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49083> [All/반상L/판타지/일상] 불멸자들의 노래 :: 01 :: 1001

◆JEf0WNMuVY

2022-06-30 00:09:00 - 2022-08-05 16:50:31

0 ◆JEf0WNMuVY (yhBCvVViI.)

2022-06-30 (거의 끝나감) 00:09:00

죽음, 이 얼마나 달콤한 울림인가?
가난한 자에게 돈이 달콤한 울림이고
병약한 자에게 건강이 달콤한 울림이듯
가질수 없는 것은 언제나 그런 울림을 가지고 있다.
허나 동시에 깊은 절망감을 가졌기에
오늘도 나는 단지 소망한다.



시트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549082/recent

● 본 스레는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본 스레는 느긋하고 평화로우며 자유로운 스레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서사 쌓기, 전투, 개인 이벤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해도 좋습니다.

● 간략한 시트 작성 이후에는 언제든 난입하셔도 좋습니다.

696 헤르베라 (bdM9rMQywc)

2022-07-18 (모두 수고..) 17:55:42

>>690 바벨
(잠깐의 어색함은 있었어도 그녀는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그를 대했다. 정말 사는 낙이 없다며 우스개소리마냥 중얼거리고, 째릿한 시선은 왜 그려냐는 듯 어깨를 으쓱이고, 순진하게 물어오면 그 역시 뭐가 있었냐는 식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대답은 하지 않은 채로.) 음, 그대 머리가 어쩐지 손대기 딱 좋은 자리에 있어서 말이네. 지금 보니 새가 와서 살아도 되겠군? (그녀가 그렇게 만들어놓고 놀리더니 으하하 웃는다.) 엥, 저 정도 술을 아껴마실 생각이었더냐? 뭐하러 그러는가! 오기만 하면 얼마든지 더 내어줄 것을. 아, 오기 귀찮아서 그런 거라면 내 이해하겠네. 나도 가끔은 귀찮거든! (그에게 공감한다는 듯이 말하다가 가방 얘기에 발끈하는 모습이 또 웃음을 부른다. 그게 밑이 빠진게 아니면 뭐냐면서.) 그래. 자알 기억하고 있다가 다음에 내게 말하시게나. 다음이 또 있다면 말일세? (꼭 올 것처럼 말하는 그를 안 올 거라 생각하듯 그녀는 말했다. 진지함 1도 없이 가볍게.) 음. 덕분에 나도 즐거웠네. 잘 살펴 가시게나. (밝은 표정을 한 그와 달리 그녀는 끝까지 베일로 얼굴과 표정을 감춘 채 인사했다. 가는 중 잠깐 돌아본다면, 제법 멀어졌는데도 손을 흔드는 그녀가 있었을 것이다.)
//막레임다 수고하셨슴다

>>692 마논
이런, 범상치 않나 싶더니 신의 사자님이었나. 그대. (뜻밖의 정체였지만 그녀는 그러냐는 식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받은 종이봉투를 내려다보고 어깨를 으쓱였다. 어쩔 수 없나, 하듯이.) 그리 말한다면 감사히 받도록 하겠네. 음. 하나 같이 좋은 물건들이로구만. (봉투 속 내용물을 하나 하나 꺼내본 그녀는 착각하지 말라며 말하는 자칭 신의 사자라는 손님을 보고 피식 웃었다.) 신의 사자님께서 그런 마음 씀씀이를 보여주시니 감사하네. 그럼 나도 그 성의를 받들어 자리를 내어드려야겠지. (따악! 손가락 튕기는 소리에 멋들어진 테이블과 의자가 양조장 마당에 나타난다. 마당이라 해도 깨끗이 손질되어있어 그 자리에서 티타임을 갖던 술자리를 갖던 아무런 불편함도 없어보인다. 그녀가 테이블에 종이봉투를 내려놓고 다시 손짓을 하자 나무 도마와 접시 따위에 안주들이 먹음직스럽게 세팅된다. 자리 준비를 마친 그녀는 먼저 한 자리에 앉고 남은 자리를 손짓한다.) 내 가진 것이 없어 이런 누추한 자리 밖에 마련할 수 없으니 그 점은 양해 바라네. 자. 앉으시게나. (자리를 권하고 술잔을 들어 베일 속 입가로 가져간다.)

>>694 명설화
(굳이 그녀가 찾길 기원하지 않아도 언젠가 반드시 찾을 것 같은 상대를 보며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어느 것도 보이지 않았음은 확실했다.) 명설화- 인가. 좋은 이름이군. (기억해두겠네. 같은 말은 하지 않았다. 단지 그렇게 말하고 웅얼거리는 모습을 보며 하하, 웃을 뿐이다.) 무리해서 기억할 필요는 없네. 언젠가 생각이 난다면 찾아와도 좋으니. 안 와도 괘념치 않으니 걱정 말게나! 음! (크게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주머니에서 육포 뭉치를 하나 더 꺼내었다. 그걸 내밀면서 말했다.) 아무래도 모자라 보이니 하나 더 주겠네. 그리고 이 길 중에 어디로 갈지 고민하고 있었지? 나는 이쪽으로 가보는게 좋지 않을까 싶네. 내 이래뵈도 감은 좀 좋은 편이라. (그녀가 가리킨 쪽은 오른쪽 길이다. 그녀의 추천대로 갈지는 직접 정하라 말하고 돌아서 그 자리를 떠나려 한다. 잡지 않는다면 유유히 허공을 걸어 어느 길도 아닌 숲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이대로 끗! 해도 오케임다

697 블량슈 - 그 존재는 고래의 춤을 춘다 (.MlVcQ.eI.)

2022-07-18 (모두 수고..) 18:53:23

"추-움-?"

그 존재는 그리 이야기하며 마을 사람들을 쳐다봤다. 축제가 있는데, 그 곳에서 춤을 춰달라는 마을 사람들의 요청.
본래라면 귀찮아서 넘기겠지만.. 이 마을과는 그 존재도 연이 깊어서 함부로 쳐낼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다가 밥을 안 주면 그 존재만 손해이기 때문이다.

"춰본 적 없어서- 막 출건데- 괜찮아-?"

그 존재는 그리 이야기하며 그들에게 은은한 거절 의사를 비췄으나, 마을 사람들은 단호했다.
반드시 춰야한다고 그 존재에게 강력 푸쉬하자- 그 존재도 고개를 끄덕여버린 것이다...
그리고 축제 당일 날 무대에 그 존재는 올라섰다. 마을 사람들이 환호하며, 구경온 손님들은 뭐지..?하고 쳐다보고 있을 때
그 존재는 고래의 춤(가칭)을 추기 시작했다..!

https://youtu.be/ACpgfL8-wdI
(대충 블량슈가 춘 춤)

현장의 분위기는 뜨거워졌고, 블량슈의 굿즈가 팔려나가 마을은 다시 호황을 이루었다.

#독백

698 명설화 (8VYPhJa48.)

2022-07-18 (모두 수고..) 19:17:49

>>696 헤르베라
// 수고했어 헤르베라주~

699 리카 (F7oaTgdp/c)

2022-07-18 (모두 수고..) 19:46:44

>>686 리겔
( 리겔의 눈가가 찡그려져도 맑게 웃는 얼굴은 여전했다. 다른 표정을 지을 수나 있는 것일까? 싶도록. 인형을 되찾은 것이 다시 안정감을 준 것일까? 정말로 인형만이 그 이유였을까? 적어도 소중하게 안고 있는 모습은, 그 인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 응!♫ 고마워, 리겔- ( 리겔의 걸음이 잠깐 멈칫하는 것을 눈치채지만 해맑게 웃기만 한다. 맞춘 걸까, 너의 이름. 어떻게? 라고 하면, 모르겠어. 미안해. 이름은 본질이니까, 라고 밖에 대답할 수 없었으려나 ) 화상..... ( 리겔의 꼬리가 손을 피한다. 새끼 여우와 눈을 맞추며, 리겔의 말을 따라 혼잣말을 한다. 화상, 소리가 들린 순간, 손 끝이 순간 떨렸던가 ) 아하핫-♫ 주의해줘서 고마워! 이렇게나 귀여운데 조금 아쉽다- 아! 다음에 내가 화상 방지 마법이 걸린 여우 인형이라도 만들어올까? 그럼 쓰다듬어줄 수 있으려나-♫ ( 맑은 얼굴로 활짝 웃는다. 아기 여우. 루루가 겹쳐보였다. ....어라? 그래? ) 하지만 리겔도, 아기 여우들도 보고 싶으면? ( 우리가, 다시 만날 운명이라면? 또다른 공간이, 나를 너에게로 데려온다면? 묻고 싶은 것들은 많았다. 그러나 하나만 묻고서는, 해맑게 웃는다. 리겔이 무뚝뚝한 반응을 보여도 리겔을 대하는 호의 가득한 태도에는 변함은 없다. 리겔을 따라가는 발걸음도 마찬가지였다. 방해는 하지 않으려 하면서도, 조금씩 다가가는. )

# 냉미녀 리겔이도 너무 멋져..... 꼭 친해지고 말 겁니당 ㅠ 리카야 힘내자 !

>>688 오베스
아하핫-♫ 그거 멋지다! 죽음이 거쳐간 흔적 속에 남아있는, 유한한 존재의 아름다움이라- ( 오베스가 쓸어넘긴, 반쯤 풍화된, 과거의 조각상을 웃는 얼굴로 빤히 응시한다. 그러나 유한한 존재가 아름답다면, 무한한 존재는? 너와, 나는? 우리는, 죽음을 맞이해야, 비로소 아름다워질 수 있나? ) 차원문? ( 오베스의 말을 되물으며, 허공에서 일렁이는 균열로 시선을 옮긴다. 너도, 그렇구나. ) 아하핫-♫ 고마워! 그런데, 미안하게도 길을 잃은 것은 아니야. 나도, 비슷하거든. 내가 가야만 하는 곳이 있다면, 만나야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또다른 공간이 나를 삼켜버리니까. ( 연보라색 빛이 새어나오는 한손을 뒤로 하여 허공을 옆으로 주욱 그으면, 마찬가지로 일렁거리는 균열이 일어나며 그 사이로 분홍색과 연보라색, 빨간색 등이 섞인, 이상한 공간이 얼핏 보였을까.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의 황혼과도 같아보이는 오묘한 색이다. " 우연이라기보다는, 운명일까-?♫ " 하고 외치는, 변함 없이 해맑은 얼굴과는 괴리감이 있어보일 정도로. 오묘한 연보라색 눈이 오베스를 응시한다. 본질을 바라보듯 ) 늙은이? 전혀 안 늙어보이는데? ( 착각이었던 것처럼 손을 거두어 순식간에 공간을 없애버리고, 고개를 갸웃한다. 뼈 밖에 없다고 해도 편견조차 없는 것일까 ) 그래도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말 상대가 되어줄 수 있어-!♫ 나는 마법소녀거든! 이름은 리카야! 너는? 너는 이름이 뭐야? ( 해맑게 웃으며 악수를 청하듯, 손을 내민다. )

>>689 레인
.....어려워? ( 고개를 갸웃하며 되묻는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설명해주려는 레인을, 연보라색 눈이 빤히 응시한다. ) 하지만 ' 약속 '은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 지키는 게 당연한 경우, 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그래도 대답을 고민 해주는 레인의 마음을 느꼈는지, 손을 뻗어 레인의 헝클어진 머리를 천천히 정리해주려고 한다. 고마움을 담아,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 아하핫-! 레인이 바닥에 떽데굴 굴러다니면, 나도 옆에서 같이 굴러줄게!♫ ( 실없는 농담에 해맑게 대답하는 얼굴은, 분명 그래줄 것만 같다. ) .....그렇구나. 마법사, 라...... ( 당황한 것 같은 레인의 반응을 지켜보다 천천히 눈을 내리깐다. 눈을 감았다 다시 뜨면, 이상할 정도로 밝고 씩씩한 얼굴이 다시 레인을 마주보았을까 ) 그럼, 역시 내가 힘내야겠다-!♫ 그렇지, 레인-? ( 하는 되물음은, 레인의 대답을 바라는 것이 아닌, 다짐과도 같다. 웃고 있는 연보라색 눈에는 다시 빛이 돌아왔지만, 그 완벽한 마법소녀의 모습은 어쩐지 혼자 짊어지려는 쪽에 가까워 보이기도 했을까. 마법사라는 이름 아래, 마법소녀와 마녀의 차이는, 한 걸음 뿐일지도 모른다. ) ....응. 없었지만, 이제는 나도 있는 것 같아.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될 거야. 걱정해주고, 대신 화내주고, 포근하게 품어주고,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지켜주는 사람. 나는, 마법소녀니까. 그러니까, 레인에게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힘낼게! ( 쓰다듬듯 레인의 머리에 손을 얹으려고 하며, 웃는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환하게 ) 원래 악당들에 맞서려면 그런 모멸적인 것들과도 마주보아야 하는 법이니까. ( 도망쳐서는 아무것도 구할 수 없다. 마법소녀는 홀로 마주본다. ) 그래도 역시 궁금해-!♫ 나중에 그런 책을 찾게 된다면, 나한테도 꼭 알려줘! ( 하고 해맑게 외치는 모습은 장난이었을까 ) ( 눈을 돌리는 레인을 연보라색 눈이 응시한다. 조금 씁쓸한 이야기, 그리고 눈가에 드리워진 옅은 그림자. 조금이나마, 눈치챌 수 있었다. ) ........그거, 레인의 이야기구나. ( 어쩌면, 과거에 정말로 일어났던. 네가 겪었던. 맞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본질을 바라본다. 천천히 손을 뻗는다. 레인의 손을 잡아주려는 것처럼 ) 그건 레인의 잘못이 아니야. 그것은 레인의 본질일 뿐. 레인은 본질로서 존재하고 있었을 뿐, 레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잖아? 그러니까, 그건 레인의 잘못이 아니야. ( 웃는 얼굴로, 상냥하게 말해준다. 레인을 위로해주려는 것처럼. 한낱 인간으로서 감히, 였을까. 그럼에도,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그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야. ) 내가 말한 간접적인 잘못은 그런 게 아니야. 레인이..... 누군가를 이용해서, 또는 속여서, 다른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도록 한다거나.... 하는 그런 거 말이야. ( 목소리가 떨렸을까. 아니면 손이 떨렸을까. 눈을 내리깔며, 혼잣말처럼 속삭인다. )

>>690 바벨
.....아하핫- 있잖아, 바벨. 나는 가끔 궁금해. ( 너는, 도대체 어떤 사람을 보고 있는 걸까. 눈을 감고 생각한다. 묻지는 않는다. 너라면, 다시 ' 리카 '라고 대답해줄테니. 마법소녀가 아닌. ) 나도 마찬가지야. ( 눈을 뜨고, 웃는 얼굴로 바벨을 마주보며 따라 중얼거렸을까 ) 나는, 너를 믿어. ( 손가락으로 본인을, 그리고 바벨을 가리킨다. ) 네가 나를 믿어주든, 믿어주지 않든. ( 환하게 웃는다. 바벨을 가리킨 손가락은 다시 본인을 향해 돌아오지 않는다. 믿음은, 일방향이다. ) 내가 모르는 다른 면.... ( 바벨의 말을 따라한다. 고양이 인형을 천천히 들어올려 얼굴을 가린다. ) 그 사람들도, 바벨도, 모르잖아. ( 나의, 다른 면을. 내가 너를 모르는 것처럼. 들리지도 않게 혼잣말을 했을까. 다시 인형을 내리면, 착각이었던 것처럼 평소의 해맑은 모습이다. ) 응-! 난 좋아!♫ ( " 나도 대화하고 싶었어! " 하며 웃는 얼굴은, 그래도 진심이었다 ) 정겨운 노래-?! 바벨, 노래했어? 듣고 싶어!♫ ( 눈을 반짝반짝 빛내다가 ) ................ ( 고향, 소리에 입을 꾹 다문다. 입만 웃고 있는 그대로인채, 빛을 잃은 죽은 눈이 바벨을 응시하다가 ) ....미안, 모르겠어. 기억 안 나. ( 하며, 바다를 돌아본다. 물. 수많은 물. 떨리는 손. 그리고.. ) 옷? (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푸른 바다를 감탄 어린 반짝반짝이는 눈으로 가까이서 내려다 보다가, 바벨을 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본인의 옷을 한번, 다시 바벨을 한번, 주변 사람들을 한번, 시선을 옮긴다. 주변 사람들을 봤을 땐, 깜짝 놀란 듯 움찔했을까. 답지 않게 우물쭈물하다가 결심을 하듯 안고 있던 인형을 조심스럽게 놓으면, 인형은 텔레포트가 되듯 사라지고, 대신 다시 소환된 마법봉을 붙잡는다. 연보라색 빛을 내는 마법봉을 들어올려 머리 위에서부터 아래로 주욱 그어내리면, 마법소녀 옷은 빨간 리본이 달린, 하얀색과 연보라색의 비키니 수영복이 되었을까. ) .....이-이게 맞는 거지..? 그런 거지...? 원래 이런 거 맞지..? 주변에 보니 대부분 다 이런 모습인데... 아-아닌가? 내가 틀린 건가? 미안, 나, 처-처음이라 모르겠어.... ( 겉옷이라도 만들어내고 싶었지만, 바다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겉옷은 입지 않았다. 새빨개진 얼굴로 더듬더듬 말하다가, 꾹 다문 입가를 손으로 가린다. 연보라색 눈은 빙글빙글 돌기 시작해, 눈도 제대로 못 맞추고 고개를 푹 숙인다. 맞잡은 손도 떨렸을까. 어라..? 어라? 뭐지? 뭐야? 이 감정은? 모르겠어.. )

>>694 설화
아-앗?! 괜찮아?! 자, 여기 우유! 물도! ( 설화가 가슴팍을 두드리자 허둥지둥 마실 것들을 내민다. 천천히 먹어도 될텐데, 그렇게 배고팠던 걸까? 웃는 얼굴이 걱정스럽게 설화를 지켜보다가 ) 아하핫-♫ 다행이다! ( 맛있다는 말을 듣고 해맑게 웃는다. 손을 뻗어 설화의 입가에 묻은 빵 조각들을 가볍게 살살 털어주려고 하면서 ) 응!♫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마법으로 악당들을 물리치면서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싸우는 존재라고 할까? ( 설화의 맹한 눈을 바라보며 방긋 웃는다. 마법봉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최대한 쉽게 설명해준다. ) 설화! 명가의 설화! 설화구나- 예쁜 이름이네! ( 마법봉을 치켜드는 포즈를 따라하는 설화를 보며 "  아하핫-! " 하고, 즐겁게 웃다가 ) 예이-!♫ ( 그대로 가볍게 설화의 손바닥에 손바닥을 짝 마주치려 한다. 하이파이브를 하듯 ) 만나서 반가워, 설화- 앞으로 잘 부탁해!

