는 소리를 내었다.) 당연히 쉽지 않겠지. 개미가 어찌 모든 개미굴을 부술수 있겠느냐. 허나 나는 다르단다. 짐은 신이니까. (그리고 당신이 칼을 손으로 가져와 내게 건네주자, 의아한듯 바라본다.)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느냐? 머리를 조아리라는 뜻이었느니라. 불멸자라는건 단순히 죽지 않는 것 뿐, 차라리 죽여달라고 빌 정도로 고통스럽게 해줄수 있단다. 한번만 자비를 베풀어주지. (그녀는 검째로 당신을 걷어차려 발을 뻗었다. 우아한 선이 아름다운 곡선을 그린다.) 아, 거짓말이었네. (작은 소리로, 눈을 접어 웃었다.)

792 빌리테 (KJZgunxVrw)

2022-07-21 (거의 끝나감) 23:51:46

>>784 테이얀
아니에요! (여자는 던호하게 대답했다. 본인 스스로도 왜 이런 답을 했는지 감히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건, 여자는 당신에게서 명확하고 납득갈만한 말을 기대했었다는 점이었다. '진실을 추구하는 건 인간으로서 당연한 도리다.'따위의 옛 성현들이나 할 법한 말들을...) ...아니에요. 인간은 탐구하는 존재잖아요. 그 상태를 안주해서는 결단코... (목소리가 형편없이 작아졌다. 아는 바가 없고, 줏대랄 것도 없어서 이렇다. 제가 뭘 원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혼란스러워하던 얼굴이 고장난 듯 표정을 잃는다. 평온을 되찾은 여자는 고민하기를 그만둔 모양이다.) 당신께서도 불멸자인가보지요. (...)(사실 어느정도 예상했다. 자연스럽게 불멸을 입에 담는 자들 대다수는 죽지 못하는 자들이었다. 그리 생각하자 여자의 태도가 누그러져서는) 죽음을 바라는 건 아니에요. 다만, 제 인생의 결말정도는 제가 정해도 좋지 않나 싶어서. (지금껏 그래오지 못했지 않는가.) 당신께서도 그럴듯한 결말을 꿈꿔온 적 있지 않나요.

>>785 루이스
(눈 앞에 사람이 죽었는데, 여자는 외려 이 상황이 익숙하다. 코 점막을 자극하는 피비린내도, 갓 죽어 떨어대는 시체의 발악도... 그러나 항상 그랬듯 몸을 조아리는 대신) 그렇게 되면 도시에 남은 사람이 없을텐데요. (하며 말을 걸어보는 것이었다. 당신의 행동에서 제 주인을 그려본다. 그러나 제 주인과 필연 다른지라, 남는 건 근원 모를 불쾌감이요, 스스로에 대한 자소뿐이다.) 모든 도시를 불태우고, 모든 사람을 굴복시킨 다음에는 무엇을 할 생각이신가요? (여자는 진실로 그게 궁금한 것처럼 보였다.) 무료해서 어쩌시려고요? (여자는 그린듯한 미소를 지었다.)

793 헤르베라 (1l7Qfc0Ecw)

2022-07-21 (거의 끝나감) 23:53:20

>>785 루이스
(그녀는 느닷없이 나타났다. 아무런 전조도 기척도 없이 마치 안개가 형상을 이룬 것처럼 소리 없이 나타나 그 앞을 가로막았다.) 워, 워워! 거 뉘신지 모르겠지만 진정 좀 하시게! 이런 곳에서 그렇게 기세를 떨쳐대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다 느껴져 버린다네? (그녀는 금방이라도 저 앞의 도시를 뭉개버릴 기세의 존재를 앞에 두고도 느긋하게- 침착하게- 달래려 했다.) 뭐가 그리 심통이 났는가, 그대여. 응? 내 어떤 불만이라도 들어줄테니 그 흉흉함은 잠시 내려놓는게 어떻겠나? 우리 원만한 대화를 위한 술이며 다과며 내 얼마든지 준비할 수 있으니! (말투는 대금하지만 태도는 전혀 아닌, 되려 여유 넘치는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허허벌판에 고급진 테이블과 의자가 나타났다.) 자, 그 흉흉한 기세는 내려놓고 여기 앉으시게. 그대쯤 되는 이라면 분명 그 기분도 분명 말로써 풀어낼수 있을게야. 그렇지? (그녀는 친히 의자 하나를 빼내어 상대에게 앉는 걸 권했다.)

794 루이스 (MqFTwUNOWM)

2022-07-21 (거의 끝나감) 23:55:33

>>790 리겔
(그녀는 당신의 귀와, 세개쯤 되어보이는 꼬리를 바라본다. 그러다 당신이 제게로 시선을 돌리자, 인상을 찌푸린다.) 짐승의 냄새가 여기까지 진동하는구나. (왼손을 입과 코에 가져다대며 당신을 향해 오른손을 뻗는다. 그러자 손 끝에서 거센 불길이 일어난다.) 감히 짐승 주제에, 내 앞에서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있지 말거라. 인간도 아닌 하등한 잡종이 어느 안전이라고, 감히 짐의 앞에서 거만한 태도를 보이느냐. 마침 잘 됐군. 이 숲을 태울지, 내버려 둘지 고민했는데... 네 덕에 결심이 섰구나. 조금은 도움이 되는 구석도 있고, 장한 녀석이로다. (작게 웃으며 당신을 조롱한다. 옅은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795 루이스 (fGaw.AitoU)

2022-07-22 (불탄다..!) 00:07:27

>>792 빌리테
(낯선 여인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녀는 당신이 흥미로운듯 가만히 바라보았다.) 죽은 녀석들이 나약한 탓이지, 내 잘못은 아니지 않느냐? (그녀는 진실로 궁금한것처럼, 당신과 비슷하게 물었다.) 네놈은 꽤 쓸데없는걸 묻는구나. 도시에 남은 사람이 있는것도, 굴복시킨 이후의 일도 전부 내가 알 바가 아니거늘. 그리고, 무료할리가 있나. 재미있는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렇지, 이 세계를 내 손아귀에 넣고 나면 이번엔 신들과 싸워볼까. 그것 또한 재밌겠구나. (그녀는 미래의 일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것같았다. 물 위에 옅게 흩뿌려진 물감처럼 추상적인 계획임에도, 그녀는 그것이 재미있는것 같았다.)

>>793 헤르베라
(자신의 앞에 안개가 형상을 이룬것처럼, 갑자기 나타나 앞을 가로막자, 붉은 눈동자로 당신을 가만히 응시했다. 먹잇감을 덮치기 직전의 맹수처럼.) 뭐가 그리 심통이 났느냐고? 나는 전혀 화나지 않았다네. 그러나, 두가지 이유로 지금 화가 났지. 첫번째로는 네놈이 감히 내 앞을 막아섰다는것이고, 두번째로는 그대의 무례한 언행탓일세. (그녀는 허리춤의 칼로 빠르게 손을 뻗었다. 그러나 당신이 손가락을 튕겨 고급스러운 테이블과 의자를 만들어내자 칼자루에 손을 얹은것에 그쳤다. 그녀는 술과 다과를 준비한다는 당신의 말에 흥미가 생긴 모양이었다.) 목숨을 앗아가는건 언제나 할 수 있지만, 네놈이 준비할 술과 다과가 어떤것일지. 오히려 내 화를 더 돋굴것일까. 아니면, 아주 낮은 확률로 벌어질 일이겠지만... 내가 네놈에게 자비를 베풀 수 있는 것일지는, 지금 네놈을 죽이지 않아야 알 수 있는 일이겠지. 그러니 한번 바쳐보거라. (그녀는 천천히, 그러면서도 고풍스럽고 기품있게 빼어진 의자에 앉았다. 이것 또한 하나의 여흥이라고 생각하는것일까.)

796 리겔 (seQM9avsX6)

2022-07-22 (불탄다..!) 00:27:09

>>794 루이스

(당신을 바라보고 있던 여우가 당신의 행동에 쫑긋한 한쌍의 귀를 양옆으로 기울였고 날카로운 손톱이 있는 손으로 제 턱을 쓸어내다가 짧게 냉소를 터트렸다.) 남의 영역에 함부로 구둣발을 들이밀고 들어와서 피냄새를 풍겨대는 너보다야 짐승 냄새를 풍겨내는 내쪽이 낫다고 보는데 말이야. (당신이 불꽃을 일으키는 걸 보고도 여우는 눈썹 하나 까딱이지 않은 채로 당신을 바라보다가 비슷하지만, 푸른빛을 띈 불꽃을 띈 불꽃을 띄워올렸다. 여우불이었다.) 태어난 이래 한번도 듣지 못한 단어야 그거. 최악이야. 그냥 조용히 대화를 권했다면 들어주기라도 했을텐데- (푸른색이던 여우의 불꽃이 어느순간 당신의 주변을 휘감는 것처럼 맴돌다가 순식간에 치솟아오르려 했을 것이다.)

797 루이스 (fGaw.AitoU)

2022-07-22 (불탄다..!) 00:41:39

>>796 리겔
(그녀가 짧게 냉소를 터트리자, 의아한듯 바라보았다.) 아아, 알았다. 두려움이 널 장악한 모양이로구나. 그렇다면 내가 친히 이해해줘야겠지. 이곳이 너의 영역이더냐? 그렇다면 이제부터 짐이 이곳을 갖겠다. 너무 슬퍼해하진 말거라. 어디론가 도망치는것까지는 허용해줄테니. 내가 두번째로 친히, 자비를 베풀어주는것이니라. (소리내어 작게 웃었다. 그녀가 푸른 빛을 띈 불꽃을 띄워올리며 말하자, 어느순간 제 주변을 휘감더니 순식간에 치솟아오른다.) 이런, 옷이 더러워지고 말았군. (거센 바람의 여풍이 공기를 감싼다. 거칠게 날뛰는 야생마처럼 한껏 휘몰아치다가, 이윽고 잠잠해진다. 흙먼지가 피어오르는게 기분이 나빴던듯, 그녀는 붉은 눈동자로 당신을 바라본다.) 네놈은 여전히 머리가 높구나. 대화를 권하는것은 약자고, 들어주는것은 강자니라. 우리중 누가 어느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느냐? 설마 짐이 약자일까? 그럴리가. 짐은 신이니라. 그것조차 알아보지 못하는게냐? (그리고 그녀는 천천히 당신에게로 한걸음씩 걸어간다. 일부러 속도를 늦춘듯, 느릿하면서 오만한 발걸음이었다.) 숲에 여우 한마리 들일까 생각했는데... 아쉽게 되었군. 그래, 이것이 내가 네놈에게 베풀어주는 세번째이자 마지막 자비니라. 도망가겠느냐? 아니면 용서를 구하고 이 숲에서 살아갈것이냐? (그녀의 연한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간다.) 미안하구나. 거짓말이었단다. 이미 너무 늦었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느냐? (가까워진 당신과의 거리에서 그녀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본다.)

