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49083> [All/반상L/판타지/일상] 불멸자들의 노래 :: 01 :: 1001

◆JEf0WNMuVY

2022-06-30 00:09:00 - 2022-08-05 16:50:31

0 ◆JEf0WNMuVY (yhBCvVViI.)

2022-06-30 (거의 끝나감) 00:09:00

죽음, 이 얼마나 달콤한 울림인가?
가난한 자에게 돈이 달콤한 울림이고
병약한 자에게 건강이 달콤한 울림이듯
가질수 없는 것은 언제나 그런 울림을 가지고 있다.
허나 동시에 깊은 절망감을 가졌기에
오늘도 나는 단지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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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4 레인 (NkTL1YaICM)

2022-07-15 (불탄다..!) 14:56:53

>>608 이바
음... 하기사, 원래 칭찬이란게 그런 건가?
거 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으니까~
(정말인진 아무도 모르나 최소한 심해의 그것은 춤춘적이 있던걸로 기억했다.)
의외로 그런 것조차 느끼지 못하고 수많은 예술가들이 남겨놓은 업적이나 다름없을 조형물들을 단지 방해된다, 재밌다란 이유만으로 무자비하게 부수는 몰지각한 사람들도 세상엔 많으니까~
(놀랍게도 지역과 구획에 상관없이 잔재해 있었고... 그들이 종횡무진하며 날뛰는통에 그런식으로 부서진 신상들도 꽤 있었노라, 하는 이야기를 자신처럼 중간계로 넘어온 여러 신이나 그들을 섬기는 신도들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편으로는 '천인공노할 존재들'이라 명명했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그 악인들이 품은 악함 또한 자신의 존재로부터 생겨난 것이기에 눈앞이 캄캄해지기도 했다.)
정말 원한다면 같이 가줄수는 있지만... 나도 항상 헷갈리는데 외지인이 될 사람은 오죽하겠어?
그러다보니 내 고향은 찾지 않는걸 추천해~ 특히나 네가 길치라면 더더욱,
(물론 데려다줄 수도 있겠지만, 그 전에 그것이 몇번이고 거절을 할 것이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십중팔구 그 관문이 열리기도 전에 미쳐버릴 것이며, 어찌저찌 정신력이 강해 그 관문을 지난다 해도 기다리고 있는건 뒤틀린 존재들이 선사하는 기괴한 공포뿐일테니...)
이름 그런거 어찌되었건 자신의 마음에 들면 그만인 거야~
부랑자들 중에도 스스로 이름을 짓고 살아가는 이도 있다잖아? 그러다가 위대한 존재가 되는 경우도 왕왕 있고~
이런 왕도에선 심심찮게 일어나는 일이지~
(그래도 이렇게 처음보는 이에게까지 친절하단건 그가 나쁘지 않은 이라는걸 확증시켜주는 셈이었다.
그것이 그저 연기라고 하기엔, 너무 무정하게 느껴지니까.)
흐음... 그런가... 뭐, 대대로 내려오거나 아는 이로부터 돌고 도는 아티펙트같은 거라던가 한다면 이해가 되지...
문득 궁금해지네? 이걸 줬다는 그분도,
(문제라면 갑자기 자신의 손을 타려 하자 검게 물드는 것일까, 괜시리 불안한 기분도 들긴 했지만...)
오호~ 약간 마법이 깃든 조각상 같은거 아냐? 물론 그런게 없어도 어떤 광석은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한다고도 하니 그런거랑 비슷할지도?
(조각상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그가 다시 건네어주자 아니나 다를까, 그것이 조각상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검은 빛이 더해졌다.)
이녀석, 이 몸에게 깃든 어둠을 알아차린 것인가? 어쩔 수 없군... 고작 인간의 몸에 지고의 어둠을 담아놓을 수는 없는 법,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겠지... 후후후...
(그것은 무언가 기묘한 포즈를 취하며 난데없이 질풍노도의 15살에 빙의해버렸다...)
어때~? 방금 어둠의 여왕 컨셉으로 연기 좀 해봤는데, 그럴듯했어??

615 리겔 (rBy5M0ZQ0g)

2022-07-15 (불탄다..!) 15:25:33

>>613 테이얀
(여우는 잠시 당신의 말에 그곳까지 가는 길목에 뭔가가 있었는지 생각에 잠겼다. 그래봤자 기억날리가. 자신이 그곳을 떠나온 세월이 얼마인지 세어볼 수 없을 정도니까.) …음. (여우가 영 의뭉스러운 반응을 보였고 손톱 끝으로 자신의 턱 근처를 몇번 두드리다가) 쫒아내지는 않을거야. 확언은 못하겠지만, 쫒아낼 배짱따위 없겠지. 여우들은 머리가 좀 돌아가는 편이거든. (온화한 분위기와 영 반대인 분위기를 보여주는 당신과 다르게 여우의 반응과 분위기는 아까와 상반되어 있었다.)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신이라는 것과 깊게 관련이라도 있나봐. 너 말이야. 그정도로 연관이 있으면서 그렇게 반응하다니 신기하기도 하네. 지치지도 않고. (당신의 말에 여우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는데? 하고 말하듯 한쌍의 귀를 뒤로 길게 젖혀보였다.)

616 테이얀 (8jL7j.t4yk)

2022-07-15 (불탄다..!) 16:53:50

>>615 리겔

그렇다면 상관 없겠지. 마을을 뒤집어놓는건 예전에 많이 해봤으니 이젠 별로 하고싶지 않다네. (그의 어깨의 까마귀는 높이 날아올라 그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근데 겉으로는 평범한 인간이라 혹시 또 모르니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구만. (엄청난 이야기를 별거 아니라는듯이 얘기한 그는 상대의 말에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신이란 작자들은 게을러빠져서 세계를 지켜보는 것조차 귀찮았는지 한 명의 인간에게 중간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기록을 맡겼지. 알아서 쌓이는 기록들이 있음에도 그 디테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자세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기록할 서기가 필요했던 것이야. (그의 모노클이 눈에서 떨어진다. 연결된 체인이 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덕분에 평생을 늙지 않고 죽지도 않으며 세계의 구석구석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기록해두지. 그들은 나름대로 내 소원을 들어줬다 생각하겠지만, (그의 표정에 처음으로 변화가 생긴다. 미간이 찌푸려진 짜증난다는 표정이다.) 내 소원을 빌미로 자신들의 귀찮은 일을 ... 그들이 해야할 일을 고작 인간의 몸으로 감당하게 만들었다는게 아주 역겹기 그지 없다네.

617 블량슈 - 고래의 일기 650장 (x7ic7ZwZz2)

2022-07-15 (불탄다..!) 18:16:24

거짓말쟁이가 떠나고 다음 날
날씨:비가 온다
내 두번제 친구가 떠난 지 어느덧 하루가 지났다. 입맛이 없구나.
이것이 상실감이라고 하는거려나. ...그래도 그녀석과의 일상은 전부 즐거웠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날이라면- 시간을 되감고 싶기도 하는구나..
.....좋아 그만 자자
오늘의 밥:물고기 하나

618 리카 (B6zuCKLqtY)

2022-07-15 (불탄다..!) 19:50:38

>>601 헤르베라
전부 다 신기해-! 크기도 엄-청 크고, 술 냄새도 신기하게 나거든!♫ ( 반짝반짝이는 눈을 감고 코를 킁킁. 역시 신기한 냄새였다. ) 우와-! 고마워-♫ ( 헤르베라의 허락에 방긋 웃으며 아래로 내려간다. 헤르베라를 따라서 들어간 창고 안은, 본인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크고, 거대했으며, 신기한 술 냄새가 가득했다. 걸을 때마다 취할 것 같을 정도로. 이렇게나 많은 술들을 본 적이 있었나? 모르겠다. 그래도, 아마 처음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술과 병과 통까지-?! 진짜 대단하다! 즐거웠겠지만, 혼자 만들었으면 힘들기도 했겠다- ( 수많은 병들이 흔들리며 만들어내는, 노래와 같은 맑은 소리들. 헤르베라를 따라 함께 웃으며 주변을 둘러보는 모습은, 호기심으로 반짝반짝인다. ) 나? 나 잘 모르겠어! 좋아하는 맛도 모르겠어! 네가 추천해줄래? ( 따라서 고개를 돌리고 해맑게 웃는다. 과연 닥쳐올 미래에는 어떠려나.... )

>>603 세투스
대신 세투스는 예쁜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지-♫ ( 숨쉬듯 자연스럽게 칭찬한다. 떨어지는 반짝반짝한 별가루들. 우주를 올려다 보면 볼 수 있는 그런 모습이 담겨있다니. 똑같이 반짝반짝이는 눈이 맑게 웃는다. 너는 무엇일까? 너의, 본질은? ) 지극히 객관적으로 판단한다기에는, 자학 개그는 너를 너무 낮춰서 판단하고 있는 거 아니야? 세투스? ( 따라서 웃는 얼굴이기는 하지만 연보라색 눈은 걱정스럽게 세투스를 마주본다. ) 외롭지 않게 사는 것? ( 고개를 갸웃하며 되묻다가 ) 응! 지켜줄 수 있어-♫ 이루기 힘든 꿈이라고 해도, 그건 세투스의 꿈이잖아? 그러니까 나도 힘낼거야-! ( 환하게 웃으며 마법봉을 빙글빙글 돌린다. ) 세투스도 루루 같은 안 죽는 친구를 만들어줄까? ( 옆에 둥둥 떠있는 낡은 고양이 인형을 마법봉으로 가리키면서 해맑게 묻는다. )

>>605 이바
....이바? 왜 그래? 괜찮아? ( 머리를 감싸쥐는 이바를 걱정스레 바라본다. 감정이 텅 비어버린 눈으로도 이바의 변화는, 이바의 불쾌함은 느껴져 온다. 무엇일까? 너는, 무엇을 떠올린 것일까? 이바와 눈을 맞추려 한다. 본질을 바라본다. 그러나 너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본질을, 과연 내가 볼 수 있었을까. 그럼에도, 나는 똑바로 바라보아야 해. 도망쳐서는 안 돼. 그래야.. 그래야..... 구할 수 있어. ) ............미안, 모르겠어. 기억 안 나. 나는, 변신했어. 그리고 마법소녀가 되었어. 이건 내가 선택한 일이야. 나는, 모두에게..... 어라? 내가 그랬던가? ( 선택? 이것이 정말로 ' 내가 ' 선택한 일이었던가? 입만이 웃는 얼굴로, 천천히 죽어버린 눈을 내리깔아 손목을 내려다 본다. 묶여있는 사슬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정말로 보이지 않았나? 모르겠다. 다시 시선을 들어올리면, 이바는 계속 눈을 맞춘다. 호박색으로 빛나는 눈. 눈. 눈. 신. 이바, 너는.. ) ..이젠? ( 되묻는 목소리는 떨리는 것조차 못 하고 다른 공간에 있는 것처럼 평온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마치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들은 것처럼. 나를 남겨두고 떠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죽음은 너의 행복이라고 했잖아. 나, 상처 받은 거야? 하지만, 너야말로 행복하지 못하다고, 너무 지쳤다고 했잖아. 그런데도, 왜 너는 되려 나를 걱정해주는 거야? 나는 마법소녀야. 그래서 너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하는데, 왜, 너는, 나한테, 같이 죽자고 하는 거야? 죽음은, 너를 위한 선물이자 행복일텐데. ) ........... ( 네가 함께 맞잡은 마법봉이, 이번엔 내 심장을 겨눈다. 이것은, 저주인가? 난 잘 모르겠어. 하지만 너에게는 저주가 맞는 것 같아. 그래서 너만큼은 행복했으면 좋겠어. 네가 원하지 않는 저주로 괴롭다면, 너를 죽여서 해방시켜줄게. 그게 마법소녀의 역할인걸. 그러면 너의 족쇄를, 새장을 전부 부수고, 창공을 비행하는 새가 된 너의 모습을, 구름에 둘러쌓인 채 꿈꾸는 죽음을 맞는 너의 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웃어줄 수 있을텐데. ) ( 이바가 입가에 손을 댄다. 웃고 있는 입이 전부 감싸져, 가려진다. 그러자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조차 알 수 없도록 텅 빈, 빛이 죽은 연보라색 눈만이 남는다. ) ........... (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그 이유에 적어도 본인은 없었다. 단지, 이바에게 묻고 싶었다. 그러면, 내가 너와 같이 죽는다면, 너는 행복해질 수 있는 거야? 더이상 그렇게 울지 않을 수 있는 거야? 물으면, 너는 나를 더 미워하려나. 천천히 손을 뻗어, 이바의 눈가에 손을 댄다. 똑같이 네 눈이 전부 감싸지도록. 마르던 눈물을 닦아주듯이. 아니, 어쩌면 보지 말아달라는 것처럼, 도망치듯이. ) ....노력할게. ( 거짓말. 마주보고 있으면서도, 마주보고 있지 않는. 이바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로 목소리만 들렸겠지. 눈은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입은, 네가 듣고 싶어할 대답을. 약속은 하지 않는다. 약속은, 둘이니까. ) 고마워, 이바. 너도, 너를 위해서 살아줘. 울지 말고, 웃어줘. 응? ( 천천히 이바의 눈물 자국을 닦아주려 한다. 그리고 이바의 눈을 가렸던 손이 천천히 떨어지면, 미울 정도로 부드럽고 따뜻한 연보라색 눈이 웃으며 이바를, 친구를 보고 있었을까 )

>>606 레인
( 웃음이 작게 터져나오는 레인을 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그리고 레인이 조목조목 짚어주는 목소리를 듣고, 천천히 눈을 내리깐다. ) 네가 날 믿겠다면 난 그런 너를 믿어.. ( 레인의 말을 따라한다. 그런가? 단지 그것 뿐인가? 모르겠어. 하지만, 네가 그렇다면. 나는 그런 너를 믿을게. ) 그럼, 나랑 약속해줄 수 있어? 믿음은 하나지만, 약속은 둘이거든. 레인이 일방적인 것을 안 좋아한다면, 나랑 약속해줘. 나는 너를 믿고, 너는 그런 나를 믿겠다고. ( 다시 고개를 들어올리면, 빛이 살아있는 연보라색 눈이 따뜻하게 레인을 마주본다. 여전히 맑게 웃는 얼굴로. 너는, 나와 약속해줄 수 있을까? ) 우와-! 파스타 맛있겠다-!♫ (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제자리에서 방방 뛴다. " 꼭 맛있게 먹어야 해-! " 하고 해맑게 외치는 모습은, 완벽히 평소와 같다. ) 힘들 때? ( 눈을 깜빡깜빡이며 되묻는 모습이 우스울 정도로 멍청하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들은 것처럼 ) 맞아! 루루도 그래- 루루도 안 죽는 친구야! 죽어도, 내가 다시 살릴 수 있는 친구야! 신기하지-♫ ( 품에 안은 고양이 인형을 내밀며 해맑게 웃는다. 인형의 이야기일텐데도, 정말로 소중한 친구를 대하는 것 같은 모습이다. ) 응! 그러니까 레인이 격려가 필요할 땐, 꼭 나를 불러줘. 내가 해줄게! 나, 응원도 자신 있어! ( 가슴을 팡팡 치면서 즐겁게 외친다. ) 응! 우리가 다시 만날 운명이라면, 언젠가는 꼭 다시 만날 수 있을거야. ( 레인의 말대로, 운명과 운명이 서로 만나 공명하게 된다면. 연보라색 눈이 레인을 따뜻한 시선으로 마주본다. ) 달콤한 거! 알았어-! 그럼 다음번엔 달콤한 거 잔-뜩 가져올게! 맡겨줘-♫ ( 마법봉을 휘두르면서 환하게 웃는다. 완벽한 마법소녀의 모습으로 )

>>607 바벨
그래도, 약속은 둘이니까. 믿음은 하나인데. 그런데 바벨은 약속을 해주니까 고마운 거야. ( 바벨이 손가락을 걸어주자 위아래로 살짝 흔들면서 따라 웃는다. ) 응! 바벨도 나처럼 걱정이 너무 많아- ( 바벨이 했던 말을 되돌려주며 장난처럼 웃었던가.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는 것처럼 ) 으-음, 으-음.... 그럼 혹시 나중에라도 내 도움을 받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줘! 알았지? 바벨? 바로 도와줄테니까! ( 도움을 받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억지로 강요를 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걱정되는지, 꼭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주먹 쥔 양손을 붕붕 흔든다. 그 내용도 모르면서 ) 바벨이랑 약속했으니까! 약속은 꼭 지킬거야. 당분간은 함께 시간 보낼 수 있어? 우와-! 루루도 기쁘대!♫ 근데, 친구랑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거야? ( 웃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한다. 휴가 같은 것을 경험 해본 적도 없는 것일까 ) 그렇구나- 여기가 바벨의 고향.... 응! 정말 아름다운 도시야! 바벨을 닮았어-♫ 여기서 태어나서 쭉 자란거야? ( 신기한 듯 도시를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다시 바벨을 돌아보며 묻는다. ) 그치만 취한 게 아니라면 바벨의 귀가 그렇게 빨갛게 될 이유가 없잖아? (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적어도 본인 때문이라는 건 모르는 것 같다. ) 바벨이 넘어질 수도 있으니까 위험해서 안돼! 취해서 비틀거리다가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도 있잖아? 봐봐- 바벨, 지금도 얼굴이랑 귀 엄청 빨갛다구. 바벨이 술 깨면 놓아줄게! 거리감은 걱정 마! 이-렇게 하면-..... ( 손을 잡은 채, 팔을 쭉 뻗어 몸의 거리를 띄운다. 옆에서 걷는 것이 아니라 앞서 걸었던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을까. 아까 바벨이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나름 배려 해주려 하지만서도, 지금의 바벨에게는 그것이 보이기는 했을까? ) 자! 됐지-?♫ ( 하고, 환하게 되묻는 모습은 해맑기만 하다. 이번에는, 바벨을 마주보는 상태로 뒤로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첫 걸음마를 배우는 것처럼, 사박사박 밟히는 모래를 반짝반짝이는 눈으로 내려다보기도 하면서. 바닷바람이 시원하다. )

>>611 리겔
( 리겔이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준 것을 뒤늦게나마 정신을 차려 깨닫는다. 급히 리겔을 뒤따라가는 발걸음은 여전히 허둥지둥했지만, 그러면서도 이 울창한 숲 속에 나 있는 희미한 흔적들을 용케도 알아차린다. 역시 너는 이 곳에서 혼자 살고 있던 걸까? 하지만, 그 불꽃은? 나는, 불을.... 쏟아지는 불꽃.. 타오르는 불꽃을... 보았던가? 모르겠어. 그래도.... ) ....너의 불꽃이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고마워. ( 하고 속삭이는 소리는, 과연 누구였을까. 괜찮아, 하고 눈을 감았다 뜨면, 덜덜 떨리던 몸도 잦아들고 조금은 평소의 모습대로 돌아온다. ) 응! 그러니까, 루루-! 어딨어-?! 루루-! ( 크게 소리쳐 찾는다. 그렇게 리겔을 따라서 걷다가 ) 루루!! ( 마침내 손이 쉽게 닿지 않을 정도로 높은 나뭇가지에 반쯤 찢어진 채 걸려있는 낡은 고양이 인형을 발견하게 된다. )

>>613 테이얀
그렇구나- 루이도 엄청 예쁜 이름 같아! ( 순식간에 표정이 바뀌어, 테이얀이 약간 씁쓸한 표정을 지은 것은 미처 보지 못한다. 그러나 왠지 이상한 느낌.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연보라색 눈이 테이얀의 눈을 빤히 응시한다. ) 운명은 신들의 장난..... ( 테이얀의 말을 따라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신들에게 놀아나고 있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도? 내가,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 것 역시? 죽은 눈동자가 바닥을 바라보다, 마을에 도착하니 다시 빛이 생겨난다. ) 그렇구나-! 테이얀은 그런 마을을 돕고 있다는 거, 정말 멋지다! 나도 열심히 도와줄게!♫ ( 반짝반짝이는 눈으로 양손을 붕붕 흔든다. 진료소에 도착하면, 선생님이 되어있는 테이얀을 지켜본다. 그리고 웃는 얼굴로 테이얀을 거들기 시작한다. ) 네, 테이얀 선생님께서 모두 봐주실 거예요. 그러니 모두 걱정 마시고, 우선 그 쪽에 계신 남성분과 어르신들, 그리고 아기들 먼저 이 쪽으로 와주시겠어요? 나머지 분들은, 잠시 의자에 앉아서 차례를 기다려주세요. ( 마법봉을 휘둘러 긴 의자를 만들어낸다. 전혀 달라진 모습. 테이얀이 환자들을 봐주는 동안, 의자에 앉은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웃는 얼굴로 상태를 묻고, 편의를 봐주며, 어린이들에게는 작은 마법도 보여주며 놀아주기 시작한다. 전에 이런 일을 해본 적이라도 있는 것처럼, 익숙해보이는 태도로 )

619 나하르 (nboolC3oyU)

2022-07-15 (불탄다..!) 20:22:02

"나를 죽여다오."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피에 젖은 채로 이곳 저곳이 찢겨나간 웨딩드레스, 몇일이고 감지 않아 풀어헤친채로 산발이 되어버린 머리카락에는 눅진한 피가 접착제마냥 들러붙어 한때 아름다웠던 여인을 괴물처럼 만들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그 일이 끝나고 헤어진 친구가 몇년만에 대뜸 찾아와서는 하는 말이 죽여달라는 거라면, 듣는 사람도 납득이 안되잖아요."

대부분의 일에 대해서는 알 수밖에 없었다. 지혜의 성녀라는 직함을 괜히 달고있는것이 아니니까. 나의 신께서는 내가 모든 것을 알기를 바라셨고 그것을 이루었기에 선택된 몸. 하지만 최근 몇년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아니 그것을 넘어 무언가 의도적인 개입을 느낄정도로 지혜의 축복은 기능을 하지 않았다.
필시 나의 역할이 끝났기에 그런 것이리라. 신께서는 언제나 그런 분이었으니. 대업을 이루기 위한 칼날이 되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그리 생각했었다.
그녀가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렇기에 묻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다. 무얼, 그렇게 놀랐다는 것 처럼 보지 말아다오 나하르. 그리 슬픈 눈으로 보지 말아다오.

"...그런가. 그렇지."

그녀는 납득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간에 주름을 잡는 모습은 평소의 그녀 답지 않게 초조해보였고 견디지못할 수치감을 억지로 견디는 것 마냥 붉었다. 내가 알던 그녀라면 언제나 바보같은 표정으로 용사의 곁에서 웃고있던 사람이었지만... 무언가 큰 일이 있었다는 것만은, 그녀의 모습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입에서 나온 것은 충격의 연속이었다.
그녀와 용사가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솔직히 놀랍지도 않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이후였다. 용사가 죽었다. 신을 믿는 사람들에 의해서. 그것만으로도 이야기의 중대성은 알 수 있었다.
용사의 죽음 이후에 그 자리에 있던 민간인을 죽였다는 이야기, 그 이후로 무엇을 할지몰라 덤벼드는 이들을 모두 베었다는 이야기. 속죄를 바라는, 비탄에 찬 울음소리.

그녀는 이쪽의 시선을 무시하고서는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간다. 이곳에 오기까지 흘린피를 이야기한다. 무고한 이를 베었음을 실토한다. 네명이 바보같이 웃고 떠들던 접견실은 어느새 고해실로 바뀌어 버려서 그녀는 그렇게도 미워하던 신에게 목숨을 앗아가달라 빌고 있었다.

그녀는 말한다. 살아있다는 것은 저주라고.
누구보다도 삶의 희망을 노래하던 그녀가 이제는 삶을 저주하며 나락보다도 깊은 곳으로 떨어져간다. 나는 그것을 지켜보는 것 밖에 하지 못해ー 눈물흘리며 말한다.

"안됩니다."

아니다. 이런 말을 하려던 것이 아니다. 너는 열심히 했다고. 사람을 지키기위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 배신당한 상황에서 이런 말은 안된단 말이다.

"그것은 용사 또한 바라지 않아요"

아니다. 그런건 신이 아니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누구보다 선했던 자를 죽이는 것은, 신이 아니다.
용사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 남자였다. 그래서 나는 그사람에게ー

입이, 표정이, 근육이, 머리속이. 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조금씩
알 수 없는 무엇인가에게 침식된다. 가라앉는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지금의 그녀는 모든것을 추구할 자격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그녀의 무사함을. 그녀가 걸어갈 일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일그러진다. 나의 영웅이. 나의 사랑이. 나의 신에 의해서.
아아, 신이시여.

"부디 살아서, 용사의 복수를 하셔야지요."

나의 나하르.
나는 당신을 영원토록


#나하르의 시대는, 신이 중간계와 마계로 놀이를 하던 시대. 신대의 역사.
#신들은 용사의 출현과 행적을 즐겁게 보았지만, 정작 누구도 그 용사에 개입하지 않은채 만들어진 진짜 이레귤러라는것을 안뒤 그가 자신들을 노리게 되는것이 두려워 그가 '죽을 수 밖에 없는 방식'으로 살해.
#성녀와 나하르는 소꿉친구. 뒷골목에서 자라 하나는 용사후보, 하나는 성녀후보가 되어 교단에서 자랐다.
#성녀는 나하르를 이성으로 인식했다.
#저 일 이후로 나하르는 성녀를 살해, 수배된다. 그 후 '신의 개입'을 인식한다.

