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27180> [ALL/추리/중세 다크판타지] Wolf Among Us (1) :: 267

이 사건의 나레이터

2022-06-03 22:34:36 - 2022-06-17 21:24:02

0 이 사건의 나레이터 (Ya9Mpt5oKs)

2022-06-03 (불탄다..!) 22:34:36

시트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527111/recent
별다른 공지가 있기 전까지 시트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캐릭터 사망시에 한해 부캐 허용합니다.

* 유혈, 강압에 의한 폭력, 광신, 따돌림 등의 묘사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 캐릭터가 이벤트 중 부상을 입거나 / 사망하거나 / 종족이 바뀌거나 / 혹은 원래 인간이 아니었음이 밝혀질 수 있습니다.

* 본스레는 늑대를 찾아내는 추리물이며, 생존물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중 0~n 명의 늑대가 있습니다. 초반에 캡틴이 설정한 확률을 기준으로 각 캐릭터마다 늑대인지/아닌지 다이스를 굴려 늑대인간(들)을 선정합니다.
만약 러닝 중 신캐가 들어올 경우 현재 캐릭터 중 늑대의 비율을 고려하여 확률을 수정하고, 다이스를 굴려 종족을 판정합니다.

* 캡틴 책상 위에서 6면체 주사위 10개를 굴려 늑대를 선정합니다. 6월 3일과 6월 4일 자정 선정 예정입니다. 확률의 신이 언제나 당신의 편이기를!

* 캡틴은 보통 오후 10시 - 12시 사이에 상판에 출몰할 예정이며, 그 때마다 밀린 조사 답레를 적어드립니다. 고로, 조사를 원하시면 스레에 제가 없더라도 이름칸에 '캐릭터 이름 - 조사'를 넣으신 뒤 '행동 이유/조사하는 장소 혹은 조사하는 사람/행동'의 내용이 담긴 레스를 남겨주시면 됩니다. 상기한 시간이 아니더라도 짬짬히 열심히 답레 달아드립니다.

* 제시되는 '기본 정보'들은 '캐릭터들이 마을의 일원으로서 소문으로 들은 내용'이라는 설정입니다. 따라서 그 내용에는 모순이 존재할 수도 있으며, 위증 혹은 거짓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들려온 소문의 비개연성에 의문을 품고 파헤치는 것은 플레이어의 역할입니다.

* 사건은 지도에 붉은색으로 표시됩니다.

53 로라 - 조사, 돼지 축사 (XxXVSysH7M)

2022-06-04 (파란날) 01:10:33

호밀밭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던 로라, 늘 밝게 웃어 보이던 로라의 기운은 한껏 낮아져있었다. 늘 보이던 면면들의 부재도, 불의의 사고가 일어난 후로 뒤바뀐 마을의 분위기도, 장례식장에서 슬퍼하던 짐의 모습도 계속해서 떠오르니 기분을 환기시키려야 할 수 없었다. 짐은 괜찮을까? 그날 촌장님이 짐을 불렀댔지. 그러고 보니 앨렌과 피터를 처음 본 것도 카일 촌장님이었어. 충격이 크셨을 테니 혼자 있는 것보다는 나을 거야. 아, 그렇지. 촌장님이라면 늑대에 관해 무언가 알지 않을까? 늑대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들으면 조금이라도 안심이 될 것 같다.

"저 잠시 나갔다 올게요!"

촌장을 찾아서 돼지 축사로 향한다.

54 이 사건의 나레이터 - 에밀리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1:11:09

>>48

"에밀리 언니?"

교회의 예배당을 청소하던 에밀리는 등 뒤에서 조심스러운 목소리를 듣습니다. 에밀리가 모르는 목소리는 아닙니다. 이 마을에서 마리아를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불탄 집에서 홀로 살아남은 마리아, 교회에 사는 고아, 매일매일 종탑에 올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뻐꾸기 알을 던져대는 말썽쟁이 천덕꾸러기 마리아.

하지만 말괄량이에 천덕꾸러기인 평소의 모습과는 다르게, 오늘따라 마리아는 얌전하고... 어딘가 불안해 보입니다. 평소라면 에밀리에게 신부님이 숨겨둔 꿀에 절인 사과를 훔쳐먹으러 가자, 나무에 올라 설익은 자두를 따먹자며 온갖 말썽을 제안했을 꼬마인데. 어라, 지금 마리아가 떨고 있는 걸까요? 교회의 두꺼운 벽돌 벽, 그 사이로 난 창문으로는 길게 아침햇살이 비쳐들고 있습니다. 그 빛이 그려낸 그림자 속에서 마리아는 유독 불안해 보입니다. 그녀는 주저하다가, 등 뒤의 제단을 흘깃 보고 성호를 급하게 그은 뒤에, 입을 열어 에밀리에게 속삭입니다.

"저... 물어볼 게 있어. 어른들한테는 말하면 안되는 거야. 언니, 어디 살았었지?"

