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49083> [All/반상L/판타지/일상] 불멸자들의 노래 :: 01 :: 1001

◆JEf0WNMuVY

2022-06-30 00:09:00 - 2022-08-05 16:50:31

0 ◆JEf0WNMuVY (yhBCvVViI.)

2022-06-30 (거의 끝나감) 00:09:00

죽음, 이 얼마나 달콤한 울림인가?
가난한 자에게 돈이 달콤한 울림이고
병약한 자에게 건강이 달콤한 울림이듯
가질수 없는 것은 언제나 그런 울림을 가지고 있다.
허나 동시에 깊은 절망감을 가졌기에
오늘도 나는 단지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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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스레는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본 스레는 느긋하고 평화로우며 자유로운 스레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서사 쌓기, 전투, 개인 이벤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해도 좋습니다.

● 간략한 시트 작성 이후에는 언제든 난입하셔도 좋습니다.

594 테이얀 (YE8f8qzaps)

2022-07-14 (거의 끝나감) 17:37:00

>>593 리겔

2주 정도 거리 ... 그렇게 말하니까 그 거리가 상당히 짧아보이는 것 같네만. 뭐, 실제로 걸어가진 않으니 나랑도 상관없는 이야기일세. (수인 마을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놓는다. 망각을 하지 못하는 그에게는 그저 보고 듣는게 기록과 다를 바가 없다.) 다음번엔 진짜 죽어나겠구만 ... 며칠은 움직이지도 못하겠어. (작게 한숨을 내쉰 그는 상대의 말에 답했다.) 모르는 사실이었으니 거기도 한번 가봐야겠지. 자네, 신의 독촉이 얼마나 지독한지 알고 말하는건가? (온화하던 눈빛에 처음으로 지독하다는듯한 분위기가 일렁였다가 금세 사라진다.) 써먹을꺼면 튼튼한 종족도 많은데 왜 하필 인간을 써먹는지, 취향도 아주 독특한 양반들이라네.

595 헤르베라 (6ECVmydUFo)

2022-07-14 (거의 끝나감) 17:59:02

>>581 모로우
(베일은 응시하면 응시할수록 더욱 두텁게 그녀의 얼굴을 가린다. 시선에 맞추어 겹을 더해가듯 이윽고 희미하게 보이던 입술가마저 보이지 않게 된다. 철저한 가림막. 그것이 베일의 역할이었다.) 이런, 것 참 풋내 나는 소릴 하는구만. 그대여. 돈이니 이득이니 하는 건 술 앞에서 할 얘기가 못 되네. 그것들을 술맛을 망치면 망치지 하등 도움이 안 되거든! 그렇고 말고! (혼자 주거니 받거니 떠드는 그녀는 얼굴만으론 그를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시선은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리 응시한들 눈이 맞는단 체감조차 들지 않는다. 그녀는 그가 주시하건 말건 휙 하니 움직여 나란히 술 창고로 걸어간다. 바닥에 닿지 않는 발은 소리없이 허공을 딛었다.) 추천! 추천이라. 그래. 이 시기면 얼어붙은 술을 풀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그대, 찬 것은 즐기는가? 한 모금만 마셔도 온몸이 얼어붙는 술이 있다면 믿으시겠나! (와하하! 그녀가 주절거리며 술 창고 안에 발을 디딘다. 창고 안은 어둑하여 앞조차 분간하기 어려운 듯 하나 그녀가 들어서자 정체 모를 빛이 조용히 밝아지며 내부를 비춘다. 벽과 수많은 선반들을 빼곡히 채운 술통과 술병의 향연이 은은한 빛 아래 펼쳐진다.)

>>592 테이얀
그대도 고충 많은 삶이구만그래. 맞네. 오래 살아봤자 남는 건 술 뿐이지! 그러니 더욱 즐겨야하지 않겠나! (그녀는 기세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게 말하고 잔을 비웠다. 술병은 기다렸단 듯이 기울어 그녀와 그의 잔을 채운다. 분순물 한점 없이 맑은 금빛 술이잔 안을 찰랑인다.) 그렇지! 영 깐깐한 줄 알았드니 마실 줄도 아는 그대였군! 흡족할 때까지 마시게나. 내 술을 아낄 생각은 이만치도 없으니! (원없이 마시겠다는 그의 언행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녀도 덩달아 유쾌하게 떠들었다. 또다시 잔이 비고, 또다시 잔이 채워지는 사이, 그의 통성명에 그녀는 대답한다.) 그대여. 이 자리에 서로의 이름 따윈 알아서 무엇하겠나! 그대와 나는 이 맛난 술을 함께 즐기는 것으로 족하지 않겠나! 그리고 술 앞에서 그런 얘길 하면 술이 토라질 지도 모르네. 나는 내가 빚은 술에 이름을 붙여주지 않거든. 저도 없는 이름을 우리끼리 주고 받는 걸 듣고 심통을 부려 맛이 상하면 곤란하잖은가! 그러니 그런 시시콜콜한 것은 넣어두고 잔이나 비우시게. 그것이 술을 위하고 그대와 나를 위한 것일세! (그녀는 물 흐르듯 줄줄 떠들고 마른 목을 술로 적신다. 술병은 기울어지고 기울어져도 계속 술이 흘러나왔다.)

596 레갈리스 (gdyLImj26w)

2022-07-14 (거의 끝나감) 19:30:21

>>575 바벨
─그래, 그랬었지. 그이는 신이라는 위치에 걸맞은 존재였어.
(옛일을 회상하니 사무치는 그리움이 밀려온다. 아이가 힘겹게 눈을 감았다 뜬다. 눈 아래가 촉촉히 젖어있다. 그대는 내게 특별한 존재였다. 쉽게 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내 대답은 여전하단다. 지금까지도 수없이 반복해온 일이지.
(심지가 퍽 굳세다. 나는 이미 충분한 비극을 겪었다. 그러니 그게 되풀이된다 하여 마음이 꺾이지는 않는다.)
닮을 수밖에 없었지. 내게 만물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 것도 그이였으니. 아아─ 그이가 보고 싶구나.
(푹 잠긴 목소리로 탄식하는 아이. 곧 눈가를 훔치고 다시금 기운을 차린다.)
후후, 너무 내 이야기만 늘어놓은 것 같구나. 그대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니?
(아이가 방긋 웃는다.)

>>577 마논
(당신의 광소에 아이는 말없이 웃음을 거둔다. 무감정한 얼굴.)
(곧 아이는 저와 눈을 맞춰오는 당신을 똑똑히 응시한다. 그 눈빛에서 결의마저 느껴진다.)
그대가 그리하고 싶다면 나는 말리지 않을 거야.
(아이가 눈을 감는다.)
허나 유감스럽게도, 그대가 바라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할 것 같구나.
(고개를 가로젓는다. 당신의 말에 반박하는 목소리가 일견 침울하게 느껴진다.)
나는 후회하지 않고 절망하지도 않을 테니.
(다시금 미소지으며. 그것이 나의 대답이다.)

>>579 블량슈
무어, 그대가 그리 말한다면 그런 거겠지.
(고개를 끄덕인다. 평범한 고래라기엔 느껴지는 기운이 사뭇 남달랐지만. 아이는 당신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구태여 캐묻지도 않는다.)
바다 냄새를 맡고 왔단다. 멀리서도 향기로운 소금내가 느껴지더구나. 그 향에 이끌려 걷다 보니 여기였지 뭐니.
(아이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주억인다.)
그게 이곳에 온 이유라면 이유랄까. 나는 방랑자이기에 특별한 목적은 없어.
(살풋 웃으며 아이는 바다의 수평선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대는 이곳에 어떤 연유로 있던 거니?

>>581 모로우
후후, 진주라니. 그대는 솔직한 편이로구나. 자기애가 넘치는 건 싫지 않아.
(아이가 손을 입가로 가져다대어 웃는다. 썩 장난스런 웃음이다.)
(이내 당신의 시선을 따라 아이 또한 호수를 바라본다. 잔잔한 물결이 넘실댄다.)
물의 매력이라면 이루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그래도 하나만 꼽자면, 물이 생명의 근원이라는 점이란다. 모든 생명들은 물에서 잉태되고 또 물을 필요로 하지. 그러니 물이야말로 만물의 어머니인 셈이야.
(신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마음에 들고말고. 그대 역시도 이 호수가 마음에 드니?
(더없이 즐거워하는 목소리.)

597 레갈리스 (gdyLImj26w)

2022-07-14 (거의 끝나감) 19:31:24

(너른 들판에 누워 잠들어있는 아이. 꽤나 깊은 잠을 자고 있다. 하얀 머리칼을 단정히 늘어뜨린 게 마치 이야기 속의 존재 같기도 하다.)
(아이에게 잠은 불필요하다. 그런데도 이렇게 잠에 든 이유는, 그 의식이 육체를 빠져나갔기 때문이리라. 정확히는 본신─용의 몸으로 그 의식이 향한 것이다,)
(아이는 방랑자이며 한편으론 한 도시를 다스리는 영주이다. 그래서 아이는 영주로써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백성들 돌보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러지 않으면 도시가 병들 테니.)
(옅은 숨소리를 내며 잠든 아이의 곁으로 여러 소동물이 몰려든다. 토끼, 다람쥐, 새─ 동물들이 뛰노는 풀밭에 아이만이 고요히 누워있다.)

//레갈주랑 못돌리신분 여기여기 붙어라~~~~ 싫으시면 말고요...(;)

598 헤르베라 (6ECVmydUFo)

2022-07-14 (거의 끝나감) 20:01:42

>>597 레갈리스
(그녀는 언제나 양조장에만 틀어박혀 있진 않았다. 한 곳에 머무르기만 하는 건 새로운 술의 가능성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그녀는 주기적으로 혹은 비정기적으로 양조장과 숲을 나와 세상을 배회했다. 갈 수 있는 곳은 어디든-) 으음? 뭐가 이리 바글바글한가 싶더니. 이게 무언가. 살았는가, 죽었는가? (그녀는 들판에 누워 잠든 아이를 발견했다. 정확히는 유난히 작은 것- 소동물들이 모여있길래 와보니 왠 아이가 있었다.) 살긴 살았으나 온전히 살았다고도 못 하겠구나. 재밌는 것이로세. (하하. 혼잣말을 유쾌하게 중얼거리고 또 혼자 웃은 그녀는 아이와 조금 거리를 두고 들판에- 조금 부유한 채로 앉았다. 방랑용의 작은 짐가방을 옆에 내려놓고, 근처를 얼쩡대는 소동물들을 건들여 간질이면서 아이가 깨어나는 것을 기다렸다. 그녀에게 넘쳐나는게 시간이었으니 언제까지고 앉아있을 수 있었다.)

599 리카 (Tpjfi7CEP.)

2022-07-14 (거의 끝나감) 21:08:28

>>563 리겔
( 무감정한 표정도 상관 없었다. 어차피 무감정도, 무관심도 익숙했으니까. 지금은 그것보다도 중요한 일이 있었으니까. 그래도, 여우 귀가 까딱까딱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안심했다. 고마웠다. ) .......어..? ( 다 설명을 하고 난 뒤에야 마음이 놓였는지, 새끼 여우들이 남기고 간 잔불이 눈에 들어온다. 불? 불. 불. 떠오른다? 떠오르지 않았다. 기억나지 않아. 뭐지? 저 불은.... ) ( 빛이 죽은 멍한 얼굴이 잔불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리겔이 바라보는 시선조차 느끼지 못하다, 리겔이 말하자 뒤늦게 퍼뜩 정신을 차린다. ) 아-아- 응! 알았어! ( 허둥지둥 리겔을 따라간다. )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계속 찾아다녔는데 도저히 보이지 않아서.... ( 걱정? 불안? 두려움? 웃는 얼굴에는 어떤 감정이 보였을까. ) 아까 그 아기 여우들은.... 너의 불꽃이야?

# 괜찮슴다 괜찮슴다~ 나도 자주 실수하니까 걱정마 !

>>564 헤르베라
응-! 나도 반가워-♫ 정말 이게 다 술이었구나! 대단해! 신기해-! 신기해-! ( 헤르베라가 유쾌하게 대답해주자,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술통들이 들어가는 창고 안을 살펴보는 반짝반짝이는 눈이 더 빛난다. 마법봉에 타고 하늘을 날고 있지만, 어째 방방 뛰는 것 같아보이기도 한다. ) 정말-? 나 구경해도 돼? 고마워-!♫ ( 술을 잘 마시냐면, 그건 또 아니었다. 그러나 그냥 새로운 곳을 본다는 게 좋은지, 환하게 웃는다. 활짝 열린 술 창고의 문 앞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다시 줄어들은 마법봉을 손에 잡고, 마법으로 옆에 떠있는 고양이 인형과 함께 헤르베라를 따라 들어간다. ) 우-와-! ( 술이 익어가는 향, 그리고 수많은 술통과 술병들. 반짝반짝이는 눈으로 여기저기 열심히 두리번두리번 둘러본다. 맡기만 해도 취할 것 같은 향을 헤치고, 안으로 들어간다. ) 이거 다 네가 혼자 만든거야?

>>565 테이얀
응! 루루-♫ 내가 지어줬어! 이름 귀엽지? 루이도 테이얀이 이름 지어준 거야? ( 테이얀이 인형을 바라보자 방긋 웃으며 인형의 손을 붕붕 흔든다. 그리고 고개를 갸웃한다. ) 알고자 하면 언젠간 알게 되어 있다.... ( 테이얀의 말을 따라한다. 그리고 웃는 얼굴로 " 맞아- 그럴거야! " 하고 외친다. 그것이 운명이라면. 알게 될 거라면, 알아야만 하는 것이라면, 언젠가는 다가올테니. 테이얀의 말대로, 그것이 좋든 나쁘든 간에. ) 나도-! 나도 절대 안 잊을게! 테이얀이랑, 루이! 아하핫-♫ 루루도 잘 부탁한대- ( 즐겁게 웃으며 걷다보니 마을이 보인다. ) 마을.... ( 왠지 모르게 친숙하고 낯선 느낌. 그리고... 뭐지? 이 감정은? 멍한 얼굴로 마을 안을 보다가 퍼뜩 정신을 차린다. ) 앗, 아니야! 고맙지만, 난 괜찮아- 얼른 환자들한테 가자! 다들 테이얀을 기다리고 있을거야. ( 다시 방긋 웃는 얼굴로 )

>>569 이바
....나는, 마법소녀니까. ( 답하는 입은 항상 같은 대답을 하였고, 항상 같은 미소를 띄운다. 감정조차 죽은 것처럼 텅 빈 눈이었을까. 모르겠다. 정말로 그것만이 모든 것의 이유일까? 모르겠어. ) ............... ( 이바의 말투가 변한다. 슬프지 않아? 하는 물음에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이게, 슬픔이야? 미안, 모르겠어. 너의 슬픔은 알겠어. 하지만 나의 슬픔은 잘 모르겠어. 그런데, 나는 슬픔만은 아닌 것 같아. 괴로움? 그것 뿐만이 아니야. 무언가.. 무언가 다른 감정이. 좀 더 어두운 감정이. 그런데 이게 무엇인지 모르겠어. 나만 살아남았다는 이바의 말에는 죽은 눈을 천천히 내리깔며, " 맞아. " 하고 속삭였을까. 죽어도, 다쳐도, 정신을 잃어도, 스스로 심장을 찔러도, 눈을 감았다 뜨면, 다시 살아있다. 힘을 주어 맞잡는 이바의 손을 내려다 본다. 같이 힘을 주어 맞잡는다. ) 우리는 모두 병들었다.. 어디 한군데가 망가졌다.. 더이상 인간이 아니다.. 너와 나는 친구라는 이름 아래의 타인.. ( 들려오는 이바의 말을 따라한다. 너는.... 너무 지쳤구나. 그런데도, 너도 나의 행복을 빌어주는구나. 갈라지는 목소리를 듣고, 느릿하게 시선을 들어 이바를 바라본다. 계속 울고 있어. 그러면서도, 너는 나의 죽음을 바래주는구나. ) 나야말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이바. 네가 행복하고, 네가 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 이바는, 죽으면 행복할 수 있어? 그러면 웃을 수 있어? 더이상 이렇게 안 울 수 있어? ( 이바를 느릿하게 토닥여주며 묻는다. 그리고 한 손을 천천히 떼어내면, 어느새 그 손에는 마법봉이 들려있었을까. 이바의 가슴에 대어, 이바의 심장을 정확하게 겨누고 있는 마법봉이. ) 그렇다면, 내가 너를 죽여줄게. 그것이 너의 행복이고, 너의 소원이라면. 네가 죽을 수 없는 몸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언젠가는 어떻게든 너를 죽여줄게. 나는 마법소녀니까. 그러니까, 너를 행복하게 해줄게. 너의 상처를 보듬어주거나, 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지 못한다면, 너에게 죽음만큼은 선물해줄게. 마법소녀로서. 너의 친구로서. ( 뒤틀린 사고는 결국 또 다시 죽음을 약속한다. 친구를 죽여버린다면, 분명 어딘가 더 망가져버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본인이 아닌, 타인이라는 이름 아래의 친구를 위해. ) 달콤한 죽음은 내가 아니라, 너를 위한 것이여야 해. ( " 그렇지? " 하고 묻는 얼굴은 이바와는 반대로 여전히 웃고 있다. 눈을 맞추면, 따뜻하고 슬픈 빛이 살아있는 연보라색 눈이, 이바를 마주보고 있었을까 )

>>572 빌리테
맞아-! 바로 그거야!♫ 그래서 나도 루루라고 붙여준 거야. 노래하는 것처럼 루루를 부르면, 루루가 와줬거든! ( 인형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맞는 것일까. 인형을 끌어안고 고맙다며 환하게 웃는 얼굴은 거짓말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 응! 알았어- 빌리테가 그게 더 편하다면. ( 쾌활한 어투를 따라, 마찬가지로 밝게 답한다. 본인이 좋다, 싫다는 말은 따로 없었다. 다만, 언젠가는 그 존칭에 너의 마음이 들어있으려나. 너의 의지가 들어있으려나. 그것이 조금 걱정스러울 뿐이었다. 웃는 얼굴은 여전했지만 ) 그래도 나는 빌리테의 인생은 이제까지도 훌륭했다고 말해주고 싶어. 나는 너의 인생이 지금까지 어땠는지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그 모든 사건들을 겪고도 너는 지금 너로 존재하고 있잖아. 설령 네가 지금 너 스스로에 대해서 방황하고 있더라도, 너는 지금 살아 숨쉬고 있고, 너의 인생을 생각해보고 있어.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훌륭한 뼈대를 갖췄다고 생각해. ( 쓰다듬듯 빌리테의 머리에 손을 얹으려 하며 웃는다. 스스로에 대한 악담은 아니라고 해도, 답하는 목소리는 진심이었다. ) 그렇다면, 이제부터 같이 찾아보자! 빌리테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나도 아직 배워갈 게 많아. 그러니까, 같이 배우자! 둘이 배운다면, 버거운 것도 반으로 줄어들거야-♫ ( 몸을 일으킨 빌리테의 손을 잡아주려 하면서 반짝반짝이는 눈으로 빌리테를 마주본다. 빌리테가 대답을 피한 것을 알기나 하는 것인지. 대하는 태도는 변함 없이 똑같다. ) 네가 도와달라고 하면, 나는 너를 도와줄거야. 나는 마법소녀니까- ( 웃는 모습은 완벽하게 빛나는 마법소녀와도 같다. ) 빌리테, 내가 무엇을 도와주었으면 좋겠어?

>>574 레갈리스
아니야-! 완전 잘 감췄어! 나도 제대로 본질을 보지 않았으면 전혀 몰랐을테니까- ( 해맑게 답하는 웃는 얼굴에 거짓은 없다. 레갈리스의 정체를 눈치챘음에도, 레갈리스를 대하는 태도는 변함 없이 똑같았다. ) 레갈리스도 그렇구나-!♫ 맞아!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하면 나도 기뻐.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슬퍼하면 나도 슬퍼. 그래서 레갈리스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 환하게 웃는다. 그러나 넘치는 애정의 눈빛을 마주하면, 사랑스럽다는 말을 듣게 되면, 눈을 크게 뜬다. ) .....응? ( 알 수 없는 감정. 종알종알 떠들던 입도 꾹 다물고, 얼굴은 서서히 새빨개졌던가. ) 어-어라..? 어라..? 어라? ( 황급히 양손으로 입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인다. 생기 있는 연보라색 눈은 혼란스러움에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얼굴이 너무 뜨겁다. 뭐지? 뭐야? )

>>575 바벨
내가 원하는 것보다도, 바벨이 안 다쳤으면 좋겠으니까. 어쨌든 고마워, 바벨- 약속해줘서. 나도 꼭 지킬게! ( 맑게 웃으며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약속은 둘이다. ) 응. 난 괜찮아. ( 여전히 눈을 감고 웃는다. 항상 같은 대답. 시선을 느끼고 눈을 뜨면, 눈이 마주친다. 빛이 다시 나타난 눈으로 잠깐 마주보다가 다시 웃는다. ) 바벨의 문제? ( 고개를 푹 숙인 모습도 역시 평소답지 않다. 걱정스레 바벨을 살펴보다가 ) 아니야! 전혀 한심하지 않아. 사람들은 원래 다양한 모습들을 가지고 있고, 그것도 바벨의 모습 중 하나일 뿐인걸. 그래도 바벨이 그걸로 힘들다면, 내가 그 문제를 해결하는 걸 도와줄게! ( 눈을 맞추려 하면서 말한다. 여전히 바벨을 위해 거리를 띄운 채이면서도 ) 응! 약속을 지키는 운명이야. 나는 기다리고, 바벨은 돌아오겠다고 했잖아? 정말로 기다렸더니 바벨이 와줬어. 약속 지켜줘서 고마워! 늦었지만, 안녕, 바벨- ( 헤어졌던 그 모습 그대로. 환하게 웃으며 ) 고-향-?! 여기, 바벨의 고향이었어?! ( 덤덤하게 던진 폭탄이 펑! 터진다.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둘러보며 ) 다섯 잔이 적당하다면..... 바벨, 평소에 열 잔 마시는 거야?! ( 애초에 그 정도는 훌쩍 넘기겠지만. 그래도 곰곰이 생각하다가 정말로 깜짝 놀라는 모습은 우스울 정도였을까 ) 바벨? 역시 많이 취했구나..! ( 붉은 얼굴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지금까지는 한번도 보여준 적 없는 반응을 보고 확신했다. 단단히 취했어..! 다시 바벨의 얼굴을 걱정스레 바라보다가 ) 그럼 산책 가자! 바닷바람을 맞다보면 바벨의 술 기운도 금방 깰 수 있을 거야-♫ ( 해변을 걷기로 결정하고, 바벨이 어지러워 넘어지지 않도록 바벨의 손을 잡아주려 한다. 만약 잡았다면 바벨에게는 더 충격이었을지도 ) 자, 그럼 가자-!♫ ( 해맑게 웃으며 천천히 앞서 걷기 시작한다. 모래가 사박사박 밟히는 소리가 낯설지만, 신기했다. )

>>591 스텔라타
꽃을 피우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야. 스텔라타는 책도 읽어줄 수 있잖아? 이 나무도 스텔라타가 들려주는 목소리를 들으며 잠시 잠들어있는 것일 거야. 스텔라타의 목소리가 좋아서, 잠깐 쉬고 있는 것일 거야. ( 책, 그리고 나무를 천천히 바라보는 시선은 따뜻하다. 그리고 애초에 이 주변의 꽃들은, 네가 피운 것이겠지. 비록 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언젠가는 너의 그 예쁜 마음이 저 나무에도 닿아 꽃을 피운다면 좋을텐데. 바람을 담아 스텔라타의 손을 잡아준다. ) 응-! 시간 속에서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같이 생각해보자. 스텔라타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스텔라타의 결정을, 내가 도와줄테니까!♫ ( 그것이 마법소녀였으니까. 잡은 손을 살살, 붕붕 흔들려고 하며 눈을 반짝반짝인다. ) 그래? 그럼 스텔라타가 나에게 꽃을 피워줬나봐! ( 칭찬은, 희망으로 돌려준다. 꽃처럼, 어쩌면 스텔라타의 말을 따라 그보다 더 환하게 웃으며 )

600 블량슈 (1X8QQQd8w6)

2022-07-14 (거의 끝나감) 22:26:44

>>592 테이얀
그렇구나- 음음 나는 입맛이 없는가-싶었지(그 존재는 납득한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저번에 봤던 거기-? 응- 생각나면 찾아갈게-(그 존재가 언제 생각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이 다음 애네 둘 밥먹고 헤어진걸로 할레여? 더이상 이어질게 많을 것 같진 않아서!

>>596 레갈리스
바다 냄새-? 그런게 나던가-?(바다 냄새 투성이인 그 존재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겠지요)
특별한 목적이 없구나- 나도 딱히 이유는 없이 여기서 뒹굴거리고 잇었어-(그 존재는 가볍게 응답합니다. 그 존재는 딱히 뭔가를 생각하거나하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뭔가 드래곤-을 만나는건 오랜만인 것 같네-(혼잣말하듯 그 존재는 이야기합니다)

601 헤르베라 (6ECVmydUFo)

2022-07-14 (거의 끝나감) 22:37:27

>>599 리카
크기만 더럽게 큰 창고인 것을, 무어가 그리 신기한가! 귀여운 그대일세! (하하하! 소녀의 반응이 몹시 마음에 드는지 그녀의 웃음이 평소보다 활기차다.) 보여준다고 닳는 것도 아닌데 어려울게 있겠나. 편히 보게나. (그녀는 아래로 내려온 소녀와 함께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방에서 은은히 밝아지는 조명 아래 온갖 술로 가득찬 창고 안이 비춰진다. 갖은 술냄새가 섞여 역할 법도 하나, 신기하게도 모든 향이 어루러져 되려 편안하다. 계속 맡다보면 취할 것 같은 건 마찬가지지만.) 그렇다네! 전부 내 손으로 만들었지. 술 뿐만이 아닐세. 술마다 맞는 병과 통을 만드는 것도 한다네. 같은 술이라도 병에 담느냐 통에 담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니 말일세. (그녀가 과장스레 손을 저으며 손가락을 튕기자 수많은 병들이 일제히 흔들리며 찰강찰강 맑은 소리를 울렸다. 그게 즐거운지 유쾌하게 웃은 그녀는 소녀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묻는다.) 그래. 그러고보니 그대는 술을 즐기는가? 좋아하는 맛은 따로 있는가? 뭐든 맛보고 싶다면 말하게. 사양할 필요 없으니 얼마든지!

602 나하르 (AZHK6dcxRI)

2022-07-14 (거의 끝나감) 23:10:15

>>562 레인
글쎄, 길드의 토벌리스트는 믿을만한 악이 많지만 정작 그 길드라는 놈들 역시 대부분은 나의 처벌 대상이더군. 그래서 다시 한 번 묻는다만, 자네는 어째서 이곳에 있는건가.(그녀의 말투는 어딘가 진정 되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미 수천년도 전에 자기 자신을 세상에서 분리해 하나의 세계라고 단정지어버린 탓인가, 어딘가 당신과 닮아 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악은 인간이 모르는 곳에서 자행된다. 타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마땅히 펼쳐야 할 꿈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것- 그렇기에 지금의 세상은 악. 모든 것을 소멸시켜서 재편해야 할 필요가 있지.(주변의 소음이 잦아든다. 마력으로 주변을 감싸서 소음을 차단한 것이리라. 그녀는 온전히 당신과의 대화에 집중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나는 극한에 치닫은 살의로 밖에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며 또한 그 세계에는 지금에 속한 누군가가 닿을 일도 없지. 광기도 감정도 검을 휘두르기 위한 것. 하지만, 자네는 어쩐지 마음에 드는군. 이 곳의 신성은 아니야. 그렇다고 해서 신이 아닌 것도 아니지. 내가 살육할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 이상으로 이해해보고 싶기도 하군.

>>569 이바
웃기는군. 그것도 모를 것 같나.
(그녀가 스스로 정한 규칙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그 누구도 그녀에게 닿지 못한다.)
(감정적이든 이성적이든, 그녀는 스스로 타인에게 공감할 수 없으며 타인 역시 그녀의 진의를 완전히 알아차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리라. 그 때문에, 그 무엇도 그녀에게 닿지 않는다.)
(둘째, 그 무엇에도 분노해서는 안된다.)
(감정을 죽여라. 모든 것을 죽여라. 자신을 이루고 있는 것을 모두 죽이는 것으로 그녀는 신에 닿을 힘을 손에 넣었다.)
(셋째, 사랑해서는 안된다.)
(그 무엇도, 사랑하지 말지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나는 나의 약한 부분을 떼어냈다. 네놈은 죄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어리석고 부끄러운 것을 더 나은 것으로 바꾸는 것이 선을 행하는 것에 있어서는 쓸모 있다고 판단한거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듯 가볍게 손짓했다. 거기에는 더 이상의 분노도 증오도 없었다. 그것마저도 불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일까.)
네놈이 묻는 죄는, 신을 향한 것이냐 인간을 위한 것이냐.
신이 두려워 죄를 두려워하는 것이냐, 죄가 밉기에 신을 두려워하는 것이냐.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당신의 뒤쪽, 넓게 펼쳐진 세상. 자신이 등을 돌리고 살아왔던 것이었다.)
죄를 거듭하기에 인간이다. 선의 이면에 악이 있다면, 나는 그것을 기쁘게 베어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악이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악한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인간을, 악을 긍정한다. 그것뿐이다.
악을 긍정하라. 악의 이면에 있는 선을 긍정하라. 이바. 난 내 살육이 죄가 아니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엄밀히 말한다면 나야말로 내가 증오해 마지않는 거악의 하나겠지. 남의 생을 멋대로 재단하여 끝내버리니까.
이것이 단 하나의 방법인 것에는 의심이 없지만, 그럼에도 나는 악이다. 단순한 이야기지. 나 이외의 모든 것을 죽이면, 남는 것은 극한의 악. 쉽지 않은가?
(그녀는 당신을 향해 손가락을 들이대고 한껏 비꼬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신을 미워하고, 상처를 입고 무너져 내린 것은 자신이 만난 대부분의 불멸자가 같았다. 어디에도 특별한 것 따위는 없었다.)
신의 파편이 말하더군. 어디 한번 신이 되어보라고. 얼마든 되어주지, 모든 악을 죽이는 극한의 악이 되겠다. 모든 인간이 죄를 짊어지는 지옥에서, 그럼에도 선을 추구하는 진정한 인간을 만들 것이다. 살육은 그것을 위한 과정이야. 필요한 것이기에, 행할 뿐이다. 어떤 감정도 없지. 아니, 확실하게 있군…

나는, 선함을 원한다. 그렇기에 방해를 죽인다. 몇 번이고 죄악을 거듭해주마.