620 헤르베라 (iBRzOQ3PgM)

2022-07-15 (불탄다..!) 20:55:25

>>613 테이얀
오호라. 반려가 있는건가? 하하. 챙겨줄 때 감사히 여기게! 있을 때 잘하란 말이 괜히 있는 줄 아는가! 지금이야 성가셔도 없으면 시원섭섭한게 그 잔소리란 말일세! (잔소리꾼을 자연히 반려로 이해한 그녀는 있을 때 잘 하라며 호탕하게 말했다. 분명 웃고 있었지만 어딘가 텅 빈 듯함은 기분 탓일까.) 예 없는 이의 눈치를 살필 정도면 어지간히도 애틋한가보이. 내 강요는 하지 않을테니 그대 되었다 싶은 만큼만 마시게나. 나 또한 면식도 없는 이의 원망을 사고 싶지는 않으니! (그녀는 눈치 볼 상대가 없었으니 몇 번이고 잔을 새로 채워 강 흐르듯 술을 마셨다. 그녀와 비슷한 양을 마시고도 멀쩡해뵈는 그를 보며 베일 너머에서 히죽댄 것도 같다.) 그래. 이해를 해 주니 고맙구만. 그런데 한 병 가지고 되겠는가? 보아하니 서책 들고 잔을 기울여도 취하지 않을 상 같건만, 사양할 거 없네! 병이 아니라 통으로 달라 해도 내 주지 못할 것 없으니! (배짱 좋게 말한 그녀가 손과 손을 부딪쳐 짝! 하니 그들이 앉은 자리 옆에 술통 서넛이 불쑥 튀어나온다. 나무로 짠 둥근 술통은 뚜껑도 마개도 꽁꽁 닫혀있어서 향 한줄기도 쉬이 흘리지 않았다.)

>>618 리카
(하하! 향에 집중하는 소녀를 보고 그녀는 즐겁게 웃었다.) 향을 즐길 줄 아는 그대였나. 보면 볼 수록 귀엽구만! 그래도 너무 맡지는 말게. 마시기도 전에 취해버릴걸세! (소녀에게 주의를 주고 그녀는 창고 안을 느긋히 걸었다.) 힘들긴 무얼! 만드는 것이 즐거우면 힘든 것도 모른다네. 그리고 나는 요령이 좋은 편이라 익숙해지니 이쯤은 일도 아니었다네! (사실 힘듬을 잊기 위해 몰두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녀는 이미 잊었지만. 그녀는 한결같이 즐거운 기색으로 소녀를 보고 대답을 듣고 다시 말한다.) 음! 그러한가. 그대 보기에 귀여운 것과 달리 까다롭군. 아니, 보이는 만큼 까다롭다 해야 하나. 그러나 못 맞출 것도 없지! 따라오게. 그대에게 좋은 것이 있으니! (그녀는 호언장담하며 창고의 안쪽으로 앞섰다. 무한정 술병과 술통만 있을 줄 알았던 창고 내부는 안쪽에 비밀스런 공간이 따로 있었다. 사과와 포도, 레몬 등 과일나무가 작게 자라고 있는 그 공간은 나뭇잎에 서리가 맺힐 만큼 서늘했으나 나무마다 탐스런 과실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어디 보자. 지금이라면 이놈과 이놈이 제맛이겠군. (그녀는 서리도 개의치 않고 나무로 다가가 레몬과 붉은 포도를 땄다. 한 손에 과일들을 들고 다른 손을 까딱이니 넓고 둥근 칵테일잔이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 걸린다. 그녀는 다시 손짓만으로 레몬을 작은 큐브형으로 조각내고 포도를 한알씩 분리해 칵테일 잔 안에 담았다. 붉고 노란 과일로 그득해진 잔에 작은 장식용 포크를 꽂아 소녀에게 내밀며 먹어보라 권했다.) 손으로 집으면 차가우니 그것으로 하나씩 먹어보게나. 한 알씩 맛보는게 좋을걸세. 먹다 놀라지 않게 말이네. (레몬 큐브와 포도알은 겉이 살짝 얼어 자르고 섞였음에도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것들을 입에 넣어 살짝 씹으면 차가운 살얼음이 파삭 하고 깨지며 상큼한 레몬주와 포도주의 향연이 입 안에서 펼쳐질 것이다. 마치 과일이 자란 그대로 숙성시킨 것 같이.)

621 블량슈 - 고래의 일기 ?????장 (51lU.saza6)

2022-07-15 (불탄다..!) 22:30:20

제국력...몇년이더라... 어쨋든 7월 15일
날씨:뜨거움
오늘은 리카라는 애를 만났다. 마법소녀라고 자칭하는 착한 친구였다.
친구를 새로 사귀어서 좋았다. 다음에 만나서 같이 수영하고 싶네-

오늘의 밥:맛있다!

622 이바 - 푸른 은하 교단과 단죄의 검 (TNvVvICWjY)

2022-07-15 (불탄다..!) 23:31:03

* 잔혹한 묘사 주의!!!!

여기, 푸른 머리칼을 길게 늘어트린 남자가 있다. 그는 망설임없이 죽음 사이를 헤집는다. 화살이 빗발치고, 마법의 잔흔이 그를 뒤덮어도, 상처투성이였던 남자는 어느새 함락되어가는 성벽 앞에 서있다. 곳곳에서 시체타는 냄새가 진동하고, 몸이 반쯤 잘려나간 병사들이 살려달라며 울부짖는다. 전장은 고요하지 않다. 마법사들이 주문을 외치는 소리, 곳곳에서 무언가가 터져나가는 소리가 함성소리에 뒤섞인다. 그러나 시선은 어느순간부터 그 남자에게 집중된다. 남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슬픈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을 뿐이었다. 승기를 잃은데다, 처음 맞이하는 패전에 정신을 잃은 마법사쯤으로 생각한건지 겁 없는 누군가가 남자를 향해 달려들어 심장을 찌른다. 그러나 남자는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서있었다. 입에서 피를 흘렸으나 그것은 천천히 멎어들어갔고, 이를 고위계의 마법으로 생각한건지 그는 남자의 목을 칼로 베었다. 순식간에 머리가 잘려 바닥을 나뒹군다. 그러나 분명 그 광경을 모두가 지켜봤을 터인데, 남자의 머리는 온데간데 없고 분명히 잘렸을 터인 목에 그 머리가 붙어있었다. 그 광경에 겁을 먹은건지, 그가 떨기 시작하자 남자가 손을 뻗어 그의 뺨을 어루만진다.

시끄러운 함성. 사기를 드높이기 위한 북과 나팔소리. 깃발 부대끼는 소리와 쉴틈없이 움직이는 군화소리, 그리고 말발굽소리. 활 시위 당겨지는 소리와 주문을 캐스팅하는 마법사들의 소리. 파이어볼, 썬더같은 초급 주문부터 스톰같은 거대한 주문이 성채를 힘차게 때리는 소리. 투석기에서 마법광물이 날아올라 성벽에 떨어지는소리. 남자의 목소리가 들릴리가 없었는데, 그 남자를 바라보고 있던 모두가 그의 말소리를 들었다.

" 두려워 말라. "

그러자 일순간 모든 시선이 남자에게 집중된다. 저것부터 없애야 한다. 누가 그 생각을 처음으로 떠올린건지는 알수 없지만, 곧 공격이 집중된다. 수만개의 화살이 날아와 남자를 꿰뚫었고, 내로라하는 전사들이 남자에게 달려들어 살갗을 베기 시작했고, 마법사들이 캐스팅한 주문이 남자의 전신을 직격한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마지막으로 서있는 장군마저도 지쳐 쓰러졌을때.

" 끝났니? 그러면 이제 멈추자. 전쟁같은 아무런 의미없는 행동으로, 더이상 죄를 짓지 말아줘. "

남자는 말했다. 화살의 갯수가 셀수도 없이 심장에 박혀있는채로. 피를 흠뻑 뒤집어쓴채로. 마법으로 옷 또한 다 타버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그러자 누군가가 외쳤다. 불사자다. 고요했던 전장에 다시금 소란이 인다. 전설속에서만 내려오는 불사자가 여기에 몸을 드러냈다. 어째서? 그들중 태반은 불사자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아무리 죽여도 죽지 않는것 따위가 있을까. 엘프도 드래곤도 오래 산다. 하물며 정령이나 신수는 어떨까. 그러나 그들도 모두 목이 잘리면 죽는다. 두려움이 군중속으로 번진다. 인간의 마음속 깊은곳부터 박혀있는 근원적인 공포감에 실신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다시 외친다.

" 신이다. 신께서 우리를 굽어살피시어 이 땅에 강림하셨다. "

그러자 공포감이 신앙으로 바뀐다. 사람은 믿고싶은것을 믿는다고 하던가. 일순간에 함성이 대륙을 울린다. 분명히 중간계 전체를 뒤덮는 그런 함성이었으리라. 이렇게 천년전쟁은 막을 내린다.




" 신님. 기상하셔야죠. "

" ...얼마나 지났는데, 엘. 그리고 나 신 아니라니까. 그만좀 해. "

" 열흘도 넘게 훌쩍 흘렀어요. 그동안 얼마나 뵙고싶었는지 아시나요? 후후, 신님께서 신이 아니라니요. 우스운 농담을 몇년째 하고 계신가요, 참. 짓궂으셔. "

침대에서 일어나서 길게 하품한다.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고는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난다. 그녀가 내게 차 한잔을 건네주자, 한모금 삼키며 목을 축인다.

" 매번 말하지만, 일어나면 밥부터 줘, 밥. 그것도 다 이유가 있는거야. 흉작이 들진 않았는지. 뭘 먹을수 있는지 그런걸 알기 위해서라고. "

" 저도 매번 말씀드리지만, 기상 후의 차는 몸에 좋답니다. 갈증도 풀리셨을거고, 솔직히 마음에 드시는거 다 알아요. 제가 몇년이나 신님과 함께한다고 생각하세요? 밥도 곧 와요. 메이드들이 올거에요. "

" ...에휴, 됐다, 됐어. 자는 동안 별 일은 없었고? 싸우는 애들은 없지? 특히 전쟁같은거. "

" 당연히 없죠. 천년전쟁이 끝난지도 벌써 5년째에요. 이제 더이상 싸워서는 안된다는걸 모두 깨달았으니까요. 신님께서 내린 축복 덕분이에요. "

" 축복은 무슨. 자꾸 칭찬하지 마, 어색하니까. "

" 저는 그냥 당연한걸 말씀드릴 뿐이랍니다. 다양한 종족간의 분쟁, 전쟁을 끝낸다는 목적으로 악마들과의 거래를 통해 전쟁에 참가시키고, 그 여파로 혼돈은 사교도들과 함께 늘어났고.. 신님께서 전쟁을 끝낸 이후에도 이어지는 기근도 끝내셨잖아요. 굶어죽지 않기 위해 서로를 잡아먹던 이들에게 기꺼이 자신의 살도 내어주시고, 수맥을 찾기 위해 몇년간 각지를 돌아다니며 계속 땅만 파기도 하셨고. 병든 자들을 위해 진심으로 울어주시고, 병든자가 나오지 않도록 직접 수도원을 짓기도 하시고. 그렇게 5년만에, 이토록 평화로워졌어요. 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전쟁을 해왔다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

" 갈 길이 멀었어. 아직도 내 눈이 닿지 않는곳에선, 누군가가 불행을 겪고 있겠지. "

" 그들을 위해 저희 푸른 은하 교단이 있는거겠죠. 당신의 숭고한 의지를 조금이라도 전하기 위해. 저희가 신님의 눈이, 발이, 손이 되어드릴테니, 언제든 말씀만 하세요. 신님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

" 제발, 엘. 그렇게 말하지 말라니까. 나는 몇번이고 말하지만 신이 아니야. 그리고 나를 너무 믿지 마. 나를 그렇게 숭배하지마. 천년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몰라? 그놈의 신, 교리, 그리고 개인의 탐욕과 차별. 그런 모든것들이 뿌리깊게 박혀있었기때문에 한번에 터진거야. 그 이단심문관 같은 너희 애들은 아직도 있어? 싹다 쫓아내고 그 무슨 단죄의 검인지 뭔지 집어치우라고 했잖아. 그 망할놈들이 이름 따라서 단죄같은 개소리를 지껄이던데, 한번만 더 그런 소리 하면 가만두지 않을거라고 전해줘. "

" 알겠습니다. 최고사제님께도 그렇게 전해두도록 할게요. "

긴 한숨을 내쉬고는 의자에 앉는다. 곧 테이블 위로 화려한 상들이 올라온다. 새끼 송아지에 금가루를 뿌리고 양념을 입힌것. 저택 한채는 살수 있는 값에 거래되는 과일. 채 자라지도 못한 병아리와 닭 중간쯤 되는걸 쪄온것. 거기에 달걀을 낳을 수 있는 암탉. 엄청 커서 상다리가 부러지는게 아닌가 싶은 생선인지 고래인지 알수없는거. 각종 채소로 화려하게 뭔가 내온것. 딱봐도 비싼재료가 잔뜩 들어가보이는 스튜. 뭐가 들었는지도 모를 기름을 잔뜩 머금은데다 종이를 깔아놔서 이럴거면 대체 왜 기름을 저리도 줄줄흐르게 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튀김요리. 무슨 눈덩이처럼 생긴 새하얀 빵. 오르페우스라는 술의 명장이 만들었다는 오래된 술. 이거 얼마짜리더라. 내 기억엔 분명 이거 몇개 주워다 팔아서 번 돈으로 국가를 재건하는데 썼던것같은데. 그리고 쟤네는 뭔데 여기서 춤을추는거야? 얼씨구, 노래 부른는 성가대 꼬맹이들까지. 짜증이 치밀어서 테이블을 뒤엎어버렸다. 그녀는 여전히 저 부드러운 미소로 날 쳐다본다. 그녀의 검은 눈동자가 가라앉는다. 엘은 붉은 눈동자가 아니었던가? 뭐 어때. 지금 그게 중요한건 아니지. 그녀는 익숙한듯 잔뜩 실망한 얼굴인 춤추던 애들과 성가대 꼬맹이들을 손짓으로 돌려보낸다. 아니, 그렇게 익숙하면 제발 하지 말라고. 몇번이나 말했잖아. 이마를 손으로 꾹꾹 누른다.

" 엘. "

" 네, 신님. 말씀하세요. "

" 난 그냥 고기나 좀 먹었으면 했어. 병들어서 죽은거나 뭐 늙어 죽은 그런 동물 있잖아. 난 딱 그거 하나면 더 바랄게 없어. 술? 좋지. 스튜? 목도 안막히고 좋지. 따듯하고. 근데 내가 이런걸 바라는건 아닌거 알잖아. 제발. 대체 몇번이나 말해야돼. 나 안죽는다고. 솔직히 밥좀 안먹어도 돼. 근데 무슨 저런걸 차려와? 저게 다 도대체 얼마짜리야? 그리고 특히 저 오르페우스 술 저거. 내가 몇개 주워다가 팔아서 자금 확보했는데 그걸 다시 사왔어? 그럼 우리 국가 예산의 얼마가 날아간거야? 저런거 살 돈 있으면 저 성가대 꼬맹이들 사탕이나 좀 쥐어줘. 그리고 이건 진짜 어이가 없지만 궁금한건데, 아니.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다 나오네. 대체 왜 춤추는 애들을 불러온거야? 아니 밥먹는데 옆에서 누가 춤을 춰? 어? 진짜 궁금하다. 누가 춤을 춰? 나는 그럼 뭘해야돼? 밥을 먹으면서 춤추는걸 봐?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야 그게. 자기들은 앞에서 땀 뻘뻘 흘리면서 어? 신 앞이라고 열심히 춤 출텐데 나는 그래그래 잘하는구나 난 밥이나 먹겠단다 하하 부럽지? 다 내꺼야 이 새하얀 빵을 보렴 너희가 입고있는 옷보다 하얀 빵이란다 맛있겠지? 안줄거니까 춤추고 꺼지렴~ 이러고 밥먹어? 하아.... 하아.. 그리고, 성가대 꼬맹이들은 또 뭐야. 춤 추는거보단 낫긴 하지. 근데... 아, 그만하자. 아니다. 됐어. 그만해. 말하기도 싫다 이젠. "

" 신님. 당신께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 "

" 그 입 닥쳐!!! 한마디만 더 지껄여봐. "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테이블을 거칠게 주먹으로 내리친다. 꽉 쥔 주먹에서는 피가 흐른다. 나는 가빠진 호흡을 가다듬고, 의자에 완전히 몸을 눕힌다. 내가 얼마나 너희를 위해 노력했는데, 이런 식으로 나를 철창에 가두는거지. 나는 그냥 도움이 좀 되고 싶은것 뿐인데. 다른 이들이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전쟁을 막았고, 굶주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내 살을 잘라 나눠주면서 그들을 먹였다. 몇년이고 앞장서서 땅을 파며 수로를 팠고, 병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수도원을 지었다. 아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스스로 만들었으면 좋겠어서 아카데미를 만들었다. 그런데 자꾸 내게 왜 이러는거지. 나는 신이 아니야... 그냥 평범하게 죽지 못하는 사람일 뿐인데.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 너, 이제 내 눈에 띄지 마. 전속비서 자리에는 다른 애를 임명할거니까 모집공고나 하나 붙여놓고 사라져. "

" ...네, 알겠습니다. 신님께서 말씀하신다면 무엇이든지 따를게요. 그게 제 삶의 유일한 이유니까요. "

너는 끝까지 미쳤구나. 대답조차 하지 않고 시선을 위로 돌린다. 그러자 그녀는 나를 아쉬운듯 바라보다가 몇번이고 절하고는 사라져버렸다. 부담감에 심장이 터질것만같다. 내가 바란건 이런게 아니었어. 내가 바란건 그냥 전쟁같은 미친짓을 안하고 좀 평화롭게 살자는거였는데. 내가 또 다 망쳐버린거야. 긴 머리를 뒤로 넘긴다. 거대한 창문 앞으로 다가가서 창 바깥을 바라본다.

5년이나 흘렀지만 여전히 공사는 한창 진행중이다. 일상처럼 다투던 다양한 종족들이 한데 어울려서 사는걸 보고있으니 기분이 나아진다. 5년전까지만 해도 저들의 손에는 칼이 쥐어져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즐겁게 웃고 떠들며, 어린 아이들이 태어나 아장아장 걷는다. 전쟁을 모르는 아이들의 시대가 다가온것이다. 예전이라면 상상도 할수 없었을, 가족들끼리의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보인다. 증오스럽도록 더웠던 햇볕도 이제는 따스하게 우리를 감싼다. 그러나..

저들은 결국 나라는 존재 아래에 묶여있다. 내가 이토록 슬픈건 그 이유 단 하나때문이다. 나는 그토록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너희가 생각하는 신과 같은 권능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이상. 그저 죽지 않는것 뿐이니까. 그러나 그들은 나를 멋대로 신의 자리에 앉혀두었다. 순식간에 저들은 나를 숭배했고, 그걸 원천으로 삼아 힘을 내고 세상에 평화를 흩뿌렸다. 그렇기에 아무말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신이 아니라고 말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저들은 듣지 않을테니까. 그리고 홀연히 사라져버리면 이 종교가 어떻게 변질될지 모른다. 지금도, 이 중간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단체가 되었다. 나는 신이요 곧 황제 위에 군림하는 진정한 황제같은, 멍청하게 긴 직함이 붙어버렸으니까. 걱정스럽다. 다함께 이루었던 이 평화가 또 다시 산산조각 나는것이. 내 무능이 들통나 나를 쫓아낸뒤 저들에게 다가올 분열이. 내가 사라지고 난 뒤 절망할 그들이. 두렵고 슬프다. 창가에 손을 얹는다. 우리가 만든 세상인데 나는 또다시 여기에 홀로 있어. 또 나만. 대체 왜.창가에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는다.




" 아아, 단죄의 검 형제자매 여러분들 반갑습니다. 이렇게 또 정기모임을 가질수 있어서 더할 나위없이 기쁘군요. "

" 단장님, 중요한 전달사항이란건 어떤것입니까? "

" 그걸 말씀드리기에 앞서, 저희의 이념을 다시한번 짚고 넘어가보죠. 신님께서는 자애로우십니다. 천년전쟁을 끝내셨고, 세상에 사랑을 널리 퍼트리시는분이죠. 아아, 얼마나 아름다우십니까. 그러나 신님께서는 단죄하지 않으십니다. 아직도 불멸자를 증오스러운 것으로 바라보는, 불경스러운 이들마저도 사랑하십니다. 신님께서는 모든 생명을 사랑하시니까요. 그렇다고 단죄하지 않는것 또한 불경입니다. 감히 저희의 신앙에 의문을 표하고 불경한 소리를 읊어대는 모든 이들을 단죄해야합니다. 그렇기에 저희, 단죄의 검이 모이게 된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전달사항이 있습니다. 저, 엘은 신을 모시는 자로써 오늘 신님께 직접 계시를 들었습니다. 그분께서 가라사대, 내 눈에 띄지 말라. 사라지라.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것입니까? 신님께서는 태양이시고 저는 달이 되라는 말씀이십니다. 신님께서도 단죄를 할 결단이 생기셨다는것이겠지요! 아아, 이 얼마나 잔혹하면서도 성스러운 존재십니까. "

곳곳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진심으로 그녀의 연설에 눈물을 보이는 자까지 있다.

" 그렇기에 저희는 악을 단죄하는 그분의 검이 되는겁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악을 쓰러트릴때까지! 단 한줌의 불경도 남아있지 않을때까지!! 신님께서, 이 세상을 진정한 낙원으로 만들어주실때까지!!! 저희는 몸을 불사르며 행동해야 하는겁니다. 신님께서 직접 자신의 살을 잘라 배고픈 이들에게 나누어주셨듯.... 기도합시다. 그분을 위해. 성흔을 다시 새기는것으로 오늘의 모임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단죄의 검 모든 단원들이 칼을 빼들어 자신의 몸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피를 흘리며 광기서린 기도소리가 무언가를 즐겁게 만들었다.



" 들으셨죠? 당신도 거기서 기다리고 계세요. 현현이 머지 않았습니다. 그 부정한 육체를 이 세계에 드러내려는 찰나에 단죄하실겁니다. 아아, 빨리 보고싶네요. 처음으로 단죄를 집행하시는 신님의 모습이! 그 아리따운 자태가 보고싶습니다. 그러니, 당신은 그것의 첫 제물이 되어주셔야겠습니다. "

심연의 가장 깊은곳에서 그것은 부드럽게 웃었다. 그것의 눈동자는 검게 빛났다.

623 나하르 (nboolC3oyU)

2022-07-15 (불탄다..!) 23:33:38

>>603 세투스
잘못 만들어진 워프게이트, 누군가의 강제소환. 생각한다면 특이한 일은 아니다만. 네놈은 다르다. 무언가 이상한 냄새가 나.(그녀는 짜증난다는 듯이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더니 이내 표정을 찌푸렸다.)그리서 그런 사건을 일으킨 것은 네놈인가?

>>605 이바
(그녀의 손에 잡혀 있는것은 더이상 찻잔이 아니었다. 날카롭게 벼려진 단검한자루. 언제부터 들고있는것인지도 모를정도로 자련스럽게 그녀는 그것을 테이블 정 중앙에 찍어버리고는 당신을 바라본다.)
한가지 말해주지. 이바.
나는 단 한순간도 나 자신을 위해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네.
(그녀의 사고는 이미 정지해있었다.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것을 수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만이 자신을 지배하는 유일한 법. 일그러지고 깍아내려져도 그녀에게 있어 그것은 부숴진것이 아니라, 벼려진 것이었다.)
그래, 불완전하다. 인간은 애초부터 불완전했다. 그렇기에 이용당하고 이용하며 타인을 발밑에 두려 애쓰지. 자신을 위해 싸워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를 불에 태워죽이고, 돌림병을 치료하는 미혼의 약사를 마녀라고 외치며 강에 빠뜨린다. 틀렸나?
(그녀가 겪은 선에 대한 맹세는 언제나 말뿐이었다.)
(신에게 몸을 바쳐 누구보다 선함을 자부한 나의 소중한 친구마저 신에게 농락당해 자신의 손으로 죽였으니.)
무언가 착각하고 있군. 네놈의 그 말 한마디에 무너질 각오였다면 애초에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이것이 나의 패도. 나는 모든 악을 죽인다. 모든 살아 있는것을 죽인다.
사랑따위, 애초에 없었다. 그놈들이 그리 만들었으니까.
그제서야 겨우 무엇인지를 알려던 참에, 모든것을 빼앗겼으니.
(당신의 손은 닿지 않는다. 마치 원래부터 그자리에 없었다는 것 처럼 나하르는 어느새 당신의 뒤에 서서는 말을 이어간다.)
알다마다. 그 무엇도 누군가의 위에 설 자격은 없다. 그러니 내가 만드는 것은 지평. 그들이 살아갈 새로운 감옥.
(단검이 꽃힌 테이블의 중앙에서부터 불길이 퍼져나간다.)
자신의 욕망와 죄악에 맞춰 살아가는 낙원일지어다.

>>606 레인
그런가.(그녀는 그리 말하고는 살의를 덮어두었다.)
글쎄다. 때로는 그들이 편한대로 역사는 바뀌기도 하지. 내가 그동안 살면서 얻은 몇 안되는 지혜는, 기록되는 것보다 기억되는 것이 많다는거다.(한마디 한마디에 반골의 의식을 담는다. 그런 모호함이 싫다. 확실한것을 원한다. 누구나가 인정할만한 절대적인 기준을 원했기에 그녀는 지금에 이르렀으니까.)
아쉽게도 지금의 나에겐 네놈을 죽일 이유가 없다. 인간을 위협하지도 않았을 뿐아니라...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624 리카 (0s5KU0d2D.)