55 릴리주 (4wniOzF492)

2022-06-04 (파란날) 01:11:41

꾸벅 졸았... oO
모두 안녕이에요

56 로라주 (XxXVSysH7M)

2022-06-04 (파란날) 01:12:20

아이들 있는 쪽으로 갈까 하다가 결국 카일에게로.... 로라는 아직 의심하진 않지만, 일단 첫 목격자에다가 사건 당일 짐을 불러내기 까지 했으니까 콕 찔러보려고......ㅎㅎ

57 로라주 (XxXVSysH7M)

2022-06-04 (파란날) 01:13:21

릴리주 방가방가와용 ^0^*

58 이 사건의 나레이터 - 하스킨즈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1:17:56

>>49

염소우리 근처는 마을의 목동 아이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풀을 뜯게 할 언덕이 있으니까요. 거위를 돌보는 아이도 염소를 돌보는 아이도, 가축을 치다 보면 자연스레 언덕의 목초지로 모여들게 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가축에게는 넓은 목초지가 필요한 법이고, 넓은 목초지가 필요하다는 건 이 곳이 마을 외곽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거죠. 염소우리 근처는 마을의 변두리입니다, 어른들의 시선이 잘 닿을 수 없는. 소년들은 이 곳에서 짖궃은 장난을 꾸미거나, 싸움을 하거나, 누군가를 괴롭히기도 했습니다.

하스킨즈가 염소우리 옆으로 다가오자 아이들의 시선이 쏠렸어요.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죠. 짧은 인사 후, 소년들은 하스킨즈가 오기 전부터 하던 얘기로 도로 돌아갔어요. 아무래도 얼마 전에 마을을 발칵 뒤집어 놓은 메리의 죽음에 대해 얘기하는 것 같았죠. 대장 노릇을 하기 좋아하는 덩치 큰 케인이 이죽대며 말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해도 괴물 늑대야. 검은 숲에서 튀어나와 사람을 잡아먹는 거라고."

심약한 아이 하나가 히익 소리를 내자, 케인은 자기 말이 불러온 효과가 만족스러운 듯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습니다.

"숲 근처에 사는 사람들부터 잡아먹고 있는 게 분명해! 엘랜이랑 피터 꼬맹이는 숲에 갔다 죽었고, 메리도 숲 옆에 살았었잖아!"

59 마일스주 (bmn4PjNPzE)

2022-06-04 (파란날) 01:21:35

릴리주 반가워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들 흩어져서 착실히 조사..?를 하네요

60 이 사건의 나레이터 - 마일스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1:23:11

>>52

짐은 언덕 위에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진갈색 머리카락이 바람이 불 때마다 한들거리고 있었어요. 그의 두 손에는 생전 메리가 좋아했던 하얀 꽃들이 얽혀 있었습니다만, 짐은 자기가 뭘 하고 있었는지도 잊은 것 같았습니다.

마일스가 근처까지 다가오고 나서야 짐은 간신히 고개를 듭니다. 주근깨가 박힌, 아직 소년같은 얼굴 위로 희미한 미소가 번집니다. 하지만 그 미소는 억지로 지어낸 듯 부자연스럽고 슬퍼 보입니다.

"어... 마일스구나."

짐은 회색 눈을 내리깔며 마일스에게 인사합니다. 마일스는 짐의 손가락, 왼손 넷째 손가락에 금색 실타래 비슷한 것이 꼬여 있음을 봅니다. 저게 뭘까요? 짐을 오래 알고 지냈지만 저런 반지를 하고 다니는 것을 봤던 기억은 없습니다.

"무슨 일이니, 아버지 심부름 가는 중이야?"

짐은 자기가 우그러뜨린 꽃 한 무더기를 만지작대며 묻습니다. 그는 고통스러워 보입니다. 아니면 아주 화가 났거나, 아주 슬픈 것 같습니다.

61 이 사건의 나레이터 - 로라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1:29:18

>>53

카일 촌장은 마을 전체에서 손꼽히는 연장자입니다. 예순하고도 여덟이라니! 그 나이가 되도록 살아있는 것도 대단한데, 심지어 그는 건강하기까지 합니다. 카일 할아버지는 여전히 가축을 돌보고, 밭을 일구고, 보리를 수확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건강할 수 있는 걸까요.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 나이를 헛으로 먹은 게 아닌지, 카일 촌장은 마을 전체에서 늘 친절한 조언자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를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음, 최소한 카일 앞에서 대놓고 그가 싫다고 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으음, 사실은... 뭐, 이런 설명은 필요 없겠죠. 어쨌든 로라가 에상한 것처럼, 카일 촌장은 돼지 축사에서 돼지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마을 공유 재산인 돼지는 돌아가며 돌보는 게 원칙이지만, 사실 카일이 돌보는 경우가 가장 잦았죠.

"로라?"

썩은 사과를 돼지 여물통에 붓던 카일은, 축사 문이 열리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더니, 그게 작은 소녀임을 깨닫고는 얼굴을 풀고 부드럽게 웃습니다.

"작은 아가씨가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온 거니?"

