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49083> [All/반상L/판타지/일상] 불멸자들의 노래 :: 01 :: 1001

◆JEf0WNMuVY

2022-06-30 00:09:00 - 2022-08-05 16:50:31

0 ◆JEf0WNMuVY (yhBCvVViI.)

2022-06-30 (거의 끝나감) 00:09:00

죽음, 이 얼마나 달콤한 울림인가?
가난한 자에게 돈이 달콤한 울림이고
병약한 자에게 건강이 달콤한 울림이듯
가질수 없는 것은 언제나 그런 울림을 가지고 있다.
허나 동시에 깊은 절망감을 가졌기에
오늘도 나는 단지 소망한다.



시트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549082/recent

● 본 스레는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본 스레는 느긋하고 평화로우며 자유로운 스레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서사 쌓기, 전투, 개인 이벤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해도 좋습니다.

● 간략한 시트 작성 이후에는 언제든 난입하셔도 좋습니다.

645 마논 (YULMRBUgaM)

2022-07-17 (내일 월요일) 03:46:19

>>578 헤르베라
헤에, 아무래도 미물 너는 이 세상의 진리를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는 모양이네~? (헤르베라의 답변이 마음에 드는 걸까. 그것은 꺄르륵하고 웃었다.) 좋아! 아무리 신의 사자인 마논이라도 술 앞에서 딱히 옳고 그름따위를 설파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그나저나 이 술. 흐음- (술의 첫 맛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니면 뭔가 꼬집고 싶은 부분이라도 있는지. 오묘한 표정으로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아, 그래. 이거 먼저 받지 그래? 오래 들고 있었더니 팔이 아프거든. (문득 그것이 무언가를 건넨다. 종이 봉투다. 직접 들어보면 적지 않은 무게감이 느껴질 것이다.)


>>590 리겔
몸~? (키득키득.) 아아, 마논의 이 아름다운 몸 말이야? 글쎄? 마논도 처음이라 확답은 못 해주겠는데...~ (베싯,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더니.) 이렇게 하는게 맞으려나~? (몸을 옆으로 움직여 손을 피한다. 춤추듯 살랑거리는 가벼운 움직임이다.) 아님 이렇게? 캭캭캭캭! (양손을 모으고 깍지를 낀다. 총모양으로 삐죽 튀어나온 손가락. 손가락 끝이 수증기 속의 리겔을 겨누고 있다. 이윽고 빛이 서서히 손가락 끝에 모이고는,) 빵!★ (여러 개의 빛 줄기가 한 순간에 터져나오며 위협적으로 리겔에게로 쏘아졌다.)


>>591 스텔라타
그래, 신의 사자! 그런데 뭐야, 너. 설마 아직도 못 믿는 거야? 한 번 태워주면 믿을 것 같아? (스텔라타의 반응에 기분이 안 좋은듯, 퉁명스런 표정이다. 손바닥을 펼치자 백금빛의 화염이 허공에서 타오른다.)
캭캭캭. 글쎄~? 일단 마논보다는 작아 보이는 걸? (키득거린다.) 네가 어떤 죄를 지었는지, 무엇을 잘했는지 그런건 상관 없어. 신이 너희를 버린 건 이미 오래 전부터 기정 된 사실이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불안해 하지 않아도 돼. (손이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러다가도 피어오르는 풀과 꽃의 향에 '얘한테 나는 건가?' 하고 고개를 기울이며 무심코 생각해버린다.) 오히려 좋은 거 아닐까~? 자신이 지은 죄를 괘념치않고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은 말이지. 안 그래? (뒤를 돌아보는 스텔라타에 잠시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더니. 생긋 웃는다.) 그건 마논이 정하는게 아니야. 온전히 너희들이 하기에 따라 달렸지. 이 세상에 미련이 없는 어리석은 자라면 아프지 않을 것이고, 아니면... 반대로 이 세상에 남은 것이 많이 있는 녀석은 있는 힘컷 꿈틀거리겠지. 고통은 그 댓가라고 생각하렴. 뭐, 어차피 어느쪽이든 결과는 같지만 말이야? 그리고 상식적으로 짓밟는데 어떻게 안 아파? 제정신이니? 마논은 반대로 너희들이 아파하는 걸 보고 싶다고. 이제 말 다했으면 앞에 볼래? (그것은 스텔라타의 고개를 잡아 강제로 돌리려 한다. 그리고 이어서 머리를 만지는 손길은 폭력적인 말과는 다르게 살가로운 손짓이다.)
~그리고, 고통없는 삶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겠어? 화상을 입어야 불이 뜨겁다는 사실을 알고, 그렇게나 뜨거운 불을 이용할 수 있겠지. 하지만 그런 사실을 몰랐다면?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게 과연 행복일까? '인간'은 지금까지 그렇게 성장해 왔어. 후후, 참 어리석지? 뻔한 사실을 굳이 겪어야만 알 수 있다니 말이야. 그러니 너, 스텔라타도 혹여 아프더라도 그건 축복이라고 생각하도록 하렴? 캭캭캭. (자비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웃음이다. 스텔라타는 이때쯤 머리에 무언가 묶이고 있다는 감각이 느껴졌을지도.)


>>596 레갈리스
글쎄~? 과연 어떨까? (그것 또한 미소짓는다. 벌어진 입꼬리는 아이의 미소가 품는 뜻과는 거리가 멀다.) 말은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겠지. 끝을 본 적이 없는 무지한 자가 품는 어리석은 생각. 하지만 마논은 알아. 신의 축복을 받아 불멸하는 너희들이, 이 세상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된 순간 어떤 얼굴을 하게 되는지.
(어느새 그것은 입가에서 더러운 미소를 치우고는 생글대며 밝게 웃고있었다.) ~그러니까 보러올게. 마논은 드래곤, 너를 계속해서 관측할거야.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계속해서 말이야. (이윽고 빛이 그것의 등 뒤로 모여든다. 모여들어서 하나의 커다란 날개의 형상을 띈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네 사랑. 아아, 정-말 궁금해. 캭캭캭캭! (그것의 발이 지면에서 서서히 떨어지더니, 다음 순간엔 빛의 잔무리를 남기고 자리에서 사라져버렸다.)
/막레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603 세투스
흐응, 스타게이저라. 우주를 그렇게 들쑤시고 다니면서 이쪽 시간축에 대한 개념도 모르고 있는 거야? 캭캭캭, 미물. 진짜 어리석네. (대놓고 비웃는 웃음이다.)
얘, 그럼 마논이 마논 말고 더 있겠어? 정신 차려줄래? (언짢은듯 말하다가도, 세투스의 말에 고개를 가볍게 기울이며.) 그래도 뭐, 너의 고유명사라는 말이 아주 틀린렸다고는 할 수 없겠네? 마논은 원래부터 신의 소유였으니까 말이야. 애초에 이름에 의미 따위는 없어. 이름은 단지 기억에 의존하는 덜떨어진 존재들이 편의상 만들어낸 개념일 뿐. 너도 나도 원래라면 우주를 떠도는 쓰레기 1, 아름답고 성스러운 신의 사자 5. 이런 식으로 불려야 할테니까.
그래, 즉. 마논이 너희들에게 알려줄 진리란 바로 이런 거야. 이 세상은 신의 이름 아래에 전-부 의미없는 허상이라는 것 말이야. (키득키득.) 그러니까 미물, 너는 잘하고 있는 거야. 그러니 계속 그렇게 의미없이 떠도는 삶을 즐기도록 하렴? 캭캭캭캭! (세투스를 충분히 낮춰보고도 신경을 거스르는 웃음이었다.)


>>606 레인
당신의 본질에 대해선 마논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어. 당연하지 않아? 그러니까 그딴 원론적인 얘기는 광장에나 가서 설파하시지? 몇 명 정도는 당신 말에 귀 기울여주며 추종할지도 모르지. 뭐, 대부분은 신성모독이라며 당신을 화형하려 하겠지만 말이야? 캭캭캭. (레인이 식사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그것은 진심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는 얼굴을 하며 고개를 꺾었다.)
싫은데? 마논이 왜 그래줘야 하지? 말했잖아, 마논은 신의 사자라고. 먹을 필요도, 마실 필요도, 잘 필요도 없어. 그런데, 하물며 식사 행위를 하면서 외신이라는 것과 마주앉아 신에 대해 떠든다고? (질색하는 얼굴이 되어, 표정을 구긴다.) ...아아- 알겠다. 당신은 정말 마논이 토악질을 하는 꼴이 보고 싶은 거지?
게다가 그건 저열한 미물들이나 채용할 법한 비효율적이고 뻔한 접근법이야. 식욕에 기반한 식사 행위를 이용해 우호적인 스탠스로 접근해서 상대의 정보를 캐내려 하지. 알고싶은게 있으면, 차라리 마논을 삼켜버리지 그래? 정보를 흡수하면 되잖아? 그게 외신들의 스테레오 타입 아니었나? 자신이란 존재에 대해 그렇게 잘 알고 있다면서 왜 내숭을 부리고 있는 거지? (가느다랗게 변한 눈이 날카롭게 시선을 던진다.) 대답해보지 그래? 만약 당신이 마논이 납득할만한 답을 내놓을 수 있다면 가줄게. 그 '테이스티 로드'. 뭐, 그럴리는 없겠지만 말이야. 캭캭캭.


>>607 바벨
후후, 왜? 마논이 궁금해 하는게 있으면 안 되나? 아니면 말하지 못할 끔찍한 비밀이라도~? (키득키득.) 걱정 마! 마논, 성스럽고 자애롭고 아름다운 신의 사자니까? 솔직하게 털어 놓는 걸로 네 죄를 사해줄게. 흔히 너희들은 이따위 행위를 고해성사라고 하지? 그런 반푼어치 같은 성녀같은 것들보다 '진짜' 신위를 지닌 마논 쪽이 훨씬 믿음직스럽지 않아~? 캭캭캭. (자기 스스로를 추켜올리며 세상의 온갖 존재들을 깔본다. 신성과는 거리가 먼 행위였지만 바벨의 앞에서 그 행위를 실천하며 보란듯이 웃음을 흘리고 있는 그것은 어느 무엇보다도 신과 가까운 존재였다.)
흐응- (이야기를 흥미로운듯 경청하는 그것의 모습도 그에겐 의외처럼 여겨졌을까. 이야기가 계속 되는 와중에도 빛을 담은 듯한 동공을 담은 눈동자가 바벨을 응시하곤 했다. 이야기를 듣다못해 거의 바벨의 구석구석을 다시 살피는 듯한 시선이었다.) 그렇게 지금의 쑥맥에 바보처럼 순진한 인간이 탄생한 거구나? 과연, 알 것 같네. 설마 신을 섬기는 견습사제 출신이었을 줄이야. 저번에 널 회복시켜줬을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일부러 과거를 회상시키려 하듯, 그것은 베싯 웃으면서 입술 끝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보였다.) 그래, 하지만 네가 그 삶을 가까스로 탈피하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다른 의미의 구원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그렇지 않니? 신께서는 너희들을 직접 거둬가겠다고 한 것도 아니며, 연애하지말라 엄포를 놓은 것도 아닌데 스스로 의미도 없는 목줄을 차고 구원을 허덕대면서 그 간증으로 미물 본위의 기능과 쾌락을 필사적으로 부정하는 모습이란... 아아, 정말 성직자란 존재들은 중간계에서 가장 어리석은 것들이야. (두통이 오는듯한 과장스런 제스처를 해보인다. 그러다 바벨을 힐긋보더니,) ...바로 너말이야. 어리석어! (손가락으로 코끝을 가볍게 찌르려한다. 그것은 꺄르륵대며 웃고는 바벨이 따라준 잔을 들어 입에 가져다 댄다. 한 모금, 두 모금, 천천히 기울여진 술잔은 그렇게 원샷으로 비워진다.)
마논? (술잔을 입에서 치우고 손등으로 입가를 훔친다. 의문을 띄는 어조와 눈동자가 바벨의 물음이 꽤나 의외스럽게 다가왔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것은 대신 다른 생각이 들었는지 입꼬리를 천천히 찢어올렸다.) ~인간. 마논에 대해서 알고 싶어? 사제조차도 되지 못하고 지금은 신의 노리개로 전락한 인간이 신의 사자의 출처를 알려고 하다니. 아까부터 정말 건방지네. 그래, 이번엔 네 병의 술을 섞어볼까~? 방금 너, 신보다 뛰어난 인간이 있다고 했지? 아쉽게도 너는 그것도 아닌것 같고 그 의견엔 전혀 동의할 수 없지만, 이건 네가 견습사제 때부터 싸구려 에일로 길러온 스스로의 역량을 시험해 볼 좋은 기회가 될 거야. 버틸 수 있다면 조금은 인정 해줄게. 만약에 이걸 전부 마시고도 멀쩡하게 마논과 대화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예고한대로 테이블 위에 있던 모든 병을 바벨의 잔에 때려부었다. 가차없이 섞여서 차올라가는 술은 밤의 바다처럼 폭력적이며,) 알려주지. 마논의 고향을. (사람을 끌어들인다. 그것의 눈동자는 예의 그것처럼 광기로 넘실거리고 있었다.)


>>633 명설화
(옆으로 기울어진 끝에 쓰러졌을까, 아니면 가까스로 중심을 잡았을까.) 상관없잖아~? (만약 쓰러졌다면 허리를 기울이고서 하늘을 온통 가린 채 생글대며 웃고있는 여자가 보일테다. 마치 설화의 모습을 구경이라도 하듯.)
어차피 진실 된 죽음에 이르지 못하는 몸. 몇 번이고 굶어 죽어도 상관 없을텐데. 그러니 이번에도 그냥 죽어버리지 그래~? 그 편이 차라리 편할텐데 말이야. (조언같지도 않은 조언을 나불댄다. 과장스럽게, 연극처럼 움직이는 몸짓이 여체의 아름다움과 괴리를 만들어 낸다.)
미물의 신체란 신의 축복을 받아도 어찌 이리 연약하다는 말인가. 아아! 신이시여, 정녕 이것이 당신의 뜻입니까~? 캭캭캭캭. (그렇기에 그 여체안에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이 틀림 없다.)

646 리겔 (ccm7VQsPJ6)

2022-07-17 (내일 월요일) 04:58:45

>>630 바벨
사람의 간은 맛없어서 안먹어. (농담임이 분명하나 농담처럼 들리지 않을지도 몰랐다. 그 농담을 뱉는 여우의 표정에 웃음기라고는 없었으니까. 어차피 받아들이는 당신은 농담으로 받아들일거라는 건 여우가 알고 있었다.) 동방의 어느 곳에서는 여우가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여우의 노란빛 눈동자가 당신에게 향했다가 이어지는 말을 들었을 때 반응했다. 당신이 중얼거리는 독백에 대해 여우는 얹짢은 표정을 지었고 당신의 눈이 떠졌을 때 여우의 표정은 언제 그랬냐는 듯 무덤덤하게 바뀐다.) 아- (무덤덤한 표정으로 여우가 무심한 태도를 고수했다. 축복. 사랑. 특권… 특권? 사랑? 그딴 게 전부 무슨 소용이 있다고. 여우가 실소했다.) 그래? 그런데 왜 나는 전부 처음 듣는 이야기일까. 혹시나 말하는 거지만 그 이상 그 신인지 뭔지에 대해 이야기할 거라면, 돌아가는 게 좋을거야.

>>645 마논
나쁘지는 않군. 다짜고짜 쳐들어와서 공격부터 날리는 예의 없는 행동을 하는 인간치고는 말이야. 정체도 밝히지 않고. (공격을 피할거라고 생각했다. 여우는 뻗었던 팔을 짧게 움직였다. 주먹만한 크기의 공과 비슷한 모양새를 한 여우불들이 여러개 떠올랐고 당신에게 쏘아진다. 쏘아지던 불꽃들이 반원으로 형태를 바꾸었다.)
(겨눠져 있는 당신의 손 모양을 응시하던 여우가 숨을 들이마셨다가 짧게 내뱉었다. 위협적으로 날아오는 빛줄기들을 팔이든 뭐든 이용해서 쳐내버려도 되겠지만 굳이 다치고 싶지는 않은데. 여우의 앞에 성체 크기의 또다른 여우들이 일제히 나타나서 빛줄기들을 향해 주둥이를 열어 화염을 쏘아냈다. 상쇄시킬 생각이었다.)

>>638 리카
(고소 공포증이 없다면 됐다. 저렇게 망가져 있는 물건을 잡기에는 여우의 손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찢어지기라도 하면 귀찮아질테고. 당신을 가볍게 안아서 인형이 걸려있는 위치까지 올려준 여우는 당신의 손에 인형이 구출되는 걸 보고 있다가 살아있는 것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가볍게 미간을 찡그렸지만 금새 폈을지도 모른다.) 영역 내의 일이였으니까 됐어. 감사를 받으려고 한 일도 아니고. ( 당신을 다시 땅으로 내려준 여우가 감사인사에 눈만 깜빡이고 있다가 조금 느릿하게 답했다. 어떤 사정이 있는 게 분명한 인간에게는 어설프게 말을 걸면 안된다는 것을 배워서 알고 있기도 했고 옛날이면 모르지만 지금의 여우는 당신과 같은 인간의 사정을 캐물을 생각따위 하지 않고 있었다. 당신을 보는 여우의 노란빛 눈동자가 감정마저 눌러버릴만큼 깊은 허무함만 있었을까. 여우가 들어왔던 길목으로 몸을 돌렸다.)

647 헤르베라 (eameqYyMww)

2022-07-17 (내일 월요일) 06:50:20

>>637 명설화
으음? (명백히 박자가 느린 반응에 그녀가 고개를 기울인다. 기울어진 고개는 주저앉은 이가 일으키는 몸을 따라 원래대로 돌아온다. 그렇게 일어나서 한다는 말이 그녀가 듣기에 재밌었는지 웃음을 터뜨린다.) 하, 하하! 이건 또, 재밌는 그대로구나! 그래. 인사는 중요한 법이지 안 그런가! (시원하게 웃고 그녀의 어깨에 걸친 주머니를 뒤적였다. 작지만 불룩한 주머니에서 나온 건 종이로 감싼 두툼한 육표 뭉치와 말린 치즈 한웅큼이다. 그걸 맹해보이는 이에게 내밀었다.) 가진게 이것 뿐이긴 하다만. 괜찮다면 먹게나. 아, 마실 것도 있다네. (재치 주머니를 뒤적여 이번엔 작은 유리병을 꺼낸다. 레몬과 사과 조각이 들어있는 음료는 상큼달달하며 시원해서 목을 축이기 딱이다. 그것도 내밀고 묻는다.) 그래서- 그대는 예서 어디로 가고 있었던 겐가? 갈 곳이 있었던 겐가?