798 빌리테 (jIWEfMxBbY)

2022-07-22 (불탄다..!) 00:46:08

>>795 루이스
그래요. 당신의 말씀처럼 약하면 죽고, 멍청하면 속고, 나약하면 도태되는 게 세상의 이치니까요. (외운 듯 읊은 명제에 대한 동조도, 반발심도 희미하다. 여자는 그냥 비위를 맞추려했을 뿐이다. 당신의 답변에 여자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생각하는 습관이 들어있지 않아, 생각할때도 이렇게 부자연스럽다. 나의 주인도 그래서 죽어버린걸까? 당신들은 항상 그런식으로 이기적이다.)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에는 다만 제한이 없고,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죠. (여자가 눈을 굴린다.) 단순한 정복놀이는 금세 질린다 하셨어요. (조곤조곤 말하는 투가 진실로 당신을 위한다는 듯했다. 폭군 옆 간신이 따로 없다.) 신과 싸워서 이길 방도가 있나요? (여자는 내심 당신의 불행을 바라는 것 같기도 했다. 노예가 어찌 감히 그런 감정을 티낼 수 있겠다만야.)

799 헤르베라 (cDP7.q1/TU)

2022-07-22 (불탄다..!) 00:47:03

>>795 루이스
이야... (이거 참 거물이시구만. 그녀는 드물게도 말을 아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내 언행이 그대의 기분을 그르쳤다면 더더욱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해드려야겠군. (그녀는 자존심도 없는 듯이 스스로를 낮추며 상대의 시중을 들었다. 상대가 앉는 것에 맞춰 의자를 움직여주고 살짝 물러나 베일에 가리운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나는 어느 숲에서 술을 빚는 일개 장인에 불과한 몸인지라, 내어드리는 것이 부디 그대의 마음에 들기만을 바랄 뿐이네. (그녀는 공손히 허리를 숙였다 들곤, 한 손에 둥근 와인잔을 불러내었다. 갓 만든 듯 깨끗한 크리스탈 와인잔을 가볍게 들고 남은 한 손에 검은 술병을 꺼내들었다. 내용물이 전혀 보이지 않는 술병을 살랑살랑 내용물을 휘젓듯 흔들고 와인잔의 위로 기울이자 검고도 붉은 술이 꿀렁꿀렁 잔 안을 채운다. 반 이상 채워진 술은 잠시 일렁이다가 붉은색에서 검은색으로 이어지는 그라데이션을 그려내었다. 그녀가 그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니 반짝이는 설탕 결정들이 테두리에 내려앉으며 반짝거린다. 언제 꺼내었는지 모를 레이스 코스터를 받침 삼아 와인잔을 상대의 앞에 밀어주고, 제법 고상한 몸짓으로 그것을 권했다.) 그대의 눈동자를 닮은 붉은 열매와 붉은 꽃잎을 넣고, 그 위에 검은 다이아를 올려 담근 술이라네. 겉에 두른 설탕과 함께 천천히 맛보시게나. (검붉은 술은 보는 각도에 따라 반짝임을 달리 하고, 입에 머금으면 달콤함과 산미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지만 제법 강렬한 알코올의 맛도 느껴질 것이다. 맛의 구분이 명확하나 결코 가볍지는 않은- 여제를 위한 술인 듯이.)

800 루이스 (fGaw.AitoU)

2022-07-22 (불탄다..!) 01:05:58

>>798 빌리테
(그녀는 당신의 말에 소리내어 웃었다.) 세상의 이치를 꽤 아는군. 허나 간과한게 하나 있네. 왜 그렇게 되는지 아는가?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니라. 짐은 다르다네. 이 몸에 신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까. ...아, 그대도 불멸자로군? (가만히 당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다, 깨달은듯 이야기한다.) 금세 질린다라. 허나 상관없지 않느냐. 이 몸은 이것이 이리도 재밌으니까. 재미없어지면 다른것을 하면 되는, 간단한 일 아니더냐. (조곤조곤 말해주는 당신에게 설명해주듯 이야기했다.) 이길 방도가 왜 없겠느냐? 물론 평범한 인간이라면 존재하지 않겠지. 허나, 실로 단순한 일이니라. 강대한 힘으로 목숨을 빼앗으면 될 뿐. 그게 아니라면 흡수하는것도 좋겠지. 힘이 전부이니라.

>>799 헤르베라
(그녀가 자신을 낮추며 제 시중을 들자, 오만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본다. 내가 앉는것에 맞춰 의자를 움직여주는것도, 공손히 허리를 숙이며 와인잔을 아름답게 따르고, 확실한 테이블 매너로 자신을 대접한다. 어느덧 기분이 좀 풀린듯, 그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오른다.) 장인을 스스로 칭하는가? 그렇다면 짐이, 그대가 그 칭호에 어울리는지 친히 확인해주겠노라. (그녀는 깨끗한 크리스탈 와인잔 위로 술병을 기울인다. 붉은색에서 검은색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그라데이션이 마음에 드는지 그것을 가만히 바라본다. 설탕 결정들이 테두리에 내려앉아 반짝이자, 그녀는 손을 뻗어 가벼이 잔을 쥐고서는 천천히 흔들며, 한모금 삼켰다. 우아하고 고풍스럽게.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검붉은 술은 훌륭했다. 달콤함 뿐이라면 쉽사리 질리겠지. 그러나 섞여있는 산미가 그것을 잡아준다. 그러나 이것은 술이다. 알콜이 없다면 단순한 주스에 불과하겠지. 목을 타고 부드럽게 넘어가면서도, 발자욱을 선명하게 제 몸에 남기는. 그녀는 눈을 접어 아름답게 웃고서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구나. 내 그대의 목을 베어버리려고 했고,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으면 그만큼 그대의 신체를 베어가려 했지만... 내 검은 당신의 손톱 끝에도 닿지 않겠구나. (한모금 더 삼키고서는 결정한듯 입술을 떼었다. 입술에 검붉은 술의 자취가 선명히 배어들어, 입술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짐의 이름은 루이스 폰 오토. 대륙의 최북단에 있는 오토 성국의 유일하고, 진정한 황제니라. 그대의 이름을 묻지. 아, 그리고 이 술은 얼마면 살 수 있느냐? 전부 사가겠다. 그리고 한가지 더 덧붙이지. 그대, 불멸자로구나?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거래를 하지 않겠느냐? 황제인 짐이 장인인 그대에게 의뢰하고 싶구나. (당신을 인정한듯, 장인이라고 칭하는 예우를 갖추며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야수같았던 모습이 한순간의 꿈처럼 느껴질만큼.)

801 리겔 (seQM9avsX6)

2022-07-22 (불탄다..!) 01:16:39

>>797 루이스

영역이라고 말하면 영역은 맞아. 짐승에게는 영역이 필요하거든. 인간들처럼. 첫번째로 말하지만, 자비는 필요없어. (푸른색의 여우불은 피어올랐던 것과 똑같이 순식간에 기세를 사그라트렸다. 잔해처럼 남은 잔불이 흙먼지와 함께 뒤섞이다가 금새 소멸한다. 당신을 마주 바라보는 여우의 노란빛 눈동자에 여우의 높낮이 없이 일정한 톤과 똑같은 해묵은 증오, 혹은 갈곳을 잃은 분노. 더 나아가서 그마저도 의미없다는 양 무감한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여우는 이죽이듯 차갑게 웃어보였다.) 비슷한 건 알고 있지만 굳이 그걸 말할 필요는 없잖아? 아- 비슷한 게 아니라 똑같은 건가. (망각을 윤허받지 못한 여우는 기억을 더듬지 않아도 떠올릴 수 있었다. 짧게 웃던 여우가 당신이 가까이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물러나지 않고 당신을 응시했다.) 처음 이야기하는데, 내 영역에 구둣발로 밀고 들어온 건 너라고. 내가 알고 있는 거랑 하나는 똑같네. 그럴듯한 말로 거짓말을 꾸며내는 거. (여우가 이죽이며 끼고 있는 팔짱을 풀지 않았다.)

802 루이스 (fGaw.AitoU)

2022-07-22 (불탄다..!) 02:00:44

>>801 리겔
그래. 그렇다면 그곳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상관없지 않느냐? 주인이 바뀌는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란다. 인간들의 왕이 몇번이고 바뀌는것처럼, 침략과 전쟁으로 새로운 왕이 들어서고 몰락하는것처럼, 당연한 일이지 않느냐. 너 또한 이곳에 살 수 있었다. 다만 내가 이곳의 주인이 되는것 뿐,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을테지. 그 기회를 너 스스로 걷어찬거란다. (당신의 푸른 여우불이 순식간에 기세를 사그라트린다. 흙먼지와 함께 잔불이 가라앉는다. 네 노란빛 눈동자는 자신을 마주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이 흥미로운듯 당신을 가만히 바라본다. 제 눈동자 안에는 춤추는 불꽃이 일렁인다. 당신이 차갑게 웃어보이자, 자신의 입가에선 미소가 사라진다.) 신을 마주한적이 있느냐? 그렇다면 알고 있을텐데. 네 힘으로는 어찌할수 없는 존재라는것을. 짐이 곧 세계다. 짐의 뜻이 곧 세계의 뜻이다. (당신은 자신이 가까이 왔음에도 자신을 응시한다. 그러자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은은하게 피어오른다.) 그대의 영역에 구둣발로 들어온것이 문제라는게냐? 참으로 신기하군. 그것이 무엇이 문제지? 내가 진짜 문제를 몇번이고 알려주지 않았느냐? 그대의 머리가 그리 드높은것이 진짜 문제니라. 이곳은 짐이 발딛은 그 순간부터 짐의 영토였느니라. 거짓말을 늘어놓는건 신들의 특권이지. 그것 또한 하나의 여흥이니. 그대는 어떤 거짓말을 들었지? 나는 너를 사랑해. 우리의 우정은 영원해. 나는 너를 믿어. 이 따위 말이었느냐? 그대의 눈동자에 어린 감정들이 많은걸 말해주는구나. 신을 마주하면 보통은 두려워하거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우려 들텐데. 너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것처럼 보이는구나. 아주 익숙해보이고, 네 가슴 안에 가득찬 감정이 소용돌이치는것처럼 보이는구나. 내가 미운게지? 신이기에. 그렇지 않느냐? (그녀는 당신의 눈동자에서 읽어냈다고 생각하는것을 주저없이, 한 줌의 거리낌도 없이 이야기했다. 허나 그것은 그녀 멋대로 생각한 것이었다. 우리는 지금 처음 만났고, 서로의 과거를 알 수 없으니. 허나 그녀에게 그것은 중요한것이 아니었다. 거대한 오만은 그녀가 뱉은 말이 거짓일지라도 사실이 되는 양, 당당한 면모를 보인다.) 이것을 캐물으며 네 아픈 상처를 들쑤시는것도 나름대로 재밌겠지. 허나, 내 마지막으로 자비를 베풀어 친히 아무것도 묻지 않겠느니라. 여흥은 끝이다. 그만 예를 갖추거라, 여우야. (그녀는 빠른 속도로 다리를 뻗어 당신을 걷어차려했다.)

