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25074> [HL/현대/연애/1:1/스위티버스] Rough composition #1 :: 110

◆JtmLZx5CgU

2022-05-29 17:59:34 - 2022-08-12 18:51:08

0 ◆JtmLZx5CgU (vnesbNFmUs)

2022-05-29 (내일 월요일) 17:59:34

예술가에게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은 매우 핵심적이다.
그것은 식욕일 수는 있어도 탐욕은 아니다.

─로런스 칼카그노

* Sweetyverse 세계관에 기반한 1:1 스레입니다. 참조링크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521066

53 여리주 (l6VUA7Lkb6)

2022-06-02 (거의 끝나감) 07:24:02

오케스트라 악단 지휘자도 너무 멋있었을 것 같아 8ㅁ8 지금의 연오도 너무 멋있지만! 퇴근 시간 때까지 남아 있는 건 아주 작업이 안 풀린다는 느낌이려나? 그런데 여리랑 마주치면 미간 펴진다니 그렇게 되려면 역시 더 친해지고 호감 단계여야 할텐데~ 언제가 될지~~

연오주 잘 잤으려나~? 어제 나도 일하다가 바로 잠들어버렸지 뭐야 ㅋㅋㅋㅋ... 곧 퇴근 시간 얼미 안 남았다....

밖에 쇼킹 테러로 인한 소란은 가라앉았으려나?
.dice 1 2. = 2
1. 조용해짐
2. 아직도 떠들썩함

54 여리 - 연오 (l6VUA7Lkb6)

2022-06-02 (거의 끝나감) 08:12:37

여리는 연오가 뒤로 돌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진정할 수 있었다. 세상에는 나쁜 써커들도 많지만 착한 써커들도 많을지도 모른다. 물론 여리가 접하는 세상 속이나 뉴스 속에서는 나쁜 써커들, 스위티를 착취하는 써커들의 이야기가 잔뜩이었지만 말이다. 아니면 이미 버디가 있어서 자신에게 그렇게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여리 또한 학창시절에 써커를 본 적이 많았고, 그들은 배가고프지 않았음에도 자신을 괴롭히려고 했었지만.... 역시 열명 중에 한 명이라는 써커와 백명 중에 한 명인 스위티는 다른 느낌인 걸까. 특히 스위티는 그 정체를 숨기는 경우가 매우 많으니 살면서 스위티를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사실이긴 했지만...

"그러면 세탁비라거나... 도와주신 보답이라도 하고 싶은데...."

여리는 괜찮다는 그 말에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연오를 올려다봤다. 아마 본부장님이면 돈도 많이 벌겠고 비싼 옷도 입고 다닐텐데 자신같은 이에게는 상상도 못할 금액을 제시해서 독박 씌울 수도 있을 터였다. 하지만 자신 때문에 커피도 쏟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을 도와준 보답을 하고 싶었다.

"아, 감사합니다."

여리의 표정이 화악 밝아졌다. 스위티라고 받아주지 않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엔터테이먼트 회사인 데다가 대기업이니 내부에 써커도 많을텐데, 스위티가 들락거리면 회사 내의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싫어하는 곳도 있다고 들었는데 다행이었다. 용기 내서 왔는데 들어가지도 못하고 쫓겨나면 너무 속상했을 것 같았다.

"그럼 그 때 뵙겠습니다."

여리는 깍듯하게 인사하고 이제 회사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골목길에서 큰 길로 빼꼼 고개를 내밀어 어떤 상황인지 확인하려고 했다. 하지만 밖은 여전히 시끌시끌했다. 쇼킹 테러로 놀란 사람이 자신 만이 아닌 것 같았고 또 피해자를 찾고 있는 것 같기도 했으며 또다른 이유가 있는지 여전히 소란스러운 모습이다. 여리는 어쩔 수 없이 빙 둘러서 회사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조금 아슬아슬할지 몰라도 늦지는 않을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일부러 일찍 나온 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물론 이런 상황을 원한 건 아니었지만. 여리는 한숨을 폭 내쉬었다.

55 여리주 (l6VUA7Lkb6)

2022-06-02 (거의 끝나감) 08:13:52

흠..... 회사 주변에 있었던 일이라 회사 사람들이 쇼킹 테러에 대해 많이들 알게 되었을까?
.dice 1 2. = 2
1. 에이 몰라몰라
2. 회사 주변에서 쇼킹 테러 있었대(수근수근)

56 여리주 (l6VUA7Lkb6)

2022-06-02 (거의 끝나감) 08:16:30

그 쇼킹 테러를 당한 사람에 대해 소문이 났을까?
.dice 1 2. = 2
1. 그걸 어떻게 알아
2. 회색의 긴 머리를 가진 여자래

57 여리주 (l6VUA7Lkb6)

2022-06-02 (거의 끝나감) 08:17:45

다갓.... 여리한테 왜그래......
그럼 여리가 회사에 갔을 때 다들 여리가 피해자 인걸 알아보게 될까?
.dice 1 2. = 1
1. 에이 그건 에바쎄바
2. 의심스럽게 생각하면서 소문나버림

58 여리주 (l6VUA7Lkb6)

2022-06-02 (거의 끝나감) 08:19:41

다갓 은근 여리한테 가혹한 느낌인데...? 물론 여리는 안들키게 조심하겠지만 회사 내에서도 이런 저런 사유로 놀라는 일 많이 만들어버릴 예정인...(나쁜 오너)

59 여리주 (l6VUA7Lkb6)

2022-06-02 (거의 끝나감) 23:45:52

이제 집에 들어왔다~ 갱신해둘게!

60 연오주 (nNRr8w0iuo)

2022-06-03 (불탄다..!) 14:07:02

자꾸 기절잠하면 안되는데... 3_3 금요일이네요. 갱신해두고 갈게요. 오늘 하루도 잘 보내구 오시기 바라요. 답레는 저녁에 써둘게요..!

61 연오주 (nNRr8w0iuo)

2022-06-03 (불탄다..!) 14:07:31

그보다 이걸 또 다이스를 굴리시다니 여리주 캐릭터에 가차없으신 편이구나... 😨

62 여리주 (Fzw0QeK6Xc)

2022-06-03 (불탄다..!) 14:38:34

일이 너무 고되면 기절잠 할 수밖에 없지~ 에구구 고생했어. 연오주도 오늘 하루 힘내고 답레는 천천히 줘~!
다이스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여리는 왠지 굴릴 때 재미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해.....(대체) 원래 고난이 성장을 만드는 법...()

63 여리주 (Fzw0QeK6Xc)

2022-06-03 (불탄다..!) 18:18:53

후... 퇴근했다...! 신남의 갱신...!(춤추기)

64 여리주 (hF6WeVZiIo)

2022-06-04 (파란날) 23:01:11

아고고... 힘들다아... 갱신해 두고 갈게 >.0

65 연오 - 여리 (MCdoLay3hI)