2022-07-16 (파란날) 00:37:49

>>620 헤르베라
응! 걱정해줘서 고마워-♫ 향이 너무 좋아서, 이미 취해버렸을지도 몰라! ( 활짝 웃는 얼굴은 정말 농담일 뿐이었을까. 느긋히 걸어가는 헤르베라를 따라 걸어간다. ) 그렇구나- 즐거웠다니 다행이다! 그래도 혹시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줘! 내가 바로 도와주러 올게! 나는 마법소녀거든-!♫ ( 한결같이 즐거운 기색인 헤르베라를 따라 밝게 답한다. 마법봉도 빙글빙글 돌려가며 ) 까다로운 건가? 아하핫-♫ 미안해! 나, 술은 잘 안 마셔서- ( 술만이 아니라 음식 같은 것도 비슷했겠지만. 어쨌든 창고의 안쪽으로 들어가는 헤르베라를 따라 들어가본다. 그리고 마주한 비밀스러운 공간. 서늘해서 반사적으로 몸이 움츠러든다. 그러나 작지만 탐스러운 과일나무들을 발견한 연보라색 눈은 다시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한다. ) 이놈? 이놈? ( 헤르베라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고개를 기웃기웃한다. 그리고 과일들을 솜씨 좋게 잔에 담아내는 헤르베라의 능력에 멍하게 입을 벌리고 구경한다. 마침내 완성된 알록달록한 잔을 받으면, 다시 그 얼굴에 웃음이 환하게 피어났던가 ) 정말-?! 이거 내가 먹어봐도 돼? 고마워-! 그럼, 잘 먹겠습니다-!♫ ( 조심조심 작은 포크로 레몬 큐브를 하나 찍어서 입에 쏙 넣는다. 그리고 살짝 씹자마자 느껴지는 상큼함. 정말로 놀랐는지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그대로 꿀꺽 삼켜버린다. ) 어-어라..? ( 눈을 깜빡깜빡이다가 이번엔 포도알을 하나 찍어서 먹어본다. 터지는 포도주의 달콤함 역시, 과일 본연의 맛이 가득했다. 한번 더 먹다 놀랄 정도로 ) 정말 맛있어-!! 우와-! 술이라는 거, 이렇게 맛있었던 거구나-?! ( 활짝 웃으며 방방 뛰듯 감탄하며 ) 이거 뭐야? 이거 뭐야? 생긴 건 과일인데, 안은 과일주로 가득해-!♫ ( 반짝반짝한 눈으로 텐션이 더 올라간다. )

625 레인 (YMlH9mZ0O.)

2022-07-16 (파란날) 00:59:51

>>618 리카
(먼저 꺼냈던 말을 되뇌이며 잠시 생각하던 리카가 이번엔 약속이란 단어를 꺼내자 그것은 그때서야 깨달았다.
서로간의 믿음이 맞아야 약속이라는게 성립된다는 것을...)
음~ 약속이라! 그편이 더 좋네. 그렇게 하도록 하자~
(어느정도 맞는 말이긴 했다. 그래야 서로가 믿는 것이니까,
믿음은 그저 타인에 대한 기대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이 인간과 함께 살아오면서 알게 된 사소한 차이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약속은 가장 위험한 계약이기도 했다.
당연하게도, 자신의 본질을 알고 미치지 않는 이는 극히 드물었으니까.
간혹 그러지 않은 이들이 있었다해도 필멸자의 운명은 하나의 결말을 향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피하기엔 그것은 오랜시간동안 굶주려있었다.
기아와 갈증, 모든 것에 대한 탐구심, 끝없는 허무함, 영원한 무료함 속에 잠들어있었다.
그렇기에 이것은...
늘상 반복했던 도박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렇게까지 기를 불어넣어 주니까 벌써부터 입맛이 도는거 같은데~?
(세상 어느 누가 다른 이가 먹는 것에 대해서까지 잔뜩 힘을 실어줄 수 있겠는가, 이정도면 사실 그녀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긍정적 에너지원의 집합체가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런게 오히려 넘쳐나서 탈인지 힘들다는 것 조차도 이해를 못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긍정 에너지의 용량을 늘리기 위해 스스로의 그릇을 더 파낸 나머지 조금만 건드려도 깨질듯한 기분이 들었다.)
루루인가~ 역시 귀엽구나? 어떻게 보면 마법소녀에겐 거의 필수인 마스코트 같은 개념이지~ 그 옛날부터 정론화 되어있었으니~
(그 옛날 마법사들에게도 각자의 파트너나 다름없는 소환수나 영물이 있었듯, 지금의 마법소녀에겐 마스코트가 있었다.
그것이 유기체이건, 지금처럼 유기체가 아니건...)
마법소녀가 치어리딩까지 하는건 너무 바쁘지 않아~¿
그래도 뭐... 응원까지 해준다면야 나도 언젠가 리카에게 힘이 될수 있도록 해줘야겠지~
(누구나 할 수 있는 감사표현이었지만, 힘이 될수 있다는 말은 중의적으로 들릴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음... 그나저나 나만 받는 것도 뭐한데... 리카는 뭔가 원하는게 있을까? 막 '수상한 마도서' 같은게 구하고 싶다던가 하는게 아닌 이상은 해줄 수 있을지도~
(따뜻한 연보라색 시선, 마법봉을 휘두르며 환하게 웃는 모습은 여느 마법소녀들과는 확연히 다른 강인함과 완벽함이 들어차 있었고, 그것은 그런 모습을 그저 알 수 없는 미소로 지켜보았다.)

>>623 나하르
(이제는 사라진듯한 살기.
담담하게, 하지만 무언가의 감정을 담아 내어놓는 말은 마치 짙게 끼어버린 한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음... 그 말도 일리가 있네...
역사는 편찬도 마음대로이지만 개찬도 마음대로인 법이지.
제 아무리 운명의 여신이 개찬을 가만두지 않는다 해도, 여신조차 비웃는게 곧 인간이니까 말야~
하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기억은 가감없이 남아 후대에 전해지지... 후에 어느 누구를 통해서라도 진상이 밝혀지길 바라면서 말야.
(그것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간은, 정말 무엇이든지 하는 존재였다.
필요하다면 같은 인간은 물론이거니와 신마저도 속일수 있는 유일한 존재니까...)
오, 그럼 그냥 지금 이대로 태업이나 할까~ 어차피 내가 뭘 안하고 구경만 해도 인간사는 잘 돌아가는거 같기도 하고~

626 바벨 (NXTuEWsWA.)

2022-07-16 (파란날) 02:03:23

>>605 이바
연습하는 것 정도야. 나중에 따로 와. 아니면 내가 직접 찾아가던가 할게. (별거 아니라는 듯 태연하게 당신에게 말하고선) 모험은... 그래. 재미있었지. 정말 즐거웠어. (큭큭 웃음을 터트렸다. 그 이후에는 어딘가 슬픈 표정을 지었지만.) 그런 이야기 하는 거 아니야. (농담하는 당신의 이마에 딱밤을 딱! 치려고 시도하고는 곧바로 무언가 깨달은 듯 잠시 멍하니 당신을 바라본다.) ...그러고보니 네겐 삶이 저주였지. 아니다. 미안. (과거에도 몇번 이런 경험이 있는걸까. 죽는다는 농담에 태클을 거는게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어디인지 감도 안 잡히네. 좌표로 대략 측정해봐도 굉장히 멀리 온 것 같은데... (주변을 둘러본다. 이런곳에 드래곤이 사나? 오크는 하나 살고있는데. 그는 귀찮다는 듯 중얼거렸다.) 꺼져. (그가 초커를 만지작거리자 그의 입에서 푸른색 숨결이 뿜어져나왔다. 이내 그의 입속에서 충격파같은 것이 터져나오며 오크는 저 멀리로 날아갔을 것이다.) 죽진 않았겠지. 자, 다시 가자. 드래곤은 어디라고? 흥분되는 모험 앞에서 저딴 쓸데없는 것에 시간낭비할 필요는 없지. (곧이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다시 초커를 만지작거리며 당신을 바라본다. 묘한 표정이었다. 마치, 대화를 해보자는 당신의 말은 들리지도 않았다는 것 마냥.)

>>606 레인
타는 냄새라고 직접적으로 알고 있는 거잖아 이 외신이... 다 알고 있으면서 모른척하기는. (아쉽다는 척 말해도 목소리는 이미 단념했다. 당신이 가르쳐주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려나.) 아니면 스스로의 몸이라던가? 어쩌지. 나는 아마도 맛없을텐데. (가벼운 농담이다. 그러고보면 옛 마신중에는 자신의 몸을 제물로 소환하는 의식도 있던것으로 아는데... 당신은 그래도 마신과는 거리가 멀었으니까.) 모르겠다. 세월이 지나며 비틀린건지, 원래 그런 심성인건지... 하지만 아무래도 좋아. 난 복수하면 그만이니까. (으득. 하는 소리와 함께 이를 갈며 무언가를 노려보고 있었다. 당신이 아니라, 그의 기억 속에 있을 주신을 노려보았다.) 가끔은 궁금하긴 하네. 당신의 그 모습을 다른 외신들이 본다면... 어떤 반응일까. 우리로 치면 그들 눈에 당신은 개미와 진심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는 인간이겠지. (이렇게 생각하니 당신은 정말 괴짜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실소를 흘렸다. 변덕이 무엇이길래 당신을 이렇게 변하게 만드는걸까.) 인간의 그릇을 가지고 살다보니 인간의 감정을 얻었구나. 죄책감이라니. 부정형의 당신이라면 정말 티끌만큼도 가지지 않았을 감정이네. (재미있어. 흥미롭기도 하고. 하며 큭큭 웃음을 터트리는 그. 그러다 질린듯 얼굴을 뒤로 빼는 당신에게, 이번에는 이쪽이 다가간다.) 함부로 열면 안 되는 책이기에 받아간다는 거지. 일기장 같은 거라는 건... 뭐, 힘내고...? (당신을 바라보며 측은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제 일기가 가장 유명한 마도서가 된 기분이란. 상상만해도... 별로 좋진 않았다.) 그래. 다른 도서관이랑 다른게 있다면 내 머릿속을 경유해서 도서관을 열람할 수 있다는 거지. 요컨데 vpn같은 느낌으로. (도서관보단 위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접속 방식이라던가.) 경유한다고 해도 결국 내 권한을 빌린다는 의미니까 당신이 직접 열람하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을 거야. (그러면서 당신을 향해 손을 내민다.) 이 위에 책을 올려놓으면 계약 성립인걸로 하지.

>>610 리겔
(이죽이는 당신을 보며 키득 웃었다. 여우를 함부로 믿는게 아니라니.) 하지만 괜찮아. 당신은 거짓말을 하는 여우같지는 않거든. 사람을 홀리는 여우같지도 않고. (여유 가득한 표정을 하며 그는 숲의 나무에 기대 당신과 마주앉았다. 머리 뒤에는 팔베개를 하고선.) 내 눈으로 볼 때는 그래. 당신은 믿어도 괜찮은 '사람'인 것 같거든. 내 눈을 속이고 내 기대를 배신할 정도로 당신이 뛰어나다면 그건 안 당해주는 거야말로 예의가 아니겠지. (놀랄 정도의 합리화다. 하지만 그는 꽤나 당당하게 말했다. 마치 그게 설득력이 있다고 믿는 양.)

>>612 헤르베라
처음부터 적성에 맞는 것을 찾아 취미로 삼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거지. 취미로 삼는데 적성까지 없다면 너무 슬프잖아. (가볍기에 가볍게 반응할 수 있었다. 당신의 그런 반응도, 그는 즐거이 받아들였을까.) 상인에게 그런 말은 위험한 거 아닌가? 통째 내어줄 수 있다고 하면 이런 고급진 술 전부를 가져가서 내다 팔지도 몰라. 그게 상인이니까. 하지만 그건 예의 어긋나는 행동이지. 그러니까 통째 받는 건 사양하고, 이따 종류별로 한 병씩만 부탁하겠어. (그는 돈을 추구하진 않았지만 이건 분명 좋은 상품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재미도 더 커지겠지. 그런 충동이 들기 전에 그는 스스로를 제지했다.) 나는 상인이고 당신은 장인이니까. 상인은 물건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장인은 물건을 주관적으로 평가하지. 내가 만족하는 물건에 당신이 만족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해. 난 오히려 당신이 만족한다면 그게 더 무서운 일 아닌가 싶어. (장인의 마음에 든 물건은 어떤 분야에서든 미친 가치를 가졌다. 하물며 이런 술에도 만족 못하는 당신이 만족한다면? 그건 대체 어떤 술일까. 애초에, 술이라고 부를 수는 있을까. 강력한 매혹성을 가진 음료에 가깝지 않을까.) ...참 호쾌하기도 하지. (당신이 술병을 들이키자 상당히 당황한 눈빛이다. 첫번째로 당신이 그 독한 술을 물처럼 들이마시는 것에서 당황했고, 두번째로 고스란히 드러나는 목선과 가장자리를 따라 흐르는 술 한방울이 어쩐지 선정적으로 보여서였다. 그렇기에 그는 살짝 눈을 돌리며 당신이 다 마실 때까지 기다렸다.) 그렇게 벌컥벌컥 마시라고 준 술은 아닌데 말이야... 하지만 맛있게 마셨다면 그걸로 됐어. 술은 맛있기만 하면 그만이지. (나른하니 늘어진 당신을 보며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당신이 준 술을 입 안에 머금는다. 좋은 향을 음향하고, 맛을 음미한 후, 삼켜 목넘김을 즐겼다. 후우. 술잔을 비우고 그도 타는듯한 숨을 뱉었다.) 당신도 이런 술이 있나? 스피리터스같은? 있다면 나도 한잔 받을 수 있을까? (당신을 보니 그 역시 그렇게 한잔 마시고 늘어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는 테이블 위에 한쪽 팔을 올리고 그 팔로 턱을 받치며 당신을 빤히 바라본다.)

>>618 리카
둘? 하나?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친구인데 당연한 거 아닐까. (친구 사이에 약속 한두개 쯤은 별 것 아닌 일이었으니. 오히려 그정도도 못해준다면 친구가 아니었다.) ...당했네. 그것도 리카에게 당할 줄이야. (한방 먹었다는 듯, 당신이 말을 돌려주자 뻘쭘한지 실없는 미소 지었다.) 그...래. 언젠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양손 붕붕 흔드는 모습은 귀여웠지만 그 귀엽고 믿음직한 모습에 차마 확실하게 대답해줄 수는 없었다. 그야 내용이 당신에게 도움받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으니까.) 친구랑은 맛있는걸 먹거나, 같이 놀거나, 잔뜩 수다를 떨면서 시간을 보내지. 지금의 우리처럼. (과거에도 여러 친구들과 그랬는데, 여기에서 또 그것을 할 수 있는게 당신처럼 자신의 친구가 처음이라 다행이었다.) 날 닮았다니 그거 너무 평가가 주관적인데? (아름다운 도시와 자신이 닮았다는 말에 볼을 긁적였다. 싫은 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 부끄럽다.) 태어나서 쭉 자랐지. 여길 떠나기 전까진. (심지어 떠난 것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지만... 그것은 일부러 생략했다.) 이건 그냥 조금 있으면 가라앉을 거야... 술은 아니야. 절대로. (당신을 열심히 설득하려 했지만 이윽고 한껏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당신의 모습에 제 자신의 얼굴을 탁 쳤다. 그가 처음으로 졌다.) 그냥 평범하게 걷자. 이제 좀 나아졌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걸으면 주변 풍경을 제대로 못 감상할 거 아니야? (어차피 손을 놓지 않으면 거기서 거기였다. 그는 반짝반짝 눈이 빛나는 당신을 보며 안심했다.) 바다는 어떤 기분이야? 즐거워? 그랬으면 좋겠네. (모래 위로 사박사박 걸음을 옮기며 근처 카페라도 갈까 했다.)

#혹시라도 스루한거 있으면 꼭 얘기해주시길...

627 리겔 (RA2jyDQtd6)

2022-07-16 (파란날) 04:48:59

>>616 테이얀
(높이 날아오르는 까마귀를 따라 여우의 눈이 느릿하게 움직였다.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 인간의 정체가 궁금할 법도 하나 여우는 궁금해하지 않았다.) 괜찮을거야. 네 뒤에 신이 있다고 한다면 공격은 하지 않을테지. 예언을 믿는 구닥다리 집단이라서. (새끼 여우가 꿈질거리며 머리카락 사이를 헤집고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당신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까마귀를 바라보며 울음소리를 내는 새끼 여우는 역시나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여우는 그 울음소리에 손을 올려서 새끼 여우의 미간에서부터 뾰족한 주둥이까지 쓸어준다.) (여우는 당신의 말을 들었다. 아니 들은 게 맞을까? 어찌됐든 이야기를 끊지 않는 걸로 봐서는 듣고 있는 건 맞았다. 새끼 여우가 이제는 여우의 어깨 위에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 그러니까 네 말은 네가 신을 대신해서 세계를 기록하는 서기라는 이야기지? 그런 이야기를 나같은 일개 수인에게 이야기를 하는 건 푸념을 늘어놓을 상대가 필요했던걸까 싶은데. 내가 위로는 잘 못하거든. (잘 못하는 게 아니라 하는 법을 잊어버린 거지. 여우는 냉소적으로 생각했다. 그래도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죽지도 늙지도 못하고 끝없이 기록해나가야하는 건 조금 그런가. 그런 것치고는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은 모양이다. 역시나 끝까지 나만 아는 이야기로 남아있는 거겠지.)

>>618 리카
(급히 따라오는 당신을 배려하지는 않았다. 평소와 같은 속도로 평소와 같은 길을 걸어갔을 뿐이다. 여우는 그저 걷고 또 걸었다. 흘끗, 떨리던 몸이 잦아들어서 아까보다는 훨씬 상태가 나아보이는 당신을 봤고 당신이 크게 소리치는 것까지 보고 나서야 여우는 시선을 정면으로 향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당신과 걷던 여우의 걸음이 당신의 외침에 멈췄다.) 저거야? (그러니까 찾던 게, 인형이였다는 사실에 여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꼭 살아있는 것을 찾아헤매는 것 같았는데. 고개를 들던 의문은 해결하지 않은 채 넘겨버린다. 여우는 그저 높은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인형을 어떤 방식으로 꺼내야할지 생각하기로 했다.) 잘못하면 찢어질 것 같은데. (중얼거리던 여우가 당신을 본다. 그렇게 무겁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정도의 인간을 저 높이로 올리는 게 내가 올라가는 것보다야 낫겠지.) 고소 공포증은 없지? (여우가 당신을 향해 손짓했는데 가까이 다가가면 여우가 당신을 덥석 안아올리려 할 것이다.)

>>626 바벨
맞아. 둘다 정답이야. (여유 가득한 당신의 표정에 여우는 무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뭐, 동방의 어느 나라에서는 사람을 홀리는 여우가 있었다는 걸 지나치는 바람에서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사람. (믿어도 되는 사람이라고? 여우는 자신과 마주 앉아있는 당신이 지칭한 사람이라는 단어를 문득 중얼거렸다. 사람이라고. 내가? 긍정적인 것도 저정도면 병이 아닐까. 냉소주의자인 자신에게 당신처럼 긍정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상대하기 버겁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 끝없는 긍정이 당연하다는 듯 합리화를 해버리고 마니까.) 수인에게 사람이라고 지칭하는 건 좀 웃겼네. 네가 생각하는 사람의 기준이 대체 뭔지.

#놓친게 있으면 말씀해주십셔!

628 헤르베라 (l4YkcBYxF.)

2022-07-16 (파란날) 07:09:32

>>624 리카
말은 고마우나 아마 내가 그대에게 도움을 청할 일은 없을걸세. 그러니 그런 생각일랑 말고 내킬 때 아무 때나 들르게나. (나중에 도움이 되어주겠다는 소녀의 말을 그녀는 둥글게 하지만 직접적으로 사양했다. 마치 그럴 일은 미래영겁 없을 것처럼.) 취향이란 길과 같은 것이네. 확실하게 닦인 길이 찾기도 쉽고 가기도 쉬운 것처럼 명확히 구분지어진 취향은 맞추기 역시 손쉽지. 허나 이도 저도 아닌- 아주 간단한 좋고 싫음도 없는 취향은 지도가 없는 원시림과 같은지라, 어설프게 맞춰보려 들었다간 서로에게 좋지 못 한 경험만 남길 뿐이니 어찌 까다롭지 않겠나! (하하하! 그녀는 지칠 줄도 모르고 매번 소리높여 웃었다. 술 창고의 안쪽에서 그녀를 졸졸 따라다니는 소녀를 보고 소리없는 미소를 짓기도 했다. 소녀에게 잔을 넘겨준 후엔 당연히 먹어도 된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반응을 살폈다. 지그시 바라보다가 소녀의 반응이 만족스러운지 기쁨의 웃음을 터뜨렸다.) 와하하하! 이거 참, 보고 또 봐도 귀여운 그대로세! 그래. 맛있지? 그대의 표정을 보아하니 나름 비장의 물건을 꺼낸 보람이 있구만! (그녀는 손을 들어 소녀의 볼을 톡 건드리려 했다. 그 반짝반짝 빛나는 눈가도 한번 쓸어보려 했다. 피하지 않았다면 깃털로 쓸듯 부드럽게 손을 스쳤을 것이다.) 흔히 나오는 과실주는 과일을 손질하여 술에 담근 것이라네. 헌데 나는 과일의 전부를 버리지 않고 술로 만들어보고 싶었다네.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요행히 성공해서 그것이 만들어졌지. 한번 먹으려면 시간이 꽤나 걸리지만 맛있는 걸 먹으려면 기다림은 필수 중의 필수 아니겠나! (그녀는 의기양양하게 말하고 씨익, 웃은 것 같았다. 베일에 가려져 보이지 않겠지만.) 아. 아무리 맛있어도 천천히 먹게나. 그래보여도 술은 술이니 급히 먹으면 속이 쓰릴 것이고 너무 먹으면 독하게 취할 거라네. 입맛은 맞춰주어도 그거까진 내가 어떻게 못 해주니 말일세!

>>626 바벨
그렇긴 하나 뭐- 아닐세! 말이 길어져봤자 술맛만 버리지! (길어지려는 말꼬리를 그녀는 단칼에 뚝 잘라낸다.) 하하. 분명 위험할지 모르지만 그대가 상인이라면 이런 공급이 불안정한 물건을 제대로 팔 수 없을거란 생각도 하는게 좋을걸세. 음! 한 병씩이라! 챙겨주는거야 어렵지 않지만 가져갈 방법은 있는지 궁금하구만! (따끔하게 사실을 찌르는 말을 하나 싶다가도 금방 유쾌하게 말투가 바뀐다. 이어지는 그의 말을 즐겁게 듣고 있던 중, 그녀가 만족한다면- 이란 말에 표정이 굳은 걸 그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술은 원래 이렇게 마셔줘야하는 법일세. 단숨에 들이켜서 전신에 벼락을 맞은 듯한 감각이 흐르게 해야 이 술을 만든 미치광이의 기분을 손톱 만큼 정도는 알 수 있지 않겠나! (흐하하하. 늘어진 채 웃으니 몸이 들썩이고 옷의 매듭이 금방 풀어지지 않을까 싶을 만큼 헐거워진다. 그녀는 웃음과 술의 여운을 즐기며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한껏 편한 자세를 취했다. 전혀 취하지 않았지만 만취한 사람처럼 작게 흥얼거리기도 했다. 그가 말을 걸기 전까지.) 음. 으음? 그야 물론 있지. 이것이 벼락 맞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면 내 것은 전신에 불이 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네. 뭔가. 그대 그런 걸 느껴보고 싶은겐가? 취향 참 독특하이. (놀림이 분명한 말을 주절주절 늘어놓은 그녀는 잠시 기다리라면 빈 술병을 내려놓고 손을 들려 했다. 적당히 든 손을 튕기려다가 퍼뜩 든 생각에 고개를 휙 든다.) 아니지. 간만에 답례를 받았는데 이걸 그냥 내주기엔 아깝군. 내 술과 더불어 좋은 눈요기도 시켜주겠네! 이거 잘 안하는건데 그대 운 좋은 걸세! (그녀는 다리를 쭉 뻗으며 그 반동으로 몸을 일으킨다. 세차게 요동치는 머리카락이 주변으로 단향을 포옥 퍼뜨린다. 하하! 즐겁게 웃은 그녀는 그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서서 힘차게 손가락을 튕겼다. 맑은 소리가 나며 테이블엔 작은 빈 병, 가지각색의 술병 다섯이 연달아 나타났다. 그녀는 빈 병을 그에게 잘 보이도록 테이블 중간으로 옮겨놓고 가지각색의 술병에서 가지각색의 술을 제각기 다른 양으로 흘려넣었다. 새빨간 술, 금빛 일렁이는 술, 액체가 아닌 작은 알갱이로 이루어진 술 등등 보기만 해선 저게 무슨 술인지 전혀 종잡을 수 없는 술들이 다른 비율로 작은 병을 채웠다.) 이대로 마셔도 좋지만! (한껏 들뜬 그녀의 목소리가 소리높여 말하고 하얀 손이 작은 병에 마개를 닫는다. 어느새부터인가 다시 흥얼거리기 시작한 그녀의 노랫소리 사이로 작은 병이 춤을 추듯 움직인다. 높게 던져지기도 하고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서 빙글빙글 돌려지기도 하고 마치 병으로 곡예를 하는 것 같다. 그렇게 돌던 병이 일순간 반짝- 하고 빛나자 그녀는 곡예를 멈추고 병의 목을 턱 하니 잡았다. 그리고 뚜껑을 따서 그의 앞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자, 내가 마신 것처럼 단숨에 들이키게. 중간에 쉬어선 안 되네. 그럴 수도 없겠지만! (그녀는 검지 끝으로 병의 표면을 슬며시 쓸어내리며 그를 향해 몸을 숙이고 읊조렸다. 그리고 의자에 가 앉아서 다시 늘어졌다. 요란히 움직인 탓인가 어깨 부근이 헐렁하다. 그녀가 그렇게 내놓은 술은 병에서 잔잔한 김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병은 잡은 손이 짜릿할만큼 차갑고 내용물인 술도 차가운 건 마찬가지였으나- 입 안을 채우고 넘어가는 첫 모금부터 화끈함이 물씬 올라온다. 놀라 입을 떼고 싶어도 끊었다간 뒷맛이 어떨지 몰라 계속 마시게 되어 결국은 병을 비우게 될 것이고, 술의 열은 몸안을 넘어 전신을 달군다. 겨우 다 마셨다 싶으면 온몸이 화끈거린다 싶겠지만 숨 몇번 몰아쉬는 사이 감각이 반전된다. 마치 차디 찬 물에 내던져진 듯이 청량한 한기가 신체 말단에서부터 타고 올라올테니 말이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서히 몸이 식고 남는 건 상당한 탈력감과 나른함, 입 안과 숨결에서 느껴지는 기분 좋은 허브향이 감돌고 있을 것이다.)