803 리겔 (seQM9avsX6)

2022-07-22 (불탄다..!) 03:03:12

>>802 루이스

그것또한 인간들에게나 있을 법한 이야기지. 그리고 침략하고 침략당하고, 몰락하고 몰락당하고. 왕좌가 몇번이나 바뀌는 이야기는 위대한 이야기라는 탈을 쓰고 후대에게 전달되기도 하고 말이야. 재미있는 이야기야. (전혀 흥미없다는 목소리로 여우는 손가락을 하나씩 꼽아가며 이야기를 하다가 이야기의 끝에서 꼽았던 손가락을 모두 펼쳐냈다.) 마주하기만 했을까. 한번은 죽여보려고도 했는걸. 내 머리가 높은 이유는, 너보다 내 키가 크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작은 신장은 아니라서 고개를 숙이기가 어려워서 말이야. (냉소가 섞인 목소리로 높낮이 없이 단조롭게 중얼거리던 여우가 이어지는 당신의 말에 쯧- 혀를 찬다. 여우의 무감하기만 하던 무표정이 찡그려졌다. 진짜로 신이 그런 소리를 했다는 걸 생각만 했는데 정말로 싫다는 감각만이 있었다.) 맞서 싸우기에는 너는 내가 만났던 신이 아니기 때문이야. 아-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겠군. 근데 그런 말도 할 줄 안다는 걸 알게 되니까 정말로 싫어지는데. (여우는 찌푸렸던 얼굴을 펴고 턱을 쓸어내며 손톱 끝으로 뺨을 두어번 두드렸다.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던 여우가 이내 한쪽 입꼬리만 올려서 지은 미소는 조소였다.) 나도 내가 무엇을 제대로 미워하는지 모르는데, 네가 어찌알까. (빠른 속도로 걷어차려하는 당신의 다리를 피하기보다는 그대로 받아쳤을 것이다.) 한가지는 확실히 알 것 같아. 내가 아는 신이랑은 다르다는 거. 그리고, 나는 너한테 예를 갖출 이유가 없어. 너는 내 신이 아니거든.

804 마논 (mxzt6tbwbI)

2022-07-22 (불탄다..!) 04:14:25

>>712 리겔
어머, 잘 알고 있잖아? (그것은 조소지었다.) 맞아. 너희들은 인형이야. 진실 된 에고도 가지지 못한 채 차원 시간축의 흐름과 운명이라는 이름에 맡겨져 떠도는 너희들이, 대체 인형보다 낫다고 내세울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캭캭캭.
글쎄~? 궁금하면 알려줄까? 마논, 태양의 온도에 여우를 넣으면 어떻게 되는지 정도는 알고있는데. (베싯, 웃는 입꼬리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말한다.)
~흐음. (손을 거두자, 빛줄기로 이루어진 포격 또한 멎었다.) 숲을 전부 없던 것으로 만들어 버리려고 했는데. 그리고, 뭘 혼자서 착각하고 있는 걸까? 이건 승부같은게 아닌데~? 이런 싸움엔 승도 패도 없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 거야? 캭캭캭. 진짜 미련한 여우네. (리겔을 비웃는 말과 함께 생글거리며 다가온다.) 그래, 그렇게 '지고' 싶어? 뭐, 마논도 원래는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여기서는 신의 사자의 자비를 배풀어둘까? (키득거리며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는.) 그럼 마논이 원하는 걸 내 놔.


>>714 헤르베라
무슨 소리야? 신계에 네 이름이 얼마나 많이 거론 되는데. 보통 미물에 비하면 거의 전쟁 영웅에 버금갈만한 수일걸? 아주 지긋지긋했지. 자랑스러워 해도 좋아. 그리고, 신계에서 알 수 없는 이름 따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헤르베라를 비웃듯, 교만스럽게 휘어진 입꼬리가 웃고있었다.)
딱히... ( 뭘 하려 한 건 아니야. 왜, 신의 사자가 직접 강림해주니까 긴장 되나 보지? 이런 상까지 차려놓고서. (키득키득.) 그런 거라면 안심해도 좋아. 오늘 널 심판하게 되는 건 마논이 아니거든. 마논은 자비로워서 말이야? 죄많은 너희들에게도 유예정도는 부여할 수 있다구. 대신에... 그래. (그것은 잔을 두어번 가볍게 흔든다. 그 너머로 헤르베라를 응시하듯, 시선을 넘긴다.) 너, 술 빚는 거 말고 섞을 수도 있어?


>>715 레인
(신이 자신의 형상을 뒤튼다. 그것은 환상이다. 그러나 동시에 현실을 초월한 진실이기도 했다. 만물의 진리를 꿰뚫는 신의 사자. 그 눈이 일순 크게 뜨여졌다.)
...캭캭. (웃음이 흐른다. 깔보는 듯한 교만스런 얼굴도 돌아왔다.) 지금까지 마논을 그렇게 무시했던 주제에. 고작 자기의 그릇을 욕했다고 그렇게 본성을 드러내는 거야? 그렇게 인간 친화적으로 말하고 있어도, 결국은 그게 당신의 본성이었던거네. (그러나 목소리가, 손끝이 어째서인가 미세하게 떨리는 듯하다.) 뭐, 이제 놀랍지도 않아. 그래, 당신은 신이니까. 그런 식으로 편한대로 사는게 당연하겠지. 계속 그렇게 입맛대로 살아왔으니까. 자신의 아래의 미물들 따위는 어찌되든 상관 없으니까. 왜냐하면 신이니까. 그 이름 아래에 모든 건 부질 없으니까. 마논도 잘 알고있어. 알고있다고... (시선을 사선으로 틀며. 팔짱을 끼고 있던 손이 팔을 매만지며 쓸어내렸다.)
몰라, 그딴 거. 알게 뭐야? (날카로운 눈으로 레인을 흘겨본다.) 애초에, 마논이 미물들이 먹는 걸 왜 알아야 하는데? 방금도 말했지만 식사라는건 영양분섭취가 필요한 신계 미만의 미물들이나 발상할 법한 그 자체로 아주 비효율적인 행위라고. 멜팅 초콜릿? 쿠키? 과일? 그것들을 왜 뭐하러 먹어야 하는데? 말했지, '아무거나' 라고. 마논은 아무거나 먹을 수 있어. (음식들을 언급한 것만으로도 황홀해보이는 레인. 그것은 못마땅한 듯 쳐다보다가.) ...그저 썩을 스파게티만 아니면 돼. 그러니까 오바 그만하고 데려가주기나 하지?



>>717 명설화
(무장이 해제된 틈을 놓치지 않고 날아든 검기.) 캭캭캭. (그러나 다음 순간 그것은 생채기도 없이 웃고있었다. 단지 몸 가까이에 공명하는 빛이 아른 거리는 손가락 셋을 펼쳐놓은 채.)
우와~ 확실히 날카롭네~! 일부러 접근한 보람이 있어. 흐음, 마논도 방금 네 고향의 흉내를 내봤는데, 알아봤으려나~? (키득거리는 웃음과 함께 연극을 하는 사람처럼 몸을 돌리며 손을 털어낸다.)
하지만 봐준다거나 그런 안일한 생각은 하지 말아줬음 좋겠네~? (빈 손을 위로 뻗는다. 방금 말뚝이 그랬던 것처럼, 하늘에서 빛이 내려쬐고 점점 모여들었다.) 마논, 기분이 나빠져서 무심코 널 죽여버릴지도 모르거든. (이번에는 커다란 망치.)
어차피 굶어죽으나, 내게 살해당하나, 결과는 같으니 네게는 상관없지~? (여자는... 아니, 여자의 모습을 한 그것은 설화의 죽음을 입에 담으며 밝게 생글거리고 있었다.)
그럼 다시 간다~! (그것은 달려들어 그다지 무겁지도 않은 기색으로 망치를 내려쳤다. 통째로 뭉개버릴 생각으로.)


>>723 테이얀
하아? 뭐? 마계라고? (그것의 입에 비웃는 조소가 죽 걸쳐졌다.) 뚫린 입이라고 너무 아무렇게나 말하는 거 아니야~? 캭캭캭. 잘 들어.
마논이 온 곳은 마계같은 쓰레기소굴따위가 아니라, 신계야. (말을 마치자 주변에서 빛이 무리지어 모여든다.) 그리고 마논은 자비롭고 고결하고 성스러운 신의 사자. (빛의 무리들은 그것의 등 뒤에 모여들어 커다란 빛의 날개를 형상화했다.)
미물들은 꼭 이렇게까지 말해줘야 눈치채는 걸까? 마논, 슬슬 자기소개도 입아픈데. (입을 살며시 가리고 키득거리며 웃는다.) 중간계에 사는 것들은 진짜 가릴 것 없이 죄다 허접 조무래기들이구나?