2022-06-05 (내일 월요일) 00:44:54

머피의 법칙 혹은 선택적 기억, 혹은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고 했던가- 몇몇 자기중심적인 써커들의 배려심 결여된 행동으로 인해 써커들에게 씌워진 가해자의 낙인... 그런 말을 운운하기에는 연오는 써커라는 작자들을 너무도 잘 알았다. 소수의 '외향적이며 적극적인' 써커들이 문제라면 그들을 문제아 취급하는 풍조가 형성되었을 것이며, 써커에게 피해를 입은 플레인이나 스위티의 손을 들어주는 이런저런 제도가 신설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써커들은 세상의 주축이라는 자신의 특권을 거리낌없이 남용했고, 타인의 삶을 약탈하고 짓밟는 것이나 다름없는 그런 행위들을 써커의 미덕으로 흠숭하고 있었으며, 법은 그런 풍조를 정당화하고 써커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었다. 당장 좀전에 저 대로에서 소란을 피운 머저리도 기껏해봐야 경찰에 연행되어서는 특수처리된 체액을 먹고 있다가 긴급호출을 받고 달려온 버디를 깨물고 나서 적당한 훈방조치를 받는 것으로 끝날 것이다. 연오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사회 최고위층에 올라섰거나 그런 부모를 둔 영 앤 리치로 대표되는 젊은 써커들 사이에선 버디로 두고 있는 스위티가 몇인가로 내부적인 서열이 결정되는 풍조가 있다는 것도 잘 알았다.

그것은 연오가 스스로가 써커라는 사실을 혐오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어쩌면, 그래, 그는 써커계의 채식주의자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들보다 나은 인간이야, 하고 선을 그으면서 스스로를 정당화하며 자기위안을 삼는다는 점도 똑같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을 공공연히 입밖에 내지 않고, 시위를 하거나 다른 써커들을 규탄하지 않고, 조용히 초식동물과 같은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일까. 아아, 그럼에도 품 안에 받아든 옷에서 달콤한 향을 느끼는 이 코는 어찌나 가증스러운지...

그렇다고 무언가를 기대하거나 욕심낼 생각은 없다. 인간관계라는 건 귀찮기 짝이 없으니까. 그것은 창작과 영감에 방해만 될 뿐이다. 버디를 두었다가 버디가 상상 이상으로 귀찮거나 상성이 맞지 않는 사람이거나, 필요 이상으로 얽혀오거나, 반대로 자신이 필요할 때 오지 않고 이 써커 저 써커를 전전하면서 즐기고 다니거나 하는 일은 사절이다. 자신이 버디를 두게 된다면, 아마도 자신은 버디에게 마치 일정한 궤도로 지구를 공전하는 달과 같은 멀어지지도 가까워지지도 않는 거리감을 요구할 테고(물론 이것은 연오의 생각이다, 막상 정말로 버디를 두면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것은 자신에게도 상대에게도 필요 이상의 피로가 될 것이 분명했기에.

누군가와 인간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게 된다면 그에 상응할 책임을 기꺼이 질 생각은 있었으나, 그것을 올바르게 질 수 있는지에 대한 자신은 없었다. 좋은 일은 지금껏 모두 자신을 참 쉽고 예절바르게 외면해가지 않던가.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그래서 도와주신 보답이라고 하고 싶은데- 하는 여리의 말을, 연오는 쉽고 예절바른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여지껏 세상이 자신에게 그러했듯이.

"정말로, 괜찮습니다."

하고는 덧붙인다.

"회의에 참석해주시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그러다 여리가 골목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동태를 살피는 것을 보고, 연오는 마찬가지로 골목길에서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어본다. 이제사 겨우 경찰들이 도착해, 헝거 사건을 일으킨 써커로 보이는 사람을 진정시키려고 어떻게든 체액 노즐을 입에 물리려 푸닥거리를 벌이고 있는 게 보였다. 이 대로를 그대로 가로질러 간다는 건 무리고, 역시 회사로 가려면 다른 길로 빙 돌아서 가야 할 성싶다. 연오의 차는 반대쪽 방향에 있는 대로변에 대어져 있었다.

"정 곤란하시면, 회사까지 같이 이동하시죠."

연오는 다시 한 번 조심스레 제안을 건넸다. 써커와 스위티라는 관계는 단순한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뿐만이 아니었다. 한편으로 써커는 다른 써커들의 손에서 플레인 혹은 스위티를 지켜줄 수 있는 입지 또한 갖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써커인 이상 이 제안이 모순이고 위선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연오는 말을 꺼냈다.

66 연오주 (MCdoLay3hI)

2022-06-05 (내일 월요일) 00:45:21

염치없이 너무 늦었습니다... 88 답레 올려두겠습니다.

67 여리 - 연오 (cLE0a5Qtw6)

2022-06-05 (내일 월요일) 12:33:06

괜찮다는 상대에게 여러번 권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었다. 호의는 호의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했고 여리는 그런 연오의 호의를 기억했다가 언젠가 자신이 무언가를 보답할 수 있을 때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마음의 빚을 졌다고 볼 수 있겠다. 원래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편이었으나 이번 프로젝트에는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있었다.

모니터 너머로만 본 적이 있던 백연오도 가까이에서 보니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물론 티비에서 본 뮤지션들에게 가차없는 모습은 본래 방송이라는 것이 그렇듯 과장된 것일지도 모른다. 프라임의 음악을 좋아했고 이후의 OD 엔터의 음악을 좋아하고 있는 여리에게는 연오가 대단해 보였다. 키가 크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 멋있고 잘생겼다. 역시 써커들은 다 그런 걸까?

어쨌든 사람들이 몰려있고 경찰들이 와 있는 현재의 상황은 여리에게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다. 단순한 쇼킹테러인 줄만 알았는데, 헝거상태의 써커에게 강제로 공격당할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던 모양이었다. 여리는 혹시나 생길 뻔했던 상황을 상상하며 몸을 떨었지만 다행히 자신은 무사했다는 것으로 본인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러던 중, 연오가 또다시 제안을 해왔다. 아마 차로 태워다준다는 의미 같았다. 여리는 잠시 고민했다. 빙 둘러 간다고 해도 또 저런 곳에 휘말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겠는가 싶고, 피해자를 찾고 있는 경찰관이라도 마주치게 되면 꼼짝없이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내릴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또 연오와 함께 차를 타고 가면 회사 내에서 주목을 받게 될텐데....

"...그럼 잠시만 실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결국 여리가 선택한 것은 회사의 소문 보다는 현재의 안위였다. 지금은 귀가 드러난 상태도 아니니 페로몬 때문에 곤란한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었으니 말이다.

여리는 연오에게 꾸벅 인사하고 연오를 바라봤을 것이었다. 연오가 차로 안내를 한다면 주변을 살피며 졸레졸레 따라가 그 차의 조수석에 탔을 터였다. 작게 실례하겠습니다, 하는 말을 잇는 것도 잊지 않았다.

68 여리주 (cLE0a5Qtw6)

2022-06-05 (내일 월요일) 12:34:46

아냐...! 답레는 천천히 줘도 정말 괜찮으니까...! 편하게 달라구~ 좀 늦어져도 오케이야! 미안해하면 나도 미안해진다구? 연휴 잘 보내고 있어?

