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그렇게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 이 세상이 너에게 갖는 의미는 그 무엇에도 빗댈 수 없는 변화를 맞았다. 물론 바빌론 시티의 장마철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았지만, 바깥으로부터 불어오는 이 낯설고 싸늘한 바람은 그 변화와 연관이 있는 걸까.
"있잖아, 페로사. 네 이야기가 더 듣고 싶어." 수줍게 웃으며 경청하고자 눈을 내리감고 품에 폭 안겼다. 당신의 품에 귀를 기울이면 어디서라도 듣고 달려올 수 있을 목소리는 몸을 타고 울린다. 편안함을 주는 목소리에서 들려오는 일이 너무나도 끔찍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이젠 미카엘이 함께할 테니. "……그랬구나. 괜찮아, 이제 내가 있으니까." 미카엘은 당신의 품에 더 깊게 파고들고는, 입술을 천천히 벙긋거렸다. "사실 많이 섭섭했어.. 나는 지하의 사람이라, 안드라스의 악명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거든.. 그래서, 당신이 이전에 '멈머'를 제압할 때 많이 놀랐어.. 용왕과 나는 밀접한 관계고.. 그걸 들킨 줄 알았거든.. 그래서 당신이 명령을 받고 제압하는 줄 알았어.." 지금 와서는 헛소리지만. 미카엘은 옅게 웃으며 작은 사과를 보냈다. "미안.." 하고는, 없는 애교를 부리듯 뺨을 부비적, 하고 한번 비볐다.
"으음.. 용왕과 나는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기도 하지만, 가족 같은 사이야.. 그러니까.. 내가 여기서 죽을 때, 용왕이 나를 밖으로 데려가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거든. 언젠가 만날 수 있겠지만.. 많이 나쁜 사람이라도 미워하진 말아 줘.." 섭섭했으며, 용왕과는 그런 사이였다고, 당신에게 고백했다. [1-2. 페로사에게 안드라스와의 통화 내용에 대한 제공을 요청한다]
"그러니까.. 혹시, 싫지 않다면.. 그 통화 내용, 나도 들어도 될까..?" "조금 더 도움이 되고 싶어서.."
미카엘은 아직 대놓고 얘기하기엔 많이 수줍은 편이었다. [2-1. 추가적인 보안 작업, 2-2. 권한 있는 계정을 이용한 정보 수집] 놀랍게도 페로사와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수면은 쓸모가 없었다. 하루를 잠들면 사흘을 밤을 새웠기 때문이다. 미카엘은 검은색 바탕에 선명한 푸른 색으로 M자가 쓰여있는 에너지 드링크를 들이켰다. 이것저것 고민하던 미카엘은 정보를 열람한다. 머리는 바쁘게 돌아가고, 몸은 휴식을 부르짖지만 아직이다.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아직' 미인가 접근이 있음을 깨닫게 둘 수는 없었다. 미카엘의 머리는 빠른 연산을 시작했고 답을 도출했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 행동 포인트 2점 소모, 남은 행동 포인트 3 # 현재 가진 신뢰도 3점.(이월 포함) # 2-2-3. 정부의 바빌론 시티를 대상으로 한 조사 활동 현황 획득 # 2-2-4. 정부와 에누마 사, 특정 범죄조직 간의 사법 거래 정보 획득 [3-1. 부추기기]
슬슬 행동에 나설 때다. 미카엘은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방은 엉망이다. 벽에 붙여둔 커다란 종이는 벌써 빼곡하게 무엇을 해야할지, 리스크가 무엇인지를 쓴지 오래고, 심지어는 방탄유리로 된 창문까지 미카엘의 종이 신세를 벗어날 수 없었다. 당신을 안전하게 해야할지, 아니면 위험에 노출시킨다 해도 수월하게 해야할지. 두 선택지 중에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둘 다 고를 수 있겠지만, 그랬다가는 꼬리가 밟힌다. 에누마 사에게 정보가 새어나간다는 불안감을 형성시켜야 할까, 아니면 소리소문 없이 반기를 들게끔 해야할까. 신뢰성을 의심하게 해야할까? 어떻게 할까. 미카엘은 잠시 고민하다, 잔인해지기로 마음 먹었다. 당신을 사랑하지만, 그만큼 사랑하기 때문에... "나를 용서해." 당신을 장기말로 쓰기로 한 것이다. 미카엘은 천천히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더니, 이내 의뢰인이 있을 방으로 들어갔다. "반가워, 친구. 미네르바의 부엉이에게 무엇이든지 물어봐. 아, 그런데.. 그거 알아? 네 경쟁사에 대해 알아보긴 했는데.. 이게 좀 복잡하더라고?" 남들은 안에서부터 무너뜨리지만, 가끔은 밖에서 무너뜨리는 것도 효과가 있는 법이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이 도시에서는 더욱 그렇다. 남이 이런 불합리한 일을 당했으니, 비호를 받는 당신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 속삭이면 안도 천천히 썩는 법이다. "그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들을 데려오는데, 이게 네 상황과 취합하면 뭘 뜻하는지는.. 안 봐도 알겠지?" 미카엘은 환히 미소를 지었다. 본디 이간질은 그렇게 시작하는 법이다. 남을 부추기는 것부터. 서서히 옥죄는 것이다.