62 이 사건의 나레이터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1:32:02

>>55
어서 오세요, 릴리주!
>>56
시간상 카일은 짐과 있었으니, 메리를 죽일 수는 없었겠지만 충분히 의심스럽기는 하죠.
>>59
자, 여기서 다시 한 번 경고!
- 얌전히 있으면 진실은 알 수 없어도 안전할 것입니다.
- 하지 말라는 거 다 하면 진실을 안 뒤에 끔살당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63 마일스-조사>짐 (bmn4PjNPzE)

2022-06-04 (파란날) 01:33:14

"짐.."

역시 짐의 상태가 영 좋지 않다. 처음 보는 저 반지도 신경이 쓰이지만 당장은 짐이 느끼는 감정을 조금 덜어주고 싶다. 억지로 지은 미소와 그에 비해 힘이 들어가 꽃을 우그러뜨린 손. 그것이 어떤 감정이든 짐은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고 속에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로 인해 그 감정을 덜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일 테다.

"괜찮지 않은거 알아. 혼자 그럴 필요는 없어."
마일스는 짐의 물음에 답하는 대신 고개를 가로 젖고 힘이 들어간 그의 손을 힘껏 마주 잡아줍니다.

64 이 사건의 나레이터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1:33:38

알고 계시겠지만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입니다. 시간이 너무 늦었다면 부담 말고 주무시러 가세요. 그냥 현실에서 시간이 적당할 때 달아주셔도 무방합니다!
물론 가기 전에는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한번씩 말씀은 해주시고요. 기절잠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요.

65 하스킨즈 (Yp5ekTOXn6)

2022-06-04 (파란날) 01:34:37

하나, 둘. 밤새 없어진 염소가 있나 숫자를 세었다. 똑같이 생긴 염소들이 우리 안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녀도 하스킨즈는 수를 다시 세는 일이 없었다. 그 일을 하면서도 귀를 아이들 쪽으로 열어두고 있었다.

검은 숲에 사는 늑대. 염소 언덕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하스킨즈는 늑대는 몰라도 검은 숲과 아주 가까웠다. 항상 검은 숲과 언덕의 경계에 거닐면서, 숲으로 들어가려는 염소가 있으면 개를 보내서 다시 돌아오게 했다.

그곳을 보고 있노라면 마력이라고 하는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를 체득할 수 있었다. 어둑어둑한 나무 사이를 쳐다보면 꼭 그 안에서 무언가 꿈틀거리고 바삭거리고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 감각에 집중하면 점차 그곳에 정신이 몰두되고, 주변의 소리가 들리지 않으며 머리가 멍해졌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하스킨즈의 영혼 줄기가 검은 숲으로 흘러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하스킨즈는 그 오싹한 감각에 몸서리치며 몰입에서 깨어나곤 했다.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 꼭 머리가 지끈거렸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자신이 검은 숲을 볼 때, 괴물 늑대도 숲 속에 숨어서 하스킨즈를 바라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66 하스주 (Yp5ekTOXn6)

2022-06-04 (파란날) 01:36:15

>>62 그러니 하지말란 걸 중간만 하면 진실을 안 다음 끔살당하지 않을거에요

아마도?

67 로라주 (XxXVSysH7M)

2022-06-04 (파란날) 01:43:47

헤헤 곰손이라... 살아있습니다 👋🏻

68 마일스주 (bmn4PjNPzE)

2022-06-04 (파란날) 01:46:35

아직까진 하지 말란 거 안 하고 착실하게 사는 중..!

69 이 사건의 나레이터 - 마일스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1:46:44

>>63

"아냐, 난 정말 괜찮아."

짐의 손 안에서 하얀 꽃다발이 일그러졌습니다. 그는 가볍게 고개를 저은 뒤, 한숨을 내쉽니다.

"난 괜찮아."

괜찮지 않은 목소리였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괜찮다는 단어 뿐이었어요. 마치 앵무새처럼 괜찮다고 말하던 짐은 마일스의 말에 감정이 북받쳤는지, 와르르 두 손에서 꽃을 떨어뜨리더니 얼굴을 움켜쥐었습니다. 울고 있는 걸까요? 얼굴이 보이지 않아 마일스는 잘 알 수 없습니다. 괴로운 숨소리가 얼굴을 가린 손 사이에서 새어 나왔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있던 짐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멋쩍다는 듯 억지로 미소지었습니다. 미소라기보다는 경련 같았지만, 그 나름대로는 미소를 지으려 했던 것 같았어요.

"그, 이상한 꼴 보였네. 미안하다."

짐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더니, 옷소매로 이마를 한 번 훔칩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있잖아, 마일스. 부탁이 있는데 들어줄래? 그게... 내가 그 날 이후로 우리... 아니, 내 집에 못 들어가고 형님이랑 살고 있거든... 근데 집에서 나올 때 식탁 위에 모포를 두고 나왔어. 내가 가지러 가지는 못하겠고... 혹시 괜찮으면, 집 가다가 우리 집에 들러서 가져다 줄 수 있을까?"

혼자 있고 싶어서, 우는 모습 보이기 싫어서, 그래서 마일스를 어디론가 보내버릴 핑계가 필요했던 걸까요? 아니면 정말 갑자기 부탁이 생각난 걸까요? 어쨌든 짐은 지금 엄청나게 힘들어 보입니다. 아니면 이 아슬아슬한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같이 있어주는 게 나을까요? 그건 마일스가 선택할 일입니다.

