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또 잡게 되었습니다. 사실 물고기보다 물에 들어가는 일이 더 즐거운지, 소쿠리를 안고 경기 신호를 기다리는 네 표정이 보통이 아닙니다. 늘 쎄한 미소였던 네 얼굴이 진심으로 즐거운듯 활짝 펴져있으니 말입니다. 딱 산책 나온 개 표정이 저런데. 옛날에도 이렇게 즐거운 적이 있었는데요. 네가 180년 전.. 아직 물이 깨끗하던 날 말입니다....(중략)
"야-호!"
너는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우다다 뛰어 들어가며 다시금 첨벙거리기 시작합니다. 경기보다 즐기는게 더 우선인 것 같습니다. 아니면 그 이후에 먹을 참치회를 기대하거나.
3판 중 2판을 이기면 된다지만, 여기서 이기면 또 물에 들어가는 것이라 이해했습니다. 물놀이. 즐겁다! 재밌는 것도 물어올 수 있다! 지극히 개과의 시선에서 생각한 네 보이지 않던 꼬리는 다시금 붕붕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이것이 놀이가 아닌 경기라고 설명을 해주면 좋을 텐데요...
떨어졌다 올라갔다, 다시 떨어지고 이 모양이라니, 번거롭기 짝이 없다. 이럴 거면 처음 떨어졌을 때 그냥 그대로 나갈 걸 그랬나? 패자부활전 같은게 있을 줄은 몰라서 어영부영 했던 요조라는 그 순간의 자신을 탓해본다. 의미는 없지만 그냥 그렇게라도 해야 기분이 나아질 거 같았다. 양 손으로 푹 젖은 얼굴을 감싸고 있다가 3,4위전 나오라는 소리에 터벅터벅 걸어나간다. 세번이나 물 속에서 치른 경기 탓에 체력은 정말 아슬아슬했다. 이 판 끝나고 걸어 나갈 수는 있으려나. 피로와 짜증으로 흐릿한 눈을 손바닥으로 꾸욱 눌러보고, 경기 시작 휘슬과 함께 물 속으로 들어간다. 옆에 소쿠리 적당히 띄워놓고 눈에 띄는 물고기만 손으로 대강 휘적거려본다.
자캐가_요즘_영화관에_간다면_영화_초이스는 호러 스릴러 가 들어간 거면 뭐든지? 그 중에서도 선호하는 거라면 컨저링 같은거려나~ 이유는 재밌어서~(순수)
자캐가_서툰_일은 가사일이 좀 서툴긴 한데 그 중에서도 요리가 사알짝 아쉽지...? 아무래도 요리 쪽 재능은 마히루한테 다 뺏겼나봐~ 그래도 그럭저럭 먹을 수 있게는 만든대~
자캐가_화났다는_징조는 말이 없어짐. 한창 말싸움 중에 갑자기 말을 끊고 입을 꾹 다문 채 보기만 한다? 폭발하기 5초 전... 4초 전... 3초 전... ㅋ.ㅋ 뭐어 화가 나도 와악 폭발하는게 아니라 차게 식는 쪽이지~ 한숨 깊게 한번 쉬고 오늘은 피곤하니까 이만 가자던가, 쉬자고 하고 전화를 끊는다던가~
학교 앞에서? 선생님이 있거나 한 거 아니면 신발장까지 손 잡고 들어갈 걸~ 그 담엔 교실이 다르니까 딱히 잡진 않았을거고~ ㅋㅋ 나름 평범한 방학이네? 오 그 와중에 호시즈키당 오는구나 코세이~ 하지만 기다리는 건 요조라가 아니라 마히루라구~ 온다고 미리 말 한거 아니면 가게에서 요조라 보기는 힘들어~
꼭 해줬으면 하는거... 글쎄, 뭘 해도 좋다고 할 시기라~ 아직까진 코세이가 하지 말라고 할 만한 행동이나 그런게 없어서 그런 쪽으로 말하는 건 없을거야~ 그럼 반대로 코세이는 요조라가 이건 좀 해줬으면 하는데 싶은 거 있으려나?
잘못하는 것도 아닌데 왜 숨겨야 해? 라는게 요조라의 생각이니까~ 개학해도 당분간은 원래대로 생활할 거라 주변 애들이 물어올 틈도 없을거고~ 소문을 듣는 건 좀 나중일거 같네~ 워낙 그런거에 무신경해서~ 아하 지나가는 길에 들르는 거구나 :3 그럼 마히루가 코세이 가고나서 라인으로 요조라한테 장난쳤겠다 ㅋㅋ 방금 유령 군 다녀감 너 뭐하냐 ㅋㅋ~ 이러고~
어... 요조라가 만든 도시락...? 그거 말하면 요조라 흠칫한다 절대로 ㅋㅋㅋㅋㅋ 도시락... 샌드위치라도 괜찮다면...? 하고 코세이한테 물어보고 괜찮다고 하면 그 담에 진짜 간단한 샌드위치랑 과일샐러드 같은거 싸올거야~ 좀 엉성하고 잘 못 만드는구나 싶은게 딱 보이는 퀄리티겠지...
ㅋㅋㅋㅋㅋㅋ 소문인가~ 위에 말했듯 요조라 그런거 잘 모르고 관심도 없어서 ㅋㅋㅋ 소문은 모르지만 오히려 그만큼 주변 눈치 안 보고 코세이 보러 가고 그럴 걸? 만약 소문을 알게 되도 질투보다는 뿌듯해하겠지~ 니들이 백날 쳐다봐야 내 애인이야 하고~ 앗앗 맞아 그런 상황은 어떠려나? 코세이네 카페에 요조라 혼자 가서 놀고 있는데 왠 남자애가 말을 걸어오거나 하는 걸 코세이가 본다면? 혹은 학교에서 그런 상황이 생기는 걸 보면? 어떠려나~
확실히 요조라 성격상 그럴 것 같네요! 앗 마히루가 놀린다니 ㅋㅋㅋㅋ 그럼 요조라가 미리 말하구 오라고 잔소리 한마디는 할 것 같기도?
코세이는 종류는 신경 안쓰고 ... 한번쯤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거니까요! 그렇게 한번 먹어보곤 아주 가끔이 아니면 따로 얘기는 안꺼낼꺼에요~~ 자기가 챙겨주는걸 더 좋아하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 아 귀엽네 ... 그래봤자 내 애인이라니 너무 맞는 말 ... 코세이는 그런 상황이면 아마 유심히 바라보다가 카페면 다가가서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하고 강제로 떨어트릴 것 같고 학교에서 그런다면 ... 다가가서 손 잡고 머리 살짝 쓰다듬으면서 저 기다렸어요? 하고 아무 것도 아닌척 웃을거에요. 요조라랑 비슷하게 그래봤자 내 애인이니까~ 하는 마인드. 거기서 남자가 더 치근대려한다면 ... 무서운 코세이를 보게 될지도?
아 맞다, 코세이는 라인 프로필에 요조라랑 같이 찍은 사진 넣고싶어하는데 요조라는 좋아할까요 싫어할까요? 싫어하면 아마 안넣고 그냥 기본 프로필일꺼에요! 가끔 리리가 찍어준 사진이거나?
말 안 하고 온거면 그냥 들른거라고 생각해서 마히루한테만 뭐 어쩌라고 ㅗ^ㅅ^ㅗ 이런거 날리지~ 가게에 왔다고 해서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거든~ 물론 보면 좋지만 용건이 있어서 가게로 온 걸 수도 있으니까~ 약간 그거지? 서로 사적 공간은 지키는게 좋다는 주의?
그냥 한번 먹어보고싶은 거였구나! 하긴 코세이 딱히 잘 먹는 타입도 아니었으니까~ 앗 요조라 먹는거 조심해야겠다... 방심하다 통통해질라... ㅋㅋㅋㅋㅋㅋ 근데 한번 해줬을 때 어떤지 감상은 엄청 궁금해할거야 :3 가족 외의 사람한테 뭐 만들어준거 처음이니까~
오~ 바로 반응하는구나 코세이~ 음~ 소유욕이라던가 있는걸까~ 근데 요조라 아마 아무 생각 없이 대꾸하다가 코세이 오면 바로 표정 바뀌면서 같이 손 잡던가 옆에 챡 붙어서 말 건 남자애들 뻘쭘해지게 만들겠다 ㅋㅋㅋ 그러면 말 더 못걸지~
사진... 아마 얼굴 나온 건 좀 그렇다고 하고 같이 손 잡은거는 괜찮다고 할 걸? 너무 대놓고 티내기엔 부끄럽대~ 코세이 라인 목록에 누구누구 있는지 모르니까~ 코세이가 손 사진 한다 그러면 요조라도 같은 걸로 바꿀거야~ 이야 라인 생기고 처음으로 호시즈키당 외의 사진으로 프로필 사진 쓰겠네 ㅋㅋㅋㅋ 아 참고로 요조라 라인명은 한자로 밤 야 한글자에 초승달 이모지 붙어있는거야~
그야 물론 남매니까~ ㅋㅅㅋ 오... 콩깍지 보정인가?! 맛있다고 해주면 베시시~ 하고 웃을거야~ 그쯤 되면 웃는 것도 좀더 자연스러워지겠네~
흐음흐음 소유욕도 질투심도 꽤나 있구나~ 요조라도 있긴 한데 드러날만한 상황이 아니면 대놓고 안 나와서~ 되게 무심해보일수도 있겠는걸~ 사진은 같은 찍은 건 아마 몇장 없지 않을까 :3 익숙하지 않으니까 말이지~ 찍어도 표정 좀 애매할거 같고 ㅋㅋㅋ 사진 밖에선 제법 웃어주기도 할텐데 말야~
렌은 다음에라는 기약을 새기며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코세이가 자리를 순식간에 휙 잡는 것을 보고 렌은 코세이의 철두철미함에 감탄했다. 계산도 먼저 척척하고 자리도 척척 잡고. 정말.... 코로리와 너무 반대인 느낌이라 조금 신기한 느낌이었다. 역시 코세이는 신이 아니라 인간인 걸까? 하고 속으로 생각하지만 코세이 때문에 코로리가 신인 걸 들켰다는 건 코세이도 신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려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렌에게 있어서 이 사람이 신이고 신이 아니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미 코로리만 보아도 더이상 코로리가 신이고 인간이고는 중요하지 않았으니.
"다들 이렇게 북적북적한 것을 각오하고 왔을걸요? 아무래도 무료 개장이다보니."
코세이가 질린듯이 사람들을 쳐다보자 렌도 작게 웃음을 지었다. 렌도 사람이 많은 것을 싫어하는 편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주목받지만 않으면 조금 나았지만. 생각해보면 사람이 많은 것이 싫다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상황이 싫은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신가 봐요? 하긴 물속에 들어가서 로봇물고기를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긴 하지만요."
렌이 몇 번 연습을 했던 것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자신에게 기대를 하겠다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양 옆으로 도리도리 저었다.
"아, 아뇨. 아뇨오오.... 그, 그렇게 기대하진 말아주세요."
으으윽, 하는 표정으로 렌이 말했다. 물 속에 있는 것은 자신있지만 로봇 물고기를 잡는 것은 다른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다 코세이가 음식을 가지러 가자 덜커덩거리듯 일어섰다가 다시 앉았다. 제가 가지러 가려고했는데.... 하지만 자신도 자리를 비우면 애써 잡은 자리를 뺏길 수도 있으니 자리를 지켰다. 코세이가 간식거리를 들고오자 렌은 코세이로부터 츄러스를 건네받았다. 감사합니다, 하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코세이 씨는 오늘 이렇게 사람이 많을 거라곤 생각 못하셨나봐요. 이거 먹고는 뭘 하실 생각이세요?"
확실히 그의 말처럼 모두들 이런 콩나물 시루를 생각하면서 워터파크에 왔겠지. 나도 생각을 안한 것은 아니지만 내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놀라운 것뿐이다. 고개를 내저은 나는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다가 렌의 질문에 작게 웃으며 얘기했다.
" 많이 안좋은건 아닌데 무리했다가 아프면 저만 손해니까요. "
방학이긴 하지만 하루에 할 일도 꽤나 있는 편이다. 다른거 다 제쳐두고 아르바이트 펑크 나면 나도 손해고 점장님도 손해인데다 여름엔 컨디션 조절을 하지 않으면 금방 아프고 그래서 조심해야했다. 방학인데 다 제쳐두고 쉬고 싶긴 하지만 ... 당장 생활비 문제도 있으니까 어쩔 수 없다. 아 ... 나도 신사가 있으면 좋을텐데.
" 역시 렌 군도 놀리는 맛이 있네요. "
짓궂은 미소로 그를 바라본 나는 시켰던 간식들을 가져와서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 소세지랑 음료수 ... 밖에서 사먹으면 지금 주는 가격의 반값이면 먹을텐데 ...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장소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그냥 먹기로 했다. 소세지를 한 입 베어물자 질문이 들어왔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워터파크에서 할 일이라 ...
" 그래도 왔는데 물에 한번은 들어가야죠. 좀 사람이 적은 곳을 찾아서 ... "
대부분 비슷할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 와중에도 분명 사람이 적은 곳이 존재할테니까 그런 곳을 노리겠다는 생각이다. 근데 또 인파를 헤치고 나아갈 생각을 하니까 벌써부터 힘 빠지네.
>>149 왓 진짜 다행이다 (⌒▽⌒) 다갓님이 원만한 악우 관계 형성을 위하여 힘내셔서....... 아키라가 가자미될 날이 머지 않았나 싶었어...... 흑화.... 아키라 흑화한다고 해도 일 안 하는 회장님이라 학생회한테 혼나는 거 생각나....... 회장님 결재는 하고 가시라며
>>!52 그거 그냥 글러먹은 회장님이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 바로 탄핵이라구요!! (시선회피) 굳이 흑화라면 폭군 회장이 될 것 같지만 뭔가 아키라는 그런 이미지가 전혀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흑화 안한다고 치죠 뭐! 코로리는 반대로 마구마구 잠 안 자는 이들에게 찾아가 악몽을 꾸게 만드는 무서운 신이 될 것 같은 예감 아닌 예감. (아냐)
>>156 무시무시한 악신이다. (동공지진) 바로 아오노미즈류카미가 출격을 해야만!! 아무튼 일상이라. 일단 캡틴도 돌릴 수 있긴 한데 3시에 약속이 있다고 한다면 뭔가 생각보다 빠듯하시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갸웃) 코로리주가 만약 괜찮다고 한다면 찔러보고 싶긴 하네요!
>>157 엄청 위험하다니까 ( ´∀`) 잠들었는데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구 (이미 있긴 하지만!! 자연사같은 경우!) 일상 돌릴 수 있다면 오케이야~! 중간에 사라져서 저녁에 답레 가져와도 괜찮다면!!! 완전 오케이니까, 상황은 뭐가 좋으려나~! 워터파크 무료 개장은 끝났을 거구.
저야 뭐 일상 돌릴 수는 있지요! 오늘은 크게 일정이 없기도 하고. 집에서 뒹굴거릴 생각이기도 하고! 워터파크 무료 개장은 아무래도 끝이 났지요! 음. 그럼 지금 코로리가 있을만한 장소는 어디일까요? 아키라를 대충 그곳으로 보내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사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키라가 문제집+만화책을 구입할까 해서 서점에 갔다가 코로리와 마주치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말이에요.
어 현재 모습이 흑화에 가장 가까운걸요~ 흑화 안했으면 도쿄대 준비도 똑같이 이과 3류라고 해도 의도가 조금 더 선해지고 시골 학교가 너무 작아서 폐교 논의라서 어쩔 수 없이 유즈키씨랑 같이 전학와서 SL 확정으로 같이 도쿄대에 가자면서 달달하고 편안하고 부드럽게 대했겠는데..(겉과 속이 비슷)
>>158 그.... 위해를 끼치고 다니진 않으니까?! 앗 。゚(゚´ω`゚)゚。 다음번에 만나자..... 다시 잠수라면 잘 다녀와~!
>>161 방학이니까 어디든 있을 수 있기는 해, 바다에 발장구치러 갔을 수도 있구~! 코로리 아무래도 성적... 낮을테니까 학교 보충수업 듣는다구 해도 되구~!! 물론 제일 무난하게 있을만한 곳은 아르바이트 중인 책방이려나~! 만화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만화려나~!
우미노카리에선 4위 안에 들지 못했기에 정말 아무것도 따내지 못하고 굳이 말하자면 전체적으로 그리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어쨌건 게임은 게임일 뿐이었다. 조용히 넘겨버리며 ㅡ사실 일을 도우면서 알바비 비슷하게 받는 것이 있으니 테마파크 1박 따위 성인이 되면 얼마든지 자유로웠다. 또한 반지는 애초에 혼자 가져봐야 의미도 없었다. 라는 정신 승리를 하며ㅡ 그는 책이나 살까 싶어 서점에 들렸다. 일단 살 것은 입시에 필요한 문제집. 그리고 집에서 혼자 조용히 즐기는 만화책이었다. 물론 고3이 무슨 만화책이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적당한 오락이 있어야 머리가 잘 돌아가는 법이었기에 꼭 필요했고 집에서도 허락해주고 있었다.
간만에 신작이 나왔던가. 그럼 바로 사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늘 이용하는 단골 책방에 들렀다. 크기가 그리 크진 않을지도 모르지만 어지간한 책은 전부 여기서 구할 수 있었으니 그리 나쁠 것도 없지 않겠는가.
조용히 문을 열자 밖의 뜨거운 공기와는 다르게 시원한 공기가 느껴졌다. 숨을 약하게 내쉬면서 그는 일단 문제집이 있는 코너로 향했다. 그리고 제법 두꺼운 문제집 두 권을 고른 후 별 생각없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같은 반의 여학생의 모습이었다.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은 알고 있긴 했지만 이렇게 정면으로 바라보니... 정확히는 같은 반이 되고 난 이후부터는 처음인 것 같았기에 그는 괜히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다 머리를 긁적였다.
"여름방학인데 열심히 하시네요. 이자요이 씨. 방학 잘 보내고 있어요?"
오랜만까지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아키라에겐. 일단 호타루마츠리 때 보기는 봤으니까. 자신을 보자마자 바로 도망치듯이 나가버린 것을 봐서 문제지만. 그래도 렌의 말도 있었으니 굳이 신경쓰진 않기로 하며 그는 영어 문제집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런 느낌으로 학교에 갈 수는 있지만... 보충수업을 받는 코로리와는 마주치긴 어려울 것 같아서..;ㅁ; (흐릿) 아무튼 선레 투척!
렌은 코세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많이 안 좋은 건 아닌 모양이었다. 하긴 무리해서 아프기라도 하면 본인이 손해인 것은 맞으니까. 그러고보면 코로리는 신이니까 덜 아프다고 했었던가. 아무래도 코세이는 인간인 것인가, 하고 오해는 깊어만 가고 있었다.
“…많이 놀리지는 말아주세요.”
렌이 부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코세이는 왠지 짖궂은 면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그나저나 츄러스는 방금 만들어졌기에 따끈따끈했고 바삭바삭한 느낌이었다. 설탕과 계피맛이 달달하고 질리지 않게 섞여있어서 역시 맛있었다. 이상하게 워터파크에서 먹는 츄러스는 더 맛있는 느낌이려나.
렌은 그래도 물에 들어갈 것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였다. 여기까지 왔는데 사람이 많다고 해서 돌아가는 것은 역시 손해이니까. 렌은 이어지는 코세이의 질문에 뺨을 긁적이며 말했다.
“음, 그렇게까지 열심인 건 아니라서…. 아, 제가 워터파크 안내 해드릴까요? 저 여기서 아르바이트 자주 해서 왠만한 건 다 꿰고 있거든요.”
렌은 웃으면서 제안했다. 아무래도 이런 곳에서 혼자 놀고 있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이렇게 인사만 하고 헤어지기는 아쉽다고 생각하는 걸까.
코로리는 책으로 탑을 쌓았다. 책방에는 책으로 쌓인 탑이 매우 많았고, 종종 정리를 하고는 했지만 역시 서점보다는 책방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이곳에는 오늘도 탑이 쌓인다. 탑을 쌓고 옮기는 건 아르바이트생인 코로리의 몫이었고, 리본까지 예쁘게 묶은 탑들이야! 이번에 쌓은 탑은 공부할 때 찾게 되는 문제집이라던지 참고서 등이었다. 방금 쌓은 탑은 사전들이었는데, 사전에 비하면 천사가 다름없다. 사전은 엄청 두꺼우니까! 그래도 책탑을 높다리 쌓아 안아드니 손님이 들어오며 딸랑 소리가 난 것 같은데, 인사를 하기는 했지만 책탑을 안아올렸더니 시야가 조금 가려져 누군지 제대로 보기는 힘들었다.
"회장ー 도련니임?!"
안아올렸더니 코 끝에 닿을 때까지 쌓인 책탑의 리본끈 너머로 아키라가 보였다! 코로리는 제가 한 짓이 있어서 눈이 마주치자 눈을 도르륵 굴렸다. 호타루마츠리 때 꼭 만나서 도련님이라고 불러주려고 했는데, 하필 아키라가 샘에 있어서는 그러지 못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비행기도 탈 겸, 아키라에게 도련님이라고 부를 겸 꿈 하나를 지어줬었다. 모든 사람들이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꿈! 코로리가 한 짓이라고 알 수야 없겠지만, 괜히 제발 저린것이다. 심지어 눈 맞추지 못할 일은 하나 더 있다. 그때, 그 동굴에서 렌과 손 꼭 잡고서 있었는데다 밖으로 후다닥 나가버렸으니까! 아키라 선배라구 불렀으니까, 렌 씨랑 회장님이랑 친한 거 같던데ー 회장님이 다 이르면 어떡해. 수업시간에 잠만 잔다거나, 체육 시간에는 아예 땡땡이친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을 이를까 싶은 것이다. 안 좋게 보기 좋은 이야기 아닌가!
"이자요이 씨 아닙니다아."
그래서 누가봐도 코로리인데, 씨알도 먹히지 않을 거짓말을 한다. 이미 회장님이니 도련님이니 하고 불러놓고! 코로리는 슬쩍 아키라를 바라보았다가, 다시 눈이 마주쳤다면 화들짝 눈을 피해버릴 것이다.