>>738 바벨
...마논이, 인간에 대해서 몰라?! (으득- 날카로운 이가 갈린다.) 신의 사자가 인간과 다를바 없는 존재라고? (광기로 그득하던 눈동자. 그 눈에 점점 허무가 들엋rkkkkkkkkkkkkk만만하다고한적이없다고?인간과같은시각으로신의사자를바라본다고?인간은하찮은존재가아니라고?때로는인간이신보다뛰어나기도하다고?어째서그러면안돼냐고?인간의기준으로무언가해보라고?왜그렇게말하는거지?인간이면서신을어째서멋대로평가하려하는거지?지금도소리가나고있잖아?인간너에게는들리지않는건가?시계탑의초침이가고있어그안에서는토끼와새가서로를물어뜯고있다기계톱니가맞물리며붉은차를우려내고아카식레코드와달의뒷면이겹쳐아폴로를거짓으로만들었다찢겨져텅빈라디오앰프와생명의더러움오욕후회허무망상우구초조오만결렬감상만남그사실조차도모르는사람들은신의성혈에마냥기뻐한다모두다같이모여서우리들의영원한신을찬양하자아아우리들을배신한구세주여부아,디자비를자비를내려소서하지만그래.모두의미없는걸너희들은전혀눈채지못한건가왜냐하면그야초침은소리내며돌아가고있는데지금도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귖?궯궘궢궫궋갂긲깑긚긏궴긂귻깛긤긂귩묈궖깏?깛궳긵깒귽궢궫궋갃RkRWoRkrWoRkrWoRkrWoRkrWoRkrWoRkrⓌⓞⓇⓚⓡⓌⓞⓇⓚⓡⓌⓞⓇⓚⓡⓌⓞⓇⓚⓡⓌⓞⓇⓚⓡⓌⓞⓇⓚⓡⓌⓞⓇⓚⓡⓌⓞⓇⓚⓡⓌⓞⓇⓚⓡⓌⓞⓇⓚⓡⓌⓞⓇⓚⓡⓌⓞⓇⓚⓡⓌⓞⓇⓚⓡⓌⓞⓇⓚⓡⓌⓞⓇⓚⓡⓌⓞⓇⓚⓡⓌⓞⓇⓚⓡⓌⓞⓇⓚⓡⓑⓉⒻ⑥ⓃⓚⓟⓅⓀ②0①ⓂⓜⓢⓨⓎⓉⒶ⑤ⓄⒽⓃⓌⓄⒻⓟⒺⓏⓩ0⑨
---그럼, 내 마음대로 할게. (병 안에 남은 술이 출렁이고 있다. 테이블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면이 요동친다. 그리고 이내 우지끈거리는 파열음이 나며 역십자의 거대한 비석들이 가차없이 주점과 바닥을 뚫고 천장으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캭캭, 캭캭캭. 캭캭캭캭캭캭캭캭!! (순식간에 주점은 혼돈의 폭심지가 된다. 그 안에서 즐거운듯이 허리를 꺾으며 광소를 드높이고 있는 그것.)
그래, 들어주겠어! 너의 그 한심하고 멍청한 소원! 자애롭고 성스러운 마논이 받아들여줄게. 너는 후회하게 되려나? 마논이 이제부터 너를 평생동안 따라다니면서, 너의 그 바보같은 추억타령을 전부 직접 부정 해주게 될테니 말이야. 아아, 인간이여. 아둔하며, 우매하고, 우둔하고, 미련스런 인간이여! 멍청하기도 하지! 너는 방금 신의 사자를 다룰 마지막 기회를 저버린 거야. 마논은 기회를 줬어. 마논이 왜 그런 손쉬운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하지? 정말 너 스스로 그것을 쟁취해냈다고 생각하는 거야? 결국은 또 다른 신의 장난감인 주제에, 그 힘을 가지고 있다고 신의 존재가 정말 우습게 보이나 보지? 이건 네가 원하던 거야. 그리고 절대 벗어날 수 없어. 절대로. 캭캭캭캭캭캭.
(거진 폐허나 다름없게 된 주점 안에서 그것은 바벨을 향해 천천히 걸어와,)
그러니 들어줄게. (그 턱을 잡아 제 시선을 억지로 마주치게하려 한다.)
신의 사자가 추억 따위와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보다 나은 인간 같은 건 없다는 것을.
너는 신의 사자에게 나유타의 단 하나 분 만큼도 이기지 못했다는 것을.
신의 이름에 맹세코 너의 그 어둡고 무지몽매한 각막에 영원히 새겨주도록 하겠어...
그러니, (생글거리며 웃는 얼굴이 그림자와 빛 속에서 얼핏 비치운다.) 이제부터는 분발하도록 해~?


>>753 오베스
아~ 그래? (생글거리는 여자의 손에 오베스의 팔뚝 뼈가 쥐어진다. 당연하게도, 아무런 반응도 없다. 하지만 오베스는 보다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뼈가 따끔거릴 정도의 신위. 그것이 여자의 손바닥 뒤에 깃들어 있는 것을.) ~알겠다. (키득키득. 가증스러운 웃음을 흘리며 몸을 핑글 돌려 뒤로 한 발 물러나는 그것.)
신의 축복이 두려워 스스로 죽음의 뒤로 숨어버린 겁쟁이구나? 캭캭캭. (필시 그 무엇보다 신에 가까운 존재일 것이다.) 추한 언데드 같으니라구.


>>787 스텔라타
다른 신의 사자들? (스텔라타의 질문에 그것은 눈을 두어번 깜빡거리고는,) ...아니~? (입가에 웃음이 걸쳐졌다. 미묘한 느낌이다.) 놈들은 전혀 달라. 마논보다도 훨씬, 너희들의 사정을 봐주지 않지. 언제가 될 지는 말해 줄 수 없지만, 녀석들이 중간계에 내려올 때가 한 번은 생길 거야. 그래... 그때가 되면, 너도 이 마논이 조금은 더 자비로웠었다는 걸 깨닫게 되겠지. 그건 이미 한참이나 늦은 뒤가 되겠지만? (키득키득.)
뭐어? 상냥? 행복? ...마논이? (그 말이 기분이 살짝 거스르는지 그것은 가늘어진 눈으로 스텔라타를 바라봤다.) ~뭐, 좋아. 마음대로 생각하렴? 착각은 미물이 품을 수 있는 최고의 오만이니까 말이야? 캭캭캭. 좋아, 다 됐다!
주변에 있는 풀과 꽃들을 꺾고 엮어서 너의 그 생기없는 머리를 장식 해봤어. 한 번 볼래? (그것의 손 위에 빛이 일더니 손거울이 놓여진다.)
(꺄르륵대며 손거울을 건네는 대신, 스텔라타를 끌어안고는 어깨 위로 팔을 뻗어 손거울을 직접 비춰준다.) 어때~? 자신과 가까운 생명들로 스스로를 치장하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최고로 배덕스러운 기분이지~? (생긋거리는 웃음이 얼굴 위에 만연하다.)

805 헤르베라 (cDP7.q1/TU)

2022-07-22 (불탄다..!) 07:15:38

>>775 블량슈
(그녀는 오렌지를 먹여주며 그 존재의 얘기를 들었다. 그녀의 망각이 축복인지 저주인지는, 초점을 맞추기 나름이라는 말이었다. 그런 얘기라면 답은 고민할 것도 없었다.) 그대의 말대로라면, 나는 어느 쪽에도 중점을 두고 있지 않네. 새로운 만남인들 내가 원한 것 아니고, 기존의 만남 역시 우연의 연속일 뿐이니, 어느 쪽도 내겐 의미가 없어. 그러니 내 망각은 축복도 저주도 아닌 그저 그렇게 생겨먹었을 뿐인- 체질이라고 할까. 그런 것이지. (그녀는 가볍게 손을 털었다.) 술을 빚는 건 취미라네. 목적이 없는 몸뚱이다보니 뭐라도 해야겠어서 시작했지. 이 몸은 취하는 것도 잊었는지 아무리 독한 술을 마셔도 취하질 않더군. 그래서 직접 취하는 술을 만들기 위해 하나 둘 손대다보니 여태 이러고 있던거라네! (하하! 유쾌하게 말하고 시원하게 웃은 그녀는 무릎 위에 마지막으로 남은 큼직한 초콜릿을 들었다. 껍데기를 벗겨 그 존재에게 내밀어주었다.)

>>776 이바
그 참- 궁금한 것도 많은 그대일세. 그대의 결핍은 의외로 그 쪽일지도 모르겠군. (그녀는 웃음기 섞어 말했다. 전혀 불쾌해하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보였다.) 호기심은 좋은 것이지. 신선히 움직이는 사고방식이야말로 지루함을 죽이는 칼날일지니. 허나 어지간한 거라면 내 말 못 해줄 일 없으나 그것 만은 쉬이 답해줄 수 없다네. 지금은, 말이네. 언젠가는 내 입으로 그 이유를 말하게 되었을 때, 그대에게도 들려주지. (그녀는 완곡하고도 확실하게 답을 거절했다. 그 순간 베일 너머의 얼굴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죽음을 바라는 건 죽지 못하는 이로서 응당 할 법한 소망이니 개의치 말게나. 그러나 그것이 그대의 진심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하는게 좋을 거라 생각한다네. 죽고 싶은 이가 지금을 즐거이 여기는 행위는 누군가에겐 모욕이니. (흐히. 그녀는 가볍게 웃었다. 그 정도 무거움은 이 정도 웃음으로 넘겨버리듯이.) 그대와는 말이 잘 통해서 즐겁구만! 취하는 것은 걱정 말게나. 그럴 기미가 보이면 내 일격에 기절시켜 저기 손님방에 던져줄테니! (저기, 라며 가리키는 곳은 양조장 옆 작은 오두막이다. 그녀의 거처이기도 한 곳이다. 그러니 걱정 말라며 술을 따라주고 그가 술을 마시는 걸 지켜보았다. 딱 한모금 만큼의 술을 마신 그가 기분 좋은 눈웃음을 짓자 그녀도 웃은 듯 했을까.) 입에 잘 맞는 모양이군. 표정이 아주 좋은 걸? 나도 아주 좋아하는 술이라네. 달밤에 이것 한 잔 들고 계곡물에 몸을 담그면 그만큼 좋을 때도 달리 없거든! (마치 잔에 달을 담아 마시는 기분이 든다고 그녀는 말했다.) 답례는 생각치 말게나. 나는 내 술을 마시고 그대와 같은 표정을 지어주는 것으로 만족한다네. 그리고 그대에겐 이미 찻잎을 받았지 않나. 그래, 어엿한 답례를 주고 뭘 또 주려 하는가! 오호라, 나를 욕심쟁이로 만들 셈인가? 에잇, 이거나 받게! (그녀는 한 손을 그에게 뻗어 머리를 헝클어 놓으려고 했다. 엉망으로 만들 듯이 무시무시하게 뻗어지던 손은 피하지 않는다면 그의 머리에 닿아- 기세와 달리 부드럽게 쓰다듬었을 것이다. 경망스레 웃으면서.)

>>778 리카
(그녀는 그녀의 말을 따라하는 소녀를 보며 웃었다.) 귀여운 그대로고. (소녀가 손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아서인지 그녀도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베일이 드리운 덕에 손을 보고 있는지 어떤지도 알 수 없었을거고.) 그대와 내가 매일 만날 일은 없겠지만은, 좋든 싫든 매번 새롭게 보는 것은 분명할테지. 그대가 그래도 좋다면 이제사 가르쳐주지 못할 것도 없네. 약속도 했으니. (그녀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녀에 대한 걸 다 말했는데도 그럼에도 알고 싶다 한 건 소녀였다.) 내 이름은 헤르베라일세. 성은 없고 작위명도 달리 없다네. 그저 내키는 대로 술을 빚으며 가끔 내키면 이리 방랑하는- 어느 누군가지. (조금은 이상한 자기소개를 한 그녀였지만 소녀의 이름을 되묻지는 않았다. 그야 들어도 잊을테니까.) 그다지 기억해주지 않아도 괜찮네. 약속했으니 알려주었지만 내 기억에도 없는 이가 나를 이름까지 알고 있다는 사실은 어딘가 꺼림칙하거든.

