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27180> [ALL/추리/중세 다크판타지] Wolf Among Us (1) :: 267

이 사건의 나레이터

2022-06-03 22:34:36 - 2022-06-17 21:24:02

0 이 사건의 나레이터 (Ya9Mpt5oKs)

2022-06-03 (불탄다..!) 22:34:36

시트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527111/recent
별다른 공지가 있기 전까지 시트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캐릭터 사망시에 한해 부캐 허용합니다.

* 유혈, 강압에 의한 폭력, 광신, 따돌림 등의 묘사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 캐릭터가 이벤트 중 부상을 입거나 / 사망하거나 / 종족이 바뀌거나 / 혹은 원래 인간이 아니었음이 밝혀질 수 있습니다.

* 본스레는 늑대를 찾아내는 추리물이며, 생존물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중 0~n 명의 늑대가 있습니다. 초반에 캡틴이 설정한 확률을 기준으로 각 캐릭터마다 늑대인지/아닌지 다이스를 굴려 늑대인간(들)을 선정합니다.
만약 러닝 중 신캐가 들어올 경우 현재 캐릭터 중 늑대의 비율을 고려하여 확률을 수정하고, 다이스를 굴려 종족을 판정합니다.

* 캡틴 책상 위에서 6면체 주사위 10개를 굴려 늑대를 선정합니다. 6월 3일과 6월 4일 자정 선정 예정입니다. 확률의 신이 언제나 당신의 편이기를!

* 캡틴은 보통 오후 10시 - 12시 사이에 상판에 출몰할 예정이며, 그 때마다 밀린 조사 답레를 적어드립니다. 고로, 조사를 원하시면 스레에 제가 없더라도 이름칸에 '캐릭터 이름 - 조사'를 넣으신 뒤 '행동 이유/조사하는 장소 혹은 조사하는 사람/행동'의 내용이 담긴 레스를 남겨주시면 됩니다. 상기한 시간이 아니더라도 짬짬히 열심히 답레 달아드립니다.

* 제시되는 '기본 정보'들은 '캐릭터들이 마을의 일원으로서 소문으로 들은 내용'이라는 설정입니다. 따라서 그 내용에는 모순이 존재할 수도 있으며, 위증 혹은 거짓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들려온 소문의 비개연성에 의문을 품고 파헤치는 것은 플레이어의 역할입니다.

* 사건은 지도에 붉은색으로 표시됩니다.

206 하스주 (lJ25cXT.EE)

2022-06-06 (모두 수고..) 20:48:38

일상퍼먹기가 갱신합니다! 내일이면 연휴의 끝이라니!

207 마일스주 (zdLV0FfByY)

2022-06-06 (모두 수고..) 22:21:16

밤이 되었습니다..늑대는 고개를 들어주세요..갱신!

208 에밀리주 (X8UQpSktFM)

2022-06-06 (모두 수고..) 22:24:09

알바를 마치고 온 사람 갱신... 갱신합니다 ㅇ(-(...
으아아 사장님 월급 주시오

209 나레이터 - 하스킨즈 (DD/sCFEj9.)

2022-06-06 (모두 수고..) 22:58:23

>>145

빌리는 하스킨즈를 졸졸 쫓아나옵니다. 빌리에게는 목양견은 없지만, 대신 긴 지팡이가 있습니다. 빌리가 염소 무리의 끝에 서고, 하스킨즈가 맨 앞에 선 채 그들은 목초지로 나왔습니다. 어둡고 짐승 냄새가 고여 있었던 축사와 달리 목초지는 밝고, 가을의 햇살은 딱 기분 좋을 정도로 따뜻합니다. 염소 한 마리가 하스킨즈의 등에 가볍게 이마를 툭 치더니 어슬렁어슬렁 풀을 뜯으러 걸어갑니다. 루나와 호른은 제 맡은 바를 다하기 위해 염소 무리 사이로 흩어지지만, 눈으로만 염소들을 좇을 뿐, 별로 열성적이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 평화로운 목초지에서는 별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는 걸까요?

하스킨즈 곁으로 빌리가 다가옵니다. 또래 중에서도 유독 유약한 그는 주늑이 든 듯 목동 지팡이를 꼭 붙잡고 있습니다.

"하스킨즈."

빌리는 주머니에서 염소젖 치즈와 빵을 꺼내 반으로 쪼갭니다. 놀랍네요, 속까지 새하얀 밀빵입니다. 호밀과 보리를 주식으로 삼는 실딘 마을에서 밀가루는 사치품인데 말이죠. 축제나 교회 축일 정도에나 몇 조각 얻어먹을 수 있는 물건입니다. 빌리가 어쩌다 밀빵을 손에 넣었는지는 알 수 없을 일입니다. 교회 식료품 저장고라도 턴 걸까요? 아니면 물레방앗간이라도? 이 유약한 소년에게 그런 용기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빌리는 반으로 가른 밀빵 위에 염소젖 치즈를 얹어 히스에게 내밉니다. 빌리와 하스킨즈가 같은 염소치기인지라, 지금까지도 자주 간식을 나눠 먹기는 했습니다만, 빌리가 밀빵을 준 것은 처음입니다. 빌리네 집이 갑자기 부자라도 된 걸까요. 그런 것 치고는 빌리의 추레한 염소가죽 망토는 어제와 다를 바 없이 꼬질꼬질합니다.

210 나레이터 - 마일스 (DD/sCFEj9.)

2022-06-06 (모두 수고..) 23:01:27

>>147

맞아요. 메리는 실을 뽑다가 변을 당했죠. 집 안을 둘러본 마일스는 사건 당일, 메리가 앉아 있었을 벽난로 쪽을 샅샅이 살펴봅니다. 이제 밤이 춥기 때문에 이른 집에서는 벽난로를 피우기 시작했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벽난로 안에는 재가 수북하고, 그 옆에는 장작이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메리가 앉아 있었을 의자는 급하게 일어난 것처럼 뒤로 넘어가 있고... 어?