629 리겔 - 나만 기억하는 당신에 대하여 (OjJZkx2DRg)

2022-07-16 (파란날) 07:14:48

"내가 태어나는 날, 부모님은 계시를 받았다고 해."

떠올려보면 당신은 특별하게 보일 구석은 없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인간들이 그러하듯 당신도 그저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평범한 인간이었다.

"반신이 세상을 구원할거다? 좀 다른가? 뭐 상관은 없지만 말이야."

신이 목적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나게 하고 정확한 목적을 모른 채 스스로를 위해 준비해놓은 시련들에 맞서는 것만이 살아가는 이유였던 당신이었다.

떠올려보면 그때 나는 당신이 처한 현실과 당신이 밟고 나아가야하는 미래가 가혹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혼자 다니기 적적했는데 널 만나게 되서 다행이야. 사실 좀 무섭기도 했거든."

떠올려보면 특기할 만한 것 하나 없는 당신이었다. 반신이라는 거창한 단어에 가려져 있지만 내 눈에 비쳐보이는 당신은 그냥 앳되었고 약하고 겁이 많은 그냥 인간이었다. 앳된 당신의 유일한 장점이자 유일한 무기는 시간을 들여 타인을 설득해낼 수 있는 정직함, 그리고 불합리하고 악한 것을 보고 넘길 수 없는 올곧은 선함이었다.

"혹시… 다른 가족이 있는데 내가 억지로 따라오게 만드는 건 아니지…?"
"…걱정도 많아. 당신은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뜻대로 하세요."

떠올려보면 그런 당신이였기 때문이다.

제국 하나를 멸망 직전까지 파괴하는 원흉을 위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설득했고 종국에는 인간에게 자식을 잃고 날뛰는 짐승을 위해 눈물을 터트릴 수 있던 당신이었기 때문이야.

"나는 신이 당신을 위해 만나게 만든 인연일테니."

그런 당신이 행복해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

630 바벨 (NXTuEWsWA.)

2022-07-16 (파란날) 17:46:01

>>627 리겔
세상에. 이제 간도 빼먹히는 건가? 생각보다 무서운 숲이었네 여기. (물론 그렇다고 나갈 생각은 없어보였다. 애초에 무서워하는 표정도 아니었지만. 느릿하게 반쯤 농담을 중얼거리다가) 당연한 거 아냐? 여우는 말 못해. (키득키득 웃고는 당신을 묘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너희들에게 말을 가르쳐주고자 하니, 이것은 곧 나의 축복이자 선물이니라. 말을 한다면 그가 누구든 곧 나의 자식인즉, 이는 내가 너희들을 사랑함이라." (무언가 기억해내듯 눈을 감고서 독백한 그는 반쯤 눈을 떠 당신을 마주했다. 그의 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간다.) 미친 신의 기록이긴 하지만, 언어란 신이 준 축복이야. 지성체들에게만 허락된 특권이지. 그리고 언어를 사용한다면 종족이 무엇이든 '사람'과 같은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전해지니까. (물론 여기에도 꿍꿍이는 있었겠지만, 적어도 그 신이라면 거짓을 적진 않았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을까.)

>>628 헤르베라
(당신이 말을 자르자 그 역시 더이상 말을 얹지 않고 입가에 술을 갖다대었다.) 그런 것도 있겠지... 아. 그건 걱정마. 이 가방에 넣어가면 되니까. (잠시 현실적인 생각에 눈을 찌푸리던 그는 당신에게 그가 지닌 백팩을 들고는 흔들어보였다. 그러고보면 상인이 들고다니는 가방이라기엔 이상하게 가벼워보였다.) 보통 사람같으면 몇모금 마시고 이송되었어야 할 양을 마시고도 태연하게도 말하하는군... 당신이 조금만 술이 약했다면 그런 느낌으로 끝나지 않았을 거라고? (그렇게 말했지만 당신이 스스로의 신체를 알고 있으니 그런 행동을 한 거겠지. 그는 혼자서 납득하고는) 그리고 벼락맞은 느낌의 여운을 즐기고 있는 것은 좋지만, 옷차림을 조금만 더 단정히 하는게 좋을 거야. (이번에는 당신의 옷 매듭을 보고 시선을 술잔으로 돌렸다. 눈 두기가 곤란한 사람이었다, 당신은.)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런 소리를 들어도 당신에게 듣는 건... 단지 술마시는 거라면 뭐든 좋아할 뿐이야. 원래라면 취향은 아니었지만 당신의 모습을 보니 갑자기 변덕을 부리고 싶어져서 말이야. (다른 사람이 맛있는걸 먹으면 자신도 먹고싶어지는 그런 심리였다. 그는 스스로를 정당화하다가 당신의 말에 눈이 살짝 커진다. 눈요기라고?) 대체 뭔 눈요기일지 궁금하네. (기대되는 마음에 그만 입꼬리가 올라가버렸다. 당신의 모습에 눈을 고정하고 처음부터 과정을 지켜본다. 그리고 이내 당신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빼앗겨버린다. 화려하면서 아름다운, 그러나 과하거나 과시하지 않는다. 당신이 펼친 곡예도, 술도, 그 무엇하나 그 자리를 망치는 것이 없었다. 술을 눈 앞에 두고 이런 적이 있었을까. 마치 영화를 보는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다. 아니, 선물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일지도. 두근거림에 심장이 쿵쾅거린다.) 하...하하. 그래. 당신이 주는 술이 평범할리가 없지! 마치 어릴 적으로 돌아간 기분이야. 호기심이 주는 두근거림이란 이렇게나 기분좋은 감각이었지. (당신이 준 술에 모든 신경이 쏠려 주의사항도 듣지 못했다. 하지만 상관 없었다. 어차피 한번에 마실 생각이었으니.) 그럼 어디. (병을 붙잡자 차가운 느낌에 몸을 한번 움찔거린다. 곧바로 입에 입구를 갖다대고는 병을 조심스레 들어올렸다. 시원한 첫맛과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뜨거움이 대비되어 서로를 조금 더 돋보이게 만든다. 이것만으로 상당한데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보통의 증류주와는 달리 몸을 감싸는 청량한 한기. 술보다는 음료수에 가까운 그것이다. 그리고 기분 좋은 허브향이 코 끝에서 감돌자 그는 당신과 마찬가지로, 테이블 위에 늘어져버린다.) 후...하하핫! 유쾌한 기분이야. 아니, 그 이상의 무언가일지도 모르지. 술 하나가 온 몸을 순환하며 몸을 풀어버린 느낌이야. 오랜만이군, 이런 충만감은. 당신에게 감사를 표해야겠어. (늘어진 와중에도 고개만 살짝 들어 미소짓는다. 어린아이같은 순수함이 담긴 해맑은 웃음.) 당신의 술은 내가 마셔본 술중에 최고였어. 이런 술을 대접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정말 즐거웠다.

631 이바 (iQ/aOqSb/6)

2022-07-16 (파란날) 17:52:32

>>612 헤르베라
아하하, 역시나 그런 일이 있었군요. (과장스러우면서도 우아한, 허리를 숙이는 행동에 저 또한 허리를 숙인다. 그리곤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본다. 옷은 살랑거리면서도 베일은 비밀을 품은듯, 얼굴을 보여주지 않을거라며 차분하게 얘기하듯 그대로 있었다. 묻는 것은 실례인가. 그러나 궁금했다.) 그 베일, 신기하네요. (조심스레 얘기하고는 뒷말을 삼킨다. 다짜고짜 얼굴을 보이라며 말할수는 없으니. 다소 궁금한듯 당신의 베일을 바라본다.) 많이 가졌음에도 부족한다고 생각한다라. 흥미로운 견해네요. 참 안타까워요. (부드럽게 얘기하다가, 당신이 웃는걸 보며 부끄러운듯 웃었다.) 그치만, 저 마법과는 연관이 없어서요. 사용할 줄 아는 마법도 없구요. 그래서 볼때마다 신기하네요. 으음, 저 정도의 사람이요? (불멸자라는걸 알아본걸까? 눈을 깜빡거리며 당신을 바라본다. 그녀에게선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신기한 사람이야. 그렇게 생각하며.) 네, 이런건 처음 먹어보네요. 정말 대단해요. 으음... 오르페우스보다 맛있는것같아요. (차분하게 얘기하며 당신을 바라본다.) 으, 너무 놀리지 마세요. 술이 약할수도 있는거죠! (장난스럽게 얘기한다. 취기가 돌아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당신은 찻잎을 받아든다. 짧게 감탄이 이어지자 어쩐지 또 부끄러워진다. 자신이 한건 그저 물을 줬을 뿐이니. 그 아이들이 이처럼 장하게 자라준것이다. 그 생명력은 언제봐도 감탄스럽다. 자신은 그것을 감사히 받는것이고. 그녀는 다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렇군요.. 그런 거칠고 까칠한 아이들을 이렇게 훌륭하게 꽃피우시다니. 그 아이들도 분명히 기뻐할거에요. (당신은 술병을 들어 나를 향해 까딱인다.) 좋죠. 음, 괜찮으시면 이것저것 맛볼수 있을까요? 궁금하네요, 또 어떤 술들이 있을지.

>>613 테이얀
... 신은 언제나 알수 없죠. 사고방식이 다르니까요. 같은 인간끼리도 서로의 마음을 다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래서 그런거겠죠. (슬픈 얼굴을 지어보였다. 그러다 당신이 고개를 젓자, 가만히 당신을 바라본다.) 너무 그렇게 단정짓지 마세요. 자신을 죽이는 이조차 사랑하라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고, 결국 생명을 앗아가는 죄를 저지를 필요는 없지 않나요. (글쎄. 뜬구름 잡는 소리같은 이야기였다. 자신을 죽이려는, 고작 마물 상대로도 사랑하라?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진 알수 없었지만, 적어도 자신은 그랬다. 자신은 어차피
죽지도 않으니. 더이상 생명을 앗아가고 싶진 않았다.) 와, 그렇군요. 최강의 사역마라.. 멋져요. 그럼 당신께서는 최고의 주인님이면서, 파트너시겠네요. 혼자 힘으로는 그런 관계가 될 수 없었겠죠? (부드럽게 웃으며 시선을 돌린 까마귀로부터 천천히 시선을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너무 빤히 쳐다보면 그것도 실례일테니.) 아아, 어.. 저 먹는것엔 딱히 취미가 없는데... 정말 괜찮아요. (조금 애처로운 얼굴로 당신을 바라본다. 별로 먹고싶지 않았다. 굳이 음식을 먹기보다 다른 이가 먹었으면 했으니.)

>>614 레인
그러게요. 와, 춤추는 고래라... 언젠가 볼수 있으면 즐겁겠네요. 좋은 추억이 될것같아요.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고래에게 칭찬을 했더니 춤을 추더라니까~ 하고 말하면 이상하게 쳐다보겠지만요. (키득거리면서 장난스레 웃었다. 정말이었다. 춤추는 고래라, 그런건 믿지 못하겠지. 그래도 자신은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음... 안타까워라. 정말 슬프네요. 그래도, 그런 고난을 이겨내고 사람들은 더 나은 예술작품을 만들어낼거에요. 무너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 이겨낸 사람들의 아름다운 예술품을 보고 그들 자신도 다시 일어설수 있으면 좋겠네요. 창조는 파괴로부터 비롯된다고 하던가요. (고난을 상징하는 조각들은 많았다. 무너진것 마저도 아름다움으로 삼아내는, 생명력 가득한 작품들. 자신은 그런 것들이 좋았다. 우연히 본 낡은, 이름을 알 수 없는 이의 조각상. 곳곳이 부서지고 녹이 슬고, 덩굴식물들이 그것을 타고 올라 꽃을 피울 정도로 오래되었지만, 그곳에 꿋꿋하게 서있는게 아름다워 눈물흘렸지.) 음, 그렇다면 어쩔수 없죠. 레인씨께서 싫어하시는 일을 굳이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네, 고마워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당신에게 얘기했다.) 그러게요, 저도 떠올릴 수 있으면 좋을텐데. 아, 그런가요? 역시 그런거겠죠. 정말, 예술하시는 분들은 이런 장난을 좋아한다니까요. 곳곳에 뭔가를 숨겨두기도 하고.. 어쩌면 이것의 안쪽에도 신기한게 숨어있는건 아닐까요? (장난스럽게 얘기했다. 그러다 당신의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뜨며, 반짝이는 눈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와, 정말 여왕님같았어요! 레인씨는 극단에도 잘 어울리실것같아요. 헉, 설마 이름있는 대배우가 맡은 역할의 인물을 파악하기 위해 지금 저를 상대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계시는거라던가? (장난스러우면서도 조금은, 하고 기대하는 얼굴이었다.)

>>618 리카
..괜찮아. 조금 떠올랐어, 옛날 일이.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걱정스럽게 말하는 널 안심시키기 위해 말한다. 불쾌한 통증으로 머리가 얼룩진다. 흐려지는 시야. 안개속에 있는것같다. 나는 꿈을 꾸고 있는거던가. 아니면 꿈에서 깨어있는거던가. 너는 나와 눈을 맞춘다. 나 또한 너를 바라본다. 어느새 익숙해졌을정도로.) 정말, 네가 선택한게 맞는거야? 그게 아니라면.. 제발 거기에 얽매이지 말아줘. 나도 그랬으니까. (그래. 나도 되고싶지 않던 자신이 된 적이 있었어. 정말로 불쾌했지.) 네가 모두의 희망이 되었는데, 너는 이토록 슬프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너를 봐. 그리고 나를 봐. ...우린 망가졌잖아. 네가 아무리 슬픈 사람들을 구한다고 하더라도... 너를 구해줄 사람이 없으면. (너는 천천히 눈을 내리깐다.) ..그래, 이젠. 더이상 죽어도 행복하지 않을거야. (너는 손을 뻗어 내 눈을 전부 가린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죽은 눈빛뿐인 너의 얼굴도, 눈물이 멈추지 않던, 붉어진 나의 눈시울도. 이 세계조차 사라지고 그저 깊은 어둠만이 남아있다. 천천히 눈을 감는다. 나의 미래. 작게 중얼거리고서는. 너는 노력한다며 얘기했다. 노력하겠노라고. 그 말을 하는 너의 얼굴은 어떨까. 여전히 입만 웃고있는 채일까. 아니면 눈에 다시금 빛이 감도는걸까. 나는 알 수 없어. 우리는 손으로 태양을 가렸으니까. 너는 천천히 나의 눈물 자국을 닦아준다. 그리고, 네 따듯한 연보라빛 눈이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나는 천천히 눈을 깜빡이며 너와 다시금 눈을 맞춘다.) 나도 노력할게.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을 마치고서는.) 그러니까 너도 잊지 말아줘. (너는 혼자가 아니라는걸. 내가 네 곁에 있다는걸. 상처받은 널 보듬을수 있는건 너 자신밖에 없다는걸. 그러나 그중 어떤 말들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623 나하르
(그녀는 어느샌가, 단검 한자루를 쥐고있었다. 그것을 테이블 정 중앙에 찍어버리고서는 그녀는 나를 바라본다.) 저희는 더이상 차 한잔도, 평화롭게 마시지 못하게 되었군요. ...이게 다 무슨 의미인가요, 나하르씨. 제게 왜 이러시냐는게 아니에요. 저는 미움받아도 상관없고, 누군가가 분이 풀릴때까지. 몇년이고, 몇백년이고, 몇천년이고.. 그 자의 마지막 숨이 내쉬어질때까지 죽임당해도 상관없죠. 그냥, 궁금한거에요. 예전부터 계속. 아주 오래전부터... 폭력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평화롭지 않은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차를 조심스럽게, 검이 박힌 테이블에 내려놓는다. 어느샌가 차는 전부 비워져 있었고, 찻잔엔 금이 가있었다. 슬픈 눈으로 그걸 바라보다가, 당신을 쳐다본다. 여전히 슬픈 눈이었다.) 더하죠. 생명의 은인을 죽이기도 하고. 광기에 집어삼켜져, 아주 긴 시간동안 전쟁을 계속하기도 하고. 나하르씨의 말이 맞아요. 불완전하죠, 인간은. 그렇지만 그곳에 빛이 없는건 아니에요. 생명의 은인을 극진히 대접하는 이들도 남아있고, 굶어 죽기 직전임에도 자신의 빵 한조각을 나누어주는 이들도 있어요. 그토록 사랑하던 담배조차 다른 이의 건강에 더욱 해가 갈까 끊은 성녀도 있었고,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뒤 그녀의 유언대로 살아가려했지만.. 다른 이를 구하기 위해 결국 죽어버린, 우직한 남자도 있었죠. (그리고는 자신의 말에 놀란다. 이들은 누구일까. 흐릿해진 기억이 불쾌하다. 머리를 꾹꾹 누르고서는, 당신에게 말을 이어간다.) 나하르씨. 저는 당신을 무너지게 하려는게 아니에요. 저는 당신을 돕고싶은거에요. 기나긴 복수끝에 남는것이 무엇인가요? 아무것도 없죠.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아무것도, 없죠. 모든 생명이 사라진 뒤엔 당신 홀로 남을거에요. 당신이 마침내 스스로를 죽일수 있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무슨 의미인가요. 시간이 흐르면 또 다시 생명은 꽃필거에요. 그렇게 두지 않으실건가요? 모든것을 무로 만들어서 더이상 창조와 파괴가 반복되는것조차 막으실건가요? 그걸 해내신다고 하더라도... 모든것은 무로부터 비롯되었죠. 신들이 나타나고, 세계가 만들어지고. 그러면 그 무조차 없애버리실건가요? 그럼 그 텅 비어버린 개념에서 또 다시 무언가가 나타나겠죠. 그건 막을 수 없어요. 전부 헛된 일이에요, 나하르씨. 용서하세요. 영원히 반복되는 죄의 굴레에서 스스로를 불사르지 마세요. (내 손은 당신에게 닿지 않았다. 테이블은 점점 불타오른다. 그리고, 당신은 어느샌가 내 뒤에 서있었다. 아아. 이렇게 또 하나의 평화가 무너졌구나.) 그럼 저부터 죽여주세요, 나하르씨. 저를 죽일수 없다면 그 낙원은 저때문에 무너질테니. (몸을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두 팔을 벌린 채로 가만히.) 어서요.

>>626 바벨
으, 알았어요. 다음번엔 꼭 이런 일 없도록 해야겠네요. 아, 너무 궁금한데~ 말해주지 않으시려나. (당신을 기대하는 얼굴로 바라보고는. 그 뒤엔 딱밤을 한대 맞자, 아픈 소리를 내고는 이마를 감싸쥐었다. 장난스레 당신을 째려보았다.) 음, 아녜요. 괜찮아요. (구태여 당신에게 더 묻지 않았다.) 그러게요.. 좀 먼것같은데. 한참 걸어가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다 당신이 초커를 만지작거리고, 푸른 숨결을 뱉으며 오크를 저 멀리로 날려버리자 당황스러운 얼굴로 당신을 바라본다.) 바벨씨, 쓸데없는것이라니요... 저분도 마물이지만 생명이에요. 저희는 죽지도 않는데, 굳이 이럴 필요가 있었나요? 빨리 가고 싶으셨으면, 도구를 사용해서 잠깐 묶어두더라도 충분했을텐데. (당신은 묘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당신을 모르는 채였지.)

# 맨날 늦어서 미안!! 스루된거 있으면 말해줘~!!!

632 블량슈 - 태고의 예언 (Gw/gg7FhcI)

2022-07-16 (파란날) 19:55:44

그 것은 죽어서는 안 된다. 그 것이 삶을 잃어버렸을 때, 심해에서 오랫동안 잠든 자가 깨어나리라.
모든 것을 집어삼켜 끝날 해일들이 오리라. 신들도 오래된 자들도 깊은 심연에서 노래하는 마들도 그 것을 막지못하리라.

그 것은 심해의 왕, 추방된 자들의 지배자이며, 형언할 수 없는 자이니.

633 명설화 - 숲 속의 갈림길 (cYb1VkbqrU)

2022-07-16 (파란날) 22:14:48

... ( 새하얀 도포 자락을 늘어트린 체 갈림길 한 가운데에 서있는 여인, 고개를 한쪽으로 움직일 때마다 하나로 묶어 늘어트린 머리카락이 살랑인다. 허릿춤에 멘 검의 손잡이에 한 팔을 올려둔 체, 고민을 하듯 갸웃거리다가 털썩 그 자리에 앉아버린다.) ... 길 잃었나. 배고픈데. ( 달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희고 아름다운 모습과는 다르게 게슴츠레 눈을 뜨곤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웅얼거리며 옆으로 기울어진다.) ...배고파..

634 스텔라타 (9KPMObyJco)

2022-07-16 (파란날) 22:30:11

>>599 리카
그럴까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랬다면 좋겠어요. (그리 생각하니 조금 나아졌다, 그런 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잡는 널 쳐다본다.) 그렇게 할게요, 제겐 남는 게... 시간이니까요. (네가 흔드는 대로, 붙잡은 손이 흔들린다.) 그런가요? 전 얼굴에 꽃을 피우지는 못하는걸요. 스스로 피는 꽃이, 아닐까요? (환하게 웃는 네 얼굴을 보면서 살짝 미소를 띄운다.)

>>602 나하르
그런가요. (사실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네 중얼거림도, 네가 검을 녹여 버리는 것도. 그 쇳물이 물과 같이 스며들어 사라지는 것도.) 그건, 어째서일까요? 혹시, 그게 당신의 꿈일까요? 누군가, 당신의 목을 가지러 오는 게, 당신이 꿀 마지막 꿈일까요? 그건, 어째서일까요? (불타는 듯한 네 눈을 보며 고갤 살짝 기울였다.)

>>607 바벨
그렇지만, 그런 건 없는걸요. 이 땅도, 자그마한 씨앗도, 저 나무도 항상 변화했었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요, 그렇담 변화가 없다고 해서, 한심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힘없는 네 웃음을 보면서 눈을 천천히 깜빡인다.) 그렇지만, 좋은걸요. (그 반응이 어쩌면 더욱 성심성의껏 이야기를 듣고, 얼굴을 맞대는 거라는 생각이겠지만. 그런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서투른 거겠지.) 그렇다면, 불멸도, 전능함도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아닌 걸까요. (신을 마주쳤음에도 그다지 행복해보이지 않았다는 네 말에 고갤 끄덕인다.)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태생적인 불멸을 잃고, 순환 속에 떨어진다면, 고통스럽겠죠. 그렇다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으려나요. 순환을 잃고 불멸하게 된 나와, 불멸을 잃은 신은, 처지가 같을지도 모르겠네요.

635 헤르베라 (l4YkcBYxF.)

