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49083> [All/반상L/판타지/일상] 불멸자들의 노래 :: 01 :: 1001

◆JEf0WNMuVY

2022-06-30 00:09:00 - 2022-08-05 16:50:31

0 ◆JEf0WNMuVY (yhBCvVViI.)

2022-06-30 (거의 끝나감) 00:09:00

죽음, 이 얼마나 달콤한 울림인가?
가난한 자에게 돈이 달콤한 울림이고
병약한 자에게 건강이 달콤한 울림이듯
가질수 없는 것은 언제나 그런 울림을 가지고 있다.
허나 동시에 깊은 절망감을 가졌기에
오늘도 나는 단지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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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7 블량슈 (13DTw4dp12)

2022-07-20 (水) 19:15:24

>>745 그렇지- 1달에 1번은 오거든-(그 존재는 뒤쪽을 슥 한번 본다. 그 곳에 있는 것은 무덤)
먼저 떠나간 친구가 있으니 말이야-(그러며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한다)
그나저나- 깨면 여기라니- 그건 좀 위험한거 아니야-?(그 존재는 당신을 걱정하듯 물어본다)
뭐어 그런 히카에겐 선물을 줄까나-(그 존재는 소매 속에서 뭔가 찾듯 뒤적이기 시작한다)

748 레인 (pNCGn0D77M)

2022-07-20 (水) 19:44:43

>>729 리카
(믿음과 약속은 다르다고 했을까, 어쩌면 그렇기에 그녀가 그것을 받아들이는데에도 여느 존재들과의 차이가 있던 걸까?
아니면... 이미 그녀에겐 자신같은 존재조차도 아무렇지 않게 느껴질만한 무언가가 있는 걸까?
무조건적인 신뢰도, 가끔 어영부영 넘어가는 것도, 그럼에도 항상 웃음만큼은 유지했던 것도... 그것에겐 하나의 추억으로 남은 초상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둘이 될 수 없었다. 추억이건, 현재건 별개의 존재일뿐, 유사점은 많아도 존재 자체는 다르다. 그걸 잊으면 안되기에, 그것은 지금의 그릇을 뒤집어썼다.
행여나라도 그 추억에 젖어들지 못하도록,)
죄책감 또한 나의 산물, 그것도 결국은 부정적인 개념이니...
그러면서도 넌 어김없이 그런 나를 긍정해주는구나...
나는 이렇게 망설이는데도, 넌 망설임조차 없구나.
(그것을 덮은 노이즈로부터, 하지만 몸이 있어야 할곳에서 뻗어진 팔은 사람이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차갑고 검은 빛을 띄고 있었지만 확실하게 상대방의 손을 잡고 있었다.)
그럼에도 넌 여전히 자신을 내려놓고 다른 이들을 먼저 챙기는구나...
어찌보면 그게 주어진 일, 모두에게 희망이나 사랑을 나누는 일...
(제 눈을 정확히 바라보고 있음에도 여전한 그녀에게 그것은 낮게 한숨쉬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도 넌 사랑받으려 하긴커녕 도리어 사랑을 주려 하는구나...
나에겐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 하지만, 그렇기에 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
그래, 모두는 아니겠지. 누군가는 생명을 바쳐가면서 자신을 지켜낸 마법소녀인데도, 단지 자신같은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싫어하는 경우도 있으니...
하지만 부정된 지식조차 나에겐 귀중한 유산.
네가 모든 이들을 사랑하는게 주어진 역할인만큼, 모든 부정된 개념을 품어주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역할...
네가 형태가 없는 나에게 손을 뻗었다면, 만들어서라도 그 손을 마주 잡아야 하는 법.
비록 네게 달린 것은 한 쌍 뿐일지라도 내가 손을 뻗어 부족한만큼 돌보는 것,
(아직까진 흐릿하게나마 보이는 사람의 실루엣에서 나온 팔들은 거리를 두며 보호하듯 그녀의 주변을 감싸다가 다시금 안개가 되어 사라졌다.)
내가 유일하다곤 할 수 없지만,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지 못해도 최소한 네가 부정되는만큼은 너를 품을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니...
(그것이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면, 금방이라도 무너져서 빠질것 같았던 세상, 일그러진 그것의 모습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단순한 환상일지, 실제로 일어난 일일지는 아무도 알수 없었지만 아얘 없던 일이라 하기엔 아직 그것의 머리 위에는 둥근 고리의 흔적이 미약하게나마 남아있었다.)
인간의 추한 욕망으로 타락해버린 성녀도, 더이상 세상에게 인정받지 못한 소녀도 품었던 내가...
과연 긍정하겠다는 존재를 부정할 수 있을까?

>>738 바벨
어... 뭐... 기어오는 혼돈이라 불리는 녀석은 나보다도 더 사글사글하게 대하지만 인간을 끽해야 '실험체' 정도로만 생각하고,
황색의 왕이라 불리는 녀석도 '경우에 따라' 인간의 편에 서서 도와주려는 의도는 좋지만 그 외형이 너무 끔찍해서 정신이 붕괴된다 하니까...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어느 하나도 제대로 도와주는 경우가 없으니...
어찌보면 그렇기에 인간의 상식을 벗어난 차원의 신, 외계에서 온 신이라고 불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응? 원래 열받으라고 하는거 아냐?
하여간, 인간들도 참 재밌단 말야~ 스스로 열받기 위해 독자적인 제스처까지 연구 하다니...
역시 감정을 다룰줄 아는 존재답네~
(슬슬 킹받음이 올라오는지 미묘한 표정을 짓는 그에게 되려 혀를 빼무는 그것의 모습은 약오름이라는 개념 그 자체로 보이기도 했다.
애초에 그것의 성격상 몇대쯤 때린들 뭐라 하지도 않겠지만,)
음... 굳이 따진다면 괜히 내가 나서서 긁어부스럼 만들 수는 없으니까?
무책임해보이긴 하겠지만... 어쩌겠어~ 유난히 내성적이었던 신인데~
(사실 자신의 본질을 생각하면 내성적이라기보단 인간에게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보는게 맞다.
우주의 일부이자 어찌보면 부정이 담긴 우주 그 자체, 그중에서 생명체의 한 종에 불과할 뿐인 인간에게까지 시선이 갈 기회는 좀처럼 없으니까.)
뭐... 같은 외신들조차도 나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기에 가장 경외해야 할 대상이라고 인식하는 걸수도 있지~¿
(다른 차원에서 '데헷'하는 포즈를 아무 거리낌 없이 표현하던 그것은 그의 이야기에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거지~ 딱히 내 변덕 때문인 것만은 아니야~ 어찌보면 자연스럽게 이런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거지~
(자연과 개념에서부터 발현된 신이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방향성이야 많겠지만 그것은 '아마 지금보다 더 야성적인 세상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나한텐 이거나 그거나 똑같은데~
그래서, 정말 생각 없어? 무. 릎. 베. 개.?
(확연하게 붉어진 얼굴이나 높아진 목소리의 그를 보니 재미가 들린 건지 그것은 더 가느다랗게 뜬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기분 탓인진 몰라도 어디선가 얊은 톤의 웃음소리가 작게 들려왔을까?)
흑흑... 인간, 제법 잔인해요...
(이런 것까지 생명이라기엔 허들이 높다 느꼈는지 확실하게 선을 긋는 그의 말에 얼굴을 가리며 흐느끼는 척 하는 그것의 모습은 누가 봐도 장난에 맛들린 치기 어린 신의 모습이었다.
수세기동안 중간계에 머물렀다는 사실만 제외한다면,)
뭐, 굳이 소환술 같은거 쓰지 않아도 난 언제나 존재하니까~ 너른 어둠에도, 심지어 네 그림자에도...
이쪽 세계에서 부르는 이름으로만 날 불러도 언제든 찾아올 거니까~¿
레인 아므리엔, 아니면 레인... 뭐 아무렇게나 말이지~
(그래도 외신은 외신인지, 가볍게 입가에 검지를 가져다대는 행동을 하는 사이에도 섬뜩한 말을 주저없이 하는 편이었다.)
나도 감상평 정도는 기대하고 있을테니까~ 가능한 '자세히'읽고 와준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고~¿
(인사겸 웃으며 다음을 기약하는 그의 말에 그것 역시 한껏 미소지었다.
아마 그렇게 그가 제 갈길을 위해 몸을 돌리는 순간, 생겨난 그림자 속으로 서서히 잠겨간 그것의 흔적만 어른거리려나.)

#막레느낌으로! 한개 더 이어도 괜찮고!

749 테이얀 (B1y/hk0CPE)

2022-07-20 (水) 20:47:53

>>744 블량슈

단순히 쉬는거라면 평소에도 하고 있다네. 정신이 못쉬는건 잘나신 신들이 수작질을 쳐놔서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정신이 무너질 일은 다행히도 없다네. 그 양반들은 이쪽에선 철저하거든. 내가 어떤 짓을 해도 불가능할껄세. (웃는 표정으로 얘기하지만 무언가 빠진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런 느낌은 금세 사라진다.) 그럼에도 휴식은 중요한 법이지. 그래서 가끔은 아무 곳이나 가버린다네. 이 세상에 가보지 않은 곳은 더 이상 없지만 긴 시간이 지나고 다시 가면 꽤나 새롭거든. (그도 큰 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고 등을 기댄채 하늘을 바라본다.) 이렇게 있으니 세상이 참 평화롭다고 느껴지는구만.

>>746 명설화

배고프면 말하지 그랬나. 좀 더 있으니까 하나 더 주겠네. (다시 허공으로 손을 쑥 집어넣은 그가 주먹밥을 하나 더 가져와 상대에게 내밀었다.) 사람을 찾는다라? 이 커다란 세계에서 그렇게 정처없이 떠돈다고 사람을 찾을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장소라면 가만히 있지만 사람은 계속 움직이니까 말일세. 수소문이라도 해보고 있는겐가? (심지어 그 사람이 만약 신계나 마계로 가버렸으면 찾아야할 장소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그는 골치 아프다고 생각하면서 얘기했다.) 돌아다니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 다르기 마련이긴하지. 흠, 내 서고에 가면 족적이 남아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지.

750 블량슈 (O8qYJlFnnk)

2022-07-20 (水) 21:13:16

>>749 테이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도 있고- 그런 목적을 위해 사투하는 불멸자들도 있다는 모양이니까-(그 존재는 만났다는듯 이야기합니다)
가보지 않은 곳-? 있잖아-?(그러며 그 존재는 저 깊은 바다를 손가락으로 가르킨다.)
뭐어- 너무 깊이 가면 못 돌아올지 모르겠지만-서도-(그 존재는 키득이며 하늘을 쳐다본다)
오늘의 하늘은 맑구나-아-(선풍기 앞에서 아아아라고 하듯 그 존재는 이야기합니다)

751 헤르베라 (FjlX1hU4vg)

2022-07-20 (水) 21:18:22

>>741 블량슈
그런 이치였나. 그래. 섭식 자체가 즐겁다면 그 역시 낙이지! (그녀는 이해하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는 그 존재를 보고 흐하하 웃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그대에게 이것들을 먹이는 걸 내 재미로 삼아볼까! (그녀는 주머니를 열어 무릎 위로 가볍게 털었다. 그러자 과자며 사탕이며 별별 먹을게 쏟아진다. 무릎 위 한가득 쌓인 먹을 것 중 가장 먼저 손에 잡히는 과자 봉투를 집어 열고서 그 안에 든 크래커샌드를 그 존재에게 내밀었다. 가운데 쫀득한 누가캔디가 발려진 일품 간식이었지만, 그 존재는 맛도 모르고 넘길테지. 그래도 아깝진 않겠지만.) 그대는 언제부터 그렇게 먹어온 겐가? 그동안 무얼 먹었는지 기억은 하는가?

>>745 리카
오, 저런. 괜히 말을 걸었나보이. (그녀는 겨눠지는 마법봉을 피하려고 안 하며 중얼거렸다. 소녀의 손가락에 바늘이 박힌게 안타까워서였다.) 다시 만난겐가? 흠. 그렇군. 인형을 살린다라. (소녀가 꺼낸 다시 만났다, 라는 말은 그녀가 선뜻 어떤 말을 꺼내기 어렵게 했다. 그녀는 잠시 말을 아끼며 소녀를 보았다. 다시 고개를 든 소녀를 보고, 역시나 그녀는 파고들지 않았다.) 아, 이전에 내가 그런 약속을 했었나보군? 그래. 약속은 지켜야지. 그 전에 이건 말해줘야겠다만. (그녀는 나무를 기둥 삼아 빙글 돌아서 소녀의 앞으로 나왔다. 소녀의 앞에 서서 가볍게 뒷짐을 지고 말했다.) 이전날 내가 그대와 어디서 어떻게 만났는지, 뭘 했는지 나는 이미 깨끗이 잊었다네. 지금의 내게 그대는 그저 어쩌다 산에서 마주친 낯선 사람이지. 오해는 말아주게. 나는 그대만이 아니라 나와 접했던 상대 전부를 잊으니. 오늘 이렇게 마주친 것도 내일 혹은 반나절만 지나도 잊을게야. 지금 서로 이름을 나누어도 나는 또 잊을거라네. 그래도 내 이름이 듣고 싶은가? (그녀는 근황 얘기를 하듯 가볍게 얘기하고 보이지 않는 얼굴을 기울였다.)

752 블량슈 (O8qYJlFnnk)

2022-07-20 (水) 21:37:42

>>751 헤르베라
으-응? (크래커선드다 건네지자 그걸 먹어치운다) 너는 먹는데에 이유를 두는 타입-?(의아하다는듯 역으로 물어본다)
그리고 무얼 먹었는가라면- 태어날 때는 물고기고..(이후 주르륵 뭘 먹었는지 하나하나 나오기 시작한다. 전부 기억하는 것일까)
(그러던 중 한 10개쯤 나왔을 때 끊고 다시 이야기한다) 아- 다른 친구들은 이러면 안 좋아한뎄나-?(그리고 그 존재는 밍기적거리며 당신이 다음엔 뭘 줄지 쳐다봅니다)

753 오베스 (P85kTUkJc6)

2022-07-20 (水) 21:48:33

>>708 마논
산 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두려운 것은 죽음이니, 그것을 연상시키는 것을 피하려 하는 것은 당연할수밖에. 멀리 볼 필요도 없이, 지금 나도 그로 인해서 이렇게 되었으니. (자기 자신을 가리켰다. 죽음을 너무나 두려워하는 바람에, 죽음을 초월해버리고 만 가엾은 존재.)
차라리 그렇게 되기라도 했으면 좋겠군. 비슷한 건 많이 시도는 해 봤는데, 하나같이 소용이 없었어. (뻗어오는 팔을 굳이 멀리하지 않는다.) 유한한 삶을 되찾는 것도, 진정한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도 내겐 허락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709 바벨
방랑벽이 꽤 강한가보구만. 차라리 그게 좋지. 봐야 할 세상이 많다는 건, 불멸의 따분함에서 눈을 돌릴 수 있는거니까. (그 불멸이 있기에 돌아다닐 수 있기도 할거고.)
보자, '비명 지르는 벽'이었던가? 그 근처를 가면 말하는 해골 정도는 많이 볼 수 있을거야. 아... 비명지르는 해골이라고 하는 편이 좀더 정확하겠군. 어쨌거나, 대화를 할 수 있는 해골이라면 이 근방에선 거의 못 찾아볼걸세. (말하는 해골이란 말에 조금 뜬금없이, 자신이 아는 '말하는 해골'에 대해 털어놓으며 대화를 받아들인다.) 아, 그렇다고 해서 구경하는 데 얼마씩 돈을 받겠다는 것도 아니고.

>>729 리카
그렇지. 그러니까 조심하게. 내가 습관성 탈골이 있거든. (특히 어깨 탈골.)
음, 겉으로 보기엔 그렇지 않은 줄 알았는데. 관리를 아주 성심히 했나보구만. 살아 있어서 그런가? 아니면, 뛰어난 폴리모프인가? (그러더니 뼈다귀 손가락을 들어서 집게 손가락과 엄지 손가락으로 눈 앞에 있는 소녀, 아니 정확히는 소녀의 모습을 한 불멸자의 볼을 약하게 찝어본다.)
잘 부탁하지. 아마 앞으로도 종종 얼굴을 보게 될 것 같으니.