벽난로 앞에 유독 재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이상할 일은 아니죠. 벽난로에 불을 피우면 재와 그을음은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문제니까요. 하지만... 누가 재를 헤집었던 것 같아요. 부지깽이가 벽난로에 반쯤 묻혀 있고, 벽난로 안에 쌓여 있었어야 할 재와 탄화된 장작이 밖으로 넘쳐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로는 누군가의 발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이것도 이상할 일은 아니죠. 그 난리가 났으니 짐이든 아니면 비명을 듣고 달려들어온 이웃이든 누가 재를 밟았어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발자국이... 이 발자국의 주인은 제법 오래 벽난로 앞에 쪼그려 앉았던 것 같은데요. 발자국이 제법 깊고, 선명해요. 집 문이 열려 있었으니 바람이 오가며 발자국이 사라졌어도 이상하지 않을 터인데...

양모의 흔적은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마일스는 다른 흰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발자국 모양으로 짓눌린 재 사이, 살짝 고개를 내민 종이 끝자락입니다. 그 이름모를 사람은 자기가 밟은 재에 이게 섞여있는 지 모른 채 벽난로 앞에 쪼그려 부지깽이로 재를 긁어냈던가 봅니다.

마일스는 의문의 물건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실딘에서 종이는 흔한 물건이 아닙니다. 애초에 마을 사람들 태반이 문맹인걸요. 그러니 이건 불쏘시개로 자주 쓰는 자작나무 껍질인 걸까요? 진짜 종이인지, 아니면 자작나무 껍질인지 구별할 방법은 마일스에게 없습니다. 하지만 이게 종이의 보편적인 쓰임새로 쓰였던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대부분이 타들어가 읽을 수 없었습니다만, 인위적인 뭔가가 사람의 손으로 적혔던 흔적만은 분명 남아 있습니다.

이건 편지나 메모의 흔적일까요? 하지만 너무 작은데다 그을음으로 범벅이 되어 알아보기 힘듭니다. 이걸 복원할 방법이 있을까요? 그런데 아니, 애초에 이 집에 왜 이런 게 있죠? 메리도 짐도 문맹으로 알려져 있지 않았던가요...?

211 나레이터 - 에밀리 (DD/sCFEj9.)

2022-06-06 (모두 수고..) 23:13:18

>>148

"아무도 없어..."

마리아는 에밀리의 치마를 꼭 붙잡고는 쉬지 않고 훌쩍댑니다. 이렇게 울다가는 눈이 녹아내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마리아는 평소에 교회의 다락방에서 혼자 잠을 잡니다. 다락방 위에는 종탑으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붙은 쪽문이 있고, 마을 광장 쪽과 숲 방향 양쪽으로 창문이 뚫려 있습니다. 교회 다락방은 이따금 어른들이 교회에서 한담을 나눌 때 아이들의 놀이방으로 쓰이기도 했으니, 에밀리도 그 곳의 구조는 알고 있을 겁니다.

에밀리가 주변을 두리번대자 마리아도 지레 겁을 먹어 주변을 두리번댑니다. 텅 빈 예배당 안은 두 소녀 외에는 사람 없이 고요하고, 돌로 쌓인 벽 위 길게 뚫린 창문 사이로는 햇빛이 비껴들고 있습니다. 나무로 짜인 바닥 위, 먼지가 금빛으로 고요히 춤추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마리아는 안심했는지, 저와 비슷한 눈높이가 된 에밀리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귀에 대고 물기 어린 목소리로 소근거렸습니다.

"사실 그날 밤에 나 방에 없었어. 종탑에 있었어."

마리아는 까마귀마냥 자신의 장난감이나 간식을 이곳저곳 숨겨두고는 했었는데, 메리가 죽었던 그 날에도 아침에 간식으로 받았던 사과를 자기만의 비밀 공간에 숨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날 마리아의 맘이 동했던 비밀 공간은 종탑이었고... 달이 너무 밝아서 잠이 오지를 않아, 심심해서 사과를 꺼내 먹으려고 종탑에 올라갔는데...

"보름달이 뜨면 나가면 안되는 건 알아. 근데 여긴 교회잖아. 신부님이 교회는 늘 주님의 눈동자처럼 안전하다고 하셨단 말야. 그래서 나갔던 거였는데... 나 봤어, 언니."

어린아이의 땀에 젖은 손이 에밀리의 팔뚝을 아플 정도로 간절히 붙잡습니다. 마리아는 덜덜 떨며 속삭입니다.

"새카맣고 사람 세 명만큼 큰 그림자가 숲 옆을 따라 달려가고 있었어."


* 정보 : 마리아의 목격 증언 습득.

212 나레이터 - 로라 (DD/sCFEj9.)

2022-06-06 (모두 수고..) 23:20:25

>>152

블래키는 자두를 앞발로 톡 쳤다가, 흥미를 잃었는지 로라를 빤히 올려다봅니다. 숲의 녹음처럼 진한 초록색 눈동자가 반짝이고 있습니다. 블래키는 쪼그린 로라를 탐문하듯 빙빙 돌며 킁킁 냄새를 맡다가, 치즈가 없는 걸 알았는지 불만스레 꼬리를 휙 내저었습니다. 그건 동물에 대해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명확히 알아챌 정도로 노골적인 불만 표시였습니다. 하여간 건방진 고양이입니다.

"왜옹."

어쩐지 의문형-인간은 날 예뻐하고 치즈를 바쳐야 하는 존재다. 그런데 왜 인간한테 치즈가 없지-으로 느껴지는 울음소리를 뱉은 뒤, 블래키는 예의상 두어 번 로라의 발목에 몸을 부비고는 몸을 일으킵니다. 다른 치즈 조공인... 아니, 사람을 찾아 예쁨을 받을 생각인 모양입니다. 그런 그들의 등 뒤로 염소 축사에서 나온 소년 한 무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목청 큰 한 소년(돼지치기 케인입니다)의 목소리는 유독 선명히 들려왔습니다.