뜬금없이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목소리에 아키라는 익숙하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러고 보니 이전에 무슨 꿈을 꿨던 것 같은데. 정말로 끔찍한 꿈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기에 그는 표정을 괜히 찌푸렸다. 거기서도 무슨 도련님, 도련님. 그랬던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니 괜히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기분 탓이겠거니 생각하며 아키라는 신경쓰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애초에 꿈을 너무 깊게 생각할 것은 없었으니까.
허나 그녀가 보이는 행동은 아무리 봐도 이질적인 것이었다. 왜 갑자기 뜬금없이 자기가 아니라고 한단 말인가. 영문 모를 표정으로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영어 문제집을 하나 집어든 후에 그녀를 바라보면서 무슨 소릴 하냐는 듯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이자요이 씨 맞잖아요. 이자요이 코로리 씨. 왜 갑자기 눈을 피하고 그래요? 저에게 뭐 잘못한 거라도 있어요?"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적어도 자신에겐 집히는 것이 없었기에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었다. 하지만 방학 때까지 굳이 그런 것을 캐내고 싶진 않았기에 그는 이어 만화책이 모여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런저런 만화책을 가만히 바라보다 그는 '순정 연애 만화' 중 가장 최근에 나온 한 권을 뽑아들었다.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의 서사가 정말로 잘 잡혀있고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하면서도 달달하기로 유명한 작품 중 하나였다. 물론 서비스씬이나 그런 것이 그다지 없다보니 그렇게까지 인기가 많은 것은 아닐지도 모르나 적어도 아키라는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였다.
"딱히 학교도 아니고, 저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준 것이 아니라면 저도 뭐라고 할 생각은 없어요. 그러니까 긴장하지 마요. ...누가 보면 제가 밖에서까지 뭐라고 하는 줄 알겠네. 방학 동안에는 딱히 학생회장으로서 있을 생각도 없고요."
이자요이가 아니라고 한 거짓말을 이을 생각이라고는 하나도 없나보다. 애초에 아무도 속지 않았을 거짓말이라 무의미한 것이기는 했지만! 꿈으로 도련님이라고 불리도록 해주기야 했지만, 코로리가 직접 부른 것은 아니니까 한 번은 부르겠다는 것 같다. 호타루마츠리에서 부르지 못한 게 아쉽다. 코로리는 꾸물꾸물 움직여서 이미 쌓여있는 책탑들 옆에 안고 있던 책탑을 쌓는다. 아직 옮겨야할 책탑이 많은데, 아키라와 저 사이에 쌓아서 벽을 만들고 싶었다. 회장님은 지금 손님이다, 손님이다, 손님이다… 손님으로 대하자고 애써 되뇌인다.
"잘못한 거 있, 없어. 없어!"
그렇게 말하고서 코로리는 도도도 자리를 피했다. 회장님 문제집 사러온 거 같으니까, 만화책 정리하자! 문제집을 사러와서 만화책 코너로 오지는 않겠거니 생각한 코로리는 만화책들이 꽂혀있고 누워있는 서가로 넘어갔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아키라와 한 번 더 마주칠 뿐이었다. 공부 안 해?! 코로리는 아키라가 들고 있는 책들을 바라보았다. 문제집 세권과, 순정 연애 만화?! 또 제 발 저리고 만다. 코로리는 아키라가 일부러 사지도 않을 순정 만화책을 콕 집어 골라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렌과 어떤 사이인지 다 알고 있으니 다시 한 번 도련님이라고 부르면 네 불성실한 학교 생활 및 나를 괴롭힌 모든 이야기를 다 일러버리는 것에 마다하지 않겠다' 라는 협박 정도로 이해했다.
"히끅."
아이고! 두손으로 입 꼭 막고 딸꾹질 소리를 막아보지만, 이미 다 들렸겠다. 딸꾹질하며 들썩이는 몸까지 숨길 수도 없고, 코로리는 눈 동그랗게 뜨고서 어쩔 줄을 몰랐다. 긴장하지 말라는 말이 이렇게 무서울 수가 있던가! 높은 자리에 앉은 인간은 가히 그 위엄과 무게가 남다르더니, 고등학교의 학생회장도 그런 모양이다. 코로리는 밖에서까지 뭐라고 하고 있다고 하고 싶었지만 입 꾹 닫았다. 렌 씨 보구 싶어…. 긴장하지 말라는데 겁까지 집어먹었다.
>>185 앗 맞아, 두번째 일상에서 카페에서 이야기했지~! 하지만 렌이 조는 거냐구 물어봣으니까... 정말 수업시작하면 각잡고 잔다()고는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리고 체육시간 땡땡이는 아예 모를테구 ( ´∀`)........ 헉 애들 전부 풀세팅하고 만나면 진짜 너무 귀엽고 예쁘고 재밌겠다~~!!!!!! 렌 머리 만지는 거 귀여워............... 。゚(゚´ω`゚)゚。
남학생들한테 드레스. 수트도 엄청 귀엽고 멋있겠지만 드레스. 입어도 괜찮지 않을까? 여학생들이 수트 입을테니까 응응 ( ◠‿◠ ) 수트도 입고 드레스도 입고 다 입는거지~~!
다른 사람에게 그렇듯이 아키라는 너무나 가볍게 대꾸했다. 애초에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녀만이 아니었고 마을 사람들 중에서도 장난스럽게 부르는 이들이 많았다. 그만큼 시미즈 가문의 위상이 있다는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시미즈 가문이 재벌 집안도 아니었기에 굳이 따지자면 도련님은 아니라고 생각했으며 그렇기에 그는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그러니까 괜히 더 수상한데. 제가 없는 자리에서 제 욕이라도 하고 다니는 거예요? 이자요이 씨?"
없다고 우기는 것도 그렇고 묘하게 자리를 피하는 것도 그렇고 갑자기 딸꾹질을 하는 것도 그렇고.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아키라는 고개를 갸웃하다 다시 만화책 쪽을 바라봤다. 뒤이어 순정 만화 한 권. 이번엔 애니메이션도 만들어졌다고 하는 나름 유명한 작품 하나를 끄집어낸 후 그는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여기에 오면 이런저런 책들을 구할 수 있었으니 그로서는 보통 편한 것이 아니었다.
허나 그와는 별개로 바로 옆에서 딸꾹질을 하는 그녀의 모습도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바로 옆에서 저렇게 겁에 질린 것 같은 표정까지 짓고 있으니 그는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고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일단 묻는 건데, 대체 뭐가 문제인건데 그러는 거예요? ...아. 혹시 제가 만화책 사는 게 그렇게 의외에요? 말해두는데 저 만화도 꽤 좋아하는 편이에요. 애니메이션도 보기도 하고. 아. 물론 그 매니악한 그런 것보다는 좀 대중적인 것 위주로 보긴 하는데.. 지금 제가 산 것도 꽤 대중적인 만화라고 생각하는데."
일단 인터넷에서 평도 많고. 나름 대중적이지 않나?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하며 머리를 긁적이던 그는 아무렴 어떻냐는 표정으로 집어든 책 5개를 확실하게 두 손으로 안았다.
렌: 수학이 많이 어렵네요.. 엔: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어요, 노력하면 잘 할 수 있을거니까요? 렌: ! 토와 씨도 처음에는 수학을 잘 못했어요? 엔: 아니요? 전 처음부터 컴퓨터급이었는데요? 렌:
마이리: 어떤 사람은 친구에게 꽤나 집착하고 두려워하는 타입이라 하네요? 미즈미: 허.. 사람이 어떻게 그런가? 마이리: 미나미 씨도 그러는데. 미즈미: 사람이 그럴수도 있지! 마이리:
사요코: 텔레파시 능력이 생긴다면 제일 하고싶은게 뭔가요? 요조라: 히루의 머리속에 공포영화 영상을 잔뜩 보내주고싶어요.. 사요코: 후후.. 죽일셈인가요? 찬성이에요.
아미카: 회장니임.. 창고에 끈 긴... 아니 낀 근.. 아니 낀 긴 낀 끈 근.......... 아키라: ...긴 끈? 아미카: ...그래, 그거 없어요오?
미즈미: '비도 오고 그래서' 다음에 올 가사를 서술하시오. 스즈: 네 생각이 났어? 미즈미: 이때 '네'의 정의는? 테츠야: 오코노미야키 스즈: ! 테츠야: 비 오는 날에는 오코노미야키지.
코세이: 리리는 방금 얘기한 내용을 다시 물어보는 사람이 제일 한심해! 라고 말했다. 리리는 지금 좋아하던 렌에게 고백받고는 헤에하는 표정으로 "진짜로? 나한테 뭐라고 한 거야!?"라고 4번째 되묻고 있다
서기군: 아침엔 4개, 낮엔 2개, 저녁엔 3개인 것은 뭐게! 유메: 회장님의 잔소리? 아키라: 유메: 아니, 그보다 많은가?
카루타: 이제부터 다들 잔소리하고 싶으면 백 엔 씩 내는 겁니다?
[5분 후] 엔: (조용히 n천엔을 낸다) 다들 이리와서 앉아볼래요?
츠무기: 밤에 다같이 모여 괴담을 읽는데, 조용하던 요조라가 "그거 알아? 괴담을 읽으면 귀신이 옆에서 같이 읽는대." 라고 운을 뗐다. 흔한 이야기라고 웃으려던 찰나 "그런데 이렇게 주변에 귀신이 있다는걸 의식하면 괴담을 읽던 귀신이 그 사람 얼굴을 본대." 라고 해서 비명을 지를뻔했네요.
코세이: (시계 봄) 코로리: 뭐 할 일 있어? 자꾸 시계를 보니까? 코세이: 곧 쿠로네코*가 오기로 해서. 코로리: 뭐? 코로리는 세이에게 집에 사람부를거면 하루전에 얘기하라고 했는걸! 그리고 오로라쨩을 그렇게 부르기로 한 거야? 코세이: 아니, 사람이 아니라 택배회사 이름이야...
*쿠로네코=쿠로네코야마토운수=택배회사
코토하: 요즘은 여러모로 위험하니까 힘을 길러야 해요~ 괴한이 들어오거나 하면 식탁을 던져서 막아내는거지요? 마사히로: 으음~ 식탁을 던질 수 있으면 괴한도 던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의 말에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반응이 좋아서 그만두기는 쉽지 않을듯하다. 소위 타격감이 좋다는 사람에 속하는 것 같았다. 너무 놀리면 리리한테 혼나려나 싶었지만 ... 좀 혼나고 말지 뭐.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맛이라서 약간 배만 채운다는 느낌으로 음식을 먹고 있던 나는 렌 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
" 워터파크 안내라니 해주시면 감사하죠. "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니. 생각해보니 수영을 한다고 했으니까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하는게 더 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여기서 일하는 사람의 안내라면 좀 더 속속들이 알고 있을테니까 나쁘지 않은 경험이 될 것이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나는 이번엔 작은 하품을 고개를 돌려서 하고선 말했다.
"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 안전관리요원으로 하시는건가요? 막 물에 빠진 사람 구하고. "
바다 같은 곳이 아니기는 해도 안전사고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거라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있던데.
코로리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도련님이 아니라는 아키라의 말에 맞다고 고개를 세차게 끄덕거린다. 여전히 딸꾹질 소리가 안나게 입을 꼭 틀어막고서 고개를 끄덕였는데, 아키라가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 욕이라도 하고 다니는 거냐고 물으니 끄덕이던 고개가 뚝 멈췄다. 억울하단 듯 눈 둥글게 뜨고서 눈썹도 축 처진 채 아키라를 바라본다. 딸꾹질 안하는 타이밍에 입을 여느라 조금 우물쭈물거렸다.
"아냐! 나 회장님 안 싫어해!"
회장님 진짜 햇님이야! 첫 만남부터 감히 잠의 신이 자고 있는데 방해해도 악몽 한 번으로 넘어가주었지, 체육시간 땡땡이에 화난 것 같길래 피해다니기도 했지, 양귀비로 피었길래 커피도 없애주고 잠의 신으로서의 힘을 담아 아이스크림도 주었지, 우미노카리 행사에서도 아키라에게 배팅을 거는 족족 주화를 날렸지만 악몽 꾸게하지 않았지! 그런데 어떻게 그런 의심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억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키라는 또 순정 만화책을 한 권 골라든다. 이것은 필시 '내 뒷담화를 하고 다닌다니 걸리는 즉시 그것까지 포함해 렌에게 전부 일러버리겠다' 는 것으로 보였다. 없는 죄까지 추가됐다. 같이 놀면 재밌을 거 같다구 했으면서! 협박이나 하고!
"…회장님 다 알고 있는 거 아냐?"
모르는 거야? 진짜 만화 좋아해서 고르는 거야? 아냐, 안심시켜서 방심하게 하려는 거면?! 코로리는 눈을 굴리다가 아키라가 두 손으로 안은 책들을 본다. 딸꾹질 이야기에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곧 멈추겠지 싶기도 했고, 계속 계속 하고 있을리는 없을테니까. 사실은 딸꾹질은 나중에 멈춰도 괜찮으니 가시방석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코로리는 아키라에게 팔을 뻗었다. 책을 넘기라는 듯 하다.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아."
별명은 하나만 남기는게 좋겠다 싶어서 고민스럽다. 햇님만 남기자니, 아키라가 착하기도 하고 못되기도 하는게 아수라 남작이라는 별명을 버릴 수가 없다. 그래서 합치기로 한다. 이제부터 햇님 남작 씨야.
자신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그 말에 아키라는 아무런 말 없이 코로리를 가만히 바라봤다. 뭔가 상당히 필사적인 느낌이 든다는 것은 기분 탓일까. 아니. 뭐, 기분 탓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아무런 말 없이 뒷통수를 긁적이려고 했으나 양 손으로 책을 안고 있으니 당연히 긁적이진 못하고 괜히 뻘쭘한 표정을 지었다.
"...아. 네. 저도 딱히 이자요이 씨를 싫어하진 않지만.. 그 정도로 이자요이 씨의 지금 행동이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시죠? 마치 저에게 뭐라도 숨기는 것 같잖아요. 뭔가를 숨긴다면 역시 그 정도 뿐이고..."
일단 자신을 좋아하고 싫어하고는 떠나서 그 정도로 그녀의 행동이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아키라는 우선 그녀에게 책을 넘겼다. 결제를 해준다고 하니까 일단 결제는 하긴 해야 할테니까. 하지만 그 와중에 자신이 다 알고 있는 거 아니냐는 물음에 무슨 말을 하냐는 듯이 그는 가만히 고개를 갸웃했다.
"제가 뭘 안다는 말인가요?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저는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모르겠다고요."
오히려 이쪽이 답답하다는 듯이 그는 표정을 가만히 찡그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고, 정확히는 자신과 관련된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확신이 들자 아키라의 눈동자가 살며시 도끼눈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며 넌지시 물었다.
"그렇게까지 말하니까 대체 제가 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너무 궁금해지는데... 어때요? 이자요이 씨. 화 안 낼테니까 저에게 숨기는 것이 뭔지 얘기해보지 않을래요? 아. 진짜로 화 안낼게요. 아까 저 욕하는 거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으니까 그다지 민감한 사안도 아닐 것 같은데."
그냥 돌아가려고 해도 이런 기분으로는 돌아가는 것이 상당히 찝찝할 뿐이었다. 어차피 시간은 많겠다. 그녀가 뭘 숨기는지 확실히 알고 싶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눈싸움하듯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츄러스를 먹으면서 코세이가 안내를 해주면 감사하다는 긍정의 답변이 나오자 렌은 고개를 얼굴이 조금 환해졌다. 아무래도 츄러스를 얻어먹은 값은 할 수 있을 듯 했다. 게다가 자신도 조금 심심했던 터라 코세이의 긍정이 기꺼웠다.
"네. 그래도 물에 빠지는 사람보다는 위험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 같은 것을 주로 감시하는 역할이 더 강한 것 같아요. 막 구조물에 올라간다거나 파도풀장에 구명조끼 없이 들어간다거나 하는 것 말이에요."
렌이 작게 웃으며 말했다. 어느새 츄러스는 줄어들어 자취를 감추었다. 렌은 본격적으로 간략한 설명을 시작했다.
"지금 사람이 엄청 많아서 워터 슬라이드는 줄이 너무 길어서 무리이실 것 같고.... 아, 대신 근처에 해적선 모양의 놀이 시설이 있는데 거기도 미끄럼틀이 있기는 하거든요. 생각보다 꽤 길어서 재미있어요."
렌이 어린애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성인들도 이용하게끔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 보통 워터파크에 가면 있는 물이 쏟아지는 장치도 있는데 그게 설치되어 있어서 보통 내기를 한 뒤에 그 앞에 서서 물벼락 맞기도 하고. 같이 일하는 직원 형들이랑도 그런 내기를 종종 하곤 했다.
"아니면 유수풀에서 둥둥 떠다니는 것도 괜찮고요. 사람이 많아도 어차피 튜브를 타고 떠다니는 거라 조금 덜 답답하기도 하고요."
느긋하게 튜브를 타고 출렁이는 유수풀에 몸을 맡기고 한바퀴 떠가다보면 그것도 꽤나 재미있으니까. 파도풀장도 좋지만 아무래도 우미노카리 참여도 안한다고 하였는데 굳이 파도풀장으로 가려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음. 그거야 여러 관계를 만들어보고 싶긴 하지요? 사실 제일 만들어보고 싶은 것은 지금이라도 누가 학생회에 한 명이라도 들어와줬으면 하고..(꿈도 희망도 없는 0%의 가능성), 혹은 우플 같은 것도 만들어보고 싶고, 휴일에 별 생각없이 라인을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관계도 있으면 좋을 것 같고...
>>268>>269 학생회…! 아무래도 렌은 무리이지만…. 그래도 아직 두 달 남았으니까 새로운 캐릭터나 아니면 기존 캐릭터중에…는 딱 생각나는 이는 없네 ㅋㅋㅋㅋ 우플이나 영화보기는 렌하고도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버스타고 다른 시까지 넘어가서 4dx 영화 보고 오기라던가~~ 렌은 호러만 아니면 다 오케이래. 스릴러도 가능. 아키라 영화 취향은 어떻게 돼? 궁금함.
>>271 크… 스즈와 미즈미 정말 잘어울리고 예뻐 흑흑 백합커플 최고 조합…. 파자마파티 걸즈토크 진짜 구경하고 싶다. 렌 여장해서 보내는 건 안돼겠지?(렌:???) 불량한 스즈즈 모멘트라면 어떤 것? 오토바이 사진 같은거려나? 아차 전에 이야기하려고 했었는데 스즈랑 선관 짜고 싶다고~?
>>272 토와주 ;ㅁ; 왜 하지를 못하고 있니… 렌한테 가자고 라인 보내면 렌은 바로 오케이야~~~! 렌 대식가라서 디저트 뷔폐 최적화 되어있다고~? 물론 다른 이와 하고 싶으면 어쩔 수 없지만서도?
>>280 후후후. 학생..회는 이미 포기했어요. 시트캐 중에 한명은 들어올 줄 알았어!! 문의도 있어서 들어올줄 알았다구!! 도키도키한 마음으로 어떤 선관을 짤까 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8ㅁ8 어. 아키라는 그냥 이것저것 다 보는 편이에요. 막 너무 특정..이른바 덕후 전용 애니메이션 그런 것이 아니라면? 일상에서도 나왔지만 순정 만화 같은것도 꽤 좋아하고 일반 가족영화 같은 것도 좋아하고 스릴러나 그런 것도 되게 좋아한답니다! 다만 너무 지루한 다큐멘터리 영화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297 어. 그렇다기보다는 뭔가 덕후 애니메이션 같은 것이 개봉이 되면 내가 굳이 저것을 영화관에 가서 봐야하나? 하는 생각에 그런 것은 굳이 영화로 보진 않아요. TV 돌리다가 하는 거 있으면 재밌어보이면 가끔 보기도 하지만.. 보통은 너의 이름은 같은 류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열광하지는 않는? 대충 그런 느낌이 될 것 같네요! 아무튼 렌은 정말로 바다와 물을 좋아하는군요! 그쪽 관련 다큐..실제로 보면 상당히 시원시원하고 신비롭고 그렇죠!
워터파크에서 할만한 아르바이트는 그런게 가장 흔하니까. 그래도 물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는건 같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 일이라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새 츄러스는 렌 군의 손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내 손에 들려있던 소세지도 거의 다 먹었기에 마지막으로 씹어넘기고 음료수까지 다 처리해버린다.
" 미끄럼틀이 재밌어보이는데요? "
너무 줄이 길면 타기 싫어질것 같긴 하지만 ... 그래도 기왕 워터파크까지 왔으니까 어트랙션 하나 정도는 타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수풀에서 둥둥 떠다니는 것도 괜찮아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좀 놀이기구 같은걸 타는게 좋지. 생각보다 길다는 말에 눈을 반짝이며 안내를 부탁했다.
" 그러고보니까 렌 군은 호타루마츠리때 샘이랑 보러 다녀왔나요? "
생각보다 크고 깊어서 놀랬다니까요.
" 반딧불이도 잔뜩 있었고 사람들이 포크댄스도 추던걸요. "
그 날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괜시리 웃음이 나오지만 자연스런 미소로 감춘 나는 렌 군을 바라보았다. 호타루마츠리때 다녀왔으려나. 보통은 좋아하는 사람이랑 같이 오는 느낌이었는데 말이야.
렌은 미끄럼틀이 재밌을 것 같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를 정리하고 코세이와 함께 걸어 해적선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코세이가 한 질문에 렌은 순간 미끄러져 넘어질 뻔 했다. 민망함에 바닥이 미끄럽다며 괜한 변명을 했다.
“…저도 다녀왔었어요. 첫날에만 등불도 띄우고 포크댄스도 추고 하더라고요.”
렌이 뒷목을 매만지며 말했다. 같이 간 사람이 코세이의 쌍둥이 동생인데다가 같이 포크댄스까지 추고 심지어 제가 그 남자친구라는 것에 굉장히 민망했기 때문이었다. 이걸 말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하지만 코로리가 혼날지도 모른다면서 비밀로 하고 있는데 뭐라 말하기가 애매했다.
“코세이 씨는 첫날 구경하러 가셨었나요?”
코세이의 이야기로 대화의 흐름을 바꾸려고 했다. 그러고보니 코로리가 코세이의 여자친구를 봤다고, 신인 걸 들켰다고 했던 걸 보면 최근에 사귀게 된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로라 씨인가 하는 그 분. 렌은 그 사람이 제 옆자리의 요조라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 못하고 있었다.