>>638 리카
음. 운이 좋다면 기억할지도 모르겠군. (유야무야 흐리듯 말한 그녀를 소녀가 바라보아도 시선은 마주치지 않는다. 보이는 건 두껍게 드리운 새까만 베일의 표면 뿐. 그것은 확실하게 시선을 차단시키고 있었다.) 아, 그대, 그쪽이었나? 그럼 미안할거 없다네! 필요가 없는 것에 취향이 있을 리가 없는 건 당연할지니. 괘념치 말게나! (그녀는 그제야 이해되었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이것이 얼마나 덧없는지 또한 잘 알고 있었다. 타자의 정보 따위는-) 맛있게 먹어주니 보는 내가 다 기쁘구만. 헌데 그대에겐 조금 일렀나보이. 요 보게. 벌써 볼이 자알 익지 않았나! (하하. 그녀는 유쾌하게 웃으며 과감하게 소녀의 볼을 조물거렸다. 그다지 강한 술이 아님에도 벌써 얼굴에 홍조가 오르는 소녀를 보고 작은 유리병을 손에 불러낸다.) 그대로 계속 먹었다간 그대에게 영 부끄러운 기억이 남을지 모르니 말이네. 자. 나머지는 이걸 섞어주겠네. (그녀가 손에 부른 병을 열어 소녀가 든 잔에 내용물을 붓는다. 색 없이 투명한 그것은 작은 별과 같은 결정이 섞여 있어 흐름을 따라 반짝인다. 남은 과일이 잠길만큼 붓고 병끝으로 잔 가장자리를 톡톡 두드리자 과일들이 녹아 섞인다. 그 속에서 별의 결정은 녹지 않고 남아있어서 붉고 노란 술을 반짝반짝 빛내주었다.) 음! 그런 마시는 건 나가서 하세. 마침 나무들 사이로 별이 보일 시간이라네. (그녀는 소녀의 어깨를 스치듯 두드려주고 앞장서 창고를 나간다. 밖으로 나가 고개를 들어보면 높다란 나뭇가지 사이로 검푸른 밤하늘에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640 테이얀
그랬는가. 반려가 아니라 사역마라. 허나 그대 말하는 걸 들으면 이미 그저 사역마는 아닌 듯 보이네만? 반려는 아니더라도 거진 가족이나 다름없는거 아닌겐가. (그녀는 들은 그대로 든 생각을 말하며 그와 같이 술을 마셨다. 반려도 사역마도 가족도 그녀에겐 연이 없을 일이라 입에 담는게 영 어색했다.) 그대 깐깐히 말하는거에 비해 영 허당인가보이. 사역마한테 신세를 지고 잔소리를 들으니 말일세! 그이 참 고생도 많겠어! (그녀는 그의 얘기를 즐거워하며 연신 잔을 비웠다. 잔이 비기 무섭게 술병이 잔을 채운다. 그가 아공간인 듯 허공에 갈라짐을 만들자 그녀는 불러낸 술통들을 그 안으로 휙휙 넣었다. 손짓을 따라 크고 퉁퉁한 술통 넷이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대에게 이만큼 준다 하여 술이 부족할 일이 없으니 주는 거라네. 저기 보게나. 저게 내 술창고라네. (그녀는 손을 들어 그의 뒤쪽을 가리킨다. 드높은 나무들을 그대로 기둥 삼아 만든 거대한 창고를.) 저기에 들은 술에 비하면 그대에게 준 것은 티끌도 안 되네. 그러니 이걸로 배포가 크니 어쩌니 하지 말게! 듣는 내가 부끄럽다네! (하하! 시원하게 웃고 술 한모금 넘긴다.)

>>642 레갈리스
(아이가 깨어나길 기다리는 시간은 그녀 주변을 맴돌던 소동물들이 경계를 풀고 온갖 장난거리를 치기에 알맞은 시간이었다. 잠에서 깬 아이가 본 그녀는 소동물들의 좋은 둥지 대신이 되어주고 있던 참이었다.) 오. 깼는가. (무릎 위에 한가득 옹기종기 올라앉은 다람쥐며 토끼며 슬슬 쓰다듬던 그녀가 아이의 기상을 눈치채고 반응했다.) 무얼 하고 있느냐고? 별건 아닐세. 지나가는 길에 그대가 누워있길래 죽었나 싶었는데 아닌 듯 해서, 대체 뉘인가 하고 기다려본 거라네. 그런데 깨도 별 차이가 없구만? (그녀는 고개를 갸웃 하며 생각한 그대로 툭툭 내뱉었다. 베일 너머 희미하게 보이는 입술은 웃고 있었다.) 그러는 그대는 어이하여 이런 곳에서 자고 있었는가?

>>644 바벨
(그녀의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툴툴대는 그를 보며 그녀는 웃는다. 웃을 뿐이다. 웃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는 것처럼. 웃으며 농담을 받아친다.) 내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그런 짓 한번 안 해봤을까! 별짓을 다 해도 취하질 않더군! 몸뚱이가 너무 튼튼해도 탈이라네. 재미가 없으니. 재미가! (그녀는 정말 취하기 위해 별에 별짓을 다 했었다. 너무 많이 해서 그냥 다 잊어버릴 만큼. 그 와중에 그녀는 그가 민망할 상황을 고개 돌려 피하는 것을 보았다. 풋풋한 행동에 흐하, 웃었다.) ...... (그러나 그가 신성력을 언급했을 때, 푸른 숨결을 보았을 땐 베일 속 얼굴이 굳었다. 아주 일순이었다.) ...무언가. 겨우 중간계의 술 밖에 못 마셔봤나? 그렇다면 더더욱 의미가 없구만! 듣자하니 내 술은 신계를 가도 하계를 가도 비교할 것이 없다 하니 말일세! (베일의 덕일까. 그녀는 유쾌한 기세를 잃지 않고 말하며 아주 가차없이 그의 머리를 헤집었다. 그녀의 만행에 째려보는 눈이나 어쩐지 붉어진 귀끝을 보고 다시 만지려 하며 경박하게 웃은 건 덤이다.) 이 정도로 절을 한다니 그대, 풋풋한데다 소박한 면도 있었구만. 궤짝 하나 정도야 앉은 자리에서 훌쩍 마셔버릴테면서 말이네. (놀리듯 주절주절 떠들던 그녀는 술이 궤짝째 가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오호, 소리냈다.) 투덜대드니만 밑빠진 가방 맞지 않나! (제 말 맞지 않냐며 말하다가 이름 얘기가 나오자 말끝이 어물쩍 흐려진다. 베일 속 보이지 않는 얼굴을 검지로 긁적대면서 머뭇머뭇한다.) 이름- 이름 말이네. 뭐 나도 이름이랄게 있기는 하지만은- (금방이라도 알려주는 걸 거절할 듯 싶더니 좋은 생각이 났는지 말투가 원래 톤으로 휙 바뀐다.) 오늘 한번 오고 다시 안 올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주기엔 아깝단 말이지! 그래! 그러니 그대가 다시 온다면 그 때 알려주겠네! 내 약속하지! 다시 와서도 내 이름이 궁금하거든 꼭 알려주겠네! (그녀가 생각하기에도 묘안을 냈다 생각했는지 그런 제안을 하는 그녀는 정말 당당했다.)

>>645 마논
이해하고 있달까, 아무래도 좋은 것에 가깝지만 말이네. 성에 안 차는 물건 따위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그녀는 그렇게 떠들며 웃는 손님을 보고 같이 웃었다.) 오. 그렇지! 술 앞에선 무슨 얘기든 하등 필요가 없지! 이해해주니 고맙구만! (고개를 크게 끄덕인 그녀는 술맛에 대한 반응을 보고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그러나 먼저 묻지는 않고 손님이 뭔가 말해주길 기다리는데, 돌아온 건 술맛의 감상이 아닌 왠 종이 봉투다.) 음? 이건 무엇인가? 그대는 술을 마시러 온게 아니었던가? (아마 처음인 듯한 손님이 무언가 주니 혹시 누군가의 심부름을 하는가 싶다. 그래도 내미는 건 손짓을 휙 해서 그녀 쪽으로 불러들인다. 그녀의 앞까지 온 종이 봉투를 직접 들어보고 제법 무게감이 나가는 것임을 확인한다. 그녀는 직접 열어 안을 확인하기 전에 물었다.) 그래서 이게 무언가? 누가 나에게 보내는 것이던가?

648 블량슈 (r1T.QZ5kaU)

2022-07-17 (내일 월요일) 09:40:47

>>642 리겔리스
그 드래곤은 뭔가 바보였어-(그 존재는 회고하듯 이야기한다.)
먹지도 못하는 돈이 최고라며 모으려 들고, 보물이라는 것도 모으려고 하다가-(이내 아무렇지 않게 다음 말을 뱉는다)
자신이 모은 보물의 무게에 깔려서 심해로 가라앉아버렸어-

649 리겔 (v66udBKzCw)

2022-07-17 (내일 월요일) 09:45:14

>>640 테이얀
(그래도 당신을 그렇게 만들어버린 신은 사제라도 있으니까 괜찮지 않아? 제 입밖으로 튀어나갈 것 같은 냉소적이고 시니컬한 문장들을 여우는 입을 다물어버리는 걸로 삼켜냈다. 대신 얼굴에 손을 올릴 뿐이었다. 그런 여우의 기분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건지, 새끼 여우는 콧잔등으로 여우의 손바닥을 툭 건드렸다. 어차피 언제나처럼 똑같이 사라져버릴 것들이라면 그래. 차라리 나만이라도 기억하고 있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 자의식은 없지만 근본은 내게 있어. 내 불에서 태어났거든. (가벼이 주먹을 쥔 여우의 손이 펼쳐지자 별다른 행위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꽃이 피어올랐다.) 일개 수인이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피어올랐던 아주 조그만 불꽃을 주먹을 다시 쥐어서 흡수시키며 여우가 의뭉스레 중얼거렸다.)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어. 내가 겪은 일은 그저 어디에도 제대로 기록되어 있지 않은 이야기일 뿐. (몸을 돌려서 숲 밖으로 향하려던 여우가 당신의 말에 걸음을 멈췄다. 하늘을 보는 건지, 아니면 숲의 안쪽을 바라보는 건지 모르겠지만 여우는 그저 시선을 준다.) 괜찮아. 시끄럽지도 않고.

650 명설화 (VsfHIHBRtQ)

2022-07-17 (내일 월요일) 10:00:34

>>644 바벨

..집, 없어. (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녀의 집, 그녀의 문파는 불타서 없어졌으니까. 그래서인지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며 너의 말에 대꾸하곤 생각에 잠긴 듯 깊은 한숨을 내쉰다.) ... 배고파, 먹을거, 있어? (천천히 옆으로 엎어졌던 몸을 일으켜세워 앉아선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넘기며 오히려 질문을 던진다.)

>>645 마논
... 죽을 순 없어. (자신을 조롱하듯 말해오는 당신을 물끄러미 보다가 고개를 젓는다. 신의 축복이라던지 그런건 모른다. 그저 중요한 건. ) ....죽여야 할 사람이 있으니까. (한순간 맹해보이던 설화에게서 짙은 살기가 흘러나온다. 날카롭게 잘 벼려진 살기는 어느샌가 허릿춤의 검에 손이 올려진 체로 흩뿌려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꼬르륵거리는 소리를 내며 평소의 맹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러니까.. 먹을거 있어?

>>647
아, 육포.. (한순간 육포향이 물씬 풍겨오는 것을 느끼곤 눈이 반짝인다. 맹해보이는 설화의 눈에선 빛이 반짝이고, 얌전히 당신의 주머니에서 자신이 바라는 것이 나오길 기다린다.) ...충분해, 육포면. (무언가를 먹는다는 사실에, 조금은 들뜬 목소리로 보일 듯 말듯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감사를 표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정해딘 고슨 업서. ( 당신이 건내준 것들을 급하게 먹느라 어눌해진 목소리로 답하다가 급하게 꿀꺽 삼키고는 한결 나아진 듯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사람을 찾고 있어. 이름도 모르는데, 얼굴만 알아. 그사람을 찾아야 해서.. 그래서 돌아다녀. (한순간 사람을 찾고 있는다는 말을 할 때는 눈이 날카로워지며 사나운 기세가 흘러나오던 설화였지만 이내 다시 맹한 얼굴로 육포를 오물거리며 답이 되었냐는 듯 바라본다.) 당신은..?

651 리카 (IrNKEbD47Q)

2022-07-17 (내일 월요일) 12:09:34

>>639 설화
( 얼굴을 더 가까이 하며 달싹이는 설화의 입술을 집중해서 응시한다. ) 밥.... 밥-?! ( 설화의 말을 따라하다가 깜짝 놀란다. 설화가 본인의 옷자락을 움켜쥐자 얼른 그 손을 맞잡아주려고 하면서 ) 삼일째나 못 먹었어-?! 안돼! 잠시만! 내가 바로 음식 줄게! ( 황급히 마법봉을 붙잡는다. 그리고 마법봉을 휘두르면, 펑 하는 소리를 내며 커다란 빵, 우유, 주먹밥, 초콜릿 등 할 것 없이 마구 나타난다. ) 자, 여기! 우선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먹어보자- 응? 내가 도와줄게! ( 앉을 힘도 없어보이는 설화가 본인한테 기대 앉을 수 있게 해주려고 하면서, 웃는 얼굴이 걱정스럽게 설화를 바라본다. )

>>640 테이얀
그래도 테이얀이 필요한 물건을 강제로 뺏거나 하지는 않는 거잖아? 물물교환이면 서로 돕는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멋진 거야-♫ ( 긍정적인 관점으로 가볍게 칭찬으로 바꿔버린다. 해맑게 웃는 얼굴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다. ) ( 테이얀 역시 평소와는 다른 말투를 구사하며 환자들을 한 명씩 꼼꼼하게 봐주는 모습을 잠깐 응시한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마찬가지로 환자들을 안내하는 역할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 네, 혹시 필요한 거 있으세요? 물 한 잔이요? 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 친절하고 상냥하지만, 평소에 비해서는 차분해진 모습. 평소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 모습으로 수많은 환자들을 돌봐주는 것을 돕다 보니, 시간은 순식간에 가버린다. ) 아하핫-♫ 그러게, 지쳤어-! 테이얀도 수고했어! 그동안 혼자서 이렇게 일했던 거야? 진짜 힘들었겠다- ( 마지막 환자까지 보내고 나면, 착각이었던 것처럼 다시 원래의 모습이다. ) 나? 으-음, 으-음, 으-음..... 미안, 모르겠어. 기억 안 나. ( 고개를 갸웃하며 웃는 얼굴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
 
>>642 레갈리스
아하핫- 고마워! 내가 레갈리스의 행복을 더 바랄거지만-♫ ( 웃는 얼굴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 웃는 얼굴도, 레갈리스의 말에 혼란스러움으로 서서히 변해버리고 만다. ) 그-그게.... ( 왜, 냐는 질문에 차마 대답할 수가 없었다. 모르겠으니까. 술도 안 마셨는데 새빨개지는 얼굴하며, 이 이상한 기분까지. ) .....낯간지러움? ( 레갈리스의 말을 따라한다. 이게 낯간지럽다는 거야? 모르겠어. 어라? 레갈리스의 말에 유성애적 의미가 없음은 알고 있지만, 그렇게 평소에 사랑을 외쳐놓고도 본인이 받게 되는 ' 사랑 '이라는 말에 대한 경험은 거의 없었는지, 연보라색 눈이 흔들린다. ) 어-어-?! ( 한번 더 사랑스럽다는 말을 듣자 눈동자가 더 빙글빙글 돈다. 얼굴은 더 새빨개졌을까. 황급히 인형을 안아들고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 그, 그, 고-고마워-?! 나, 이-이제 가, 가, 가볼게?! ( 레갈리스의 눈도 제대로 못 본다. 처음 보는 반응. 도망치려는 걸까? )

>>644 바벨
아하핫-♫ 바벨, 마법소녀 좋아하는구나! 마법소녀랑 친구하고 싶었던 거야? ( 바벨의 환한 미소가 좋았는지, 장난을 치는 것처럼 웃다가 ) 그래서 고마운거야. 이런 나랑 친구해줘서. ( 눈을 감고 웃는다. 속삭이는 소리는 누구였을까 ) 괜찮아- 믿음은 하나니까. 속아도, 절대로 바벨을 탓하지는 않을거야! 그리고 모두가 그렇게 말하더라- 모두 자기는 안 착하대. 내가 보기엔 완전 착한데! ( 본인보다도 더 ) 으-음, 바벨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거!♫ ( 곰곰이 고민할 필요가 있었나 싶게 활짝 웃으며 하는 대답은, 역시나 또 바벨을 위한 것이다. 그래도 즐거워보이는 모습은 바벨과 똑같았을까 ) 응! 바벨의 고향도, 바벨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만큼 바벨을 정말 그리워하고 있었을 거야. 그래서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에도 사라지지 않고, 여기 이 자리에 남아서 바벨을 기다리고 있던 걸 거야. 그리고 지금 바벨을 다시 만나서, 정말 기뻐하고 있을 거야! 바람도 이렇게 기분 좋은 걸- ( 맑게 웃으며 흩날리는 옆 머리카락을 넘긴다. 고향. 왠지 아픈 울림이다. ....어라, 그래? 모르겠어. ) 아하핫-♫ 그런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럼 바벨의 고향에게 잘 보여야 될 텐데- 바벨의 새로운 친구가 나쁜 사람이면 걱정할테니까! ( 하고 웃는 모습은, 장난 같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 완전 처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바다만을 이렇게 자세하게,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야. ( 여전히 바다를 응시하다가 ) 응? 감질? 그게 무-....으앗?! ( 고개를 돌려 바벨의 짓궂은 미소를 돌아보다, 손이 붙잡힌 채 바벨을 따라 모래사장을 뛰어가기 시작한다. 놀란 얼굴로 바벨에게 이끌려 가면서도, 역시 취한 것에 대한 걱정은 들었다. 그러나 눈을 응시해보면, 바벨이 저렇게 눈을 반짝였던 적이 자주 있었던가? 그 기대감을 눈치채면, 역시 거절할 수 없었다. 아니, 애초에 거절할 생각도 없었겠지만 ) ....응-! ( 같이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맞잡고, 바벨을 따라 뛰어간다. 모래사장에 발자국이 길게 남는다. )