2022-07-16 (파란날) 22:53:20

>>630 바벨
호오? 그거 밑 빠진 가방인가보이. 그렇다면 되었네. 가져갈 방도가 있다 하면 내 걱정 없이 줄 수 있지! (상인의 물건이건만 별볼일 없어 보이는 가방을 보고도 그녀는 그런가보다 하는 식으로 넘어갔다. 그의 가방만큼이나 가볍디 가벼운 반응이다. 보이는 것조차 파고들려 하지 않으므로.) 내 몸은 내가 잘 아니 이런 짓을 하는게지. 술 마시다 실려간다라. 한번쯤은 경험해보고 싶네그려. 이레낮 이레밤을 술로 보내어도 그래보질 못 해서 말이네. 취함을 아는 이들이 부러울 따름일세. (아쉬운 기색으로 주절주절 떠들던 그녀는 옷을 단정히 하란 말에 되려 손으로 매듭을 툭툭 건드렸다. 천 한장으로 둘러 만든 옷에 매듭은 그것 하나 뿐이라 풀리면 볼만 하겠으나 그런 일은 없었다. 그녀는 곧장 일어나 술을 부르고 술을 섞었다. 그녀의 행동에 시선이 빼앗긴 그를 보며 입가에 즐거운 미소를 띄웠다.) 그래. 호기심이 부른 맛이 어떨지 기대하며 마셔보게나! (그가 그녀의 주의를 듣지 못 함을 알았으나 더 말은 않았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을 뿐이다. 그녀는 다시 자리에 늘어졌고 그는 술을 마신다. 강렬하고 복잡하며 끝은 단순한 술맛을 만끽하는 그를 보며 그녀는 보이지 않을 웃음을 지었다.) 무얼! 맛있게 마셔주니 나야말로 기쁘지. 마셔본 중에서 최고라 하니 듣기에는 기쁘구만. 헌데 그 정도로 최고라니 그대가 그동안 마셨을 술들이 어림잡아 짐작되는구만! 조금 더 일찍 여 왔다면, 아니지, 그랬어도 같은 소릴 했을테니 똑같던가! (하하! 호쾌하게 웃은 그녀는 자리에서 훌쩍 일어나 테이블에 늘어진 그에게 다가섰다. 베일 너머로 희미하지만 확실하게 웃고있는 입술만을 보인 채로 손을 들어 그의 머리로 가져간다. 피하지 않는다면 쓰다듬을 빙자한 손길로 무자비하게 헝클어놓을 것이다. 흐히히. 경박스럽게 웃으며 그녀가 손가락을 딱! 튕긴다. 그러자 스무병 남짓한 술병이 담긴 나무궤짝이 하나 나타나 그의 옆에 내려졌다.) 마음 같아선 종류별로 주고 싶건만 술이란게 저마다 마셔야 하는 때가 있으니 말일세. 근 반년은 가지고 다녀도 괜찮을 녀석들로만 골라 담았으니 가능한 그 안에 마시게나. 다 마신 병은 근처 강이든 호수든 바다든 흐르는 물에 담그면 되네. 자연히 녹아 모래로 돌아가게 만들었으니. 그 전엔 무슨 수를 써도 금조차 안 갈테니 여차하면 무기로 대신하게나! (우스운 농담을 한 것처럼 그녀는 소리높여 웃었다. 나무궤짝 속 술들은 어느 것 하나 같지 않았고 병의 색도 술의 색도 제각각이었다.)

>>631 이바
(과장스레 격식있게 허리를 숙이는 그녀에게 돌아온 건 그 베일에 대한 호기심이다. 분명 궁금하지만 아주 살짝만 내비치는 그의 말에 그녀는 킥- 웃었다.) 이것 말인가? 신기할 것도 없네. 멋대로 펄럭이면 쓰는 의미가 없잖은가. 그래서 절대 벗겨지지 말라고 내 으름장을 놓았지. 맡은 바 의무에 충실하지 않겠다면 저기 저 아궁이에 불살라 버리겠다고. 그래서 이리도 단단히 붙어있는 걸세. 물건이래도 타서 없어지긴 싫지 않겠나! (마치 아이에게나 할 법한 얘기였으나 실상은 간단한 마법을 부려놓았다, 그거였다. 그녀는 그것만을 말했다.) 소유욕의 근본은 결핍에서 나오는 법이니. 마법도 그러한 맥락 아닌가 싶네. 그대, 마법이 신기하기는 하여도 직접 행해보고싶다 소망한 적은 없지 않은가? 해보려 한 적은 있었나? 아니지. 그대, 진심으로 소망하여 본 적은 있는겐가? (그녀의 목소리는 노래하듯 말했다. 순수한 의문을 표하듯이.) 오르페우스라. 아직도 그런게 팔리는겐가. 바깥은... 음! 그렇지. 그대가 술이 유독 약할 수도 있는게지! 하하! (그녀는 술 따르듯 말머리를 돌린다. 그에게 찻잎을 받고 술에 대해 또 한바탕 떠든다.) 녀석들이 기뻐한다기엔 술맛이 너무 독해서 말이네. 오히려 어디 한번 먹고 죽어봐라 하는거 같더구만! (한잔 더 하겠느냐 물으니 그는 이것저것이라 답한다. 스스로 마시겠다는데 그녀가 말릴 리 없었다.) 음. 하나에만 머무르지 않고 여럿을 맛 보는 것 또한 즐거움이지. 그럼 잔부터 바꿔야겠군. 그대 술이 약해, 그 잔 그득히 마시게 했다간 내 미안해질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말일세. (팅! 그녀는 그가 들고 있던 잔을 가볍게 튕겼다. 크리스탈 잔은 맑은 소리를 내며 작은 잔으로 모습을 바꿨다. 딱 한 모금 마실 수 있는 크기의 스트레이트 잔이다. 잔이 바뀜과 동시에 바뀌었는지, 새로운 술병이 그녀의 손에 들려있다가 기울여 작은 잔을 술로 채웠다. 조금 전 무색투명한 술과 달리 유백색에 미미한 반짝임이 깃든 술이다.) 이것은 어느 동굴에서 따낸 백옥의 결정을 그대로 담가 내린 술이라네. 진주 한줌도 같이 넣어 맛이 아주 순하지. 자. 맛보게나. (술은 입술에 닿는 감촉부터 아주 부드럽다. 잔을 기울이지 않아도 절로 흐르듯이 입안을 채우고 이윽고 목으로 넘어가는데 그야말로 순식간이다. 맛 또한 잘 익은 배와 이름 모를 향약초를 응축시킨 듯한 맛이 있어 감촉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636 헤르베라 (l4YkcBYxF.)

2022-07-16 (파란날) 23:03:55

>>633 명설화
(그녀는 낮과 밤의 구분이 없다. 낮 종일 걸었더래도 밤 새도록 걷는 일이 허다했다. 이는 방랑 중에도 다를 바 없었다.) 오호라. 그대. 길을 잃었는가? 어디로 가려 그러는겐가? (갈림길 한중간에 주저앉은 이 앞에 그녀는 인기척도 없이 불쑥 튀어나왔다. 방랑객이라기엔 너무나 가벼운 차림에 가방보다 주머니에 가까운 보따리를 한 어깨에 걸쳐맨 모습으로.) 듣자하니 배도 고픈 모양이로군. 내 먹을 것이 좀 있건만, 들겠는가? (옆으로 기울어지려는 이를 받아주려 한다거나 하는 일 없이, 그녀는 앞에 가만 서서 말했다. 여전히 발은 땅을 딛고 있지 않았다.)

637 명설화 (tQ6jw.Bwqk)

2022-07-16 (파란날) 23:11:16

>>636 헤르베라

... 우와 ( 눈 앞의 상대가 옆으로 넘어가는 몸을 잡아주지 않아도, 뭔가 다른 존재들과는 다르게 몸이 떠있음에도 옆으로 엎어진 체로 그런 당신을 바라보며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다. 그리곤 반박자 늦게 터져나온 감탄사가 당신의 귓가를 간지럽힐 것이다.) 배고프니까, 주는거 있으면 고마워. ( 스르륵, 신체가 잘 단련되었다는 걸 보여주듯 손으로 땅을 짚지 않고 몸을 일으켜 앉고는 당신의 물음에 주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해. ) 아. ( 그러다 무언가 생각난 듯 불그스름한 입술 사이로 소리를 내보내더니 아예 몸을 일으켜 서선 당신을 내려다봐. 탈탈, 새하얀 도복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곤 가볍게 고개를 숙여보여. ) 먹기 전에 감사는 표해야 한다고 했어.

638 리카 (x0GwYWo1JU)

2022-07-16 (파란날) 23:43:25

>>625 레인
정말? 나랑 약속해줄거야? ( 너는 무엇을 바라고 나와 약속을 해주는 것일까. 너는, 나에게, 친구가 되어주겠다고도 하지 않았는 걸. 내가 너에게 있어서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너는 나에게서 무엇을 받고 싶어 할까. 너의 본질은 무엇일까. 그러나 네가 나를 믿어주기로 약속해주었으니, 나도 너를 믿어. ) 고마워, 레인! 나랑 약속해줘서! ( 맑게 웃는 얼굴은 언제나와 같았을까 ) 응-! 입맛 완전 돌게 해서 오늘 레인이 저녁 열 그릇 먹게 할 거야-♫ ( 하고 외치는 모습은, 해맑기만 하다. ) 맞아! 귀엽지-♫ 내 친구이자, 내 마스코트야! 루루! 레인은 뭐든지 다 알고 있구나? 신기해-! 신기해-!♫ ( 제자리에서 방방 뛰면서 눈을 반짝반짝 빛내다가 ) 나는 바쁘지 않은 마법소녀니까, 치어리딩까지 할 수 있어! ( " 으쌰으쌰! " 하고, 방긋 웃으며 손을 위아래로 뻗었다 내렸다 한다. 힘이 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말에는 대답 대신 웃기만 했던가. 연보라색 눈이 레인을 빤히 응시하다가 ) 레인이 그렇게 예시를 드니까 궁금해지는데-? 그 ' 수상한 마도서 '라는 거! 아하핫-♫ ( 즐겁게 웃으며 마법봉을 빙글빙글 돌리다가 ) 그럼, 나와 하나 더 약속해줘. 레인은 절대, 다른 존재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겠다고. ( 동작을 멈추고 레인을 마주본다. 웃는 얼굴은 흔들림조차 없이. 너는, 또다시 나와 약속해줄 수 있을까 )

>>626 바벨
아하핫- 그럼, 나랑 친구해줘서 고마워, 바벨. ( 믿음과 약속의 의미에 대해서 말하면, 너는 걱정하려나. 너는 상냥한 친구니까. 그러니 말하지 않는다. 대신 환하게 웃는다. ) 내가 뭐-?♫ 바벨이 착해서 그래! ( 나조차도 걱정해주잖아? 나는, 마법소녀인데도. 뻘쭘하게 미소 짓는 바벨의 반응이 재밌는지 키득 웃는다. ) 응! 나도! ( 미묘한 바벨의 대답에도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눈을 반짝반짝인다. 의지가 가득한 눈빛은 분명 도와주고 싶어하는 것 같지만, 가능할리는 없었겠지 ) 그렇구나- 그럼 다 하자! 바벨이 원한다면! ( 방긋 웃으며 외치다가 ) 아하핫-♫ 그치만 정말 닮았는걸? 시원하고, 차분한 것 같으면서도 북적북적해. 아름다워. ( 더 주관적인 답이었을까. 그러나 웃고 있는 연보라색 눈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 그럼 바벨의 고향이 바벨이 보고 싶어서 바벨을 다시 여기로 불렀나보다, 그렇지? ( 일부러 떠난 것이 생략되었다는 것을 눈치챈걸까. 해맑게 되묻는 모습은 재회에 초점을 맞춘다. ) 평범하게? ( 술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일까. 고개를 갸웃하다가 바벨의 얼굴을 빤히 응시한다. 바벨이 얼굴을 탁 치고 난 후, 조금은 덜 빨갰을까? 이제 좀 나아졌다는 말을 믿고, 몸을 돌려 사박사박 바벨의 옆으로 온다. ) 응! 즐거워-♫ 그리고 신기해! 이런 소리, 들어본 적 없었거든. 그리고 저렇게 많은 물이 있는데도, 고요하고, 모두가 웃고 있어. 그것도 신기해. 바람은 시원하고, 냄새는 조금 짜기도 해. 그래도 나쁘지 않은 기분이야- ( 바다를 처음으로 설명하는 것처럼. 환하게 웃으며 바다 너머를 바라보던 얼굴은 이내 웃는 얼굴 그대로 천천히 입을 다문다. 물. 남아있는 손을 뻗어 인형을 끌어안는다. 고개를 돌려 계속 바다를 바라보며, 사박사박 모래 위를 천천히 걸어간다. )

>>627 리겔
( 리겔은 배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직접 겪는 입장에서는 조금 달랐다. 살짝씩 느껴지던 시선도 그렇고, 직접 길을 안내해주며 찾는 것을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웠다. 너를, 믿을 수 있었다. ) 응! 루루야..! ( 외치는 소리는 비명과도 같았을까. 리겔 덕분에 인형을 찾았지만, 그 상태가 좋지는 않았다. 그것은 본인도 마찬가지로, 충격에 마법을 쓸 생각조차 못하고, 맨 손으로 나무를 타고 올라가려는 듯 황급히 손을 뻗는다. ) 고소 공포증? 으-응, 고소 공포증은 없-..... 으앗?! ( 그러나 반사적으로 리겔의 손짓을 따라 종종 다가가면, 갑자기 몸이 덥석 안아올려진다. 매우 가볍게 ) 앗..! 고-고마워! 잠시만! ( 허둥지둥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인형을 나뭇가지에서 꺼낸다. ) 루루.... 괜찮아. 이제 괜찮아. 내가 살려줄게. 걱정할 것 없어. 내가, 너만큼은 살려줄테니까.... 울지마. 응? ( 고개를 푹 숙이고, 이미 반쯤 찢어져버린 인형을 품에 끌어안고 인형의 등을 천천히 토닥이고 쓰다듬는다. 떨리는 손. 정말로 인형을 보고 있는 것이 맞았을까. 마치 살아있는 고양이를 대하는 듯한 태도는 무엇이었을까. ) .....정말 고마워. 덕분에 루루를 찾았어. 고마워. ( 다시 리겔을 바라보는 얼굴은, 분명히 웃고 있었음에도 왠지 모르게 조금은 슬픈 느낌이 들기도 했을까 )

>>628 헤르베라
응- 알겠어!♫ 그래도, 혹시나 네가 도움이 필요한 때가 생긴다면. 그때는 너를 도와줄 사람이 한 명 정도는 있다는 걸 기억해 주었으면 해. ( 강요는 하지 않는다. 다만 걱정하고 있음을 넌지시 알려주듯, 헤르베라와 눈을 맞추며 맑게 웃는다. ) 아하핫- 듣고 보니 그렇네? 미안해! 나는 술도 잘 안 마시고 음식도 잘 안 먹어서- 으-음, 으-음, 으-음..... 그럼 단 맛 쪽이 좋으려나? ( 헤르베라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아, 고개를 이리저리 갸웃갸웃하면서 대답을 해본다. 말하지 않았어도 헤르베라는 솜씨 좋게 잘 맞춰주었겠지만. 지금만 해도, 겨우 두 조각 먹고도 감탄이란 감탄은 다 나오는 중이었다. ) 응-! 완전 맛있어! 나, 이런 술은 처음 먹어봐! 최고야! 진짜 비장의 물건이었구나-!♫ ( 환하게 웃으며 과일을 한 조각 더 먹는다. 과실주에 집중해서인지 우물우물하는 볼이 톡 건드려져도, 눈가를 부드럽게 쓸어줘도, 놀라지도 않고 되려 헤르베라에게 배싯 웃어보인다. 벌써부터 조금씩 취하고 있는 걸까 ) 응! 정말 최고의 과실주야-! 대단해-! 이걸 직접 만들었다니, 정말 대단해-!♫ 나도 이 정도의 맛이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 ( 과일을 한 조각 더 먹는다. 여전히 최고의 맛이다! ) 응, 알았어-!♫ ( 하고 해맑게 웃는 얼굴로 대답은 하지만, 이미 텐션이 더 오른 얼굴은 새빨개지기 시작한다. )

>>631 이바
그래서 걱정되는걸. ( 이바는 괜찮다고 대답해도, ' 옛날 일 '이라는 말을 들으면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바가 정확히 어떤 일을 겪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바가 그렇게 죽음을 바랄 정도로 괴로웠던 일이, 분명히 그 ' 옛날 ' 중에 있을테니까. ) .......이바는, 거기에서 빠져나왔어? ( 대답 대신 되물음을. 웃는 얼굴은 여전히 본인이 아닌 타인을 위한 걱정을 묻는다. 눈은 빛이 죽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 나, 슬픈거야? 미안, 모르겠어. 나는 마법소녀인걸. 마법소녀는 구해지는 사람이 아니야. 구하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나는 괜찮아. 모두의 희망이 되어, 슬픈 사람들을 구할 거야. 망가진 이바, 너도. 내가 꼭 구해줄거야. 나는 마법소녀이자, 이바는 내 친구가 되어주었으니까. 그러니까, 약속할게. 이바도 나랑 약속해줄래? 네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 ( 이젠 더이상 죽어도 행복하지 않다는 이바를 위해, 내 친구를 위해. 그러니까, 지금은 보지 말아줘. 잠시 눈을 감아줘. 네가 눈물을 닦고 나면, 너의 눈물을 닦아주고 나면, 다시 웃고 있는 내가 네 앞에 있을테니까. 네가 행복할 수 있도록. ) 응. 잊지 않을게. ( 진짜였을까, 거짓말이었을까. 이바는 어떤 말들도 하지 않았지만, 그 슬프지만 단호한 결의가 보이는 눈에서는 이바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이바와 시선을 맞추는 연보라색 눈이, 따뜻하게 웃는다. ) 고마워, 이바. 이바는 역시 상냥하구나-?♫ ( 평소의 모습과 같이 맑은 웃음소리를 내며, 쓰다듬듯 이바의 머리에 손을 얹으려 한다. )

>>633 설화
( 마법봉을 길게 늘려 빗자루처럼 타고 날아다니면서 즐겁게 순찰을 나간다. 옆에는 마법으로 둥둥 띄운 고양이 인형과 함께. 그러다 옆으로 기울어져있는 설화를 발견하고 얼른 설화한테로 내려가, 마법봉에서 뛰어내리듯 점프한다. ) 앗..! 괜찮아?! 왜 그래?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 쓰러졌다고 생각했는지 허둥지둥 설화를 일으켜주려고 하며. 웃는 얼굴은 걱정스럽게 설화를 살펴보려고 한다. ) 내가 도와줄게..!

>>634 스텔라타
응-! 스텔라타도 그렇게 바란다면, 분명 그럴거야-♫ ( 조금 나아진 것 같은 스텔라타의 표정을 보고, 따라서 환하게 웃어준다. ) 응! 나한테도 남는 건 시간이니까, 혹시 내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불러줘! 기억하지? 내 이름? ( 심심할 때도 아무 때나 불러줘도 괜찮다며 웃는 얼굴은 해맑다. ) 아니야- 나한테는 피워줬어! 그리고, 스텔라타한테도 피어났는걸? 이거 봐-!♫ ( 스텔라타의 손을 천천히 놓고, 마법봉을 휘둘러 거울처럼 변형시킨다. 그리고 스텔라타의 얼굴을 비춰준다. 살짝 미소를 띄운 스텔라타의 얼굴을, 스텔라타가 볼 수 있도록. )

639 명설화 (xFITjPDuM2)

2022-07-16 (파란날) 23:51:25

>>638 리카

...... 밥... ( 얼마나 옆으로 기울어져 있었을까, 몽하니 눈을 뜬 체 엎어져 있던 설화는 누군가 자신의 앞에 서자 입술을 달싹이며 눈을 굴려 바라본다.) ....배고파, 밥.. ( 자신을 일으켜 세우려는 당신의 옷자락을 새하얀 두손이 움켜쥐곤 떨리는 목소리로 웅얼거린다. 고고해보이고, 어딘가의 아가씨 같은 외모와는 다르게 도포 자락을 늘어트린체 배고픔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설화였다.) ......삼일째...

640 테이얀 (ykLVOsgYgA)

2022-07-17 (내일 월요일) 00:07:07

>>618 리카

돕는다는 느낌보다는 물물교환의 느낌이 강하지만 말일세. (무상으로 이들을 도와주지는 않으니까 돕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지 않나, 싶었다. 기록을 위해서 가장 적합한 장소가 그 침엽수림이기에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살고 있어 다른 물건들을 구하기 쉽지 않은 그의 입장상 말이다.) 어서오세요. 어디가 불편하셔서 오셨어요? (평소의 늙은이 말투와는 다르게 사근사근한 젊은 의사의 느낌의 말투를 구사하는 그는 한명씩 꼼꼼히 진료를 봐주기 시작했다. 비록 의술을 할 수는 없지만 엄청난 지식으로 증상을 듣고 병을 유추할 수 있을 수준은 되었으니까. 회복마법을 써주더라도 적합한 곳에 써주어야 그 효과가 좋아지니 필요한 과정이기도 했다.) 3일 정도 지나면 말끔히 나으실겁니다. 불편하시면 이 약초를 빻아서 환부에 발라주면 괜찮을꺼에요. (근처에서 구할 수 있는 약초들로 간단하게 약까지 처방해주던 그는 리카를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사람들을 능숙히 다루는 모습이 마치 예전에도 비슷한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 것 같았다. 수많은 사람들을 다 봐주자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어우ㅡ, 수고했네. 자네 아니었으면 사람들 줄 세운다고 또 시간을 한참 쓸뻔했지 뭔가. 이런 일이 되게 익숙해보이던데 예전에도 해본 적이 있는겐가?

>>620 헤르베라

여성이긴 하지만 반려는 아닐세. 내가 데리고 다니는 사역마인데, 하도 오래 살았더니 이젠 주인에게 잔소리만 늘어놓는다네. 그래도 잘못된 말이 하나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듣게 된다니까. (루이가 반려라니 그에게는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다. 이제 루이는 주종관계를 넘어서서 그에게는 더없는 친구이니까 말이다.) 지금은 공교롭게도 이 자리에 없으니 이렇게 마실 수 있는거라네. 사실 신세를 많이 지고 있기도 하니까 내가 점점 눈치를 보게 된다니까, 하하. (술이 들어가서 그런지 호탕하게 웃으며 다시 한잔을 입에 털어넣는다. 돌아가면 술냄새 난다고 루이가 타박하겠지만 뭐 어떠랴, 지금은 그가 그런걸 생각할 겨를은 아니었다.) 통으로 준다니 배포가 여간 큰게 아니구만 그래. 통에 넣어두고 두고두고 마시면 자연스럽게 그 맛이 깊어지는겐가? 그러니까 그런 큰 통에 보관하는 것이겠지. 가져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니 그렇게 주면 나야 고맙다네. (그의 옆 공간이 찢어지듯이 열리고 그가 틈을 손짓한다. 주려면 이곳으로 넣으라는 것처럼)

>>627 리겔

내 뒤에 신이 있다고하면 마치 독실한 신자 같지 않은가. 그런 기분 나쁜 일은 농담으로도 하고싶지 않네. 사제들이 들으면 기분 나빠하겠지만 말이야. (큭큭대며 웃으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깊은 숲이라 나무 밖에 보이지 않아서 같은 자리를 맴도는게 아닌가 싶었지만 어차피 그런 점도 그에게는 그저 기록할 거리에 불과했다.) 아무래도 그 새끼여우는 살아있는 것으로 밖엔 보이지 않는데 말이지. 어린 것들은 어떤게 되었든 예뻐보이는데, 그 새끼는 특히나 더 예뻐보이는구만. (화상 입을껄 각오하고 만져볼껄 그랬나, 하고 그는 생각했지만 공중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에 헛기침을 두어번하며 딴청을 피운다.) 일개 수인이라니, 자네가 일개 수인이라면 이 중간계는 진즉에 수인들이 차지했겠구만 그래. 사실 푸념할 꺼리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네. 겪어보지 않은 일을 공감할 수 있는 존재는 없으니까 말일세. 자네가 어떤 일을 겪었던 내가 알 수 없는 것과 같은 말이지. (순간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리고 위에서 맴돌던 까마귀가 다시 그의 어깨에 앉는다.) 주변이 어떻게 생겼는지 다 확인한 것 같구만. 꽤나 규모가 있어보이는 숲인데 ... 여기에서 혼자 살면 꽤나 적적하겠구만 그래.

>>633 명설화

이런이런, 길을 잃으셨나? (저번의 기록 이후 다시금 기억을 채워넣기 위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던 그의 눈에 새하얀 도포를 늘어뜨린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갔겠지만 지나가면서 들린 말에 그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물었다.) 이 근처가 길이 좀 복잡하긴 하다네. 왕래가 많은 길은 아니라서 길이 애매하게 나있는데, 하필 또 사람들이 향하는 곳이 다 다르다보니 가다보면 길을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 곳이라 말일세. 가고자 하는 곳이 어딘가? 내가 이 근처 지리는 빠삭하니 데려다줌세.

641 명설화 (giq2Hx8hh2)

2022-07-17 (내일 월요일) 00:09:38

>>640 테이얀

...밥이 있는 곳. ( 엎어진 체로 들려오는 말에 잏어날 생각도 하지 않고 차디 찬 흙바닥에 몸을 뉘인 체 웅얼웅얼 답한다. 그리고 울려퍼지는 꼬르륵 소리)..배고파서. 못 먹은지 오래. (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한숨을 푹 내쉬며 웅얼거린다.)

642 레갈리스 (V0nYA19rv6)

2022-07-17 (내일 월요일) 00:17:43

>>598 헤르베라
(아이의 의식이 돌아온 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지난 뒤였다. 누워있던 아이의 눈이 서서히 뜨인다.)
으음─
(기운 빠진 소리를 내던 아이는 곧 상체를 일으킨다. 그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주변을 활보하던 토끼 중 한 마리가 아이의 품으로 뛰어든다.)
후후, 이게 누구야. 작고 귀여운 친구 아니니.
(아이의 표정이 밝아진다. 토끼의 복슬복슬한 밀색 털을 웃으며 매만진다.)
(그러던 아이가 문득 제 근처에 앉아있는 당신을 보고 의아한 듯 눈을 깜빡인다.)
어라, 그대는─ 여기서 무얼 하고 있니?

>>599 리카
고맙단다, 나 역시도 그대의 행복을 바라겠어.
(아이가 마주 웃어보인다.)
응? 왜 그러니.
(당신의 미소가 멎는다. 아이는 당신의 행동에 걱정스런 말투로 묻는다. 그러다 뒤늦게 그 의미를 알아챈다. 아이가 옅게 웃는다.)
후후, 내 말이 낯간지러웠던 모양이야.
(여타 지성체들은 부끄러움을 느끼면 볼을 붉힌다 알고 있다. '사랑'이라는 말도, 보통 연인에게만 속삭이는 거라던가. 그래서 당신이 부끄러워하는 건가, 아이는 막연히 추측할 뿐이다. 나의 사랑엔 유성애적 의미가 없음에도.)
하지만─ 그대의 그런 모습도 사랑스럽기 그지없어.
(장난기라도 발동한 걸까. 아이는 오히려 생글생글 웃으며 그리 말한다.)