>>297 스즈즈는 학교 전체, 마을 전체 사람을 세 다리 안에 다 아는 사이니까 같은 반 친구라면 당연히 알고있어 :D!!! 같은 반 친구에게는 더욱 더 거리감이라는게 없어서 렌 책상에 털썩 앉아서 대뜸 말 건다던가.. 하는 그런 일도 엄청 많았을텐데, 불편해했을까나~?
>>311 오오~ 스즈 완전 인싸잖아~~~ 렌은 친하게 말걸어도 그렇게 불편해하거나 하진 않았을 거야.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그랬으려나 싶네~ 그렇다면 렌이 수영부라는 것을 알 것 같기도 하고. 아.... 그러고보면 렌 위키 보면 알겠지만 미즈미랑 선관이 잇는데 미즈미가 체육 겹칠 때 렌한테 공도 던지고 지나가면서 보면 째려보고 그런 소소한 시비(?)를 걸곤 했었는데 그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했으려나...?
>>319 그 때 당시에는 별 생각 없었을 것 같은데~ 지금와서 그러면 나중에 와서 '너 미즈미한테 뭐 잘못한 거 있어?' 하고 따로 불러서 물어볼지도 모르겠지만 그 때 당시에는 미즈미랑 별 관계 아니었으니까~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아니면 엿들어서라던지 수영부라는건 알고있겠다. 지금와서는 또 미즈미랑 티격태격(?) 하면 나중에 따로 불러서 추궁할지도.. 몰라..?
>>320 그럼 알겠다 :D!! 지나가면서 '과자 맛있더라~' 하고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 느낌이지? 핳... 인사도 못했다.... ㅋㅋ..ㅋㅋㅋㅋㅋ..... 일상도 그렇고, 스즈즈도 여기저기 다 알고 지내긴 하지만 학교에서는 맨날 노는 애들끼리만 노는 느낌이니까... 으으으으윽........
아키라도 부르주아는 아니고 그냥 온천산업과 스파산업을 잡고 있으니 잘 사는 편이긴 하죠! 시미즈 가문이 오랫동안 그 산업을 잡고 있었으니 이름이 있는 거고... 사실 전승이나 전설이나 그런 것을 보고 어이쿠! 저 집안은 대단해!! 하는 이는 21세기엔 잘 없죠. 아무래도. (진지)
세상에. 코세이 씨랑 호시즈키 씨가 사귀는 사이라니. 그렇게 됐다는 건 혹시 마츠리 때 사귀게 되었다는 뜻이려나? 렌은 신기함을 감추지 않고 말했다.
“어…. 그런 걸로 혼나지는 않지 않을까요? 호시즈키 씨…. 꽤나 친해지기 어려운 스타일로 보였는데. 누군가와 사귄다는 건 상상이 잘 안 되지만…. 코세이 씨라면….”
렌이 납득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코세이, 꽤 미남이지 않은가? 코로리의 원래 머리색이 흰색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꽤 닮은 편이기도 했고. 어쩔 수 없이 코세이에 대한 호감도는 코로리로 인해 맥스를 찍은 것이기도 했다. 조금 코로리의 이유로 잘 보이고 싶은 상대이기도 했지만 그 외로도 말이다.
그러다 코세이의 질문에 렌은 끙, 소리를 내며 뒷목을 매만졌다. 이걸 말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하지만 언젠간 들킬 것이었고 괜히 말을 돌리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숨긴다면 더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국 렌은 이실직고 하기로 했다.
“네에…. 코로리 씨하고….”
렌은 부끄러움에 물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코로리가 마츠리 때 집에 들어가자마자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이야기를 했으니 제가 남자친구라고 이야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조금 귀 끝이 빨개진 채로 코세이에게 이어 말한다.
“아니, 제가 먼저 좋아하고 고백한 거라…. 코로리 씨는 잘못이 없거든요. 딱히 숨기려고 했다기 보다는 아무래도 비밀을 알고 있는데다가…. 그래서 코로리 씨가 혼날까봐 조금 걱정하더라고요….”
결국 눈 딱 감고 이야기해버렸다. 코로리 씨 미안해요…. 딱히 자신에게까지 비밀로 하라고 하진 않았으니ㅡ코로리도 코세이가 렌에게 물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을 터였다ㅡ 세이프일까 싶기도 하고.
최근에서야 이것저것 얘기를 많이 하고 있지 만나고 얼마 안있어서는 내가 말하는게 요조라가 말하는거의 100배라고 해도 과언이 ... 아니 조금 과장 섞어서 그 정도는 되었다. 그래서 괜히 떠벌리고 다녔다가 싫어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괜시리 떠올랐다. 아니 그래도 이런건 좀 봐주려나.
" 저도 꽤 어려웠으니까요 ...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긴 하지만요. "
그 수많은 난관(?)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한숨이 절로 나오긴 하지만 그걸 뚫고 목표를 쟁취했으니 어쨌든 된 것이다. 그러다 내 질문에 무언가 망설이던 렌 군은 정말로, 정말로 엄청난 얘기를 나에게 하고 말았다.
" ... 에? "
그러니까 지금 여기 있는 이 세이 렌 군과 내 여동생 이자요이 코로리가 사귄다고 한건가? 순간 고개를 훽 돌려서 렌 군을 바라본 나는 그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갑자기 두통이 오는듯해서 머리를 잠깐 부여잡는다.
" 어쩐지 물어봐도 말을 안해주더라 ... "
본인이 먼저 좋아해서 고백했다고하는데 사귄다는게 서로 좋아하니까 되는거 아닐까. 나랑 요조라만 해도 내가 일방적으로 좋아했으면 그날 고백이 성공하지는 않았겠지. 하지만 어처구니 없는건 그게 아니고,
" 하 ... 그 정도로 치졸한 사람은 아닌데 말이에요. "
내가 그런걸로 혼내는 사람처럼 보였다면 정말정말 유감이다. 저번에 그렇게 크게 혼낸 것 같지도 않은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나는 렌 군을 다시 바라보았다. 분명 좋은 사람이니까 반대할 생각은 없지만.
" 여기는 사람이 많으니까 ... 길게 말은 안할께요. "
정말, 정말 많은 감정이 담겨있는 미소로 그를 바라보며 나지막히 얘기한다.
" 별의 신의 이름을 걸고 ... 리리를 울리면 ... 알죠? "
어차피 리리랑 사귀는 사이라면 ... 내 정체까지 알고 있어야 좀 더 대화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356 뭐 일단은 도련님이라고 불리고 있기도 하니까요. 사실 정말 놀랍게도 아키라는 그쪽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있어요. 오히려 시미즈 가문의 일원이라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자부심이 강한 편이라서.
그렇기에 아키라는 시미즈 가문에 너무 얽매이지 마! 너는 너일 뿐이야! 라는 말을 하면 뭔소릴 하는거야. 라는 눈빛으로 보는 편이랍니다. 뭐, 굳이 지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은 두 개가 있긴 한데 그 중 하나는 어떻게 해야 코로리가 수업시간에 제대로 수업을 들을까. 라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일단은 같은 반이라서 아예 모르는 척 하지도 못하고 있고 그런 느낌이니까요.
딱히 싫어하지는 않는데 왜 협박을 하는건지 코로리는 알 수가 없었다. 수업 시간에 잠 좀 자고, 체육 시간에만 쏙 빠져 땡땡이 치고서 잠을 자는게 그렇게 나쁜 짓이란 말인가! 인간들의 법도에는 더 나쁜 것도 많더만 알 수 없다. 별명을 이것저것 지어주기는 했지만 그것도 협박받을 만큼 나쁜 짓이란 말인가! 못난 양귀비에게 못났다 하는 것은 제 업이니 응당 해야하는 것이고, 잠안 잔 아카리가 나쁜 짓 한 것이다! 코로리는 아무도 모를 협박에 혼자서, 속으로 반박하고 있다.
"엄청 큰 자물쇠 걸려있는데…."
숨기는 거 알리바바가 와도 비밀이니까! 신이라는 사실과 악몽을 꾸게하도록 한 것이 자신이라는 것은 절대 쉽게 밝힐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러니 결론은 오직 하나. 책을 얼른 결제하고 아키라를 내보낸다! 코로리는 품 안에 책 5권을 넘겨받아 안고, 카운터로 총총 돌아간다. 삑삑삑 바코드 찍는 소리가 빠르다. 삑하는 소리가 다섯번 나지 않은 것은, 만화책은 당연히 코로리를 골려주기 위해서 일부러 고른 것이라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봉투나 영수증 필요하다거나, 현금이나 카드 둘 중 어느쪽으로 결제할 것이냐는 지극히 평범한 아르바이트생같은 질문을 하려고 했는데 아키라에게 선수가 뺏겼다!
"그럼 이거, 진짜 좋아해?"
정말 만화 좋아해서 사는거야?! 아키라에게서 건네받아, 이미 바코드까지 찍어버린 순정 만화책 두 권을 양 손에 하나씩 들어올려 보여준다. 큰일났다! 정말로 사고 싶어서 집어든 책이 우연히 순정 만화책이었을 뿐이었나보다. 제 발 저려하다가 오히려 실마리를 둘둘둘 풀어놓은 셈이 되었고, 아키라는 실마리를 꼭 쥔 모양이다. 매섭게 쏘아보는 눈길에 놀라서 딸꾹질이 멈췄다. 빤히 바라보는 눈길을 피하고서 코로리는 손에 들려있는 순정 만화책을 내려다본다. 삑, 느리게 한 권이 마저 바코드가 찍힌다.
"숨, 기는 건 아닌데ー"
제 쌍둥이에게서야 혼날 것 같아서 비밀로 유지하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굳이 숨겨야하는 사실은 아니었다. 우물우물 입을 열었는데 목소리가 작아진다. 삑, 마지막 남은 책도 바코드가 찍혔다.
무슨 소릴 하냐는 듯이 아키라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분명히 자신도 만화 좋아한다고 아까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가? 내가 미처 표현을 잘못했나? 그런 생각이 들어 아키라는 괜히 고개를 갸웃하면서 코로리를 빤히 바라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책을 들고 결제를 해달라고 하는 이유가 좋아하니까, 혹은 읽고 싶으니까 사는 것밖에는 그는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괜히 뚫어져라 그는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다가 한가지 가설을 세우고 그녀에게 물었다.
"혹시 요즘은 좋아하지도 않지만, 혹은 흥미가 없지만 돈자랑하려고 책을 사는 이들이 있어요? 설사 그런 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 그런 부류 아니에요. ...그런데 네?"
생각도 못한 말. 남자친구라는 단어가 나오자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자요이 코로리에게 남자친구가 있었어?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 아키라의 머릿속에 딱 떠오르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호타루마츠리 때 그녀와 같이 온 인물. 세이 렌. 절로 흐응. 소리를 내던 아키라는 안경을 손으로 정리했다. 물론 친구끼리 놀러온걸지도 모르나 보통은 남자친구가 있으면 남자친구와 같이 올테니 아마 그쪽이 아닐까하고 아키라는 괜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당신이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전혀 몰랐고, 설사 알고 있었다고 해도 그것을 굳이 이야기 할 필요는 없잖아요. 제쪽에선. 음. 언제부터 사귀었는진 모르지만 예쁜 연애 하세요."
물론 자신의 눈에는 수업시간에 잠을 주로 자는 조금 골치 아픈 반 친구 정도의 인상이었지만, 그런 그녀라도 누군가에게는 누구보다 예뻐보이고 소중한 존재가 아니겠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피식 웃었다.
"그건 그렇고, 제가 이자요이 씨의 남자친구가 누구인지 알고 그것으로 추궁을 할까 싶어서 딸꾹질을 한 거예요? 아하하. 그럴리가 없잖아요. 남의 연애사에 그다지 끼이거나 간섭할 마음은 전혀 없거든요. 차라리 제 연애 사정을 신경썼으면 썼지. ...뭐, 신경 쓸 것도 없긴 하지만요."
애초에 자신은 솔로니까 그런 것을 굳이 신경 쓸 이유는 없었다. 허나... 아주 잠깐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던 아키라는 아무런 말 없이 어깨를 으쓱하며 지갑에서 카드를 그녀에게 내밀었다.
>>384 렌주 안녕이야, 인사해줘서 고마워~! 일상 훑어봐서 확인 완료라구~! ( ´∀`) 미안하다고 이실직고하는 거 너무귀엽구 세이가 안 괴롭혔냐고 물어보겠다, 코로리가 혼나는 것도 혼나는 거지만 그때 세이한테 혼날때 무슨 일 있으면 가만안있을거라는 말을 들었으니 ( ◠‿◠ )....
'렌과 어떤 사이인지 다 알고 있으니 다시 한 번 도련님이라고 부르면 네 불성실한 학교 생활 및 나를 괴롭힌 모든 이야기를 다 일러버리는 것에 마다하지 않겠다', '내 뒷담화를 하고 다닌다니 걸리는 즉시 그것까지 포함해 렌에게 전부 일러버리겠다' 라는 협박을 하는 줄로만 알았으니! 코로리는 정말로 아키라가 만화책을 살 줄 몰랐으며, 구구절절 말하기에는 부끄럽기에 짧게 답하고서 입 다문다. 꾹 다물고서 눈도 꾹 감았다 뜬다. 심지어 남자친구라는 말을 하니, 아키라가 '네?' 하고서 반문하지 않는가! 정말로 모든 것은 오해뿐이었다.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밝힌 것만으로도 귀 빨개져서는 고개 들기 힘들어졌다. 예쁜 연애하라는 것에 고개 끄덕거리고 말았다. 회장님, 우미노카리 다 용서해줄게ー!
"다 이를까봐 그랬지."
힐끔 아키라를 바라보며 눈치 살피듯 하더니 이어 말한다.
"잠만 잔다 이르고, 땡땡이 친다 이르고, 자기 괴롭힌다 이르고."
일렀으면 억울해 어쩔 뻔 했나 싶지만 말이다. 심술은 회장님이 더 많이 부렸으면서! 코로리는 아키라에게 카드를 건네 받자 다시 아르바이트생이 되어서 이것저것 이야기한다. 금액은 얼마라거나, 영수증과 봉투가 필요하냐는 질문 등이 줄줄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말은 아르바이트생에서 코로리로 돌아왔다.
"회장님 어리잖아. 나도… 이제 처음이니까!"
엄청 오래 살았다구 할 뻔 했어ー! 말했어도 믿기에는 조금 어려웠겠지만, 조금 식겁했던 코로리는 방긋 웃으며 어떻게든 말을 마무리지었다. 몇 백 몇 천년 살면서 첫 연애를 이제서야 해보는데, 코로리 보기에 스무해 남짓 살아본 아키라가 연애 사정 신경쓸 것도 없다고 말하니 나름의 응원을 하는 것이다. 카드를 리더기에 꽂아 결제하니 결제가 완료되며 영수증이 출력된다. 아키라가 필요없다고 했다면 버려졌을 것이고, 봉투 또한 아키라의 대답에 따라 책들을 담아주거나 바로 아키라에게 건네거나 했을 것이다.
>>389 >>391 놀라는 거 왜이렇게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우리 어장 엔딩은 지구멸망인거지 ( ◠‿◠ ) (아님)
>>390 신이란 거 또 들킨게 세이 탓이라서 삐져있는 중이었는데, 렌한테 잘 대해줬다구 하면 조금 풀릴 지도 모르겠는데~! ( ´∀`) 잠 못자는 건 코로리가 했으니까 ( ◠‿◠ ) 사귀는 일도 포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 느낌이네~! 어떻게 정체를 들킨 사람과 사귀냐고 렌에게도 뭔가 협박(?) 같은 거 할까 싶었던거지!
코로리가 공부하는 건.... 인간계에 더 있어야겠다 싶으니까?! 원래는 가미즈미 고등학교 재입학(진짜 할 생각이었다)하려고 했는데, 렌이랑 사귀니까 대학교를 가야겠지 싶고?!
>>396 렌이 코세이가 별의 신인 것도 들었다고 하면 좀 더 풀리려나? 렌도 코로리한테 들었으니까 레몬사탕에게 잡아먹히는 꿈이 많이 힘드신 모양이다, 하고 생각했지~ 코로리 진짜 가미즈미 재입학 할 생각이었냐궄ㅋㅋㅋㅋㅋㅋㅋ 대학 진학한다니 어디로 하려나? 어쩔 수 없이 1년은 장거리 해야할지도. 맨날 꿈속에서 만나서 데이트한다거나
요조라는 일단 고민 중이래~ 형식상의 학벌용으로 대학을 다녀올지, 그냥 고교 졸업하고 그림 관련 스튜디오나 프리랜서 쪽으로 전직을 할지~ 그림이나 회화로 어느 정도 먹고살려면 아무래도 경험치랄까 그런게 필요할테니까~ 대학 안 가고 활동하는 쪽에 조금 더 마음이 기울어 있으려나~ 근데 딱히 화가를 하고 싶은 건 아니래 :3
>>399 요조라가 아이돌이라면~ 메인 보컬? 춤은 잘 못 추지만 노래는 끝내주게 부르는 실력파 느낌이려나~
>>400 >>401 언젠가는 주변에서 화가라고 부를지도 모르지만 그 때가 되면 본인은 아니라고 할 거같지~ 스튜디오 작업은 호타루마츠리 때 했던 그런 퍼포먼스를 곁들인 그런거 생각하구 있어~ 행사 같은데서 각 잡고 하는? 하게 된다면 스튜디오 정규 소속이 되거나 그냥 일 있을 때만 하는 관계가 되거나 하려나~ 그치그치~ 화구통은 휴일 외출할 때 간간히 들고 다니는 중~
요조라 : (귀갓길, 정수리에 화구통 올려놓고 얼마나 걸을 수 있나 하는 중)(그러라고 있는 화구통이 아닐텐데...?)
>>402 학과 정보 잠깐 찾아봤을 때 잘 없었기는 한데..... 아마두 무대 연출/제작... 소품이랑 가벽같은 거랑... 조명?! 그런 쪽 아니려나 싶구 캣워크 엄청 좋아할 거 같구 하니까~! 더 찾아봐야겠지만!!! 우 꿈 속에서 만나면 렌 푹 못 쉰다구 히잉 하고 있을 거 같지, 꿈 속에 오지말라고 했던 약속은 깨도 되냐구 할 거 같기두 하고
>>404 스튜디오 작업이라니 멋있다.... 유튜브도 해주는 거지...? 응? 화구통 머리에 이고 걷는거 귀엽잖앜ㅋㅋㅋㅋㅋ
>>405 어쨌든 코로리 대학가는거 응원한다구~~ 꿈속에 오지 말라고 했던 건 코로리한테 좋아하는 거 들킬까봐니까. 이제는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느낌이려나~ 물론 꿈에서 깨고 나면 진짜 코로리인지 가짜 코로리인지 라인 보내서 물어보겠지만~ 코로리주의 돈을 위해서 데뷔는 안하는 걸로~~
점성술보단 플라네타리움이나 천문 관련 시설에 가이드로 취직해도 좋을듯? 아니면 카페 알바 해본 경험 살려서 바리스타가 된다거나~ 엄머 아직 혼인의식도 안 치렀는데 벌써부터 결혼이라니~~ 일러일러~ ㅋㅋㅋ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하게 된다면 그땐 같이 상의해서 결정할거야~ 혼자 사는게 아니게되니까~
첫인상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나쁜 느낌은 안들었기에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여동생의 연애에 대해서 훼방 놓을 생각도 없었고 아무리 내 눈엔 철부지라지만 그래도 한참을 살아온 입장이니 보는 눈이 있을거란 생각도 갖고 있다. 물론 내가 한번 보고 이상하다 싶으면 좀 더 주시하겠지만 적어도 그 리스트에 렌 군이 들어갈 일은 없으니까.
" 딱히 격식을 차려야할 존재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원래는 지금의 리리처럼 새카만 검은 머리에요. "
그러니까 신일때의 모습과 인간일때의 컬러가 정반대라고 설명해준다. 그러면서 남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게 머리카락 끝자락이 살짝 검어졌다가 다시 하얗게 변하는걸 보여준다.
" 원래는 알려지는게 좋은건 아니지만 ... 지금까지 비밀을 잘 지켰으니까 저도 믿고 말해주는거에요. "
인간들에게서 신의 존재는 가급적 비밀로 해야하는 것이다. 자칫하면 큰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는 문제라서 조심해야하지만 사실 신이랑 혼인한 인간들도 있는 것처럼 소수에게는 잘 덮는다면 상관 없는듯 했다.
" 뭐, 렌 군이 우리 리리의 남자친구라는걸 알았어도 여동생 연애에 간섭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알아서 잘 할거라고 생각하고 ... "
어깨를 으쓱하며 별거 아니라는듯 얘기한 나는 잠깐 말을 고르다가 작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 리리가 좋아한다면 ... 분명 이유가 있을테니까요. 그 이유를 좀 알 것 같기도 하고. "
"당신의 생각 속의 저는 대체 어떤 이미지인지 진심으로 물어보고 싶어지는데 답해줄 수 있을까요?"
이전에 누군가에게도 이런 물음을 던지긴 했지만 그 의미는 확연히 달랐다. 놀릴까봐라니. 자신이 언제 그녀를 놀렸단 말인가. 자신이 그녀에게 놀림을 당했으면 당했지. 정말로 억울하고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정말로 뚫어져라 바라봤다. 허나 이어지는 말. 다 이를까봐 그랬지라는 말에 그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살며시 시선을 회피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일단 자신이 예상하는 상대. 그러니까 그녀와 함께 호타루마츠리를 온 '세이 렌'에게 자신이 말을 전달해달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것도 이른 것이 되는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헛기침을 여러 번 냈다.
"어흠. 쿨럭. 쿨럭. 하지만 뭐, 반 친구끼리 그럴 수도 있는 거니까 서로서로 이런 것은 따지지 말고 넘어가도록 하죠. 이자요이 씨에게도 그게 낫잖아요. 안 그래요?"
그래서 슬그머니 서로서로 쌤쌤이라는 느낌으로 넘어가려고 하면서 그는 나중에 렌에게 라인을 보내서 그때의 그 말을 할 거면 자신이 전달한 것은 무조건적으로 비밀로 하라는 메시지를 보내야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이 전했다는 것을 알았다간 필시 2학기 시작하자마자 어떤 심술을 당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괜히 도리도리 저었다.
