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49083> [All/반상L/판타지/일상] 불멸자들의 노래 :: 01 :: 1001

◆JEf0WNMuVY

2022-06-30 00:09:00 - 2022-08-05 16:50:31

0 ◆JEf0WNMuVY (yhBCvVViI.)

2022-06-30 (거의 끝나감) 00:09:00

죽음, 이 얼마나 달콤한 울림인가?
가난한 자에게 돈이 달콤한 울림이고
병약한 자에게 건강이 달콤한 울림이듯
가질수 없는 것은 언제나 그런 울림을 가지고 있다.
허나 동시에 깊은 절망감을 가졌기에
오늘도 나는 단지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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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 레인 (jl/aLBMny6)

2022-07-12 (FIRE!) 01:43:11

>>472 바벨
대부분은 그런거 신경 안쓰고 사니까~ 호구조사 같아서 싫어한다는 애들도 있고,
그나저나 내가 생겨난 계기라... 으음, 너무 오래전 이야기인데...
확실한건 내가 혼돈에서부터 생겨났단 사실이고... 어떤 인간은 나보고 빅뱅 그 자체일거란 가설을 만들기도 했고...
(그것은 고심하듯 얼굴이 살짝 찌푸려졌었고, 빠르게 머리를 굴려 기억을 되짚어보아도 딱 떠오르는 무언가가 없었다.)
모험가 길드에서 파티를 찾아보라는 조언은 고맙지만 삐져서 갑자기 만사가 귀찮아져버렸네요~ 흥~
(삐졌는지를 확인하는 짓궂은 키득거림에 그것의 묶인 머리에서부터 폭, 하고 반짝거리는 먼지가 일어났다. 아주 작은 폭발과 함께 머리 위로 흩어지던 검은 기운은 금새 씻겨져나갔고 그것의 표정 역시 평상시같이 변했을까?)
그걸 대뜸 인정할 정도라니, 대체 무슨 인생을 살아온 거야...
게다가 네가 아는 신하고 비슷한지 알아보려고 그랬다니, 어지간히 척을 진 종파라도 있나보네?
(물론 그에 대해 확실한 것은 알수 없었으나 수라도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는것, 모험가와 용병, 행상인까지 해가며 다수의 사람들과 어울린적이 있다는것에서 대강 유추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세상에서 같은 인간들끼리 척을 지는 것중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신이 연관된 종교관련이니까,)
싫음 말어~ 그치만 이런 기회 흔치 않다~¿ 해달라면 해줘도 내가 해주는 경우는 많지 않으니까~
거리감 어쩌고 하면서 고슴도치마냥 재기만 하면 나중엔 누리고 싶어도 못누려~ 내가 아니라 다른 누구여도~
(그게 어딜 봐서 흔치 않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부끄러운지 귀까지 빨개져서 투덜거리는 그를 보면 방금전의 복수같이 느껴져서 괜시리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
음... 사실상 그렇지? 내가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은 많지만 그중 하나가 '직접적인 흡수'니까?
아, 미리 말하는데 막 잔인하게 먹어치우고 그런게 아니라 그냥 말 그대로 흡수시킬 뿐이야? 형체는 그대로 남아있다구~
(물론 그쪽이 더 끔찍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상대는 자신이 외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자가 아닌가, 그것은 나름 직설적으로 말하면서도 약간 눈치를 보는 부분이 있었다.)
아무튼 그런고로, 이 그릇에겐 나름의 '정'이 있어.
그리고 이게 최소한의 예우인 거고...
(이 세상 어느 신이 자신이 현현하거나 의태할 그릇에 정을 붙일까,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훨씬 이전부터 인간성을 익혔던 그것에겐 우주의 엔트로피를 감히 수치화할수 없는만큼 당연한 일이었다.)
게다가 난 강제로 빼앗거나 하는 짓은 절대 안하거든~

>>479 리카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기대감이 듦과 동시에 그만큼 씁쓸한 말도 없었다.
모든것은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될때 사라진다.
불멸자로서는 당연한 이치처럼 생각했고, 그렇기에 파괴와 재구축을 반복했다.
혼돈은 모든것의 시작이자 끝, 세상이 움직이는 원동력이며 동시에 가장 기저에 깔려있는 심연, 자연의 비웃음...)
음~ 나라면 그렇다. 정도일까~ 부끄러움을 느끼는건 각자 다르니까~
(하지만 어두운 기운은 그대로였을까, 언젠가 들어본적이 있는것 같았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기준과 목표,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그것이 꺾이거나 스스로 생각한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경우 폐인이나 광인이 된다고...
그것이 상대에게도 통용되는 것인지, 애초에 마법을 사용한다는것 말곤 그저 인간처럼 보이는 이에게 어떤 상황이 있었을런지는 직접 알아내지 않고선 모를 일이다.)
그거야 뭐... 난 언제나 지식을 탐구하고 흡수할 뿐이야.
누군가를 해칠 생각은 해본적도 없는걸? 경쟁이라면 모를까, 그런 먹이사슬을 유지하는건 내가 아니니까...
(애초에 그것과 경쟁을 할 정도로 비등한 대상이 과연 몇이나 될런지 의문이지만, 행여 그런 상대가 나타난데도 싸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건 잘 모르겠네~ 확실하지 않은 결론은 제공하고 싶지 않은걸?
...그래도 이건 확실해. 서로의 이해가 상충하면 투쟁은 자연스레 사라진다는 것,
투쟁이 사라지고 타협이 생겨나면 행복에도 가까워질 수 있다는거?
(그것이 정말 가능한 것인지는 나중에 따지더라도, 가능성이 아얘 없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게 어려울지언정 못할 것도 아니었기에, 그것은 밝게 웃어보였다.)
리카라~ 상당히 예쁜 이름이네? 게다가 마법소녀라~ 낭만 있는 직업이야~
(스스로를 마법소녀라고 소개한 리카. 과연, 그녀가 마법을 사용하던 이유에 대해서 확실하게 이해할수 있었다.
물론 여느 마법사들처럼 지식을 탐구하며 살아가는 케이스와 다르다곤 하나 어찌되었건 그녀 역시, 이 우주의 이치에 또다른 톱니바퀴로서 움직이고 있었을 것이다.)
나도 잘 부탁해~ 물론, 특별히 기억해두겠단 말은 절대 농담이 아니니까 뿌듯해해도 좋다구~?
(기억, 추억, 기록, 지식, 어떠한 사람...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것들이 스쳐지나갔다.)

>>482 모로우
음~ 글쎄? 내 관점에서 보자면 고양이는 살아있는 생물체 치고는 너무 유동적인거 같단 말이지...
다들 그러잖아, '무슨 짓을 해도 고양이니 이상할 것 없다.'
아마 그걸 거침없는 파도와 연관지은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하고~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은 말이었지만 그게 그것이 생각하는 전부였다.)
잘은 모르겠지만 모 화가는 동료 화가와 다툰 뒤에 화가 난다고 자기 한쪽 귀까지 잘랐다고 하니 어떤부분에선 별나다고 할 수 있겠네~
(그럼에도 별일 없다는듯 붕대 좀 동여매고 계속 활동을 했다던가? 심지어 자신의 귀 자른 자화상도 그렸다고 하니 보통내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음... 길드원인 것도 아니지만~ 단체로 몰려다니는건 조금 힘들어서~
(돌이켜보면 그것은 대개 혼자 있거나 소수와 있었던것 같다.
다수의 존재와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던데다 대부분을 자는데에 소비하고 있었으니까,)
그런가...? 예술적이라고 칭찬해주니 조금 부끄럽긴 하네~
(향을 알아채자 살짝 높아진 톤으로 무언가의 보틀을 보여주자 그것은 그려진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다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그 인어의 눈물인가 하는 그건가?)
응? 그래도 되는 거야? 사양은 안하지만...
(권유하듯 아무렇지 않게 건넨 향수를 받아들고서 한번 뿌려보았을까? 확실히 말끔한 기운이 주변을 맴돌다가 곧 사라졌다.
늘 이런 식이다. 모든 개념을 흡수하는 본질, 덕분에 향수의 노트성분은 알게 되긴 했지만...
조심스럽게 그에게 돌려주고선 다시 코를 가져다대었지만 그것의 피부는 여느때처럼 그 어떤 체취도 스며있지 않았다.)
본능에 충실하단건 좋지 뭐~ 과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아얘 없다면 심각한 거니까~
(결국 빵 터진 그를 보며 그것 역시 따라서 한층 더 밝은 표정을 지었다.)

493 리겔 (iWXxixNX5g)

2022-07-12 (FIRE!) 01:46:25

>>490 마논
(무심하기 짝이 없던 얼굴에 약간의 변화가 깃들었다. 노란빛 눈동자의 동공이 한껏 가늘어진 채 당신을 바라봤다.) 먼저 내 영역에 들어온 건 너일텐데. (솟아있는 여우 귀 한쪽이 젖혀졌다가 되돌아왔고 길게 눈을 감았다가 뜨더니 당신을 보는 눈빛은 예의 무심하게 바뀌어 있었다.)

494 바벨 (ACUpWSlhMs)

2022-07-12 (FIRE!) 01:53:30

>>488 리겔
살아있는게 아니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이렇게 귀여운데. (킁킁거리던 새끼여우가 귀여운지 한껏 표정이 풀어진채로 육포를 흔들다가 사라지자 절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여우가...!!!! (절망. 그러다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추스리고는) ...노는게 싫으면 이거라도 먹을래? (아까 여우에게 주려던 육포를 조금 더 뜯어 당신에게 한웅큼 내민다.)

>>489 모로우
굿보이 굿사과. (상황판단이 빠른 당신을 칭찬하듯 가볍게 쓰다듬을 시도한다.) 그게 뭔소리야. 정신차려 이녀석아. (역시 술병으로 고쳐줘야하나... 일부러 당신에게 들리게 중얼거렸다.) 이리 줘봐. 무슨 언어인지 보게. (당신에게 병을 받아들었다. 그는 언어의 신의 권능 덕분에 모든 언어를 알 수 있었으니까. 쓸데없는 권능이었지만.) ...흐응. 일종의 증류주인 것 같은데... 도수가 그렇게 높진 않네. (일부러 정확히는 말하지 않고 흐려버렸다.) 그럼 한번 마셔볼까? 첫잔은 원샷으로? (당신에게 머그컵 한잔 가득 분량을 따라 건네려고 했다. 싱글싱글 웃는 얼굴로.)

>>490 마논
너무 좋아서 눈물이 다 나려고 하네. (영혼없는 목소리로 이야기하며 당신을 바라본다.) 난 설마 진짜로 죽을 때까지 따라올지는 몰랐지... 인간적으로 숙소랑 주점이랑 각종 기타등등은 따라오면 안 되는 거 아니야? (항의하듯 말하다 기뻐한다는 말에) 미녀라도 세상을 반으로 접으려던 미녀가 따라주는건 좀... (꺼려졌지. 끝말은 목구멍 너머로 삼켜버리고는 당신이 뾰로통해지자) 말로 해도 안 들어주잖아, 너. (당연하다는 눈치로 당신에게 시선을 향했다.) 그렇게까지 딱딱한 건 아니지만... 정답이야. 그리고 그 추억을 지금 하고 있었고. 가끔은 이러는게 기분 좋거든. (덧붙여 설명하다가 당신의 입꼬리가 올라가자 불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최근엔 이게 거의 일상이다.) 영웅담에 속하긴 하는데... 됐다. 네가 따라도- (순간 스쳐지나가는 하나의 생각. 당신을 취하게 만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졌다. 과연 당신이 취하기는 하는 걸까?) 아니다. 네가 따라줘. 아예 같이 마시는 건 어때? 혼자 술 마시기는 좀 적적하니까. (싱글싱글 웃는 얼굴로 술을 몇병 더 시키고는 당신에게 술병을 넘기고는 제 술잔을 당신에게 내밀었다. 따라달라는 듯.)

495 리겔 (iWXxixNX5g)

2022-07-12 (FIRE!) 02:08:37

>>494 바벨
그건 자의식도, 감정도 없는 무생물이니까. 내 불로 만들어낸 것 뿐이야.(자신에게 되돌아온 여우불을 손바닥 위에 올렸다가 살짝 쥐어서 흡수시키고 여우의 털도 남아있지 않은 자신의 빈 손바닥을 펼쳐서 보여주는 게 지극히 냉소적이었다.) ...꼭 이런 녀석이 있어. 돌아가라고 하면 고집스레 안돌아가는 게...(당신의 행동에 펼쳤던 손으로 얼굴을 쥐고 한숨을 길게 내쉬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혼잣말이라기에는 좀 컸지만.) 내가 너랑 뭘 하고 놀 정도로 관계가 있지 않잖아?

496 모로우 (qVjn3c8tB2)

2022-07-12 (FIRE!) 02:24:45

>>491 리겔
(눕혀졌다 되돌아오는 귀에 시선이 잠시 머무른다. 저걸 빠르게 반복하면 당신의 귀에서 '파닥파닥' 소리가 나지 않을까? 자신의 어깨를 빙 도는 불꽃, 그것이 새끼여우로 변할 때까지 빤히 바라본다.) 수인님은 바쁘신가 보오. 직접 움직이시질 않는 걸 보아하니. (아쉬운 척 한 마디 던지곤 새끼여우를 따라 돌아선다. 고개를 살짝 돌려 당신을 바라보고선 손을 흔들어본다.) 다음엔 좀 더 친한척 대화 나눠보세. (살짝 웃고선 새끼여우를 따라 간다. 눈치 챌진 모르겠다만, 어째 새끼여우와 거리를 조금 많이 두고 걷고있다.)

#세상에 난입레스를 이상하게 이어서 막레각됨
#다음에 또 놀아줘 내가 잘할게

>>494 바벨
(쓰다듬 하려는 손길은 피하지 않지만, 어이털린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아직 취하지도 않았는데 개 취급 하는거요? (당신의 중얼거림을 듣고선 피식, 바람빠지는 웃음을 뱉는다.) 나 때리면 우리 둘이 사이좋게 경찰서 가야할텐데. 자네와 깜방생활 하기엔 내가 낮을 좀 가려서 곤란하오. (의식의 흐름대로 말하는게 느껴진다. 뭐가 그리 웃긴지 실실 웃는 미소가 번졌다. 당신이 병을 읽자 순응하듯 침묵한다. 머그컵 한잔 가득 받고선 그는 병을 가져가, 당신에게도 머그컵 한잔 꽉 채워준다. 얼마나 잘 담겼는지, 컵을 꽉 채우고 표면장력이 깔끔하게 일었다.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조심스레 바벨 앞으로 컵을 밀어준다.) 아, 원샷 못하면 불멸 때려쳐야지. (짠 하자는 듯, 컵을 들곤 당신을 기다린다.)

497 리겔 (iWXxixNX5g)

2022-07-12 (FIRE!) 02:28:54

>>496 #아니여라 제 난입레스가 허둥지둥이여서;~;
#제가 다음엔 리겔 머리잡고 숲밖으로 보내겠습니다 고마워요 놀아주셔서! 수고하셨어요!

498 모로우 (qVjn3c8tB2)

2022-07-12 (FIRE!) 02:56:40

>>497 #(이걸 님탓을?)
#내가 더 고마워 수고했어~~즐거웠음!!

499 레인 (jl/aLBMny6)

2022-07-12 (FIRE!) 03:07:31

>>490 마논
워워워~ 진정해 론~ ...론이 누구지? 뭔가 마법사 이름 같은데...
아무튼 분노는 아무리 신의 사자라 해도 안좋은 거라고~
애초에 날 1초에 4천번씩 24시간동안 죽이고 우주로 던져봤자 칼로 물을 자르는 격이고~
일단 내가 잘못했으니까~ 아무튼 내가 잘못했어~
(지면을 부술것 같은 기세로 성큼성큼 다가왔던 이가 손가락에서 뿜어내는 빛을 턱밑에 욱여넣으려 하자 그것은 태연하게도 웃으면서 양 손을 들어보였다.
아마 이게 인간들에겐 항복의 표시라고 했었나?
아니, 그 전에 그런 단어들은 어떻게 인지하고 있으며 이정도로 화를 낼 이유가 있는지, 아까부터 신경쓰이던 3인칭에 대해서도 묻고 싶었지만... 애써 참기로 했다.
호기심은 그것의 원동력이긴 하나, 인간들의 명언 중에는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 말도 있으니...)
그나저나 지금 시간축에서는 안 쓰이는 말이라니... 조금 충격인데...? 그럼 이 시간축 사람들은 전서구밖에 사용할줄 모르나? 이거 곤란한걸...
(상대방이 불같이 화를 내건, 곱게 내려앉았던 머리카락이 헝크러지건 그것은 다른 생각에 잠겨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고민하면 고민할수록, 이 '신의 사자'라는 인물이 그 단어를 어떻게 아는지 더더욱 궁금증이 생겨나기만 했다.
아무래도 그 전에 화를 삭이고 다시 평범하게 매도를 하는 것 같지만...)
응, 꼭 그것만 먹는건 아니지만 일단 그렇긴 한데?
(개념을 먹고 소화한다는 것을 재차 묻는 이에게 그것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어느정도 진정이 되었는지 산발이 된 머리카락을 정돈하는걸 보면 일단은 화가 가라앉은 걸까?)
에이~ 그게 무슨 소리야~ 이 세상엔 쓰레기라고 불릴만한 지식은 없다구? 오해받는 지식은 있어도,
고래가 물은 걸러먹어도 플랑크톤은 걸러먹지 않잖아? 행여나 거기에 물고기가 끼어있어도 거르지 않고,
그런거랑 똑같은 거야~ 편식은 나쁜거니까~
그나저나 아까도 그렇고 꽤 자비를 많이 베풀어주네? 역시 자애로운 신의 사자란 타이틀이 괜히 있는게 아니구나¿
(그것은 확연하게 웃어보였다.
비웃는 조소도, 억지웃음도 아닌, 약간의 놀라움이 섞인 미소였을까?)
(...그런데 오타쿠라는 단어는 또 어떻게 아는 걸까?
물론 방금도 츤데레라는 단어에 과민반응했으니 알법하다 생각은 하지만...
그것의 뇌는 점점 궁금증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500 마논 (KewPs0voys)

2022-07-12 (FIRE!) 04:50:22

>>493 리겔
응, 맞아. (다소곳이 서있는 여자는,) 들어왔는데? (아니, 여체의 안에 있는 그것은 생글거리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밝은 웃음이지만 뻔뻔한 태도다. 사람의 신경을 긁는다.)
여기까지 오느라 다리가 얼마나 아팠는 줄 알아~? 마논, 힘든건 싫은데. 캭캭캭. 아, 그렇지~ 모처럼 여기까지 찾아 온 손님이잖아. 차라도 내주는게 어때? 그렇게 쌀쌀맞게 굴어서야 되겠어? (키득거리며 그것은 천연덕스럽게도 숲 안으로 발을 들이려 하고 있었다.)


>>494 바벨
왜 안 되는데~? (입꼬리가 찢어져 웃는다.) 마논, 인간같은 허접한 미물도 아니고. 왜 바벨이라는 미물을 위해 인간적으로 대우를 해줘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는걸?
그렇게 따라다니는게 싫다면 어서 소원을 말하고 청산하지 그래~? 그럼 네 앞에 나타나는 건 네가 진실로 죽게 돼서 그 신의 힘이 마침내 필요 없어졌을 때 만으로 제한 해줄테니까 말이야. 아니면, 마논을 설마 그런 눈으로라도 보고 있었다는 걸까? 그런걸까~? 캭캭캭캭.
그나저나. 흐응, '추억'이라... (그것은 문득 턱을 괴고 방금 전 창밖으로 시선을 옮긴다. 파도가 출렁이는 소리가 간간히 주점 안으로 밀려온다. 아직도 귀환하지 않은 배가 수평선 위에 떠있었다. 하늘에는 그들의 무사를 빌어주듯 별들이 반짝이고 있다. 그러한 풍경들이 그것이 가진 눈동자에 고스란히 비춰지고 있었다.) 뭐야? 그 징그러운 웃음은? 마논, 갑자기 기분이 더러워지려고 하는데. (와중에 바벨이 웃는 얼굴로 말을 걸자, 가느다란 눈으로 바라보며 한바탕 일갈을 먹이고는.)
...아~ 알겠다. (키득키득.) 뭐, 어차피 보나마나 마논을 이 술이란 걸로 취하게 만들어 보겠다든가 그런 시시한 생각을 품고 있는 거겠지? 진짜 미물들 아니랄까봐 단순하네. 할 짓이 그렇게 없을까? 캭캭. (술이 올라와 있는 테이블 위에 상반신을 기대듯이 내민다. 눈을 감고 띈 미소는 모처럼 은은하다.)
~그래, 마논은 아름답고 자비로우니까 말이야. 뻔히 알면서도 친히 네 꾀에 넘어가줄게. 네 야만스러운 호기심을 직접 해방시켜줄게. 어차피 미물이라는 건 몸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깨닫지 못하는 미개한 존재들이니까 말이야. 그러니 백번 말로 하는 것보다는 몸소 보여주는게 좋겠지. (그것이 눈을 뜬다. 눈동자 안에서 잠들어 있던 광기가 시선을 마주친 바벨을 순식간에 덮쳐온다.)
하지만 마논이 신의 사자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성창에 몸이 뚫려도, 공간에 몸이 찢겨도, 그렇게 육신에서 흐른 피가 바다를 이뤄도 아무렇지도 않게 신의 직무를 수행하는 사자. 지금 너는 그런 존재를 시험하려 들고 있어. 마논은 준비가 됐어. 그럼 과연 너 스스로는 준비가 되었을까? 그런 존재의 한계를 확인 할 각오가 되어 있어 있는 걸까? 정말 궁금하네~? 아아, 미물이여, 바벨이여. 어리석음이여! 캭캭캭캭캭! (잠시 뒤 바벨이 주문한 술이 내어져온다. 그것은 기대를 숨기지 않는 미소로 두 개의 병을 한 손에다 냉큼 집어들고 바벨의 잔에 한 번에 들이붓기 시작했다.)
고결한 신의 사자가 따라주는 축복받은 성주(聖酒)야. 이런 기회 두 번은 없지. (생글생글. 환한 웃음을 띄며 턱을 괴고서는 바벨이 술을 삼키길 기다린다.) 미물은 감사하며 마시도록 하렴?