>>574 레갈리스
그 곳이 바로 인간이 진정 살아가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고난을 겪으면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인간 아닌가.
(당신의 탄식을 삼키듯 그녀는 말을 이어간다.)
세상인가, 오랫동안 둘러본 이의 생각으로는 그다지 바뀌는 것은 없다 생각한다만. 용이나 되면 역시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는 건가?

>>581 모로우
그런가. 고뇌하는 것 역시 지성을 가진 이로서는 당연한 것이지. 다른 것보다도 자신이 아닌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확실히 선에 가깝군.(그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녀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다만, 그것은 인간의 것과는 조금 달랐다. 그녀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자기 자신 밖에 없었으니까. 완전히 다른 세계의 가치관은 이해도, 설명도 불가능했다. 난잡하고, 억지스러울 뿐.)
무참무괴. 부끄러움도 수치도 없이 욕망을 행하여 악을 배제하고 번성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선이다.

>>591 스텔라타
꿈을 꾸기만한다면 무엇도 이루어지지 않지. 내가 원하는 것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욕망을 다하는 것이다.(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그대로 손에서 열기를 뿜어 검을 녹였다. 손위로 흘러내리는 쇳물에 손이 탈법도 했지만 그것은 마치 물처럼 흘러 그녀의 손 틈 사이로 흘러내려 땅에 스며들 뿐이었다. 불을 퍼뜨리는 일도 없이, 그저 물과 같이.)
ㅡ아니. 나는 잠들 생각이 없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당신과 눈을 맞추었다. 텅 비어있는 눈에는 조용하게 타오르는 살의가 형태를 갖추며 마치 다른 감정인 것 마냥 어지럽게 그 모습을 바꾸어 간다.)
내가 잠드는 것은 그것보다도 먼 미래. 진정으로 선한 이가, 나의 목을 가지러 오는 순간이지.

603 세투스 (5htjZzEXgA)

2022-07-15 (불탄다..!) 00:22:33

>>384 모로우
아, 그렇군요. 흥미로운 곳이지요. (제대로 듣진 못했지만 아무튼 고개를 끄덕이고 봤다) 더 짧게 하면 세트, 투스, 쓰레기(?) 등... 여러개가 있지요. (농담이라는 듯이 짧게 웃고) 역시 제일 좋아하는 곳이라면 소행성 B612일까요. 그곳에 사는 어린 친구가 꽤 재미있는 친구거든요. 버릇없는 장미도 있고, 상자 속 양도 귀엽답니다. (어깨를 으쓱이고) 핫하, 추하다니요. 취한 사람이리고 다 추한건 아니죠. 뭐, 그래도 한두잔 정도는 받을 용의가 있습니다만? (방석을 바닥에 깔고서 옆 바닥에 앉았다)

>>385 블량슈
슬프게도, 그런 일은 당하지 않았습니다. (읏차- 하는 소리와 함께 모래 밖으로 빠져나왔다) 흠. 뭔가 다른 점이라도 있습니까? (지평선 너머를 바라보았다) 이런 예쁜 바다를 가진 행성이 그렇게 많진 않은데요.

>>388 비비
뭐어야. 깃펜을 찾던 거였습니까? 제 수중에도 깃펜이 몇 개 있긴 한데요. (정장 안주머니에서 깃펜을 우수수 꺼낸다) 필요하다면 한두개쯤은 드릴 수 있습니다. 곰팡이 핀 옥수수 껍데기 우주 쓰레기는 그정돈 드릴 수 있습니다. (무표정으로 핫하- 하고 웃었다)

>>393 이바
핫하, 감사합니다. 뭐, 자학개그(?)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원래 첫인상은 안좋게 잡힐수록 좋은거니까요. (웃으며 말하고는) 그렇습니까? 하긴. 스타게이저들은 다들 떠돌아다니는걸 좋아하니까요.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하,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인사 해드리겠습니다. 혹시나 만난다면 우주 구석구석을 안내해드리죠. (슬퍼보이는 듯한 목소리는 굳이 지적하지 않았다) 음, 과일이라. 제가 사과를 좋아하긴 합니다만... (곰곰히 생각하다가) 사과로도 차를 만들 수 있습니까?

>>397 나하르
아뇨, 생각해보면 의외로 심심치않게 일어납니다. 우주는 워낙 넓으니까요.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이런 행성 안에서도 갑자기 웜홀에 빨려들어갈 수도 있는거에요. 미스테리한 실종 사건들. 들어본 적 없으십니까? (키득거리면서 말했다)

>>404 마논
이 시간축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 생각하신대로가 맞습니다. 저는 스타게이저니까요. (방긋 웃었다) 아, 계속 말씀하시던게 이름이었군요. 어떤 고유명사인줄 알았잖습니까. (핫하- 하며 웃고) 뭐, 제가 신은 아니지만 신의 사자를 만났다면 위업이 맞긴 하겠죠?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듯, 멋대로 해석했다) 그럼 마논은, 어떤 진리를 계몽시켜주십니까? (고개를 갸웃거렸다)

>>408 리카
맞습니다. 신이나 천사라기엔 날개가 없고, 마족이나 악마라기엔 뿔이나 꼬리가 없으니까요. (지극히 편견에 기댄 말이었다) 쓰레기를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저는 제 상황을 제극히 객관적으로 판단하니까요. 뭐, 자학 개그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가볍게 웃고) 꿈과 희망이라... 제 꿈이라 하면, 외롭지 않게 사는 것 일까요. (핫하- 하고 웃었다) 이루기 힘든 꿈이지만요. 이런 꿈도 지켜주실 수 있습니까?

>>410 레인
그렇습니까? 평범하지 않은건 좋아하는 편입니다. (이내 몸응 똑바로 세워서 바닥에 가볍게 착지했다) 아쉽네요. 지금 조금 배고프던 참이었는데. (자신의 배를 가볍게 쓰다듬고) 핫하, 그런 편입니다. 무중력에 익슥해지려면 저 또한 무중력이 되어야 하니까요. (알 수 없는 설명을 하며 웃었다) 마드모아젤도, 한번 거슬러 보시겠습니까? (눈웃음 지으며 상대에게 손을 내밀었다)

>>451 빌리테
어, 음, 뭐.... (잠시 고민하다가) 예쁩니다? (짜잔- 하며 말하곤, 잠시 뒤에 웃었다) 농담입니다. 미래 예측은 못하지만 신화를 되새기는 것 정도야 할 수 있습니다. 별들은 수다스러워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해주거든요. (어깨를 으쓱인다) 저런. 인간과 토끼는 공통점이 너무 많아서 자주 헷갈리네요... (?) 핫하, 농담입니다. 인간.... 은 맞으신거죠? (애매한 대답에 재차 물어본다)

>>464 레갈리스
물론이죠. 밤하늘을 비추는 호수만큼이나 아름답습니다.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하지만 역시나 어두운 밤의 호수만큼이나 위험하기도 합니다. 자칫하다간 길을 잃기 십상이거든요. 덕분에 저도 여러번 길을 잃은 적이 있었죠.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다음에 가게 된다면, 이 세투스를 찾으십시오. 좋은 별로 가는 길을 여럿 알고 있으니까요. (가볍게 웃었다)

>>542 파인 레이니
그렇습니다. (사실 세투스는 그런 뜻으로 말한게 아니었지만... 아무튼 긍정했다) 아무튼, 이런 곳에서 혼자 낚시라니. 위험할지도 모릅니다. 이상한 사람들이 해코지할지도 몰라요? (입에서 바늘을 뽑 빼냈다) (것보다 본인도 이상한 사람이라는걸 눈치채지 못한걸까?) 심심하시다면 말동무 정도는 해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낚시에는 소질이 없어서 말이죠.

604 블량슈 (51lU.saza6)

2022-07-15 (불탄다..!) 00:32:12

>>603 세투스
행성-? 그게 뭔데-?(그 존재는 모르는 것에 고개를 갸웃거릴뿐이다)
뭐 사형 안 당한거라면 됬어-(이내 그 존재는 다시 뒹굴거릴뿐이다. 당신이 뭘하든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일까)
...뭐어- 그래서 할 이야기라도 있는걸까-?

605 이바 (TNvVvICWjY)

2022-07-15 (불탄다..!) 02:56:08

>>570 헤르베라
아하하, 그러면 오히려 당신께서도 숲이 싫어해서, 갇힌거 아닐까요? 다른 곳에 가면 안돼~ 다른 숲이 위험해질바엔 차라리 내가 위험해지겠어~ 같은 느낌? (키득거리면서 당신의 웃음에 대답했다. 제 농담에 이렇게 웃어주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은은하게 과실향이 코를 간지럽히자, 조금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어떤 이름의 과일일까.) 그래도, 다른 사람들 중에서는 잔뜩 있어도 전혀 내어주지 않는 사람도 많은걸요. 고맙습니다.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통나무와 나무판자들이 날아와 작은 의자를 만들어낸다. 그 광경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당신에게 묻는다.) 와, 혹시 마법사신가요? 아니면 마녀님이신가요? 저, 마법과는 연관이 없어서.. 엄청 신기하네요. 이런 식으로도 쓸 수 있구나. 생활이 많이 편하시겠어요. (당신을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다, 수정을 녹여서 빚은 술이라는 말에 빤히 그것을 바라본다. 수정을 녹여서 만든 술?) 정말 신기하네요. 저, 이런거 엄청 좋아해요. 잘 마시겠습니다. (당신에게 잔을 들어올려보이고는, 부드럽게 웃는다. 잔 안에서는 안개가 흐른다. 꼭 이 안개를 마시는 기분이야. 입으로 술을 쭉, 길게 넘긴다. 입 안에서 서서히 알싸함과, 톡 쏘는 맛이 번져온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정말 맛있었다. 차 이외에 무언가를 입에 넣은건 얼마만일까. 이렇게 맛있는건 처음 먹어보는것같았다. 길게 마신 뒤에는 긴 숨을 뱉는다. 코로, 푸른잎 차를 마신 뒤와 흡사한 잔향이 올라온다. 목 안쪽부터 번져오는 따스함.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다.) 정말 대단하네요.. 맵고, 톡쏘지만.. 전혀 불쾌하지 않아요. 오히려 좋은 자극이 되어주네요. (그리고 천천히 뺨이 붉어진다. 어느샌가 취기가 올라오는것같다.) 으음, 기분이 좋네요.. 괜찮으시면 제 선물도 받아주시겠어요? 술을 만드시는데에 도움이 될 지도 몰라요. (그리고는 당신에게, 소매 안쪽의 자그마한 주머니에서 정성스레 종이에 쌓인 찻잎을 건넨다. 신기하게도 붉은 빛이 감돌았다.) 저희 집 마당에서 자라는 아이들인데, 아직 이름은 없어요. 은은한 향이 나서 마셔보았더니, 꼭.. 깊은 새벽같은 맛이 나더라구요. 서늘한 밤공기가 감싸듯 목넘김이 좋고, 입에 머금으면 연한 단맛이 나는데, 음.. 뭐라고 설명을 해끅! (갑작스러운 딸꾹질에 놀란듯 당신을 바라본다.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것처럼 당황스런 얼굴이었다.) 죄송해요, 너무 오랜만에 마신 술이라서... (살짝은 풀린 눈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벌써부터 취한건지.)

>>574 레갈리스
(당신의 긴 이야기에 감동받은듯, 눈을 깜빡이며 당신을 바라보다가 빙긋 웃었다.) 네, 너무 마음에 들어요. 감사합니다. 바다의 신께서는 모든 생명을 사랑했군요... 아아, 소멸하셨다는게 아쉬워요. 모든 신들이 그분같았더라면 좋았을텐데. (잠시 침묵한다.) 그 물고기는 어떻게 되었나요? 여전히 다른 생명들을 사랑하며 지내고 있나요? 그들이 죄를 지었더라도?

>>575 바벨
와아. 바벨씨, 대단하네요. 싸움도 잘 하시고.. 언젠가 한번 보고싶네요. 으음, 그래도 실전같은 상황이면 마음이 아프니.. 나중에 꼭 연습하시는거 보여주세요. 아, 그리고 그것도 듣고싶어요. 모험은 재밌었나요? (부드럽게 웃으며 당신의 추억 얘기에 관심을 보였다.) 죄송해요오오오오.......(길게 떨어지며 연신 당신의 눈치를 살핀다. 체념한듯한 저 힘없는 미소때문에 죄책감이 느껴진다. 그러다, 당신이 마법을 사용해서 땅 위로 안전하게 착지하자 와, 하며 당신을 바라본다.) 아까워라. 죽을 수 있을줄 알았는데. (키득거리면서, 괜히 농담으로 당신의 기분을 풀어보려했다.) 으음, 그나저나 이렇게 멀리 온건 또 처음이네요. (주변은 끝모르게 높이 솟아있는 절벽과 돌무더기로 이루어진 산, 그리고 높은 나무들 뿐이었다. 말라 비틀어진 나무들, 거센 바람.) 으음, 그러고보니까 이제 어디로 가야할까요? 우선, 제일 높은 꼭대기로 올라가면.. 어라. (근처에서 마물 한마리가 우리를 노려본다. 돼지같은 생김새에 거대한 육체. 어디서 많이 본것같은데, 저 분을 뭐라고 부르더라. 그런데, 중요한건..) 음, 어쩐지 저분.. 화나신것같네요. 갑자기 하늘에서 말 그대로 뚝 떨어졌으니 그런거겠죠? 저희, 운이 없네요... 그래도 말로 잘 얘기해보면 어떻게 도망갈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곤 당신을 바라보았다.)

>>581 모로우
음,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살아가고 있네요. 못 살아가면 더 좋겠지만! (키득거리면서 당신에게 농담을 던져본다. 전혀 농담같진 않은게 우스운 포인트라고 생각하는걸까.) 귀족같다뇨.. 자꾸 그렇게 칭찬해주시면 저, 도망갈지도 몰라요? (해맑게 웃으면서 장난스레 얘기한다. 이렇게 칭찬을 들은건 또 얼마만이란 말인가.) 아우. (당신이 자신의 콧대에 약하게 손가락을 튕기자 소리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코에서 주륵, 붉은 선혈이 방울져 흐른다. 어라, 하고 소리내고는 손가락으로 슥슥 코를 닦아낸다.) 아! 신경쓰지 마세요. 제가 워낙 약해서.. 으, 사과도 하지 못하게 하시고. 나쁜 사람이셨네요. 드디어 정체를 간파한걸까요? (당신을 따라서 장난스레 얘기한다.) 돈이라, 당연하죠. 얼마정도면 될까요? 이정도면 괜찮을까요? (잠시 집 안으로 들어가서는, 오래되어보이는 와인을 꺼내온다. 낡아서 삭아진 유리병에 들어있는 와인엔 상표도 작게 붙어있었다. 글씨도 군데군데 번져 알아보기는 힘들었지만... 오르페우스라고 적혀있다.) 이거 엄청 비싸다고 하더라구요. 분명 왕국 하나를 살 수 있을정도라고 하던데, 이정도면 충분한 값일까요? (궁금하다는듯한 얼굴로 당신에게 묻는다. 보통이라면 비꼬는거겠지만, 그는 단순히 당신의 괴담에 대한 값으로 이정도면 충분한지 묻는것같았다. 이 술은 이제 구할수 없다고 들었다. 하지만, 자신은 그저 운이 좋게 길거리에 담긴 와인상자에서 동화 두개를 주고 이걸 샀을 뿐이었다. 아주 오래전이었다. 몇백년전이었더라. 천년단위던가? 그러니, 이 물건의 진가를 알아볼수 있는 사람에게 준다면, 자신은 그걸로 행복할 따름이었다.) 다행이네요. 그럼 제가 자주 대접해드릴게요, 종종 놀러오세요. 남는건 시간뿐이라서요. (부드럽게 웃으며 당신을 바라본다.) 음... 둘다 좋네요. 코냑을 넣어서는 처음 마셔보는데, 나쁘지 않아요. 왜 이름에 로열이 붙는지 알것같네요.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홍차가 좀 더 좋은것같지만요~ (어느샌가 뺨이 좀 발그레해졌다. 술에 약한건지, 취기가 도는것같았다.)

# 아니야 괜찮아~!!!! 완전즐거움!!!!!!

>>599 리카
(너는 또다시 자신은 마법소녀라고 대답한다. 같은 대답, 같은 미소. 그리고 똑같이, 텅 비어버린 눈.) 마법소녀는... (말을 잇지 못한다. 왜 그렇게 이타적이여야만 하냐는 대답에, 마법소녀니까라고 대답을 듣는다. 그렇구나. 마법소녀는 희생을 요구하는거구나. 네게 씌인 주박이구나. 내가 신이라는 이름 아래, 철창에 갇힌 새였던것처럼. 문득 신음한다.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기억에 불쾌한듯 머리를 감싸쥔다. 내가 신이었다고? 눈을 깜빡거린다.

' 이바님. 좋은 아침입니다. '

그렇게 말하는 넌 누구야?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목소리는 안개에 감싸인듯 울려퍼진다. 네 얼굴도 떠오르지 않아. 불쾌하다.) 리카. 너는 무엇으로 태어났어? 인간으로 태어난거야, 아니면 마법소녀로 태어난거야?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인간의 삶을 살아도 돼. 마법소녀로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그게 요구하는 마법소녀의 기준에 부합할 필요는 없어. 우리는 모두 다 다르니까. 각자 개성이 있으니까. 그게 널 너답게 만들어주는거니까. 이타적이지 않아도 좋아. 그런 당연한 사실을 떠올려야해. 네게 묶여있는 사슬은 오로지 너만이 끊을수 있어.(그리고는 가만히 널 바라본다. 너는 눈을 천천히 내리깔며 속삭인다. 맞다고. 너는 내 손을 같이 힘을 주어 맞잡는다. 너 또한 그렇구나. 너도 죽으려고 했었구나. 아아. 가슴이 찢어진다. 숨을 쉬기가 어려울정도로 괴롭다. 또 다시 그때와 똑같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상황. 너는 슬퍼하고, 나는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다. 이래서 관계를 피하려고 했는데. 두번다시 상처받지 않도록,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래도 다시 도망칠수는 없어. 이토록 상처받은, 너를 내버려두고 도망칠수는 없어. 너는 내 말을 따라한다. 그래, 불멸자라면 당연한 것들이니까. 숨을 쉬고 심장이 뛰는것처럼 당연한 일. 긴 시간은 우리를 천천히 부식시켰다. 시간의 모래폭풍은 언제나 상처를 남긴다. 너는 시선을 들어 나를 바라본다.) 이젠 그럴수 없어. (조용하게 속삭인다. 그리고 너와 눈을 맞춘다.) 네가 먼저 죽지 않는 한.. 나는 이제 그럴수 없게 되었어. 너를 남겨두고 떠나지 않을거야, 상처받은 내 친구 리카. (너는 나를 토닥이며 묻는다. 그리고 내 가슴에 마법봉을 댄다. 정확한 심장 위치였다. 몇번이고 스스로를 저주하며 찔렀던 심장의 위치. 조용히 네 손을 맞잡아, 마법봉을 너의 심장에 가져다댄다.) 같이 죽자. 언젠가 이 저주에서 벗어날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거야. 인간은 언제나 방법을 찾아내왔으니까... 세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점점 발전하고 있잖아. 먼 옛날을 떠올려봐. 나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적어도, 기억나는 선에서, 세계는 많이 변했어. 예전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것들이 당연한 시대가 왔어. 그리고 우리가 지금 상상조차 할수 없는 죽음도, 언젠가... 저들이 밝혀내줄거야. 그들을 믿지 못한다면 우리 스스로를 믿으면 돼. 우리에게 남는건 시간뿐이니까. 그러니까, 반드시 방법을 찾아서.. 같이 죽자. 내게 채워진 족쇄도, 네게 채워진 족쇄도. 우리를 가둔 새장도, 전부 부수고.. 창공을 비행하는 새가 되는거야. 그곳에서 구름에 둘러쌓인채, 꿈꾸는 죽음을 맞이하는거야. (그리고는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뜬다. 네 눈에는 이제, 따듯하지만.. 슬픈 빛이 감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웃고있는 네가 미웠다. 가슴이 찢어지도록 아프기에. 천천히 손을 뻗어 네 입가에 손을 댄다. 네 입이 전부 감싸지도록.) 너를 위해서 살아줘, 리카. (어느덧 흐르는 눈물이 마르기 시작한다. 고요한 눈에는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결의가 담겨있었다. 붉어진 눈시울로 너를 마주바라본다.)

>>602 나하르
(당신의 말에 차분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았다. 눈빛엔 슬픔이 어려있었다.) 나약한 부분을 덜어내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덜어내고... 자신을 깎아내고, 깎아내다보면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죠. 나하르씨께서 더 나은것이라고 생각하고, 쓸모있는것이라고 생각하는것들. 그게 과연 나하르씨 자신을 위한건가요? (시선을 천천히 내린다.)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은거냐면... 아니라는거에요. 나하르씨, 자신을 사랑해주세요. 제가 그러지 못하는 만큼. 이미 우리는 망가졌어요. 거기에 채찍질을 한들.. 아무것도 달라지는건 없겠죠. 부스러진 자신의 마음마저 없애버리는거에요. (그리고는 천천히 당신을 올려다본다. 당신은 자리에서 일어나있었다.) 저는 신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인간을 위하고 있지도 않죠. 세계에 종말이 온다면, 그걸 막을 수 없는 저로써는 그저 받아들이겠죠. 저와 연관 없는 사람들의 죽음으로부터 도망치겠죠. ...인간은 죄를 거듭하는게 맞아요. 그러나 인간은 발전하죠. 자신의 죄를 뉘우칠줄 알고, 반성할줄 알고, 다른 이를 사랑으로 용서할줄 알죠. 얼마나 모순적이고 불완전한 존재인가요? 그렇지 않나요. (그리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과 눈을 맞춘다.) 당신은 악이 아니에요, 나하르씨. 인간이 악이 아니듯. 그저.. 도망치고 있는것 뿐이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을 용서할수 없을테니까. 나하르씨의 과거를 제가 지 못하지만.. 그만두세요. 더이상 죄를 짓지 마세요. 당신이 당신 스스로를 더이상 사랑할수 없게 되기 전에. 저처럼 말이죠. (잠시 입을 다문다. 당신은 한껏 비꼬는듯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손가락을 들이댄다. 그리고는 당신의 말에, 천천히 당신의 손을 잡으려 손을 뻗었다.)

누구도, 누구의 위에 군림할수 없어요. 인간이 신의 위에 있지 않고, 신이 인간의 위에 있지 않듯. 하물며 어떻게 인간이 인간의 위에 군림할수 있나요. 죄악을 거듭하지 마세요. 나하르씨... (애처롭게 당신의 이름을 부른다.)

606 레인 (NkTL1YaICM)

2022-07-15 (불탄다..!) 02:58:06

>>561 리카
(리카의 이야기를 들었던 그것의 입에서 작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분명 흔치 않은 일, 하지만 그것은 상대방을 폄하하거나 무시하는 웃음이 아니었다.)
설마 그래서 믿음이 하나라고 한건 아니지~? 그런 뜻이건 아니건 이건 좀 안되겠네~
물론 '내가 타인을 믿어도 타인도 날 믿으리란 보장은 없다.' 라곤 하지만...
어느 한쪽은 사사로운 부분에서도 믿어 의심치 않는데 다른쪽은 그러거나 말거나라? 난 그런 일방적인거 안좋아해~
...네가 날 믿겠다면 난 그런 너를 믿어. 단지 그것뿐이야.
(그것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리카에게 조목조목 짚어주었다.)
그렇네~ 슬슬 저녁 먹을 시간이기도 하고? 오늘은 뭐가 좋을까~
마침 파스타 이야기도 했었으니 그쪽이려나~?"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녀가 금방 분위기가 바뀌는만큼 금방 돌아온다는 것일까? 계속 가라앉은 그대로였다면 아마도 그것의 성격상 안절부절하는 상태가 되었을수도...)
음... 하지만 마법소녀도 결국 소녀인걸? 비록 주어진 운명이 악을 물리치는 거라곤 하지만 힘들때도 있잖니? 그럴땐 친구와 놀고, 맛있는것도 먹고 그러는 거지~
(라고 말은 해봤지만 불현듯 방금 전의 대화가 떠올랐다.
정말 이 마법소녀는 쉰적이 있었는가?
누가 뭐라 하건 세상은 돌고 돌았기에 어떤 에너지를 담은 매체가 사라지면 그만큼을 다른 누군가, 혹은 다수가 가져가게 되어있었다. 만물의 에너지는 항상 엔트로피가 높은쪽으로 기울게 되어있으니까,)
아, 그러고보니 나도 들은적 있는거 같아~ 살다보면 가끔 그런 이들이 나타난다고도 하거든~
네가 안고있는 친구도 어떻게 보면 그렇고 말야.
(인간의 기준에선 누가봐도 비정상적인 것, 인간성을 깨달은 외신에게도 마찬가지, 하지만 이미 익숙해지고도 남았을 단어...)
...그래. 나도 격려가 필요한 때는 있겠지...
(그런 단어, 개념을 알기 전까진 그런게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의 그것에겐, 없으면 허전해지게 되었다.)
그렇겠네~ 마법도 있고, 운명도 있으니까. 그 운명이 서로 만나 공명하게 된다면... 다시 만나는 때가 오겠지?
(마치 그런 말들에 반응하듯 마법봉이 잠깐 빛을 내었을까? 여전히 환하게 웃는 모습은 그것에게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었다.
과연, 이게 마법소녀라는 존재인 걸까?)
음~ 글쎄~¿ 사실 뭐든 다 좋지만... 요즘은 달콤한게 끌리는거 같아~

>>569 이바
역시 칭찬은 좀 부끄럽네~ 이거,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단 말야~?
그래도, 어떤 작품들에게서 무언가를 느낄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예술을 아는 사람이란 뜻 아닐까?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그림을 바라보는 그에게 그것 역시 차분하게 웃어보였다.)
오, 이 근처 출신이구나? 그럼 역시 나보단 잘 알겠네~
나도 그리 멀진 않은데... 사실 거리상으로 따질 수는 없어~ 언젠가는 엎드리면 코 닿을곳, 어떤때는 한참 가도 도무지 관문이 안보이는 곳이기도 하니까...
어떤 의미로는 마법같은 곳이려나...?
(스스로 말하고도 조금 찔리지만,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것이 살던 곳에도 엄연히 마법은 존재하고 있으며, 본래 심연이란 것은 어디에도 있되 어디든 존재하진 않는 법이니까.)
그쪽도 잊어버린게 꽤 있나보네~ 나도 어떤면에선 마찬가지거든...
(가령 본질로 돌아가는 방법이라던가, 그나마 기억하는 거라곤 자신의 존재와 오로지 자신만 알고 있는 이야기들...)
뭐 어때~ 살다보면 진짜 이름이 아닌 경우로 살아가기도 하고~ 원래 이름이란 것도 그 존재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 뿐이니까~
(당장 자신도 그런 맥락으로 가지게 된 이름 아니던가, 그것은 씁쓸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도록 조금 더 미소지었다.)
응? 선물?
(그것은 조금 당황했다. 동류의 이형신들은 물론이고, 생면부지의 인간들이 제물이랍시고 자신에게 이것저것 주었던 기억이야 있지만 '만난 것도 인연'이란 의미에서 받는 선물은 난해하기 그지없었다.)
그럼 약간 가보 같은거 아닐까...? 아무리 내가 주면 받는다 해도...
(겉으로 보아선 구의 형태를 지닌 오래된 예술품 같은 것, 하지만 본인은 예술과의 거리가 있다보니 좀 더 알아볼수 있는 이가 가지는게 나을 것이다. 라는 말을 얼추 이해할것 같으면서도 역시 조금은 조심스러워졌다.
게다가 그 조각상도 무언가를 알고 있는지 돌연 검게 물들어가니...)
얼레...? 이거 왜이런다니?