"-검은 고양이 시체여야 효과가 더 좋지 않겠냐? 그러니까, 그 마녀 애피 할멈네에 까만 고양이를 잡아서-"

그 뒷말은 다른 소년들의 폭소와 야유에 묻혀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저 애들은 블래키로 뭔가를 저지를 생각일 것 같네요. 그리고 그 '뭔가'가 치즈를 주고 예뻐해주는 건 아닐 것 같습니다. 블래키는 멀뚱히 소년들을 바라보다가, 꼬리를 도도히 세우고 그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치즈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죠.

213 나레이터 - 릴리 (DD/sCFEj9.)

2022-06-06 (모두 수고..) 23:28:05

>>187
짐은 대답이 없습니다. 언덕에 핀 하얀 꽃을 모조리 꺾어오기라도 했는지 그의 곁에는 수없이 많은 화관이 쌓여 있습니다. 어른들이 애가 미쳐간다며 혀를 차는 것도 이해가 가네요.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짐은 확실히 위태로워 보입니다.

릴리가 가까이 다가오고 나서야 짐은 간신히 고개를 들어 릴리를 바라보았습니다. 초점을 잡지 못하는 눈동자가 한참을 헤매다가 간신히 릴리의 얼굴에서 멎습니다. 짐은 미소지으려 시도하는 것 같았습니다만, 그 시도는 처절한 실패로 막을 내렸습니다. 지금 짐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미소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마을을 떠돌아다니는 살찐 검은 고양이는 흑표범이고, 신부님이 어떻게든 보수하려고 하지만 계절이 지날수록 건물보다는 누더기에 가까운 몰골이 되어가는 마을 교회는 영주님의 성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여간 짐의 얼굴은 처참했습니다.

"어, 안녕. 릴리구나."

짐은 그렇게 인사를 한 뒤에도 한참 갈피를 못 잡는 듯 머뭇거렸습니다. 사람과 사람 간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잊어버린 사람 같았죠. 이윽고 짐은 억지로 웃으며(아까보다는 나았습니다, 그래도) 옆에 놓인 무수한 화관 중 하나를 릴리의 머리 위에 툭 올려놓습니다. 늦게 피어난 들꽃 꽃잎이 일순 흩어지며 향기를 뿌립니다.

"무슨 일이야, 릴리. 말괄량이께서 여기까지 다 올라오시고. 오늘도 장난칠 거리를 찾고 계신가?"

짐은 애써 장난스럽게 말합니다. 메리가 살아있었을 때를 흉내내는 것 같습니다. 그의 왼손 넷째 손가락에서는 금색 실타래 비슷한 것이 반짝입니다.

214 나레이터 (DD/sCFEj9.)

2022-06-06 (모두 수고..) 23:29:17

안녕하세요, 밤이 되어 고개를 든 캡틴입니다. 오오 우리 스레도! 이제 일상이 돌아갔었군요!!!

그건 그렇고 공지입니다 공지
날짜 변경 이벤트가 있을 예정입니다. 원하시는 날짜와 시간을 말씀해주세요. 가능한 많은 분들이 편하신 시간대에 진행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15 나레이터 (DD/sCFEj9.)

2022-06-06 (모두 수고..) 23:35:56

>>143
블래키 : 들켰나 죽어라 인간!!
>>151
에이... 교회 안인데 무슨 일이 나겠어요...? :D
역으로 말하면 교회 밖은.
>>162
진저주 안녕하세요! 다음 이벤트 참여하실 수 있으신가요 :3

갱신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드리는 겁니다!
만약 레스 누락되신 분 계신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216 나레이터 (DD/sCFEj9.)

2022-06-06 (모두 수고..) 23:44:40

솔직히 상판 정말정말정말 오랜만이라 제가 멀쩡하게 굴리고 있는지 가늠이 잘 안갑니다. 그러니 피드백은 늘 달게 받겠습니다 :3 모두가 행복한 유혈 가득 다크판타지 상황극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진심입니다.
그건 그렇고 본 스레 Wolf among us는 실딘의 초가을-한겨울 시점을 다룰 예정이며 스토리도 그 즈음 완결이 날 것 같습니다. 지금같은 속도로는 엔딩까지 꽤나 시간이 걸리겠네요. 예정된 스토리는 있었지만, 지금 다들 제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많이 조사를 진행해주셔서 어떤 엔딩이 나게 될까 굉장히 기대가 큽니다. 애초에 늑대 선정부터 꽤 변수가 컸고요!
그리고 사건 현장에 대한 더욱 상세한 정보나 특정 부분에 대한 세심한 관찰 결과를 원하신다면 레스 말미에

!

을 붙여 말씀해주시면 진행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가령

! 문을 조사한다

라고 특별히 지정하신 경우, 문의 경첩부터 연식, 상태, 재질, 문이 바닥에 남긴 흔적, 기타 등등 etc까지 그 캐릭터가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선에서 모조리 정보를 털어 드립니다. 단순 문만이 아니라 사람의 표정이나, 특정 인물의 증언에 대해 설명이 더 필요할때 !을 붙여 레스 말미에 붙여주시면 더욱 자세한 설명 혹은 약간의 힌트를 드립니다.

217 릴리주 (HwcHZeM/4c)

2022-06-07 (FIRE!) 00:02:12

나레이터 어서 와요. 지금은 속 괜찮아요? 00?
>>214에 답하자면 수요일이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216은 문제없이 잘 굴러가고 있으니 너무 걱정 말아요.
그리고 그 아래 내용도 확인했어요. 원하면 그렇게 할게요.

218 릴리 - 조사(대화) 짐 (HwcHZeM/4c)

2022-06-07 (FIRE!) 02:39:44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었다. 시선을 내리면 짐의 곁에 놓인 수많은 화관이 보였다. 짐이 누구를 위해 저 화관들을 만들었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져 온다. 이러다 언덕에서 흰 꽃이란 흰 꽃은 다 사라지는 건 아닌지. 그렇게 화관을 만들 모든 꽃이 사라지면 어른들 말처럼 어떻게 되어버리지 않을까.
릴리는 그런 걱정을 하다, 멍하니 있던 짐의 얼굴에 채 미소가 되지 못한 표정이 어리는 것을 본다. 그 표정은 마치 아빠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엄마가 짓던 표정과 어딘가 비슷했다. 그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이 릴리는 어딘가 낯설게 느껴졌다. 선득하게 묻어나는 슬픔 때문일까. 애써 이전처럼 장난스럽게 말한 짐의 말에도 릴리는 웃지 못했다.