>>743 테이얀
가는 곳은 마음대로지만, 멈출 곳은 마음대로가 아니군. 기구한 운명이로다. (턱, 아니 정확히는 하악골에 손가락을 얹은채 말했다.)
본능. 참 얄궂지. 어느 쪽이나 없어선 안되고, 하나가 전부를 차지해서도 안되니. 참으로 나는 인간이라 하기엔 본능이 너무 적어. 그렇다고 해서 본능만 가지고 있으면... 그것도 인간이라곤 말 못하지. (인간이었던 것. 인간과 자신을 구별하기 위해 그런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지금의 나로부터 인간이라는 이름을 더럽히지 않기 위한 자조일수도 있다.)
신들의 판단은 우리의 뇌로는 차마 따라잡지 못하지. 그러니 그것이 단순한 광기와 변덕처럼 느껴질수밖에. 그게 맞을수도 있고. 잊어버리지 못하는 것... 어찌보면 저주로군. 처음으로 자신의 손에 묻힌, 자기가 흘리게 한 타인의 피에 스며든 온기도, 소중한 이를 먼저 떠나보내며 겪는 심장이 찢어지는 아픔도, 전부 고스란히 안고 가야 할테니.

754 오베스 (P85kTUkJc6)

2022-07-20 (水) 21:51:52

>>678 블량슈
아직도 더 생각해야만 한다니. 죽은 이후에도 고뇌와는 작별하지 못할 줄이야. (두개골에 손을 짚는다.)
과연 나는 그것이 영겁인지, 연구해보고 싶군. 기록해보고 싶기도 하고. 진정 영원함이란 무엇인지는 누구도 모를것이라 생각하거든.
엄밀히 말해 그 누구도, 영원을 살아본 적은 없다네. 영원은 끝이 없고 앞으로의 일은 모르니, 과연 우리가 정말 영원할지 누가 알겠는가.

755 블량슈 (O8qYJlFnnk)

2022-07-20 (水) 21:54:52

>>754 오베스
살아있음의 특권-이란거일거야 아마도-(그 존재는 그리 말하며 오베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그건 아무도 모를거야- 불멸이 정말 불멸인가- 미래에 무슨 일이 생길 것인가-
그런 것은 전부 불확실한 요소니까- 만약 그걸 다 알게된다면 그 존재는-
전지전능라고 불러야하는거 아닐까 오직 그 존재만이 다 알고있을테니까 말이야-

756 오베스 (P85kTUkJc6)

2022-07-20 (水) 22:00:04

>>755 블량슈
전지전능인가. 차라리 내가 그런걸 원하지 않아서 다행이구만. (전지전능. 그만큼이나 귀찮고 무시무시한게 더 어디있겠는가. 불멸, 불사의 존재인것만 해도 어찌나 이처럼 고통스러운데.)
허나 전지전능한 존재가 과연, 그것을 그렇지 않은 것들에게 알려줄 리가. 생각하는 존재라면 다 그런거 같군. 닿지 않을 것을 향해 달리는 우매한 것들. 그렇기에 살아있다고 할 수 있겠지.

757 블량슈 (O8qYJlFnnk)

2022-07-20 (水) 22:04:11

>>756 오베스
그렇겠지- 그러니 우리는 하루 하루 살아가며 삶을 즐겨야한다-고 철학자 이노무스키 바븐무것나가 이야기했어-(그 존재는 아무렇지 않게 철학자의 이름을 이야기하며 인용했다)
전지전능은 아마도 존재하지 않을테니까 말이야- 그러니 오베스는 앞으로 뭐할지 고민하고- 정 안 떠오르면 바다로 와-
이야기 상대나 심해 탐험 정도는 시켜줄테니-까-?(그 존재는 키득하고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다)

758 헤르베라 (FjlX1hU4vg)

2022-07-20 (水) 22:14:40

>>752 블량슈
(봉투 속 크래커샌드를 하나씩 이윽고 전부를 그 존재에게 먹여준다. 잘도 먹는 모습에 후흐, 웃었다.) 굳이 따지자면 무엇에도 이유는 두지 않는다네. 하지만 그러면 뭘 하든 재미가 없지 않은가! 지루한 건 싫으니 그런 것들을 하나씩 생각하게 됐다네. 생각하는 것만큼 시간이 잘 가는 것도 없으이. (그녀는 그 존재가 먹은 것들을 말하기 시작하자 손을 멈추고 들었다. 그 존재가 말하던 걸 끊고 그녀를 보자 웃으면서 커다란 파이 뭉치를 꺼내들었다. 꾸덕한 초코시트에 말린 과일이 잔뜩 박힌 디저트였다.) 계속 말해도 싫지는 않다만 귀찮으면 그쯤 해도 된다네. 별별 것을 먹었다는 건 알겠으니 말일세. (그녀는 파이의 포장을 풀고 한 조각 꺼냈다. 이걸 잘라서 줄지 그냥 줄지 고민하다가 조각 그대로 그 존재의 입가에 대주었다.) 그렇다면 그대는 먹는 것 말고는 무얼 하는가? 혼자 지내는가 혹은 같이 지내는 이 있는가?

759 블량슈 (O8qYJlFnnk)

2022-07-20 (水) 22:25:06

>>758 헤르베라
딱히 '누군가'하고는 지내지는 않네-(그 존재는 '어둠'과 함께하나 그 것은 딱히 그 존재에게 말을 걸거나 하진 않으니)
먹는 것 말고는 일기를 쓰거나- 물 속을 돌아다니며 마도구 같은 것을 줍는다거나-?(별로 중요하게 여기는 일들은 아닌지 그리 이야기하다가)
아, 지금처럼 뒹굴거리기도 하지-(그 존재는 다시금 밍기적거리며 당신이 건넨 파이를 한입에 먹어치운다)
그러는 너는-?

760 빌리테 (KJZgunxVrw)

2022-07-21 (거의 끝나감) 00:16:02

(바람 부는 언덕 위에 홀로 외딴 묘비가 있다. 볼록 튀어나온 둔덕 뒤로 십자가 모양으로 깎인 나뭇가지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여자는 그 앞에 가만히 서서, 이름 모를 타인을 추모라도 하겠다는 양 숙연한 분위기다. 인기척을 느낀 여자가 당신에게 묻는다.) 누구의 묘비일까요? (생뚱맞은 질문이다.)

761 모로우 (NrwC5aOuKc)

2022-07-21 (거의 끝나감) 00:21:50

>>589 블랑슈
(두개면 된다는 말에 빵을 계산하곤 몸을 돌려 빵집에서 나간다.) 난 빵은 사먹기보단 직접 굽는걸 좋아해서 말이지. 맛만 보면 되네. (사실 소보루는 대부분 그의 앵무에게 간식으로 줄 생각이었다.) 그래서, 아가씨는 이제 뭘 할건가?

>>592 테이얀
익숙해지는 것이 어쩌면 더 무서우니, 오히려 좋은 것일 수도 있지. (설렁하게 던져 영혼없는 말투로 자신 나름의 위로를 해 준다. 당신의 공허한 눈에선 오래된 것 특유의 깊음이 느껴진다 생각하곤 말을 잇는다.) 아 뭐, 착한것이 좋은 거지. 자네가 애도했던 이들도 기뻐할 것이오. 떠나가는 길 울어줄 사람이 있으니. (이별의 아픔은 참 불편해 보인다고 그는 생각한다.) 내 가치관은 그렇소. 그리고 난 항상 옳고. (세상 뻔뻔한 소릴 하고선 미워하지 말라는 당신의 말에 실소를 터트린다.) 내가 죄 없는 동물을 미워할 정도로 양심 없어 보였나? 이거 참 서럽군. (말관 반대되는 평온한 어조.)

>>595 헤르베라
(두텁게 자라는 베일을 보곤 시선을 그 희미했던 미소에서 뗀다. 눈이 있을거라 예상되는 위치로 시선을 옮겼다가, 눈이 맞는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아 아예 시선을 술 창고로 향한다. ) 아가씨 말이 다 맞네. 술은 그 본연의 맛으로 마시는 거지, 가격이나 함께하는 사람들을 의식했다간 맛이 다 상하오. (꽁짜 술 먹을까싶어, 정말 부자연스럽게도 당신의 말에 동의한다. 그의 과장된 웃음과 톤은 그의 아부를 투명히 보여준다. 함께 걸어도 발소리는 그의 몫만 나른히 들려온다.) 온 몸이 얼어붙는다라, 꽤나 시적이구려. 차가운 것도, 뜨거운 것도 다 잘 마시니 주신다면 감사히 마시겠네. (얼어붙는다는 당신의 말을 은유적으로 받아드린것 같다.) 그 베일을 쓰는 이유는 무엇이오? (어쩌면 불편할수도 있는 말을 생각 없이 돌직구로 물어본다. 궁금한 건 못 참아서 그런 걸까, 감안하더라도 생각없는 말이다.) 짜증나게 할 생각은 없네. 신비로운건 매우 매력적이니. (병 주고 약 주는 식의 운영이다. 하지만 이 비유에서는 약도 없다.)

>>596 레갈리스
어랍쇼. 솔직하다니. 솔직함과 농담은 공존할수 없다만? (자신을 진주에 비유했던게 농담이었다고 돌려 말한다. 당신의 머리를 묻지도 않고 헝클어뜨리려 손을 뻗는다. 당신이 신나서 이야기를 늘어놓는걸 가만 듣다가, 이야기를 마치자 반 박자 늦게 입을 연다.) 자네 생각은 그런가. (짧은 답이다. 잠시 호수만을 바라보다 마저 말한다.) 생명의 근원이란게 매력적이라. 자네는 근원을 중요시하나? 끝도 없을 탐구라 생각된다만. (시선은 짧게 당신을 향한다. 호수에 흥미를 잃은 것마냥 근처의 풀이 흔들리는걸 유심히 바라본다.) 나 역시 이 호수가 마음에 드네.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건 자연스럽지 아니한가? (평온한 어조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수역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바다다만.

>>602 나하르
뭐어, 너무 섣불리 판단하진 마시게나. 난 꽤나 개인주의적이니. (아까의 말관 꽤나 상반된다. 지금 하는 말엔 거짓이 없어보인다. 실실 웃으며 당신의 답을 가만 듣는다.) 아가씨가 말하는 악은 절대악이였음 좋겠네. (텅 빈 미소. 당신의 신념이 뒤틀렸다면 굉장히 악당같은 도덕관이라고 비꼬아 말하려는 것이다.) 절대악인가? (되묻는다. 당신의 신념을 헐뜯으려는 의도는 없다만, 그저 그것이 궁금했을 뿐이다. 어떻게 받아드릴진 모르겠지만.) 만약 아니라면 언젠간 내 목을 진심으로 쳐야 할테니, 너무 정 붙이진 마시게나- (쿡쿡 웃는 소리가 들려온다.)

>>603 세투스
맞네- 매우 흥미롭지. 아직도 그곳의 중앙엔 그을음이 남아있네! 그도 참, 끈질기지 않은가? (맑게 웃음을 터트리며 정황상 그의 고향 땅 이야기로 추정되는 말을 한다.) 쓰레기는 너무 기니 배제하지. (짧게 웃는 당신에게 답하듯 바람빠지는 웃음소리를 터트린다.) 양이 왜 상자 속에 있지? 그것들은 먹성이 좋아 상자를 먹어치우지 않을까 싶다만. (앞부분은 안 궁금한지, 자르고 양에 대한 질문만 들려온다.) 아니다, 먹성 좋은건 염소였나… (조용히, 혼잣말 하듯 속삭인다.) 그것보다 상자 속 양이라니, 동물 애호가들 뒷목 잡는 소리가 들리는것 같고만. (키득이며 어딘가에서 작은 술잔을 꺼낸다.) 아부도 참 잘 하시는구만. (손을 휘이 내젓는다. 잔은 위태롭게 손 끝에서 달랑거린다.) 아하하. 조금 있다가 술기운이 더 올라오면 추해질수도 있으니, 긴장 놓지 마시게- (이건 무슨 협박일까. 술병 뚜껑을 열어 잔에 술을 한가득 따라준다. 윗부분은 표면장력의 교과서 표본이 그려진 듯 동그랗다.) 어울려준다니, 이거 내가 몸 둘 바가 없겠구만. 같이 추해져 주시게. (잔을 당신 쪽으로 건넨다. 미끄러지는듯한 움직임이였다만 술은 한 방울도 흐르지 않는다.)

>>605 이바
(전혀 농담같지도 않았던 당신의 농담에 어이가 털린듯 입꼬리만 스윽 올려 웃음소리를 내보인다. 예상치도 못한 농담이어서 그런 거다.) 존재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만. 오래 살면 삶도 재미 없겠지. 자네도 조금은 미쳐보면 삶이 즐거워질지도. (비릿히 미소짓는다. 그는 이 말이 무정하단걸 알고 있기에 한 것이다. 그저 진심으로 오래 산 것 같아 보이는 자의 반응이 궁금해서.) 도망가 버리겠다는 협박도 참 귀족같네! 문제와 부딪치지 않고 그저 숨어버리겠다니. (어쩌면 갑분싸가 될수도 있는 사회풍자를 하고선 키득인다. 짧은 소리를 내고, 선혈이 당신의 코에서 물 흐르듯 내려오는 걸 안색 한번 바꾸지 않고 멀뚱히 보고있다.) 그리 약해서 일상생활은 되나? 바람 불면 갈기갈기 찢기겠네. (당신의 얼굴 피부의 두께를 가늠하려는듯, 당신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그것보다 신경 쓰지 말라고 진짜 하나도 안쓴다 이건 뭔…) 이제 알았나? 난 매우 나쁜 사람이네. 우는 아이 사탕 뺏고, 초면인 사람 코피도 터트려 주네. (푸스스, 바람 빠지는 웃음을 보인다. 당신이 와인을 들고 나오자, 그는 그저 병을 흝듯 가만 볼 뿐이였다. ‘오르페우스’라고 적힌 상표를 보자, 그의 눈엔 빛이 반짝이는듯 해 보였다.) 마음 같아선 입 닫고 그냥 받아가고 싶다만, 내가 들려줄 괴담에 그만한 값어치가 있을진 모르겠네. 가격 측정하는건 듣는 사람 맘이지, 안 그런가? (검지로는 병을 가르키고, 시선은 당신에게로 향한다. 종종 놀러오라는 당신의 말에 미소짓는다.) 이 근방에 머물 동안은 자주 놀러오지. 초대 참 고맙구려. (차를 마저 다 마시곤, 가볍게 찻잔을 내려놓는다.) 코냑은 어디에 넣든 어울리지. 향 좋은 물도 코냑에 힘입었네. (키득키득. 당신의 붉어진 뺨을 보곤 터지듯 웃는다.) 고작 한 잔 마셨다고 그런건가? 자네도 참 어리네. (대놓고 비웃는다.)