700 리겔 - 나만 아는 이야기 (k15Ixo5zU2)

2022-07-18 (모두 수고..) 22:15:24

왜라는 물음도, 어째서라는 의문이 떠오를 때마다 당신은 참아냈고 그저 만들어진 길을 걷고 또 걸으면서 오롯하게 혼자 감내해야하는 수많은 고통을 인내하던 앳된 당신의 옆얼굴은 언제나 웃고 있었다. 타인을 향해 웃어보이면서도 속이 망가져가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당신이 괜찮아, 하고 버릇처럼 중얼거리는 말을 그대로 수용했다.

따지고보면,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내가 나쁜 것이다.
조금이라도 헤아려주고 조금이라도 주의깊게 살피고 딱 한번이라도 당신이 버릇처럼 중얼거리는 말에 반박이라도 했다면- 그랬다면 조금이라도 당신의 최후는 달라졌을까.
나에게 약한 소리를 하기에는 당신은 너무 일찍 스스로의 운명을 알고 있었고, 힘들다고 하기에는 자신의 앞길에 놓여진 길을 벗어나는 법을 몰랐다.
따지고 보면, 태어나기도 전에 세계를 멸망시킬 것이라는 계시를 받은 나와 세계를 구원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은 당신은 대착점에 놓여있었는데.
내가, 나만이 당신의 속내를 알 수 있었던 건데.

“…리겔, 안돼… 그러지마…”

수백번의 눈물과 수천번의 고통과 수만번의 의문을 삼켜낸 당신은 최후의 최후에 이르고 나서야 처음으로 감정을 드러냈다. 당신을 처음 만났던 그 날만큼은 아니였어도 당신은 나를 붙잡았다. 그러지마, 제발. 그러지마. 신에게 대적하지 말아줘. 나만이 들을 수 있도록 몇번이나 당신은 내게 말했고 붙잡았고 애원했다.

‘그 아이는 내게서 태어났으니 내게로 돌아오는 것이 옳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아이또한 존재하지 못할 터, 그 아이는 하계를 돌며 흩어진 신앙을 모아서 내게 오는 것이 태어난 이유였으니. 너또한 나로 인해 그 아이와 만났으니 뜻을 수용하라.’

“너는 다물고, 당신이 말해봐. 내가 여기서 어떻게 하길 바래요? 이대로 가만히 당신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길 바래?”
“신이 그러길 바라니까…”

앳된 당신이 이곳에서 사라진다면, 나를 이루고 있는 힘또한 사라질테니 나는 일개 수인으로 되돌아갈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나에게 있어서 신은 당신이야. 저 자가 나를 그곳에서 구원한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당신이 나를 구원했잖아요. 나는 저 자의 신수가 아니라 당신의 신수야. 반신의 신수라고.”

나에게 있어서 신은 당신이었다.

내가 당신의 의견을 비롯한 모든 것을 단한번도 반발하지 않고 받아들인 이유는 당신이 나의 신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당신만을 사랑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이 길의 끝에서 행복해지길 바랬는데.

701 테이얀 (sa4mPqPLEs)

2022-07-18 (모두 수고..) 22:30:28

>>631 이바

그래서 신을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은 결국 이해를 포기하고 떠받들기 시작했지. 인간끼리는 결국 거기서 거기니까 서로를 적대할 수 있지만 신은 인간의 입장에서도 적대하지 못하거든. (자신도 인간이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꺼낸 그는 표정만큼은 온화하기 그지 없었다.) 그것도 말이 통하는 상대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거지 내가 말해도 듣지 않는 존재들에겐 결국 다른 대화수단을 꺼내야하지 않겠는가? 가끔은 물리력이 말 한마디보다 나은 법이라네. (그러다 상대의 말에 까마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최강의 사역마라는 말은 반농담이지만 말일세. 사실 이제까지 살았으면 싸울 일이 거의 없지 않은가. 그냥 만나는 사람들에게 장난으로 자랑할때나 쓰는 얘기라네. (먹는 것에 취미가 없다는 말에 눈이 살짝 가늘어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뭐,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있을터이니. 그래도 잠은 바른 곳에서 자야하는 법이라네. 그러니 잔말 말고 따라오게나.

//스루해서 ... 죄송합니다 ... (머리 맨틀까지 박기)

>>676 명설화

입가에 밥풀이 묻었다네. (손을 뻗어서 입에 묻은 밥풀을 떼어주려한 그는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마을. 이 근처엔 마을이 몇개 있는데 그 마을 사람들도 종종 길을 잃어서 다른 마을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고하네. 그러니 기운이 있다면 얼른 가세나. (걸어갈 수 있다는 말에 한번 더 고개를 끄덕인 그는 천천히 길을 따라갔다.) 근데 어인 일로 이곳까지 왔는가? 여행자들도 잘 찾지 않는 곳인데.

>>679 오베스

뭐, 반쯤 타의에 일한 일이니까 썩 즐겁지는 않지만. (부럽다는듯한 말투에 심드렁하게 대답한 그는 상대의 말에 웃으며 답했다.) 이 세계에는 얼마나 많은 것들이 살아가니 언제든 마주칠 준비를 해둬야하는 법이지. 그나저나 리치라니, 살아오면서 몇몇의 리치를 보았지만 이렇게 이성을 갖고 있는 경우는 처음 본다네. 이것도 기록에 들어가겠구만. (그의 어깨에 앉은 까마귀도 신기한지 상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마법을 공부했다라 ... 나도 마법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편이지. 한번 본 것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으니 말이야.

>>680 리겔

그래도 그 불에서 나오는 새끼 여우들이 귀여우니까 별 볼 일 없는건 아이라고 생각한다네. 다음엔 꼭 만져보고 싶은걸. (보기 드문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은 그는 대신이라도 되는지 까마귀를 연신 만져대며 말했다.) 그런가. 나와 동류라는 느낌이 강하게 나서 말이지. 그리고 이 느낌은 한번도 틀린 적이 없었지. 하지만 100% 라는건 신뢰성이 떨어지니 이번만큼은 틀렸다고 해둘까. (슬슬 다 보았는지 그의 걸음이 서서히 느려진다.) 남의 과거를 들춰보는 고약한 짓은 취미로도 가지고 싶지 않다네. 애초에 내 삶의 중요한 부분도 검게 칠해져있으니. (당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그는 장난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도 담소를 나눌 대상이 있다는건 좋은 일이지. 종종 찾아오도록 하겠네. (그렇게 그는 왔을때와 다르게 사라질땐 순식간이었다.)

//막레! 수고했어 리겔주!!

>>682 헤르베라

시간이 무한하다는건 무언가 일을 할때도 너무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는 단점이 있지. 나도 정리를 하는데 꼬박 일주일을 썼던 기억이 있네. 덕분에 한 소리 들었지만 말이야. (그러다 상대의 말에 기분 좋은듯 웃는다.) 하긴 창고의 크기를 보아하니 이 정도 술이 빠져나간걸론 티도 안나겠군. 다음에 이 술이 먹고싶어지면 또 찾아가겠네. 물론 어디서 만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상대의 막잔에 자신도 잔을 부딪히고선 말했다.) 나도 슬슬 돌아가볼 시간이니 말이지. 오늘 즐거웠다네! 다음에는 좀 다른 술을 마셔보면 좋겠구만. 그럼 살펴가시게. (그렇게 그는 술기운이 살짝 올라와 기분이 좋은지 손까지 흔들어주고선 느릿한 걸음으로 사라져갔다.)

//막레!! 헤르베라주 수고했어!!


>>682 리카

(상대의 반응이 살짝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그는 모른척 대답한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네! 마을 사람들도 많이 고마워하고 있을걸세. (그러다 상대의 반응에 쓴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xx년 7월 1일로 고정된 삶을 사는거지. 그 이전까진 모두 기억이 나지만 그 이후의 삶은 기억하지 못하는. 나 혼자만 세상이 멈춘 느낌이라네. 외롭고, 끔찍하지. (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도 그의 표정은 온화함에서 거의 바뀌지 않았다.) 자네도 도와줬는데 당연히 자네의 몫도 있지. 마을이 작아서 진수성찬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맛은 하나 같이 훌륭하다네. 나도 못가서 아쉬울 정도야. 우리는 다른 곳에 볼 일이 있다네. 집에도 며칠 안들어갈 예정이고. 자네도 이만 가는 것이겠군 그래. (그는 손가락으로 어떤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곳은 인간이 사는 최북단이기에 가장 가까운 마을은 저 방향이라네. 돌아다니더라도 마을을 따라 움직이는게 가장 편하고, 안전하니까 말이야.

>>691 마논

음? (갑자기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려서 그의 시선이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향한다.) 혼잣말은 아닐세. 이 까마귀는 내 사역마라서 나랑 대화를 할 수 있지. 자네에게는 안들리겠지만 말이야. (그러다 강해지는 이질적인 기운에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말한다.) 그래도 대화를 할때는 평화롭게 해야하는 법이라네. 그리고 이 까마귀는 다른 사람이랑 대화를 나누는 법도 없고. (거리를 살짝 벌리면서 그는 모노클을 벗어서 주머니에 넣었다.) 그 기운부터 거두어주면 좋겠는데.

702 블량슈 (.MlVcQ.eI.)

2022-07-18 (모두 수고..) 22:34:45

(그 존재는 유유히 해변 인근의 숲에서 뒹굴거리고 있다)
(삼림욕이라도 하는 것일까)
안녕- 좋은- 숲이네-(그 존재는 당신을 보며 인사했다.)

703 헤르베라 - 그녀라는 사람이란 (bdM9rMQywc)

2022-07-18 (모두 수고..) 23:22:08

해가 뜬다.
달이 진다.

오늘이 지나고
다시 오늘을 시작한다.

매일이 매일이며
하루도 같지 않은 날이다.

단 한 가지 사실을 제외하고.


그녀는 언제나 모든 걸 잊었다. 아니, 정정하자. 모든 '사람'에 대한 걸 잊었다. 방랑하며 만난 사람, 양조장에 찾아와, 같이 술을 마셨던 사람, 상대가 누구라도 잊었다. 얼굴, 목소리, 생김새, 나눴던 대화, 같이 마신 술, 전부 잊었다.

잊었으니 외로움도 느끼지 않았다. 잠깐은 허전함을 느껴도 잊은 후엔 아무런 것도 남지 않았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언제부터 그랬을까.

그녀라고 처음부터 모든 상대를 잊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만난 이 한명 한명을 기억했다. 귀한 것을 여기듯 소중하게- 누구에게도 치우침 없이 공평하게- 곁에 오는 이들을 귀히 여겼던 시절이 있었다.

언젠가 그랬었는데, 언젠가는 그랬을 뿐이었다.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날이 바뀌기 무섭게- 혹은 돌아서기 무섭게 잊었다. 뒤를 돌아보아도 보이는 것이 없을 만큼 깨끗하게 잊고 잊었단 사실마저 잊었다. 그녀에게 잊혀진 이가 그녀를 책망해도, 끝내 다시 찾아오지 않게 되어도 어쩔 도리 없이 잊었다.

미안하네.

한없이 두껍지만 얄팍한 베일 너머로 말 뿐인 사과를 한 것마저 잊으면서.

그녀는 오늘도 누군가를 만나고 대화를 나눴다. 같이 술잔을 기울였다. 비록 얼굴은 보이지 않아도 대화는 늘 유쾌하고 즐거웠다. 길든 짧든 그이가 자리를 뜰 때까지 어울렸다. 이윽고 가야겠다며 일어나면 그녀도 일어나 배웅했다. 나가는 길 헤매이지 말라며 배웅해주랴 농담도 했다. 농담 섞어 웃으며 가는 이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높은 나무과 우거진 수풀 사이로 그이의 모습이 사라지면 양조장으로 돌아와 재료를 손질하고, 술을 빚었다. 재료에 닿는 손짓 한번에, 술을 젓는 행동 하나에, 서서히 그이를 잊었다. 누구였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무슨 얘길 했는지, 어떤 술을 마셨는지, 곱씹을 새도 없이 잊었다.


해가 진다.
달이 뜬다.

오늘이었던 날이 지나
오늘이 돌아온다.

매일은 매일이지만
하루라도 같지 않은 날 있었던가.

설령 있었다 한들
이미 잊었으니 어쩔 도리가 없구나.

704 바벨 - 플라스크 (EOJ7HXFsz6)

2022-07-19 (FIRE!) 00:18:08

먼 과거. 자신이 신이 되고자 했던 마법사가 있었다.

그는 마법을 대가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현자의 돌'이란 물질을 창조해내려 갖은 노력을 쏟아부었고 수십년을 매진한 끝에 결실을 보게 되었다.
조금 다른 형태로, 말이다.

플라스크 속에서 태어난 난쟁이는 마법사가 원했던 힘은 아니지만 대신 세상 모든 지식을 알고 있었다.

난쟁이는 속삭였다. "5만의 영혼을 모아 나에게 가져다주면 현자의 돌을 만들어주겠다!"

마법사는 그동안 모아온 마법을 이용해 5만이 넘는 영혼을 가져다 난쟁이에게 바쳤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으레 그렇듯이, 난쟁이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5만의 영혼은 난쟁이가 마법사의 몸을 차지하고 그 육체를 빼앗아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기 위한 제물. 난쟁이는 처음부터 그의 소원을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

육신을 가진 난쟁이는 곧바로 그 힘을 가지고 세상을 피바다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만물의 왕이 되고자 하는 난쟁이의 욕망 아래 수많은 생명이 학살당했다.

이에 보다못한 질서의 신, 빛의 신, 생명의 신이 힘을 합쳐 난쟁이를 무찌를 용사를 내려보냈다.

난쟁이는 불로불사의 신체를 가지고 있었으나 생명의 신의 가호는 용사를 잠시동안 필멸로 만들었고, 질서의 신의 언령이 난쟁이의 팔과 다리를 묶었으며, 빛의 신의 창이 난쟁이의 심장을 찌르자 난쟁이는 그대로 죽어버렸다.

임무를 완수한 용사는 난쟁이의 죽은 육신을 신들에게 바치게 된다. 그리고 원래대로라면 빛의 신의 성광에 바스라졌어야할 난쟁이의 육신은-

"잘 보관해두거라. 언젠가 쓸 때가 있을지도 모르니."

필멸의 운명과 불로불사의 신체를 동시에 가졌던 난쟁이에게 흥미를 느낀 한 신에 의해 빼돌려지게 되었다.

***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전설에 따르면 난쟁이는 황금과도 같은 금빛 눈을 가지고 있다 전해지지. 용사에 의해 난쟁이가 토벌되었지만 한동안 금빛 눈은 불길함의 상징이라며 박해받았다나 뭐라나."

붉은 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청년, 레온은 김이 샌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 그런데 이게 진짜로 이야기의 끝인걸 어떡하라고.

"신에 의해 빼돌려졌다며? 그런데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를 몰라?"

"아- 그거... 소문에 의하면 그 이후로 전쟁이 터지면 가끔씩 난쟁이와 같은 눈을 가진 괴인이 전장에 나타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봤다는 사람마다 눈을 제외하고는 모습도 제각각이고 기록 속의 난쟁이랑도 다른 모습이라 결국 전쟁에 갓 참가한 신병이 하는 흔한 헛소리로 치부되었지."

"찝찝한 결말이네..."

"설마 베르, 당신이 그 이야기 속의 괴인은 아니겠죠?"

뒤에서 들려오는 차가운 목소리와 시선. 파티의 마법사, 질이었다. 나는 웃음을 터트리며 뒤집어쓴 모자를 벗어보인다. 이야기 속의 난쟁이처럼 금빛 눈에, 외국인 사이에서도 드문 하얗게 새어버린 머리카락.

"그럴리가 없잖나. 이 이야기는 대륙 반대편에서 건너온 이야기라고. 너도 알다시피 난 이 도시에서 나가본 적이 없고."

"그러고보니 베르는 촌놈이었지. 도시 촌놈."

"가끔은 나가고 싶은데 부모님께 돈을 보내느라 돈이 없으니까- 나도 여행좀 떠나보고싶네."

"이번 일이 끝나면 셋이서 어디 여행이라도 갈까요?"

그렇게 우리 셋의 이야기는 어느샌가 여행으로 주제가 바뀌었다. 간다면 어디를 갈 것이며, 얼마나 걸릴지라던가, 간다면 무엇을 할지.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한때, 내 즐거웠던 기억이었다.

705 리겔 (c5B9wLZXnI)

2022-07-19 (FIRE!) 00:56:17

>>699 리카

또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기나 해. (친절하지 못한 어조로 중얼거리며 여우는 당신의 웃는 낯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느릿하게 노란빛 눈동자를 다시 정면으로 돌렸을 것이다. 인형을 끌어안고 있는 당신의 모습이 아까보다 현저하게 안정되어 있었는데도 여우에게선 그 어떤 질문도 나오지 않았다. 물어봤자 좋지 않을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저 그 눈빛에서 느껴지는 무기력한 허무함으로 인한 걸까. 고맙다는 당신의 인사에 여우의 쫑긋하게 솟은 한쌍의 귀가 반응하며 양쪽 옆으로 접혔다가 펴지기도 했다.) 들어본 적 없나봐. 오래 묵은 여우는 여우불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거. (새끼 여우를 이루고 있는 불꽃의 근원이 자신이었기에 자신의 의지에 따라 온도를 조절할 수 있었지만 여우는 그 사실까지 알릴 생각따위 없었다. 마법이라면, 마력이라도 사용하는건가. 그저 인간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을테고. 정체가 무엇이든 이쪽에게 적의는 없어보이니까 됐나.) 마법이 걸려있는 여우 인형은 그저 인형이지. 인형놀이는 사양인데. (보고 싶으면? 하는 당신의 물음에 여우의 쫑긋한 한쌍의 귀가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인간은 인간과 어울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만. 네가 어떻게 알려주지 않은 이름을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오늘의 만남은 이걸로 끝내는 게 좋아. 스쳐지나가는 우연은 우연으로 끝내자. (여우가 반쯤 몸을 틀어서 당신을 바라봤다.) 그 누구와도 관계되고 싶지 않거든.

>>701
#수고했어영 테이얀주!
#다음에 또 놀아주세용~~~~

706 오베스 (axpJjJRSnM)

2022-07-19 (FIRE!) 01:15:06

>>691 마논
(망자는 생명으로써의 본능을 잃어버린 이후에는 생물의 아름다움을 보는 기준이 상당히 객관적이 되었다. 그런 객관적 시점에서도 분명 매력적인 여성의 안에 있는 무언가를, 망자는 어렴풋이 눈치 챈 듯, 고개를 슬쩍 뒤로 제쳤다.)
내가 시시각각 변하는 부동산에 대해선 문외한이다만, 그런 내 기준에서도 여긴 살기 좋은 땅은 아닌거 같군.
(해가 지면 이곳은 살아있는 것의 살점을 탐하는 망자들이 하나둘씩 나타나 그들을 덮친다. 이곳에 이 마법사가 있는 이상, 그게 성공할 일은 없겠지만. 귀찮기는 하겠지.)
그래도, 내가 이 다 허물어진 유적에 어울려보이는 존재라는 말에는 부정을 못 하겠구만. 이곳은 죽어있지. 그렇기에 남아있고. 나도 그렇고. 죽었기에, 불멸이지.