>>499 레인
진작 그렇게 했어야지. 흥. (레인의 입에서 잘못했다는 말이 나오자 그제서야 손을 거둔다. 당장에라도 폭발할듯이 끝자락에 모여있던 빛이 허공에 바스러진다.)
있어. 마논이 츤데레든 츤기레든, 그렇게 머리 나쁜 말로 불려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그건 말 그대로 쓰레기 같은 지식이야. 쓰레기같은 녀석들이, 쓰레기처럼 쓰기 위한, 쓰레기 지식. (분한지 이를 으드득갈며 레인을 바라본다. 씹어먹어도 시원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마논을 그런 식으로 생각한 당신도 쓰레기야!
당연한 거 아니야? (그러다 표정이 말끔히 바뀐 그것은 레인의 말에 고개를 기울인다.) 마논은 상등하고 아름답고 고귀한 신의 사자라고 했잖아. 멍청한 스파게티. 도대체 몇 번이나 말 해줘야 이해하는 거야? 마논, 슬슬 입이 아프거든? 외신이라는 건 원래 이렇게 멍청해? 자비를 배푸는 것도 이제 조금 힘드네?

501 리겔 (iWXxixNX5g)

2022-07-12 (FIRE!) 05:34:13

>>500 마논
(당신의 뻔뻔한 태도에 기가 찼다. 신경을 긁어대는 뻔뻔한 태도를 그저 보고 넘길 수 있을 만큼 시간이 흘러서 충분히 무감해졌을 법도 하지만 본성이 있는 수인인지라 넘기기 힘들었다. 당신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던 시선이 매섭게 변하고 꿈틀거리며 눈썹이 치켜올라간다.) 주인이 된 자가 발을 들여도 좋다고 허용해야만 손님이라는 단어를 붙혀도 되는 거다. 멋대로 허락을 구하지 않고 영역에 발을 들이는 이에게는 손님이라는 단어보다- (붉은 불꽃이 아닌 청색의 불꽃이 숲 안으로 들어서려는 당신의 걸음을 막아서듯 빠르게 퍼져나갔다. 나무들은 커녕, 발치의 잡초 하나 불태우지 않는 그 불꽃은 당신이 피하지 않는다면 장막처럼 원을 그려 가두려할 것이다.) 불청객이지. 또는 침입자라고도 칭하거나.(적의라기보다는 영역을 지키기 위한 경계심이 극도로 올라갔을 뿐이다. 물론그 과정에서 자신의 호전적이고 다혈질적인 면이 건드려졌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502 이바 - 더 블루 프로젝트 (CmHtjZDMLY)

2022-07-12 (FIRE!) 06:36:32

고요한 수면에 파문을 일으키듯 그것은 정적을 날카롭게 깨트렸다. 네 목소리가 더이상 귓가에 들리지 않는다. 그래, 완성되었구나. 다시금 찾아온 적막 속에서 중얼거린 한마디. 그 뒤로 우리는 어떤 말도 없었다. 그곳엔 시계침이 움직이는 소리도, 서로간의 숨소리도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파문이 가라앉은 호숫가에서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음을 깨닫는다. 해가 뜨고 달이 저물듯 너와 나는 함께할수 없는 운명이었다. 일식처럼, 혹은 월식처럼. 우연히 한때 같이 존재하는것처럼 보였을 뿐, 네 그림자에 가려진건 나였다. 그저 당연한 순간이 찾아왔을 뿐이야.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지는거야. 또 다시 혼자가 될 뿐인거야. 몇번이고 되뇌었지만 붉어진 눈시울에서 눈물이 흐르는걸 막을 순 없었다. 너는 내게 다가와 나를 안아주었다. 떨리는 몸을 네게 맡기며, 흐느낀다.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날에 그것은 찾아왔다. 갑작스러운 재앙에, 그 누구도 대비하지 못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대한 현자로 추앙받던 이도 이것만큼은 알 수 없었던듯, 너무나도 싱겁게 죽어버렸다. 그것은 살아 움직이는 재앙이요, 모든 생명을 거두어가는 추수꾼이었다. 죽음이 현현화하면 저것이 되는게 아닐까, 라는 의문이 생기는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마신을 믿는 사교도들은 축제를 벌였고, 퍼져나가는 독기를 막기 위해 사제들은 목숨도 아끼지 않았다. 사이가 좋지 않던 종족들도 서로 도우며 최후의 방어선을 구축했으나 점조직으로 흩어지는데에 열흘도 걸리지 않았다. 식량도, 물도. 당연히 귀해졌기에 자신의 몫까지 남에게 나누어주던 이들이 먼저 떠나갔다. 그들의 몫을 받아 연명하려던 이들도 며칠 지나지 않아서 그들을 따라가게 되었다. 내가 사랑하던 이들이 모두 죽었다. 이미 익숙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감정이 희미해져갔다. 처음엔 슬펐다. 허나 그것도 옅어지는 감정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분노했다. 허나 그것도 옅어지는 감정이었다. 그 다음에는 증오, 그 다음에는 희망, 그 다음에는 절망... 화려한 보석들처럼 겉치장뿐인 감정들을 모두 도려내고 나니 내게 남은건 무력감 하나뿐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했다는,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는 무력감. 나는 단순히 죽지 않을 뿐인 인간이니까. 내게 전설 속, 용사들처럼 저것과 맞서싸울 힘은 존재하지 않았다. 단련을 하기엔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 모두가 죽은 뒤에 행하는 복수는 무슨 의미인가. 옆집 칼이 제일 먼저 죽었다. 실력이 좋은 요리사였다. 거친 남자였지만 자신이 벌어들인 돈 중, 가게를 운영할 비용을 제외하곤 전부 고아원 아이들을 먹이는데 쓰던 남자였다. 그의 요리만큼 맛있는걸 먹어본적이 없었다. 그 다음으로는 찰스가 죽었다. 늘 술을 마시며 주점에서 과거의 영광을 이야기 할뿐인 남자였지만, 그가 매일 밤마다 마물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순찰을 돌던걸 난 알고있었다. 누구보다 용기있는 남자였다. 그가 질질 끌며 다니던 왼쪽 다리마저 잃어버린 이유는, 어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였지. 그 다음으로는 마리아가 죽었다. 식량이 부족해진 뒤로부터는 단 한번도 식사를 하지 않고, 끝까지 사람들을 돌보며 잠도 자지 않고 기도를 올리던 여자였다. 그토록 좋아하던 담배도 끊었지. 애연가 수녀님이라니, 웃기는 조합이었어. 그 다음으로는 밥이 죽었고, 데이지가 죽었고, 로랭이 죽었다. 찰리, 베르크, 마슈... 그렇게 너와 나 둘만 남았다.

" 이바. "

너를 바라본다. 너는 초췌해진 몰골이었다. 그토록 예쁘던 네 얼굴은 보랏빛으로 변해 흉측하게 일그러졌고, 뼈와 가죽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듯 앙상하게 말라있었다.

" 드디어 완성했어요. 더 블루 프로젝트를. "

" 그게 무슨 의미인데? 모두 죽었어. 칼, 찰스, 마리아, 밥. 데이지, 로랭, 찰리, 베르크, 마슈. 그리고 이번엔 네가 죽겠지. 하지만 나는 살아남고. 그게, 대체 무슨 의미인데. 왜 나는 죽지 못하는거야? 왜, 대체 왜... 나만 살아남아야 하는건데. 푸른 바다를 같이 보러 가자고 약속했잖아. 나는.. 나는 신이 아니야. 너희들이 생각하는것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고. 나는 그저 평범한 겁쟁이일 뿐이야. 저것과 맞서 싸울 용기도, 힘도 없는 사람이라고. 내가 이룬 모든 것들은 전부 말로만 떠들던거야. 싸우지 마라, 죄를 범하지 마라, 네 이웃을 사랑하라... 지금 어떻게 됐지? 나를 봐. 나를 보라고. 대체 이게 다 무슨 의미야. 너희가 없는 세상에서 내가 살아야 할 이유는 단 하나도 없어. "

"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당신이 아니라면, 아무도 저희를 하나로 만들 수 없었을거에요. 그리고, 보세요. 당신께서 불사자가 아니셨더라면, 더 블루 프로젝트는 완성되지 못했을거에요. 죽음에 저항하는 힘으로.. 다시 푸른 바다를 만들 수 있는거에요. 꼭 봐주세요. 비록 제가 곁에 함께하지 못하겠지만, 당신의 마음 안에서 저는 살아갈거에요. 그러니까 , 잊지 말아주세요.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저희가 함께 만들어낸 푸른 바다를 봐주세요. "

" 제발 그러지마. 안돼, 제발. 제발... 죽지 말아줘. 나를 또 혼자로 만들지 말아줘. 제발 부탁이야. 안돼, 안돼. 안된다고. 신이시여! 자애로운 지모신이시여, 제발... 자비를, 내려주소서.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 모든걸 앗아가도 좋습니다. 제가 편안히 잠에 들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지옥의 가장 밑바닥에서 억겁의 시간동안 고통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차라리... 뱃속의 아이만큼은 살려주십시오. ...이바, 듣고있어? 안돼, 이바. 제발, 떠나가지마. 날 혼자 내버려두지 말아줘. 이바, 대답해줘. 이바, 이바!!!"

너희는 작별인사도 하지 못하고 내 곁을 떠나갔다. 너는 그때, 왜 그리도 예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을까. 나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


마법도구를 작동시켰다. 만지기만 하면 될 일. 너무도 허망하게, 보랏빛 세계는 천천히 푸르게 바뀌어갔고, 내 세계는 잿빛으로, 짙은 어둠으로 물들어갔다.



푸른 바다를 본다. 바늘과 잉크로 손목에 기억을 전부 새긴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새긴다.
왼쪽 손목에 더이상 적을 공간이 없어서 오른쪽 손목에 적기 시작했다. 거기에도 공간이 없어서 다시 왼쪽으로 돌아온다.
거기에도 공간이 없어서, 다시 오른쪽으로 돌아온다.
거기에도 공간이 없어서, 다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내 세계처럼 새카맣게 물든 손목을 바라보며 흐느꼈다. 푸른 바다와 대비되는 절망은 심연을 닮아있었다. 흐느끼고, 흐느끼고, 한참 흐느끼다가 나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 이게 신을 죽인 원죄구나. "




눈을 뜬다. 눈 앞에 보이는건 푸른 바다, 거센 파도.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따사로운 햇빛이 몸을 감싼다. 눈을 깜빡거리고 가만히 손을 내려다본다. 나는 누구지? 여기는 어디지? 머리가 지끈거린다. 그리고 무언가 기억난다.

" 이바. 이바, 더 블루... "

다시금 머리가 지끈거린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시선을 푸른 바다로 돌린다. 가슴 깊이 뿌리박힌것같은, 깊은 허망함과 무력감만이 몸을 채운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데, 왜일까.

503 테이얀 (WaWIaSALvA)

2022-07-12 (FIRE!) 08:13:50

>>468 블량슈

오 나눠주는겐가? 준다면 사양하지 않고 감사히 받지. (상대방이 주는 꼬치를 반가워하며 받아든다. 옆에 서있던 루이도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꼬치를 잡는다.) 축제 분위기를 보아하니 자네를 위한 축제인가보구만. 주인공인데 좀 더 즐기는게 어떠한가? (그러다 주변에서 작게 들려오는 소리에 웃음을 터뜨린다.) 이런이런. 평소에 좀 베풀고 살지 그랬나. 그래도 다들 분위기는 좋아보이는구만. (말을 마치고 꼬치를 한입 빼먹는다. 맛이 좋은지 입가에 미소가 가득하다.)

>>469 비비

물론 부탁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때로는 정중한 부탁으로만 해낼 수 있는 일도 있다네. (상대방의 말에 여전히 인자한 웃음을 지으면서 얘기한다. 쳐다보던 까마귀는 어느새 시선을 돌려서 자신의 깃털을 다듬고 있다.) 으음, 그래도 여기서 만난게 인연인데 줄게 있나 ... (허공에 공간이 찢어지더니, 안으로 손을 쑥 집어넣는다. 한참을 뒤적이던 그는 손에 무언가를 한움큼 잡은채로 손을 꺼냈다.) 달달한거 좋아하는가? (그가 상대방의 앞에 손바닥을 펼치자 다양한 맛의 사탕이 보인다.)

>>476 리겔

예전엔 이 숲에 여우가 안살았던것 같은데 ...? (숲을 거닐며 붉은 여우 두마리를 발견한 그는 고개를 갸웃한다.) 하긴 시간이 오래 지났으니 다른 동물들이 자리를 잡아도 이상하지 않 ... (그러다 여우들이 나타난 존재에게 흡수되는 것을 보고 잠시 입을 다물었다.) 길을 잃은 것은 아니고, 주기적으로 돌아본다네. 기록에도 갱신이 필요한 법이니까 말이지. (어깨 위의 까마귀가 상대방을 바라본다.)

>>479 리카

이제 와서 뭘 안먹는다고 죽는 몸도 아니라서 말일세. 이렇게 종종 까먹는다네.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옆에 앉아있던 까마귀의 안광이 빛난다.) 아니, 아니 알겠어. 잘 챙겨먹을께. (그러다 상대방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도와주면 고맙지만 말일세. 사실 무언가 사러가기 보단 교환에 가깝지. 아픈 사람들을 봐주고 그 댓가로 음식을 받아오고 있다네. (상대방의 표정변화를 보고선 잠시 고민을 하다가 말했다.) 도움이 되지 못해서 유감이로군. 서고는 그만큼 예민한 공간이니까 말일세. 다만 원하는 시간대의 기록이 있다면 열람은 내가 해주겠네. 묘사는 그렇게 자세하지 않겠지만 대략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 있을테니까 말일세.

>>482 모로우

아, 그럴수도 있겠구만. 루이, 내가 잘못 까악거린거야? 내가 욕이라도 한거니? (루이라고 불린 까마귀는 한심하다는듯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관심을 아예 꺼버리곤 날아오른다.) 잠시 바람 좀 쐬고 온다고? 그래, 조심히 다녀와. (그러다 앵무를 키운다는 말에 놀라는 표정이다.) 오, 앵무. 앵무 말이지 ... 그 앵무는 질투심이 심하기보구만. 우리 까마귀는 안타깝게도 그냥 까마귀는 아니라서 말이지. 교환하더라도 자네가 손해만 볼 것이네. 그래도 앵무가 싫어한다고 다른 새들을 안들이는 것을 보면 앵무를 아끼나보구만.

504 모로우 (qVjn3c8tB2)

2022-07-12 (FIRE!) 09:59:40

>>483 블랑슈
식은 만큼의 맛은 따듯할때보다 뛰어난가? (눈을 접어 웃는다. 어투를 조금 늘리는걸 보아하니, 본인이 따듯한걸 좋아한다고 취존 안하는 것이다.) 난 정의로운지라. 식은 꼬치를 먹을 아가씨가 불쌍해서 충고 좀 해준거네. (키득키득. 당신과 눈을 마주친다. 그는 별 이유 없이 진짜 훈수만 두고 싶었던거다.)

>>503 테이얀
침묵은 긍정이라 한다오- (장난스레 키득인다. 날아오르는 까마귀의 꽁무니만을 바라본다.) 자네 까마귀도 꽤 독립적인 모양이로군. (까마귀에게 조심히 다녀오라 말하는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의 놀라는 표정이 이해 안 되듯, 속이 빈 미소를 보이고 있다.) 질투심이 심할 편일까, 그애 말고 다른 반려동물을 키워본적 없어서 모르겠네. (그냥 까마귀가 아니라는 당신의 말에 반 박자 쉬곤 묻는다.) 보통의 까마귀완 뭐가 다른오? (속으론 당신이 그냥 팔불출이라고 잠깐, 아주 잠깐 생각했다.) 아니, 그 뚱땡이를 데려가 준다면 나야 돈 굳으니 좋지. (자신의 뚱..통통한 앵무를 잠시 회상하곤 딱 잘라 답한다.) 아끼는 편이지, 오랜 시간 동행했으니. 미운 정이라도 쌓이면 정이라 하지 않소? (당신도 자신과 동의할까, 가만 바라본다)

505 블량슈 (q/IIwmtaeM)

2022-07-12 (FIRE!) 10:08:19

>>503 테이얀 (루이가 매우 메이드함)
날 위한 축제야-?(그 존재는 몰랐다는듯 주변을 둘러보자 주변은 몰랐어?!라는 반응을 보인다)
내가- 식탐이 많을뿐이지- 이렇게 나누기도 하거든-(항의하듯 이야기하며 그 존재는 루이를 한번 슥 보고는 테이얀으로 시선을 다시 돌립니다)
맛있지-? 여기 닭꼬치는 명물이거든-

>>504 모로우 (혼수가 이쁘게 둠)
정의로운 애들은- 보통 그러면 새 꼬치를 가져다주던데-?(역으로 받아치는 그 존재는 느긋하게 당신을 쳐다보며 한입 더 먹었다)
식을 때는 식었을 때의 맛이 각별해-(사실 그 존재는 맛보다는 뭔가를 먹는다는 것이 더 좋은 것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너는- 누구-?

506 리카 (eKw1mydpGw)

2022-07-12 (FIRE!) 10:34:05

>>480 블량슈
.......아하핫- 그럼, 믿을게. 블랭슈. 나의, 고래 친구. ( 방긋 웃는다. 믿음은 하나다. 괜찮아, 괜찮아, 계속 중얼거려본다. 깜빡이는 눈의 빛은 그대로다. ) ( 단단해. 차가워. 이것이 고래일까? 신기하다. 전에 이런 느낌을 받았던가? 모르겠어. 기억 안 나. 그래도, 천천히 블량슈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 고마워, 블랭슈- 그래도 미안. 나는 그 축복을 받을 수가 없어. ( 나를 위한 축복이 되는 것이니까. 마법소녀는 그래서는 안 되었다. 그래도 언젠간 그 축복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장난을 치는 것처럼 웃는 얼굴은, 진짜였을까 ) 귀찮지 않아- 이게 내게 주어진 일이고,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야. 나는 마법소녀니까-!♫ ( 해맑게 외치는 모습은, 다짐과도 같다. )

>>481 리겔
미안해....! ( 손은 순순히 떼어진다. 아니, 되려 이쪽이 먼저 황급히 떼려한 것 같기도 하다. 습관인가 싶은 사과를 말하고 나면,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어떻게든 정리하여 말을 내뱉는다. ) 내가 찾는 건, 루루야-! 그-그러니까.... 고양이! 아기 고양이야! 크기는 이 정도 되고, 여기저기 상처가 있지만 귀여운 고양이야! ( 손짓, 팔짓 다 섞어가며 열심히 설명한다. 그러나 찾을 수나 있을까. 잃어버린 것이 여기저기 기워진, 낡은 고양이 인형이라는 것 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데. ) 귀찮게 해서 정말 미안해.... 하지만 나한텐 정말 소중한 아이야.. ( 덜덜 떨리는 두 손을 맞잡는다. 웃고 있지만, 웃는 것 같지 않은 미묘한 얼굴. 빛이 죽어버린 연보라색 눈에는 어떤 감정이 보였을까, 아니면 보이지 않았을까 )

>>484 바벨
정말? 정말 안 다친 거 맞지? 정말로? ( 괜찮다고는 해도 걱정스럽게 계속 묻는다. ) 정말 미안해, 바벨... 많이 놀랐지? 나는, 나를 죽이러 온 악당인 줄 알고.... ( 이미 경험이 있었던 것일까. 바벨의 팔을 천천히 놓아준다. ) 죽지만 않으면 됐다고 하지마. 그래도 바벨은 아프잖아.. 바벨이 나 때문에 조금이라도 다쳤다면, 나는 나를 절대 용서할 수 없었을 거야. 바벨과 한 약속도 못 지키게 되는 걸. ( 웃는 얼굴은 조금 가라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인형을 꼭 끌어안는다. 스스로를 격리시켜야 할까. 한 걸음 뒤로, 뒷걸음질 친다. ) 으-음, 미안.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정신을 차리니까 여기였어. 바다가 부른걸까? ( 고개를 갸웃하며 바다를 응시하다, 다시 바벨을 돌아본다. ) 바벨은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 아- ( 다시 한 걸음 다가가서, 눈을 감고 코를 킁킁. 눈을 뜨고 놀란 듯 바벨을 마주보며 ) 술 냄새-! 바벨, 술 마셨어?

