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라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아무래도 물 쪽이랑은 그다지 연이 없었거든요" 익숙하지 않다는 느낌이니까 많이 접하면 좀 나을 것 같겠네요. 라고 말하며 토와는 으으으 거리며 어떻게 잡아서 나와서는 3마리뿐이라는 것에 스스로에게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리고는 아키라도 해본다는 말에 경험자는 얼마나 다를까. 하고 구경하려 합니다. 그리고는 8마리를 잡은 것이 눈을 동그랗게 뜹니다. 그때까지 아키라가 확실하게 잡았을 때의 움직임이나. 로봇 물고기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합니다. 로봇 물고기가 무작위라고는 해도 어느 정도 기본 동작은 있을 게 아닌가요?
"와. 8마리나 잡다니. 대단하네요~" 본편에서도 그게 이어지면 유력한 우승 후보 아닐까요? 라고 말하면서 아키라가 잡은 물고기들을 봅니다.
"대단하네요..." 강조의 의미인가? 토와는 한 번 더 잡아보려고 합니다. 좀 더 주의깊게 잡아보자..
평소에는 이 정도까지 잡는 것은 아니었기에 괜히 아키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래도 본선에서도 이 정도로만 나온다면 그리 나쁠 것은 없을 것 같지만, 과연 본선에서도 이 정도 운이 따라줄까. 그건 아키라로서도 알 수 없었다. 애초에 본선의 로봇 물고기들은 정말 여기저기로 움직이고 필드는 이 파도풀장 전체였다. 즉 돌아다니면서 잠수해서 잡아야 하니, 보통 난이도가 힘든 것이 아니었다. 이런 좁은 곳에서도 10마리를 다 못 잡고 있으니 아무래도 전체로 필드가 확장되면 5마리는 잡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이내 토와가 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살며시 그는 옆으로 자리를 비켰다. 그리고 9마리를 잡아내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키라는 눈이 휘둥그래져서 토와를 가만히 바라봤다.
"토와 씨. ...지금 두 번째로 하는 거 맞죠?"
두 번째만에 9개를 잡아? 이거 보통 다크호스가 아닌데? 그를 바라보면 아키라의 시선이 강력한 라이벌을 확인했다는 듯이 날카롭게 바뀌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우승후보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괜히 분한 표정을 짓다가 살며시 자신도 다시 해보겠다는 듯이 세팅을 마쳤다. 그리고 이내 숨을 꾹 참고 물 속에서 좀 더 깊게 있으면서 장난감들의 모습을 확인했다. 하나하나 일일히 잡는 것에 신경쓰기보단 최대한 많이, 그것도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목표로 하며 그는 정말로 물 속에서 손을 열심히 움직이며 소쿠리로 향했다.
이내 제한 시간이 다 될 무렵, 그는 빠르게 물 밖으로 나온 후에 소쿠리를 확인했다. 과연 많이 잡혀있을지. 어쩌면 아까보다 형편없는 성적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었다.
"애초에 이건 장난감들이지, 실제로 쓰이는 로봇 물고기들이 아니니까요. 실제는 이것보다 훨씬 빨라요."
그래봐야 어디까지나 이건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장난감에 지나지 않았다. 정말로 자유롭게 물고기처럼 헤엄치는 로봇 물고기에 어떻게 비할 수가 있을까. 어림도 없다고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처음엔 8마리, 다음엔 6마리. 일단 적어도 반타작은 한다는 것에 만족을 해야할까. 자신의 적수로 너무 막강한 상대가 올라오지 않기를 바라며 그는 괜히 속으로 기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신에게 딱히 기대거나 할 생각은 없었지만.
아무튼 그가 4마리를 잡고 물 밖으로 나오자 고생했다는 듯이 그는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너무 무리하게 움직여서 좋을 것은 없었으니까. 힘들다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3번 연속으로 쉬지 않고 하는 것도 그렇고. 그에게 있어선 상당히 체력적 부담이 되지 않을까 싶어 그는 일단 그를 부축해서 물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아무리 한정된 좁은 공간이라고 해도 물에서 계속 움직이는 것은 힘들어요. 그래도 조금은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조금 체력이 약한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하기도 하며 아키라는 괜히 그렇게, 물론 악의없이 그렇게 이야기했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좋지만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많이 힘들 수도 있지 않겠는가. 괜히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두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도 본대회때는 어느 정도 쉬는 시간은 주어지니까 그 점은 걱정하지 마세요. 연속으로 잠수하라고 시키진 않거든요."
그러고 보니 아까전에도 물을 살짝 피해왔다는 식으로 말을 했던가. 괜히 그 이유가 조금 궁금했기에 아키라는 토와를 가만히 바라봤다. 물을까. 말까. 물을까. 말까. 잠시 고민을 하다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어 그는 넌지시 그 이유를 토와에게 직접적으로 물었다.