>>606 레인
지식이라니, 내 것은 아니라 더 칭찬해달라 조르지도 못하겠고만. (자신이 생각해낸 의견은 아니다. 그저 옜날에 누군가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내뱉었을뿐. 빼꼼 세워진 잔머리를 가만 바라보다, 그것들이 내려가는걸 눈으로 좇는다. 멋져보인다는 당신의 말에 입꼬리를 살짝 올려 웃는다.) 자네 말대로라면 정상인들의 존재 의의는 괴짜들을 중신으로 공전하는 걸까. 나도 백 번 동의하네. (고개를 끄덕인다. 앞머리 탓에 그림자가 져, 눈동자는 마젠타빛으로 변한듯 보인다.) 정상은 바보에 물들어져야만 쓸모 있는 걸까, 어찌 생각하시나? (어째 남 이야기 같지 않아 꺼림칙하고, 동시에 더욱 탐구하고 싶어진다.) 남다르다니. 그저 남들이 말하는 것을 잘 골라듣는 시민이오. 내가 듣고 싶은것만 들으면 어느 순간 뼈도 붙고 살이 붙어, 내 말이 절대적인것 같은 기분이 들지. 그닥 좋은 사상은 아니다만. (칭찬에 약한지, 신이 나 언성이 높아졌던 아까완 달리 평온하고 나긋한 어조다. 의문을 표하는 듯한 당신의 표정에 답하듯, 살짝 미소짓는다.) 직업 삼을 정도로 자주 하진 않는지라. 그저 돈 많이 드는 취미일 뿐이네. (‘이 세상도’라는 말이 마음에 걸렸지만, 추궁할 정도로 궁금하진 않아 넘어간다.) 꿀은 그 향이 무겁고 진하다만, 절대 과하진 않지. 정말 잘 어울릴 것 같다만, 그런 향수는 뿌릴 의향 없으신가? (머쓱했던 당신의 표정은 그저 무시하곤 묻는다.) 공포의 어머니라니, 15세 정도의 청소년들이 참 좋아할 만한 칭호다만. 내가 자네였다면 자부심이 있었을터. (담백한 당신의 톤에 맞추듯 느긋한 톤으로 답한다.) 난 로어도 좋아하네. 있을법한 일이 불러오는 미스테리함과 기이함은 참으로 즐겁지. (뭔말일까. 그저 평온히 웃고만 있다.)

>>607 바벨
시간도 참 많은데. 언젠간 넘어서겠지. 쿠데타라는 단어도 괜히 생겨난게 아니네. (의도한 것이다. 그저 반응이 보고 싶어서. 생글생글 웃는 얼굴은 그가 당신의 반응을 마음에 들어했는지, 아닌지 참 애매모호하게 비춰진다. 악독한 의도와는 달리 말로는 나름 다독여주는듯 하다.) 됐네, 배신자의 도움을 받을 정도로 능력없진 않아서 말이지. 손톱으로 긁다 보면 벽에도 뭔가 새겨질거라 믿네. (비웃듯 웃고선 고개를 살짝 돌리곤 키득인다.) 발 묶는 동안 가만히 있어줄 정도로 얌전하진 않은지라, 사지 멀쩡히 붙어있는 채로 도주할 생각은 말게. (당신이 가르키는 다리를 시선으로 좇다 피식 웃는다. 당신에게 신의 힘이 있는걸 몰라 깝치는 것이다. 근데 알았어도 깝칠것 같다.) 그런가. 난 딱 남들만큼 마시는지라 추태 보이기 싫음 먼저 내빼야겠네. (매일 술을 마셔도 주량은 끔찍히도 안 는다고 조곤히 덧붙이며.) 안주를 죽을까봐 먹는 거였나? 맛있어서 먹는줄 알았다만. (튀긴 닭 요리가 눈 앞에서 아른거린다. 어이 없다는 듯이 다시 채워진 잔을 들곤 건배한다. 부딪히는 소리가 경쾌히 울린다.) 자네, 내 술주정은 알고 계속 먹이는 건가? (술잔을 잠시 내려놓곤, 눈을 번뜩이며 미소짓는다.) 나야 뭐, 취해도 상관 없다만. 취하면 피해는 자네 몫일텐데 괜찮은가? (다시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다. 어째 한번에 마시는 양이 갈수록 적어진다…)

762 모로우 (NrwC5aOuKc)

2022-07-21 (거의 끝나감) 00:27:49

(숲의 제일 그늘진 나무 밑, 그는 가만히 앉아있다. 정말 미동도 없이, 조각상이라 생각될만큼 가만히 앉아있다. 자다 깼는지 게슴츠레 뜬 눈 속 눈동자는 그의 무릎 위에 올라와 동그랗게 자리잡은 고양이를 가만 보고 있다. 꿈틀대는 분홍빛 귀와 옹졸히 모인 두 앞발. 소름끼치는 짐승 특유의 눈까지. 그는 정말 고양이는 귀여운 구석 하나 없는 생물이라 생각한다. 뭐, 고양이 특유의 움직이는 촉감이 징그러워서 쫓아내거나 일어나진 않겠지만. )

#난입

763 모로우 (NrwC5aOuKc)

2022-07-21 (거의 끝나감) 00:29:42

>>760 내꺼요. (생뚱맞은 답이다.) 이 묘의 주인과 꽤나 각별했어서 말이지, 그 사람은 죽어도 내 소유네. (안색 하나 안 변하고 거짓말친다.) 질투 나니 추모하지 마시게나.

764 빌리테 (KJZgunxVrw)

2022-07-21 (거의 끝나감) 00:45:57

>>763
그렇다면 시체 둘이 서 있는 모양새군요. (여자는 담담히 감상을 말한다. 당신의 말에 여자는 한층 우울해져서는.) 그렇다면 왜 곁에 두지 않고 저 땅 아래에 가둬주셨는지요. (그리 말하며 여자는 희미하게 웃는다. 그 웃음에 담긴 의미가 비소인지 자소인지는 모를 일이다.) 질투라면 제게, 아니면 당신의 것에게? (깔끔하게 갈무리된 얼굴이 당신을 본다.) 마침 심심하니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이 사람이 어쩌다 죽었버렸는지.

765 리겔 (mUkWtiXzLw)

2022-07-21 (거의 끝나감) 04:27:59

>>745 리카

(여우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손짓으로 대신할 뿐이다. 완곡하게 거절하는, 하지만 확실하게 거부하는 손짓이었다. 여우는 당신과 시선을 마주하지 않고 흘끗 바라보다가 걸음을 계속 옮겨갔다. 방금 전, 걸어온 길과 비슷해보이지만 조금 다른 길이었는데 아마도 지름길인 모양이다.) 노력안해도 돼. 그럴 일은 없을테니까. (냉소적인 대응을 보이던 여우가 당신의 앞, 당신의 걸음으로는 대여섯걸음, 여우의 걸음으로는 두어걸음 앞에 멈춰서더니 당신을 향해 완전히 몸을 돌려서 마주봤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노란빛 눈동자가 당신을 훑어보듯 움직였다.) 관계가 무의미하다는 뜻은, 네가 말하는 그런 관계도 무의미하다는 뜻이다. 관계에 이름을 붙혀본들 내가 그 관계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의미없는 짓일 뿐이야. 우연이 이어지면 필연이라는 말이라도 믿는건가? 아니면 언젠가는 내가 너와의 관계에 의미를 가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어리석은 소리-, 맥이 풀린 것처럼 여우가 당신에게 속삭였다.)

#우리네 여우가 좀 철벽이지요?? 죄송함당
#좀만 더 리카가 밀어붙히면 gg 칠거에용...

766 바벨 (HnIE0Xddc.)

2022-07-21 (거의 끝나감) 04:46:42

>>739 리겔
글쎄. 얼마나 귀찮게 할지는 네게 달려있지? 난 집주인이 나가라고 해도 나가지 않을 정도의 무뢰배는 아니거든. (키득키득 웃음을 터트리고는 당신의 노란 눈동자를 바라본다. 감정이 서리지 않은 당신의 것과는 달리, 인간의 감정이 가득 서려있는 그의 것.) 네가 축객령을 내리면 난 바로 나가겠지만 그 전까진 계속해서 말을 걸겠지. 난 수다스러운 성격이라. (그리고 당신이 어떻게 반응해줘야 하냐는 물음에는 그는 어깨를 으쓱인다.) 글쎄. 내가 가장 바라는 건 네가 내 말에 호응해서 네 이야기를 잔뜩 해주는 거. 너무 큰 걸 바라는 건가? (손가락으로 바닥을 톡톡, 치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고민하는 건지.) 역시 모르겠네. 하지만 적어도 이건 정보 교환이랑은 달라. 내가 정보를 준 만큼 네게 달라고 요구하는 것보다는 그냥, 친목을 위한 무언가에 가깝지. (꽤나 뻔뻔하게도, 그는 독설을 듣고도 표정 하나 안 바뀌고는 웃으며 당신에게 '친목'따위의 단어를 꺼내는 것이었다.) 정확히는 당신과 친해지고자- 이런 짓을 하는 거려나.

>>740 헤르베라
두번째, 만남이기는 하지. 첫째는 일주일 전이었고. (당신에게 말하기보단 자신에게 말하는 투. 그는 차근히 상황을 이해하고자 했으나 당신이 먼저 선수를 쳤다.) 전부...까먹었다고? (꽤나 충격받은 표정. 당신을 바라보는 표정이 꽤나 멍청해진다.) ...목숨을 걸고 싸웠던 원수와의 원한도, 하룻밤 정인과의 애정도 전부 잊어버린다니. 그건... 평범한 일인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심각했다. 그가 아는 한,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대개 한가지이다. 신, 혹은 악마의 저주.) 하지만 넌 익숙한 것처럼 보인다. 해결책은 없나? 예를 들자면- 미리 기록을 해둔다던가. 아니면 다른 사람의 기억을 네게 전달한다던가... (몇가지 방법을 제시해보지만 솔직히 통할 거라는 기대는 없었다. 당신에게 건 무언가는 고작 그런것으로 해결될 만큼 가벼워보이지 않았으니.)

>>741 블량슈
신이 그런걸로 해결된다면 참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럴 레벨은 아니라서. (그래도 고맙다는 듯 당신의 머리를 한번 가볍게 쓰다듬어주려고 시도하는 듯 손을 뻗었다.) 덕분에 힘이 나는 기분이네. 고맙다. (당신에게 희미한 미소 한번 짓고는) ...이거 독버섯은 아니지? (당신이 준 것에 가볍게 입만 내밀어 한입 베어물고는 반응을 관찰했다.)

>>743 테이얀
사역마와 가족이 된 주인... 주종관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사는 사역마와 주인의 삶을 듣기는 했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당신를 본다.) 하지만 이런 형태는 아니었다. 상당히 흥미로워, 당신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사역마가 주인을 역으로 노예로 삼는, 일종의 복수극의 형태였다. 하지만 당신과 같은 형태는 처음 보았기에 흥미가 생겼다.) 까마귀가 흉조인 이유는 까마귀의 습성과 연관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자신의 사역마가 흉조 취급을 받으면 달갑지 않겠지. (그는 납득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 이거. 인기 많은 까마귀라면 주인이 그것들을 쳐내느라 고생 좀 하겠군. (농담하듯이 장난스러운 말과 함께 키득였다.)

>>745 리카
마법소녀 옷은 됐어. 마법소녀 옷은 리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니까. (그가 입어봤자 보기 흉할 뿐이겠지. 같은 생각을 하며, 억지로 웃어보이며 기분을 전환시키려고 했다.) 역할이랄게 어디있어. 친구 사이에. 그리고 리카는 걱정 많이 시킬 것 같은 느낌이니까.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역으로 쓰다듬이 오자 살짝 머리를 부빗거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당신의 해맑은 웃음에 괜히 농담을 던지고는) 리카. 넌 이미 내 많은걸 들어주고 있어. (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친구가 얼마나 있을지.) 그러니 이런 작은 것은 내가 짊어지고 갈 거야. 네가 거절한다고 해도. 그게 내가 원하는 바이고. (연보랏빛 눈을 바라보는 밝은 금안은, 그 자체로도 단호함이 깃들어 있었을까.) 걱정마. 장사는 장사대로, 만남은 만남대로. 흐름 위에서 맞는 행동을 선택하면 될 뿐이니까. 요컨데 원하는걸 하면서 살 생각이니, 장사를 크게 신경쓰진 않아도 된다는 뜻이지. (만날 수만 있다면야. 그의 취미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취미 이상으로 즐거운 만남이 있는데 굳이 취미를 택할 이유도 없었다.) ...진심으로 생각하는 거라고 해도, 남자애한테 예쁘다는 말은 어떨지... (멋쩍은 표정으로 그는 볼을 긁적이며 당신을 바라보다가) 그럼 다음에는 다른 옷 보러갈까. 내 옷이나, 리카 옷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키득 웃었다.) 괜찮아. 온 몸에 힘을 쭉 빼고, 내게 기대. 그런 다음에는 몸이 저절로 뜰 거다. (바다 위에 눕듯이 자세를 취하고는, 그의 옷자락을 붙잡은 당신을 제 위에 올리듯 끌어안는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무리니 마법의 힘을 약간 빌리면, 하반신은 물에 잠겼지만 둘 다 상반신은 물 위로 뜬 모양새로 천천히 바다를 유영할 수 있게 되었겠지.) 그래서 어때? 바다에서 수영하는 건 처음일텐데. 감상은? (감정을 읽기 어려운 연보라색 눈을 빤히 들여다보다, 웃음섞인 질문을 던졌다. 항구도시에서 나고자란 그와는 달리 당신은 이런 건 처음이었을테니.)

>>748 레인
어느쪽이든 인간 사이에서는 끔찍할 뿐이지. 호의라는 것은 외신들마다 제멋대로라 피곤해. (한숨 푹 쉬었다. 사실 당연한 일이다. 인간이 개미를 도와준다고 해서 개미들에게도 그게 호의로 인식되는지는 별개의 일이었으니.) 어쩐지 네가 외신인걸 알면서도 한번만 때리고 싶은 기분이야... 정말 잘 만들었네 그거... (그렇지만 몸을 부들부들 떨 뿐, 당신을 때리거나 하진 않았다.) 내성적이다인가... 어쩌면 그런 단순한 이유가 아닌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줄게. (굳이 따지자면 내성적인게 아니라 너무나 격이 높아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은 것에 가깝겠지. 그는 그런 생각을 하고는) ...가장 경외해야 할 대상이 하는 행동이 참. (경외가 아니라 꿀밤을 불러일으키는 신 같지만. 그는 말을 삼키며 관자놀이를 꾹꾹 짚었다. 귀엽기도 하지만 이렇게 킹받는 데헷은 처음봤다.) 세계의 법칙인가.. (그는 중얼거렸다. 말로만 들었던 세계의 규칙이라는게, 당신들을 이다지도 감정적이게 만든 것일까. 그건 아무도 몰랐다.) 생. 각. 없. 어! (당신이 또 한번 놀리자 그는 단호하게 말하며 살짝 으르렁댄다. 얇은 톤의 웃음소리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별 생각은 가지지 않았겠지. 부끄러움에 그러지 못한 것에 가깝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모습만 보면 전혀 외신같지 않은데. (투덜거림 아닌 투덜거림. 사실, 이런 어린 신의 모습인게 그에게는 더 좋았다.) 좋다 레인. 언젠가 이 책을 이해하면, 미치지 않고서 또 볼 수 있기를. (몸을 돌리고는 그는 가방에서 책을 소환하여 펼친다. 주위 사람들에게는 인식저해 마법을 걸어두고.) ....영원히 누워있을 뿐 죽어있는 것이 아니며, 기묘한 영겁 속에서는 죽음마저 죽으리라.

#막레! 수고하셨습니다~!!

>>753 오베스
뭐. 불멸자들은 기본적으로 방랑벽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말이야. 이 긴 일생을 견디기에 한 곳에서만 있는 건 고통이나 다름없어. (큭큭. 그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그것조차 자아를 가진 해골은 아니겠지. 자아를 가진 해골은 내가 알기로는 당신 하나뿐이라서. (그렇기에 더욱 흥미롭게 보았지만) 안 내도 되는 건가? 그거 다행이군. 오늘은 빈털터리라서 말이야, 나는. (주머니를 뒤집어 까보며 장난스레 웃는다. 물론 그가 진짜로 빈털터리일 거라고는 생각 못 할 것이다.)

