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안 나간다고 이미 결심을 굳힌 요조라였기에, 배팅조라도 참가해보라는 아키라의 말에 칼같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확률이나 가챠를 좋아하는 마히루와 달리 요조라는 그런 불확정 요소는 즐기지 않는 편이었다. QR코드는 나름의 재미도 있고 시간 들인 만큼의 소득이라도 있었지, 그렇지 못 했던 우미노카리는 한번으로 완전히 질려버린 모양이다. 등수에 못 들었다며 아쉬워하는 아키라를 보며, 그는 내년에도 나가겠구나, 생각만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요조라와는 상관이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군요..."
아무튼 요조라가 구경만 하다 갈 거냐고 물으니 아키라는 설명을 이것저것 덧붙였다. 흐음, 수영 좋아하는구나, 의외라고 할지 그래보인다고 할지, 명확히 생각하기가 어렵다. 그야 아키라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수박을 먹어서 바로 못 들어간다길래 먹을 것도 들고 온 건가, 하는 생각까지 겹쳐 요조라 내면에서 아키라의 이미지는 더욱 모호해진다. 그래도 그거 하나는 알겠다. 뭘 하든 철저한 성격 같다는 거. 속으로 여러 생각을 하면서도 겉으론 평온하게 아키라를 응시하던 요조라, 수박 먹겠냐는 물음에 냉큼 고개를 끄덕인다.
"먹을래요. 주세요..."
만들어낸 간식도 좋아하지만 제철 과일 역시 요조라가 즐기는 간식거리다. 그 중 한여름의 수박은 절대 빼놓을 수가 없지. 물론 마히루가 가져온 도시락에도 있겠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놀기 전에 가볍게 수분 섭취를 하는 셈인거다. 수박 먹을 생각에 티나도록 침을 삼킨 요조라는 문득 스치는 생각이 있어 아키라에게 묻는다.
"호타루 마츠리, 그림... 봤어요...?"
당시의 방명록은 마히루가 챙겨갔고 요조라는 딱히 보지 않았기 때문에, 아키라의 방문은 여지껏 모르고 있었다.
"그림? 아. 당연히 봤죠.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표현할까 했는데. 일단 방명록에도 평은 남겼었어요. 그림 잘 봤어요. 뭐, 그 직후에는 저도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샘의 가이드라던가 그런 일들 때문에 다시 올라갔기에 오래 보진 못했지만요."
춤도 추고, 가이드로서 샘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고. 당연히 그녀의 모습도 봤고 그 옆의 누군지 모르지만 아무튼 남성도 봤었고. 뭐 친구, 혹은 그보다는 조금 더 가까운 사이겠거니 생각하며 그 사실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고 묻지도 않았다. 남의 사적인 시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었기에 더더욱.
"정확한 내용이 확실히 남아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만 전해진다라는 정도의 이야기였기에 더 인상깊게 본 것 같네요. 후후. 아무튼 따라와요. 수박 줄테니까."
자신이 파라솔이 있는 곳까지 간 후에 수박을 가지고 오는 것보단 그냥 바로 근처에 있는 파라솔까지 데려간 후에 거기서 수박을 직접 시원하게 주는 것이 더 나을테니 그는 따라오라는 듯, 뒤돌아서 자신이 설치한 파라솔이 있는 곳까지 향했다. 그녀가 따라왔다면 아이스박스에 넣어둔 시원한 통에 담겨있는 수박 한 조각을 그녀에게 내밀었을 것이다. 색도 좋고, 당도도 괜찮으며 씨도 별로 없는 것이 먹기는 상당히 편한 류의 수박이었다.
"호타루마츠리 해서 하는 말이지만 워낙 일이 바빠서 호시즈키 당에서 파는 상품은 이번엔 먹지 못했네요. 내년을 기약해야겠어요. 내년에도 특별한 것을 팔지는 잘 모르겠지만 판다면 말이에요."
당시 사람이 상당히 많이 몰렸던 것을 떠올리며 그는 괜히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그래도 이런저런 일을 본격적으로 배울 수 있었으니, 상당히 뿌듯하다고 생각하며 그는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취미랑 좋아하는 게 겹치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을 것 같다는 말에 렌은 가만히 코로리를 생각했다. 코로리가 좋아하는 것은.... 후링...? 그 외엔 아직 잘 모르겠다. 조금씩 알아가는 단계인만큼 아직 서로에 대해 잘 모르니까 말이다. 지금이야 얼굴만 봐도 좋고 이야깃거리가 계속 나오겠지만 서로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가다보면 이야깃거리도 줄어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아직은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그래도 코로리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해본다.