>>574 레갈리스
아무래도 어두운데에 익숙하니까~ 모험심도 좋지만 조금만 익숙하지 않아도 금방 넘어지니까 조심해야 한다구~¿
(어둠에 익숙하다는 것은 그것에겐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것과 같은 의미지만, 농담조로 던지며 웃어보였다.)
뭐... 사실 그런 부분도 있어서 가끔 장난치는 일도 있긴 해~ 아무도 없을거라 생각하는 곳에서 튀어나오는거, 은근히 재밌거든~
(어린 이형신들과 놀아줄 때의 추억이 잠깐 스쳤던 걸까, 그것은 조금 감성적인 표정이 되었다.
물론 그 아이들에게도 자신은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음... 아무래도 편하고 그러다보니까 좋아는 하는 편이지?
그렇다고 밝은데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지만~
애초에 좀... 그냥 그럭저럭?
(자신이 어둠을 좋아했는가 곰곰히 곱씹어가며 생각해봐도 딱히 그런건 아니었다.
무엇보다 조금이라도 감정적인 상황이 될라치면 여지없이 내재된 공허로 인해 깔끔하게 리셋되었으니까,)

>>575 바벨
흐음... 그건 뭐 부정 못하겠네... 나도 가끔 단게 땡길 때가 있으니...
(물론 이 육체의 특징인진 모르겠지만, 그걸 감안해서도 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아무튼 몰?루. 뭔가 머리 위에서 타는 냄새가 나긴 하지만 어쨌든 몰?루.
(빤히 자신을 바라보며 추궁하는듯한 그의 언행에도 그것은 더욱 노골적으로 시선을 옆으로 피한 채 특유의 모르는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글쎄~? 피와 살이라도 바쳐야 하나~¿
물론 농담이지만~
(도대체 언제부터 인신공양이 제물의 기준이 되었는지,
솔직히 말해서 가끔은 역겹게 느껴지기도 했다.
동물이고 인간이고, 넖은 범주에서 보면 다 거기서 거기니까.)
어쨌든 뭔가 엄청난 일이 있긴 했나보네...
아주 없지 않긴 해. 악한 본질이 드러난 신이라던가, 세월이 흐르면서 뒤틀려버린 신이라던가~
(어찌되었건 그의 주신 또한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으리라 생각했다.)
아무튼 그부분은 몇번을 말해도 부족하다 이거야~
이제 와서 죄책감을 느낀다느니 조심한다느니 해도 의미는 없겠지만...
그나저나~ 이성적으로 생각해도 그정도야? 그건 다행이네~
사실 뭐... 부정형인만큼 마음대로 변할수 있긴 하지만~¿ 나도 딱 이정도가 움직이는데 편하고~
(그것이 이런 태도를 고수하는게 다른 평범한 외신들의 행동에 비하면 애교처럼 느껴지듯,
실제로 그것이 지금 하는 행동은 사실상 인간 앞에서 교언영색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수준이었다.
신이,
그것도 인간계와는 본질이 다른 이계의 외신이,
그것도 심연 그 자체인 주신이 인간에게 이정도로 싹싹하게 구는걸 제 하위신이나 비서가 보면 어찌 생각할까,
하지만 그것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이것 또한 늘 있는 변덕이었으니까,)
이야~ 그걸 이제와서 느끼니까 죄책감이라던가 흑역사라던가 장난 아니더라고~
뭐... 다른 난폭한 신들은 그런걸 배덕감 삼으면서 희희낙락 보내고 있겠지만~
(남일 얘기하듯 말하지만 사실 어지간히도 신경쓰이는 부분이었다.
이런 사상도 그것에게 인간성이 있기에 그런 것일까?)
오~ 줄 없는 번지점프인가 뭔가도 할수 있는 건가~? 재밌을거 같네!
(단순히 그 외관에 대해 듣기만 해도 호기심이 절로 생기는 말이었을까, 거래라는 이유는 둘째치더라도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일지도 모른다.)
뭐... 그렇긴 하겠다만...
(생각해보면 그런곳의 관리인이 그정도도 판단 못하리라 생각되진 않았다.
그와 동시에 어쨌든 그도 보통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엑... 그거 말야?
(이쪽의 신들과 역사, 마법에 대한 지식이 담겨있는 인피면구의 책,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그것은 질린듯 얼굴을 뒤로 뺐다.)
그걸 알고 있다는건 너도 그걸 함부로 열면 안된단걸 알테고... 남들한텐 어떨지 몰라도 일기장이랑 비슷한 개념인데... 생각해보면 모든 신화서적들이 다 그럴거고...
(한참을 생각에 잠겼던 그것은 다시 완연한 미소를 보이며 자신의 품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한창을 뒤적거리고나서야 보기만 해도 속이 울렁일것 같은 거친질감의 책이 한권 나왔을까?
그것은 그 책을 들고 제 눈높이에서 휘적여보였다.)
요컨데 말하자면 그거지? 내가 이걸 기증하는 대신 나는 그 도서관이라는 곳의 열람권한이 생긴단거?
여느 도서관에서 볼수 있는 방식이긴 하네~

>>577 마논
이야... 아무리 내가 좀 스파게티 괴물같다 해도 말이지~
(키득거리며 조롱하는 그녀에게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것은 천연덕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뭐, 그래~ 애초에 내가 말을 잘못하긴 했어. 그래서 오해가 생긴거 같으니 그건 미안하다 하고싶네~
지도받길 원한다, 보다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고 싶다, 라고 하면 될까?
애초에 신들의 규율도 내가 원래 있던 곳이나 여기나 다 거기서 거기긴 할테고, 그걸 지키냐 마냐도 우리쪽처럼 신들 맘대로긴 하겠다만...
(팔을 든 그녀의 모습 뒤로 후광이 비쳐 생기는 그림자는 얼핏 십자가와 닮아있었다.
과연, 그런 느낌으로 신위를 증명하는 것일까? 그것은 흥미롭다는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인간들이 말하는 신성'이 무슨 의미인지 깨달을 듯 느껴졌다.)
난 내가 기만질을 하지 않았다던가 새디스틱하지 않다고 한적 없어~?
오히려 그런부분은 인정하는 바거든~ 네가 나를 얼추 짐작했듯이 말야.
내가 어떻게 내 본질... 우주의 사악한 일면, 눈먼 백치의 신, 혼돈의 옥좌에 앉아 부정을 읊조리는 자를 무시할수 있겠어?
왜 모든 것의 우위에 있는 창조주가 움직이지 않은 채 방관만 하는지...
왜 창조자인 주제에 창조물의 눈치를 보는지...
왜 아픔, 싸움, 전쟁, 나태, 허무, 인색, 위기, 투쟁, 기아, 오만, 음란, 갈등, 공포, 분노, 질투, 고통이 여전히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
왜 모든 것을 알고 고칠수 있으면서 손도 대지 않으려 하는 건지...
...내가 그 부정들을 아우르는 개념이기 때문이야.
모든 부정, 허무의 상징이자 그것을 흩뿌리는 존재니까.
네가 나를 질책하고 비난하고 무시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해~
(그녀의 일갈과 날카로운 시선에도 그것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 '신성'이나 '자비'를 외치는 자들에겐 당연한 행동이자 반응이라는 것도 질리도록 알고 있었다.
알고 있기에 그들과 대척점에 있다는 것도, 도저히 좁혀질래야 좁혀질 수가 없단 것도 알고 있었다.)
유감스러운점이 있다면 빛과 어둠은 절대 어느 하나만 존재할 수 없단 거야. 그러니까 내가 지금도 버젓이 살아있는 거고,
'나는 허무주의다.'라며 그 모든 것이 의미없다 해도 어차피 못고칠거 방관하느냐, 의미도 없는거 그냥 파괴하느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지.
너도 알다시피... 신은 하나가 아니잖아? 그럼 거기서 또 신성을 가르려 할거야.
그럼 그 중에서 빛이 되지 못한 교리는 어둠(악)으로 치부되어 신성을 인정받지 못할 거고, 그들에게도 똑같이 신의 심판이 내려질 거야.
그 과정을 거쳐야 결국에 남는건 어느 누구도 범접할수 없는 휘광이 될테니까,
지고왕이자 태양신이라 불리던 광명의 신루 라바다이 그러했듯이...
(긴 말을 끝으로 살며시 눈을 감은 그것은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뭐... 너무 내 말만 한거 같아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그쪽의 의견을 듣고 싶어지네.
인간으로 따지면 양극의 파벌이 맞붙는 셈이니 말다툼하기 딱 좋은 주제이긴 하지만... 어쩌겠니? 그게 너라는 존재고, 이게 나라는 존재인걸.
게다가 난, 이런 논쟁도 좋아하니까? 개차반도 굴러봐야 비로소 알지 않겠어?
(그리고선 한쪽 눈을 떠 그녀를 주시했다.)
아까도 그렇고...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해서 허울뿐인 세상따위 부수는게 낫다던가, 부질없는 차원구조물이라던가 한다면, 이곳을 부수고나면 넌 뭘 할건데? 또 다른 세계선으로 가려나?
네가 모든 세계선에서 날 비웃겠다 했듯?
그리고, 왜 굳이 '절반'이야? 거기에 무슨 의미라도?
(요컨데 말하자면, 그것이 자신의 일대기를 얼추 읊었듯 상대의 일대기도 알고 싶다는 의미였다.)
아, 그리고... 아까부터 그렇게 신의 위엄에 대해 일장연설을 하던데, 목은 안말라?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의문이었다.)
아무리 신의 사자라도 이곳에 몸이 묶여있는 이상 생리적인 욕구는 채워야 할거 아냐?
신의 은총을 받는 불사자니까 그딴 '하등한 미물들의 유흥거리' 같은건 필요 없다느니 그런 아쉬운 말은 하지 말기~
외신인 나도 여기서 매일같이 테이스티 로드 찾아다니는 실정이라고~
미안한 마음을 담아서 식대비는 내가 낼테니까~
(정말 엉뚱하기 그지 없을 정도로 대화의 주제가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따지고보면 추상예술에 대한 갑론을박을 하다 이지경까지 왔으니 뜬금없이 딴말을 하는 것도 아닌 셈이지만,)

>>581 모로우
오, 그것 또한 좋은 의견이야! 역시 지식이 있는 사람은 남다른걸??
(그의 품평과 해석에 대해 귀를 기울이던 그것은 한층 더 확장되는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쏠렸는지 갈래머리에서 빼꼼 튀어나왔던 잔머리가 일제히 세워지며 부르르 떨리다가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가라앉았다.)
그... 지금 뭔가 되게 뒤에서 샤라방방한 느낌이 나는거 같은데... 뭐, 멋져보이니까 상관 없나! 나 역시 이쪽에 진심인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야~
(아마도 가극에 심취한 인물이었다면 지금쯤 뒤에서 바구니를 들고 있는 시동들이 일제히 꽃을 흩뿌렸을 것이다.)
정상인이라... 뭐, 앞에서 말한 그 시대를 이끄는 자들이 괴짜라면 얼추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네.
글쎄? 그 괴짜들을 능가하는 괴짜가 되거나, 그 괴짜가 더 기발하고 참신한 바보짓을 할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
(결국 세상사는 돌고 도는 것이었다.
아침이 가면 밤이 오고, 전쟁이 끝나면 평화가 오며, 오늘의 바보와 내일의 바보는 다를 수 있었다.)
그런가? 언변력이나 재치가 뭔가 남달라서 최소한 어디 학회장 정도는 하고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면 길드마스터라던가, 아니면 어딘가의 구역의 소통하기 좋아하는 영주라던가 말이지...
(물론 살면서 재밌는 것을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듯 하다라는 말엔 어디선가 날아온 흉탄에 맞은 기분이 들었었다.
그도 그럴게 심연은 너무 재미가 없었으니까,
아무리 우주에서 떠다니는 마음없는 이형신들이 매일같이 기분좋게 만들어주려 노력해도 그것은 끊임없이 기아와 갈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얼핏 보면 맞는 말이긴 하네~ 그나저나 나한테 어울리는 향? 뭔가 조향사 직업도 가지고 있나봐? 이 세상도 직업 하나로는 벌어먹기 힘든가보네... 아니면 그냥 취미?
(의문을 표하듯 빤히 그를 바라보다가 이쪽으로 시선을 마주치던 그가 불현듯 생각이 났는지 손뼉을 치며 향을 추천해주자 그것은 조금 머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둘 중 하나라면 꿀쪽이 더 끌리긴 하네~
개인적인 취향으론 상큼하고 가벼운 건 그다지 안받다보니...
(어쩌면 그래서 더 나른하고 가라앉은, 어두운 본질이 드러나는 것이겠지만...)
누가 아니래~ 진짜 막말로 갑자기 현자타임 온거 같다니까?
예전엔 뭐 공포의 어머니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런거 다~ 부질없어~
아니, 어떻게 신 이름이 로어냐고~ 킹받네 진짜~
(누가 봐도 극대노할 만큼의 단어선정이었지만 정작 말하는 그것의 목소리 톤은 체념 그 자체로 담백하기 그지없었다.)

>>602 나하르
흐음... 그건 좀 역설적이네... 근데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기도 하고...
이게 참 그렇단 말야? 길드의 마스터가 될 정도면 충분히 그런 녀석들을 처단하고도 남을 실력이 있겠지만 그러지 않고 한곳에 정박해 다른 용사들을 모으고 있으니, 이것 또한 모순이고... 으음...
...나? 그러고보니 내가 뭐 하려고 왔더라...
아! 인간들이 어떻게 살아가나 살펴보려고 왔지~
하등 상관 없는 외신인 주제에 왜 인간들을 걱정하나~ 싶겠지만...
이게 또~ 알지? 어른의 사정 같은거... 게다가 엄청 옛날에 신세를 좀 진 인간이 있어서 자꾸만 중간계가 눈에 밟힌단 말야~
(이젠 진정된 그녀의 목소리는 어쩐지 초탈한것 같이 느껴졌기에, 그것은 조금 신기하다는 생각을 품고서 나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물론 그 '엄청 옛날'이라는 것도 이젠 언제였는가 기억이 흐릿했지만...)
좀 우울하지만, 그것도 맞는 말이야... 이 세상에 알려진 악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니까.
역사를 반복하면서, 그들의 흥망성쇠를 바라보면 늘 하나의 결론에 닿아있었어.
원래도 모든 필멸적인 것들은 노쇠하게 되어있지만 그것과 동시에 인간은 그중에서 명암이 가장 뚜렷하기도 해.
그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정의를 내세워 그에 반하는 이들을 악으로 몰지. 그리고 그게 처단되면 자신의 정의를 입증하는 거야.
하지만 그게 진짜 정의인지 누가 알겠어? 역사는 승자의 손을 들어주는데 말야.
(얼마 안가 주변의 잡음이 서서히 들려오지 않았을까?
고요함 그 자체에 그것은 예전생각이 나 조금은 멋쩍었지만 아마도 상대가 좀 더 집중하고 싶거나 진중한 이야기를 하고 싶겠거니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광기야 그렇다 쳐도 감정마저 검을 휘두르기 위해서 소모하다니, 그럼 살의밖에 남지 않았단게 무슨 말인지 알거 같네...
(요컨데 말하자면 오로지 악을 벨 목적으로 벼려진 칼날이나 다름없이 느껴졌다. 그렇다면 더더욱 그것에게 적개심을 품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을까?)
맞아. 난 이곳의 존재가 아니지~ 흔히들 외신이라 부르는 우주적 존재. 법칙과 관념, 도덕과 미덕에 반하는 비인간적인 우주.
세상의 악이라 불리는 것들의 근원, 모든 부정된 것들, 근본적인 혼란이자 형태 없는 최후의 황폐함,
간단히 말해서 세상을 빛과 어둠으로 양분한다면 후자인 경우지.
사실 네가 날 당장 죽이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으니까~


#헉헉, 다들 너무 늦어서 내가 미안하다!!!!!!!!!!

607 바벨 (974sQYjZMw)

2022-07-15 (불탄다..!) 03:00:48

>>576 헤르베라
반쯤은 취미이긴 하지만 말이야- (취미더라도 상인은 상인인가. 혼자 의문을 가질 뿐 말은 꺼내지 않았다. 당신이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리는 것을 보고는 그 역시 가볍게 웃음을 흘리며) 별거 아니라고 하지만 이미 재료부터가 특별하군. 거기에 맛이며 향이며... 할 수만 있다면 병 가득히 담아가고 싶을 정도야. 꽤 많은 곳을 돌아다녔지만 이만한 술은 처음일 정도니. (아까와는 조금 달라진 술. 이번에도 술이 또 달라진 건가?) 그리고 이정도 맛의 술을 대체 몇종류나 가지고 있는 건지. 그 어떤 사치도 이것보단 덜하겠어. (과연. 당신이 별거 아니라고 할 만 했다. 이런 술을 몇종류고 가지고 있으면 별 것 아니라고 할 만도 했다.) 이건 마법인가? (당신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통이 절로 움직이고 의자가 갑자기 나타나는 것. 아무리 생각해도 마법이 아니면 설명이 어렵다.) 아무래도 좋겠지. 그보다도 정말 방랑상인에 맞는 의자야. 고급 의자보다도 이런 의자가 나에게는 더 편해. (싸구려 술집에나 어울릴 법한 의자. 견습 사제 시절이 떠올라 괜시리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하하! 술 떨어질 걱정은 없어보이네. 늘어진 술통들이 빨리 마셔달라고 하는 것 같아. 하지만 나도 받기만 해선 안 되겠지. (그 역시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증류주 종류로 보이는 그것은 마치 물처럼 색깔이 투명했다. 보드카 종류인걸까.) 어떤 맛좋은 술도 당신이 꺼낸 술 앞에서는 빛을 바랠 뿐이겠지.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좀 더 원초적인 술을 맛보여주고 싶었어. 당신의 술들과는 다른 면에서 최고인 술. (당신이 따라준 잔을 입에 대고 기울이며, 동시에 술병을 탁자 위에 올려두고 앞으로 밀었다.) 크핫..! 그래, 스피리터스라고 들어는 봤는지 모르겠네. (술의 맛도, 상황도, 유쾌할 뿐이다. 그렇기에 호탕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577 마논
신보다 뛰어난 인간은 있어. 그리고 꽤 많지. 예를 들면 성격적인 면이라거나. (가증스러운 웃음에 피식 웃음을 내뱉었다. 물론 그 역시 딱 한번만 보긴 했다만.) 아서라. 여기에서 좀 더 채찍질하면 일깨워지는게 아니라 망가질 거야. (물론 독설 좀 듣는다고 망가질 일이 있나. 단순한 농담이자 엄살이다.) 야...이... (보란듯이 잔을 한번에 비우는 것을 바라보며 감탄을 흘리다가도, 당신이 병 세개를 한 잔에 모두 부어버리자 그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네에네에. 제게 거부권이 있겠습니까. (당신이 채워놓은 잔을 고통스럽게 바라보며 마시려다가. 당신이 부르자 잠시 멈칫했다. 적막도 그렇고 당신의 어투도, 그가 알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고향이 궁금하다고? 네가? (의아하다는 듯한 시선. 하지만 당신의 눈을 보면 당신은 진심인 듯 했다. 잠시 고민하듯 음- 소리를 내던 그는 잔을 든 채로 의자를 옆으로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술잔을 든 팔을 테이블 위에 걸치고는) 내 고향은... 아름다운 도시였지. 지금도 아름답지만 옛날에는 더 그랬어. 배가 출항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소리, 장사하는 사람들과 흥정하는 사람들의 소리,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 어른들이 배를 타며 부르던 노랫소리... (말을 멈추고는 잠시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당신이 아까 그를 발견했을 때 부르던 노래다.) ...난 그때 견습사제였다. 신을 모시는 몸. 거기엔 여러 제약이 있었지. 예를 들면 연애 금지라던가- 하지만 그 와중에도 즐거운 건 있었지. 같은 동기들과 교회의 담을 넘어 바다에서 수영을 하거나, 가끔은 사람들에게 성경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주며 돈을 받고. 어쩔 때는 항구에서 잡일을 도와주기도 했어. 돈을 벌면 언제나 주점으로 달려가서 싸구려 에일을 시켰다. (제 손에 담긴 술을 벌컥 들이킨다. 세병이나 섞였음에도 표정 한번 바뀌지 않고 비워버린다.) 후우. 그땐 이렇게 많이 마시진 못했어. 우리가 가진 돈으로는 가장 싼 에일 한병, 그리고 옥수수를 튀겨서 크게 부풀린 과자. 가끔 우리와 같은 아이들이 해변에서 모아와 헐값에 판 봉골레로 만든 간단한 파스타... 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그 때는 다같이 나눠먹었음에도, 술이 부족하거나 음식이 부족하지도 않았고, 웃음이 끊이질 않았어. (그립다는 듯 중얼거린 그는 씁쓸한 미소로 당신을 바라본다.) 하지만 이젠 전부 사라졌지. 내 신앙도, 친구들도, 교회도, 내 삶조차. 무엇하나 남지 않았어. 내 고향만이 풍경을 유지한 채 남아있을 뿐. (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당신의 잔에 술을 가득 따라주며) 마논. 너도 고향이 있나? (지나가듯, 그렇게 묻는다.)

#길...다... 계속 이어나가는 쪽으로 해요! 대신 너무 길다 싶으면 적당히 잘라서 이어주셔도 됩니다..!

>>581 모로우
...글쎄다. 있으면 좋겠네. (뼈가 느껴지는 말이었다. 당신이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힘없이 웃는 것을 보면..) 감옥 벽에 새기려면 잉크가 필요하겠지. 내가 빌려줄까? 감옥에 전달하려면 꽤 어렵겠지만. (말도 안 되는 농담이지만 그는 웃긴지 키득거렸다.) 흠. 그거 틀린 말은 아니네. 하지만 그렇다면 나도 방법이 있지. 내가 못 달리면 네 발을 묶어버리면 되는 거 아닐까? (당신의 다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요컨데 내가 못 달리니 너도 못 달리게 만든다는 발상이다.) 글쎄. 남들보다 조금 잘 마시는 편이지. (이번에도 또 거짓말을 했다. 악마에게 수시로 거짓말을 하는 인간이라.) 안주는 술마시다 죽을까봐 걱정하는 겁쟁이 필멸자들이나 먹는 거고. 우리같은 불멸자는 그런거 안 먹어도 된다. 자, 마시자고. (숨쉬듯이 거짓말이다. 그는 당신이 쉴 틈이 없도록 바로 잔에 술을 붓고는 건배하자는 듯 잔을 내민다.)

>>590 리겔
(당신의 반응을 보며 그는 싱글벙글 웃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정답인 듯 했으니까. 당신의 그 혀 차는 소리가, 그의 추측에 신뢰성을 더해주었다.) 시간이 지난다고 변하면 그게 장수종인가. 우리와는 달리 지금의 장수종들은 우리의 후손의 입장에서 봐도 장수종의 대표겠지. 그들은 불변하진 않아도 그 변화의 속도가 느리니까. (당신이 보고있지 않더라도 잘만 대답했다. 붙임성이 좋은 건지.) 꽤나 다양해. 곰도 있고, 듣기로는 늑대나 사자, 개도 존재하긴 한다던데. 내가 만난게 그 둘일 뿐이야. 마법사와 전사 콤비였거든. (같은 수인끼리 파티를 맺은 경우였다. 상대하기 까다로웠지. 돌이켜 생각해보면 두번 상대하기는 싫었다.) 관심이 있지. 있을 수밖에 없어. (큭. 그는 웃음을 흘렸다. 무심코 한 행동이었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은 쉽게 만날 수 있는게 아니니까?

>>591 스텔라타
...네 행동에도 큰 변화가 없는 것. 그게 한심하지 않은 것이지. (힘없이 웃음짓고는) 타인과 닿을 때마다 크게 반응하는 건, 너무 가벼운 사람같으니까. (당신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덧붙였다. 정확한지는 그조차도 잘 몰랐지만.) 그래. 불멸은 신과 달라. 신은 운명을 비틀 정도의 힘을 가졌지만, 불멸은 죽지만 않을 뿐 필멸과 마찬가지로 운명에 휩쓸리지. (제가 아는 신은 운명의 틈에 자신의 말을 끼워넣어 원하는대로 흐름을 바꾸었다. 그게 가능한 건 신과, 그 힘을 빌린 이들 뿐이겠지.) ...글쎄다. 나도 신은 아니라서. 하지만... 어째서인지 내가 만난 신도 행복해보이진 않았어. (그러고보니 어째서였을까. 그는 자신의 신의 얼굴을 떠올린다. 슬퍼보였는데.) 글쎄. 넌 어떻게 생각하지? 네가 만약 불멸로 태어났다면, 순환이 슬펐을까? (당신의 의견이 궁금해졌는지 그는 갑작스레 질문을 당신에게 돌렸다.)

>>596 레갈리스
많이, 그리운가보네. 하긴. 태양과도 같은 사람. 신에 비견되는 사람이라면, 떠났을 때 그리움도 크겠지. (당신에게 손수건을 건네준다. 눈가를 닦으라는 것일까.) 바보같은 사람이네 당신. 그런 사랑은 언젠가 당신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길 거야. (악담이 아니었다. 순수한 감상이었다. 당신의 그 아가페는 분명 고귀한 것이지만, 동시에 바보같은 것이기도 했다.) 그이는 어떻게 되었나? (더이상 볼 수 없다는 듯한 당신의 반응을 보면 쉬이 짐작이 가긴 했다.) 난 네 이야기도 재미있어서 좋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잠시 무표정하니 고민하다) 있었...다. 이젠 아니지만. (한숨 푹 쉬었다.)

>>599 리카
네가, 내 친구가 원하는 것이 곧 내가 원하는 것이니까. 고맙다고 할 필요는 없어. (마땅히 해야 할 것이었던가. 당신이 새끼손가락을 내밀자 거기에 손가락을 걸고는 싱긋 웃었다.) ...괜찮다면 다행이지만. (아직 불안한지, 당신과는 달리 그의 눈빛에 걱정 서려있다.) 마음은 너무 고맙지만... 내가 힘들다고 해서 리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아니, 받을 수는 있는데 받고싶지 않은 쪽에 가깝지... (제 친구에게 '내가 쑥맥이라 고민이야'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적어도 그는 그런 뻔뻔함은 갖추지 못했다.) 고맙긴. 나야말로 그동안 아무일 없어줘서 고마워. 이제 약속도 지켰으니 당분간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려나. 적어도 저번처럼 서둘러 갈 필요는 없을 거야. (저번에는 시간이 많이 촉박했지만 지금은 휴가 차원에서 온 것이기도 했고, 시간은 널럴했다.) 아. 말 안 해줬구나. 응. 내가 저번에 말했던 고향이 바로 여기. 아름다운 도시지? (주변 두리번거리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쿡쿡 웃음 터트렸다. 도시를 소개하듯 팔을 살짝만 벌려 도시를 칭찬하고는) ...그래. 취한걸로 하자. 그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어. (체념한듯 한숨쉬었다. 도무지 좋은 생각이 나지 않는지 머리를 살짝 긁적이다가 손을 떨구었다. 그러면 안 됐는데.) ....어? 어어??? (떨궈진 손이 당신에게 붙잡힌다. 더 큰 충격. 지금까진 가벼운 터치였다면 지금은 손을 잡는 행위다. 의미부여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 면역 없는 그에게 있어 이 상황은 너무나 버거웠다.) 리...카. 이 손은 놔도 괜찮으니까... 응? (당신을 따라 사박사박 모래 위를 걷는다. 하지만 붙잡힌 손 때문에 모래를 신경쓸 겨를이 없다. 아까보다도 한층 더 빨개진 귀하며, 얼굴도 살짝 상기되었고. 당신이 잡은 손을 바라보며 곤란한 듯 말했지만 놓아달라고 직접적으로는 말하지 못했다. 당신이 상처받을까봐. 그저 안절부절 못하며 당신을 얌전히 따라 걸었다.)

608 이바 (TNvVvICWjY)

2022-07-15 (불탄다..!) 04:04:19

>>606 레인
그런가요? (부드럽게 웃었다.) 저도 칭찬은 적응이 안되긴 하더라구요.. 너무 부끄러워서. 그럴까요? 예술은 저랑 안 어울리는것같았는데.. 예술을 안다라. 신기하네요, 그런 말은 처음들어요. (부드러이 당신을 바라보며 웃었다.) 와아... 신기하네요. 마법같은곳이라. 저도 그런곳에 가보고싶네요. 그래도 저는 길을 자주 잃어서, 분명 말씀하신대로 한참 가도 관문이 보이지 않을거에요. (장난스럽게 얘기했다.) 네, 그렇죠.. 고맙습니다. 저는 이 이름을 좋아하거든요. (가만히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당신이 당황스러워하는것같자, 눈을 깜빡였다.) 음, 그래도.. 괜찮아요. 저는 선물 받았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거든요. 분명 이걸 제게 주신분도, 이렇게 또 다시 누군가에게 선물이 될 수 있어서 기뻐하실거에요. ..이젠 그분이 누군지도, 어떻게 생각하실지도 잘 모르겠지만요. (그러다가 이상한듯 조각상을 자신쪽으로 가까이했다.) 음, 이상하네요. 분명 이런적이 없었던것같은데.. 아무래도 오래돼서 고장난게 아닐까요? 뭔가, 그 사람과 어울리는 색깔을 표현하는 기능이 있다던가? (가만히 그것을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곧 다시 당신에게 건네었다. 어느새 당신과 조각상이 가까워지자, 조각상은 곧 검게 물들었다. 그것이 전부인 일이었다.)

609 레인 (NkTL1YaICM)

2022-07-15 (불탄다..!) 04:43:14

>>603 세투스
뭐, 나도 기왕이면 평범하지 않은게 좋아~ 그편이 더 매력적인걸?
(그때서야 상대방이 몸을 돌려 지면에 착지했을까?
솔직히 요즘은 너무 개성적인 인물들이 많다보니 오히려 평범한 인물이 매력적이라곤 하나...
그것에겐 자신의 호기심이 그쪽을 향한다면 그게 곧 매력적임이 되었다.)
아... 아직 밥 안먹은 거야?? 그럼 뭔가 먹으러 갈래?? 그러잖아도 난 항상 이 근방 테이스티 로드를 쭉 둘러보거든~ 항상 먹고싶은게 많다보니까~
(태생이 굶주려있는 그것에게는 포만감이라는 것이 없었다.
이 세계의 지식이 지금도 끝없이 생겨나듯, 어차피 대화하는 이도 배가 고픈듯 싶었으니 식사를 제안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오오... 이게 바로 그 물아일체인가 뭔가 하는건가... 대단한데?
(무중력에 익숙해지려면 나 자신이 무중력이 되어야 한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면서도 '본질' 그 자체였기에 그것은 그 말에 더욱 매료되었다.)
어...? 나...? 뭐... 상관은 없지만?
(마드모아젤이라니, 확실히 그것의 몸은 그리 불리는게 당연하겠지만 그 안에 있는 본질이 잠깐 혼선을 주었다.
일단 자신도 부정형 존재, 부유하는 것은 당연했지만...
인간의 형태를 입고서 부유하는건, 그것도 뒤집어지는 것은 분명 예삿일이 아니었기에 호기심차원에서도 그의 손을 잡아보기로 했다.)

610 리겔 (wiuyMf2xJ.)

2022-07-15 (불탄다..!) 04:45:10

>>594 테이얀
2주 정도면 짧은 거리지. 아, 나한테만 해당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여우가 냉랭하게 웃었다. 알려준 마을은 자신의 동족이 살았던 곳. 희미한 옛날에 젖도 떼지못한 새끼와 함께 한 여우를 쫒아냈던 곳. 고향이라고 부를 수는 있으나 고향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은 곳이다. 여우는 당신의 말을 들었다. 아니 정확히는 그 한쌍의 귀가 움직이는 걸로 듣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가게 된다면 그들에게 `붉은 여우`가 안부를 묻는다고 전해주겠어? 안내해줬는데 이정도는 부탁해도 되겠지? (냉기가 사라진 여우의 웃음이 묘하게 바뀌었지만 곧 무심한 얼굴이 되었다.) 몰라. 내가 아는 그들은 독촉이 없다고 했거든. 나도 들은 것 뿐이지만.

>>599 리카
( 무감정한 표정도 상관 없었다. 어차피 무감정도, 무관심도 익숙했으니까. 지금은 그것보다도 중요한 일이 있었으니까. 그래도, 여우 귀가 까딱까딱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안심했다. 고마웠다. ) .......어..? ( 다 설명을 하고 난 뒤에야 마음이 놓였는지, 새끼 여우들이 남기고 간 잔불이 눈에 들어온다. 불? 불. 불. 떠오른다? 떠오르지 않았다. 기억나지 않아. 뭐지? 저 불은.... ) ( 빛이 죽은 멍한 얼굴이 잔불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리겔이 바라보는 시선조차 느끼지 못하다, 리겔이 말하자 뒤늦게 퍼뜩 정신을 차린다. ) 아-아- 응! 알았어! ( 허둥지둥 리겔을 따라간다. )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계속 찾아다녔는데 도저히 보이지 않아서.... ( 걱정? 불안? 두려움? 웃는 얼굴에는 어떤 감정이 보였을까. ) 아까 그 아기 여우들은.... 너의 불꽃이야

(여우는 당신을 바라볼 뿐이었다. 충분히 재촉해도 될 상황이었지만 재촉하지 않는다. 그저 당신이 움직이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겨우 당신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뒤를 쫒아오자 여우는 앞장서서 걸음을 옮겼다. 높은 나무들이 빡빡하게 들어찬 숲은 걷는 것만으로도 지칠 수 있었지만 여우가 안내하는 방향들을 따라 걷다보면 희미하게 지나다닌 흔적이 보일 것이다.) (말없이 묵묵히 걷던 여우가 당신의 말에 그제서야 정면을 보던 시선을 흘끗 돌렸다.) 됐어. (짤막한 대답과 함께 여우는 고개를 느릿히 끄덕였다.) 그래. 내 불꽃으로 만들어낸 것들이지. 네가 찾고자하는 걸 잊지 말고.