>>699 리카
노잣돈이라도 쥐어줘야 하나 싶었는데, 잘 됐구만. (손을 털어 버리는 듯한 손동작을 취하자, 허공에 열린 균열도 따라서 닫혔다.)
그래. 손뼈만 봐서는 노화가 되었는지 풍화가 되었는지도 잘 모르겠지. 이래뵈도, 왕국이 세워지고 무너지는 것을 몇 번이나 본 존재라네. (로브의 소매 자락에서 말 그대로 뼈만 남은 손을 내밀어, 생자의 온기를 느낀다. 느낀다? 신경도 없는데, 느낄 수가 있나?) 오베스. 성은 굳이 대지 않겠다. 이미 내겐 가문이나 가족같은 개념은 존재하지도, 존재할 수도 없어졌으니.

>>701 테이얀
억지로 여기저기 옮겨 다녀야만 하다니 고충이 참 크겠구만. (타의에 의해 강제로 역마살이 끼다니. 이런 가련할 데가 있나.)
이성. 그래. 이성밖에 없지. 언데드로써의 본능마저도 벗어나, 지극히 무미건조해져버렸다네. 가끔은, 산 자의 영혼과 살점을 탐내는 그 뒤틀린 욕망마저 부러울 때가 있어. (그렇다고 해서 산 자를 죽이고 그들의 것을 취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에 가깝다.) 그건 놀라울 재능이로군. 살아있는 뇌를 가지고 있던 시절엔 나도 참 많은 것을 잊어버렸지. 지금은... 그 마저도 마법에 의존해야 하지만. 잊는 것을 말일세.

707 헤르베라 (8W/O4c1dh2)

2022-07-19 (FIRE!) 02:09:25

(어느 숲의 양조장이 조용해졌다. 그 의미는 그녀가 재료를 찾으러 그 숲을 떠났다는 의미였다.) 음- 얼마만에 나오는 거였더냐- 백은 족히 되었던가? 아니, 열흘도 안 되었던가? 모르겠구나! (혼자인 그녀는 혼잣말을 주워넘기는 것도 익숙했다. 늘 그렇듯.) 좋아. 오늘은 이쯤을 돌아보도록 할까? (정처 없이 떠돌다가 중간계의 어디쯤인가 되는 이름 모를 숲에 도착했다. 과거에 온 적 있는 것 같지만 기억과는 풍경이 달라보이니 뭔가 있지 않을까 싶어 성큼 숲 안으로 들어갔다.) 맛있는게 있으면 좋겠구나- 과일이나 보석이나- (중얼중얼 혹은 흥얼흥얼. 쉴 새 없이 소리를 내며 나무 등치를 살피고 수풀 사이를 뒤적였다. 언제나와 같은 차림에 얼굴엔 베일을 단단히 쓰고, 한 어깨엔 작은 주머니 가방을 걸친 모습이었다.)

708 마논 (rMlxo7zOws)

2022-07-19 (FIRE!) 02:11:57

>>693 리겔
예의라고~? (그것의 입꼬리가 주욱 늘어나더니 기분 나쁜 미소를 형성한다.) 아아, 그럼 너희들은 매일 아침 바닥을 기는 개미들에게 격식을 차리고 허리 굽혀 인사라도 한다는 걸까~? 마논에게는 이 중간계가 그런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오히려 개미 소굴보다 훨씬 미개하게 보이는데 말이야. (말을 하는 와중에 리겔이 피어올린 불꽃이 달려들었고, 이내 그것은 불길에 삼켜진다. 그대로 화염이 휩쓸린다.)
(그러나 잠시 뒤, 그 속에서 걸어나오는 인영.) ~흐음, 꽤 뜨겁잖아. (몸에 여전히 불이 붙어 있었지만 그것은 맨 손으로 몸에 붙은 화염을 털어내고 있었다.) 이런 숲 속에서 둥지 틀고 놀고만 있던 건 아닌 모양이지? 뭐, 그래봤자 마논에겐 태양볕에 그슬린 정도지만 말이야? 캭캭캭캭.
(그것이 문득 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그러자 눈이 시릴 정도의 후광이 번쩍인다. 태양이라도 내려온 것 같다. 그러더니,) 정화하라. (팔을 천천히 내려 리겔 쪽으로 주먹을 꾹 쥐자 그것의 등 뒤에서부터 신광의 빛 줄기들이 날아들어와 한 바탕 불규칙적으로 포격이 퍼부어진다. 날카롭지만, 묵직하다.)


>>694 명설화
싸움~? 캭캭캭. (말뚝을 흘려내자 그 움직임 그대로 말뚝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그런 야만스런 어휘는 별로 쓰고 싶지 않은데~ 그리고 전혀 틀렸어. 이건 등가교환이라는 거야.
~마논, 흥미가 생겼거든.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지만, 여자의 모습을 한 그것은 어찌되도 좋은듯이 생글거리며 웃고있었다. 그것은 천천히 설화의 주변을 살랑이며 돌기 시작했다.) 너, 중간계 저 구석쪽에서 왔지? 알고있어. 그쪽의 미물들은 무예와 정신을 무엇보다 가치있게 여긴다고. 그리고 그것을 스스로 시험하면서 진화시키고 있다고. 미물의 자질을 보고 싶어졌어. 그 수준이 어느정도인가, 확인해보고 싶어졌거든. (시선이 문득 가늘어지고 입가에선 요사스런 웃음이 피어난다.)
네가 제일 잘하는 걸 하고나서 배를 채울 식량을 얻는다. (말을 하던 와중 갑작스레 설화의 가슴쪽에다 말뚝을 내지른다.) 꽤 괜찮은 교환이라고 생각하지 않니~? 캭캭캭.


>>696 헤르베라
그래, 맞아. 완전하고 고결하고 아름다운데다 자비로운 신의 사자. (생긋거리는 얼굴로 웃고있다.) 처음 보겠지? 좀 더 흥분해도 좋다구~? 친히 허락해줄테니까. 캭캭캭.
(곧 양조장의 주인인 헤르베라가 자리를 마련한다. 그것은 모처럼 기분이 좋아졌는지 입가에 웃음을 띄워올렸다.) 흐응, 눈치가 꽤 빠른데? 그런 태도 마논, 나쁘지 않게 생각 해. (꺄륵 웃으면서 구태여 의자를 빙 도는 움직임으로 자리에 앉는다. 의미없고 화려한 동작이다.)
그래, 그래서... (다리를 꼬고 팔짱을 낀다. 교만스럽기 그지없는 태도다. 손가락만이 제 팔을 툭툭 건들며 움직이고 있었다.) 네가 '헤르베라' 인거지? 들었거든, 중간계 어딘가에서 술을 아주 기가 막히게 빚는 미물이 있다고.


>>701 테이얀
으응~? 기운? (되려 테이얀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그것이 고개를 기울인다. 그 태도가 썩 능청스럽다.) ...아~ 캭캭캭. (그러더니 웃음을 흘리고는 테이얀을 올려다보아,) 너, 마논의 신비를 느끼고 있는 거구나? (눈동자의 수면 밑에서는 이세상의 것이 아닌 잔잔한 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마논, 너희처럼 중간계의 저열한 미물같은게 아니라서 말이야~ (핑그르, 춤추듯이 경쾌하게 몸을 돌렸다. 살랑이며 움직인다.) 그래서 주의하고 있지 않으면 저도 모르게 이 몸이 품은 고귀한 기운을 퍼트려버려. 네가 느낀 건 그게 아닐까? 뭐, 마논이 긴장하고 있겠다면 굳이 거둘 수는 있겠지만. 딱히 그래야 할 이유를 못 느끼겠는데~? 캭캭.
그러니 신비를 거두는 건 무리. (손가락 둘을 교차시켜 보인다. 혀가 장난스럽게 살짝 나와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그래, 굳이 알기 쉽게 비교하자면... '인간' 이라면 다들 가지고 있다고 하는 고유한 체취가 있잖아? 그런거라고 생각하도록 하렴. (키득키득.) 그래도 평범한 미물은 신비는 커녕 눈 앞에 강림한게 자기보다 한참이나 상등한 존재라는 것도 알아채지 못하는데, 아무래도 넌 범인 수준은 아니가보네?
게다가, 딱히 싸움을 걸 생각은 없었는걸? 이쪽도 숲을 도는 와중에 웬 혼잣말 소리가 들리길래 머리가 이상한 인간인가 싶어서 와봤을 뿐이고... (시선이 다시금 테이얀의 어깨로 향해 까마귀에게로 고정되어 있었다.) 그러는 김에 그 까마귀도 본다면 좋겠다고 생각 했을 뿐. 뭐, 그쪽에서 내키지 않는다면 마논도 별 수 없지만? 캭캭캭.


>>706 오베스
괜찮지 않을까? (키득키득.) 어차피 시체와 뼈다귀는 어디에 있어도 산 자들에게는 기피되는 신세. 오히려 이런 후미진 중간계 중에서도 더욱 구질구질한 장소가 너희들에게는 신이 점지해 준 요람과도 곳일지도 모르지. 안 그래? (묘하게 비웃는 듯한 말투와 그걸 숨길 생각도 없어 보이는 웃음. 확실히 오베스의 앞에 있는 여자는 이쪽 차원의 존재는 아니었다.)
어머, 그렇다는 건. (오베스의 말에 천연덕스럽게 입가를 가리곤.) 이 고운 손이 네게 살짝 닿기만 해도 너같은 죽다 산 뼈다귀는 단숨에 녹아버린다는 걸까? 마논, 갑자기 궁금해지네~? 물론 시험해 봐도 되겠지? (그것은 물론, 오베스의 허가 여부와는 관계없이 생글거리는 얼굴로 천천히 오베스의 팔뚝으로 손을 뻗고 있었다.)

709 바벨 (AstuOed4VM)

2022-07-19 (FIRE!) 02:31:40

>>654 오베스
그냥. 햇빛이 눈부셨을 뿐이었는데. (당신의 물음에 그는 알기 어려운 말을 하고는 히죽 웃음지었다.) 어느샌가 정신을 차려보니 이곳에 있더군. 뭐, 산책을 하다보면 왕왕 발생하는 일이지. 그나저나 당신은 해골인가봐? 말하는 해골이라니 이거 귀하네요. (쉴새없이 말을 퍼붓는게 그는 꽤나 친화력이 좋은 듯 싶었다.)

>>681 테이얀
동물이랑 대화하는 사람은 처음이네. (당신의 곁에 불쑥 나타난 그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말하는 동물도 봤고, 동물로 변해서 말하는 인간도 봤는데. 인간 상태에서 동물하고 대화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 드루이드라도 되는 거야 당신? (어느새 당신이 가던 길에 합류한 그의 모습은 꽤 자연스러웠다.)

>>691 마논
사양할게. 하찮은 미물이 새로운 깨우침을 받기에는 네 '깨우침'은 너무 고차원적인 이야기일 것 같기도 하고- (그는 마논의 속삭임에 살짝 소름이 돋았다. 괜히 팔을 매만져보니 오돌토돌한 감촉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신의 사자님이 하찮은 미물 하나 가르쳐주는게 너무 과분한 일이니까. (답지않게 살짝 능글거려봤다. 당신이 눈을 맞추며 코 앞까지 다가왔으니, 쑥맥티를 또 내며 피하기보단 당신의 행동에 맞서 대담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당신의 반응에 그의 입가에서 작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런 모습은 또 처음이네. 평소에 그토록 여유롭던 모습은 어디간건지. (키득키득 웃고는 울먹이는 당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사기일리가 있겠습니까 신의 사자님. 단지 사자님께서 저를 과소평가하셨을 뿐이지요. (육신 자체가 그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은 당신도 하지 못 했을 것이다.) 우리 마논, 생각보다 귀여운 구석이 있었구나? (당신에게는 어쩌면 기분 나쁠, 약간의 승리했다는 듯한 웃음이 새어나온다.)
...흐응. (기대했긴 하지만, 역시나- 라는 대답이었다. 조금 의외였긴 해도 말이다. 아까 그렇게 캐물은걸 보면 분명 있을 줄 알았다.) 아무것도 없는 건가... 어쩌면.. (나를 보는 것 같다. 라는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당신이 싫어할게 뻔했기도 했고, 무엇보다 당신과 그는 달랐으니까. 그에게는 그래도 돌아갈 곳이 있었지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당신에게는-) 앞으로도. 필요 없다니.. (추억도, 돌아갈 공간도 무엇도 없었겠지.)
아무리 그래도 아까부터 매도에 대한 악의가 점점 높아지고 있지 않아?? (당돌하고 건방진까진 이해하겠어도 그 뒤에 붙은 수식어는 얼굴을 화끈하게 만들면서 뭐라고 할 수 없는 힘이 있었다. 그는 조용히 마논의 술잔을 따라주고는) 추억도 없고, 고향도 없으면 만들면 되지. (제 술잔에도 술을 하나 더 따랐다.) 소원, 아직 말 안 했었지. 지금 말할게. 나랑 같이 다니는게 소원이야. 기한은- 그래, '인간의 기준에서' 괜찮은 추억 하나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나랑 같이 다녀. (의미모를 미소를 지었다. 당신을 동정하는 것 같기도 하고, 슬픈 것 같기도, 어쩌면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한 복잡한.) 여기를 네 고향으로 삼아. 누구라도 포용할 어머니 바다의 마력을 머금은 항구도시를. 나랑 같은 고향을 갖는 거야. 그리고 나와 같이 다니면서 추억을 만들어. (느릿한 목소리로 어딘가 흥얼거리듯 말한 그는 당신을 향해서인지, 허공을 향해서인지 모를 미소를 히죽 지었다. 상당히 바보같은 웃음.) 그러다 인간의 관점에서 본 추억을 하나 만들고 그걸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그땐 날 따라다니지 않아도 괜찮아. 알아서 살도록 해. 하지만 그 전까진 나랑 같이 다녀야 해. 알겠지?

>>693 리겔
식욕을 잊었다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욕구를 하나 있었구나... 식욕을 잃어버리면 남은 불멸의 생이 너무 길텐데. (물론 그건 당신의 일이었고 그가 신경쓸 사안은 아니었지만. 그는 불쌍하다는 듯 당신을 한번 보고는) 종교쟁이. 입에 착착 붙는데. 하여튼, 그건 어쩔 수 없어. 과거에는 진짜 사제였으니까. 요컨데 몸에 붙은 습관 같은 거라는 거지. (한숨쉬었다. 이런 습관 필요 없는데.) 지극히 인간저인 관점이라... 틀린 말은 아니지. 난 인간이고 넌 수인이니까 다르게 생각해도 어쩔 수 없지. (하지만- 하며 그는 씨익 웃는다.) 적어도 나는, 네가 나랑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삶의 방식이 같은 몬스터도, 수인도. 인간과 똑같아. 애초에 나부터가, 온전한 인간이 아닌걸.

>>694 명설화
곤란하네... 도착지도 정해두지 않고 그냥 막 떠돌아다닌 거야? 그러다 객사한다고. (당신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맨손으로 이마를 탁 친다. 도와줄 사람도 없으면서 정말 객사하려면 어쩌려고.) 하이고야. 다행히네. 그거라도 입에 맞아서. (안심했다는듯 피식 웃고는 당신의 앞에 풀썩 주저앉는다.) 그거 다 먹으면 내가 근처 마을로 데려다줄게. 거기서 밥도 사주지 뭐. (지금 준걸 제외하면 밥도 안 먹은 것 같았으니, 당신에게 오지랖을 부릴 이유는 충분했다.)

>>699 리카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네가 생각하는 그 답이 맞아. (당신이 무슨 질문을 할지 이미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돌리지 않고선 흘긋 시선만 돌리며 대답했을까.) 하나... 일방향. 그런 의미였구나. 아까 말했던 건. (믿음은 단방향. 그렇기에 배신당해도 상처받지 않겠다는 뜻이겠지.) 아니야. 나도, 너를 믿어. 그러니 적어도 우린 단방향은 아닐 거야. 약속으로 얽힌 사이라 그런걸지도 모르지만. (약속은 양방향이었으니, 그 위에 세워진 관계도 영향을 받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스쳤다.) ...모르지. 그러니까 알려고 하고 있는 거야. 지금 노는 것도 그 일환이고. (더 알고 싶어서. 그렇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까. 인형을 잠시 올렸을 땐 리카의 인형을 살짝 손가락으로 찌르고, 다시 인형을 내리면 당신에게 헤실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도 그건 진심인 것 같아서 다행이야- (정말 기쁜 표정을 지어보였을 때, 그는 당신으로부터 안도감을 느꼈다, 그래도 이건 당신이 제게 맞추는게 아니라는 안도감.) 나중에 들려줄게. 지금 사람들 많은 곳에서 하기엔... 부끄러워서. (난데없는 버스킹을 하기엔 담력이 없다. 나중에, 리카와 둘만 있으면 그때 들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중에 꼭 기억을 찾았으면 좋겠네. (당신의 눈에서 생기가 사라지자 그는 손을 뻗어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려고 했다.) 어, 어..? 어?! (당신이 인형을 역소환하고 마법봉을 소환했을 때는 수영복의 당신을 볼 수 있는걸까 하는 기대를 품었다. 그리고 그 기대는 돌아오기는 했다. 상상도 못한 형태로. 당신의 옷이 변함과 동시에 그의 눈이 살짝 커지며 입에서 언어가 사라졌다.) 어, 어어... 아니야! 안 틀렸어! 그게 맞아! 단지... 좀... 예뻐서. 응. (쑥맥에게 이런 광경은 여러모로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그는 미간을 한번 짚고는 당신을 훑어보았다. 처음부터 이런 대담함이라니. 그렇다고 싫은 건 또 아니어서, 이런 상황이면 어떻게 해야하나 당신을 보며 갈등했다.) ...잘 어울려. 그럼 나도 거기에 맞춰서 바꿔야겠네. (그 역시 손가락을 딱 튕기자 윗옷은 하얀색 가디건으로, 바지는 검푸른색 수영복 반바지로 바뀐다.) 이제 옷도 같으니까 바다로 들어갈 수 있겠다. (떨리는 당신의 손을 잡고, 천천히 바닷가 쪽으로 손을 이끌어주었다.)

>>702 블량슈
좋은 숲이야 친구. (쪼그려앉아, 당신을 빤히 바라보며) 근데 고래가 왜 숲에 있어? (손가락을 뻗어 당신의 볼을 꾹꾹 해보려 시도한다.)

>>707 헤르베라
이곳은 길을 잃기 쉬운 곳이라 돌아가는게 좋을걸. (불쑥 튀어나온 그는 당신에게 경고하려는 듯 다가오다가, 이내 당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는지 반갑게 다가온다.) 하하! 저번에 만났던 내 은인이잖아! 오늘은 술 재료를 구하러 온 거야? 이야, 부지런하네! 그리고 오랜만이고! (아무것도 모르는 그는 방긋방긋 웃으며 당신에게 친한척했다.)