>>600 블량슈
아주 많이 난단다. 그대에게서도 진한 향기가 느껴져.
(긍정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바다 냄새는 친숙한 향이라 좋았다.)
가끔은 아무런 생각 없이 행동하는 것도 좋지.
(아이는 가볍게 웃어보인다.)
그대는 이전에도 드래곤을 만나본 적이 있니?
(당신의 말은 살짝 의외였다. 아이가 흥미를 표한다.)
그 드래곤의 이야기도 궁금하구나. 난 동족에 대해 아는 게 없어, 부끄럽게도.

>>602 나하르
아아, 그렇지. 그렇고말고. 인간의 정신력은 무릇 강한 법이야.
(아이가 제 손을 가슴께에 얹어보인다. 어째선지 슬퍼하는 것도 같다.)
하지만 인간이 어째서 지옥에서 살아야 하는지, 난 잘 모르겠구나.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서글픈 표정을 지어보이는 것도 잠시다.)
후후, 티가 많이 났었니.
(간단하게 제 정체를 간파한 당신에게 아이가 웃음지어보인다.)
나는 세상을 관찰하는 것 자체가 좋단다. 생명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풍경이 얼마나 재미난지.

>>603 세투스
밤하늘을 비추는 호수에 비견될 만하다니. 나도 우주의 풍경을 감상해보고 싶구나.
(당신의 자신만만한 태도에 감동이라도 받은 듯.)
저런. 우주에서 길을 잃는다면 여간 골치아픈 일이 아니겠어.
(우주는 엄청 넓으며 사방이 새까맣다 들었으니.)
후후, 그때가 오면 내 그대를 찾도록 하마.
(말은 그렇게 하지만, 이루어지기엔 요원한 약속이다. 하늘 높이 날아본 적도 없는 용이 어찌하여 우주까지 갈 수 있을까.)
그대는 어쩌다 우주를 여행하게 되었니?

>>605 이바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야. 그대가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안심한 듯 웃어보인다. 신에 대한 이야기에는, 말없이 새끼 송사리를 놓아줄 뿐. 작은 생명체가 제 손을 떠나 나아간다.)
그 물고기는 여전히 만물을 사랑하고 있단다. 그들이 죄악을 범해도 말이야. 모두 신에게서 배운 것이지.
(아이의 눈빛이 따뜻해진다. 마치 옛 추억을 회상하는 것처럼.)

>>606 레인
어두운 곳을 지날 때는 항상 조심하고 있단다.
(당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후후, 그대는 장난을 즐기는 성정인가 보구나.
(아이는 옅게 웃어보인다. 당신의 말이 재밌다는 듯.)
어둠—이라.
(아이가 중얼거린다.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서.)
방금 궁금한 것이 하나 더 생겼단다. 그대의 본질은 어떤 것이니?
(여전히 웃는 얼굴로 당신에게 질문한다.)
그대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호기심이 생긴 것 뿐이야.
(인간이 아닌 것은 확실하나, 느껴지는 기색이 두리뭉실하여 무엇이라고 정확히 단정짓기가 어려웠다.)

>>607 바벨
(아이는 말없이 당신에게서 손수건을 받아든다. 눈가를 꾹꾹 눌러 닦는 그 행동이 어쩐지 기운없어 보인다.)
그래, 바보같다는 건가— 허나 설령 훗날에 상처입는다고 하여도─ 나는 주저하지 않을 게야.
(아니, 주저할 수 없다. 나는 그대를 추억하기 위해 그대를 필사적으로 흉내내고 있다. 그러니 나도 두려워할 수 없다. 그대가 그토록 사랑했던 인간에게 참살당한 것처럼─ 그대는 죽어가면서도 인류를 걱정했다지.)
그이는─ 명을 달리했단다. 나만이 죽지 못해 살아있지. 그대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지 않았니.
(아이가 눈을 감는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려온다.)
재미있다니 다행이야. 지루한 이야기는 아닐까 걱정했단다.
(그리 말하며 당신에게 도로 손수건을 돌려준다. 손수건에 물 자국이 선명히 묻어있다. 조금은 부끄러운 듯, 멋쩍은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하고.)
아아, 괜한 이야기를 물은 것 같구나.
(시선을 내리깐다. 당신의 정인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 끝이 좋지 않았다는 것만이 어렴풋이 짐작될 뿐이다.)

>>633 명설화
(여느 때와 같이 숲을 거닐던 아이. 훤히 드러낸 맨발로 풀밭을 걸으며 숲의 향취를 느끼고 있는데. 근처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응?
(기척을 따라 나무 사이를 헤치고 나오니, 갈림길 앞에 주저앉은 당신이 보인다. 아이가 당신에게 다가간다.)
그대, 어디가 안 좋은 거니?
(썩 걱정스런 목소리다. 아이는 무릎을 짚으며 당신과 눈높이를 맞추려 한다.)

643 명설화 (0M15dPn4bE)

2022-07-17 (내일 월요일) 00:23:14

>>642 레갈리스

..... ( 엎어진 체 힘없이 눈을 깜빡이던 설화는 자신과 눈을 맞추려는 당신을 멍하니 응시한다. ) ... 배서파.. ( 천천히 한 팔을 들어 당신의 옷자락을 간신히.움커쥐곤 작게 웅얼거리며 말한다.) ....사람..3일 굶으면...죽어.. 설화, 죽을거야. (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다 눈을 감으며 웅얼거림이 끝난다.)

644 바벨 (XRTPoWWzfI)

2022-07-17 (내일 월요일) 01:49:20

>>631 이바
머지 않아 볼 기회가 있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기대하는 당신에게 피식 웃어보인다. 싸우는 일이 적지도 않을텐데, 굳이 이렇게 서두를 필요 있나 싶었다.) 뭐. 왜. 뭐. (당신이 그를 째려보자 그는 당당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았다. 이내 씨익 웃고는) 그래. 그보다도 한참이라... 평소같으면 텔레포트를 사용하겠지만 마법으로 따지면 드래곤은 나보다 상위의 존재라. (마법에 통달한 자라면 드래곤에게 들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에게는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오크는 대개 포악하다. 그리고 그놈은 화가 난 상태였지. 다혈질에다 기본 전투력이 높은 종족인 오크가 화난 상태라면 대화하는 건 좋은 선택지가 아니야. (많이 겪어본 듯 말했다. 아니, 많이 싸워본 것인가?) 그리고 안심해라. 적당히 했으니까. 날려보내기만 했을 뿐이지 죽이진 않았어. 오크는 튼튼하니까 어디 부러진 곳도 없을 거야. 기껏해야 기절했겠지. (묘한 표정에 어깨를 으쓱거렸다. 딱히 죄책감은 없어보이는 표정.)

>>633 명설화
(산책- 아니, 탐색을 하던 와중이었다. 단순히 둘러보기만 하려던 차에 당신을 발견했다. 숲 한복판에 있는 사람이라니. 호기심이 들어 당신에게 다가갔다.) 이런 곳에서 노숙하면 감기걸리거나 짐승들이 물어간다. (당신의 앞에 쪼그려앉아 당신을 내려다본다. 어둠이 드리운 얼굴에서 그의 금안이 밝게 빛난다.) 집이 어디야? 데려다줄게.

>>634 스텔라타
...그건 아니야. 그런 거창한게 아니라, 그냥... (순수한 당신의 설명에 어떻게 할까 고민한다. 차라리 아까처럼 철학 이야기였으면 좋으련만.) 그냥 내가 쑥맥이라서 그래. 씁... (이걸 솔직하게 말하게 될 줄은 몰랐다. 술 땡기네.) ...뭐가 좋다는 건지. (당신의 말에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린다. 타인이 보는 시선과, 자신의 시선은 다른 법이었으니.) 압도적인 부도, 지위도, 명예도...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지. 필멸도, 불멸도, 무능도, 전능도, 그 어떤 것도 그 자체만으로 행복을 가져다주진 않는게 당연한 건지도 모르지. (물론 온전한 전능함- 창조주와 같은 힘을 얻는다면 모를까. 그러다 당신의 말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렇네... 신이 불멸을 잃었다면, 당신의 말처럼 우리와 비슷한 처지려나. 그때가 되면 우린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 때가, 있기는 할까. (마지막에 갈수록 목소리가 힘을 잃는다. 기대하고는 있지만, 현실성 없다는 것을 알기에.)

>>635 헤르베라
밑빠진 가방이라 하니 뭔가 그렇잖아. 낡은 가방같고. (나름 애착품이라는 것일까. 당신이 파고들지 않고 넘어가면, 그 역시 툴툴대면서도 더 말을 얹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게 당장은 술 얘기만으로도 이미 할 얘기가 넘쳐났으니.) 이레동안 술을 마셔도 취하지도 않았다고? 이미 필멸자의 수준을 넘어선 것 같은데... 당신은 술을 마실게 아니라 몸에다 직접 술을 집어넣어야겠는걸. (키득키득 농담을 던졌다. 술을 주입하면 금방 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 와중에 당신이 되려 매듭을 툭툭 건들자 그는 얼굴을 손으로 탁 짚고는 시선을 돌려버렸다. 저런건 보지 않는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그리고 긴 감상이 끝나고 그는 후아... 하고 숨을 뱉는다.) 윽... 술기운 때문에 신성력 새어나올 것 같아...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로 당신이 알기 어려운 소리를 중얼거린다. 실제로 그가 초크를 만지작거리기 전엔 푸른색 숨결이 그의 숨에서 새어나왔고.0 미안하지만 인간세계에서 귀한 술이란 술은 다 마셔봤어. 그럼에도 이것 하나에 비견되지 못하는 거야. 일찍 왔어봤자 결과는 같았겠지.) 우와아아악. 이게 무슨 짓이야! (쓰다듬을 피하지 않은 건지, 못한 건지... 불안하게 당신을 바라보던 그는 머리가 흐트러지자 이상한 소리를 내뱉으며 당신을 째릿 바라보았다. 어째서인지 조금 귀 끝이 빨개져있기도 했고.) 짓궂잖아 당신... 그래도 이거 주니까 봐줄게. 봐주는 정도를 넘어서 절이라도 해야하나 싶을 정도의 양이지만. (놀란 마음을 가다듬으려 했는데, 당신이 준 술 궤짝 때문에 더 놀라버렸다. 재미있는 것은 이정도의 양이면서 "언제 다먹지" 보다는 "이것도 금방 마셔버리겠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이었다.) 크핫.. 그거 재미있겠네. 언젠가 당신이 준 술병을 무기로 사용할 날이 와도 재미있겠어.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궤짝은 허공에 떠올라 가방 속으로 '들어간다'. 말 그대로, 종잇장이 구겨지듯 궤짝과 술병들이 구겨지더니 가방 속으로 들어가버린 것이다.) 그나저나 당신 이름은 뭐야? 술도 양껏 선물해준 고마운 친구인데, 이름이라도 기억해두고 있고 싶어서.

>>638 리카
네가 아니었다면 나도 초면의 사람과 친구하진 않았을 거야. (그는 조용히 말하다가 당신을 바라보더니 키득 웃었다. 환한 미소다.) 네가 너였기 때문에 나와 친구가 된 거야. 내게 고마워 할 필요는 없어 (그게 당신의 장점이었으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난 안 착하다니까. 그렇게 믿다가 나중에 속았다고 생각해도 난 모른다? (농담스레 말했지만 어쩐지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말이다. 어느정도는, 사실도 포함하고 있었기에.) 다 하는 것도 좋지- 무엇부터 하는게 좋으려나. 리카는 뭐부터 하고싶어? (당신과 하는 거라면 뭐든 상관 없었기에 그는 즐거운 표정으로 그렇게 물어볼 수 있었다. 당신과 마주웃으며 키득키득 소리를 내다가도) ...내가 태어난 고향하고 같은 느낌이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기분 좋지.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거짓말을 하고있지 않은 것 같아 더이상 반박하지 못했다. 대신 고맙다며 미소지었다. 그러다 고향이 자신을 불렀다는 이야기에) 그럴지도 모르지. 최소 몇백년은 떨어져 있었으니... 나도, 내 고향도, 서로를 그리워하고 있었을 거야. 어쩌면 네가 여기까지 온것도 이곳이 널 불렀기 때문일지도 모르지. 내 새로운 친구를 보고싶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오지 못했다. 행상인을 시작하고서야, 올 수 있었으니.) 바다는 처음이야? 리카가 좋아한다니 다행이지만, 처음이라면... (당장이라도 당신에게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다. 카페라도 갈까, 하는 생각은 온데간데 없다. 술 깰 때까지는 돌아다니자고 했지만...응.) 역시 감질나지 않아? 이런건.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당신을 바라보더니, 당신의 손을 붙잡고 모래사장을 앞서 뛰어간다. 당신이 이끌릴 정도로만, 저항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이끌려 뛰어갔겠지.) 바다 가보자. 역시 지금 가는게, 가장 즐거울 것 같아. (드물게도 진심으로 기대된다는 듯 그 역시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642 레갈리스
그 끝에는 비극적인 결말이 있을 뿐이야. 하지만 그 비극에도 당신이 그 뜻을 고수한다면, 난 간섭하지 못해. 그렇기에 슬퍼할 뿐이야. (푹 한숨쉬었다. 당신이 말한대로, 그는 그이라는 사람의 끝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죽지 못해- 라는건 역시 당신도 불멸자구나. 나처럼 뜻하지 않게 불멸자가 된 사람이야. (눈꺼풀 파르르 떨리는 당신을 쓰다듬어주려 손을 뻗었다. 손을 내치지 않았다면 당신을 위로해주듯 쓰다듬었겠지.) 지루할 틈 없게 이야기를 너무 잘해줘서. (멋쩍은 미소에 빙긋 온화한 미소를 지어 마주웃었다. 물자국 선명히 묻은 손수건을 보며 약간의 동정을 느끼고는 집어넣었다.) 반대야. 내 정인은 살아있어. 마음속에선, 죽었지만. (그는 애증섞인 눈초리로 수면을 바라본다. 무엇을 보고있는 것일까.)

645 마논 (YULMRBUgaM)

2022-07-17 (내일 월요일) 03:46:19

>>578 헤르베라
헤에, 아무래도 미물 너는 이 세상의 진리를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는 모양이네~? (헤르베라의 답변이 마음에 드는 걸까. 그것은 꺄르륵하고 웃었다.) 좋아! 아무리 신의 사자인 마논이라도 술 앞에서 딱히 옳고 그름따위를 설파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그나저나 이 술. 흐음- (술의 첫 맛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니면 뭔가 꼬집고 싶은 부분이라도 있는지. 오묘한 표정으로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아, 그래. 이거 먼저 받지 그래? 오래 들고 있었더니 팔이 아프거든. (문득 그것이 무언가를 건넨다. 종이 봉투다. 직접 들어보면 적지 않은 무게감이 느껴질 것이다.)


>>590 리겔
몸~? (키득키득.) 아아, 마논의 이 아름다운 몸 말이야? 글쎄? 마논도 처음이라 확답은 못 해주겠는데...~ (베싯,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더니.) 이렇게 하는게 맞으려나~? (몸을 옆으로 움직여 손을 피한다. 춤추듯 살랑거리는 가벼운 움직임이다.) 아님 이렇게? 캭캭캭캭! (양손을 모으고 깍지를 낀다. 총모양으로 삐죽 튀어나온 손가락. 손가락 끝이 수증기 속의 리겔을 겨누고 있다. 이윽고 빛이 서서히 손가락 끝에 모이고는,) 빵!★ (여러 개의 빛 줄기가 한 순간에 터져나오며 위협적으로 리겔에게로 쏘아졌다.)


>>591 스텔라타
그래, 신의 사자! 그런데 뭐야, 너. 설마 아직도 못 믿는 거야? 한 번 태워주면 믿을 것 같아? (스텔라타의 반응에 기분이 안 좋은듯, 퉁명스런 표정이다. 손바닥을 펼치자 백금빛의 화염이 허공에서 타오른다.)
캭캭캭. 글쎄~? 일단 마논보다는 작아 보이는 걸? (키득거린다.) 네가 어떤 죄를 지었는지, 무엇을 잘했는지 그런건 상관 없어. 신이 너희를 버린 건 이미 오래 전부터 기정 된 사실이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불안해 하지 않아도 돼. (손이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러다가도 피어오르는 풀과 꽃의 향에 '얘한테 나는 건가?' 하고 고개를 기울이며 무심코 생각해버린다.) 오히려 좋은 거 아닐까~? 자신이 지은 죄를 괘념치않고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은 말이지. 안 그래? (뒤를 돌아보는 스텔라타에 잠시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더니. 생긋 웃는다.) 그건 마논이 정하는게 아니야. 온전히 너희들이 하기에 따라 달렸지. 이 세상에 미련이 없는 어리석은 자라면 아프지 않을 것이고, 아니면... 반대로 이 세상에 남은 것이 많이 있는 녀석은 있는 힘컷 꿈틀거리겠지. 고통은 그 댓가라고 생각하렴. 뭐, 어차피 어느쪽이든 결과는 같지만 말이야? 그리고 상식적으로 짓밟는데 어떻게 안 아파? 제정신이니? 마논은 반대로 너희들이 아파하는 걸 보고 싶다고. 이제 말 다했으면 앞에 볼래? (그것은 스텔라타의 고개를 잡아 강제로 돌리려 한다. 그리고 이어서 머리를 만지는 손길은 폭력적인 말과는 다르게 살가로운 손짓이다.)
~그리고, 고통없는 삶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겠어? 화상을 입어야 불이 뜨겁다는 사실을 알고, 그렇게나 뜨거운 불을 이용할 수 있겠지. 하지만 그런 사실을 몰랐다면?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게 과연 행복일까? '인간'은 지금까지 그렇게 성장해 왔어. 후후, 참 어리석지? 뻔한 사실을 굳이 겪어야만 알 수 있다니 말이야. 그러니 너, 스텔라타도 혹여 아프더라도 그건 축복이라고 생각하도록 하렴? 캭캭캭. (자비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웃음이다. 스텔라타는 이때쯤 머리에 무언가 묶이고 있다는 감각이 느껴졌을지도.)


>>596 레갈리스
글쎄~? 과연 어떨까? (그것 또한 미소짓는다. 벌어진 입꼬리는 아이의 미소가 품는 뜻과는 거리가 멀다.) 말은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겠지. 끝을 본 적이 없는 무지한 자가 품는 어리석은 생각. 하지만 마논은 알아. 신의 축복을 받아 불멸하는 너희들이, 이 세상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된 순간 어떤 얼굴을 하게 되는지.
(어느새 그것은 입가에서 더러운 미소를 치우고는 생글대며 밝게 웃고있었다.) ~그러니까 보러올게. 마논은 드래곤, 너를 계속해서 관측할거야.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계속해서 말이야. (이윽고 빛이 그것의 등 뒤로 모여든다. 모여들어서 하나의 커다란 날개의 형상을 띈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네 사랑. 아아, 정-말 궁금해. 캭캭캭캭! (그것의 발이 지면에서 서서히 떨어지더니, 다음 순간엔 빛의 잔무리를 남기고 자리에서 사라져버렸다.)
/막레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603 세투스
흐응, 스타게이저라. 우주를 그렇게 들쑤시고 다니면서 이쪽 시간축에 대한 개념도 모르고 있는 거야? 캭캭캭, 미물. 진짜 어리석네. (대놓고 비웃는 웃음이다.)
얘, 그럼 마논이 마논 말고 더 있겠어? 정신 차려줄래? (언짢은듯 말하다가도, 세투스의 말에 고개를 가볍게 기울이며.) 그래도 뭐, 너의 고유명사라는 말이 아주 틀린렸다고는 할 수 없겠네? 마논은 원래부터 신의 소유였으니까 말이야. 애초에 이름에 의미 따위는 없어. 이름은 단지 기억에 의존하는 덜떨어진 존재들이 편의상 만들어낸 개념일 뿐. 너도 나도 원래라면 우주를 떠도는 쓰레기 1, 아름답고 성스러운 신의 사자 5. 이런 식으로 불려야 할테니까.
그래, 즉. 마논이 너희들에게 알려줄 진리란 바로 이런 거야. 이 세상은 신의 이름 아래에 전-부 의미없는 허상이라는 것 말이야. (키득키득.) 그러니까 미물, 너는 잘하고 있는 거야. 그러니 계속 그렇게 의미없이 떠도는 삶을 즐기도록 하렴? 캭캭캭캭! (세투스를 충분히 낮춰보고도 신경을 거스르는 웃음이었다.)


>>606 레인
당신의 본질에 대해선 마논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어. 당연하지 않아? 그러니까 그딴 원론적인 얘기는 광장에나 가서 설파하시지? 몇 명 정도는 당신 말에 귀 기울여주며 추종할지도 모르지. 뭐, 대부분은 신성모독이라며 당신을 화형하려 하겠지만 말이야? 캭캭캭. (레인이 식사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그것은 진심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는 얼굴을 하며 고개를 꺾었다.)
싫은데? 마논이 왜 그래줘야 하지? 말했잖아, 마논은 신의 사자라고. 먹을 필요도, 마실 필요도, 잘 필요도 없어. 그런데, 하물며 식사 행위를 하면서 외신이라는 것과 마주앉아 신에 대해 떠든다고? (질색하는 얼굴이 되어, 표정을 구긴다.) ...아아- 알겠다. 당신은 정말 마논이 토악질을 하는 꼴이 보고 싶은 거지?
게다가 그건 저열한 미물들이나 채용할 법한 비효율적이고 뻔한 접근법이야. 식욕에 기반한 식사 행위를 이용해 우호적인 스탠스로 접근해서 상대의 정보를 캐내려 하지. 알고싶은게 있으면, 차라리 마논을 삼켜버리지 그래? 정보를 흡수하면 되잖아? 그게 외신들의 스테레오 타입 아니었나? 자신이란 존재에 대해 그렇게 잘 알고 있다면서 왜 내숭을 부리고 있는 거지? (가느다랗게 변한 눈이 날카롭게 시선을 던진다.) 대답해보지 그래? 만약 당신이 마논이 납득할만한 답을 내놓을 수 있다면 가줄게. 그 '테이스티 로드'. 뭐, 그럴리는 없겠지만 말이야. 캭캭캭.


>>607 바벨
후후, 왜? 마논이 궁금해 하는게 있으면 안 되나? 아니면 말하지 못할 끔찍한 비밀이라도~? (키득키득.) 걱정 마! 마논, 성스럽고 자애롭고 아름다운 신의 사자니까? 솔직하게 털어 놓는 걸로 네 죄를 사해줄게. 흔히 너희들은 이따위 행위를 고해성사라고 하지? 그런 반푼어치 같은 성녀같은 것들보다 '진짜' 신위를 지닌 마논 쪽이 훨씬 믿음직스럽지 않아~? 캭캭캭. (자기 스스로를 추켜올리며 세상의 온갖 존재들을 깔본다. 신성과는 거리가 먼 행위였지만 바벨의 앞에서 그 행위를 실천하며 보란듯이 웃음을 흘리고 있는 그것은 어느 무엇보다도 신과 가까운 존재였다.)
흐응- (이야기를 흥미로운듯 경청하는 그것의 모습도 그에겐 의외처럼 여겨졌을까. 이야기가 계속 되는 와중에도 빛을 담은 듯한 동공을 담은 눈동자가 바벨을 응시하곤 했다. 이야기를 듣다못해 거의 바벨의 구석구석을 다시 살피는 듯한 시선이었다.) 그렇게 지금의 쑥맥에 바보처럼 순진한 인간이 탄생한 거구나? 과연, 알 것 같네. 설마 신을 섬기는 견습사제 출신이었을 줄이야. 저번에 널 회복시켜줬을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일부러 과거를 회상시키려 하듯, 그것은 베싯 웃으면서 입술 끝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보였다.) 그래, 하지만 네가 그 삶을 가까스로 탈피하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다른 의미의 구원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그렇지 않니? 신께서는 너희들을 직접 거둬가겠다고 한 것도 아니며, 연애하지말라 엄포를 놓은 것도 아닌데 스스로 의미도 없는 목줄을 차고 구원을 허덕대면서 그 간증으로 미물 본위의 기능과 쾌락을 필사적으로 부정하는 모습이란... 아아, 정말 성직자란 존재들은 중간계에서 가장 어리석은 것들이야. (두통이 오는듯한 과장스런 제스처를 해보인다. 그러다 바벨을 힐긋보더니,) ...바로 너말이야. 어리석어! (손가락으로 코끝을 가볍게 찌르려한다. 그것은 꺄르륵대며 웃고는 바벨이 따라준 잔을 들어 입에 가져다 댄다. 한 모금, 두 모금, 천천히 기울여진 술잔은 그렇게 원샷으로 비워진다.)
마논? (술잔을 입에서 치우고 손등으로 입가를 훔친다. 의문을 띄는 어조와 눈동자가 바벨의 물음이 꽤나 의외스럽게 다가왔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것은 대신 다른 생각이 들었는지 입꼬리를 천천히 찢어올렸다.) ~인간. 마논에 대해서 알고 싶어? 사제조차도 되지 못하고 지금은 신의 노리개로 전락한 인간이 신의 사자의 출처를 알려고 하다니. 아까부터 정말 건방지네. 그래, 이번엔 네 병의 술을 섞어볼까~? 방금 너, 신보다 뛰어난 인간이 있다고 했지? 아쉽게도 너는 그것도 아닌것 같고 그 의견엔 전혀 동의할 수 없지만, 이건 네가 견습사제 때부터 싸구려 에일로 길러온 스스로의 역량을 시험해 볼 좋은 기회가 될 거야. 버틸 수 있다면 조금은 인정 해줄게. 만약에 이걸 전부 마시고도 멀쩡하게 마논과 대화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예고한대로 테이블 위에 있던 모든 병을 바벨의 잔에 때려부었다. 가차없이 섞여서 차올라가는 술은 밤의 바다처럼 폭력적이며,) 알려주지. 마논의 고향을. (사람을 끌어들인다. 그것의 눈동자는 예의 그것처럼 광기로 넘실거리고 있었다.)