>>607 바벨
그건 그렇겠군. 관심이 없어서. (장수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뿐 직접적으로 마주한 적은 없었다. 기껏해야 엘프 정도였나. 아니었나. 희미하게 남아있는 기억의 파편을 들여다볼 의욕은 없었다. 어차피 그들도 언젠가는 죽을테니까.) (여우는 붙임성 좋게도 계속해서 이야기를 쭉쭉 이어나가는 당신을 가만히 바라본다. 감정이 묻어나지 않는 노란빛의 눈동자가 당신을 응시했다가 의미없이 깜빡여진다. 분명 다른 수인들에게는 흥미가 동할 이야기였지만 여우는 그런 호기심조차 닳아버려 없어진지 오래였다. 무의미했다.) 내가 불멸자를 잡으러 온 녀석이면 어쩌려고 그렇게 쉽게 말하는 건지 모르겠네. 여우는 함부로 믿는 게 아니야. (처음으로 여우가 이죽이며 웃었다.)

#놓친게 있다면 주저말고 말씀해주세요~~~!

611 리겔 (wiuyMf2xJ.)

2022-07-15 (불탄다..!) 04:48:18

>>599 리카
(여우는 당신을 바라볼 뿐이었다. 충분히 재촉해도 될 상황이었지만 재촉하지 않는다. 그저 당신이 움직이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겨우 당신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뒤를 쫒아오자 여우는 앞장서서 걸음을 옮겼다. 높은 나무들이 빡빡하게 들어찬 숲은 걷는 것만으로도 지칠 수 있었지만 여우가 안내하는 방향들을 따라 걷다보면 희미하게 지나다닌 흔적이 보일 것이다.) (말없이 묵묵히 걷던 여우가 당신의 말에 그제서야 정면을 보던 시선을 흘끗 돌렸다.) 됐어. (짤막한 대답과 함께 여우는 고개를 느릿히 끄덕였다.) 그래. 내 불꽃으로 만들어낸 것들이지. 네가 찾고자하는 걸 잊지 말고.

#(실수하는 바람에 재업)
#죄송합니다!!!!

612 헤르베라 (iBRzOQ3PgM)

2022-07-15 (불탄다..!) 06:43:12

>>605 이바
오호라. 그거 참 일리 있군! 그게 말일세, 가끔 재료를 구하러 나가야 하는데 출구를 못 찾을 때가 종종 있지 뭔가. 온 숲을 돌아도 나가질 못 한단 말이네. 내가 이 숲에 한두해 산 것도 아닌데! 것 참, 그대 말을 듣고나니 이제야 납득이 가는구만! 그대의 고견에 내 감사를 표하지! (농담에 농담을 듣기 좋게 주고 받는다. 농담일 뿐이지만, 그녀는 그의 말에 짐짓 큰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과장스러우나 우아하게 허리를 숙였다. 잔을 든 손으로 옷자락 쥐는 시늉을, 병 든 손으로 가슴께를 짚는 시늉을 한다. 다소 무방비한 옷은 움직일 때마다 가차없이 살랑거리는데 반해 얼굴을 가린 베일은 그대로 굳은 것처럼 기울어지지도, 흔들리지도 않는다. 고개를 숙였다 들어도 마찬가지다.) 많이 가졌음에도 내어주지 않는 이는 스스로가 많이 가졌다 여기지 않기 때문이라네. 가져도 가져도 부족하니 타자에게 나눠줄 여유 따윈 없는게지. 내게 이 술들은 남아도는 것이니 누구에게 준들 아깝지 않은게야. 나보다 더 맛있게 마셔준다면 전부를 내주어도 아깝지 않지. 그럼! (재잘재잘 떠들던 그녀는 그녀가 불러낸 의자를 보고 신기해하는 그를 보고 또 웃었다.) 마법이 신기하다니, 그대가 할 말은 아닌 듯 하네만! 그런 말을 하는 그대가 더 신기할세! 그대 정도의 이가 마법이 신기하다니! (끊이지 않는 웃음소리 사이로 병이 열리고 잔에 술이 채워진다. 그녀는 그가 잔을 받고 하는 말에 키들거렸다. 베일 너머 선명히 웃음 짓는 입가를 하고서 입에 술잔을 대는 그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마신 뒤의 감상에 몹시 흡족해함은 당연했다.) 그렇지. 맛있지? 그런데 그대한테는 자극이 강했나보아. 제법 귀여운 소릴 내는구만! (아하하! 그녀는 그의 딸꾹질이며 당황하는 모습조차도 즐거워 웃었다.) 오, 아니 뭘 그런 걸 꺼내는가. 허나 주는 걸 사양하는 건 그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지. 그러니 감사히 받겠네. (그녀는 직접 손을 뻗어서 그가 내민 찻잎을 받아들었다. 한 손에 들고 종이 위로 입김을 훅 불자 종이포장이 벌어지며 찻잎을 드러낸다. 손수 기르고 손질했음이 보이는 찻잎에 호오, 짧게 감탄한다. 찻잎 하나라도 흘릴새라 다시 종이를 덮어 잘 감싸고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고작 한 잔에 눈이 풀린 그를 보고 그녀는 찻잎 든 손을 그대로 오므려 허리를 짚었다. 다른 손에 든 술잔을 까딱이며 말한다.) 죄송할거 없네. 그대가 술이 오랜만인 것도 있겠지만, 여기 들어간 수정은 광산 중에서도 거칠기로 소문난 곳에서 캔 것이라 까칠해서 다루기 어려운 녀석들이네. 그런 녀석들을 순수히 진한 술에 오랫동안 담가내었으니 어찌 술이 독하지 않겠나! 암! 그런 술에 취하는 것은 아무런 잘못도 아닐세. 적어도 여기선 말이네. (티잉- 그녀가 들고있던 잔에 손톱을 튀기니 맑게 울리는 소리 난다. 소리를 따라 술의 안개도 파르르르 떨린다. 프히히. 시원함보다는 가벼움이 돋보이게 웃은 그녀는 술병을 공중에 휙 띄워 그를 향해 까딱거렸다.) 그래서, 한잔 더 할텐가? 아니면 다른 순한 걸 내어줄 수도 있네. 어찌할텐가?

>>607 바벨
삶 중에 취미 하나쯤은 누구나 가지기 마련이네. 그리고 그대에게 방랑상인은 적성에 맞아보이네만? (그녀는 가벼이 말했다. 그저 그녀가 본 것들로만 판단하여 뱉은 말은 물 위에 내려앉는 솜깃털보다 가볍다. 그저 순수한 감상처럼.) 그대가 가져가고 싶다는데 안될게 무언가. 원하면 말만 하게. 병이 아니라 통째 내어줄 수도 있다네. (그녀는 처음부터 어떤 술이든 거저 주겠노라 했으니 그가 말만 하면 그녀는 얼마든지 술을 내어줄거다.) 역시 상인의 눈이로군. 내게 이 술들은 하등 의미가 없는데 이것들이 그대에게는 사치로 보인다니 말일세. 나도 그리 만족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꾸며낸 기색이 가득한 자조적 말투로 떠든 그녀는 잔에 담긴 술을 마셨다. 새로이 잔에 담긴 술은 아주 연한 녹색이 물살처럼 휘돌고 있었다. 마시면 이전과 같지만 조금 더 알콜의 맛이 진한 느낌이 든다. 의자를 불러온 것을 마법인가 묻는 그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한다.) 그야 당연하지 않은가! 술이란 때를 맞춰 마셔야만 그 진가를 발하는 물건일세. 괜히 때를 놓쳐 버려지는 것을 술 역시 바라지 않을테니 어서 어서 마셔주길 원하지 않겠나. (장단을 맞춰 떠들던 그녀는 그가 꺼낸 무언가- 술병을 보고 오호라, 중얼거린다. 원초적인 술. 그녀의 술과는 다른 면으로 최고인 술. 그런 술을 그녀가 모를 리가 없다.) 이거 참 그리운 이름을 오랜만에 듣는군! 내 알고말고! 스피리터스! (그녀는 조심성없이 몸을 휙 내밀어 한 손으로 병을 낚아챘다. 투명한 술이 찰랑이는 병을 얼굴 앞에서 흔들거렸다.) 이것을 처음 접했을 때는 인간들 중에서도 어지간한 미치광이가 있구나 싶었지. 어디 마실테면 마셔보라는, 실로 기막힌 악의가 느껴지더군! 고맙네. 그대여. 간만에 입가심 하기 딱이겠어! (기쁘게 말한 그녀는 병을 열어 입구를 그대로 입에 대었다. 그대로 한모금, 두모금, 꿀꺽꿀꺽 기분 좋게 목을 울려가며 병을 비운다. 병을 기울임과 동시에 차츰 뒤로 기우는 고개 덕에 베일 밑으로 턱선의 일부와 매끈한 목선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마시는 도중 놓친 한방울이 턱과 목을 타고 흘렀다. 그녀는 중간에 쉬지도 않고 마셔 병의 술이 몽땅 빈 후에야 겨우 병을 입에서 떼고 폐 속 깊이부터 숨을 몰아쉬었다.) 푸흐아! 아- 이 식도부터 뱃속을 태우는 짜릿함은 정말 참을 수가 없구만! 마치 속을 싹 갈아엎은 것 마냥 기분이 좋으이- (아하하. 늘어지게 웃고 몸 역시 나른하게 늘어뜨린다. 등받이에 걸친 그녀의 손끝에 빈 술병이 걸려 달랑달랑 흔들린다.)

613 테이얀 (kx2WhRdoSI)

2022-07-15 (불탄다..!) 09:57:03

>>569 이바

내 입장에서나 그렇게 생각하는거고 그들 입장에서는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정당한 거래라고도 볼 수 있을테니까 말이야. (그러다 상대의 말에 고개를 젓는다. 때리다 지쳐 가버리는 마물이 어디있다는 말인가.) 그런 마물은 존재하지 않는다네. 도망가는걸 쫓아가는걸 포기하는 마물은 있지만 말이지. 차라리 공격이라도 누적 시키다보면 언젠간 죽일 수 있을테니 그쪽이 어떤가 싶네만. (상대의 인사에 까마귀의 시선이 돌아간다.) 본디 하급 사역마였기에 빌려주는 힘도 보잘 것 없었지만 지금은 그 어떤 사역마보다 강하다고 자부할 수 있지. (상대의 말에 놀란듯 눈이 커진다.) 아무리 먹지 않아도 괜찮다고한들 기나긴 삶에 식도락이라도 없으면 너무 지루한 삶이 될걸세. 오늘만큼은 내가 대접해줄테니 얼른 가세나.

>>595 헤르베라

오늘은 다행히도 잔소리꾼이 없어서 원없이 마실 수 있을 것 같네. 챙겨주는건 좋지만 글쎄 세월이 지나도 잔소리만 더 늘어난다니까. (어디서 까마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술을 든다.) 취하기 위해서 먹는 술이 아니라면 술맛은 좋을수록 흥을 더 돋우니까 말일세. 하지만 역시 잔소리꾼의 눈치가 보이니 원없이 마시기는 힘들겠구만 그래. (하지만 이미 마시는 양은 보통 사람의 것은 넘었기에 그가 상당한 주당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흐음, 그런가? 하지만 왠지 자주 마주칠 것 같은 느낌이라서 말일세. 그래도 술이 그렇게 느낀다면 불필요한 대화겠지. 갑자기 맛이 없어져도 곤란하니까 말이야. 그렇다면 대신 이 술을 한병만 따로 챙겨주는건 어떻겠나?

>>599 리카

그렇지. 내가 지어준 이름도 루이라네. (그 이름을 얘기할때 약간 씁쓸한 표정이 되었지만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본래의 표정으로 돌아온다.) 운명은 신들의 장난이라 본디 짓궂은 법이니까 말일세. 뭐, 무거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함세. (웃으며 얘기하다보니 어느새 마을에 거의 다 와있었다.) 진료소는 저쪽이네. 이 마을도 의사가 있는데 아무래도 오지에 있다보니 의약품 수급도 힘든 모양이라. (진료소에 도착하니 많은 환자들이 선생님이라 부르며 모여든다.) 자자, 다 봐드릴테니까 천천히 기다리세요. 상태가 위중한 분부터 봐드리겠습니다.


>>600 블량슈

좀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싶었어서 말이지. 다음에 놀러오면 루이가 맛있는 식사를 차려줄걸세. 또 요리는 기가 막히니까 말일세. (그렇게 식사를 하고서 몇마디 이야기를 더 주고 받다가 이내 헤어질 예정이다. )

// 막레!

>>610 리겔

워프 마법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갈 수 있긴하지만 가는 길에 또 뭐가 있을지 모르니 천천히 걸어가면 되지 않을까 싶네. (상대의 웃음에 살짝 고개를 갸웃하지만 그것에 대해서 의문을 묻지 않는다.) 붉은 여우라 ... 자네가 그 마을엔 그렇게 알려져있나보구만. 혹여 내가 그 이름을 꺼낸다고 쫓아내거나 그러지는 않겠지? 이래보여도 성격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말일세. (껄껄대는 웃음이 인자하고 온화해보였지만 그 말은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것이었다.) 물론 말로 독촉을 한다거나 그러지는 않지만 ... 성격들이 워낙 급하신 양반들이라 말이지. 물론 내가 느끼기에 그랬다네. 기회만 된다면 그 잘나신 면상에다가 침이라도 뱉어주고 싶ㅈ .. 이런, 살짝 흥분해버렸네. 하하 잊어주게나.

614 레인 (NkTL1YaICM)

2022-07-15 (불탄다..!) 14:56:53

>>608 이바
음... 하기사, 원래 칭찬이란게 그런 건가?
거 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으니까~
(정말인진 아무도 모르나 최소한 심해의 그것은 춤춘적이 있던걸로 기억했다.)
의외로 그런 것조차 느끼지 못하고 수많은 예술가들이 남겨놓은 업적이나 다름없을 조형물들을 단지 방해된다, 재밌다란 이유만으로 무자비하게 부수는 몰지각한 사람들도 세상엔 많으니까~
(놀랍게도 지역과 구획에 상관없이 잔재해 있었고... 그들이 종횡무진하며 날뛰는통에 그런식으로 부서진 신상들도 꽤 있었노라, 하는 이야기를 자신처럼 중간계로 넘어온 여러 신이나 그들을 섬기는 신도들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편으로는 '천인공노할 존재들'이라 명명했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그 악인들이 품은 악함 또한 자신의 존재로부터 생겨난 것이기에 눈앞이 캄캄해지기도 했다.)
정말 원한다면 같이 가줄수는 있지만... 나도 항상 헷갈리는데 외지인이 될 사람은 오죽하겠어?
그러다보니 내 고향은 찾지 않는걸 추천해~ 특히나 네가 길치라면 더더욱,
(물론 데려다줄 수도 있겠지만, 그 전에 그것이 몇번이고 거절을 할 것이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십중팔구 그 관문이 열리기도 전에 미쳐버릴 것이며, 어찌저찌 정신력이 강해 그 관문을 지난다 해도 기다리고 있는건 뒤틀린 존재들이 선사하는 기괴한 공포뿐일테니...)
이름 그런거 어찌되었건 자신의 마음에 들면 그만인 거야~
부랑자들 중에도 스스로 이름을 짓고 살아가는 이도 있다잖아? 그러다가 위대한 존재가 되는 경우도 왕왕 있고~
이런 왕도에선 심심찮게 일어나는 일이지~
(그래도 이렇게 처음보는 이에게까지 친절하단건 그가 나쁘지 않은 이라는걸 확증시켜주는 셈이었다.
그것이 그저 연기라고 하기엔, 너무 무정하게 느껴지니까.)
흐음... 그런가... 뭐, 대대로 내려오거나 아는 이로부터 돌고 도는 아티펙트같은 거라던가 한다면 이해가 되지...
문득 궁금해지네? 이걸 줬다는 그분도,
(문제라면 갑자기 자신의 손을 타려 하자 검게 물드는 것일까, 괜시리 불안한 기분도 들긴 했지만...)
오호~ 약간 마법이 깃든 조각상 같은거 아냐? 물론 그런게 없어도 어떤 광석은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한다고도 하니 그런거랑 비슷할지도?
(조각상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그가 다시 건네어주자 아니나 다를까, 그것이 조각상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검은 빛이 더해졌다.)
이녀석, 이 몸에게 깃든 어둠을 알아차린 것인가? 어쩔 수 없군... 고작 인간의 몸에 지고의 어둠을 담아놓을 수는 없는 법,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겠지... 후후후...
(그것은 무언가 기묘한 포즈를 취하며 난데없이 질풍노도의 15살에 빙의해버렸다...)
어때~? 방금 어둠의 여왕 컨셉으로 연기 좀 해봤는데, 그럴듯했어??

615 리겔 (rBy5M0ZQ0g)

2022-07-15 (불탄다..!) 15:25:33

>>613 테이얀
(여우는 잠시 당신의 말에 그곳까지 가는 길목에 뭔가가 있었는지 생각에 잠겼다. 그래봤자 기억날리가. 자신이 그곳을 떠나온 세월이 얼마인지 세어볼 수 없을 정도니까.) …음. (여우가 영 의뭉스러운 반응을 보였고 손톱 끝으로 자신의 턱 근처를 몇번 두드리다가) 쫒아내지는 않을거야. 확언은 못하겠지만, 쫒아낼 배짱따위 없겠지. 여우들은 머리가 좀 돌아가는 편이거든. (온화한 분위기와 영 반대인 분위기를 보여주는 당신과 다르게 여우의 반응과 분위기는 아까와 상반되어 있었다.)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신이라는 것과 깊게 관련이라도 있나봐. 너 말이야. 그정도로 연관이 있으면서 그렇게 반응하다니 신기하기도 하네. 지치지도 않고. (당신의 말에 여우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는데? 하고 말하듯 한쌍의 귀를 뒤로 길게 젖혀보였다.)

616 테이얀 (8jL7j.t4yk)

2022-07-15 (불탄다..!) 16:53:50

>>615 리겔

그렇다면 상관 없겠지. 마을을 뒤집어놓는건 예전에 많이 해봤으니 이젠 별로 하고싶지 않다네. (그의 어깨의 까마귀는 높이 날아올라 그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근데 겉으로는 평범한 인간이라 혹시 또 모르니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구만. (엄청난 이야기를 별거 아니라는듯이 얘기한 그는 상대의 말에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신이란 작자들은 게을러빠져서 세계를 지켜보는 것조차 귀찮았는지 한 명의 인간에게 중간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기록을 맡겼지. 알아서 쌓이는 기록들이 있음에도 그 디테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자세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기록할 서기가 필요했던 것이야. (그의 모노클이 눈에서 떨어진다. 연결된 체인이 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덕분에 평생을 늙지 않고 죽지도 않으며 세계의 구석구석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기록해두지. 그들은 나름대로 내 소원을 들어줬다 생각하겠지만, (그의 표정에 처음으로 변화가 생긴다. 미간이 찌푸려진 짜증난다는 표정이다.) 내 소원을 빌미로 자신들의 귀찮은 일을 ... 그들이 해야할 일을 고작 인간의 몸으로 감당하게 만들었다는게 아주 역겹기 그지 없다네.

617 블량슈 - 고래의 일기 650장 (x7ic7ZwZz2)

2022-07-15 (불탄다..!) 18:16:24

거짓말쟁이가 떠나고 다음 날
날씨:비가 온다
내 두번제 친구가 떠난 지 어느덧 하루가 지났다. 입맛이 없구나.
이것이 상실감이라고 하는거려나. ...그래도 그녀석과의 일상은 전부 즐거웠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날이라면- 시간을 되감고 싶기도 하는구나..
.....좋아 그만 자자
오늘의 밥:물고기 하나

618 리카 (B6zuCKLqtY)

2022-07-15 (불탄다..!) 19:50:38

>>601 헤르베라
전부 다 신기해-! 크기도 엄-청 크고, 술 냄새도 신기하게 나거든!♫ ( 반짝반짝이는 눈을 감고 코를 킁킁. 역시 신기한 냄새였다. ) 우와-! 고마워-♫ ( 헤르베라의 허락에 방긋 웃으며 아래로 내려간다. 헤르베라를 따라서 들어간 창고 안은, 본인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크고, 거대했으며, 신기한 술 냄새가 가득했다. 걸을 때마다 취할 것 같을 정도로. 이렇게나 많은 술들을 본 적이 있었나? 모르겠다. 그래도, 아마 처음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술과 병과 통까지-?! 진짜 대단하다! 즐거웠겠지만, 혼자 만들었으면 힘들기도 했겠다- ( 수많은 병들이 흔들리며 만들어내는, 노래와 같은 맑은 소리들. 헤르베라를 따라 함께 웃으며 주변을 둘러보는 모습은, 호기심으로 반짝반짝인다. ) 나? 나 잘 모르겠어! 좋아하는 맛도 모르겠어! 네가 추천해줄래? ( 따라서 고개를 돌리고 해맑게 웃는다. 과연 닥쳐올 미래에는 어떠려나.... )

>>603 세투스
대신 세투스는 예쁜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지-♫ ( 숨쉬듯 자연스럽게 칭찬한다. 떨어지는 반짝반짝한 별가루들. 우주를 올려다 보면 볼 수 있는 그런 모습이 담겨있다니. 똑같이 반짝반짝이는 눈이 맑게 웃는다. 너는 무엇일까? 너의, 본질은? ) 지극히 객관적으로 판단한다기에는, 자학 개그는 너를 너무 낮춰서 판단하고 있는 거 아니야? 세투스? ( 따라서 웃는 얼굴이기는 하지만 연보라색 눈은 걱정스럽게 세투스를 마주본다. ) 외롭지 않게 사는 것? ( 고개를 갸웃하며 되묻다가 ) 응! 지켜줄 수 있어-♫ 이루기 힘든 꿈이라고 해도, 그건 세투스의 꿈이잖아? 그러니까 나도 힘낼거야-! ( 환하게 웃으며 마법봉을 빙글빙글 돌린다. ) 세투스도 루루 같은 안 죽는 친구를 만들어줄까? ( 옆에 둥둥 떠있는 낡은 고양이 인형을 마법봉으로 가리키면서 해맑게 묻는다. )

>>605 이바
....이바? 왜 그래? 괜찮아? ( 머리를 감싸쥐는 이바를 걱정스레 바라본다. 감정이 텅 비어버린 눈으로도 이바의 변화는, 이바의 불쾌함은 느껴져 온다. 무엇일까? 너는, 무엇을 떠올린 것일까? 이바와 눈을 맞추려 한다. 본질을 바라본다. 그러나 너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본질을, 과연 내가 볼 수 있었을까. 그럼에도, 나는 똑바로 바라보아야 해. 도망쳐서는 안 돼. 그래야.. 그래야..... 구할 수 있어. ) ............미안, 모르겠어. 기억 안 나. 나는, 변신했어. 그리고 마법소녀가 되었어. 이건 내가 선택한 일이야. 나는, 모두에게..... 어라? 내가 그랬던가? ( 선택? 이것이 정말로 ' 내가 ' 선택한 일이었던가? 입만이 웃는 얼굴로, 천천히 죽어버린 눈을 내리깔아 손목을 내려다 본다. 묶여있는 사슬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정말로 보이지 않았나? 모르겠다. 다시 시선을 들어올리면, 이바는 계속 눈을 맞춘다. 호박색으로 빛나는 눈. 눈. 눈. 신. 이바, 너는.. ) ..이젠? ( 되묻는 목소리는 떨리는 것조차 못 하고 다른 공간에 있는 것처럼 평온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마치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들은 것처럼. 나를 남겨두고 떠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죽음은 너의 행복이라고 했잖아. 나, 상처 받은 거야? 하지만, 너야말로 행복하지 못하다고, 너무 지쳤다고 했잖아. 그런데도, 왜 너는 되려 나를 걱정해주는 거야? 나는 마법소녀야. 그래서 너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하는데, 왜, 너는, 나한테, 같이 죽자고 하는 거야? 죽음은, 너를 위한 선물이자 행복일텐데. ) ........... ( 네가 함께 맞잡은 마법봉이, 이번엔 내 심장을 겨눈다. 이것은, 저주인가? 난 잘 모르겠어. 하지만 너에게는 저주가 맞는 것 같아. 그래서 너만큼은 행복했으면 좋겠어. 네가 원하지 않는 저주로 괴롭다면, 너를 죽여서 해방시켜줄게. 그게 마법소녀의 역할인걸. 그러면 너의 족쇄를, 새장을 전부 부수고, 창공을 비행하는 새가 된 너의 모습을, 구름에 둘러쌓인 채 꿈꾸는 죽음을 맞는 너의 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웃어줄 수 있을텐데. ) ( 이바가 입가에 손을 댄다. 웃고 있는 입이 전부 감싸져, 가려진다. 그러자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조차 알 수 없도록 텅 빈, 빛이 죽은 연보라색 눈만이 남는다. ) ........... (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그 이유에 적어도 본인은 없었다. 단지, 이바에게 묻고 싶었다. 그러면, 내가 너와 같이 죽는다면, 너는 행복해질 수 있는 거야? 더이상 그렇게 울지 않을 수 있는 거야? 물으면, 너는 나를 더 미워하려나. 천천히 손을 뻗어, 이바의 눈가에 손을 댄다. 똑같이 네 눈이 전부 감싸지도록. 마르던 눈물을 닦아주듯이. 아니, 어쩌면 보지 말아달라는 것처럼, 도망치듯이. ) ....노력할게. ( 거짓말. 마주보고 있으면서도, 마주보고 있지 않는. 이바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로 목소리만 들렸겠지. 눈은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입은, 네가 듣고 싶어할 대답을. 약속은 하지 않는다. 약속은, 둘이니까. ) 고마워, 이바. 너도, 너를 위해서 살아줘. 울지 말고, 웃어줘. 응? ( 천천히 이바의 눈물 자국을 닦아주려 한다. 그리고 이바의 눈을 가렸던 손이 천천히 떨어지면, 미울 정도로 부드럽고 따뜻한 연보라색 눈이 웃으며 이바를, 친구를 보고 있었을까 )

>>606 레인
( 웃음이 작게 터져나오는 레인을 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그리고 레인이 조목조목 짚어주는 목소리를 듣고, 천천히 눈을 내리깐다. ) 네가 날 믿겠다면 난 그런 너를 믿어.. ( 레인의 말을 따라한다. 그런가? 단지 그것 뿐인가? 모르겠어. 하지만, 네가 그렇다면. 나는 그런 너를 믿을게. ) 그럼, 나랑 약속해줄 수 있어? 믿음은 하나지만, 약속은 둘이거든. 레인이 일방적인 것을 안 좋아한다면, 나랑 약속해줘. 나는 너를 믿고, 너는 그런 나를 믿겠다고. ( 다시 고개를 들어올리면, 빛이 살아있는 연보라색 눈이 따뜻하게 레인을 마주본다. 여전히 맑게 웃는 얼굴로. 너는, 나와 약속해줄 수 있을까? ) 우와-! 파스타 맛있겠다-!♫ (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제자리에서 방방 뛴다. " 꼭 맛있게 먹어야 해-! " 하고 해맑게 외치는 모습은, 완벽히 평소와 같다. ) 힘들 때? ( 눈을 깜빡깜빡이며 되묻는 모습이 우스울 정도로 멍청하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들은 것처럼 ) 맞아! 루루도 그래- 루루도 안 죽는 친구야! 죽어도, 내가 다시 살릴 수 있는 친구야! 신기하지-♫ ( 품에 안은 고양이 인형을 내밀며 해맑게 웃는다. 인형의 이야기일텐데도, 정말로 소중한 친구를 대하는 것 같은 모습이다. ) 응! 그러니까 레인이 격려가 필요할 땐, 꼭 나를 불러줘. 내가 해줄게! 나, 응원도 자신 있어! ( 가슴을 팡팡 치면서 즐겁게 외친다. ) 응! 우리가 다시 만날 운명이라면, 언젠가는 꼭 다시 만날 수 있을거야. ( 레인의 말대로, 운명과 운명이 서로 만나 공명하게 된다면. 연보라색 눈이 레인을 따뜻한 시선으로 마주본다. ) 달콤한 거! 알았어-! 그럼 다음번엔 달콤한 거 잔-뜩 가져올게! 맡겨줘-♫ ( 마법봉을 휘두르면서 환하게 웃는다. 완벽한 마법소녀의 모습으로 )

>>607 바벨
그래도, 약속은 둘이니까. 믿음은 하나인데. 그런데 바벨은 약속을 해주니까 고마운 거야. ( 바벨이 손가락을 걸어주자 위아래로 살짝 흔들면서 따라 웃는다. ) 응! 바벨도 나처럼 걱정이 너무 많아- ( 바벨이 했던 말을 되돌려주며 장난처럼 웃었던가.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는 것처럼 ) 으-음, 으-음.... 그럼 혹시 나중에라도 내 도움을 받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줘! 알았지? 바벨? 바로 도와줄테니까! ( 도움을 받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억지로 강요를 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걱정되는지, 꼭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주먹 쥔 양손을 붕붕 흔든다. 그 내용도 모르면서 ) 바벨이랑 약속했으니까! 약속은 꼭 지킬거야. 당분간은 함께 시간 보낼 수 있어? 우와-! 루루도 기쁘대!♫ 근데, 친구랑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거야? ( 웃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한다. 휴가 같은 것을 경험 해본 적도 없는 것일까 ) 그렇구나- 여기가 바벨의 고향.... 응! 정말 아름다운 도시야! 바벨을 닮았어-♫ 여기서 태어나서 쭉 자란거야? ( 신기한 듯 도시를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다시 바벨을 돌아보며 묻는다. ) 그치만 취한 게 아니라면 바벨의 귀가 그렇게 빨갛게 될 이유가 없잖아? (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적어도 본인 때문이라는 건 모르는 것 같다. ) 바벨이 넘어질 수도 있으니까 위험해서 안돼! 취해서 비틀거리다가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도 있잖아? 봐봐- 바벨, 지금도 얼굴이랑 귀 엄청 빨갛다구. 바벨이 술 깨면 놓아줄게! 거리감은 걱정 마! 이-렇게 하면-..... ( 손을 잡은 채, 팔을 쭉 뻗어 몸의 거리를 띄운다. 옆에서 걷는 것이 아니라 앞서 걸었던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을까. 아까 바벨이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나름 배려 해주려 하지만서도, 지금의 바벨에게는 그것이 보이기는 했을까? ) 자! 됐지-?♫ ( 하고, 환하게 되묻는 모습은 해맑기만 하다. 이번에는, 바벨을 마주보는 상태로 뒤로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첫 걸음마를 배우는 것처럼, 사박사박 밟히는 모래를 반짝반짝이는 눈으로 내려다보기도 하면서. 바닷바람이 시원하다. )

>>611 리겔
( 리겔이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준 것을 뒤늦게나마 정신을 차려 깨닫는다. 급히 리겔을 뒤따라가는 발걸음은 여전히 허둥지둥했지만, 그러면서도 이 울창한 숲 속에 나 있는 희미한 흔적들을 용케도 알아차린다. 역시 너는 이 곳에서 혼자 살고 있던 걸까? 하지만, 그 불꽃은? 나는, 불을.... 쏟아지는 불꽃.. 타오르는 불꽃을... 보았던가? 모르겠어. 그래도.... ) ....너의 불꽃이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고마워. ( 하고 속삭이는 소리는, 과연 누구였을까. 괜찮아, 하고 눈을 감았다 뜨면, 덜덜 떨리던 몸도 잦아들고 조금은 평소의 모습대로 돌아온다. ) 응! 그러니까, 루루-! 어딨어-?! 루루-! ( 크게 소리쳐 찾는다. 그렇게 리겔을 따라서 걷다가 ) 루루!! ( 마침내 손이 쉽게 닿지 않을 정도로 높은 나뭇가지에 반쯤 찢어진 채 걸려있는 낡은 고양이 인형을 발견하게 된다. )

>>613 테이얀
그렇구나- 루이도 엄청 예쁜 이름 같아! ( 순식간에 표정이 바뀌어, 테이얀이 약간 씁쓸한 표정을 지은 것은 미처 보지 못한다. 그러나 왠지 이상한 느낌.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연보라색 눈이 테이얀의 눈을 빤히 응시한다. ) 운명은 신들의 장난..... ( 테이얀의 말을 따라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신들에게 놀아나고 있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도? 내가,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 것 역시? 죽은 눈동자가 바닥을 바라보다, 마을에 도착하니 다시 빛이 생겨난다. ) 그렇구나-! 테이얀은 그런 마을을 돕고 있다는 거, 정말 멋지다! 나도 열심히 도와줄게!♫ ( 반짝반짝이는 눈으로 양손을 붕붕 흔든다. 진료소에 도착하면, 선생님이 되어있는 테이얀을 지켜본다. 그리고 웃는 얼굴로 테이얀을 거들기 시작한다. ) 네, 테이얀 선생님께서 모두 봐주실 거예요. 그러니 모두 걱정 마시고, 우선 그 쪽에 계신 남성분과 어르신들, 그리고 아기들 먼저 이 쪽으로 와주시겠어요? 나머지 분들은, 잠시 의자에 앉아서 차례를 기다려주세요. ( 마법봉을 휘둘러 긴 의자를 만들어낸다. 전혀 달라진 모습. 테이얀이 환자들을 봐주는 동안, 의자에 앉은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웃는 얼굴로 상태를 묻고, 편의를 봐주며, 어린이들에게는 작은 마법도 보여주며 놀아주기 시작한다. 전에 이런 일을 해본 적이라도 있는 것처럼, 익숙해보이는 태도로 )

619 나하르 (nboolC3oyU)

2022-07-15 (불탄다..!) 20:22:02

"나를 죽여다오."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피에 젖은 채로 이곳 저곳이 찢겨나간 웨딩드레스, 몇일이고 감지 않아 풀어헤친채로 산발이 되어버린 머리카락에는 눅진한 피가 접착제마냥 들러붙어 한때 아름다웠던 여인을 괴물처럼 만들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그 일이 끝나고 헤어진 친구가 몇년만에 대뜸 찾아와서는 하는 말이 죽여달라는 거라면, 듣는 사람도 납득이 안되잖아요."