"나 이제 옛날의 그 꼬마가 아닌 걸."

머리 위 놓인 화관의 무게를 느끼며 우물쭈물, 릴리 자신도 애써 웃으려 하나 그러지 못한 채. 작은 목소리로 말하며 짐의 옆에 앉는다.

"괜찮아?"

짐의 눈치를 살피며 릴리는 조심스럽게 그리 묻는다.

! 짐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요.

219 하스킨즈 (L8jP/UHumk)

2022-06-07 (FIRE!) 09:23:32

주는 나를 기르시는 목자요 나는 주님의 귀한 어린 양...

높고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염소들은 제각기 흩어진다. 풀을 뜯거나, 그저 흙바닥에 주둥이를 박고 뭔갈 하거나. 자기들끼리 뛰어다니기도 했다. 밝은 해는 괴물 늑대가 아니라 괴물 늑대 할배도 놓치지 않을 하느님의 눈처럼 밝게 빛나 대지를 비춘다.

하스킨즈는 흰 염소들 사이를 어슬렁대는 루나와 호른의 등을 보고 있었다. 빌리가 하스킨즈에게 뭔가 내밀었다.

"빌리, 이거?"

치즈는 평소대로의 치즈였다. 하지만 빵이 천사의 날개처럼 희었다. 쉽게 볼 수 없는 밀가루 빵이다. 빌리는 이걸 어디서 구한 거지?

"흰 빵이잖아.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고마워."

"그런데 이건 어디서 가져왔니? 축제 때나 볼 법한 물건을.."

하스킨즈는 의아함을 느끼면서 질문했다. 흰 빵은 구름같은 맛이 났다.

//이벤트는 무난하게 주말에 하는 건 어떨지요:3

220 마일스-조사>짐과 메리의 집 (RlGTugtMZA)

2022-06-07 (FIRE!) 13:01:15

추리 어려워.. 대체 메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저는 요일은 크게 상관없어요 시간대도 주로 오시는 10pm-12pm이면 크게 무리 없습니다!
-
"..."
탄식과 함께 이마를 짚는다.

"이야..파도 파도 의문이 나온다니.. 정말 내가 16년간 살아온 마을 맞아?"
투덜대며 상황을 정리해 본다.

뭐가 적힌 종이인지 몰라도 이 종이가 꽤나 중요한 모양이다. 이 발자국의 주인은...

1. 종이를 태워 없애고자 벽난로에 넣었다.
2. 벽난로에서 불타는 종이를 구해내고자 했다.

둘 다 가능성이 있다. 굳이 재를 수고를 들여 긁어낸 점은.. 종이 양이 꽤 많았다면 서둘러 태우기 위해 부지깽이로 바스러지는 종이를 다지고 재를 뒤덮어 인멸을 시도한 것 일 수도 있고, 종이를 찾고자 뒤지며 그랬을 수도 있으니 양쪽 다 가능한 설명이다.

결국 이 사람이 누군지와.. 이 종이의 내용을 파악해야 얼추 가닥이 잡힐 것이다. 아니 한 가지 더 있다. 언제 일어난 일인가. 의문의 혈흔은 길어야 어제 묻은 것 같다. 그럼 이 소각 사건은 메리의 사건이 발생할 때 일어난 건지 어제 일어난 건지 혹은 그 외인지 알아봐야 한다. 소각을 위해 불을 지폈다면, 굴뚝으로 연기가 나갈 수밖에 없고 가까운 이웃이라면 분명 목격할 수 있을 거다. 주변 이웃들에게 사건 이후로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걸 본 적이 있냐고 물어봐야겠다.

"후.. 내가 나서는 게 맞는 일일까.. 그냥 촌장님께 지금이라도 말씀드려야 하나.. 아냐 결국 말씀드리더라도 당장 알아볼 수 있는 부분까지 알아보고 말씀드려야지. 이것들이 언제까지 남아있을진 아무도 모르는 일이야."

순서대로 차근차근 알아보자. 할 수 있다. 우선은 역시 눈 앞에 있는 것부터.

!발자국을 조사한다.

아 혹시 마을에서 문맹이 아닌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221 로라주 (33AEGx35kM)

2022-06-07 (FIRE!) 13:49:08

갱신합니다! 다만 아직 생활패턴이 뒤죽박죽이라 새벽에 일어나버려서 한숨 잔 뒤에 오도록 하겠스빈다...... ㅠㅠ

>>214 실시간으로 진행해야되는 이벤트라면 저는 7시 이후면 어떤 요일이든 괜찮을 것 같고, 아니라면 언제든 답레 올려두면 되니까... 결론은 언제든 괜찮다~! 입니다😉

222 릴리주 (Eyxbk29scc)

2022-06-08 (水) 01:01:27

깨버렸어요. 😶..

223 로라 - 조사 (5X2gtuJBsY)

2022-06-08 (水) 08:30:01

>>212

안 먹어? 블래키의 녹안을 마주 보며 눈을 깜빡인다. 흥미 없어 보이는 눈 맞춤에 그 앞에서 자두를 두어 번 흔들다가 이내 포기하고는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한 입 베어 물며 꼬리를 내젓는 모습에 다음에는 치즈를 반드시 준비해 주겠다며 쓰다듬으려 하는 순간 제 곁을 떠나는 블래키에 덩달아 몸을 일으킨다. 자두를 우물거리며 블래키의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가려던 로라는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생각에 빠질 틈도 없이 그들에게로 향하는 몸짓에 다급한 발걸음으로 종종 걸어가 블래키를 살포시 안아 들으려 했다. 고양이 시체라니, 설마 블래키를 죽이려는 것은 아니겠지? 일단은 블래키를 저들 손에 들어가게 해선 안될 것 같다.

"너희들, 무슨 바보 같은 짓을 벌이려는 거야!"