>>492 레인
부끄러움을 느끼는건, 각자 달라? ( 고개를 갸웃한다. 그래도 다르다니, 조금은 알 것 같은 느낌이다. 수많은 눈. 이것은 부끄러움은 아니다. 너는 이 눈들이 부끄럽다 하였지만, 나는 아니다. 나는 이 눈들이..... ) .....응. 그럴 것 같았어. 그래서, 레인을 믿은 거야. 다른 사람들을 해치지 않을테니까. 신도, 인간도, 이해한다고 했으니까. ( 웃는 얼굴로, 눈을 감고 속삭인다. 기도와도 같은 모습이었을까. 본질을 바라본다. 내리깐 눈을 천천히 뜬다. ) 서로의 이해가 상충하면 투쟁은 자연스레 사라진다, 투쟁이 사라지고 타협이 생겨나면 행복에도 가까워질 수 있다.. ( 레인의 말을 따라한다. 그것이 정말 가능하기나 한 걸까? 그러나, 때로는 말이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는 곳이 바로 세상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어내고야 말 의지는, 본인에게도 있지 않던가. 고개를 들어, 희망에 가득찬 반짝이는 눈으로 레인을 마주본다. ) 고마워-!♫ 나도 힘낼테니까! ( 무엇을 힘낸다는 것일까. 알 수는 없었지만, 환하게 빛나는 그 모습은 완벽한 마법소녀였다. ) 아하핫-! 고마워-♫ 레인 이름도 정말 예뻐! ( 칭찬이 좋은지 해맑게 웃다가 ) 응-! 그럼 뿌듯해할게! 나도 레인을 특별히 기억해둘테니까- 레인이 가르쳐준 추상예술도! ( 가슴을 쫙 펴면서 뿌듯해하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수많은 눈 그림들 역시, 기억 속에 함께겠지 )

>>503 테이얀
안 죽는 몸이어도 안 먹으면 힘도 안 나고, 건강도 안 좋아지니까 꼭 까먹지 말고 먹어야 해! ( 걱정스런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까마귀의 안광이 빛나자 방긋 웃는 얼굴로 " 까마귀는 알아주는구나-!♫ " 하고 즐겁게 외친다. ) 아픈 사람들을 봐줘? 의사 선생님 같은 거야? 멋지다-! 멋지다-!♫ 대단해-! 그럼, 나도 도와줄게! 따라가도 돼? 난 마법소녀니까, 네가 필요한 일 같은 거 다 해줄 수 있어! ( 테이얀이 일을 시켜도 다 최선을 다해 잘 해낼테지만. 아픈 사람들을 봐준다는 그 선함이 좋았는지, 웃는 얼굴로 제자리에서 방방 뛰다가 ) ..........으-응, 아니야. 괜찮아. 고마워. 나, 잊어버렸어. 무엇이었는지, 언제였는지, 기억 안 나. ( 눈만 죽은 채 웃는 얼굴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무의식적으로 열람하길 원하지 않는 것일까. 인형을 끌어안으며 고개를 젓는다. )

507 블량슈 (q/IIwmtaeM)

2022-07-12 (FIRE!) 10:39:46

>>506 리카
뭐- 네가 좋다면 상관은 없지만-(그 존재는 당신이 쓰다듬는 것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익숙하다는 것이겠지)
사명의 노예가- 되지는-말도록해-(그리고 이내 진지한 얼굴로 당신에게 이야기한다. 경험담이 있는 것일까)
그러면 불멸의 천적이- 너를 삼켜서 돌아올 때까지 엄청난 시간을 보내게 될테니까(그 존재는 그리 충고했다.)

508 테이얀 (WaWIaSALvA)

2022-07-12 (FIRE!) 11:58:30

>>504 모로우

눈빛을 보면 긍정이 아니라 뭔가 다른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네만 ... (날아가는 루이의 뒷모습을 보며 그는 작게 중얼거렸다. 왠지 나중에 또 잔뜩 쪼일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다른 동물들을 데려오는걸 싫어하는게 질투가 심한거라고 생각하네만 ... 나도 사실 까마귀 말고는 키워본적이 없어서 말이지. (하하, 하고 웃다가 상대의 물음에 웃으며 답했다.) 까마귀처럼 보이기는 해도 기본적으로 내 사역마라서 말이지. 일정거리 이상 떨어질 수가 없다네. 그래서 바꿔봤자 자네만 손해라는 것이지. (그러다 뚱땡이라는 말에 좀 더 크게 웃어버린다.) 뚱땡이라니, 자네 앵무의 애칭이라고 생각하겠네. 그리고 미운 정도 정이지 ... 사실 정말 미워한다면 정 같은건 쌓일 겨를도 없을테니 말이지.

>>505 블량슈

분위기만 봐도 자네를 위한 축제인데 말이지 ... 지금까지 그런 자각도 없이 즐긴겐가? (주변 사람들의 어이없다는 표정을 보며 재밌다는듯이 웃는다.) 자네가 나눠줘서 더 맛있게 되었구만. 확실히 명물이라 할만한 맛이로군. (어느새 다 먹어버리고 남은 꼬치를 불로 태워서 없애버린다.) 루이도 맘에 든듯하니 이따 갈때 포장해서 가야겠구만. 닭꼬치 말고 맛있는 음식은 또 없나? 마침 식사를 하지 않았거든.

>>506 리카

그래그래 내 꼭 챙겨먹도록 하지. 사실 이 까마귀가 잔소리를 하는 통에 안먹을 수도 없단 말이지. (까마귀를 슬쩍 바라보자 까마귀는 어느새 관심 없는듯이 주변만 두리번 거리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나 분위기가 밝으니 환자들 사이에만 있어도 증상이 좋아질걸세. 환자가 있는 곳은 대부분 분위기가 축 처져있으니까 말이지. (도와준다는 말에 천천히 마을로 향하며 말했다.) 기억이라는건 모든걸 안다고 좋은 일은 아니지. 때로는 잊어버려야하는 기억도 있는 법이야. 기억에 빈 공간이 있다는건 계속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말이지. (상대의 반응에 측은하다는 표정을 하며 얘기한다.) 그래도 너무 궁금해서 못참겠다 싶을때 날 찾아오게.

509 블량슈 (w7WdaEUXb.)

2022-07-12 (FIRE!) 12:23:24

>>508 테이얀
몰랐-어-(그 존재는 순수하게 몰랐던 모양이다. 뭐 자각을 가진다고 해서 뭔가 달라지진 않겟지만 말이다)
다른 음식-? 그러면 따라와-(그 존재는 앞장서서 걷는다. 그리고 향하는 곳은 빵을 구워파는 곳인 모양이다)
식사를 안 했다면- 든든하게- 먹어야지-?

510 테이얀 (nsKpqIHDl2)

2022-07-12 (FIRE!) 13:31:27

>>509 블량슈

지금이라도 알았다면 다행이구만 그래. 이 사람들의 기원을 이제는 알 수 있을테니 말이야. (껄껄 웃으며 주변을 돌아본다.) 오 다른 음식도 있는가? 루이, 가자! 맛있는거 먹으러! (루이의 손을 잡고 상대방의 뒤를 쫓아간다. 루이도 어째서인지 눈을

511 테이얀 (nsKpqIHDl2)

2022-07-12 (FIRE!) 13:32:26

>>510 (루이도 눈을 빛내며 기대하고 있는듯 하다.) 빵이라 ... 빵도 맛있긴 하지만 역시 제대로 된 식사가 하고싶단 말이지. 그런 곳은 없는건가? (신나서 따라온 곳이 빵을 굽는 곳이라 그런가 살짝 실망한 눈치다.)

512 블량슈 (hfeNN8ioQ6)

2022-07-12 (FIRE!) 13:42:05

>>511 테이얀
빵이면 식사잖아-?(그렇다 이곳의 베경은 서양 즉 빵이 주식이다라는 나레이션이 들리는 기분입니다)
다른 곳이라면- 한 식당은 내가 다 먹어서 없고-?(고민하는듯 합니다)
아- 거기 가졸까-?(그리고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돌립니다.

513 리겔 (HRHmeuYfjM)

2022-07-12 (FIRE!) 14:44:29

>>503 테이얀
(여우들이 흡수되면서 허공에 남겨놓은 잔불을 털어내려 손을 내저었다. 남았던 잔불까지 도로 흡수한 뒤에야 당신을 바라봤다. 정확히는 당신의 어깨 위에서 자신을 보는 까마귀를 바라본 것이었지만. 어쨌든.) 기록-? (까마귀를 보던 시선이 그제서야 당신에게 머무른다. 분명 의문형이 맞는데 진심으로 의문을 가지는 것 같지는 눈빛은 아니었다. 관심이나 호기심을 가지기엔 무의미할 뿐이었다.) 그래서 오래 걸리나 그거. 오래 걸리지 않는 거라면 상관없지만.

514 리겔 - 나만 기억하는 이야기 (HRHmeuYfjM)

2022-07-12 (FIRE!) 14:46:02

위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예를 들어보자. 그것은 재앙과 맞서서 싸운 위대한 영웅의 일화거나 왕을 유혹하여 왕조를 무너트린 요수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이야기에는 선과 악이 대립하고, 마지막에는 선이 악을 이긴다. 굳이 사설을 붙히지 않더라도, 읽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끝이 분명한 이야기들은 시간이 얼마나 흐르더라도 분명하게 기록되서 후손에게 전해진다. 그렇다면 결말이 전해지지 않은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혹은 선과 악의 대립이 아닌 누군가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분명히 일어났던 이야기일진데, 결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은 전해지지 않고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말 것이다.

빛바랜 기억이 있다.
이제는 희미해져서 가끔씩 꿈으로나마 떠올릴 수 있는 기억. 무너져내린 성벽과 지키기 위해 죽음마저 불사하는 자들과 장대비처럼 쏟아져내리는 신성력이 신체를 짓누르면 무슨 짓을 써서라도 벗어나려 몸부림쳤고, 강제로 신력을 짓씹고 하얀 백색을 띈 불꽃을 두른 몸뚱이를 움직일 때마다 불타던 것들. 동정심이나 측은지심보다 분노가 치밀어 겹겹히 쌓이고 신성력에 살갗이 찢겨나가는 고통보다 몇곱절은 더 고통스러운 슬픔이 덧씌워지는 감정을 동반하는 광경.

더-, 지금보다 몇배, 몇십배, 몇백배는 더 괴로워해라.
네놈들 중에서 데려간 이 누구인지 모르니 그저 모두의 죽음으로 죄를 갚아라.
뭐가 신성제국이고, 뭐가 신을 모신다는 거냐. 한낱 어린 것 하나 지켜주지 못하고, 눈뜨지도 못한 새끼를 데리고 무리에서 쫒겨나야했던 어미를 끝내 외면하던 신을 모시는 것따위… 멸망해버려.

"네가 찾는 게 뭔지 알고 있어! 지금, 데려올테니까!"

모든 공격이 멈춘 것은 그 목소리가 들린 직후.

"내가 대신 사과할게, 하지만 그런 짓을 한 사람들은 우리들이, 우리가 우리의 법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어."

공기가 침묵하고, 모든 것이 저 바다의 깊은 밑바닥까지 가라앉은 것처럼 고요에 휩싸여서 바람마저 멈춰버린 것 같은 시간 속에서 그 목소리만이 똑바로 귀에 박혔다.

"우리가- 아니 내가 도와줄게. 너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 네가 누구인지도 알아. 계시는 바꿀 수 있어. 너도 그러고 싶잖아."

그러니까, 나랑 이야기하자. 리겔. 앳된 인간이 비단으로 겹겹히 감싸져 있는 것을 들고 있는 게 시야에 닿았을 때.
앳된 인간이 결국 참지 못하고 왈칵 울음을 터트리며 바닥에 주저 앉기 직전.

"…미안해…미안…미안, 해요…"

멈춘 것 같았던 시간이 움직였다.

모든 것이 희미하게 빛바랜 풍경.
꿈으로만 볼 수 있는, 잊혀져가는 기억의 파편.

이미 숨을 거둔 내 자식을 끌어안고 숨이 넘어가도록 울며 진심어린 사과를 몇번이나 전하며 주저 앉으려는 앳된 당신을 안아주던 그 풍경만큼은 결코 잊혀지지 않아. 두 눈두덩이가 퉁퉁 붓고 목이 쉬어버릴 때까지 목놓아 울던 앳된 당신에게 그날, 나도 내 자식도 구원받았으니까.

누구보다 당신이 행복하길 바랬는데.


통- 하고 꼬리털을 비집고 튀어나온 빨간 새끼 여우가 자박자박- 팔을 휘감는 것처럼 올라가서는 목에 걸려 있는 목걸이 팬던트를 앞발로 건들려하자, 인간이라고 하기에 조금은 날카로운 손톱이 자리잡고 있는 리겔의 손이 새끼 여우에게서 팬던트를 사수하듯 잡아올렸다. 살아있는 것처럼 불만스러운 소리를 내는 새끼 여우를 허무함에 감정이 짓눌린 노란빛 눈동자로 응시하던 리겔은 다른 손을 뻗어서 새끼 여우의 작은 몸뚱이를 감싸듯 안더니 자신의 얼굴과 가까운 거리까지 들어올린다.

"건드리면 안된다고 했지."

리겔은 가볍게 새끼 여우의 얼굴에 이마를 가져다대며 무미건조하게 속삭였다. 그런 자신의 기분을 알리가 없는 새끼 여우는 살아있는 것처럼 얼굴을 치대기 시작하자 하지 말라는 말 대신 다시 자신의 꼬리가 자리하고 있는 곳으로 가볍게 던진다. 파묻히는 것 같더니 그대로 불꽃이 되어 스며든다.

지긋지긋한 오늘이 또 시작되고 있었다.

515 블량슈 - 그 것은 고래의 꿈을 꾼다. (w7WdaEUXb.)

2022-07-12 (FIRE!) 15:57:07

-깊은 바다 속에 잠든 그 존재는 눈뜨지 않으리. 그 것은 고래의 꿈을 꾸고 있으니.-
그 존재가 깨어날 일은 없으리라. 그런 약속이 되어있으니까. 그렇기에 그 존재는 눈뜨지 않는다. 꿈이 계속되는한, 또한 다른 이들이 그것을 바라는한.
그 존재는 딱히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그 존재가 말하길 "가끔 찾아오는 친구인 너 정도만 있으면 충분해-"라나. 그 존재에게 있어 세상은 이미 그 존재에게 주어진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그러나 최근 그 존재는 밖으로 나가는 일이 많아졌다. 보통 그 존재는 짧아도 2달 길면 2년 동안 나오지 않는 틀어박힌 자였으니까. 해변에서 어떤 만남이 그 존재를 변하게 한 것일까. 그 존재의 첫 친구로서 나는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 존재는 지나치게 순수하다. 동시에 다른 것에 무관심한 듯 보이면서도 관심이 많다. 스스로를 고래라고 여기는 꿈에 스스로를 가둔 것도, 그 날의 기억이 원인인 것일까.
그 존재가 약속을 한 또 다른 친구와의 일기 쓰기, 그 약속을 한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 존재는 그것을 계속한다. 어쩌면 그 존재는 그저 잊지못하는 것은 아닐까. 지나간 추억들을, 잊혀져도 충분할 기억들을. 그러니 나는 주어진 역할로서 제자들에게 첫 문장과 같은 말 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 것이 친구인 그 존재를 모독하는 것임을 알고서도.

"미안하네 벗이여. 내가 힘이 좀 더 강했더라면."

처음에 그 존재를 만난 것은 지식을 위해서, 그러나 진실되게 친구가 될 줄은 나도, 그 존재도 몰랐으리라. 하물며 내가 그것을 위해 불멸자가 되었으니.
설령, 그 대가로 내 영혼이 영원히 불타게 된다해도. 나는 그 존재와 같이 있고 싶었으니까.

"그대를 해방시켜 줄 수 있을텐데"

그 존재는 여전히 꿈을 꾼다. 끝나지 않는 영원한 정원인 이 세상을 지키기 위하여.
모든 것을 무너트릴 자신에게서, 세상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의 몸을 잠재운 결단으로서

"그러니 난 그저 이 말 밖에 하지못하겠네 벗이여."

부디, 그대를 이해할 자가 나타나기를, 그대의 속박을 풀어줄 누군가를 만날수 있기를
그리 기도하며 나를 찾는 이들에게 등을 돌려 나아갔다. 나는 스스로를 가둘 것이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독백 하지만 블량슈 시점이 아닌

516 이바 (CmHtjZDMLY)

2022-07-12 (FIRE!) 16:14:27

>>403 비비
정말요? 그러면 저랑은 친구 해주신다는 말인가요? 와아, 기뻐라. (가만히 당신의 눈을 쳐다보며 미소지었다. 인간도, 어른도 아니냐고 물어보는것같은 그 눈에, 마주보는것으로 대답한다. 자신은 인간도 어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굳이 하진 않았다. 구태여 설명하더라도, 이 어린 아이가 이해할수 있을까. 남에게 자랑스레 이야기 할만한 일이 아니기도 하고. 당신은 이어지는 내 말에 웃지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네, 엘프요. 아시나요? 숲에 사는, 뾰족하고 긴 귀를 가진 분들이에요. 으음... 그 외에는 저도 잘 모르지만요. (조심스레 냄새를 맡는 당신을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다행이네요. 그 히히씨라는 분에게 선물하실건가요? 그분도 분명 마음에 들어하실거에요. (그리고, 정말 다 줄거냐는 물음에는 당연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을 원하시나요? 제가 드릴수 있는 선에서는 전부 드릴게요.

>>404 마논
목적도 없는 높으신 분의 변덕, 혹은 유흥이라. 그것 참 재밌네. 우리는 그저 미물이기때문에, 이해하지 못하는 채로 거대한 진리이자 위업인 네 뜻을 따라야 한다라. (그리고, 이어지는 당신의 반응에 시선을 천천히 끌어올려 당신과 눈을 맞춘다. 자신의 눈동자 안에 담긴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증오? 혹은..)

불가능해. (단호한 목소리였다.) 너, 사라진 시대가 뭔지는 알고 있는거야? 완전한 역사의 공백을, 그 재앙을.. 고작 네가 재현한다고? 시도해봐. 내가 막을테니까. 나는 이미 금기를 어겼어. 신을 한번 죽여도, 두번 죽여도 그건 마찬가지겠지. 그리고, 내가 신이 되는것도, 한번이나. 두번이나. 별 다를바가 없을테고. 그렇지? 내가 누군지는 알고 있는거야?

내 이름을 말해봐. 어서.

(극심한 두통이 머리를 찌른다. 두번 다시는, 그 일이 반복되게 내버려 두지 않을거야. 기억의 범람으로 혼란스럽다. 떠오르는것? 없다. 그러나 감정이 휘몰아친다. 당신을 노려보며 눈가에서 피를 흘렸다.)

# 나름 열심히 흐름에 몸을 맡기고 머리굴려서 써봤어.. 불편한거 있거나 잇기 힘들면 말해줘!!!!!!! 내 캐릭터 최고~
먼치킨 만세~ 스레주 짱짱맨~! 이런 느낌으로 갈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진짜루.....ㅠㅠ

>>405 테이얀
아... (당신이 마법을 쓰는걸 보고, 놀라운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빛은 점점 커지더니, 몸에 난 상처들을 빠른 속도로 아물게 만들었다.) 친절한 호의에 정말 감사드려요. 혹시, 성함을 여쭤봐도 될까요? 그리고.. 마법은 언제봐도 참 신기하네요. 치유 계열 마법을 쓰시는걸 보니.. 의사라고 하셨는데, 사제같은 분이신가요? (상당히 흥미로운듯,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408 리카
(가만히 당신을 바라본다. 마법소녀는 그걸 위해 존재하는거라며, 손을 붕붕 흔들고 웃는 얼굴은 해맑다. 하지만, 표정은 금세 바뀐다. 순식간에 흘러가는 시간처럼. 빛이 죽어버린 연보랏빛 눈이 꼭 자신을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마법소녀는, 마법소녀일 뿐이라고 말하는 당신. 당신의 말이 사실이었으면 좋겠다. 자신은 이제 남의 생각을 읽을 수 없다. 당신의 말은 사실일까? 자신이 그저 상처를 헤집으며 날뛸 뿐인건 아닐까. 내가 괜히 당신을 슬프게 하는것 뿐인건 아닐까. 그러나, 왜 자꾸.. 당신이 위태롭다고 생각이 드는걸까.) 전 리카씨에게 말하고 있어요. 전 당신이 마법소녀여도, 아니여도 상관없어요. 그게 무엇이 됐든, 당신을 슬프게 하는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해요. 희망이 없는 삶은 이유가 없잖아요. (조심스럽게 얘기한다.)