"좋아하지도 무서워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네요."
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인가...? 어쨌든 싫어한다면 억지로 보러가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말에 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다행일지도. 자신도 코로리가 가자고 한다면 눈 딱 감고 갈 생각은 있지만서도....
"엣...."
같이 가서 맞으면 된다는 말에 렌은 눈을 깜빡였다. 저걸 자진해서 맞고 싶다는 사람은 처음 봤기 때문이었다. 역시 신이란 존재는 남다른 것일까...?
렌은 코세이가 먼저 미끄럼틀을 내려가는 것을 보고 잠시 대기를 했다가 뒤이어 내려갔다. 물살과 함께 같이 미끄러져 내려가는 게 재밌기도 하고 마지막에 물에 풍덩 빠지는 게 시원하기도 했다. 렌은 고개를 저어 머리카락의 물기를 털어내고 코세이가 가리키는 오크통을 바라봤다가 으음.... 소리를 내었다.
"그럼 가위바위보해서 제가 지면 같이 맞고 제가 이기면 코세이 씨 혼자 맞는 건 어때요?"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도 안되는 제안을 넌지시 건넨다. 물론 말도 안된다고 같이 맞으러 가자고 하면 웃으며 같이 맞겠지만서도.
>>677 아키라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기 때문에 아마 신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한다면 믿을 수도 있어요. 사실 초기에는 그러거나 말거나라는 느낌이었지만 최근 어떤 어떤 일상들 때문에 조금 신에 대해서 정말로 있다면.. 그렇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조금 있다보니.
하지만 적어도 코로리에게 무례를 용서해주십시오! 이자요이님!! 라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것. (시선회피)
아키라:신이라서 어쩌라는 거예요. 신이면 신답게 더더욱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죠. 어서 공부하세요! (문제집 턱) 아키라:이쪽도 일단은 신의 가호를 받았으니 신 안 무섭거든요?!
>>686 이렇게 아키라는 신에게 잔소리를 하는 인간으로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되고..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아님) 사실 이것도 코로리를 어느 정도 친근하게 생각하고 있기에 가능한 거지만요. 접점도 없고 누군지도 모르는 학생이 알고보니 신입니다. 라고 한다면 적어도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줄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딱 그 정도지만.
>>695 우으 속상해하는 렌 생각하면 마음아파 。゚(゚´ω`゚)゚。 누가 저런 끔찍한 질문을 한거야.... (본인) 아니 근데 인간이 아파도 아픈 줄 모르면 큰일이잖아!!! 불에 닿았는데 잘 안 느껴져서 3도 화상 입구 그러면 어떡해........ 절대 그런 일 없어야 해 응응
>>700 코로리는 애인이 하고 싶은 걸 같이 하고 싶다구, 애인이 좋아한다 싶은거 하고 싶다할거 같지. 바다 가서 발장구 치기 이런거 말할 거 같구. 정말 코로리가 하고 싶은 거라면..... 언제나 코로리가 재워주고 다녔으니까 한번쯤은 누군가 재워줬으면 하고 바라볼거 같지?! ( ´∀`)
>>703 그렇다면야 언젠가 호시즈키당에 쪽지 하나 남기는 수밖에~! 큰 호시즈키 씨 고맙습니다, 같은 짧은 메시지 정도로 (*´ー`*)
>>705 코로리 생각보다 성적 잘 오를걸?! 꿈 속에서도 공부할 수 있고, 무엇보다 꿈 속에는 모든게 있지~! 꿈을 빚으려면 기억도 보게 되니까 말야 ( ´∀`) 코로리가 굳이 꿈을 안 건드려서 그렇지! 하지만 학생들한테 공격받는 회장님 보면서 불쌍한 척 하는 코로리일테니까 (⌒▽⌒) 장난기는 어디 안 가지~!
>>70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아 렌한테 이미 다 일렀지! 렌이 그걸 아키라 선배가 이렇게 말하더라 전해줬느냐 안 전해줬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그리고 렌한테는 부끄러워할거야, 잘 보이고 싶은데, 땡땡이친다거나 아키라랑 그러고 투닥거리는거 좋게 보이진 않을 얘기라 생각해서 만나면 우물쭈물거릴지두! 잠 못 자는건 코로리는 10분 자도 8시간 숙면 효과를 취할 수 있다구~! 다만 잠 그자체라서 잠을 안 자면 숙면 효과랑 별개로 피곤한 느낌?! 잠이 코로리의 본질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