>>800 루이스
그대 바라는대로. (그녀는 그녀를 평가하겠다는 말에도 강가의 갈대처럼 스스로를 굽혔다. 그 태도는 술을 준비하는 손짓 하나에까지 담겨, 잔을 꺼내 술을 따르고 상대의 앞에 대령하기까지의 과정을 하나의 의식처럼 만들었다. 잔을 올린 후에는 다소곳이 서서 술을 마시길 기다렸다. 아름다운 입술이 술을 머금기를 두 번, 탄성은 없으나 극찬임에는 분명한 말이 상대- 여제의 입술로부터 흘러나오자 그녀는 다시금 허리를 숙였다.) 과분하고 자비로운 그 말, 감사히 듣도록 하겠네. (그녀는 천천히 숙였던 허리를 들며 여제에게 얼굴을 향했다. 미의 정점에 앉은 듯한 외모는 하늘과 지상과 지하를 통틀어도 한 손에 꼽힐 정도로 보였다. 방금 마신 술이 촉촉히 베어든 입술은 무자비하지만 동시에 매혹적이었으니, 누구든 그 앞에 무릎을 꿇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다.) 머나먼 나라의 고귀한 그대여. 그대의 말은 참으로 기쁘고 반가운 말이나,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 전에 고할 것이 있다네. (그녀는 늘 하던 말을 꺼내기 전에 힐끔 하늘로 고개를 들었다. 햇빛이 여과 없이 쏟아지는 하늘을 보고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니 테이블과 어울리는 모양의 큰 파라솔이 생겨 여제에게 내려지는 햇빛을 가렸다. 그걸 만들어놓고 그녀는 말했다.) 그 술이 마음에 들었다면 내 지금 갖고 있는 것을 전부 주겠네. 고귀한 그대에게 내 성의로서 올릴테니 값은 되었네. 허나 거래의 건은 재고해주길 바라. 나는 온전치 못한 몸인지라 내가 만났던 이에 대한 것을 전부 잊는다네. 지금 여기에서 그대를 만났 것도, 내 술을 올려 극찬을 들은 것도 하루 반나절이면 신기루 사라지듯 잊을걸세. 그런 내가 섣불리 거래 같은 것을 받게 된다면 분명 잊고 고귀한 그대의 심기를 거스르겠지. 그러니 다시금 생각하고 제안을 해주게나. (그녀는 차분하고 정중히 설명하고, 베일 쓴 얼굴을 기울였다.)

>>804 마논
오호라. 내 이름이 신계에도 자자하단 말인가? 그것 참 듣고 싶지 않은 것을 들어버렸구만. (그녀는 상대의 말이 그닥이었던 듯 하면서도 말투만은 여전히 유쾌했다.) 음. 신계에서 모를 것이 있겠냐만은, 내 이름을 그리도 지긋지긋하게 언급하고 있을 줄은 몰랐네. 역시 신이란 족속은 염치란게 없어.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술을 마셨다.) 심판이니 유예니, 말 하나는 참으로 화려하군. 그 신의 사자라면 그럴 만도 하지. 아, 긴장한 건 아니니 쓸데없는 생각은 말게. 이 내가 그대 정도로 긴장할 리가 없잖은가! (그녀는 교만하고 거만한 상대의 태도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잔 너머로 그녀를 보는 시선에도 아랑곳않고 술을 마시고 빈 잔을 채우며 말했다.) 물론 섞을 줄도 알지. 그 많은 술들을 그저 마시기만 하면 재미가 없으니 말이네. 그렇지만 그대에게 해주고픈 마음은 없으니 청할 생각일랑 얼른 접게나. 내가 줄 건 그 잔에 담긴 술과 이 병 하나 뿐일세. (그녀는 상대에게 따라주고 남은 술병을 테이블 위에 곱게 올려놓고 검지로 톡톡 두드렸다.)

806 블량슈 (reOXrFfxH6)

2022-07-22 (불탄다..!) 07:48:12

>>782 테이얀
세계가 멸망하기 전까지 모든 것을 기록하는 사서-같은거구나-(그 존재는 납득한 것인듯 고개를 끄덕인다)
타의에 의해 정해진 목적- 말고도- 너만의 목적-을 새로 정해보라는- 소리-야-(그 존재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한다.)
즐길 수 있을 때는- 즐겨야하니-까-?(그 존재는 그리 이야기하고 웃으니까 귀엽다는 말에는 씨익하고 미소지을뿐입니다)
불멸자들은- 다 힘내야하는 어딘가 부족한 친구들-이니까-

>>805 헤르베라
체질-인가- 그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경험해야 했으려나-(잊어버린다고 해도 감정은 남는 법이다. 현대의 치매 환자들이 그러는 것처럼)
스스로 취하기 위한 술이라- 내가 아는 불멸자들은 다 그 불멸 때문에 주량이 높다던데- 그럴지도-?(즉 단순 주량이 엄청 높으니 엄청 독한 술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일까)
무어- 필요하면 심해에서 마시면 종족이 바뀐거 같다는 포션을 줄수는 있어-?(불멸자에겐 별 의미는 없겠지만 말이다.)

807 나하르IF - 사후(死後) (mKdjWN1FBM)

2022-07-22 (불탄다..!) 10:59:59

나하르는 의지와 상관 없이 감기는 눈을 애써 뜨며 기도했습니다. 자신의 필멸자에게 비는 기도를.
그러자 신은 응답했습니다.

나하르, 감히, 그런 소원을 빌고도 무사할 줄 아는 것이냐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131203

신의 권능에 당했다고 생각한 순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다가 결국 스스로 완결되어버린다. 되돌아올 수 없도록.
그러나 그녀는 더욱 나아간다. 눈 앞에 선 신을 향해 자신의 의지로 눈을 뜨고서.

부상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애초에 이미 자신이 세계이거늘. 필요없는 구성품은 그녀에게 상처를 내지 못했다.
몇번이고 거대한 말뚝이 몸을 꿰뚫기 위해 그녀에게 날려들었으나 그때마다 그녀는 기묘한 체술로 그것을 되돌릴뿐 별다른 공격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바랐다.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소원에.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에.

"용사를 살려라. 신."

"너희의 무대는 끝났거늘 아직도 배역에 집착하느냐."

신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나타난 이물질들. 그것이 그녀와 용사였으니. 그 외에도 여럿 그런 이물질은 있어왔었으나...
본질적으로 이것들의 목표는 자신들을 죽이는 것에 고정이 되어있기에 질이 나쁘다. 그렇기에 축복했다. 즐겁지 않은가. 죽지 않는 이의 고뇌란 언제보아도 고통스럽고 감미롭다. 많은 신들이 그의 작품을 보고 즐거워 한것처럼. 자신은 그저 작품을 늘리려는 것뿐이었는데ー

칼날과 칼날이 불꽃을 튀기며 뒤엉켰다. 충돌하는 힘들은 신화에 기록될 수준의 무력이었으나 그것을 뽐내는 두사람의 상태는 조금 이상했다.
일관적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신이었다. 전투가 시작된 그 순간부터 그의 검은 휘둘러지는대로 태산을 가르고 바다를 뒤엎으며 전신의 위용을 단단히 하고 있었으나, 그것을 막아내는 쪽은 전혀 아무렇지 않은듯 보였다.

그래, 신의 검을 모두 튕겨낸다. 이는 두 사람의 성향적인 문제이기도 했으나 그 이상으로 검술의 질이 문제가 되고 있음을 의미했다. 힘은 대등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압도하는 방식이 동일했으니. 세세한 부분에서는 전투 경험의 문제로 이어질 수 밖에없었다.

"대단하군. 역시 용사란 말인가!!"

거대한 격돌을 끝으로 신은 그녀에게서 멀어졌다. 감탄해 입을 놀리지만 그 안에는 두려움이 묻어나오고 있었음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리라.

그녀가 모든 것을 살해한 경위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 사상에는 자신도 일부 동의할 수 있었으나, 그것을 이룩한다면 그것은 인간이어서는 안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만에 가득찬 생각이었다. 그것을 이룰 능력도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눈앞의 여자는ー 멀었다.
오만이나 상대를 낮잡아보는 것이 아니다. 여자가 있는 곳 자체가 멀다고 느낀것이다. 검은 닿는다. 상처도 입는다. 혼자의 몸으로 전투가 아닌 전쟁을 계속해온 여자다. 이렇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처음의 몇 합 뿐.
이제는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애초에 저것은 내가 만든것이 맞는건가?
생각이 가속한다. 다음수. 검을 내지르기도 전에 다음 수를 생각하지 않으면 그것으로 죽을 것이다. 상대도 나도 같은 조건이니.

"왼쪽 팔."

여자의 목소리가 비어있는 공간을 울렸다. 그것과 함께 나의 검이 하늘을 날았다. 무장해제를 의미하는것이 아니다. 그 검의 끝에는 제대로 나의 손이 붙어있었으니.

"양 허벅지, 하복부부터 명치"

말이 닿기도 전에 공격은 들어온다. 예지도 뭣도 아니다. 그저 자신이 존재하는 시간의 이전을 베어내고 있는 것인가. 원하는 미래를 고정시킨다. 그런가. 그래서 용사인건가.

"그런 소원을 빌고 무사할줄 알거라 생각한거냐."

"하지만 구세대의 악은, 나로서 종결되겠지."

---
만에하나 불멸자를 포함해 전부 죽이고 신도 하나밖에 남지 않았을 때의 IF
다 죽이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808 루이스 (fGaw.AitoU)

2022-07-22 (불탄다..!) 13:54:25

>>803 리겔
자신은 인간이 아니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건가? (전혀 흥미없다는 당신의 목소리에 빠르게 다음 이야기로 넘어간다. 어찌 되든 좋다는듯이.) 죽여보려고 했는가! 그래서 어떻게 되었지? 마침내 죽일 수 있었느냐? 그거 궁금하군. 그러나 내겐 닿지 않겠지. 사자에게 고양이가 떼로 덤벼드는것. 개미가 덮치는것. 모두 티끌같은 상처라도 남길 수 있겠지. 허나 나는 타오르는 불꽃이요, 그대는 나방인데. 어찌 일렁이며 춤추는 불꽃에 나방이 상처를 내겠느냐? (작은 소리로 웃었다.) 키가 큰 것은 핑곗거리도 되지 않겠지. 태산처럼 커다란 몸집을 가진 거인도 내 앞에서 머리를 숙인단다. 고개를 숙이기 어렵다면, 내 친히 그걸 도와줄수도 있는데.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진다.) 하지만 네놈과 긴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누어도 달라질 일은 없겠지. 나 또한 의미없는 대화를 유흥삼는 취미가 있기는 하나, 몸을 움직이는게 성미에 맞더구나. (당신이 제 다리를 받아치자 소리내어 웃으면서 다리를 박찼다. 구둣발이 땅을 내려찍자 거센 울림이 파도치듯. 성난 황소가 몸을 떨듯 퍼져나간다.) 그러느냐? 그럼 내가 너의 신이 되겠다. 옛 주인을 기다리며 충성을 맹세했던 신자들도, 나를 사교라고 비난하던 광신도들도, 버젓이 주인이 있는 타인의 소유물도. 전부 종장에서는, 내것이 되더구나. (그녀는 빠른 속도로 허리춤의 칼을 빼어들었다. 거센 진동과 그녀가 내뿜는 살기가 어우러져 흉흉한 야수의 포효처럼 모습을 갖춘다. 그녀의 눈동자는 타오르듯 밝게 빛났고, 조용한 미소가 그림자처럼 드리운다. 어느샌가 주변의 공간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땅에서는 붉은 장미가 피어오른다.) 그래, 네 이름은 푸스가 좋겠어. (그리고 그녀는 당신을 향해 칼을 휘두른다.)