>>418 바벨
그렇죠? 다행이에요. 마력석 그 자체에 글을 새기면 보관도 용이할거고. 그렇죠? (다행이라는듯 숨을 뱉었다. 그리고 당신의 물음에, 고민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죠. 분명 저는, 그럴거에요.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저주를 받았을리가 없잖아요? (가벼이 시선을 저 하늘 너머로 돌렸다.) 바벨씨, 학살자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그저 싸우는게 즐거워서, 자신을 주체할수 없어서 수많은 사람들의 피로 대지를 물들인 사람이요. 그 사람도 결국엔 죽었죠. 세계를 얼어붙게 만들었던 빙하의 마녀에 대해서도 들어보셨나요? 그 사람도 결국엔 죽었어요. 전설 속에 나오는 마왕도, 괴물들도... 전부 죽었죠. 그런데 전 죽지 못해요. 죄를 저질렀을거에요. ...바벨씨가 죄인이라는 얘기는 아니지만요. (자기비하가 곧 당신또한 비하하는것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미안하다는 얘기를 하며 당신을 바라본다.) 으음.. 바벨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조심스레 화제를 돌리면서.) 으음, 지도를 봐야할것 같긴 한데.. 예전에 봤던 기억이 나요. 잠시만요. 저희 집에 지도가 있었던것같은데.. 분명 고산쪽이었을거에요. 그곳에 드래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447 모로우
당연히, 이미 감사하게 여기고 있죠~ 전 거짓말 잘 안해요. (해맑게 웃었다.) 으음, 그래도.. 혹시 입맛에 안맞으시면 어쩌나 해서요. 본연의 맛을 느끼는것도 좋지만, 저는 모로우씨가 맛있게 드실수 있는걸 대접해드리고 싶어서요. (그리고 당신이 고개를 끄덕이자, 기쁜듯 당신을 바라본다.) 다행이에요. 음, 아녜요. 저는 칭찬을 들을 만한 사람도 아닌걸요. (그리고는 당신이 미소짓자 궁금한듯 바라본다.) 네, 저도 아는 분이에요. 참 예쁜 분이시죠. 음...그런데 고객이라니, 모로우씨는 상인인가요? 저, 신기한걸 좋아하거든요.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본다.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덧 푸른 초원이 보인다. 적막하면서도 평화로운 곳. 자신의 집이었다.) 아, 벌써 도착했네요. 재밌는 얘기를 하다보니까 시간 가는줄도 몰랐어요. (천천히 집 안으로 가서, 찻잎과 따듯한 물을 가져온다. 창고를 한참 뒤져 찾아낸 좋은 코냑도 꺼내와, 정원의 테이블 위에 조심스레 올려둔다. 그리고는 홍차를 우리고, 거기에 코냑을 따른다.) 한번 드셔보시겠어요? (당신의 평가가 궁금한듯, 조심스레 바라본다.)

>>449 레인
다행이네요. (당신은 정말 괜찮다는듯 손사래까지 치며 웃어보였다. 거짓말이 아닌것같아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와, 정말요? 신기하네요. 저, 예술가 분은 처음 봐요. 혹시 그려두신 작품이 있나요? (단순히 취미정도라는 당신의 말을 겸손으로 받아들였는지 눈이 반짝거린다.) 마음에 드셨다면 다행이네요. 저도 말주변이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대화하는건 좋아해요. (부드럽게 웃었다.) 아, 저는 이바에요. 만나뵙게 되어서 정말 반가워요. 혹시 제가 이름을 여쭤볼 수 있을까요?

>>451 빌리테
(당신이 무덤덤하게 얘기하자, 조금 말이 많았던걸까? 생각하며 잠시 입을 다물었다. 당신의 다음 말을 들으니, 역시 말이 조금 많았다고 생각했다.) 으음, 글쎄요... 너무 오래 살아서 아닐까요. (차분하게 미소지으며 당신의 반응을 살폈다. 어떻게 생각할까. 예측이 되지 않기에, 당신의 다음 반응이 두려웠다.) 그렇군요, 저도 먹는것에는 취미가 없어서요... 그래도 추천해드릴만한 디저트류는 알고있어요. 음, 이런건 어떠세요? 여성분들이 많이 좋아하시던데. (자그마한 초콜릿을 가리키며 당신에게 물었다. 새까맣고 광택이 나며, 윤기가 흐르는 초콜릿부터, 순백처럼 새하얀 색깔, 견과류가 박혀있는것.. 보석처럼 세공되고, 체스의 말처럼 꾸며진 종류도 있었다. 초콜릿이라기 보다는 마시멜로같이 생긴 녀석도 있었다.) 산책을 좋아하거든요. 평화로운 거리를 따라서 걷는데, 좋은 향기가 나서 들어오니까.. 이렇게 좋은 가게와 인연이
생기게 됐네요. (곱씹을수 있는, 몇 안되는 즐거운 추억들 중 하나. 그것을 떠올리며 부드럽게 웃었다.)

>>458 나하르
..마음에 드셨다면 다행이에요, 나하르씨. (차분하게 미소지었다. 당신의 손의 떨림이 잦아든다. 진정한걸까, 다행이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저 뭘 하면 좋을까요? 다른 평범한 인간분들은.. 이제 뭘 하고 지내는지도 모르겠어요. 으음, 저, 사실.. 욕망이 딱히 없거든요. 다른 분들은 성욕도, 식욕도, 수면욕도.. 그 밖에 많은 욕구를 가진채로 하루하루 보내고 계시는데, 저는 이제 그런게 없어서. (손바닥만한 잔이 내기에는, 놀라울정도로 큰 소리가 울린다. 덤덤하게 차를 한 모금 더 마신다. 차는 어느샌가 식어서, 마시기 좋은 따듯한 온도가 되었다. 그리고 당신의 행동을 바라본다. 종이를 꺼내 몇가지를 써내리다가... 종이를 구겨 태워버리곤 웃는다.)

나하르씨. (부드럽게 당신의 이름을 부른다. 차분하게.) 그러지 마세요. (그리고는 단호하게, 당신의 눈을 바라본다.)
죄를 범해선 안돼요.

>>464 레갈리스
(당신의 온화한 이야기에 부드럽게 웃는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전해지는 얘기는 모르는걸까. 당신과 눈이 맞는다.) 아주 오래전, 한 사슴이 살고 있었습니다. 더운 여름이었기에 목이 말랐던 사슴은 작은 웅덩이를 발견하고 목을 축였어요. 그리고 새들도 날아와서 목욕을 하고, 깃털을 단장하고, 목을 축였죠. 물이 희박했던 숲이였기에 이 생명들은 웅덩이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졌어요. 그러자 점점 작은 웅덩이에 불과했던것이 넓어졌고, 거기에서 한 정령이 탄생하게 됩니다. 그 정령은 자신을 사랑해주는 다른 생명들을 사랑했어요. 열심히 웅덩이를 넓혔고, 점점 더 많은 생명들이 자신에게 다가왔죠. 웅덩이 안에서, 물고기가 뛰어놀 정도로 맑아지자.. 어느샌가 그 웅덩이는 호수가 되었어요. 평화롭고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는 호숫가에서, 정령은 기쁘게 웃으며 오늘도 축복을 전하고 있다고 해요. ..그런 이야기에요. (긴 이야기를 마치고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마음에 드셨나요? 레갈리스씨는 꼭 그 이야기속의 정령같네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답레 늦어서 미안해!! 스루된거 있으면 꼭 말해조~~~~

517 바벨 (sTXlTBT2ss)

2022-07-12 (FIRE!) 16:59:52

>>492 레인
인간들도 태어날 때의 기억은 없으니까... 그건 신도 마찬가지라고 봐야하나. (무언가 신의 탄생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무리인 듯 했다. 빠르게 단념했는지 잠시 눈을 감았고.) 이런. 진짜 삐져버렸네. 미안미안. 놀리려던 건 아니었어. (정말 미안한 건지 짓궂은 장난기는 얼굴에서 사라졌다. 그건 그렇고) 방금 그건 뭐지? (당신이 내뿜은 검은 기운이 눈에 보였는지 검은 기운이 있던 자리를 휘적거렸을까.) 언어와 질서의 교단이라고... 케트라는 신을 섬기는 곳인데... 이쪽하고 이래저래 일이 있어서. 적어도 평탄한 인생은 아니었지. (쯧. 한번 더 혀를 찼다. 그쪽 종파하고는 엮이고 싶지 않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렇다고 해준다는대로 다 누리고 살면 너무 가벼운 남자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은데... (투덜거리다가도 당신이 통쾌해하는 분위기를 보이자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째 손해를 본 기분이다. 본전도 못 찾았네.) 둘 다 끔찍한 소리지만. 직접적인 흡수라고 하면 머리에 촉수같은걸 꽂고 지식을 빼내는 거 아냐? (당신을 의심스러운 눈치로 본다. 사실, 예의 외신이라는 것들은 대개 그러한 방식보다도 잔인한 방식을 택했으니 당신의 말처럼 이정도면 잔인한 건 아니었다. 그도 알고는 있었지만.) 그릇에 정을 붙이는 외신이라니 정말 세상이 창조되고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야... 네가 인간세계에 얌전히 있는 것도 그렇고. 무슨 변덕인진 모르겠다만. (그래도 당신이 그의 앞길에 방해가 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기에 아무래도 좋았나.) 그렇다면 지식의 이동은 역시 거래 위주인가? (거래. 라는 말을 할 때 묘하게 그의 눈이 반짝였다. 상인이라는 캐릭터에 충실한 건지.)

>>495 리겔
...하지만 귀여웠는데... 아쉽네... (냉소적인 태도에 한껏 슬퍼하는 척을 했다. 당신이 한심하게 봐도 뭐라 못 할 모습이다.) 원래 관계란 있는 사람하고만 가지는게 아니야. 관계를 가지면서 함께 쌓아나가는 거지. (그럴듯한 궤변이다. 궤변을 태연하게 하는게 천성 장사꾼이다.) 그러니 조금만 말상대나 해줘. 이런 숲속에서 혼자 있기에는 너무 심심하다고. (맛있는 것도 줄게! 라며 방긋 웃는다. 가방에서 이것저것 꺼낸다. 대부분 고기종류. 당신이 여우라는 것을 의식한 모양이다.)

>>496 모로우
뭐 어때. 어차피 취하면 네발로 걸어다닐텐데. 미리 비슷한 취급 한다고 해서 별 상관 없잖아.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그럴듯하게 지껄이고는) 미안하지만 체포될 일 생기면 너만 버리고 도망칠거라 걱정 마라. (짓궂은 웃음이다. 당신을 따라 키득키득 마주웃고는) ...이야. 이건 아까 개 취급 한 것에 대한 복수인가? (표면장력~ 표면장력~ 하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다. 그는 허탈한지 실소를 한번 내뱉는다.) 좋아. 건배하자고 친구. (어느새 또 호칭이 바뀐다. 당신과 잔을 부딪히고는 약속대로 잔을 한번에 비웠다. 취기가 살짝 돌아 어질한지 머리를 한번 털고는 당신이 원샷하는지 지켜본다.)

>>500 마논
내 취급이 인간보다 더 낮을 줄이야. 그거 참 슬픈 일이네. (진심이다. 어쩌다가 이런 취급을 받게 되었는지 짚히는 구석이 없어 더 슬펐다.) 자꾸 헛소리 하면 다시 한번 언령으로 한대 때릴 거야. 소원... 젠장. 곤란하군. (당장은 소원이 없기도 하고, 당신에게 빌 소원은 중요한 자신의 패다. 낭비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별개로 당신이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 것을 어느정도는 통제할 목적도 있었고.) 항구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추억을 소중히 하지. 배 위에서는 추억을 떠올리는 것 외에는 할 짓이 없으니까. (덤으로,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게 뱃사람이었으니. 씁쓸한 기억이 있는지 술을 한 모금 더 털어넣는다.) 단순히 네 말에 따르는 것 가지고 그런 말은 너무한데. (갑작스러운 일갈에 억울하다는 척을 해보았지만 단번에 속내가 드러났는지 몸을 움질거린다.) ...인간은 호기심에 지배당하는 동물이니까 말이야. 신의 사자라는 양반은 술에 취할지 궁금하더라고. (변명 아니 변명. 하지만 그 말에 돌아온 것은 소름끼치는 광기다. 과거의 신과 너무나 똑같은 눈에 그는 덜덜 떨리는 몸을 억누르려 주먹을 꽉 쥐었다.) 하하... 신의 사자님께 술 한번 대접하기 정말 힘드네. (살짝 흘러나온 식은땀을 닦아내고 당신이 한번에 들이부은 술을 가만히 바라본다.) 마시기가 두려워지는데... 이거 마시면, 다음은 너야. 한잔씩 주고받기. 알지? (한숨을 푹 쉰다. 당신이 그렇게 쳐다보니 감히 속임수를 생각도 못 했다. 잠시 뜸을 들이다가 당신이 준 술을 입 안에 한번에 털어넣었다.) ...됐지? (잔이 비워졌음을 거꾸로 탁탁 털며 확인시켜주었다.)

>>506 리카
진짜 안 다쳤다니까. 리카는 걱정이 너무 많아- (팔을 천천히 놓아주자 그제서야 자유로워졌다. 당신을 향해 괜찮다는 듯 빙긋 웃어보였지만 당신은 아직 걱정을 놓지 못한 듯 했다.) 아이고야... 리카. 너무 그러지마.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너도 나도 안 다쳤고 둘 다 멀쩡하잖아? 원래 결과만 좋으면 됐지. (뒷걸음질 친 당신의 팔을 끌어당겨 아까보다 한 걸음 가까이 있게 한다.) 그니까 피할 필요 없어. 우린 친구 사이고, 난 영원히 죽지 않고 너랑 친구하겠다고 약속했잖아. 자꾸 그러면 오히려 내가 속상해진다? (당신의 두 눈을 빤히 응시하며 짐짓 서운한 척을 했다.) 바다가 널 불렀다니 그거... 멋지네. 흐음. (뭔가 초자연적인 힘이라도 있는 걸까. 잠시 고민하듯 손으로 턱을 매만지며 입술을 살짝 깨물다가) ...냄새 많이 나나? 하하... 들켜버렸네. (몇잔 안 마셨는데. 귀신같다. 뜨끔했는지 살짝 몸을 움찔거리고는) 그렇지. 저번에 바다 같이 가자고 했잖아. 여기에 온 김에 같이 놀까? (황급히 주제를 돌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다 티가 났다.)

518 비비 (0TIuLYLu4.)

2022-07-12 (FIRE!) 20:38:57

>>470 레인
알았다. 나는 바보 매미 껍데기랑 대화하려고 했어. (레인에게서 듣는 설명이 이해가 되지 않는 이유를 그것이라고 생각한 아이는 손뼉을 맞부딪쳤다. 아이의 손은 작아서 손뼉이 부딪치며 나는 박수 소리도 조그맣다. 아이는 레인에게 무언가 물어보는 것은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고 느낀다.) 응. 나 이런 걸 좋아할 수도 있지. 매미 껍데기는 그렇구나. (인간들을 보면 자신을 그린 그림을 갖고 싶어하던데, 비록 그림이라고 하기에는 길거리에서 서서 죽죽 그었을 뿐이라고는 해도 매미 껍데기를 그리기는 했다. 그래서 갖고 싶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레인에게 물어보기 싫었다. 제대로 된 설명도 못해주는데. 그런 자들은 많았지만...) 무시해? 밥 먹기 전에 손 쯤이야 씻을 줄 알아. (무시하는 것이라면 으릉거릴 기세.) 소중 안 해. (이유같은 건 생각하지 않아도 알아서, 굳이 생각하지 않았다. 아이는 바로 소중하지 않다고 말한다. 단호했다.) 이거 안 줬는데. (그림을 가져갈 수도 없으면서 준 적 없다고 한다. 애초에 레인이 들고 있는 목판에 멋대로 그린 것이면서.)

>>472 바벨
싫어. 안 섞여. (듣기 싫어했다. 이런 주제로 이야기하기 싫어한다. 아이는 노골적으로 티를 낸다. 티를 낸 것이 아니라 감정을 숨기는 것을 서툴러서 그러질 못하니 드러나는 것 뿐인가?) 안 배워. (아이는 가방의 무게가 달라짐을 알지 못했다. 바벨이 책을 한 권 꺼냈다가 자신이 너무 싫다고 하니 다시 넣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믿은 적 없거든?!!!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까칠하게만 굴었는데, 뭘 믿었다는 건지 아이는 의문이다.) 뭐? 야!!! (아이는 바벨이 사라지면 어이가 없어졌다. 처음보는 숲 속에 데려다놓고 저 혼자 가면 끝이란 말인가. 어린 아이를 숲 속에 두고가는 어른같은 건...) 우-웩. (비비는 종이를 꺼냈다. 알아서 돌아가야겠다.)

// 막레 가져왔어 ^0^ 비비랑 놀아주느라 수고 많았어

>>476 리겔
(아이는 리겔이 하는 말에 귀를 후벼팠다.) 뭐래. 나한테 하는 말이야? (아이는 눈도 마주치지 않는 리겔을 보고서 길 안내를 잘도 해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는 손에 쥐고온 종이에 그려진 그림을 본다. 무슨 풀을 그린 것 같은데...) 풀 안내는 안 해줘? (심부름 하기 싫다.)

// 잘 부탁해 ^0^

>>479 리카
(아이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런 건 없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그런 말을 하면 리카가 또 혼자 중얼거리거나 할 것 같아서였다. 굳이 말로 하지 않고 그렇게 생각만 해도 상관은 없으니 그러기로 한다.) ... 안 지켜줘도 되는데. 필요없어. (이번에도 하고 싶은 말은 다른 것이었지만 다른 말을 했다.) 하. 생각한다고 알아? (아이는 비아냥거린다. 알려주지는 못할 망정 그러고 있으니, 성격 나쁜 건 이미 알텐데 그런 생각은 더욱 굳어지겠다.) 그럼 안 부르면 되잖아. 바보야? 멍청이 버섯. (안 부르면 되는 건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마법소녀는 너 밖에 없어? (그럼 둘 다 이상하다는 쪽이 맞을 것 같았다. 아이는 바늘을 산다. 뾰족하고 작은 바늘은 가방에 꿰었다.) 호박 셋이, 사과 일곱... (아이는 다시 과채가게가 있던 곳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482 모로우
(아이는 모로우의 표정을 보면 더 우쭐거린다.) 모모 이름이 더 예쁘거든. 하? 니가 위객... 이 좋다고 기회가 찾아와서 좋다며!!! (아이는 위액이라는 말은 몰랐다.) 뭐라는 거야, 모모가 너랑 왜 자?!!! 모모는 나랑 잘 거야!!! (아이는 오빠야라는 호칭도 무슨 뜻인지 몰랐다. 무엇인지 알았다면 그 호칭에도 걸고 넘어졌을텐데. 웃는 게 재수없다고 생각했다.) 오지마! 오지마!!! (케이크를 먹어봤다면 그런 말은 못 했을지도 모른다.) 방해했거든?! 했거든?!!! (심부름도 제대로 못하게 생겨서 더 성깔부린다. 넘어진 건 아이 탓이어도, 심부름 목록 잊어먹은 건 모로우 탓이라는 것이다.) 뭐야, 왜 돌 먹으래!!! (아이는 머리에 딱콩 떨어진 사탕이 돌이라고 생각했다. 사탕도 먹어본 적 없다.)

>>503 테이얀
싫다고. (왠지 말을 무시하고 있는 까마귀보다, 까마귀의 의사를 전해주고 대답해주는 테이얀을 더 미워하는 것 같다.) 뭐야? (아이는 사탕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허공에서 공간을 찢어 꺼내온 무언가들을 보고서 눈만 깜빡거린다. 달달한 것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호기심인지, 단 것을 좋아하는지 조금 순순히 군다.) 꿀은 먹어.

>>516 비비
뭐? 거짓말. 어른 아니라고? (인간이 아닌 것은 그렇다 칠 수 있다. 인간과 닮았지만 인간이 아닌 것은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어른이 아니라는 건 믿을 수 없다. 이렇게 큰데 왜 어른이 아니냐는 듯이 아이는 눈을 깜빡거린다.) 알아. (아마도 알고 있었다. 드래곤들이 엘프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해줬는지 기억해보려고 하지는 않았다.) 응. 줄 거야. (아이는 이바의 당연하다는 표정을 바라보았다. 이바가 줄 수 없되, 히히가 좋아할 것 같은 것이 무엇인가 생각했다.) 너한테 제일 소중한 거 줘. (뭔지는 모르지만.)

519 서기, 기록자 그리고 ... (1f3fCivFIY)

2022-07-12 (FIRE!) 20:53:24

중간계의 북쪽 끝으로 향하다보면 작은 마을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언뜻봐도 척박해보이는 이런 곳에 사람들이 산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 마을 근처의 침엽수림 안쪽으로 들어가면 주변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저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크지 않은 저택에는 마을 사람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남자 한 명이 살고 있다. 사람들과 옹기종기 모여 살아도 부족할 것만 같은 지역에서 그가 혼자 떨어져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이 곳의 특징에 있다.

" 루이, 슬슬 시작해야겠어. "

응접실의 소파에서 한 손엔 찻잔을, 한 손엔 책을 들고 소파에 눕다시피 앉아있던 그는 찻잔을 비우고 책에 책갈피를 끼워 덮어두며 말했다. 이 저택에는 그 말고는 사람이 없으니 루이라는 이름은 분명 반대편 소파에 앉아서 그를 바라보던 까마귀의 이름일 것이다. 하얀 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는 남자는 목 언저리에서 머리를 대충 묶어서 정리하고선 괘종시계 옆으로 향했다. 어느새 그의 어깨로 날아와 앉은 까마귀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주고 남자가 벽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자 아무 것도 없던 벽에 거대한 문이 나타났다.

" 가볼까-. "

남자가 문을 손으로 살짝 밀자 육중해보이는 문은 너무나도 쉽사리 열렸다. 심지어 아무런 소리도 없이 조용히 열린 문 사이로 남자가 들어가자 다시금 닫힌 문은 언제 나타났냐는듯 이전에 아무것도 없는 벽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비어버린 저택에는 괘종시계의 초침이 딸깍이는 소리만 울려퍼진다.


문 너머의 공간은 굉장히 넓었다. 이런 작은 저택에 절대 존재할 수 없는 공간이었지만 남자는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는지 무한히 늘어서 있는 책장 사이를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높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솟아오른 책장들에는 빼곡하게 책들이 들어서 있었는데 그 두께가 제각각이었다. 이 정도 크기라면 그 위용에 질릴만도한데 남자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듯 자신이 가던 길만 계속 걸어가고 있었다. 한참을 걸어갔을까, 끝이 없어보이던 책장들 뒤로 거대한 공터가 나타났다. 책장들은 이 공터를 주변으로 세워져있었는데, 그 공터 한가운데에는 한 눈에도 엄청나게 복잡한 수식이 그려진 마법진이 하나 있었다.