망설이다가 이내 눈을 질끈 감으며 외친다.

224 로라주 (5X2gtuJBsY)

2022-06-08 (水) 08:30:38

외출 전에 조사와 함께 갱신......... 다들 오늘 하루 파이팅 😵

225 하스주 (teFmLj0rmw)

2022-06-08 (水) 10:53:41

화이팅입니다...블래키 지켜..

226 나레이터 - 릴리 (fjMU/8tmPM)

2022-06-08 (水) 20:17:04

>>218

짐의 표정은... 굉장히 복잡합니다. 충격과 분노와 아주 깊은 슬픔 위에 상실감을 양념삼아 버무린 얼굴이랄까요. 메리의 죽음이란 이야기 안에서 짐이 어떤 역할을 맡고 있었든 간에, 그가 메리를 잃고 크게 고통스러워함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네에, 그건 분명합니다. 짐은 확실히 메리의 상실을 슬퍼하고 있습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이 성인보다는 소년에 더 가까운 짐의 얼굴 위로 극적인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눈부신 가을 하늘과 하얀 꽃이 핀 벌판, 그 위에 앉은 채 슬픔에 잠긴 젊은 신랑의 모습은 너무 어울리지 않아서 되려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괜찮지. 괜찮지 않을 이유가 뭐가 있겠어."

짐은 무의식적으로 제 발 근처에 난 꽃을 또 한 송이 꺾다가, 이미 자기 주변에 수많은 흰 화관이 널려 있음을 깨닫고는 손길을 멈춥니다. 반쯤 정신이 나간 게 틀림없습니다. 짐의 이성은 메리와 함께 그 머릿속에서 반쯤 뜯겨나갔고, 아마 피범벅이 된 금빛 머리카락, 조각나 인간인지 알아보기도 힘들었던 살점 한 무더기, 너무 찢어발겨져 도무지 수습할 수 없었던 메리의 옷 대신 관 안에 묻힌 신부 드레스와 함께 땅에 묻혀버린 게 아닐까요. 아마 그 안에서 같이 썩어가고 있겠죠.

227 나레이터 - 하스킨즈 (fjMU/8tmPM)

2022-06-08 (水) 20:17:23

>>219

"으응, 잰 할머니가 주셨는데."

빌리는 머뭇대며 말합니다. 잰 할머니는 마을의 네 장로 중 가장 연장자로, 방앗간의 여주인이기도 합니다. 마을에서 제일 괴팍하고 성격이 사나워 그 어떤 아이도 감히 가까이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그 늑대처럼 사나운 노인네가 빌리에게 하얀 빵을 줬을까요? 잰 할머니가 빌리를 예뻐했다면 모를까, 그녀는 영 허여멀겋고 남자답지 못하다며 평소에도 영 빌리를 마뜩찮게 생각해왔었습니다. 그녀가 마을에 나타나면 빌리가 늘 염소 우리 방향으로 줄행랑을 놓는 게 일상이었다면 말 다했죠.

설명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빌리는 말을 덧붙입니다.

"내가 방앗간에 가서 심부름을 했거든, 촌장님이 시켜서 사과를 가져다 드리려고. 근데 문이 잠겨 있길래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걸 주시더라고."

아마 중간에 조금 더 사정이 생략된 말 같습니다. 심부름 왔으니 장하다고 값비싼 밀빵을 줄 잰 할머니가 아닙니다. 하지만 빌리는 제 딴에는 이거면 설명이 됐다고 생각했는지, 자기도 빵을 와압 베어뭅니다. 목초지에는 평화로운 바람이 불고, 하스킨즈 옆에 배를 깔고 엎드려 있던 루나가 길게 하품했습니다.

228 나레이터 - 마일스 (fjMU/8tmPM)

2022-06-08 (水) 20:17:35

>>220

신부님이나 카일 촌장님이라면 글을 읽을 수 있겠죠. 아, 방앗간의 잰 할머니나 잡화점 주인 윌슨 씨도 장부를 정리해야 하니 간단하게 읽고 쓸 수 있다고 들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 분들에게 가져가면 이 쪽지의 정체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발자국은 성인 남자의 발 크기와 비슷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자주 신고 다니는 가죽신으로 보이네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발이 꽤 큽니다. 여자나 아이일 가능성은 낮아 보이네요. 물론 그 사람이 일부러 큰 신발을 신었다면야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겠지만요. 아, 그리고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발자국을 유심히 살펴보던 마일스는 발자국 모양이 그대로 남은 재 위에서 말라붙은, 아주 조그만 하얀 물건을 하나 더 찾아냅니다. 처음에는 종이 조각이 하나 더 있나 싶었는데... 아니군요.

이건 꽃잎입니다. 말라 비틀어지고 시든 하얀 꽃잎. 아마 누군지 모를 발자국 주인이 아무 생각 없이 이 꽃잎을 밟았다가, 그게 밑창에 붙은 것도 모르고 여기까지 왔던 거겠죠. 그리고 여기서 재를 뒤적이던 사이에 그 꽃잎이 떨어진 게 분명합니다. 마일스는 이 꽃을 압니다. 마을 강가에서 자생하는 가을 야생화입니다. 요즘들어 반쯤 실성한 짐이 이 꽃으로 화관을 짜 메리의 무덤에 산을 쌓고 있죠.

229 나레이터 - 로라 (fjMU/8tmPM)

2022-06-08 (水) 20:23:54

>>223

사람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블래키는 눈만 깜빡거립니다. 까만 꼬리가 허공을 홱홱 휘젓습니다. 하지만 사람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마을 소년들은 로라의 말에 놀라 로라를 바라봅니다. 처음에는 마냥 놀란 것 같았지만, 이윽고 외친 사람이 로라인 것을 깨닫고는 소년들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뭐야, 로라잖아!"
"왜. 어른들한테 일러바치기라도 하게?"

돼지치기 케인이 이죽대며 로라에게로 다가옵니다. 블래키는 이게 무슨 일인지 몰라 길가에 앉아 눈만 떼룩떼룩 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모여들든 말든 도망치지는 않는다는 게 이 고양이의 무한한 무사안일주의를 잘 보여줍니다. 케인은 겁을 주듯 로라에게 바짝 다가와 비릿하게 웃습니다.