"물을 피한 이유라도 있나요? 가미즈미가 아니면 안 들어갔을 거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니 뭔가 이유가 있을까 해서."
물론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도 크게 상관없는 일이었다. 궁금증이야 조금 더 늘아났을지도 모르나 궁금하다고 해서 마구마구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그 정도는 자신이 감당하리라 마음 먹었다.
아무튼 그의 말, 차가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말에 그는 저 편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곳으로 쭉 향하면 따뜻하게 몸을 데울 수 있는 온천 풀이 있었기에 적어도 차가운 몸을 담그기에는 딱 좋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토와에게 슬며시 권했다.
"정 춥고 서늘하면 저쪽으로 가면 온천 풀이 있긴 해요. 가미즈미 온천수로 만든 물이니까 물의 퀄러티도 보장하고요."
싱긋 웃으면서 그는 괜히 고개를 천천히 위아래로 끄덕였다. 그만큼 그곳의 물에는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야 당연하지 않겠는가. 누가 뭐라고 해도 그에게 있어서 가미즈미 온천과 가미즈미 스파의 물은 최고급이었으니까. 일단은 신의 힘이 깃든 물이기도 하고. 물론 그건 이 워터파크의 물도 마찬가지였지만.
"이제와서 그런 것을 신경쓰는 것도... 뭐, 물가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오본이라. 그런 것을 굳이 정해서 따를 필요가 있는가라는 것이 바로 아키라의 생각이었다. 애초에 가미즈미의 전승, 정확히는 시미즈 가문의 시초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자면 시미즈 가문은 가미즈미를 떠나지 않고 대대로 이곳에 남아 물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이 있다곤 하지만 자신은 딱히 그런 것을 신경 쓰는 것도 아니었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물론 물은 지킬 거고, 자신은 가미즈미를 좋아하니 딱히 떠날 생각도 없었지만. 아무튼 토와 역시 약간 그런 전승이라도 있는 집안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집에 전승 같은 것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너무 신경쓰지 않는게 좋지 않아요? 어차피 전승은 전승일 뿐이고. 아니라면 죄송하지만요."
그렇게 가볍게 이야기를 하며 아키라는 이전에 그가 따낸 티켓을 떠올리며 피식 웃음소리를 냈다. 그러고 보니, 아주 제대로 따갔었지. 자신은 영화표만 한 가득인데. 물론 그것을 다 봤다는 것은 비밀로 하며 아키라는 괜히 어깨를 으쓱했다.
"찾아온다면 고객으로서 소중하게 맞이해줄게요. 과연 누구랑 올지도 궁금하긴 한데. 그건 두고보면 알게 되려나요? 아무튼 따뜻한 음료라. 그렇게 끌리진 않지만... 다른 시원한 음료도 파니까 괜찮겠네요."
자신은 토와처럼 춥거나 서늘하거나 하지 않았기에 딱히 따스한 음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시원하게 음료수를 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음료 코너가 있는 곳으로 그를 안내하듯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여러 음료를 파는 곳이 있었고 아키라는 자신의 팔찌를 앞으로 내민 후에, 오렌지 탄산수를 주문했다.
"집의 전승이라.. 음. 그런 게 있는 집안인가요?" 아. 시미즈라면 있어도 이상하진 않아보이지만요.. 라고 말합니다. 그야. 호타루마츠리를 주관하는 정도.. 라던가. 이런 행사들에도 어느 정도 관여한다면 그런 게 있을 법도 하지.
"저희 집은... 음... 저는 그다지 가깝지는 않아서요. 그다지 큰 영향은.. 없죠?" 아마도? 라고 말하네요. 굳이 구분하자면 방계라고 볼 수 있나.. 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랑 올지. 라고 말하는 아키라에게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고객으로써 맞이해주신다면 다행이지만요?" "누구랑 간다...고 해도.. 그냥 시간 되는 분이랑 아무나 올 수도 있으니까요.." 스파 이용권은 무려 두 장이니까요.. 라고 말하네요. 차가운 음료도 판다는 말이랑 결제하는 것을 보고는 호기심넘치는 듯이.. 팔찌를 이리저리 움직여 보다가. 따뜻한 차 한잔을 결제하려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놀러온 이곳에서 가미즈미의 전승이니, 시미즈의 전승이니 그런 것을 떠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지금이 호타루마츠리 전이거나 마츠리 중이라면 이야기를 하는 것도 고려하겠으나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었으니 괜히 옛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탓이었다. 물론 그가 정 듣고 싶다면 이야기를 할지도 모르겠지만, 굳이 자신이 그것을 판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아키라는 그저 미소를 대답할 뿐이었다.