대부분의 일에 대해서는 알 수밖에 없었다. 지혜의 성녀라는 직함을 괜히 달고있는것이 아니니까. 나의 신께서는 내가 모든 것을 알기를 바라셨고 그것을 이루었기에 선택된 몸. 하지만 최근 몇년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아니 그것을 넘어 무언가 의도적인 개입을 느낄정도로 지혜의 축복은 기능을 하지 않았다.
필시 나의 역할이 끝났기에 그런 것이리라. 신께서는 언제나 그런 분이었으니. 대업을 이루기 위한 칼날이 되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그리 생각했었다.
그녀가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렇기에 묻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다. 무얼, 그렇게 놀랐다는 것 처럼 보지 말아다오 나하르. 그리 슬픈 눈으로 보지 말아다오.

"...그런가. 그렇지."

그녀는 납득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간에 주름을 잡는 모습은 평소의 그녀 답지 않게 초조해보였고 견디지못할 수치감을 억지로 견디는 것 마냥 붉었다. 내가 알던 그녀라면 언제나 바보같은 표정으로 용사의 곁에서 웃고있던 사람이었지만... 무언가 큰 일이 있었다는 것만은, 그녀의 모습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입에서 나온 것은 충격의 연속이었다.
그녀와 용사가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솔직히 놀랍지도 않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이후였다. 용사가 죽었다. 신을 믿는 사람들에 의해서. 그것만으로도 이야기의 중대성은 알 수 있었다.
용사의 죽음 이후에 그 자리에 있던 민간인을 죽였다는 이야기, 그 이후로 무엇을 할지몰라 덤벼드는 이들을 모두 베었다는 이야기. 속죄를 바라는, 비탄에 찬 울음소리.

그녀는 이쪽의 시선을 무시하고서는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간다. 이곳에 오기까지 흘린피를 이야기한다. 무고한 이를 베었음을 실토한다. 네명이 바보같이 웃고 떠들던 접견실은 어느새 고해실로 바뀌어 버려서 그녀는 그렇게도 미워하던 신에게 목숨을 앗아가달라 빌고 있었다.

그녀는 말한다. 살아있다는 것은 저주라고.
누구보다도 삶의 희망을 노래하던 그녀가 이제는 삶을 저주하며 나락보다도 깊은 곳으로 떨어져간다. 나는 그것을 지켜보는 것 밖에 하지 못해ー 눈물흘리며 말한다.

"안됩니다."

아니다. 이런 말을 하려던 것이 아니다. 너는 열심히 했다고. 사람을 지키기위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 배신당한 상황에서 이런 말은 안된단 말이다.

"그것은 용사 또한 바라지 않아요"

아니다. 그런건 신이 아니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누구보다 선했던 자를 죽이는 것은, 신이 아니다.
용사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 남자였다. 그래서 나는 그사람에게ー

입이, 표정이, 근육이, 머리속이. 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
알 수 없는 무엇인가에게 침식된다. 가라앉는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지금의 그녀는 모든것을 추구할 자격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그녀의 무사함을. 그녀가 걸어갈 일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일그러진다. 나의 영웅이. 나의 사랑이. 나의 신에 의해서.
아아, 신이시여.

"부디 살아서, 용사의 복수를 하셔야지요."

나의 나하르.
나는 당신을 영원토록


#나하르의 시대는, 신이 중간계와 마계로 놀이를 하던 시대. 신대의 역사.
#신들은 용사의 출현과 행적을 즐겁게 보았지만, 정작 누구도 그 용사에 개입하지 않은채 만들어진 진짜 이레귤러라는것을 안뒤 그가 자신들을 노리게 되는것이 두려워 그가 '죽을 수 밖에 없는 방식'으로 살해.
#성녀와 나하르는 소꿉친구. 뒷골목에서 자라 하나는 용사후보, 하나는 성녀후보가 되어 교단에서 자랐다.
#성녀는 나하르를 이성으로 인식했다.
#저 일 이후로 나하르는 성녀를 살해, 수배된다. 그 후 '신의 개입'을 인식한다.

620 헤르베라 (iBRzOQ3PgM)

2022-07-15 (불탄다..!) 20:55:25

>>613 테이얀
오호라. 반려가 있는건가? 하하. 챙겨줄 때 감사히 여기게! 있을 때 잘하란 말이 괜히 있는 줄 아는가! 지금이야 성가셔도 없으면 시원섭섭한게 그 잔소리란 말일세! (잔소리꾼을 자연히 반려로 이해한 그녀는 있을 때 잘 하라며 호탕하게 말했다. 분명 웃고 있었지만 어딘가 텅 빈 듯함은 기분 탓일까.) 예 없는 이의 눈치를 살필 정도면 어지간히도 애틋한가보이. 내 강요는 하지 않을테니 그대 되었다 싶은 만큼만 마시게나. 나 또한 면식도 없는 이의 원망을 사고 싶지는 않으니! (그녀는 눈치 볼 상대가 없었으니 몇 번이고 잔을 새로 채워 강 흐르듯 술을 마셨다. 그녀와 비슷한 양을 마시고도 멀쩡해뵈는 그를 보며 베일 너머에서 히죽댄 것도 같다.) 그래. 이해를 해 주니 고맙구만. 그런데 한 병 가지고 되겠는가? 보아하니 서책 들고 잔을 기울여도 취하지 않을 상 같건만, 사양할 거 없네! 병이 아니라 통으로 달라 해도 내 주지 못할 것 없으니! (배짱 좋게 말한 그녀가 손과 손을 부딪쳐 짝! 하니 그들이 앉은 자리 옆에 술통 서넛이 불쑥 튀어나온다. 나무로 짠 둥근 술통은 뚜껑도 마개도 꽁꽁 닫혀있어서 향 한줄기도 쉬이 흘리지 않았다.)

>>618 리카
(하하! 향에 집중하는 소녀를 보고 그녀는 즐겁게 웃었다.) 향을 즐길 줄 아는 그대였나. 보면 볼 수록 귀엽구만! 그래도 너무 맡지는 말게. 마시기도 전에 취해버릴걸세! (소녀에게 주의를 주고 그녀는 창고 안을 느긋히 걸었다.) 힘들긴 무얼! 만드는 것이 즐거우면 힘든 것도 모른다네. 그리고 나는 요령이 좋은 편이라 익숙해지니 이쯤은 일도 아니었다네! (사실 힘듬을 잊기 위해 몰두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녀는 이미 잊었지만. 그녀는 한결같이 즐거운 기색으로 소녀를 보고 대답을 듣고 다시 말한다.) 음! 그러한가. 그대 보기에 귀여운 것과 달리 까다롭군. 아니, 보이는 만큼 까다롭다 해야 하나. 그러나 못 맞출 것도 없지! 따라오게. 그대에게 좋은 것이 있으니! (그녀는 호언장담하며 창고의 안쪽으로 앞섰다. 무한정 술병과 술통만 있을 줄 알았던 창고 내부는 안쪽에 비밀스런 공간이 따로 있었다. 사과와 포도, 레몬 등 과일나무가 작게 자라고 있는 그 공간은 나뭇잎에 서리가 맺힐 만큼 서늘했으나 나무마다 탐스런 과실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어디 보자. 지금이라면 이놈과 이놈이 제맛이겠군. (그녀는 서리도 개의치 않고 나무로 다가가 레몬과 붉은 포도를 땄다. 한 손에 과일들을 들고 다른 손을 까딱이니 넓고 둥근 칵테일잔이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 걸린다. 그녀는 다시 손짓만으로 레몬을 작은 큐브형으로 조각내고 포도를 한알씩 분리해 칵테일 잔 안에 담았다. 붉고 노란 과일로 그득해진 잔에 작은 장식용 포크를 꽂아 소녀에게 내밀며 먹어보라 권했다.) 손으로 집으면 차가우니 그것으로 하나씩 먹어보게나. 한 알씩 맛보는게 좋을걸세. 먹다 놀라지 않게 말이네. (레몬 큐브와 포도알은 겉이 살짝 얼어 자르고 섞였음에도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것들을 입에 넣어 살짝 씹으면 차가운 살얼음이 파삭 하고 깨지며 상큼한 레몬주와 포도주의 향연이 입 안에서 펼쳐질 것이다. 마치 과일이 자란 그대로 숙성시킨 것 같이.)

621 블량슈 - 고래의 일기 ?????장 (51lU.saza6)

2022-07-15 (불탄다..!) 22:30:20

제국력...몇년이더라... 어쨋든 7월 15일
날씨:뜨거움
오늘은 리카라는 애를 만났다. 마법소녀라고 자칭하는 착한 친구였다.
친구를 새로 사귀어서 좋았다. 다음에 만나서 같이 수영하고 싶네-

오늘의 밥:맛있다!

622 이바 - 푸른 은하 교단과 단죄의 검 (TNvVvICWjY)

2022-07-15 (불탄다..!) 23:31:03

* 잔혹한 묘사 주의!!!!

여기, 푸른 머리칼을 길게 늘어트린 남자가 있다. 그는 망설임없이 죽음 사이를 헤집는다. 화살이 빗발치고, 마법의 잔흔이 그를 뒤덮어도, 상처투성이였던 남자는 어느새 함락되어가는 성벽 앞에 서있다. 곳곳에서 시체타는 냄새가 진동하고, 몸이 반쯤 잘려나간 병사들이 살려달라며 울부짖는다. 전장은 고요하지 않다. 마법사들이 주문을 외치는 소리, 곳곳에서 무언가가 터져나가는 소리가 함성소리에 뒤섞인다. 그러나 시선은 어느순간부터 그 남자에게 집중된다. 남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슬픈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을 뿐이었다. 승기를 잃은데다, 처음 맞이하는 패전에 정신을 잃은 마법사쯤으로 생각한건지 겁 없는 누군가가 남자를 향해 달려들어 심장을 찌른다. 그러나 남자는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서있었다. 입에서 피를 흘렸으나 그것은 천천히 멎어들어갔고, 이를 고위계의 마법으로 생각한건지 그는 남자의 목을 칼로 베었다. 순식간에 머리가 잘려 바닥을 나뒹군다. 그러나 분명 그 광경을 모두가 지켜봤을 터인데, 남자의 머리는 온데간데 없고 분명히 잘렸을 터인 목에 그 머리가 붙어있었다. 그 광경에 겁을 먹은건지, 그가 떨기 시작하자 남자가 손을 뻗어 그의 뺨을 어루만진다.

시끄러운 함성. 사기를 드높이기 위한 북과 나팔소리. 깃발 부대끼는 소리와 쉴틈없이 움직이는 군화소리, 그리고 말발굽소리. 활 시위 당겨지는 소리와 주문을 캐스팅하는 마법사들의 소리. 파이어볼, 썬더같은 초급 주문부터 스톰같은 거대한 주문이 성채를 힘차게 때리는 소리. 투석기에서 마법광물이 날아올라 성벽에 떨어지는소리. 남자의 목소리가 들릴리가 없었는데, 그 남자를 바라보고 있던 모두가 그의 말소리를 들었다.

" 두려워 말라. "

그러자 일순간 모든 시선이 남자에게 집중된다. 저것부터 없애야 한다. 누가 그 생각을 처음으로 떠올린건지는 알수 없지만, 곧 공격이 집중된다. 수만개의 화살이 날아와 남자를 꿰뚫었고, 내로라하는 전사들이 남자에게 달려들어 살갗을 베기 시작했고, 마법사들이 캐스팅한 주문이 남자의 전신을 직격한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마지막으로 서있는 장군마저도 지쳐 쓰러졌을때.

" 끝났니? 그러면 이제 멈추자. 전쟁같은 아무런 의미없는 행동으로, 더이상 죄를 짓지 말아줘. "

남자는 말했다. 화살의 갯수가 셀수도 없이 심장에 박혀있는채로. 피를 흠뻑 뒤집어쓴채로. 마법으로 옷 또한 다 타버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그러자 누군가가 외쳤다. 불사자다. 고요했던 전장에 다시금 소란이 인다. 전설속에서만 내려오는 불사자가 여기에 몸을 드러냈다. 어째서? 그들중 태반은 불사자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아무리 죽여도 죽지 않는것 따위가 있을까. 엘프도 드래곤도 오래 산다. 하물며 정령이나 신수는 어떨까. 그러나 그들도 모두 목이 잘리면 죽는다. 두려움이 군중속으로 번진다. 인간의 마음속 깊은곳부터 박혀있는 근원적인 공포감에 실신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다시 외친다.

" 신이다. 신께서 우리를 굽어살피시어 이 땅에 강림하셨다. "

그러자 공포감이 신앙으로 바뀐다. 사람은 믿고싶은것을 믿는다고 하던가. 일순간에 함성이 대륙을 울린다. 분명히 중간계 전체를 뒤덮는 그런 함성이었으리라. 이렇게 천년전쟁은 막을 내린다.




" 신님. 기상하셔야죠. "

" ...얼마나 지났는데, 엘. 그리고 나 신 아니라니까. 그만좀 해. "

" 열흘도 넘게 훌쩍 흘렀어요. 그동안 얼마나 뵙고싶었는지 아시나요? 후후, 신님께서 신이 아니라니요. 우스운 농담을 몇년째 하고 계신가요, 참. 짓궂으셔. "

침대에서 일어나서 길게 하품한다.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고는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난다. 그녀가 내게 차 한잔을 건네주자, 한모금 삼키며 목을 축인다.

" 매번 말하지만, 일어나면 밥부터 줘, 밥. 그것도 다 이유가 있는거야. 흉작이 들진 않았는지. 뭘 먹을수 있는지 그런걸 알기 위해서라고. "

" 저도 매번 말씀드리지만, 기상 후의 차는 몸에 좋답니다. 갈증도 풀리셨을거고, 솔직히 마음에 드시는거 다 알아요. 제가 몇년이나 신님과 함께한다고 생각하세요? 밥도 곧 와요. 메이드들이 올거에요. "

" ...에휴, 됐다, 됐어. 자는 동안 별 일은 없었고? 싸우는 애들은 없지? 특히 전쟁같은거. "

" 당연히 없죠. 천년전쟁이 끝난지도 벌써 5년째에요. 이제 더이상 싸워서는 안된다는걸 모두 깨달았으니까요. 신님께서 내린 축복 덕분이에요. "

" 축복은 무슨. 자꾸 칭찬하지 마, 어색하니까. "

" 저는 그냥 당연한걸 말씀드릴 뿐이랍니다. 다양한 종족간의 분쟁, 전쟁을 끝낸다는 목적으로 악마들과의 거래를 통해 전쟁에 참가시키고, 그 여파로 혼돈은 사교도들과 함께 늘어났고.. 신님께서 전쟁을 끝낸 이후에도 이어지는 기근도 끝내셨잖아요. 굶어죽지 않기 위해 서로를 잡아먹던 이들에게 기꺼이 자신의 살도 내어주시고, 수맥을 찾기 위해 몇년간 각지를 돌아다니며 계속 땅만 파기도 하셨고. 병든 자들을 위해 진심으로 울어주시고, 병든자가 나오지 않도록 직접 수도원을 짓기도 하시고. 그렇게 5년만에, 이토록 평화로워졌어요. 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전쟁을 해왔다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

" 갈 길이 멀었어. 아직도 내 눈이 닿지 않는곳에선, 누군가가 불행을 겪고 있겠지. "

" 그들을 위해 저희 푸른 은하 교단이 있는거겠죠. 당신의 숭고한 의지를 조금이라도 전하기 위해. 저희가 신님의 눈이, 발이, 손이 되어드릴테니, 언제든 말씀만 하세요. 신님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

" 제발, 엘. 그렇게 말하지 말라니까. 나는 몇번이고 말하지만 신이 아니야. 그리고 나를 너무 믿지 마. 나를 그렇게 숭배하지마. 천년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몰라? 그놈의 신, 교리, 그리고 개인의 탐욕과 차별. 그런 모든것들이 뿌리깊게 박혀있었기때문에 한번에 터진거야. 그 이단심문관 같은 너희 애들은 아직도 있어? 싹다 쫓아내고 그 무슨 단죄의 검인지 뭔지 집어치우라고 했잖아. 그 망할놈들이 이름 따라서 단죄같은 개소리를 지껄이던데, 한번만 더 그런 소리 하면 가만두지 않을거라고 전해줘. "

" 알겠습니다. 최고사제님께도 그렇게 전해두도록 할게요. "

긴 한숨을 내쉬고는 의자에 앉는다. 곧 테이블 위로 화려한 상들이 올라온다. 새끼 송아지에 금가루를 뿌리고 양념을 입힌것. 저택 한채는 살수 있는 값에 거래되는 과일. 채 자라지도 못한 병아리와 닭 중간쯤 되는걸 쪄온것. 거기에 달걀을 낳을 수 있는 암탉. 엄청 커서 상다리가 부러지는게 아닌가 싶은 생선인지 고래인지 알수없는거. 각종 채소로 화려하게 뭔가 내온것. 딱봐도 비싼재료가 잔뜩 들어가보이는 스튜. 뭐가 들었는지도 모를 기름을 잔뜩 머금은데다 종이를 깔아놔서 이럴거면 대체 왜 기름을 저리도 줄줄흐르게 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튀김요리. 무슨 눈덩이처럼 생긴 새하얀 빵. 오르페우스라는 술의 명장이 만들었다는 오래된 술. 이거 얼마짜리더라. 내 기억엔 분명 이거 몇개 주워다 팔아서 번 돈으로 국가를 재건하는데 썼던것같은데. 그리고 쟤네는 뭔데 여기서 춤을추는거야? 얼씨구, 노래 부른는 성가대 꼬맹이들까지. 짜증이 치밀어서 테이블을 뒤엎어버렸다. 그녀는 여전히 저 부드러운 미소로 날 쳐다본다. 그녀의 검은 눈동자가 가라앉는다. 엘은 붉은 눈동자가 아니었던가? 뭐 어때. 지금 그게 중요한건 아니지. 그녀는 익숙한듯 잔뜩 실망한 얼굴인 춤추던 애들과 성가대 꼬맹이들을 손짓으로 돌려보낸다. 아니, 그렇게 익숙하면 제발 하지 말라고. 몇번이나 말했잖아. 이마를 손으로 꾹꾹 누른다.

" 엘. "

" 네, 신님. 말씀하세요. "

" 난 그냥 고기나 좀 먹었으면 했어. 병들어서 죽은거나 뭐 늙어 죽은 그런 동물 있잖아. 난 딱 그거 하나면 더 바랄게 없어. 술? 좋지. 스튜? 목도 안막히고 좋지. 따듯하고. 근데 내가 이런걸 바라는건 아닌거 알잖아. 제발. 대체 몇번이나 말해야돼. 나 안죽는다고. 솔직히 밥좀 안먹어도 돼. 근데 무슨 저런걸 차려와? 저게 다 도대체 얼마짜리야? 그리고 특히 저 오르페우스 술 저거. 내가 몇개 주워다가 팔아서 자금 확보했는데 그걸 다시 사왔어? 그럼 우리 국가 예산의 얼마가 날아간거야? 저런거 살 돈 있으면 저 성가대 꼬맹이들 사탕이나 좀 쥐어줘. 그리고 이건 진짜 어이가 없지만 궁금한건데, 아니.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다 나오네. 대체 왜 춤추는 애들을 불러온거야? 아니 밥먹는데 옆에서 누가 춤을 춰? 어? 진짜 궁금하다. 누가 춤을 춰? 나는 그럼 뭘해야돼? 밥을 먹으면서 춤추는걸 봐?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야 그게. 자기들은 앞에서 땀 뻘뻘 흘리면서 어? 신 앞이라고 열심히 춤 출텐데 나는 그래그래 잘하는구나 난 밥이나 먹겠단다 하하 부럽지? 다 내꺼야 이 새하얀 빵을 보렴 너희가 입고있는 옷보다 하얀 빵이란다 맛있겠지? 안줄거니까 춤추고 꺼지렴~ 이러고 밥먹어? 하아.... 하아.. 그리고, 성가대 꼬맹이들은 또 뭐야. 춤 추는거보단 낫긴 하지. 근데... 아, 그만하자. 아니다. 됐어. 그만해. 말하기도 싫다 이젠. "

" 신님. 당신께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 "

" 그 입 닥쳐!!! 한마디만 더 지껄여봐. "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테이블을 거칠게 주먹으로 내리친다. 꽉 쥔 주먹에서는 피가 흐른다. 나는 가빠진 호흡을 가다듬고, 의자에 완전히 몸을 눕힌다. 내가 얼마나 너희를 위해 노력했는데, 이런 식으로 나를 철창에 가두는거지. 나는 그냥 도움이 좀 되고 싶은것 뿐인데. 다른 이들이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전쟁을 막았고, 굶주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내 살을 잘라 나눠주면서 그들을 먹였다. 몇년이고 앞장서서 땅을 파며 수로를 팠고, 병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수도원을 지었다. 아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스스로 만들었으면 좋겠어서 아카데미를 만들었다. 그런데 자꾸 내게 왜 이러는거지. 나는 신이 아니야... 그냥 평범하게 죽지 못하는 사람일 뿐인데.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 너, 이제 내 눈에 띄지 마. 전속비서 자리에는 다른 애를 임명할거니까 모집공고나 하나 붙여놓고 사라져. "

" ...네, 알겠습니다. 신님께서 말씀하신다면 무엇이든지 따를게요. 그게 제 삶의 유일한 이유니까요. "

너는 끝까지 미쳤구나. 대답조차 하지 않고 시선을 위로 돌린다. 그러자 그녀는 나를 아쉬운듯 바라보다가 몇번이고 절하고는 사라져버렸다. 부담감에 심장이 터질것만같다. 내가 바란건 이런게 아니었어. 내가 바란건 그냥 전쟁같은 미친짓을 안하고 좀 평화롭게 살자는거였는데. 내가 또 다 망쳐버린거야. 긴 머리를 뒤로 넘긴다. 거대한 창문 앞으로 다가가서 창 바깥을 바라본다.

5년이나 흘렀지만 여전히 공사는 한창 진행중이다. 일상처럼 다투던 다양한 종족들이 한데 어울려서 사는걸 보고있으니 기분이 나아진다. 5년전까지만 해도 저들의 손에는 칼이 쥐어져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즐겁게 웃고 떠들며, 어린 아이들이 태어나 아장아장 걷는다. 전쟁을 모르는 아이들의 시대가 다가온것이다. 예전이라면 상상도 할수 없었을, 가족들끼리의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보인다. 증오스럽도록 더웠던 햇볕도 이제는 따스하게 우리를 감싼다. 그러나..

저들은 결국 나라는 존재 아래에 묶여있다. 내가 이토록 슬픈건 그 이유 단 하나때문이다. 나는 그토록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너희가 생각하는 신과 같은 권능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이상. 그저 죽지 않는것 뿐이니까. 그러나 그들은 나를 멋대로 신의 자리에 앉혀두었다. 순식간에 저들은 나를 숭배했고, 그걸 원천으로 삼아 힘을 내고 세상에 평화를 흩뿌렸다. 그렇기에 아무말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신이 아니라고 말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저들은 듣지 않을테니까. 그리고 홀연히 사라져버리면 이 종교가 어떻게 변질될지 모른다. 지금도, 이 중간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단체가 되었다. 나는 신이요 곧 황제 위에 군림하는 진정한 황제같은, 멍청하게 긴 직함이 붙어버렸으니까. 걱정스럽다. 다함께 이루었던 이 평화가 또 다시 산산조각 나는것이. 내 무능이 들통나 나를 쫓아낸뒤 저들에게 다가올 분열이. 내가 사라지고 난 뒤 절망할 그들이. 두렵고 슬프다. 창가에 손을 얹는다. 우리가 만든 세상인데 나는 또다시 여기에 홀로 있어. 또 나만. 대체 왜.창가에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는다.




" 아아, 단죄의 검 형제자매 여러분들 반갑습니다. 이렇게 또 정기모임을 가질수 있어서 더할 나위없이 기쁘군요. "

" 단장님, 중요한 전달사항이란건 어떤것입니까? "

" 그걸 말씀드리기에 앞서, 저희의 이념을 다시한번 짚고 넘어가보죠. 신님께서는 자애로우십니다. 천년전쟁을 끝내셨고, 세상에 사랑을 널리 퍼트리시는분이죠. 아아, 얼마나 아름다우십니까. 그러나 신님께서는 단죄하지 않으십니다. 아직도 불멸자를 증오스러운 것으로 바라보는, 불경스러운 이들마저도 사랑하십니다. 신님께서는 모든 생명을 사랑하시니까요. 그렇다고 단죄하지 않는것 또한 불경입니다. 감히 저희의 신앙에 의문을 표하고 불경한 소리를 읊어대는 모든 이들을 단죄해야합니다. 그렇기에 저희, 단죄의 검이 모이게 된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전달사항이 있습니다. 저, 엘은 신을 모시는 자로써 오늘 신님께 직접 계시를 들었습니다. 그분께서 가라사대, 내 눈에 띄지 말라. 사라지라.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것입니까? 신님께서는 태양이시고 저는 달이 되라는 말씀이십니다. 신님께서도 단죄를 할 결단이 생기셨다는것이겠지요! 아아, 이 얼마나 잔혹하면서도 성스러운 존재십니까. "

곳곳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진심으로 그녀의 연설에 눈물을 보이는 자까지 있다.

" 그렇기에 저희는 악을 단죄하는 그분의 검이 되는겁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악을 쓰러트릴때까지! 단 한줌의 불경도 남아있지 않을때까지!! 신님께서, 이 세상을 진정한 낙원으로 만들어주실때까지!!! 저희는 몸을 불사르며 행동해야 하는겁니다. 신님께서 직접 자신의 살을 잘라 배고픈 이들에게 나누어주셨듯.... 기도합시다. 그분을 위해. 성흔을 다시 새기는것으로 오늘의 모임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단죄의 검 모든 단원들이 칼을 빼들어 자신의 몸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피를 흘리며 광기서린 기도소리가 무언가를 즐겁게 만들었다.



" 들으셨죠? 당신도 거기서 기다리고 계세요. 현현이 머지 않았습니다. 그 부정한 육체를 이 세계에 드러내려는 찰나에 단죄하실겁니다. 아아, 빨리 보고싶네요. 처음으로 단죄를 집행하시는 신님의 모습이! 그 아리따운 자태가 보고싶습니다. 그러니, 당신은 그것의 첫 제물이 되어주셔야겠습니다. "

심연의 가장 깊은곳에서 그것은 부드럽게 웃었다. 그것의 눈동자는 검게 빛났다.

623 나하르 (nboolC3oyU)

2022-07-15 (불탄다..!) 23:33:38

>>603 세투스
잘못 만들어진 워프게이트, 누군가의 강제소환. 생각한다면 특이한 일은 아니다만. 네놈은 다르다. 무언가 이상한 냄새가 나.(그녀는 짜증난다는 듯이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더니 이내 표정을 찌푸렸다.)그리서 그런 사건을 일으킨 것은 네놈인가?