>>646 리겔
( 리겔이 순간 미간을 찡그렸던 것을 눈치채기는 했을까. 평소의 상태였으면 몰라도, 지금의 상태에서는 아마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 아니야- 그래도 고마워. 아무리 영역 내의 일이었다고는 해도, 나를 도와주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너는 나를 도와주었잖아. 너의 영역을 침범해서 정말 미안해. 그리고 다시 한번 고마워. ( 다시 땅에 사뿐히 내려앉고는 리겔을 올려다 본다. 웃는 표정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인형을 안고 있는 떨리는 손 역시. 다만, 이번에는 깊은 허무함이 가득한 리겔의 노란빛 눈동자를 똑바로 마주볼 수 있었을까. 감정마저 눌러진 듯한, 그 익숙한 눈이. ....어라? 익숙해? 모르겠어. ) 참, 인사가 늦어서 미안해- 나는 리카야. 마법소녀 리카! 너는 이름이 뭐야? 아까 그 아기 여우들은 어딨어? 아기 여우들에게도 고맙다고 감사 인사 전하고 싶은데! ( 몸을 돌린 리겔을 따라가려고 하면서 맑게 웃으며 묻는다. 루루를 되찾으니 조금씩 평소의 모습이 돌아오는 것일까 )

>>647 헤르베라
응! 운이 좋았으면 좋겠다-♫ ( 시선이 차단되어도 그저 해맑게 웃는다. " 믿을게. " 하고 속삭이는 소리는 누구였을까. 헤르베라의 눈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연보라색 눈은 헤르베라의 베일을 빤히 응시한다. 본질을 바라보려는 것처럼 ) 그래도 네가 고민하게 했으니까- 곤란하게 만들었으면 당연히 사과도 해야하는 걸? 미안해. ( 여전히 맑게 웃는 얼굴로 습관인가 싶은 사과를 한다. ) 아하핫-!♫ 내- 볼은- 과일이- 아닌- 걸-?♫ ( 볼이 조물거려지자 말도, 발음도 이상해진다. 그래도 술 때문에 텐션도 오르고, 더 따끈하고 말랑해진 볼이 조물거려져도 좋기만 한지, 계속 배싯배싯 웃는다. ) 영 부끄러운 기억-? ( 되묻다가, 헤르베라가 다시 새로운 병을 불러 잔에 따라주자 신기하게 지켜본다. 어느새 잔 안에는 과일들이 색깔만 남기고 녹아, 반짝이는 별의 결정들만이 빛나고 있던가 ) 우와-!! 너무 예뻐-!♫ ( 그 별의 결정들만큼이나 반짝반짝이는 눈으로 해맑은 얼굴로 한껏 좋아하다가 ) 응! ( 창고를 나가는 헤르베라를 따라 통통 튀듯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고개를 치켜들고 밤하늘을 바라보면,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다. ) 우-와-! ( 진심으로 감탄하다가 ) 정말 예뻐-! 네가 만들어준 이 술 같아!♫ ( 잔을 치켜들어 밤하늘에 비춰본다. ) 아하핫-! 더- 예쁘게-! ( 남아있는 한 손을 밤하늘을 향해 들어올려, 그대로 옆으로 허공을 주욱 긋는다. 그러자 연보라색 빛이 반짝이더니, 별똥별들들이 수놓듯 아름답게 떨어지기 시작했을까. 진짜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지만 ) 이렇게 예쁜 것들을 보여줘서 고마워-!♫ 참, 나는 리카야! 마법소녀 리카! 너는 이름이 뭐야? ( 반짝이는 밤하늘 아래, 헤르베라를 돌아보며 환하게 웃는다. 밤하늘, 그리고 헤르베라가 준 술만큼이나 반짝이는 얼굴로 )

652 명설화 (5VnpZUZaII)

2022-07-17 (내일 월요일) 13:21:11

>>651 리카
...밥.. ( 리카가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의 손을 맞잡아주려 하자 놀란 듯 조금 눈이 커진 설화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리카가 알아들은 것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와아.. (마법봉이 휘둘러지자 허공에서 음식이 나타나자 설화의 눈에 빛이 반짝인다. 정확히는 음식보다는 마법봉을 보며 반짝인 것 같지만 일단 넘어가도록 하자.) ...고마..고마....우물우물.. (자신이 기댈 수 있게 해주는 리카에게 고맙다고 말하려던 설화는 이내 먹음직스런 음식들의 냄새에 이끌렸는지 고맙다는 인사도 생략하곤 다급하게 먹기 시작한다. 예쁘장한 외모와는 다르게 허겁지겁 먹는 것이 정말 며칠은 굶은 인간의 모습이었다. ) ... 맛있어... 너, 신기해. (입가에 빵조각을 묻힌 체로 오물거리던 설화가 초롱초롱해진 눈으로 리카를 보며 웅얼거린다.)

653 블량슈 - 고래의 일기 ????장 (JrbsGTcM0.)

2022-07-17 (내일 월요일) 15:47:17

제국력 뭐시기년 4월 26일
날씨:맑음 때때로 메테오
오늘은 마탑에서 마법 대전?이라는 것이 벌어진 모양이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마법사 친구에 따르면 의견 충돌로 대마법사?라는 것이 둘이 치고받고 싸우는 중이라고 한다.
메테오가 식당에 떨어지려 하길레 먹어치웠는데 맛 없어서 둘을 돌팔매로 떨궜다. 그러자 친구가 가더니 둘을 무릎 꿇리고 훈계?라는 것을 하는 것 같았다-
감히 이 식당을 부수려고 하다니 더 혼나도 된다.

오늘의 밥:생선 구이 여러개,메테오라는 마법

654 오베스 (D3V9mM14gc)

2022-07-17 (내일 월요일) 18:03:09

(은빛으로 떠 있는 달 아래이든, 금색으로 작열하는 태양 아래이든, 어쩌면 그 둘다 보이지 않는 여명과 황혼 아래에서 이 걸어다니는 시체와 당신은 마주쳤다.
마치 자신과 같이 생기를 잃고 말라붙어, 흙먼지만이 조금씩 겉을 긁어내고 있는 오래된 도시의 유적 한가운데에 서서, 생기 없이 빛나는 눈으로 흘깃 당신을 보았다. 오래지 않아 그자, 혹은 그것은 인사를 건넸다.)

이런 곳에서 누군가를 만날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는데, 반갑군. 어쩐 일로 이런 곳까지 발이 닿았나?

655 레갈리스 (V0nYA19rv6)

2022-07-17 (내일 월요일) 18:15:47

//>>645 수고하셨습니다~~~~ 마논이 넘 매력적이에용...

>>648 블량슈
바보라니?
(의아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아하, 그 드래곤은 속물적인 것을 밝히는 이였나 보구나.
(아이가 곰곰히 생각에 잠긴다. 그러고 보면 드래곤들이 황금을 밝힌다는 말을 들어본 것도 같다.)
정말이지 안타까운 결말이구나. 속물적인 태도는 나쁜 게 아니지만, 그 재물이 자신을 파멸시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법이지.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지독히도 돈을 아끼다가 끝내는 몽땅 잃어버린 수전노라든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부자의 이야기는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후후, 내가 그대의 시간을 너무 낭비하게 한 것 아닐지 걱정이구나.
(아이는 당신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본다.

//슬슬 막레주셔도 될듯한...?


//다른분들 답레는 나중에 드릴게요...() 답레 빨리 받고싶다 하시면 말씀해주세영

656 블량슈 (JrbsGTcM0.)

2022-07-17 (내일 월요일) 19:37:58

>>655 레갈리스
괜찮아- 슬슬 돌아갈 시간이기도 하고-(그 존재는 무덤덤히 이야기하며 등을 돌렸다)
그럼 레갈리스-? 다음에 또 만나자?(그 존재는 이내 한여름밤의 꿈처럼 사라졌다..)

#막레 투척

>>654 오베스(특A급 뼈다귀)
너를- 보기 위해서-일까?(그 존재는 무덤덤히 당신에게 이야기한다)
오랜만이라고 해야겠네- 오베스-(그 존재는 무표정하게 당신의 이름을 불렀다)

657 오베스 (D3V9mM14gc)

2022-07-17 (내일 월요일) 19:45:22

>>656 블량슈

이런, 이거 우리 고래 아니신가.
대체 몇년만에 만난거지? 아니, 몇 세기라고 해야하나? (그의 얼굴이 보였다면, 아마 웃는 표정을 지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이름을 불린것도 상당히 오랜만이야. 보통 불청객들은 날 '불경한 자' 또는 '무덤 군주' 같은 거창한 별명으로 부르더군.
그래서, 이렇게 황송스럽게도 날 굳이 찾아온 이유라도 말해줄 수 있나? 오랜 친구에게 그런 것 조차 말해주지 않는건 아니겠지?
(뼈를 달그락거리며, 일부러 약간 과장된 몸짓을 해보이며 말했다.)

658 블량슈 (JrbsGTcM0.)

2022-07-17 (내일 월요일) 19:55:04

>>657 오베스
몇세기- 정도는 안 되지 않았나- 우리-?(농에 답하듯 그 존재는 웃습니다)
뭐- 그렇게 보일만은 하네- 사람들은 밤 중에 뺘다귀를 보면 '무척' 놀라니까-?(그 존재는 키득이며 웃습니다)
별 다른 이유는 아니야-? 그저 그 때 나와 이야기했던 친구가 불멸을 이뤘다길레 궁금해서- 왔을뿐?(그 존재는 느긋하게 당신을 쳐다봅니다. 가벼운 미소가 걸려있는 것이 보이네요)

659 리겔 (v66udBKzCw)

2022-07-17 (내일 월요일) 19:58:32

>>651 리카

내가 너를 도운 이유는 말했다시피 내 영역 내의 일이었으며, 내가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다. 이 숲에서 길을 잃는 인간들이 많기 때문에 상관없고- (당신을 내려주고 여우는 당신을 바라보다가 무의미하게 시선을 굴려서 당신의 행동을 주시했다. 인형을 끌어안은 당신의 손이 여전히 떨리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서도 여우는 손을 거둬들이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마주하고 있던 노란 눈동자도 당신에게서 떨어져나갔다.) 나는 이 숲에 살고 있는 여우일 뿐이니까 마음대로 불러. (마법소녀, 라는 단어가 몹시도 생소했다. 물론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상식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서도 마법소녀라니. 마력을 다루는 쪽인가. 여우의 걸음은 당신과 인형을 찾기 위해 숲으로 걸어들어왔을 때와 똑같은 속도와 똑같은 보폭이었다. 몇살쯤 됐을까. 아니 이런건 의미없지.) 여우? 아- `이거` 말인가? (세개쯤 되는 꼬리들 사이에서 통 튀어오르듯 새끼여우 한마리가 튀어나왔다.)

#답레는 올라오는대로 보고 이어드릴게용!
#우리네 여우가 커뮤증이라 죄송함당 리카 짱 기엽고 안쓰러움..

660 오베스 (D3V9mM14gc)

2022-07-17 (내일 월요일) 20:02:52

>>658 블량슈
깜짝 놀라기만 하면 다행인 정도지. 다짜고짜 무기를 휘둘러대는 무례한 이들이 왜 이리 늘어난건지, 원.
소식통이 좀 늦나보군. 내가 불멸이라는 걸 이뤄버린지는 수백년도 전의 일이니 말이지. (올려다보며 미소짓는,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존재를 내려다 본 마법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면, 내 불멸 따위는 몇백년 정도 유예가 걸릴 정도의 궁금증이었나?

661 블량슈 (JrbsGTcM0.)

2022-07-17 (내일 월요일) 20:07:58

>>660 오베스
나는- 잘 안 움직이니까-(그 존재는 느긋하게 이야기했다)
뭐- 나로서는 수백년이나- 어제나 그게 그거거든-(불멸자 특유의 시간 관념을 말한다. 그 존재는 선천적인 불사의 존재니)
그래서- 지금은 그때랑 비교해서 좀 괜찮은 것 같아-? 네가 얻어간 힌트처럼 말이야(그 '것'은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당신에게 합니다)

662 오베스 (D3V9mM14gc)

2022-07-17 (내일 월요일) 20:18:13

>>661 블량슈
처음부터 시간의 제한을 겪은 적이 없는 존재의 시간관념이란. 나도 곧 그렇게 될까봐 두렵군. (마법사는 자기가 말을 해놓고도 자신의 말을 비웃었다. 두려워? 내가? 내게 두려움이란 감정도 남아있나?)
그때와 비교해서? 생각보다 통찰력은 별로로군. 혹은 기억력이 별로거나. (로브의 소매자락에서 말 그대로 뼈만 남은 손을 내보이며 말했다.)
내 가설과 일치하는 결과였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수월'하게 풀린 건 믿겨지지 않더군. 내가 행한 의식의 결과가 아닌, 무언가의 저주라고 느껴질 정도로.

663 블량슈 (JrbsGTcM0.)

2022-07-17 (내일 월요일) 20:30:46

>>662 오베스
괜찮아- 인간은 적응의 생물이라니까-?(그 존재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한다. 그 존재 본인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이런 느낌이지만 말이다)
흐음- 그러면 혹시나 그들의 개입일수도 있겠네- 인간들은 그 친구들을 '신' 또는 '마왕'이라 부르던가..?(그 것은 무덤덤하게 이야기한다. 잠시 붉은 눈의 검은 자위가 일렁인 것처럼 보였다면 그 것은 착각일까요)
뭐- 신경쓰지-마-? 좋은게 좋은거니까-?(그 존재는 당신에게 위로하듯 느긋하게 이야기합니다.)

664 레인 (eMohWH8/Hg)

2022-07-17 (내일 월요일) 20:38:30

>>626 바벨
에이~ 당장 인간도 화를 낼 때 '흥,'이나 '나 화났어.'라고 하지 '흥, 나 화났어.'라곤 잘 안 하잖아~ 그런거랑 똑같은 거지~
(예시도, 방금 전의 감정상태도 거의 비슷한 개념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진짜로 화가 났다거나 한건 아니었기에 지금처럼 이렇게 웃고 있는 것 아닐까?)
농담이지 당연히~ 그리고 인신공양은 너무 시대착오적이잖아~ 우린 제법 프로패셔널하다구? 가령 기도문처럼 소환하기 위한 문장을 읊조리거나, 나처럼 상위개체의 신은 이름만 제대로 발음할줄 알면 바로 오니까. 얼마나 편해? 우버보다도 빨리 온다고?
...근데 우버는 뭐지...? 뭔가 캐러밴 마냥 어디 목적지에 데려다줄거 같은 이름이네...
(스스로의 몸을 바쳐서 소환하기라도 하냐는 농담섞인 말에 그것은 손사래까지 치면서 웃어보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라는듯이,)
뭐, 이유야 어찌되었던 복수하고 싶은 생각 한가득인거 보니... 맘같아선 돕고 싶긴한데 내쪽 힘을 사용하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될거 같고... 원래 그런 복수는 스스로 하는게 더 희열이 있을거 같고~¿
(그것은 이러나저러나 일단 구경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만약 누군가가 도움을 정말 간절하게 바란다면 도울 수는 있겠지만... 복수의 진정한 보람됨은 그 존재를 꺾을 수 있을 힘을 얻어 목표 앞에 당도하는 것까지가 가장 하이라이트니까,
왜 그부분이 하이라이트인진 그것보단 인간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뭐... 비단 내 이런 변덕뿐만이 아니어도 원래도 비서한테 자주 까이고... 다른 외신들한테도 '당신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얘기 자주 들어~
핫, 챠. 아무도 날 이해 못해!
(마치 한번만이라도 행복하고 싶은 자의 외침처럼 그것의 목소리도 절도있는 한맺힘이었지만 그 감정은 금새 또 씻겨져나갔다.)
뭐~ 부정형의 나라면 애초에 인간에 대해 신경 안썼겠지? 그나마 다른 외신들에게서 들려오는 이야기 정도로만 알고 말거고,
근데 인간의 그릇을 가지고 살다가 인간의 감정을 얻은 건 아냐~
이 몸을 사용하기 전부터 인간같은 감정은 있었어.
(재밌다는듯 웃어보이는 그에게, 그것은 제법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어우 야, 시선이 너무 가까워. 네 양쪽 눈썹까지 셀 수 있을거 같아. 책 주는 것보다 이게 더 부끄럽네.
(질렸다는듯 뒤로 뺀 얼굴에 아랑곳않고 도리어 다가오자 그것은 멈추려는듯이 검지로 그의 코를 살며시 누르려 했다.)
네 머릿속을 경유해서 열람할 수 있다라... 이거 냄새나는데... 흠... vpn... 흠...
(마치 미심쩍다는 표정이 되어 입가에 손을 가져다대고 그를 유심히 지켜봤을까? 그래도 어찌되었건 대충 개념은 알것 같았기에, 어차피 서로 밑지는 장사는 안할거라 생각했기에 그가 내민 손에 책을 내려놓았다.
이와중에도 사람 얼굴 같은 그 책은 하품하기도 했고 때때로 잠꼬대마냥 중얼거리거나 이를 갈기도 했다.)

