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식을 하는 학생회장도 있나요? 있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딱히 그런 것을 할 생각은 없어서."
아무리 그래도 학생회장이 무슨 대기업 회장도 아니고, 은퇴식을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아키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적어도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그런 행사는 없었으니까. 무엇보다 있다고 해도 아키라는 그다지 하고 싶진 않았기에 괜히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적어도 그런 것을 할 생각은 없다는 듯.
아무튼 진로에 대해서 묻는 그녀의 물음에 그는 고개를 천천히 위아래로 끄덕였다. 자신이 생각한 진로. 역시 그건 하나밖에 없었다. 그것은...
"가미즈미 내의 대학교에 진학해서 경영학에 대해 공부하려고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가미즈미 가는 온천과 스파업을 잡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언젠가 그 모든 것이 제 것이 될테니, 지금의 어머니에 뒤지지 않게 잘 운영하기 위해선 역시 관련으로 공부를 해야 할 것 같거든요."
고객은 언제나 냉정한 법이었고, 발전하지 못하는 산업은 뒤쳐지고 없어지기 마련이었다. 적어도 자신의 대에서 가미즈미 온천이나 가미즈미 스파가 없어지는 것은 막고 싶었기에 아키라는 나름대로 진지하게 그 길을 생각하고 있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이어 잠시 생각을 하다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그녀에게 말했다.
"아직 1학년이잖아요? 그럼 천천히 생각하고 찾아봐도 좋다고 생각해요. 이것저것 다양하게 하다보면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눈에 보일 수도 있잖아요? 그럼 그 진로를 따라서 나아가면 될테니까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이야말로 인생이라고 생각하고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저는 시미즈 가문이 가꿔온 것들을 지키는 일을 하고 싶기도 하고."
성스러운 샘 또한 지켜야 한다라는 말은 굳이 입에 담지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그건 덤에 가까운 무언가였으니까. 이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그는 괜히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이게 무슨 일이지. 하는 생각은 있기는 합니다만. 토와는 지금 어두운 천막 안에서 어른거리는 은은한 조명과 함께 수정구슬이 놓인 테이블 위에 앉아있습니다. 여러 명이(그것도 오컬트적이지 않은 이들이) 바글거리며 모이는 건 오컬틱하지 않다는 것에는 동의하는 바이지만. 이렇게 분리되어있는 공간에 혼자 앉아있는 건 그리...좋지만은 않네요.
"이 수정구슬은 진짜는 아니네요. 하긴.. 이정도 크기인데 진짜려면 좀.. 비싼 편이긴 하죠." "...베일 쓰고 다닌 걸 들켜서 그런가.." 들켰다고 하기엔 그냥 대놓고 쓰고 다닌 편 아니었나 싶긴 하지만 밖에 그리 잘 안 나갔으니... 들켰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일주일에서 이틀로 줄어든 오컬트의 알바(?) 같은 걸 하는 중인 토와입니다. 할 줄 아는 건 스크라잉과 타로 정도뿐인데. 지만. 타로를 보러 오는 손님이 가장 많으니 당연히.. 괜찮겠지요.
"..." 밖의 소리는 잘 들리는 편입니다. 정확하게는 일종의 라디오같은 걸로 듣는다에 가깝지요? 이쪽에 들어온다면 천을 덮어서 숨김과 동시에 오컬틱-한 느낌이려나.
"...어서오세요." 만일 렌이 들어온다면 눈을 빼고 얼굴을 다 가린 얇은 베일을 쓴 토와가 보일 겁니다. 옷도.. 좀 오컬틱한 느낌으로 길고 그런 쪽이고. 그렇지만 녹색 눈이 둥둥 떠 있는 듯한 안광이 가장 밝아보일까요?
오컬트 부는 아니고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세상과 격리되어있는 것 같은 천막의 분위기나 베일에 감싸여진 토와의 모습이나 모두 신비롭고 다른 사람같이 느껴져서 괜히 토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게 되었다—물론 일본의 문화가 무릎꿇고 앉는 일이 많기는 했지만—.
렌은 타로카드 같은 것은 하나도 모르기 때문에 토와가 하는 말에 고개만 끄덕끄덕할 뿐이었다. 집중해서 듣는 느낌은 나지만 과연 알아들었을지는…? 어쨌든 질문을 고민해보라는 말에 렌은 조금 고민하다가 점술사 토와에게 조심스럽게 제 고민을 이야기한다.
“일단은 진로 관련해서 고민이 있거든요. 지금 수영부로 계속 수영을 하고 있고 대회도 나가지만 본격적으로 수영을 하고 있냐고 한다면 또 아닌 것 같고… 코치나 감독도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하자고 하는데 과연 수영 선수로 진로를 잡는 것이 좋을지 여러모로 고민이 되어서요.”
렌은 뺨을 긁적였다. 왠지 토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낯설기도 하고 그랬기 때문이었다.
“사실 제가 경쟁적인 분위기를 조금 못견뎌 하는 게 있어서, 아니 그렇다고 엄청 스트레스르 받는다는 건 아닌데…. 어쨌든 잘 할 수 있을지 고민이에요.”
체격이나 이런저런 요건들이나 렌의 현제 기록 등을 보면 본격적으로 수영 연습이나 준비에 들어가서 선수생활을 한다고 하면 확실히 더 기록이나 이런저런 것들이 좋아질 것이 분명하기는 했다. 하지만 선수생활이라는 게 확신할 수 없는 길이기도 했고, 방향을 틀려면 지금 트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지금은 코치의 말에 조금 기울긴 했지만 생각이 많기는 많은 모양이었다.
>>981 으응? 부하 아니였냐구 ㅋㅋㅋㅋㅋㅋ 렌 은근 아키라 잘 따르니까 말이지. 선배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984 뽀송한 세탁 이불 뭉치에 숨어서 자는 거 귀엽잖아 ㅋㅋㅋㅋㅋㅋ 아마도 렌은 모른 척 코로리 더 숨겨줄 것 같구. 드러난 다리만이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여러모로 문제이다) ㅋㅋㅋㅋㅋㅋ 아마 메이드복 입는 일이 있다면 아마 코로리에게는 비밀로 했다가 지나가던 코로리에게 들킬 느낌이지. 코로리 미리 말 안했다고 삐지려나~
ㅋㅋㅋㅋㅋㅋㅋ 렌 사진이 미끼인 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아키라 집사장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멋있잖아~
"고민되는 것에 대해서 물어보는 건 나쁘지 않지요"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이것은 질문하고 답을 듣는다 해도 그것에 매몰되는 게 아니라 손에 쥐어야 하는 것이라는 점이지요. 라는 말을 경고하듯 합니다. 그러니까 수단으로 써야 하는 것이지 휘둘려서는 안된다는 것인 것 같습니다.
"그 질문을 속으로 하면서 이 섞은 덱에서. 5장을 뽑는 거에요." 느릿하게 테이블 위의 수정구를 치우고 카드를 흩어지게 한 뒤 둥글게 섞고는 렌에게 내밉니다.
"그대로 뽑아서 세이 씨의 입장에서는 뒤집혀진 v모양으로 놓아주세요." (짤 참조)
.dice 1★ 2. 1일 경우 .dice ★0 21. .dice ★1 2. 2일 경우 .dic★e 1 4. .di★ce 1 14. .dic★e 1 2. 를 5번 굴려주시길. 첫번째 굴림이 1번 카드 이런 식..
"다 뽑으셨으면. 오른쪽으로 여는 것이지요." 본인이 보는 쪽이 방향이니까요. 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