69 연오주 (/0Osy1teo2)

2022-06-05 (내일 월요일) 13:57:14

네, 연휴는 잘 보내고 있네요. 오늘은 시간이 넉넉하게 날 것 같아요. 여리주는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70 여리주 (cLE0a5Qtw6)

2022-06-05 (내일 월요일) 15:14:47

나는 오늘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 ㅎ.... 오늘 넉넉하게 연휴 잘 보내고 있다니 다행인걸? 내 몫까지 열심히 쉬어달라구...!

71 여리주 (cOtXaK/P6Q)

2022-06-06 (모두 수고..) 13:23:23

갱신해둘게~ 연오주도 느긋한 연휴 보내~

72 연오 - 여리 (PyZYTIVwj6)

2022-06-07 (FIRE!) 20:51:31

호의라는 말이 연오의 태도에 사용하기 적합한 표현인지는, 연오 본인의 관점에서 보자면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은혜를 입었다는 말을 연오에게 한다면, 연오는 아마 그저 오늘 자신의 일정이 어그러지는 게 싫었을 뿐이라고 말할 테니까. 완전히 거짓말도 아닌 것이, 연오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본인의 스케줄이 틀어지는 것이었고, 스위티라는 사람들은 본인이 갖고 있는 능력과는 상관없이 남들보다 더 큰 돌발변수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비단 이런 쇼킹 테러 상황이 아니더라도 써커의 접근 때문에 스위티의 생활이 방해받는 케이스는 아주 다양하고 많았으며, 더군다나 이런 테러 상황은 연오가 꺼려하는 돌발변수의 발생에 가장 가까운 상황이었다. 협업하기로 한 아티스트가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회의를 미루거나 하는 일 자체는 소소했지만, 그는 그런 소소한 일들이 커다란 눈덩이가 되어 본인을 덮쳐오는 경험을 꽤 많이 해보았기에 그런 것을 꺼려했다. 한 치 오차 없는 철두철미한 업무 스타일도 그런 경험에서 기인한 것이었고.

그래, 변명거리는 많았다.

여리는 연오와 초면이었고, 그나마도 수뢰인과 의뢰자 관계. 연오에 대해 그렇게 많은 것을 알 수는 없다. 연오가 매체에서 보여준 이런저런 모습들이 연오의 모든 모습은 아닐 테고, 연오가 여리의 아트워크와 포트폴리오로 만나본 모습이 당연히 여리의 모든 모습은 아닐 테니까. 멋있고 키 큰 모습 뒤에 연오가 무엇을 감추어놓고 있을지는 모를 노릇이다. 여리가 부스스한 모습 뒤로 무엇을 갖고 있는지 연오가 모르듯이.

어찌되었건 오늘 일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고, 이 상황도 완전히 끝난 게 아니다. 위에서 길게 말했듯, 협업자의 안위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연오에게도 중요한 문제였다. 여리가 고민 끝에나마 제안을 수락하자, 연오의 미간이 조금 펴졌다. 오늘 회의를 갖기로 한 인원들을 조금 조정해야겠다고 연오는 생각했다.

"이리로."

여리와 함께 차로 다가간 연오는 리모콘을 눌렀다. 찰칵 하고 작은 소리와 함께 비상등이 한 번 깜빡이며 차 문이 열렸다.

"별말씀을요."

여리가 조수석에 타서 문을 닫는 것을 확인하고 연오는 운전석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고, 못쓰게 된 외투는 뒷좌석에 던져둔 뒤에 말없이 시동을 걸었다. OD 엔터테인먼트 사옥까지 가는 길 동안, 여리가 뭐라 말을 꺼내지 않았다면 차내에는 침묵이 감돌았을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것을 어색한 침묵이라고 정의하겠지만 연오는 이런 침묵을 싫어하지 않았다. 으리으리하면서도 위엄있는 빌딩의 주차장으로 차는 소리없이 굴러들어갔고, 이내 임원진 전용 주차구역에 멈추어설 것이다.

73 연오주 (PyZYTIVwj6)

2022-06-07 (FIRE!) 20:52:24

답레로 갱신합니다... (골골) 연휴 동안 내내 자리에 누워서 꼼짝도 못하고 앓아누워 있다가, 이제서야 자리를 털고 일어났네요... 뭐라 아프다고 말씀이라도 드렸어야 했는데 88

74 여리주 (53ybknFEw2)

2022-06-08 (水) 19:18:15

엣... 연오주 연휴동안 무슨 일이야...! 아고 ;ㅅ; 지금은 좀 괜찮은가 모르겠네 88 아플 땐 정신 없으니까 하루 이틀 자리 비운 것 정도는 괜찮아. 편하게 와줘.
나도 오늘 답레는 어려울 수도 있고 내일 가져올 수도 있고 그렇다...!

75 연오주 (EBdCzhRRwE)

2022-06-08 (水) 21:26:05

뭘 잘못 먹었나 곽란이 와서, 모처럼의 연휴인데 거의 인사불성 상태였네요... 다 낫고 나니 평일이 찾아왔어요. 서럽다... 여리주도 편하게 생각해주세요. 텀 느슨하게 느릿느릿 돌려도 좋으니까요. 여리 귀엽다...

76 여리주 (yAf1W/FAmY)

2022-06-09 (거의 끝나감) 14:29:07

에고고 여름이라 먹을 것 조심해야겠더라고 나도 며칠전에 배가 너무 아파서 죽을 뻔했지 뭐야 ㅋㅋㅋ... 평일 조금만 더 힘내면 또 주말이니까! 서로 힘내자구~ 연오도 너무 멋있구 ;ㅅ; (앓는중)

77 여리 - 연오 (5sa4YZtU.Y)

2022-06-10 (불탄다..!) 14:56:11

연오의 안내를 받아 보게된 차는 정말 고급스러운 느낌의—아주 비싸 보였다— 세단이었다. 편안한 승차감을 줄 것 같은 내부에 여리는 조금 조심스러워졌다. 안전벨트를 맨 뒤에 차량 내부를 티나지 않게 구경하는데 연오도 바로 운전석 쪽으로 탑승했다.

운전석에 탑승하는 연오를 보자 기분이 이상했다. 같은 시트에 앉는 것인데도 자신은 넉넉한 느낌이었다면 연오는 꽉 차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불편하다기보다는 몸집의 차이가 아닐까 싶은 느낌이었다. 서 있을 때도 그랬지만 정말 큰 사람이구나 하고 작은 사람의 입장에서 실감하는 느낌일까.

부드럽게 차가 출발하는 동안 여리는 딱히 연오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고 하는 편이 맞을까. 고등학교를 자퇴한 이유로 변변찮은 친구 하나 제대로 가지지 못한 채 가족들과만 이야기하며 지낸 것이 긴 탓이었다. 가족 외부인의 사람과 친밀한 대화 같은 것 해본적이 없었고 일을 하기위해 클라이언트들도 메일이나 메신저로 소통을 했었다. 가끔 전화를 한다고 해서 업무적인 것 외에 따로 이야기를 할 일이 없었으니까.