아무튼 그의 말로 추정하건데, 집안이 조금 관계가 있긴 있는 곳이구나.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름대로 여러가지 가능성을 머릿속으로 그렸다. 본가는 아니고 분가쪽인가? 그렇게 생각을 하나 그냥 그 정도로만 인지하기로 하며 그는 굳이 집안 이야기는 묻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자신 역시 굳이 집안 이야기를 여기서 하고 싶진 않았으니까.
"시간이 되는 이라고 해도 아예 친분이 없으면 권하지도 못하잖아요? 그렇기에 제 입장에선 큰 차이도 없는걸요."
문제가 될 건 아무것도 없다는 듯 그는 태연하게 이야기를 하며 막 나온 오렌지 탄산수를 받은 후에 근처에 있는 비어있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그에게 여기로 오라는 듯, 비어있는 자신의 맞은편 자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일단 토와 씨가 첫 날 샘에 다른 이와 온 것도 본 입장에선 더더욱 그렇고요. 그냥 이 마을의 어떤 이와 친할까? 어떤 이와 친분이 있을까? 어. 의외의 인물과 아는 사이네? 하는 식으로 보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거든요. 제 입장에선 말이에요."
"있기는 있군요?" 그냥 말해본 건데 있었다니 조금 궁금해지기는 하지만 말해달라고 하면 어쩐지 자신의 집안 사정도 말해야 할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여기에서 주절주절 하는 것도 좀 모양빠지는 편인 만큼 자제하려 합니다.
"그런가요? 전 그다지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요." 의외로 친분이 있는 편이기도 하고..라는 생각을 하며. 토와는 마치 스파 이용권을 잡은 것처럼 손을 살래살래 흔듭니다. 스파 가고 싶은데 없어!같은 친분이 있는 분이랑 갈지도 모르고? 같은 생각일까? 아니면....?
"아. 그러고보니 첫날에 샘에 간 거 보셨겠네요." "타츠미야 씨라고... 즐길 대로 즐기는 데엔 적합한 파트너였습니다." 봄이나 여름 즈음에 이런저런 일로 시간을 보낸 분이랑 우연히 만났거든요. 라면서 금붕어뜨기가 이어준 우연의 인연이네요. 라고 답하고는 차를 손으로 감싸안고는 자리에 앉습니다.
"토와 씨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을 봤죠. 비밀엄수는 해줘야 할 것 같으니 누가 누구랑 왔는지는 비밀로 하겠지만요."
생각해보면 첫날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왔구나 싶어 그는 괜히 그때 본 풍경들을 머릿속으로 그렸다. 물론 친구끼리 온 이도 있을테고, 혹은 썸을 타는 좋아하는 이들끼리 온 이도 있을테고, 자신의 눈앞에서 고백을 한 이도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신경끄지 않기로 하며 그는 무언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도 역시 첫날에 자신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IF는 실제로는 있을 수 없는 가능성일 뿐이었기에 그는 그저 오렌지 탄산수를 마시며 목을 적실 뿐이었다.
"타츠미야 씨. 적어도 저는 모르는 이름이네요. 역시 가미즈미가 작은 마을이 아니라서 모든 이들을 다 알 수가 없네요."
만화가 아닌만큼, 아무리 학생회장이라고 해도, 거기다가 시미즈 가문의 사람이라고 해도 마을 사람들 모두를 알 순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자신도 친한 사람, 좀 많이 알고 지내는 사람, 그리고 적어도 안면은 있는 사람. 그 정도밖엔 모르는 법이었기에 태연하게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하며 아키라는 다시 탄산수를 마셨다.
"확실한 것은 토와 씨는 그 날, 호타루마츠리를 재밌게 즐기신 모양이네요. 그렇다면 저로서도 만족스럽지만요."
어찌되었건 시미즈 가문의 사람으로서 마츠리를 상당히 즐겁게 즐긴 것 같으니 그 자체는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생각하며 그는 미소를 지었고 괜히 손에 쥐고 있는 탄산수가 들어있는 컵을 살살 흔들었다.
"누구를 보고 누가 무엇을 했는지 궁금해지기는 하지만..." 비밀엄수는 해야죠. 라고 납득합니다. 호기심은 있지만... 그걸 파내서 생길 일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가미즈미가 작은 마을은 아니지요?" "제가 살던 곳보다도 크니까요." 확실히 그렇다는 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토와가 아무리 똑똑해도 가미즈미 전교생을 외우는 건 무리고, 굳이 외우려고 노력할 이유도 없으니까요. 그저.. 만난 이들만 일부 기억하는 거니..