"일단 말하는데 전 연애 경험 있거든요? 뭐, 그렇게 오래 간 것은 아니지만 당신처럼 처음은 아니에요. ...그리고 애초에 지금은 연애라고 해도... 딱히 뭐랄까. 잘 모르겠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그런 느낌이라서. ...뭐, 이쪽도 남자친구에 대해서 안 물으니까 그쪽도 굳이 묻지 마요. 알았어요?"
불명확하게 말을 하면서 그는 괜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일단 그녀에게 서로서로 물을 거 없지 않겠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며 사태를 얼버무리려고 하던 아키라는 일단 카드를 받아들었다.
"영수증은 주세요. 항상 모아놓고 있거든요. 뭐, 아무튼... 남자친구에게 너무 폐 끼치진 마요. 매번 잠만 자는 여자친구는 별로 인기 없다고요. 아마도."
렌은 코세이의 말에 눈을 깜빡였다. 원래는 새까만 머리카락이라니. 그러고는 머리 끝을 살짝 검게 물들였다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모습에 렌의 표정은 신기함을 다 감추지는 못했다. 그래도 비밀이라며 하는 말에 작은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자물쇠는 많이 달아뒀으니까요.”
마치 코로리의 말을 인용하듯 말했다. 코세이는 코로리와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으니 아무래도 상징적인 느낌의 코로리의 말도 거의 다 알아듣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부러워 지는 것이었다. 코로리의 말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이야기를 많이 나눈 친한 사람만 온전히 알아들을 수 있는, 마치 암호 같았다.
“그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렌은 코세이의 말에 조금 쑥쓰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 감정을 숨기는 것에는 부족한 편이었다. 다행히 반대하거나 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영 마음이 놓이는 것은 아니었지만서도. 그래도 최악은 면한 것이려나.
그렇게 도착한 해적선의 구조물은 꽤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게 되어 있었고 바닥은 얕게 물이 깔려있었다. 렌은 물에 발을 담그며 해적선을 올려다봤다. 왠지 코로리가 해적선이라며 피터팬이라며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해적선은 여러곳에 미끄럼틀이 연결되어 있어 낮은 곳부터 아주 높은 곳까지 선택해서 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앙의 꼭대기에는 물이 천천히 받아지다가 가득 찰때 쯤 기울여저 한꺼번에 물벼락이 쏟아지는 것도 있었고, 사람들이 장난을 치면서 벌칙으로 물벼락을 맞는 모습도 보였다. 렌은 저 꼭대기에 있는 미끄럼틀에서 사람들이 물과 함께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소리를 지르는 것을 보고 요조라가 생각나 코세이에게 말했다.
“그러고보니 호시즈키 씨, 수학여행 때 마주쳤었는데 거기 제일 무서운 롤러코스터를 두 번이나 타더라고요. 게다가 호러 방탈출 같은 무시무시한 걸 좋아하는 것 같던데….”
렌은 생각났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무서운 것이 나타날 때마다 그것도 무서웠었지만 그걸 보며 웃는 요조라도 만만찮게 무서웠었다.
착했다가 못됐다가 시도 때도 없어! 안개 껴버려라! 부르지 말아달라고 하거나, 듣기 싫어했던 별명 두개를 하나로 합쳐버리더니 해맑게 대답한다! 방긋 웃으며 대답하고 책 다섯권을 차곡차곡 쌓는다. 그러다 아키라의 억울하고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보니 눈썹을 조금 찌푸린다! 왜 아키라가 그런 표정을 짓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놀리다고 완곡히 표현해준 것에 고마워해야하는 것 아닌가 싶다. 그동안 학교에서 자지 말라고 잔소리한 걸 생각하면, 괴롭히려고 그러는 줄 알았다고 해도 할 말 없는 것 아닌가.
"회장님."
뚫어져라 쳐다보던 아키라가 눈을 피하고서 헛기침을 하자, 이번에는 코로리가 아키라를 나긋이 부르고서 지그시 쳐다본다. 회장님 방금 문 잠갔지! 헛기침을 여러 번 하면 아무래도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코로리는 절대 쌤쌤이라고 넘어가줄 생각이 없다는 듯 아예 눈까지 가늘게 뜨고서 바라본다. 아키라가 결제한 책 다섯권을 건네주지도 않고 품에 안았다. 대답 안 하면 책 안 돌려주려나보다.
"토토 할게. 토토는 말 안 해ー"
오즈에 가면 동물들도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도로시가 기르는 강아지 토토는 말을 하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귀찮아서 말을 안 했을 뿐이었고, 이유야 다르지만 코로리도 말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같았다. 코로리는 고개를 끄덕끄덕 흔들고서, 영수증을 건넨다. 책들은 건네지 않고 있었는데, 아키라가 하는 말을 듣고서 더욱 건네주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잔소리쟁이 계모가 인기없거든?! 그리고 난 인기 없어두 돼."
인기 있어봤자 코로리에게는 딱히 의미가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해주니까! 회장님은 그런 사람 없으면서. 바보 회장님. 햇님 남작 회장님. 잔소리쟁이 계모 햇님 남작 회장님. 소리내 말하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햇님 남작은 또 무슨 의미인거야? 도저히 해석을 할 수 없었기에 그는 영문 모를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햇님 남작. 아무리 곱씹어도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물론 언제는 그녀 특유의 비유법을 해석할 수 있었냐만. 나중에 친구를 만나면 자신과 햇님 남작의 공통점을 찾아달라고 말하기로 하면서 그는 머리를 긁적였다.
당연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빤히 바라보았음에도 그는 시선을 쭈욱 회피하면서 모르는 척 했다. 아니. 하지만 애초에 그 이전에 있었던 일이니까 별 상관없는가 아냐? 라는 생각이 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불길한 예감밖에는 들지 않았다. 이거 자칫 잘못 말하면 정말로 큰일날지도 모르겠다는 그런 예감이. 그렇기에 그는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아니. 그보다 토토는 또 뭔지.
"아니요. 그것보다 왜 책은 안 주는 거예요. 영수증 받았으니까 책도 줘요."
품에 안고서 책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이건 또 무슨 심술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했다.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면서 어서 책을 달라는 듯, 그는 정말로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그 와중에 그는 한숨을 내쉬면서 그녀의 말에 이어 대답했다.
"딱히 인기 없어도 상관없거든요? 어차피 이 자리에 있으면 미움 받았으면 받았지. 환영받는 일도 없다구요. 학생회장이 찬양받고 인기쟁이이고 그런 것은 만화 속에서나 있는 이야기에요. 아무튼 저에게 뭘 말해달라는 거예요? 그보다 제 책 줘요. 결제했잖아요?!"
어서 달라는 듯 그는 다시 한 번 손을 내민 후에 반대편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긁적였다. 이어 그는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에 그녀에게 물었다.
"제 첫번째 연애라도 듣고 싶은 거예요? 뭐예요? 요구조건이 뭔지 일단 얘기해봐요. 듣고 판단할테니까."
어느새 리리의 말버릇까지 닮아버린건지 자물쇠를 달아뒀다는 말에 잠깐 바라보았다가 고개를 돌렸다. 좋아하면 닮는다더니 많이 좋아하긴 하나보네. 아무렇지 않은척 하고 싶어도 조금 싱숭생숭한 마음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 오랜 세월을 같이 지내온데다가 열심히 챙겨주기도 했으니 이게 딸이 남자친구가 생겼을때의 아버지 마음인가 싶다.
" 본인이 잘 행동한건데 저한테 감사할 필요는 없어요. "
말 그대로 본인의 행동 결과를 내가 보고 판단한 것에 불과한거니까. 웃으면서 대답한 나는 해적선 구조물 앞으로 가까이 갈 수 있었다. 여러가지 높이의 미끄럼틀과 물벼락이 쏟아지는 거대한 오크통 구조물등 흔히 해적선 어트랙션이라고 하면 볼 수 있는 것들은 다 있었다. 뭐부터 타는게 좋을까 고민하고 있으니 렌 군이 요조라에 대해서 말하는게 들렸다.
" 아 그래요? 제 앞에서 그런 모습은 보여준 적이 없어서 ... 기억해둬야겠네요. "
근데 왠지 그런거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긴 했다. 마치 인생에 자극이 없어서 그런 것으로라도 자극을 느끼려는 느낌이랄까. 물론 지금 느끼는 요조라는 그런 것과 하등 상관 없긴 하지만 첫인상을 생각하면 그렇다는거다. 머릿속에 요조라의 취향 정보를 입력해두고 이어진 렌 군의 질문에 잠깐 고민하다가 답했다.
" 음 ... 좋아하는건 아닌데 또 못보는건 아니라서요. 애초에 그런거 무서워하는 성격도 아니고. "
물론 일부러 놀래키는 장면에서는 놀라기도 하지만 무서움을 느낀다거나 하는건 아니었다. 거기서 나오는 귀신은 잡귀 수준이라 실제로 우리 앞에 나타나도 벌벌 떨다가 돌아갈 느낌이라서 그렇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나는 가장 꼭대기에 있는 미끄럼틀을 가리키며 말했다.
귀찮게 굴면 오히려 좋아할거라 ... 워낙 좋아하니까 말이죠~~ 수영복 입은 요조라를 본 느낌은 ... 남한테는 보여주기 싫으니까 다음부턴 겉옷 입혀줘야겠다 ... 그래도 엄청 예쁘네 헤헤 같은 느낌이래요! ㅋㅋㅋㅋㅋㅋ 우미노카리 끝나고 바로 자기가 입고있던 겉옷 덮어주지 않았을까 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이페이스 기질이 있지만 요조라 앞에선 한없이 약해지는 느낌이랄까요 ... 사귀기 전이랑 후랑 비교하면 많이 다르니까요! 그래도 중요한 순간엔 꽤나 단호할 것 같구.
바로 팔짱부터 끼면 좋아라하면서 이것저것 먹으러도 다니고 ... 누가 요조라 보는 것 같으면 안보이게 살짝 노려보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웃고 ㅋㅋㅋㅋ 사진도 여러장 찍자고 할 것 같네요! 아무도 못보게 개인소장 하겠지만 ... 요조라랑 같이 찍은 사진 여러장 인화해서 책상에 올려둘 것 같네요!
중요한 순간 하니까 하나 생각난게~ 밥 먹기 전에 과자 먹으려고 하면 코세이가 단호하게 뺏을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 분명히 밥 전에 과자 먹고 배부르니까/입맛없으니까 밥 안먹을래요 한 적 있을거니까 ㅋㅋㅋ 아니 코세이 사진 인화까지 하냐구~~ 사진 왠지 대부분 경계하는 고양이 같은 표정으로 코세이한테 붙어있거나 찍는거 전혀 눈치 못 챘거나 둘 중 하나일듯~
ㅋㅋㅋㅋㅋㅋㅋ 그런적이 있으면 분명 못먹게 할꺼니까요! 먹으려고하면 안돼요, 하고 과자 뺏어가고 ... 강경 수단으로 밥 같이 안먹으면 나도 안먹을꺼에요! 한다던지~~ 그래도 종종 과자 먹고싶다하면 같이 먹거나 할 것 같긴하지만요!
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웃는 모습으로 같이 찍기를 기대하면서 ... 라인에는 전시 못해놓으니까 손잡은거나 프로필에 올려두고 자기가 주로 일하는 책상에 액자에 넣어서 리리랑 같이 찍은 사진 옆에 올려둘 것 같아요~~ 인화한거 액자에 넣어서 요조라도 주면서 책상에 올려두면 좋을 것 같아요~~ 라고 한다던지!
자신은 그 때 너무 무서웠, 아니 싫었었지만 그래도 코세이는 그런 것을 잘 보거나 하는 편이라 다행인 듯 했다. 하긴 요조라도 그렇고 코세이도 그렇고 무언가에 겁을 먹는다거나 하는 게 상상이 잘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렌이 넌지시 코세이에게 물었다.
“그런데, 코로리 씨는 공포영화나 그런 것들을 좋아하는 편인가요…?”
공포스러운 것을 잘 못보는 편이었기에 렌은 왠지 코로리가 그런 것을 좋아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생각이 닿게 된 것이었다. 요조라와 방탈출에 같이 갔었던 것처럼 눈 꽉 감고 하려면 할 수는 있겠지만서도.
렌은 코세이가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미끄럼틀을 가리키자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구조물 위로 올라가는 길은 종아리까지 올라오게끔 물이 차올라 있었고, 계단을 올라가도 구조물 사이사이에서 물을 뿌리거나 물이 줄줄 나오고 있거나 해서 올라가면서도 자연스럽게 물에 젖게 되었다. 아래쪽에 있는 사람에게 물대포나 물총 같은 것을 쏠 수 있게 되있는 것들도 있었고.
“미끄럼틀 타고 나서 재미삼아 내기 같은 것 어때요?”
렌이 장난기 어린 얼굴로 차오르고 있는 오크통 물벼락을 가리키며 물었다. 사람도 많고 날씨도 더운데 물벼락 맞으면 시원하지 않겠는가.
무슨 뜻인지 간단명료하게 설명하면서, 지킬 앤 하이드가 더 어울릴 지도 모른단 생각을 한다. 안경 회장님과 반짝반짝 남작 씨라거나! 다음에는 그렇게 불러볼까 고민하니, 별명을 하나로 줄이겠다며 햇님 남작이라는 별명을 만든지 몇 분이나 지났다고 새로운 별명을 벌써 하나 더 지어뒀다. 하지만 아키라가 이 별명을 알게 되기는 아직 먼 것 같다.
"안경의 신한테 미움 받았어."
요즘 레몬 사탕에게 잡아먹히는 꿈을 꾸도록 매일같이 신경써주고 있는 누구도 안경을 썼고, 지금 제 목소리와 눈길을 모른 척 무시하고 있는 아키라도 안경을 썼다. 코로리는 사람도 무시하면 삐지는데 감히 신을 무시해! 입술을 삐죽거리나 싶더니, 곧 방긋 웃었다. 삐진 것이다! 제 나름 아키라가 물어보면 물어보는 대로 착실히 답해주었는데, 별로 인기 없을 거라니 악담ー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악담은 악담이니까ー이나 하고 묻는 것에는 대답도 안 해주고, 마주칠 때마다 잔소리만 하고. 삐졌다. 악몽 꾸게 해주고 싶지도 않았다! 그야 꿈을 빚는 것도 일하는 것이 아니라고는 못 하니까.
"네에ー 책 드리겠습니다!"
품에 꼭 안고서 절대 안 줄 것처럼 하고 있던 책 다섯권을 아키라가 내민 손으로 건넨다. 아키라가 책을 받아 챙긴다면 카운터에서 나와 책방의 문을 열어주었을 것이다. 친절하고 상냥하다못해 공손하기까지 한 아르바이트생의 정석이다. 이런 상태로 별명 부르며 장난걸 리가 없으니, 아키라가 안경 회장님과 반짝반짝 남작 씨라는 별명을 알게 되기에는 먼 것이다!
"아니에요, 가미즈미 책방에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아! 어서 가보세요ー"
첫번째 연애 이야기에 재미있어 보인다며 흥미가 끌린 듯 하더니, 멈칫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러고서 하는 말이 배웅 인사였다. 얼른 나가란다! 아키라가 책방을 나가면 그 뒷통수에 대고 저번처럼 또 메롱할 것만 같다.
>>602 그렇다고 막 엄청 살벌하게 사이가 나쁘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그냥 반에서 상성 조금 안 좋은 애들끼리 티격태격하는 수준이기도 하고.. 저는 이런 관계 매우 좋아합니다! 원래 다 항상 사이 좋은 이만 있고 그런 것은 아니라구요! 사진이라. 아키라와 코로리가 같은 조에서 찍게 된다면...ㅋㅋㅋㅋㅋ 아마 은근히 티격태격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606 코로리는 못봐~! 악몽 꾸기 쉬운 요소들은 거의 다 비호감이고, 무서운 건 악몽 꾸기 쉬우니까 안 좋아해! 점프스케어(갑툭튀)에 엄청 약하고, 잔인하거나 비주얼적으로 무서운 건 '무서워서 못 보겠어 。゚(゚´ω`゚)゚。' 보다는 '보기 싫어!' 라는 느낌이야 ( ´∀`)
수많은 취미가 있고 수많은 호불호가 있는만큼 연인끼리 그것이 겹칠 확률은 생각보다 낮다. 그래서 보통은 한번은 이쪽이 양보하고 한번은 저쪽이 양보하는 식으로 취향을 맞추곤하는데 만약 그럴 필요가 없다면 데이트 할때도 더욱 즐겁게 할 수 있겠지. 상대방이 즐겁지 않으면 데이트하는 의미가 없으니까. 그러다 렌 군의 질문에 나는 지금까지의 리리를 떠올려봤는데 ...
" 좋아하는건 모르겠지만 ... 무서워하는건 못본것 같네요. "
좋아했다면 아마 즐겨봤을텐데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으니 좋아하는건 아닌것 같고 ... 그렇다고 무서운걸 볼때 반응을 보면 그런걸 무서워하는 것 같지는 않으니 그냥 찾아서 보지도 않고 무서워하지도 않는것 같다. 아마 렌 군이 싫어한다면 안보거나 놀리려고 일부러 데려가거나 둘 중 하나가 되겠는데.
" 아마 싫어한다고하면 일부러 보러가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
아니면 반대로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려고 한번쯤은 데려갈 수도 있겠지만 여동생의 즐거움을 위해서 이건 비밀로 하기로 한다. 미안하지만 저한텐 여동생이 더 소중하니까요, 렌 군.
" 내기할게 뭐가 있겠어요. 가서 같이 맞으면 되는데. "
안그래도 더운데 저거 한번 맞으면 꽤나 시원해질 것 같다. 올라가면서 뿌려진 물에 의해 몸이 젖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서 가장 높은 미끄럼틀 앞에 선다. 안전요원의 말이 들려오고 그의 말에 따라서 자세를 취하고선 내려가는 물살에 몸을 맡긴다. 제일 높은 곳에 있어서 그런가 경사가 꽤나 있었고 속도가 붙은 나는 마지막쯤엔 날아가듯이 물에 빠진다.
" 역시 워터파크는 이런 맛에 오는거긴해요. "
잔뜩 젖어서 물에 젖은 생쥐꼴이 됐지만 대충 털어내고선 다음은 오크통을 가리킨다. 근데 물의 양이 엄청난게 ... 저거 맞으면 서있기 힘들겠는데?
여름의 끝자락이 거의 다가오고 있었다. 이럴 때 바다를 제대로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키라는 해변가에 파라솔을 설치하고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앉아 수박을 먹고 있었다. 역시 여름하면 수박이고, 수박하면 여름이었다. 전 날, 미리 시원한 물에 푹 담가두고 바다에 오기 전에 잘라서 아이스박스에 따로 넣어오기 전까지 시원함을 쭉 유지한만큼 수박은 상당히 시원했다. 지금 여기에 혼자 왔냐라고 하면 물론 그는 혼자 왔다. 학생회 멤버들을 부를까, 혹은 친구들을 부를까 했지만 가끔은 혼자서 조용히 바다를 구경하고 즐기고 싶은 탓이었다. 그것을 떠나서 애초에 바다 근처에서 태어난 이들인만큼 뭘 새삼스럽게 바다에 오냐는 말들도 많았지만.
아무튼 철썩이는 파도를 돗자리에 앉아 조용히 구경을 하고 있던 그는 적당히 바다를 구경하다가 바다에 들어갈까 생각을 하며 그저 편안하게 수박 한 조각을 먹으면서 철썩이는 평화로운 바다를 봤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찾아오면... 이런 여유도 슬슬 끝이려나. 그런 생각을 하는 찰나 근처에 낯익은 이의 모습이 보였다.
호시즈키 요조라. 한번씩 잊혀질만 하면 보이는 여성의 모습이었다. 그래도 봤으니 인사 정도는 하는 것이 좋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자리에서 일어선 후에, 돗자리를 잠시 떠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가볍게 인사했다.
>>626 어쩌겠나요. 반 아이들이 그렇게 배정되었으니 담임 선생님이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수밖에! 몇 번 얘기했지만 아키라는 딱히 코로리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고 정말로 싫어한다면 아예 신경도 안 쓰고 그냥 무시해버리겠지만... 그래도 나름 친분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괜히 더 이런저런 말을 하면서 일을 키워버리는 케이스이다보니 확실히 코로리와는 상성이. (시선회피) 이건 다 아키라가 잘못한게 맞다. (머리 박기) 그렇게 귀를 막으면 아키라는 빤히 보다가 노트에다가 내용을 써서 보여주지 않을까 하고!
>>627 1.어. 아키라 노래 그렇게 잘 부르는 것은 아니고 춤은 좀 추니까 아마도 댄스 계열? 뒤에서 조용히 춤추는 그런 포지션이 아닐까 싶네요.
2.아키라:....(빤히) 아키라:어서 시원한 곳에 가서 쉬세요. 더위를 좀 약하게 먹은 것 같은데.(절레절레)
3.우와. 이건 진짜 어려운데 그나마 아키라는 후각을 포기할 것 같네요. 시각과 촉각 청각은 4DX 영화를 봐야해서 아키라는 절대 포기 못하고 미각은 맛있는 것을 포기 못하기 때문에 그나마 정말로 부들부들 하는 목소리로 후각을 고르게 될 것 같네요.
정말 뜬금없는 일이었다. 방바닥에 드러누워 창 밖 하늘을 보면서 부채질을 하고 있던 요조라에게, 대뜸 찾아온 마히루가 바다에 가자고 했다. 우미노카리 때 물개마냥 신나게 놀아놓고 물놀이가 부족한가보다. 요조라는 일단 귀찮다고 싫다고 해보았지만, 작정한 마히루는 누구도 말릴 수 없다. 늘어진 요조라를 직접 들어서 데려가려 하길래 알았다고, 간다고 투덜대며 승낙한다. 그렇게 대충 짐을 챙겨 내려오니 바캉스 차림의 사요코가 현관에서 반긴다. 그 사이 부엌에서 도시락을 가져온 마히루와 함께, 셋은 차를 타고 가까운 해변가로 왔다.
"여긴 언제 와도 절경이네. 역시 여름엔 바다에 한번쯤 와줘야지." "매년 오는데, 뭐가 그렇게 좋대..." "그야 좋지! 나 대학 다닐 땐 말이야, 동기들이랑 바다 한번 놀러가려면 각 잡고 계획 세워야 했어. 그리고-" "아, 알았어 알았어. 나 놀러 갈 거야..." "어? 어. 너무 멀리 가진 말고." "어어..."