70 에밀리 (BAamB/8LlA)

2022-06-04 (파란날) 01:53:47

>>54

"마리아! 깜짝 놀랐잖아."

세상에나. 이름이 불린 순간 일순 어깨가 움찔 떨린 것을 마리아에게 들키지는 않았겠지요, 설마? 아이쿠. 에밀리는 얼른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가라앉혀야만 했습니다. 우스꽝스러운 삑사리가 안 난 것이 다행입니다.

어라? 무언가 이상합니다. 분명히 여느 때와 같이 여기저기 쏘다니러 가자고 이야기할 줄로만 알고 '신부님께 혼 날 거야ㅡ' 따위의 대사를 내뱉으려고 했는데, 마리아가 지나치게 얌전했던 것입니다. 얘가 드디어 철이 들었나, 누군가의 기도를 주님께서 드디어 이루어 주셨나? 온갖 추측만이 머릿속에서 난무하던 가운데, 뒤늦게 마리아의 작은 떨림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불안해하는 듯 성호를 긋는 행동도요. 마리아, 무슨 일 있니? 물어보려던 순간.

"왜 그래, 마리아?"

언니는 잡화점 근처에서 살고 있잖아. 두 번째로 작은 판잣집. 본 적 있지? 어쩐지 스믈스믈 겁이 나기 시작해서, 두 손으로 빗자루를 조금 더 꽉 쥐었습니다. 마리아의 떨림이 제게로 옮겨 오기라도 한 것 같은 기분입니다.

71 마일스 (bmn4PjNPzE)

2022-06-04 (파란날) 01:54:13

역시 말보단 몸을 움직이는 게 맞는 거 같다. 짐에게 딱히 위로를 줄 수 있던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새로운 기회가 생긴 것 같다. 역시 빈손보단 뭐라도 있는 게 위로를 전하기 좋을 것이다.

"물론이지 나만 믿어 짐"

짐을 혼자 두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오히려 감정의 표출은 혼자인 편이 특히 자신보다 어린 동생이 지켜보지 않는 편이 더 수월하게 이루어질지 모른다

무엇보다 메리는 분명 집에 있다 사라졌다. 집을 살펴보면, 짐이 차마 발견하지 못 했거나 외면하게 된 사실을 알 수 있을지 모른다.

짐과 메리가 살던 집으로 향합니다.
*이제 자러 가야겠네요. 다들 잘자요!

72 에밀리주 (BAamB/8LlA)

2022-06-04 (파란날) 01:55:43

마일스주 안녕히 주무세요☺️~!!

73 하스주 (Yp5ekTOXn6)

2022-06-04 (파란날) 01:56:13

안녕히 주무세요~!

74 이 사건의 나레이터 - 하스킨즈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1:56:21

>>65

숲.

검은 숲.

숲은 술렁거리고, 재잘대며, 속삭이고, 검은 아가리를 벌린 채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실딘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들은 숲에 익숙하지만, 숲을 두려워하죠. 어쩔 수 없어요.
켜켜히 쌓인 낙엽, 그 사이로 사람의 손가락처럼 피어난 버섯, 세월에 따라 비틀리고 꼬인 나무 둥치, 짙은 나무 향기 너머 희미하게 느껴지는 뭔가가 썩어들어가는 듯한 냄새, 빽빽히 얽히고 섥혀 햇빛조차 닿지 않는 숲 안에서는 아무것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데, 그 그림자 너머에서는 바스락, 뭔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하스킨즈가 검은 숲에서 마력이라는 단어를 느낀 건 당연할지도 몰라요. 하스킨즈는 실딘의 소년이니까요. 새카만 숲을 시야 한 켠에 늘 두고 살아온- 시야 한 켠에 금기과 불안과 공포의 영역을 두고 살아온 아이니까요.

메에에, 하스킨즈가 돌보는 하얀 염소 한 마리가 울었습니다. 어서 방목장으로 내보내 달라는 신호 같았어요. 염소 우리의 문 위에는 케인이 걸터앉아 다리를 덜렁덜렁 흔들고 있었습니다. 하스킨즈가 그 문을 열어야 한다는 건 안중에도 없는 듯 싶었죠. 케인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다른 소년들에게 하던 말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진짜 괴물 늑대인지 알고 싶으면 어디 한번 메리의 유령을 불러서 알아보자고. 고양이 시체를 구해다가 무덤 위에 올려두면 그 사람의 유령이 나타난다잖아."

75 에밀리주 (BAamB/8LlA)

2022-06-04 (파란날) 01:59:00

앗! 늦었지만 릴리주 반갑습니다 :ㅁ!!

76 이 사건의 나레이터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1:59:15

>>66
파이팅!!
>>67
느긋하게 하셔요 느긋하게 :D !!!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스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당!!
>>68
착실하게 살면 안전할 가능성이 높죠. 하지만 마일스가 가만히 있어도, 마일스에게 진실이 먼저 찾아갈지도 몰라요!

마일스주 잘자요!