>>605 이바
(그녀의 손에 잡혀 있는것은 더이상 찻잔이 아니었다. 날카롭게 벼려진 단검한자루. 언제부터 들고있는것인지도 모를정도로 자련스럽게 그녀는 그것을 테이블 정 중앙에 찍어버리고는 당신을 바라본다.)
한가지 말해주지. 이바.
나는 단 한순간도 나 자신을 위해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네.
(그녀의 사고는 이미 정지해있었다.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것을 수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만이 자신을 지배하는 유일한 법. 일그러지고 깍아내려져도 그녀에게 있어 그것은 부숴진것이 아니라, 벼려진 것이었다.)
그래, 불완전하다. 인간은 애초부터 불완전했다. 그렇기에 이용당하고 이용하며 타인을 발밑에 두려 애쓰지. 자신을 위해 싸워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를 불에 태워죽이고, 돌림병을 치료하는 미혼의 약사를 마녀라고 외치며 강에 빠뜨린다. 틀렸나?
(그녀가 겪은 선에 대한 맹세는 언제나 말뿐이었다.)
(신에게 몸을 바쳐 누구보다 선함을 자부한 나의 소중한 친구마저 신에게 농락당해 자신의 손으로 죽였으니.)
무언가 착각하고 있군. 네놈의 그 말 한마디에 무너질 각오였다면 애초에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이것이 나의 패도. 나는 모든 악을 죽인다. 모든 살아 있는것을 죽인다.
사랑따위, 애초에 없었다. 그놈들이 그리 만들었으니까.
그제서야 겨우 무엇인지를 알려던 참에, 모든것을 빼앗겼으니.
(당신의 손은 닿지 않는다. 마치 원래부터 그자리에 없었다는 것 처럼 나하르는 어느새 당신의 뒤에 서서는 말을 이어간다.)
알다마다. 그 무엇도 누군가의 위에 설 자격은 없다. 그러니 내가 만드는 것은 지평. 그들이 살아갈 새로운 감옥.
(단검이 꽃힌 테이블의 중앙에서부터 불길이 퍼져나간다.)
자신의 욕망와 죄악에 맞춰 살아가는 낙원일지어다.

>>606 레인
그런가.(그녀는 그리 말하고는 살의를 덮어두었다.)
글쎄다. 때로는 그들이 편한대로 역사는 바뀌기도 하지. 내가 그동안 살면서 얻은 몇 안되는 지혜는, 기록되는 것보다 기억되는 것이 많다는거다.(한마디 한마디에 반골의 의식을 담는다. 그런 모호함이 싫다. 확실한것을 원한다. 누구나가 인정할만한 절대적인 기준을 원했기에 그녀는 지금에 이르렀으니까.)
아쉽게도 지금의 나에겐 네놈을 죽일 이유가 없다. 인간을 위협하지도 않았을 뿐아니라...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624 리카 (0s5KU0d2D.)

2022-07-16 (파란날) 00:37:49

>>620 헤르베라
응! 걱정해줘서 고마워-♫ 향이 너무 좋아서, 이미 취해버렸을지도 몰라! ( 활짝 웃는 얼굴은 정말 농담일 뿐이었을까. 느긋히 걸어가는 헤르베라를 따라 걸어간다. ) 그렇구나- 즐거웠다니 다행이다! 그래도 혹시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줘! 내가 바로 도와주러 올게! 나는 마법소녀거든-!♫ ( 한결같이 즐거운 기색인 헤르베라를 따라 밝게 답한다. 마법봉도 빙글빙글 돌려가며 ) 까다로운 건가? 아하핫-♫ 미안해! 나, 술은 잘 안 마셔서- ( 술만이 아니라 음식 같은 것도 비슷했겠지만. 어쨌든 창고의 안쪽으로 들어가는 헤르베라를 따라 들어가본다. 그리고 마주한 비밀스러운 공간. 서늘해서 반사적으로 몸이 움츠러든다. 그러나 작지만 탐스러운 과일나무들을 발견한 연보라색 눈은 다시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한다. ) 이놈? 이놈? ( 헤르베라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고개를 기웃기웃한다. 그리고 과일들을 솜씨 좋게 잔에 담아내는 헤르베라의 능력에 멍하게 입을 벌리고 구경한다. 마침내 완성된 알록달록한 잔을 받으면, 다시 그 얼굴에 웃음이 환하게 피어났던가 ) 정말-?! 이거 내가 먹어봐도 돼? 고마워-! 그럼, 잘 먹겠습니다-!♫ ( 조심조심 작은 포크로 레몬 큐브를 하나 찍어서 입에 쏙 넣는다. 그리고 살짝 씹자마자 느껴지는 상큼함. 정말로 놀랐는지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그대로 꿀꺽 삼켜버린다. ) 어-어라..? ( 눈을 깜빡깜빡이다가 이번엔 포도알을 하나 찍어서 먹어본다. 터지는 포도주의 달콤함 역시, 과일 본연의 맛이 가득했다. 한번 더 먹다 놀랄 정도로 ) 정말 맛있어-!! 우와-! 술이라는 거, 이렇게 맛있었던 거구나-?! ( 활짝 웃으며 방방 뛰듯 감탄하며 ) 이거 뭐야? 이거 뭐야? 생긴 건 과일인데, 안은 과일주로 가득해-!♫ ( 반짝반짝한 눈으로 텐션이 더 올라간다. )

625 레인 (YMlH9mZ0O.)

2022-07-16 (파란날) 00:59:51

>>618 리카
(먼저 꺼냈던 말을 되뇌이며 잠시 생각하던 리카가 이번엔 약속이란 단어를 꺼내자 그것은 그때서야 깨달았다.
서로간의 믿음이 맞아야 약속이라는게 성립된다는 것을...)
음~ 약속이라! 그편이 더 좋네. 그렇게 하도록 하자~
(어느정도 맞는 말이긴 했다. 그래야 서로가 믿는 것이니까,
믿음은 그저 타인에 대한 기대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이 인간과 함께 살아오면서 알게 된 사소한 차이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약속은 가장 위험한 계약이기도 했다.
당연하게도, 자신의 본질을 알고 미치지 않는 이는 극히 드물었으니까.
간혹 그러지 않은 이들이 있었다해도 필멸자의 운명은 하나의 결말을 향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피하기엔 그것은 오랜시간동안 굶주려있었다.
기아와 갈증, 모든 것에 대한 탐구심, 끝없는 허무함, 영원한 무료함 속에 잠들어있었다.
그렇기에 이것은...
늘상 반복했던 도박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렇게까지 기를 불어넣어 주니까 벌써부터 입맛이 도는거 같은데~?
(세상 어느 누가 다른 이가 먹는 것에 대해서까지 잔뜩 힘을 실어줄 수 있겠는가, 이정도면 사실 그녀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긍정적 에너지원의 집합체가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런게 오히려 넘쳐나서 탈인지 힘들다는 것 조차도 이해를 못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긍정 에너지의 용량을 늘리기 위해 스스로의 그릇을 더 파낸 나머지 조금만 건드려도 깨질듯한 기분이 들었다.)
루루인가~ 역시 귀엽구나? 어떻게 보면 마법소녀에겐 거의 필수인 마스코트 같은 개념이지~ 그 옛날부터 정론화 되어있었으니~
(그 옛날 마법사들에게도 각자의 파트너나 다름없는 소환수나 영물이 있었듯, 지금의 마법소녀에겐 마스코트가 있었다.
그것이 유기체이건, 지금처럼 유기체가 아니건...)
마법소녀가 치어리딩까지 하는건 너무 바쁘지 않아~¿
그래도 뭐... 응원까지 해준다면야 나도 언젠가 리카에게 힘이 될수 있도록 해줘야겠지~
(누구나 할 수 있는 감사표현이었지만, 힘이 될수 있다는 말은 중의적으로 들릴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음... 그나저나 나만 받는 것도 뭐한데... 리카는 뭔가 원하는게 있을까? 막 '수상한 마도서' 같은게 구하고 싶다던가 하는게 아닌 이상은 해줄 수 있을지도~
(따뜻한 연보라색 시선, 마법봉을 휘두르며 환하게 웃는 모습은 여느 마법소녀들과는 확연히 다른 강인함과 완벽함이 들어차 있었고, 그것은 그런 모습을 그저 알 수 없는 미소로 지켜보았다.)

>>623 나하르
(이제는 사라진듯한 살기.
담담하게, 하지만 무언가의 감정을 담아 내어놓는 말은 마치 짙게 끼어버린 한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음... 그 말도 일리가 있네...
역사는 편찬도 마음대로이지만 개찬도 마음대로인 법이지.
제 아무리 운명의 여신이 개찬을 가만두지 않는다 해도, 여신조차 비웃는게 곧 인간이니까 말야~
하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기억은 가감없이 남아 후대에 전해지지... 후에 어느 누구를 통해서라도 진상이 밝혀지길 바라면서 말야.
(그것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간은, 정말 무엇이든지 하는 존재였다.
필요하다면 같은 인간은 물론이거니와 신마저도 속일수 있는 유일한 존재니까...)
오, 그럼 그냥 지금 이대로 태업이나 할까~ 어차피 내가 뭘 안하고 구경만 해도 인간사는 잘 돌아가는거 같기도 하고~

626 바벨 (NXTuEWsWA.)

2022-07-16 (파란날) 02:03:23

>>605 이바
연습하는 것 정도야. 나중에 따로 와. 아니면 내가 직접 찾아가던가 할게. (별거 아니라는 듯 태연하게 당신에게 말하고선) 모험은... 그래. 재미있었지. 정말 즐거웠어. (큭큭 웃음을 터트렸다. 그 이후에는 어딘가 슬픈 표정을 지었지만.) 그런 이야기 하는 거 아니야. (농담하는 당신의 이마에 딱밤을 딱! 치려고 시도하고는 곧바로 무언가 깨달은 듯 잠시 멍하니 당신을 바라본다.) ...그러고보니 네겐 삶이 저주였지. 아니다. 미안. (과거에도 몇번 이런 경험이 있는걸까. 죽는다는 농담에 태클을 거는게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어디인지 감도 안 잡히네. 좌표로 대략 측정해봐도 굉장히 멀리 온 것 같은데... (주변을 둘러본다. 이런곳에 드래곤이 사나? 오크는 하나 살고있는데. 그는 귀찮다는 듯 중얼거렸다.) 꺼져. (그가 초커를 만지작거리자 그의 입에서 푸른색 숨결이 뿜어져나왔다. 이내 그의 입속에서 충격파같은 것이 터져나오며 오크는 저 멀리로 날아갔을 것이다.) 죽진 않았겠지. 자, 다시 가자. 드래곤은 어디라고? 흥분되는 모험 앞에서 저딴 쓸데없는 것에 시간낭비할 필요는 없지. (곧이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다시 초커를 만지작거리며 당신을 바라본다. 묘한 표정이었다. 마치, 대화를 해보자는 당신의 말은 들리지도 않았다는 것 마냥.)

>>606 레인
타는 냄새라고 직접적으로 알고 있는 거잖아 이 외신이... 다 알고 있으면서 모른척하기는. (아쉽다는 척 말해도 목소리는 이미 단념했다. 당신이 가르쳐주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려나.) 아니면 스스로의 몸이라던가? 어쩌지. 나는 아마도 맛없을텐데. (가벼운 농담이다. 그러고보면 옛 마신중에는 자신의 몸을 제물로 소환하는 의식도 있던것으로 아는데... 당신은 그래도 마신과는 거리가 멀었으니까.) 모르겠다. 세월이 지나며 비틀린건지, 원래 그런 심성인건지... 하지만 아무래도 좋아. 난 복수하면 그만이니까. (으득. 하는 소리와 함께 이를 갈며 무언가를 노려보고 있었다. 당신이 아니라, 그의 기억 속에 있을 주신을 노려보았다.) 가끔은 궁금하긴 하네. 당신의 그 모습을 다른 외신들이 본다면... 어떤 반응일까. 우리로 치면 그들 눈에 당신은 개미와 진심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는 인간이겠지. (이렇게 생각하니 당신은 정말 괴짜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실소를 흘렸다. 변덕이 무엇이길래 당신을 이렇게 변하게 만드는걸까.) 인간의 그릇을 가지고 살다보니 인간의 감정을 얻었구나. 죄책감이라니. 부정형의 당신이라면 정말 티끌만큼도 가지지 않았을 감정이네. (재미있어. 흥미롭기도 하고. 하며 큭큭 웃음을 터트리는 그. 그러다 질린듯 얼굴을 뒤로 빼는 당신에게, 이번에는 이쪽이 다가간다.) 함부로 열면 안 되는 책이기에 받아간다는 거지. 일기장 같은 거라는 건... 뭐, 힘내고...? (당신을 바라보며 측은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제 일기가 가장 유명한 마도서가 된 기분이란. 상상만해도... 별로 좋진 않았다.) 그래. 다른 도서관이랑 다른게 있다면 내 머릿속을 경유해서 도서관을 열람할 수 있다는 거지. 요컨데 vpn같은 느낌으로. (도서관보단 위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접속 방식이라던가.) 경유한다고 해도 결국 내 권한을 빌린다는 의미니까 당신이 직접 열람하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을 거야. (그러면서 당신을 향해 손을 내민다.) 이 위에 책을 올려놓으면 계약 성립인걸로 하지.

>>610 리겔
(이죽이는 당신을 보며 키득 웃었다. 여우를 함부로 믿는게 아니라니.) 하지만 괜찮아. 당신은 거짓말을 하는 여우같지는 않거든. 사람을 홀리는 여우같지도 않고. (여유 가득한 표정을 하며 그는 숲의 나무에 기대 당신과 마주앉았다. 머리 뒤에는 팔베개를 하고선.) 내 눈으로 볼 때는 그래. 당신은 믿어도 괜찮은 '사람'인 것 같거든. 내 눈을 속이고 내 기대를 배신할 정도로 당신이 뛰어나다면 그건 안 당해주는 거야말로 예의가 아니겠지. (놀랄 정도의 합리화다. 하지만 그는 꽤나 당당하게 말했다. 마치 그게 설득력이 있다고 믿는 양.)

>>612 헤르베라
처음부터 적성에 맞는 것을 찾아 취미로 삼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거지. 취미로 삼는데 적성까지 없다면 너무 슬프잖아. (가볍기에 가볍게 반응할 수 있었다. 당신의 그런 반응도, 그는 즐거이 받아들였을까.) 상인에게 그런 말은 위험한 거 아닌가? 통째 내어줄 수 있다고 하면 이런 고급진 술 전부를 가져가서 내다 팔지도 몰라. 그게 상인이니까. 하지만 그건 예의 어긋나는 행동이지. 그러니까 통째 받는 건 사양하고, 이따 종류별로 한 병씩만 부탁하겠어. (그는 돈을 추구하진 않았지만 이건 분명 좋은 상품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재미도 더 커지겠지. 그런 충동이 들기 전에 그는 스스로를 제지했다.) 나는 상인이고 당신은 장인이니까. 상인은 물건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장인은 물건을 주관적으로 평가하지. 내가 만족하는 물건에 당신이 만족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해. 난 오히려 당신이 만족한다면 그게 더 무서운 일 아닌가 싶어. (장인의 마음에 든 물건은 어떤 분야에서든 미친 가치를 가졌다. 하물며 이런 술에도 만족 못하는 당신이 만족한다면? 그건 대체 어떤 술일까. 애초에, 술이라고 부를 수는 있을까. 강력한 매혹성을 가진 음료에 가깝지 않을까.) ...참 호쾌하기도 하지. (당신이 술병을 들이키자 상당히 당황한 눈빛이다. 첫번째로 당신이 그 독한 술을 물처럼 들이마시는 것에서 당황했고, 두번째로 고스란히 드러나는 목선과 가장자리를 따라 흐르는 술 한방울이 어쩐지 선정적으로 보여서였다. 그렇기에 그는 살짝 눈을 돌리며 당신이 다 마실 때까지 기다렸다.) 그렇게 벌컥벌컥 마시라고 준 술은 아닌데 말이야... 하지만 맛있게 마셨다면 그걸로 됐어. 술은 맛있기만 하면 그만이지. (나른하니 늘어진 당신을 보며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당신이 준 술을 입 안에 머금는다. 좋은 향을 음향하고, 맛을 음미한 후, 삼켜 목넘김을 즐겼다. 후우. 술잔을 비우고 그도 타는듯한 숨을 뱉었다.) 당신도 이런 술이 있나? 스피리터스같은? 있다면 나도 한잔 받을 수 있을까? (당신을 보니 그 역시 그렇게 한잔 마시고 늘어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는 테이블 위에 한쪽 팔을 올리고 그 팔로 턱을 받치며 당신을 빤히 바라본다.)

>>618 리카
둘? 하나?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친구인데 당연한 거 아닐까. (친구 사이에 약속 한두개 쯤은 별 것 아닌 일이었으니. 오히려 그정도도 못해준다면 친구가 아니었다.) ...당했네. 그것도 리카에게 당할 줄이야. (한방 먹었다는 듯, 당신이 말을 돌려주자 뻘쭘한지 실없는 미소 지었다.) 그...래. 언젠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양손 붕붕 흔드는 모습은 귀여웠지만 그 귀엽고 믿음직한 모습에 차마 확실하게 대답해줄 수는 없었다. 그야 내용이 당신에게 도움받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으니까.) 친구랑은 맛있는걸 먹거나, 같이 놀거나, 잔뜩 수다를 떨면서 시간을 보내지. 지금의 우리처럼. (과거에도 여러 친구들과 그랬는데, 여기에서 또 그것을 할 수 있는게 당신처럼 자신의 친구가 처음이라 다행이었다.) 날 닮았다니 그거 너무 평가가 주관적인데? (아름다운 도시와 자신이 닮았다는 말에 볼을 긁적였다. 싫은 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 부끄럽다.) 태어나서 쭉 자랐지. 여길 떠나기 전까진. (심지어 떠난 것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지만... 그것은 일부러 생략했다.) 이건 그냥 조금 있으면 가라앉을 거야... 술은 아니야. 절대로. (당신을 열심히 설득하려 했지만 이윽고 한껏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당신의 모습에 제 자신의 얼굴을 탁 쳤다. 그가 처음으로 졌다.) 그냥 평범하게 걷자. 이제 좀 나아졌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걸으면 주변 풍경을 제대로 못 감상할 거 아니야? (어차피 손을 놓지 않으면 거기서 거기였다. 그는 반짝반짝 눈이 빛나는 당신을 보며 안심했다.) 바다는 어떤 기분이야? 즐거워? 그랬으면 좋겠네. (모래 위로 사박사박 걸음을 옮기며 근처 카페라도 갈까 했다.)

#혹시라도 스루한거 있으면 꼭 얘기해주시길...

627 리겔 (RA2jyDQtd6)

2022-07-16 (파란날) 04:48:59

>>616 테이얀
(높이 날아오르는 까마귀를 따라 여우의 눈이 느릿하게 움직였다.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 인간의 정체가 궁금할 법도 하나 여우는 궁금해하지 않았다.) 괜찮을거야. 네 뒤에 신이 있다고 한다면 공격은 하지 않을테지. 예언을 믿는 구닥다리 집단이라서. (새끼 여우가 꿈질거리며 머리카락 사이를 헤집고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당신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까마귀를 바라보며 울음소리를 내는 새끼 여우는 역시나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여우는 그 울음소리에 손을 올려서 새끼 여우의 미간에서부터 뾰족한 주둥이까지 쓸어준다.) (여우는 당신의 말을 들었다. 아니 들은 게 맞을까? 어찌됐든 이야기를 끊지 않는 걸로 봐서는 듣고 있는 건 맞았다. 새끼 여우가 이제는 여우의 어깨 위에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 그러니까 네 말은 네가 신을 대신해서 세계를 기록하는 서기라는 이야기지? 그런 이야기를 나같은 일개 수인에게 이야기를 하는 건 푸념을 늘어놓을 상대가 필요했던걸까 싶은데. 내가 위로는 잘 못하거든. (잘 못하는 게 아니라 하는 법을 잊어버린 거지. 여우는 냉소적으로 생각했다. 그래도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죽지도 늙지도 못하고 끝없이 기록해나가야하는 건 조금 그런가. 그런 것치고는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은 모양이다. 역시나 끝까지 나만 아는 이야기로 남아있는 거겠지.)

>>618 리카
(급히 따라오는 당신을 배려하지는 않았다. 평소와 같은 속도로 평소와 같은 길을 걸어갔을 뿐이다. 여우는 그저 걷고 또 걸었다. 흘끗, 떨리던 몸이 잦아들어서 아까보다는 훨씬 상태가 나아보이는 당신을 봤고 당신이 크게 소리치는 것까지 보고 나서야 여우는 시선을 정면으로 향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당신과 걷던 여우의 걸음이 당신의 외침에 멈췄다.) 저거야? (그러니까 찾던 게, 인형이였다는 사실에 여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꼭 살아있는 것을 찾아헤매는 것 같았는데. 고개를 들던 의문은 해결하지 않은 채 넘겨버린다. 여우는 그저 높은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인형을 어떤 방식으로 꺼내야할지 생각하기로 했다.) 잘못하면 찢어질 것 같은데. (중얼거리던 여우가 당신을 본다. 그렇게 무겁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정도의 인간을 저 높이로 올리는 게 내가 올라가는 것보다야 낫겠지.) 고소 공포증은 없지? (여우가 당신을 향해 손짓했는데 가까이 다가가면 여우가 당신을 덥석 안아올리려 할 것이다.)

>>626 바벨
맞아. 둘다 정답이야. (여유 가득한 당신의 표정에 여우는 무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뭐, 동방의 어느 나라에서는 사람을 홀리는 여우가 있었다는 걸 지나치는 바람에서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사람. (믿어도 되는 사람이라고? 여우는 자신과 마주 앉아있는 당신이 지칭한 사람이라는 단어를 문득 중얼거렸다. 사람이라고. 내가? 긍정적인 것도 저정도면 병이 아닐까. 냉소주의자인 자신에게 당신처럼 긍정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상대하기 버겁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 끝없는 긍정이 당연하다는 듯 합리화를 해버리고 마니까.) 수인에게 사람이라고 지칭하는 건 좀 웃겼네. 네가 생각하는 사람의 기준이 대체 뭔지.

#놓친게 있으면 말씀해주십셔!

628 헤르베라 (l4YkcBYxF.)

2022-07-16 (파란날) 07:09:32

>>624 리카
말은 고마우나 아마 내가 그대에게 도움을 청할 일은 없을걸세. 그러니 그런 생각일랑 말고 내킬 때 아무 때나 들르게나. (나중에 도움이 되어주겠다는 소녀의 말을 그녀는 둥글게 하지만 직접적으로 사양했다. 마치 그럴 일은 미래영겁 없을 것처럼.) 취향이란 길과 같은 것이네. 확실하게 닦인 길이 찾기도 쉽고 가기도 쉬운 것처럼 명확히 구분지어진 취향은 맞추기 역시 손쉽지. 허나 이도 저도 아닌- 아주 간단한 좋고 싫음도 없는 취향은 지도가 없는 원시림과 같은지라, 어설프게 맞춰보려 들었다간 서로에게 좋지 못 한 경험만 남길 뿐이니 어찌 까다롭지 않겠나! (하하하! 그녀는 지칠 줄도 모르고 매번 소리높여 웃었다. 술 창고의 안쪽에서 그녀를 졸졸 따라다니는 소녀를 보고 소리없는 미소를 짓기도 했다. 소녀에게 잔을 넘겨준 후엔 당연히 먹어도 된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반응을 살폈다. 지그시 바라보다가 소녀의 반응이 만족스러운지 기쁨의 웃음을 터뜨렸다.) 와하하하! 이거 참, 보고 또 봐도 귀여운 그대로세! 그래. 맛있지? 그대의 표정을 보아하니 나름 비장의 물건을 꺼낸 보람이 있구만! (그녀는 손을 들어 소녀의 볼을 톡 건드리려 했다. 그 반짝반짝 빛나는 눈가도 한번 쓸어보려 했다. 피하지 않았다면 깃털로 쓸듯 부드럽게 손을 스쳤을 것이다.) 흔히 나오는 과실주는 과일을 손질하여 술에 담근 것이라네. 헌데 나는 과일의 전부를 버리지 않고 술로 만들어보고 싶었다네.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요행히 성공해서 그것이 만들어졌지. 한번 먹으려면 시간이 꽤나 걸리지만 맛있는 걸 먹으려면 기다림은 필수 중의 필수 아니겠나! (그녀는 의기양양하게 말하고 씨익, 웃은 것 같았다. 베일에 가려져 보이지 않겠지만.) 아. 아무리 맛있어도 천천히 먹게나. 그래보여도 술은 술이니 급히 먹으면 속이 쓰릴 것이고 너무 먹으면 독하게 취할 거라네. 입맛은 맞춰주어도 그거까진 내가 어떻게 못 해주니 말일세!

>>626 바벨
그렇긴 하나 뭐- 아닐세! 말이 길어져봤자 술맛만 버리지! (길어지려는 말꼬리를 그녀는 단칼에 뚝 잘라낸다.) 하하. 분명 위험할지 모르지만 그대가 상인이라면 이런 공급이 불안정한 물건을 제대로 팔 수 없을거란 생각도 하는게 좋을걸세. 음! 한 병씩이라! 챙겨주는거야 어렵지 않지만 가져갈 방법은 있는지 궁금하구만! (따끔하게 사실을 찌르는 말을 하나 싶다가도 금방 유쾌하게 말투가 바뀐다. 이어지는 그의 말을 즐겁게 듣고 있던 중, 그녀가 만족한다면- 이란 말에 표정이 굳은 걸 그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술은 원래 이렇게 마셔줘야하는 법일세. 단숨에 들이켜서 전신에 벼락을 맞은 듯한 감각이 흐르게 해야 이 술을 만든 미치광이의 기분을 손톱 만큼 정도는 알 수 있지 않겠나! (흐하하하. 늘어진 채 웃으니 몸이 들썩이고 옷의 매듭이 금방 풀어지지 않을까 싶을 만큼 헐거워진다. 그녀는 웃음과 술의 여운을 즐기며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한껏 편한 자세를 취했다. 전혀 취하지 않았지만 만취한 사람처럼 작게 흥얼거리기도 했다. 그가 말을 걸기 전까지.) 음. 으음? 그야 물론 있지. 이것이 벼락 맞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면 내 것은 전신에 불이 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네. 뭔가. 그대 그런 걸 느껴보고 싶은겐가? 취향 참 독특하이. (놀림이 분명한 말을 주절주절 늘어놓은 그녀는 잠시 기다리라면 빈 술병을 내려놓고 손을 들려 했다. 적당히 든 손을 튕기려다가 퍼뜩 든 생각에 고개를 휙 든다.) 아니지. 간만에 답례를 받았는데 이걸 그냥 내주기엔 아깝군. 내 술과 더불어 좋은 눈요기도 시켜주겠네! 이거 잘 안하는건데 그대 운 좋은 걸세! (그녀는 다리를 쭉 뻗으며 그 반동으로 몸을 일으킨다. 세차게 요동치는 머리카락이 주변으로 단향을 포옥 퍼뜨린다. 하하! 즐겁게 웃은 그녀는 그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서서 힘차게 손가락을 튕겼다. 맑은 소리가 나며 테이블엔 작은 빈 병, 가지각색의 술병 다섯이 연달아 나타났다. 그녀는 빈 병을 그에게 잘 보이도록 테이블 중간으로 옮겨놓고 가지각색의 술병에서 가지각색의 술을 제각기 다른 양으로 흘려넣었다. 새빨간 술, 금빛 일렁이는 술, 액체가 아닌 작은 알갱이로 이루어진 술 등등 보기만 해선 저게 무슨 술인지 전혀 종잡을 수 없는 술들이 다른 비율로 작은 병을 채웠다.) 이대로 마셔도 좋지만! (한껏 들뜬 그녀의 목소리가 소리높여 말하고 하얀 손이 작은 병에 마개를 닫는다. 어느새부터인가 다시 흥얼거리기 시작한 그녀의 노랫소리 사이로 작은 병이 춤을 추듯 움직인다. 높게 던져지기도 하고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서 빙글빙글 돌려지기도 하고 마치 병으로 곡예를 하는 것 같다. 그렇게 돌던 병이 일순간 반짝- 하고 빛나자 그녀는 곡예를 멈추고 병의 목을 턱 하니 잡았다. 그리고 뚜껑을 따서 그의 앞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자, 내가 마신 것처럼 단숨에 들이키게. 중간에 쉬어선 안 되네. 그럴 수도 없겠지만! (그녀는 검지 끝으로 병의 표면을 슬며시 쓸어내리며 그를 향해 몸을 숙이고 읊조렸다. 그리고 의자에 가 앉아서 다시 늘어졌다. 요란히 움직인 탓인가 어깨 부근이 헐렁하다. 그녀가 그렇게 내놓은 술은 병에서 잔잔한 김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병은 잡은 손이 짜릿할만큼 차갑고 내용물인 술도 차가운 건 마찬가지였으나- 입 안을 채우고 넘어가는 첫 모금부터 화끈함이 물씬 올라온다. 놀라 입을 떼고 싶어도 끊었다간 뒷맛이 어떨지 몰라 계속 마시게 되어 결국은 병을 비우게 될 것이고, 술의 열은 몸안을 넘어 전신을 달군다. 겨우 다 마셨다 싶으면 온몸이 화끈거린다 싶겠지만 숨 몇번 몰아쉬는 사이 감각이 반전된다. 마치 차디 찬 물에 내던져진 듯이 청량한 한기가 신체 말단에서부터 타고 올라올테니 말이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서히 몸이 식고 남는 건 상당한 탈력감과 나른함, 입 안과 숨결에서 느껴지는 기분 좋은 허브향이 감돌고 있을 것이다.)

629 리겔 - 나만 기억하는 당신에 대하여 (OjJZkx2DRg)

2022-07-16 (파란날) 07:14:48

"내가 태어나는 날, 부모님은 계시를 받았다고 해."

떠올려보면 당신은 특별하게 보일 구석은 없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인간들이 그러하듯 당신도 그저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평범한 인간이었다.

"반신이 세상을 구원할거다? 좀 다른가? 뭐 상관은 없지만 말이야."

신이 목적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나게 하고 정확한 목적을 모른 채 스스로를 위해 준비해놓은 시련들에 맞서는 것만이 살아가는 이유였던 당신이었다.

떠올려보면 그때 나는 당신이 처한 현실과 당신이 밟고 나아가야하는 미래가 가혹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혼자 다니기 적적했는데 널 만나게 되서 다행이야. 사실 좀 무섭기도 했거든."

떠올려보면 특기할 만한 것 하나 없는 당신이었다. 반신이라는 거창한 단어에 가려져 있지만 내 눈에 비쳐보이는 당신은 그냥 앳되었고 약하고 겁이 많은 그냥 인간이었다. 앳된 당신의 유일한 장점이자 유일한 무기는 시간을 들여 타인을 설득해낼 수 있는 정직함, 그리고 불합리하고 악한 것을 보고 넘길 수 없는 올곧은 선함이었다.

"혹시… 다른 가족이 있는데 내가 억지로 따라오게 만드는 건 아니지…?"
"…걱정도 많아. 당신은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뜻대로 하세요."

떠올려보면 그런 당신이였기 때문이다.

제국 하나를 멸망 직전까지 파괴하는 원흉을 위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설득했고 종국에는 인간에게 자식을 잃고 날뛰는 짐승을 위해 눈물을 터트릴 수 있던 당신이었기 때문이야.

"나는 신이 당신을 위해 만나게 만든 인연일테니."

그런 당신이 행복해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

630 바벨 (NXTuEWsWA.)

