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 시간은 평일엔 상시 진행으로 운영되며, 대사도전 진행일경우 주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됩니다. ◉ 사전에 참여불가기간을 말해주시지 않고 14일 이상 진행 참여가 없거나 미접속시 해당 시트가 정리될 수 있습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사오리 씨가 보낸 메시지는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사오리 씨가 보냈다면 한층 더 의아했을 내용이 메시지로 와 있었다. 이... 이게 뭐야? 대체 무슨 의미지? 아니 진짜 무슨 내용이야 이게? 대체 누가 보낸거야? 발신자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연락처로 저장되어 있는 번호는 아니었다. 그리고 모르는 번호도 아니었다. 번호 자체가 없었다. 발신자 표시제한으로 온 메시지라니.
“뭐냐고... 기분 나빠...”
스팸? 잘 모르겠지만 뭔가 기분이 썩 좋진 않다. 누군지도 모를 사람에게서 온 뜻 모를 메시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네. 살짝 찌푸린 채로 다른 메시지를 확인했다. 아직 읽지 않은 메시지가 1건, 한참 전에 온 메시지인데 읽지도 않고 알림만 지워버렸었다. 이건 사오리 씨가 보낸 거네. 내용을 보아하니 후카미즈 씨가 따로 사오리 씨한테 연락하진 않은 모양이다. 다행인가? 잘 모르겠네.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오라고 하셨으니 진짜로 가긴 가야겠는데...
조용히 일어나서, 여기 올 때 챙겨왔던 것들을 주섬주섬 챙겨 가방에 넣었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결국 가방에 들어간 것은 곰인형을 제외하면 별로 없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시간 동안 신세를 진 후카미즈 씨의 방을 한차례 돌아보고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선다. 사오리 씨의 집으로 가긴 가야겠지만, 그 전에 이 이상한 메시지가 신경 쓰여서 본부로 가볼 생각이었다. 찜찜하다고 할까, 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보냈는지 신경 쓰인다고 할까. 근데 본부 어디로 가서 알아봐야 하는 거지? 기술부? 첩보부? ..일단 가서 이상한 문자 받았다고 난리치면 누가 뭐라도 해주겠지 뭐....
풀링은 담배를 꺼내 손에 쥐었다. 요즘 이곳저곳에서 쉽게 보이는 말보로 레드. 사무실 직원들이 한 대 하고 오자면서 들고 다니는 것도 보았었다. 담배를 피지 않는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담배에 맛들이면 잠수함 탈 때 죽어난다. 밀폐공간에서의 흡연은 언감생심 국물도 없을 말이다.
74Episode Five : Preservation ◆5J9oyXR7Y.
(reAswnZyIc)
2022-06-20 (모두 수고..) 10:35:50
>>33 덜컹 -
조심스레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나츠키는 문 앞에 낯선 그림자들이 드리워진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검은 양복에 검은 선글라스를 차고 있는, 직원이라기보단 요원에 걸맞는 이들. 첩보2부 요원들이 일제히 후카미즈 대위의 집 앞에 서 있는 모습이었지요. 그들 중 한 명이 조심스레 선글라스를 올려쓰려 하며 앞으로 나와, 나츠키에게 이렇게 물으려 하였습니다.
“ 카시와자키 나츠키 양 맞으십니까? “
……대체 이들은, 어떻게 나츠키가 있는 곳을 알고 찾아온 것일까요?
“ 특무기관에서 나왔습니다. 본부까지 동행해주시겠습니까? “
>>36 ”아, 이 담배 말입니까? “
풀링은 나루미의 말을 듣고 멋쩍게 웃으려 하며 자연스레 말을 이어나가려 하였습니다. 순간이었으나 그의 눈에선 당황스러운 기색을 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 지부에서 배웠지 말입니다. 당시 선배들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건데……솔직히 말하면 잘 못펴서 자주 피진 않지 말입니다. ”
‘이 쓴 걸 왜 다들 피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 라 덧붙이려 하며 담배곽을 흔들어보인 뒤, 풀링은 한숨을 내쉬려 하였습니다. 정말로 자주 피진 않는 것인지, 그의 정복에선 담배 향기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문을 열고 나가려던 순간 문 앞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보였다. 후카미즈 씨가 돌아오셨나? 하지만 그림자는 하나가 아니었다. 분신술을 쓰신 게 아니라면 후카미즈 씨일 리가 없다. 게다가 시간도 퇴근 시간대가 아닌 오전이다. 그래, 오전이지. 양복을 입은 어른들이라면 대체로 출근해서 업무를 시작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니까... 지금 집 앞에 이렇게 양복을 입은 어른들이 있는 건 이상한 일이 맞는 거지?? ...이 정도면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갈 사유가 맞는 거지??
“.....”
사태 파악이 안 되는 머리를 어떻게든 굴려보지만 일단 주변의 양복 입고 선글라스 쓴 사람들이 둘러서 있다는 그 위압감 같은 것 때문에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아니 뭔가 무섭잖아 지금 이거?! 아무튼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조용히 하지만 다급하게 다시 문을 닫으려고 시도했다. 현관문 손잡이가 목숨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꽉 붙잡고, 아마 문을 닫을 수 있다면 바로 잠가버릴 생각이었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뭔데 진짜... 개무섭다고....
엉뚱한 녀석이 실리콘 가죽을 뒤집어쓰고 풀링 행세를 하는 건 아니겠지? 그게 무슨 숭한 생각이냐. 그런 골 때리는 일이 일어날 리가 없잖아? 담배 피우냐고 물어봤을 때 조금 당황했을 수도 있지...
화제를 바꾸어서 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이 시작되었나보다. 실력도 명분도 없는 노조가 승리할 구석 따위는 애초에 없는 것이었다. 노조의 분쇄는 이미 기정사실이었다. 문제는 잔불이다.
"이젠 네르프 입구에서 부당해고 운운하는 피켓을 들고 있겠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전단지 나눠주고, 확성기 키고... 눈에 선하다."
전에도 말했다. 탄압에 대한 로망. 그들의 비틀린 사고관은 자신이 탄압당하는 것이 정의의 증거라는 언더도그마를 만들어낸다. 그것도 정의라면 정의겠네. 사도의 정의. 유능한 적보다 멍청한 아군이 더 위험한 법이지. 몸 속의 병은 손으로 때려잡을 수 없으니 약을 먹어야 한다. 이제 병의 뿌리를 뽑기 위해 약을 칠 차례다.
"그래도 아직 끝난 건 아니야. 사령부가 슬슬 어용노조 설립에 시동을 걸 느낌인데. 군사집단에 노조니 어용노조니 하는 시점에서 이미 코미디지만... 잔불은 확실히 꺼놓고 소방장치까지 달아놔야지."
"그러려면 우리가 또 물 밑에서 움직여야 할 테고 말이야."
나는 순간 내가 영화에 나오는 악역의 대사를 똑같이 따라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내가 하는 일이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육류 애호가가 있으면 도축업자도 필요하기 마련이다. 누군가가 평화를 누리고 있다면 다른 누군가가 평화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의미이다. 평화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개인의 권리가 짓밟히는 평화가 무슨 소용이냐고? 그럼 사도한테 밟혀서 돌아가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