710 레인 (.xiiXp8Z5w)

2022-07-19 (FIRE!) 03:06:15

>>690 바벨
(그래도 어느정도 납득해준건지 살짝 고개를 끄덕이던 그가 이름만 불러도 온다는 말에 피식 웃으며 반론을 세우자 그것은 살짝 앓는 소리를 내다가 허공에 검지를 뻗어 빙빙 돌렸다.)
물론 난 잠깐의 변덕으로 몇세기 정도 인간들을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지만... 원래부터 인간들에게 호의적인 외신들도 있었고, 그런 애들은 대개 나처럼 부르기만 해도 오거든~
(어떻게 보면 인간을 도움으로서 자신의 영향력을 넖히기 위해서도 있을 것이고, 단순히 실험 샘플을 얻기 위해 어리석은 인간이 쉽게 걸려들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일단 그것은 그 어느쪽도 아니었다.)
우버? 아마 그런듯? 나도 몰?루.
(말할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그의 물음에 그것은 아무튼 모른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런게 좋긴 하겠지~ 어디까지나 난 제3자에 지나지 않으니~
(그가 딱히 도움을 원하지 않는 이유도 이해가 갔다.
어찌되었건 본인에게 주어진 운명,)
이야~ 내 인생도 참 기구하다~ 그나마 인간들이라도 대강 이해는 해주니까 다행이긴 하다만...
(그것은 자신의 이마에 손을 짚으며 탄식하는 뉘앙스의 목소리를 내었다.)
뭐야, 왜 그렇게 처음 듣는양 그래? 인피면구의 책이나 나에 대한 존재를 알면 그걸 모를리가 없을 텐데?
물론 감정이 없는마음이 없는 이형신도 있긴 하지만 대개는 부분적으로나마 감정을 가지고 살아간다구~ 이를테면 분노, 파괴욕구, 오만함, 자비로움, 호기심, 기만 같은 것들 말야.
애초에 신이랄지... 우리같은 초월체들은 그런 감정이 있기에 중간계에 보다 적극적으로 간섭할 수 있는 거니까? 우리가 인간들에게 녹아들기 쉬운 이유도 그거야.
무엇보다 인간들이 가진 부정적 감정의 근원이 나로 인해서 발현되었기도 했고?
(그것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딱히 무슨 이유가 있어서 그런게 아닌,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내가 하는거랑 남이 하는 거랑 다르거든요~
따지고 보면 아까 너도 마찬가지 아냐~?
(그것은 반대로 자신이 무릎베개를 해준다 할때 그가 부끄러워했던 것을 되짚으며 키득거렸다.
조심스레 코를 누르며 밀어내자 그에게서 으엑, 하는 소리가 반사적으로 나왔을까?
당연히 삑삑거리는 소리는 안나겠지만 이런 소리가 나는 것도 재밌다 생각했다.)
아무렴, 책도 생명인데~
(전혀 근거없는 이유를 대며 장난스러운 웃음을 보였다.)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전에 마법의 단어인'G!'부터 깨닫고 오길 바라~
게다가... 기왕이면 소환하지 않는게 좋을걸?
특히나 지금의 그릇이 아닌 내 본질이 지구에 당도한다는건...
인간으로 치면 자멸하기 위해 핵폭탄을 떨구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그것은 검지를 입가에 가져다대고서 한쪽 눈을 감아 웃어보였다.
섬뜩한 대답을 하는 것 치곤 그것의 표정은 너무나도 여유로웠다.)

>>691 마논
시시한 거짓말이라니 상처받게스리~
(물론 거짓말이라 받아들여도 그게 상대방의 주장이라면 어쩔수 없다지만, 날카로운 시선에도 그것은 여전히 태평한 모습이었다.
이젠 그녀의 이런 반응들이 익숙해졌다는듯이,)
앗차... 그게 그런식으로도 해석할수 있나~ 미안미안~ 과시하고 싶다거나 그런 나쁜뜻은 아냐~
하지만 신이든 신의 사자든, 난 둘 다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부분에서 오해할 수 있는게... 내가 종종 인간들의 기준으로 생각하다보니까 그래~
(아무래도 인간과 오래 섞여있던 탓일까? 아니면 자신의 본질이 인간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기 때문일까? 그것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흐릿하기에 당장 떠오르는게 아닌 이상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스러운점은 금방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나갈듯 빛을 끌어모아 날개를 만들던 그녀가 이내 한수 접어주겠다 생각했는지 곧 사그라뜨리며 일갈하자 그것 역시 두 손을 들어보이며 미소지었다.)
원래 내가 좀 참견대마왕이라서 그래~ 그러니까 여기에 수세기를 거쳐서 자리를 틀고 있는 거잖아?
(다만 신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말라며 자신의 빰에 뻗은 손가락을 들이밀려 하자 그것은 수긍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알았어~ 먼저 기분 나쁘게 한건 나중에라도 얼마든지 사과할 테니까~
애초에 여기 먹거리나 디저트 얘기하느라 바쁠텐데, 그런거 얘기 할 틈이나 있을까?
(그녀가 팔짱을 끼고 몸을 돌려 한동안 불쾌함을 표현해도, 그것은 여전히 웃을 뿐이었다.)
예이 예이~ 바로 안내해드립죠~! 아, 그전에 물어볼게 있어.
아무리 그래도 음식이라던지, 간식이라던지, 음료라던지... 좋아하진 않아도 눈에 좀 띈다 싶은거 하나쯤은 있을거 아냐? 내 선택지는 생각 외로 많기 때문에 무언가 딱히 고르지 않는다면 완전 랜덤이 될수도 있거든~
가끔은... 머릿속에서 주사위를 던져가지고 정할때도 있기도 하고~
(앞으로 나아가다 잠시 멈추어선 그것은 어차피 자신에겐 모든 것이 곧 취향인지라 최대한 상대방이 선호할만한 것을 따르기로 했다.)

>>699 리카
살다보면 그런 일도 있잖니?
내가 좋아하는지, 싫어하거나 별로 관심없는지의 차이만 있을뿐... 여느 사람들처럼 약속을 하는 관계라던가 말야.
보통 전자는 '친구'라고 부르는거 같고... 후자는 '비지니스 관계'라고 부르던가? 음... 잘 모르겠네~
(사실 친구라는 개념도 그것에겐 애매모호했다. 물론 서로 돕는단 개념에선 얼추 이해가 가긴 했지만,)
하긴, 그것도 그렇지? 세상엔 약속이라 하지 않으면 약속인줄도 모르는 일들이 워낙 많다보니까~
아, 그럼 내가 굴러다닐 때 같이 구른다는건 어떤쪽이려나...
(헝크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려는 손길에 그것은 그저 가만히, 따뜻한 미소를 지켜보았다.
해맑은 웃음도, 무엇이든 기꺼이 하겠단 모습도, 가끔 일그러지는 모습까지도... 닮아있었다.
물론 마법사도 아니거니와 리카와 같은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었지만, 그 특유의 분위기는 꽤 닮아있었기에...)
힘내는건 좋지~ 무리만 하지 않는다면~?
(천천히 내리깐 눈, 그러다 다시 눈을 뜨면 여전히 밝고 씩씩한 얼굴,
분명 다짐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지만 그녀의 그런 언동은 누가 봐도 혼자서 짊어지려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 말해주고 싶은 자신과 그녀의 뜻을 굳이 거스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교착상태를 만들어내고 있을까?)
뭐, 서로가 서로를 돕는건 나쁘지 않으니까~ 내가 누군가를 돕는만큼, 그 사람이 나를 도와주는 것도 꽤 마음 따뜻한 일이거든~
어떻게 해서든지, 내가 해낸 일들은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라고도 하니까?
(그렇기에 그것은 나름의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쓰다듬으려는 리카의 손길을 피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런 고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음~ 그건 한번 두고봐야겠는걸~?
찾으면 알려줄 수도 있지만, 그 책을 여는건 오로지 본인 책임이랍니다~¿
(도망치지 않는 모습,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은 분명 마법소녀로서 손색없는 인상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마법소녀이기에 더더욱, 그것은 자신의 본질을 상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려나~¿ ...그래, 내 잘못이 아니라면 좋으련만...
(자신이 존재하기에 온갖 부정의 단어들이 만들어졌고,
자신이 존재하기에 모든 생명은 어둠과 죽음을 두려워했으며,
자신이 존재하기에 모든 생명에게 투쟁이라는 것이 생겨났고,
자신이 존재하기에 세상은 아비규환이 되었다.
슬픔, 고통, 분노... 모든 애절함을 낳은 것이 자신이며, 그 모든 것들이 곧 자신이 되기도 했다.
원죄가 있다면 이런 것일까, 그렇다면 자신은 원죄 그 자체인 것일까.
그렇다면, 자신이 사라진다면 세상은 조금 더 편해질까...
)
...넌 참 상냥한 아이구나... 스스로의 그릇이 깨어질 것을 감내하면서도 희망을 주려는 존재,
이 혼란스러운 세상에도 굴복하지 않으려 하는 존재,
그렇기에 모든 이들이 사랑해야 마땅한 존재...
(자신의 손을 잡아주는 손길, 위로하듯 상냥하게 웃는 얼굴, 그럼에도 조금씩은 떨리는 모습...
그것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면서 미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심지어 모든 이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나에게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참 오래간만인것 같아...
(검은 안개들이 서서히 바닥에 깔리며 그것의 주변을 감싸려 하고 있었을까? 마치 그것을 중심으로 세상이 붕괴될 것처럼 꿈틀거리고 있었다.
신위를 부정당한 검게 녹아내리는 헤일로, 그럼에도 아직 순백을 유지하고 있는 날개, 우주를 담은듯한 검은 눈동자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나를 보고서도... 리카, 너는 똑같이 말해줄 수 있을까¿

711 리겔 - 나만 아는 이야기의 끝, 그리고 (GZiY2aew5Q)

2022-07-19 (FIRE!) 04:08:31

이것은 누군가의 이야기였으나 끝내 전해지지 않은 이야기.
선과 악의 대립도, 위대한 영웅의 이야기도 아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있었던 이야기.

나만이 기억하는 당신의 이야기.



“…네가 행복하길 바래.”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 태어난 반신의 최후는 허무할 지경이었다. 집을 떠나올 때, 당신의 어머니가 줬다는 목걸이를 내 목에 걸어주며 당신은 나의 행복을 바랬다. 내가 바랬던 건, 당신의 행복이었는데. 당신은 마지막까지 내 행복만을 빌었다. 평소처럼 웃으며, 그렇게 당신의 최후는 그러했다.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 태어난 반신은 한낱 인간이었다. 영웅적인 행보도 없이, 위대한 업적하나 쌓아올리지 못하고, 자기 희생과 인내를 반복하면서 고통스러운 길을 의심없이 나아가다가도 주저앉고 싶을 때면 곁을 지키고 있는 신수에게 기대어 온기를 나누며 용기를 얻던 한낱 약하고 어렸던 인간이었다. 떠올려보면 당신에게 반신이라는 칭호를 준 이들또한 인간이었다.

그들이 당신을 이렇게 만들었구나.
눈치채기도 전에 눈물이 떨어진다. 인간들에게 자식을 잃었을 때도 흘러내리지 않던 눈물이 그제야 떨어졌다. 한번 흘러넘친 눈물은 수습하기도 전에 내 손에 쥐어진 당신이 남긴 목걸이에 떨어졌다.

내가 당신을 이렇게 만들었나. 부모가 제 자식에게 하듯, 또는 사제들이 신에게 하듯, 그렇게 내가 당신을 사랑한 것이 잘못인 것만 같았다.

아니야. 당신이 건넨 목걸이를 움켜쥐며 떨어지는 눈물로 흐려진 시야로 멍하게 생각해본다.
나는 대체 누구를 원망해야하는 거지?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증오해야하는거지? 이 갈곳을 잃은 원망과 증오를 어떻게 해야만..

`신의 뜻을 거역하고 네 주인에게 이빨을 들이댄 신수여.`
“…나는 네 신수가 아니야. 나를 구원한 것도 네가 아니고.”

단 한마디라도, 도와달라고 단 한마디라도 해줬더라면.
아니 애초에 당신이 날 말리기 전, 저것을 해하려 시도했더라면.

자신의 신을 잃은 신수만이 남아, 자신의 신을 거둬간 모든 원흉을 향해 적의를 드러냈다. 이길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자신의 신이 준 힘이 모두 사라지기 전, 신수는 자신의 신을 거둬간 원흉에게 무엇이라도 해야했다. 원망하고 증오해야할 대상을 명확히 찾지 못한 신수의 어리석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모든 힘이 사라지면 일개 수인이 되어버릴 터였으니 마지막 발악이었다. 수천의 여우불들이 신수를 감싼다. 불꽃이, 근본을 이루는 본래의 형태로 돌아간 신수가 자신의 신의 마지막 예우를 지키는 순간이었다.
.
.
.
.



이것은, 어디에도 전해지지 않을- 나의 이야기.

‘정 그러하다면 한번 기다려보거라. 사라진 네 신이 네 앞에 나타날 때까지.’
‘내 너를 축복해주마. 너는 이 순간부터 먹지 않더라도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잠들지 않더라도 피곤하지 않을 것이며 나이를 먹더라도 늙지 않을 것이며, 상처를 입더라도 너의 불꽃이 너를 치유할 것이며,’
‘네 의지로는 죽을 수 없을 것이니. 망각또한 네게 윤허되지 않는다. 네가 말한 너만의 신을 기다려야할테니.’
‘신의 축복을 받는다는 게 어떤 건지 몸소 겪어보거라. 어리석은 신수여.’

나에게 남은 것은 당신이 남겨준 목걸이와 축복이라는 단어를 빌어 남겨진 저주로 인해 강제된 목숨이었다.
나는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날거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당신의 최후는 내가 지켜봤으니까.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난다면 그건 당신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과거 내 어미와 살았던 숲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더 안으로 들어갔고 그 누구와도 만나지 않았으며 누구와도 교류하지 않았다.

신을 잃은 신수의 시간은 계속, 같은 곳을 맴돌며 돌아가고 있었다. 자신만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끌어안은 채, 자신의 이야기는 묻어놓은 채로 계속.

712 리겔 (GZiY2aew5Q)

2022-07-19 (FIRE!) 04:09:14

>>708 마논

신의 사자라고 하기에는 하는 말이 꼭 신이랑 똑같군 그래. 하계의 존재들이 모두 미개하게 보인다면 애초에 자의식조차 가지지 못한 인형을 만들지 그랬나. 너한테는 인형놀이가 제일 어울리는 것 같은데. (누누히 말하지만 여우의 말재간은 좋지 못했다. 게다가 당신의 도발에 걸려들만큼 호전적이고 다혈질이었으니 당신에게 독한 말을 쏟아냈다. 분명 당신에게 향할 말은 아니라는 걸 여우도 알고 있었다. 다만, 머리끝까지 열이 올라온 존재중 몇이나 냉정하게 머리를 굴릴 수 있을까.)
(당신이 멀쩡하게 걸어나오자, 여우는 쯧- 혀를 찼다.) 태양의 온도가 몇이나 되는지 알고는 있고?(몇번 합을 겨뤄봤을 때 실력은 모르겠지만 힘의 격차는 분명하게 존재해서 더 끌어봤자 좋을 게 없을 것 같았다.) 내가 눈이 좀 좋아서 눈부신데 말이지. (포격이 퍼부어지기 전, 여우가 혼잣말을 중얼거렸고 포격은 그대로 여우가 서있는 위치에 쏟아져내렸다. 날카롭고 묵직한 공격들은 숲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려도 충분했으나 이상하게도 숲은 멀쩡하게 남아있었다. 한차례 포격이 그칠 때쯤 자욱하게 퍼진 먼지를 휘젖는 손이 보였다. 여우의 손이었다.) 확실히 힘의 격차는 존재하는 모양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칩거하지 말고 조금 운용방법을 연구할 걸 그랬네. (포격을 온전히 몸으로 받아냈는지 여우의 모습은 멀쩡하다고 할 수 없었는데 그마저도 피어오른 불꽃에 휩싸이고 났을 때는 멀쩡한 모습이었다.) 피차, 같은 힘을 쓰는 거 같은데 내가 진걸로 하지. 어때? 신의 사자 나으리. 나는 이 숲이 망가지는 건 원치 않아서 말이야.

#우리네 여우 말투가 기분나쁘시다면 잡담어장에서 당근을 흔들어주세용,,,,
#아니면 다음 답레에서 당근 이모티콘을 붙혀주세용,,,,


>>709 바벨

먹는다는 행위에 거부감은 없지만 딱히 영양을 섭취하지 않아도 상관없으니까. …이제는 아예 불멸이라고 단언하는군 그래. (여우가 어이없다는 듯이 혀를 찼다. 불쌍하다는 듯한 당신의 시선을 마주하는 여우의 시선은 감정이 떠오르지 않고 있었다.) 지금도 사제라고 했다면 넌 여기서 쫒겨났을거야. 다행이지? 나에게는 유감이야. (감정이 떠오르지 않던 여우의 노란빛 눈동자에 분노가 떠올랐다가 금새 사그라들었다. 그것은 빛바랜 분노였을까. 아니면 해묵은 증오였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둘다일까. 여우는 더이상 말을 잇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다가 당신의 말에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한숨을 쉬었다.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고집스러운 신념을 가진 인간은 상대하기 버겁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편하다면 그렇게 생각해. 그런데 온전한 인간이 아니라는 건 누가 정했지? 스스로가 온전한 인간이 아닌 이유가 불멸이기 때문이라면 글쎄- 그런 생각을 하고 그런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 자체로 너는 그냥 인간이야. 내 생각이지만.