2022-07-16 (파란날) 17:46:01

>>627 리겔
세상에. 이제 간도 빼먹히는 건가? 생각보다 무서운 숲이었네 여기. (물론 그렇다고 나갈 생각은 없어보였다. 애초에 무서워하는 표정도 아니었지만. 느릿하게 반쯤 농담을 중얼거리다가) 당연한 거 아냐? 여우는 말 못해. (키득키득 웃고는 당신을 묘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너희들에게 말을 가르쳐주고자 하니, 이것은 곧 나의 축복이자 선물이니라. 말을 한다면 그가 누구든 곧 나의 자식인즉, 이는 내가 너희들을 사랑함이라." (무언가 기억해내듯 눈을 감고서 독백한 그는 반쯤 눈을 떠 당신을 마주했다. 그의 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간다.) 미친 신의 기록이긴 하지만, 언어란 신이 준 축복이야. 지성체들에게만 허락된 특권이지. 그리고 언어를 사용한다면 종족이 무엇이든 '사람'과 같은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전해지니까. (물론 여기에도 꿍꿍이는 있었겠지만, 적어도 그 신이라면 거짓을 적진 않았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을까.)

>>628 헤르베라
(당신이 말을 자르자 그 역시 더이상 말을 얹지 않고 입가에 술을 갖다대었다.) 그런 것도 있겠지... 아. 그건 걱정마. 이 가방에 넣어가면 되니까. (잠시 현실적인 생각에 눈을 찌푸리던 그는 당신에게 그가 지닌 백팩을 들고는 흔들어보였다. 그러고보면 상인이 들고다니는 가방이라기엔 이상하게 가벼워보였다.) 보통 사람같으면 몇모금 마시고 이송되었어야 할 양을 마시고도 태연하게도 말하하는군... 당신이 조금만 술이 약했다면 그런 느낌으로 끝나지 않았을 거라고? (그렇게 말했지만 당신이 스스로의 신체를 알고 있으니 그런 행동을 한 거겠지. 그는 혼자서 납득하고는) 그리고 벼락맞은 느낌의 여운을 즐기고 있는 것은 좋지만, 옷차림을 조금만 더 단정히 하는게 좋을 거야. (이번에는 당신의 옷 매듭을 보고 시선을 술잔으로 돌렸다. 눈 두기가 곤란한 사람이었다, 당신은.)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런 소리를 들어도 당신에게 듣는 건... 단지 술마시는 거라면 뭐든 좋아할 뿐이야. 원래라면 취향은 아니었지만 당신의 모습을 보니 갑자기 변덕을 부리고 싶어져서 말이야. (다른 사람이 맛있는걸 먹으면 자신도 먹고싶어지는 그런 심리였다. 그는 스스로를 정당화하다가 당신의 말에 눈이 살짝 커진다. 눈요기라고?) 대체 뭔 눈요기일지 궁금하네. (기대되는 마음에 그만 입꼬리가 올라가버렸다. 당신의 모습에 눈을 고정하고 처음부터 과정을 지켜본다. 그리고 이내 당신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빼앗겨버린다. 화려하면서 아름다운, 그러나 과하거나 과시하지 않는다. 당신이 펼친 곡예도, 술도, 그 무엇하나 그 자리를 망치는 것이 없었다. 술을 눈 앞에 두고 이런 적이 있었을까. 마치 영화를 보는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다. 아니, 선물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일지도. 두근거림에 심장이 쿵쾅거린다.) 하...하하. 그래. 당신이 주는 술이 평범할리가 없지! 마치 어릴 적으로 돌아간 기분이야. 호기심이 주는 두근거림이란 이렇게나 기분좋은 감각이었지. (당신이 준 술에 모든 신경이 쏠려 주의사항도 듣지 못했다. 하지만 상관 없었다. 어차피 한번에 마실 생각이었으니.) 그럼 어디. (병을 붙잡자 차가운 느낌에 몸을 한번 움찔거린다. 곧바로 입에 입구를 갖다대고는 병을 조심스레 들어올렸다. 시원한 첫맛과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뜨거움이 대비되어 서로를 조금 더 돋보이게 만든다. 이것만으로 상당한데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보통의 증류주와는 달리 몸을 감싸는 청량한 한기. 술보다는 음료수에 가까운 그것이다. 그리고 기분 좋은 허브향이 코 끝에서 감돌자 그는 당신과 마찬가지로, 테이블 위에 늘어져버린다.) 후...하하핫! 유쾌한 기분이야. 아니, 그 이상의 무언가일지도 모르지. 술 하나가 온 몸을 순환하며 몸을 풀어버린 느낌이야. 오랜만이군, 이런 충만감은. 당신에게 감사를 표해야겠어. (늘어진 와중에도 고개만 살짝 들어 미소짓는다. 어린아이같은 순수함이 담긴 해맑은 웃음.) 당신의 술은 내가 마셔본 술중에 최고였어. 이런 술을 대접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정말 즐거웠다.

631 이바 (iQ/aOqSb/6)

2022-07-16 (파란날) 17:52:32

>>612 헤르베라
아하하, 역시나 그런 일이 있었군요. (과장스러우면서도 우아한, 허리를 숙이는 행동에 저 또한 허리를 숙인다. 그리곤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본다. 옷은 살랑거리면서도 베일은 비밀을 품은듯, 얼굴을 보여주지 않을거라며 차분하게 얘기하듯 그대로 있었다. 묻는 것은 실례인가. 그러나 궁금했다.) 그 베일, 신기하네요. (조심스레 얘기하고는 뒷말을 삼킨다. 다짜고짜 얼굴을 보이라며 말할수는 없으니. 다소 궁금한듯 당신의 베일을 바라본다.) 많이 가졌음에도 부족한다고 생각한다라. 흥미로운 견해네요. 참 안타까워요. (부드럽게 얘기하다가, 당신이 웃는걸 보며 부끄러운듯 웃었다.) 그치만, 저 마법과는 연관이 없어서요. 사용할 줄 아는 마법도 없구요. 그래서 볼때마다 신기하네요. 으음, 저 정도의 사람이요? (불멸자라는걸 알아본걸까? 눈을 깜빡거리며 당신을 바라본다. 그녀에게선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신기한 사람이야. 그렇게 생각하며.) 네, 이런건 처음 먹어보네요. 정말 대단해요. 으음... 오르페우스보다 맛있는것같아요. (차분하게 얘기하며 당신을 바라본다.) 으, 너무 놀리지 마세요. 술이 약할수도 있는거죠! (장난스럽게 얘기한다. 취기가 돌아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당신은 찻잎을 받아든다. 짧게 감탄이 이어지자 어쩐지 또 부끄러워진다. 자신이 한건 그저 물을 줬을 뿐이니. 그 아이들이 이처럼 장하게 자라준것이다. 그 생명력은 언제봐도 감탄스럽다. 자신은 그것을 감사히 받는것이고. 그녀는 다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렇군요.. 그런 거칠고 까칠한 아이들을 이렇게 훌륭하게 꽃피우시다니. 그 아이들도 분명히 기뻐할거에요. (당신은 술병을 들어 나를 향해 까딱인다.) 좋죠. 음, 괜찮으시면 이것저것 맛볼수 있을까요? 궁금하네요, 또 어떤 술들이 있을지.

>>613 테이얀
... 신은 언제나 알수 없죠. 사고방식이 다르니까요. 같은 인간끼리도 서로의 마음을 다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래서 그런거겠죠. (슬픈 얼굴을 지어보였다. 그러다 당신이 고개를 젓자, 가만히 당신을 바라본다.) 너무 그렇게 단정짓지 마세요. 자신을 죽이는 이조차 사랑하라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고, 결국 생명을 앗아가는 죄를 저지를 필요는 없지 않나요. (글쎄. 뜬구름 잡는 소리같은 이야기였다. 자신을 죽이려는, 고작 마물 상대로도 사랑하라?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진 알수 없었지만, 적어도 자신은 그랬다. 자신은 어차피
죽지도 않으니. 더이상 생명을 앗아가고 싶진 않았다.) 와, 그렇군요. 최강의 사역마라.. 멋져요. 그럼 당신께서는 최고의 주인님이면서, 파트너시겠네요. 혼자 힘으로는 그런 관계가 될 수 없었겠죠? (부드럽게 웃으며 시선을 돌린 까마귀로부터 천천히 시선을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너무 빤히 쳐다보면 그것도 실례일테니.) 아아, 어.. 저 먹는것엔 딱히 취미가 없는데... 정말 괜찮아요. (조금 애처로운 얼굴로 당신을 바라본다. 별로 먹고싶지 않았다. 굳이 음식을 먹기보다 다른 이가 먹었으면 했으니.)

>>614 레인
그러게요. 와, 춤추는 고래라... 언젠가 볼수 있으면 즐겁겠네요. 좋은 추억이 될것같아요.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고래에게 칭찬을 했더니 춤을 추더라니까~ 하고 말하면 이상하게 쳐다보겠지만요. (키득거리면서 장난스레 웃었다. 정말이었다. 춤추는 고래라, 그런건 믿지 못하겠지. 그래도 자신은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음... 안타까워라. 정말 슬프네요. 그래도, 그런 고난을 이겨내고 사람들은 더 나은 예술작품을 만들어낼거에요. 무너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 이겨낸 사람들의 아름다운 예술품을 보고 그들 자신도 다시 일어설수 있으면 좋겠네요. 창조는 파괴로부터 비롯된다고 하던가요. (고난을 상징하는 조각들은 많았다. 무너진것 마저도 아름다움으로 삼아내는, 생명력 가득한 작품들. 자신은 그런 것들이 좋았다. 우연히 본 낡은, 이름을 알 수 없는 이의 조각상. 곳곳이 부서지고 녹이 슬고, 덩굴식물들이 그것을 타고 올라 꽃을 피울 정도로 오래되었지만, 그곳에 꿋꿋하게 서있는게 아름다워 눈물흘렸지.) 음, 그렇다면 어쩔수 없죠. 레인씨께서 싫어하시는 일을 굳이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네, 고마워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당신에게 얘기했다.) 그러게요, 저도 떠올릴 수 있으면 좋을텐데. 아, 그런가요? 역시 그런거겠죠. 정말, 예술하시는 분들은 이런 장난을 좋아한다니까요. 곳곳에 뭔가를 숨겨두기도 하고.. 어쩌면 이것의 안쪽에도 신기한게 숨어있는건 아닐까요? (장난스럽게 얘기했다. 그러다 당신의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뜨며, 반짝이는 눈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와, 정말 여왕님같았어요! 레인씨는 극단에도 잘 어울리실것같아요. 헉, 설마 이름있는 대배우가 맡은 역할의 인물을 파악하기 위해 지금 저를 상대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계시는거라던가? (장난스러우면서도 조금은, 하고 기대하는 얼굴이었다.)

>>618 리카
..괜찮아. 조금 떠올랐어, 옛날 일이.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걱정스럽게 말하는 널 안심시키기 위해 말한다. 불쾌한 통증으로 머리가 얼룩진다. 흐려지는 시야. 안개속에 있는것같다. 나는 꿈을 꾸고 있는거던가. 아니면 꿈에서 깨어있는거던가. 너는 나와 눈을 맞춘다. 나 또한 너를 바라본다. 어느새 익숙해졌을정도로.) 정말, 네가 선택한게 맞는거야? 그게 아니라면.. 제발 거기에 얽매이지 말아줘. 나도 그랬으니까. (그래. 나도 되고싶지 않던 자신이 된 적이 있었어. 정말로 불쾌했지.) 네가 모두의 희망이 되었는데, 너는 이토록 슬프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너를 봐. 그리고 나를 봐. ...우린 망가졌잖아. 네가 아무리 슬픈 사람들을 구한다고 하더라도... 너를 구해줄 사람이 없으면. (너는 천천히 눈을 내리깐다.) ..그래, 이젠. 더이상 죽어도 행복하지 않을거야. (너는 손을 뻗어 내 눈을 전부 가린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죽은 눈빛뿐인 너의 얼굴도, 눈물이 멈추지 않던, 붉어진 나의 눈시울도. 이 세계조차 사라지고 그저 깊은 어둠만이 남아있다. 천천히 눈을 감는다. 나의 미래. 작게 중얼거리고서는. 너는 노력한다며 얘기했다. 노력하겠노라고. 그 말을 하는 너의 얼굴은 어떨까. 여전히 입만 웃고있는 채일까. 아니면 눈에 다시금 빛이 감도는걸까. 나는 알 수 없어. 우리는 손으로 태양을 가렸으니까. 너는 천천히 나의 눈물 자국을 닦아준다. 그리고, 네 따듯한 연보라빛 눈이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나는 천천히 눈을 깜빡이며 너와 다시금 눈을 맞춘다.) 나도 노력할게.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을 마치고서는.) 그러니까 너도 잊지 말아줘. (너는 혼자가 아니라는걸. 내가 네 곁에 있다는걸. 상처받은 널 보듬을수 있는건 너 자신밖에 없다는걸. 그러나 그중 어떤 말들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623 나하르
(그녀는 어느샌가, 단검 한자루를 쥐고있었다. 그것을 테이블 정 중앙에 찍어버리고서는 그녀는 나를 바라본다.) 저희는 더이상 차 한잔도, 평화롭게 마시지 못하게 되었군요. ...이게 다 무슨 의미인가요, 나하르씨. 제게 왜 이러시냐는게 아니에요. 저는 미움받아도 상관없고, 누군가가 분이 풀릴때까지. 몇년이고, 몇백년이고, 몇천년이고.. 그 자의 마지막 숨이 내쉬어질때까지 죽임당해도 상관없죠. 그냥, 궁금한거에요. 예전부터 계속. 아주 오래전부터... 폭력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평화롭지 않은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차를 조심스럽게, 검이 박힌 테이블에 내려놓는다. 어느샌가 차는 전부 비워져 있었고, 찻잔엔 금이 가있었다. 슬픈 눈으로 그걸 바라보다가, 당신을 쳐다본다. 여전히 슬픈 눈이었다.) 더하죠. 생명의 은인을 죽이기도 하고. 광기에 집어삼켜져, 아주 긴 시간동안 전쟁을 계속하기도 하고. 나하르씨의 말이 맞아요. 불완전하죠, 인간은. 그렇지만 그곳에 빛이 없는건 아니에요. 생명의 은인을 극진히 대접하는 이들도 남아있고, 굶어 죽기 직전임에도 자신의 빵 한조각을 나누어주는 이들도 있어요. 그토록 사랑하던 담배조차 다른 이의 건강에 더욱 해가 갈까 끊은 성녀도 있었고,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뒤 그녀의 유언대로 살아가려했지만.. 다른 이를 구하기 위해 결국 죽어버린, 우직한 남자도 있었죠. (그리고는 자신의 말에 놀란다. 이들은 누구일까. 흐릿해진 기억이 불쾌하다. 머리를 꾹꾹 누르고서는, 당신에게 말을 이어간다.) 나하르씨. 저는 당신을 무너지게 하려는게 아니에요. 저는 당신을 돕고싶은거에요. 기나긴 복수끝에 남는것이 무엇인가요? 아무것도 없죠.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아무것도, 없죠. 모든 생명이 사라진 뒤엔 당신 홀로 남을거에요. 당신이 마침내 스스로를 죽일수 있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무슨 의미인가요. 시간이 흐르면 또 다시 생명은 꽃필거에요. 그렇게 두지 않으실건가요? 모든것을 무로 만들어서 더이상 창조와 파괴가 반복되는것조차 막으실건가요? 그걸 해내신다고 하더라도... 모든것은 무로부터 비롯되었죠. 신들이 나타나고, 세계가 만들어지고. 그러면 그 무조차 없애버리실건가요? 그럼 그 텅 비어버린 개념에서 또 다시 무언가가 나타나겠죠. 그건 막을 수 없어요. 전부 헛된 일이에요, 나하르씨. 용서하세요. 영원히 반복되는 죄의 굴레에서 스스로를 불사르지 마세요. (내 손은 당신에게 닿지 않았다. 테이블은 점점 불타오른다. 그리고, 당신은 어느샌가 내 뒤에 서있었다. 아아. 이렇게 또 하나의 평화가 무너졌구나.) 그럼 저부터 죽여주세요, 나하르씨. 저를 죽일수 없다면 그 낙원은 저때문에 무너질테니. (몸을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두 팔을 벌린 채로 가만히.) 어서요.

>>626 바벨
으, 알았어요. 다음번엔 꼭 이런 일 없도록 해야겠네요. 아, 너무 궁금한데~ 말해주지 않으시려나. (당신을 기대하는 얼굴로 바라보고는. 그 뒤엔 딱밤을 한대 맞자, 아픈 소리를 내고는 이마를 감싸쥐었다. 장난스레 당신을 째려보았다.) 음, 아녜요. 괜찮아요. (구태여 당신에게 더 묻지 않았다.) 그러게요.. 좀 먼것같은데. 한참 걸어가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다 당신이 초커를 만지작거리고, 푸른 숨결을 뱉으며 오크를 저 멀리로 날려버리자 당황스러운 얼굴로 당신을 바라본다.) 바벨씨, 쓸데없는것이라니요... 저분도 마물이지만 생명이에요. 저희는 죽지도 않는데, 굳이 이럴 필요가 있었나요? 빨리 가고 싶으셨으면, 도구를 사용해서 잠깐 묶어두더라도 충분했을텐데. (당신은 묘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당신을 모르는 채였지.)

# 맨날 늦어서 미안!! 스루된거 있으면 말해줘~!!!

632 블량슈 - 태고의 예언 (Gw/gg7FhcI)

2022-07-16 (파란날) 19:55:44

그 것은 죽어서는 안 된다. 그 것이 삶을 잃어버렸을 때, 심해에서 오랫동안 잠든 자가 깨어나리라.
모든 것을 집어삼켜 끝날 해일들이 오리라. 신들도 오래된 자들도 깊은 심연에서 노래하는 마들도 그 것을 막지못하리라.

그 것은 심해의 왕, 추방된 자들의 지배자이며, 형언할 수 없는 자이니.

633 명설화 - 숲 속의 갈림길 (cYb1VkbqrU)

2022-07-16 (파란날) 22:14:48

... ( 새하얀 도포 자락을 늘어트린 체 갈림길 한 가운데에 서있는 여인, 고개를 한쪽으로 움직일 때마다 하나로 묶어 늘어트린 머리카락이 살랑인다. 허릿춤에 멘 검의 손잡이에 한 팔을 올려둔 체, 고민을 하듯 갸웃거리다가 털썩 그 자리에 앉아버린다.) ... 길 잃었나. 배고픈데. ( 달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희고 아름다운 모습과는 다르게 게슴츠레 눈을 뜨곤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웅얼거리며 옆으로 기울어진다.) ...배고파..

634 스텔라타 (9KPMObyJco)

2022-07-16 (파란날) 22:30:11

>>599 리카
그럴까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랬다면 좋겠어요. (그리 생각하니 조금 나아졌다, 그런 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잡는 널 쳐다본다.) 그렇게 할게요, 제겐 남는 게... 시간이니까요. (네가 흔드는 대로, 붙잡은 손이 흔들린다.) 그런가요? 전 얼굴에 꽃을 피우지는 못하는걸요. 스스로 피는 꽃이, 아닐까요? (환하게 웃는 네 얼굴을 보면서 살짝 미소를 띄운다.)

>>602 나하르
그런가요. (사실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네 중얼거림도, 네가 검을 녹여 버리는 것도. 그 쇳물이 물과 같이 스며들어 사라지는 것도.) 그건, 어째서일까요? 혹시, 그게 당신의 꿈일까요? 누군가, 당신의 목을 가지러 오는 게, 당신이 꿀 마지막 꿈일까요? 그건, 어째서일까요? (불타는 듯한 네 눈을 보며 고갤 살짝 기울였다.)

>>607 바벨
그렇지만, 그런 건 없는걸요. 이 땅도, 자그마한 씨앗도, 저 나무도 항상 변화했었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요, 그렇담 변화가 없다고 해서, 한심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힘없는 네 웃음을 보면서 눈을 천천히 깜빡인다.) 그렇지만, 좋은걸요. (그 반응이 어쩌면 더욱 성심성의껏 이야기를 듣고, 얼굴을 맞대는 거라는 생각이겠지만. 그런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서투른 거겠지.) 그렇다면, 불멸도, 전능함도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아닌 걸까요. (신을 마주쳤음에도 그다지 행복해보이지 않았다는 네 말에 고갤 끄덕인다.)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태생적인 불멸을 잃고, 순환 속에 떨어진다면, 고통스럽겠죠. 그렇다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으려나요. 순환을 잃고 불멸하게 된 나와, 불멸을 잃은 신은, 처지가 같을지도 모르겠네요.

635 헤르베라 (l4YkcBYxF.)

2022-07-16 (파란날) 22:53:20

>>630 바벨
호오? 그거 밑 빠진 가방인가보이. 그렇다면 되었네. 가져갈 방도가 있다 하면 내 걱정 없이 줄 수 있지! (상인의 물건이건만 별볼일 없어 보이는 가방을 보고도 그녀는 그런가보다 하는 식으로 넘어갔다. 그의 가방만큼이나 가볍디 가벼운 반응이다. 보이는 것조차 파고들려 하지 않으므로.) 내 몸은 내가 잘 아니 이런 짓을 하는게지. 술 마시다 실려간다라. 한번쯤은 경험해보고 싶네그려. 이레낮 이레밤을 술로 보내어도 그래보질 못 해서 말이네. 취함을 아는 이들이 부러울 따름일세. (아쉬운 기색으로 주절주절 떠들던 그녀는 옷을 단정히 하란 말에 되려 손으로 매듭을 툭툭 건드렸다. 천 한장으로 둘러 만든 옷에 매듭은 그것 하나 뿐이라 풀리면 볼만 하겠으나 그런 일은 없었다. 그녀는 곧장 일어나 술을 부르고 술을 섞었다. 그녀의 행동에 시선이 빼앗긴 그를 보며 입가에 즐거운 미소를 띄웠다.) 그래. 호기심이 부른 맛이 어떨지 기대하며 마셔보게나! (그가 그녀의 주의를 듣지 못 함을 알았으나 더 말은 않았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을 뿐이다. 그녀는 다시 자리에 늘어졌고 그는 술을 마신다. 강렬하고 복잡하며 끝은 단순한 술맛을 만끽하는 그를 보며 그녀는 보이지 않을 웃음을 지었다.) 무얼! 맛있게 마셔주니 나야말로 기쁘지. 마셔본 중에서 최고라 하니 듣기에는 기쁘구만. 헌데 그 정도로 최고라니 그대가 그동안 마셨을 술들이 어림잡아 짐작되는구만! 조금 더 일찍 여 왔다면, 아니지, 그랬어도 같은 소릴 했을테니 똑같던가! (하하! 호쾌하게 웃은 그녀는 자리에서 훌쩍 일어나 테이블에 늘어진 그에게 다가섰다. 베일 너머로 희미하지만 확실하게 웃고있는 입술만을 보인 채로 손을 들어 그의 머리로 가져간다. 피하지 않는다면 쓰다듬을 빙자한 손길로 무자비하게 헝클어놓을 것이다. 흐히히. 경박스럽게 웃으며 그녀가 손가락을 딱! 튕긴다. 그러자 스무병 남짓한 술병이 담긴 나무궤짝이 하나 나타나 그의 옆에 내려졌다.) 마음 같아선 종류별로 주고 싶건만 술이란게 저마다 마셔야 하는 때가 있으니 말일세. 근 반년은 가지고 다녀도 괜찮을 녀석들로만 골라 담았으니 가능한 그 안에 마시게나. 다 마신 병은 근처 강이든 호수든 바다든 흐르는 물에 담그면 되네. 자연히 녹아 모래로 돌아가게 만들었으니. 그 전엔 무슨 수를 써도 금조차 안 갈테니 여차하면 무기로 대신하게나! (우스운 농담을 한 것처럼 그녀는 소리높여 웃었다. 나무궤짝 속 술들은 어느 것 하나 같지 않았고 병의 색도 술의 색도 제각각이었다.)

>>631 이바
(과장스레 격식있게 허리를 숙이는 그녀에게 돌아온 건 그 베일에 대한 호기심이다. 분명 궁금하지만 아주 살짝만 내비치는 그의 말에 그녀는 킥- 웃었다.) 이것 말인가? 신기할 것도 없네. 멋대로 펄럭이면 쓰는 의미가 없잖은가. 그래서 절대 벗겨지지 말라고 내 으름장을 놓았지. 맡은 바 의무에 충실하지 않겠다면 저기 저 아궁이에 불살라 버리겠다고. 그래서 이리도 단단히 붙어있는 걸세. 물건이래도 타서 없어지긴 싫지 않겠나! (마치 아이에게나 할 법한 얘기였으나 실상은 간단한 마법을 부려놓았다, 그거였다. 그녀는 그것만을 말했다.) 소유욕의 근본은 결핍에서 나오는 법이니. 마법도 그러한 맥락 아닌가 싶네. 그대, 마법이 신기하기는 하여도 직접 행해보고싶다 소망한 적은 없지 않은가? 해보려 한 적은 있었나? 아니지. 그대, 진심으로 소망하여 본 적은 있는겐가? (그녀의 목소리는 노래하듯 말했다. 순수한 의문을 표하듯이.) 오르페우스라. 아직도 그런게 팔리는겐가. 바깥은... 음! 그렇지. 그대가 술이 유독 약할 수도 있는게지! 하하! (그녀는 술 따르듯 말머리를 돌린다. 그에게 찻잎을 받고 술에 대해 또 한바탕 떠든다.) 녀석들이 기뻐한다기엔 술맛이 너무 독해서 말이네. 오히려 어디 한번 먹고 죽어봐라 하는거 같더구만! (한잔 더 하겠느냐 물으니 그는 이것저것이라 답한다. 스스로 마시겠다는데 그녀가 말릴 리 없었다.) 음. 하나에만 머무르지 않고 여럿을 맛 보는 것 또한 즐거움이지. 그럼 잔부터 바꿔야겠군. 그대 술이 약해, 그 잔 그득히 마시게 했다간 내 미안해질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말일세. (팅! 그녀는 그가 들고 있던 잔을 가볍게 튕겼다. 크리스탈 잔은 맑은 소리를 내며 작은 잔으로 모습을 바꿨다. 딱 한 모금 마실 수 있는 크기의 스트레이트 잔이다. 잔이 바뀜과 동시에 바뀌었는지, 새로운 술병이 그녀의 손에 들려있다가 기울여 작은 잔을 술로 채웠다. 조금 전 무색투명한 술과 달리 유백색에 미미한 반짝임이 깃든 술이다.) 이것은 어느 동굴에서 따낸 백옥의 결정을 그대로 담가 내린 술이라네. 진주 한줌도 같이 넣어 맛이 아주 순하지. 자. 맛보게나. (술은 입술에 닿는 감촉부터 아주 부드럽다. 잔을 기울이지 않아도 절로 흐르듯이 입안을 채우고 이윽고 목으로 넘어가는데 그야말로 순식간이다. 맛 또한 잘 익은 배와 이름 모를 향약초를 응축시킨 듯한 맛이 있어 감촉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636 헤르베라 (l4YkcBYxF.)

2022-07-16 (파란날) 23:03:55

>>633 명설화
(그녀는 낮과 밤의 구분이 없다. 낮 종일 걸었더래도 밤 새도록 걷는 일이 허다했다. 이는 방랑 중에도 다를 바 없었다.) 오호라. 그대. 길을 잃었는가? 어디로 가려 그러는겐가? (갈림길 한중간에 주저앉은 이 앞에 그녀는 인기척도 없이 불쑥 튀어나왔다. 방랑객이라기엔 너무나 가벼운 차림에 가방보다 주머니에 가까운 보따리를 한 어깨에 걸쳐맨 모습으로.) 듣자하니 배도 고픈 모양이로군. 내 먹을 것이 좀 있건만, 들겠는가? (옆으로 기울어지려는 이를 받아주려 한다거나 하는 일 없이, 그녀는 앞에 가만 서서 말했다. 여전히 발은 땅을 딛고 있지 않았다.)

637 명설화 (tQ6jw.Bwqk)

2022-07-16 (파란날) 23:11:16

>>636 헤르베라

... 우와 ( 눈 앞의 상대가 옆으로 넘어가는 몸을 잡아주지 않아도, 뭔가 다른 존재들과는 다르게 몸이 떠있음에도 옆으로 엎어진 체로 그런 당신을 바라보며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다. 그리곤 반박자 늦게 터져나온 감탄사가 당신의 귓가를 간지럽힐 것이다.) 배고프니까, 주는거 있으면 고마워. ( 스르륵, 신체가 잘 단련되었다는 걸 보여주듯 손으로 땅을 짚지 않고 몸을 일으켜 앉고는 당신의 물음에 주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해. ) 아. ( 그러다 무언가 생각난 듯 불그스름한 입술 사이로 소리를 내보내더니 아예 몸을 일으켜 서선 당신을 내려다봐. 탈탈, 새하얀 도복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곤 가볍게 고개를 숙여보여. ) 먹기 전에 감사는 표해야 한다고 했어.