>>761 모로우
크... 흐흐. 고맙다. 이런 종류의 응원도 나쁘지는 않아. (오히려 감사한 편이었나. 허무맹랑한 것을 허무맹랑하다고 하지 않고, 언젠가 될 거라고 다독여주는 것은. 당신에게 감사할 일이었다.) 그러다가 손톱 상하지. 밥 먹을 때마다 따끔거리기 싫으면 배신자와 손잡는게 좋을 거야. 현실과 타협하는 법을 배워야 비로소 어른이 되는 법이지. (마치 당신에게 연장자인 것처럼 훈계했다. 당신의 눈에 그는 한참 어린 자였지만, 사실은 반대였을지도 모르지.) 이거 무섭네. 지옥의 악마들은 다 너처럼 잔인한가? (투덜투덜 하는 것은 약자코스프레인지, 아니면 진심인 건지. 어쩌면 제약이 있는 걸지도.) 맛은 음주에 있어서 사치야. 맛을 따질거면 주점이 아니라 칵테일바로 갔어야지. (뻔뻔하게 말하고는 잔을 한번 더 부딪히고, 한번에 잔을 비웠다.) 뭐. 그거야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될 일이지. 참고로 절대 버릴 거라는 생각은 안 했다. (방금 한 거 아닌가..? 마족보다 더한 뻔뻔함이다. 인간이란.) 그보다 너, 마시고 있는 양이 줄어들잖아. 빨리 다시 마셔라. (이럴 때만 눈치가 빠르다...)

767 헤르베라 (1l7Qfc0Ecw)

2022-07-21 (거의 끝나감) 05:52:29

>>759 블량슈
호오. 그렇군. 그런데 일기라니, 의외로 귀여운 취미를 갖고 있구만! (그녀는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는 것처럼 감탄했다. 그야 그녀와는 평생토록 인연이 없는 일이었으니.) 일기에 물건 줍기에 뒹굴거리기라. 대부분이 시간을 보내기 위한 무언가로군. 여기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거나 하진 않나? (그녀는 새로운 파이 조각을 내밀어주었다.) 나 역시 지내는 건 혼자일세. 여기서 제법 떨어진 어느 숲에 내 양조장이 있어, 거기서 먹고 자고 술을 만들지. 가끔은 이렇게 돌아다니기도 하고. 나는 기억 못 하지만, 양조장에 손님이 제법 오는 모양이야. 찾아오기만 하면 술을 거저 주거든. 술이 줄었으면 누군가 다녀갔구나 싶으니 말이네. (그런 얘기를 하고 그녀는 술을 마셨다.)

>>761 모로우
흐하. 그렇게 혓바닥 굴리지 않아도 술은 원하는 만큼 줄 것이네. 그대, 보기보다 솔직하구만? (그녀는 그의 아부 정도는 훤히 꿰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 실제로 다 보이기도 했고.) 솔직함은 술에 좋지. 술 앞에서 가리고 감춰봤자 그 역시 술맛을 떨어뜨릴 뿐이야. 그래. 뭐든 잘 마신다라. 얼마나 잘 마실지 한번 볼까? (그녀는 창고로 들어가며 중얼거렸다. 그러나 베일 얘기에 약간 앞서 가던 그녀는 힐끔 고개를 돌려 그를 보는가 싶더니 또 휙 고개를 돌렸다.) 그것 참 뻔한 걸 묻는군. 그대여. 얼굴에 굳이 이런 걸 드리운 이유가 무엇이겠나. 얼굴을 드러내고 싶지 않으니 두른게 당연하지 않은가? 그 외에 달리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후흐흐. 별걸 다 묻는다는 듯이 웃고 창고 안을 가로질렀다. 높은 선반과 벽을 가득 채운 술병과 술통의 풍경은 가히 장관이었다.) 자- 내 그것을 이쯤 넣어두었을 것인데, 음- 아, 찾았다. (그녀는 눕혀져 있는 술병들을 주르르 지나쳐 그 중 한 병을 꺼내들었다. 푸르스름한 유리의 병은 아마도 비슷하게 푸른빛일 술이 안에서 출렁거렸다. 얼어붙는 술 치고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그 술의 병을 한 손으로 가볍게 열고, 어느샌가 불러낸 투명한 유리잔에 한가득 따랐다. 병의 입구로부터 흘러나오는 술의 색은 역시나 짙은 푸른색이었고 코가 알싸한 박하향이 강했다.) 역시 지금이 제일 맛있을 시기였군! 자, 한번 마셔보게나! (그녀는 술이 찰랑이는 잔을 그에게 내밀었다. 새파란 술은 진한 박하향만큼 맛도 싸하고 매웠다. 그야말로 온몸이 언 것처럼 차가워질 만큼.)

>>766 바벨
(그녀는 줄곧 평온하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충격 받은 모습도 중얼거리는 말도, 그녀에게 권하는 대책도 마냥 서서 들었다. 다 듣고서 대답했다. 되물었다는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해결책? 그런게 왜 필요하지? 난 이대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네. 잊은 건 잊은 것이야. 왜 굳이 보존하고 되찾아야 하는지 나로서는 전혀 모르겠군. (그녀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의 말이 전혀 하나도 이해되지 않는 것처럼.) 이건 분명 평범한 일은 아니지. 기억이 통째로 날아가는 것도 아니고, 그대와 같이 누군가를 만난 부분만 앞뒤를 뚝 자른 것처럼 잊어버리니 말이네. 그렇다 한들 내게 아무런 문제도 없다네. 보게나. 나는 지금까지 세기도 귀찮을 만큼의 시간을 그렇게 살아있었네. 그런 내게 무슨 문제라도 있어보이나? (그녀는 보란 듯 두 팔을 펼쳤다. 아무런 문제도 하자도 없는 몸을 과시하듯이.) 나는 그대들을 잊은들 아무런 문제도 없으니, 잊혀지는게 싫으면 그대들이 다가오지 않으면 되네. 아니면 내게서 원하는 것만 취하면 되지 않는가. 술이든 뭐든- 내 단언컨데 거절한 적은 없을테니 말일세. (그녀는 다시 어깨를 으쓱이고 팔을 내렸다.)

768 리겔 (TpRsQsJ3ek)

2022-07-21 (거의 끝나감) 06:47:37

>>766 바벨

그러니까, 나가기는 한다는거군. 지금 당장 축객령이라도 내릴까. (꽤 오랜만에 보는 눈이다. 온갖 감정이 모두 살아 숨쉬는 눈. 한때는 저런 눈을 보는 게 좋았던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아니, 있었지. 망각은 윤허되지 않았으니 오롯하게 기억할 수 밖에. 바람도 불지 않는데 여우가 유일하게 지니고 있는 유일한 팬던트가 흔들렸다.) 잘 알고 있네. 다행이야, 내가 설명하지 않아도 되서. 태어난 곳이 다르고, 근원을 이루고 있는 것 또한 다르지. 너와 내가 가진 유일한 공통점은 불멸한다는 단 한가지 뿐이고. (여우는 눈을 깜빡인다.) 내가 너와 친목을 나눌 이유는 없다고 보는데 말이야. 지금이야 아니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사제를 싫어하고 내게 있어서 관계라는 건 무척이나 무의미하거든.

769 블량슈 (BVl8uxS8zY)

2022-07-21 (거의 끝나감) 07:33:36

>>761 모로우
글쎄- 이제 돌아가는 것 외엔 딱히 할게없지 않을-까-?(그 존재는 그리 이야기하며 당신에게 손을 흔든다. 작별을 고하려는 것일까)
소보루 빵은 고마워- 다음에 생각나면 찾아갈게-(그 존재는 그리 이야기하며 이야기를 끝내려고 한다)

#막레!

>>766 바벨
(당신의 쓰다듬에 그 존재는 느긋하게 가만히 있을뿐이다. 마치 익숙한 것처럼)
하지만 불멸도 결국엔 허무에 삼켜지는 법이니까- 잘 찾으면 그런 수단이 있을지도-(그 존재는 당신이 쓰다듬는 것을 받고 있는채로 이야기한다)
나는 독도 소화되니까- 모르겠지만- 다른 인간들도 먹는 것을 보니 괜찮을거야-(당신이 버섯을 물자 그것은 평범하게 달달한 맛을 가진 버섯이었다)
그래서- 세계의 끝에서 등밀기같은 것도 시도해본거야-?(그 존재는 가벼운 질문을 당신에게 던진다)

>>767 헤르베라
특별한 일이 있는게 아니라면 굳이 바닷가를 떠날 필요는 없으니까-?(그 존재는 헤르베라의 이야기에 그리 답할뿐이다. 그 존재에게 있어 시간은 무한과도 같다. 그러니 시간을 보낼뿐이니)
(당신이 건넨 파이 조각을 다시 한입에 먹어치우고는 이어서 이야기한다) 그 망각은 저주이려나- 축복이려나-?(호기심인듯 당신에게 물어본다)
양조장이면 술을 만드는 곳-이었던가- 그러면 돈이 목적이라면 막 퍼주면 안 되는거 아니야-?

770 블량슈 - 고래의 일기 ???장 (TVmxFyUAkI)

2022-07-21 (거의 끝나감) 13:02:14

제국력 4자리수 8월 5일
날씨:더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날이었다. 밖에 나갔더니 폭염?이라는 것 같아서 더워서 다시 돌아왔다.
그러던 중 해변에서 오베스라고 하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데..
무슨 이야기를 나눴더라? 더워서 기억이 안 난다...

오늘의 밥:물고기떼

771 테이얀 (e9FenXmc22)

2022-07-21 (거의 끝나감) 16:07:28

>>750 블량슈

하물며 유한한 삶을 사는 것들도 본인들의 목적을 위해서 살아가는 마당에 불멸자라고 다를 바는 없겠지. 그래도 그렇게 기나긴 삶을 그렇게 강렬한 목적을 갖고 살아가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네. (그에게 목적이란 타의로 부여된 것 밖에는 없었다. 또한 굳이 그래야하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바닷속에도 몇번 들어가봤다네. 거기도 볼 수 있는게 많으니까 말이야. 그래도 자주 가고싶지는 않은 곳이라서 말이지. (조금만 깊게 들어가도 어두워지고 차가워지는 곳에 그가 적응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못돌아올 일은 없지만 귀찮아지겠지. 오늘의 하늘은 맑은데 내일의 하늘은 또 어떨런지. 사실 이렇게 한가롭게 하늘을 보는 것도 간만이라네.

>>753 오베스

멈출 곳이 없다는게 더 타당하겠지. 신이라는 양반들은 자기 일이 아닌데도 호기심은 또 왕성하니까 말이야. 뭐가 그렇게들 궁금하신지 말이지. (어깨를 으쓱하며 얘기한 그는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한쪽이라도 부족하면 그건 불완전해지니까 말일세. 그렇다고 이성과 본능이 몇대몇이어야 하는지는 또 알 수가 없으니 ... 신들의 장난이란. (허허, 하고 웃어보인 그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의 판단이라는걸 당최 신뢰는 못하겠지만 그들의 피조물로 태어난 이상 그들의 장단에 맞추어야지 어쩌겠나. 보이지 않는 실이 그들의 손가락 끝에 걸려있으니 말일세.

>>760 빌리테

이 근처 마을에 살던 누군가의 묘일수도 있고, 이름 모를 여행자가 쓰러진걸 발견한 다른이가 그를 묻어둔 묘일수도 있고, 전쟁에서 스러져간 다른 이들을 위한 묘일수도 있지. (상대의 물음에 그는 답했다. 여느때처럼 돌아다니다가 묘비를 보고있는 누군가를 발견하여 호기심이 동했기 때문이다.) 아니면 자네는 이 묘가 누구의 것인지 알고 있는건가?

>>761 모로우

남들과 다른 시간을 살아가니 익숙해지고 싶지만 말일세. (부드러운 미소로 대답한 그는 어느새 손에 쥔 지팡이로 바닥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이제는 애도해줄 이들도 없다네. 사실 내가 애도해준 이들보단 내 이름을 부르짖으며 저주를 한 이들이 더 많겠지. 그런 삶을 살아왔으니 말일세. (과거를 생각하던 그는 별로 재밌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원래 가치관이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의 집합이라네. 자신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걸 자신의 가치로 삼는 존재는 없지. 그리고 죄없는 동물은 없다네. 주인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그것은 죄가 되는 것이지. 다만 그 죄를 덮어놓고 애정을 주는 것뿐일세.

>>766 바벨

오래 살았으니까 가능한 것이겠지. 사역마도 본래의 주인으로부터 계속해서 마력을 공급 받으니까 말일세. 그 기간이 길어지다보면 언젠간 이렇게 된다네. 그 세월은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말이야. (루이를 처음 소환했을때는 그저 간단한 의사소통만 가능한 사역마였던걸 그는 기억하고 있다.) 아무래도 검은색은 여러 지역에서 불길한 징조로 여겨지니 검은색 일색의 까마귀도 같은 맥락에서 그리 여겨지는 것이겠지. 딱히 기분 나빠해본적은 없다네. 그들의 믿음이란 분명 경험에서 나오는 것일테니 안좋은 일이 있기 전에 까마귀가 울어댔다거나 그랬겠지.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어깨를 으쓱였지만 그의 눈빛은 언뜻 비웃음이 담겨있는 것 같기도 했다.) 아 예전엔 정말 힘들었다네. 지금은 알아서 쫓아내니 편하지만 말일세. 결국 까마귀의 모습을 한 사역마라서 진짜 까마귀와는 본질적으로 다르지만 말이야.

772 블량슈 (TVmxFyUAkI)

2022-07-21 (거의 끝나감) 16:30:06

>>771 테이얀
쉬지 않는 것에 평화는 오지 않는다-라나 뭐라나-(그 존재는 그리 이야기하며 하늘을 쳐다보던 눈을 당신에게로 돌립니다)
우리의 삶은 기니까- 자신만의 목적을 찾는 것도 좋을-거-야?(그 존재는 조언하듯 이야기합니다. 이레보여도 오래 살았다는 증거겠지요)
언젠가 맑으면- 언젠가는 흐리고 언젠가는 비오고 언젠가는 눈이 오는- 그런 것이 삶이라는 것인가-봐-?(그 존재는 멋진 말했나?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가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는듯 당신을 향해 상냥한 미소를 가볍게 지을뿐입니다)
그러니 너에게도 이 말을 전해둘-까-? 힘내라- 힘내라-라고 말이야-

773 빌리테 (KJZgunxVrw)

2022-07-21 (거의 끝나감) 16:46:54

>>771 테이얀
알 수 없으니 그럴듯한 말들을 늘여놓을 수 밖에. 그러나 전부 추측과 상상 아니겠어요? 진실은 알 수 없으니 제가 함부로 추측한다 해도 허황된 이야기가 될 뿐 무언가 더 나아갈 것 같진 않네요. (그리 말하던 여자는 이제 시선을 돌려 묘비가 아닌 당신을 마주본다.) 하나 확실한 것은 적어도 시신을 수습해줄 사람이 곁에 있었을 거란 소리입니다. (마르고 차가운 손이 십자가를 느른하게 쓸었다.) 그정도면 성공한 인생이죠. 저도 제가 죽으면 이런 묘비에 묻히고픈 마음이 있답니다.

774 헤르베라 (1l7Qfc0Ecw)

2022-07-21 (거의 끝나감) 16:58:42

>>769 블량슈
나와는 반대로군. 아니, 같은가. 나 역시 재료를 채집한단 목적으로 방랑하니. (그녀는 혼잣말에 가까운 중얼거림을 흘렸다. 그리고 잘 익은 오렌지를 꺼내 껍질을 슥슥 벗겨갔다.) 나로서는 축복인지 저주인지 굳이 따져야 되는가 싶지만, 음! 오히려 묻고 싶군. 그대에게는 어떻게 보이나? 나는 여태 만나는 모든 이를 잊어왔고 조만간 그대를 만난 것도 잊을 것이네. 다음에 만나면 똑같은 말을 하며 똑같은 행동을 할 수도 있다네. 그리 만드는 이 망각이 축복으로 보이는가, 저주로 보이는가? (그녀는 어딘가 즐거운 것처럼 말하며 껍질 벗긴 오렌지를 그 존재의 입가에 대주었다.) 술을 만드는 곳이니 양조장이라 부를 뿐이지, 돈을 목적으로 한게 아닌지라 상관없다네. 그대도 잘 알지 않는가? 기나긴 생에 돈은 그닥 의미가 없는 것을.