77 로라 - 조사, 돼지 축사, 카일 (osToEI7vAA)

2022-06-04 (파란날) 02:04:50

괜히 왔나 걱정하며 잠시 주춤거리던 로라는 촌장님이 웃으며 반겨주자 금세 안심하곤 총총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촌장님--! 역시 이곳에 있으셨네요! 다른 사람들은 다들 돼지를 돌보지 않나봐요, 떠넘기다니! 아. 일이랄까, 그게요, 딱히 할 일도 없구...촌장님은 괜찮으신지 걱정도 좀 되구..."

촌장님이 침울해하고 계실 것 같아 기분 풀어드리려고요? 겸사겸사 늑대가 한 짓이 정말인지 궁금해서요? 직접 말로 하긴 그렇지..? 입 밖으로 꺼낸다는 것은 다시 그 사건들을 상기시키는 짓이라는 걸 알아 부러 말을 빙빙 돌리며 마찬가지로 시선도 데굴 굴려보다 결국 조심스럽게 물음을 던진다, 동화 속 괴물들의 존재를 온전히 믿는 아이의 낯을 하며.

"......진짜 늑대가 있는 건 아니겠죠?"

78 로라주 (XxXVSysH7M)

2022-06-04 (파란날) 02:05:59

키다, 컴.

마일스주 안녕히 주무세요, 쫀밤쫀밤 :3 !!

79 이 사건의 나레이터 - 에밀리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2:08:16

>>70

교회와 잡화점은 마을 광장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광장이라고 해봤자, 작은 공터에 불과하기야 하지만- 어쨌든 마리아가 사는 교회도, 에밀리의 집도 광장에 접한 건 분명합니다. 마리아의 시선이 불안한 듯 에밀리의 얼굴과, 에밀리 등 뒤, 광장으로 향하는 문과, 그리고 자기 등 뒤의 제단을 교차합니다. 작은 소녀는 겁에 질린 것 같았어요. 그리고 망설이는 것 같기도 했고요.

한참 앞치마 앞섬을 꾹 움켜쥐고 있던 마리아는, 이윽고 용기를 냈는지 고개를 들었어요. 얼마나 강하게 움켜쥐고 있었는지 마리아의 하얀 앞치마에는 구겨진 자국이 선명했지요. 문득 에밀리는 마리아의 등 뒤, 제단 앞에 떨어져 있는 하얀 꽃 한 송이를 발견합니다. 아마 어제 있었던 장례식에서 떨어졌다가 채 치우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어제는 장례식이 있었죠. 그리고 마리아가 꺼낸 것도 그 이야기였어요.

"어제, 장례식을 했잖아."

마리아는 불안한 듯 교회 문을 보며 말했어요. 그리고 또다시 짜증스러울 정도로 긴 침묵이 흘렀지요. 마리아의 동공은 불안으로 새카맣게 확장되어, 에밀리의 얼굴이 그 안에 비쳐 보였어요. 작은 소녀 마리아는 악마의 이름이라도 입에 담는 것처럼 망설이다가, 결국에는 메리의 이름을 입에 담았어요. 불운을 피하기 위해 손가락을 꼰 채로.

"메리 언니가 죽은 날에. 괴물 늑대가 언니를 물어간 날에... 혹시, 광장에서. 노랫소리 안 들렸어...?"

마리아는 이제 숫제 울먹이고 있었죠.

"나, 나 달이 너무 밝아서... 잠이 안와서... 깨어 있었는데... 광장에서. 창 아래에서... 누가 자장가를 부르면서 춤을 추듯이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가... 언니도 들었어...? 아니면 나, 메리 언니를 잡아먹은 악마 소리를 들은 거야?"

80 이 사건의 나레이터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2:09:24

맞다, 현재 등장한 NPC 시트가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

81 하스킨즈 (Yp5ekTOXn6)

2022-06-04 (파란날) 02:09:39

염소는 모두 제자리에 있다. 늑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하스킨즈의 물매는 멈춰있다.

그리고 케인은 앉아있으면 안 되는 곳에 앉아있다. 케인은 망자를 불러내는 강령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신부님의 말씀에 따르면 죽은 자는 모두 하느님 앞에 서서 천국이나 지옥, 아니면 연옥의 심판을 받게 된다고 했다. 어느 곳도 가지 못하고 이승을 헤메는 유령 같은 건 없다고. 설마 하느님의 심판을 받아 세 곳 중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를 고작 죽은 고양이 따위로 빼돌릴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렇다. 사악한 마귀나 악마는 되어야 그만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하스킨즈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저기. 문을 열어야 해. 잠깐 비켜주지 않겠어?"

망토로 도롱이처럼 몸을 돌돌 감은 하스킨즈는 케인 옆으로 종종 걸어가서 말했다. 염소들이 풀을 뜯게 해 달라고 하스킨즈에게 보채고 있다.