638 리카 (x0GwYWo1JU)

2022-07-16 (파란날) 23:43:25

>>625 레인
정말? 나랑 약속해줄거야? ( 너는 무엇을 바라고 나와 약속을 해주는 것일까. 너는, 나에게, 친구가 되어주겠다고도 하지 않았는 걸. 내가 너에게 있어서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너는 나에게서 무엇을 받고 싶어 할까. 너의 본질은 무엇일까. 그러나 네가 나를 믿어주기로 약속해주었으니, 나도 너를 믿어. ) 고마워, 레인! 나랑 약속해줘서! ( 맑게 웃는 얼굴은 언제나와 같았을까 ) 응-! 입맛 완전 돌게 해서 오늘 레인이 저녁 열 그릇 먹게 할 거야-♫ ( 하고 외치는 모습은, 해맑기만 하다. ) 맞아! 귀엽지-♫ 내 친구이자, 내 마스코트야! 루루! 레인은 뭐든지 다 알고 있구나? 신기해-! 신기해-!♫ ( 제자리에서 방방 뛰면서 눈을 반짝반짝 빛내다가 ) 나는 바쁘지 않은 마법소녀니까, 치어리딩까지 할 수 있어! ( " 으쌰으쌰! " 하고, 방긋 웃으며 손을 위아래로 뻗었다 내렸다 한다. 힘이 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말에는 대답 대신 웃기만 했던가. 연보라색 눈이 레인을 빤히 응시하다가 ) 레인이 그렇게 예시를 드니까 궁금해지는데-? 그 ' 수상한 마도서 '라는 거! 아하핫-♫ ( 즐겁게 웃으며 마법봉을 빙글빙글 돌리다가 ) 그럼, 나와 하나 더 약속해줘. 레인은 절대, 다른 존재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겠다고. ( 동작을 멈추고 레인을 마주본다. 웃는 얼굴은 흔들림조차 없이. 너는, 또다시 나와 약속해줄 수 있을까 )

>>626 바벨
아하핫- 그럼, 나랑 친구해줘서 고마워, 바벨. ( 믿음과 약속의 의미에 대해서 말하면, 너는 걱정하려나. 너는 상냥한 친구니까. 그러니 말하지 않는다. 대신 환하게 웃는다. ) 내가 뭐-?♫ 바벨이 착해서 그래! ( 나조차도 걱정해주잖아? 나는, 마법소녀인데도. 뻘쭘하게 미소 짓는 바벨의 반응이 재밌는지 키득 웃는다. ) 응! 나도! ( 미묘한 바벨의 대답에도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눈을 반짝반짝인다. 의지가 가득한 눈빛은 분명 도와주고 싶어하는 것 같지만, 가능할리는 없었겠지 ) 그렇구나- 그럼 다 하자! 바벨이 원한다면! ( 방긋 웃으며 외치다가 ) 아하핫-♫ 그치만 정말 닮았는걸? 시원하고, 차분한 것 같으면서도 북적북적해. 아름다워. ( 더 주관적인 답이었을까. 그러나 웃고 있는 연보라색 눈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 그럼 바벨의 고향이 바벨이 보고 싶어서 바벨을 다시 여기로 불렀나보다, 그렇지? ( 일부러 떠난 것이 생략되었다는 것을 눈치챈걸까. 해맑게 되묻는 모습은 재회에 초점을 맞춘다. ) 평범하게? ( 술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일까. 고개를 갸웃하다가 바벨의 얼굴을 빤히 응시한다. 바벨이 얼굴을 탁 치고 난 후, 조금은 덜 빨갰을까? 이제 좀 나아졌다는 말을 믿고, 몸을 돌려 사박사박 바벨의 옆으로 온다. ) 응! 즐거워-♫ 그리고 신기해! 이런 소리, 들어본 적 없었거든. 그리고 저렇게 많은 물이 있는데도, 고요하고, 모두가 웃고 있어. 그것도 신기해. 바람은 시원하고, 냄새는 조금 짜기도 해. 그래도 나쁘지 않은 기분이야- ( 바다를 처음으로 설명하는 것처럼. 환하게 웃으며 바다 너머를 바라보던 얼굴은 이내 웃는 얼굴 그대로 천천히 입을 다문다. 물. 남아있는 손을 뻗어 인형을 끌어안는다. 고개를 돌려 계속 바다를 바라보며, 사박사박 모래 위를 천천히 걸어간다. )

>>627 리겔
( 리겔은 배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직접 겪는 입장에서는 조금 달랐다. 살짝씩 느껴지던 시선도 그렇고, 직접 길을 안내해주며 찾는 것을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웠다. 너를, 믿을 수 있었다. ) 응! 루루야..! ( 외치는 소리는 비명과도 같았을까. 리겔 덕분에 인형을 찾았지만, 그 상태가 좋지는 않았다. 그것은 본인도 마찬가지로, 충격에 마법을 쓸 생각조차 못하고, 맨 손으로 나무를 타고 올라가려는 듯 황급히 손을 뻗는다. ) 고소 공포증? 으-응, 고소 공포증은 없-..... 으앗?! ( 그러나 반사적으로 리겔의 손짓을 따라 종종 다가가면, 갑자기 몸이 덥석 안아올려진다. 매우 가볍게 ) 앗..! 고-고마워! 잠시만! ( 허둥지둥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인형을 나뭇가지에서 꺼낸다. ) 루루.... 괜찮아. 이제 괜찮아. 내가 살려줄게. 걱정할 것 없어. 내가, 너만큼은 살려줄테니까.... 울지마. 응? ( 고개를 푹 숙이고, 이미 반쯤 찢어져버린 인형을 품에 끌어안고 인형의 등을 천천히 토닥이고 쓰다듬는다. 떨리는 손. 정말로 인형을 보고 있는 것이 맞았을까. 마치 살아있는 고양이를 대하는 듯한 태도는 무엇이었을까. ) .....정말 고마워. 덕분에 루루를 찾았어. 고마워. ( 다시 리겔을 바라보는 얼굴은, 분명히 웃고 있었음에도 왠지 모르게 조금은 슬픈 느낌이 들기도 했을까 )

>>628 헤르베라
응- 알겠어!♫ 그래도, 혹시나 네가 도움이 필요한 때가 생긴다면. 그때는 너를 도와줄 사람이 한 명 정도는 있다는 걸 기억해 주었으면 해. ( 강요는 하지 않는다. 다만 걱정하고 있음을 넌지시 알려주듯, 헤르베라와 눈을 맞추며 맑게 웃는다. ) 아하핫- 듣고 보니 그렇네? 미안해! 나는 술도 잘 안 마시고 음식도 잘 안 먹어서- 으-음, 으-음, 으-음..... 그럼 단 맛 쪽이 좋으려나? ( 헤르베라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아, 고개를 이리저리 갸웃갸웃하면서 대답을 해본다. 말하지 않았어도 헤르베라는 솜씨 좋게 잘 맞춰주었겠지만. 지금만 해도, 겨우 두 조각 먹고도 감탄이란 감탄은 다 나오는 중이었다. ) 응-! 완전 맛있어! 나, 이런 술은 처음 먹어봐! 최고야! 진짜 비장의 물건이었구나-!♫ ( 환하게 웃으며 과일을 한 조각 더 먹는다. 과실주에 집중해서인지 우물우물하는 볼이 톡 건드려져도, 눈가를 부드럽게 쓸어줘도, 놀라지도 않고 되려 헤르베라에게 배싯 웃어보인다. 벌써부터 조금씩 취하고 있는 걸까 ) 응! 정말 최고의 과실주야-! 대단해-! 이걸 직접 만들었다니, 정말 대단해-!♫ 나도 이 정도의 맛이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 ( 과일을 한 조각 더 먹는다. 여전히 최고의 맛이다! ) 응, 알았어-!♫ ( 하고 해맑게 웃는 얼굴로 대답은 하지만, 이미 텐션이 더 오른 얼굴은 새빨개지기 시작한다. )

>>631 이바
그래서 걱정되는걸. ( 이바는 괜찮다고 대답해도, ' 옛날 일 '이라는 말을 들으면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바가 정확히 어떤 일을 겪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바가 그렇게 죽음을 바랄 정도로 괴로웠던 일이, 분명히 그 ' 옛날 ' 중에 있을테니까. ) .......이바는, 거기에서 빠져나왔어? ( 대답 대신 되물음을. 웃는 얼굴은 여전히 본인이 아닌 타인을 위한 걱정을 묻는다. 눈은 빛이 죽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 나, 슬픈거야? 미안, 모르겠어. 나는 마법소녀인걸. 마법소녀는 구해지는 사람이 아니야. 구하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나는 괜찮아. 모두의 희망이 되어, 슬픈 사람들을 구할 거야. 망가진 이바, 너도. 내가 꼭 구해줄거야. 나는 마법소녀이자, 이바는 내 친구가 되어주었으니까. 그러니까, 약속할게. 이바도 나랑 약속해줄래? 네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 ( 이젠 더이상 죽어도 행복하지 않다는 이바를 위해, 내 친구를 위해. 그러니까, 지금은 보지 말아줘. 잠시 눈을 감아줘. 네가 눈물을 닦고 나면, 너의 눈물을 닦아주고 나면, 다시 웃고 있는 내가 네 앞에 있을테니까. 네가 행복할 수 있도록. ) 응. 잊지 않을게. ( 진짜였을까, 거짓말이었을까. 이바는 어떤 말들도 하지 않았지만, 그 슬프지만 단호한 결의가 보이는 눈에서는 이바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이바와 시선을 맞추는 연보라색 눈이, 따뜻하게 웃는다. ) 고마워, 이바. 이바는 역시 상냥하구나-?♫ ( 평소의 모습과 같이 맑은 웃음소리를 내며, 쓰다듬듯 이바의 머리에 손을 얹으려 한다. )

>>633 설화
( 마법봉을 길게 늘려 빗자루처럼 타고 날아다니면서 즐겁게 순찰을 나간다. 옆에는 마법으로 둥둥 띄운 고양이 인형과 함께. 그러다 옆으로 기울어져있는 설화를 발견하고 얼른 설화한테로 내려가, 마법봉에서 뛰어내리듯 점프한다. ) 앗..! 괜찮아?! 왜 그래?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 쓰러졌다고 생각했는지 허둥지둥 설화를 일으켜주려고 하며. 웃는 얼굴은 걱정스럽게 설화를 살펴보려고 한다. ) 내가 도와줄게..!

>>634 스텔라타
응-! 스텔라타도 그렇게 바란다면, 분명 그럴거야-♫ ( 조금 나아진 것 같은 스텔라타의 표정을 보고, 따라서 환하게 웃어준다. ) 응! 나한테도 남는 건 시간이니까, 혹시 내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불러줘! 기억하지? 내 이름? ( 심심할 때도 아무 때나 불러줘도 괜찮다며 웃는 얼굴은 해맑다. ) 아니야- 나한테는 피워줬어! 그리고, 스텔라타한테도 피어났는걸? 이거 봐-!♫ ( 스텔라타의 손을 천천히 놓고, 마법봉을 휘둘러 거울처럼 변형시킨다. 그리고 스텔라타의 얼굴을 비춰준다. 살짝 미소를 띄운 스텔라타의 얼굴을, 스텔라타가 볼 수 있도록. )

639 명설화 (xFITjPDuM2)

2022-07-16 (파란날) 23:51:25

>>638 리카

...... 밥... ( 얼마나 옆으로 기울어져 있었을까, 몽하니 눈을 뜬 체 엎어져 있던 설화는 누군가 자신의 앞에 서자 입술을 달싹이며 눈을 굴려 바라본다.) ....배고파, 밥.. ( 자신을 일으켜 세우려는 당신의 옷자락을 새하얀 두손이 움켜쥐곤 떨리는 목소리로 웅얼거린다. 고고해보이고, 어딘가의 아가씨 같은 외모와는 다르게 도포 자락을 늘어트린체 배고픔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설화였다.) ......삼일째...

640 테이얀 (ykLVOsgYgA)

2022-07-17 (내일 월요일) 00:07:07

>>618 리카

돕는다는 느낌보다는 물물교환의 느낌이 강하지만 말일세. (무상으로 이들을 도와주지는 않으니까 돕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지 않나, 싶었다. 기록을 위해서 가장 적합한 장소가 그 침엽수림이기에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살고 있어 다른 물건들을 구하기 쉽지 않은 그의 입장상 말이다.) 어서오세요. 어디가 불편하셔서 오셨어요? (평소의 늙은이 말투와는 다르게 사근사근한 젊은 의사의 느낌의 말투를 구사하는 그는 한명씩 꼼꼼히 진료를 봐주기 시작했다. 비록 의술을 할 수는 없지만 엄청난 지식으로 증상을 듣고 병을 유추할 수 있을 수준은 되었으니까. 회복마법을 써주더라도 적합한 곳에 써주어야 그 효과가 좋아지니 필요한 과정이기도 했다.) 3일 정도 지나면 말끔히 나으실겁니다. 불편하시면 이 약초를 빻아서 환부에 발라주면 괜찮을꺼에요. (근처에서 구할 수 있는 약초들로 간단하게 약까지 처방해주던 그는 리카를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사람들을 능숙히 다루는 모습이 마치 예전에도 비슷한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 것 같았다. 수많은 사람들을 다 봐주자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어우ㅡ, 수고했네. 자네 아니었으면 사람들 줄 세운다고 또 시간을 한참 쓸뻔했지 뭔가. 이런 일이 되게 익숙해보이던데 예전에도 해본 적이 있는겐가?

>>620 헤르베라

여성이긴 하지만 반려는 아닐세. 내가 데리고 다니는 사역마인데, 하도 오래 살았더니 이젠 주인에게 잔소리만 늘어놓는다네. 그래도 잘못된 말이 하나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듣게 된다니까. (루이가 반려라니 그에게는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다. 이제 루이는 주종관계를 넘어서서 그에게는 더없는 친구이니까 말이다.) 지금은 공교롭게도 이 자리에 없으니 이렇게 마실 수 있는거라네. 사실 신세를 많이 지고 있기도 하니까 내가 점점 눈치를 보게 된다니까, 하하. (술이 들어가서 그런지 호탕하게 웃으며 다시 한잔을 입에 털어넣는다. 돌아가면 술냄새 난다고 루이가 타박하겠지만 뭐 어떠랴, 지금은 그가 그런걸 생각할 겨를은 아니었다.) 통으로 준다니 배포가 여간 큰게 아니구만 그래. 통에 넣어두고 두고두고 마시면 자연스럽게 그 맛이 깊어지는겐가? 그러니까 그런 큰 통에 보관하는 것이겠지. 가져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니 그렇게 주면 나야 고맙다네. (그의 옆 공간이 찢어지듯이 열리고 그가 틈을 손짓한다. 주려면 이곳으로 넣으라는 것처럼)

>>627 리겔

내 뒤에 신이 있다고하면 마치 독실한 신자 같지 않은가. 그런 기분 나쁜 일은 농담으로도 하고싶지 않네. 사제들이 들으면 기분 나빠하겠지만 말이야. (큭큭대며 웃으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깊은 숲이라 나무 밖에 보이지 않아서 같은 자리를 맴도는게 아닌가 싶었지만 어차피 그런 점도 그에게는 그저 기록할 거리에 불과했다.) 아무래도 그 새끼여우는 살아있는 것으로 밖엔 보이지 않는데 말이지. 어린 것들은 어떤게 되었든 예뻐보이는데, 그 새끼는 특히나 더 예뻐보이는구만. (화상 입을껄 각오하고 만져볼껄 그랬나, 하고 그는 생각했지만 공중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에 헛기침을 두어번하며 딴청을 피운다.) 일개 수인이라니, 자네가 일개 수인이라면 이 중간계는 진즉에 수인들이 차지했겠구만 그래. 사실 푸념할 꺼리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네. 겪어보지 않은 일을 공감할 수 있는 존재는 없으니까 말일세. 자네가 어떤 일을 겪었던 내가 알 수 없는 것과 같은 말이지. (순간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리고 위에서 맴돌던 까마귀가 다시 그의 어깨에 앉는다.) 주변이 어떻게 생겼는지 다 확인한 것 같구만. 꽤나 규모가 있어보이는 숲인데 ... 여기에서 혼자 살면 꽤나 적적하겠구만 그래.

>>633 명설화

이런이런, 길을 잃으셨나? (저번의 기록 이후 다시금 기억을 채워넣기 위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던 그의 눈에 새하얀 도포를 늘어뜨린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갔겠지만 지나가면서 들린 말에 그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물었다.) 이 근처가 길이 좀 복잡하긴 하다네. 왕래가 많은 길은 아니라서 길이 애매하게 나있는데, 하필 또 사람들이 향하는 곳이 다 다르다보니 가다보면 길을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 곳이라 말일세. 가고자 하는 곳이 어딘가? 내가 이 근처 지리는 빠삭하니 데려다줌세.

641 명설화 (giq2Hx8hh2)

2022-07-17 (내일 월요일) 00:09:38

>>640 테이얀

...밥이 있는 곳. ( 엎어진 체로 들려오는 말에 잏어날 생각도 하지 않고 차디 찬 흙바닥에 몸을 뉘인 체 웅얼웅얼 답한다. 그리고 울려퍼지는 꼬르륵 소리)..배고파서. 못 먹은지 오래. (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한숨을 푹 내쉬며 웅얼거린다.)

642 레갈리스 (V0nYA19rv6)

2022-07-17 (내일 월요일) 00:17:43

>>598 헤르베라
(아이의 의식이 돌아온 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지난 뒤였다. 누워있던 아이의 눈이 서서히 뜨인다.)
으음─
(기운 빠진 소리를 내던 아이는 곧 상체를 일으킨다. 그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주변을 활보하던 토끼 중 한 마리가 아이의 품으로 뛰어든다.)
후후, 이게 누구야. 작고 귀여운 친구 아니니.
(아이의 표정이 밝아진다. 토끼의 복슬복슬한 밀색 털을 웃으며 매만진다.)
(그러던 아이가 문득 제 근처에 앉아있는 당신을 보고 의아한 듯 눈을 깜빡인다.)
어라, 그대는─ 여기서 무얼 하고 있니?

>>599 리카
고맙단다, 나 역시도 그대의 행복을 바라겠어.
(아이가 마주 웃어보인다.)
응? 왜 그러니.
(당신의 미소가 멎는다. 아이는 당신의 행동에 걱정스런 말투로 묻는다. 그러다 뒤늦게 그 의미를 알아챈다. 아이가 옅게 웃는다.)
후후, 내 말이 낯간지러웠던 모양이야.
(여타 지성체들은 부끄러움을 느끼면 볼을 붉힌다 알고 있다. '사랑'이라는 말도, 보통 연인에게만 속삭이는 거라던가. 그래서 당신이 부끄러워하는 건가, 아이는 막연히 추측할 뿐이다. 나의 사랑엔 유성애적 의미가 없음에도.)
하지만─ 그대의 그런 모습도 사랑스럽기 그지없어.
(장난기라도 발동한 걸까. 아이는 오히려 생글생글 웃으며 그리 말한다.)

>>600 블량슈
아주 많이 난단다. 그대에게서도 진한 향기가 느껴져.
(긍정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바다 냄새는 친숙한 향이라 좋았다.)
가끔은 아무런 생각 없이 행동하는 것도 좋지.
(아이는 가볍게 웃어보인다.)
그대는 이전에도 드래곤을 만나본 적이 있니?
(당신의 말은 살짝 의외였다. 아이가 흥미를 표한다.)
그 드래곤의 이야기도 궁금하구나. 난 동족에 대해 아는 게 없어, 부끄럽게도.

>>602 나하르
아아, 그렇지. 그렇고말고. 인간의 정신력은 무릇 강한 법이야.
(아이가 제 손을 가슴께에 얹어보인다. 어째선지 슬퍼하는 것도 같다.)
하지만 인간이 어째서 지옥에서 살아야 하는지, 난 잘 모르겠구나.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서글픈 표정을 지어보이는 것도 잠시다.)
후후, 티가 많이 났었니.
(간단하게 제 정체를 간파한 당신에게 아이가 웃음지어보인다.)
나는 세상을 관찰하는 것 자체가 좋단다. 생명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풍경이 얼마나 재미난지.

>>603 세투스
밤하늘을 비추는 호수에 비견될 만하다니. 나도 우주의 풍경을 감상해보고 싶구나.
(당신의 자신만만한 태도에 감동이라도 받은 듯.)
저런. 우주에서 길을 잃는다면 여간 골치아픈 일이 아니겠어.
(우주는 엄청 넓으며 사방이 새까맣다 들었으니.)
후후, 그때가 오면 내 그대를 찾도록 하마.
(말은 그렇게 하지만, 이루어지기엔 요원한 약속이다. 하늘 높이 날아본 적도 없는 용이 어찌하여 우주까지 갈 수 있을까.)
그대는 어쩌다 우주를 여행하게 되었니?

>>605 이바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야. 그대가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안심한 듯 웃어보인다. 신에 대한 이야기에는, 말없이 새끼 송사리를 놓아줄 뿐. 작은 생명체가 제 손을 떠나 나아간다.)
그 물고기는 여전히 만물을 사랑하고 있단다. 그들이 죄악을 범해도 말이야. 모두 신에게서 배운 것이지.
(아이의 눈빛이 따뜻해진다. 마치 옛 추억을 회상하는 것처럼.)

>>606 레인
어두운 곳을 지날 때는 항상 조심하고 있단다.
(당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후후, 그대는 장난을 즐기는 성정인가 보구나.
(아이는 옅게 웃어보인다. 당신의 말이 재밌다는 듯.)
어둠—이라.
(아이가 중얼거린다.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서.)
방금 궁금한 것이 하나 더 생겼단다. 그대의 본질은 어떤 것이니?
(여전히 웃는 얼굴로 당신에게 질문한다.)
그대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호기심이 생긴 것 뿐이야.
(인간이 아닌 것은 확실하나, 느껴지는 기색이 두리뭉실하여 무엇이라고 정확히 단정짓기가 어려웠다.)

>>607 바벨
(아이는 말없이 당신에게서 손수건을 받아든다. 눈가를 꾹꾹 눌러 닦는 그 행동이 어쩐지 기운없어 보인다.)
그래, 바보같다는 건가— 허나 설령 훗날에 상처입는다고 하여도─ 나는 주저하지 않을 게야.
(아니, 주저할 수 없다. 나는 그대를 추억하기 위해 그대를 필사적으로 흉내내고 있다. 그러니 나도 두려워할 수 없다. 그대가 그토록 사랑했던 인간에게 참살당한 것처럼─ 그대는 죽어가면서도 인류를 걱정했다지.)
그이는─ 명을 달리했단다. 나만이 죽지 못해 살아있지. 그대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지 않았니.
(아이가 눈을 감는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려온다.)
재미있다니 다행이야. 지루한 이야기는 아닐까 걱정했단다.
(그리 말하며 당신에게 도로 손수건을 돌려준다. 손수건에 물 자국이 선명히 묻어있다. 조금은 부끄러운 듯, 멋쩍은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하고.)
아아, 괜한 이야기를 물은 것 같구나.
(시선을 내리깐다. 당신의 정인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 끝이 좋지 않았다는 것만이 어렴풋이 짐작될 뿐이다.)

>>633 명설화
(여느 때와 같이 숲을 거닐던 아이. 훤히 드러낸 맨발로 풀밭을 걸으며 숲의 향취를 느끼고 있는데. 근처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응?
(기척을 따라 나무 사이를 헤치고 나오니, 갈림길 앞에 주저앉은 당신이 보인다. 아이가 당신에게 다가간다.)
그대, 어디가 안 좋은 거니?
(썩 걱정스런 목소리다. 아이는 무릎을 짚으며 당신과 눈높이를 맞추려 한다.)

643 명설화 (0M15dPn4bE)

2022-07-17 (내일 월요일) 00:23:14

>>642 레갈리스

..... ( 엎어진 체 힘없이 눈을 깜빡이던 설화는 자신과 눈을 맞추려는 당신을 멍하니 응시한다. ) ... 배서파.. ( 천천히 한 팔을 들어 당신의 옷자락을 간신히.움커쥐곤 작게 웅얼거리며 말한다.) ....사람..3일 굶으면...죽어.. 설화, 죽을거야. (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다 눈을 감으며 웅얼거림이 끝난다.)

644 바벨 (XRTPoWWzfI)

2022-07-17 (내일 월요일) 01:49:20

>>631 이바
머지 않아 볼 기회가 있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기대하는 당신에게 피식 웃어보인다. 싸우는 일이 적지도 않을텐데, 굳이 이렇게 서두를 필요 있나 싶었다.) 뭐. 왜. 뭐. (당신이 그를 째려보자 그는 당당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았다. 이내 씨익 웃고는) 그래. 그보다도 한참이라... 평소같으면 텔레포트를 사용하겠지만 마법으로 따지면 드래곤은 나보다 상위의 존재라. (마법에 통달한 자라면 드래곤에게 들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에게는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오크는 대개 포악하다. 그리고 그놈은 화가 난 상태였지. 다혈질에다 기본 전투력이 높은 종족인 오크가 화난 상태라면 대화하는 건 좋은 선택지가 아니야. (많이 겪어본 듯 말했다. 아니, 많이 싸워본 것인가?) 그리고 안심해라. 적당히 했으니까. 날려보내기만 했을 뿐이지 죽이진 않았어. 오크는 튼튼하니까 어디 부러진 곳도 없을 거야. 기껏해야 기절했겠지. (묘한 표정에 어깨를 으쓱거렸다. 딱히 죄책감은 없어보이는 표정.)

>>633 명설화
(산책- 아니, 탐색을 하던 와중이었다. 단순히 둘러보기만 하려던 차에 당신을 발견했다. 숲 한복판에 있는 사람이라니. 호기심이 들어 당신에게 다가갔다.) 이런 곳에서 노숙하면 감기걸리거나 짐승들이 물어간다. (당신의 앞에 쪼그려앉아 당신을 내려다본다. 어둠이 드리운 얼굴에서 그의 금안이 밝게 빛난다.) 집이 어디야? 데려다줄게.

>>634 스텔라타
...그건 아니야. 그런 거창한게 아니라, 그냥... (순수한 당신의 설명에 어떻게 할까 고민한다. 차라리 아까처럼 철학 이야기였으면 좋으련만.) 그냥 내가 쑥맥이라서 그래. 씁... (이걸 솔직하게 말하게 될 줄은 몰랐다. 술 땡기네.) ...뭐가 좋다는 건지. (당신의 말에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린다. 타인이 보는 시선과, 자신의 시선은 다른 법이었으니.) 압도적인 부도, 지위도, 명예도...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지. 필멸도, 불멸도, 무능도, 전능도, 그 어떤 것도 그 자체만으로 행복을 가져다주진 않는게 당연한 건지도 모르지. (물론 온전한 전능함- 창조주와 같은 힘을 얻는다면 모를까. 그러다 당신의 말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렇네... 신이 불멸을 잃었다면, 당신의 말처럼 우리와 비슷한 처지려나. 그때가 되면 우린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 때가, 있기는 할까. (마지막에 갈수록 목소리가 힘을 잃는다. 기대하고는 있지만, 현실성 없다는 것을 알기에.)

>>635 헤르베라
밑빠진 가방이라 하니 뭔가 그렇잖아. 낡은 가방같고. (나름 애착품이라는 것일까. 당신이 파고들지 않고 넘어가면, 그 역시 툴툴대면서도 더 말을 얹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게 당장은 술 얘기만으로도 이미 할 얘기가 넘쳐났으니.) 이레동안 술을 마셔도 취하지도 않았다고? 이미 필멸자의 수준을 넘어선 것 같은데... 당신은 술을 마실게 아니라 몸에다 직접 술을 집어넣어야겠는걸. (키득키득 농담을 던졌다. 술을 주입하면 금방 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 와중에 당신이 되려 매듭을 툭툭 건들자 그는 얼굴을 손으로 탁 짚고는 시선을 돌려버렸다. 저런건 보지 않는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그리고 긴 감상이 끝나고 그는 후아... 하고 숨을 뱉는다.) 윽... 술기운 때문에 신성력 새어나올 것 같아...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로 당신이 알기 어려운 소리를 중얼거린다. 실제로 그가 초크를 만지작거리기 전엔 푸른색 숨결이 그의 숨에서 새어나왔고.0 미안하지만 인간세계에서 귀한 술이란 술은 다 마셔봤어. 그럼에도 이것 하나에 비견되지 못하는 거야. 일찍 왔어봤자 결과는 같았겠지.) 우와아아악. 이게 무슨 짓이야! (쓰다듬을 피하지 않은 건지, 못한 건지... 불안하게 당신을 바라보던 그는 머리가 흐트러지자 이상한 소리를 내뱉으며 당신을 째릿 바라보았다. 어째서인지 조금 귀 끝이 빨개져있기도 했고.) 짓궂잖아 당신... 그래도 이거 주니까 봐줄게. 봐주는 정도를 넘어서 절이라도 해야하나 싶을 정도의 양이지만. (놀란 마음을 가다듬으려 했는데, 당신이 준 술 궤짝 때문에 더 놀라버렸다. 재미있는 것은 이정도의 양이면서 "언제 다먹지" 보다는 "이것도 금방 마셔버리겠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이었다.) 크핫.. 그거 재미있겠네. 언젠가 당신이 준 술병을 무기로 사용할 날이 와도 재미있겠어.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궤짝은 허공에 떠올라 가방 속으로 '들어간다'. 말 그대로, 종잇장이 구겨지듯 궤짝과 술병들이 구겨지더니 가방 속으로 들어가버린 것이다.) 그나저나 당신 이름은 뭐야? 술도 양껏 선물해준 고마운 친구인데, 이름이라도 기억해두고 있고 싶어서.

>>638 리카
네가 아니었다면 나도 초면의 사람과 친구하진 않았을 거야. (그는 조용히 말하다가 당신을 바라보더니 키득 웃었다. 환한 미소다.) 네가 너였기 때문에 나와 친구가 된 거야. 내게 고마워 할 필요는 없어 (그게 당신의 장점이었으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난 안 착하다니까. 그렇게 믿다가 나중에 속았다고 생각해도 난 모른다? (농담스레 말했지만 어쩐지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말이다. 어느정도는, 사실도 포함하고 있었기에.) 다 하는 것도 좋지- 무엇부터 하는게 좋으려나. 리카는 뭐부터 하고싶어? (당신과 하는 거라면 뭐든 상관 없었기에 그는 즐거운 표정으로 그렇게 물어볼 수 있었다. 당신과 마주웃으며 키득키득 소리를 내다가도) ...내가 태어난 고향하고 같은 느낌이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기분 좋지.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거짓말을 하고있지 않은 것 같아 더이상 반박하지 못했다. 대신 고맙다며 미소지었다. 그러다 고향이 자신을 불렀다는 이야기에) 그럴지도 모르지. 최소 몇백년은 떨어져 있었으니... 나도, 내 고향도, 서로를 그리워하고 있었을 거야. 어쩌면 네가 여기까지 온것도 이곳이 널 불렀기 때문일지도 모르지. 내 새로운 친구를 보고싶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오지 못했다. 행상인을 시작하고서야, 올 수 있었으니.) 바다는 처음이야? 리카가 좋아한다니 다행이지만, 처음이라면... (당장이라도 당신에게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다. 카페라도 갈까, 하는 생각은 온데간데 없다. 술 깰 때까지는 돌아다니자고 했지만...응.) 역시 감질나지 않아? 이런건.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당신을 바라보더니, 당신의 손을 붙잡고 모래사장을 앞서 뛰어간다. 당신이 이끌릴 정도로만, 저항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이끌려 뛰어갔겠지.) 바다 가보자. 역시 지금 가는게, 가장 즐거울 것 같아. (드물게도 진심으로 기대된다는 듯 그 역시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642 레갈리스
그 끝에는 비극적인 결말이 있을 뿐이야. 하지만 그 비극에도 당신이 그 뜻을 고수한다면, 난 간섭하지 못해. 그렇기에 슬퍼할 뿐이야. (푹 한숨쉬었다. 당신이 말한대로, 그는 그이라는 사람의 끝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죽지 못해- 라는건 역시 당신도 불멸자구나. 나처럼 뜻하지 않게 불멸자가 된 사람이야. (눈꺼풀 파르르 떨리는 당신을 쓰다듬어주려 손을 뻗었다. 손을 내치지 않았다면 당신을 위로해주듯 쓰다듬었겠지.) 지루할 틈 없게 이야기를 너무 잘해줘서. (멋쩍은 미소에 빙긋 온화한 미소를 지어 마주웃었다. 물자국 선명히 묻은 손수건을 보며 약간의 동정을 느끼고는 집어넣었다.) 반대야. 내 정인은 살아있어. 마음속에선, 죽었지만. (그는 애증섞인 눈초리로 수면을 바라본다. 무엇을 보고있는 것일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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