여리는 낯선 짐승의 굴 속에 어쩌다 들어와 있는 소동물처럼 약한 긴장감을 가지고 눈만 데구르르 굴렸다. 그러다 차량이 빌딩의 주차장으로 미끄러져 내려가 주차를 할 때 쯤에야 연오에게 말을 걸었다.

“태워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제가 방문은 처음이라, 담당자 분이 나와서 안내를 해주신다고 하셨었거든요.”

이제 담당자에게 연락해서 안내를 받아 올라가겠다, 라는 조심스러운 의미의 말이었다. 그리고 안전벨트를 푸르고 작은 손으로 머리카락을 소심하게 매만지며 이어 이야기를 했다.

“그… 저 스위티라는 건 비밀로 하고 있어서... 담당자 분께는 낯을 많이 가려서 회의나 인원은 최소한으로 해달라고 말씀은 드렸었거든요. 최대한 안 들키게끔 노력할텐데 제가 좀 잘 놀라는 편이라... 폐를 안 끼치게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그 말인 즉슨 매번 학교 생활을 하고 전학을 가고 할 때마다 스위티라는 것을 들켰던 이전 경험들에 의한 선 사과였다. 물론 여리는 늘 스위티라는 것을 들키지 않게 노력하지만 늘 일이라는 것이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이번에 오랜만의 외출에서 바로 스위티라는 것을 드러내버린 것처럼.

어쨌든 회의나 이야기를 하기 전에 담당자를 만나서 짧게 미팅도 하고 주의 사항도 듣고 간단한 회의 이후에 계약서를 마저 작성하자는 이야기를 들었었기 때문에 일단 담당자를 만나기는 해야 했다. 어쨌든 낯선 환경과 새로운 일 때문에 여리는 여전히 긴장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었다.

78 여리주 (5sa4YZtU.Y)

2022-06-10 (불탄다..!) 14:57:21

이상하게.... 주절주절 쓰다보면 글이 이상하게 길어져버려.... ㅋㅋㅋㅋㅋㅋ 왜지....? 연오주는 글길이는 신경쓰지 말고 편하게 이어줘~ 좋은 금요일 오후야

79 연오주 (rGCcnYtHlc)

2022-06-10 (불탄다..!) 16:11:04

아, 그거 뭔지 알죠... 분량의 저주라고 이야기하더라구요. 그런데 헛된 문장은 없고 여리가 소중해보일 뿐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Uu 답레는 귀가해서 저녁쯤에 이어드릴게요.

80 여리주 (5sa4YZtU.Y)

2022-06-10 (불탄다..!) 16:30:04

예쁘게 말해줘서 고마워 >< 답레는 천천히 줘~
여리가 연오 차 타는 모습 쓰면서 궁금한 게 생겼는데 연오 차... 나름 생각해보면 검정색 선팅이 진한 외제차 일 것 같고 이런저런 신기한 기능들 잔뜩 들어가있고 오디오 튜닝이 되어있을 것 같은 적폐해석을 해버리고 말았다...

81 연오주 (VLl0eoMGzY)

2022-06-11 (파란날) 01:25:30

연오의 출퇴근+출장용 차량(=현재 일상에서 나온 차량)은 이걸로 생각하고 있어요...! 차창은 검게 선팅돼있을 테지만 차체는 펄이 좀 섞인 하얀색이나 밝은 회색으로, 확실히 고급이지만 창백한 유령 마차 같은 느낌이겠네요. 벤틀리 번호판은 사회 고위층 써커들을 위한 특전으로 거의 일주일마다 한 번씩 바꾼다고 해요. 의외로 뭔가 신기한 옵션으로 떡칠하거나 하지는 않았다네요.
이외에도 현장답사 및 일상생활 때 쓰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가성비 좋은 국산 세단 한 대와, 공식석상에 얼굴 비출 때 타는 더 비싼 물건이 있대요.

82 여리주 (XgR/pUUK0s)

2022-06-11 (파란날) 15:58:06

멋있잖아....!!!(감탄) 사진이랑 색깔 묘사를 보니 확실히 어떤 느낌인지 감이 잡힌다~ 고급스럽지만 창백한 유령 마차같은 느낌이라니. 번호판이 일주일마다 바뀐다니 신기하네~! 생각보다 차에 많은 관심을 두는 편은 아닌 모양이구나...! 역시 연오는 음악에 몰두하고 있다는 느낌인 것 같기도 하고~ 차 세 대라니 멋있구~~! 역시 성공한 직장인이구나 하는 것이 확 와닿는다. 멋져~

83 연오 - 여리 (hARxhUudO2)

2022-06-12 (내일 월요일) 20:10:31

여리가 받은 느낌이 아주 정확하게도, 연오가 안내해 준 세단의 좌석은 물리적으로는 대단히 편안했다. 자동차 이야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자동차들을 언급할 때 승차감이라는 단어가 이따금 나오는 것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데, 이 차의 조수석에 앉아보면 승차감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언급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편안하고 푹신했다. 옅은 가죽 향기가 났다. 그 외에는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마치 새로 뽑은 자동차처럼. 아마 소유주-연오가 관리를 꽤 철저히 하는 모양이었다. 보통 자동차에 타면 들리는 엔진 소리와 달리, 들릴락말락하는 부드럽게 웅웅거리는 소리와 함께 세단은 S시의 도로로 비단을 타고 미끄러지듯 달려나간다.

그러나 물리적 편안함과 심리적 편안함은 별개다. 바로 옆자리에 앉은 연오 때문이다. 그는 여리가 자동차에 잘 탔는지 한번 흘끔 살폈을 뿐, 그 외에는 여리에게 딱히 눈길을 주지 않고 말없이 운전석에 앉아 브레이크를 풀고 액셀러레이터를 밟고는... 딱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운전을 하는 와중에 잠깐 어디로 전화를 걸어서, 몇 마디 지시사항을 내렸을 뿐이다.

"오전의 미스트블룸 앨범 재킷 제작 회의, 다나 말고 희아가 내려오라고 해. 담당자가 누구였지? 박 과장? 그러면 됐어. 회의는 정해둔 시각에 시작할 거니까 준비해 두고."