무슨 놀러와서 일장연설을 하려는 마히루를 피해 요조라는 해변을 걷는다. 우미노카리 때 입었던 수영복에 사요코가 묶어준 머리가 높게 흔들린다. 수영을 못 하는 요조라라서, 허리에 투명한 하늘색 튜브를 걸고 타박타박 모래사장을 걷고 있으니, 누군가 다가와 인사를 한다. 돌아보자 이게 누구야, 아키라였다.
"아, 시미즈 씨. 안녕하세요..."
걸어오면서 흘깃 보이던 파라솔의 주인이 아키라였나보다. 요조라는 고개를 기울여 아키라 뒤쪽에 보이는 파라솔을 보고, 주변도 둘러본다. 유달리 사람이 적은 해변가라서 그런지 1인용으로 보이는 파라솔과 돗자리가 눈에 띈다. 혹시, 하는 생각에 그런 물음을 입에 담아본다.
"시미즈 씨, 혼자, 왔어요...?"
늘 그렇듯 어떤 의도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묻는 느낌이다. 확인차, 라는 느낌 말이다.
멀리서 볼 때는 잘 몰랐지만 가까운 곳에서 보니 묶은 그녀의 머리가 확연하게 보였다. 오늘은 이런 스타일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가만히 눈에 담다가 자연히 그녀가 튜브를 하고 있는 모습도 확인했다. 그러고 보니 우미노카리에서는 적당히 하는 것 같던데 수영을 잘 못해서 그런 것일까? 그런 것치고는 3등을 한 그녀를 떠올리며 그는 괜히 분한 감정을 느꼈지만 애써 표현하진 않았다.
"네. 뭐, 가끔은 혼자서 바다를 즐기고 싶어서요. 정확히는 친구들이 매년 보는 바다인데 뭣하러 또 바다에 가냐고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혼자서 조용히 마지막 끝자락을 즐기고 2학기나 준비할까 싶어서."
내일 바로 개학인 것은 아니었으나 머지않아 개학이 찾아오고 그럼 자연히 2학기가 찾아오고 계절이 바뀔 때였다. 가미즈미의 가을에는 먹을 것이 풍부하지. 그런 생각을 하니 절로 침을 꿀꺽 삼키나 그는 애써 아닌 척 하면서 스스로 머리카락을 살짝 정리했다.
"그러는 호시즈키 씨는... 혼자서 여기에 오진 않을 것 같고, 일행과 같이?"
적어도 자신이 아는 그녀는 굳이 혼자서 여기까지 올 이는 아니었다. 물론 자신이 그녀에 대해서 모든 것을 파악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딘가에 일행이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며 괜히 주변을 두리번거리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이는 없었다. 어쩌면 혼자서 왔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뭐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기에 그는 굳이 더 그 관련으로 입을 열진 않았다.
>>633 삐빅, 추가 결제가 필요합니다. >>635 메인보컬 뺨치는 서브보컬 ... 이거 흥한다! 그리고 후각이 있어도 미각이 없다면 결국 맛을 못느끼는건 마찬가지니까 ... >>636 앗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성격 자체는 여전하겠지만요! 그리고 미각 고른 이유가 ... 똑같네요 (도망)
>>629 퇴폐미?!?! 코로리는 오빠가 아이돌이라 싸인 심부름 당한다구 꿍시렁 거리고 있을 거 같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어째서 2번은 리리가 한 말이 된거야~~! ( ◠‿◠ ) 미각인가~~~! 역시 미각 만만할지두?!
>>630 코로리도 아키라 안 싫어한다구! 싫어했으면 아키라 절대 잠 못자..... 잠의 신이 미워한다구, 잠을 잘 수 있을리가 ( ´∀`) 아키라 잘못 아니라구~~ 몇백몇천살 먹도록 철 안 든 리리 탓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필담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키라도 춤인가~! 서브댄서인가!! 앗 영화가!! 여기서!! 후각... 그치만 포디영화에서도 후각도 쓰이는데?! 비중은 다른 것에 비해 작긴 하지만~~
>>635 왜 메보가.... 아닌거지?! 공식노래잘함이면 메보 노려도 되는거 아니려나!?! 라고 생각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바로 아래 관심없었다는 느낌이구나 왠지 천재같아~! 토와는 노력하는 천재 느낌이니까! 터와 2번 3번 엄청 자세히 고민해서 답하는구나, 똑똑해 똑똑해~!
>>636 하지만 야옹야옹이라고 말하는 요조라를 보았으니? 속지 않아도 이것은 이득입니다만? ( ◠‿◠ ) 헉 3번... 스윗해............ 예전에는 청각이었던 이유는 뭐야?! 딱히 무언가 듣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거려나?!
>>639 여기도 댄서인가!!! 막내댄서 귀여워~~! 잠꾸러기 막내 댄서님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고양이는, 하고 물어보려고 했던건데 내 실수로 그만... 하지만 고양이었어도 야옹야옹이라고 답했을 거 같네~! 미각은 버림패... 아미카는 고민없이 쉽게 고르는구나!
>>642 아이돌이라면 장르에 따라 파워댄스도 분명! (기대) >>643 하지만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 정작 맛이 안나면 그것도 고통스러울지도 ... >>645 그럼 오늘부터 아이돌하죠 (진지) >>646 아앗 ... 나쁜 남자 코세이인가요?! 그런건 무리라구요~~ 살짝 까칠해질 수는 있지만요! 부끄러워서 도망갔다구요!
3. 시각/후각/미각/청각/촉각 중 한가지를 포기하라고 한다면?! 코로리는 후각은 절대 안돼. 후각 없으면 양귀비 꽃단내 못 맡아서 일 못해서 큰일나니까. 코로리도 미각 포기하려나! 안 먹어도 안 죽는 신이니까, 정크푸드들과의 작별인사가 슬프겠지만.... 좋아하는 걸 못 보고, 못 느끼고, 못 듣는건 더 슬프겠지! (`・∀・´)
>>652 그렇다면!!! 쌍둥이가 나란히 데뷔해서 쌍둥이들끼리 그룹하자!!! 그룹내 불화가 당연히 있는 그룹하자~~~! 이제 서로가 서로에게 싸인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49 그렇기에 그나마 비중이 덜한 것으로..(시선회피) 아무튼 코로리는 잘못이 없어요! 이건 다 신에게 무례하게 구는 아키라가 잘못한 것!
Q.그럼 코로리가 신이면 아키라는 공손하게 구나요? A.아키라:그렇다면 아오노미즈류카미 전승도 사실이라는거잖아요. A.아키라:가미즈미에 생명을 준 신에게 직접 사명을 받은 우리 시미즈 가문이 다른 신에게 무릎을 꿇는다니. 있을 수 없는 수치다. (이거 절대 아님) (핑계고 사실 100% 이제와서 꿇을 수 없다는 자존심임)
혼자 왔냐고 물으니 아키라는 개의치 않고 대답해주었다. 주변에서 매년 가는 바다인데 뭐하러 또 가냐고 하길래 혼자 왔다는 말에, 요조라는 작게 중얼거렸다.
"히루랑 똑같네..."
다른 점이라면 마히루는 절대 혼자 가지는 않는다는 점일까. 바다에 오기 전, 방에 널브러진 자신을 들어올리려던 마히루가 생각나 작게 혀를 찬다. 나이도 훨씬 많은 사람이 어떻게 자신보다 1년 위인 사람보다 어리게, 아니, 요란스럽게 구는 건지 모르겠다. 그러나 요조라는 자신도 만만찮게 마히루와 닮았다는 걸 아직 모르고 있었다...
"아, 네에. 히루... 오빠랑 왔어요... 오빠 애인도, 같이..."
되돌아온 물음에 요조라는 걸어온 방향으로 돌아서 멀리 설치된 파라솔을 가리킨다. 키 큰 남성과 상대적으로 작은 여성 둘이 근처에서 서있는게 겨우 보이는 거리다. 둘이서 또 무슨 작당질을 하고 있으려나, 물끄러미 바라보던 요조라가 우미노카리 언급에 흠칫, 반응한다. 축하한다는 아키라의 말에도 기뻐하는 기색 없이, 되려 입을 삐죽 내밀며 투덜댄다.
"그거, 하나도 안 기쁘거든요... 세 판이나 했는데, 겨우 3등에... 재미 없었어요. 히루만 아니었어도, 안 나가는 건데..."
첫 경기 때 깔끔히 탈락했으면 그대로 쉬었을테니 좋았을텐데, 패자부활전이다 뭐다 불렸다 떨어졌다 하니 농락당하는 기분이었다. 처음 나가본 우미노카리였지만 덕분에 두 번 나가고 싶지 않은 행사가 되어버렸더란다. 튜브를 꾹 쥐며 불만을 표하던 요조라는 곧 혀 한번 차고 흘려넘긴 듯 하다. 어차피 지난 일이니까 말이다. 놀러나와서 기분 나쁠 일은 만들지 말자고 생각하며, 아키라를 보고 말한다.
"그럼, 시미즈 씨는, 바다, 구경만... 하다, 갈 거에요...?"
혼자 왔으니 물놀이는 안 하지 않을까 싶었다. 요조라는 종종 혼자서 이 근처까지 와 바다만 보고 가곤 한 적이 있어서, 아키라도 그런가 궁금했다.
그녀가 특정방향을 가리키자 그는 살며시 시선을 그쪽으로 옮겼다. 오빠와 오빠 애인이라. 일단 오빠인 사람은 본 적이 있지만 그 애인이라는 이는 당연히 그는 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뭐, 굳이 지금 여기서 인사를 하러 가거나 할 필요는 없겠다고 아키라는 판단했다. 보아하니 애인과 느긋하게 데이트라도 하는 것 같으니 자신이 굳이 갈 필요가 뭐가 있을까?
"그럼 다음에는 배팅조에 나가서 배팅해보세요. 그건 그것대로 재밌긴 한데. 저는 저대로 이번에는 완전 엉망이어서. ...4등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숙박권이라던가, 아니면 다른 상품이라던가. 나름 괜찮았을 것 같았던 것들을 떠올리며 아키라는 약간의 아쉬움을 담아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필사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뭐라도 하나 타고 가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물로 굳이 안 타도 다 어떻게든 구할 수는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그는 내년에는 더더욱 힘을 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괜히 속으로 결심을 다졌다.
"바다 구경을 하다가 그냥 가볍게 수영을 좀 즐기기도 하고 그러다가 가려고요. 수영 좋아하기도 하고. 물론 그렇다고 전문적인 것은 아니지만. 허나 지금은 수박을 막 먹어서 바로 들어갈 수는 없거든요."
한 조각이면 모를까. 꽤 여러 조각을 먹었기에 조금 소화할 시간은 필요했다. 그때까지는 물에 들어가지 못하니 그건 좀 아쉽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살짝 자신의 자리를 바라보다 그녀에게 물었다.
"날씨도 더운데 수박이라도 한 조각 줄까요? 찬물에 넣어둬서 완전 시원하거든요. 일단 싸오긴 했는데 조금 남을 것 같아서."
물론 거절한다면 거절하는 것으로 더 이상 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 굳이 억지로 권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다음엔 안 나간다고 이미 결심을 굳힌 요조라였기에, 배팅조라도 참가해보라는 아키라의 말에 칼같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확률이나 가챠를 좋아하는 마히루와 달리 요조라는 그런 불확정 요소는 즐기지 않는 편이었다. QR코드는 나름의 재미도 있고 시간 들인 만큼의 소득이라도 있었지, 그렇지 못 했던 우미노카리는 한번으로 완전히 질려버린 모양이다. 등수에 못 들었다며 아쉬워하는 아키라를 보며, 그는 내년에도 나가겠구나, 생각만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요조라와는 상관이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군요..."
아무튼 요조라가 구경만 하다 갈 거냐고 물으니 아키라는 설명을 이것저것 덧붙였다. 흐음, 수영 좋아하는구나, 의외라고 할지 그래보인다고 할지, 명확히 생각하기가 어렵다. 그야 아키라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수박을 먹어서 바로 못 들어간다길래 먹을 것도 들고 온 건가, 하는 생각까지 겹쳐 요조라 내면에서 아키라의 이미지는 더욱 모호해진다. 그래도 그거 하나는 알겠다. 뭘 하든 철저한 성격 같다는 거. 속으로 여러 생각을 하면서도 겉으론 평온하게 아키라를 응시하던 요조라, 수박 먹겠냐는 물음에 냉큼 고개를 끄덕인다.
"먹을래요. 주세요..."
만들어낸 간식도 좋아하지만 제철 과일 역시 요조라가 즐기는 간식거리다. 그 중 한여름의 수박은 절대 빼놓을 수가 없지. 물론 마히루가 가져온 도시락에도 있겠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놀기 전에 가볍게 수분 섭취를 하는 셈인거다. 수박 먹을 생각에 티나도록 침을 삼킨 요조라는 문득 스치는 생각이 있어 아키라에게 묻는다.
"호타루 마츠리, 그림... 봤어요...?"
당시의 방명록은 마히루가 챙겨갔고 요조라는 딱히 보지 않았기 때문에, 아키라의 방문은 여지껏 모르고 있었다.
"그림? 아. 당연히 봤죠.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표현할까 했는데. 일단 방명록에도 평은 남겼었어요. 그림 잘 봤어요. 뭐, 그 직후에는 저도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샘의 가이드라던가 그런 일들 때문에 다시 올라갔기에 오래 보진 못했지만요."
춤도 추고, 가이드로서 샘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고. 당연히 그녀의 모습도 봤고 그 옆의 누군지 모르지만 아무튼 남성도 봤었고. 뭐 친구, 혹은 그보다는 조금 더 가까운 사이겠거니 생각하며 그 사실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고 묻지도 않았다. 남의 사적인 시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었기에 더더욱.
"정확한 내용이 확실히 남아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만 전해진다라는 정도의 이야기였기에 더 인상깊게 본 것 같네요. 후후. 아무튼 따라와요. 수박 줄테니까."
자신이 파라솔이 있는 곳까지 간 후에 수박을 가지고 오는 것보단 그냥 바로 근처에 있는 파라솔까지 데려간 후에 거기서 수박을 직접 시원하게 주는 것이 더 나을테니 그는 따라오라는 듯, 뒤돌아서 자신이 설치한 파라솔이 있는 곳까지 향했다. 그녀가 따라왔다면 아이스박스에 넣어둔 시원한 통에 담겨있는 수박 한 조각을 그녀에게 내밀었을 것이다. 색도 좋고, 당도도 괜찮으며 씨도 별로 없는 것이 먹기는 상당히 편한 류의 수박이었다.
"호타루마츠리 해서 하는 말이지만 워낙 일이 바빠서 호시즈키 당에서 파는 상품은 이번엔 먹지 못했네요. 내년을 기약해야겠어요. 내년에도 특별한 것을 팔지는 잘 모르겠지만 판다면 말이에요."
당시 사람이 상당히 많이 몰렸던 것을 떠올리며 그는 괜히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그래도 이런저런 일을 본격적으로 배울 수 있었으니, 상당히 뿌듯하다고 생각하며 그는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취미랑 좋아하는 게 겹치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을 것 같다는 말에 렌은 가만히 코로리를 생각했다. 코로리가 좋아하는 것은.... 후링...? 그 외엔 아직 잘 모르겠다. 조금씩 알아가는 단계인만큼 아직 서로에 대해 잘 모르니까 말이다. 지금이야 얼굴만 봐도 좋고 이야깃거리가 계속 나오겠지만 서로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가다보면 이야깃거리도 줄어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아직은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그래도 코로리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해본다.
"좋아하지도 무서워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네요."
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인가...? 어쨌든 싫어한다면 억지로 보러가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말에 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다행일지도. 자신도 코로리가 가자고 한다면 눈 딱 감고 갈 생각은 있지만서도....
"엣...."
같이 가서 맞으면 된다는 말에 렌은 눈을 깜빡였다. 저걸 자진해서 맞고 싶다는 사람은 처음 봤기 때문이었다. 역시 신이란 존재는 남다른 것일까...?
렌은 코세이가 먼저 미끄럼틀을 내려가는 것을 보고 잠시 대기를 했다가 뒤이어 내려갔다. 물살과 함께 같이 미끄러져 내려가는 게 재밌기도 하고 마지막에 물에 풍덩 빠지는 게 시원하기도 했다. 렌은 고개를 저어 머리카락의 물기를 털어내고 코세이가 가리키는 오크통을 바라봤다가 으음.... 소리를 내었다.
"그럼 가위바위보해서 제가 지면 같이 맞고 제가 이기면 코세이 씨 혼자 맞는 건 어때요?"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도 안되는 제안을 넌지시 건넨다. 물론 말도 안된다고 같이 맞으러 가자고 하면 웃으며 같이 맞겠지만서도.
>>677 아키라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기 때문에 아마 신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한다면 믿을 수도 있어요. 사실 초기에는 그러거나 말거나라는 느낌이었지만 최근 어떤 어떤 일상들 때문에 조금 신에 대해서 정말로 있다면.. 그렇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조금 있다보니.
하지만 적어도 코로리에게 무례를 용서해주십시오! 이자요이님!! 라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것. (시선회피)
아키라:신이라서 어쩌라는 거예요. 신이면 신답게 더더욱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죠. 어서 공부하세요! (문제집 턱) 아키라:이쪽도 일단은 신의 가호를 받았으니 신 안 무섭거든요?!
>>686 이렇게 아키라는 신에게 잔소리를 하는 인간으로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되고..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아님) 사실 이것도 코로리를 어느 정도 친근하게 생각하고 있기에 가능한 거지만요. 접점도 없고 누군지도 모르는 학생이 알고보니 신입니다. 라고 한다면 적어도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줄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딱 그 정도지만.
>>695 우으 속상해하는 렌 생각하면 마음아파 。゚(゚´ω`゚)゚。 누가 저런 끔찍한 질문을 한거야.... (본인) 아니 근데 인간이 아파도 아픈 줄 모르면 큰일이잖아!!! 불에 닿았는데 잘 안 느껴져서 3도 화상 입구 그러면 어떡해........ 절대 그런 일 없어야 해 응응
>>700 코로리는 애인이 하고 싶은 걸 같이 하고 싶다구, 애인이 좋아한다 싶은거 하고 싶다할거 같지. 바다 가서 발장구 치기 이런거 말할 거 같구. 정말 코로리가 하고 싶은 거라면..... 언제나 코로리가 재워주고 다녔으니까 한번쯤은 누군가 재워줬으면 하고 바라볼거 같지?! ( ´∀`)
>>703 그렇다면야 언젠가 호시즈키당에 쪽지 하나 남기는 수밖에~! 큰 호시즈키 씨 고맙습니다, 같은 짧은 메시지 정도로 (*´ー`*)
>>705 코로리 생각보다 성적 잘 오를걸?! 꿈 속에서도 공부할 수 있고, 무엇보다 꿈 속에는 모든게 있지~! 꿈을 빚으려면 기억도 보게 되니까 말야 ( ´∀`) 코로리가 굳이 꿈을 안 건드려서 그렇지! 하지만 학생들한테 공격받는 회장님 보면서 불쌍한 척 하는 코로리일테니까 (⌒▽⌒) 장난기는 어디 안 가지~!
>>70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아 렌한테 이미 다 일렀지! 렌이 그걸 아키라 선배가 이렇게 말하더라 전해줬느냐 안 전해줬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그리고 렌한테는 부끄러워할거야, 잘 보이고 싶은데, 땡땡이친다거나 아키라랑 그러고 투닥거리는거 좋게 보이진 않을 얘기라 생각해서 만나면 우물쭈물거릴지두! 잠 못 자는건 코로리는 10분 자도 8시간 숙면 효과를 취할 수 있다구~! 다만 잠 그자체라서 잠을 안 자면 숙면 효과랑 별개로 피곤한 느낌?! 잠이 코로리의 본질이니까.
>>709 아마 만나면 넌지시 이야기해야지 하고 있다가 까먹을수도 있고 그럴 것 같아ㅋㅋㅋ 아무래도 코로리가 학교에서 잘거라는 건 밤에 일하니까 어쩔수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체육시간에 땡땡이치는 건 운동은 해야하지 않나 걱정은 하는데 나주엥 기회가 된다면 내년 호타루마츠리때 제대로 춤추려면 체육 열심히 해야겠네요, 하고 넌지시 이야기할 것 같기도 하고~ 코로리 잠 적게 자도 괜찮은 건 다행인데 그래도 푹 자는 거 좋아하는 애가 못잔다니 안타깝네 ;ㅅ; 코로리 힘내
>>710 그거 멋있다. 나도 혜성 보고싶어~~ 이건 코세이에게 물어비는 수밖에 없나~~
>>712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케이 잘 받았다구~ 앞가림 잘 할것 같다는 칭찬은 꼭 코로리한테 전해줄거라고 렌이 답할 것 같은데~ 나중에 코로리한테도 얘기할 것 같구?
>>711 렌은 코로리랑 물놀이? 스킨스쿠버다이빙이나 그런것도 배워보고 싶어서 나중에 코로리랑 스킨스쿠버 같이 하면 좋겠다 생각하면서도 코로리 수영 못하니까 어려우려나, 생각하지? 물론 꿈속이라면 가능할지도? 바닷속 풍경 같이 보는 거 말이야~
과정도 그렇고 실전도 그렇고 상당히 공들인 그림이었지만, 감상은 개인적인 몫이니, 그저 잘 봤다는 대답을 들은 걸로 요조라는 만족한다. 최소한 수학여행에서 얘기를 캐물은 값은 되었겠다고 느껴졌으니까 말이다. 그거면 되었, 아, 그러고보니 축제 관련해서 할 얘기가 있었던 것도 같은데, 뭐였더라.
잠시 고민에 빠지려는 요조라의 귀로 아키라의 웃음소리와 함께 수박이란 단어가 들리자, 언제 무슨 생각을 했냐는 듯 그 뒤를 졸졸 따라간다. 얌전하게 아키라의 파라솔이 있는 곳까지 따라와서 건네주는 수박을 받는다. 빨갛게 잘 익은 수박을 보자 절로 침이 고여 꿀꺽 삼키고, 잘 먹을게요 말하곤 한입 덥석 문다. 아삭 씹히는 과육과 넘치는 과즙에 기분 좋은 표정을 짓다가, 아키라의 말을 듣고 얘기한다.