775 블량슈 (TVmxFyUAkI)

2022-07-21 (거의 끝나감) 17:06:43

>>774 헤르베라
글쎄-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그 존재는 운을 떼듯 이야기한다)
항상 새로운 만남에 감사할 것이라면 축복일테고- 기존의 만남을 계속하고 싶다면 저주겠지-(당신에게 그 존재는 그리 이야기하고는 오렌지를 한입 먹는다)
그러는 너는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어? 축복? 아니면 저주? (그러고는 이어지는 다른 이야기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술을 만드는 것은 취미? 아니면 의무-?(그 존재는 가볍게 당신을 쳐다본다. 마치 끝을 모를 바다가 당신을 보는 느낌이 드는 것은 착각일까)

776 이바 (MqFTwUNOWM)

2022-07-21 (거의 끝나감) 18:44:41

>>603 세투스
(당신이 첫인상은 안좋게 잡힐수록 좋은거라고 얘기하자 고개를 갸웃거린다.) 첫 인상이 좋아야지 좋은거 아닌가요? (단순히 궁금한듯 당신에게 물으며.)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우주 구석구석을 안내받으면 기쁘겠네요. (부드럽게 웃었다. 우주를 둥둥 떠다니는것. 그 지경이 될때까지 살아남는건 괴롭겠지만, 그래도. 그것은 충분히 낭만있는 일 같았다. 그거면 된거 아닌가. 언젠가 찾아올 미래라고 하더라도, 굳이 지금부터 슬플 필요는 없겠지.) 그럼요. 사과를 우선 잼으로 만든 뒤에, 그걸 나중에 끓여서 마시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랍니다. 새콤하고, 몸에도 좋죠. 괜찮으시면, 만들어 둔게 있는데. 한잔 하시겠어요?

>>633 명설화
(당신은 새하얀 도포 자락을 늘어트린채로 갈림길 한 가운데에 주저앉아있었다. 동쪽의 사람인가. 여기에 주저 앉은 채로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그러다 당신이 배고프다는 말을 중얼거리자, 고민할 이유가 사라졌다. 당신의 그 모든걸 내려놓은듯한 표정이 제 가슴을 아프게 찔러왔다. 가까이에서 쪼그려 앉아 당신과 눈을 맞추고, 짐보따리에서 따듯한 물을 꺼내 당신에게 건네었다.) 괜찮으세요? ...공교롭게도 지금 가진 음식이 없어서.. 괜찮으시면 제가 식당까지 안내해드려도 될까요? (그리고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본다.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635 헤르베라
(당신의 부드러운 설명에 자신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그렇군요, 말씀대로네요. 그 아이도 불살라지면 슬플테니까요. 음, 실례가 되지가 않는다면.. 어째서 얼굴을 가리고 계신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부드럽게 웃으면서 당신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다, 당신 또한 깊은 것을 묻자 차분하게 눈을 깜빡인다.) 저만 궁금한것을 묻고 답을 듣는건 예의가 아니겠죠. 아, 그렇다고 대답을 강요하는건 아니에요. 굳이 대답해주시지 않으셔도 괜찮으니까요. ...그렇죠. 예전에는 소망해본적이 있는것같은데, 지금은 하나밖에 없네요. (입꼬리를 올려 미소지었다.) 마법을 행해보려고 한적도, 소망한적도... 그저 죽고 싶다고 소망하긴 하는데, 이게 진심인지 아닌지. 어라, 조금 무거운 얘기였을까요? (당신의 눈치를 살핀다. 허나 당신의 얼굴을 읽을수 없었기에, 조금은 불안한 얼굴이었다.) 그런것같더라구요. 그래도, 정말 대단해요. 제가 마셔본 술 중에서 제일 뛰어나네요. 술엔 조예가 그리 깊지는 않지만.. 정말 멋져요. 다른 분들이 이걸 마시면 울면서 기뻐할것같아요. 어쩌면 중독자가 속출할정도가 될 지도 모르겠네요. (키득거리면서 농담조로 얘기했다.) 아하하, 여전히 거친 아이들이군요. 먹을테면 먹어봐라! 네녀석~ 이런 느낌인가요? (뺨은 여전히 발그레한 채였다. 술기운이 돌아 많이 편안해진것같았다.) 죄송스러운건 오히려 저죠. 술도 잔뜩 대접받았는데, 잔뜩 취해버려서 이것저것 실례를 저지르면 안되니까요... 배려에 감사드려요. (작은 잔으로 바뀌자, 조심스럽게 그걸 받아들었다. 잔또한 아름답고, 따라주는 술 또한 아름답구나. 여기는 꼭 동화속, 마법의 세계같다. 다른 곳과는 단절된, 그런 신비한 곳. 레인씨가 말씀하셨던 고향이 이런 곳일까. 자신의 집, 마을은 언제나 평화롭고, 그렇기에 사랑했지만... 지루한 곳이었다. 사는것 또한 지루했으니, 어디에 살아도 지루하겠지. 그렇기에 지금의 순간이 소중했다. 신선한 자극이 조금이나마 내 가슴을 뛰게 하는것같다. 잔에 따라진 술을 바라본다. 유백색, 미미하게 반짝거리는 술.) 백옥, 그리고 진주라... (조심스럽게 입을 잔에 가져다댄다. 입술에 닿을때부터 아주 부드러웠다. 순식간에 목을 넘어가고, 배와, 향약초를 응축시킨 맛은 감촉에 뒤떨어지지 않았다.) 아아. 아름답네요... 방금 주셨던 술에 비해서, 이것도 뒤떨어지지 않는걸요. 어느 것 하나 단점이 없는것같아요. (시선을 당신에게로 돌린다. 기분이 좋은듯, 눈을 접어 웃었다.) 답례를 꼭 해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해드려야 하지. 바라는게 있으세요? 제 피로 술을 담가보신다던가? 아하하, 농담이에요. 기분 나빴으면 죄송해요.

>>638 리카
(그래서 걱정된다라. 입 안에서 너의 말을 되새긴다.) ...사실 잘 모르겠어. 지금 이 순간에도 깨어있는지, 꿈을 꾸고 있는건지 나는 알 수가 없어. 내 기억은 정말, 정말로.. 혼란스러워. 아무것도 모르겠어. 정말 떠올린 기억이 맞는지. 왜곡이 된건 아닌지. 그저 바라는걸 내 기억으로 삼는건지. 그래도 괜찮아. 네가 괜찮은것처럼. (천천히 눈을 깜빡인다.) .....빠져나오지, 못했어. 내 시간은, 내가 잃어버린 곳에서 멈춰있으니까. 그래서 네게 이렇게 얘기하는거야. 얼마나 슬픈지 잘 아니까. 굶주려 본 자만이 진정으로 자신의 빵을 나눠줄수 있듯이. (말을 마치고는 잠시간 눈을 감는다. 너와 나는 여전히, 같은 곳을 맴돈다.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의 초침처럼. 서로 만나더라도 스쳐가는 분침과 시침처럼. 거대한 파도를 유랑하는 돛단배인 우리는. 천천히 눈을 뜬다. 너는 여전히 따듯하게 웃고 있었다. 그런 너를 꼭 안아주려 팔을 벌린다.) 고마워, 리카. (네가 내 머리를 쓰다듬자 나 또한 부드럽게 웃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너를 반드시 죽여줄게. 설령 내가 다시금 죄를 짓는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죄인인건 변하지 않으니까. 네가 나를 원망하며 배신당했다고 생각하더라도. 도망칠 수 없는 저주에서 해방되게 해줄게. 더이상 모두의 희망으로써 네가 존재하는것을 바라지 않으니까. 설령 그것이 나의 이기심이라고 하더라도. 더이상 네가 누군가를 구하길 바라지 않아. 너의 죄도, 너의 저주도. 전부 내가 짊어질게.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 슬슬 막레줘도 될것같아!!!!!!!! 고마워~!~!~!!!!

>>642 레갈리스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부드럽게 웃으며, 당신이 새끼 송사리를 놓아주는것을 바라본다. 그것은 유유히 헤엄치며 호수로 나아간다.) ...다행이다. 여전히 세계를 사랑하고 있구나. (중얼거렸다.) 저같은 죄인도, 그 물고기에게 사랑받을수 있을까요?

>>644 바벨
음, 좋아요. 기대해볼게요. (키득거리면서 당신을 바라본다. 그러다 당신이 당당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가만히 눈을 깜빡였다.)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장난스레 얘기하며.) ...어차피 저희는 죽지 않는걸요. 목숨을 건 상대끼리라면 죽고 죽이는것은 더이상 죄가 아니겠죠. 그것이 생명의 순환이니까요. 하지만 저희는 이치를 벗어난 몸. 저희를 죽이지 못하는 상대의 목숨을 빼앗는건, 단순한 폭력일 뿐이에요. 의미없고, 크나큰 죄인걸요. ...바벨씨, 폭력도 죄랍니다. 죄를 짓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렸잖아요. (그리고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았다. 차분한 눈빛이었다.)

>>664 레인
정말요? 와아, 신기해라. 처음 듣는 얘기네요. 그래도 그게 더 매력적이지 않나요? 드넓은 바다에서 우연히 만난, 거대한 고래를 칭찬해주자 기뻐하며 춤을 춘다는 얘기요. (가볍게 웃었다. 훈련을 통해 춤을 추는것도 아름답지만, 우연히 만난 아름다움은 그에 비견할수 없겠지.) ...그래도 그런건 예술에서만 일어났으면 좋겠네요. 세계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생명들로 가득 차 있잖아요? 이 다음에 또 아름다운 생명이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스러져가며 끝내는 잊혀져버린것들은... 너무 슬프네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생명의 우열은 누가 가릴수 있는가. 객관적으로 보아 지금의 생명들보다 더 우월한 존재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우월하지 못하다고 해서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으니까. 그리고 당신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절해버리시면 안돼요! 그래도 뭔가 나오면 재밌을것 같긴 하네요. 음, 까맣게 되었으니까 한번 꾹 쥐어보시면.. 뭔가 나오지 않을까요? (그리고는 당신의 반응을 살폈다. 기괴한 포즈를 지으며, 장난스러운 당신의 말투에 그만 웃어버렸다.) 와아, 원죄의 여왕이라... 처음 들어보는데, 꼭 보러 가고 싶네요. 혹시 괜찮으시면, 다음번에 같이 보러 가지 않으시겠어요?

>>687 나하르
질리셨으면, 그만두셔도 괜찮지 않나요. (조용히 당신을 타이르듯 얘기했다. 어느새 그녀의 손에는 검이 들려져 있었다. 흑색빛을 발하는 검. 날카롭고 흉흉해보인다. 얼마나 긴 시간동안 저 검으로 그녀는 목숨을 앗아온것일까. 얼마나 긴 시간동안, 저 날카롭고 흉흉한것을 손에 쥐었던 것일까. 그녀는 길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흉악한 모습의 갑옷이 그녀를 감싼다. 내가 알던 사람이 맞는걸까. 아니, 아니겠지. 나는 당신을 모른다. 당신이 나를 알지 못하듯이. 우리는 서로의 겉면을 보고 멋대로 친구라고 생각하고, 멋대로 관계를 맺고, 멋대로 상처받는다. 이래서 누군가와 다시는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나는 그런 관계를 소망하지. 불에 뛰어드는 숙명을 가진 불나방처럼. 덧없이 스러지는것을 알면서도, 찬란한 불빛은 자신을 위한것이 아니라는걸 알면서도 손을 뻗고야 마는. 한줌의 재로 사라지는. 보랏빛 흉흉한 안광이 날 비춘다.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악은 뭘까요? 나하르씨. (그리고 자신을 죽여보라며. 내 목을 향해서 당신의 검이 휘둘러진다. 모든 방향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참격은 공간마저 일그러뜨리고, 내 육신을 갈기갈기 찢어발긴다. 타오르는듯한 격통. 피부에 닿는 차가운 금속의 감촉. 피부가 찢기고, 혈관이 뜯기고, 지방과 근육이 조각나고, 뼈가 아스러진다. 몸을 이루고 있던 피가 한순간에 빠져나가며 일순간 의식이 꺼진다. 그리고 찾아오는 고요한 적막.) 아아, 또 죽지 못했네. 슬퍼라... (눈에서 한 줄기의 눈물이 흐른다. 순식간에 재생된 몸. 지긋지긋한 저주. 제 육신이 정말 죽지 않은건지 재차 확인하다가, 천천히 시선을 당신에게로 돌린다.) 제겐 아무런 힘도 없지만... 힘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신을 죽이진 않았을거에요. 그것으로 해결되는건 아무것도 없다는걸 이미 두번이나 경험했거든요. (느릿하게 이야기하며.) 나하르씨, 당신의 목표는 안타깝게도 이루어질 수가 없어요. 저라는 인간이 죽지 않으니까... 당신의 낙원을 제가 망칠거니까. 당신이 고하는 유일한 진리에 반하는 진리를 내가 퍼트릴거니까. 그렇게 다음 세대로, 생명을 이어갈거니까. (그리고는 손으로 제 눈을 가렸다.) 비참하게 숨고, 진흙속. 깊은 늪 속에서 때를 기다리면서라도, 오물과 죄를 뒤집어 쓰더라도... 설령 당신을 구원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저는 생명을 지킬거에요.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속죄니까요. (그리고는 천천히 제 눈을 가린 손을 떼며, 황금빛 눈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그곳에는 단호한 결의가 담겨있었다.) 다시금 신이 되더라도 당신을 막을거에요. 그러니까 그만하세요. 우리... 방법을 찾아봐요.

#답레 너무 늦어서 미안해!!! 스루된거 있으면 꼭 말해줘~~!~!!!!!

777 빌리테 - 독백 (KJZgunxVrw)

2022-07-21 (거의 끝나감) 19:32:51

*잔인할 수 있음! (칼로 동물 시체를 찌르는 묘사) 주의!

굳이 사람의 것이 아니더라도, 백정이 아닌 이상 살과 벼를 가르고 발라내는 일은 충분히 어려운 일이었다. 줄줄 흐르는 피로 육망성을 그리는 것은 차라리 쉬웠다. 죽은 사슴의 몸뚱이를 질질 끌어 그 가운데에 놓는 일 역시 버겁지만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은제 칼로 심장을 도려내야 하는 순간만큼은 정말 힘들었다.

"우욱."

나는 이내 숨을 들이마시고서는 저릿한 팔에 힘을 주었다. 어설픈 손짓에도 잘 다려진 탓으로, 칼날은 쉽게 살을 파고들었다. 그나마 수월한 일이다. 칼끝이 뼈에 걸렸을 때는 최악이었다. 드드득 소리가 들리면 나는 잠시 멈춰서 헛구역질을 반복했다. 평생 고기라고는 식탁 위에서 잘 도축된 것밖에 본 적 없으니 당연한 반응이라 할 수 있겠다. 애석하게도, 나는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

"검은 왕과 왕자, 땅과 물을 다스리는 지하의 군주, 날개 달린 얽히고설키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아니하며, 숲과 요정, 까마귀와 파리, 늑대와 전갈, 나귀와 사자에게 이름 없는 종이 감히 부탁합니다. 나는 당신의 공범자가 될 것이며, 당신을 내 대의에 부르고..."

이 늦은 밤 버려진 오두막을 찾아올 사람 없는데, 문이 연신 덜컹거렸다. 쿵쿵쿵! 나는 이것이 내 심장 소리인지, 노크 소리인지 알지 못한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연신 울렸다. 역시 바람 소리인지, 불길한 무언가가 기어오르는 소리인지 모른다. 켜놓았던 양초가 전부 꺼졌다. 나는 달빛에 의존하여 양피지를 읽었다. 거의 지워진 글씨를 읽기 위해 몸을 땅에 붙이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은제 칼을 들어 사슴의 사체를 마구 찔렀다. 단번에 심장을 노려야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내가 미숙한지라 총 13번을 찔러야만 했다.

"당신에게 가장 신선한 심장을 바칩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멈췄다. 달마저 두려운 듯 구름 뒤에 숨고, 벌레들도 감히 울지 못했다. 밤새들은 날지 못해 바닥에 곤두박질치고, 바람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아우성을 그쳤다. 오두막은 순식간에 암흑과 적막 속으로 빠졌다. 나는 땀인지 눈물인지, 아니면 피인지 모를 것으로 얼굴이 흥건하게 젖어 소맷자락으로 얼굴을 닦았다. 과연 내가 닦은 것이 얼굴이 맞는지조차 분간하기 힘들 만큼 짙은 어둠이었다. 커튼이 펄럭거리자 순간 몸이 고꾸라졌다.