" 루이, 내 손을 잡아. "

남자는 마법진의 정중앙에 서서 어깨 위의 까마귀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까마귀는 놀랍게도 그 말을 알아들었는지, 어깨에서 내려와 그의 손에 앉았다. 그러자 잠시 뒤에 손에 앉아있던 까마귀는 어디로 가고 누가 봐도 미인이라고 할 법한 메이드 한 명이 남자의 손을 잡고 서있었다.

" 테이 ... "
" 항상 하는 일이니까 괜찮아. 적어도 죽지는 않잖아. "
" 그걸 말이라고 해? 이제 그만 후임자를 찾아서 너도-. "
" 그만. 그 얘기는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잖아. "

항상 온화한 눈빛을 띄고 있던 남자의 눈이 보기 드물게 진지해진다. 그 눈빛을 본 루이라고 불린 까마귀, 아니 메이드는 그저 입을 꾹 다물고 남자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이 작은 싸움의 끝은 언제나 남자의 승리였고 메이드는 한숨을 내쉬고선 등을 돌려 마법진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그녀가 빠져나간걸 확인한 남자는 살짝 눈을 감고서 손가락을 한번 튕겼다.

' 우웅. '

살짝 공기가 진동하더니 공터에 그려진 마법진에서 밝게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진동은 진폭을 점점 키워갔고 대기의 흔들림이 굉장히 심해졌을때 허공에 수많은 그림들이 나타났다. 그림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자세한 묘사들이 가득한 그것들은 그 수를 셀 수도 없이 허공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 세계의 기억 ... "

마법진 바깥에서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메이드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렇다, 지금 남자의 힘을 빌어 허공에 나타난 것은 세계의 기록. 이 세계가 생기고서 기록자로써, 서기로써 그가 선택 됐을때부터 쌓여온 기록들이다. 온갖 문명들의 흥망성쇠, 크고 작은 전쟁들은 물론 개개인의 사소한 사건들까지 모두 기록되어있는 이 거대한 기록들은 지금 그의 손에서 정리되고 있었다.

백야가 끝나고 긴 밤이 찾아오는 바로 이 시간에만 이 기록들을 정리할 수 있었고 그것이 이 어울리지 않는 침엽수림에 자리를 잡고 살고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눈을 감고 있던 남자는 이내 눈을 뜨고서 기록들을 재정리하기 시작했다. 뒤죽박죽 섞여있는 기록들을 시간 순서대로 정렬하는 것, 그리고 그가 가지고 있던 기억을 토대로 기록에 새로운 것들을 추가하는 것. 그것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가 기침을 쏟아낸다. 새빨간 액체들이 입에서 흘러떨어져 바닥을 적시지만 그는 멈추지 않는다. 그도 본디 평범한 인간, 그 인간의 몸으로 이런 거대한 기억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것을 불멸의 은총으로 어떻게든 버텨내는 것뿐. 그것을 증명하듯 바닥을 적신 붉은 자국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고통에 신음하지만 이 일을 멈출 수는 없다. 이 기록들은 앞으로 일어날 모든 사건의 원인이 될 것들이니까. 혹여 그가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건드려 손상되기라도 한다면 그 결과를 세계는 예측할 수 없게 된다. 그렇기에 남자는 차라리 죽여달라고 외칠만한 고통을 참으며 기록물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다행이라면 그 시간이 길지는 않다는 점일까. 그렇게 10 여분이 지나고 허공에 떠있던 것들은 마법진 중앙으로 빠른 속도로 빨려들어간다. 마지막 기록이 마법진 안으로 빨려들어가고, 동시에 남자의 몸이 쓰러진다. 입고 있던 옷들은 이미 붉게 젖어버렸고 길게 기른 하얀 머리도 반쯤 붉게 염색되어 있었다. 마법진 바깥에 서있던 메이드는 남자가 쓰러지자마자 빠르게 달려가서 손을 잡고 회복 주문을 외운다.

" 오늘도 무사히 끝났네. "
" 말하지마, 멍청아. "

잠시 의식을 잃은듯 했지만 회복주문 덕분인지 정신을 차린 남자가 힘겹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도 그렇게 기록자의 의무는 끝이 났다. 셀 수도 없이 많이 치뤄온 의무지만 할때마다 느껴지는 고통은 절대 익숙해질 수 없다고 속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치뤄질 의무들에 대해서도 치가 떨리지만 ... 그는 결심했다. 이 고통을 그 누구에도 나누지 않겠다고 말이다.

520 레인 (jl/aLBMny6)

2022-07-12 (FIRE!) 21:10:12

>>500 마논
(다행스럽게도 금방 신경질적이 되는만큼 가라앉는 것도 빠른지, 아니면 말마따나 정말 자애로운 존재인지, 어쨌든 위협적인 일은 더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일까?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기분이 나빴던 걸까? 투덜거리는 모습은 여전해보였다.)
뭐... 네가 그렇다니 이해는 하겠는데 세상의 모든 지식을 탐닉하는 내 입장에선 좀 아쉽긴 하네~
(견해의 차이가 다양한만큼 취향이 확고한 이들도 있다곤 하지만 그렇다고 아쉬움이 어찌되는건 아니었다.
물론 그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이정도로 질색하는건 역시 서글프단 말이지.)
그렇게까지 화내는걸 보면 확실한 이유가 있는거 같지만... 그래도 쓰레기라고 하는건 안돼~ 폄하와 배척은 곧 다른 분쟁을 만들어내거든. 모든 존재의 투쟁은 타협이 없음에서 발현되니까, 그렇게 해서 공멸한 세상도 몇 봐왔고...
신위 있는 자로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구~¿
(그것은 자신의 입가에 검지를 가져다대며 한쪽 눈을 감았다.)
원래 내가 인간세상엔 좀 어두워~ 인간들한테 괜히 이계의 신이라고 불리겠니?
비록 멍청한 스파게티 괴물같이 보일지라도 네가 이해 좀 해줘~ 이래뵈도 세기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배워나가고 있으니까?
뭐, 추가적으로 네가 좀 지도해준다면 더 좋고?
(약간의 농담이 들어간 천연덕스럽기 그지없는 미소였다.)

>>506 리카
(어찌되었건 그런 모습을 멀쩡하다고 말하는건 무책임한 처사라는 기분이 들었다. 그것이 타인의 성역에 침범하길 꺼리듯, 캐묻거나 하긴 조심스러워지지만...)
내가 믿을만한 존재인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인정받는다 생각하니 기분은 좋네~
(마치 기도하듯, 눈을 감은 모습은 묘한 정적이 느껴졌고 그것은 명상을 방해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기다릴 뿐,)
물론 그게 말처럼 쉽게 된다면 세상엔 혼란이 없을거고, 나 같은 존재가 태어날 리도 없겠지만... 우주의 본질이란건 태생이 양면성을 띌 수밖에 없으니까~
그런 부분에서도 이렇게 너를 만날수 있게 된게 다행이라 생각되네~
(마법소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인간들이 말하는 희망의 상징, 악과의 고군분투로 끝내 승리하고 평화를 가져다주는 존재.
하지만 소녀이니만큼 섬세하고, 인간이니만큼 무너지기도 쉬운 존재.
그럼에도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강인함이 증명된 존재.
그런 존재를 사지로 떠밀며 구원을 바라는 인간들이 가증스러웠지만, 그것이 곧 그들의 숙명이었다.
단순히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서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뭐든 기억해두고 파이팅 하는건 좋지만 무리하면 안되는걸~?
(가슴을 피고서 뿌듯해하는 리카의 모습을 본 그것은 잠깐 고민하다가도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보았다.
그저 머리를 쓰다듬어주려는 별것 아닌 행동일 뿐이려나?)
그래도, 항상 주변에 누군가가 있다는걸 기억해야해.
세상 어느 누구도 혼자서 살아가고 혼자서 이겨낼 수는 없는 법이니까~

>>516 이바
으음... 내가 그린 거라면...
(아무래도 흔히 있는 겸손멘트라고 생각한건지 눈을 반짝이는 그를 보고 약간 난처해졌는지 고개를 살짝 기울였지만, 이쪽 지식을 습득하면서 아얘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건 아니었기에 몇가지를 보여주었다.
마치 무언가의 비늘처럼 켜켜이 쌓인 수많은 사각형으로 그려진 나무, 아무 것도 없는 풍경에 날아다니는 동물의 형상을 한 도형들, 도심의 불빛을 표현한 수많은 원과 간신히 보이는 이정표의 투박한 각들...)
무언가 말할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으니까~ 딱히 뭐가 없어도 함께할수 있는건 행운이라고 들었거든. 어떻게 보면 그쪽하고 마주치게 된 것도 행운이라 해야겠지?
(부드러운 미소에 화답하듯, 그것 역시 밝게 웃었다.)
이바라~ 뭔가 신기하면서도 멋진 이름이네? 조금은 '이쪽 이름'같기도 하고...
아, 난 레인 아므리엔이야~ 어느쪽이든 '이름'이니 마음대로 불러도 되고~
별볼일 없는 떠돌이지만, 그래도 잘 부탁해?

>>517 바벨
뭐... 그거랑 비슷하겠지...?
(불확실한 결론이지만 그렇다고 확증할 단서도 없었기에 그것 역시 애매한 태도를 보일 뿐이었다.
어떤 존재던간에 자신의 근원을 찾는건 복잡한 일이니까,)
삐진건 아니지만~ 뭐랄까... 토라졌다? 대충 그거네~
(그게 그거인듯 싶지만 좌우지간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다.
그나저나 자신이 잠깐 발끈했을때 뿜어져나온 빛먼지가 신경쓰였는지 퍼져나가 사라졌던 곳을 휘적이는 그를 보며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무언가 문제라도 있는 걸까?)
언어와 질서의 교단... 케트... 음... 확실히 들어본적 없는 종파네... 다른 세계선에선 비슷한 이름이 있는데 직책이 다르고...
아무튼 거기랑 문제가 좀 있나보구나?
물론 양측 의견은 다 들어봐야겠지만, 네가 나쁜쪽은 아닌거 같아. 응, 왠지 느낌이 그래.
(얼마나 질렸으면 신성을 거론하는데도 혀까지 차는 걸지, 그 신이 누군진 몰라도 이 인간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건 분명했다.)
물론 적당히 거절하는건 필요하겠지~ 무작정 해달라는 것도 안되고~ 가벼워보이건 무거워보이건 각자가 하기 나름이니까~
뭐, 난 어느쪽이든 상관 없지만~ 내가 아무리 외신이라도 도리는 지킬줄 안다고~¿
(그것의 말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는 혼란 그 자체였다.
물론 어느 누구한테던 허투루 손대지 않을 인물로 보이긴 했지만, 어쩌면 그렇기에 더욱 장난을 치고 싶었던 것일까?
그것은 분명 심연이자 혼돈, 언제든 원하는 바가 바뀌는 불규칙적인 존재였다.)
어우, 그게 무슨 피콜로 더듬이 빠는 소리야~
...피콜로는 누구지? 뭔가 되게 녹즙색깔 쭉쭉 늘어나는 외계인일거 같네...
아무튼! 내가 비록 촉수는 있지만 그렇게까지 비인도적으로 하진 않아~
뭐... 가끔 그런걸 원하는 인간도 몇몇 있긴 했는데... 아니면 제물로 자신을 바친답시고 혼자서 똥꼬쇼하는 신도도 있었고...
보통은 삼킨다고 해야 할까? 마치 수풀에 몸을 파묻는 것같은 느낌이라 보면 될거야~ 지식을 습득하는건 모기마냥 쪽쪽 빠는게 아니라 본질 그 자체를 받아들여야 더 정확한 정보로 남는다구~
말마따나 인간들이 만든 처형도구 중에 팔라리스의 황소, 그거 실질적으로는 안쓰였다는 말이 많은 것처럼~
(이정도면 상당히 인도적인 절차라는 말도 덧붙였다.
촉수로 빨아들인다느니, 오체분시를 하거나 산채로 태우는건 다 과장된 설화라는 해명 아닌 해명과 함께...)
살다보면 그럴 때도 있는 거야~
아니... 오히려 난 오해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해야겠지...
내가 비록 인간의 이치에서 벗어난 우주적 존재라고 해도 절대 악의를 가지고 행동한건 아니니까?
그... 애초에 우리같은 외신들은 세계선을 이동할때 나름의 조약 같은 것도 있고...
(물론 그 조약의 효력이 애매한만큼 규율을 깨는 외신들도 많긴 했지만, 그것은 나름 철저하게 지키려하는 쪽이었다.
그렇기에 여태까지 추방되지 않은 채로 살아온 것이겠지만...)
거래... 음... 어떤 의미로는?
(강제로 빼앗지 않는다. 는 상호동의가 있었다는 뜻이고, 그말은 곧 서로 거래를 했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하기에 그의 눈이 확실하게 반짝였다.
그것은 갑자기 변한 기운에 당혹스러웠지만 그의 기분에 맞추듯 한마디 더 덧붙였다.)
왜...? 뭐 참신한 정보라도 있어?

>>518 비비
(작은 손만큼 작은 박수소리와 이어진 깨달음,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매우 복잡미묘한 심경이 생겨난 그것 또한 한 자리에 있었다.
역시나 어린 존재를 대하는것은 어렵기에, 아무리 지식을 통달한 존재라 해도 아이는 논외의 요소였다.
어떠한 세계선에선 아이들은 불멸의 존재요, 신보다도 강하다는 말이 있었으니...
오래전, 어린 외신들을 돌보는 모임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던 것이 내심 후회가 되었다.
물론 그 교육을 이수했다 쳐도 지금 이 아이에게 먹힐지는 미지수겠지만...)
그림이란건 누가 그렸건 하나하나가 중요하거든~ 그림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알아내려고 공부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그러니까~
물론 난 그런쪽은 잘 모르겠지만~
(다만 추상미술이 어린이와 접점이 있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던 모양이다.)
그럴리가~ 무시하는게 아니야~ 그냥 걱정되어서...?
혼자서 깔끔떠는거 같아서 미안해~ 너도 스스로 잘 한텐데~
(부정형 존재임에도 유난히 결벽증 증세가 남아있던 그것에겐 어쩌면 자업자득일 수도 있었다.
...애초에 이 결벽증은 어디서 온걸까?)
음... 네가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그나저나 이거, 주는게 아니라면 가져갈 수 있어...?
(그것은 자신이 지니고 있던 커다란 목판, 지금은 낙서로 본래 써있던 것이 희미하게 보이는 목판을 가리키며 조금 걱정스럽게 물어보았다.)

521 테이얀 (1f3fCivFIY)

2022-07-12 (FIRE!) 22:24:27

>>512 블량슈

보통 식사라 함은 빵과 함께 다른 요리가 나오는게 보통이 아닌지? 하물며 못해도 찍어먹을 스프라도 같이 나와야 식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만. (빵이 식사라는 말에 상대방을 바라보며 얘기한다. 살짝 불만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오 다른 곳도 있는건가? 거기는 정말 제대로된 식사를 만들어주는 곳이겠지? (상대의 뒤를 따라가며 말한다. 루이도 말없이 그의 옆에서 천천히 따라 걷는다.)

>>513 리겔

이곳은 방문한지 꽤 되었으니까 말이지. 기록은 알아서 최신화가 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내가 직접 가서 보는게 좀 더 자세해서 이렇게 간만에 방문해 보았다네. (상대방의 시선이 자신에게 오자 평소처럼 적의 없는 온화한 미소를 보낸다.) 아무래도 이 숲 곳곳을 돌아다녀야하니까 좀 시간이 걸릴 것 같네만 ... 자네가 여기에서 오래 살았으면 안내해주겠나? 아는 사람이 안내해주면 시간이 줄어들 것 같아서 말이지.

>>516 이바

의사라고 하긴 했지만 사실 하는 일은 사제에 가깝긴 하지. 그렇다고 신을 모시지는 않으니 또 사제는 아니구만. 그냥 마법을 좀 쓸 줄 아는 것뿐이니까. (상대방의 물음에 껄껄 웃으며 대답해준다.) 하지만 이 근처엔 위험한 것들도 없는데 어디서 그렇게 다친겐가?

>>518 비비

그래? 이것들은 꿀보다 달달한데 한번 먹어보겠나? 여러가지 맛이 있다네. 원하는 걸로 한번 먹어보게나. (손바닥에 사탕을 올려놓은채로 웃으며 바라본다. 뭐라도 가져가면 반응을 살필 것이다.) 어떤가? 꿀도 물론 맛있지만 ... 이런 것도 나름 괜찮지 않은가?

522 블량슈 (q/IIwmtaeM)

2022-07-12 (FIRE!) 23:13:36

>>521 테이얀
짜잔- 그렇게 도착한 곳은 여기입니다-(해산물 식당이라 적힌 곳, 식당 주인은 아이가 왔다!라고 말하며 남은 식재를 세어보는듯하다)
아- 내가 먹으러 온거 아니니- 안심해도 좋아-(익숙한듯 그 존재는 식당 주인에게 이야기했다)
여기는- 내가- 자주 오는 곳- 맛있어-!(확신을 가지고 그 존재는 이야기합니다.)

523 블량슈 - 거짓말쟁이가 세상을 떠난 날 (q/IIwmtaeM)

2022-07-12 (FIRE!) 23:31:51

Picrewの「灰は不味い」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nHCComasJQ #Picrew #灰は不味い

그 거짓말쟁이와의 만남은 그 거짓말쟁이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거짓말쟁이는 10살 밖에 안 된 꼬마였고, 원레 이 곳에 살던 것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살다 넘어온 이였다. 보통 이 시기라면 이사는 쉽지 않지만 그만한 재력이 있던 것일까? 그리고 거짓말쟁이와 그 존재는 우연히 만났다.

"너, 나의 친구가 되라!"

"좋아-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그 거짓말쟁이는 그 존재에게 선포했고, 그 존재는 순순히 받아들여줬다. 그 것이 긴 인연의 시작이었다.
그 후 여러 일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일기를 안 쓰면 착실하지 않다고 그랬어!"

"그런건-가-?"

"그러니 앞으로 매일 쓰는거야! 나랑 약속해!"

"귀찮은-데-"

"약속해!!"

"...알았-어-"

그 존재가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던가.

"난 매우 강해서 너 정도는 가볍게 쓰러트릴 수 있어!"

"그-래?"

"예를 들면 이렇게!"

"...뭐하는거-야-?"

".....내가 널 쓰러트린거지!"

"거짓-말-"

또래 아이들처럼 논다던가.

"네가 오래 산다고? 하 걱정마시지! 난 죽지않으니까!"

"정-말-?"

터무니없는 허풍을 그 존재가 믿는다던가
그런 일들이 5년 10년 동안 걸쳐서 지나간다. 거짓말쟁이는 그 존재가 인간이 아닌 것은 눈치챘지만 "그래도 내 친구인걸!"하며 그 존재와 매일같이 이야기하고 놀고는 했다.

"그 아이가 날 봐줄까..?"

거짓말쟁이가 고민하자 그 존재가 가서 물어봐줘서 연인이 된다던가-하는 사소한 일도 잇었지만 넘어가도록 하자.
그러면서 시간이 지났다. 거짓말쟁이는 결혼을 하고, 가족이 생겼으며, 그 존재가 자주 찾아가던 식당의 주인이 되었다.

"흥- 걱정마시지 네가 언제 오든 먹을수 있게 준비해둘테니까!"
"그래-? 그럼 기대할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3시간 후

"미안! 재료가 다 떨어졌어!"
"...너니까 용서해줄게-?"

라며 소악마적인 면모를 보인다던가 하는 일이 있기도 했던가. 그러며 아주머니라고 불리며, 그들의 자식과 어울려 놀기도 하는 등 여러 일들이 스쳐지나갔다.
그러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안 죽는다며-?"

그 존재는 노인 옆에 서있는채로 이야기했다. 잊지 않은거야?라는 표정을 한 거짓말쟁이였던 노인은 블량슈의 손을 잡았다.

"...미안 블량슈."

그 존재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 존재는 죽지않는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자기가 죽고싶다면 죽을순 있다.
그러니 생명을 포기할테니까라고 말하려는 찰나에 노인은 입을 열었다.

"...블량슈 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을까..?"

"뭔데-?"

노인은 힘 없는 목소리로 그 존재에게 이야기한다.

"부디 앞으로도 우리 식당에 가서 밥을 먹어줘. 그 식당이 사라질 때까지만이라도. 적어도 네가 언제 오든 먹을수 있께 준비해둘테니까라는 말은 거짓말이 되지 않도록 할테니까.."

쿨럭쿨럭하고 노인이 기침하자 그 존재는 등을 쓰다듬어 준다. 그러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게 네 마지막 부탁이라면"

그 이야기를 듣자 그 존재는 안심한듯 스르르 눈이 감긴다. 그 존재의 친구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이었다.
그 존재- 블량슈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릴뿐이었다. 가을이었다. 거짓말쟁이와 고래가 헤어진 그 날은 선선했고, 낙엽조차 지지않았다.

