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색이 다른 눈동자는 휘지 않았다. 가늘게 뜨여 귀인을 살필 뿐이다. "귀인?" 하고 속삭여보나 속내는 다르다. 만일 귀인이 속내를 읽을 수 있었더라면 까득까득 웃고 우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은 귀신 사이에서 난 자식이 되었으며 귀신과 다를 바가 없으니 속내에서 깔깔 웃거나 우는 소리도 인간답지 않을 테다. 귀인, 귀인. 혹시 기녀의 세계에서 자라본 적이 있습니까? 과연 그곳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꾸밈과 여인이 되는 법밖에 없을까요? 재하 속으로 질문을 건넨다.
"괜찮으신가요..? 안색이 좋지 아니하여요."
재하 자란 곳은 온통 꽃의 세상이라 달고 향긋할 것 같지만 실상은 꽃으로 남기 위해 독을 품은 곳이었다. 웃음을 팔고, 지조를 팔았다. 누군가는 끝내 자존심을 팔고 영혼까지 팔아버려 남은 것이 없어 미쳐 죽었다. 저기 위에 있는 기녀들은 그렇지 아니하고 교양과 우아함을 판다고들 하는데, 재하가 있던 곳은 그렇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다. 재하는 그곳에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배우고 말았다. 그 배움은 재하의 가치관에 뿌리를 박았고, 당신의 신념처럼 바뀌기엔 삶의 일부가 되어버려 떼놓을 수가 없다.
"아."
재하는 손을 빼자 잠시 눈을 홉뜬다. 놀란 것 같은 재하의 얼굴에 깊은 수심이 어린다. 귀인의 행동에 상처를 받은 듯 눈동자가 깊고 음울하나, 그 모습을 숨기는 것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마저도 무진 애쓰는 것 같았기에 보통 인간이라면 바로 마음을 풀었을 것이다. 비련한 광경 속에서, 재하의 생각은 단 하나였다.
"귀인, 어째서, 어째서인가요……?"
저 사람의 증오의 원인 중 하나는 나다. 사 귀인, 그곳에서 내 무엇을 배웠겠습니까? 웃음으로 사랑받는 법만 배웠겠습니까? 여인처럼 우아해지는 법만 배웠겠습니까? 아니오, 기녀의 지독한 외로움을 배웠고 그 썩어빠진 진흙탕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독기를 배웠습니다. 빌어먹을 정도의 눈치는 말할 것도 없지요. 누군가의 미움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그곳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것입니다. 지금도 당연하옵지요, 이미 주군을 위하여 노괴들의 달갑지 않은 눈치요 미움을 사고 있는데 어찌 모른 척 하겠사옵니까. 설마 소마가 당신의 지금 기분을 모를까요. 재하는 심호흡을 한다.
"……예. 당연하겠지요.. 소마는 결국 마교도에 불과하고, 귀인에게 있어선 증오해야 할 대상이 맞을 테니.."
재하의 눈엔 더 이상 숨이 남아있지 않다.
"시간을 돌려도.. 소마의 선택이 달라질 일은 없을 것이어요. 그래도.. 이런 소마라도 좋아해주시면 얼마나 좋아요..? 어째서 스스로 미워하기를 택할까요, 그래도 괜찮사와요. 전부 이해한답니다.. 이해하지요, 아무렴.."
멘재하 평균: 나를 당연히 좋아해야지 왜 스스로 미워하길 택하지? 재하 평균: 그냥 미워하시든지.. 내가 신경이나 쓰나.. (대충 해탈한 재하콘)
당근.. 당근 아시죵? 불편하면 흔들기에용🤦♀️
>>916 야견주 푹 줌시구 진단 맛있게 먹겠다는 거에용!! 야견이에게도 나쁜 과거가 있었군용.. 그렇지만 지금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참 대단하다고 생각이 되고, 자신의 범속함을 두려워 하는 것에서 듬직함도 느껴져용! 낭만은 사치품.. 확실히 맞는 말이에용.. 의외로 염세적인 면이 있는 것 같은 답이었네용🤔 그렇지만 3시간 동안 죽어있다에서 귀여워 죽어버렸다..(성불) 발 거는 거 왜 이렇게 귀여워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그렇게하래... 누가.. 아이고 사파 평균 왤케 귀엽지 눈이다! 하는 것도 너무 귀엽고... 이렇게 귀여운 애가 먼저 사과한다니 이건 포상이에용.. 너무너무 좋아.. 진단 자주하기... 약속..? (자는 야견주 몰래 지장 찍어버림)(?)
간지런 숨으로 엿들어본 재희의 속내는 실로 경악스러운 것이었다. 거칠게 깎은 수정 한 쌍을 한 손아귀에 넣고 있는대로 주먹을 쥐면, 서로 까끌대면서 저런 소리가 나리라. 그 까드락대는 소리가 웃고 우는 소리였다. 입꼬리가 꿈틀거렸다. 사람 속에 저런 것이 들어찰 수도 있는가. 모용가주의 속을 보아도 저렇지 않을 것이다.
귀신 따위가 두려운게 아니다. 이무기 시절에도 귀신들은 하란을 함부로 범하지 못했다. 당당히 용이 된 지금은 귀신이 아니라 귀신 장군의 할애비가 와도 감히 격을 다툴 수 없는 존재이다. 이미 인간이 보는 것 이상을 보는 하란에게 귀신은 숲 속을 뛰어다니는 노루나 늑대와 다름없는 것이다. 다만 당혹스러운 것은 저게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 뽀얀 백색의 머리카락이나 색이 다른 두 눈은 상관없다. 이건 사람에게서 날 수가 없는 소리다.
고려에는 귀신의 아들로 난 비형랑이라는 사내가 있었다더니, 그 씨가 저 멀리 신강 땅까지 퍼지기라도 한 것이냐. 저게 귀신의 씨더냐. 이건 하란을 죽였네 마네, 마교도네 아니네 하는 것과 별개로 가까이 두었다가 화를 당할 인물이다. 그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이해라니. 나는 널 이해하고 싶지 않다. 자주 만나지는 않았지만. 너를 가까이 하면 해로울거라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겠다."
마교도로서, 개인으로서 모두. 병법에서 지세를 구별할 때 생지와 사지를 구별하듯 사람도 다르지 않다. 그녀는 복어처럼 가시를 세워, 밀집 장창진을 펼치듯 접근을 거부하는 전법을 익혔다. 이것은 뼈가 뭉쳐 돌멩이가 되고 피로 개어진 살점이 흙이 된 지층 위에서 배운 것이다. 낭인으로 받는 봉급이 모자라 시체의 물건을 모으다 힘 있는 자에게 모조리 빼앗기고, 밤에 몰래 나와 시체의 이빨과 머리카락까지 바득바득 뽑아 팔다가 손이 시체처럼 썩기 시작해 판 돈을 모두 의원에게 날리면서 배운 것이다.
대부분은 막아내야 하는 사람이었다. 평소에는 좋게좋게 넘길만할 일도 전투에 이르면 목숨의 촌각을 다투는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가 창을 내릴만한 사람은 없었다. 만약 하란이 아직 낭인이었다면 결코 재희와 같은 대가 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목책에 기대 잠자다가 배에 칼이 박힐 것 같다. 왕으로서 금군의 호위를 받으며 잊고 있던 감각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을 느꼈다.
"육체 없는 영혼마저 흔드는 귀신의 술수를 가지고 있구나."
하란은 물러나며 몸을 돌렸다. 재희를 등지고 걸어가다가 고개만 슬쩍 돌려서 말한다. 그녀의 옆얼굴은 창날처럼 예리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