- 부족해.

어둠 속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그르렁거리는 소리는 굶주리는 늑대를, 목을 긁는 소리는 관뚜껑을 마구 긁어대는 시체를, 웅웅 울리는 소리는 부패한 음식 위의 파리를, 귀를 찢을 듯 날카로운 소리는 까마귀를 모방한 듯했다. 그럼에도 나는 그 목소리가 무척 아름답다고 여겼다. 그 아름다운 목소리의 환심을 사고 싶었다. 나는 원래 나의 목적도 잊고 목걸이를 뜯어 바쳤다. 머리카락도 잘라주었고, 종래에는 내 심장도 바치겠노라 약속했다.

- 아직 부족해.

그러나 대답은 한결같았다. 당시 나는 가진 것이 없어 공황에 빠져있었다. 분명 글씨에 적힌 대로라면 갓 죽은 짐승의 심장이면 충분하다고 적혀있었다. 나는 양피지를 보기 위해 다시금 몸을 숙였다. 그러나 보이는 글씨는 하나 없고, 처음부터 아무것도 새겨진 적 없어 보이는 백지가 드러났다.

"제가 준비한 건 이것뿐이에요."

내가 반쯤 울면서 말하자 그것이 세 번 눈을 깜빡이고 세 번 눈동자를 굴렸다. 흡사 고민하는 인간을 모방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 당시 나는 그것이 전혀 고민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 좋아. 그러면 이렇게 하지.

어둠이 뒤집혔다. 바다 위의 배가 거대한 파도를 만나 출렁거리는 것 같았다. 어둠은 점점 더 짙고 커졌다. 마침내 그것이 내 눈앞에 도달했을 때,

- 소원을 들어줄게. 값은 나중에 치뤄도 좋아. 때가 되면 다시 너를 찾아올테니 준비하고 있어.

내가 그것의 그림자 위에 앉아 있었음을 깨달았다.


***


아침이 되자 마자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은 채 저택으로 달려갔다. 숙녀답지 못한 일이었으나 다들 내 상황을 떠올리고는 그러려니 했다. 내 사촌 동생이 오늘 밤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세간의 평이었다.

그들은 틀렸다!

저택의 분위기는 어제와 사뭇 달랐다. 항상 숨죽이며 조심스럽게 다녔던 사용인들이 오늘만큼은 바쁘고 정신없어 보였다.

"안젤라!"

나는 그 아이가 죽은 듯 누워있던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바다에 잠긴 듯 어두침침하기만 했던 방에 어울리지 않은 산들바람이 불었다. 방의 주인이 찬바람에 연신 기침을 하는 통에 오랜 시간 미동 없던 창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햇빛이 방 안을 밝게 비췄다. 허공을 부유하던 먼지가 빛 받아 반짝거리고 신선한 공기가 맡아졌다. 나는 손으로 그 빛을 가리며 아이를 찾았다.

"⬛️⬛️⬛️"

침대 위에 깡마른 소녀가 앉아있었다. 병세가 완전히 거둬진 것은 아닌 탓이다. 나는 실망하는 대신 아이의 얼굴에 생기가 돌고 있다는 사실에 집중했다. 나는 아이에게 품으로 파고들었다. 요동치는 맥박과 따뜻한 살결, 위아래로 들썩이는 어깨까지. 오로지 살아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단번에 느껴졌다. 아이는 부드러운 손길로 내 등을 쓸어내렸다.

"있지, ⬛️⬛️⬛️."

나의 천사가 속삭였다. 역광 탓에 얼굴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나는 그림자 속 아이의 얼굴을 보기 위해 눈을 가늘게 떴으나 쉽지 않았다. 그늘 속에서는 핏빛처럼 붉은 눈동자밖에 보이지 않았다.

"나, 배가 고파."

안젤라의 눈이 원래 이렇게 붉었던가?


#독백 총총,,,

778 리카 (tEPEmg2LBM)

2022-07-21 (거의 끝나감) 21:21:15

>>746 설화
( 이름은 중요했다. 이름은 본질 중 하나였으니.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너를 정확히 부를 수 있는 것. 그러니, 나는 계속 기억할게. 너의 이름. ) 아하핫- 고마워, 설화! ( 빵을 오물거리는 모습이 귀여워 해맑게 웃는다. 머리를 조금 더 쓰다듬어주다, 설화의 식사에 방해되지 않도록 손을 거두었을까 ) 위험한 사람? ( 되물으면서 고개를 갸웃한다. 단호하게 날카로워진 설화의 눈을 빤히 응시하다가 ) 위험한 사람이면, 악당 말하는 거야? 그러면, 설화도 찾으면 위험해지는 거잖아! 나도 찾는 걸 도와주면 안돼? 악당을 물리치는 건 마법소녀가 해야 할 일인걸! ( 악당 이야기가 나오자 흥분하여 마법봉을 붕붕 휘두른다. 그것도 결국엔 설화를 걱정하는 마음이었겠지만 )

>>747 블량슈
한 달에 한 번? .....아-... ( 고개를 갸웃하다, 블량슈를 따라 뒤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 곳에는, 무덤이 있었을까. 탄식하듯 숨을 내뱉고, 늘 웃고 있던 입가를, 인형을 들어올려 가린다. ) .......그랬구나. 블량슈의 친구가 여기 잠들어 있었구나. (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리다 ) 있잖아, 블량슈- 나도 블량슈의 친구에게 인사해도 돼? ( 평소와 같이 밝은 모습으로 블량슈를 돌아봤을까 ) 아니야- 괜찮아! 이제 익숙해졌기도 하고- 그건 내가 가야할 곳으로 나를 데려다주거든. 그렇게 되면, 누군가를 만나기도 해. 지금 이렇게 블량슈를 만난 것처럼!♫ ( 해맑게 웃는다.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는 것처럼 ) 선물? 뭔데? 뭔데?♫ ( 소매를 뒤적이는 블량슈를 보며 눈을 반짝반짝인다. 고개를 기웃기웃하는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하다. )

>>748 레인
( 마법소녀는 사랑과 희망의 상징일 텐데. 그럼에도, 이렇게 부정적인 개념들을 마주하는 것에도 아무렇지 않았다. 아니, 정말로 아무렇지 않았을까? 모르겠어. 이건 정말로 내가 마법소녀여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 아니야, 나도 망설여. 언제나 망설이고 있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망설이지 않아. 게다가 다른 사람들이 망설이고 괴로워하는 것이 보이면, 나는 더 망설이지 않을 거야. ( 그 말을 증명하듯, 웃는 얼굴은 흔들리지 않는다. 검고 차가운 팔. 기괴한 그것은, 결코 사람이라 느껴지지는 않는 것이었지만, 맞잡고 있는 손 역시 절대 놓지 않는다. 반대로, 너무나 사람처럼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를, 너에게. ) 마법소녀에게 자신은 없으니까. 다른 이들만이 있을 뿐이야. 그러니까, 나는 다른 사람들을 챙겨줄 거야. 거기에는 말했듯이, 레인도 포함이야. ( 여전히 정확하게 레인의 눈을 응시하는 얼굴은 미소를 짓고 있다 못해 평온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마치 혼자 다른 공간 속에 있는 것처럼. 그것은 정말로 마법소녀의 모습이 맞을까? 이렇게나 부정적인 것들을 마주보고, 분명히 느끼고 있을텐데도, 무너지지 않는다. 아니, 무너지지 못하는 것일까? 마법소녀였으니까. ) 모든 부정된 개념을 품어주는 것이 너에게 주어진 역할... ( 레인의 말을 따라한다. 레인의 말들을 듣는다. 흐릿하게 보였던 사람의 실루엣에서 나온 팔들은, 주변을 감싸다 안개가 되어 사라졌을까. 네가 눈을 감았다 뜨면, 이 세상도, 일그러졌던 너의 모습도 원래대로 돌아왔을까. 레인의 머리 위에 남아있는 둥근 고리의 흔적을 응시한다. 환상과 실제 사이의, 본질. ) 그건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야, 레인. 그것은 너에게 달렸으니까. 네가 부정하든, 부정하지 않든, 나는 변함 없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너를 대할거야. 나는, 너를 믿겠다고 약속 했으니까. 너는 다른 사람들을 너의 의지로 해치지 않을 거라 믿고 있으니까. ( 하고 말하는 웃는 얼굴은, 말했듯이 정말로 평소와도 같다. 레인의 모습이 변하든, 변하지 않든 그 본질을 바라보려 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천천히 손을 뻗어, 둥근 고리의 흔적을 쓰다듬듯 만져주려 하며 ) 그러니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줘, 레인. 그것이 다른 존재들을 일부러 해치는 것이 아닌 한, 나는 너를 긍정할테니까. ( 다른 존재들에 과연 본인은 포함이었을까. 해맑게 웃는 따뜻한 연보라색 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

>>751 헤르베라
아니야! 괜찮아- 나야말로 못 알아채서 미안. 너무 집중하고 있었나봐. 이것도 미안해.. 나쁜 악당이 습격하는 줄 알았어. ( 여전히 웃는 얼굴로 들고 있는 마법봉을 내려다 보며 사과한다. 정말로 웃고 있었을까? 바늘이 박혀 피가 흐르는 손가락은 보이지도 않는 것처럼 ) 응-!♫ 우리는, 다시 만났어. ( 고개를 끄덕이며 맑게 웃는다. 인형을 살린다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는다. 다시 만났다, 는 말에 말을 아끼는 헤르베라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내가 말을 잘못한 걸까? 나, 기억 잘 하는데. 잘못 기억한 걸까? 연보라색 눈이 본질을 바라보듯 앞으로 돌아 나오는 헤르베라를 응시한다. ) 나와 접했던 상대 전부를 잊어? ( 헤르베라의 말을 따라한다. 그래서였구나. 네가 그렇게 이름을 말하지 않으려는 건. 놀란 얼굴은 금세 다시 평소의 웃는 얼굴이 된다. 덕분에, 너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으니 ) 응! 듣고 싶어-♫ 네가 잊어버려도 괜찮아! 네가 잊어버린 만큼, 내가 기억할테니까. 매일매일 너를 만날 때마다, 새롭게 다시 반가울 거야. ( 본인을 잊어버린다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은걸까. 천천히 바늘을 빼낸다. ) 근데, 네가 말해주기 싫다면 안 들려줘도 괜찮아-♫ ( 얼굴이 보이지 않는 헤르베라를 올려다보면서 환하게 웃었던가. 헤르베라를 배려하는 것일까 )

>>753 오베스
앗-! 그렇구나! 미안! 그럼 조심할게! 혹시 탈골이 되어도, 내가 다시 맞춰줄테니까 걱정 마! ( 깜짝 놀라다가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고는, 붕붕 흔들었던 손은 아주 살살 위 아래로 흔들었을까. 아기를 대하는 것처럼 힘을 다 빼고 매우 조심스럽게 악수한다. 매우 집중하는 표정이다! ) 아하핫-♫ 이 모습은 고정이라 그래- 그리고 정확하게는, 변신이야! 마법소녀로 변신한 모습이 바로 이거인 거지이- ( 볼이 약하게 찝혀서 말과 발음이 새어나가도 해맑기만 하다. 진짜임을 증명하듯, 말랑하고 따뜻한 볼이 오베스가 찝는대로 살짝 늘어났을까. ) 응-! 나도 잘 부탁해-♫ ( 종종 보게 될 운명이라면, 다시 볼 수 있을테니. ) 오베스는 이곳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곳이 어디야? ( 흔적만이 남아있는 도시의 유적. 첫 탐험을 만나듯, 반짝반짝이는 연보라색 눈이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

>>760 빌리테
( 마법봉을 길게 늘려 빗자루처럼 타고서 인형과 함께 하늘을 날고 있었을까. 불어오는 바람이 인도해주는 것만 같은 길을 따라가면, 외딴 묘비가 있는 언덕이 나온다. 그리고 그 앞에 있는 익숙한 얼굴.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려 했지만, 추모라도 하는 것처럼 숙연한 분위기를 눈치채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앉는다. ) 글쎄- 빌리테도 모르는 묘비야? ( 빌리테의 옆으로 다가가며 고개를 갸웃한다. 아는 묘비가 아니었던 걸까. 쪼그려 앉아서, 손을 뻗어 십자가 모양의 나뭇가지를 조심스럽게 만져본다. ) ....빌리테는 누구의 묘비라고 생각해? ( 다시, 생뚱맞은 질문을 되물어본다. )

>>762 모로우
( 멍하니 있다 퍼뜩 정신을 차리면 또 새로운 곳이다. 인형을 품에 안고서 주변을 둘러보면, 숲이다. 바다에 이어 이제는 숲인 걸까. 혼잣말을 하며 걸어가다 보면, 제일 그늘진 나무 밑에 앉아있는 모로우를 발견한다. ) 앗-! 안녕, 모로우-♫ ( 다시 만날 운명이었던 걸까. 아는 얼굴을 만나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다가 ) 어라-? 고양이! ( 가까이 다가가니 모로우의 무릎에 있는 고양이가 보인다. 바로 모로우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쓰다듬고 싶어 하는 것이 확실한, 반짝반짝한 눈으로 고양이를 바라보며 ) 귀여워-! 귀여워-!♫ 모로우의 친구야? 모로우는 유일하게 좋아하는 동물이 새라고 하지 않았어? ( 정확히 기억한다. 여전히 고양이 인형을 안은 채, 고개를 들어 웃는 얼굴로 모로우를 보며 갸웃한다. 모로우에게는 미안하지만, 고양이가 또 늘어나버렸다. )

>>765 리겔
아하핫-♫ 알았어! ( 리겔의 거부의 손짓을 보고도 해맑기만 하다. 시선을 마주하지 않는 것도 익숙한지, 계속 즐거운 발걸음으로 리겔을 종종종 쫓아간다. 그러면서도 달라진 길을 기억하듯 고개를 돌려 확인하기도 했을까. 지름길, 인 건가? ) 아하핫- 그래도, 역시 리겔도 웃게 해주고 싶은 걸? 그럴 일은 없을지라도, 나는 너를 위해 노력하고 싶어. 그러니까 내가 힘낼게-♫ 나는 마법소녀니까! ( 이유가 되는 듯,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거짓은 전혀 없어보인다. 그 이유에도, 그 목표에도. ) ( 리겔이 멈추어서서 몸을 돌리면, 따라서 멈추어서서 리겔을 바라본다. 노란빛 눈동자. 훑어보듯 움직이는 그 눈동자를 빛이 맴도는 연보라색 눈동자로 마주보다가 ) 미안하지만, 그건 내가 대답해줄 수 있는 질문이 아니야. 그건 리겔에게 달렸는 걸? ( 하고, 방긋 웃었을까. ) 리겔이 나와의 관계에 의미를 가져주든, 가져주지 않든, 관계를 받아들여주든, 그러지 않든, 나는 괜찮아. 나에게 이미 너와의 관계는 의미가 생겼고, 앞으로도 나는 너를 변함 없이 대할테니까. 너를, 믿을 거니까. ( 믿음은, 하나다. 그러니까 나는 괜찮아. ) 그러니까 리겔은 리겔이 하고 싶은대로 해줘도 돼! ( " 나는 바보라서 어리석은 소리는 내 전문이거든-!♫ " 하고 외치는 얼굴은, 정말로 바보 같아보일 정도로 해맑았을까 )