>>633 명설화
(옆으로 기울어진 끝에 쓰러졌을까, 아니면 가까스로 중심을 잡았을까.) 상관없잖아~? (만약 쓰러졌다면 허리를 기울이고서 하늘을 온통 가린 채 생글대며 웃고있는 여자가 보일테다. 마치 설화의 모습을 구경이라도 하듯.)
어차피 진실 된 죽음에 이르지 못하는 몸. 몇 번이고 굶어 죽어도 상관 없을텐데. 그러니 이번에도 그냥 죽어버리지 그래~? 그 편이 차라리 편할텐데 말이야. (조언같지도 않은 조언을 나불댄다. 과장스럽게, 연극처럼 움직이는 몸짓이 여체의 아름다움과 괴리를 만들어 낸다.)
미물의 신체란 신의 축복을 받아도 어찌 이리 연약하다는 말인가. 아아! 신이시여, 정녕 이것이 당신의 뜻입니까~? 캭캭캭캭. (그렇기에 그 여체안에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이 틀림 없다.)

646 리겔 (ccm7VQsPJ6)

2022-07-17 (내일 월요일) 04:58:45

>>630 바벨
사람의 간은 맛없어서 안먹어. (농담임이 분명하나 농담처럼 들리지 않을지도 몰랐다. 그 농담을 뱉는 여우의 표정에 웃음기라고는 없었으니까. 어차피 받아들이는 당신은 농담으로 받아들일거라는 건 여우가 알고 있었다.) 동방의 어느 곳에서는 여우가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여우의 노란빛 눈동자가 당신에게 향했다가 이어지는 말을 들었을 때 반응했다. 당신이 중얼거리는 독백에 대해 여우는 얹짢은 표정을 지었고 당신의 눈이 떠졌을 때 여우의 표정은 언제 그랬냐는 듯 무덤덤하게 바뀐다.) 아- (무덤덤한 표정으로 여우가 무심한 태도를 고수했다. 축복. 사랑. 특권… 특권? 사랑? 그딴 게 전부 무슨 소용이 있다고. 여우가 실소했다.) 그래? 그런데 왜 나는 전부 처음 듣는 이야기일까. 혹시나 말하는 거지만 그 이상 그 신인지 뭔지에 대해 이야기할 거라면, 돌아가는 게 좋을거야.

>>645 마논
나쁘지는 않군. 다짜고짜 쳐들어와서 공격부터 날리는 예의 없는 행동을 하는 인간치고는 말이야. 정체도 밝히지 않고. (공격을 피할거라고 생각했다. 여우는 뻗었던 팔을 짧게 움직였다. 주먹만한 크기의 공과 비슷한 모양새를 한 여우불들이 여러개 떠올랐고 당신에게 쏘아진다. 쏘아지던 불꽃들이 반원으로 형태를 바꾸었다.)
(겨눠져 있는 당신의 손 모양을 응시하던 여우가 숨을 들이마셨다가 짧게 내뱉었다. 위협적으로 날아오는 빛줄기들을 팔이든 뭐든 이용해서 쳐내버려도 되겠지만 굳이 다치고 싶지는 않은데. 여우의 앞에 성체 크기의 또다른 여우들이 일제히 나타나서 빛줄기들을 향해 주둥이를 열어 화염을 쏘아냈다. 상쇄시킬 생각이었다.)

>>638 리카
(고소 공포증이 없다면 됐다. 저렇게 망가져 있는 물건을 잡기에는 여우의 손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찢어지기라도 하면 귀찮아질테고. 당신을 가볍게 안아서 인형이 걸려있는 위치까지 올려준 여우는 당신의 손에 인형이 구출되는 걸 보고 있다가 살아있는 것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가볍게 미간을 찡그렸지만 금새 폈을지도 모른다.) 영역 내의 일이였으니까 됐어. 감사를 받으려고 한 일도 아니고. ( 당신을 다시 땅으로 내려준 여우가 감사인사에 눈만 깜빡이고 있다가 조금 느릿하게 답했다. 어떤 사정이 있는 게 분명한 인간에게는 어설프게 말을 걸면 안된다는 것을 배워서 알고 있기도 했고 옛날이면 모르지만 지금의 여우는 당신과 같은 인간의 사정을 캐물을 생각따위 하지 않고 있었다. 당신을 보는 여우의 노란빛 눈동자가 감정마저 눌러버릴만큼 깊은 허무함만 있었을까. 여우가 들어왔던 길목으로 몸을 돌렸다.)

647 헤르베라 (eameqYyMww)

2022-07-17 (내일 월요일) 06:50:20

>>637 명설화
으음? (명백히 박자가 느린 반응에 그녀가 고개를 기울인다. 기울어진 고개는 주저앉은 이가 일으키는 몸을 따라 원래대로 돌아온다. 그렇게 일어나서 한다는 말이 그녀가 듣기에 재밌었는지 웃음을 터뜨린다.) 하, 하하! 이건 또, 재밌는 그대로구나! 그래. 인사는 중요한 법이지 안 그런가! (시원하게 웃고 그녀의 어깨에 걸친 주머니를 뒤적였다. 작지만 불룩한 주머니에서 나온 건 종이로 감싼 두툼한 육표 뭉치와 말린 치즈 한웅큼이다. 그걸 맹해보이는 이에게 내밀었다.) 가진게 이것 뿐이긴 하다만. 괜찮다면 먹게나. 아, 마실 것도 있다네. (재치 주머니를 뒤적여 이번엔 작은 유리병을 꺼낸다. 레몬과 사과 조각이 들어있는 음료는 상큼달달하며 시원해서 목을 축이기 딱이다. 그것도 내밀고 묻는다.) 그래서- 그대는 예서 어디로 가고 있었던 겐가? 갈 곳이 있었던 겐가?

>>638 리카
음. 운이 좋다면 기억할지도 모르겠군. (유야무야 흐리듯 말한 그녀를 소녀가 바라보아도 시선은 마주치지 않는다. 보이는 건 두껍게 드리운 새까만 베일의 표면 뿐. 그것은 확실하게 시선을 차단시키고 있었다.) 아, 그대, 그쪽이었나? 그럼 미안할거 없다네! 필요가 없는 것에 취향이 있을 리가 없는 건 당연할지니. 괘념치 말게나! (그녀는 그제야 이해되었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이것이 얼마나 덧없는지 또한 잘 알고 있었다. 타자의 정보 따위는-) 맛있게 먹어주니 보는 내가 다 기쁘구만. 헌데 그대에겐 조금 일렀나보이. 요 보게. 벌써 볼이 자알 익지 않았나! (하하. 그녀는 유쾌하게 웃으며 과감하게 소녀의 볼을 조물거렸다. 그다지 강한 술이 아님에도 벌써 얼굴에 홍조가 오르는 소녀를 보고 작은 유리병을 손에 불러낸다.) 그대로 계속 먹었다간 그대에게 영 부끄러운 기억이 남을지 모르니 말이네. 자. 나머지는 이걸 섞어주겠네. (그녀가 손에 부른 병을 열어 소녀가 든 잔에 내용물을 붓는다. 색 없이 투명한 그것은 작은 별과 같은 결정이 섞여 있어 흐름을 따라 반짝인다. 남은 과일이 잠길만큼 붓고 병끝으로 잔 가장자리를 톡톡 두드리자 과일들이 녹아 섞인다. 그 속에서 별의 결정은 녹지 않고 남아있어서 붉고 노란 술을 반짝반짝 빛내주었다.) 음! 그런 마시는 건 나가서 하세. 마침 나무들 사이로 별이 보일 시간이라네. (그녀는 소녀의 어깨를 스치듯 두드려주고 앞장서 창고를 나간다. 밖으로 나가 고개를 들어보면 높다란 나뭇가지 사이로 검푸른 밤하늘에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640 테이얀
그랬는가. 반려가 아니라 사역마라. 허나 그대 말하는 걸 들으면 이미 그저 사역마는 아닌 듯 보이네만? 반려는 아니더라도 거진 가족이나 다름없는거 아닌겐가. (그녀는 들은 그대로 든 생각을 말하며 그와 같이 술을 마셨다. 반려도 사역마도 가족도 그녀에겐 연이 없을 일이라 입에 담는게 영 어색했다.) 그대 깐깐히 말하는거에 비해 영 허당인가보이. 사역마한테 신세를 지고 잔소리를 들으니 말일세! 그이 참 고생도 많겠어! (그녀는 그의 얘기를 즐거워하며 연신 잔을 비웠다. 잔이 비기 무섭게 술병이 잔을 채운다. 그가 아공간인 듯 허공에 갈라짐을 만들자 그녀는 불러낸 술통들을 그 안으로 휙휙 넣었다. 손짓을 따라 크고 퉁퉁한 술통 넷이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대에게 이만큼 준다 하여 술이 부족할 일이 없으니 주는 거라네. 저기 보게나. 저게 내 술창고라네. (그녀는 손을 들어 그의 뒤쪽을 가리킨다. 드높은 나무들을 그대로 기둥 삼아 만든 거대한 창고를.) 저기에 들은 술에 비하면 그대에게 준 것은 티끌도 안 되네. 그러니 이걸로 배포가 크니 어쩌니 하지 말게! 듣는 내가 부끄럽다네! (하하! 시원하게 웃고 술 한모금 넘긴다.)

>>642 레갈리스
(아이가 깨어나길 기다리는 시간은 그녀 주변을 맴돌던 소동물들이 경계를 풀고 온갖 장난거리를 치기에 알맞은 시간이었다. 잠에서 깬 아이가 본 그녀는 소동물들의 좋은 둥지 대신이 되어주고 있던 참이었다.) 오. 깼는가. (무릎 위에 한가득 옹기종기 올라앉은 다람쥐며 토끼며 슬슬 쓰다듬던 그녀가 아이의 기상을 눈치채고 반응했다.) 무얼 하고 있느냐고? 별건 아닐세. 지나가는 길에 그대가 누워있길래 죽었나 싶었는데 아닌 듯 해서, 대체 뉘인가 하고 기다려본 거라네. 그런데 깨도 별 차이가 없구만? (그녀는 고개를 갸웃 하며 생각한 그대로 툭툭 내뱉었다. 베일 너머 희미하게 보이는 입술은 웃고 있었다.) 그러는 그대는 어이하여 이런 곳에서 자고 있었는가?

>>644 바벨
(그녀의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툴툴대는 그를 보며 그녀는 웃는다. 웃을 뿐이다. 웃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는 것처럼. 웃으며 농담을 받아친다.) 내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그런 짓 한번 안 해봤을까! 별짓을 다 해도 취하질 않더군! 몸뚱이가 너무 튼튼해도 탈이라네. 재미가 없으니. 재미가! (그녀는 정말 취하기 위해 별에 별짓을 다 했었다. 너무 많이 해서 그냥 다 잊어버릴 만큼. 그 와중에 그녀는 그가 민망할 상황을 고개 돌려 피하는 것을 보았다. 풋풋한 행동에 흐하, 웃었다.) ...... (그러나 그가 신성력을 언급했을 때, 푸른 숨결을 보았을 땐 베일 속 얼굴이 굳었다. 아주 일순이었다.) ...무언가. 겨우 중간계의 술 밖에 못 마셔봤나? 그렇다면 더더욱 의미가 없구만! 듣자하니 내 술은 신계를 가도 하계를 가도 비교할 것이 없다 하니 말일세! (베일의 덕일까. 그녀는 유쾌한 기세를 잃지 않고 말하며 아주 가차없이 그의 머리를 헤집었다. 그녀의 만행에 째려보는 눈이나 어쩐지 붉어진 귀끝을 보고 다시 만지려 하며 경박하게 웃은 건 덤이다.) 이 정도로 절을 한다니 그대, 풋풋한데다 소박한 면도 있었구만. 궤짝 하나 정도야 앉은 자리에서 훌쩍 마셔버릴테면서 말이네. (놀리듯 주절주절 떠들던 그녀는 술이 궤짝째 가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오호, 소리냈다.) 투덜대드니만 밑빠진 가방 맞지 않나! (제 말 맞지 않냐며 말하다가 이름 얘기가 나오자 말끝이 어물쩍 흐려진다. 베일 속 보이지 않는 얼굴을 검지로 긁적대면서 머뭇머뭇한다.) 이름- 이름 말이네. 뭐 나도 이름이랄게 있기는 하지만은- (금방이라도 알려주는 걸 거절할 듯 싶더니 좋은 생각이 났는지 말투가 원래 톤으로 휙 바뀐다.) 오늘 한번 오고 다시 안 올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주기엔 아깝단 말이지! 그래! 그러니 그대가 다시 온다면 그 때 알려주겠네! 내 약속하지! 다시 와서도 내 이름이 궁금하거든 꼭 알려주겠네! (그녀가 생각하기에도 묘안을 냈다 생각했는지 그런 제안을 하는 그녀는 정말 당당했다.)

>>645 마논
이해하고 있달까, 아무래도 좋은 것에 가깝지만 말이네. 성에 안 차는 물건 따위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그녀는 그렇게 떠들며 웃는 손님을 보고 같이 웃었다.) 오. 그렇지! 술 앞에선 무슨 얘기든 하등 필요가 없지! 이해해주니 고맙구만! (고개를 크게 끄덕인 그녀는 술맛에 대한 반응을 보고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그러나 먼저 묻지는 않고 손님이 뭔가 말해주길 기다리는데, 돌아온 건 술맛의 감상이 아닌 왠 종이 봉투다.) 음? 이건 무엇인가? 그대는 술을 마시러 온게 아니었던가? (아마 처음인 듯한 손님이 무언가 주니 혹시 누군가의 심부름을 하는가 싶다. 그래도 내미는 건 손짓을 휙 해서 그녀 쪽으로 불러들인다. 그녀의 앞까지 온 종이 봉투를 직접 들어보고 제법 무게감이 나가는 것임을 확인한다. 그녀는 직접 열어 안을 확인하기 전에 물었다.) 그래서 이게 무언가? 누가 나에게 보내는 것이던가?

648 블량슈 (r1T.QZ5kaU)

2022-07-17 (내일 월요일) 09:40:47

>>642 리겔리스
그 드래곤은 뭔가 바보였어-(그 존재는 회고하듯 이야기한다.)
먹지도 못하는 돈이 최고라며 모으려 들고, 보물이라는 것도 모으려고 하다가-(이내 아무렇지 않게 다음 말을 뱉는다)
자신이 모은 보물의 무게에 깔려서 심해로 가라앉아버렸어-

649 리겔 (v66udBKzCw)

2022-07-17 (내일 월요일) 09:45:14

>>640 테이얀
(그래도 당신을 그렇게 만들어버린 신은 사제라도 있으니까 괜찮지 않아? 제 입밖으로 튀어나갈 것 같은 냉소적이고 시니컬한 문장들을 여우는 입을 다물어버리는 걸로 삼켜냈다. 대신 얼굴에 손을 올릴 뿐이었다. 그런 여우의 기분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건지, 새끼 여우는 콧잔등으로 여우의 손바닥을 툭 건드렸다. 어차피 언제나처럼 똑같이 사라져버릴 것들이라면 그래. 차라리 나만이라도 기억하고 있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 자의식은 없지만 근본은 내게 있어. 내 불에서 태어났거든. (가벼이 주먹을 쥔 여우의 손이 펼쳐지자 별다른 행위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꽃이 피어올랐다.) 일개 수인이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피어올랐던 아주 조그만 불꽃을 주먹을 다시 쥐어서 흡수시키며 여우가 의뭉스레 중얼거렸다.)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어. 내가 겪은 일은 그저 어디에도 제대로 기록되어 있지 않은 이야기일 뿐. (몸을 돌려서 숲 밖으로 향하려던 여우가 당신의 말에 걸음을 멈췄다. 하늘을 보는 건지, 아니면 숲의 안쪽을 바라보는 건지 모르겠지만 여우는 그저 시선을 준다.) 괜찮아. 시끄럽지도 않고.

650 명설화 (VsfHIHBRtQ)

2022-07-17 (내일 월요일) 10:00:34

>>644 바벨

..집, 없어. (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녀의 집, 그녀의 문파는 불타서 없어졌으니까. 그래서인지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며 너의 말에 대꾸하곤 생각에 잠긴 듯 깊은 한숨을 내쉰다.) ... 배고파, 먹을거, 있어? (천천히 옆으로 엎어졌던 몸을 일으켜세워 앉아선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넘기며 오히려 질문을 던진다.)

>>645 마논
... 죽을 순 없어. (자신을 조롱하듯 말해오는 당신을 물끄러미 보다가 고개를 젓는다. 신의 축복이라던지 그런건 모른다. 그저 중요한 건. ) ....죽여야 할 사람이 있으니까. (한순간 맹해보이던 설화에게서 짙은 살기가 흘러나온다. 날카롭게 잘 벼려진 살기는 어느샌가 허릿춤의 검에 손이 올려진 체로 흩뿌려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꼬르륵거리는 소리를 내며 평소의 맹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러니까.. 먹을거 있어?

>>647
아, 육포.. (한순간 육포향이 물씬 풍겨오는 것을 느끼곤 눈이 반짝인다. 맹해보이는 설화의 눈에선 빛이 반짝이고, 얌전히 당신의 주머니에서 자신이 바라는 것이 나오길 기다린다.) ...충분해, 육포면. (무언가를 먹는다는 사실에, 조금은 들뜬 목소리로 보일 듯 말듯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감사를 표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정해딘 고슨 업서. ( 당신이 건내준 것들을 급하게 먹느라 어눌해진 목소리로 답하다가 급하게 꿀꺽 삼키고는 한결 나아진 듯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사람을 찾고 있어. 이름도 모르는데, 얼굴만 알아. 그사람을 찾아야 해서.. 그래서 돌아다녀. (한순간 사람을 찾고 있는다는 말을 할 때는 눈이 날카로워지며 사나운 기세가 흘러나오던 설화였지만 이내 다시 맹한 얼굴로 육포를 오물거리며 답이 되었냐는 듯 바라본다.) 당신은..?

651 리카 (IrNKEbD47Q)

2022-07-17 (내일 월요일) 12:09:34

>>639 설화
( 얼굴을 더 가까이 하며 달싹이는 설화의 입술을 집중해서 응시한다. ) 밥.... 밥-?! ( 설화의 말을 따라하다가 깜짝 놀란다. 설화가 본인의 옷자락을 움켜쥐자 얼른 그 손을 맞잡아주려고 하면서 ) 삼일째나 못 먹었어-?! 안돼! 잠시만! 내가 바로 음식 줄게! ( 황급히 마법봉을 붙잡는다. 그리고 마법봉을 휘두르면, 펑 하는 소리를 내며 커다란 빵, 우유, 주먹밥, 초콜릿 등 할 것 없이 마구 나타난다. ) 자, 여기! 우선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먹어보자- 응? 내가 도와줄게! ( 앉을 힘도 없어보이는 설화가 본인한테 기대 앉을 수 있게 해주려고 하면서, 웃는 얼굴이 걱정스럽게 설화를 바라본다. )

>>640 테이얀
그래도 테이얀이 필요한 물건을 강제로 뺏거나 하지는 않는 거잖아? 물물교환이면 서로 돕는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멋진 거야-♫ ( 긍정적인 관점으로 가볍게 칭찬으로 바꿔버린다. 해맑게 웃는 얼굴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다. ) ( 테이얀 역시 평소와는 다른 말투를 구사하며 환자들을 한 명씩 꼼꼼하게 봐주는 모습을 잠깐 응시한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마찬가지로 환자들을 안내하는 역할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 네, 혹시 필요한 거 있으세요? 물 한 잔이요? 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 친절하고 상냥하지만, 평소에 비해서는 차분해진 모습. 평소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 모습으로 수많은 환자들을 돌봐주는 것을 돕다 보니, 시간은 순식간에 가버린다. ) 아하핫-♫ 그러게, 지쳤어-! 테이얀도 수고했어! 그동안 혼자서 이렇게 일했던 거야? 진짜 힘들었겠다- ( 마지막 환자까지 보내고 나면, 착각이었던 것처럼 다시 원래의 모습이다. ) 나? 으-음, 으-음, 으-음..... 미안, 모르겠어. 기억 안 나. ( 고개를 갸웃하며 웃는 얼굴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
 
>>642 레갈리스
아하핫- 고마워! 내가 레갈리스의 행복을 더 바랄거지만-♫ ( 웃는 얼굴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 웃는 얼굴도, 레갈리스의 말에 혼란스러움으로 서서히 변해버리고 만다. ) 그-그게.... ( 왜, 냐는 질문에 차마 대답할 수가 없었다. 모르겠으니까. 술도 안 마셨는데 새빨개지는 얼굴하며, 이 이상한 기분까지. ) .....낯간지러움? ( 레갈리스의 말을 따라한다. 이게 낯간지럽다는 거야? 모르겠어. 어라? 레갈리스의 말에 유성애적 의미가 없음은 알고 있지만, 그렇게 평소에 사랑을 외쳐놓고도 본인이 받게 되는 ' 사랑 '이라는 말에 대한 경험은 거의 없었는지, 연보라색 눈이 흔들린다. ) 어-어-?! ( 한번 더 사랑스럽다는 말을 듣자 눈동자가 더 빙글빙글 돈다. 얼굴은 더 새빨개졌을까. 황급히 인형을 안아들고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 그, 그, 고-고마워-?! 나, 이-이제 가, 가, 가볼게?! ( 레갈리스의 눈도 제대로 못 본다. 처음 보는 반응. 도망치려는 걸까? )

>>644 바벨
아하핫-♫ 바벨, 마법소녀 좋아하는구나! 마법소녀랑 친구하고 싶었던 거야? ( 바벨의 환한 미소가 좋았는지, 장난을 치는 것처럼 웃다가 ) 그래서 고마운거야. 이런 나랑 친구해줘서. ( 눈을 감고 웃는다. 속삭이는 소리는 누구였을까 ) 괜찮아- 믿음은 하나니까. 속아도, 절대로 바벨을 탓하지는 않을거야! 그리고 모두가 그렇게 말하더라- 모두 자기는 안 착하대. 내가 보기엔 완전 착한데! ( 본인보다도 더 ) 으-음, 바벨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거!♫ ( 곰곰이 고민할 필요가 있었나 싶게 활짝 웃으며 하는 대답은, 역시나 또 바벨을 위한 것이다. 그래도 즐거워보이는 모습은 바벨과 똑같았을까 ) 응! 바벨의 고향도, 바벨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만큼 바벨을 정말 그리워하고 있었을 거야. 그래서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에도 사라지지 않고, 여기 이 자리에 남아서 바벨을 기다리고 있던 걸 거야. 그리고 지금 바벨을 다시 만나서, 정말 기뻐하고 있을 거야! 바람도 이렇게 기분 좋은 걸- ( 맑게 웃으며 흩날리는 옆 머리카락을 넘긴다. 고향. 왠지 아픈 울림이다. ....어라, 그래? 모르겠어. ) 아하핫-♫ 그런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럼 바벨의 고향에게 잘 보여야 될 텐데- 바벨의 새로운 친구가 나쁜 사람이면 걱정할테니까! ( 하고 웃는 모습은, 장난 같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 완전 처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바다만을 이렇게 자세하게,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야. ( 여전히 바다를 응시하다가 ) 응? 감질? 그게 무-....으앗?! ( 고개를 돌려 바벨의 짓궂은 미소를 돌아보다, 손이 붙잡힌 채 바벨을 따라 모래사장을 뛰어가기 시작한다. 놀란 얼굴로 바벨에게 이끌려 가면서도, 역시 취한 것에 대한 걱정은 들었다. 그러나 눈을 응시해보면, 바벨이 저렇게 눈을 반짝였던 적이 자주 있었던가? 그 기대감을 눈치채면, 역시 거절할 수 없었다. 아니, 애초에 거절할 생각도 없었겠지만 ) ....응-! ( 같이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맞잡고, 바벨을 따라 뛰어간다. 모래사장에 발자국이 길게 남는다. )

>>646 리겔
( 리겔이 순간 미간을 찡그렸던 것을 눈치채기는 했을까. 평소의 상태였으면 몰라도, 지금의 상태에서는 아마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 아니야- 그래도 고마워. 아무리 영역 내의 일이었다고는 해도, 나를 도와주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너는 나를 도와주었잖아. 너의 영역을 침범해서 정말 미안해. 그리고 다시 한번 고마워. ( 다시 땅에 사뿐히 내려앉고는 리겔을 올려다 본다. 웃는 표정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인형을 안고 있는 떨리는 손 역시. 다만, 이번에는 깊은 허무함이 가득한 리겔의 노란빛 눈동자를 똑바로 마주볼 수 있었을까. 감정마저 눌러진 듯한, 그 익숙한 눈이. ....어라? 익숙해? 모르겠어. ) 참, 인사가 늦어서 미안해- 나는 리카야. 마법소녀 리카! 너는 이름이 뭐야? 아까 그 아기 여우들은 어딨어? 아기 여우들에게도 고맙다고 감사 인사 전하고 싶은데! ( 몸을 돌린 리겔을 따라가려고 하면서 맑게 웃으며 묻는다. 루루를 되찾으니 조금씩 평소의 모습이 돌아오는 것일까 )

>>647 헤르베라
응! 운이 좋았으면 좋겠다-♫ ( 시선이 차단되어도 그저 해맑게 웃는다. " 믿을게. " 하고 속삭이는 소리는 누구였을까. 헤르베라의 눈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연보라색 눈은 헤르베라의 베일을 빤히 응시한다. 본질을 바라보려는 것처럼 ) 그래도 네가 고민하게 했으니까- 곤란하게 만들었으면 당연히 사과도 해야하는 걸? 미안해. ( 여전히 맑게 웃는 얼굴로 습관인가 싶은 사과를 한다. ) 아하핫-!♫ 내- 볼은- 과일이- 아닌- 걸-?♫ ( 볼이 조물거려지자 말도, 발음도 이상해진다. 그래도 술 때문에 텐션도 오르고, 더 따끈하고 말랑해진 볼이 조물거려져도 좋기만 한지, 계속 배싯배싯 웃는다. ) 영 부끄러운 기억-? ( 되묻다가, 헤르베라가 다시 새로운 병을 불러 잔에 따라주자 신기하게 지켜본다. 어느새 잔 안에는 과일들이 색깔만 남기고 녹아, 반짝이는 별의 결정들만이 빛나고 있던가 ) 우와-!! 너무 예뻐-!♫ ( 그 별의 결정들만큼이나 반짝반짝이는 눈으로 해맑은 얼굴로 한껏 좋아하다가 ) 응! ( 창고를 나가는 헤르베라를 따라 통통 튀듯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고개를 치켜들고 밤하늘을 바라보면,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다. ) 우-와-! ( 진심으로 감탄하다가 ) 정말 예뻐-! 네가 만들어준 이 술 같아!♫ ( 잔을 치켜들어 밤하늘에 비춰본다. ) 아하핫-! 더- 예쁘게-! ( 남아있는 한 손을 밤하늘을 향해 들어올려, 그대로 옆으로 허공을 주욱 긋는다. 그러자 연보라색 빛이 반짝이더니, 별똥별들들이 수놓듯 아름답게 떨어지기 시작했을까. 진짜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지만 ) 이렇게 예쁜 것들을 보여줘서 고마워-!♫ 참, 나는 리카야! 마법소녀 리카! 너는 이름이 뭐야? ( 반짝이는 밤하늘 아래, 헤르베라를 돌아보며 환하게 웃는다. 밤하늘, 그리고 헤르베라가 준 술만큼이나 반짝이는 얼굴로 )

652 명설화 (5VnpZUZaII)

2022-07-17 (내일 월요일) 13:21:11

>>651 리카
...밥.. ( 리카가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의 손을 맞잡아주려 하자 놀란 듯 조금 눈이 커진 설화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리카가 알아들은 것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와아.. (마법봉이 휘둘러지자 허공에서 음식이 나타나자 설화의 눈에 빛이 반짝인다. 정확히는 음식보다는 마법봉을 보며 반짝인 것 같지만 일단 넘어가도록 하자.) ...고마..고마....우물우물.. (자신이 기댈 수 있게 해주는 리카에게 고맙다고 말하려던 설화는 이내 먹음직스런 음식들의 냄새에 이끌렸는지 고맙다는 인사도 생략하곤 다급하게 먹기 시작한다. 예쁘장한 외모와는 다르게 허겁지겁 먹는 것이 정말 며칠은 굶은 인간의 모습이었다. ) ... 맛있어... 너, 신기해. (입가에 빵조각을 묻힌 체로 오물거리던 설화가 초롱초롱해진 눈으로 리카를 보며 웅얼거린다.)