맹수와 한 우리에 갇힌 것 같다. 흘끔 곁눈질해 보면 여전히 전혀 변함없는 무표정이다. 침묵에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다. 불편한 소란보다야 어색한 침묵이 좀 더 낫지 않을까. 소통과 대화에 친화적이지 못한 것은 연오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아니, 마찬가지였다. 물론 침묵만을 맹목적으로 추종한다거나,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거부하는 수준까지는 결코 아니었지만, 연오는 말이 길어질수록 오해가 깊어진다는 본인의 철칙에 어디까지나 충실했다. 그가 마음을 터놓은 사람은 모두 그를 떠나갔기 때문이었다. 가족은 애초에 마음을 열지 않았으니 언급할 가치 없고, 한때는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마음을 맡길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한때는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던 이들도... 이제 이 세상에서 그가 마음을 터주고 싶은 사람은 한 명도 남지 않았다. OD 엔터테인먼트 사내에서도 연오는 별종으로 유명했다. 절대 사적인 관계를 맺지 않고, 사적인 접근도 냉정하게 쳐낸다. 그 흔한 버디- 어지간한 써커라면 두 명 이상을 들이는 일도 허다한 버디 하나 두지 않는다. 심리 상담 정도는 받아주지만, 사적으로 친근해지고자 이야기를 꺼내면 형식적인 답변을 하고 더 이상 화제를 이어가지 않는 것으로 벽을 친다. 꿈을 공유하는 동료. 사업 파트너. 너와 나 사이의 거리감은 이 정도로 충분하다고 온 몸으로 말하고 있는 듯한 사나이. 그의 마지막 소원은 잘 이루어졌고, 그는 이제 가뿐한 마음으로 마음껏 외로울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가 말 한 마디 거는 것마저 질색하고 거부하는 수준은 아니다. 시동을 끄던 연오는, 여리가 조심스럽게 꺼내는 말에 여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얼굴에는 어떤 표정도 없다. 억양에는 고저차가 없다.

"이해합니다. 회의 인원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테니 안심하세요."

그리고 연오는 시동을 끄고 운전석에서 내렸다. 여리가 따라 내리자, 그는 주차장 한켠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에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그는 다시 여리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뭐라고 입을 떼려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여리를 보고 입을 다물고는 잠깐 생각하다 하려던 말을 바꿨다.

"로비까지 같이 가 드리겠습니다. 로비에서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하시죠."

가자는 듯이, 그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눈짓을 던졌다.

84 연오주 (hARxhUudO2)

2022-06-12 (내일 월요일) 20:14:10

좋은 주말 저녁 보내고 계신가요? 네, 아무래도 써커라는 캐릭터들은 대부분 그런 느낌인 것 같기에... 이런 리치 캐릭터를 굴리는 게 익숙하진 않지만 최선을 다해보려구요.

다나 대신 희아가 왔니?
.dice 1 2. = 2
1= 아니
2= 응

85 여리주 (a5NDTaKQqc)

2022-06-13 (모두 수고..) 22:57:56

주말에는 푹 쉬었는데 오늘은 일하느라 바쁘다 ;ㅅ; 답레는 내일 이어올게~!
나도 귀엽고 수줍은 스위티 캐릭터를 최선을 다해서 굴려볼게~ 의도치않게 오피스물이 되어가는데 너무 두근두근한걸? >< 일하는 중이라는게 한이다 큽.... ;ㅅ; 연오주 월요일 잘 보냈으려나 모르겠네~ 한주도 힘내자~!

86 여리 - 연오 (WRBzA.23h.)

2022-06-14 (FIRE!) 16:25:30

여리는 연오가 전화하는 소리를 들었다. 음, 엿들었다기보다는 소음이 거의 없어 조용한 차량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무언가 알아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 외에는 아무런 이야기없이 정적이 흐르다 사내 임원주차장에 들어서야 말의 물꼬가 트인 것은—그것도 업무적인 이야기였으나— 어찌보면 두 사람에게는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몰랐다. 여리와 연오는 매우 다른 사람이었고 다른 세계에 있었으니 더더욱 그럴지도 모르고. 하지만 그 두 사람이 실은 매우 닮았다는 것을 두 사람은 아마 한동안은 계속 모를 것이었다. 그건 그 안에 자리잡고 있는 외로움일 터였다.

“…네, 감사합니다.”

여리는 연오의 이해한다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긴 했으나, 정말로 연오가 그 말을 이해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안심하라는 말도 여리에게 피상적으로 와 닿을 뿐이었다. 뭐, 일단 연오의 인상이나 표정, 억양 등에도 그런 낌새가 거의 없어 보였으니 의례적으로 하는 말처럼 느끼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의례적인 말이라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여리의 생각이었다.

차에서 내리자 자신이 정말 이 회사에 오게 되었구나 하는 것이 확 느껴졌다. 주차장일 뿐이지만 회사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 조차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때 이후로 처음 맞는 사회 생활의 시작이었다. 긴장이 안 될 수가 없는 상황이기는 했다. 그런데 이어지는 연오의 제안에 여리는 눈을 깜빡이며 연오를 올려다보다 이내 다시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아, 네. 알겠습니다.”

친절한 걸까? 조금 아리쏭해 지는 느낌이기는 했다. 본부장님이 같이 가자는데 거절할 수 있는 직원은 없지 않을까. 여리도 그정도의 사회생활은 눈치껏 할 줄 알았다. 생각보다 백연오라는 남자는 꽤나 친절한 사람일지도 모른다—착각이다—고 생각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자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엘리베이터가 열렸다. 두 사람이 타도 널찍한 공간에서 잠시 기다리면 머지않아 확 트인 로비가 나올 것이었다. 밝고 깨끗한 느낌의 로비는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이니만큼 좋은 첫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이리저리 바쁜 사원들이 왔다갔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공간에서 여리는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도착했음을 알렸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다행히 연오 덕분에 약속 시간에 늦는 일은 없었다.

87 연오주 (ZHOkMKbEBs)

2022-06-14 (FIRE!) 21:08:48

아무래도 배경이 회사다 보니 그렇게 되네요..! 여리주도 한 주 시작 잘 보내셨나요? 여리주도 이번 한 주 힘내기로 해요.

88 여리주 (N1EEZWLoa2)

2022-06-15 (水) 22:22:42

회사에서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지~ 연오주도 이번주 무리하지 말고 힘내기야~!

89 연오 - 여리 (nFbQIYMDAI)

2022-06-16 (거의 끝나감) 23:14:43

이해합니다, 하는 그 말이 그렇게나 무기질적으로 무뚝뚝하게 들리는 것도 어쩌면 당연했다. 그것은 감정적인 공감을 동반하는 관념적이고 깊이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러니까 이런 점이 곤란하겠다- 하는, 1+1은 2라는 것만큼이나 명료하면서도 얕은 지식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1 더하기 1은 2다. 사람이 많은 자리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회의에 쓸데없이 사람이 많은 게 꺼려진다. (비록 여리에게는 본인이 스위티라는 사실을 들킬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싶다는 이유가 있긴 했지만) 연오 역시도 사람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사람을 최대한 덜 만나고 싶다는 것도 이해된다, 더군다나 여리에게는 앞서 말을 꺼냈던 이유 또한 있지 않은가... 그러니 이것은 공감이나 동질감 같은 고급스러운 표현보다는, 이해라는 단순명료한 표현이 그나마 어울린다. 협업 아티스트의 신상에 불리한 일이 생기면 곤란하다, 같은 얇은 핑계나 대고 있으니 이해라는 표현도 어폐가 있겠다만.

애초에, 이해하고 이해받는 것 따위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의 상냥함이나 친절함 따위는 다 그 따위로 얇을 수밖에 없었다. 진심으로 부딪혀봤자 그만큼 더 큰 상처만 입을 뿐이라는 것을 연오는 꽤 일찍 배웠다. 그러니 이제 현실로 돌아가자. 어쨌건 현재의 연오가 바라는 것은 그저 여리가 참석하는 앨범아트 디렉팅 회의가 별탈없이 잘 마무리되는 것뿐이다. 앞서 말했듯 그는 자신의 계획이 어그러지는 것을 상당히 싫어했다. 얼마나 철저히 대비했건, 얼마나 어그러질 가능성이 낮건 간에 상관없이.