# 괜찮아~ 그 점이 매력인 겁니당 !
# gg 치는 리겔이도 귀여워.... 리카 밀어붙힙니다 !

>>766 바벨
아하핫-♫ 바벨, 단호해! ( 물론 정말로 입힐 생각은 없었겠지만. 그래도 억지로 웃고 있는 바벨이 정말로 웃을 수 있기를 바라는 건 진심이었다. ) 친구 사이니까 더 그러는 거야. 그리고 나보다는 바벨이 더 걱정된다, 뭐-! ( 너는, 신을 죽이겠다는 목표까지 있었으니. 그래도 머리를 살짝 부빗거리는 바벨에게서 귀여운 강아지를 떠올리고 즐겁게 웃었을까. 바벨의 머리를 더 쓰다듬어 주다가 ) .......바벨이 원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잖아. ( 졌다는 듯 웃는다. 이런 작은 것들이 모여서 너의 발목을 붙잡을지도 모르는데. 단호함이 깃든 밝은 금안을 빤히 마주보다가 ) 그래도, 나도 같이 짊어질 거야, 바벨. 알겠지? 이건 내가 원하는 바야. ( 방긋 웃으며 손을 뻗어 장난치듯 바벨의 눈가를 손가락으로 톡 건드렸을까 ) 으-음.... 알았어! 그럼, 나중에 바벨이 심심할 때나 도움이 필요할 때, 아니면 다시 만나고 싶을 때, 나를 불러줘. 내가 바벨이 있는 곳으로 바로 날아갈게!♫ ( 주먹 쥔 양손을 붕붕 흔들며 밝게 외친다. 네가 어디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불러준다면, 다시 만날 운명이라면, 또다른 공간이 나를 너에게 데려갈테니 ) 앗- 그런가? 그럼- 잘생기고 멋지다! 응! 바벨한테는 이쪽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 멋있어! (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얼굴로 해맑게 웃다가 ) 그럼, 다음에는 바벨 옷 보러가자! 재밌겠다-♫ ( 자연스럽게 본인의 옷은 쏙 빼버린다. ) 으-응..! ( 바벨이 자세를 잡아주는대로 끌어안겨져 바벨에게 기대보아도, 여전히 긴장한 듯 얼음처럼 굳어있다. 어쩌면 몸이 약간 떨렸을지도. 그래도 그렇게 천천히 바다를 유영하고 있자 굳었던 몸도 조금씩 힘이 풀려갔을까. 바다를 빤히 응시하다가 웃음 섞인 질문이 들려오면, 바벨을 돌아본다. ) 신기해!♫ 하늘과 닮았는데, 하늘과는 다르게 주변이 가득 찼어. 그리고 푸른색이 너무 예뻐. 햇빛이 반사되는 것도 아름다워! 그리고, 무서워. ..어라? 그런가? ( 처음 감정을 배우는 것처럼 반짝반짝이는 눈으로 즐겁게 종알종알거리다, 고개를 갸웃한다. 무섭다는 말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무자각적으로 바벨의 옷자락을 쉽게 놓지도 못하고 있지만 ) 바다는 가라앉는다고 하던데, 물 위에 떠있는 것도 신기해- ( 깊은 바다로 가라앉으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고 했는데. 그래도 몸이 저절로 뜰 거라는 바벨의 말을 믿고, 조심스레 옷자락을 놓고 손으로 물결을 조금 저어보았을까 )

>>776 이바
........그렇구나. 이바가 그렇다면, 나는 그런 이바를 믿을게. 그리고 말해줄게. 이바, 네가 나를 보고 있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절대로 꿈이 아니야. 네가 나를 만날 때마다, 내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것만큼은 확신해도 괜찮아. 나는 절대로 너에게 왜곡된 환영이나 꿈으로는 나타나지 않을 테니까. ( 언제나 변함 없이, 이렇게 웃으며 너를 마주볼 테니까. 내가 괜찮은 것처럼, 너도 괜찮다. 정말이었을까? 아니, 나는 모르더라도, 너는 아닌 것 같아. 그런데도 너는 나를 위해주려고 하고 있어. 그래서, 나는 너보다도 더 너를 위할 거야. 선한 너를 위해, 상냥한 내 친구를 위해. ) 이바는 너의 슬픔을 잘 알고 있지. 그러니까 나는 네가 나눠주는 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가, 다시 네가 필요할 때 건네줄게. 슬픔을 알고 있는 자만이 진정한 위로를 받을 수 있듯이. ( 하고, 중얼거리는 모습은 기도와도 같다. 눈을 감고 웃는다. 그러니, 그러한 위로와 치유를 받아야 하는 것은 바로 너야, 이바. 너는 네가 슬프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나는, 슬프지 않아. 아니, 이게 슬픈 걸까? 미안, 모르겠어. 그러니, 나는 위로를 받을 수 없어. 대신 나는 너를 위로할게. 나의 슬픔은 몰라도, 너의 슬픔은 느껴지니까. ) 나야말로 고마워, 이바. ( 이바가 꼭 안아주자 함께 꼭 안아주며 환하게 웃는다. 상냥하고 마음 여린, 나의 친구. 저주에서 해방될 수 있는 죽음이 그 누구보다도 간절한 너임에도, 나에게 같이 죽자고 해준 친구. 그런 너라면 분명 나를 죽여주겠다, 생각하고 있겠지. 그런데 미안, 이바. 나한테는 죽음도 사치야. 나는, 마법소녀니까. 아직 너처럼 슬퍼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도움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러니 나는 죽을 수 없어. 모두를 구할 수 있을 때까지. 그리고, 만약 이것이 내가 스스로 바래서 선택한 저주라면, 그럼에도 너는 나를 죽여주겠다, 생각할까. ) ( 그러니 미안. 죽음은, 가장 간절히 바라는 너에게 선물해줄게. 네가 저주에서 해방되어 자유와 행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여전히 웃는 얼굴로 이바의 등을 토닥여준다.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 모리 꽃을 내려다 본다. 그리고 이바를 따라, 느릿하게 눈을 감는다. )

# 막레 ! 덕분에 재밌었어~ 고마워~

779 리겔 (RoBAiBPOFg)

2022-07-21 (거의 끝나감) 21:45:17

>>778 리카

(당신에게 뒷모습을 보인 상태로 여우는 계속 걸음을 내딛었다. 여우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무릎 언저리까지 올라올만큼 자란 수풀 사이로 새끼 여우들이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숲 전체에 새끼 여우들이 퍼져 있는 느낌이였을까.
새끼 여우들이 그렇게 하나 둘씩, 나타날 때마다 여우가 뭔가를 지시하듯 한손을 움직였고 그 손짓에 새끼 여우들은 각각 방향을 틀어서 사라졌다. 그래도 여우는 속도를 늦추지는 않았다.) 스스로를 위해 노력하지 못하면서 남을 위해 노력하는 것만큼 어리석고 어린 생각은 없어. 또는- 오만한 생각이지. (걸음을 멈춘 여우의 노란빛 눈동자가 연보라색 눈동자와 마주했음에도 여우는 계속해서 금새 시선을 거두고 돌려버렸던 것과 달리 제법 오래도록 응시하고 있었다. 문득, 여우가 입을 열었다.) 너, 몇살이나 됐지? 기억하고 있는 나이를 말해도 좋고. (당신으로서는 뜬금없는 질문일까. 여우는 질문을 던져놓은 뒤 자신의 뒤쪽으로 보이는 숲길을 손짓으로 가리켜보였다.) 이 숲길을 따라서 걷도록 해. 네 걸음으로 십여분 걸으면 민가가 나올거다.

780 빌리테 (KJZgunxVrw)

2022-07-21 (거의 끝나감) 21:57:32

>>778
이름도 적혀있지 않고, 언제 죽었는지도 적혀있지 않아요. 어쩌면 애초에 사람의 것이 아닐지도 모르죠. (여자는 당신을 발견하고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언제 슬퍼했다는 듯-애초에 슬퍼하긴 했나?- 밝아보이는 얼굴이다. 십자가를 만지는 당신의 모습을 가만히 보며 답한다.) 글쎄요. 아는 바가 없으니 지어내기밖에 더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적어도 이렇게 무덤 만들어줄 사람이 곁에 있었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하네요. (여자가 작게 덧붙였다.) 의미있는 삶이었을 거예요. 누군가 죽음을 기억해줄테니.

781 블량슈 (BVl8uxS8zY)

2022-07-21 (거의 끝나감) 22:13:03

>>778 리카
괜찮아- 이 친구라면 리카도 반갑게 여겼을테니까- (어딘가 씁쓸한 눈길로 무덤을 바라보고는 다시 당신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가야할 곳으로 간다면 가끔 다치는 상황도 있는거 아니야-?(그 존재는 걱정스러운듯 당신을 쳐다본다. 다치는게 보고싶지 않은 것일까)
원레 주려던 것에 더 더해서 줘야겠네..그럼 이거랑 ..(소매 속에서 건네려다 뭔가 더하는듯 시간이 더 걸리더니)
자 여기, 선물이야-(그 존재는 사진과 같은 목걸이를 건넨다 그리고 그 뒤에 이어서)
그리고 이건 다치지 말라고 내 소중한 친구에게 주는 선물-(엘릭서라고 적힌 포션 5개, 시중에 팔면 가격이 꽤 나간다고 알려진 물품이다)
소중히 여겨줘-내 분신-?이라고 생각해도 좋으니까-

782 테이얀 (k/wQkSPAxo)

2022-07-21 (거의 끝나감) 22:21:34

>>772 블량슈

원래부터 평화로운 삶과는 거리가 멀다네. 먼 과거에도, 가까운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말일세. (평화, 자신의 삶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단어라고 생각하며 실소를 지은 그는 상대의 말에 대답했다.) 내 목적은 이미 타의에 의해 정해져있다네. 모든 것을 보고 듣고 기억하고 기록해라. 다만 그 범위가 넓을뿐이지. 신들이란 참 특이한 양반들이라서 말이야. (이 대화도 모두 듣고 있겠지만 그들은 신성모독이니 뭐니 그런 이유로 천벌 같은걸 내린적이 없다. 아마도 그의 삶이 천벌과 같아서일까.) 그런 사소한 것들이 스쳐지나가는 것이 삶이겠지. 때때로 묵직한 것들도 지나가고 말이야. (그러다 상대의 미소에 자신도 빙그레 웃어주며 말했다.) 의외로군. 그런 말을 해줄지는 몰랐는데 말이야. 하지만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도록하지. (정중하게 인사한 그는 덧붙였다.) 자네도 웃는게 더 아름답군 그래.

>>773 빌리테

추측과 상상 중에 의외의 진실이 있을지 모르지. 그 진실을 위해서 상상을 하는 것일수도 있다네. (상대의 말에 그는 옅은 미소와 함께 말했다. 사소한 말이라도 쉽게 넘어가지 않는 것을 보면 논쟁을 즐기는지도 모른다.) 무덤이 있다는 것은 누군가 묻어주었다는 얘기겠지. 이렇게 조그마한 무덤이라도 가진 사람보다 땅바닥에서 스러져간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자네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네. (그러다 이어진 상대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런이런, 죽을 생각을 하는겐가? 이젠 맘대로 죽지도 못하는 삶을 살아가는 자가 아닌가?

783 빌리테 (KJZgunxVrw)

2022-07-21 (거의 끝나감) 23:04:12

>782 테이얀
(여자는 당신이 학자 타입이 아닐까 멋대로 추측했다. 자신은 진실과 거짓을 구태여 탐구하기 위해 힘쓰지 않게 된지 오래 되었다.) 진실과 거짓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오랜 시간을 깡통처럼 지내왔지만, 사실 여자도 안다.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건 무척이나 중요하다. 인간이라면 무엇이든 탐구하고 생각할 의무가... 이렇게 논쟁을 이어나가는 까닭은 그저 심사가 엉클렸기 때문일까?) 천치처럼 사는 것도 좋은데 말이에요. (그러면서도, 여자는 당신의 대답을 은근히 기대하는 것이었다. 어쩌면 제 교본이 될 수도 있을 대답이다.) 저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말씀하시는군요. (누군가 제 인생을 허락없이 평가하고 재단하는 것이 익숙했기에 절 안다는 사실 자체가 불쾌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마음대로 죽지도 못한다는 말은 마음에 걸려서...) 그렇지만 제게 죽을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죠. (거의 불가능한 걸 알면서도 그리 답했다.) 그러면 그쪽은. 그쪽께서는 어디 죽음마저 마음대로 결정하실 수 있으신가요? (묻는 말투가 날카로웠다.)

784 테이얀 (k/wQkSPAxo)

2022-07-21 (거의 끝나감) 23:15:09

>>783 빌리테

진실과 거짓은 중요하면서도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네. 사실 사람은 자신이 믿고싶은 것을 진실로 여기고 그렇지 않은 것을 거짓으로 여기니까 말일세. 그렇게 다수가 그렇다고 여기는 것이 진실이 되는 것이고. (어찌보면 궤변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는 별거 아닌듯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렇기에 천치처럼 살아가도 이 세상은 생각보다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이지. 하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걸세. 인간은 자신과 다르다고 생각된다면 그 적의를 한없이 크게 가져가는 존재이기 때문이야. (웃으면서 얘기한 그는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끼리는 통하는게 있다고 하지. 죽음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냐고? 물론 대부분의 죽음은 내가 결정할 수 있지. 저기 지나가는 상인의 심장을 내가 꿰뚫어주는 것만으로도 그의 죽음은 내가 결정할 수 있다네. 허나 그러한 나도 내 자신의 죽음은 어찌할 수 없지. 그리고 내가 느끼기엔 자네도 그러한 것 같고.

785 루이스 (MqFTwUNOWM)

2022-07-21 (거의 끝나감) 23:18:42

시시하구나. (휘황찬란한 마차에서 내린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울창한 숲의 생명력과 반대되는 차가운 표정으로.) 이게 이 나라의 전부인가? 그렇다면 내 것으로 만들어도 문제가 없겠구나. 그렇지 않느냐. (그녀는 마부에게 말을 건다. 마부는 예, 폐하 하고 대답하지만, 그녀는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마부를 순식간에 허리춤의 칼로 베었다. 단 한방울의 피도 튀지 않게끔, 정확하게 계산된 검격이었다. 칼을 휘둘러 피를 털어낸 그녀는 다시금 시선을 도시로 돌린다.) 저 거리는 전부 부수고, 광장에는 내 신상을 세워야겠구나. 전쟁이다. 나 혼자서도 충분하겠지. 그래, 불을 지르는게 좋겠어. 아름답겠군.

# 난입~~~~~~~~~~~~~~~~~~~~ 쫌 공격적일수도 있음 ㅠ 편하게 이어줘!!!!!!!!!

786 테이얀 (k/wQkSPAxo)

2022-07-21 (거의 끝나감) 23:21:39

>>785 오, 이런 전쟁은 좋지 않다네. 단기간에 너무 많은 것이 바뀌어버리니까 말일세. (튀어버린 핏자국을 볼에서 닦아내며 그가 말했다.) 소문으로는 미친 여제가 등장했다는데 당신인가보구만. 언젠가 한번 보러가려고 했는데 운이 좋았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어깨의 까마귀를 만지던 그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광장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전에 내가 한번 시도했던 일을 그대로 하는 모양이구만 그래. 힘든 일이 될텐데.

787 스텔라타 (MFi.uj8vtw)

2022-07-21 (거의 끝나감) 23:24:27

>>638 리카
네, 리카. (언제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게 아니더라도 심심할 때 불러도 괜찮다면서 이름을 기억하냐 묻는 네게, 네 이름으로 답한다.) 그렇다면, 그런걸로 해요. 네? 저에게, 어디에? (그렇게 의문을 표하던 차에 네가 거울처럼 변형시킨 마법봉으로 보여준 제 얼굴을 보며, 자신의 입꼬리에 살짝 손을 가져다 댄다.) 이건, 리카의 마법이라고 할까요. 마법, 대단한 거네요.

>>644 바벨
그런 걸까요. 그렇담 더 묻지 않을게요. (네가 곤란한 듯 보이자 그 정도의 눈치는 있다는 듯이 입을 다문다. 아무래도 더 이상의 질문은 널 난처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겠지. 쑥맥이 뭘까 궁금하긴 했지만.) 그렇담 행복은, 정말 대단한 거네요. 어떤 것에도 행복이 함께 있는 게 아니라면... 아무 것도 없어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국은 마음가짐에 달렸다는 이야기였을까, 아니면 그저 단순히 한 명제를 뒤집었을 뿐일까. 표정을 봐서는 좀체 읽을 수가 없으니, 전자라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울지도 모르겠다.) 그럴지도요, 그 때가 되면, 신이 훨씬 나약하겠지만요. (불멸이라는 권능을 잃은 신이 불멸이라는 저주를 받은 피조물을 보고 견뎌낼 수 있을까, 그 모든 것을 버틸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언젠가는, 그런 일이 생길지도 몰라요. 이 시간이 계속되는 한은. (필멸의 감각으로 불멸의 삶을 사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무기력하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닐까, 필멸자였을 그 때처럼, 내일은 이런 일이, 그 내일은 저런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 게 아닐까.)