653 블량슈 - 고래의 일기 ????장 (JrbsGTcM0.)

2022-07-17 (내일 월요일) 15:47:17

제국력 뭐시기년 4월 26일
날씨:맑음 때때로 메테오
오늘은 마탑에서 마법 대전?이라는 것이 벌어진 모양이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마법사 친구에 따르면 의견 충돌로 대마법사?라는 것이 둘이 치고받고 싸우는 중이라고 한다.
메테오가 식당에 떨어지려 하길레 먹어치웠는데 맛 없어서 둘을 돌팔매로 떨궜다. 그러자 친구가 가더니 둘을 무릎 꿇리고 훈계?라는 것을 하는 것 같았다-
감히 이 식당을 부수려고 하다니 더 혼나도 된다.

오늘의 밥:생선 구이 여러개,메테오라는 마법

654 오베스 (D3V9mM14gc)

2022-07-17 (내일 월요일) 18:03:09

(은빛으로 떠 있는 달 아래이든, 금색으로 작열하는 태양 아래이든, 어쩌면 그 둘다 보이지 않는 여명과 황혼 아래에서 이 걸어다니는 시체와 당신은 마주쳤다.
마치 자신과 같이 생기를 잃고 말라붙어, 흙먼지만이 조금씩 겉을 긁어내고 있는 오래된 도시의 유적 한가운데에 서서, 생기 없이 빛나는 눈으로 흘깃 당신을 보았다. 오래지 않아 그자, 혹은 그것은 인사를 건넸다.)

이런 곳에서 누군가를 만날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는데, 반갑군. 어쩐 일로 이런 곳까지 발이 닿았나?

655 레갈리스 (V0nYA19rv6)

2022-07-17 (내일 월요일) 18:15:47

//>>645 수고하셨습니다~~~~ 마논이 넘 매력적이에용...

>>648 블량슈
바보라니?
(의아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아하, 그 드래곤은 속물적인 것을 밝히는 이였나 보구나.
(아이가 곰곰히 생각에 잠긴다. 그러고 보면 드래곤들이 황금을 밝힌다는 말을 들어본 것도 같다.)
정말이지 안타까운 결말이구나. 속물적인 태도는 나쁜 게 아니지만, 그 재물이 자신을 파멸시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법이지.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지독히도 돈을 아끼다가 끝내는 몽땅 잃어버린 수전노라든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부자의 이야기는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후후, 내가 그대의 시간을 너무 낭비하게 한 것 아닐지 걱정이구나.
(아이는 당신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본다.

//슬슬 막레주셔도 될듯한...?


//다른분들 답레는 나중에 드릴게요...() 답레 빨리 받고싶다 하시면 말씀해주세영

656 블량슈 (JrbsGTcM0.)

2022-07-17 (내일 월요일) 19:37:58

>>655 레갈리스
괜찮아- 슬슬 돌아갈 시간이기도 하고-(그 존재는 무덤덤히 이야기하며 등을 돌렸다)
그럼 레갈리스-? 다음에 또 만나자?(그 존재는 이내 한여름밤의 꿈처럼 사라졌다..)

#막레 투척

>>654 오베스(특A급 뼈다귀)
너를- 보기 위해서-일까?(그 존재는 무덤덤히 당신에게 이야기한다)
오랜만이라고 해야겠네- 오베스-(그 존재는 무표정하게 당신의 이름을 불렀다)

657 오베스 (D3V9mM14gc)

2022-07-17 (내일 월요일) 19:45:22

>>656 블량슈

이런, 이거 우리 고래 아니신가.
대체 몇년만에 만난거지? 아니, 몇 세기라고 해야하나? (그의 얼굴이 보였다면, 아마 웃는 표정을 지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이름을 불린것도 상당히 오랜만이야. 보통 불청객들은 날 '불경한 자' 또는 '무덤 군주' 같은 거창한 별명으로 부르더군.
그래서, 이렇게 황송스럽게도 날 굳이 찾아온 이유라도 말해줄 수 있나? 오랜 친구에게 그런 것 조차 말해주지 않는건 아니겠지?
(뼈를 달그락거리며, 일부러 약간 과장된 몸짓을 해보이며 말했다.)

658 블량슈 (JrbsGTcM0.)

2022-07-17 (내일 월요일) 19:55:04

>>657 오베스
몇세기- 정도는 안 되지 않았나- 우리-?(농에 답하듯 그 존재는 웃습니다)
뭐- 그렇게 보일만은 하네- 사람들은 밤 중에 뺘다귀를 보면 '무척' 놀라니까-?(그 존재는 키득이며 웃습니다)
별 다른 이유는 아니야-? 그저 그 때 나와 이야기했던 친구가 불멸을 이뤘다길레 궁금해서- 왔을뿐?(그 존재는 느긋하게 당신을 쳐다봅니다. 가벼운 미소가 걸려있는 것이 보이네요)

659 리겔 (v66udBKzCw)

2022-07-17 (내일 월요일) 19:58:32

>>651 리카

내가 너를 도운 이유는 말했다시피 내 영역 내의 일이었으며, 내가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다. 이 숲에서 길을 잃는 인간들이 많기 때문에 상관없고- (당신을 내려주고 여우는 당신을 바라보다가 무의미하게 시선을 굴려서 당신의 행동을 주시했다. 인형을 끌어안은 당신의 손이 여전히 떨리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서도 여우는 손을 거둬들이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마주하고 있던 노란 눈동자도 당신에게서 떨어져나갔다.) 나는 이 숲에 살고 있는 여우일 뿐이니까 마음대로 불러. (마법소녀, 라는 단어가 몹시도 생소했다. 물론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상식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서도 마법소녀라니. 마력을 다루는 쪽인가. 여우의 걸음은 당신과 인형을 찾기 위해 숲으로 걸어들어왔을 때와 똑같은 속도와 똑같은 보폭이었다. 몇살쯤 됐을까. 아니 이런건 의미없지.) 여우? 아- `이거` 말인가? (세개쯤 되는 꼬리들 사이에서 통 튀어오르듯 새끼여우 한마리가 튀어나왔다.)

#답레는 올라오는대로 보고 이어드릴게용!
#우리네 여우가 커뮤증이라 죄송함당 리카 짱 기엽고 안쓰러움..

660 오베스 (D3V9mM14gc)

2022-07-17 (내일 월요일) 20:02:52

>>658 블량슈
깜짝 놀라기만 하면 다행인 정도지. 다짜고짜 무기를 휘둘러대는 무례한 이들이 왜 이리 늘어난건지, 원.
소식통이 좀 늦나보군. 내가 불멸이라는 걸 이뤄버린지는 수백년도 전의 일이니 말이지. (올려다보며 미소짓는,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존재를 내려다 본 마법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면, 내 불멸 따위는 몇백년 정도 유예가 걸릴 정도의 궁금증이었나?

661 블량슈 (JrbsGTcM0.)

2022-07-17 (내일 월요일) 20:07:58

>>660 오베스
나는- 잘 안 움직이니까-(그 존재는 느긋하게 이야기했다)
뭐- 나로서는 수백년이나- 어제나 그게 그거거든-(불멸자 특유의 시간 관념을 말한다. 그 존재는 선천적인 불사의 존재니)
그래서- 지금은 그때랑 비교해서 좀 괜찮은 것 같아-? 네가 얻어간 힌트처럼 말이야(그 '것'은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당신에게 합니다)

662 오베스 (D3V9mM14gc)

2022-07-17 (내일 월요일) 20:18:13

>>661 블량슈
처음부터 시간의 제한을 겪은 적이 없는 존재의 시간관념이란. 나도 곧 그렇게 될까봐 두렵군. (마법사는 자기가 말을 해놓고도 자신의 말을 비웃었다. 두려워? 내가? 내게 두려움이란 감정도 남아있나?)
그때와 비교해서? 생각보다 통찰력은 별로로군. 혹은 기억력이 별로거나. (로브의 소매자락에서 말 그대로 뼈만 남은 손을 내보이며 말했다.)
내 가설과 일치하는 결과였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수월'하게 풀린 건 믿겨지지 않더군. 내가 행한 의식의 결과가 아닌, 무언가의 저주라고 느껴질 정도로.

663 블량슈 (JrbsGTcM0.)

2022-07-17 (내일 월요일) 20:30:46

>>662 오베스
괜찮아- 인간은 적응의 생물이라니까-?(그 존재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한다. 그 존재 본인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이런 느낌이지만 말이다)
흐음- 그러면 혹시나 그들의 개입일수도 있겠네- 인간들은 그 친구들을 '신' 또는 '마왕'이라 부르던가..?(그 것은 무덤덤하게 이야기한다. 잠시 붉은 눈의 검은 자위가 일렁인 것처럼 보였다면 그 것은 착각일까요)
뭐- 신경쓰지-마-? 좋은게 좋은거니까-?(그 존재는 당신에게 위로하듯 느긋하게 이야기합니다.)

664 레인 (eMohWH8/Hg)

2022-07-17 (내일 월요일) 20:38:30

>>626 바벨
에이~ 당장 인간도 화를 낼 때 '흥,'이나 '나 화났어.'라고 하지 '흥, 나 화났어.'라곤 잘 안 하잖아~ 그런거랑 똑같은 거지~
(예시도, 방금 전의 감정상태도 거의 비슷한 개념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진짜로 화가 났다거나 한건 아니었기에 지금처럼 이렇게 웃고 있는 것 아닐까?)
농담이지 당연히~ 그리고 인신공양은 너무 시대착오적이잖아~ 우린 제법 프로패셔널하다구? 가령 기도문처럼 소환하기 위한 문장을 읊조리거나, 나처럼 상위개체의 신은 이름만 제대로 발음할줄 알면 바로 오니까. 얼마나 편해? 우버보다도 빨리 온다고?
...근데 우버는 뭐지...? 뭔가 캐러밴 마냥 어디 목적지에 데려다줄거 같은 이름이네...
(스스로의 몸을 바쳐서 소환하기라도 하냐는 농담섞인 말에 그것은 손사래까지 치면서 웃어보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라는듯이,)
뭐, 이유야 어찌되었던 복수하고 싶은 생각 한가득인거 보니... 맘같아선 돕고 싶긴한데 내쪽 힘을 사용하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될거 같고... 원래 그런 복수는 스스로 하는게 더 희열이 있을거 같고~¿
(그것은 이러나저러나 일단 구경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만약 누군가가 도움을 정말 간절하게 바란다면 도울 수는 있겠지만... 복수의 진정한 보람됨은 그 존재를 꺾을 수 있을 힘을 얻어 목표 앞에 당도하는 것까지가 가장 하이라이트니까,
왜 그부분이 하이라이트인진 그것보단 인간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뭐... 비단 내 이런 변덕뿐만이 아니어도 원래도 비서한테 자주 까이고... 다른 외신들한테도 '당신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얘기 자주 들어~
핫, 챠. 아무도 날 이해 못해!
(마치 한번만이라도 행복하고 싶은 자의 외침처럼 그것의 목소리도 절도있는 한맺힘이었지만 그 감정은 금새 또 씻겨져나갔다.)
뭐~ 부정형의 나라면 애초에 인간에 대해 신경 안썼겠지? 그나마 다른 외신들에게서 들려오는 이야기 정도로만 알고 말거고,
근데 인간의 그릇을 가지고 살다가 인간의 감정을 얻은 건 아냐~
이 몸을 사용하기 전부터 인간같은 감정은 있었어.
(재밌다는듯 웃어보이는 그에게, 그것은 제법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어우 야, 시선이 너무 가까워. 네 양쪽 눈썹까지 셀 수 있을거 같아. 책 주는 것보다 이게 더 부끄럽네.
(질렸다는듯 뒤로 뺀 얼굴에 아랑곳않고 도리어 다가오자 그것은 멈추려는듯이 검지로 그의 코를 살며시 누르려 했다.)
네 머릿속을 경유해서 열람할 수 있다라... 이거 냄새나는데... 흠... vpn... 흠...
(마치 미심쩍다는 표정이 되어 입가에 손을 가져다대고 그를 유심히 지켜봤을까? 그래도 어찌되었건 대충 개념은 알것 같았기에, 어차피 서로 밑지는 장사는 안할거라 생각했기에 그가 내민 손에 책을 내려놓았다.
이와중에도 사람 얼굴 같은 그 책은 하품하기도 했고 때때로 잠꼬대마냥 중얼거리거나 이를 갈기도 했다.)

>>631 이바
음... 그거 아마 딱히 틀린 말도 아닐걸? 돌고래는 인간이 조금만 훈련시켜줘도 곧잘 춤을 춘다지?
아무래도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가진 생물이니까 말이야.
심지어 범고래라는 녀석은 인간들이 저보다 상위포식자임을 알고 애교를 부린다거나 도망가버린다고 하니까~
(아마 그 이야기도 일반 고래가 아닌 돌고래를 빗댄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정도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으니.)
당대 사람들 입장에선 좀 서글프지만 그렇긴 하지~
파괴와 재구축은 이미 역사적으로도 증명되었으니깐,
때로는 더 나은 것들을 위해 먼젓번의 것들을 과감하게 깨뜨릴줄도 알아야 하는 거야.
땅은 한정되어있으니까 말야? 그러니까 헌 집이 허물어지고 새 집이 생겨나는 거겠지.
(유기질적인 생명에도 탄생과 사망이 반복되듯 무기질적인 것들에게도 파괴와 생산이 반복되는 법이었다.
부서지는 것을 슬프다 할수 있긴 하나 그 슬픔이 있기에 창작의 기쁨 또한 있지 않았던가,
누군가는 그것을 찬미라고도 했다. 부서지고 깨어져야 비로소 아름다워지는 보석들처럼,)
행여나 보고 싶더라도 지금은 아냐~ 분명 이쯤되면 또 치고박고 싸우는 작은 무리들이 있을테니까, 여행에도 성수기 비수기 같은게 있는 것처럼 말이지~
(아쉽지만 어쩔수 없다는듯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그에게 그것은 사소한 부연설명을 붙였다.)
엄... 그건 쫌 무서운데...? 물론 예술가들이 그런 기믹 있는 장난을 많이 친다곤 하는데 막 갑자기 이 조각상이 스르륵 열리면서 뭔가 나온다거나 하면 나 기절해버릴지도...
(물론 그럴리 없겠지만~ 이라는 장난스러운 말을 이으며 그것은 까맣게 변해버린 조각상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기괴한 포즈도 취해보기도 하고,)
헉, 어케 알았누? 혹시 너도 알아? 조만간 극장에서 열린다는 "원죄의 여왕"! 알고보면 엄청난 비밀이 있다 하더라고~
그쪽 극단이 유독 장치나 배우들에게 극의 숨겨진 이야기를 심어놓길 좋아한다니까 말야~
이야... 진짜 기대된단 말이지~

>>638 리카
사실 약속이라 할 정도로 거창한 것도 아니지만~ 거창한게 아니니만큼 못할 것도 없지?
원래 사람간의 관계가 그런 법이잖아~
물론... 믿음과 친분은 다르다는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인간은 아무리 대를 거듭해 진화해왔다 해도, 여전히 피아식별을 위해 경계부터 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 경계를 풀어야 비로소 가까워지는 법, 그것에겐 남는 것이 곧 시간인지라 항상 느긋하게 생각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래도, 상대방이 좋아한다면 어쨌든 오케이 아닐까?)
열그릇까진 무리야~ 굴러다닐지도 모른다구~
(물론 정말 굴러다니진 않겠지만, 그것은 농담삼아 이야기를 꺼내며 웃었다.)
음~ 역시, 고양이는 늘 마법소녀의 친구인 법이지! 가장 기묘한 동물이기도 하니까~
(듣자하니 과거의 마녀 역시 사역마로 고양이를 자주 쓴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유구한 전통인 걸까?)
그래도 조심해~ 그러다가 다치면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거잖아?
(방방 뛰다가도 어느새 응원하듯 자세를 취해보였을까?
정말 어떻게 저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예를 들면 '케이크를 친구에게 던지는 방법'이라던가 '닭다리로 드럼 치는 방법', '뒤로 걸어 집으로 가는 방법'같은 무서운 이야기가 들어있을지도 모른다구~¿
(대체 어느 부분이 무섭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커다란 괴물이 위협하는듯한 포즈와 함께 크앙, 하는 장난스러운 소리까지 덧붙였다.)
잉? 다른 존재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겠단 약속?
음... 뭔가 육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약속 같은건 아닐테고...
(그렇다기엔 방금처럼 활발하던 움직임도 멈춘데다 미소 역시 어딘가 진지해보였기에 그부분은 아닐거라 생각했다.)
내가 직접적으로 뭔가 괴롭히거나 하는 부분이라면... 걱정 마~ 그거라면 이미 예전에 약속한 친구가 있거든~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특유의 성질 탓에 한번 건드리지 않기로 하면 장난삼은 터치조차 하지 않는단 부분이었다. 다소 과도하게 약속을 지키는 타입이라 해야 할까?)

>>642 레갈리스
조심하고 있다면 다행이네~ 사실... 나도 가끔은 꼴사납게 넘어지는 때가 많으니까~?
(놀랍게도 사실이었다. 아무리 인간의 육체에 익숙해졌다 한들 그 본질은 부정형,
본질이 두 다리를 가진 인간조차 어딘가에 걸려 넘어지곤 하는데 그것이라고 그런일이 없단 보장은 없었다.)
음~ 나름 좋아하는 편이지? 매일매일이 심심한데 그런 자극적인거라도 없으면 따분해서 죽어버릴지도 모른다구~
음... 그래서 그런지 장난치는것도 좋지만 당하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네~
(옅은 웃음 뒤의 무언가의 중얼거림, 하지만 미소는 그대로였던 상대방이 별안간 '본질'에 대해 물어보자 그것은 도리어 의문이라는듯 머쓱하게 어깨를 으쓱하고선 대답하기 시작했다.)
몰?루. 본질이라는 단어를 굳이 꺼낸걸 보면 그쪽도 대강은 감이 잡힌 모양인데...
사실 난 불리는 이름이 너무 많아서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르거든~
그래도 딱 집어 말할수 있는 구심점이 있다면...
'우주의 어두운 일면'이나 '미지의 공포' 그 자체라고 봐야 할까?
(그럼에도 그것의 미소나 분위기에선 사악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정말 단순히 '재미없어서'라는 변덕 하나가 그것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645 마논
그... 이런 말 해서 미안한데, 정말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다는 말이 맞는거 같네. 응...
(어느정도, 라는 말을 강조하는 그것은 그래도 조금 뻘쭘해졌는지 살짝 몸을 비틀다 다시 말했다.)
우린 설파 같은거 안해~ 안 그래도 인간들 눈에 최대한 안 띄고 싶은데 신도라고 쓰고 관종이라고 읽는 애들이 자발적으로 오는지라...
(인간이 스토커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할 때가 딱 이런 기분일까? 숨어도, 기척을 지워도, 기록 자체를 지우고 인간들의 사상속에서 망각을 심어두어도... 심연에 이끌리는 자는 언제나 생겨났기에 그것은 꽤나 곤란한듯한 표정을 잠시 지어보였다.)
에이~ 섭섭한 말 하지 말라 했더니만 바로 섭섭한말 하는거 봐~¿ 나 슬퍼져버려~ 모처럼 만난 신급 존재라서 궁금했을 뿐인데~
(당연하게도 그것에겐 감정이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눈물이라던가 격한 반응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상대방은 어이가 없다는 느낌으로 기울어진 고개, 누가 봐도 싫다는 기색이 역력한 인상, 불쾌하다는 의미의 조롱을 했지만 그것은 아랑곳않고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그놈의 정보, 정보... 얘, 넌 꼭 사람을 수단과 사찰을 위해서만 만나는줄 아니~?
우린 그런걸 비지니스 관계라 부르기로 했어요~ 그게 사회적 약속이라가지고~
(이번엔 정말로 토라졌다는듯 그것의 머리 위에선 작은 폭발이 일어났고, 검은 안개와 반짝이는 가루들이 어우러져 헤일로 같은 느낌을 주다가 사라졌다.)
이유야 많지만... 뭐 일단, 그거려나~

첫째, 내가 정말 그럴 목적으로 너한테 다가갔다면 이렇게 한가롭게 떠들 이유가 없는걸?
정보? 내가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선 얼마든지 쉬운 방식이 있는데 누가 봐도 비효율적인 행동을 굳이 상대방에게 설득하면서까지 할 이유가 없잖아?
그것도 '기왕 만난거 밥이나 먹자.'라는 뻔하디 뻔한 이유로?

둘째, 이건 아까전에 말한 것과 연관이 있는데... 이 세계에 최대한 관여하지 않는거, 그것만큼 중요하게 여기는게 이곳, 중간계에 머물러있는 동안은 어느 누구도 해치지 않는 거야.
이건 예전에 어떤 인간과 맺은 약속이거든, 왜 그런 약속을 했는지는 잊어버렸지만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건 기억하고 있어.
우리 외신들은 비록 방식이 과격하거나 비인도적일지언정 약속은 반드시 지키니까,

셋째, 난 너를 적대시할 생각이 전혀 없어. 오히려 호기심차원에서 더 알고 싶을 뿐이지. 무시하거나 깔볼 생각도 없고, 싸우고 싶지도 않아.
내 말투야 뭐 오래전부터 털털하게 말하다보니 입에 익긴 했는데... 어쨌든 난 너를 엄청 대단한 존재로 보고 있거든, 물론 지금까지 말한걸 따지면 그러지 않아보이겠지만 말야.

뭐... 그래도 정 의심되고 내 말이 전부 감언이설 같이 들려서 믿고싶지도 않다면...

네가 증오해 마다않는 부정을 지금 이 자리에서 죽여봐. 네가 가진 최대한의 힘으로,
저항은 커녕 움직이지도 않을테니.


(불멸자라서 할 수 있는 블러핑이지만, 자신의 피를 먼저 보여주겠다는 행동은 그것에게 있어선 상대가 말하는 '자비'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개념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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