#독백

524 리카 (MLgWBBXmRE)

2022-07-12 (FIRE!) 23:36:13

>>507 블량슈
사명의 노예.. ( 블량슈의 말을 따라한다. 진지한 블량슈의 얼굴을 마주보는 얼굴은 죽은 눈은 여전히 웃고 있다. ) 모두가 나를 삼켜? 공간도? 바다도? 불멸의 천적도? ( 대답을 바라는 질문이 아닌, 혼잣말에 가까웠을까. 불멸의 천적은 누구일까. 너는, 너의 불멸의 천적을 만났을까? 그건, 누구였을까? ) 걱정해줘서 고마워, 블랭슈-!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나는 다시 돌아올테니까-♫ ( 무언가를 알고 있기라도 한 것 마냥, 확신에 차 있다. 본인이 겪게 될 엄청난 시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다만, 블량슈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천천히 손을 내린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반짝이는 얼굴로 환하게 웃는다. ) 그럼, 나는 이만 가볼게! 안녕, 블랭슈- 다음에 또, 다시 보자. ( 다시 만날 운명이라면, 다시 만날 수 있을테니. 블량슈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그리고 마법봉을 길게 늘려서 빗자루처럼 타고 날아오른다. 바다와 고래. 아니, 고래라고 주장하는, 나의 친구. 한번 내려다본 후, 다시 방긋 웃어주며 어딘가로 날아간다. )

# 막레 ! 지만 막레 써줘도 좋아~ 덕분에 재밌었어~ 고마워~

>>508 테이얀
착한 까마귀야- 너를 챙겨주는 거잖아? 너를 많이 걱정해주고 있나봐. 그러니까 너도 꼭 잘 먹고 건강하기야-! ( 해맑게 웃으며 테이얀의 손을 덥썹 잡아서 붕붕 흔들려고 한다. ) 정말-? 그럼 내가 열심히 분위기 밝게 해줄게! 환자들이 나아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 통통 튀듯 마을로 향하는 테이얀을 따라가면서 노래하듯 맑게 답한다. ) .....호기심, 일까? 이게 호기심이야? ( 고개를 갸웃하다가 되려 테이얀에게 되묻는다. 본인이 잘못 알고 있었던 걸까. 단순히 호기심, 이라기엔 이 느낌은 무엇이었을까. 측은하다는 테이얀의 표정을 보고는, " 나 기억 잘 해-! " 라고 하면서 가슴을 팡팡 두드린다. 나름대로 괜찮다는 뜻이었을까. 말이 모순되나? 하지만 거짓말 같아보이지는 않는다. ) 정말-?♫ 어디로 가면 되는데? 나는 너의 이름도 모르는걸? ( 반짝반짝이는 눈으로 고개를 갸웃하다가 ) 이름! 너무 궁금해서 못 참겠어! ( 해맑게 뒤따라가며 묻는다. )

>>516 이바
.............나는, 마법소녀야. 마법소녀는 나야. 왜 다들 나에게 마법소녀가 아니어도 상관 없다고 하는 거야? 마법소녀는, 나인데. 나여야만 하는데. 이바가, 도와달라고 했어. 마법소녀는 이바를 도와줄 수 있어. 리카 씨는..... ( 눈을 내리깔며, 마법봉을 꾹 쥔다. 눈은 죽어있는 그대로인 채, 입가만 웃고 있다. 혼잣말을 중얼중얼거리는 모습은 어떤 감정을 보이고 있었을까. 혼란? 두려움? 모르겠다. ) 슬퍼? 나, 슬픈거야? 미안, 모르겠어. 나를 슬프게 하는 것? 그게 뭐지? 벗어나야 해? 하지만, 도망은 해답이 아니야. 눈. 나는 어디를 가도..... 눈이.... ( 멍하게 웃는 얼굴이 고개를 들어 이바를 바라본다. 그러나 이바가 희망을 말하자 정지한다. 희망, 중얼거린 입술이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미소 짓는다. ) 내가, 희망이야. 나는 할 수 있으니까. 구하고, 지켜줄 수 있으니까. 희망이 없는 삶은 이유가 없다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그러니 내가 희망이 되어줄 거야. 다른 사람들이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며 절망하고, 좌절하고, 괴로워할 때, 내가 희망이 되어서 다른 사람들을 위로해줄 거야. 괜찮다고. ( 쓰다듬 듯 이바의 머리에 손을 얹으려 하면서 ) 이바도 마찬가지야. 이바야말로 슬픈 기억들로 얼룩진다고 했잖아? 그런데도 나를 도와주려고 해줘서 고마워. 나를 도와주고 싶으면, 이바가 행복해줘. 좋은 기억들을 많이 쌓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이 웃고.... 그게 나를 도와주는 거야. ( 따뜻한 미소와, 빛이 살아있는 연보라색 눈. 누구였을까. 마법소녀였을까, 아니면 이바가 바란대로 ' 리카 '였을까 )

>>517 바벨
그거야 내가 바벨을 다치게 할 뻔 했잖아. 약속했는데. 다음에 만날 때까지, 서로 어디 다치지 말자고.... ( 정확하게 기억한다. 약속은 둘인데. 인형을 들어올려 웃는 얼굴을 가린다. 처음 보는 반응이다. ) 원래 결과만 좋으면 됐다.... ( 바벨의 말을 따라한다. 팔을 끌어당기면, 인형이 다시 아래로 내려오며 얌전히 따라간다. 아까보다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 ) .......아-앗-?! 미-미안해! 나, 바벨 정말 좋아해! 바벨도 나한테 아주 소중한 친구야! 바벨이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약속했으니까! 나도 바벨을 믿고 있고, 약속도 했어! 그러니까 속상해 하지마- 응? ( 뒤늦게 깜짝 놀라며 서운한 척에 술술 넘어가, 허둥지둥 앞으로 다가간다. 인형을 마법으로 띄우고, 양손으로 바벨의 양쪽 볼을 덥썩 감싸잡고 눈을 맞추려고 한다. 눈을 응시하면, 빛이 반짝이는, 생기 있는 연보라색 눈이다. ) 아하핫-♫ 그런가-? 가끔씩 정신을 차려보면 새로운 공간들에 가 있어. 어쩔 때는 익숙한 곳이고, 어쩔 때는 낯선 곳이야. 오늘은- 낯선 곳이네. 그래도 왠지 멋진 곳 같아- ( 바다, 사람들, 항구, 배, 도시. 바닷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넘기며 웃는다. ) 바-벨-! ( 주제를 돌리지 말라는 듯, 바벨의 양쪽 볼을 양손으로 꾹 누르려 하며 ) 같이 놀 거야! 바벨이 바다 좋아한다고 했고, 같이 가기로 약속했으니까! 하지만 그 전에, 바벨이 술 깨는 게 먼저야! (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외치고는, 마법봉을 휘두른다. 그러자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하나 나타났고, 그것을 붙잡아 바벨의 손에 쥐어주려 한다. ) 취한 채로 물가에서 놀면 위험하댔어! ( 이게 이유였다. )

>>518 비비
( 대답을 하지 않는 비비의 모습을 내려다 본다. 아마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하는 중이겠지. 그래도, 괜찮았다. 마법소녀는 여기 이렇게 존재하고 있었으니까. 마법소녀 같은 건 없다면, 나는 무엇일까. 나는..... ) 필요없대도 내가 해주고 싶어. 물론 강요는 하지 않을게. 그래도 혹시 네가 살아가면서 힘이 들 땐, 내가 꼭 도와줄테니까. ( 하는 속삭임은 다짐과도 같다. ) 아니-♫ 몰라. 그래도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것보다는 조금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너에 대해서? ( 비아냥거려도 해맑게 웃으며 받아준다. ) 하지만 불러주고 싶은 걸-? 이름은 그 사람이 가진 본질이잖아. 부르면, 돌아봐줘. 네가 나를 버섯이라고 부르면, 내가 너에게 대답하는 것처럼. ( 바보도, 멍청이도 별 상관 없는 것 같다. 되려 " 맞아-! 나 바보야!♫ " 하고 웃으며 맞장구치기까지 한다. ) 응- 마법소녀는 나 하나야. 나 뿐이야. 그래야만 해. ( 고개를 돌려 정면을 바라본다. 비비가 쥐고 있는 손가락이 살짝 떨렸던가. 비비가 심부름을 하나씩 하고 있으면, 다시 맑은 모습이다. ) 잘 기억하는구나-!♫ 응! 호박 셋, 사과 일곱- ( 칭찬을 해주며 함께 과채가게로 간다. )

>>520 레인
기분 좋다니 다행이야-!♫ 레인은 믿을만한 존재야. 적어도 나에게는. 왜냐하면, 믿음은 하나거든. 그래서, 나는 믿어. ( 웃는 모습은, 한없이 맑았다. 무슨 뜻이었을까 ) .....우주의 본질..... 태생이 양면성..... ( 눈을 내리깔고 레인의 말을 따라한다. 웃는 얼굴은 여전했지만, 중얼거리는 눈에는 빛이 죽는다. 태생이 양면성. 태생. 양면성. 그것이, 본질. 그렇다면, 너는? 그렇다면, 나는? 그렇다면- 신은? ------은? ) ..아하핫- 나도 이렇게 레인을 만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야! ( 그러나 고개를 들면, 다시 평소의 해맑음이다. ) 고마워~♫ 그래도 괜찮아! 무리해도 나는 다시 되돌아오거든! ( 밝은 모습으로 외치는 말은 비참하다. 본인이 그 비참함을 인지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지만 ) 응? ( 레인이 손을 뻗는다. 그 손이 머리에 닿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얌전히 웃으면서 레인의 손길을 받는다. ) 아하핫-♫ 고마워, 레인. 레인도 마찬가지야! 은둔생활을 하거나 니트가 되면서 쓸쓸할 때, 나를 불러줘- 내가 바로 날아올게! ( 걱정의 말은, 다시 레인을 향한 걱정과 응원의 말로 돌아온다. 똑같이 손을 뻗어 레인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하면서, 웃는다. 또다시 )

525 마논 (KewPs0voys)

2022-07-12 (FIRE!) 23:50:09

>>501 리겔
...흐응~ (걸음을 멈추고 청염의 장막을 내려다본다.) 숲에서 불을 쓰다니, 나무가 다 타버리면 어쩌려고 그래~? 그러고도 주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불은 이렇게, 써야지. 캭캭캭. (그것이 손가락을 튕겨 소리내자, 똑같이 리겔의 주위를 감싸며 불의 장막이 애워싼다. 언뜻 보기에 리겔의 화염과 다른 것은 없다. 다만 그것은 실제로 붉었으며 숲의 잡초들을 좀먹고 있었다.) 이제 좀 마논을 손님으로 받아줄 생각이 들었을까~? (타오르는 화염 속에서 그것은 생글대며 웃고있었다.)


>>516 이바
아니? 미물의 이름 따위 모르겠는데~? 그리고, 네가 신을 죽였다고? 캭캭캭캭. (그것은 이바가 보이는 강렬한 의지에도 그저 조롱하듯, 즐거운듯 웃어보일 뿐이다. 그것은 입꼬리를 주욱 찢으며 이바를 바라봤다.)
정말 그럴까? 정말로 네가 신을 죽인게 맞는 걸까? 그렇다면, 왜 너는 행복하지 않아? 왜 세상엔 불멸자가 나타났지? 왜 다시 '사라진 시대'가 도래하려 하는 거지~? 게다가, 신이 죽었다면 이 차원구조 자체가 유지 되는 것도 힘들텐데. 이 어중간한 세계는 지금도 잘만 돌아가고 있는걸? (마치 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처럼, 그것은 팔을 크게 좌로 우로 펼쳐보인다.)
그리고 뭔가 착각하고 있네~? 마논은 그저 신의 뜻을 너희들에게 전할 뿐. 진리를 행하는 건 마논이 아니야. 그리고 너희들이 그것에 따르는 것도 아니야. 그저 보다 큰 뜻에 휘말려 갈 뿐이지. 애초에 선택권 따위, 하찮은 미물들에게 쥐어질 거라고 생각해~? (키득키득.)
아아~ 한심해. 고작 금기를 한 두 개 어긴 정도로 자신이 신의 큰 뜻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다니. 미물이 신의 존재를 이해했다면 그저 모든걸 놓아버리고 편해지면 되는 걸텐데. 무엇이 너를 그렇게 꼴사납게 만드는 걸까? 캭캭캭. (이바는 눈에서 피를 쏟지만 그것은 아랑곳도 하지않고 비웃는다.)


>>517 바벨
응? 무슨 소리 하는 걸까~? (생긋생긋. 신비하게도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웃음이다.) 인간보다 낮은 취급이라니. 그런 거 한 적 없는데~? 그도 그럴게, (키득.) 미물은 전-부 같은 미물일 뿐인 걸.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신의 이름 아래에 그 어떤 우위같은게 있을리가 없잖아? 안 그래? 마논같은 고귀한 존재에겐 신계 이하의 존재란 어차피 벌레나 인간이나 별 차이없는 하등한 미물일 뿐인 거야. 캭캭.
하지만 이 마논은 자비롭게도~? 지금 같은 시공간을 동행하는 건방진 인간 개체를 상대로 그 명칭인 '바벨'이라며 제대로 인식하고 불러주면서 미물 취급 해주고 있으니까. 너는, 그에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술을 넘기는 바벨에게 들으라는 듯이 뻔히 말하고있다. 그리고 그가 마침내 잔을 비워보이자,)
와아~★ (손바닥을 탁, 마주치며 과장된 목소리로 그를 치켜세운다.) 대단해, '바벨'! 그렇게 독한 술을 원샷하다니, 이걸로 신의 사자의 진위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잖아~ 이대로만 가면 마논의 한계를 볼 수 있게 되는 것도 정말 금방이겠는걸? 그렇겠지~? 캭캭캭캭캭. (물론 바벨의 신경을 거스르려는 의도가 다분하지만.)
~자아, 그럼 이번엔 마논의 차례야. (드르륵. 술잔을 앞으로 밀어 건넨다. 배싯 웃으며 뜬 가느다란 시선이 비웃는듯 바벨을 바라보고 있다.) 어서 사양말고 따라보도록 하렴?



>>520 레인
캭캭캭. 어머, 지금 마논을 다그치려 하는 거야? (신위가 언급되자 그것은 입꼬리를 올리고 그 자체를 비꼬듯이 소리내며 비웃는다. 손으로 입을 가렸지만 비웃음이 뻔히 보이는 탓에 역으로 그 행위가 더욱 가증스럽게 보인다.)
이따위 세상이 공멸하든 말든, 그게 마논과 무슨 상관인데? 잘 모르겠는걸? 오히려 이런 허접한 차원구조물은 몇 번이고 망해버렸으면 좋겠네. 어차피 모든 세상과 우주엔 저마다의 끝이 존재하고 있어. 싸움으로 끝날 세계라면 그건 운명이 거기까지인 세계인 거지,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객체간의 충돌 따위같은 건 원인이 아니야. 그건 과정 중 하나일 뿐. (그것은 문득 뒷짐을 진채 천천히 걸어보여 하늘로 고개를 올렸다.)
싸움은 뒤쳐진 개체를 도태시키고 전쟁은 발전된 새로운 세대를 만들지. 그리고 그건 당신이 내려와있는 이 중간계도 별반 다르지 않아. 그것이 온 우주의 진리니까. 그저 바람 앞의 낙엽처럼 휘둘려다닐 뿐이야.
애초에 이런 시시하다 못해 당연한 사실따위, 당신도 잘 알고 있잖아? 외신 나부랭이씨. (키득키득. 레인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린다.) 뭘 외면하려 하는 걸까?
뭐야 그게, 자랑이야? (고개를 기울이곤.) 그리고 뭐? 지도~? 캭캭캭. 제정신일까? 신이 마논에게 지도같은걸 바라다니. (이내 그것은 생글대면서 레인에게로 다가와 말한다.)
~그래, 그럼 이 중간계가 더욱 평화로워지기 위한 첫 걸음이라 치고 지금 당장 운석이라도 떨어트려서 이 꼴보기 싫은 세계를 반쪽으로 만들어볼래? 물론 무리겠지~? 그래서 안 된다는 거야. 당신은 마논이 아니니까. 결국 신이니까. 그런 식으로 구실 좋게 말하고 있어도 결국엔 자신이 관철해야 할 의지대로 행동하겠지. 그런 존재를 지도하라니, 무리인게 당연하잖아? 마논은 고작 신의 사자일 뿐인데.
(몸을 과장스러운 동작으로 춤추듯 핑그르- 돌린다.) 신이라는 압도적 존재앞에 모든 것은 무력과 허무란 이름으로 평등해질 뿐이지. 마논은 알고있어. 모든 건 같아. 하등 다를게 없다는 것을. 이렇게나 예쁘고 상등한 마논이라도 어차피 그것뿐인 운명에 목줄 채워진 존재인거야. 캭캭캭캭. (그것은 자신에게 달린 두 손을 모아 알 수 없는 대상에게로 기도를 올린다.) 아아, 마논의 형태없는 신이시여. 부디 이 한심하고 어리석은 세상을 무한한 자비로 굽어 살펴주소서! (그 와중에도 흐르고 있던 그것의 웃음소리는, 당장에라도 세상에 파멸을 불러올듯이 섬뜩한 종류의 것이었다.)

526 비비 - 01 (cpGoPP78UM)

2022-07-12 (FIRE!) 23:55:58

옛날 옛적에, 그리고도 아주 먼 옛날에 아주 지혜로운 아가씨가 살았어요. 아가씨는 아주 용감한 청년과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답니다. 모든 사람이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칭찬이 자자했지요. 두 사람을 위하여 사람들은 맛있는 빵을 구웠고, 예쁜 꽃을 모았어요. 새들은 노래하고 나비는 춤을 추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행복한 결혼식에서 많은 축복을 받았어요. 그리고 또 다른 축복이자 사랑의 결실도 찾아왔지요.

아이는 아가씨를 꼭 닮은 잿빛 머리카락에, 청년을 꼭 닮은 노란 눈을 갖고 있었어요. 옹알거리는 목소리는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미소 한 번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답니다. 아가씨와 청년은 아이의 손을 꼭 잡고 뛰는 날을 상상하면서 단란한 가족을 꾸렸습니다.

하지만 불행은 찾아왔어요. 전쟁이었습니다. 갓난아이를 품에 안고, 집을 버리고 떠났습니다. 무엇을 위한 전쟁인지 도망치는 사람 중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불을 피해서, 칼을 피해서 도망쳤습니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달렸습니다. 아가씨는 자신이 사랑하는 청년은 아주 용감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눈물이 곤히 잠든 아이의 뺨 위에 떨어졌습니다. 아가씨는 멈추지 않고 뛰었습니다. 배가 고파서 울음을 터트린 아이의 날카로운 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모르는 산속이었어요. 그리고 눈앞에는 아주 커다란 드래곤 한 마리가 있었답니다. 붉은 비늘은 타오르는 태양 같았고, 번뜩이는 눈은 노란 황금색이었어요. 뿔과 발톱은 밤하늘보다 검었습니다. 아가씨는 아이를 위해서 무서움을 삼키고, 슬픔을 지우고, 아픔을 밀어냈어요. 노란 눈은 아가씨가 아는 눈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아가씨는 말했습니다. “산만 한 몸을 가지셨으니 저희를 잡아먹어도 배부르지 않을 거예요.” 드래곤은 아가씨가 하는 말에 코웃음을 쳤어요. 콧바람 소리가 히 불어옵니다. “갓난 인간 우는 소리에 산이 시끄러워 찾아온 것이다. 계속 시끄럽게 군다면 배부르지 않더라도 잡아먹을 수 있지.”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울고 있었어요. 아가씨는 아이를 품에 꼭 안았어요. “드래곤이라는 신비롭고 위대한 존재가 이렇게 작은 아이 울음소리 하나 시끄럽다고 잡아먹을 리가 없겠지요.” 아가씨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당차게 말했습니다. 드래곤은 아이나 아가씨나 똑같이 작아 보였어요. 그래서 아가씨가 아이를 지키려는 게 재밌었답니다. 인간과는 달리 긴 시간을 사는 드래곤은 지루하던 참에 잘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장난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그럼 아이를 살려두는 대신 널 잡아먹어야겠구나!” 드래곤은 웃었어요. 아가씨는 아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청년의 눈과 마주쳤어요.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드래곤에게 말했어요. “아이를 살려둔다는 것으로는 부족해요. 저 없이도 이 아이가 어른이 되고, 또 사랑을 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해요. 저를 잡아먹으시고 아이를 내버려 두신다면 그것은 살려두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방치하는 것이겠지요.” 아가씨는 드래곤을 바라보았어요. 노란 눈 하나가 아가씨보다 커 보였어요. “그렇다면 내가 무엇을 해야 아이가 사느냐?” 드래곤은 아이를 가진 적이 없었고, 인간 아이를 가진 적 또한 없었습니다. 말 한마디 지지 않는 인간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어요. “배를 곯지 않게 젖을 먹이셔야 하며, 젖을 먹은 후에는 바로 잠들지 않게 등을 두들겨 주세요. 너무 춥지도 않고 너무 덥지도 않게 체온을 유지해주세요. 또 너무 습해서도 건조해서도 안 돼요. 위험한 곳으로 향하거나 위험한 것을 만지지 않게 늘 지켜봐 주셔야 해요. 그렇게 해도 아이는 아플 수 있어서, 아프면 병을 잘 아는 인간에게 보여주어야 해요. 말을 하지 못해서 울기만 할 테니 왜 우는지 직접 확인해주셔야 해요.” 아가씨는 아이를 위한 것들을 술술 말했습니다. 드래곤은 순식간에 귀찮아지고 말았어요. “나는 이 산의 모든 드래곤을 이끄는 수장이다. 어떻게 일일이 그것을 다 할 수 있겠느냐?” 드래곤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하였어요. 아가씨는 그 대답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모든 것을 할 테니 그 후에 저를 잡아 먹어주세요.” 드래곤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인간이 크는 시간은 드래곤에게 눈 깜짝할 시간이었거든요. 무엇보다 아가씨를 잡아먹겠다는 말은 장난이었고요. 드래곤은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는 아가씨가 어떻게 아이를 키우는지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심심해지거든 찾아가서 언제 잡아먹으면 되느냐고 물어보기로 했어요. “너를 찾기 쉽게 아이에게 증표를 남겨야겠다.” 드래곤이 말했습니다. 아이의 머리카락은 드래곤의 붉은 비늘과 같은 색으로 변하고 말았어요. 눈동자도 황금색으로 바뀌었지만 원래 노란 눈을 갖고 있어서 같아보였어요.

