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라는 후에 사업을 물려받게 되면, 이라고 했다. 어차피 마히루도 정식으로 호시즈키당을 맡게 되려면 멀었고, 그 후에 온전히 맡는다고 확신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요조라도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이후의 의논은 당사자들에게 맡기기로 했다. 어찌됐든 요조라가 호시즈키당에 관련할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것 역시 추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지만.
"그런가요... 내년엔, 직접 보고, 싶네요..."
신사에서 춤을 춘 이를 알아본 건 요조라와 마히루 둘 다였다. 남매가 비슷한 분야로 재주가 있다보니, 관찰력 같은 부분부분 닮은 곳이 많다. 조금 차이가 있다면, 요조라는 춤의 어색한 부분을 알아보았지만 마히루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는 점일까. 적덩히 알려준 부분은 연출로 커버하겠다고 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머릿속으로 생각을 굴리던 요조라는 아키라의 미소를 보고 호타루 마츠리 이후의 마히루를 떠올린다. 어그로도, 노점도, 예상 이상으로 잘 되어서 기뻐하던 그 얼굴과 닮았다. 뭔가를 이뤘을 때의 뿌듯함은 누구나 비슷한 걸까. 자신도 언젠가 그런 종류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게 될까.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가, 고개를 내려 아키라를 본다.
"전해주면, 별거 아니라고, 고마울거 없다고, 할 거 같은데... 그래도 말은, 해줄게요... 그런데, 진짜, 고마울 거, 없어요... 저도 오빠도, 부모님도, 가미즈미를, 좋아하니까... 그래서, 그렇게 하는 거니까..."
뜨끈한 모래사장 위로 미지근한 바람 불어와, 높게 묶은 검은 머리를 한번 살랑이며 지나간다. 바람 탓이었는지, 가늘게 접힌 요조라의 눈이 웃는 듯 하다. 희미하게 호선을 그린 입술이 기분 탓임이 아니어보인다. 바람이 지나가고 눈 한번 깜빡이자 표정은 금새 평소로 돌아온다. 영상을 보내줄 곳으로 메일을 가르쳐주냐는 물음에, 요조라는 고개 갸우뚱하고, 왼손을 내밀며 말한다.
"라인, 아이디... 찍어줄게요... 폰, 있죠...?"
요조라의 폰은 마히루가 있는 곳에 두고 왔기 때문이었다. 그대로 폰을 주면 라인 아이디를 찍어주고 메세지를 하나 보내달라고 했을 것이다. 아니라면 말로 라인 아이디를 가르쳐 줬겠지만.
>>899 아미카는 토와를 따라 디저트 뷔페에 들어갔다. 먹는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 아미카 성격 상 디저트 뷔페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기에 처음 들어가본 것이었다. 아미카는 들어가며 디저트들을 보았다. 디저트들이 저렇게 쌓여있는 것을 보고 참 신기한 광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이런 곳은 처음이라 좀 신기하네요~."
특별한 디저트? 아미카의 생각속에 큰 물음표가 생겼지만 그걸 먹으러 왔다면 차차 볼 것이라 생각한 아미카는 굳이 물어보진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토와와 자리를 잡은 뒤, 아미카도 토와를 따라 접시를 들고 디저트를 가지러 갔다. 첫번째 아미카의 선택은 무난한 빵종류였다. 머핀과 마카롱, 카스테라를 접시에 올려 들고 왔다. 아미카는 토와의 젤리를 보며 빵을 먹은 뒤 한번 저것도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토와 선배님께선 이런 단 종류의 음식을 좋아하시는건가요?"
아미카는 마카롱을 맛은 제대로 느끼는지 빠르게 씹어먹은 후 토와에게 물었다. 그리고 그때 컵누들을 얻어먹었던게 생각나 조금 미안해진 아미카는 가라 앉은 표정으로 말했다.
"쓸데없이 진짜 딱딱하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그런 행동들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배웠거든요. 고마운 것은 그게 그 어떤 당연한 것이라도 고마운거니까 감사는 보낼게요."
고마울 거 없다는 그 말에 아키라는 조용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가미즈미를 좋아하기에 한 행동이라고 해도 그 자체에 아무런 노력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게 시간이 되었건 돈이 되었건 다른 무언가가 되었건 반드시 뭔가가 투자되기 마련이었고 그런 행위는 역시 아키라로서는 고마운 일이었다. 어찌되었건 호타루마츠리 홍보가 되었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준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어쨌든 그 마츠리만큼은 시미즈 가문이 직접 개최하는 것이기도 했고. 그것으로 사람이 점점 늘어난다면 그것으로 좋은 일이었기에 아키라는 미소를 지었다.