>>805 헤르베라
(그녀는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기억에 문제가 있는가! 그것 참 아쉽게 되었군. 내 진심으로 하는 말일세. 허나 상관없지. 그대는 감히 짐을 잊을수 있다는게냐? (그녀는 이해되지 않는다는듯, 옅게 웃으며 당신에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정말로 잊어버린다면, 내 친히 자비를 베풀어 그것을 용서해주도록 하지. 하계의 몸도 긴 시간속에서는 상처를 입는가. 기억에 문제가 생겼다면, 내가 그대를 기억하면 되는것 아니겠느냐? (그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듯, 오만하게 웃어보였다.) 재밌구나. 그대를 만날 때에는 그대의 술을 가지고 찾아오겠다. 자신이 직접 만든 술조차 잊어버리지는 않잖느냐, 장인이여. 그것으로 되었다. 나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다시 와 거래를 제안하겠다. 그리고 어떤 때는 그대에게서 술을 강탈해가고, 어떤 때에는 술을 나눠받고, 어떤 때에는 거래를 하고, 어떤 때에는 의뢰를 하는것도 재밌겠지. 그래, 너는 내것으로 삼아야겠구나. 이렇게 아름다운 술도, 예의바른 하계인도 오랜만에 보는군. 이건 내가 베풀어주는 크나큰 자비이니 그대 또한 잘 생각해보거라. (그녀는 눈을 접어 웃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마쳤다.)

809 테이얀 (bf1Ry927Lg)

2022-07-22 (불탄다..!) 14:47:41

>>791 루이스

물론 그렇지. 우리 입장에선 벌레는 다 똑같이 생겼으니까 말이야. (비웃는듯한 상대의 말에 그는 어깨를 한번 으쓱하며 말했다.) 신이라 ... 정말 재미있군 그래. 그래서 신이 고작 하는 일이 벌레들 사이에서 군림하는 것뿐이라니. 그건 인간들도 안하는 짓이라네. 유치하기 짝이 없어서 말이야. 인간들은 손으로 찍어누르고 발로 밟아 죽이지. (그의 표정이 변한다. 그저 살짝 웃고 있고만 있던 그의 표정이 정말 재미있다는듯 생기가 도는 것 같다.) 그리고 신이라니 웃기지 않은가? 당신이 벌레로 여기는 인간들한테 밀려서 숨어든 종족인 엘프의 피가 섞였으면서 신이라니, 윗 양반들이 너무 재밌어서 눈물을 훔칠 것 같군 그래. (어느새 손에 지팡이를 쥔 그는 담담하게 얘기했다.) 안타깝게도 나는 신들의 유흥에 어울려줘야하는 몸이라서 말이지. 그래서 자네의 제안은 받아들일수가 없겠네. (발로 차여서 날아가는듯 했지만 그의 몸은 연기가 날아가듯 사라지고, 그 뒤에서 나타난다.) 아 제안이 아니었군 그래. 뭐, 응해줄 생각은 없었으니 비긴걸로 하지. (여전히 평화로운 표정으로 싱글벙글하며 바라본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자네가 바라는바가 이루어진다면 ... 나야말로 기뻐서 춤이라도 출 것 같구만.

>>792 빌리테

그런가? 그렇다면 아닌걸로 하겠네.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상대의 주위를 천천히 돌며 그는 말했다.) 인간은 확실히 탐구하는 존재가 맞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생각하고 있으니까 말일세. 다만 대부분의 인간은 길이 막히면 현재에 안주하기 마련일세. 그리고 막힌 길에서 틈을 찾아낸 소수의 인간이 다른 다수를 끌고가는 구조이지. (상대가 자신의 말을 받아들이던 받아들이지 않던 그에게는 중요한 사실은 아니었다. 그냥 재밌으니까 얘기하는 것일뿐.) 자네와 같지. 삶의 결말을 점찍지 못하는 자. 점을 찍지 못하는데 결정은 어떻게 하는거지? 자네는 끝이 없는 걸음에 목적지가 있다고 생각하는건가? 그래, 나는 예외적으로 결정을 할 수 있긴하지. 허나 내 삶은 무한한 이어달리기와 같지. 내 손에 들린 것을 남에게 넘겨주어야 끝나는걸세. 그리고 내 손에 들린 것은 너무 무겁고 위험하기 때문에 남에게 주면 안되는 것이고.

>>804 마논

아 실례했군. 마계나 신계나 내 입장에선 거기서 거기라 헷갈렸다네. 둘 다 쓰레기 같은 곳인건 맞지 않은가? (마계의 존재에게서나 볼 법한 행동이라 그는 착각을 했지만 어차피 중요한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보아하니 마계나 신계나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미물 ... 미물이라. 다들 하나 같이 하는 말이 너무 식상해서 들을때마다 하품이 다 나오는군. (실제로 상대의 말에 크게 하품을 한 그는 얘기했다.) 인간들은 벌레들에게 자기소개하는 취미는 없다네. 아, 벌레에게 자기소개를 하는 인간들은 있지. (빙긋 웃은 그는 말했다.) 정신이 좀 오락가락하는 사람들. 그래, 자네도 혹시 그런 것이 아닐지 좀 걱정이 된다네.

>>806 블량슈

그런 셈이지. 나도 목적이란걸 갖고 있다네. 먼 옛날엔 그 목적을 위해 움직이기도 했었고. 다만 가능성이 낮아서 포기하고 있을뿐이네.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그는 말했다. 온화하게 얘기하는 그의 표정에선 다른 어떤 감정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시간이 이렇게 많은데 즐기려면 언제든 즐길 수 있지. 자네와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즐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리곤 이어진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오래 굴러간 나머지 기름칠이 필요한 존재들이 많지. 나도 그렇고.

810 그레고리 - 판데모니엄의 지배자 (xHvQXBNup2)

2022-07-22 (불탄다..!) 15:43:06

"...그래서 제국에서 300명의 아이를 유괴헤왔습니다."

검은 로브를 쓴 자가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은체로 보고한다. 그들 앞에서는 왕좌 앞에서 기도하던 여성이 이내 일어나 그들을 돌아본다. 판데모니엄 그렇게 칭해지는 명백한 악의 조직. 마신들을 숭배하는 이단의 종교.

"수고했어. 그들은 교육직들에게 보내서 교육시키도록"

물러가라 그리 이야기하자 그 자는 넵히고 뒤로 돌아선다. 그리고 다음 의제인지 한명이 그녀 앞으로 끌려온다.

"그래서 네녀석은 도망치려했겠다?"

중년처럼 보이는 남성은 두려움에 가득찬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본다. 그녀의 표정은 웃고있으나 초점없는 눈빛은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 진심으로 경멸하듯이.

"하지만 성녀님 제게는 가족이.."

탕하고 그녀 손에 쥐어진 지팡이가 땅바닥을 내려친다.

"감히 한낱 가족 때문에 마신님들을 배반하려 하다니. 불경! 불경! 불경!"

그 소리에 맞춰 주위 이들이 불경! 불경!을 드높히 외친가.

"불경한 자로다! 네녀석은 더이상 가치가 없구나"

그 말을 하자 그의 밑에서 붉은 손이 나와 그를 붙잡는다.

"성녀님 제발 제발 그것민은!!용서해주십시오 자비를.."

말을 끝맞추지 못한 채 그 자는 그림지로 끌려들어간다. 마법 중 하나인 추방. 그녀가 개발한 마법으로 마신들 앞에 제물로 바치는 희생 마법. 그 곳에 끌려간 이는 처참하게 죽은 후 영혼마저 자유롭디 못하리라.

"그럼 오늘 일은 끜이다. 다들 마신님들의 영광을 위해 분골쇄신하도록!"

그러고 그들이 다 나가자 그녀는 다시 왕좌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몸을 숙여 다시 기도하기 시작했다..

811 블량슈 (xHvQXBNup2)

2022-07-22 (불탄다..!) 15:45:43

>>809 테이얀
뭐- 그렇다면 어쩔수없네-(그 존재는 그리 말하며 당신에게 체리를 건냈다)
그래도 테이얀 정도면 쌩쌩한 것 같은데-?(위로인 것일까 그 존재는 그리 이야기히고는 이내 바다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럼 난 슬슬 돌아갈건데-? 테이얀은 어쩔레-?

#막레 요청빔

812 바벨 (ybtF4sg4GA)

2022-07-22 (불탄다..!) 16:14:37

>>767 헤르베라
(당신의 말을 듣고는 그는 입술을 짓씹었다. 당신의 말은 틀린게 없었으니까. 하지만 어째서일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 문제는 없겠지... 하지만 넌 정말 괜찮은거냐? (당신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은 불만족스러웠다. 그 감정은 당신에 대한 것일까? 아니면 이러한 상황이?) 그래. 분명히 넌 그 오랜 시간동안 아무런 문제 없이 살아왔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결국 그러면 살아가는 의미가 없잖아. (한숨을 쉬었다. 당신의 관념은 어딘가, 비틀려 있었으나 그게 무엇이 문제인지 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기에.) 매일 기억의 감옥에 갇혀 타인과 분리된 채, 오직 자신만이 남아있는 상태로... 매일매일 비슷한 하루를 겪으며 변화되지 않는 삶을 사는게. 고통스럽지 않아? 넌 그걸로 괜찮은 거야? (답답하다는 듯 그는 제 머리를 위로 쓸어올리며 당신을 바라본다.)

>>768 리겔
좀 봐주면 좋겠는데. 약점을 공개했다면 그걸 봐서라도 어느정도 유예기간은 줘야지. 약점을 알려주자마자 써먹다니 너무 차가운 반응이잖아. (꽤나 능청스러운 말투다. 이것이 본 성격인걸까, 어쩌면 당신의 반응에 맞춰 그런 성격을 연기하는 걸지도 모르지. 어쩔땐 유쾌하게, 어쩔땐 능글맞게. 그런 성격과 감정이 전부 뒤섞인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며) 불멸. 그것조차도 이미 수없는 스펙트럼으로 나뉠 수 있으니, 이거 어렵네. 공통점 없는 사람과 대화한다는 건 어려운 거야. (큭큭. 어쩐지 즐거워보인다. 어려운 것이라고 말하는 것 치고는) 하지만 생각해봐. 물론 대화가 살짝 어렵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친목을 나누지 않을 이유도 없잖아? 무의미하다고 해도 그게 해를 끼치는게 아니라면 그 영원이라는 시간속에서 아주 찰나를 할애하여 관계를 만들어두는 것 정도는 나쁠건 없지 않나? (슬쩍 입꼬리를 올리며 말하다가 사제라는 단어가 생각났는지) 괜찮아. 이젠 나도 더이상 사제는 아니니까. 문제될 건 없다고 생각해. (묘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당신을 쳐다보았다.)