드래곤은 후회했습니다. 산속에서 지내는 게 지루해지면 아가씨를 찾아갔어요. 잡아먹으러 왔다고 말했지요. 그러면 아가씨는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며 이런저런 부탁을 했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감자가 자라지 않는다며 밭에 비를 내리게 했고, 아이가 넘어져서 아프다며 상처가 낫게 하는 마법의 레시피를 알려주게 했어요. 아이가 멀리 갔을 때 잘 찾을 수 있게 멀리까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달라고 했으며, 아이가 자랄수록 무거워지니 강한 힘을 달라고 했지요. 아가씨는 모든 것은 아이를 위해 사용했습니다. 허튼 생각은 품지 않았어요. 심지어는 아이가 드래곤을 좋아한다며, 아이의 놀이 상대가 되기도 했어요.

드래곤은 말했습니다. “아이의 행복은 까다롭구나. 넌 아이를 위해 사는 것이 행복하느냐?” 아가씨는 이제 아가씨가 아니었어요. 드래곤이 찾아올 때마다 점점 작아지고 피부가 쭈그러들고 말았습니다. 아이는 어느새 어엿한 아가씨가 되었고, 아가씨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이를 가졌답니다. 드래곤은 인간의 모습을 흉내 내는 게 익숙해졌어요. 할머니는 말했습니다. “아이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 된다는 것을 당신도 언젠가 알게 되겠지요.” 드래곤과 할머니는 언제부터인가 친구가 되어있었어요. “그래, 그럼 이제 너를 잡아먹어도 되겠느냐.” 할머니도 드래곤도 알고 있었어요. 드래곤이 했던 말은 장난이었고, 드래곤도 인간 친구의 아이를 아끼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할머니는 여느 때처럼 똑같이 말했습니다. “아이가 계속 행복하길 바라요. 내가 당신에게 받은 것과 같은 신비한 힘들을 나누게 해주세요. 그 후에 잡아먹히면 완벽할 것 같군요.” 드래곤은 그 부탁도 받아들였답니다.

아가씨가 되어버린 아이에게 찾아간 드래곤은 축복을 내렸어요. ‘너의 어머니를 닮아 너는 신비한 힘을 갖게 될 것이다. 너도 네 아이가 행복하길 바랄 것이니, 네 자손 또한 그럴 것이다.’ 라는 축복이었지요. 붉은 머리 아가씨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하지만 웬걸, 드래곤의 축복이 너무 강력했는지 신비한 힘은 대대손손 이어졌어요. 붉은 머리와 노란 눈도 함께였답니다.

#독백

529 이바 (1i7vOD8VdM)

2022-07-13 (水) 00:34:32

>>518 비비
정말이에요~ 저는 쭉 어른이 되지 못했는걸요? (자신은 어른이 되기 전에 성장이 멈췄다. 나이는 많다만 그것뿐이고, 어른스러운것도 아닌데. 거짓말은 아니지. 눈을 깜빡이는 당신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당신은 꼭 제 몫까지 어른이 되어주세요. (상냥하게 이야기하고, 안다는 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똑똑하시네요, 하고 덧붙이며. 그리고 당신은, 제일 소중한걸 달라고 했다. 제일 소중한거라... 천천히 눈을 깜빡인다.) 여기요. (겉옷을 벗어서 당신에게 건네었다. 그 행동엔 망설임이 없었다. 내게 소중한건 없었다. 그나마 떠올려보자면 이 옷일까. 선물받았다는 옷. 그러나 내게 중요한건 선물받았다는 사실이지, 옷이 아니었다. 이것도 언젠간 부스러질테니.) 마음에 드세요? (상냥하게 웃었다.)

>>520 레인
(당신은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그리고는 굉장한 작품들을 보여주었다. 그것들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와, 하고 소리내었다. 반짝거리는 눈으로 그것과 당신을 번갈아보다가, 부드럽게 웃었다.) 정말 대단하세요. 혹시 엄청 대단한 예술가이신건가요? 저, 눈치가 없긴 한데... 이정도 작품이면, 정말 대단한 예술가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네요. (환하게 미소지어보였다. 그림이 정말 마음에 든것같았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당신께서는 참 착하시네요. (그리고, 당신의 이쪽 이름이라는 얘기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쪽 이름이요? 혹시 당신께서는 다른 곳에서 오셨나요? (조금은 궁금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고.) 저도 잘 부탁드려요, 레인씨. 제 이름을 좋아해주셔서 기뻐요. 제가 기억하는 몇 안되는것들중 하나거든요. (부드럽게, 농담하듯 내뱉었다.)

>>521 테이얀
하긴, 사제분들과 의사분들께서는 닮은것같기도 해요. 두분 다 생명을 위해 헌신하고 계시잖아요. (해맑게 웃어보였다.) 아, 그러신가요? 꼭 사제님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멋진 의사이신건 변함이 없네요. (그리고 당신의 질문에 조금 부끄러운듯 망설이다 대답한다.) 사실 길이 험해서요. 나뭇가지에 쓸리고, 풀에 베이고, 돌에 걸려서 구르고 하다보니까... 조금 이렇게 됐네요. (가볍게 웃으며 얘기했다.) 아, 당신께서는 어디로 가는 길이셨나요?

>>524 리카
(당신은 마법소녀는 자신이고, 자신은 마법소녀라고 이야기한다. 도대체 그게 뭐길래 그토록, 그것에 얽매여있는걸까. 자꾸만 당신에게서 자신의 모습이 겹친다. 잃어버린 기억이라는 족쇄를 단단하게 차고있는 자신의 모습이. 그렇기때문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 ..당신은 눈을 내리깔고, 마법봉을 꾹 쥔다. 여전히 입가만 웃고있었고.) 그럼 당신의 희망은, 누구인가요? 병든 자들 사이의, 병든 사제는 누가 치료해주죠? (자기도 모르는 새, 눈가에서 눈물이 흐른다. 보석처럼 반짝거리는 그것은 알수없는 감정을 담고, 뺨을 타고 미끄러진다.) 미안해요, 리카씨. 저는.. 행복할수 없어요. 시간이 지나면 전부 죽어버리잖아요. 저만 홀로 남은 세상에 의미는 없어요. 그렇지 않나요?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도. 리카씨가, 희망이 되어주는 사람들도... 모두 시간이 지나 죽어버리면 그게 무슨 의미인가요. (그리고는 고개를 떨군다. 어깨는 작게 떨리며, 들썩거린다.)

>>525 마논
(당신은 즐거운듯 웃는다. 입꼬리를 주욱 찢으며 바라보는 저 특유의 시선.) 너,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안타깝네. 꼭 예전의 나를 보는것같아. 신이라고 추앙받았지만, 결국 인간에 불과했던 나를. 내가 신을 죽였다는 사실과 내 불행은 아무런 관계가 없어. 세상에 불멸자가 나타난건 내가 알 수가 없지. 나는 더이상 신이 아니니까. 추락한 금성과도 같으니까. 그리고, 신이 고작 한둘 죽은걸로 세계는 붕괴하지 않아.
네가 생각하는 신이 어느 급인지는 모르겠네. 늙은 염소보다 대단한 신인가? 추악한 돼지보다 대단한 신인가? 아아, 이렇게 말하면 모르겠지.

별의 신 오르페스냐? 아니면..

도박꾼들의 수호신 재머냐?

이들의 이름도 모를 정도로 멍청하진 않겠지? 신이 죽는 일은 드물테니까. 그리고, 네가 내 이름을 모른다면, 너는 거기까지인거야. 그 신이 네게 알려주지 않았던가?


나는 별자리를...

(토혈한다. 갑작스럽게. 말을 채 잇지 못하고, 한번 털썩 쓰러진다.)

(플래시백.)

(픽,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가 꿰뚫린다. 붉게 흐르는 혈액. 내게도 인간다운, 붉은 피가 남아있던가? 아주 오랜만에 찾아오는, 강렬한 고통.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머리가 꿰뚫린다. 종이에 스쳐 베여도 아프고, 문지방에 발가락을 찧어도 아프다. 하물며 한대 맞은것은 어떨까. 그리고, 머리가 꿰뚫리는 고통은? 가히 상상도 하지 못할 격통. 그러나, 오히려 너무 아파서, 아프지가 않다. 익숙한 감각과 실혈탓에, 놀랍도록 차분해진다. 머리를 감싸던 기분나쁜 감각도, 무언가를 잊어버렸다는 사실도 잊어버린채로.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떠 당신을 바라본다. 어느새 상처는 전부 수복되어있었다.) 아아. (짧은 탄식.) 또 죽을수 없었나. (그리고 가만히 당신을 노려본다.)

#레스낭비 미안해~ ㅠㅠ 콘솔 넘 어려움...

530 헤르베라 (etXFCLAAQQ)

2022-07-13 (水) 01:10:34

(오지 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지만 제법 우거지고 손을 덜 탄 숲 안쪽에서 오늘도 술통 굴러가는 소리가 울린다. 덜컹덜컹. 속이 꽉 찬 술통들은 누가 굴리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굴러 창고에 차곡차곡 쌓인다.) 이야. 신나서 만들었더니 너무 만든거 아닌가 몰라! 창고가 부족할지도! (나무와 나무 사이를 기묘하게 막아서 세운 거대한 술창고 앞에서 그녀는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지나가는 술통을 한번씩 통통 두드리면서.) 어디에서 잔치 안 하나? 누구 안 오려나~ (흥얼흥얼. 노래하는 것처럼 중얼거리며 마법으로 창고를 정리하고 나온다. 한 손에 술병을 까딱이며 공중을 사뿐사뿐 걸어, 지붕에라도 올라갈까 하고 혼자 연신 떠든다.)

531 마논 (xG9tjb9TOk)

2022-07-13 (水) 01:48:04

>>529 이바
(이바가 쓰러짐에 그것의 눈이 잠시 깜빡거린다. 그리고 돌아온 것은 똑같은 말. 똑같은 시선이다. 그것도 마찬가지로 똑같은 조소를 보낸다.) 그래, 죽을 수 없어. (이바에게로 한 걸음 다가가 속삭이듯 말한다.) 너는 그 운명에 묶여버린 거야. 평-생. 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말이야. 그리고 너는 그것에서 도망칠 수 없어. 왜냐하면 너는... (키득키득. 그것은 뒷말을 잇지 않은채 웃는다.)
~아무래도 너와 이 이상 대화하는 건 시간 낭비인 것 같네. (대신에 다시 한 번 빛 무리를 불러와 날개를 만들고 펼친다. 빛은 아름답게 주변으로 흩어진다.) 언제 초기화 될 지 모르는 시한폭탄 따위와 있기엔 마논이 너무 고귀하고 바쁜 몸이야. 물론 이 세상이라는게 결국은 허무로 가득찬 것이라고 하지만... 마논, 일부러까지 시간낭비를 하고 싶지는 않거든. 이렇게 전능하지만 안타깝게도 몸은 하나라서. 캭캭캭.
그러니 다음에 만날 땐 정신줄 좀 잘 붙들고 있어줬으면 좋겠네? (등에 모인 빛이 날개짓하자 그것의 몸도 점점 지면에서 떨어져간다.) 아니지, 마논의 얼굴이나 기억하고 있으면 다행이려나~? 어느쪽이든 네게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빌어줄게? 스스로의 존재조차 잊어버린 하찮은 미물. 캭캭캭캭! (그 말을 끝으로 날개를 펄럭이며 그것은 자리에서 사라져버렸다. 장소에 고요가 찾아왔다. 빛의 잔향만을 남긴 채.)
/분위기상 막레를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드렸습니다...! 만약 잇고 싶으시다면 한 번 더 이어주셔도 괜찮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바주!!


>>530 헤르베라
안녕~? 하계의 미물? (헤르베라는 그대로 지붕에 올라갔을까. 어디로 갔든간에 그 생글대는 미소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양조장 안에서. 어디에서 들어왔는지도 모르는 여자와.)
여기에 괜찮은 술이 잔뜩 있다고 하던데. 마논, 제대로 찾아온 게 맞으려나~? (그러나 그 여자는 뻔뻔하게 말하고 있었다. 키득키득하고, 귀에 거슬리는 웃음소리를 흘리면서.)

532 헤르베라 (etXFCLAAQQ)

2022-07-13 (水) 02:04:49

>>531 마논
(혼자 흥얼거리던 그녀는 느닷없이 들려온 목소리에도 놀라지 않고 휙 돌아섰다. 길고 풍성한 자색 머리카락들이 우르르 들렸다 풀석 가라앉을만치 힘차게 돌아서, 초대하지 않은 손님을 보고 유쾌하게 말했다.) 오, 어서오시게! 그럼그럼. 여기가 바로 그 술 많은 곳이지! (하계의 미물이라 불린 것조차 개의치 않아하며 손님을 환대한다.) 그대는 운이 좋군! 마침 딱 좋은 시기에 익은 술이 있으니 말야! 말해 무엇하겠나. 일단 한모금 마셔보게나! (그녀는 들고 있던 술병의 코르크를 엄지로 밀어 퐁 소리나게 열고, 손짓만으로 불러온 술잔에 붉은 술을 한 가득 따라 이름 모를 손님에게 보낸다. 투명한 크리스탈 술잔은 술 한방울 흘리지 않고 둥실둥실 날아서 손님의 앞까지 도착한다.)

533 바벨 (CROSfBRcBs)

2022-07-13 (水) 02:19:37

>>516 이바
마력석은 보관이 용이하지. 양피지나 종이따위보단 훨씬 오래 가니까. 단점은, 값이 좀 나간다는 거지만. (장난스레 웃으며 손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보였다. 양피지나 종이에 비하면 훨씬 희소하고 만들기도 어려웠으니 당연했지만.) 이봐. 이봐 이바. (분명 일부러 한 거다. 발음장난이다. 당신이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면, 그는 짓궂은 미소를 짓고 있을 터다.) 너무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자고. 불멸이 조금 개같은, 아니 조금이 아니라 많이 개같은 저주이기는 해도... 그게 우리가 죄인이라는 이야기는 되지 않아. (당신의 등을 팡 치며 당신을 격려했다.) 그놈들은 죽음으로 벌을 받은 거고, 우린 그저 운이 좀 없는 것 뿐이지. 혹시 모르지. 나중에 이 불멸이 우리에게 있어 또 하나의 선물처럼 쓰일지도. (낙관적인 해석이지만, 그 의도가 의도니 상관 없다고 생각했나.) 결국 우리가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지. 이게 벌인지, 상인지, 축복인지 저주인지... 그건 우리가 정하는 거겠지. (그러니 기운 좀 내라고 덧붙이며 그는 다시 한번 웃었다.) 드래곤이라... 본지 꽤 오래됐는데... 일단 가보자고. 가보면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기겠지.

>>520 레인
토라진 거구나... 흐음. 맛있는거 주면 풀리려나? (당신에게 주머니에서 꺼낸 꿀과자를 내민다. 근데 신이 과자를 먹나..?) ..분명 뭔가 보였는데. 이상하다. (당신이 그저 고개를 갸웃거리기만 그 역시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뭐야. 날 믿어주는 거야? 뭘 믿고 사람을 그렇게 함부로 믿어. 너 그러다가 사기당한다. (그래도 당신의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 네가 도리를 지키는 외신이라는 건 알아. 애초에 도리를 지키지 않는 쪽이었으면, 그런 '짓궂음'으로 끝나지 않겠지. (신이란 대개 독선적이고, 극단적으로 가는 법이었으니. 도리를 지키지 않는 신이었다면 분명 당신 역시 그랬을 터였다. 다행히도 당신은 말마따나 도리를 아는 쪽이었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변덕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었지. 당신은 혼돈이었으니.) 대체 무슨 표현이야 그거... 아무튼 모기처럽 쪽 빠는 것보단 한입에 꿀꺽에 가까운 건가? 품 안에 인간을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지식을 흡수하는 건가... 어떤 원리인지 궁금하긴 하네. (별로 알고 싶지는 않지만. 굳이 덧붙인 까닭은, 그 원리라는게 외신의 것이기 때문이다. 까딱하다가는 호기심 때문에 정신이 나가버릴지도 몰랐다. 그건 곤란했지.) 어쨌든 그렇게 극단적인 방법은 아니라는 거지? 생각보다 무서운 신 아니구나 당신... (꽤나 다시 봤다는 듯 당신을 바라본다. 어째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지만.) 오해는 어쩔 수 없지. 우리가 길을 가다가 개미를 밟아죽인다 해서 개미에 대한 악의를 가졌던 건 아니잖아? 그냥 운이 나빴던 거지. 다른 외신은 몰라도 당신이 인간에게 피해를 끼쳤다면 그런 케이스였을 것 같고. (덤덤하게 말하다 당신이 덧붙인 말에 씨익 웃었다.) 당신, 바벨의 도서관이라고 알아?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것이 기록되어있는 지식의 집합체 같은 곳. 그곳을 관리하는게 내 전 주인님이라서... 거기 지식을 몇개 빼왔거든. (피식 웃고는 자신의 관자놀이를 톡톡 두드렸다.) 여기에는 당신이 분명 모르는 지식도 있겠지. 구미가 당기지 않아?

>>524 리카
그 약속은 만날 때까지잖아? 만나고 난 뒤에 다친 건 노카운트니까 괜찮아. (궤변에 가까운 소리. 어찌보면 억지일지도 모르지만 당신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함이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 결과만 좋으면 다 괜찮아. (그래도 당신이 어느정도 나아진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가볍게 한숨쉬려던 찰나.) ...응. 어, 안 속상하니까... 그... 이것좀... 거리감이... (평소와는 다르게 횡설수설하는 그. 그러고보니 눈도 제대로 못 맞추고 귀 끝도 빨개져있다. 생기있는 연보랏빛 눈이 의식하니 너무도 마주하기 힘들었을까. 괜히 팔다리를 바둥거리기도 하고.) 그거 좀 불편할 것 같은데... 어쨌든, 맞아. 여긴 멋진 동네지. 리카에게도 언젠가 한번쯤 소개해주려고 했는데 의도치 않게 지금이 되어버렸네. (아무래도 좋았지만. 고향을 소개하는 것 쯤이야, 조금 당겨지거나 미뤄져도 큰 상관 없었으니.) 아- 나 술 얼마 안 마셨는데 너무해... (고작 럼주 다섯잔만 마셨는데. 그 말은 삼키고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한껏 짓다가) ...치사한데... (물가에서 놀면 안 된다는 말에 툴툴거리면서도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맛있다는 듯 핥짝였다. 맛있네...) 그럼 술 깰 때까지는 여기 주변 산책할까? (차선책이었다. 이대로 시간만 보내는 것도 아까웠으니.)

>>525 마논
하아... 왜 이상하게 너한테는 당해낼 수가 없냐... (말에서 밀리니 무력으로라도 제압하고자 하면 무력도 통하지 않고. 언령은 리스크가 있으니... 당해낼 수 없는건 당연했다.) 짜증나. (생긋생긋 웃는 미소를 빤히 바라보더니) 가끔은 신보다 더 뛰어난 인간도 있는데. 마논이 언젠가 그걸 알았으면 좋겠네- (느릿하게, 기대는 안 하지만 바라기는 한다는 듯 피식 웃었다.) 그건 그렇고 날 특별히 더 낮은 취급 안 해주는 건 고맙네. (딱히 미움받고 있는 건 아닌 듯 했다.) 그래그래, 감사합니다. 그 바벨이라 불리는 대가로 지금처럼 엄청나게 매도당하고 있지만... 이걸 고마워 해야하는 거 맞나 근데. (점점 제 머리도 이상해져가는 것 같다. 당신과 같이 있으면 영향을 받아서 그런가.) 이젠 그정도로는 안 넘어간다. 너한테 하도 많이 듣고 살아서. (근데 신경 거스르려는 말에 이렇게 반응하는 것부터 당신에게 넘어갔다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을런지.) 오늘은 네가 취할 때까지 먹일 거야. 긴장하고 있는게 좋다고? (술잔 가득, 표면장력에 의해 동그랗게 올라올 때까지 술을 따라준다.) 자. 첫잔은 당연히 원샷이겠죠 신의 사자님? (얄미운 웃음이다.)

#마시는 건 다이스로 적당히 스킵할까요? 아니면 계속 이어나가도 좋습니다! 마논주 편하신대로!

534 바벨 (BsenwulLDk)

2022-07-13 (水) 02:24:36

>>530 헤르베라
이런 곳에 술집이 다 있다니.. 정말 세상은 넓다니까. (감탄을 금치 못하다가 덜컹거리며 술통이 알아서 굴러가는 광경에 그는 살짝 실소를 흘린다. 재미있는 광경이네.) 이 술들, 파는 거야? (딱 봐도 주인으로 보이는 당신에게 다가가 물었다.)