>>631 이바
음... 그거 아마 딱히 틀린 말도 아닐걸? 돌고래는 인간이 조금만 훈련시켜줘도 곧잘 춤을 춘다지?
아무래도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가진 생물이니까 말이야.
심지어 범고래라는 녀석은 인간들이 저보다 상위포식자임을 알고 애교를 부린다거나 도망가버린다고 하니까~
(아마 그 이야기도 일반 고래가 아닌 돌고래를 빗댄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정도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으니.)
당대 사람들 입장에선 좀 서글프지만 그렇긴 하지~
파괴와 재구축은 이미 역사적으로도 증명되었으니깐,
때로는 더 나은 것들을 위해 먼젓번의 것들을 과감하게 깨뜨릴줄도 알아야 하는 거야.
땅은 한정되어있으니까 말야? 그러니까 헌 집이 허물어지고 새 집이 생겨나는 거겠지.
(유기질적인 생명에도 탄생과 사망이 반복되듯 무기질적인 것들에게도 파괴와 생산이 반복되는 법이었다.
부서지는 것을 슬프다 할수 있긴 하나 그 슬픔이 있기에 창작의 기쁨 또한 있지 않았던가,
누군가는 그것을 찬미라고도 했다. 부서지고 깨어져야 비로소 아름다워지는 보석들처럼,)
행여나 보고 싶더라도 지금은 아냐~ 분명 이쯤되면 또 치고박고 싸우는 작은 무리들이 있을테니까, 여행에도 성수기 비수기 같은게 있는 것처럼 말이지~
(아쉽지만 어쩔수 없다는듯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그에게 그것은 사소한 부연설명을 붙였다.)
엄... 그건 쫌 무서운데...? 물론 예술가들이 그런 기믹 있는 장난을 많이 친다곤 하는데 막 갑자기 이 조각상이 스르륵 열리면서 뭔가 나온다거나 하면 나 기절해버릴지도...
(물론 그럴리 없겠지만~ 이라는 장난스러운 말을 이으며 그것은 까맣게 변해버린 조각상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기괴한 포즈도 취해보기도 하고,)
헉, 어케 알았누? 혹시 너도 알아? 조만간 극장에서 열린다는 "원죄의 여왕"! 알고보면 엄청난 비밀이 있다 하더라고~
그쪽 극단이 유독 장치나 배우들에게 극의 숨겨진 이야기를 심어놓길 좋아한다니까 말야~
이야... 진짜 기대된단 말이지~

>>638 리카
사실 약속이라 할 정도로 거창한 것도 아니지만~ 거창한게 아니니만큼 못할 것도 없지?
원래 사람간의 관계가 그런 법이잖아~
물론... 믿음과 친분은 다르다는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인간은 아무리 대를 거듭해 진화해왔다 해도, 여전히 피아식별을 위해 경계부터 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 경계를 풀어야 비로소 가까워지는 법, 그것에겐 남는 것이 곧 시간인지라 항상 느긋하게 생각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래도, 상대방이 좋아한다면 어쨌든 오케이 아닐까?)
열그릇까진 무리야~ 굴러다닐지도 모른다구~
(물론 정말 굴러다니진 않겠지만, 그것은 농담삼아 이야기를 꺼내며 웃었다.)
음~ 역시, 고양이는 늘 마법소녀의 친구인 법이지! 가장 기묘한 동물이기도 하니까~
(듣자하니 과거의 마녀 역시 사역마로 고양이를 자주 쓴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유구한 전통인 걸까?)
그래도 조심해~ 그러다가 다치면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거잖아?
(방방 뛰다가도 어느새 응원하듯 자세를 취해보였을까?
정말 어떻게 저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예를 들면 '케이크를 친구에게 던지는 방법'이라던가 '닭다리로 드럼 치는 방법', '뒤로 걸어 집으로 가는 방법'같은 무서운 이야기가 들어있을지도 모른다구~¿
(대체 어느 부분이 무섭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커다란 괴물이 위협하는듯한 포즈와 함께 크앙, 하는 장난스러운 소리까지 덧붙였다.)
잉? 다른 존재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겠단 약속?
음... 뭔가 육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약속 같은건 아닐테고...
(그렇다기엔 방금처럼 활발하던 움직임도 멈춘데다 미소 역시 어딘가 진지해보였기에 그부분은 아닐거라 생각했다.)
내가 직접적으로 뭔가 괴롭히거나 하는 부분이라면... 걱정 마~ 그거라면 이미 예전에 약속한 친구가 있거든~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특유의 성질 탓에 한번 건드리지 않기로 하면 장난삼은 터치조차 하지 않는단 부분이었다. 다소 과도하게 약속을 지키는 타입이라 해야 할까?)

>>642 레갈리스
조심하고 있다면 다행이네~ 사실... 나도 가끔은 꼴사납게 넘어지는 때가 많으니까~?
(놀랍게도 사실이었다. 아무리 인간의 육체에 익숙해졌다 한들 그 본질은 부정형,
본질이 두 다리를 가진 인간조차 어딘가에 걸려 넘어지곤 하는데 그것이라고 그런일이 없단 보장은 없었다.)
음~ 나름 좋아하는 편이지? 매일매일이 심심한데 그런 자극적인거라도 없으면 따분해서 죽어버릴지도 모른다구~
음... 그래서 그런지 장난치는것도 좋지만 당하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네~
(옅은 웃음 뒤의 무언가의 중얼거림, 하지만 미소는 그대로였던 상대방이 별안간 '본질'에 대해 물어보자 그것은 도리어 의문이라는듯 머쓱하게 어깨를 으쓱하고선 대답하기 시작했다.)
몰?루. 본질이라는 단어를 굳이 꺼낸걸 보면 그쪽도 대강은 감이 잡힌 모양인데...
사실 난 불리는 이름이 너무 많아서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르거든~
그래도 딱 집어 말할수 있는 구심점이 있다면...
'우주의 어두운 일면'이나 '미지의 공포' 그 자체라고 봐야 할까?
(그럼에도 그것의 미소나 분위기에선 사악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정말 단순히 '재미없어서'라는 변덕 하나가 그것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645 마논
그... 이런 말 해서 미안한데, 정말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다는 말이 맞는거 같네. 응...
(어느정도, 라는 말을 강조하는 그것은 그래도 조금 뻘쭘해졌는지 살짝 몸을 비틀다 다시 말했다.)
우린 설파 같은거 안해~ 안 그래도 인간들 눈에 최대한 안 띄고 싶은데 신도라고 쓰고 관종이라고 읽는 애들이 자발적으로 오는지라...
(인간이 스토커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할 때가 딱 이런 기분일까? 숨어도, 기척을 지워도, 기록 자체를 지우고 인간들의 사상속에서 망각을 심어두어도... 심연에 이끌리는 자는 언제나 생겨났기에 그것은 꽤나 곤란한듯한 표정을 잠시 지어보였다.)
에이~ 섭섭한 말 하지 말라 했더니만 바로 섭섭한말 하는거 봐~¿ 나 슬퍼져버려~ 모처럼 만난 신급 존재라서 궁금했을 뿐인데~
(당연하게도 그것에겐 감정이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눈물이라던가 격한 반응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상대방은 어이가 없다는 느낌으로 기울어진 고개, 누가 봐도 싫다는 기색이 역력한 인상, 불쾌하다는 의미의 조롱을 했지만 그것은 아랑곳않고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그놈의 정보, 정보... 얘, 넌 꼭 사람을 수단과 사찰을 위해서만 만나는줄 아니~?
우린 그런걸 비지니스 관계라 부르기로 했어요~ 그게 사회적 약속이라가지고~
(이번엔 정말로 토라졌다는듯 그것의 머리 위에선 작은 폭발이 일어났고, 검은 안개와 반짝이는 가루들이 어우러져 헤일로 같은 느낌을 주다가 사라졌다.)
이유야 많지만... 뭐 일단, 그거려나~

첫째, 내가 정말 그럴 목적으로 너한테 다가갔다면 이렇게 한가롭게 떠들 이유가 없는걸?
정보? 내가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선 얼마든지 쉬운 방식이 있는데 누가 봐도 비효율적인 행동을 굳이 상대방에게 설득하면서까지 할 이유가 없잖아?
그것도 '기왕 만난거 밥이나 먹자.'라는 뻔하디 뻔한 이유로?

둘째, 이건 아까전에 말한 것과 연관이 있는데... 이 세계에 최대한 관여하지 않는거, 그것만큼 중요하게 여기는게 이곳, 중간계에 머물러있는 동안은 어느 누구도 해치지 않는 거야.
이건 예전에 어떤 인간과 맺은 약속이거든, 왜 그런 약속을 했는지는 잊어버렸지만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건 기억하고 있어.
우리 외신들은 비록 방식이 과격하거나 비인도적일지언정 약속은 반드시 지키니까,

셋째, 난 너를 적대시할 생각이 전혀 없어. 오히려 호기심차원에서 더 알고 싶을 뿐이지. 무시하거나 깔볼 생각도 없고, 싸우고 싶지도 않아.
내 말투야 뭐 오래전부터 털털하게 말하다보니 입에 익긴 했는데... 어쨌든 난 너를 엄청 대단한 존재로 보고 있거든, 물론 지금까지 말한걸 따지면 그러지 않아보이겠지만 말야.

뭐... 그래도 정 의심되고 내 말이 전부 감언이설 같이 들려서 믿고싶지도 않다면...

네가 증오해 마다않는 부정을 지금 이 자리에서 죽여봐. 네가 가진 최대한의 힘으로,
저항은 커녕 움직이지도 않을테니.


(불멸자라서 할 수 있는 블러핑이지만, 자신의 피를 먼저 보여주겠다는 행동은 그것에게 있어선 상대가 말하는 '자비'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개념이었다.)

665 오베스 (D3V9mM14gc)

2022-07-17 (내일 월요일) 20:44:07

>>663 블랑슈
이 꼴을 하고도 내가 인간임을 자처하는 것도, 희극이 아닌가? (물론, 그는 인간이다. 아무리 불멸을 손에 얻었다고 해도, 그 뼈는 명백히 인간일 수 밖에 없는 모습이므로.)
그것이 어떤 존재이고, 무슨 이유로 개입했든 간에, 선물이라고 보기는 힘들군. (불멸은 무거운 짐이다. 물론 그 짐이 유용하고, 누구에게나 선망을 받지만, 정작 진 자는 그 무게에 짓눌린다.)
그래. 최소한 그 덕에 완성한 논문이 좀 되지. 신분상 학계에 내놓는게 번거롭지만.

666 블량슈 (JrbsGTcM0.)

2022-07-17 (내일 월요일) 20:46:47

>>665 오베스
글쎄- 누군가 말하길 자신이 인간인가- 아닌가-라는 정체성을 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던데-(그 존재는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를 느긋하게 할 뿐이다)
선물도- 저주도- 관점에 따른 차이-?라는듯 하니까-?(그 존재는 당신에게 그리 답했다. 불멸의 무게는 그 존재에겐 타고 태어난 것이니 별 차이는 없겠지)
논문 발표-? 마탑- 소개 필요-해-?(그 존재는 자신의 첫 친구를 떠올리며 그리 물어본다.)
거기는- 불멸자가 최고 권위자-?라는 것이거든-

667 과거(1) (ykLVOsgYgA)

2022-07-17 (내일 월요일) 20:47:38

검은색 일색이던 눈 앞이 갑자기 밝아진다. 무언가 쓸리는 소리가 나고, 눈부심에 햇빛을 피하기 위해 누워있던 몸을 일으킨 나는 힘겹게 눈을 뜬다. 검은색 머리카락을 길게 기른 한 여자가 보인다. 저 사람은 누구지, 라는 생각이 들었을때 주변 환경이 눈에 들어왔다. 작은 책장과 그 옆에 놓여있는 책상, 작은 티 테이블과 두 개의 의자까지. 하지만 이 방에 누워있던 나는 별 다를 것 없는 주변의 풍경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기억에 없는 방, 낯선 곳이었기 때문이다.

" 오빠, 일어났어? "

그리고 내 방을 돌아다니던 여자가 나한테 말을 걸었다. 오빠 ... 날 오빠라고 부른다. 하지만 내 여동생은 10살이다. 그녀에게도 내 당황한 눈빛이 보였겠지만 익숙하다는듯 천천히 나에게 다가온다. 낯선 장소, 낯선 사람, 겁에 질린 나는 뒤로 물러나려고 했지만 침대에 앉아있던 뒤로 물러날 수 있는 공간은 없었다.

" 잘들어 오빠. 오빠는 10년 전 기억을 마지막으로 그 이후 일을 기억 못해. 난 오빠 여동생 루이고, 오빠가 기억하는 나보다 10살이나 더 먹었어. "

갑자기 이게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인가. 나는 여전히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눈 앞의 여자를 바라보았다. 대뜸 그런 말을 해도 내가 믿을리가 없다. 하지만 이것도 익숙하다는듯 눈 앞의 여자는 작은 목소리로 어릴적 나와 여동생만 알 수 있는 비밀을 속삭였다. 나랑 여동생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비밀이 그 여자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나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여성을 바라보았다.

" ... 진짜 루이야? "
" 응. 오빠는 이 상황이 처음이겠지만 나는 10년째 같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

내 기억 속의 루이는 이것보다 한참 작은 꼬마 아가씨인데.. 기억과 현실의 괴리감 때문일까 머리가 아파온다. 이것도 익숙하다는 듯이 두통약이라며 약과 물을 건네준 여자는 책장에서 책자를 하나 꺼내와 내 앞에 내려놓았다. 아무런 제목도 없는 책의 첫 페이지를 열자 많은 메모가 붙어있었다. 근데 이 책, 내가 쓰던 일기장이다. 분명 일기장을 새로 샀는데 어째서 이렇게 낡아버린거지?

------------
xx년 7월 2일 수요일, 날짜를 헷갈렸다. 오늘이 1일인줄 알고 있었는데 친구들이 집까지 찾아왔다.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아서 찾아왔다고 한다. 미안하다고 하며 급하게 준비해서 나갔다왔는데 ... 요즘 정신이 없나보다. 날짜까지 헷갈리고.

------------
xx년 7월 3일 목요일, 분명 오늘이 1일인줄 알았는데 이상하다. 친구들에게 내일 약속 장소가 어디냐고 물어봤더니 무슨 말이냐고 되물었다. 내일 약속이 있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어제 다 같이 만났다고 했다. 어제는 30일인데? 30일에 친구들을 만난 기억은 없는데 어떻게 된거지.

------------
xx년 7월 4일 금요일, 아무래도 내가 이상해진 것 같다. 분명 오늘이 1일인줄 알았는데 4일이라고 한다. 일기장을 펴보니 분명 내가 2일과 3일에 쓴 일기가 남아있다. 하지만 난 이틀의 기억이 없는데?

------------
xx년 8월 2일 토요일, 오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7월 1일 이후의 기억을 가질 수 없다고 했다.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나는 오늘이 7월 1일인줄 알았는데 벌써 8월이라고 한다. 모두가 날 놀리는게 틀림 없다.

------------
xx년 8월 3일 일요일, 아무래도 내가 미친 것 같다. 평소처럼 자고 일어나서 가족들과 인사를 했더니 다들 울면서 나를 껴안았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내 기억이 7월 1일 이후로 멈춰있다고 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놀리지 말라고 했지만 가족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아서 일기장을 펴보니 ... 아무래도 가족들의 말이 맞는듯하다.
------------
xx년 8월 4일 월요일, 일기들을 확인했다. 내가 1일 이후로 기억이 없는건 사실인가보다. 그래서 오늘 여동생에게 부탁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 일기부터 보여주라고. 그리고 앞으로의 내가 이 일기를 보게 된다면 꼭 자기 전에 하루에 무엇을 했는지 일기를 써라. 그게 너의 기억이 될테니까.

------------

나는 한참동안 첫 페이지의 마지막 줄에 시선을 고정 시키고 바라보았다. 이게 내 기억이라니. 그리고 페이지를 천천히 넘긴다. 하루하루의 기록이 끊임없이 적혀있었다. 중간중간 쓰여지지 않은 날도 있었지만 1년 중에 300일 가량은 일기가 적혀있었다. 내용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다 읽어보지 못하던 나는 책갈피가 꽂혀있는 페이지를 발견하고 그 페이지로 넘어갔다.

------------
xx년 12월 3일 월요일, 아버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

... 믿을 수 없는 내용이다. 아버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니, 분명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잘자라며 인사를 해주셨는데 돌아가셨다고? 나는 일기장에서 천천히 여성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측은하다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던 그 여자, 아니 내 여동생 루이는 내 뺨을 어루만져주며 말했다.

" ... 사고가 있었어. 두 분이 그 사고에 휩쓸리는 바람에 ... "

담담해보이는 눈빛으로 나에게 말하는 루이를 보며 쏟아지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너는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슬프지 않은거야?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깨달아버렸다. 여동생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계속해서 나에게 이 설명을 해주고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더욱 많은 눈물이 쏟아진다.

668 오베스 (D3V9mM14gc)

2022-07-17 (내일 월요일) 20:54:09

>>666 블량슈
그럼 난 인간이 아니겠군. (그는 명쾌하게 답할 수 있었다. 자신의 겉모습, 생각, 감정, 감각... 모든게 살아있는 인간과는 조금씩 틀어져, 자신의 기억 속 자신과 괴리가 생기기 시작했을때부터,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선물일 가능성도, 저주일 가능성도 중복되어 있는 말도 안되는 상태지. 단 하나 말할 수 있는건, 너무나도 원하던 무언가를 너무 어이없이 얻어버리고 그것의 실체에 대해 알게되면... 흠, 선물이라고만은 말 못하겠더군.
마탑? 허, 생사를 거부한 사악한 리치를 거기 꼰대들이 받아들일 것 같나? 날 그들 다락방에 꽁꽁 묶어놓고 여기저기 찔러대고 담궈대지나 않으면 다행이겠군. 불멸자도 불멸자 나름이지.

669 블량슈 (JrbsGTcM0.)

2022-07-17 (내일 월요일) 21:05:06

>>668 오베스
괜찮-아- 거기 마탑주?라는 애가 내 친구니까-?(그 존재는 아무렇지 않게 당신에게 이야기한다.)
뭐- 그래도 불안하다면- 손 잡고 같이 가줄까-?(농담하듯 그 존재는 이야기한다. 본래 귀찮아할 가능성이 높은 그 존재가 이렇게 해주는 것은 당신이 '친구'로 여겨져서 그런 것이겠지)
그러면- 일단 먹을-레?(그 존제는 투명한 물약병을 내밀었다. 표지에는 해골이 먹어도 든든한 영혼 포션!이라 적혀있다)

670 오베스 (D3V9mM14gc)

2022-07-17 (내일 월요일) 21:11:50

>>669 블량슈
내가 인맥으로 논문 내는 마법사들을 사람이던 시절 정말 싫어했다는 말을 했던가?
아니. 정체가 뭐가 되었든 간에 리치가 여자애 손을 잡고 마탑으로 간다고? 그걸 본 이들이 자기가 결국 미쳐버렸다며 자지러지는 꼴을 하루에 여든번도 넘게 보겠다만. (이 고래. 아니 바다괴물이 손수 행차하겠다니 황송할 따름이지만 그걸로 덕 보는 이들은 절대적으로 소수이기 때문에 거절하기로 했다.)
(해골은 잠깐 후드를 쓴 머리를 내려서 그 약병을 보더니, 다시 고개를 뒤로 젖히고는 양쪽으로 저어 거부를 표했다.) ...대체 이 악취미적인 물건은 뭐지? 누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노리고 만든건지는 몰라도, 난 내 오랜 가르침에 따라야겠네. '모르는 물건은 먹지 마라.' 모친께서 말씀하셨지.