713 마논 (rMlxo7zOws)

2022-07-19 (FIRE!) 04:25:43

>>709 바벨
(바벨의 말에 신계의 빛을 담은 눈동자가 크게 뜨였다. 벌어진 동공은 그저 놀라움으로 가득 차있었다. 만물의 진리를 꿰뚫는 신의 사자. 그러나 인간에게 건네준 소원이 이런 답이 되어 돌아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방금, 마논을 동정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었나~? 응? 기분이 나쁘네. (가늘게 뜨인 눈빛이 웃음기를 전부 지우고 순식간에 험악하게 얼어붙는다.) 고작 인간따위의 미물에게 그따위 소리를 듣는 거 말이야.
~너, 아까 마논의 자애로움을 부정하려고 했었지. 지금 보여줄게. 마논이 성녀 따위같은 것들 보다도 얼마나 자애로운지 말이야. (입은 웃고있었지만, 그것은 확실한 냉소였다.)
네게 소원을 부여한 신의 사자의 이름으로 친히 방금 얘기는 못 들은 걸로 해줄게. 즉, 반환이라는 거야. 네 소원은 아직 유효해. 신의 사자가 내려준 소원을, 좀 더 소중히 하라고 말하고 있는 거야. 그런 멍청한 소원, 마논은 들어주지 않겠다고 얘기하고 있는 거라고. 대체 무슨 말을 하나 했더니... 인간의 기준으로 괜찮은 추억을 만들어? 캭캭캭캭. (키득거리는 웃음이 귀를 거스른다.) 있잖아, 방금까지 대체 뭘 들은 거야? 귀가 먹었어? 안 그런 척 하더니 술을 너무 마셔서 뉴런이 맛이 가버린 거야?
잘 들어. 추억이라는 건, 단지 시간이 지나 의미를 잃은 기억. 그것 뿐이라고. 쓸모라곤 하나도 없는 시냅스의 얼룩이라고. 그걸 소중히 여기는 것 자체가 미개함의 극치이자 인간의 실수이며 착각일 뿐이라고. 마논은 그딴 쓰레기같은 거 필요없다고 계속 말했잖아. 훨씬 더 괜찮은 소원들이 많아.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 원하는 것, 네가 그토록 증오하던 신에서 벗어나는 것. 염원, 욕망, 기도. 마논이 현실이 되도록 구현해 줄 수 있어. 그런데, 고결한 신의 사자가 만들어진 본분을 잊은 채 고작 인간과 같은 부질없는 세계의 고향을 가지는게 소원이라고...? 그딴게 네가 진정 바라던 거야? 인간의 잣대따위를 마논에게 내밀지 마...! 그거야말로 수치야! 상식적으로 이런 비린내 나는 주정뱅이의 도시 따위를 마논이 자랑스러워 할 것 같아? 신의 사자의 말이 말처럼 들리지 않아? 아니면 지금 일부러 마논을 능멸하려 드는 거야? 신이라는 존재가 만만해?! (그것이 소리를 내지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상기 된 얼굴. 거칠어진 숨이 색색거리고 가슴이 들썩이고 있다. 눈동자 안에선 여러가지 감정이 소용돌이 치고 있는 듯이 보였다. 바벨과 마찬가지로 복잡하다. 그러나, 좀 더 단순하게 와닿는다.)
...그러니까- (이내 다시 자리에 내려앉는다. 또 언제그랬냐는 듯 표정이 바뀐 채다. 예의 그것처럼 사람의 인간성을 비웃는듯한 생글거리는 웃음이었다.) 제발 부탁이니 헛소리 하지말고 다시 한 번 더 그 비어있는 머리로 잘 생각 해보도록 해? 안 그러면 마논이 너무너무 화가 나는 나머지 네가 그토록 사랑하는 '추억' 이 담긴 이 항구도시를 아주 재미있는 꼴로 만들어 놓을 것 같거든. 알겠지? (범차원적인 협박이다. 그것은 그렇게 마지막으로 언질 해놓고서는 가득 채워진 잔을 거칠게 낚아채어 단번에 속 안으로 쏟아넣었다. 열을 삭히듯이 벌컥벌컥, 거칠게 들이킨다.) 하아- 진짜, (테이블을 때리며 잔을 내려놓자 요란한 소리가 주점에 울렸다.) 3년 중에서도 가장 어처구니 없는 말을 들어버렸어. 정말 불결해. 캭캭캭.


>>710 레인
그럼 마논 말이 틀렸어? 당신, 어차피 마논이 무슨 짓을 한다고 해도 죽지 않잖아? 그리고 그렇게 쉽게 죽을 생각도 없지? 다 알고있어. 그런 식으로 거짓 된 자비를 보여서 마논을 어떻게 해보려고 했던 거겠지. 어차피 그 그릇도 그렇게 빼앗은 걸테고 말이야. 흥, 참 외신 다운 질퍽한 방법이네. 신의 사자에겐 뻔하거든. 순순히 넘어가줄 거라고 생각했더면 진짜 오산이네. ...그리고 그렇게 물렁거리지 마! 징그러워서 소름이 돋으니까!! (아랑곳도 하지않고 미소지으며 저자세의 스탠스로 연신 사과를 하는 레인을 따라 걷던 그것이 질색하는 얼굴을 하며 제 몸을 끌어안고는 거리를 벌려버렸다.)
간식? 음료...? (입 밖으로 내놓는 말에 고개를 기울인다. 그러다 불현듯 무언가 떠올랐는지.) '아무거나'로 괜찮은데? (그 입가에 조소의 웃음이 스치웠다.) 어차피 중간계의 음식이라는게 맛이 좋아봤자 거기서 거기일 거 아냐? 안 그래? 설마, 자기가 그렇게 안내하겠다고 해놓고 마논의 입맛에 맞지 않는 걸 내놓지 않겠지~? 외신이라는 작자가 말이야. (키득거리고 있는 웃음의 의도가 다른 의미로 투명했다.) 그러니까 괜찮잖아? '아무거나' 로.

714 헤르베라 (8W/O4c1dh2)

2022-07-19 (FIRE!) 06:10:50

>>708 마논
(허영일지, 사실일지, 갖은 미사여구가 붙은 자기묘사에 그녀는 작게 중얼거렸다.) 완전하고 고결하고 아름답고 자비롭다라. 마치 세상 좋은 것들은 죄다 버무려 빚은 듯 하군. (웃고 있는 손님을 향해 그녀도 웃었다.) 그것 참 고마운 말이나 사양하겠네! 내 칭찬에 박하지 않으나 억지로 끌어내는 건 성미에 맞지 않아서 말일세! (하하. 습관처럼 웃는다. 자리를 만들고, 그녀가 앉고, 손님도 앉았다. 과도하게 화려함을 강조하는 움직임을 그녀는 어떤 눈으로 보고 있었을까.) 호오. 그대, 내게 관심이라도 있는겐가? 그저 술 빚는 낙으로 살아가는 한낱 '미물'의 명성은 물론 이름까지 알고 있을 줄은 몰라서 말이네. 내 이름은 어지간히도 알려지지 않았을 것인데, 무려 신의 사자님께서 알아주시니 황송하기 그지없구만. (그녀는 전에 없이 담담하고 차분했다. 교만스러운 상대와 달리 바른 자세로 앉아 술을 한모금 넘기며 말했다.) 그래서 자칭 신의 사자님께서 내 뉘인지 알아 무엇 하려 하셨나? 술 드시러 온 게라면 기분 좋게 마시면 좋을 것 같네만.

>>709 바벨
음? (그의 목소리가 들렸을 때, 그녀는 방금 찾아낸 나무 열매를 따기 위해 손을 뻗던 참이었다. 가지 아래 대롱대롱한 야생 열매를 향해 한 손을 쭉 뻗은 모양새로 고개만 휙 돌렸다. 단단히 검은 베일 덮인 얼굴이 그를 보고 손은 열매를 낚아채고 내려졌다. 그리고 그녀는 돌아서 그를 마주했다.) 안녕하신가. 그대여! 그리 말하는 걸 보니 내 만난 적 있나보군. (반갑게 다가오는 그를 보며 그녀는 말했다. 마치 오늘 처음 만난 것처럼.) 은인이라니 전혀 집히는 구석이 없다만. 아, 혹여 술 마시러 온 적이 있던 겐가? 어찌됐든 이런 곳에서 누군가를 마주칠 줄은 몰랐군! (하하하! 호탕한 웃음도 시원시원한 말투도 그대로지만 그를 대하는 태도만큼은 초면인 그 자체였다.)

715 레인 (.xiiXp8Z5w)

2022-07-19 (FIRE!) 13:57:45

>>713 마논
(《어차피 그 그릇도 그렇게 빼앗은 걸테고 말이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것의 눈이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갔고, 형태를 잃어 녹아내리는듯한 길쭉한 미소를 지었다.
새까맣게 굽이치던 머리카락이 거대한 갈고리들로 이루어진 손처럼 변해 수많은 눈과 입이 달린 채 그녀를 향해 손을 뻗으려 했을까,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환상 뒤의 그것은 생긋 웃으며 검지를 자신의 입에 가져다 대었다.)
난 얼마든지 무시해도 좋지만 이 몸의 주인을 욕되게 하진 말아줘~¿
그리고 난 쉽게 죽을 생각이 없는게 아니라 쉽게 죽을 방법이 없는 거라구~
(이 세상의 모든 악, 어둠, 부정이 사라진다면 자신 또한 사라지겠지만... 그녀의 말대로 그것은 누가 무슨 짓을 해도 죽을 리가 없었으니, 참으로 끈질긴 저주가 아닐 수가 없다.)
어라? 나에 대해서 좀 안다며? 그럼 내가 물렁하다는 것도 알고 있지 않아~? 정해진 모습이 없다보니 이렇게라도 구색을 갖추어야 너처럼 눈부시게 이쁜 애 근처에서 돌아다닐거 아니니~
(질색하며 닿지 않으려는듯 스스로 몸을 끌어안으며 거리를 벌리는 이에게 그것은 아쉽다는 표정을 보이면서도 굳이 다가가려고 하진 않았다.)
흐음... 아무거나라...
(비웃는듯한 표정이라던가 맛이 좋아봤자 거기서 거기일거라는 그녀의 언행에 그것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흠 흠 흠~ 둘부터 열까진 알겠지만 하나는 모르는구나?
이 세상에 얼마나 감동적인 먹거리들이 많은지~
초콜릿 머핀 속에 잠들어있는 따뜻한 멜팅 초콜릿,
바삭한 쿠키같은 판 위에 수정구슬처럼 올려진 달콤한 스프레드와 그것을 감싸는 쌉싸름한 코팅,
부드러운 매쉬로 만들어낸 틀에 올라간 과일들,
그것 말고도 말하고 싶은게 얼마나 많은지 몰라~
게다가 여기서 배운 지식인데... 먹는 것에 따라 곁들이는 마실 것도 달라지는데, 어떻게 조합을 하느냐에 따라 진짜 극상의 조합이 될수도 있다 하더라고~
(그것의 말하는 톤이나 얼굴에 보이는 표정, 어느쪽이든 무언가에 홀린듯한 모습이었다.)

716 블량슈 - ????은 깨어나지 않는다. (tMeBMw4zJI)

2022-07-19 (FIRE!) 14:52:41

그 것은 눈뜨지 않는다. 자신의 자식화신이 고래의 꿈을 꾸는한, 그 것은 잠자고 있으리라.
그 것이 약속된 태고의 계약. 고래의 꿈이 끝나면 그 것은 깨어나, 슬픔과 분노를 전세계에 풀겠지.
그 것은 어둠, 그것은 심연, 그것은 모든 어둠과 심연의 어머니이니.

그 존재가 세상에서 세상에서의 여행을 끝내고 불멸을 반납할 때. 그 것은 깨어나고
세계에 용사도 마왕도 필요없으리라. 그 것이 깨어나는 것은 세계의 종말과 같으니.
태고의 예언에는 그 것이 깨어나면 세계는 그 것에 삼켜질테니.

아아, 부디 어린 고래여. 부디 그 꿈을 계속 꾸소서.
그대의 가족이 깨어나지 않기 위해서..

-심해의 유적 기록 중-

717 명설화 (plWLmbMI2c)

2022-07-19 (FIRE!) 19:22:40

>>699 리카
... 고마워 ( 설화는 허둥지둥 당신이 내민 것을 받아 마시곤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느껴질지 모르지만 아주 조금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아주 조금.) .. ?? ( 리카가 해맑게 웃다가 입가의 빵조각을 털어주려 하자 의아한 듯 눈을 깜빡이며 리카를 바라본다. 누군가 이런 것을 해주는게 처음인 모양이었다.) ... 알겠어. 응, 리카 마법소녀. (못 알아들은게 분명한데도 태연히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알아들은 듯 답한다.) 고마워, 리카도 예뻐. 외모도. (칭찬에 얼굴을 붉히더니 고민하듯 뺨을 긁적이다 작게 대꾸한다.) ...잘 부탁해, 리카는 어디로 가? ( 얼떨결에 하이파이브를 하곤 다시 빵을 오물거리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한다.)

>>708 마논
.... 야만스러운거 아닌데.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마논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린다. 무를 익혀온 그녀로선 야만스럽다는 이야기는 조금 불편한 듯 했다.) ...먹을건 고맙지만, 고약해. 심보. (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한 설화는 망설이지 않고 검을 뽑아내선 가슴으로 찔러오는 말뚝을 위로 쳐낸다. 그리고 그 반발력을 이용해 거리를 두고 떨어지며 빠르게 검을 휘두른다. 꽃잎이 날리는 듯한 검기가 네게로 빠르게 날아든다.) 아플지도..

// 혹 설화주가 이어주지 않은게 있다면... 말해조

718 블량슈 (tMeBMw4zJI)

2022-07-19 (FIRE!) 19:41:45

>>709 바벨
고래도- 삼림욕을 하고싶을 때는 있는 법이야-(그 존재는 그리 답하며 바벨에게 반갑다는듯 손을 흔들었다)
그래서 그 쪽은- 산책-?(그 존재는 가벼운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친숙한 것일까)
아니면 신?을 죽이기 위해 방법 찾는 중-?(느긋하게 그 존재는 나른한 말투로 당신에게 이야기했다)

719 헤르베라 (8W/O4c1dh2)

2022-07-19 (FIRE!) 19:53:20

>>702 블량슈
(언제나의 방랑 중, 그녀는 늘 산에서만 재료를 찾다가 문득 바다로 들어가본지 오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라- 오랜만에 해저 동굴이라도 찾으러 가볼까? (깊은 심해의 해초와 산호들 역시 좋은 재료였다. 생각이 들자마자 걸음을 틀었다. 마음을 먹으니 바다 근처 산에 다다르는 건 금방이었다.) 이제 여기만 넘으면- (사뿐사뿐 산길을 걷던 그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존재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 반갑게 인사해오는 존재를 보고 그녀도 마주 인사했다.) 안녕하신가. 그대여! 바다향 물씬 풍기는 그대가 예서 뭐하는 겐가? 잠시 놀음 중인가? (성큼성큼 하지만 소리없이 뒹굴거리는 존재의 곁으로 다가갔다. 잘록한 허리에 한 손을 짚고 베일 드리워 보이지 않는 얼굴이 그 존재를 바라보았다.)

720 블량슈 (tMeBMw4zJI)

2022-07-19 (FIRE!) 19:55:27

>>719 헤르베라
처음 보는 친구-네-(그 존재는 당신을 그리 인식했다.)
네 말대로- 잠시 놀음 중-(그 존재는 무표정하게 당신을 바라보다가 이내 얼굴없는 것이 익숙한듯 가볍게 대한다)
그 쪽은- 복장을 보아하니 재료 채집 중-?(나른한 말투로 그 존재는 당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721 헤르베라 (8W/O4c1dh2)

2022-07-19 (FIRE!) 20:08:04

>>720 블량슈
오호라, 그대와는 만나는게 처음인가? 다행이군 그래! (무엇이 다행일까. 그녀는 의미 모를 말을 내뱉고 하하 웃었다.) 음! 그렇군. 긴 생에 놀음은 중요하지. 지루함은 머릿속을 갉아먹을 뿐이니 말이네. (그녀는 고개를 끄덕끄덕 하며 주절거렸다.) 오, 어찌 알았나? 채집 중인 건 맞다만. 이 복장을 보고 그리 생각하는 것이 신기하구만. (그녀는 늘 두르는 베일과 이국의 무희와도 같은 나실나실한 옷차림이었으니 채집하는 이로 보이긴 어렵지 않았을까. 한 손에 주머니 같은 가방을 들었으니 혹시, 할 수는 있겠지만.) 나는 술 빚는 낙으로 사는 이라서 말일세. 새로운 술의 재료를 찾으러 간만에 바다로 가던 중이었다네. 그대, 술은 즐기는가? (그녀는 그 존재의 옆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주머니에서 작은 술병을 꺼냈다. 그리고 마시겠냐는 듯 흔들거렸다.)

722 블량슈 (tMeBMw4zJI)

2022-07-19 (FIRE!) 20:21:36

>>721 헤르베라
술은 말없어서- 싫거든-(그 존재는 느긋하게 질문에 답한다. 의미불명인 이야기에도 익숙한 것일까)
술집을 하나보네- 뭐어- 그 얼굴로 술집이라- 괴롭히는 애는 없나봐-?(그 존재는 지극히 경험에 의한 추론을 한다)
인간이든- 엘프든- 얼굴 없는 것에는 기겁하는 것-같아-?

723 테이얀 (cI1zwzlKuA)

2022-07-19 (FIRE!) 21:16:26

>>702 블량슈

해변가의 숲은 바다내음이 나서 괜찮지. 여기서 또 보는구만, 고래씨. (익숙한 기운이 느껴져서 그쪽으로 방향을 튼 그의 눈엔 몇번 마주친 존재가 있었다. 자신을 고래라고 소개하는 존재가.) 거기에 나무들의 그늘 아래에서 바닷바람까지 맞고 있다보면 더위도 맥을 못추리지. 내가 사는 숲은 침엽수림이라 이런 활엽수의 느낌이 없어서 좀 아쉽긴 하다네. (오늘은 그의 어깨에 항상 앉아있던 까마귀가 보이지 않는다.) 고래인 것치고는 땅 위에서 더 자주 보는 느낌이구만.

>>708 마논

그걸 신비라고 부른다니 마계에도 몇번 다녀온 입장에선 처음 듣는 소리군. 사실 이곳저곳 다녀보기만 했고 직접적인 대화를 해보진 않았으니 그럴 수 밖에 없겠구만. (적의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는 것을 느꼈는지 그는 살짝 경계 태세를 풀며 말했다.) 뭐ㅡ, 인간이 저열한 미물이라는 것은 동의하는 바지만 말일세. 나는 평범한 인간은 아니라고 말해두지. (그래도 평소의 태도가 아닌 조금은 경직된 태도를 유지하며 그는 말했다.) 싸울 생각이 없었다는건 다행이구만 그래. 나도 싸우는건 딱히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지. 이 까마귀는 내 사역마라서 말하는 소리는 나한테만 들린다네. (살짝 거리를 두고 있지만 일단 싸울 생각이 없다니 좀 더 편하게 자세를 잡은 그는 상대에게 말했다.) 그래, 마계도 안가본지 오래 됐구만 그래. 자네도 마계에서 방금 올라온건가?

>>709 바벨

아 드루이드는 아니라네. 그들도 이렇게 육성으로 동물과 대화하지는 않더군. 이 까마귀는 내 사역마라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까마귀지만 말이야. 그래서 나랑 대화하는 소리가 안들리는 것뿐이네. (대뜸 다가온 상대에게도 당황하지 않고서 얘기한 그는 어깨에 앉아있던 까마귀를 검지 손가락 위에 올리며 말했다.) 물론 이 까마귀도 말을 할 수 있지만 육성을 이용해서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네. 일반적인 사람들은 무서워하니까 말이야. 까마귀를 불길하다고 싫어하는 인간들도 있고 말이지.