# 행동 포인트 1점 소모, 남은 행동 포인트 2 [4-1. 에누마 사 계정 생성, 4-2. 에누마 사 계정 보안 작업]
"Ah... Fuck." 다시금 하루, 미카엘은 아무렇게나 뜬 머리를 쓸어넘기더니 신경질이 나는지 벅벅 긁다 책상에 애매하게 올려둔 발을 박찼다. 의자가 뒤로 훅 밀려나더니 짜증 섞인 아우성이 목을 비집고 흘러나왔다. 이내 다시 의자를 직직 끌고 가더니 이젠 키보드에 머리를 쿵 박는다. 용왕은 그런 미카엘이 익숙하다는 듯 신경조차 쓰지 않으며 마저 서류를 하나하나 읽어보고 있었다. "아아아아아!!!" "시끄럽구나. 한 번만 더 그렇게 하면 어찌, 입을 꿰매주길 바라더냐? 아니면 찢길 바라느냐." "남은 머리도 잘리고 싶으면 그렇게 하든지.." "샤오 티엔스, 역린을 건드리는 솜씨도 제법 늘었어." "어쩔티비.." # 행동 포인트 1점 소모, 남은 행동 포인트 1. 계정 생성 완료. # 행동 포인트 1점 소모, 남은 행동 포인트 0. 신뢰도 1 획득. 미카엘은 이내 쓰러지듯 잠들었다. 학점은 개 같이 멸망하겠지만 후회 없는 하루였다.
가보자고...라고 하려고 했는데, 2-2를 깡으로 고르면 인간관계 포인트를 날려버리는 셈이고... 인간관계 포인트를 알차게 쓰면서도 2-2까지 보려면 인간관계 포인트를 모두 사용하고 나서 2-1을 고르는 게 베스트인데, 인간관계 포인트를 다 쓰려면 1-2를 해야 되고, 그런데 1-2를 하면 2-1이 잠기네? 어라? 어라라?
0-1. 아르카디아의 지배자 "─그러면 그때 오래간만에 만났는데도 냄새가 코에 익었던 게 단순한 기시감이 아니라...!" "그런데 오늘은 평소와는 다른 시간에 오셨네요. 무슨 일이려나. 어, 이쪽으로 오고 있지 않아요?" VIP인데 진상이 되기 충만한 똘끼를 머금고 있으며 더군다나 얼굴 맞대고 이야기하기엔 아직 좀 미심쩍은 부분이 많아서 꺼려지는 인간... 그러나 그런 사람을 평생에 최소 한 번은 손님으로 맞이하는 게 바텐더의 운명이다.
0-2. 수상한 거래처는 항상 조심할 것! - 일 포인트 1 소모 "지하에 매달아주겠다고? 나는 널 이 도시에서 가장 높은 곳에 매달아줄 수 있는데." 내가 그 때 네 목숨을 구해준 셈이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쓸데없는 말 따위 하는 성격은 절대 아니니까. 다만, 단순하고 간단한 약간의 반복노동만으로, 이제 엘리시온의 간판만 봐도 오금이 저려올 정도의 공포를, 영영 입안에서 가시지 않도록... 이 손님에게 「대접」 할 뿐이다.