>>645 마논
신의 사자는 물론이고, 신님 조차도 본 적이 없거든요. 어떤 이야기도, 들은 게 없구요. 마논, 다른 신의 사자도 마논과 비슷한가요? (네 표정과 화염을 보며 조금 움츠러들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그런가요? 마논은 커다랗군요. 저보다도. (그렇게 자그마한 체구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네 말에 고갤 끄덕이다가, 네가 머리를 쓰다듬자 그 손 쪽으로 살짝 시선을 돌렸다가, 고통과 미련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고개를 잡아 돌리자 순순히 앞으로 고개를 돌린다. 네 살가운 손길이 느껴지고 잠자코 네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런 거였군요, 상냥하네요, 마논. 결국은 행복하길, 바라는 거군요. (행복, 축복, 좋은 울림이라고 생각하면서, 머리에 느껴지는 감각에 눈만 또록, 굴린다.) 뭔가, 하고 계신가요, 마논?

>>687 나하르
이유가, 없는 거군요. (이유 없는 욕망이라. 하기사 그렇게 파고 들면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욕망하는 이유가 뭘까. 그렇다면 그 이유의 이유를, 계속해서 소급해 나가게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런 말은 의미가 없을까. 정말 그런 걸까, 네가 다가오자 살짝 고갤 기울이고 눈을 찡그린다. 네 모습이 일렁이는 듯 했으니까.) 당신을 베는 게, 선의 온전한 승리인가요? 그건, 어째서죠? 당신을 벤 사람은, 선인이 맞으려나요.

#세상에서 제일 느린...흑

788 루이스 (MqFTwUNOWM)

2022-07-21 (거의 끝나감) 23:25:50

>>786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 쪽을 바라본다. 기분이 다소 언짢은듯, 춤추는 불꽃을 닮은 눈동자로 당신을 가만히 응시한다.) 미친 여제라. 그건 나를 칭하는 말인게냐? 거기엔 두 가지 잘못된 사실과 네놈이 간과한 것이 하나 있지. 첫번째로는 나는 황제라는것. 두번째로는 등장한지 좀 오래되었다는것. 천년하고도 아홉해가 흘렀으니.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는 순식간에 당신을 향해 검을 던진다. 제법 빠른 속도였다.) 감히 내 앞에서 입을 함부로 놀리면 안된다는것. (당신의 말에는 의문을 표하며.) 네겐 힘들겠지만 내겐 별로 힘들지 않더구나. 어린 아이의 모래성을 부수듯 간단한 일이었거늘.

#테얀주도 다른사람들도 기분나쁜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조~~~~~~~

789 테이얀 (QIKHc9nvi6)

2022-07-21 (거의 끝나감) 23:35:50

>>788 루이스

호칭에 예민하신가 보구만. 그리고 천년에 아홉해면 비교적 최근이 아니던가? (웃으면서 얘기하던 그는 날아오는 검을 피하지도 않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검은 그의 바로 앞에서 궤도가 틀어져 다른 곳으로 날아가 박힌다.) 꽤나 위협적이긴 했지만 이 정도론 어림도 없다네. 물론 자네의 힘이 이 정도가 아니라는 것도 대략 짐작은 가능하지만 말이지 ... (상대의 의문스러운 표정에 간만에 재밌다는듯 앞머리를 쓸어올린 그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중간계의 모든 인간을 쓸어버리는건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 한동안 해보다가 결국 포기해렸다네. (언제 그랬냐는듯 온화한 목소리로 얘기한 그는 날아간 칼을 손으로 가져와 상대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비싸보이니 소중히 여기는게 좋아보이는구만.

790 리겔 (RoBAiBPOFg)

2022-07-21 (거의 끝나감) 23:38:51

>>785 루이스
시끄럽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또 뭐야? 하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당신을 한번, 그리고 피가 튄 곳을 한번 바라보던 여우가 손가락으로 딱, 하는 소리를 내보였다. 피가 튀어 있는 곳에서 발화한 불꽃은 주변으로는 번지지 않은 채 딱 그 자리에 있는 피만 증발시키는 것처럼 움직였다. 여우는 팔짱을 끼고 그제서야 당신의 말을 들었는지 당신에게 시선을 준다.)

791 루이스 (MqFTwUNOWM)

2022-07-21 (거의 끝나감) 23:47:52

>>789 테이얀
(그녀는 당신의 말에 깨달았다는듯, 작은 소리로 웃었다. 이제서야 당신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했다는듯한 오만함이 배어나오는 소리였다.) 아, 자네 불멸자였나? 이제서야 알아보았군. 그도 그럴것이, 네놈또한 벌레의 얼굴을 구분할수 없지 않느냐? (자신의 검을 튕겨내는것을 보고는 재미있다는듯 당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당신이 앞머리를 쓸어올리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호오, 하는 소리를 내었다.) 당연히 쉽지 않겠지. 개미가 어찌 모든 개미굴을 부술수 있겠느냐. 허나 나는 다르단다. 짐은 신이니까. (그리고 당신이 칼을 손으로 가져와 내게 건네주자, 의아한듯 바라본다.)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느냐? 머리를 조아리라는 뜻이었느니라. 불멸자라는건 단순히 죽지 않는 것 뿐, 차라리 죽여달라고 빌 정도로 고통스럽게 해줄수 있단다. 한번만 자비를 베풀어주지. (그녀는 검째로 당신을 걷어차려 발을 뻗었다. 우아한 선이 아름다운 곡선을 그린다.) 아, 거짓말이었네. (작은 소리로, 눈을 접어 웃었다.)

792 빌리테 (KJZgunxVrw)

2022-07-21 (거의 끝나감) 23:51:46

>>784 테이얀
아니에요! (여자는 던호하게 대답했다. 본인 스스로도 왜 이런 답을 했는지 감히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건, 여자는 당신에게서 명확하고 납득갈만한 말을 기대했었다는 점이었다. '진실을 추구하는 건 인간으로서 당연한 도리다.'따위의 옛 성현들이나 할 법한 말들을...) ...아니에요. 인간은 탐구하는 존재잖아요. 그 상태를 안주해서는 결단코... (목소리가 형편없이 작아졌다. 아는 바가 없고, 줏대랄 것도 없어서 이렇다. 제가 뭘 원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혼란스러워하던 얼굴이 고장난 듯 표정을 잃는다. 평온을 되찾은 여자는 고민하기를 그만둔 모양이다.) 당신께서도 불멸자인가보지요. (...)(사실 어느정도 예상했다. 자연스럽게 불멸을 입에 담는 자들 대다수는 죽지 못하는 자들이었다. 그리 생각하자 여자의 태도가 누그러져서는) 죽음을 바라는 건 아니에요. 다만, 제 인생의 결말정도는 제가 정해도 좋지 않나 싶어서. (지금껏 그래오지 못했지 않는가.) 당신께서도 그럴듯한 결말을 꿈꿔온 적 있지 않나요.

>>785 루이스
(눈 앞에 사람이 죽었는데, 여자는 외려 이 상황이 익숙하다. 코 점막을 자극하는 피비린내도, 갓 죽어 떨어대는 시체의 발악도... 그러나 항상 그랬듯 몸을 조아리는 대신) 그렇게 되면 도시에 남은 사람이 없을텐데요. (하며 말을 걸어보는 것이었다. 당신의 행동에서 제 주인을 그려본다. 그러나 제 주인과 필연 다른지라, 남는 건 근원 모를 불쾌감이요, 스스로에 대한 자소뿐이다.) 모든 도시를 불태우고, 모든 사람을 굴복시킨 다음에는 무엇을 할 생각이신가요? (여자는 진실로 그게 궁금한 것처럼 보였다.) 무료해서 어쩌시려고요? (여자는 그린듯한 미소를 지었다.)

793 헤르베라 (1l7Qfc0Ecw)

2022-07-21 (거의 끝나감) 23:53:20

>>785 루이스
(그녀는 느닷없이 나타났다. 아무런 전조도 기척도 없이 마치 안개가 형상을 이룬 것처럼 소리 없이 나타나 그 앞을 가로막았다.) 워, 워워! 거 뉘신지 모르겠지만 진정 좀 하시게! 이런 곳에서 그렇게 기세를 떨쳐대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다 느껴져 버린다네? (그녀는 금방이라도 저 앞의 도시를 뭉개버릴 기세의 존재를 앞에 두고도 느긋하게- 침착하게- 달래려 했다.) 뭐가 그리 심통이 났는가, 그대여. 응? 내 어떤 불만이라도 들어줄테니 그 흉흉함은 잠시 내려놓는게 어떻겠나? 우리 원만한 대화를 위한 술이며 다과며 내 얼마든지 준비할 수 있으니! (말투는 대금하지만 태도는 전혀 아닌, 되려 여유 넘치는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허허벌판에 고급진 테이블과 의자가 나타났다.) 자, 그 흉흉한 기세는 내려놓고 여기 앉으시게. 그대쯤 되는 이라면 분명 그 기분도 분명 말로써 풀어낼수 있을게야. 그렇지? (그녀는 친히 의자 하나를 빼내어 상대에게 앉는 걸 권했다.)

794 루이스 (MqFTwUNOWM)

2022-07-21 (거의 끝나감) 23:55:33

>>790 리겔
(그녀는 당신의 귀와, 세개쯤 되어보이는 꼬리를 바라본다. 그러다 당신이 제게로 시선을 돌리자, 인상을 찌푸린다.) 짐승의 냄새가 여기까지 진동하는구나. (왼손을 입과 코에 가져다대며 당신을 향해 오른손을 뻗는다. 그러자 손 끝에서 거센 불길이 일어난다.) 감히 짐승 주제에, 내 앞에서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있지 말거라. 인간도 아닌 하등한 잡종이 어느 안전이라고, 감히 짐의 앞에서 거만한 태도를 보이느냐. 마침 잘 됐군. 이 숲을 태울지, 내버려 둘지 고민했는데... 네 덕에 결심이 섰구나. 조금은 도움이 되는 구석도 있고, 장한 녀석이로다. (작게 웃으며 당신을 조롱한다. 옅은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795 루이스 (fGaw.AitoU)

2022-07-22 (불탄다..!) 00:07:27

>>792 빌리테
(낯선 여인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녀는 당신이 흥미로운듯 가만히 바라보았다.) 죽은 녀석들이 나약한 탓이지, 내 잘못은 아니지 않느냐? (그녀는 진실로 궁금한것처럼, 당신과 비슷하게 물었다.) 네놈은 꽤 쓸데없는걸 묻는구나. 도시에 남은 사람이 있는것도, 굴복시킨 이후의 일도 전부 내가 알 바가 아니거늘. 그리고, 무료할리가 있나. 재미있는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렇지, 이 세계를 내 손아귀에 넣고 나면 이번엔 신들과 싸워볼까. 그것 또한 재밌겠구나. (그녀는 미래의 일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것같았다. 물 위에 옅게 흩뿌려진 물감처럼 추상적인 계획임에도, 그녀는 그것이 재미있는것 같았다.)

>>793 헤르베라
(자신의 앞에 안개가 형상을 이룬것처럼, 갑자기 나타나 앞을 가로막자, 붉은 눈동자로 당신을 가만히 응시했다. 먹잇감을 덮치기 직전의 맹수처럼.) 뭐가 그리 심통이 났느냐고? 나는 전혀 화나지 않았다네. 그러나, 두가지 이유로 지금 화가 났지. 첫번째로는 네놈이 감히 내 앞을 막아섰다는것이고, 두번째로는 그대의 무례한 언행탓일세. (그녀는 허리춤의 칼로 빠르게 손을 뻗었다. 그러나 당신이 손가락을 튕겨 고급스러운 테이블과 의자를 만들어내자 칼자루에 손을 얹은것에 그쳤다. 그녀는 술과 다과를 준비한다는 당신의 말에 흥미가 생긴 모양이었다.) 목숨을 앗아가는건 언제나 할 수 있지만, 네놈이 준비할 술과 다과가 어떤것일지. 오히려 내 화를 더 돋굴것일까. 아니면, 아주 낮은 확률로 벌어질 일이겠지만... 내가 네놈에게 자비를 베풀 수 있는 것일지는, 지금 네놈을 죽이지 않아야 알 수 있는 일이겠지. 그러니 한번 바쳐보거라. (그녀는 천천히, 그러면서도 고풍스럽고 기품있게 빼어진 의자에 앉았다. 이것 또한 하나의 여흥이라고 생각하는것일까.)

796 리겔 (seQM9avsX6)

2022-07-22 (불탄다..!) 00:27:09

>>794 루이스

(당신을 바라보고 있던 여우가 당신의 행동에 쫑긋한 한쌍의 귀를 양옆으로 기울였고 날카로운 손톱이 있는 손으로 제 턱을 쓸어내다가 짧게 냉소를 터트렸다.) 남의 영역에 함부로 구둣발을 들이밀고 들어와서 피냄새를 풍겨대는 너보다야 짐승 냄새를 풍겨내는 내쪽이 낫다고 보는데 말이야. (당신이 불꽃을 일으키는 걸 보고도 여우는 눈썹 하나 까딱이지 않은 채로 당신을 바라보다가 비슷하지만, 푸른빛을 띈 불꽃을 띈 불꽃을 띄워올렸다. 여우불이었다.) 태어난 이래 한번도 듣지 못한 단어야 그거. 최악이야. 그냥 조용히 대화를 권했다면 들어주기라도 했을텐데- (푸른색이던 여우의 불꽃이 어느순간 당신의 주변을 휘감는 것처럼 맴돌다가 순식간에 치솟아오르려 했을 것이다.)

797 루이스 (fGaw.AitoU)

2022-07-22 (불탄다..!) 00:41:39

>>796 리겔
(그녀가 짧게 냉소를 터트리자, 의아한듯 바라보았다.) 아아, 알았다. 두려움이 널 장악한 모양이로구나. 그렇다면 내가 친히 이해해줘야겠지. 이곳이 너의 영역이더냐? 그렇다면 이제부터 짐이 이곳을 갖겠다. 너무 슬퍼해하진 말거라. 어디론가 도망치는것까지는 허용해줄테니. 내가 두번째로 친히, 자비를 베풀어주는것이니라. (소리내어 작게 웃었다. 그녀가 푸른 빛을 띈 불꽃을 띄워올리며 말하자, 어느순간 제 주변을 휘감더니 순식간에 치솟아오른다.) 이런, 옷이 더러워지고 말았군. (거센 바람의 여풍이 공기를 감싼다. 거칠게 날뛰는 야생마처럼 한껏 휘몰아치다가, 이윽고 잠잠해진다. 흙먼지가 피어오르는게 기분이 나빴던듯, 그녀는 붉은 눈동자로 당신을 바라본다.) 네놈은 여전히 머리가 높구나. 대화를 권하는것은 약자고, 들어주는것은 강자니라. 우리중 누가 어느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느냐? 설마 짐이 약자일까? 그럴리가. 짐은 신이니라. 그것조차 알아보지 못하는게냐? (그리고 그녀는 천천히 당신에게로 한걸음씩 걸어간다. 일부러 속도를 늦춘듯, 느릿하면서 오만한 발걸음이었다.) 숲에 여우 한마리 들일까 생각했는데... 아쉽게 되었군. 그래, 이것이 내가 네놈에게 베풀어주는 세번째이자 마지막 자비니라. 도망가겠느냐? 아니면 용서를 구하고 이 숲에서 살아갈것이냐? (그녀의 연한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간다.) 미안하구나. 거짓말이었단다. 이미 너무 늦었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느냐? (가까워진 당신과의 거리에서 그녀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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