724 블량슈 (vTtZHZBXUQ)

2022-07-19 (FIRE!) 21:19:33

>>723 테이얀
네가 물 속에- 들어올 일은 없을테니까 그런 것 아닐까-?(테이얀에게 그 존재는 당연하다는듯이 이야기했다.)
뭐- 네가 사는 숲과 이 숲의 차이라는 것은 모르겠지만 말이야-(그 존재는 그리 이야기하며 당신에게 가벼운 어조로 이야기한다. 조금 기분이 좋은 것일까)
오늘 까마귀는- 휴일-? 아니면 너 혼자 산책 중-?(가벼운 질문을 당신에게 던진다)

725 헤르베라 (8W/O4c1dh2)

2022-07-19 (FIRE!) 21:42:54

>>722 블량슈
술은 말이 없어서 싫다? 그리 말하니 말이 없는게 꼭 술 뿐인 줄 알겠군! (그 존재의 말이 그렇게도 즐거운지 그녀는 줄곧 유쾌하게 떠들었다.) 술집? 아닐세. 정확히는 술을 빚을 뿐이네! 취미로 만든 양조장에서 취미로 술을 빚지. 하도 많이 빚어서 찾아오는 이마다 거저 주었더니 가끔 그리 오해하는 이도 있긴 하네만. (그녀는 술병의 마개를 열고 베일 속 입가로 가져갔다. 병째로 들고 마시며 얘기했다.) 글쎄, 난 잘 모르겠네. 만났던 이들이 기겁을 했는지 신기해 했는지- 내 기억력이 원체 나빠서 말야. 전부 까먹었거든! (와하하! 그녀는 무슨 자랑이라도 하듯 말했다. 그리고 다시 주머니를 뒤적여 육포 뭉치를 꺼냈다.) 술은 싫다면 이런 건 좋아하는가? (제법 큼지막한 육포 덩어리를 그 존재의 앞에 내밀었다.)

726 블량슈 (vTtZHZBXUQ)

2022-07-19 (FIRE!) 21:57:29

>>725 헤르베라
술을 빚는거구나-(차이나나보다-하고 그 존재는 끄덕입니다)
(술을 혼자 먹는 당신을 보며 그 존재는 나른한 시선으로 당신을 쳐다볼 뿐입니다. 그러다 이어지는 이야기에는 가벼운 반응을 보입니다)
망각이 축복인가 저주인가-는 받아들이는 이에 따라 다르다-라고 예전에 핸돌프 하워드가 이야기했었-지-(그 존재답지 않게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고는 당신이 내민 육포를 봅니다)
좋아하-지- 주는거야-?(그 존재는 당신을 바라보며 군침을 삼킵니다.)

727 헤르베라 (8W/O4c1dh2)

2022-07-19 (FIRE!) 22:05:49

>>726 블량슈
그렇지. 빚는 것과 파는 건 다르다네. (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 존재를 따라하듯이.) 음. 철학인가. 맞는 말일세. 아는 아직 결론도 받아들이지도 못 한 듯 하지만 말이네. (한 손엔 술병을, 한 손엔 육포를 든 그녀는 육포에 관심을 보이는 그 존재를 보며 흐하, 웃었다.) 술은 싫고 이건 좋은겐가? 거 귀여운 그대로세. 물론 주고말고. (그녀는 육포를 적당히 쭉 찢어 그 존재의 입가에 가져가주었다.) 자, 아- 하시게. (반질한 검은 손톱의 하얀 손가락이 육포를 흔들거렸다.)

728 블량슈 (vTtZHZBXUQ)

2022-07-19 (FIRE!) 22:13:03

>>727 헤르베라
아-(그 존재는 입을 벌린다. 보이는 것과 달리 입 안은 '엄청 깊고 크다'라는 느낌이 든다)
(계속 쳐다보다가는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당신이 예민한 존재라면 느껴질 것이다)
(그러며 당신이 육포를 놓는다면 그 안에 빨려들어가는 모습을 볼수있겠지.)
감-사- 이 육포라는 것도 괜찮네-(그 존재는 당신에게 감사 인사를 할 따름이다)

729 리카 (JKI6jHn9cw)

2022-07-19 (FIRE!) 22:16:49

>>701 테이얀
아하핫-! 도울 수 있게 해주어서 정말 고마워!♫ 그래도, 역시 테이얀이 제일 고생했어. ( 맑게 웃으면서 쓰다듬듯 테이얀의 머리에 손을 얹으려고 한다. 아무리 물물교환의 개념이라고는 하더라도, 직접 사람들을 돕는 모습을 지켜보니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런 인원들을 그동안 혼자서 봐주었다면.... ) .....xx년 7월 1일..... ( 테이얀의 말을 따라한다. 그 이후로는 이어지지 않는, 나 혼자만 고정되어버린 삶은 도대체 얼마나 괴로울까. 그런데도, 너는 쓴웃음만 지을 뿐, 그렇게 온화한 표정이구나. 연보라색 눈이 테이얀을 걱정스럽게 응시한다. ) ....응. 정말로 외롭고, 끔찍할 것 같아. 나와 가까웠던 사람들도 모두 변해가고, 내가 지냈던 장소들도 점차 변해갈텐데, 나만 그 xx년 7월 1일로 고정되었다면.... ( 인형을 끌어안는다. 너는, 나와 반대구나. 마법소녀 이후는 기억하지만, 마법소녀 이전의 삶은 기억하지 못하는. ) ....지금은, 괜찮아? 테이얀은 지금 괜찮은 거야? (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지만, 걱정스레 테이얀에게 묻는다. 너는, 아직도 외롭고 끔찍한 것일까 ) 아하핫- 고마워! 그럼, 다음에 테이얀과 루이도 같이 먹게 된다면, 그때 나도 즐겨볼게-♫ ( 자연스럽게 다음에 또 도울 생각인 것 같다. 해맑게 대답하고서는 테이얀이 가리키는 방향을 잠깐 살펴보다가 ) 응, 고마워! 어차피 나는 또다른 공간이 나를 삼킬테지만. ( 맑게 웃으며 테이얀과 루이를 마주본다. ) 그럼, 어디 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둘 다 꼭 조심해! 다음에 또 내가 도울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불러줘- ( 품에 안은 인형의 손을 잡고 함께 손을 흔든다. 환하게 웃으며. 다시 만날 운명이라면, 다시 만날 수 있겠지. )

>>702 블량슈
( 커다란 나뭇가지 위에 걸터앉아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살피고 있다. ) 오늘은- 여기서 정신을 차렸네? 루루? ( 고양이 인형을 끌어안고 말을 거는 얼굴은, 그 내용과는 다르게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가볍게 자리에서 일어나, 치마를 툭툭 털고는 나뭇가지 사이를 점프하며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 물 소리.... 해변이랑 숲인가? ( 신기하다는 얼굴로 주변을 살펴보고 있으면, 뒹굴거리고 있는 블량슈의 인사가 들린다. ) 블량슈-!♫ ( 아래를 내려다보고 활짝 웃는다. 바로 점프해서 블량슈에게로 사뿐히 내려앉는다. ) 안녕-! 안녕-! 응, 좋은 숲이야! 다시 만나서 정말 반가워-!♫ ( 다시 만날 운명이었던 것일까. 정말 기쁜 듯 웃으며 블량슈의 손을 잡아서는 붕붕 흔들려고 하다가 ) 그런데, 블량슈는 여기 어쩐 일이야?

>>705 리겔
아하핫-♫ 응, 알았어! 고마워, 리겔- 리겔의 말대로 꼭 조심할게! ( 어조는 친절하지 못했을지라도, 그 말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친절하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방긋 웃는 얼굴이 더욱 환해졌을까 ) 들어본 적은 있어! 그래도, 이런 아기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어. 인간 아기든, 동물의 아기든, 귀여워해주고 싶지 않아? 그리고 이 아기 여우가 너의 여우불이라고 해도, 나를 도와서 루루를 찾아주려고 했던 것은 맞으니까. 그래서, 고마워서라도 꼭 예뻐해주고 싶었어. ( 비록 불이라 할지라도. 이 정도의 불은 괜찮을테니까. 너의 불은.... 괜찮을테니까. 아기 여우를 바라보는 얼굴에는, 믿음의 미소가 걸려 있다. ) 앗- 인형놀이는 싫어? 으-음, 으-음, 으-음..... 그럼 리겔과 아기 여우들은 무엇을 좋아할까.... ( 혼잣말을 하듯 손가락으로 볼을 톡톡 두드리며 곰곰이 진지(?)한 고민에 빠진다. ) 이게 스쳐지나가는 우연이 아닐지도 몰라, 리겔. ( 하고, 속삭이는 소리는 누구였을까. 눈을 깜빡이면, 착각이었던 것처럼 평소의 해맑은 얼굴이다. ) 하지만 나는 리겔하고도 어울리고 싶은 걸-?♫ 리겔의 이름은, 미안하지만 나도 잘 모르겠어. 이름은 본질이니까, 나는 본질을 바라보았을 뿐이거든. ( 대답하는 얼굴에, 거짓은 한 치도 없다. ) 리겔은, 관계되고 싶지 않은 이유라도 있는 거야? ( 여전히 웃는 얼굴로, 그러나 조금은 조심스럽게 묻는다. )

>>706 오베스
아하핫-! 고맙지만, 나는 어린애가 아니라구-♫ 이래보여도 성인이야! ( 겉모습은 누가 봐도 마법소녀였지만. 해맑게 웃으면서도 연보라색 눈은 닫히는 균열을 쫓는다. ) 그렇구나-! 엄청 오래된 뼈라는 거구나? 신기해-! 신기해-!♫ ( 뼈만 남은 오베스의 손을 잡고 위아래로 붕붕 흔들며 눈을 반짝반짝 빛낸다. ) 사실 나도 그래-! ( 하고 맑게 웃는 얼굴 역시, 생자의 온기가 가득했던가. 어쩌면 그냥 본인 자체가 생기가 가득한 것일지도 ) 오베스! 응, 기억할게! 가문이나 가족.... ( 고개를 돌려 주변을 돌아본다. 이미 황폐화 되어버린 도시의 유적. 이것과 비슷하게 된 것이려나. 말하지는 않고 유적을 바라보던 얼굴이, 다시 오베스를 돌아보면 해맑게 웃고 있다. ) 앞으로 잘 부탁해, 오베스-!♫

>>707 헤르베라
( 헤르베라가 숲 안으로 들어가 나무 등치를 살피고, 수풀 사이를 뒤적이고 있으면, 나무 사이로 바람에 살랑이는 분홍색의 무언가가 보였을지도 모른다. 아쉽게도, 과일도, 보석도 아니다. 맛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 ........... ( 가까이 다가가 보면, 혼자 나무에 기대 앉아서 열심히 바느질을 하고 있다. 손에 들려있는 낡은 고양이 인형. 천천히 팔을 꿰매주는 그 얼굴에는 그림자가 져서, 무슨 표정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려나 )

>>709 바벨
....그럼, 역시 바벨은 마법소녀가 좋구나-?♫ ( 활짝 웃는다. 일부러 장난을 치는 걸까. 이미 너도 나의 질문을 알고, 나도 너의 답을 알고 있으니 ) 응! 그러니까 나는 절대 바벨을 탓하지 않을 거야. 걱정 하지 마! ( 환하게 웃는 얼굴은 되려 비참했을까. 바벨을 걱정시키지 않으려 한 것임에도 ) 약속.. 으-응, 아니야. 바벨은 이미 많은 것들을 약속해 주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이렇게 지켜주었으니까. 바벨은 상냥하니까, 약속을 못 지키게 된다면, 무척 미안해하겠지. ( 약속해달라는 말을 고개를 저어 넘긴다. 이미 알고 있다는 듯, 바다를 돌아보며 혼잣말을 하다가 ) 그러니까, 바벨을 믿을게. 고마워! ( 하고, 웃는 얼굴은, 그래도 정말 기뻐보였을까 ) .....아하핫-♫ 그럼 바벨이랑 더 자주 놀아야겠다! 나도 바벨을 더 알고 싶으니까. ( 헤실 미소를 짓는 바벨을 따라 웃는다. 과연 어디까지 알고, 어디까지 알려줄 수 있을까 ) 나는 언제나 진심이었는걸? ( 방긋 웃으며 고개를 갸웃한다. ) 아하핫- 응! 그럼 기대할게-♫ ( 부끄러워하는 것이 귀여웠는지 해맑게 쓰다듬듯 바벨의 머리에 손을 얹으려 한다. ) .....응. 그러게. ( 하고 속삭이는 소리는, 누구였을까. 이 대답은 정말 진심이었을까. 바벨의 고향을 돌아보며, 얌전히 쓰다듬을 받는다. ) 어-어..?! 어라? 응? 어라? 어? ( 안 그래도 고장(?)나 있는데, 예쁘다는 소리를 들으니 얼굴이 더 빨개지며 더욱 고장난다. 차라리 평소의 마법소녀 옷으로 예쁘다는 소리를 들었다면 웃으며 고맙다고 했겠지만, 가뜩이나 일시적인 마법일지라도 처음 입어보는 대담한 옷 때문에 이상한 감정으로 혼란스러운 와중, 또 폭탄이 펑! 터진 걸까 ) 바-바벨이 더 예뻐!!! ( 하고, 새빨간 얼굴과 빙글빙글 도는 연보라색 눈으로, 크게 외쳐버린다. 그래도 바벨 역시 같은 수영복으로 바뀌니 좀 진정하려는 듯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내쉰다. ) 아-아무튼- 이게 맞다니 다행이다.... 바벨도 처음 보는 옷이지만, 그것도 잘 어울려! ( 방긋 웃으며 칭찬하다가 ) 바다.... ( 바벨의 손을 잡고 천천히 바닷가로 이끌려 걸어간다. 맨발로 처음 맞는 파도와 모래. 시원하고 간지러운, 낯설고 신기한 감촉. 조금 긴장되어 보이면서도,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는 반짝반짝한 연보라색 눈은, 예쁜 푸른빛 물결에 고정되었을까. )

>>710 레인
내가 좋아하는지, 싫어하거나 별로 관심없는지의 차이.... ( 레인의 말을 따라한다. 그러나 이해가 되는 것 같으면서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본인은 언제나 모두에게 진심을 다했으니까. 그래서 쉽게 ' 약속 '하지 않는 것이기도 했다. ) ....맞아. 그러니까, 조심 해야 해. ( 하고, 속삭이는 소리는 과연 누구한테 하는 말이었을까. 레인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고 나면 ) 그건- 레인이 원한다면, 약속 해줄 수 있어!♫ ( 평소와 같이 해맑게 웃었을까. 어쩌면 레인이 떠올리고 있는 누군가와 조금 더 닮았을지도 모르는 모습으로 ) 응! 맞아- 나 힘낼 거야-!♫ ( 무리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넘겨버리며 ) 아하핫-♫ 그럴지도 모르겠다! ( 그 말은, 내가 누군가를 해한 만큼, 그것은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는 뜻이기도 하겠지. 그래서일까. 어쩌면.... 그런 말을 하는, 너 역시. 맑게 웃으며 레인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 걱정 마-! 나, 이래보여도 책임감 강하니까! 절대로 레인의 탓을 하지는 않을 거야- ( 이건 사실이겠지. 게다가, 나는 너를 믿기로 약속했으니까. 믿음은 하나, 약속은 둘이니까. 너는, 나와 약속해주었으니까. ) ( 그러므로 위로하듯 레인의 손을 잡고, 레인을 마주본다. 본인의 일에는 떨렸어도, 타인을 위한 일에는 결코 그렇지 않았기에. 검은 안개들이 서서히 바닥에 깔리기 시작하며, 레인의 주변을 감싸기 시작한다. 꿈틀거리는 모습. 어둠, 죽음, 투쟁, 슬픔, 고통, 분노, 등, 이 세상의 모든 부정적인 것들이 그 곳에 집중되는 것처럼. 모든 것들을 무너트리려는 것처럼. 그리고 마침내, 네가 나타났을까. 검게 녹아내리는 헤일로, 순백의 날개, 우주가 담긴 것 같은 검은 눈동자. 이것이, 진짜 ' 너 '였을까? 이것이, 너의 ' 본질 '이었을까? ) ........... ( 닮았다. 그러나, 닮지 않았다. 눈. 너의 눈은..... 여전히 웃고 있는 연보라색 눈동자로, 검은 눈동자를 똑바로 마주본다. ) 미안, 너의 말을 조금 정정할게. 나는, 모든 이들이 사랑해야 마땅한 존재가 아니야. 모든 이들을 사랑해야 마땅한 존재야. 나는, 마법소녀니까. ( 어차피 이런 ' 나 '를 사랑해줄 사람도 없을테니까. 그러므로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러니 사랑은, 내가 할게. 나는, 마법소녀니까. ) 그리고 거기에는 레인도 포함이야. 레인도, 나랑 약속해 주었으니까. 거짓말으로나마 나랑 약속해 주거나 하지 않고, 고민해 주었으니까. 너의 존재가 너의 잘못이 되지는 않을까, 죄책감을 가져주었으니까. ( 마법소녀로서는, ' 그것 '을 악으로 칭하고 지금 당장이라도 물리쳐야 할 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렇게 조금이나마 고뇌하던 너의 모습을 보면..... 그럴 수 없어. ) 이건, 나를 위한 말이 아니니까. 너를 위한 말이니까. 그러니까, 나는 똑같이 말해줄 수 있어. 너의 모습이 어떻든 간에, 너의 본질은 그대로니까. 내가 너를 처음 봤던 그 순간부터. 그러니까 나는 다시 똑같이 말해줄게. 그건, 레인의 잘못이 아니야. ( 마법소녀는 다른 사람을 위할 때 제일 강해질 수 있다. 검은 안개조차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천천히 손을 뻗어, 다시 레인의 손을 잡아주려고 한다. 손이 없다면, 그 외의 다른 곳에라도 닿을 수 있도록. 온기는 백 마디 말보다 더 큰 힘일지도 모르니 ) ....너의 잘못이 아니야. ( 웃는 얼굴은 여전히 맑고 따뜻했다. 누구를 위한 말이었을까. 레인의 검은 눈동자 속에서는 무엇이 느껴졌던가. 무슨 시선이었던가. 그런데, 미안. 모르겠어. 나, 그런 건 이미 너무 익숙한 것 같기도 하거든. )

>>717 설화
휴우- 다행이다! 고맙긴-♫ 당연히 해줘야 할 일이었는 걸! ( 가슴에 손을 올리고 따라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아주 조금이지만, 들뜬 설화의 목소리를 눈치챘을까. 해맑게 웃는 얼굴 역시 들떠보인다. 아주 많이. ) 설화의 입 주변에 빵이 묻어서 말이야- ( 방긋 웃는다. 챙겨주는 것이 익숙해보이는 것은 착각이었을까. 어린 아이를 대하는 것처럼, 웃는 얼굴로 부드럽지만 살살, 빵 조각들을 털어준다. ) 아하핫-! 그냥 리카, 로 충분해-♫ 물론 나는 마법소녀가 맞기도 하지만! 마법소녀라고 불러도, 날아올 수 있을 거야- ( 설화가 못 알아들었다는 것은 눈치챘지만, 그것은 그것대로도 좋았다. ) 아하핫-♫ 나도 고마워! 이 모습은 고정이지만- ( 쓰다듬듯 설화의 머리에 손을 얹으려 하면서 해맑게 웃는다. ) 나? 나는- 악당들이 있나 없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나 없나, 순찰하러!♫ ( 마법봉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옆에 마법으로 둥둥 떠있는 인형을 보고 웃다가 ) 설화는 어디로 가던 중이었어? ( 다시 설화를 돌아보며 묻는다. )

730 블량슈 (vTtZHZBXUQ)

2022-07-19 (FIRE!) 22:21:26

>>729 리카
나는 삼림욕-?이라는 것을 하고 있었어- 리카(그 존재는 당신에게 반갑다는 표정을 짓는다. '친구'를 보는 것이니 당연한 것이겠지)
반대로 리카는 여기에는 무슨 일-?(그 존재는 리카가 이 곳에 있는 것에 대해 궁금한듯 물어본다.)
그러면- 읏-차(그 존재는 뒹굴거리고 있던 자세에서 당신에게 맞추려는듯 단숨에 일어섰다. 신체 능력이 좋은 것일까)
리카랑 만났으니- 오늘은 운수가 좋네-(그 존재는 당신이 만난게 기쁜듯 그런 말을 당신에게 한다)

731 명설화 (pKvryB65Tc)

2022-07-19 (FIRE!) 22:39:19

>>729 리카

아... ( 그제야 리카의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차리곤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챙김 받는게 썩 나쁘진 않은 모양이었다.) 리카라고 부를게. 그래도, 이름 기억 잘 해. ( 잠시 생각을 하는 듯하던 설화는 시선을 내리깔고 있다가 시선을 도로 리카의 눈으로 돌리더니 차분하게 대답한다.) ... 리카는 자연스럽네. (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잠시 시선을 올려 바라보다 덤덤하게 말한다. 딱히 손을 떼어내진 않고. ) ...딱히 목적지는 없어. 사람을 찾아 돌아다녀서. ( 고개를 자어보인 설화가 가볍게 한숨를 내쉬며 말한다.)