671 블량슈 (r1T.QZ5kaU)

2022-07-17 (내일 월요일) 21:46:08

>>670 오베스
으음- 인간은 이런건 어렵-네-(그 존재는 복잡하다는 표정으로 당신을 쳐다볼뿐이다.)
안 먹어-? 그럼 유-감-(그 존재는 그 포션을 다시 소매 속에 담는다. 그러고보니 이 소매에서는 여러 물건이 나오는 느낌이다)
언데드-전용 식사라길레- 구해왔지만-?(그 존재는 덧붙이듯 설명한다)

672 오베스 (D3V9mM14gc)

2022-07-17 (내일 월요일) 21:49:51

>>671 블량슈
가장 어렵기에 지상에서 가장 번성했지. 인간조차도 인간에 대해 제대로 모를 정도니까.
다른 존재의 영혼... 다른 언데드들, 특히나 생명력 정수를 다른데에 보관하는 부류가 그러한 것을 필요로 하지.
다만 나는 그런 것 마저도 초월해버렸기에, 필요하지 않아. 성의만 고맙게 받겠어. (어디서 구한건지는 굳이 묻지 않겠다. 이 존재라면 어떻게든 그런 것을 구할테니까. 물론 나도 가능한 일이지만, 굳이 필요없는 짓을 행하는 악취미는 없다.)

673 블량슈 (r1T.QZ5kaU)

2022-07-17 (내일 월요일) 21:51:38

>>672 오베스
그런-가-?(그 존재는 당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으음- 오베스는 짱 강한 언데드-라는거구나!(그 존재는 단순하게 이해한듯 하다)
그러면 오베스- 앞으로 계획은- 있어-?(그 존재는 당신에게 물어본다. 단순한 호기심인지 아니면 그저 너도 나처럼 할게없구나!인지는 모르겠지만)

674 블량슈 - 뭔가의 이야기 (r1T.QZ5kaU)

2022-07-17 (내일 월요일) 21:55:26

선장 에이허브는 복수를 원했다. 자신의 배와 다리 한쪽을 앗아간(물론 다리 한쪽은 사고였지만) 저 하얀 고래- 모비 딕에 대한 복수를.
그렇기에 선원을 다시 모으고, 그 것을 기록할 이야기꾼도 한명 모집했다. 챙긴 작살들은 절대 그 수가 부족하지 않으리라
.
.
.
그 존재를 만나고 에이허브는 망연자실했다. 자신이 준비한 모든 작살은 박히긴 했으나 그 것의 움직임을 전혀 멈추지 못했다.
오히려 그 것을 자세히 관찰하게 되자, 그는 이내 깨달았다. 이렇게 많은 작살을 맞고도, '고래'가 살아남을 수 있나?
저렇게 쌩쌩하게 다닐수 있나? 에이허브는 주위를 둘러보자 이야기꾼을 제외하고 자신과 비슷한 표정을 짓고있는 것을 눈치챘다.
그들은 고래잡이의 프로다. 그들이 잡은 고래수는 천마리를 넘어서니까. 즉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지않는 이것은 뭐지?

그렇게 인식한 순간 그 것은 그들을 쳐다봤다.
아아 그래 저것은...당신이 심연을 바라보면, 심연도 당신을 바라보는 것이니까

675 오베스 (D3V9mM14gc)

2022-07-17 (내일 월요일) 21:58:25

>>673 블량슈
쉽게 말하자면 그렇게 되겠지. 일단 언데드는 맞기도 하고.
망자에게 계획이라. 내일을 묻는다니, 이것도 정말 농담같은 이야기로군. (뼈만 남은 손으로 턱, 내지는 턱이 있을만한 자리를 쓸었다. 정작 쓸리는건 하악골이겠지만.)
아니. 당장은 없다. 죽은거 치곤 꽤 향상성이 있는 편이라 자부하긴 하지만, 지금은 없어. 죽은 이후로는 더더욱 영감이 느껴지지 않는단 말이지.

676 테이얀 (ykLVOsgYgA)

2022-07-17 (내일 월요일) 22:00:12

>>641 명설화

밥이 있는 곳이라면 이 근처에 마을이 있긴한데 말이지. 꼴을 보아하니 마을까지 가기엔 기력이 없어보이는군. 잠시 기다리게. (흙바닥에 누워서 꼬르륵 소리가 울려퍼지는 상대를 보고 그는 허공에 손을 쑥 집어넣었다. 아무것도 없는데 팔이 어딘가로 들어간듯 보이지 않다가 금방 나타난다.) 고기가 들어간 주먹밥이네. 상하지 않았으니 일단 이거라도 들지. (꽤나 큼직해보이는 주먹밥을 건네준 그는 상대방이 다 먹기를 기다렸다.) 그걸 먹고 마을로 가는게 좋겠구만. 쓰러진 사람을 끌고가는 취미는 없으니 말일세.

>>647 헤르베라

그야 같이 살아온 세월을 생각하면 단순히 사역마라고 부르긴 힘드니까 말이지. 그래 자네 말대로 가족에 가까운 존재지. 실제로도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네. (까마귀가 가지고 있는 이름의 유래를 생각한다면 가족이 아니기가 더 힘들긴 했지만 말이다.) 하하, 생긴게 이래서 그렇지 느긋하게 사는걸 좋아한다네. 가진 시간이 무한하니 뭐든 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져서 말이지. 자네도 그러하지 않은가? (열린 아공간으로 들어가는 술통을 보며 그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니 이렇게 많이 줘도 괜찮은건가? 많이 나오지 않는 술이라고 했지 않은가. (그러다 상대방의 말에 납득해서 고개를 끄덕인다.) 음, 저런 창고에 그렇게 많은 술이 있다면 이 정도는 티도 안나겠군. 하지만 이렇게 받기만 할 수는 없으니 ... 그래. 중간계 북단에 있는 작은 인간의 마을에 와서 선생님을 찾으면 내가 있는 곳을 알려줄걸세. 혹여 무언가 알고 싶은게 있다면 그곳으로 찾아오시게. 아마 없는건 없을테니 말일세.

>>649 리겔

호오ㅡ, 불을 다루는구만. (상대방의 손바닥에서 일어난 불을 보고 신기한 눈빛을 보내지만 놀라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 정도 일은 그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일개 수인이 그렇게 오랜 세월을 살 수 있는건 아니니까 말일세. 내가 일개 인간이 아닌 것처럼 말이지. (평온하고 온화한 어조로 대답했다. 그러다 기록이라는 말에 흐음, 하고 잠시 생각에 빠진 그는 잠깐 뒤에 입을 열었다.) 어쩌면 서고엔 기록 되어있을지도 모르지. 그곳엔 세계의 모든 기록이 다 있으니까 말이야. 아, 그렇다고 내가 찾아볼꺼란 생각은 하지말게. 양이 어찌나 방대한지 거기서 기록을 찾는다는건 꿈도 못꿀 일이니까.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만 열람할 수 있다네. (물론 서기로 살아온 삶이 있으니 그가 열람할 수 없는 기록은 별로 없었지만 이렇게 자신이 모르는 일은 자신도 열람할 수가 없었다.) 확실히 조용하긴 하지만 말이지 ... 적적하지 않은가? 나도 숲 한가운데서 사는데 말이지. 이 까마귀랑 같이 사는데도 가끔 심심해서 이렇게 마실을 나오곤한다네. 여기저기 다니긴 하는데 앞으론 여기도 꽤나 자주 오게 되겠구만.

>>651 리카

(수많은 환자들을 봐주고 마지막 환자까지 보내고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는 도와줄 사람이 없으니까 말일세. 워낙 규모가 작은 마을이기도 해서 각자 자기 할 일하고 사느라 바쁘다네. 그래서 평소엔 같은 시간에 절반의 사람도 봐주기가 힘들지. 오늘은 자네가 있어서 수월했네.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한 그는 주민들에게서 받은 각종 물건들을 아공간에 다 집어넣으며 말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 ... 나도 옛날엔 그랬었지. 매일매일을 기억할 수 없는 나날이었으니까.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네. (저주인지 질병인지 모르겠던 과거의 자신을 기억하며 자신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은 그는 상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마 오늘은 주민들이 대접해줄 것 같은데 식사를 하고 가는게 어떻겠나? 나는 갈 곳이 있어서 참석은 못하겠지만 말이지.

>>654 오베스

내가 가지 않는 곳은 없으니까 말이지. 하지만 저번에 왔을땐 그 누구도 마주치지 못했는데 오늘은 운이 좋군 그래. (그는 만난 상대방을 살짝 유심히 지켜보다가 무언가 알았다는듯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군.) 자네, 리치로군? 이성이 있는 리치는 보기 드문데 말이지. 아, 어떻게 알아봤냐고 물어보면 나도 마법을 좀 할 줄 알아서 말이네.

677 명설화 (akqpF6KhZk)

2022-07-17 (내일 월요일) 22:03:46

>>676 테이얀

( 얌전히 당신이 내민 주먹밥을 허겁지겁 먹다가 입가에 밥풀을 몇개 묻힌 체로 그제야 당신을 데대로 쳐다본다. 생긴건 인형 같은 여자였지만 하는 짓은 아이같았다. ) 아.. 마을... ( 그제야 마을을 떠올린 듯한 설화는 일단 밥을 마저 먹어야겠다는 듯 크게 한입 베어물곤 오물거린다.) ...걸어갈 수 있어. 튼튼해. ( 무표정하지만 자신있다는 듯 주먹밥을 쥔 손까지 허릿춤에 올리는 설화, 하지만 꼬르륵 하는 소리가 기다렸다는 듯 두사람 사이에 울려퍼진다.)

678 블량슈 (r1T.QZ5kaU)

2022-07-17 (내일 월요일) 22:05:24

>>675 오베스
그래-? 그럼 뒹굴거리면서- 뭘 할지 고민해보자-(그 존재는 그리 이야기했다. 마치 익숙한 것처럼)
나같은 경우는- 생각날 때마다 해변가 마을에 있는 식당 들리기가- 계획이니까-(그 존재는 소소한 이야기를 당신에게 한다)
우리같은 불멸?자?들에게 시간은- 무한하다는 것-같으니까-?

679 오베스 (D3V9mM14gc)

2022-07-17 (내일 월요일) 22:09:52

>>676 테이얀

가지 않는 곳이 없다, 라. 참으로 생기발랄한 말이야. (부러움을 느끼는 것 같은 말투지만, 실제론 부러움이란 감정조차도 이젠 너무나 무디다.)
난 정 반대라네. 마주칠 이가 없을거라 생각하고 나왔다만, 공교롭게도 과객을 만나게 되었으니.
(자신의 정체를 알아채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 긍정했다.) 그래. 삶을 거부하고 영원을 쫓은, 아는 것만 많은 멍청이지.

680 리겔 (v66udBKzCw)

2022-07-17 (내일 월요일) 22:16:00

>>676 테이얀
그냥 별볼일 없는 재주야. (잔불이 모두 흡수하고 나서야 여우는 손을 털듯이 흔들면서 대답했다. 당신과 비슷하게 별거아닌 것처럼. 게다가 당신의 말대로 라면 이정도의 재주쯤이야 신기하지도 않겠지.) 일개 수인이라도 오래 살 가능성은 있잖아? 내가 그렇게 오래 살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그리고 네 말을 빌자면, 찾을 거라는 생각은 안하고 있었어. (찾더라도 상관은 없지만, 하고 여우가 무감하게 덧붙혔다. 특별할 것 없는 기록이자, 이야기는 몇가지의 설들만 짧게 전달될 뿐이니까. 그 마저도 이제는 거의 잊혀졌을테고. 당신의 말에 여우는 흘끗 곁눈으로 당신을 본다.) 적적하다는 것도 이제는 의미도 없지. 볼일이 다 끝났으면 이제 돌아가도록 해. 당연한 말이지만 볼일이 없으면 찾아오지 말고. (어지간히 사교성 없는 여우였다.)

#슬슬 마무리 지어도 될 것 같아용!

681 테이얀 (ykLVOsgYgA)

2022-07-17 (내일 월요일) 22:53:39

오늘은 달이 밝네. (당신이 있던 장소에서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려온다. 하얀 머리에 모노클을 쓰고 있는 사람이 길을 걸어가며 혼자 말하고 있는듯 하다.) 북쪽은 해가 안지니까 달 보기가 힘들어서 그런거잖아. (자세히 보니 어깨에 앉아있는 까마귀와 이야기하고 있는듯하다.) 로망이 없네 로망이.

//새로운 난입레스 던져두기!

682 헤르베라 (eameqYyMww)

2022-07-17 (내일 월요일) 23:40:14

>>650 명설화
하하. 솔직해서 귀여운 그대로구만. (그녀는 육포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언제나처럼 유쾌하게 웃었다. 꺼낸 것들을 건네주고 먹는 걸 지켜보다가 입에 음식이 든 채로 대답하는 모습에 또 웃었지만.) 그리 급히 대답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음! 사람 찾기라. 얼굴만 아는 상태라면 찾기 영 힘들겠어. 나는 얼굴을 알아도 소용 없지만 말일세! (사람에 관한 거라면 늘 잊어버리는 그녀였으니까. 상대가 날카로운 기세를 내던 다시 맹해지던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당당히 서 있던 그녀는 선뜻 대답했다.) 나는 술에 쓸 재료를 찾으러 방랑 중이라네. 술 빚고 술 마시는게 사는 낙인 술쟁이라서 말일세. 정해진 재료만 써선 늘 같은 술만 나오니 가끔 이렇게 돌아다니며 새로운 걸 찾지. 나름 입소문이 났을터인데, 못 들었나보이. 술은 그닥 즐기지 않나, 그대는?

>>651 리카
(소녀는 한없이 해맑았다. 기약 없는 말에 그랬으면 좋겠다 말하고, 하지 않아도 될 사과를 하며, 그녀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했다. 그토록 인상적인 소녀지만 그녀에겐 결국 잊혀질 누군가였다.) 음! 마음에 드는가? 오늘 같이 별이 잘 뜬 날이면 나도 그 술 한잔 들고 별구경을 한다네. (창고 밖으로 나와 별이 뜬 밤하늘을 보며 말하던 그녀는 소녀의 손짓을 따라 떨어지기 시작한 별똥별들을 보고 감탄어린 소리를 냈다.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 없어도 보기에 좋음은 틀림없었을테니.) 오호라. 그대 재주가 참 좋구만! 나야말로 술 한잔 내어주고 이런 걸 보니 되려 고맙네! (하하! 그녀는 기분 좋게 웃으며 떨어지는 별들을 구경한다. 하염없이 위를 보던 얼굴이 소녀의 물음에 내려와 소녀를 향했다.) 이름 말인가? (그녀는 베일 너머로 중얼거리고 소녀에게 보이지 않을 표정을 지었다. 지금까지완 달리 잠시 뜸을 들이다가, 쾌활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못 알려줄 것도 없지만, 그래도 오늘 한번 보고 다시 안 올지도 모를 이에게 덥석 알려주긴 아쉬워서 말이네. 그대가 다시 이곳에 오거나 이 숲 바깥- 신계든 중간계든 하계든, 어디에서든 다시 만나게 되면 그 때 알려주겠네. 다시 만났을 때에도 내 이름이 듣고 싶다면 말일세. (그녀는 누구에게나 했던 조건을 붙이며 대답을 보류했다. 그리고 다시 손을 올려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고 했다. 부드럽게. 상냥하게.)
//마무리 쳐주심 될듯 함다 리카주

>>676 테이얀
과연 그러했는가. 내 보는 눈은 아직 성하구만. (예상이라면 예상이라 할지. 그가 사역마를 가족이라 생각한다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뿌듯해한다. 가진 시간이 많으니 느긋해진다며 그녀도 그렇지 않냐는 물음에도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할 수만 있다면 내 시간도 잘라 술에 담그고 싶을 만큼 넘치니 매사 느긋해지긴 하더군. 너무 느긋해져서 해가 바뀌도록 창고 정리에만 매달린 적도 있을 정도니 말일세! (아하하. 베일을 두르고도 전혀 막힘이나 거슬림 없는 웃음소리를 낸다. 웃음 뿐일까. 말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많이 빚을 수 없는 술이긴 하나, 너무 귀히 여기다가 마실 때를 놓쳐 상하게 되는 것보단 그대에게 주어 좋은 때를 즐기게 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그대 보다시피 다른 술도 저리 많고 말이네. (그에게 좋은 술이어도 그녀에게는 실패작의 하나일 뿐이었으니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것도 있었다. 다시금 훌쩍 술 한모금 넘긴 그녀는 흐음, 하며 말했다.) 그대, 선생이었던겐가? 선생 보다는 현자이지 않나 싶었건만. 아무렴 어떤가. 음! 북단의 마을이라. 내 기억에 남는다면 한번쯤 들러보겠네. (알고 싶은 건 지금도 나중에도 없을 것이지만. 혹여 모른다. 나중은 어찌 될지.) 하늘이 꽤 기울었구먼. 슬슬 마지막 잔을 나눕세. (그녀는 말간 술이 채워진 잔을 들었다. 이 자리는 이것으로 끝이란 것처럼.)
//마무리 하거나 이대로 마시고 헤어졌다고 해도 괜찮을 듯 함다 테얀주

683 명설화 (eFEt4zCjFE)

2022-07-17 (내일 월요일) 23:44:57

>>682 헤르베라

...? ( 귀엽다는 말을 제대로 못 들은건지, 아니면 못 알아들은 것인지 육포를 입에 문 체 고개를 갸우뚱 기울여 보인다. 고갯짓에 따라 찰랑이는 검은색 머리가 달빛을 받아 빛난다.) 어려워, 그치만 찾아야 해. ( 덤덤하게 중얼거리곤 육포가 맘에 드는지 연신 오물거린다. 이따금 기분 좋은 듯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이 당신의 눈에도 보였으리라.) 술.. 좋아해, 그치만 나 못 들었어. 알려줘, 이름. ( 몇번 마셔본 적도 없으면서 허세 아닌 허세를 부리곤 태연히 말을 이어간다.)