거대한 홀로 이루어진 로비는 군데군데 고전적 포인트를 준 모던한 양식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들이 타고 1층으로 올라온 엘리베이터 위에는 OD 엔터테인먼트의 로고가 대문짝만한 부조로 새겨져 있었다. 밝고 깨끗했으며, 활기찬 조명과 아낌없이 쏟아지는 오후의 햇살 덕에 회사의 로비는 한 점 그늘지거나 음침한 구석 없이 환했다. 로비 한켠에는 제법 커다란 카페까지 하나 들어서 있었다. 오가는 사람들의 단호한 무표정도 햇살 속에서는 환해 보였다. 얼마 안 가서 수더분한 인상의, 어쩌면 여리와 나잇대가 비슷해 보이는 여자가, 아무리 봐도 써커는 아닐 법한 사람이 얼굴에 영업용 미소를 걸고 다가오는 게 보였다. 저 사람이 박 과장일까. "안녕하세요, 부장님." 그는 연오에게 꾸벅 목례를 해보인 뒤에 여리에게 "아, 작가님. 오셨네요." 하고 붙임성있게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웬일로 본부장님이랑 같이?"
"우연히 같은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연오는 무덤덤하게, 여리와의 연결고리를 딱 잘라냈다. 그리고 여리를 보며,

"상세사항은 박 과장에게 전달받으세요. 박 과장, 작가님께 전달사항 전해드리세요. 먼저 올라가 있을 테니까."

하는 말만을 남기곤 총총히 멀어져가는 것이다.

"우선 잠깐 카페에 앉아서 이야기하실까요? 뭔가 드실래요?"

명함과 함께(그리고 여리가 요청했다면, 마실 것 한 잔까지) 건네어진 전달 사항은 별 것 없었다. 여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확인받는 것에 불과했다. 미스트블룸이라는 걸그룹의 앨범 아트를 담당하게 되었으며, 규격은 어떻고, 원하는 아트 스타일은 이런 것이고... (피터 래빗을 위시한 동화풍, 파스텔톤, 핸드드로잉 느낌의 그런 것들) 본 회의에서 미스트블룸의 아직 발표되지 않은 신곡을 청취하게 되므로, 비밀 엄수 서약서에 서명해야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비밀 엄수 서약서라 하니 거창하게 들리지만, 은행 서류와 마찬가지로 빈 공간에 여리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는 A4지 한 장에 불과했다. 서약 조항들도 은행 약관과 다를 게 없는, 다시 말해 어떤 방식으로든 오늘 회의에서 듣게 될 신곡을 유출하지만 않는다면 별로 신경쓸 필요없는 그런 조항들이었다.

여리가 일찍 온 덕에 그러고도 시간이 조금 남았다. 설명이 다 끝나고 침묵이 내려앉으려 하자, 박 과장은 화제를 다른 방향으로 틀었다.

"그러고 보니 좀 전에 이 근처에서 쇼킹 테러가 있었는데, 작가님은 오는 길 별탈 없으셨어요?"

90 연오주 (nFbQIYMDAI)

2022-06-16 (거의 끝나감) 23:16:57

무리하지 않고 싶은데 그렇게 되질 않네요 。・゚゚*(y.y)*゚゚・。 여리주도 이번 한 주 무난히 보내고 계시면 좋을 텐데요.

91 여리 - 연오 (IBCoKDzLWc)

2022-06-19 (내일 월요일) 20:42:58

모던 양식의 깔끔한 로비에서 여리의 모습은 막 상경한 시골 소녀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온 담당자는 수더분한 인상이 인상적인 여자였다. 영업용 미소와 붙임성 있는 목소리는 잘 어울렸고, 전화로 몇 번 이야기했던 바로 그 목소리였기에 여리는 다행스럽게도 조금 긴장이 풀렸다.

게다가 박과장이 연오에게 인사를 하고 같이 있게 된 연유를 묻는 물음에도 연오가 아무런 표정의 흔들림 없이 하얀 거짓말을 해주는 것을 보고 여리는 속으로 안도를 했다. 상세한 말은 담당자에게 들으라는 연오의 말에 여리는 “네, 감사합니다.”하고 깍듯하게 인사했다.

멀어져가는 연오의 커다란 뒷모습을 쳐다봤다가 여리는 박과장의 말에 조금 뒤늦게 대답했다.

“아, 네. 마실 거는…. 실례가 안 된다면 캐모마일 티로 부탁드려도 될까요?”

박과장에게 명함을 받고 따뜻한 캐모마일 티를 한 잔 마시면서 들은 이야기는 여러 내용을 확인하는 느낌이었다. 이미 메일로 다 안내를 받아 숙지하고 있는 이야기를 고개를 끄덕이면서 듣고는 비밀 엄수 서약서에도 망설이지 않고 슥슥 서명을 했다. 사실 여리의 주변에는 음악과는 다들 관계없는 인생을 살고 있고 여리 또한 취미적인 영역 외의 음악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없었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다.

그러던 중 쇼킹 테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박과장의 말에 여리는 깜짝 놀랄 뻔 했다. 여리에게는 아주 다행스럽게도 깜짝 놀라지는 않았는데, 아무래도 박과장이 이전에도 그래도 몇 번은 목소리를 들은 익숙한 사람이었다는 점과 방금까지 대화를 하면서 어느정도 친숙함을 느끼고 있었던 점—거기에 박과장의 영업 능력 또한 한 몫을 했다—, 따뜻한 캐모마일 티를 마시면서 몸이 릴렉스 된 상태였다는 점 덕분이었다. 만약 이 삼박자가 맞지 않았다면 꽤나 놀랐을지도 몰랐다. 어쨌든 여리는 그 말에 자연스럽게 넘어가고자 자그마하게 대답했다.

“네에…. 오는 길에 조금 어수선하기는 하더라고요. 저는 별 일 없었어요.”

아주 거짓말은 아니었다. 쇼킹 테러를 당한 당사자이긴 했으나 다행히 회사에 지각한다거나 경찰에 연루된다거나 뭐 여러 사정에 휘말리지는 않았으니 별 일 없다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으니 말이다.

이어지는 별 다른 질문이 없다면 이번에는 여리가 박과장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을 것이었다.

“으음… 혹시 회의에 들어갈 때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던가,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던가 그런 게 있을까요? 제가 의뢰만 받아봤지 실제 회의에 참석한 적은 처음이라서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것을 시도하는 것이었고, 그것을 상상하니 다시금 조금 울렁거리는 느낌이었다.

92 여리주 (IBCoKDzLWc)

2022-06-19 (내일 월요일) 20:43:58

일하는게 왜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라 ㅋㅋㅋ큐ㅠㅠㅠㅠ..... 연오주도 한 주 고생했고 또 내일부터 월요일 시작이네 후후.... 서로 힘내자구~~!!!!