82 에밀리주 (BAamB/8LlA)

2022-06-04 (파란날) 02:09:46


무서워어어억~~~!!! ㅠㅁㅠ

83 이 사건의 나레이터 - 마일스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2:16:59

>>71

짐과 메리가 살던 집은 그 날 그대로입니다. 앞문은 잠기지 않았고, 집 안은 어두컴컴합니다. 삐끄덕, 바람 소리와 함께 경첩이 쇳소리를 냈습니다. 왜 사람이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건만, 이 집은 이다지도 을씨년스러울까요. 그 날 당일의 소동을 증명하듯 거실 바닥에는 의자가 쓰러져 있고, 우유가 담긴 항아리가 깨진 채 식탁 위를 나뒹굴고 있습니다. 마일스는 분명 메리가 생전에 구웠을 빵 몇 덩어리가 바짝 말라 굳어가고 있는 것도 발견합니다. 바구니 안에서 조용히 굳어가는 호밀빵 덩이는 그림자 진 집 안에서 마치 생명력을 잃은 시체처럼 보였습니다.

마일스는 어렵지 않게 짐이 말했던 모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일스가 모포를 발견한 그 순간, 바람이 불어와 뒷문을 살짝 흔듭니다. 녹슨 경첩이 삐끄덕대는 소리에 고개를 든 마일스는 뒷문 손잡이에 묻은 검은 자국을 발견합니다. 축사로 향하는 뒷문에는 검붉고 끈적해 보이는 액체가 말라붙어 있습니다. 블루베리 즙이라기엔 너무 붉고, 자두즙이라기에는 너무 끈적해 보여요. 돼지를 도축할 때 저런 색의 액체를 보았던 것도 같습니다. 저건 그 날의 흔적일까요?

84 이 사건의 나레이터 - 로라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2:28:02

>>77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잖니.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시지 않았니?"

카일은 빙그레 웃으며 황금률에 대해 말합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은 남 역시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늘 기억하라. 교회 설교에서 자주 나오는 래퍼토리네요. 카일은 사람 좋게 웃으며 말을 잇습니다.

"그러니 모두가 하기 싫어하는 일이라면 내가 하는 게 낫지. 솔선수범하는 자에게 천국의 문은 열리는 법이란다, 로라."

아, 어쩌면 이렇게 재미없는 인간이 다 있을까요. 설교에 가까운 말을 하면서도 카일은 쉬지 않고 손을 움직입니다. 그가 든 마대 자루에서는 썩은 사과가 와르르 돼지 여물통 위로 쏟아집니다. 노인에게는 퍽 무거울 자루를 들고 쏟아붓는 중이건만, 비슷한 육체노동을 오랜 세월 반복해와서일까요. 그는 익숙한 동작으로 일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로라가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늑대에 대해 물은 순간이었습니다. 카일이 쏟아붓던 마대 자루가 순간 휘청이더니, 썩은 사과가 와르르 바닥 위로 떨어져 내렸습니다. 코를 아리게 할 정도로 들큰한 냄새가 퍼지고, 물컹하게 썩은 사과들은 바닥 위로 떨어져 데구르르 굴러갔습니다.

"어이쿠."

카일은 다급하게 허리를 숙여 썩은 사과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돼지에게 먹이는 것은 사과주로 담그지도 못할 정도로 완전히 상한 사과들 뿐입니다. 그리고 썩은 사과는 신선한 사과와 함께 두어서는 안되는 법입니다. 다른 사과조차 썩게 만드니까요. 창고의 관리자는 늘 썩은 사과를 골라내고, 마땅한 처리를 해야 하는 법입니다.

썩어 문드러지고 흰 곰팡이가 피어난, 검고 푸른 사과들이 바닥 위를 데굴데굴 구르고 있었습니다. 카일은 바쁘게 사과를 도로 집어 돼지 여물통에 던져넣습니다. 사과를 줍느라 바빠서 그런 걸까요, 로라의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85 이 사건의 나레이터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2:31:16

지금 올라온 레스들 답을 단 뒤에는 저도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답레 남기신다면 내일 아침에 확인하는 대로 잇겠습니다 :D
확인하시는 대로, 편하신 대로 답레 남기고 가시면 됩니다!

현재 실딘의 날짜는 1497년 11월 2일임을 안내드립니다. 메리의 장례식 다음날이죠! 날짜는 이벤트와 함께 꾸준히 갱신됩니다. 캐릭터 간 상호작용은 해당 날짜에 맞추어 해주시면 됩니다.

86 이 사건의 나레이터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2:33:27

>>82
에밀리는 교회 안에 있잖아요! 어휴 교회가 안전하지 않으면 어디가 안전하겠습니까 :D

87 하스주 (Yp5ekTOXn6)

2022-06-04 (파란날) 02:34:46

아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88 릴리 (4wniOzF492)

2022-06-04 (파란날) 02:36:04

세명이 긴 잠에 들었다. 깨어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긴 잠에. 그에 릴리 모친의 근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아이가 그 희생자 중 한 명이 아님에는 감사한 마음이었지만, 불안한 상황에서는 불안한 장면을 자꾸만 상상하게 되는 것. 자신에게 남은 전부는 릴리뿐이었으니 사건 이후 아이를 과보호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는 골백번을 릴리에게 집 밖으로 혼자 나서지 말라 일렀고, 릴리는 부모의 기쁨이 되고자 그 약속을 지켰다. 그렇지만 아직 완벽히 철들지는 못한 아이. 어머니와의 약속은 집 안에 갇혀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흔들리고 있었을까. 결국 어머니가 잠시 외출을 나선 사이 릴리는 대탈주를 강행했다.