첫 날은 노느라, 나머지는 빈둥대느라 왔는지 안 왔는지 몰랐는데, 여러모로 바빴나보다. 그래도 축제 때 팔던 메뉴들을 지금 가게에도 있다고 알려주곤 수박을 와삭와삭 먹는다. 어차피 물에 젖을 거니까 과즙이 턱으로 흐르던 손을 적시던 상관 않고 오물대다가, 앗, 하는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뜬다. 그대로 두어번 깜빡이더니 얼른 입에 든 걸 삼키고 아키라에게 묻는다.
"시미즈 씨, 호타루 마츠리 때, 춤 췄죠? 신사였나 어디였나, 그 날, 춤 추는 거, 오빠의 지인이 촬영... 했었는데, 그거, 업로드, 해도 되요...?"
다소 횡설수설한 말 뒤로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요조라가 말을 덧붙인다. 호타루 마츠리 첫 날, 아키라가 춤을 춘 무대와 요조라가 그림을 그리는 일련의 과정을 전부 촬영 했었는데, 그걸 여러모로 편집해서 모 동영상 플랫폼에 올려도 되냐는 설명이다. 물론 그것들만 나오는게 아니라 호타루 마츠리 전반을 담은 영상으로 만들 거란 말도 덧붙인다. 춤을 춘 사람이 아키라가 아니었어도 시미즈 가에 양해를 구했겠지만, 만난 김에 생각나서 꺼내본 말이었다. 설명을 마친 요조라는 틈을 타듯 수박을 물고, 아키라를 빤히 응시하고 있었다.
>>739 그것도 생각은 하고 있는데 요조라가 가족끼리 다녀오라고한걸 막 줘버리면 안되니까요. 그래서 주더라도 물어보고 줄 것 같고 ... 온종일 롤러코스터면 코세이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힘들어서 뻗을 것 같은뎈ㅋㅋㅋㅋㅋㅋ 곧 가을이니까 그냥 손잡고 단풍 구경하자고 할지도 모르구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코세이 맘이야~ 이미 줘놓고 나중에 뭐라고 할 생각은 없대~ ㅋㅋㅋ사실 요조라도 중간에 같이 뻗어 ㅋㅋㅋㅋㅋ 어지러워서 온종일은 못 타지~ 그리고 모처럼 갔는데 그거만 탈 생각도 없고~ 단풍 구경이라~ 왠지 마츠리로 있을거 같아서 두고보는게 좋을거 같은걸~
>>742 그러면 아마 라인으로 물어보고 주거나 할 것 같은걸요!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다른 어트랙션도 타보고~~ 확실히 단풍은 마츠리로 있을 느낌이네요!! 그렇다면 그걸 존버하면 되는건가~~~ 아 맞아 코세이는 저번에 미술관 보러갈때 갔던 골목 다시 같이 가보고싶대요~~
>>745 라인으로 물어보면 흔쾌히 오케이 할것~ 코로리랑 렌이랑도 요모조모 관계 쌓이고 있기도 하니까~ 테마파크 일상도 기대되고~ 가을 마츠리는 아마 단풍+음식? 관련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보는거야~ 일상에서 은근슬쩍 언급도 되었고! 앗 그 골목을 다시 가보고싶다구? 이유가 있으려나?
>>747 좋아좋아~ 곧 코세이 레몬사탕꿈 안 꾸게된다~ 가을 이벤트 중에 요리대회 열리면~ 음 요조라는 나가지말자 공개망신이야...ㅋㅋㅋㅋㅋ
아하 그랬군! 확실히 그 골목이 호감도 올린 계기는 되었지~ 분기점이었지만? ㅋ.ㅋ 가는건 언제든 요조라한테 가자고 하면 갈거래~ 같이 보기 좋은 전시회 같은거 찾아두고 그럴걸~
>>748 하필 그날 렌주 현생이 혐생 해버려가지고~ 가을엔 꼭 좋은 일상거리 만들자구~ 아 물론 렌이랑 코로리 둘이 만나서 노는 걸로~ ^ㅅ^ 마츠리 퍼포먼스는 추후에 렌이랑 일상할 쯤엔 올라가 있는 걸로 하려구~ 영상 속에 아키라가 춘 춤도 들어가있을지는 아모른직다~ 그리고 그걸 요조라가 렌에게 알려줄지도 아직 모르지 쿠후후 >:3
>>750 요조라는 요리대회 안 나가는 거냐구ㅋㅋㅋ 귀여울 것 같은데~ 마츠리 퍼포먼스 우연히 렌이 보고 이거 봤냐구 멋있는데 눈으로 못봐써 아쉽다구 물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 렌이 우연히 안봤는데 요조라가 영상을 알려줄....일은 없을 것 같고? 안 알려줄거같은데 ㅋㅋㅋㅋㅋㅋ
>>768 코로리는 (나는 세이 때문에 또 정체 들켰는데) (세이는 그것도 얘기 안해줘놓구) (나는 다 말해줬는데) (세이는 그때 그렇게 화내놓고 난 화도 안 냈는데) (레몬사탕한테 잡아먹힐 수도 있지!) 하고 있을테니까 삐진 티 풀풀 나겠다 ( ´∀`) 또 혼낸다구 풀 죽겠구~~!
>>769 우선 렌이랑 하고 싶다 생각했던게 그거 두개야~! (*´ω`*) 대회 아니면 바닷가! 대회는 여름 아니어도 할 수 있으니까 바닷가 일상을 돌리는게 나으려나? 렌주는 둘 중에 어느게 더 끌려?
>>771 자기는 먼저 말해준거고 너는 들킨건데 나는 누구랑 사귀는지 다 말해줫는데 리리는 말 안해주지 않았냐 사실 렌 군이랑 사귀는거 아는데 그걸 너가 아니라 렌 군한테 들었으면 나도 솔직히 너만큼 삐져야하는건데 서로 잘못한게 있으니 이거 받고 화 풀어라! (스파 이용권 주기)
>>772 리리는.... 세이가 혼낼 줄 알았는걸..... 인간한테 정체 들킨것도 모자라 사귀다니 조심성 너무 없다며 된통 혼날 줄 알았는걸..... 세이랑 세이가 만날 줄 리리는 몰랐다구 쪼그맣게 웅얼거리지만... 그래도 세이 말이 다 맞는 말이라.... 스파 이용권 주면 눈 동글해지겠다~! ( ´∀`) 더이상 레몬사탕 꿈은 안 꾸겠다구~!?
>>774 돗자리 들고 가는거 너무 귀여워......... 파라솔이랑 튜브같은 것도 해수욕장? 에서 다 빌려주니까! 먹을 거 싸가는 것도 귀엽구 사먹는것도 귀여운데.......... 싸가면 그거려나?! 서로 1인분씩 싸와서 나눠먹기?!
>>776 도시락을 싸갈지 안 싸갈지는 다이스를 돌리는 게 좋으려나? 여름이라 조금 걱정되기도 하고? 간식 챙겨먹는 느낌으로 과일 같은 것 가져온다거나~ 도시락은 가을로 미루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 가을 소풍 나와서 코로리 토닥토닥 낮잠 재우다가 같이 낮잠 잠들것 같은 그런 느낌
>>775 흡사 이거나 받아라~~ 느낌이지만요! >>776 일상으로 하려고 했는데 ... 바빠서 일상 돌리기가 어려우니까요 8-8)... 아마 이런 식으로 화해하지 않을까 ... 그리고 리리 연애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개차반이 아닌 이상 간섭할 생각이 없는데! 하면서 억울해하는 세이의 모습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D
>>778 좋아~ 그럼 간단하게 돗자리 깔고 파라솔 피고 물놀이 좀 하다가 주변에 푸드 트럭이나 매점에서 요기하고 그러면 되겠네~ 시간은 너무 해가 쨍한 시간은 피해서 오후 세네시 쯤이 괜찮으려나? 코로리 오전엔 좀 자기도 해야하고 여름은 해도 길고 저녁에도 더우니까 말이지~ 해지면 물엔 못들어가지만서도~ 선레는 다이스로 할까~?
파란 파라솔이 우뚝 그늘을 만들어, 뜨거운 여름볕을 파란 그림자로 바꾸고 돗자리도 파랗게 덮었다. 잠의 신으로 인간들의 꿈 속을 돌아다녀본 결과, 여름, 여름방학과 바닷가는 떼어놓을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여름 태양 아래서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와 하얀 뭉게구름은 여름을 그리는 꿈 속에 자주 보이고는 했다. 코로리는 요즘 들어 파랑이 부쩍 좋았다. 파랑도 좋았고, 하늘도 좋았고, 하양도 좋았다. 그래서 신계에 있을 때 꿈들을 보며 코로리도 가보고 싶다 생각했었던 풍경이 지금 눈 앞에 펼쳐져있다는게, 와 버렸다아! 그것두 렌 씨랑! 렌과 같이 왔다는게 좋아서 들뜬 티가 쉽게 난다.
"렌 씨, 선크림 발랐지!"
코로리는 신이라서 잘 몰랐던 부분이었지만, 렌과 바닷가에 놀러가기로 정해지고서부터는 이런 저런 주의사항을 꼼꼼히 찾아보았다. 수영을 잘 하더라도 바다와 수영장은 느낌이 전혀 다르니 주의해야한다던가,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한다거나, 물 속에 있다 나오면 체온이 떨어지니 비치타올이나 외투를 챙기는게 좋다거나, 찾아보니 물놀이 주의사항은 무척 많았다. 코로리는 신이기 때문에, 그리고 수영을 할 줄 모르기 때문에 알아보지도 않았던 이야기들이었지만 렌 씨가 즐겁기만 하면 좋겠으니까!
"오늘은 꼭 숨었어!"
벌써 인간계 3년차 접어들어서야 사게 된 수영복을 벌써 3번째 꺼내입었다. 상의는 홀터넥 비키니로, 목 뒤에 리본을 묶어 고정하는 식이었고 하의는 허리 잘록 들어가는 부분까지 올라오는 치마 모양이었다. 하지만 하얀 수영복은 하늘이 되었다! 하늘색 비치 가디건으로 꼭 가려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렌 씨가 안 좋아하는 거 같았구, 나도 렌 씨가 보이는 거 싫으니까! 우미노카리 때도 챙겨입었던 비치 가디건이었다. 물에 젖으면 의미없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꼭 가렸다고 방글방글 웃으며 렌에게 자랑한다. 긴 머리카락도 양갈래로 땋아내려 완벽한 물놀이 복장이다!
파아란 바다가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짠 바닷 내음과 파도 소리가 시원하다. 파라솔은 주변에서 대여했고 돗자리는 집에서 준비해왔다. 돗자리는 흰색과 하늘색의 스트라이프로 되어있는 3-4명이 누워도 괜찮을 정도의 넉넉한 사이즈의 평범한 돗자리였지만 왠지 모래사장 위에, 그것도 파라솔 그늘 아래 깔아놓으니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네, 코로리 씨도 바르셨어요?”
렌이 코로리의 질문에 작게 웃으며 말했다. 여름의 햇빛은 강해서 방심하면 금방 타버리는 데다가 화상을 입을 위험도 있으니 자외선 차단제는 꼭 바르는 것이 좋았다. 렌은 꼭 숨었다면서 비치 가디건을 입은 코로리를 보고 왠지 부끄럼을 타버려 살며시 시선을 피하며 목을 매만진다.
“그, 잘 하셨어요. 가디건 입으면 덜 타기도 하고….”
남들이 코로리를 보는 것이 샘나서 그런 것이었지만 괜한 변명을 붙여볼기도 한다. 그런 마음을 가진다는 것이 영 민망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그래도 코로리의 수영복은 정말 예쁘고 잘 어울렸고 긴 머리카락을 양갈래로 땋아내린 것도 너무 귀여웠다. 렌은 흰색 민소매에 바지는 남색의 밤바다 느낌의 파도가 그려진 비치웨어를 입었다.
“낮에는 조금 주무시고 오신 거죠? 튜브 같은 것은 챙겼어요? 아니면 대여할까요?”
렌은 코로리의 머리꼭지를 손끝으로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렌은 오늘 오전부터 연습하러 학교에 다녀오고 점심 이후에는 조금 쉬다가 나온 것이었다. 코로리는 밤중에 일을 하니까 낮에는 푹 자야하는데 잘 잤는지 궁금하여 묻는 말이었다. 튜브는 대여하는 것도 있었고 가져왔다면 바람을 넣을 수 있는 것도 있었으니 금방일 터였다.
카드 병정들이 하얀 장미꽃들을 빨갛게 칠하는 것보다 더 꼼꼼하게 선크림을 발랐다. 가디건을 입고 있어 드러날 일 없는 팔도 꼭꼭 발랐으니, 하트 여왕에게 들킬 일은 없겠다. 코로리가 찾아본 물놀이 주의사항 대부분 중 자외선 차단 말고는 물놀이 중에 조심해야할 일이었어서, 깜빡한 것은 없겠지 세어보니 아무래도 없는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럼 이제 노는데 걸림돌은 없다! 코로리는 렌과 손을 잡고서 바다 들어갈 때까지 걷고 싶었다. 렌의 손을 잡으려고 보니 렌은 가디건 이야기가 부끄러웠는지 목을 매만지고 있는 중이었다. 더 숨어야 했던걸까?! 코로리도 렌이 훤히 드러나는 옷을 입었다면 위에 무언가 하나 꼭 덮었을 것만 같아서, 더 숨었어야 했나 생각한다. 조금 덜 숨어서 렌이 부끄러워하는게 아닐까 싶은 거다. 치마를 다 덮은 가디건 밑자락을 꾹꾹 아래로 잡아당겼다.
"렌 씨, 손."
그러고나니 렌에게 손을 내밀며 짓는 눈웃음이 수줍었다. 손만 잡으려고 말 하는 것 같더니 한마디 더 덧붙인다.
"렌 씨는 오늘도 예쁘네!"
흑색을 좋아했는데, 렌과 만나고서부터 파랑을 좋아하게 됐다. 렌을 보고 있으면 함께 보이는 하늘과 바다가 푸르르고 렌의 눈에도 따뜻한 파랑이 어려서, 렌을 좋아하고, 렌을 좋아하면서 좋아하게 된 파랑도 가득이라 마냥 예쁜 것이다. 안 예쁜 적이 없지만!
"…응. 튜브는 대여하자."
원래 코로리는 낮에 잤다. 밤에 자지 않으니 그게 맞았는데, 이게 다 회장님 때문이야! 잠은 조금 자고 온 거냐는 질문에 매번 잠만 자는 여자친구는 별로 인기 없다느니 하는 말을 들어버린게 생각나서 조금 풀이 죽었다. 렌이 좋아해준다면야 인기 있든 말든 상관도 없는데, 렌에게도 인기 없을 수도 있는 요소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돼 버린다. 머리에 손길 닿으니 금방 고개 도리도리 젓고 웃으며 말하기는 했지만.
뭔가를 숨기는 건 하트 여왕님일까. 생각해보면 아주 옛날에 읽었던 것이지만 하트여왕이 무시무시하게 묘사되었던 것 같기도 했다. 렌은 코로리가 손, 이라며 손을 내밀자 말 잘듣는 강아지 마냥 그 위에 손을 얹고, 이내 그 손을 폭 감싸 잡는다. 거의 머리까지 쓰다듬어달라 할 기세다.
“코로리 씨가 더 예쁜데요….”
조금 부끄러운듯이 말한다. 코로리는 늘 자신보고 예쁘다고 말하는데 도대체 어떤 모습이 예쁘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렇다고 기분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어서 잡지 않은 손을 꼼지락거렸다.
렌은 잠시 풀이 죽는 코로리를 보며 순간 물음표를 띄웠다. 튜브 이야기 때문에 그런 걸까? 하지만 워터파크에서도 튜브 타고 잘 놀았었는데? 렌은 잡은 코로리의 손을 살살 흔들며 튜브를 대여해주는 곳으로 걸으며 물었다.
“왜 갑자기 풀이 죽었어요? 수영 못하는 거 때문에?”
렌이 코로리의 의사를 물었다가 튜브를 대여해주는 곳에 도착했다. 여러 모양의 튜브들이 있고 렌은 코로리가 튜브를 고르면 아마 그 튜브를 골라 받을 것이었다.
손을 내미니 바로 폭 감싸 쥐어주어서, 코로리는 눈을 접으며 웃었다. 활짝 지은 눈웃음은 눈을 꼭 감은 것처럼 보일 만큼 곱게 휜 모양이다. 코로리는 쥐어진 손을 가만두지 않고 손가락을 꼼질거렸는데, 으레 그랬던 것처럼 손깍지를 끼고 싶어서였다. 렌의 손가락 사이로 손가락을 얽으려고 하는 움직임이 조심스러워서, 작고 간지럽다.
"그럼 렌 씨는 예쁘다가 많이 모여서 어여쁘다구 할래."
코로리는, 코로리야말로 저를 예쁘다고 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갔다. 나는 예쁜게 맞지만! 잠이 얼마나 귀한데! 그렇지만 요즈음의 인간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낮에도 자지 않고 밤에도 자지 않으려고들 한다. 오는 잠을 쫓아내기 바쁜데, 너 예쁘다 하면 저가 더 예쁘다고 하니 낯간지러웠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은 양 더 간지러운 말을 하고 있는 듯 했지만 귀 끝에 빨갛게 열이 올랐다. 걸어가며 스쳐지나가는 바닷바람도 식히지 못한다.
"으응, 저번에ー 회장님이 '매번 잠만 자는 여자친구는 별로 인기 없다고요.' 라고 해서…."
렌 씨도 그럴까봐. 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삼켰다. 엄청 써서, 그런 일을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또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나쁜 생각이라며 떨쳐낸다. 튜브 고르는게 우선이다! 이런저런 모양으로 알록달록한 튜브들이 줄지어있는데, 코로리는 단박에 어떤 모양을 할건지 골라냈다. 대개 좋아하는 마음을 그림으로 그리라고 하면 하트 모양을 그리고, 색을 칠하면 많이 좋아할수록 빨갛게 칠하던데 그 빨간 하트 모양의 튜브가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리는 하트 모양 튜브를 건네 받으면 사람 들어가라고 만들어둔 중간의 빈 구멍 사이로 렌을 바라보았다. 키득키득 작고 개구지게 웃는 소리를 낸다.
렌은 손 안에서 꼼질거리는 손가락에 간지러워 작게 웃다가 이내 코로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는 손깍지를 꼈다. 자신의 손에 비해 너무 작고 보드라워서 잡을 때마다 왠지 조심스러워진다.
결국 또 알 수 없는 칭찬으로 돌아오는 말에 이내 더 반박하지 못하고 웃음으로 넘겨버린다. 누가 더 예쁘니 반박해봤자 어차피 서로의 얼굴에 금칠하는 것밖에 더 되겠는가. 다른 사람이 들으면 욕할 터였다. 그리고 들려오는 그 말에 작게 웃어버렸다.
“저는 잘 자는 여자친구가 좋은데요. 코로리 씨는 또 자는 게 일이니까. 인기 없으면 어때요. 나만 좋으면 되지.... 그나저나 제가 들은 건 좀 다른데, 아키라 선배가 코로리 씨는 자기 앞가림은 잘 할 것 같다고 칭찬하던걸요.”
렌은 아키라가 투덜투덜했던 부분은 빼고, 칭찬했던 부분만 쏙 빼어서 이야기했다. 매번 투닥거린다고 하고 아키라에게서 코로리에게 얼마나 당했는지 이야기를 듣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렌이 보기에는 두 사람 다 좋은 사람들인데 왜 서로 투닥거릴까ㅡ상성이 좋지 않을 뿐이었다ㅡ 생각하게 되는 것이었다. 물론 아키라는 코로리한테 전하지 말라고 했지만, 음…. 결과가 좋으면 다 좋은 것이었다.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어쨌든 갑자기 아키라에게서 라인이 와서 코로리 이야기를 하길래 응? 했었지만 아무래도 여름방학 중에 마주친 모양이었다.
렌은 코로리가 튜브 사이로 자신을 보며 갇혔다 이야기를 하니 그 모습이 또 귀여워서 웃는다.
“제가 보기엔 코로리 씨가 갇혔는데?”
코로리가 렌을 보는 것처럼 렌도 코로리가 구멍 안으로 보였다. 빨간 하트가 뿅뿅 그려져 있는 튜브 사이로 보이는 코로리는 참 귀여웠다. 렌은 이내 코로리에게서 튜브를 앗아 한 팔에 껴 들고는 다른 손으로 코로리의 손을 찾아 잡았다. 이제 바다로 향할 차례였다. 신은 샌들로 모래바닥을 사박사박 밟으면서 점점 짙어지는 물기어린 모래로 향할 터였다.
그녀가 수박을 받아들어서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아키라 역시 수박 한 조각을 통에서 꺼냈다. 역시 이런 더운 여름날에는 수박만큼 좋은 것이 없었다. 과즙도 달콤하고 시원하고, 무엇보다 여름하면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너무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다고는 하지만 그거야 무엇이든지 마찬가지였다. 거기다가 자신은 그렇게 많이 먹은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는 수박을 한 입 베어먹으면서 그 달콤한 과즙과 시원함을 제대로 만끽했다.
"그래요? 그러면 조만간에 들려야겠네요. 올해는 어떤 것들이 올라왔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먹어보고 싶기도 하고. 솔직히 말해서 제가 언젠가 제대로 경영권을 받게 되고 경영을 하게 되면 호시즈키 당에게 요청해서 그곳의 화과자나 다른 제품들을 납품해줄 수 없냐고 요청해볼까도 생각 중이거든요. 뭐, 요즘은 단순히 온천이나 스파만 즐기는 사람들보다는 그것을 기본으로 깔고 다른 것들도 즐기고 싶어하는 이들도 많아서."
이를테면 온천에서 전통주를 먹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던가, 혹은 우유를 먹고 싶어하는 이들이라던가. 그런 것과 다를바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온천이나 스파를 즐긴 후, 달콤한 화과자나 다른 것들을 먹으면 그건 그것대로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지 않을까 그는 다시 한 번 생각했다. 혹은 거기서 선물세트 같은 것을 만들어서 팔 수도 있는거고. 그렇다면 온천이나 스파에 오려는 이들이 더 늘어날지도 모르는 거니까.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이론일 뿐이었기에 정말로 그대로 잘 흘러갈진 알 수 없었다. 허나 시도를 해서 나쁠 것은 없지 않겠는가.