732 테이얀 (cI1zwzlKuA)

2022-07-19 (FIRE!) 22:52:00

>>724 블량슈

나도 물속에 들어갈 일이 있다네. 마법을 이용하면 물에서 돌아다니는건 쉬운 일이지. (물론 상대의 말도 맞기 때문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도 굳이 상대를 만나러 돌아다닌건 아니기 때문이었다.) 알고싶다면 다음에 놀러오면 되겠구만. 그 숲엔 나 밖에 안살아서 조금 적적하거든. 그래서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도 있고. (그러다 까마귀의 안부를 묻자 그는 하하, 하고 웃으며 말했다.) 까마귀는 휴가 갔다네. 어디 가고싶은 곳이 생겼다나. 그래서 간만에 메이드복도 갈아입고 놀러갔다네. 어디로 갔는지는 나도 몰라. 맘만 먹으면 찾을 수 있지만 굳이 그러고싶지 않으니까 말이야. (그는 흐음, 하는 소리를 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평범하기 그지 없는 숲이라 딱히 기억을 해둘만한 것은 없어보였다.) 그래도 바닷가 근처에서 보는걸 보면 평소엔 바다에 들어가있나보구만.

733 헤르베라 (8W/O4c1dh2)

2022-07-19 (FIRE!) 22:53:28

>>728 블량슈
(그녀가 그 입안을 제대로 보았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베일 쓴 얼굴이 기울기는 했지만.) 마음에 들었으면 되었네. 더 먹을테면 말하게나. (그 존재의 입에 육포를 넣어주며 말했다. 그리고 그녀도 육포의 일부를 뜯어 입에 물었다.) 이제보니 그대, 뭐든 잘 먹게 생겼구만. 맛은 즐기는가? 식감은? (그녀는 육포 한점을 우물거리며 새 육포를 들어 그 존재의 입가에 내밀었다.)

>>729 리카
(나무 사이에서 살랑이는 이질적인 색채는 그녀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음? (분홍빛 머리칼인가, 옷자락인가. 그녀는 그것의 근처로 다가가 뒤에서 슬그머니 고개를 기울였다. 거기엔 인형을 손질하는 소녀가 있었다.) 여. 안녕하신가. 그대여. (그녀는 분위기도 상황도 그닥 따지지 않고 인사를 건넸다. 소녀가 돌아보면 하늘하늘하고 아슬아슬한 차림을 한 그녀가 약간의 허공을 딛고 서 있었다. 베일로 가려진 얼굴을 소녀에게 기울이고서.) 이런 숲에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네만. 예서 무엇 하나? (그녀는 마치 지나가는 길에 묻듯이 평이하게 말했다.)

734 테이얀 (HMUPek.sP2)

2022-07-19 (FIRE!) 22:54:06

>>729 리카

//이걸 막레로 받을께! 수고했어!! 리카 짱귀여워!

735 블량슈 (vTtZHZBXUQ)

2022-07-19 (FIRE!) 22:55:05

>>732 테이얀
하지만 내가 지내는 곳은 심해?라고 불리는 곳이니까-? 만나지 못하지 않을까-?(그 존재는 그리 첫번제 대답에 다시 이어서 답한다.)
놀라가면 된다라- 으음 생각이 나면 그럴게-(다음에 한번 갈까 정도는 몇백년이 지나서 갈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말이다)
휴가라- 음음- 쉬는 것은 중요-하다고 들었어-?(그 존재는 테이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바다가 곧 나의 집이니까-? 나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노동?이라는 것을 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고-?

736 블량슈 (vTtZHZBXUQ)

2022-07-19 (FIRE!) 22:57:02

>>733 헤르베라
맛-? 내게는 '미각'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 같아-?(헤르베라의 질문에는 모른다는듯 그리 이야기한다. 아마도 사실이겠지만)
(이내 건네지는 육포를 다시 받아먹고는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너는- 좋은 애구나-(그 존재는 당신에게 호의를 표한다.)
식감이라는 것도- 잘 모르겠네- 어지간한건 전부 한입-감-이니까-?

737 명설화 (Q5FDdjefk.)

2022-07-19 (FIRE!) 22:57:34

>>701 테이얀

...헛 ( 밥풀을 떼어주려 하자 잽싸게 자신의 볼에 묻은 것을 떼먹는다. 한톨도 아쉽다는 듯.) ...그냥 돌아다니다 보니.. ( 천천히 걷다가 너의 물음에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다 꺼낸 대답은 단순명료했다. ) 발길이 닿는대로 걸어다니고 있어. 그래서 딱히 이유는 없어. ( 덤덤하게 말한 설화는 정말 목적지가 없어보였다. 그저 지나가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할 뿐.)

738 바벨 (xTJOOnnuTo)

2022-07-20 (水) 03:40:33

>>710 레인
인간들에게 호의적인 외신이라는게 정말 있기는 한 건지. 기록에 따르면 대부분이 속에 꿍꿍이를 품고 있던데. (당신을 특이케이스라 여기며 희귀하다고 생각한게 그 이유였다. 정말 대가없는 호의를 베푸는 외신은, 적어도 그가 본 기록에서는 없었다. 당신을 제외하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그 제스처 뭔가 살짝... 사람을 묘하게 열받게 만드는... (이 세계에는 킹받는다는 마법의 단어가 없어서 그런가. 그는 당신이 모른다는 제스쳐를 취할때마다 묘한 표정을 지었다.) 게다가 넌 제3자의 위치에서 구경하는걸 즐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나름의 배려였을까. 지켜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굳이 무대 위로 끌어들이지 않겠다는.) 그렇게 말하긴 해도, 결국 다 감수한 거잖아? 그렇지? (외신이 이해주지 않음에도 인간을 지켜보길 선택한 것도 당신의 선택일테니. 당신의 말에 키득 웃고는) 아니. 모르고 있던건 아니야. 신들 역시 감정을 가지고 있으니까. 애초,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불완전함조차 신들이 자신의 한계 때문에 생긴 것이니... 외신도 마찬가지겠지. 그래, 그렇게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어... 당신같은 거대한 존재가 그 그릇에게 애착을 가지는 것도 그 감정 때문이겠지. (어쩌면 다행이기도 했다. 감정이 없는 신이 대부분이었다면 인간세상은 진작 신같은 강대한 이들에게 멸망했을지도.) 무릎베개랑 얼굴 가까운 거랑 같아!? 그쪽이 좀 더 부끄럽잖아... (당신이 킥킥 웃으며 놀리면 그는 기억이 상기되었는지 다시금 얼굴을 붉히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신이 으엑 소리를 내면 그 역시 재미있는지 큭큭 웃었을테고.) 이런게 생명이라니, 부정타는 소리 하네. (사실 그녀의 존재 자체가 이 세계에선 부정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이런 투덜거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신성과 부정. 아이러니하게도 그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부정이고, 적대하는 것이 신성이었나.) 그게 뭔진 모르겠지만 별로 정신건강에 좋은 뜻은 아닌 것 같네... 됐어. 어차피 널 강림시킬 생각도 없었으니까. 신을 죽이겠다고 또다른 신이 세계를 깔아뭉개도록 둘 수는 없지. (한숨 푹 쉬며 책을 가방에 집어넣는다. 슬슬 떠날 채비를 했다.) 고마웠다. 다음에 또 만나면, 그땐 책에 대해서 질문할지도 모르겠어. (당신과 헤어지기 전에, 인사겸 한번 웃으며 당신을 바라본다.)

>>712 리겔
딱히 부정하지도 않고 있잖아? 침묵은 곧 긍정이나 마찬가지니까. 게다가, 불멸자들은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서 구별하기가 쉽지. (혀를 차는 당신의 반응에 그는 다시금 동정을 얼굴에서 거두었다. 당신과 같은 무표정으로 당신을 마주하다가 입꼬리만 살짝 올리며) 불멸자들에게는 여유가 느껴지거든. 죽지 않으니 시간에 얽매일 필요도 없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필요가 없으니 대화를 길게 하고는 하지. (그 자신도 같은 반응이었지만. 그러다가 당신의 눈에서 언듯 분노가 보이자) 그렇네. 나로서는 다행이지. 다행을 넘어선 행운이지만. 신에게 적대감을 품는 존재는 만나기 힘든 편이라서. (상대하기 버거워하는 당신의 모습이 즐거운듯 그는 빙글빙글 웃었다. 이렇게나마 대화를 이어갈 수 있어 기뻤나.) 아하하... 고작 그정도였다면 내가 걱정하지도 않았겠지. (살짝 빛이 도는 금빛 눈으로 당신을 정확히 마주보고는) 장난감, 불로불사의 육체, 신의 사자, 반신... 하지만 그건 다른 사람들이 내게 붙인 것일 뿐이지. 나는, 인간이 아니라 호문클루스야. (신에 의해 탄생한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 그게 바로 그였다.)

>>713 마논
그거 참, 성격이 많이 급하신 신의 사자님이야. (당신이 한바탕 화를 내자 그는 그럴줄 알았다는 듯 평온한 상태였다. 아니, 그럴줄 알고 한 건 아니지.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당신의 반응은 너무나도 이해가 되었을 뿐이다.) 그래. 어쩌면 동정일지도 모르지. 네 반응을 보니까 너는... 추억을 가지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하지만 그 이유뿐만은 아니야, 마논. (눈을 살짝 감았다가 떴다. 당신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아까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모르겠다.) 너는 인간을 잘 안다는 듯이 말하지 마논. 인간의 추억은 기억의 오점이라느니, 수치이며 부질없는 것이라느니... 하지만 나는 알고 있어. 넌, 인간에 대해서 하나도 몰라. (그는 단정지었다. 이견은 안 받는다는 듯. 실로 오만한 자태다. 당신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기 좋은.) 당장 넌 인간에게 최소 두번은 졌지. 하나는 그 결과로 내 곁에서 따라다니고 있고, 하나는 거의 울 뻔 했지 아마? (당신의 모습을 떠올린다. 평소라면 여기서 웃음이 터져나왔을텐데. 지금의 그는 그렇지 못했다.) 만만하다고 한 적 없어. 다만, 인간과 같은 시각으로 신의 사자를 바라보는 것 뿐이지. 신의 사자라는 존재도 결국 인간과 다를바 없는 존재인데 어째서 그러면 안 돼? 물론 내가 너처럼 신의 사자를 제멋대로 평가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인간은 네가 그런 취급을 할 정도로 하찮은 존재가 아니야. 내가 말했잖아, 때론 인간이 신보다 뛰어나기도 하다고. (마치 신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낸 자신처럼. 그는 자조적인 웃음을 흘렸다.) 그래서 인간의 기준으로 무언가 해보라는 거다. 네가 인간 기준의 잣대 하에 무언가 남길만한 기억을 만든다면 무언가 인간에 대해 배우는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넌 그걸 배울 필요가 있어. (그는 태연하게 말하다 범차원적인 협박에는 몸을 움찔거렸다.) ...아니. 이건 내 권리에 대한 행사야. 네가 또 거절하면 계속해서 같은 소원을 빌겠지. 네가 아무리 협박하거나 화내도 나는 이 선택을 철회할 생각은 없어. (이상하게도, 그는 단호했을까.) 항구도시를 뒤집어 엎겠다면 마음대로 해. 하지만 나는 네가 그러지 않을 거라는 쪽에 걸겠어. (어딘가 태연함까지 느껴지는 모습이 이상할 정도다.)

>>714 헤르베라
....? (당신을 마주하자 위화감에 그의 얼굴이 굳는다. 이건 그가 원하던 반응이 아니었다.) 당연...하지. 애초에 만난지 얼마 오래되지도 않았으니까. (당신에게 받은 술을 일주일만에 다 마시고 다시 당신을 만나러 온 것인데. 어째서.) 다른 사람...은, 아닌 것 같고. 그 말투랑 몸짓은 다른 사람이 갖기엔 어려운 것이지. (그는 잠시 곰곰히 생각하다가) 당신 일주일 전에는 뭘 했는지 기억나? (일단은 차근차근 접근하기 위해, 당신과 만났던 일주일 전 일을 당신이 얼마나 기억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718 블량슈
고래 삼림욕이라. 재미있는 이야기야. 보통 고래들은 하지도 못 하는 것들인데. (큭큭 웃다가 당신의 말에 살짝 고개를 내저었다.) 방법을 찾는 건 아냐. 단순한 산책. 방법은... 찾아보고는 있지만 지금은 완전히 막혀버린 상태라서. (자조적인 웃음을 당신을 향해 지어보인다.)

>>723 테이얀
사역마인가... 그래도 사역마랑 상당히 친밀한 관계인가봐. 보통은 사역마는 필요할 때만 소환하는게 일반적일텐데 항시 소환해서 어깨에 이고 다닐 정도라면 말이지. (흥미롭다는 듯한 시선으로 루이를 슥 보다가) 까마귀를 불길하다고 싫어한다니 이해가 가질 않는군. 꽤나 귀여운 까마귀인 것 같은데. (가벼이 농담 비슷한 말을 하며 웃어보였다.)

>>729 리카
그래... 마법소녀가 좋아, 나는. (당신의 모습에 무언가 말하려다가도 그만두었다. 그래, 당신도 그도 답과 질문을 모두 알고 있었으니.) ...그런 표정 지으면 오히려 내가 더 걱정되잖아. (걱정시키지 않으려는 그 행동에, 오히려 비참함이 느껴져 손을 뻗어 당신을 쓰다듬는다.) 약속을 못 지키지 않을 자신이 있어서 그런 거야. 그리고 많은걸 약속한건 사실이지만, 그 때문에 네가 날 배려할 필요는 없어. 많은걸 짊어지는게 바로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혼잣말하는 당신을 향해 한숨쉬듯 말하고는) 지금보다 더 자주 놀게? 나야 좋지만. 그럼 자주 날 찾아와줄 필요가 있겠는데? (헤실 미소를 짓는 당신을 보며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했다. 내 이야기를 다른 누군가에게 드러내는 것은 어느정도로 해야 적당한지 그걸 몰라서.) 하하!. 그래도 역시 나보단 리카가 더 예쁘다고 생각해. (당신의 반응에 잠시 키득거리고는) 그거랑은 별개로 잠시동안 나라고 대답해줘서 고맙네. (조용하게 미소지으며 당신을 보았다. 당신의 반응이 마치 쑥맥인 자신의 모습과 겹쳐보여서 마냥 웃을 수는 없었지만, 그거랑은 별개로 귀여운건 사실이었다.) 다행이다. 리카 눈은 정확하니까. 잘 어울린다면 정말 그런 거겠지. (그는 제 옷을 슥 훑는다. 평범하지만 그래도 그걸로 충분했다.) 조금 적응되었으면 깊은 곳까지 들어갈까? 리카는 수영할 줄 알아? (수영을 할 줄 안다면 당신의 손을 놓고선 수영하며 몸을 뭍이 깊은 곳까지 담그고, 당신이 수영을 할 줄 모른다면 그가 당신을 감싸안듯이 하고는 그대로 제게 몸을 맡기게 한 뒤 깊은 곳까지 수영하여 들어갔겠지.)

739 리겔 (dwWozRCmuI)

2022-07-20 (水) 04:51:19

>>729 리카

(여우는 잠시 걸음을 멈췄을 것이다. 당신을 물끄러미 보던 새끼 여우가 눈을 깜빡이더니 여우의 꼬리에서 빠져나와서 여우의 팔을 휘감듯 올라가더니 어깨에 자리잡았다.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명이 부여되지 않은 것이다. 굳이 말하자면 이것은 골렘이라고 할 수 있다.) 새끼 여우의 모습을 한 것은 숲길을 안내하기 손쉽기 때문이지. 말하자면 그냥 골렘인데, 인간들은 정령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고. 네가 쓰다듬어준다고 해도 `이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니까 애꿎은 짓은 관두는 게 좋아. (여우는 어깨에 올라타서 자리를 잡은 새끼 여우의 귀와 귀 사이를 손톱 끝으로 긁어주면서 말하고 있었다. 여우의 말이 끝났을 때 새끼 여우는 불꽃으로 변해서 여우에게 스며들었다. 냉정하리만치 차가운 말투였을까.) 아무것도. (멈췄던 붉은 여우의 걸음이 재차 옮겨졌고 정면을 보던 여우가 흘끗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문득 들려오는 속삭임에 시선을 내려 당신을 봤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치자. (유난히 날카로운 손톱이 자리잡은 손으로 여우는 제 뺨을 쓸다가 턱을 지나쳤다. 관계되고 싶지 않은 이유라. 이유-.) 그냥. 어떤 관계라도 나에게는 무의미할 뿐이니까.


>>738 바벨

어디까지 이야기를 받아줘야하나 생각하다보니 끈질기게 말을 이어가서 타이밍을 놓쳤을 뿐이야. 게다가 딱히 숨길 생각은 없었거든. 내가 불멸자라는 걸 알아도 상관없어. 나한테는 네가 얼마나 나를 더 귀찮게 할지가 큰 문제라서. (여우는 당신의 말에 느릿하지만 높낮이 없이 단조롭게 대꾸했다. 언제 그런 눈빛을 해보였냐는 듯. 여우의 노란빛 눈동자는 목소리만큼 감정이 드러나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랬다는 것처럼.) 신을 싫어하기는 해. 근데 그것보다 그 밑에서 떠받드는 인간들을 더 싫어할 뿐이지. (여우의 말은 단어의 선택이 험하고 거칠었지만 목소리 자체의 단조로움으로 위협적으로 들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것 참, 신기하네. 근데 그래서? (당신의 말이 끝나자 여우가 잠깐 웃으며 날카로운 손톱이 두드러지는 손으로 턱을 괸 채 당신을 바라본다.) 이해를 못하겠네. 다짜고짜 말을 거는 것도 모자라서 아예 묻지도 않은 정보를 이야기를 늘어놓는 거 말이야. 네가 이만큼 말했으니까 나도 이정도는 밝히라는 뜻이야? 그런 정보 교환은 상대의 동의를 먼저 구해야하지 않나. (여우는 턱을 괴고 있는 손톱 끝으로 자신의 턱을 매만지면서 세개쯤 되는 꼬리들로 자신의 하체를 감싸안았다.) 그래, 내가 어떻게 반응해줘야할까.