684 헤르베라 (bdM9rMQywc)

2022-07-18 (모두 수고..) 00:06:08

>>683 명설화
(육포를 물고 고개를 갸웃 하는 모습은 그녀가 다시금 웃게 만들기 충분했다. 달빛 아래에서도 선명히 검은 머리카락을 힐끔 본 것도 같다.) 그래. 꼭 찾길 바라네. (그 말은 진심이었다. 그녀가 도와줄 순 없지만 그래도 꼭 찾아서 할 일을 할 수 있기를.) 이름 말인가- 음- (그러나 이름을 묻는 말만은 그녀의 대답이 느려지게 한다. 언제나처럼 얼마간의 뜸을 들인 그녀는 이름을 알려주는 대신 그런 말을 했다.) 어쩌다 스친 이에게 이름을 알려주기는 아쉬워서 말이네. 이 다음에 다시 마주치게 된다면 그 때에는 내 알려주지. 그 때에도 그대가 내 이름이 궁금하다면 말일세. (대체 몇번째 이 말을 하는 것일까. 그녀는 모른다. 알려하지도 않는다.) 정 기약없는게 싫거든 달이 바뀔 쯤 어느 숲의 술 만드는 곳을 찾아오게나. 그 즈음엔 돌아가 있을 것이니.

685 리카 (6kk/dBs1GU)

2022-07-18 (모두 수고..) 00:27:47

>>652 설화
(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머뭇거릴 시간 따위는 없었다. 그것도 이렇게나 심각해보일 정도의 모습이라면, 우선 돕는 것이 먼저였다. ) 말은 나중에 천천히 해도 괜찮아! 그러니까 우선 밥부터 먹자. 응? 부족하면 더 만들어줄테니까 체하지 않게 천천히 먹어도 돼..! ( 허겁지겁 먹는 설화를 웃는 얼굴로 걱정스레 바라본다. 정말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굶은 걸까. 특별히 굶게 될 만한 이유가 있던 것일까. 예쁘장한 외모를 가진 설화를 빤히 응시한다. 본질을 바라보듯 ) 맛있다니 다행이다-♫ ( 조금 나아졌는지 초롱초롱한 설화의 눈을 마주보며, 노래하듯 해맑게 웃다가 ) 신기해-? 마법소녀는 처음 보는구나? 만나서 반가워! 나는 리카! 마법소녀라고 해-! 다른 사람들의 꿈과 행복을 지켜주는, 정의의 용사 같은 거야-♫ ( 마법봉을 치켜들며 환하게 외친다. ) 너는 이름이 뭐야?

>>654 오베스
.....어라? 여긴.... ( 멍하게 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면, 또 새로운 공간이다. 이곳은 어딜까. 달도 태양도 보이지 않는, 미묘한 색깔로 칠해진 하늘. 그리고 생기를 잃은지 오래된 것만 같은, 도시의 유적. 그 죽음으로 가득해보이는 공간에서, 유일하게 색깔도, 생기도 넘쳐보이는 그 이질적인 존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주변을 둘러본다. ) ....이곳은 가짜가 아니구나. ( 혼잣말을 중얼거리다보면, 오베스의 인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 오베스를 돌아본다. ) 앗, 안녕-! 나도 반가워! 아하핫-♫ 미안해, 정신이 팔려서 있는 줄 몰랐어! ( 해맑게 웃는 얼굴은 방금 전까지의 모습은 잘못 본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으-음, 미안! 그건 나도 모르겠어! 정신을 차려보니 이번엔 여기였어! ( 방긋 웃다가 ) 너는 여기에 어쩐 일로 온 거야?

# 오베스주 안녕~ 앞으로 잘 부탁해~

>>659 리겔
그래도 나는 너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모르는 척, 무시하고 지나가지 않아줘서 고마워. 루루를 찾는 것을 도와줘서 고마워. 나를 나무 위로 들어올려줘서 고마워. ( 수없이 감사 인사를 전하고 " 너는 참 착한 여우구나- " 하고 말하는 웃는 얼굴에는, 거짓은 한 치도 없다. 리겔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더라도 상관 없이 ) 마음대로? 정말? 정말 내 마음대로 불러도 돼? ( 리겔을 뒤따라가며 몇 번이나 묻다가 ) 으-음, 으-음, 으-음... 그럼, 리겔. 나는 리카니까, 너는 리겔. 그렇게 불러도 돼? ( 환하게 웃는 얼굴. 어떻게 안 것일까? 물으면, 모른다고 대답하겠지. 그저 우연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 아앗-! 아기 여우다! ( 리겔의 꼬리에서 새끼 여우 한 마리가 튀어나오자 깜짝 놀란다. 불꽃을 보며 잠깐 입을 꾹 다물다가, 천천히 쪼그려 앉아 아기 여우와 눈을 맞추려고 한다. ) 안녕- 아기 여우야. 너도 나를 도와주려고 해줘서 고마워! 루루도 고마워 할 거야. 나중에, 루루를 살려내면, 다시 인사하러 올게. 루루도 너를 좋아할 거야. ( 따뜻하게 미소를 지으며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쓰다듬듯 아기 여우의 머리에 손을 얹으려고 한다. ) 나중에 루루랑 같이 다시 여기 와도 괜찮아? ( 쪼그려 앉은 채로 리겔을 올려다 본다. 그리고 고개를 갸웃하면서 해맑게 묻는다. 허락을 구하듯 )

# 리겔이 완전 친절하고 멋져서 좋기만 한데요 ??
# 리카가 더 다가가서 친해질테니 괜찮습니당 걱정 마~

>>664 레인
아하핫- 그렇구나. 레인에게 약속은 거창한 것이 아니구나. 사람간의 관계도. ( 맑게 웃으며 인형을 끌어안는다. 눈을 감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약속은 믿음과는 달랐다. 아니, 달라야만 했다. 두 번 다시는.... 눈을 반짝 뜬다. 어라? 그래? 모르겠어. ) 굴러다니는 것도 보고 싶어-!♫ ( 레인을 따라 해맑게 대답한다. 농담이었을까? ) .......레인은, 이전의, 마법소녀를 알아? ( 하고 묻는 눈에는 빛이 사라졌던가. 웃는 얼굴로 죽어버린 눈이 레인을 빤히 응시한다. 그렇다면, 이것 역시 운명이었던 것일까? 고양이를 만난 것도. 눈. 다 단순히 운명의 장난이었던 것일까? 눈. 결국은, 다? 마법소녀는, 나 하나 뿐인데. 그래야만 하는데. ) .....다치면 걱정하는 사람.... ( 레인의 말을 따라하며 생각한다. 몇몇의 얼굴이 떠오른다. 웃음이 터져나온다. 조금은 기뻐보였을까. ) 응- 이제는 그럴지도. 나는 마법소녀니까 괜찮다고 그러는데도, 이런 나 역시 걱정해줄지도. (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물어봐줄 사람, 대신 혼내주러 갈 사람, 본인의 몫까지 울어줄 사람 등. 모두 참 상냥한 친구들이었다. 과분할 정도로. 어쩌면.... ) 우왓-! 완전 무서워-! 아하핫-♫ 그래도, 궁금해! ( 무서운 게 맞기는 한 건지. 장난을 치는 레인에게 맞장구를 쳐주듯, 활짝 웃는 얼굴로 무서운 척 몸을 부르르 떨기까지 한다. ) ....이미 예전에 약속한 친구... ( 그것은, 누구였을까? 어쩌면, 혹시.... 너 역시도, 그 약속 이전에는. ) 직접적으로만이 아니라, 간접적으로라도. 레인은, 다른 존재들을 슬프게 하지 말아줘. 약속, 해줄 수 있어? 이것도? ( 레인을 빤히 응시하던 연보라색 눈이 웃으며 고개를 기울인다. 약속이었을까? 부탁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

>>676 테이얀
그랬구나- 응, 작은 마을은 그럴 수 있지. 물자도 부족해서 다른 마을과 물물교환을 해서 얻기도 하고, 테이얀처럼 의료 능력이 있는 선생님이 오면 모두가 도움을 받으러 오기도 하고.. ( 마을 너머를 응시하며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중얼거린다. 이 마을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맞을까? 멍하게 웃는 얼굴은, 그 연보라색 눈동자는,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 내가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이야-♫ ( 다시 테이얀을 돌아보면, 착각이었던 것처럼 평소의 해맑은 모습이다. 고개를 숙이는 테이얀을 따라 같이 고개를 숙이고, 아공간을 응시한다. 너도, 공간이. ) .....테이얀도, 그랬어? ( 테이얀을 천천히 돌아보며 ) 테이얀은 매일매일을 기억할 수 없었구나. 그거... 정말 두렵고 힘들었을 것 같아. 모두는 변해가는데, 나만 계속 그 자리에 멈춰있는 거잖아. ( 테이얀에게 공감하듯.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지만, 조금은 가라앉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을까 ) 제안은 고맙지만, 나도 괜찮아! 저 분들의 대접은 테이얀을 위한 것이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니까-♫ 테이얀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말이지- ( 테이얀을 가리키며 해맑게 웃다가 ) 그럼 테이얀과 루이는 지금 가는 거야?

>>682 헤르베라
응! 완전 마음에 들어-!♫ 나는 술은 잘 못 마셔봤거든- 항상 술에 취한 사람들만 봤었는데, 이게 이렇게 좋은 건지 몰랐어. 이런 술이라면, 나도 매일매일 마시고 싶어!♫ ( 술을 한 모금 더 마셔본다. 역시나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맛도 일품이었으니. 환하게 웃으며, 춤을 추듯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돈다. ) 나야말로 이렇게 최고의 술을 주었으니, 이건 내가 주는 선물이야-! 같이 예쁜 별 구경을 하는 거야-!♫ ( 즐거운 웃음소리 위로, 별똥별들은 한없이 아름답게 떨어진다. 긴 꼬리를 긋듯, 누군가의 소원을 담듯. 진짜인지, 가짜인지, 취해버린 지금 이 순간만큼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몰랐다. 비록 얼굴은 가려져 있을지라도, 헤르베라의 기분 좋은 웃음소리는 듣기 좋았으니. ) 응, 이름! ( 이름은 본질이었다. 해맑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 아하핫-♫ 알았어! 그러면, 다음에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 때 다시 물어볼게! 나는 기억 잘 하니까, 내가 다 기억하고 있을게! 우리가 다시 만날 운명이라면, 꼭 다시 만날 수 있을테니까. ( 헤르베라의 부드럽고, 상냥한 쓰다듬을 받으며 웃는다. 만약 정말로 다시 만날 운명이라면, 그때에는 너의 이름도 들을 수 있으려나? 별 하늘을 올려다 보며 생각한다. 소망하듯. )

# 막레 ! 덕분에 재밌었어~ 고마워~

686 리겔 (DNnsSeyy6c)

2022-07-18 (모두 수고..) 00:52:41

>>685 리카

(여우의 눈가가 찡그려지는 것 같았다. 당신이 전하는 감사인사에 대한 반응이었다. 착한 여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여우는 반사적으로 쯧, 혀를 찬다. 아까와 다른 반응을 보여주는 걸로 봐서는 확실히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 같은 인형이 도움이 되는 것 같은데. 또 다른 방향으로 꼬아서 생각해보면 인형이 없으면 안정을 찾지 못하는 불안한 인간 여자아이가 보이는 모습은 여우에게는 낯설지 않은 것이었다.) 그래, 마음대로 불러. (당신의 말에 여우의 걸음이 잠깐 멈칫했고) …그러던가.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있는거지. 의문만 가진 채 냉랭하게 대꾸하는 여우와 다르게 새끼 여우는 반쯤 꼬리에 파묻힌 채로 당신이 시선을 맞추려하는 걸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여우와 다른 새빨간 눈이 당신의 행동을 의식하는 듯하다.) 만지면 화상입을 거다. 그거, 그냥 여우를 닮은 것 뿐이거든. (세개쯤 되는 여우의 꼬리들이 새끼 여우의 머리에 올리려는 당신의 손을 피하듯 부드럽게 유영하며 방향을 틀었고 그 뒤를 이어서 여우의 말이 들렸을 것이다. 여우는 당신에게서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을까.) 아니. 오지마. (무뚝뚝한 반응을 보이고 여우가 다시 걸음을 옮겨서 숲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우리네 여우 칭찬 감사해용,,,리카 기여워,,,

687 나하르 (kDkmhcKrFk)

2022-07-18 (모두 수고..) 01:24:26

>>625 레인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와 경외심. 미지와 혼돈. 인간의 욕망은 그것을 피하고 싶다는 것에서 나오기도 하니. 개찬하려해도 할 수 없지. 무능한 녀석들이 하기는 뭘한다고.(눅진하게 묻어나오는 신에 대한 모멸은 그 표정에서도 알 수 있었다. 단 한번도. 단한번도 신이라는 작자는 인간을 도운 적이 없다는 것이 그녀의 판단. 되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도 질이 나쁘게 아무것도 하지않으며 누군가의 위에 군림하며 세상을 주무른다.)
그런 태도를 유지하는게 좋다. 그 무엇도 얽매지 않고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삶 이상적이지 않나.

>>631 이바
알고말고. 나라고 해서 그 귀찮은 짓을 수천번이나 반복하고 싶지는 않아. 폭력따위 이제는 질렸다.(어느새 그녀의 손에는 검이 들려진다. 몇번이고 살육을 거듭하며 찬란했던 황금빛이 흑색으로 변해버릴때까지 그녀와 함께한, 인간이 빚어낸 성검. 절대 부러지지도 무너지지도 않는 인간의 의지를 상징하는 검은 여전히 날카롭게 그리고 흉흉하게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안다. 나의 살의는 애초에 끝이 있는 법. 진정 모든것을 죽이고 나홀로 남게되면 끝이난다. 의미따위는 없어. 불변과도 거리가 멀지.
하지만, 나는 그것을 원한다. 나의 살의에 닿는 모든 것은 신생할것이다. 네가 말한대로 인간의 선과 악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지. 언제든 뒤집힐 수도 있지만 어느 한쪽이 더욱 빛나보이는 것 역시 당연한것.
허나 그걸론 안돼. 속아버리고 만다. 진정 나약하고 아둔한 이들은 앞뒤를 뒤집어버리는 모습에 진정 선하다 속는다. 그렇기때믄에 명확한 구분이 필요한게야.
(자세를 잡는다. 그녀의 천옷은 어느새 흉악한 이형의 갑옷으로 변하여 그녀를 감싸고 투구 너머에서는 보라빛으로 흉흉한 안광이 당신을 비출 뿐.)
(그녀의 목소리가 울린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울려서 마치 다른사람처럼. 때로는 아이처럼, 때로는 노인처럼. 남자도 여자도 관계없다는 듯. 그 목소리는 변해간다. 그녀가 거듭한 살육의 수만큼)
악은 악이다. 선은 선이다. 중간계의 생명은 언제나 명확한 구분이 필요했지. 우월한 무언가를 가진 이들과는 다르게.
멋대로 태어나, 멋대로 죽고, 멋대로 살아라. 자신의 악을 긍정하고 욕망에 취해 살아라. 그게 내가 다음번에 고하는 유일한 진리다.
나는 시작을 모르며 끝에 이르는 길이다.
그러니 나를 죽여보아라. 네놈이 선함을 증명하는거다.
(당신의 목을향해서 그녀의 검이 휘둘러진다. 왼쪽에서, 오른쪽. 아니 오른쪽. 모든 방향에서 동시에 내딛는 참격. 동시에 시간이 검의 끝을 뒤따라오듯 검의 궤적을 따라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진다.)

(태어나는 것조차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다.)
(신에 의해 텅 빈채 태어나 고난을 부여받고 신탁을 받아 각성했으며 신에 의해 버려졌으니 내 인생의 태반은 신에 의해 움직인 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런 나를 구해준것이 그 사람이었다. 바보같이 웃는 남자의 곁에 있으며 어느새 사람이 되어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이가 죽었다. 신의 계략으로. 그가 사랑했던 것의 손에 의해서.)
(그러니 결심할 수 있었다. 잠시의 흔들림이 있었지만 그제허야 드디어 나는 스스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다.)
(나의 모든 것을 걸고 나의 존재를 지워가며 육체에 새긴 규율. 이것으로 나는 완성된다.)
(그저 살육을 위한 존재로서.)

>>634 스텔라타
꿈에는 이유가 없다. 그것을 원하고 갈망하기에 이상이고 욕망인거지. 그렇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뿐이 아닌가.(그녀는 자리에서 내려와 당신에게 가까이 간다. 그 무엇도 할 생각은 없어보였으나 조금씩 형체가 일그러지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으리라.)나는 모든 것을 베어내고 삼라만상, 유일한 악이 된다. 그런 나를 죽이는 존재가 태어나는 것으로 이 세상은 완전한 선의 승리가 되지.

688 오베스 (T1gfbB2ICw)

2022-07-18 (모두 수고..) 01:34:35

>>685 리카

...한가로이 죽음이 거쳐간 흔적을 뒤지며, 언젠가 멸망하는 유한한 존재의 아름다움을 곱씹고 있었지. (흙먼지가 덮힌 돌조각을 로브 자락으로 쓸어넘기자, 그 아래 파묻혀 있던 과거의 조각상이 반쯤 풍화된 채 모습을 보였다.) 그나저나 정신을 차려보니 이곳이었다니, 정말 묘한 우연이군. 어쩌면 길을 잃었거나. 공교롭게도, 이곳은 사람의 손이 닿는 곳과는 꽤 거리가 있어. 원한다면 가장 가까운 마을로 가는 차원문이라도 열어주지. (뼈만 앙상히 남은 손이 잠깐 수인을 맺고 손을 펼치자, 허공에서 일렁이는 균열 너머로 사람이 사는 마을의 형상이 비춰졌다.) 하지만 만약, 그리 급하지 않다면... 늙은이의 말상대가 되어주면 좋고.