그러다 춤 이야기가 나오자 아키라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내 무슨 말인지 이해하고 그는 잠시 생각을 하는 모습을 보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제 얼굴은 거의 보이지 않았을텐데 저라는 것을 아셨네요. 네. 동굴 근처에 있는 신사에서 춤을 추긴 했었죠. 맹세의 춤인건데. 올리고 싶다면 올리셔도 괜찮아요. 다만 잔실수가 여러 번 나온 것 때문에 보는 사람들이 만족스러워할지는 모르겠지만요."
정말 모범적인 춤 자세와는 조금 다른 실수가 나온 것을 떠올리며 아키라는 괜히 쓴 웃음소리를 냈다. 물론 잘 모르는 이들에겐 그게 그거 같을지도 모르지만. 이어 수박을 마저 입에 집어넣고 그는 껍질을 근처에 있는 비닐봉지 안에 집어넣었다.
코로리는 목소리를 훅 낮추며 렌을 불렀다. 조금 다급한 것 같기도 하고, 렌과 꼭 잡고 있는 손을 꾹꾹 당기는게 저 좀 봐달라는 모든 표현을 다 하고 있었다. 렌이 코로리를 봐주면, 코로리는 소근소근 렌의 귓가에 가까이 대고서 속삭일 것이다. 바닷가도 공공장소니까, 렌 씨 안으면 안 되는 거겠지이? 하고서 물어보고 렌을 올려다본다. 꿈 속에 그려진 인간 세상에서는 무얼해도 상관없었는데, 실제로 오게된 인간 세상은 하면 안 되는 것도 많았고 조심해야 하는 것도 많았다. 렌이 해준 말이 고맙고 기뻐서, 무언가 벅차올라 이 어쩔 수 없음을 진정시키려면 한 번 꾹 끌어안으면 나을 것 같았다. 아마도 좋아하는 마음이 넘쳐 흐른 거겠다. 이미 한계치까지 모든 마음이 렌을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마음이 꽉 차면 넘쳐흐르면서 점점 더 커진다는 걸 몰랐다.
"나두 인기 없어도 된다구 말했어. 렌 씨만 좋아해주면 상관없으니까!"
그리고 아키라의 칭찬은, 그거 진짜루 회장님 맞아? 믿기 힘들었다. 그렇게 말했을 거라고는 상상도 되지 않았다. 저를 싫어하지 않는다고는 말했지만, 싫어하지 않는다면 미워하기라도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잠의 신이 밤새 일하고서 잠 좀 자려고 하면 꼭꼭 나타나서 잔소리하고ー학교에서 자면 안 된다. 땡땡이도 치지 않는 것이 옳다ー, 양귀비로 피기도 하고, 인기 없을 거라니 악담하고, 물어본 것에 대답않고 무시까지 하겠는가.
"회장님은 나 미워할거야."
입술 삐죽이며 투덜대려다, 튜브 너머 렌이 웃는 것을 보면 그럴 새도 없다. 렌이 보기에는 제가 갇혔다는 말에 눈 동그랗게 떴다가 웃었다.
"나 렌 씨 웃는 거 좋아."
꿈이나, 후링보다 반짝반짝해. 렌이 웃는 걸 볼 때마다 별가루가 내리는 것 같았다. 꽃잎이 팔랑팔랑 튀는 것 같기도 하고, 상큼한 여름 향이 톡톡 터지는 것 같기도 하고. 코로리는 또 대뜸 다른 소리를 하고서 렌이 잡는 손을 꼭 잡았다. 손을 잡고 있는게 좋아, 옆에 있는 사람이 렌이라는게 좋아 발 아래로 데굴데굴 모래알이 굴러들어오고, 샌들 사이에 걸리는데도 잘 몰랐다. 철썩 밀려온 파도가 발을 적시고서 쓸려나가면 그때서야 깜짝 놀라 발 밑을 본다. 모래는 젖어있고 언뜻 조개 껍데기들이 보인다. 코로리는 눈 깜빡거리다 자리에 폭 쭈그려 앉더니 조개 껍데기를 빤 바라보다 렌을 바라본다.
아미카에게 더운 여름이란, 그저 괴롭고 힘든 계절일 뿐이었다. 아미카는 침대에 좀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나더니 자신의 휴대전화에 다가갔다. 뭔가 재밌는게 없을까 하고 말이다. 최근에 프로레슬링 상품을 싸게 살 생각으로 중고 거래 앱을 다운 받았던 아미카는 뭔가 새롭고 좋은게 올라오지 않았을까 해서 확인해봤다. 아쉽게도 미니어처 상품 뿐이었다. 이에 실망한 아미카는 새롭게 올라온거나 구경할까 하며 잠시 확인하던 그때, 고급 베개 교환권이라는게 눈에 들어왔다. 뭐가 됬든 일단 해봐야된다! 이런 생각이 뇌리에 스친 아미카는 바로 거래를 눌렀다.
그리고 아미카는 뒤늦게 알아차렸다. 고급 디저트 뷔페를 가야 한다는 사실을. 일단 거래는 눌렸고, 아미카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메세지를 보냈다.
토와는 여름을 좋아할지. 안 좋아할지.. 알 수 없습니다. 간혹 나오곤 하는 중국 입시시험의 문제도 풀어보기도 하다가 올려놓은 것에 거래가 뜨자. 빠르게 확인하려 합니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안녕하세요. 고급 디저트 뷔페 이용권 하나가 유통기한이 좀 짧아서 같이 갈 분을 구해야 해서 올렸는데요..' '0월 00일 전에 같이 가서 이용시간 내에 잘 먹고 헤어질 때 교환권을 드릴게요.' 라는 걸로 어찌어찌해서 약속을 잡고 디저트뷔페 앞에서 토와는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언제 오시려나요." 남자건 여자건 뭐.. 적당히 먹고 주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며 봉투에 담긴 것을 지갑 안에 넣은 뒤 약속한 대로 특정 모자를 썼다거나. 하는 식일까요?
요조라는 아키라도 수박을 꺼내 먹는 걸 보고 생각한다. 저렇게 먹으면 바다는 못 들어가는거 아닐까, 소화시키는데 시간을 얼마나 쓸지 모르지만 왠지 그런거 깐깐할거 같지, 등등을 생각하다가 곧 아키라의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 시미즈 가의 사업과 호시즈키당의 협업, 아니면 동업이랄지, 그런거라. 수박을 우물거리며 묵묵히 듣고 있던 요조라는 담담하게 말했다.
"히루, 오빠도, 그런 쪽... 생각하고 있으니까, 한번, 얘기 꺼내보면, 좋을지도요..."
대학을 졸업하기 얼마 전, 해외 유학을 사양하고 가미즈미로 오기로 한 마히루가 그런 얘기를 했었다. 호시즈키당의 화과자를 좀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고, 그로 인해 가미즈미도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쉽지는 않겠지만 천천히 진행시켜보고 싶으니 일단은 워터파크나 스파에 고정으로 분점이나 가판을 내는 걸 목표로 하겠다던 그 얄미운 얼굴이 떠오른다. 첫 목표가 그쪽인만큼 관련인이자 차기 경영자가 될 아키라와 말이 잘 맞지 않을까, 생각한 요조라는 다음에 가게에 오거든 그 얘기도 해보라고 덧붙인다. 어디까지나 권유일 뿐이었지만.
어느새 하얀 부분만 남은 수박을 물고 우물대던 요조라는 아키라가 다 먹은 껍질을 근처 봉투에 넣는 걸 보고 따라서 넣었다. 아니었으면 아마 흰 부분도 다 갉아먹었을지도. 빈손에 남은 수박 과즙을 혀끝으로 몇번 날름거리고 모래사장 쪽으로 손을 턴다. 한 손이 끈적해졌으니 남은 한 손으로 튜브를 들고서, 아키라를 보고 별거 아니라는 듯 말한다.
"보니까, 알겠던걸요... 오빠도, 바로 알아봤고... 맹세의 춤... 아, 전설 속 신, 과의 맹세... 려나요... 음, 알았어요..."
흔쾌히 허락을 받은데다 춤의 이름도 알게 되었으니 요조라로서는 수확이 크다. 그래도 지금은 노는게 먼저니까 나중에 알려줘야겠다 생각한다. 미끄러지려는 튜브를 한 팔로 끌어올리곤 조곤조곤 말을 잇는다.
"이번에도, 티는 그닥, 안 난거 같지만... 외부 사람들, 꽤 있었어요... 오빠가, SNS로 어그로를... 끌어서..."
즉석 그리기 퍼포먼스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그랬더니 그 당일만이긴 해도 전에 비해 사람이 늘었다고, 마히루가 그랬다. 거기에 영상 허락까지 알려주면 반응이 어떠려나, 하다가 문득 아키라에게도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영상, 아마 금방... 될 거, 같은데... 완성본, 올리기 전에... 보내줄까요...?"
실수가 티나지 않도록 연출 같은 것도 넣을거고 마츠리 전반을 담는 영상이 될 테니, 주최자였던 시미즈 가 쪽에서 먼저 보는게 좋을 듯 했다. 혹시 NG가 있다면 올리기 전에 알아야 하고 말이다.
1. 요거는 사람 따라 다르겠지~ 그래도 뺨때리기는 안 하고 꼬집기! 하려나~ 마히루한테나~ ㅋㅋ 물론 코세이한테는 뽀뽀래~~ 2. 드높은 하늘에 뜬 구름처럼, 톤이 높지만 째짐이나 갈라짐이 없고 어조는 매우 부드럽다. 초면 혹은 친밀도가 낮은 상대에게는 다소 딱딱한 어감을 구사하지만 조금만 대화를 나눠보면 금방 특유의 느긋함과 늘어짐이 편하게 흘러나온다. 가창 시 소프라노에 적합한 목소리. 3. (모기 출현 시)
>>880 1번 질문은 한때 유행했던 챌린지였던 거 같아! (*´ー`*) 둘 중 하나를 꼭 해야하는 느낌!?!? 엇. 목소리 묘사 정도는!! 글 묘사 정도는!!! 높낮이라거나 크기라거나 발음이라거나!!!!??!? 모기 나타나면 아키라는 잠을 못 자는구나........ 양귀비 투비컨티뉴........
>>882 뺨 때리기도 찰싹!!!! 이 아니라 톡. 하구 해도 되는 거 같으니까?!? 꼬집기도 귀엽지만~~~ 톤높고 부드럽다.... 친해지면 느긋..... 되게 자장가에 적합하지 않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요조라도 3번은 잠 포기 고민이구나...... 양귀비 생성 질문이었던거야
"그럼 제가 정식으로 사업을 물려받게 되면 생각해볼게요. 지금은 저도 그저 주말에 일을 돕는 정도라서 말이에요."
물론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자신이 정식으로 모든 것을 물려받았을 때 본격적으로 추진을 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아키라는 잠시 이야기는 미루기로 했다. 물론 그때가 되면 또 상황이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나름대로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겠는가 싶어 스스로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튼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알아보겠다는 말에 아키라는 잠시 말 없이 두 눈을 깜빡였다. 하긴 얼굴이 잘 안 비쳐도 체형이나 그런 것이 있으니 알아보는 것이 그렇게 어렵진 않는걸까. 딱히 비밀인 것은 아니었지만 먼저 이렇게 말을 꺼내는 이는 그녀가 처음이었기에 조금 의외라면 의외라고 생각하긴 했으나 이전에 본 벚꽃나무 그림을 떠올려보면 그녀의 눈썰미나 관찰력은 상당히 뛰어난 것 같으니 이상할 것이 없긴 하다고 스스로에게 결론을 내리며 아키라는 곧 말을 이었다.
"아오노미즈류카미에게 앞으로도 계속 그 신이 내려준 사명을 따르겠다는 맹세를 담은 춤이에요. 사실 뭐, 이제와서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싶지만... 그래도 집의 전통 같은 거라서. 아마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계속 추게 될 것 같네요. 제가 되었건, 당주인 어머니가 되었건."
하지만 아마 이후로는 계속 바쁘지 않는한, 계속 자신이 하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미소를 지었다. 뭔가 점차적으로 제대로 당주로서의 한 걸음을 나아가고 있다는 뿌듯함 덕이었다.
"그랬어요? 시미즈 가의 일원으로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줄 수 있을까요? 사람이 많다고는 생각했는데 작년에는 열리지 않아서 그 여파인 줄 알았는데. 이러니저러니 해도 호시즈키 분들에겐 도움을 많이 받네요. 아. 보내주시면 감사해요. 사실 저보다는 저희 어머니 쪽이 좀 더 잘 평가를 해줄 것 같긴 한데... 어머니의 어드레스를 함부로 말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잠시 생각을 하다 그는 자신의 메일 어드레스를 가르쳐주는 것이 좋겠거니 생각을 하며 일단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제 메일 어드레스라도 알려주면 될까요? 동영상을 보낸다면 그쪽으로 보내는 것이 나을텐데."
/일본에서는 아마 전화번호나 그런 쪽보다는 메일 어드레스나 라인 아이디를 교환하는 일이 많다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동영상이면 역시 메일 어드레스겠지!
>>883 둘 중 하나라니. 그렇다면 당연히 후자를 하지 않을까하고.. 물론 이것도 누구냐에 따라서 조금 달라질 것 같긴 하지만요. 목소리는 약간 엣된 느낌이고 크기는 정말로 알아듣기 쉬운 발음과 크기이고 조금 엣된 느낌? 사실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힘들지만 정말로 정말로 굳이 캐릭터 중에 어떻게 찾아보고 찾아보자면..괴도키드 더빙 목소리와 비슷할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런 느낌이 될 것 같네요. 양귀빜ㅋㅋㅋㅋㅋㅋㅋ 까지는 아닐 거예요!! 아무리 그래도!
의외로 조금 배에 신호를 준다. 그런 걸 한 다음에 뷔페를 먹는 게 더 많이 들어간다고도 하고? 같은 생각으로 토와는 가볍게 배를 채운 뒤, 기다렸고 자신을 부르는 이를 바라보다가 아 하는 소리를 냅니다.
"어...?" 안녕하세요 라고 말하던 토와도 아미카를 보고는 토와도 살짝 놀란 듯한 표정이네요. 저번에 만났던 분이라는 걸 알아차립니다. 그야. 잊기 어려운 만남이었지요? 그 때 이름을 소개받았었나가 가물가물하지만 대충 알았다고 한다면 이타니 씨라고 부를 것 같습니다.
"디저트 뷔페에 가서 맛있게 먹고 헤어지면 되는 일이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디저트 뷔페의 이용권을 팔락거립니다. 그리고 일단실물은 보여드리려고요. 라는 말을 하며 이용권 옆에 있는 교환권도 보여줍니다. 일단 아미카가 그걸 낚아채서 튀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점도 있고. 실제로 한다고 해도 학교에서 찾으먼 되니까요?
>>877 1. 자캐에게 kiss or slap 이라고 한다면?!??!!! (뽀뽀 혹은 뺨때리기래!!!) 눈 딱 감고 볼에 뽀ㅃ.. 2. 자캐의 목소리를 묘사한다면!!! 음...제가 목떡에는 영 아니기도 하고 상상속 아미카 목소리가 계속 달라지긴 하지만 대충 주문은 토끼입니까의 호토 코코아에서 조금 더 힘을 뺀 느낌? 3. 자려고 누웠더니 방에 모기가 있어서, 귀에 웨에엥 하고 날아다니는 소리가 들린다면!!?? 피를 주고 잠을 잔다!
렌은 코로리가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에 물음표를 띄우고 코로리를 바라봤다. 그리고 귓속말을 하려고 하는 것 같기에 몸을 조금 숙여주었다. 하지만 귓가에 소근소근 닿는 목소리와 내용에 이내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만다.
“…잠깐이면 괜찮지 않을까요?”
하며 작게 말하며 욕심을 드러낸다. 시선을 살짝 피하면서도 코로리가 안기면 살짝 안았다가 떨어뜨릴 것이었다. 렌도 사실 시도때도 없이 코로리를 끌어안거나 쓰다듬거나 매만지고 싶었다. 하지만 왠지 코로리는 너무 작아서 어디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이 들곤 했다. 그래서 그럴 때마다 손만 잡거나 그 정수리를 톡톡 두드리고만 마는 것이었다. 하지만 코로리를 어떻게 하려고 하는 그 모든 행동이 신성모독 같아서 차마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인기 없어도 된다는 말에 렌은 작게 웃었다. 렌의 욕심은 그렇지만 사실 렌은 알고 있었다. 제 눈의 보석은 남들 눈에도 보석이라는 걸. 제 눈에 반짝거리는 것은 남들 눈에도 반짝거리니까. 아마 코로리는 인기가 없지 않을 거라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안 미워 할거에요.”
렌은 조금 확신어리게 말했다. 그러니 아마 아키라도 차마 코로리를 미워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제 생각이었지만서도.
“코로리 씨도 많이 웃어주세요.”
렌도 코로리가 웃는 것이 좋았다. 이내 참지 못하고 코로리를 잡지 않은 손을 뻗어 코로리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뗀다. 이내 모든 생각이나 감정들은 이 작은 신님에게 집중된다. 바다도 하늘도 시원한 파도 소리들도 다 이 존재를 빛나게 해주는 들러리 같았다. 이게 바로 좋아한다는 감정인걸까. 반짝반짝 신기했다.
파도가 발에 닿자 기분좋은 차가움이 발을 감쌌다가 멀어졌다. 코로리가 그것을 보더니 이내 자리에 쪼그려 앉아 조개껍데기를 바라본다. 렌은 그 모습이 귀여워 작게 웃을 수밖에 없다.
1. 엣…. 사람마다 반응은 다를 것 같은데 지금 상황에서는 차마 코로리한테도 뽀뽀 못할 것 같은데…? 얼굴만 빨개질 것 같고. 다른 이들에게도 둘 다 못 고르고 어버버 할 것 같지.
2. 렌 목소리…. 딱 목떡을 찾아본 건 아닌데, 일반적인 남성의 목소리에서 살짝 저음에 가까운 목소리로 생각하고 있어. 엄청 낮은 목소리는 아니고 살짝 낮은 느낌? 조곤조곤하고 나직한 목소리라고 생각하고 있어. 목소리가 좋은 편이라서 노래 부르면 음색이 좋다는 소리를 들어. 노래 잘 부르는 편이기도 하고.
"부드러울 수도 있겠네요..." 그럼 들어갈까요? 적당히 먹고 나오면 되겠지만... 특별 디저트는 꼭 먹고 싶었거든요. 라고 말하면서 들어갑니다. 들어가면 디저트들이 있고 초콜릿 폭포에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디저트에.. 이런저런 디저트들이 잔뜩 있습니다. 과일 관리도 잘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것저것 먹기 딱 최적화되어 있네요.
"그럼.. 같은 자리에 앉을까요?" 아무래도 시선이 있는 만큼(워터파크였다면 쿨하게 헤어졌을 수도 있지만) 같은 자리에 앉아서 가져와서 먹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토와는 첫 디저트로 차가운 디저트를 선택하네요. 과일을 듬뿍 사용한 젤리입니다. 즉석에서 구워주는 퐁당 오 쇼콜라같은 것은 예약을 걸어둔 모양입니다.
아키라는 후에 사업을 물려받게 되면, 이라고 했다. 어차피 마히루도 정식으로 호시즈키당을 맡게 되려면 멀었고, 그 후에 온전히 맡는다고 확신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요조라도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이후의 의논은 당사자들에게 맡기기로 했다. 어찌됐든 요조라가 호시즈키당에 관련할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것 역시 추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지만.
"그런가요... 내년엔, 직접 보고, 싶네요..."
신사에서 춤을 춘 이를 알아본 건 요조라와 마히루 둘 다였다. 남매가 비슷한 분야로 재주가 있다보니, 관찰력 같은 부분부분 닮은 곳이 많다. 조금 차이가 있다면, 요조라는 춤의 어색한 부분을 알아보았지만 마히루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는 점일까. 적덩히 알려준 부분은 연출로 커버하겠다고 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머릿속으로 생각을 굴리던 요조라는 아키라의 미소를 보고 호타루 마츠리 이후의 마히루를 떠올린다. 어그로도, 노점도, 예상 이상으로 잘 되어서 기뻐하던 그 얼굴과 닮았다. 뭔가를 이뤘을 때의 뿌듯함은 누구나 비슷한 걸까. 자신도 언젠가 그런 종류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게 될까.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가, 고개를 내려 아키라를 본다.
"전해주면, 별거 아니라고, 고마울거 없다고, 할 거 같은데... 그래도 말은, 해줄게요... 그런데, 진짜, 고마울 거, 없어요... 저도 오빠도, 부모님도, 가미즈미를, 좋아하니까... 그래서, 그렇게 하는 거니까..."
뜨끈한 모래사장 위로 미지근한 바람 불어와, 높게 묶은 검은 머리를 한번 살랑이며 지나간다. 바람 탓이었는지, 가늘게 접힌 요조라의 눈이 웃는 듯 하다. 희미하게 호선을 그린 입술이 기분 탓임이 아니어보인다. 바람이 지나가고 눈 한번 깜빡이자 표정은 금새 평소로 돌아온다. 영상을 보내줄 곳으로 메일을 가르쳐주냐는 물음에, 요조라는 고개 갸우뚱하고, 왼손을 내밀며 말한다.
"라인, 아이디... 찍어줄게요... 폰, 있죠...?"
요조라의 폰은 마히루가 있는 곳에 두고 왔기 때문이었다. 그대로 폰을 주면 라인 아이디를 찍어주고 메세지를 하나 보내달라고 했을 것이다. 아니라면 말로 라인 아이디를 가르쳐 줬겠지만.
>>899 아미카는 토와를 따라 디저트 뷔페에 들어갔다. 먹는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 아미카 성격 상 디저트 뷔페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기에 처음 들어가본 것이었다. 아미카는 들어가며 디저트들을 보았다. 디저트들이 저렇게 쌓여있는 것을 보고 참 신기한 광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이런 곳은 처음이라 좀 신기하네요~."
특별한 디저트? 아미카의 생각속에 큰 물음표가 생겼지만 그걸 먹으러 왔다면 차차 볼 것이라 생각한 아미카는 굳이 물어보진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토와와 자리를 잡은 뒤, 아미카도 토와를 따라 접시를 들고 디저트를 가지러 갔다. 첫번째 아미카의 선택은 무난한 빵종류였다. 머핀과 마카롱, 카스테라를 접시에 올려 들고 왔다. 아미카는 토와의 젤리를 보며 빵을 먹은 뒤 한번 저것도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토와 선배님께선 이런 단 종류의 음식을 좋아하시는건가요?"