535 모로우 (pDVHhieCZg)

2022-07-13 (水) 02:26:21

>>492 레인 (나 계속 레인이 답레 기다렸는데 내가 문제였을줄이야..미안해 왜 안 말해줬어..찡찡...미안해..)
그런가. (당신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가만 끄덕인다.) 사족을 달자면 이 그림은 '강아지파' 가 그린것 같군. 보통 파도 하면 험난한 분위기를 생각하지 않나. 고양이들 특유의 그 결단력과 독립심을 싫어하는 자도 많다지. (눈동자만 굴려 시선을 그림에서 당신에게로 옮긴다) 좋고 싫음 표현이 확실한 종이니, 주인이라도 선을 넘으면 할퀴는게 아니꼬운가 보오. 남의 마음도 못 움직이는게 사람인데, 어찌 동물도 조종하려 드는걸까. (피식 웃으며 말을 끝낸다. 그는 이런 대화를 즐기는지, 표정이 퍽 즐거워 보인다.) 미술은 조금은 미쳐야 결과가 좋다지. 자네가 말한 그 화가도 잘린 귀를 애인에게 선물로 줬다네. 가끔 가다 보면 난 그저 이 세상에 존재할 뿐이고, 세상을 굴리는건 그들 같은 별난 이들 같지 않나? (그러고선 웃으며 꼬마 화가의 작품을 가르킨다.) 이 분은 그들만큼 별나진 않은것 같군. 아직까진 말일세. (애 없다고 못하는 말이 없다) 길드원이 아니라면 대체 왜 그걸 들고있는 건가? (의아한 듯한 눈빛이다. 단체로 몰려다니는게 힘들다는 당신의 말에 백 번 이해하듯, 고개를 살풋 끄덕인다.) 그럼 계속 부끄러워 하시지. (툭 던지듯 말한다. 얼굴은 평온하다만 어조를 보아하니 그저 당신을 골려주고 싶은 거다.) 맞소. 인어의 눈물이라네. (아니다. 그냥 400골드 짜리 향수다. 표전 변화 하나 없이 의미도 없는 거짓말을 한다. 당신이 보틀을 돌려주자 다시 소매에 넣는다. 조심스러웠던 당신관 달리 폰을 침대에 던지듯 팍 넣는다.) 어때, 향은 마음에 드나? 원한다면 반 나눠드릴수 있소. (본능에 충실한건 좋다는 당신에게 답하듯 옅게 눈웃음 치며) 아가씨도 잘 아시는구만. 단언컨대 이성을 너무 따르다 보면 인생 재미없소.

>>505 블랑슈 (꼬치를 매우 귀엽게 드심)
아쉽게도 그렇게까진 정의롭진 못해서 말이네. (처음 본 사람에게 삥을 뜯으려 하는거냐며 농담을 던지듯 덧붙인다) 그냥 보통보다 조오금 더 정의로운 축이라, 사주진 않을거요. (당신을 내려다보며.) 자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식은 것엔 식은 것만의 각별함이 있다는 당신의 말을 듣고 바람 빠지듯 웃으며.) 나도 하나 사서 식혀먹어볼까? (그럴 마음은 그닥 없어보이는 어조다. 당신이 누구냐고 묻자 답한다.) 모로우라고 하네. 직업은... 자네가 이름을 들려주면 말해주지.

>>508 테이얀
그런가? 주인 말이니 믿어드리지. (어째 놀리는 듯한 어조다. 날아가던 루이를 구경하다 당신 쪽으로 눈동자를 굴린다.) 자네도 나와 비슷한 처지인가 보오. 그쪽은 어째서 다른 동물을 안 들이는 거지? (새빨간 눈은 당신을 가만 바라보고 있다.) 사역마라. 그거 멋있구려. 다만 말하지 않고 바꿔 주셨다면 까마귀는 물론, 뚱뚱한 앵무새도 데리고 갈수 있었을텐데. 너무 착하셔서 사기를 못 치시나? (눈이 얇게 접혀 웃는다. 조금 더 큰 소리로 웃은 당신에게 의아한지, 다시 펴졌지만.) 애칭이라니, 난 그렇게 달달하진 않소. 그저 직접적일 뿐. (평온히 미소짓고 있다. 이내 고개를 온전히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밉진 않지. 그렇다고 귀여운 것도 아니다만.

>>516 이바
거짓말도 배워두면 좋다만, 언제 한번 가르쳐드릴까. (당신이 해맑게 웃는걸 보고 장난스레 키득인다.) 입맛에 안 맞는다면 그건 차 음미할 교양조차 없는 내 탓이라 생각한다만. 집 주인이 내주는 대로 즐겨야지. (시선이 하늘로 향한다. 기쁜듯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는지, 눈만 데룩 굴려 당신을 응시한다. 긴 앞머리는 음영을 주어, 조금 꺼림칙해 보일지도.) 자기혐오가 좀 있는 편인가? (칭찬 받을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당신의 말에 표정변화 없이 묻는다. 곧이어 당신이 궁금해하는 표정을 내비치자 웃으며 답한다.) 아니, 평범한 괴담 수집가네. 리카 양은 내게 괴담을 살 예정이고. 자네도 하나 들을텐가? (등에 묶은 두루마리를 고쳐 묶으며 묻는다. 당신의 집에 어느샌가 도착하자 이곳 저곳 눈을 굴려 돌아본다. 드셔보시겠냐는 당신의 말에 자못 웃으며 홍차와 코냑이 어우려진 주전자에 손을 뻗는다.) 그럼 사양 않고 마시지. (자신의 컵을 한 잔 따르곤, 당신의 잔도 따라준다. 그러고선 한 입 마신다.) 달달하니 좋네. 코냑 특유의 과일맛도 살리고, 홍차의 향도 어우러졌네. (홍차는 향 좋은 물맛이라 별로라는 사족도 이따른다.)

>>517 바벨
웃기시네. 우린 종이 다른데, 내가 취한 꼴 보기 전에 자네가 기어다닐 거요. (미래를 모르는 자의 오만함. 피식 웃는다.) 도주는 나도 칠수 있다만. 배신한다니 내 마음이 찢어지는구려. (눈물을 닦는 시늉을 한다.) 지금 다리를 부숴놓으면 도망 치실 마음 접을텐가? (살벌한 소리 끝에 장난기어린 웃음이 들려온다.) 내가 좀 쪼잔해서 말이지. (당신의 허탈한 웃음소리에 짧게 답한다.) 그러지. (건배 후 술을 비우는 당신을 가만 바라본다. 사실 먼저 마시지 않은 이유는 술이 독할까봐, 행여나 한잔만에 취해 추태를 부릴까 그런 것이다. 당신의 반응에 안심했는지 목구멍을 열고 한번에 잔을 죄 비운다. 그후, 짧게 잔을 내려놓는 소리가 나더니, 그의 눈이 동그랗게 띄인게 보인다.) 이거 도수 낮은게 맞나? (목이 매웠는지 짧게 기침한다.) 어째 속은 기분이 든다만? (당신 쪽을 흘겨보며 세상 자연스레 당신의 빈 잔을 따라주려 한다.)

>>518 비비
(우쭐거리는 당신을 보고 풉. 기침하듯 웃는다.) 내 이름이 한 글자 더 기니, 그만큼 더 이쁘오. (우기는 중. 위액-이라고 한 발음씩 고쳐주듯 천천히 말한다. 뜻은 안 알려줄거라는 듯, 눈 휘어 웃고있다.) 왜 나랑 자냐니, 그야 모모와 나는 최고의 친구니까 그렇소. 아가씨는 매일매일 모모랑 잘 수 있잖소. 한 번 양보해주면 죽나? (더욱 재수없게 킥킥댄다. 당신을 놀리는게 즐거운걸까. 쫌 추하다..) 올거요, 올거요. (당신의 말을 따라하듯, 박자를 같게 해 반복한다. 여전히 세상 평화로운 어조다.) 오빠야는 마족이라 나쁜 아이들 괴롭히는게 직업인데. (당신이 오빠라는 호칭을 모르는것 같다 생각했지만, 꿋꿋히 고집한다. 미소지으며 당신을 가르킨다, 그것보다 나쁜 애들 괴롭히는건 악마 아니었나.) 아가씨가 방해 받을걸 보니 나쁜 짓 많이 했나보오? (저런-이라고 입모양을 내 보인다. 떨어진 사탕을 주어 비닐을 까 입에 넣는다.) 돌이 아니고 설탕덩어리 비슷한 거다만. (볼에 뽈록, 형체가 보이게 사탕을 굴리고선 같은 맛 사탕을 하나 더 꺼내 비닐체로 당신에게 건낸다.) 단거 먹고 개과천선 하시게. (애한테 못하는 말이 없다...)

>>530 헤르베라
(조용한 발소리가 미끄러지듯 들려온다. 분명 세상 최고의 술을 빚는 양조장이란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이겠지.) 아가씨가 이 양조장의 주인인가? 술을 몇 병 사러 왔다만. (술 창고 근처 숲에서 나온 남자는 멀리서 온 것인지, 옷 소매와 바지에 흙이 조금 묻어있다.)

536 헤르베라 (etXFCLAAQQ)

2022-07-13 (水) 02:40:27

>>534 바벨
안타깝지만 여긴 술집이 아닐세. 그대여! (술통들을 호령하던 그녀는 몸집에 비해 호탕한 목소리로 말한다. 다가와 묻는 말에도 베일 너머에서 목소리만으로 대답한다.) 술집이 아니니 이것들도 파는 술이 아니지! 하지만 원한다면 얼마든지 내어주겠네. 그러려고 만든 술이기도 하니! (동시에 그녀가 휙 손짓을 하자 구르던 술통들이 일제히 멈추고 일렬로 나란히 줄지어 선다. 그 중 가장 앞에 있는 술통의 뚜껑을 탕탕! 두드리며 자신있게 말한다.) 갓 빚은 술이긴 하나 이대로도 맛은 보장하지! 어떤가? 한잔 맛볼텐가?

>>535 모로우
(분명 조용히 들어왔겠지만, 그녀는 어느새 그가 들어온 방향으로 돌아 서있었다. 오늘도 단단히 걸친 베일 너머로 희미하게 웃음기 머금은 입술만이 보일락말락 하다.) 제대로 보았네. 그대여. 그러나 잘못 아는게 있구만. 나는 술을 빚기는 하나 팔지는 않아! (하하! 호쾌한 웃음소리다. 그녀는 그의 행색을 훑는지 고개를 위아래로 한번 움직이고, 술창고 쪽을 향해 돌아섰다.) 팔지는 않지만 달라는대로 내어주기는 하지! 직접 고를텐가? 수가 많지만 보는 재미란 것도 있는 법이니! (딱. 손가락 튕기는 소리에 저만치 떨어진 술창고 문이 덜컹거리며 열린다.)

537 바벨 (BsenwulLDk)

2022-07-13 (水) 02:57:37

>>535 모로우
인간의 가능성을 무시하면 안 되지 친구. 때론 인간의 잠재력은 신도 넘어선다고. (키득키득 웃으며 반쯤 농담인 말을 하고는) 원래 인생은 혼자란다. 가슴 깊이 새겨두렴. (가슴이 찢어진다는 말에 당당한 발언을 했다.) 다리를 분지르면 기어서라도 도망칠건데. (살벌한 농담에 오히려 익숙한지 그는 능숙하게 받아쳤다.) 글쎄다. 난 술병에 적힌걸 그대로 읽은 것 뿐이야. (태연하고 뻔뻔하다. 거짓말인지 아닌지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속았다면 술병의 라벨을 붙인 사람에게 속은 거지 난 잘못 없어. 그보다 한잔 더 하자고. (술이 가득 따라지면 당신에게도 채워주는 짱 하려고 했다.)

>>536 헤르베라
베일 너머로 말하는데도 기세와 목소리가 엄청나네. (당신을 향해 순수한 감상을 내비쳤다. 순수한 감정도.) 술집은 아니고 술을 내어주기만 하는 곳인가? 나야 좋지만 그러면 당신에겐 무슨 이득이 있어 이런 곳을 운영하는 거지? (흥미롭다는 듯 당신을 바라보다가 크게 한번 웃음 터트렸다.) 하하하! 당연하지! 술을 제안받았는데 거절하면 그건 가문의 수치라고 배웠다고? (사실 그런 거 없지만. 그래도 공짜 술이니까 냉큼 기회를 잡았다.)

538 리겔 (0F5.97E5qs)

2022-07-13 (水) 04:30:59

>>517 바벨
(슬퍼하는 척하는 당신의 모습에 무미건조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가 어이없다는 듯한 반응을 아주 짧게, 찰나보다는 조금 길게 내비췄다. 피곤함을 느낄리가 없는데 이상하리만치 피곤했다. 진짜로. 대놓고 배제해서 내쫒아내자니, 그건 왠지 해결 방법이 되지 못할 것 같고.) 쌓아나가고자 하는 이들이나 하는 짓이야. 그런 놀이에 관심을 가지기에는 내가 너무 나이가 들어버렸거든. (여전히 단호하기 그지 없는 대답을 내놓다가 정리하지 않은 자신의 머리칼을 쓸어올린 뒤 가까운 곳에 있는, 가장 튼튼한 밑동을 가진 나무에 기대서 말없이 주저 앉는다.) 아까 말했지, 세간에서는 지금 그걸 길을 잃었다고 한다. 내가 어떤지도 모르면서 말동무를 해달라는 부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오래 이야기할 생각 없어.

>>518 비비
(당신의 말에 대답을 하기보다 당신을 향해 시선을 주는 걸 택하기로 했다. 당신을 보는 무심한 눈빛이 아주 짧은 찰나에 변화한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할 노릇일지도 모르지. 다만 눈을 감았다가 뜨자 눈빛에 차올랐던 변화가 착각이라 느껴질 정도였다.) …이번만 도와주도록 하지. (당신과 눈높이라도 맞추려는 듯, 여우 수인은 상체를 숙여서 당신의 손에 들려 있는 종이를 달라는 듯 손을 내밀었을 것이다. 뾰족한 손톱이 자리하고 있는 손이었다.)

>>521 테이얀
(당신의 미소를 마주하며 여우가 팔짱을 껴보였다. 적의가 없는 온화한 미소였지만 여우는 큰 반응없이 당신을 지긋하게 바라보던 노란빛 눈동자를 옮기면서 가벼이 주먹을 쥔 손에 숨을 불어넣었고 당신이 아까 봤던 손바닥보다 조금 큰 새빨간 여우 하나가 허공에서 공중제비를 돌며 나타나더니 쫑긋하게 솟아난 여우 귀 사이 머리카락에 파묻히듯 자리를 잡는다.) 단순히 안내만 하는 거라면, 잠깐이다. 너는 여기서 기다려. (제 머리카락에 파묻히듯 자리잡은 새끼 여우를 바닥에 내려놓은 뒤 당신을 지나쳐서 걸음을 옮긴다.)

539 리겔 (0F5.97E5qs)

2022-07-13 (水) 04:45:55

>>525 마논
주인? 누가, 내가? (정령도, 수인들도 오기 꺼려하는 이곳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자신도 잘 알고 있다. 자신이 만들어낸 파란 불꽃의 장막은 철저하게 당신을 배제하기 위한 목적일 뿐이었다. 자신의 주위를 감싸며 똑같이 타오르는 불꽃에서 느껴지는 열기에 마음을 바꾸기로 했다. 배제하지 않는다. 여기서 쫒아낸다. 예전이었다면 구별하지 못하고 태워버리던 불은 충분히 다룰 수 있다.) 내가 손님으로 받아들이기엔 여전히 너는- 침입자야. (당신을 감싸고 타오르는 푸른 불꽃을 향해 팔을 뻗었다. 손가락을 튕기는 경쾌한 소리. 당신과 마주한 여우 수인의 세개의 꼬리가 좌우로 까딱까딱 움직였다.) 제법 불을 사용할 줄 아는 모양인데, 이건 어때? (장막의 색깔이 백염에 가까운 색을 띄며 그 모양새를 바꾸었다. 일반적인 여우보다 조금 더 큰 하얀색으로 보이는 여우들이 당신을 향해 적의를 드러냈다.)

540 헤르베라 (etXFCLAAQQ)

2022-07-13 (水) 07:16:42

>>537 바벨
그야 이건 목소리를 막으라고 있는게 아니니 말일세! (그녀는 손끝으로 베일의 끝을 튕긴다. 힘차게 튕겼음에도 베일은 끝만 살랑인다. 술을 거저 내어주는게 무슨 이득이냐는 말에 그녀는 웃었다. 아하하!) 술 앞에 이득 같은 걸 따져서 뭣에 쓰나! 술맛 떨어지는 소리는 그쯤 하게! (그도 웃고 술을 받겠다 하자 그녀가 한 손의 손가락 튕겼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두 개의 깨끗한 크리스탈 잔이 그녀의 손에 쥐어진다.) 호오? 꽤나 좋은 가르침이지 않은가. 그래. 술은 마실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마셔줘야 하는 법! 그대가 기회를 마다하는 멍청이가 아니어서 다행이구만! (한 손에 잔을 들고, 남은 손으로 다시 한번 술통의 뚜껑을 손바닥으로 두들긴다. 텅 소리가 나며 뚜껑 한쪽의 마개가 빠진다. 마개가 빠진 구멍으로부터 두드린 충격으로 출렁이는 소리가 나고, 곧 그 구멍에서 술이 물줄기마냥 솟아올라와 잔에 담긴다. 그녀의 머리카락만큼 짙은 보라색이던 술은 잔에 담긴 뒤 그녀가 불러낸 청사과를 한조각씩 담그자 순식간에 투명해진다.) 그대가 이득 같은 풋풋한 소릴 하니 내 첫 잔은 약간 멋을 부렸지. 자! 이제 사양 말고 마시게! (그녀는 손목을 까딱여 잔 하나를 그의 앞으로 띄워보냈다. 잔은 얼음에 담궜다 꺼낸 듯이 차갑고, 담긴 술은 정신이 번쩍 들만큼 상큼한 첫 맛에 짜릿하면서 목으로 넘어갈 때 느껴지는 과일 천연의 단맛이 어우러지는 매우 독특한 풍미였다.)

541 블량슈 (0W9I0XFxhM)

2022-07-13 (水) 07:28:01

>>535 모로우 (향수 냄새가 좋음)
나는 블량슈- 모비딕- 모로우라 하는구나-(그 존재는 그 전의 말은 신경쓰지 않듯 태연하게 말했다)
그래서- 여기는- 무슨 일-?(그 존재는 당신이 이 마을에 온 것이 궁금한 것일까)
너도 먹는게 목적-?

542 파인 레이니 (r/ZOZccaSE)

2022-07-13 (水) 08:17:56

리카 >>334 파인
그래요! 그것이에요~ (소녀는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작게, 그녀 자신의 손으로 손뼉을 한번 치면서 크게 긍정하였다) 좋아요! (소녀는 상대의 제안의 흔쾌히 수락하는 의미로서 짧게 답했다)


비비 >>342 파인
헤헤~ 어떤가요? 제, 날개에... 관심이 있나요? 예쁘지요? (소녀는 상대가 그녀의 날개를 만지려 하자 자신 있어 보이는 태도로 그렇게 말했다)


레갈리스 >>344 파인
그래요~! 좋은 말을... 해주셔서 저도 고맙습니다! (소녀는 상대의 말에 살며시 눈웃음을 한 번 지어 보이고는 그렇게 말했다) 물고기가 잡히면....드릴께요! 같이 먹어요...


바벨 >>346 파인
네! 그렇지요! 음, 그러고 보니... 캠프파이어라고... 할 수도 있겠어요~ (소녀는 상대의 말에 스스로의 뺨에 손을 대고는 고개를 갸웃하고는 그렇게 말했다) 좋아요! (소녀는 상대가 질문에 흔쾌히 수락하여 답했다) 그런가요? 저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소녀는 상대의 말에 긍정하여 말했다)


마논 >>354 파인
그렇기는 하지만...괜찮아요... 가끔은 그렇게... 되기도 하는 것 같더라구요...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마리암 씨가 그랬어요(소녀는 이전에 만나본 성당의 수녀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모로우 >>376 파인
네, 파인은 요정이에요. 그리고 맛있는 물고기를... 낚기 위해서... 이에요! (소녀는 갑작스레 다가온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상대의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게 답했다) 제, 날개에 관심이 있나요? (소녀는 상대가 그녀의 날개를 유심히 바라보는 듯 하자 그렇게 물어보았다) 음~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낚시대도 가지고 있고... 이것도 좋을 것만 같아서요...(소녀는 상대의 말에 고개를 살짝 기울고는 생각하는 듯 하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세투스 >>383 파인
후에에에엣―?! (소녀는 일련에 상황에 깜짝 놀라서는 그렇게 소리를 울리고는 그녀가 낚은 존재를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낚아졌다고 보는 게 더 나을 듯 하다. 그리고 그녀가 생각하는 생선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다르다. 거기에서 입에 걸린 낚시 바늘은 괜찮은 걸까? 라고 소녀는 생각했다) 그렇군요! 그러고... 보면 물고기 씨들의... 마지막 식사가... 될 터이니 그러는 것도 좋겠어요! (소녀는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하고는 그렇게 말했다)


이바 >>393 파인
그렇지요~ 그렇지요! (소녀의 약간 들뜬 상태로 상대의 말에 연달아 긍정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네, 좋아요... 그렇게 해주세요... (소녀는 상대의 물음과 제안에 그렇게 답했다)


나하르 >>397 파인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 (소녀는 상대의 말에 긍정하였다) 승부인가요...? 물고기 많이 낚기...? (소녀는 상대의 물음에 고개를 갸웃하고는 되물었다) 낚시대가...특이하게 보이네요! (소녀는 상대가 꺼내든 낚시대를 보고는 그렇게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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