#이쪽이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689 레인 (cptwCYDyxQ)

2022-07-18 (모두 수고..) 02:31:23

>>685 리카
아, 물론 거창한게 아니란게 '별것 아닌만큼 의미없다' 라는 뜻은 아니니까??
음... 뭐라 말하면 좋을까... 역시 어렵네 이런쪽 이야기는...
(그것은 말로는 설명하기가 복잡하다는듯 머리를 헝크리다가 그저 멋쩍게 웃어보였다.)
약속도, 믿음도, 관계도, 어느쪽이든 중요하지만... 가끔은 지키는게 당연한 경우가 있기도 하고 그런거~
으음... 뭐, 혹시 몰라? 나중엔 정말 바닥에 떽데굴 굴러다니는 날 볼수 있을지도~
(실없는 농담이었다. 리카도 그걸 알긴 하는지 맑은 웃음을 유지했던 것일까?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질 이야기에 대해선 그것은 다소 진땀빼는 상황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어? 어... 글쎄...? 걔들도 마법소녀라고 해야 할지... 마법사...에 가깝지 않을까~?
(사실 그것 역시도 마법사와 마녀, 마법소녀에 대해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그것에게 있어선 그 셋을 모두 통틀어 마법의 길을 걸어 깨우침을 얻는 '마도학자'라고 부르곤 했으니까.
눈에 띄게 죽은 눈빛을 한 그녀의 시선이 조금 부담스럽긴 했지만 그렇다고 시선을 돌리진 않았다.
그러는 순간, 거짓말을 하는 셈이 되어버리니...)
그래~ 그런 사람들 주변에 한두명씩은 있잖아~ 예를 들어 걱정해주는 사람이라던지, 대신해서 화내주는 사람이라던지, 포근하게 품어주는 사람이라던지,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지켜주는 사람이라던지~
(무언가, 누군가를 생각하며 웃음이 터져나온 그녀의 모습에 그것 역시 한결 누그러진 표정으로 웃어보였다.)
음~ 어떠려나~ 과연 리카가 그런 모멸적인 장난들이 담겨있는 책을 읽을 수 있을까~?
뭐... 일단 나도 그런 책이 당장 어디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장난에 어울려주듯 부르르 떨면서도 마냥 웃어보이는 그녀가 재밌기도 하고, 한켠으론 의외로 느껴지기도 했다.
애초에 '그 마도서'엔 그런 애들 장난 같은 마법이 실려있을 리가 없으니까... 조금은 애매한 이야기지만 따지고 보면 거짓말도 아니었다.)
음... 그건... 잘 모르겠네... 지킬수 있을지...
아니,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지키기 힘들겠지만...
(여지껏 얼굴에서 미소가 가시지 않던 그것이었지만 그 물음만큼은 살짝 눈을 돌렸다.)
이를테면, 그런 거야... 조금 씁쓸한 이야기, 같은거...
(희망의 상징이라는 마법소녀에겐 딱히 하고 싶지 않았던 주제가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나한테 아주 친한 친구 둘이 있었어.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나를 두고 두명이 싸운다고 생각해보자.
난 그 둘중 어느 누구에게도 싸움을 붙이지 않았어.
하지만 그 둘은 나라는 존재가 있기에 싸우기 시작했다면... 그것도 어쩌면 내 간접적인 잘못이라고 할수 있지 않을까...?

(살며시 얼굴을 돌린 그것의 입은 여전히 미소짓고 있었지만, 눈가엔 옅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687 나하르
그런 의미에서도 인간들이 나를 두려워한다는건 이해는 하는데...
솔직히 나도 좀 억울해~
(모멸감, 마치 흘러나오는 역청처럼 꾸덕하고 어두운 기운.
그것은 상대의 그런 분위기에 조금 곤란한듯 머리카락을 매만지다가도 이내 칭얼거리는 목소리를 내었다.)
좀 들어봐,
왜 인간은 심연의 세계를 미지의 공포라고만 치부하고 그걸 나쁜 것처럼 표현하는지 진짜 억울해~
적어도 심해는 무서울지언정 계속 탐험하려 하고, 어떤땐 희화화 하기도 하면서 왜 심연은 항상 진지해야만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구~
따지고 보면 심연이나 심해나 똑같지 않아? 미지의 영역!
넖은 우주도 결국은 이 별을 품고 있는 개념이잖아?
게다가 난 그런 우주의 흔적들 중 하나고!
다들 나쁘게만 생각하니까 내가 인간들을 도우려 해도 항상 괜한 참견이라느니, 내가 도와줬다간 피해가 더 커진다느니 그런거 아냐~
(그러니 그것 역시도 자연스레 인간과 단절될 수밖에 없었고, 어느때부턴가 이계의 존재들이 발길을 끊고 사라졌기에 인간들은 또 그 이유를 저마다의 주장으로 내비치며 오해가 쌓여가고 있었다.
물론 자신이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숨을 한번 내쉴 때마다 닿은 모든 것들이 소멸되어버리긴 했지만... 애초에 도와달라며 자신을 부른 존재들 또한 인간 아닌가?)

690 바벨 (p4AnfwnhGQ)

2022-07-18 (모두 수고..) 03:05:08

>>645 마논
고해성사를 네게 하기엔 좀. 분명 신의 파편이자 그 자체로 사자이니 신에 가깝기로는 성녀보다는 더할진 모르겠지만... (당신을 쭉 훑어보듯 시선을 옮기고는) 성녀의 자애가 없으면... 음. (그는 슬그머니 당신의 눈을 피했다. 당신이라면 반드시 '무례한' 발언을 한 그를 매도했을테니, 미리 시선을 피해버리는 것이다.) ...그렇게까지 심하게 말할 필요는... (자신을 꿰뚫어보는 듯한 시선에 불길함을 느끼다가도, 훅 들어온 당신의 팩트폭력에 한대 얻어맞은 듯 부들거리는 것이다.) 하여튼, 네가 알긴 어려웠겠지. 내 신성력은 봉인된 상태니까. 신의 신성력을 빌린 상태의 내게서 사제의 신성력을 느끼기에는...어려웠... (한창 이야기하다 문득 당신을 보니 당신의 미소와, 손가락을 따라 입술이 눈에 보인다. 그는 당신의 예상에서 한치를 벗어나지 않고선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너 일부러 이 이야기 꺼냈지..! (으득. 당신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겉보기엔 화난 것처럼 보여도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입술을 괜히 소매로 한번 닦는걸 보면..) 절대 구원일리가. 스스로의 목에 목줄을 채우고선 얻는 깨달음도 있는 법이야. 난 그것을 위해 목줄을 감수했던 거고. 멋대로 목줄에서 끄집어내서 제 멋대로 새 목줄을 채우고 좋을대로 굴린걸 누구도 구원이라 부르지는 않아. (살짝,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다가) 그리고 나도 성직자였으니까... 으엑. (과장스러운 제스처에 한숨 푹 쉬려던 찰나, 당신이 코 끝을 찌르자 이상한 소리를 냈다. 언듯 듣기에 바보같은 소리.) 그래. 너. 그러고보면 나도 너에 대해서 하나도 아는게 없잖아? (의아하다는 눈빛을 당연하다는 듯이 마주하고는) 이번에는 네병이냐? 어처구니가 없네. (헛웃음. 당신의 장난기에는 정말 두손두발 다 들었다. 술에 한정에서 이정도면 악의다.) 난 술의 신하고도 대작할 수 있다고도 자신하거든. 만약 내가 이거 정말로 다 마시면, (그는 술이 가득 따라진 잔을 들어올렸다. 술의 표면을 한번, 당신의 광기어린 눈을 한번 보더니) 꼭 가르쳐줘야 한다. (그러고는 단숨에 들이킨다. 마논이 간과한게 있다면 그의 몸이 인간이 아닌 것. 견습사제 시절부터 키웠던 주량을 가진 신체는 이미 신의 손에 폐기된지 오래고, 그의 신체는 이제 이정도 알코올 정도는 쉽게 버틸 수 있는 몸이었다.) 자, 끝. 이제 가르쳐줄 거지? (꽤나 즐거운 미소로 당신에게 잔의 밑바닥을 보여준다.)

>>646 리겔
간이 아니라 다른걸 먹을지도 모르잖아? (그리고 왜 하필 이유가 맛없어서, 일까. 꼭 맛있으면 먹는다는 것처럼 들리잖아. 그는 농담을 받아치면서 괜히 속으로 한번 투덜거린다.) 그 여우도 결국 인간으로 둔갑할 수 있을 정도로 요력을 가진 일종의 요괴니까. (고개를 끄덕이다가 당신이 신에 대해 더 말하면- 의 이야기를 꺼내자 그 역시 살짝 눈을 찌푸렸다.) ...혹시나 아까 말 때문에 종교쟁이처럼 보였다면 미안하네. 난 종교쟁이랑은 거리가 먼 사람이라. (그가 표하는 불쾌감은 무엇일까. 종교인으로 오인받은 것 때문일까, 아니면- 신의 이야기를 꺼내니 어떤 기억이 떠올라서일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인간의 기준이란 자신이 정하기에 따라 다르다는 거지. 단순히 인간이라는 종족만 인간으로 치부하기엔 혼혈이라던가 인간처럼 사는 몬스터도 있고- 애매하잖아? (다시 말할 때는 한숨을 푹 쉬더니 표정을 불며 다시 방긋 웃었다.)

>>647 헤르베라
흠... 그건... 꽤나 곤란하겠어. 술을 그렇게나 마셨는데도 통하지 않는다면 굳이 술뿐만 아니라 다른 것에도 면역인 몸인 건지도 모르겠네. 예를 들면 담배나 약물같은. (정말로 재미없는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술을 만들기만 할 뿐 마셔봤자 취할수가 없다면... 인생에서 재미를 하나 잃은 것이나 다름없었으니. 흐하, 웃는 당신을 향해 웃지말라는 듯 째릿 시선을 보낸다.) ...어라, 왜 그래? (그는 놓치지 않았다. 당신의 얼굴이 굳는 모습을 보고는 보지 못한 것처럼, 봤어도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순진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진다.) 으갸갸갹... 하계는 가봤자 중간계보다 못할 것 같았고, 신계는... 갔지만 술은 못 마셔봤네. 아니, 그러니까 내 머리는 왜 자꾸 헝클어트리는 거야!? (유쾌함을 잃지 않으려 하면, 그도 당신에 맞게 반응해주었다. 캐묻기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었고. 또다시 머리 헤집히자 이제는 완전 산발이다. 새가 와서 집으로 삼아도 될 정도. 그리고 당신이 다시 만지려하며 경박한 웃음을 뱉으면, 그는 포식자 앞에 놓인 피식자 기분으로 부들부들 떨며 제 머리를 감쌌겠지.) 풋풋하기는 누가... 이정도 양이면 적어도 한달은 마시니까. 아껴먹으면 두어달 마시려나. 자리에 앉아서 꿀꺽꿀꺽 마실 수 있는 양이긴 하지만 이런 귀한 술을 그렇게 먹을리가? (놀리듯 떠드는 당신에게 농담섞인 말로 받아치며 이야기하다 밑빠진 가방이라는 말에) 달라! 이건 밑이 빠진게 아니라 공간을 비튼 거고.. (당신이 이름을 가르쳐주길 꺼리는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의아했을까. 그는 이름에 큰 의미를 두는 편이 아니었으니.) 흐응- 그렇게 약속해두고선 다음에 또 까먹었다며 안 가르쳐주는 건 아니겠지? (급조해낸 것 같은 제안치고는 묘하게 당당해보여, 당신을 의심하듯 쳐다보다가) 뭐, 좋아! 다음에는 꼭 알려줘야한다? 난 기억하고 있을테니까? (녹음이라도 해뒀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설마 완전히 까먹지는 않겠지- 하는 심정이었다.) 좋아. 그럼 나는 다시 가볼 시간이네. 약속 잊지 말고, 다음에도 또 맛있는 술 마시러 올게. (그렇게 헤어짐의 인사를 하는 그의 표정은 맛있는 술을 마신 덕에 꽤 밝았겠지.)

>>650 명설화
집 없다...인가. 그럼 목적지라도 말해. 데려다줄테니까. 이런 숲속에 놔두고 가는 건 조금 마음에 걸려서. (오지랖이다. 당신을 본 것도 이번이 처음인데. 하지만 지금 상황은 오지랖을 안 부릴 수가 없는 상황이었나.) 먹을 거? 이런 거라도 괜찮나? (가방을 뒤지더니 당신에게 마른 육포와 샌드위치, 맥주를 꺼내 건네주었다.) 요리라도 해서 주고싶지만, 주변 환경이 환경인지라.

>>651 리카
마법소녀가 아니라- 너랑. 리카라는 사람이랑. 네가 마법소녀든 아니든, 그건 친구하는데 아무 상관도 없었어. (장난치듯 웃는 모습에 살짝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내가 하고싶은 소리야. (당신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린다.) ...그게 무슨 뜻이야? 하나라는 거. (당신이 말한게 무엇일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네가 모르는 다른 면을 그 사람은 알고 있을테니까... 그 사람들 눈에는 자신보단 리카 네가 더 착하게 보이는 거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적어도 리카가 모르는 부분을 아는 그에게 있어, 그 자신은 전혀 착한 사람이 못 되었다.) 그럼 지금처럼 조금만 더 대화하자. 이게 가장 하고싶었어. (당신이 또 그를 배려해주자 그는 잠시 안쓰러운 표정을 짓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밝게 웃었다. 가끔은 당신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길 바랬다.) 그렇게 생각하니 한층 더 정겹네. 아까 술 마실 때도 정겨운 노래를 불러서 정겹게 느껴지긴 했는데... 아, 그렇지. 리카는 고향이 어디야? (당신도 고향을 기억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가끔은 이렇게 마음가는대로 행동할 필요도 있으니까. (당신의 손을 붙잡은 채로 눈을 빛내며 도착한 바다는, 가까이서 보니 푸른빛으로 빛나며 더욱 아름다웠을까.) 우리 바다로 들어가볼까? 아... 근데, 그 옷으로는 조금 힘드려나..?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니 다들 바다로 들어가거나, 그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당신도 들어갈 수 있을까 싶다가도 당신의 옷이 드레스였기에 조금 망설여졌다.) 옷.. 못 바꿔? (그는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664 레인
정말 화난것 같진 않지만... 그런 거라면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겠네. (당신의 말에 납득했다는 듯 작게나마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만 제대로 발음할줄 알면 바로 온다는 말에 피식 웃고는) 보통이라면 그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미쳐버린다고? 근데 우버는 뭐야. 다른 차원의 이동수단이야? (알 수 없는 말에 이해하기 어렵다는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우버, 처음 듣는 이름이었으니까.) 나도 네 힘을 빌릴 생각은 없어. 결국 혼자 해야할 일이기도 하고... 네가 그녀석에게 휘말려버리면, 그땐 어떻게 될지 모르거든. (당신 역시 신이었지만 그것이 당신과 만나면 어떻게 될지 몰랐으므로 결국 당신의 힘을 빌리는 것은 최소한으로 하기로 했다. 예를 들면 거래를 한다는 정도가까지만.) 넌 단 한번만이라도 행복하고 싶냐? 포기해. 네 행동은 아무도 이해 못 할 행동이니까. 이해받고 싶다면 지금처럼 인간에게 받는 방법 외에는 없겠네. (당연한 이야기다. 인간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을 구태여 이해하려고 들진 않으니까. 당신도 마찬가지겠지.) 외신이... 감정이 있었다고..? (의미심장한 말에 표정이 굳는다. 외신, 굳이 아니라도 신의 격을 가진 이가, 당신이, 인간과 같은 감정을 가졌다는 말에 충격받은 표정을 지었다.) 고작 이정도에 부끄러워 해서야, 아까 무릎베개는 어떻게 해주려고 했담. (물론 지금은 정말 부끄럽다기보단 부담스럽기에 한 거겠지. 당신이 코를 살며시 누르면 으에으엑. 같은 이상한 소리가 반사적으로 튀어나왔을 것이다.) ...이거, 왜 하품하거나 말하는 거야? (어이없다는 듯 책의 표지를 본다. 괴이한 물건인건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하여튼... 이 책을 해석할 수 있다면 나중에 너도 부를 수 있나? (갑자기 생긴 호기심에, 무언가 마법진을 손에 띄워 중얼거리는 인피의 얼굴에 박아넣으며 그는 당신에게 호기심 섞인 질문을 했다.)

691 마논 (cE3jHC1Wak)

2022-07-18 (모두 수고..) 05:05:58

>>646 리겔
(쏘아져서 화염에게로 돌진하는 빛줄기. 하지만 그것은 보통의 속성을 띄는 빛이 아닌, 신에 가까운 존재가 쏘아내는 성광(聖光). 바로 그런 빛이 위협적으로 쇄도하여, 화염을 뚫었고, 그대로 튀어나와 여우마저도 꿰뚫으며, 하늘로 치솟아 올라갔다.)
캭캭캭캭캭! (그 광경이 유쾌한듯 그것은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어머, 무슨 소리 하는 걸까? 정체는 이미 진즉에 밝혔잖아~? 성스럽고 자비롭고 아름다운 '신의 사자, 마논' 이라고. (베싯, 입꼬리를 틀어 웃는다.) 흐음, 말 안 했었나?
그리고 입이 달렸어도 말은 바르게 해야지. 먼저 마논을 공격한 건 너잖아? 안 그러니? (그것이 손을 서로 교차시킨다. 손에선 눈이 시릴 정도의 빛이 피어올랐고,) 상대도 몰라보는 버릇없는 여우야. 캭캭캭. (단번에 손을 풀어내자 그 즉시 빛의 파편들이 리겔과 숲을 휩쓸 기세로 그 일대에 몰아치기 시작했다.)