93 여리주 (N9KnppxN.s)

2022-06-22 (水) 19:32:50

스레 갱신해 둘게~! 무더운 여름 더위 조심하기야!

94 연오주 (AO9lSsBtiw)

2022-06-23 (거의 끝나감) 23:59:29

여리주도 여름 날씨 습하고 무더운데 비맞으시는 일 없이 지내고 계시길 바라요. 으윽, 혐생...... 갱신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95 연오 - 여리 (AO9lSsBtiw)

2022-06-23 (거의 끝나감) 23:59:42

"오, 있나 물어볼게요..."

하고 멀어진 박 과장은 잠시 뒤 자신이 마실 커피와 캐모마일 티를 들고 돌아왔다. 여리 몫의 캐모마일 찻잔이 얹힌 티 코스터의 모퉁이에는 여리의 것임직한 각설탕이 한 봉 올려져 있었다. 덕분에 회의에 앞서 듣는 사전 설명이 조금 더 둥그스름한 것이 되었다. 비밀 엄수 서약이라는 것도 호칭만 삼엄한 것일 뿐이고, 그것을 위반할 이유도 생각도 없는 여리에게는 그저 도롯가에 세워져 있는 교통 표지판이나 마찬가지 일상적인 물건이었다. 잘 생각해보면 이 OD 엔터테인먼트라는 곳은 늑대 소굴이나 마찬가지인 셈인데, 캐모마일 티와 상투적인 내용을 짚어주는 사전설명, 그리고 로비와 카페에 비쳐드는 따스한 햇살들은 그 사실마저도 잠시 옅어지게 했다.

박 과장이 아까 OD 엔터 내에서도 오전의 화제거리가 되었던 쇼킹 테러를 언급한 것이 여리에게는 새로운 경종을 울려주는 일이었을 것이나, 다행히도 상황이 맞아 아무 변도 당하지 않고 그 상황을 무사히 빠져나왔으니 그 경종도 그렇게 크게 울릴 일은 아닐 것이다. 다만, 새삼 주변을 돌아보면 여기가 OD 엔터테인먼트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는 점 정도일까. 고개를 들어서 주변을 둘러보면 음악을 취미 정도로만 알고 있는 여리라 해도, K국 국민이면 모를 리가 없는 셀럽이나, 그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곁눈으로 본 뉴스나 기사 따위에서 보았던 사람이 최소한 두엇은 있을 것이다. 열 명 중에 한 명 정도인 늑대가 여기서는 다섯 명 중에 한 명 꼴로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도. 다행히 그들 중에 여리에게 주의를 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지만.

"아아, 사고랑은 별 연관 없으셨나 보구나... 다행이네요."

박 과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연오가 여리와 같이 회사에 왔다는 사실을 감춘 것을 그렇구나 하고 곧이들은 것은 상급자의 발언이니 그렇다 할 수 있지만, 여리가 둘러대는 말도 자기 디테일을 덧붙여 납득하는 것을 보니 귀가 얇은 편인 모양. 그만큼, 대하기에는 편한 사람이다.

"본부장님이 참석하신 회의는 오히려 일반적인 회의보다 편하게 참석하셔도 돼요. 회의에 참석한 인원들의 발언이 제약되어서는 안 된다는 방침이시라. 오히려 회의에 참석해서 말이 너무 없으면 지명해서 의견을 물어보실 정도니까요."

아, 어쩌면 이건 조금 여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겠다.

"음, 슬슬 시간이 다가오네요. 지금 올라가서 준비하면 될 것 같은데... 혹시 지금까지 미스트블룸의 노래를 한 번이라도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없으시면 가는 동안 한 곡 들려드릴게요. 오늘 회의에 사용할 신곡이 아니라 예전에 발매된 노래긴 한데."

96 여리주 (FRalBRNccQ)

2022-06-25 (파란날) 08:52:52

갱신할게! 연오주도 비 맞을 일 없이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구~
요즘 현생이 혐생이라 답레는 좀 더 늦어질 것 같은데 흑흑 ;ㅅ;
나도 갱신이 늦어져서 미안해애 ㅋㅋ큐ㅠㅠㅠ

97 연오주 (hpYMXt.fX6)

2022-06-25 (파란날) 13:49:37

본격적인 여름 앞두고 한창 바쁠 시기죠.. 현생 무사히 넘기시길 빌어요. 갱신이 늦어지는 점에 대해서는 저 역시도 마찬가지 상황이라 깊이 공감하기에 미안해하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88 연오와 여리의 이야기에 갖고 있는 기대에 비해 시간을 잘 내어드리지 못해서, 송구한 마음에 진단이라도 조금 가져왔어요.

백연오 TMI 주세요! 우리 백연오...
무서운 이야기는 잘 듣나요?
잘 듣는다고 해야 할까요, 무서워하는 기색도 없고 무서운 이야기도 하나의 작품이라 생각하기에 그 철저한 미의식이 발동해 무서운 이야기를 들으면서 품평을 하는 일도 없잖아 있네요.
책은 좋아하나요?
싫어하지는 않지만, 깊이있는 취미로도 두지 않는 편입니다. 작곡을 위해서 자료나 참고로 혹은 영감을 얻기 위해서라면 어떤 책이든 무섭게 탐독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책 그 자체를 좋아해서 그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만들 재료를 광적으로 채집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좋아하는 꽃은 있나요?
원예에는 취미가 없어서, 꽃의 종류도 잘 모르는 데다가 잘라서 꺾어온 것이라면(예컨대 꽃다발) 쉬이 시들어버리니 그렇게 좋아하지 않죠. 그러니 어떤 꽃을 딱 집어서 나는 이 꽃을 좋아한다, 하고 말할 수 있는 꽃이 없습니다. 물론 그 말은 연오에게 새로이 좋아할 수 있을 만한 꽃을 마음에 담게 해 줄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shindanmaker #님캐TMI주세요
https://kr.shindanmaker.com/1084363

백연오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_얜_이런_점_때문에_언젠가_사단날_상
아, 사단... 언젠가 난다기보단 실시간으로 나고 있는 중이죠. 자타공인 잘난 사람이기에 한껏 드높아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독불장군처럼 살아가게 만드는 독불장군 같은 자존심과, 그에 반해서 스스로가 스스로를 볼 때는 남의 체액을 빨아먹고 연명해가는(자기 표현에 따르자면 '벌레같은') 인생이라던가 인간관계에서 반복되어 온 실패의 기억이라던가 바닥까지 박살난 자존감이 빚어내는 모순된 간극이 연오의 속에서부터 거대한 균열을 만들고 있어요. 실패의 기억에서 비롯된 인간혐오는 양념.
누군가가 그걸 치료하는 게 어렵지는 않을 거에요. 꺼림칙해서 문제지.
자캐의_수영실력
일단 물에 빠졌을 때 스스로 몸 가누고 수면에 부상해서 적당히 헤엄쳐나올 정도는 됩니다. 수상 레저를 취미로 두다 보니 수영 교습도 어느 정도 받았다네요.
자캐들의_운전_매너
당연히, 교통법규나 운전매너 같은 것은 아주 철저히 준수하는 편입니다. 본인의 자의식이라거나 자존감과는 별개로, 타인에게 이유없이 민폐를 끼치는 것은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고자 하는 연오의 자기애의 마지막 조각에 어긋나는 행동이니까요.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98 여리주 (JKZaz6Cqiw)