0-3. 미네르바의 부엉이 "......" 이제 와서는 꽤 오래된 의복을 세탁소에서 찾아 깔끔하게 차려입고, 그녀는 지하를 찾았다. 접촉부터 조심스러웠고 절차는 까다로웠다. 그래서 미네르바의 부엉이를 직접 대면하는 일은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예상했다.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모든 절차를 뛰어넘고 면담을 허락하겠다고 했다는 전언을 전해들을 때까지는. 그리고 미네르바의 부엉이, '뒤집힌 이름'을 대면하자 그녀는 에만이 왜 모든 절차를 생략하고 자신을 만나고자 했는지 알게 됐다. 페로사는 조그맣게 한숨을 쉬고는, 조잡한 토끼 가면 뒤로 느긋한 미소를 얼굴에 걸었다. 그리고 에만을 에만으로 대했다. "조그만 프로젝트를 하나 하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한 도움을 구할 곳이 한 군데밖에 없어서."
1-1. 엘리시온의 바텐더 - 일 포인트 1 소모 "이 빌어먹을 도시 장마철이 다 그렇지 뭐. 어? 나 또 왜 뭐. 묻으면 안될 거라도 묻었어?" 비 오는 날에 라모스 진 피즈가 땡긴다는 건 대체 무슨 논리냐. 계란흰자를 셰이커에 넣고 셰이커로 한참 머랭을 치고 있던 페로사는 셰이커를 흔드는 손을 멈추지 않으면서 갑자기 전후맥락없이 경악하는 선배에게로 눈동자만을 샥 굴렸다.
2-1. 엘리시온의 아주 친절한 바텐더 - 일 포인트 2 소모 "아무리 되짚어봐도 소용없는 질문이라는 거 다 아는데, 그래도 되짚어보고 마는 순간이 있죠. 바텐더의 추천입니다. '앰니지어'." 오, 바텐더로 산 세월이 그렇게 헛되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그저 광기의 도시에서 찾아든 얼마 안 되는 안락한 안식처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바텐더 역할을 표정 하나 흔들리지 않고 할 수 있게 됐으니. 오, 그래놓고 나는 잘도 잊으셨군.
(사실 0-3 하고 정말 서로가 서로를 모른다는 듯 담담히 사업 이야기 마치고 나서, 페로사가 마지막으로 에만한테 귓속말 한 마디만 건네도 되냐고 요청하고 에만이 허락하니까 그제서야 에만 귀에다 대고 앙큼하네, 자기. 하고 속삭이는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참치)
아, 의도였어? 가만 안 둬. 요 앙큼한 녀석... (머리 부바바바박) 아무튼, 오늘도 고생했어. 선택지 반응은 우리 다 같이 자고 일어나서 쓰기로 하고.. 이제 자러 가자. 빗소리가 워낙 시끄러워서 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늘 저녁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어. 고마워. (번쩍 안아들기)
우우에우우!!(머리 방방) >;3 나는 무시무시한 에만주지롱! 사실 1-2와 2-2는 같은 정보인데, 2-2가 조금 더 자세한 정보라서(읽는 것과 직접 듣는 것은 차이가 있으니) 제한을 걸어둔 거였어.😉 으응, 자러 가자아. 비가 여기도 우수수 쏟아져.. 아까는 천둥이 쳐서 핸드폰을 떨어뜨리는 줄 알았어...🥺 잉잉 천둥 무서워.. 나도 오늘 정말 행복했어! 비가 많이 오지만 마음만큼은 상쾌하게 일어날 수 있길 바라고, 오늘도 힘내자! 즐거운 금요일이니까! >;3 늘 좋아하고 고마워, 좋은 꿈 꾸길 바라!🥰(꼬옥 안김)(부빗부빗)
오후의 나 등장! 나는 푹 쉬고 있어! >:3 잠든게 왜 미안해~ 졸리면 잘 수 있는거지! 오히려 잠들 때마다 로로주가 푹 쉴 수 있어서 기쁜걸? •0• 나아는 커피 때문에 잠이 안왔던 것 같아~ 눈 감고 뒤척뒤척 하다가 결국 5시에 일어나서 잠깐 좋아하는 공연 영상 보다가 마저 잤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