>>650 명설화
흐음? ('죽을 수 없다' 라는 말을 들고서 여자는 고개를 기울인다.) (답변이 이상한데?) (마논이 원하는 답이 아니야. 이건 오히려...) (아, 그런가?)
아, 그래~? (설마 이 녀석, 자기가 불멸자인 것도 모르는 거 아니야?) (그렇게 확정지은 여체의 그것은 생글거리며 웃었다.) 흐응? 먹을 거?
글쎄? (키득키득. 굶주린 설화를 비웃듯 웃음을 흘린다.) 네가 보기엔 어때 보이니? 이렇게나 가녀려 보이는 여자가, 이런 숲에 음식 같은 걸 들고 다닐 거라고 생각 해? 뭐,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없다면? 어떻게 할 거야? 너, 자신이 '원치 않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어? 천천히, 그리고 조용하게 죽어가는 거야. 고작 음식도 없다는 이유로 말이지.
그래, 매 순간의 앞은 모든 건 네가 하기에 따라 달린 거야. 혹은, 그렇지 않은 존재들도 있지. 그러니까 너...~ (여자는 키득거리며 뒷짐지고 있던 손을 슬며시 꺼냈다.)
솜씨 좀 볼까? (꺼낸 손 안에 빛이 감겨 들어와 말뚝을 형상화 한다. 여자는 더 이상 묻지도 않고 말뚝을 기습적으로 설화에게로 찔러 넣으려 했다.)


>>654 오베스
글쎄~? (유적에 찾아 온 것은 어느 아름다운 여성. 그러나 외모와는 다르게 이질적이고도 과장된 태도로 몸을 핑그르 돌아보이며 유적을 시야에 담고 있었다.) 마논, 이 하염없이 돌아다니던 와중에 더러운 중간계 중에서도 이런 특히나 더러운 이곳에 누가 살기나 할까 싶어서 와봤는데~ (베시싯 웃으며 여자는 오베스를 바라본다. 그 눈동자 안에서, 여체에 깃들어 있는 다른 무언가가 엿보인다.)
정말 누가 있었네~? 그것도 상당히 어울리는 뼈다귀가 말이야. 캭캭캭.


>>664 레인
캭캭캭... (입꼬리가 느슨하게 올라간다. 그 안에 드러난 이가 날카롭게 비추어졌다.) 하, 뭐야. 한다는 말이 고작 그런 시시한 거짓말? (그리고 그 위로 드러난 것은 싸늘하게 식은 시선이었다.) 외신이라는 것도 수준이 정말 떨어지나 보네? 그도 그럴게, 당신도 알고있잖아? (그것은 당신을 꿰뚫을듯이 노려본다.)
스스로 죽을 일이 없다는 것쯤은 말이야. 하물며 신의 사자가 신을 죽인다고? 그거야말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 왜냐하면 마논은 신이 아니니까. 고작 신의 사자일 뿐이니까... 그 격자체가 다른 거야. 한 마디로 당신은 지금 마논을 기만하고 있어. 지금 걸로 알았어. 마논을 자기 옆에 세워서, 자신의 위상을 더 과시하려고 하는 거야. 누가... 그따위 수작질에 걸려줄 것 같아?! (감정에 반응하듯 그것의 몸에서 과격하게 빛의 입자들이 요동치며 뿜어져나왔다. 신광(神光)이었다. 빛은 그것의 등 뒤에 모여 금방에라도 다른 어딘가로 떠나갈듯 커다란 날개를 이루고 있었지만.)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어. (빛의 날개는 곧 허공속으로 바스러지며 사라진다.) 좋아, 어울려주지. 이렇게까지 꺼지라고 하고 있는데도 굳이 그러고 앉아있다는 건 나중에라도 끈질기게 달라붙거나, 결국엔 마논의 눈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되는, 이건 분명 그런 운명이겠지. 마논은 현명하니까 그런 수작질엔 걸리지 않아. 그렇다면 마논은 당신쪽에서 먼저 질리게 만들어 줄 거야. 어떤 차원, 어떤 시간, 어떤 우주에서라도 다시는 얼씬도 하지 않도록 만들어주지. 그러니 지금은 그걸 위해 어울려 주겠어. (레인의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간다. 걸어가서는, 손가락을 치켜올려 레인의 뺨에 들이민다.)
단, 신에 대한 얘기는 금지야. 만약 조금이라도 기미가 보인다면 즐거운 시간은 그걸로 끝. 그 즉시 그릇이 되는 그 몸을 쪼개고 당신을 분리시켜 원래있던 곳으로 던져버릴 거니까. 지금의 마논이라도 그 정도는 할 수 있거든. 그리고 마논은 딱히 당신같은 부정을 증오하는게 아니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논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아 줄래? 이 혐오스런 위선자야. (그렇게 한 바탕 일갈을 들이붓고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듯이 팔짱을 끼고 등을 돌려버리는 것이다.) 왜 마논이 이런 짓을 해야 하는 거야? 짜증나 정말.
뭐해? 마음 바뀌기 전에 어서 가지? (레인에게로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


>>681 테이얀
흐응~? (테이얀의 시야 앞에서부터 어느 존재가 고개를 기울이며 다가온다. 얼핏봐서는 여자다. 아름답게 비치우는 달빛을 등지고.)
뭐하는 거야? 설마 혼잣말~? (키득키득.) 아니, 그럴리는 없겠지. 말도 통하지 않는 것과 이야기를 할 정도로 정신이 나간 미물같아 보이지는 않는데. (그때 여자의 눈이 문득 가늘어졌다. 그러자 평범한 여자에게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이질적인 기운마저도 강해진다. 시선은 어깨의 까마귀에게로 고정 되어있다.)
거기 앉아있는 까마귀. 모습을 드러내고 얘기하지? 마논도 듣고 싶거든.


>>690 바벨
어머, 지금 마논이 성녀같은 같잖은 것들보다 자애롭지 않다고 말하는 걸까~? 지금까지 그렇게나 신의 사자의 진면모를 보여줬는데, 아무래도 고작 인간 수준의 미물이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고차원이었던 모양이네! 그럼 지금이라도 알게 해줄까~? 새로운 깨우침을 네게 선사해줄게. (그것의 웃는 얼굴이 바벨이 피하는 시선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집요하게 따라간다. 그리곤 바로 앞까지 슬며시 다가와서는 멈춰, 눈을 가늘게 뜨고는 거기서 말하는 것이다.) 마논의 무한한 자애로움 말이야. 사양하지 않아도 되는데. (치명적인 속삭임. 마치 독사가 귓가에서 쉬익 거리는 것 같다.)
(당연히 잔을 전부 비운 바벨이 술에 의해 고꾸라져야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그것이기에,) 뭐어? 그럴리가... 웃기지 마. (바벨이 보이는 미소에 되려 정색하면서 그 술잔을 턱하니 낚아채어 그게 무슨 요사스런 도구라도 되는 듯이 이리저리 뒤집어 보고 있다.)
...너, 미물. 지금 사기치고 있지! 그렇지!! (그러나 잔에 이상은 없고. 오히려 이상이 있는 것은 바벨의 몸이겠지만.) 분명, 이거 사기치고 있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마논의 비장의 독주가 이렇게나 허무하게...! 그느늣...!! (그것은 억울한듯이, 또는 노여운듯이 잔뜩 찌푸린 얼굴로 바벨을 바라보고 있다. 어찌나 분해보이는지 은은한 신광으로 반짝거리는 눈동자가 눈물이 맺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캭캭캭! (그러나, 그것은 갑자기 저 홀로 웃음을 터트린다. 아직도 남은 카드가 있는 걸까. 어느새인가 평소의 교만스런 태도로 돌아와서는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래 뭐, 약속은 약속이니까. 알려줄게. 네가 알고 싶어하는 그 이야기. 요즘 미물도 꽤 하잖아? 하지만 귀 기울이는게 좋을 거야. 한 번 밖에 말해주지 않을 거니까. 그러니 잘 듣도록 하렴. (비밀스런 이야기를 하려는 듯이 테이블 위로 몸을 죽 빼어 상반신을 올려놓고는.) 마논의 고향은 말야-
(생긋.) 없어. (그것이 환하게 웃고있다.)
마논에게 고향같은 건 없어. 그도 그럴게 마논, 이제 겨우 창조된지 3년밖에 되지 않았는 걸? 뭐, 물론 이건 중간계의 기준일 뿐이겠지만 말이야?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어 미물? (손을 펼쳐, 자신의 가슴께 위에 툭 얹어놓고는 얘기했다.)
고향이 없다는 것은 돌아갈 곳도 없다는 거야. 그것에 따른 기억도, 추억도, 마찬가지로 그것에 의한 아픔까지도. 아-무것도 없다는 것. 그래, 마논은 그런 목적을 위한 도구로써, 신의 거대한 뜻에 의해 계획되었던 존재이니까. 그러니까 바벨 미물. 네가 방금 말했던 추억과 관련 된 이야기들, 마논은 그 무엇도 알 수가 없어. 왜냐하면 '애초부터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까'. (인간에겐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신성적인 가학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 자신이 마치 자랑스럽게 여겨진다는 것처럼.)
어라아? 기대했던 이야기가 이런 거라 실망했어? (키득키득.) 하지만 그렇다고 동정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네~? 추억이 없다는 건 그만큼 얽매일 것도 없다는 거야. 인간은 기억에 의해서 애착을 가지고 마음을 달리 먹도록 구조가 되어있지? 마논은 그렇지 않아. 너희들이 이 땅에 얼마나 많은 추억이 있든, 고향이 있든, 마논은 전혀 개의치 않고 신의 뜻을 알리고 집행할 수 있어. 한 마디로 인간의 실수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 거야. 그게 너희 같은 미물과 '신의 손길이 닿은 존재'의 차이점이니까. 아아, 얼마나 어리석은 감각일까. 그저 시간의 흐름에 풍화된 기억의 조각들을 '추억'이라며 미화하고 소중히 품는 것은. 이젠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됐을 뿐인데. 어리석고, 한심하고, 불쌍해.
그러니까 그런 건 완전하고 무결한 신의 사자인 마논에게는 필요 없는 거야. 인간이나 가지는 고향같은 돌아갈 곳도. 추억따위 같은 하찮은 기억도 필요 없어. 지금까지도 그래왔으며, 분명 앞으로도- (그것은 푸스스하고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돌리고 턱을 괸다. 창가로 내던져진 시선이 바깥의 파도를 응시하고 있었다. 방금과 같다.) 그래... 그거면 된 거야. (주점의 떠들썩 함에 묻힐듯이 조용한 혼잣말. 그건 과연 누구를 향한 말이었는가.)
(이내 그것은 평소처럼 생긋거리며 웃음을 피어올렸다.) 뭐하고 있어? 술, 따라줘야지? 잊은 거야? 제 주제도 모르는 당돌하고 건방진 동정 사기꾼 미물아.

692 마논 (cE3jHC1Wak)

2022-07-18 (모두 수고..) 05:21:23

>>647 헤르베라
보낸다고? (헤르베라의 말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기울이더니,)
아아... 그래. (그것의 눈매가 어느샌가 가늘어졌다.) 보내는 거지. 바로 이, 자비롭고 아름답고 고결한 신의 사자 마논이 미천한 술 양조꾼에게 말이야. 그러니 감사히 받도록 하렴? (키득거리며 웃는다.)
궁금하면 직접 열어보면 되잖아? 안 그래? 직접 받은 물건을 앞두고 뭘 미련하게 묻고 있는 걸까? (봉투 안에는 절임 된 햄이나, 숙성 된 치즈. 혹은 풍미가 가시지 않은 빵 따위와 같은 술과 곁들여 먹을 때 가장 빛을 발하는- 이른바 안주들이 고스란히 들어있었을 것이다. 그 앞의 여체의 모습을 한 그것은 제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말하고 있었다.)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착각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네. 딱히 이건 너따위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주는게 아니니까 말이야. 그저, 술이 가득한 집에 들르려면 안주를 가져가는 건 당연한 수순이잖아. 이것도 그저 그 일환이라고 생각 하도록 해. 알겠니? (날카로운 어조지만, 어쨌든 그녀와는 잘 지내고 싶다는 우호적인 어프로치인 것이 아닐까.)

/미처 확인학지 못하고 놓쳐서 이어놓습니다... 미안합니다!!

693 리겔 (DNnsSeyy6c)

2022-07-18 (모두 수고..) 05:28:27

>>690 바벨

식욕이라는 걸 잊은지 오래됐다보니 인간이 맛없다는 내 감상도 의미가 없지만 말이야. (일개 수인으로 살아왔던 시간보다 이렇게 된 이후의 세월이 훨씬 더 길었다. 농담같지도 않은 자신의 말을 받아치는 당신을 보면서 여우의 한쪽 무릎을 세우고 팔을 걸치더니 그대로 턱을 괸다.) 종교쟁이라는 뜻은… 소위 인간들이 지칭하는 사제라는 뜻인가. 네 말대로 종교쟁이… 입에 안붙네. 사제랑 거리가 멀다고 했지만 나한테 그 누구보다 사제다운 발언이었다. (당신이 표하는 불쾌감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여우는 앉아 있는 풀밭 위에 자신의 손을 올리고는 무감하게 중얼거렸다.) 나는 내가 인간이라고 생각은 안하는데. (인간의 기준은 자신이 정하기 마련이라니.) 삶의 방식이 인간과 같은 몬스터를 보고, 인간들이 그들을 인간으로 존중해주던가? (여우는 자신의 말재간이 지독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인간의 기준은 인간들이 정할 뿐이지. 네가 말하는 자신이 정하기에 다르다는 기준 또한, 지극히 인간의 관점으로 본 인간의 기준이라고 생각해.


>>691 마논

(여우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여우의 얼굴에 희미하게 떠오르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당신은 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화염을 꿰뚫고, 화염을 쏟아내던 여우들까지 꿰뚫어서 그 뒤에 있는 본체- 그러니까 여우들을 소환해낸 자신까지 쏘아지는 섬광이 지나갔다.)

(당신의 웃음소리가 끝날 때쯤 여우의 목소리가 들렸을까.)…성스럽고 자비롭다는 건 누가 붙혔는지 모르겠으나, 확실히 다르기는 하네. 네 신이라는 존재는 타인을 향한 예의는 알려주지 않은 모양이야? (여우는 이죽이며 당신을 바라보며 웃었다. 냉소와 섞인 웃음이다. 걸어오는 싸움을 피해야한다는 선택지 따위 애초 존재하지 않았으니 여우는 기꺼이 맞부딪히기로 했다. 어차피 불멸하는 몸뚱이니 이럴 때 써먹어봐야한다는 생각이었다.) 내가 그들을 썩 좋아하는 건 아니여서, 아- . 네 신이 아니라 내가 아는 신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야. 오해하지마, 신의 사자 나으리. (아까와 똑같은 빛의 파편들이 눈부셔서 여우는 인상을 찡그리고 여우불을 피어올렸다. 주먹만하던 여우불의 크기가 증식했고 빛이 바래다가 소리없이 폭발하듯 일대로 빠르게 번져나갔다. 여우불을 하고 있지만 당신은 느낄지 모르는 신력이 담긴 불꽃이였다.)

#마논이 짱세영,,,,신의 사자 무셔
#적당히 티키타카(?)하다가 우리네 여우가 졌다고 하고 넘어가용,,,

694 명설화 (qLeidM5yS.)

2022-07-18 (모두 수고..) 08:15:52

>>684 헤르베라

찾을거니까, 꼭. ( 그게 제일 중요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딱히 응원이.없어도 자신이 해야할 사명처럼 생각하는 듯 했다. ) 알았어, 편한대로 해. 내 이름, 설화. 명설화. ( 이름을 알려주지 않는 당신의 말에도 육포를 오물거리다 꿀꺽 삼키고는 육포값이라는 것처럼 이름을 알려준다. 검정색 눈동자가 당신에게로 향한 체. ) .. 알았어, 기억해둘게. 술 만드는 곳.. (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기억할 자신이 없는지 웅얼거린다. 우습게도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것 같은데 은근히 드러나는 설화였다.)

>>685 리카

(천천히 먹으라는 말에도 허겁지겁 먹던 설화는 목이 메이는지 가슴팍을 몇번 두드린다. 주인을 따라 도포자락이 조금 휘날리고 가볍게 숨을 돌린 설화는 리카를 바라본다.) 맛있었어, 정말로. ( 그것을 보여주듯 빵조각을.입가에 묻힌 체 고개를 힘껏 끄덕여보인다. 먹자마자 힘이 나는 것이 꽤나 단순해보이기도 했다.) 마법소녀, 정의의 용사? ( 쉽게 이해가 가지.않는 듯 맹한 눈으로 리카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흡사 강아지 꼬리처럼 보이는 머리카락이 살랑인다. 일단 이해가 가지 않는 듯 하면서도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 내 이름, 설화. 명가의 설화야. ( 마법봉을 치켜드는 리카의 포즈를 따라하며 알아들었냐는 듯 리카와 눈릏 맞춘다. 아무래도 마법소녀씨와는 이런 자세로 자기소개를 해야한다 생각한 모양이었다. )

>>690 바벨

그치만 정말로 모르니까..? ( 모르는 걸 물어도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한다. 애초에 장소를 목표로 두고 떠도는 게 아니었으니. ) ...충분, 최고. ( 당신이 꺼낸 음식들을 보곤 눈을 반짝이더니 자신의 손을 보며 고민하다가 엄지를 어색하게 들어보이며 말한다.) 요리, 아니어도 괭찮아. 배만 채울 수 있으면 괜찮아. ( 정말로 괜찮다는 듯 말하더니 육포를 보며 입맛을 다신다.)

>>691 마논

(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는 듯 그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다 들려오는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어깨를 으쓱인다. ) 기다리면 뭐가 올지도 몰라. 짐승이라던가. 아니면 힘내는 수 밖에. ( 여기까지 오는 동안 늘 그래왔으니까 덤덤하게 당신의 말에 답한다. 그러다 당신이 뒷짐을 푸는 순간 무언가를 느낀 것일까 나긋하게 풀려있던 설화의 눈이 날카로워진다.) 기습은 말 없이 하는게 좋아. ( 어느샌가 허릿춤의 검집을 빼내선 말뚝의 옆면에 가져다대어 옆으로 흘러나가게 만들고는 예리한 눈빛을 빛내며 말한다. ) ... 원하는건 싸움? ( 금방이라도 검을 뽑아들려는 것처럼 검의 손잡이에 손을 가져간 체 조용히 물음을 던진다. )

695 블량슈 - 고래의 일기 몰?루?장 (ovEKLgIuMI)

2022-07-18 (모두 수고..) 15:00:55

제국력이던가? 12월 21일
날씨:칙칙함
(쓰다가 잠든 듯 침 자국이 있다)
↑잔거 아님! 아무튼 아님!
끝.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