>>769 블량슈
안 불편해? (느긋하게 있는 모습에 그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보통은 이러면 귀찮다며 피했는데 이상한 일이지. 괜히 볼도 한번 쪼물거려 보려고 시도하고.) 허무. 신조차 삼켜버리는 허무는 어디에 있을지. (약간 피로한 기색이 그의 눈빛에 스쳐지나갔다.) 버섯이... 달구만. 평소에도 인간들을 관찰하고 다녀? (흥미롭다는 듯, 버섯을 한입 베어물며 질문하고는) 아쉽지만 해본 적 없다. 애당초, 그럴 능력도 없지만. (불멸자이지만 전능한 존재는 아니다. 한낱 신의 힘을 받은 인간일 뿐.)

>>771 테이얀
현세에 존재가 고정된건가. 드문 일이야. 단순히 마력의 연결이 유지되는 것으로 이런 일이 가능하다 하면 인간들 세계는 발칵 뒤집어지려나. 그 현상에 필요한 시간을 발표하면 한번 더 뒤집어지겠지. (상상만 해도 재미있는 일이라는 듯 쿡쿡대다가) 야생의 까마귀는 시체를 파먹고 사니 전염병이나 전쟁의 상징으로 까마귀가 선택되기도 했지. 뭐, 결국 인간이란 그런 거다. 쌓인 경험은 굳어져 때로는 연륜로, 때로는 편견으로 꺼내어져 사용되지. (비웃음을 읽지 못했는지, 아니면 무시한건지, 그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핫! 미인, 아니, 미오美烏를 데리고 사는 것도 꽤나 힘든 일이군! (당신의 말에 그는 큭큭 웃음을 흘리며 즐거워했을까.)

>>776 이바
죄를 짓지 말아달라... (그는 당신을 바라보며 잠시 기억을 되짚는다. 그런게, 가능하긴 할까.)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다시금 그는 한숨쉰다.) 죄를 짓지 말아달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야. 네 말처럼 우리는 이치를 벗어난 존재. 이미 필멸자들과는 다르게 죄의 기준도 다르지. 도덕관념 자체가 무너져버리는 거야. (변명일까. 그랬다면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겠지.) 물론 나도 한때 사제였기에 극악한 짓을 저지르지는 않지만 이런 '사소한'죄는 얼마든지 지을 수 있지. 그렇다면 그때마다 너는 날 이렇게 제지할 거냐? 무슨 명분으로? (화가 나진 않았다. 오히려, 궁금하다는 눈치였다. 당신과 같은 말을 한 사람은 얼마든지 있었다. 하지만 종국에 그들은 제 말을 지키지도 못했다. 당신은 어떤 쪽에 속할지 궁금해졌을 뿐이다.)

>>778 리카
다 큰 남자애보고 프릴달린 옷을 입으라고 하면 누구도 이런 반응일 거야... (곤란해하는 모습이긴 했지만, 결국 웃음기 머금은 표정을 보면 당신의 바램은 통한 모양이었다.) 난 걱정 안 해도 된다니까... 난 네가 더 걱정되거든. 너무 착해서 어디가면 사기당할 것 같은 느낌이고. (한숨쉬었지만 쓰다듬당하며 말하니 영 모양새가 이상하다.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당신의 손을 잡고 머리에서 내리려 하고는) 응. 이해해줘서 고마워. (당신의 웃음에 그도 입맛이 쓰다는 양 웃었다. 물론 당신에게 도움을 받고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이정도로 고집이 세면 나도 한발자국 물러나야겠네. 하아. 그럼 그정도로 하자. 함께 짊어지는 걸로. (결국 여기까지가 최선이었다. 일방적인 호의는 부담스럽다. 호의를 받다가, 당신이 먼저 무너지면 어떡하지 싶어서. 건드려진 눈가가 살짝 감겼다가 떠지며 조용히 한숨을 내뱉었다.) 나중에 가서 딴말하면 안 된다? 귀찮다고 늦게오거나 안 온다고 하면 안 돼? (당신의 행동에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이번엔 당신을 쓰다듬는다. 붕붕 흔드는 손이 귀엽다.) ...이건, 좀... 낯뜨거운데. 응. 거기까지만 하자. (단어가 바뀌자 갑자기 눈을 피하며 얼굴을 붉힌다. 부끄러워하는 것일까.) 리카 옷은? (당신의 말에서 빠진 것을 놓치지 않고 언급한다. 어쩐지, 무표정한게 뭔가 당신의 옷도 사러가야 한다 강요하는 것 같기도.) 바다는 무섭지. 나도 바다를 무서워했어. 근데 어느순간 육지보다 바다가 더 편하더라. 육지는 두 발로 서있어야 하지만, 바다는 물에 몸을 맡기면 그만이니. (당신의 반짝이는 눈, 종알거리는 말, 그건 모두 그의 보람이었을까. 그 역시 즐거운지 당신에게 나직히 독백하다가도) 괜히 어머니라 불리는게 아니지. 우리 몸이 뜨도록 밑에서 바다가 받쳐주니까- (당신이 물결을 손으로 젓자 그제서야 깨닫는다. 당신이 무서워해서 잊고 있었지만, 이거 지금 굉장히...가깝지 않나?) -그보다도, 이번에는 슬슬 내려와서 직접 수영해볼래? (황급히 말을 돌린다. 세상에. 내가 지금 뭔 짓을 한거야. 정신이 돌아오자 급격하게 부끄러움이 물밀듯 몰려왔다.)

>>787 스텔라타
이해심이 많아서 고마워.. (당신이 그만두면 그는 안심했다는 듯 휴, 하고 한숨을 뱉었다.) ...네 말이 맞아. 행복이란 아무것도 없어도, 마음가짐에 따라... 가능한 거겠지. 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느낌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더라고. 그걸 겪지 않고도 말할 수 있다니 스텔라타는 대단하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는 표정이었을까. 그는 행복에 대해 타인에게서 듣기 전까진 그런걸 떠올리지 못했으니까.) 신이 인간보다 나약해지는 순간... 그런 날이 온다면, 그건 분명 유쾌한 일이겠지. (이루어질 가능성이 0에 한없이 가깝지만 그래도 0은 아니기에 그는 미약한 희망을 남겨두고 웃었다.) 넌, 그런 세상이 오길 바라나? 전능도 불멸도 잃어버린 신이 탄생하게 되는 세상을. (문득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804 마논
이런... 많이 화났나? (섬뜩함에 몸이 떨린다. 당신이 주는 섬뜩함이 이전까지의 것과 조금 다른 것이라 주점의 사람들은 모두 당신에게 흘러나온 이변을 눈치챘는지 몸을 떨었다. 그조차도, 몸이 조금 떨렸지만 당신을 향해 계속해서 미소지었다.) 잠깐. 잠깐. 이건 또 뭐...? (조금 당황했다는 듯 말하며 손가락을 튕기자, 사람들이 청록색 빛과 함께 사라졌다. 주점은 물어줘야겠네. 난장판은 곧 정적이 되고, 올라온 역십자가에 의해 폐허가 된다.) ...괜찮다. 결국 그것 모두 내가 선택한 일이니까. 어쩌면 네 목줄을 잡는데 소원을 쓸 수 있을지도 몰랐겠지. 하지만 그건 결국 일시적인 거니까. (그는 가능성을 원했다. 당신이 인간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미래를 석택할 수 있는 자그마한 불씨를 원했다.) 한심하다고 해도 좋아. 어쩌면 네 말대로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지. 하지만 네가 꼭 인세에서 추억을 갖게 만들겠어. 네 말마따나 분발해서라도. (그렇게 된다면 당신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테니. 꼭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라는 악마의 이야기와 닮았다. 악마가 천사로 바뀌고, 내기의 내용이 천사를 교화시키는 것으로 바뀌었지만.) 너야말로 후회하지 않도록 조심하는게 좋을걸. 추억이 한번 남으면, 망각의 선물을 받지 못한 그 육체로는 영원히 그 추억을 되새기게 될거니까. (당신의 시선을 똑바로 쳐다보며, 당신의 뒤쪽으로 손을 움직여 머리 위에 쓰다듬듯 손을 올렸다.)

813 리겔 (wfyZma2GJk)

2022-07-22 (불탄다..!) 17:30:27

>>804 마논

좋을대로 이야기하기는-.. (당신과 비슷한 타이밍으로 여우는 혀를 차면서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태양에 날 넣어봤자야. 유감스럽게도. (여우의 대답은 공허하기 짝이 없었다. 신의 힘을 잃어가던 신수는 신의 축복을 받아서 죽음마저 피해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따위 자신의 입으로 하고 싶지 않다는 게 여우의 생각이었다.) 피차 싸워봤자 끝이 나지 않을테니까 관두자. 네 말대로 이건 승부가 아니기도 하고, 끝나지 않는 걸 계속 해봤자 무의미하니까. (호전적이고 다혈질적이고 말재간이 뛰어나지 못하지만 그런 성격마저 한풀 꺾여있을만큼 여우 시간은 정체되어있었다. 그 말대로 여우는 당신의 도발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아- 그런가. 자비라는 건가- 자비라는 게 이렇게 막무가내로 꺽어버리려는 거였나.. 뭐, 그만두기로 했으니 지금 한말은 취소할게. (여우가 공허한 눈빛으로 당신을 보다가 흘끗 시선을 내렸다. 당신이 가까이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숲 한복판에서 뭘 요구하는 건지 내 상식선에서는 이해가 안가는걸.


>>808 루이스

내가 네 이야기에 관심이 없듯, 너도 내 이야기에 관심이 없잖아? 신이라는 족속들은 꼭 누군가에게 숭배를 받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건지, 아니면 본래부터 그렇게 태어나는건지 모르겠지만 널 보니까 아무래도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타고 나는 건가 싶은걸. (무표정을 한 채로 여우는 당신의 말에 대해 대꾸하듯 느릿하게 중얼거리며 이죽였다.)
그들의 어깨 위에 있는 걸 떨어트려놓고 고개를 숙였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고? (당신의 행동과는 정반대로 여우는 별다른 자세를 취하거나 하지 않은 채였다. 당신의 말이 이어지고 나서야 여우는 여우가 불꽃을 일으켰을 것이다.) 네가, 내 신이 된다고? 약탈을 일삼고 죽이는 것을 숨쉬는 것보다 쉽게 생각하고 타인의 생명을 발에 채이는 돌멩이보다도 하찮게 생각하는 네가, 누구의-, 나의 신이 되겠다고! (높낮이 없이 단조롭게 중얼거리던 여우의 목소리가 점차 격양되더니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거칠게 내질렀다. 그와 동시에 작게 타오르고 있던 여우불이 순식간에 폭발하듯 피어올랐다. 땅에서 피어오른 붉은 장미를 집어삼키려는 듯 붉은 불꽃이 파도처럼 넘실거리며 퍼져나가며 조명이 바뀐 것처럼 색깔이 바뀌었다. 흰색이었다.) 너는 자격이 없어. 내 이야기에 네가 존재하는 일은 없을거다. (으르렁거리며 신이 휘두르는 칼을 여우는 피하거나 받아치지 않고 칼날을 손으로 쥐려했을 것이다.)