멀리 가지 않고 집 근처서 산책하다, 금방 다시 돌아가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이라는게 릴리의 생각이었지만
오랜만에 외출에 들뜨고 말았으니. 집 근처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릴리는 꽃이 핀 언덕으로 걸음을 옮겼다.

89 릴리주 (4wniOzF492)

2022-06-04 (파란날) 02:37:18

첫 레스 어떻게 쓸까 하다가 또 졸았...
미리 잘 자요. 나레이터!

90 이 사건의 나레이터 - 하스킨즈 (iCDfFhvHn6)

2022-06-04 (파란날) 02:43:52

>>81

케인은 하스킨즈를 빤히 바라보더니 피식 웃습니다. 그는 폴짝 문에서 뛰어내렸습니다만, 길을 비켜주지는 않았습니다. 하스킨즈와 문 사이를 가로막은 케인은 약올리듯 말합니다.

"하스, 하스, 하스킨즈! 뭐야, 너 설마 늑대가 무서워서 말 돌리는 거야?"

하스킨즈에게 그럴 의도는 없었고 그게 진실이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소년 무리의 분위기는 한창 무서운 이야기를 하던 케인이 꽉 휘어잡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난폭해질 수 있는지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려 드는 건 사춘기 소년들의 흔한 습성이죠. 그리고 케인은 유독 그런 성향이 강한 편이었습니다. 케인은 히죽히죽 웃으며 도발하듯 말했습니다. 주변을 둘러싼 소년들은 킬킬 웃을 뿐, 아무도 말리거나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어요.

"아니면 도망가는 거야? 유령을 불러내자는 얘기가 무서워서?"

케인은 재수없게 실실대며 말합니다. 그 옆에서 같은 염소치기인 윌리엄-애칭 빌리가 어쩔 줄 몰라하며 케인, 하스킨즈, 그리고 염소 우리의 문을 번갈아 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소심한 친구도 염소 우리의 문을 못 열고 있는 것 같네요. 케인은 여전히 염소 우리 문 앞에 서있습니다. 아무래도 자기 허세욕이 다 채워지기 전까지는 친절히 옆으로 비켜주지 않을 것 같네요.

이 멍청한 허세 덩어리를 문 앞에서 치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이른 점심을 먹어치웠는지, 염소 치즈가 케인의 앞니에 끼어 있는 것을 하스킨즈는 문득 눈치챕니다. 우웩.

91 에밀리 (BAamB/8LlA)

2022-06-04 (파란날) 02:47:35

>>79

제단 곁에 미처 치우지 못 한 꽃 한 송이에 시선이 닿자마자 오소소소 소름이 돋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어제 사람들 틈에 섞여서 본, 뚜껑도 열지 않은 검은색 관이 떠올라서? 하얀 꽃송이가 드레스를 입은 결혼식 날의 메리 모습같았기 때문에? 모르겠어요, 모르겠습니다. 곧이어 마리아가 뱉은 말에 모두 묻혀 버렸거든요.

"...으응."

빠르게 어두워지는 낯빛. 유리구슬처럼 새카만 눈동자 안의 자신을 마주하기 싫어 애써 마리아의 미간이나 입 따위를 주시하면서 목을 울려 대답했습니다.

메리가 사라진 날 밤, 무얼 하고 있었더라. 노랫소리를 들었나? 아무것도 듣지 않았나? 무언가 바스락거리는 소리라면 들었을지도 모르는데. 착한 아이는 밤이 늦으면 잠이 드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동네입니다. 아마 에밀리도 그 때에는 한창 잠에 빠져 있었겠지요. 에밀리의 기억이 맞다면.. 말입니다. 보름달이 뜨는 날 밖으로 나가는, 실딘의 사람들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을 한 누군가와, 섬뜩하게 들려오는 자장가. 마리아의 울먹거림을 따라 자기도 눈물이 나올 것 같습니다.

"아니, 아니... 나는 자고 있었어서.. 듣지 못 한 것 같아."

그렇게 이야기 해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었어요. 당장 호기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캐묻기에, 에밀리는 너무 겁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애써 누르고 있었는걸요.

"무서우니까 그 이야긴 이쯤 하자. 이리 와, 마리아."

에밀리는 들고 있던 빗자루를 대충 벽에 기대 세우고, 벌벌 떨고 있는 마리아에게 두 팔을 벌려 주었습니다.

92 에밀리주 (BAamB/8LlA)

2022-06-04 (파란날) 02:49:09

>>86 그러기를.. 그러기를 바랍니다 u"u)>.... 아흐흑 마리아와 광장에 대체 무슨 일이

93 로라주 (XxXVSysH7M)

2022-06-04 (파란날) 02:55:48

으아~ 더 물어볼까 말 돌릴까 너무 고민된다아

94 나레이터 (Rkmv2FqowA)

2022-06-04 (파란날) 02:56:03

>>89
릴리주도 미리 좋은 밤 되시고요!