바람이 부는 타이밍에 그녀의 표정이 살짝 미소로 변한 것 같았으나 아키라는 굳이 그 표정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이었으니까. 그래도 좋은 표정이네. 정도의 생각을 하면서 그 역시 아주 살짝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 아무튼 메일 어드레스를 이야기하자 폰을 달라고 이야기하며 라인 아이디를 주겠다는 그 말에 아키라는 두 눈을 깜빡였다. 라인 아이디라. 확실히 그런 쪽도 편하긴 하지만... 딱히 거절할 이유는 없었기에 아키라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그녀에게 내밀었다.
"라인이 편하시다면 얼마든지요."
굳이 말하자면 고용량 동영상은 라인보다는 메일이 낫지 않나 싶었지만, 그녀가 그쪽이 편하다면 그건 그것대로 상관없는 일이었다. 애초에 고용량 동영상이 아닐 수도 있는거고. 그렇다면 일단 그녀의 선택에 맡기기로 하며 그녀가 폰을 돌려줬을 때 그는 '시미즈입니다.' 라는 메시지를 보냈을 것이다. 별 의미도 없고 무미건조한 메시지였지만 첫 메시지는 어떻게 보면 딱 적합한 메시지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여 아키라는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었을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되었으니 동영상은 저도 냉정하게 평가드릴게요. 물론 제 감은 별로 트집 잡거나 문제 삼을만한 것은 없을 것 같긴 하지만요. 아. 맞아. 동굴 내부에 대한 것이 혹시 영상에 담겨있다면 그건 가능하면 빼주세요. 그 내부는 영상으로 널리 알리기보다는, 마츠리를 찾아온 이들만의 작은 기념품 정도로 남기고 싶거든요."
마히루도 요조라도, 그저 자기만족을 위해 퍼포먼스며 촬영이며 한 것이기 때문에, 고맙단 말 같은 걸 들을 생각은 없었다. 영상에 대한 것도 혹시나 하는 부분에 대한 허락과 요소의 점검을 위해 꺼낸 말일 뿐, 알아달라는 의도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단호하게 감사를 표하겠다는 아키라의 태도를 요조라의 시선이 빤히 응시한다. 잘 모르겠다는 듯, 어느 정도는 알겠다는 듯, 미묘한 표정이었지만 금방 평온하게 바뀌고, 이 얘길 전해주면 마히루가 더 좋아하겠네, 정도로 생각을 정리한다. 잠깐의 미소는 어쩌면 그 생각이 만든 것일지도.
메일 대신 라인 아이디를 찍어주겠다 하니 아키라는 별 의문 없이 폰을 꺼내주었다. 왼손만으로 여유롭게 아이디를 적어 돌려주자 아키라가 뭐라고 보내는게 보인다. 아마 시미즈입니다, 가 아닐까 요조라는 예상해본다. 그게 맞는 걸 알게 되는 건 조금 나중의 일. 지금은 그저 예상만 해보며, 폰을 넣은 아키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의외로, 있을지도 몰라요...? 편집하는 사람... 좀 많이, 괴짜라... 아, 그 장면, 말 해둘게요... 있었거든요..."
대체 어떻게 찍은 건지 몰라도 그 웅장한 동굴 내부를 한 장면에 담은 부분이 분명 있었다. 꼭 빼라고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기로 한다. 확실히, 너무 보여주기만 해도 흥미 유발에 도움이 안 되기도 하지. 그 영상을 보고 내년에, 혹은 다시 오고 싶게 만들려면 말이다. 영상에 대한 얘기는 이쯤 하면 될 듯 싶어, 튜브를 한번 끌어올린 요조라가 아키라에게 물었다.
"그럼, 전 슬슬... 바다에 들어갈 건데... 시미즈 씨는요...? 지금, 갈 거면... 같이, 놀래요...?"
요조라는 근처에서 첨벙대다 자리로 돌아가 마히루네와 합류할 것이므로, 아마 그리 오래는 같이 있지 않을 것이다. 요조라의 생각은 그냥 모처럼 이런 곳에서 마주쳤으니 같이 휘적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정도였다. 수락하면 곧장 바다로 향할 것이고, 거절한다 해도 그럼 안녕히, 같은 인사를 남기고 총총 걸어 멀어질 것이다. 늘 그랬듯이 말이다.
해장은 점심에나 할 것 같지만 ... 저는 얼음컵 사서 탄산음료 시원하게 먹어요! 그러면 속이 좀 풀리는 느낌이라. 코세이는 만약에 술 마시고 오면 ... 그냥 자는 느낌이겠지만 항상 양손에 맛있는거 사오고 ㅋㅋㅋㅋㅋ 리리나 요조라 보이면 막 웃으면서 머리 쓰다듬어주고 그럴 것 같네요. 해장은 그냥 아무것도 안먹는게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