"아니면 그 마녀 애피 할멈한테 말하게? 마녀님, 당신의 심부름꾼이 죽었어요~ 다 쟤네 때문이래요~ 라면서?"

애피 할머니가 혼자 살고, 유독 약초 지식에 해박하며, 검은 고양이를 돌본다는 이유로 그녀를 마녀라 매도하는 사람들이 있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그녀의 이름을 언급하며 마녀라고 부르는 건 좀 무례하네요. 아무리 사석에서는 국왕 폐하라도 뒷담화하기 마련이라지만, 애피 할머니가 저 애들에게 뭘 잘못한 것은 딱히 없을 텐데요. 뭐 세상만사가 원래 다 이런 이유 없는 악의 때문에 돌아가기 마련이겠지만 말이에요.

230 나레이터 (fjMU/8tmPM)

2022-06-08 (水) 20:25:58

>>217 고마워요 릴리주!
>>219 주말이 좋을까요?
>>220 어렵다뇨, 지금 굉장히 잘 하고 계십니다! 이제 조력자만 잘 픽하시면 됩니다. 마일스의 안위를 위해서...
>>221 반드시 실시간으로 참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늘 그렇듯 이 정도 페이스로 굴러갑니다 :D

231 나레이터 (fjMU/8tmPM)

2022-06-08 (水) 20:27:12

다들 안녕하세요! 좋은 오후입니다. 사냥꾼 출몰 이벤트 겸 날짜 변경 이벤트를 그럼 주말 10시쯤에 진행할까 하는데, 다들 괜찮으실까요?? 반드시 실시간으로 참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모두 낡고 지치지 않았습니까... 쉬엄쉬엄 갑시다.

232 마일스주 (n2hXeTqwEw)

2022-06-08 (水) 21:18:22

>>231
저는 좋아요! 사냥꾼들이 오면 마을이 분위기가 또 어찌 될지 궁금하네요

233 마일스-조사>짐과 메리의 집 (n2hXeTqwEw)

2022-06-08 (水) 21:31:09

"살다 보니 글을 읽을 줄 몰라 불편한 일도 겪어보네.. 살면서 이럴 일이 자주 있진 않겠지만"

그럼 누구에게 읽어달라고 해야 할까... 발자국을 고려할 때 혹시 모르니 카일 촌장님이나 신부님..월슨 아저씨도 제외해야 할 테니 자연스레 남는 것은 젠 할머니뿐인가 아니지 혹시 모른다. 월슨 아저씨가 최근에 언제 나가셨더라?

월슨 아저씨가 가장 최근에 마을을 나갔다고 돌아온게 기간이 언제인지 알 수 있을까요?

어차피 누구에게 묻든 당장 달려갈 일은 아니다. 당장은 여기부터 마무리를.. 응? 꽃잎? 이건...? 머릿속에 번뜩 스치는 생각은 있다. 사실 근거는 아직 딱히 없다. 하지만..

"어쩌면..메리의 무덤 쪽에서 밟고 온 것일 수도 있을까..?"

여러모로 벽난로에 불이 지펴진 시기를 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래도 당장은 미뤄두자. 아직 알아볼 부분이 많아 보인다.

"사라진 빗장과 예상외로 흔적도 없는 양털. 역시 저쪽으로 가봐야겠지."

빗장이 떨어져 나간, 피 묻은 손잡이의 뒷문 너머로 나가봅니다.

234 하스킨즈 (YpLTmHG1.o)

2022-06-08 (水) 23:49:43

"방앗간 할머니가?"

그 무서운 할머니가, 귀한 흰빵을? 그것도 평소에 싫어하던 너에게? 고작 심부름을 했다고? 하스킨즈는 고개를 갸웃했다. 빌리는 이미 빵을 베어물고 있었다. 하스킨즈는 눈을 깜박였다.

"그것 참 신기한 일이네..."

어디 혼 좀 나보라는 생각으로 이상한 뭔가를 넣은 것은 아니겠지... 설마. 아무리 주변에 성질을 부리고 다니는 괴팍한 할머니라도 남에게 이상한 흰빵을 돌리거나 하겠어? 머릿속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하스킨즈는 빵 조각을 떼어서 코에 가까이 하고 있다.

루나. 너도 냄새를 맡아보련?

!흰빵을 조사한다

//좋은 밤입니다 주말 10시 좋습니다 :3

235 로라 - 조사 (WRrFLTmHKI)

2022-06-09 (거의 끝나감) 02:30:54

>>229

이익—! 저 녀석들 뭐가 당당하다고 웃는 거야! 비웃는 소리에 잔뜩 열이 난 로라의 얼굴빛이 붉어졌다. 평범한 장난이었다면 약하게 만류해보고 말았겠지만 이번에는 평범하지가 않아서 문제였다. 그래서 케인이 다가왔을 때 주춤하며 뒷걸음질은 했어도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말할 수 있었다.

"……윽, 애피 할머님을 마녀라고 부르지 마!"

늘 발랄하게 굴던 로라도 이런 분쟁의 조짐이 보이는 순간에는 긴장이 되는지 양손으로 치맛자락을 붙들었다. 그 탓에 한 손에 쥐고 있던 자두 즙이 손과 앞치마를 물들이는 감촉에 따라 시선을 내리자 여전히 이곳에 자리한 블래키를 발견한다. 저 느긋한 검은 고양이를 어떡하지……. 검은……. 잠깐, 시체라면 설마 유령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그 미신을 실행하려고 하는 거야?

"그런데 너희! 마녀라면서 잘도 블래키에게 손댈 생각을 하네. 심지어 블래키는 검은 고양이라고. ……만약 유령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미신을 믿는 거라면 차라리 블래키에게 치즈를 주고 소원을 들어달라고 하는 게 낫겠어."

후환이 두렵지도 않나봐, 얘넨! 이쯤 해서 그만둬준다면 좋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물러설 수 없다는 듯이 턱을 치켜든다.