아미카는 마카롱을 맛은 제대로 느끼는지 빠르게 씹어먹은 후 토와에게 물었다. 그리고 그때 컵누들을 얻어먹었던게 생각나 조금 미안해진 아미카는 가라 앉은 표정으로 말했다.
"쓸데없이 진짜 딱딱하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그런 행동들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배웠거든요. 고마운 것은 그게 그 어떤 당연한 것이라도 고마운거니까 감사는 보낼게요."
고마울 거 없다는 그 말에 아키라는 조용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가미즈미를 좋아하기에 한 행동이라고 해도 그 자체에 아무런 노력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게 시간이 되었건 돈이 되었건 다른 무언가가 되었건 반드시 뭔가가 투자되기 마련이었고 그런 행위는 역시 아키라로서는 고마운 일이었다. 어찌되었건 호타루마츠리 홍보가 되었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준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어쨌든 그 마츠리만큼은 시미즈 가문이 직접 개최하는 것이기도 했고. 그것으로 사람이 점점 늘어난다면 그것으로 좋은 일이었기에 아키라는 미소를 지었다.
바람이 부는 타이밍에 그녀의 표정이 살짝 미소로 변한 것 같았으나 아키라는 굳이 그 표정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이었으니까. 그래도 좋은 표정이네. 정도의 생각을 하면서 그 역시 아주 살짝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 아무튼 메일 어드레스를 이야기하자 폰을 달라고 이야기하며 라인 아이디를 주겠다는 그 말에 아키라는 두 눈을 깜빡였다. 라인 아이디라. 확실히 그런 쪽도 편하긴 하지만... 딱히 거절할 이유는 없었기에 아키라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그녀에게 내밀었다.
"라인이 편하시다면 얼마든지요."
굳이 말하자면 고용량 동영상은 라인보다는 메일이 낫지 않나 싶었지만, 그녀가 그쪽이 편하다면 그건 그것대로 상관없는 일이었다. 애초에 고용량 동영상이 아닐 수도 있는거고. 그렇다면 일단 그녀의 선택에 맡기기로 하며 그녀가 폰을 돌려줬을 때 그는 '시미즈입니다.' 라는 메시지를 보냈을 것이다. 별 의미도 없고 무미건조한 메시지였지만 첫 메시지는 어떻게 보면 딱 적합한 메시지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여 아키라는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었을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되었으니 동영상은 저도 냉정하게 평가드릴게요. 물론 제 감은 별로 트집 잡거나 문제 삼을만한 것은 없을 것 같긴 하지만요. 아. 맞아. 동굴 내부에 대한 것이 혹시 영상에 담겨있다면 그건 가능하면 빼주세요. 그 내부는 영상으로 널리 알리기보다는, 마츠리를 찾아온 이들만의 작은 기념품 정도로 남기고 싶거든요."
마히루도 요조라도, 그저 자기만족을 위해 퍼포먼스며 촬영이며 한 것이기 때문에, 고맙단 말 같은 걸 들을 생각은 없었다. 영상에 대한 것도 혹시나 하는 부분에 대한 허락과 요소의 점검을 위해 꺼낸 말일 뿐, 알아달라는 의도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단호하게 감사를 표하겠다는 아키라의 태도를 요조라의 시선이 빤히 응시한다. 잘 모르겠다는 듯, 어느 정도는 알겠다는 듯, 미묘한 표정이었지만 금방 평온하게 바뀌고, 이 얘길 전해주면 마히루가 더 좋아하겠네, 정도로 생각을 정리한다. 잠깐의 미소는 어쩌면 그 생각이 만든 것일지도.
메일 대신 라인 아이디를 찍어주겠다 하니 아키라는 별 의문 없이 폰을 꺼내주었다. 왼손만으로 여유롭게 아이디를 적어 돌려주자 아키라가 뭐라고 보내는게 보인다. 아마 시미즈입니다, 가 아닐까 요조라는 예상해본다. 그게 맞는 걸 알게 되는 건 조금 나중의 일. 지금은 그저 예상만 해보며, 폰을 넣은 아키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의외로, 있을지도 몰라요...? 편집하는 사람... 좀 많이, 괴짜라... 아, 그 장면, 말 해둘게요... 있었거든요..."
대체 어떻게 찍은 건지 몰라도 그 웅장한 동굴 내부를 한 장면에 담은 부분이 분명 있었다. 꼭 빼라고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기로 한다. 확실히, 너무 보여주기만 해도 흥미 유발에 도움이 안 되기도 하지. 그 영상을 보고 내년에, 혹은 다시 오고 싶게 만들려면 말이다. 영상에 대한 얘기는 이쯤 하면 될 듯 싶어, 튜브를 한번 끌어올린 요조라가 아키라에게 물었다.
"그럼, 전 슬슬... 바다에 들어갈 건데... 시미즈 씨는요...? 지금, 갈 거면... 같이, 놀래요...?"
요조라는 근처에서 첨벙대다 자리로 돌아가 마히루네와 합류할 것이므로, 아마 그리 오래는 같이 있지 않을 것이다. 요조라의 생각은 그냥 모처럼 이런 곳에서 마주쳤으니 같이 휘적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정도였다. 수락하면 곧장 바다로 향할 것이고, 거절한다 해도 그럼 안녕히, 같은 인사를 남기고 총총 걸어 멀어질 것이다. 늘 그랬듯이 말이다.
해장은 점심에나 할 것 같지만 ... 저는 얼음컵 사서 탄산음료 시원하게 먹어요! 그러면 속이 좀 풀리는 느낌이라. 코세이는 만약에 술 마시고 오면 ... 그냥 자는 느낌이겠지만 항상 양손에 맛있는거 사오고 ㅋㅋㅋㅋㅋ 리리나 요조라 보이면 막 웃으면서 머리 쓰다듬어주고 그럴 것 같네요. 해장은 그냥 아무것도 안먹는게 최고!
확실히 술냄새가 나기는 하겠네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통은 그러면 라인으로 애타게 찾는거 아니냐구요 ㅋㅋㅋㅋ 오타 잔뜩 내면서! 데리러 갔는데 안기면 거의 품에 넣듯이 안고서 천천히 걸어가겠네요~~ 집에 조심해서 데려다주고~~ 아 코세이는 요조라 머리 한번 땋아주고 싶대요~~ 예쁠것 같다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뒷목 잡혀서 끌려가냐구욬ㅋㅋㅋㅋ 울먹거리면 코세이 맘 아픈데 ... 그래도 집에 무사히 들어갔으니까 다음에 또 보면 된다는 생각으로 집에 갈지도 ... 그렇다고 코세이네 집으로 데려갈 수는 없으니까요~~ 앗 코세이가 또 머리 땋기 경력으로 따지면 그 어떤 인간도 이길 수 없으니까 ... 다음에 선물 줄때 여러가지 줘야겠네요
인간 세상에 살고 있는 렌이 하는 말이니까, 잠깐은 괜찮을 거라고 믿었다. 렌이 제 키에 맞추어 몸을 숙여주는 것도 기꺼워서, 코로리는 '잠깐은 안아도 괜찮다' 고 생각하면 방글방글 웃으면서 렌을 폭 안아버리고 만다. 잠깐만 안아야만 하니까 렌의 등 뒤로 감은 손에 힘껏 꾸욱 안았다가 떨어졌다. 저를 좋아해주는 이 인간이 소중해서 무심코 제가 인간이기를 바라기도 했다. 한 번도 인간이길 바란 적은 없었는데, 웬디 씨가 아니라 요정 씨일지도 몰라. 마법에 걸려버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다면, 여느 동화속 마법들은 전부 풀려버리고 말지만 마법이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사람들은 나를 좋아하면서 싫어하구, 반가워하면서 후회하구, 원하면서 꺼려해."
우물거리듯 입을 열었다. 어쨌거나 미움받는다고, 미움받는 건 익숙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스스로 인정하는 건 썩 기분 좋지는 않으니까. 사람들은 대부분 그러니, 직접 만나 투닥이기만 하는 아키라가 저를 미워할 수도 있는 건 가능성 높은 이야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렌은 아키라가 저를 안 미워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 뿐이었겠지만 그저 저를 안 미워할 거라고 말해주는 것처럼 들려서 기뻤다. 눈을 도르륵 굴리며 시선을 맞추지도 못하고 얘기하다가 꼭 눈을 맞추고서 웃었다. 기뻐서 뺨을 밝게 물들였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이번에는 코로리가 렌과 잡고 있는 손을 흔들거렸다. 히히 작게 웃음 소리가 난 것도 같은데, 렌이 머리 쓰다듬어주면 뚝 조용해진다. 입술 꾹 물고서 부끄러워하고 있다! 원래도 머리 만져주는 걸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쓰다듬어준다니 머릿속에 좋다는 말 밖에 안 떠오르고 목소리 내면 그 말만 할 거 같아 입술 꾹 문 것이다. 파도가 발을 쓸고 나가서 다행이다.
"렌 씨는 소라 소리 들어봤ー?"
소라 껍데기에 귀를 대면 파도 소리가 들린다던데, 조개 껍데기를 줍다가 소라도 만날까 싶어서 물어보던 중에 튜브에 갇혔다! 렌이 손을 놓아서 돌아보았더니, 튜브에 갇혀버려서 눈 동그랗게 뜨고 본다. 눈 깜빡거리며 놀란 듯하다 곧 살풋 웃는다.
아미카는 자주 다니지는 않는다고 했지만 익숙하게 다니는 모습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집이 이렇게 부유한걸까, 그렇게 생각한 아미카는 잠시 피식, 그렇게 웃으며 말했다.
의외로 한번 가서 많이 가져오는 것 같진 않아서 아미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냥 많이 먹으려고 이동거리를 늘린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토와 선배가 꽤 똑똑해서 그런 생각도 충분히 할 것 같았다.
"민폐는 아니라니 다행이네요."
아미카는 머핀을 한입 더 먹으며 조금 안심했다. 입을 오물오물 움직이는 아미카의 모습은 마치 토끼 같아보이기도 했다. 토와가 케이크와 퐁당 오 쇼콜라를 들고 오자 아미카는 카스텔라를 먹으려다 말고 조심스래 펀 뒤 접시에 올렸다. 흘러내리는 초콜릿이 보기만 해도 단 것 같았다. 아미카는 큰 생각없이 한숟가락 먹었다가 뜨거운 초콜릿 때문에 놀라 입을 가리고 말했다.
>>893 아미카가 볼 뽀뽀 해준다구????? (⌒▽⌒) 당장 가미즈미에 입학하러 갈테니까~~! 목소리는 이따가 퇴근하면 찾아들어봐야겠다~! 잠꾸러기의 잠은..... 코로리가 모기 다 재워버릴테니까 잘 자리구 ( ´∀`)
>>895 본인이 하는 거니까! 왠지 뺨에 손 얹었다 뗀다는 느낌으로 토옥. 때릴거같구?! (때린다고 못함) 토와 목소리.... 청명선배 목소리로 날조된 느낌?! 헉 토와 모기도 잘 잡아?!? 부럽다아악.......
>>896 아무것도 못하는 렌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ω`゚)゚。 코로리도 렌한테 뽀뽀 못할거 같지?! 뺨에 하려고 노력해봤다가, 결국 못 하고 새빨갈 거 같으니까~! 렌 목소리 좋다 (*´∀`*) 노래 부르는 거 들어보고 싶구?!? 그리고 렌의 방에 있는 모기도....... 재워버려~!
>>877 1. 자캐에게 kiss or slap 이라고 한다면?!??!!! (뽀뽀 혹은 뺨때리기래!!!) 뺨은 못 때리겠고, 그렇다고 뽀뽀도 못 하겠고 ( ´∀`) 쪽! 하고 소리만 내지 않으려나?!?
2. 자캐의 목소리를 묘사한다면!!! 생각.... 안 해봤는데......() 텐션 높이 말해서 잘 몰랐지만, 문득 조용나긋하게 말하는 걸 들어보니 미색이구나 싶은 목소리려나? 목소리에 감정이 다 드러나는 편이고 발음은 부드러운 편! 똑부러지는 발음은 아니니까.
3. 자려고 누웠더니 방에 모기가 있어서, 귀에 웨에엥 하고 날아다니는 소리가 들린다면!!?? 모기도 자장자장! 재워버린다 (*´∀`*)
"익숙해 보이나요? 그렇게 보이긴 할지도 모르겠네요." 고개를 끄덕입니다. 익숙하긴 하죠.. 아무래도 그렇잖아요? 라고 해도 그저 옅은 미소만 짓는 토와입니다. 비밀은 아니지만 묻지 않는 것까지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여유로워서 아르바이트도 안하니 만날 기회가 적어졌어..! 나빴네(?)
"아 이게 괜찮네요." 케이크의 시트는 부드럽고 크림도 부드러운데 과일이 상큼해서 딱 균형이 맞는 느낌입니다. 달달하니 맛있네요. 그리고 퐁당 오 쇼콜라는... 그 흘러내리는 초콜릿의 질감이 혀를 휘감습니다. 초콜릿이 구워지며 나는 향이 먼저이긴 하지만요. 그러다가 아미카가 뜨거워 하는 것에
"갓 구워낸 거니까요?" 좀 뜨겁긴 해요. 라고 말하면서 물을 건네려 합니다. 디저트뷔페인 만큼 달달한 음료들도 많았지만 그런 것보다는 커피나 물 같은 달지 않은 음료가 좀 더 인기인 모양입니다.
>>964 굳이 대답하지 않는 토와에 아미카는 더 꼬치꼬치 캐묻진 않기로 했다. 괜히 먹는데 방해가 되는, 그런 무의미한 행위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아미카는 다시 머핀을 한입 더 깨물었다.
"아.. 가, 감사합니다아.."
입을 덴 아미카는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하곤 물을 마셨다. 갓 구워낸 빵을 생각없이 한숟가락 먹은 자신에 대해 약간 짜증이 오는 듯 했지만 카스텔라를 입에 넣으며 참았다. 그런 뒤 아미카는 자신의 접시에 올려진 퐁당 오 쇼콜라를 한숟가락 푼 뒤 이번에는 충분히 식히고 먹었다. 확실히 달았다. 그래도 적당히 씁쓸함도 있어서 아미카가 싫어할 수준까진 아니었다.
"그런데에.. 어떻게 초콜릿을 안에서 이렇게 녹인걸까요~? 그냥 반죽 안에 초콜릿을 넣으면 막 새서 난리가 나고 그럴 것 같은데.."
아미카는 두번째 접시를 채우러 가기로 했다. 두번째 접시 위에는 작은 컵케이크가 3개 올려져 있었다. 첫번째는 딸기 생크림, 두번째는 치즈, 마지막은 블루베리였다.
"반죽 안에 굳힌 초콜릿을 넣은 거죠. 그러면 오븐에 구우면 빵이 구워지고 안의 초콜릿은 녹으니까요" 그 방법 아니면 일종의 반숙 기법인 거지요? 라고 말합니다. 보통 두 기법을 잘 구분하지는 않지만.. 여기같은 전문가라면 전자나 후자나 하나만 사용할수도 있으니까요. 라는 말을 하는 토와입니다. 쓸데없는 지식인가... 그러다가 호타루마츠리는 잘 봤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그렇죠? 샘이라던가. 반딧불이라던가. 알차게 보냈답니다?" 이나티 양도 잘 보셨나요? 라고 말하고는 그것도 있지만 우미노카리도 은근 즐겁더라고요 라고 말합니다.
1. 번개는 안 무서운데 천둥은 조금 무서우려나~ 음~ 무섭다기보다 깜짝 깜짝 놀라는거? 약간 정서불안 오는 그런 느낌이래~ 2. 외강내유...겠지? 원래 외유내유였는데 초~중 거치면서 외강내유가 되어버렸달까~ 3. 한참 활동시간이므로 별 상관없이 받아준다~ 단, 라인이나 문자라면 확인하고 답 보내는데 시간 좀 걸린다는거~
그렇다고 무서운걸 보면 꺅꺅거린적도 없으니까. 남들 꿈 속을 그렇게 돌아다니면 악몽도 여럿 마주쳤을텐데 그때마다 불평만 좀 하고 무서워하는 기색은 없었으니 내 생각이 맞을 것 같다. 말하는 것으로 보아 렌 군은 무서운 것엔 면역이 없는듯 했다. 만난 사람이 내 여동생이라 그건 다행이네. 속으로 웃으면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간다. 다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렌 군이 내려오기를 기다리다가 물을 한번 더 잔뜩 맞아버렸다.
" 그런 사람이라곤 생각 안했는데요~ "
눈을 가늘게 뜨며 웃은 나는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을 했다. 가위바위보를 해도 재미는 있겠지만 이래서야 손해보는 느낌이지 않은가. 잠깐 고민을 하던 나는 그냥 손을 저으며 말했다.
" 그냥 혼자서 맞고 오죠 뭐. "
마침 물이 가득차서 쏟아질 차례인것 같았다. 렌 군을 향해 한번 웃어주고선 조금씩 기울어지는 오크통 아래로 빠르게 향했다. 아마 맞으면 다리에 힘이라도 풀리지 않을까. 나랑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여럿 있었는지 내가 도착했을땐 몇몇의 사람들이 더 서있었다.
' 촤아아악 '
곧이어 물이 쏟아져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엄청난 물줄기가 머리를 타격하는 느낌과 함께 시야가 온통 물로 가득 차버린다. 물의 양이 어찌나 많았는지 그 위력은 상당했고,
.dice 1 100. = 47
1~20 넘어져서 다침! 21~80 맞고 다리에 힘이 풀려서 살짝 주저 앉음 81~100 이게 바로 신의 의지! 꿋꿋하게 버티고 서있었다.
렌은 코로리가 제 품에 폭 안기는 것이 좋았다. 제 등을 꼭 안았을 때 코로리를 살짝 끌어안았다가 코로리가 떨어지면 이내 아쉬움을 삼켰다. 용기가 부족한 이는 항상 용기있는 이에게 당할 수밖에 없는데, 렌은 평생 코로리를 이기지 못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버린다.
“그건 그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래요. 너무 자주 보니까, 익숙하니까 쉽게 생각해버려서. 사실 늘 옆에 있는 게 가장 소중한 법인데. 잃어버리고 나서야 후회하니까.”
공기이든 물이든 건강이든 가족이든, 너무 가까이 있고 너무 익숙해서 쉽게 생각해버린다. 잃고 나서야 후회하는 법이라 렌은 늘 익숙한 것을, 옆에 있는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을 더 소중히 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신 너무 익숙한 것만 좋아해 새로운 것을 쉽게 도전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점이려나. 그만큼 렌의 세계는 조금 단조로운 편이었다. 그런 면에서 코로리의 존재는 렌의 세계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는 편이긴 했다.
잠이란 사람들이 매일매일 접하니 쉽게 익숙해져서 그런 것이라 렌은 생각했다. 오늘 자지 않아도 내일 잘 수 있고, 잠을 줄여도 몰아서 자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면 부채로 힘들어하거나 불면증이 와서야 잠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면 그 때는 늦어버리니까. 어쨌든 사람들이 잠의 중요성을 잘 모른다는 뜻이다.
렌은 코로리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게 고마운 이야기인가, 하고 생각해버린다. 저에겐 당연한 이야기니까. 그래도 두 사람은 자신에게 소중한 이들이니 둘 다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튜브를 씌워주자 잡혔다는 그 말에 렌은 코로리가 귀여워 웃었다.
“응, 이제 잡혔으니까 도망 못 가요.”
파도가 밀려오면서 발을 적셨다가 뒤로 물러서기를 반복했다. 밀려오는 파도 때문에 간지러운 건지 코로리 때문에 간지러운 건지 헷갈린다.
"소라의 파도소리.... 우연히 소라 고둥을 만날 수 있으면 들을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해수욕장 정비를 하면서 날카로운 것들은 다 치웠을 테니 운이 좋지 않는 한 발견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이라는 말에 렌이 작게 웃었다. 고민하더니 혼자서 맞고 오겠다는 말에 렌은 말리지도 함께 동참하지도 않은 채 얕은 물에 앉아 코세이가 당당히 오크통 아래로 가는 것을 눈으로 좇았다. 이내 촤아아, 하고 물이 쏟아지자 코세이는 쫄딱 젖은 채로 주저앉았다. 렌은 이내 작게 웃으며 코세이 쪽으로 얼른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이제 뭔가 워터파크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요?”
렌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래도 넘어져서 다치거나 한 것 같지 않았기에 할 수 있는 농담이었다. 얼른 피하지 않으면 금새 또 물이 차올라서 물벼락을 맞아야 할 터였다.
“이번엔 유수풀로 가보는 건 어때요?”
렌이 코세이에게 제안했다. 아마 코세이가 귀찮아하지 않는다면 아마 코세이가 워터파크를 나갈 때까지 옆에 쫄레쫄레 쫓아다니면서 같이 놀았을 것이었다. 유수풀도 가고 파도풀도 가고 피곤하면 따뜻한 스파존에서 몸을 녹이기도 하고 말이다. 코로리의 쌍둥이여서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아니 이제는 신적으로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코세이가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더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986 ㅋㅋㅋㅋㅋㅋ 재워버려서 치운다니 ㅋㅋㅋㅋㅋ 렌이 이마에 쪽 하는 정도도 할 수 있을지…. 아무것도 못했는데 들켜서 억울한 상황일지도 모르겠어. 왜 코로리가 치트키냐면 요조라는 코로리를 귀엽게 생각하니까. 귀여운 것이 세계 최강이다…!
>>987 코로리 진단 1. 별로 신경 안 쓰는 편~ 오히려 신기해하고 좋아하는데, 호러 영화나 게임에서의 천둥번개 연출은 극혐하는 편이야.
2. 렌….. 아무래도 외유내강 쪽이 아니려나. 겉으로는 안절부절 못하고 사람들에게 잘 대해주려고 하고 부드러운 편이지만, 속으로는 사람들의 미움이나 그런 것들에 대해 크게 영향을 많이 받는다 라는 느낌은 아니라서. 그러니까 사람들에게 다 잘해주려고 하는 편이나 그렇게 상처를 받는 편은 아니라는 느낌이려나?
3. 문자 메시지같은 건 아무래도 막 울려도 자느라 못볼 것 같고. 전화 벨소리가 울리면 한 번은 안 받고 두 번 정도 울리면 그때서야 받을 것 같아. 조금 잠긴 목소리로 여보세요…. 하겠지.
>>998 코세이주 수고 많았어~~~ 이번 일상으로 코세이랑 더 친해진 기분이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