따악 릴리주 레스까지 잇고 저도 그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다들 열심히 조사를 하고 계시는군요. 아직 다음 보름달은 멀었고 당분간 마을은 평화로울 예정입니다. 그러니 다들 파이팅입니다!

그리고 기억하세요! 우리 사이에는 늑대가 있다!!!

95 하스주 (Yp5ekTOXn6)

2022-06-04 (파란날) 02:59:13

벌써 3시니 저도 자러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시고 수고 많으셨어요!
우리 중에 늑대가 있다!!!

96 로라주 (XxXVSysH7M)

2022-06-04 (파란날) 02:59:23

나레이터 미리 잘자라는 거시에요

97 에밀리주 (BAamB/8LlA)

2022-06-04 (파란날) 02:59:40

늑대가.. 늑대가 있다 >:ㅁ..!!
릴리주와 캡틴, 미리 좋은 밤 되세요!

98 로라주 (XxXVSysH7M)

2022-06-04 (파란날) 03:00:02

하스주도 잘자라는 거시에요

99 에밀리주 (BAamB/8LlA)

2022-06-04 (파란날) 03:00:16

하스주도 안녕히 주무세요! 그럼 저도 슬슬 자러 가야겠네요☺️ 로라주도 부디 안녕히 주무셔요!

100 로라주 (XxXVSysH7M)

2022-06-04 (파란날) 03:03:10

에밀리주도 잘자라는 거시에요

그리고 저도 잘자라는 거시에요
모두 안녕!

101 이 사건의 나레이터 - 릴리 (Rkmv2FqowA)

2022-06-04 (파란날) 03:10:56

>>88



꽃 피는 언덕의 이름은 없습니다. 그냥 꽃이 많이 피어나기에 꽃 피는 언덕이라 부를 뿐이죠. 마을 서쪽에 넓은 목초지가 있기에, 여간한 가뭄이 아닌 이상 사람들이 여기까지 가축들을 몰아오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이 언덕에서는 하늘을 만끽하기 위해 풀 위에 드러누웠다가, 실수로 소똥 따위를 등 전체에 칠갑할 걱정은 별로 없다는 뜻입니다.

짐은 거기에 혼자 앉아 강가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그의 곁에는 하얀 화관이 몇 개나 쌓여 있었습니다. 릴리는 짐을 모르지 않습니다. 사실, 이 조그만 마을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이 있는 게 더 놀랍지 않겠어요? 우두커니 앉아 언덕 아래 강가를 내려다보는 짐은 슬프고 외로워 보였습니다.

릴리는 문득 짐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립니다. 실딘 강, 마을의 이름이 되기도 한 강은 오늘도 여전히 마을을 휘감으며 흘러가고 있습니다. 날씨가 맑은 덕에 강 위로 윤슬이 보석처럼 반짝이고, 은빛 비늘을 가진 물고기 한 마리가 파드득 튀어오르는 모습까지도 보입니다. 하지만 모든 실딘의 아이들은 결코 실딘 강에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압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평화로워 보이든 간에, 강은 위험합니다. 어른들이 누누이 말하지 않았던가요, 지금까지 몇 명이나 되는 무모한 아이들이 강에 휩쓸려 죽었는지는 아냐고.

강은 위험합니다. 릴리가 그 사실을 아는 만큼 짐도 그 사실을 알 것입니다. 그들은 둘 다 실딘의 아이니까요. 그러니, 릴리는 짐이 실딘 강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것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딘 강이 상징하는 건, 최소한 마을 주민들에게는 아름다움은 아닙니다.

102 이 사건의 나레이터 (Rkmv2FqowA)

2022-06-04 (파란날) 03:11:33

다들 좋은 꿈 꾸세요!

103 로라 - 조사, 카일, 돼지 축사 (XxXVSysH7M)

2022-06-04 (파란날) 03:30:36

>>84

대담하진 않으면서 장난꾸러기였던 로라가 종종 들었던 이야기다. 비슷한 이야기를 어른들께 들었을 때 뭐라 대답했더라. 아, 당신이 천국을 가길 원해서 그랬어요 였다. "네에 네에"라며 대답은 꼬박꼬박 하는 로라는 한 편으로는 그런 생각을 했다. 촌장님이라면 천국의 문은 이미 열렸을 텐데 같은.
이번에는 단지 솔선수범이라는 말에 겸사겸사 도움을 주려고 뻗은 손이 의도치 않은 쪽으로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 휘청이는 마대자루에 움찔 놀란 로라는 당황한 몸짓으로 나동그라진 사과를 줍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상함을 느낀 것은 금방이었고, 로라는 고개를 들어 카일의 얼굴을 살피려 한다.
어쩐지 대답이 없으시네……. 물어봐서는 안됐었나? 역시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으신 걸까.

……촌장님? 로라는 안절부절하는 기색으로 카일을 부른다.

"제가 괜히 상처를 들쑤신 건지……. 괘, 괜찮을 거예요. 마을도 다시 활기 차질 거예요, 제가 있잖아요!"

일부러 밝게 웃으며 허풍을 떨어 보였다. 가끔 심각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데에 바보 같은 짓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는 것을 안다.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