2022-06-29 (水) 15:54:06

연오 진단 너무 잘 봤어 ;ㅁ; 연오는 역시 음악에 몰두해서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구나~ 뭐든 음악의 소재로 만들어버릴 것 같아 ㅋㅋㅋ 실시간으로 사단이 나고 있다니~ 아직까지는 잘 느껴지진 않지만 말이야.
연오는 수영을 할 줄 아는 편이구나. 여리는 물에서 뜨지도 못하는 사람이라 물에 빠지면 그대로 꼬르륵 해버리고 말거야 ㅋㅋ큐ㅠㅠ 연오 운전 매너있는 편 너무 멋있다~

흑흑 얼른 답레와 함께 돌아와야하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네 88 아마 답레는 오늘 내일로 올릴 수 있을 것 같아 >< 기다리게 해서 면목이 없네 잉잉

99 여리 - 연오 (/tsv9Z.0/U)

2022-06-30 (거의 끝나감) 00:20:31

여리는 박과장이 제 말에 별다른 의심 없이 넘어가는 것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놀라지 않아 정체를 들키는 일은 없었으나 살짝 몸에 긴장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리라. 그것이야 주변만 둘러보아디 써커들로 추정듸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인터넷 기사를 즐겨보는 ㅡ그것도 써커와 스위티에 대한 기사들을 주로 보는ㅡ 사람인지라 유명인들 중에 써커는 꽤나 꿰고 있는 여리로서 써커로 보이는 이들이 눈에 드믄드믄 걸리자 조금 걱정이 더 심화되기 시작되었다.

'여기서 들키기라도 하면 페로몬 때문에 뼈도 못추리는 것 아닐까...'

어쨌든 위기를 넘긴 여리는 박과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말을 많이 안 하면 발언을 시킨다고 하니 여리는 적절한 타이밍에 꼭 발언을 해야겠다 생각했다. 갑자기 지목당해서 놀라는 것보다는 그 전에 마음을 다잡고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판단이었다.

"아, 미스터블룸 노래는 다 들어봤어요. 원래 OD 엔터 노래들 좋아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이번에 맡게 된 일도 있으니 여기 오기 전에 수록곡들도 다 들어봤었거든요."

여리가 부끄럽다는 듯 우물쭈물 대답했다. 그리고 마지막 앨범의 수록곡 중에 한 곡ㅡ따뜻한 느낌의 팬들에게 헌정하는 노래, 대중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팬들은 좋아하는 노래ㅡ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말을 덧붙이기까지 했다.

100 연오주 (BEXUtbp0o6)

2022-06-30 (거의 끝나감) 14:55:26

잘 느껴지지 않을 만도 한 것이 여리주께서 베르테르형 캐릭터를 좋아하실지 아닐지 몰라서, 돌리면서 표현의 농담을 조절하고 있는 단계라 그렇게 느끼실지도 몰라요.
꽃 관련 주제에서 꽃다발을 언급한 것은 연오가 꽃다발을 받아볼 기회가 많았었기에 그렇게 쓴 것이기도 해요. 연오의 경험에서 생긴 성향이죠. 지금까지 선물받은 꽃다발들 중에는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네요.
기간은 상관없어요. 애초에 천천히 돌리기로 합의했고... 제가 텀을 두고 뭐라 할 처지가 아닌데다가 😭 여리주께서 이렇게 찾아와주시는 것만도 기쁘니까요. 연오 측의 답레는 오늘내일 중으로 쓸게요.

101 여리주 (zz4g6.cgks)

2022-07-01 (불탄다..!) 00:04:56

베르테르형 캐릭터...! 개인적인 취향으로 좋아하는 편이라고 생각해~ 일단 이런 느낌의 캐릭터는 단체스레보다 일대일에서 더 깊게 느낄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 아직 첫 일상이니 서로 탐색하는 느낌이 없지않다고 생각해~ 혹시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꼭 이야기해줘~

역시 인기인이라 꽃다발을 받을 일이 많았겠구나! 나아아아중에 언젠가 여리가 연오에게 꽃다발을 줄 일이 있으려나~ 그 꽃다발이 연오의 마음에 들 수 있을 것인가..!(두둥) 여리는 아무래도 꽃다발을 받을 일이 없었기 때문에 만약 언젠가 받을 일이 생긴다면 엄청 놀라고 뭉클하고 그런 느낌이라 귀가 퐁 생길지도 모르겠네

나도 연오주가 스레에 찾아와줘서 기쁜걸? 답레는 천천히 느긋하게 줘도 오케이야~! 오늘은 별일 없었는지 모르겠네~ 장마라 그런가 엄청 습해. 물속을 걷는 기분이야 후으

102 여리주 (xdz5pvY.Oc)

2022-07-04 (모두 수고..) 06:28:17

한여리 TMI 주세요! 우리 한여리...
목소리 톤이 높나요 낮나요?
>> 여리 목소리 톤은 엄청 높지도 않고 엄청 낮지도 않고 평균적인 여성 목소리에서 살짝 높은 정도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

절대 용납 못하는 것이 있나요?
>> 으음.... 절대 용납 못하는 거라.... 절대, 라고 붙일 만한 것은 아직 없을지도? 인간의 행동들은 다 어느정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그게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용납 못한다 정도는 아닐 것 같고...?

날씨에 따라 기분이 변하나요?
>> 그렇게 날씨를 타는 편은 아닌 것 같아. 보통 집에 있는 일이 많아서 그렇게 엄청난 날씨 변화를 맞이하고 그런 것도 없는 편이라...?

#shindanmaker #님캐TMI주세요
https://kr.shindanmaker.com/1084363

한여리의 오늘 풀 해시는
상태가_안_좋을_때_자캐는
>> 자는 편이려나. 몸을 옹송그리고 이불 푹 쓰고 상태가 나아질 때까지 자는 편이야. 소동물 같은 기믹이려나~

자캐가_꿈꾸는_미래
>> 아직은 미래를 꿈꾼다기에는 어려울 것 같지. 아무래도 지금도 매번 고난에 현재를 살아가는 것도 막막하고 힘들다는 느낌이려나. 지금보다 상황이 나아지면 어떤 미래를 꿈꾸게 될지도 모르겠어~

자캐는_공포영화를_잘본다or못본다
>>ㅋㅋㅋㅋㅋㅋ 여리는 못보는 편. 공포영화 같은 거나 이것저것 겁이 많은 편이라서. 분명 귀랑 꼬리 다 내놓고 페로몬 폴폴 뿌리면서 보지않을까 싶고. 그래서 아마 찾아보지는 않을거야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103 여리주 (kU5kd8z9Ks)

2022-07-08 (불탄다..!) 11:26:07

갱신해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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