236 로라주 (WRrFLTmHKI)

2022-06-09 (거의 끝나감) 02:31:57

>>231 좋아요~! 곧 주말... 주말...... 😵‍💫😵‍💫
집에 온 지 얼마나 됐다고 어째서 벌써 두시가.....

237 릴리 - 조사(대화) 짐 (3gKlQtBNfk)

2022-06-09 (거의 끝나감) 21:53:19

>>226

소중한 것을 상실한 그 표정은 슬픔에, 아니 고통에 가까워 보였다. 구름 한 점 없어 햇살로 가득한 꽃 들판 위에서 온 세상 절망을 다 가진 듯. 어둡게 그림자 진 짐의 얼굴을 더 바라보기 힘들어 릴리는 고개를 숙인다. 괜찮다고 얼머무리지만 또다시 꽃을 꺾는 모습을 보면 그도 결국 말뿐이다. 메리 언니를 떠나보내며 마음 절반이 텅 비어버린 게 분명했다. 그러니 얼마 안 가 무너질 것 같아 보일까.

"거짓말. 멀리서 볼 때. 당장이라도 강에 뛰어들 사람처럼 보였는걸."

조금은 울먹이는듯한 목소리로 릴리는 말한다. 강을 하염없이 쳐다보는 그 처연한 모습이 릴리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던 것이었다.

238 릴리주 (3gKlQtBNfk)

2022-06-09 (거의 끝나감) 21:53:48

주말은 없어요.
주말은.. 없어요.. :(

239 로라주 (WRrFLTmHKI)

2022-06-09 (거의 끝나감) 23:36:23

이쯤되면 괴물늑대보다 잃어버린 주말을 먼저 찾아야

240 릴리주 (9iTGu5jlsQ)

2022-06-10 (불탄다..!) 00:09:16

😭

241 로라주 (fDocHjEORw)

2022-06-10 (불탄다..!) 08:58:29

아침 커튼 촥

242 릴리주 (W2akh0Smpo)

2022-06-10 (불탄다..!) 11:01:30

눈 부셔요.. 😞

243 로라주 (fDocHjEORw)

2022-06-10 (불탄다..!) 18:39:42

(구름으로 커튼쳐주기)

244 릴리주 (9iTGu5jlsQ)

2022-06-10 (불탄다..!) 22:33:58


집 오고 졸았어요.

245 하스주 (icu3YDvpgg)

2022-06-10 (불탄다..!) 22:55:12

여기 존 사람 한명 추가요

246 나레이터 (bh6YkHq5vA)

2022-06-11 (파란날) 00:36:10

죄송합니다!이틀간 예고도 없이 사라졌었네요...
제가 (또) 식중독에 걸려서 앓아눕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내일부터는 다시 예정대로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앞으로는 반드시 예고하고 상한 음식을 주워먹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여름에는 맛이 시큼하다 싶으면 아무리 아까워도 드시지 마세요
이상 상한 보쌈 먹고 한밤중에 24시 병원까지 다녀온 사람 올림

247 로라주 (ExabyqN1oM)

2022-06-11 (파란날) 07:07:03

저녁에 자서 새벽에 일어난……😖

아이고야 캡틴 고생 중이셨구나 무리하지 마시고 몸 관리 잘하세요!
아닛 잠시만 예고하지 마시고 상한 음식을 드시지 마세요! 그치만 보쌈은 어쩔 수 없죠…… 먹고 싶잖아 🤤

248 마일스주 (eFbSFhgffk)

2022-06-11 (파란날) 09:29:02

또다시 식중독이라니..덕분에 아침에 먹으려던 어제 먹다 남은 빵 미련없이 버릴 수 있었네요 몸 관리 잘하세요 캡틴!

249 릴리주 (yNscv4OP9o)

2022-06-12 (내일 월요일) 12:45:58

나레이터.. Oo,,
항상 조심할게요. 빨리 회복할 수 있길 바라요.

250 나레이터 - 마일스 (T7OcizxVXc)

2022-06-12 (내일 월요일) 22:41:24

>>233

뒷문 너머로 나간 마일스가 마주하게 된 것은 검은 숲입니다. 메리와 짐의 집은 실딘 마을에서도 유독 외각이었죠, 그러고 보니.

문을 열자마자 숲은 새카만 그림자처럼 술렁이며 마일스의 시야를 메웁니다. 항상 보아왔던 것이지만 문을 열자마자 먹먹하게 시야를 메우는 검은 숲의 모습에서는 이유 모를 서늘함이 느껴집니다. 뒷문 왼쪽에서는 가축의 분변 냄새와 고기가 썩는 듯한 냄새가 풍깁니다. 축사 방향입니다... 하지만 가축에 익숙한 마일스로서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역한 냄새입니다. 이게 뭘까요?

정답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축사의 여물통 위로 고개를 쭉 뺀 채, 소가 죽어 썩어가고 있습니다. 메리와 짐이 결혼 선물로 받았던 어린 암소입니다. 이따금 메리가 소의 머리에 화관을 엮어 목초지에 끌고 나왔던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 어린 암소는 머리를 쭉 뺀 채 죽어 있습니다. 곰팡이 슨 빵처럼 허옇게 뜬 눈동자 위로 파리 한 마리가 마치 정신이상의 경고등처럼 윙윙댑니다. 악취가 안개처럼 술렁이고, 죽은 소의 혀 위에 말라붙은 거품 위로 이름도 모를 역겨운 벌레가 끓어오르듯 몸을 꿈틀대고 있습니다. 왜 처음에는 이 악취를 몰랐던 걸까요. 넘실대는 썩은내가 코를 찌릅니다. 적어도 죽고 사흘은 지난 것 같습니다.

겉보기에는 암소에게는 외상은 없어 보입니다. 이 소는 왜 죽었을까요? 그리고 미쳐버린 짐이라면 모를까, 이웃에 사는 존슨 아저씨는 왜 이 참극을 모른 채하고 있었을까요.