740 헤르베라 (FjlX1hU4vg)

2022-07-20 (水) 05:42:30

>>736 블량슈
뭣이? 맛을 못 느낀단 말인가? 어찌 이리 안타까울 수가! 섭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맛과 식감이거늘! (그녀는 호들갑스럽게 떠들면서도 그 존재에게 육포를 먹여주었다. 하나 다음 또 하나.) 내가 좋은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맛도 식감도 모른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먹는건가? 그대, 먹어서 배가 부른 적은 있는가? (그 부분이 어지간히도 궁금한지 질문을 하며 주머니를 뒤적였다. 그녀의 하얀 손이 싱싱하고 큼직한 포도 한 송이를 불쑥 꺼냈다.) 요근래 먹고 마시는 낙으로 살아온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군. 아- (주절주절 하면서 포도알을 뜯어 그 존재의 입가에 내밀었다.)

>>738 바벨
(그가 표정이 굳든, 당황해 혼란스러워하든, 그녀는 제 알 바 아니라는 듯이 서서 그를 향했다. 일주일 전이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단단히 드리운 베일이 유난히도 새까맣다.) 일주일? 그야 기억하지. 기억은 난다면, 그렇군. 그걸 묻는다는 건 그대는 이제 두번째라는 의미군. (차근차근 파악하려는 그와 달리 그녀는 그의 질문으로 이 상황을 완전히 파악했다.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흠, 흐음, 하더니 말해주었다.) 그렇게 당황할 거 없네. 나는 분명 그대가 일주일 전에 그 양조장에서 만난 이가 맞다네. 단지 그대는 그걸 기억하고, 나는 모조리 까먹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네. (방금은 기억한다더니 이젠 까먹었단다. 이 무슨 모순인가 싶을 부분 역시 그녀가 설명했다.) 까놓고 말하자면, 나는 상대가 누가 됐든 전부 잊는다네. 같이 술을 마셨든 죽을 둥 싸웠든 배를 맞췄든- 전부 잊어. 잊었다는 것도 당시에는 잊지만 이렇게 나를 만난 적 있는 이를 마주치면 어렴풋이 깨닫는 정도지. 내 양조장을 굴리기 시작하며 그래왔으니 대체 이 설명을 몇번이나 했는지도 모른다네! (하하! 그녀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웃었다. 일주일 전과 다름없이.)

741 블량슈 (O8qYJlFnnk)

2022-07-20 (水) 08:16:25

>>738 바벨
그러면 차라리 죽는게 더 나은 방법은 어-때-? 용암 속에 처박아버린다거나-?(불사를 조지는 방법이었나에서 본 것을 떠올린듯 이야기합니다)
그러니 힘내라- 힘내라-(당신을 응원하듯 그 존재는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힘내라는 의미로 버섯 먹을레?(뭔가 휘황찬란한 버섯을 바벨에게 줍니다)

>>740 헤르베라
배부름-? 그런 것도 느낀 적은 없어-?(그 존재는 끝없이 먹을수 있다. 지금 육포를 건네주면 바로 먹는 것처럼)
하지만 먹는다는 것 자체가 즐거우니 괜찮아-(그러며 당신이 건넨 포도알을 쏙하고 삼킨다. 하지만 기다려도 씨가 안 나오는 것을 보아 씨까지 소화된 것일까)
뭔가가 내 배로 넘어간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즐거움-이란 녀석이야-(그 존재는 엣헴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것이었다)

742 블량슈? - 하늘을 붉게 물들인 어느 날 (tjCUDC8H7Y)

2022-07-20 (水) 15:20:25

불타오른다. 모든 것이. 전쟁, 어찌하여 그 것은 변하지 않는가. 어찌하여 어리석음은 사라지지 않으며, 현자들은 탐욕에 삼켜져 지혜를 버리는가.
끝나지 않고 반복되는 끝없는 어리석음. 어찌하여 그들은 모르는가. 천상의 지고하다고 자칭하는 자들은 신앙을 위해 전쟁을 벌이고.
어둠의 저 편에서 희생자를 찾는 마들은 새 제물을 위해 전쟁을 벌이는구나. 어찌하여 그들은 어리석은가. 어찌하여 지식도, 지혜도, 품위도, 고결도 땅바닥에 떨어졌으며, 이기심과 질투, 추악함과 분노만이 흘러넘치는가.
차라리 이 세상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차라리 모든 것에 지성이 불필요했다면. 이 세상은 좀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갔을 것인가.
이제는 지쳤다. 천상의 어리석음에도 지저의 어리석음에도, 그들에게 농락당하는 중간의 우자들에게도.

그러니 경고하마, 지저의 마신들이여. 천상의 천신들이여.


나의 사랑스러운 자식이 꾸는 고래의 꿈이 끝날 때
나는 깨어나 너희 전부를 삼키리라. 모든 어리석음을 끝내기 위하여
어둠도 심연도 결국은 허무의 일부일지니, 너희들의 불멸은 허무로 돌아가리라

(이후 기록 말소됨)

743 테이얀 (B.iW8ru.O2)

2022-07-20 (水) 16:59:19

>>706 오베스

억지까진 아니니 자의반 타의반이라고 해두지. 가고싶은 장소는 내가 정하는 것이니까 말이야. (그래도 역마살이라는 단어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살아있는한 계속 움직일 수 밖에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 사실 이성이란 가혹한 것이지. 끝없는 고찰과 끝없는 질문을 던져대니까 말일세. 생물에겐 적절한 본능도 필요한 법이지. 그렇다고 너무 본능에 좌지우지 되는 것도 좋지 않지만 말이야. (상대의 말에 한번 더 고개를 끄덕였다.) 재능이라기엔 좀 거리가 멀구만. 이건 재능이라기보단 ... 뭔가 형벌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네. 물론 내가 잘못한 것은 없지만 ... 신들의 입장에선 아닐 수도 있으니까 말일세.

>>735 블량슈

뭐, 내가 바다로 들어간다고해도 땅보다 한참은 넓은 바다 아래에서 자네를 찾아내는건 불가능할 것 같으니 말이지. (더군다나 심해라니 빛도 거의 들어오지 않아 어둡고, 차갑고, 수압까지 강한 곳이라 그도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들어간다고 죽지는 않겠지만.) 우리한테는 남는건 시간 뿐이니 언제가 됐던간에 오면 되네. 내가 집에 없어도 문을 두드리면 바로 알 수 있으니까 말일세. (사실 놀러오지 않아도 그가 워낙 돌아다니는지라 이렇게 만나는 경우가 더 많기는 했다.) 휴가니까 맛있는 것도 먹고 옷이라도 사고 있겠지. 돈은 넉넉하게 주었으니까 말이야. 사실 지금이라도 뭘하고 있는지 알 수 있지만 남의 사생활을 구경하는 악취미는 없는지라. (옅은 웃음과 함께 말한 그는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노동은 필요 관계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니 일종의 거래지. 하지만 자네는 딱히 필요한게 없어보이니 노동도 할 필요가 없다네.

>>737 명설화

허허, 어지간히 배가 고팠나보구만 그래. (입가에 묻은 밥풀까지 전부 먹어버리는 모습을 보며 그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목적지가 없는 것도 괜찮지. 사실 발길이 닿는대로 걸어가다보면 새롭지 않은 곳이 없으니까 말이야. 그래도 어딘가를 돌아다닐때는 마을에서 마을로 움직이는게 가장 편하다네. (예전에 처음으로 세상을 돌아다닐때 생각이 나는듯 했다.) 물론 종종 험한 길로 가야할때도 있지만 말이야. 그래도 지도 하나 정도는 구비해두는게 좋다네. 혹시 지도를 갖고 있는가?

>>738 바벨

오랜 시간을 같이 했기 때문이지. 이제는 주종관계가 아니라 거의 가족과도 같다네. 거기에 까마귀를 데리고 다니는 것도 이젠 거의 힘이 들지 않으니까 말일세. (까마귀에게 시선이 간 상대를 향해 웃어보이며 그는 얘기했다.) 어느 동네는 까마귀를 길조로 여기는 동네도 있다고하니 문화적 차이가 좀 있는 것 같지만 ... 그런 사소한 것에도 길조니 흉조니 붙이는 것도 웃기는 일이라네. (그러다 귀엽다는 말에 까마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럼그럼, 아주 예쁜 암까마귀지. 다른 까마귀들에게도 인기가 많다네.

744 블량슈 (tjCUDC8H7Y)

2022-07-20 (水) 17:02:31

>>743 테이얀
그런가-(그 존재는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단순하게 축약했다.)
테이얀도- 휴가가 필요하진 않은거야-?(그 존재는 당신에게 물어봤다.)
너무 쉬지 않으면- 죽는다고-?(그 존재는 농담하듯 이야기했다. 그 존재는 노동할 필요가 없기에 휴식 할 필요가 없다지만)
불멸이란 것은- 육체는 죽지않지만 정신은 별개-?라는 것 같으니까-?

745 리카 (UloGpfOyIc)

2022-07-20 (水) 19:01:41

>>730 블량슈
삼림욕-? 아하! 그렇구나-♫ 응! 때로는 이렇게 공기 좋은 숲 속에서 자연을 즐기는 것도 좋지-♫ ( 역시나 반가운 얼굴로 활짝 웃는다. 친구를 봐서 그런지, 평소보다도 더 밝은 얼굴이었을까. 고래이면서도 삼림욕을 한다는 그 말도 이상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블량슈가 말하는 그대로 다 믿는다. ) 나는, 정신을 차리니 여기였어! 아마 블량슈를 만나기 위해 왔나 봐-♫ ( 다시 만날 운명이라면, 다시 만나게 되어 있었으니. 단숨에 일어서서 마주보는 블량슈의 모습이 어쩐지 기뻐보인다. 그 모습이 좋았는지, 따라서 제자리에서 방방 뛸 정도로 기뻐하며 ) 나도-! 나도 그렇게 생각해-! 블량슈를 만나서 너무 기뻐-!♫ ( 즐겁게 웃다가 ) 블량슈는, 이 숲에 자주 와? 여기, 해변 근처인 것 같아서-

>>731 설화
응-! 고마워-♫ 나도 이름 기억 잘 하니까, 설화를 절대 잊지 않을게! ( 해맑게 웃는다. 설화가 차분한 만큼, 더욱 대비되어 보였을까 ) 아하핫- 그런가-? 그냥, 왠지 쓰다듬어주고 싶었어. ( 누군가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 설화의 말대로 익숙했던가. 미안, 모르겠어. 그건 기억 안 나. 여전히 웃는 얼굴 그대로, 설화의 머리를 잠시 쓰다듬어주다가 천천히 손을 내린다. ) 사람? 찾고 있는 사람이 있어? 누군데? 나도 찾는 거 같이 도와줄게! ( 눈을 반짝반짝이며 주먹 쥔 양손을 붕붕 흔든다. 반드시 도와주고 싶다는 의지가 가득 엿보이는 얼굴이다. )

>>733 헤르베라
( 이렇게 초록색으로 가득한 숲 속에서, 분홍색 머리카락은 꽤나 눈에 띄는 것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정작 그 주인은 인형을 고치는 것에 집중하는 상태여서 그런지, 헤르베라가 다가오는 것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 같지만. ) ....으앗-?! 아얏! ( 갑자기 인사 소리가 들리자 퍼뜩 놀라 그만 바늘로 손가락을 찔렀던가. 핏방울이 맺힌 손으로도 반사적으로 마법봉을 잡고서 겨누듯 뒤를 돌아보면, 허공을 딛고 서 있는 헤르베라가 보인다. 익숙한 베일, 그리고 목소리. 하늘하늘하고 아슬아슬한 차림을 보자마자 배려하듯 시선을 피하고, 겨누었던 마법봉을 아래로 내리며 한숨을 내쉰다. ) 깜짝이야.... 너였구나. 아하핫-♫ 안녕-! 다시 만났네- ( 다시 평소의 그 해맑은 모습으로 인사한다. ) 나는 루루를 살리고 있었어! 루루는 유일하게 내가 살릴 수 있는 친구니까- ( 밝게 대답하지만, 그 내용은 어딘가 뒤틀렸을까. 잠시나마 빛이 죽어버린 눈동자는, 인형을 보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일까. 그러나 고개를 들면, 착각이었던 것처럼 다시 해맑은 모습이다. ) 참! 그럼, 이제 이름 알려줄 수 있어-? 어디에서든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그 때에도 이름이 듣고 싶다면 이름 알려주다고 했잖아. 나, 너의 이름 듣고 싶어! ( 정확하게 기억한다. )

>>734 테이얀
# 나도 같이 돌려줘서 고마워~ 덕분에 재밌었어 ! 테이얀이랑 루이도 너무 좋아.... 젠틀하고 귀여워 ㅠ

>>738 바벨
아하핫- 역시 그럴 줄 알았어! 그래도 바벨은 마법소녀가 되면 안돼? 알았지? 마법소녀 옷이라면 얼마든지 입혀줄 수 있지만!♫ ( 바벨의 기분을 나아지게 해주려는 건지, 활짝 웃는 얼굴로 짓궂게 장난친다. ) 어라? 그래? 나, 웃고 있는데? 걱정하는 것도 내가 해야 할 역할인데- ( 쓰다듬을 받으며 고개를 갸웃하다, 똑같이 손을 뻗어 바벨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한다. 역시나, 해맑은 모습으로.) ....나는 너에게 짊어져야 할 짐이 되고 싶지는 않아, 바벨. 너는 이미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을테니까. 나는, 함께 짊어지는 사람이 되고 싶지, 네가 짊어져야 할 무언가가 되지는 않을 거야. 절대로. ( 본질을 바라보듯, 바벨을 똑바로 응시하는 연보라색 눈은 웃고 있던가. ) 응! 바벨의 이야기도 듣고 싶으니까-!♫ 으-음, 으-음.... 그치만 바벨은 상인이랬으니까, 여기저기 장사하기 바쁠텐데... ( 손가락으로 볼을 두드리며, 진지하게 곰곰이 고민에 빠진다. 바벨이 있는 곳이 어딘지, 또다른 공간이 제대로 삼켜줄 수 있을까? 다시 만날 운명이라면 다시 만나겠지만, 과연 그것이 바라는 만큼 자주 발생하게 될 운명일까? ) 잠시가 아니야! 늘 바벨이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어! 나보다 더! ( 믿어달라는 듯 손을 붕붕 흔들다가 ) 응! 그러니까, 바벨은 다른 옷들도 정말 잘 어울릴 거야-!♫ ( 하고 방긋 웃는 얼굴에, 거짓은 한 치도 없다. ) 으-응, 좋아..! 근데, 미안. 나, 수영은 할 줄 몰라.. ( 하늘과는 친했지만, 바다와는 아니었다. 서서히 발에 땅이 닿지 않게 될수록 몸도 얼음처럼 굳어갔던가. 바벨이 감싸안듯이 해주면, 반사적으로 바벨에게 바짝 붙어 매달리듯 바벨의 가디건을 붙잡는다. 하늘과는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물. 물. 수많은 물. 잔잔하고 아름답지만,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물. 웃는 얼굴 그대로 입을 꾹 다물고, 바다에 시선을 고정한다. 그 연보라색 눈에는 어떤 감정이 보였을까 )

>>739 리겔
아하핫- 역시 그랬구나! 그래도 역시 아쉽네- 애꿎은 짓이래도, 해주고 싶었는데. 애꿎은 짓은 내 전문이거든!♫ ( 부드럽게 움직이는 아기 여우를 눈으로 쫓으며 해맑게 답한다. 그러나 리겔이 아기 여우의 귀와 귀 사이를 손톱 끝으로 긁어주면서 말하는 모습을 보면, 저 불꽃들이 아기 여우의 모습을 한 이유는 단순히 그것 뿐만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정말로 ' 저것 '이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다면, 저렇게 귀여워 해주는 이유라도 있는 걸까. 의문도, 걱정스러움도 커져간다. 그러나 본질을 바라보려는 연보라색 눈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대신, 아무리 리겔한테서 차가운 말투를 들어도, 상처 받은 것 하나 없어 보일 정도로 변함 없이 밝고 호의적인 태도다. ) 알았어! 그럼 내가 좀 더 열심히 생각해볼게- 리겔은 느낄 수 있을테니까, 리겔이 좋아할 수 있도록!♫ ( 리겔이 멈추면 따라 멈추고, 리겔이 다시 움직이면 따라 종종종 움직인다. ) 응-!♫ ( 눈이 마주치면, 더 기쁜 얼굴이 되어 고개를 끄덕였을까 ) 그럼, 무의미하다고 할지라도, 가끔씩 리겔을 보러 놀러오는 관계가 되면 안 될까? 리겔은 그대로 있어도 괜찮아! 나, 엄청 귀찮게도 하지 않을게! 그냥, 가끔씩 리겔의 얼굴을 보고 싶어. ( 함부로 의미 있는 관계가 되겠다, 말하지 않는다. 리겔에게는 관계가 무의미해진, 그렇게 무감정한 눈이 된, 이유가 있을테니. 그러므로, 무의미할지라도. ) ...안 될까, 리겔? (반쯤 찢어져버린 인형을 끌어안으며 묻는다. )

746 명설화 (urN.YdWwJ6)

2022-07-20 (水) 19:10:04

>>743 테이얀
( 많이 배고팠냐는 당신의 말에 오물거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꽤나 굶주렸던 모양이었다.) 그런거 없어. 내가 찾는거.. 장소가 아니라 사람. (설화는 지도 이야기에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다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찾는 사람,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는 것 밖엔 몰라. (당신이 준 것을 맛있게도 오물거린 설화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차분하게 말한다.) 그러니까, 너랑은 아마도 돌아다니는게 달라.

>>745 리카
.. ( 일단 무어라 더 말해야할지 모르겠는지 얌전히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의 이름이 그렇게 중요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 리카 편한대로 해. ( 먹을 것을 주기도 했고, 왠지 당신에게 친근감이 느껴져서 그런 것일까 얌전히 머리를 맡기곤 빵을 마저 오물거린다.) 음... 리카가 찾으면 안돼. 위험한 사람. 내가 찾아야 해. (고개를 안된다는 듯 휙휙 저어보인 설화는 눈이 날카로워져선 단호하게 말한다.) 리카는 만날 필요 없어, 그사람.
끝.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