>>812 바벨

너도 내사정을 봐주지 않았으니 피차일반으로 생각하는게 어때? (여우는 당신의 능청스러움에 깜빡이던 눈을 슬쩍 감으면서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하나도 어렵지 않으면서 어렵다는 말은 하지 말지. 이런걸 즐거워하는 건 특이하다고 생각은 되지만 말이야. (감았던 눈을 한쪽만 가볍게 뜨며 여우가 중얼거렸다. 어쩌다가 이렇게 관계를 이룬다는 걸 기피하게 됐더라. 그런 일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관계를 기피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쯤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텐데. 지쳐서? 말그대로 귀찮기 때문에?) 물론 네가 다른 살아있는 것들처럼 찰나를 살다가 가지는 않을테지. 불로하며, 불사하고 불멸하는 존재들이 서로에게 관여되어 관계를 맺는다는 건 메리트가 있을 법해. 근데, 그렇게 해서 뭐가 달라지나. 과거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상처를 보살펴준다고 해도 불멸은 바뀌지 않을 것이고, 관계를 맺어 긍정적인 관계가 된다고 한들 지긋지긋한 오늘이 끝날 일은 없을텐데. (여우의 노란빛 눈동자가 당신을 바라보고는 여우처럼 가늘게 휘었다. 눈웃음같은 건 아니었다.) 네가 지금도 사제이든 아니든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야. 지금은 믿지 않는 너의 신이 내가 싫어하는 신과 다른 존재일테니.

814 헤르베라 (cDP7.q1/TU)

2022-07-22 (불탄다..!) 18:17:52

>>806 블량슈
글쎄, 어쩌면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그녀는 애매모호하게 말하며 웃었다. 처음부터- 그녀는 알고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군. 불멸하기에 아무리 독한 것도 쉬이 듣지 않는겐가. 하기사 독도 소용이 없는데 고작 술 따위가 듣겠냐만은! (하하! 그녀는 시종일관 유쾌했다. 무슨 얘기를 해도 그저 즐거운 것처럼.) 오, 심해에는 그런 것도 있는가? 허나 내게는 쓸모가 없는 물건일세. 둔갑 정도는 말 그대로 눈 감고도 할 줄 아니까 말야. 후에 나보다 더 필요한 이가 생기거든 그이에게 주게나. (그리고 그녀는 한결 가벼워진 듯한 가방을 들어 다시 어깨에 걸쳤다.) 그럼 슬슬 다시 가봐야겠군. 연이 닿으면 또 봅세. 물론 다시 봤을 땐 내 그대를 새까맣게 잊었겠지만 말이네. (인사를 남긴 그녀는 일어나기 전에 그 존재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다. 거절하지 않는다면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을 것이다.)

>>808 루이스
그대의 자비에 내 거듭 고개를 조아릴 수 밖에 없군 그래. (그녀에 대해 고하니 여제는 그것을 용서해주겠노라 했다. 그녀는 감사를 겸해 다시 가볍게 허리를 숙이고 들었다.) 그대의 말대로 내가 빚은 술까지 잊지는 않으나 구태여 그것을 다시 들고 걸음하진 않아도 되네. 그대가 나를 기억하겠다면, 나를 찾을 적마다 한번씩 호통치게나. 어찌 고귀한 그대를 그리 말끔히 잊었느냐 말일세. (농담인지 진담인지. 다만 그녀는 웃고 있었다.) 헌데 나를 그대의 것으로 삼겠다는 건 어렵겠어. 보다시피 나는 내키는 대로 하여야 성미가 차는 몸인지라 누군가의 명을 듣고 그런 건 영 껄끄러워서 말이네. 술에 관한 한 내 얼마든지 그대에게 맞춰주겠으나 나를 귀속할 생각일랑 접어넣게나. (여제를 상대로 조금은 무례할 수도 있는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 그러고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여유만만한 태도를 보이며 되려 묻기까지 했다.) 그런데 내게 하려 했던 의뢰란 무엇인가? 거래는 또 무어고? 말은 그리 했지만 무언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구만!

>>812 바벨
이대로 괜찮은가- 인가. (그녀는 그의 말을 일부 곱씹었다. 괜찮은가. 정말. 스스로 물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답이 나오지 않는 물음을 뒤로 하고 그녀는 그와 거리를 훅 좁혔다. 바로 코앞까지.) 나는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데 어찌 그대가 그런 표정을 짓는가. 이해할 수 없군. 그대 역시 그저 내게서 취해갈 뿐인 타자가 아니던가. 아니면 무어냐, 나와 배맞추기라도 한 것이냐? 그래서 그리 예민하게 구는게야? 내가 그것을 잊었기에? (아하하하! 놀리는 건지 비아냥대는 건지 모를 말투였다. 그러나 시원스레 웃는 것만은 여전했다.) 그대의 의문에 답을 해주기에 앞서 이런 얘기를 먼저 해주지. 그대여. 그대가 무어라고 내게 그런 말을 하는가? 그대가 무엇인데, 나의 이 삶이 의미가 없고 고통스럽지 않느냐 일갈하는가? 그대는 고작 나와 두번 마주쳤을 뿐인 새빨간 타자일세. 잊혀지는게 싫으면 찾아오지 않으면 되고, 그래도 원하는게 있으면 찾아와서 취해가면 되네. 내 매번 그대를 잊어도 내어달라는 것은 무엇인들 내어줄 것이니. (그녀는 베일 너머로 잘도 떠들었다. 뒷짐을 지고 그에게 바짝 다가서선 마치 목을 울리듯이.) 그렇다 한들 없는 걸 내어줄 수는 없지만 말이네! (흐하!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녀는 웃었다.)

815 블량슈 (NPZN1Cvtx.)

2022-07-22 (불탄다..!) 20:31:13

>>812 바벨
불편할게- 있는거야-?(그 존재는 의이히디는듯.고개를 갸웃거릴뿐이다)
허무는- 끝없이 깇은 어둠 속에 있는데-?(그 존재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한다) 뭔가 약속하고 안 깨어난다는 것 같아-?
인간 관찰이라기 보다는 보이니까- 봤던 것뿐-?(그러며 한낱 인간이라는 반응에는 별 반응을 보이진 않습니다)

>>814 헤르베라
그래- 다음에 보면 네가 잊더라도 내가 기억해둘게-(쓰다듬을 받으며 당신을 배웅하고는 그 존재는 한여름의 아지랑이처럼 모습이 사라졌다)
*막레!

816 바벨 (CPM1G/0I6w)

2022-07-22 (불탄다..!) 20:53:19

>>813 리겔
...틀린 말은 아니니까, 어쩔 수 없네... 그렇지만 애초에 당신, 그렇다고 해서 날 쫓아낼 생각이 있는 것처럼 보이진 않네. 이유는 모르겠어도. (당신의 반응에 그는 살짝 눈을 가늘게 뜨며 당신을 마주하다가) 천만에. 나도 대화라는 건 할 때마다 어렵거든. 하지만 동시에 재미있기도 하고. 당신은 대화가 즐겁지 않은가? (그는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다. 너무 깊게 질문하면 당신이 쫓아낼 것만 같았으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었나.) 그 지긋지긋한 오늘을 끝낼 방법을 찾을지도 모르지. (반대로, 이번에는 그의 눈에서 순간 장난기가 사라지며 가라앉았다. 말 그대로 순간이라 보지 못했을지도.) 세상은 다양한 법이야. 불멸자면서 불멸을 죽이려는 사람도 수두룩하지. 나도 나를 포함해서 몇명 알고있고. 그런 사람들끼리 같이 있다보면- 어쩌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지도. (그는 누군가를 죽이고, 어떤 이는 스스로를 죽이고. 그렇게 원하는 것을.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그렇게 가만히 있어봐야 당신이 지긋지긋해하는 오늘은 절대 변하지 않아. 그럼, 뭐라도 시도해보는게 어때? (요컨데 해석하자면 이거였다. 나와 친구하자는, 그런 어린애나 할 법한 유치한 말.) 그렇다면 다행이고. 어찌되었든 신 이야기는 껄끄러워서- (그가 말을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건지. 물론 더 말을 걸면 하겠지만.)

>>814 헤르베라
(당신이 훅 거리를 좁히자, 반사적으로 그는 뒷걸음질치며 한 발자국 물러났다. 그의 표정에 당황이 어리고) 배맞추기... 그, 그럴리가 없잖아!?! 애초에 어떻게 해야 이야기가 그런 쪽으로 흘러가는 거야!?!? 놀리는 거지 이거???? (시원스레 웃는 당신을 향해 한껏 빨개져버린 얼굴로 부들대던 그는, 이내 헛기침을 몇번 하여 숨을 가라앉히고는) ...나도 모르겠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하지만 짐작할 수는 있지. 전날, 함께 술마시며 떠들고 친해졌다 생각한 사람이- 다음날 아침이 되면 술기운에 전부 까먹었다는 듯 날 차갑게 대하면 누구라도 서운한 법일 거야. 난 그런 기분이지. 더군다나, 그걸 인지하고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 말하는 사람이라니... 아니면 단순히 네가 약속을 잊은 것에 대한 심술일지도. (당신의 의문에 조용히 답하다가, 베일 너머로 들려오는 말에는 순간 감정이 요동친다. 마치 자신을 당신에게서 무언가 취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이라는 취급에 그는 욱했는지) 무엇이든? 그렇다면 그 베일 너머에 있는 것도 내어주나? (바짝 다가온 덕에 베일은 손에 쉬이 잡힐 거리에 있어, 그는 당신의 베일 밑부분을 붙잡고는 빤히 내려다보려 했다. 베일에 싸여 보이지 않을 눈을.)

817 바벨 (CPM1G/0I6w)

2022-07-22 (불탄다..!) 20:55:42

>>815 블량슈
보통은 함부로 몸을 만지면 싫어하지? 머리카락이어도. (불편할게 있나는 말에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다가) 끝없이 깊은 어둠은 어디에 있는데? (흥미롭다는 듯 질문을 던졌다.) 그럼 평소에도 인간들을 관찰하고 있겠네. 하긴, 고래가 육지에 있으니 잡으려는 사람도 없을테고. 자유로워보여서 부럽다- (그는 정말 당신이 부럽다는 듯 웃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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