주변을 둘러보던 마일스는 드디어 양털을 발견한 것 같습니다. 검붉은 덩어리로 한데 뭉쳐진, 희고 누런 실타래 비슷한 것이 여물통 아래 한구석에 나뒹굴고 있습니다. 아니, 자세히 보니 이건 양털이 아닙니다. 이건 긴 금발 타래입니다. 썩고 굳은 피에 엉겨붙은. 그러고 보니 메리의 머리카락이 참 길고, 탐스럽고, 가을 밀밭을 닮은 금빛이었죠...?


# 윌슨 씨는 2주 전 배를 타고 밖에 다녀왔습니다. 소금을 잔뜩 사오셨죠!

251 나레이터 - 로라 (T7OcizxVXc)

2022-06-12 (내일 월요일) 22:48:33

>>235

"너 그런 미신을 믿냐?"

케인이 성큼, 험악하게 앞으로 다가옵니다. 그는 위압적으로 로라를 내려다보다 히죽 웃었습니다.

"정말로? 저게 마녀라면-"

케인은 블래키를 턱짓하며 말합니다.

"그럼 죽여서 꼬챙이에 꿰고 불태워야지, 안 그래?"

아, 그러고 보니 케인은 이 마을을 떠난 적이 있는 몇 안되는 아이들 중 한 명입니다. 아버지를 따라 옆 마을의 시내에 갔다가, 화형식을 구경했던 적이 있다고 하던가요. 그는 화형식을 구경하고 돌아온 뒤 며칠이고 신나서 그 무용담을 자랑했었지요. 마녀가 어떻게 비명을 지르고 어떻게 애걸했고 어떻게 죽어갔는지에 대해서. 그는 기념으로 마녀를 태운 기둥의 일부를 떼어왔고, 숯이 된 그 나무쪼가리로 바닥에 신에 반하는 불경한 표식을 그려대며 소년들과 낄낄대고는 했었습니다. 타죽어가는 마녀를 비웃었던 주제에 말이죠.

그러한 잔혹성이 그만의 특별한 특징은 아닐 것입니다. 마녀는 죽어 마땅했던 시대였으니까요. 그리고 미신과 신과 죽어 마땅한 마녀 사이의 선을 그 누구도 제대로 구별하지 못했던 시대였으니까요. 그러니 케인이 강령술을 하려는 것도, 그게 금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도, 마녀를 죽이자면서 동시에 마녀를 두려워하는 것도, 그의 관점에서는 전부 그리 모순된 행동은 아닐지 모릅니다.

"아니면 너도 마녀를 섬기는 거야? 그러니까 저 징그럽게 살찐 마녀의 사역마에게 치즈를 바치고 무릎을 꿇는 건가? 매일 밤 숲 속으로 들어가 늑대와 춤이라도 추시나?"

케인은 그렇게 말하며 또 위협적으로 한 걸음 앞으로 걸어나옵니다. 그런데 로라는... 분명 예전에 블래키에게 치즈를 먹이던 케인을 마을 광장에서 목격했었던 것도 같은데요? 내로남불도 정도가 있지 이 친구는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252 나레이터 - 릴리 (T7OcizxVXc)

2022-06-12 (내일 월요일) 22:54:46

>>237

아니야. 난 정말 괜찮아.
짐은 그런 식으로 공허한 말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그 말에 속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습니다. 어린애도 속이지 못할 허접한 연기네요. 릴리가 강에 뛰어들 사람같다고 말했음에도 짐의 시선은 실딘 강에서 떨어지지를 않고, 왼손에 끼운 금빛 반지 비슷한 것만 계속 만지작대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가까이에서 짐을 살피던 릴리는 그 물건의 정체를 이윽고 깨닫습니다. 저건 인모네요. 사람의 머리카락이에요. 잘게 땋은 긴 머리카락 타래를 짐은 자기 손가락에 반지처럼 두르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밝고 선명한 저 금빛이라면 짐작가는 곳이 있습니다. 짐의 죽은 아내, 메리입니다. 유독 화려한 색이었던 그녀의 샛노란 머리카락은 그녀의 자랑이었습니다. 그녀의 남편인 짐도 그녀의 머리카락을 무척 좋아했었죠. 밭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머리카락을 땋아 틀어올리는 대부분의 마을 처녀들과 달리, 메리는 머리를 길게 길러 한 줄로 땋고 다니기를 좋아했었습니다. 그랬던 그녀가 사랑의 증표로서 머리카락 한 줌을 남편에게 잘라 주었대도 영 이상한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설마 짐이 죽은 아내의 시체에서 머리카락을 잘라내지는 않았을 것 아니겠어요. 심지어 메리의 시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갈가리 찢어져 있었고 인간인지 아닌지 구별하기도 힘들 정도였다 들었는데, 그런 시체에서 머리카락을 잘라내지는 않았었겠죠. 그런 소름끼치는 짓을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 짐은 저 머리카락 타래를 생전에 받았을 것입니다, 아마도.

253 나레이터 (T7OcizxVXc)

2022-06-12 (내일 월요일) 22:55:02

늦어서 죄송합니다! 완전회복 완료했습니다!!!

254 나레이터 - [1497년 11월 9일] (T7OcizxVXc)

2022-06-12 (내일 월요일) 22:58:05

[1497년 11월 9일]

[별다른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메리의 장례식 이후 열흘 정도나 되는 시간이 흐르고, 점차 마을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 싶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검은 군마 한 마리가 실딘 강 기슭에 발굽을 디뎠습니다.
그 등 위에는 긴 장검을 찬 체구 큰 남성이 앉아 있었습니다.]


이벤트 그냥 진행하는 편이 나을까요, 아니면 아직 제대로 끝나지 않은 조사가 있는 만큼 며칠 미룰까요? 의견 부탁드립니다 :3

255 마일스주 (Wj7Vlphc96)

2022-06-12 (내일 월요일) 23:04:48

회복되셨다니 다행이에요! 저는 그냥 진행을 해도 좋지만, 그 경우 지금 진행하던 조사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256 릴리주 (yNscv4OP9o)

2022-06-12 (내일 월요일) 23:58:44

늦은 건 괜찮아요! 00 건강이 우선이니까.
저도 그냥 진행해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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