"즐겁게 즐긴 편이기는 해요." 샘은 두번이나 봤고. 등불도 띄워보기도 했고... 한 게 엄청 많아서 보람있었다는 말을 합니다. 뭐.. 대신 호타루마츠리 끝나고는 조금 수면패턴이 엉망이어서 바로잡느라 고생했을지도 모르지만? 미소를 짓는 아키라를 보며 차를 호록 마십니다. 차가 들어가서 속이 따뜻해지는 기분이네요.
"저는 이거 마시고 연습하는 이들 조금 구경하다가 한두번 정도 더 하고 돌아갈 것 같은데.." 시미즈씨는 뭘 하실 건가요? 라고 가볍게 묻습니다. 생각해보면 안경이 없어서인지 인상이 좀 많이 달라보이긴 하네요. 냉랭한 인상?
즐겁게 즐겼다. 그 말이 아키라에게 있어서는 정말로 기분이 좋은 말이었다. 시미즈 가문이 준비하는, 무엇보다 이번엔 자신도 일을 도와줬기에 더더욱. 기분이 좋은 티를 팍팍 내며 아키라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고 토와를 바라봤다. 어쩌면 많은 만남이 있었고 교류가 있었기에 그의 앞에선 어느 정도 이렇게 풀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니면 지금 이곳이 워터파크니까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꽤 풀려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래요? 저는 오늘은 특히 더 연습할 생각은 없기 때문에... 아마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즐길 것 같네요. 여기 유수풀. 꽤 느긋하게 즐길 수 있거든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물 위에 동동 뜨기만 하면 된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여유롭게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면서 나름대로 여름 바캉스 기분이라도 내려는 듯, 괜히 빨대로 소리를 내서 탄산수를 천천히 마셨다. 알로하 맛으로 살 걸 그랬나. 그렇게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굳이 또 음료수를 사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우미노카리에선 봐주지 말고 정면승부에요. 알았죠? 물론 저와 대전 매칭이 된다면 말이에요."
방식은 토너먼트 식. 만날 수도 있고 만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만약 만나게 된다고 한다면 자신도 봐주지 않으리라. 정말 전력으로 임하리라. 그렇게 다짐하며 그는 미소를 살며시 지었다.
기분이 좋은 티를 내는 아키라를 보고는 즐겁다는 게 칭찬으로 들리는 것이었나... 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만도 할까?
"아무것도 안하고 둥둥 떠있기만 하면 아마 졸아버릴지도 모르겠네요.." 아키라가 말하는 유수풀에 대한 걸 듣고는... 졸아버린다는 농담을 하고는.. 그러다가 툭 치여서 허우적대는 건가.라는 상상을 하다가 옅게 웃습니다. 그게 좀.. 비웃음처럼 보여서 문제지. 안경의 중요성을 잊지말자. 그리고는 만나면 전력이라는 말에 약간 난처한 표정을 짓습니다.
"봐준다고 해도 그보다 못할 것 같아서 걱정이네요.." 그래도 최선은 다해볼게요? 라고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 합니다. 적당히 구경해보려면 지금쯤은 일어나는 게 좋겠다.. 라서일까?
"그럼 잘 즐기시길 바래요?" 손을 흔듭니다. 미지근해진 차가 반 정도 남은 걸 한번에 마십니다.
“버스는 네 시간에 하나. 누가 연애라도 하면 그게 금방 반 친구의 가족에게까지 알려지고, 누군가가 죽기라도 하면 해가 질 즈음에 저기 전신주의 낡은 스피커에서부터 누가 언제 어떻게 죽었고 장례식은 언제 하는지 까지 알려집니다. 이 마을에서는 말이에요. 멋지죠?” “그, 그러네요.”
아무도 오지 않는 낡은 버스 정류장, 분홍빛으로 머리를 물들인 소녀는 읽고 있던 책을 덮어두고는 근처로 다가온 남성을 올려다보았습니다. 휑한 시골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정한 정장에 포마드 따위로 한 것 정돈한 머리모양. 어느 쪽도 이런 곳에서는 볼만한 것이 아니네요─ 소녀는 그렇게 말하며 입가를 가리고는 웃었습니다.
“그렇다면 택시 같은 건…” “기사가 딸린 자가용이었죠? 여기서는 마법사나, 요괴와 같은 수준으로 보이지 않는답니다.”
소녀의 말에 적잖이 당황한 남자는 이마를 짚으며 연신 이래서 시골이 싫다는 말만을 연발하고 있었다. 애초에 부하들이 몇 번이고 사전조사를 왔던 예정지였으니 원래라면 한창 도시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을 자신이 오지 않아도 될 곳이었는데도 어째서인지 번번히 다녀온 부하들이 퇴직을 하거나 이직을 하는 등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기에 결국은 스스로 와버렸던 것이다. 시골은 싫다. 교통이 나쁘고, 사람은 적은데다 타인에게 쓸데없이 많은 관심을 가지니까. 지금 이 눈앞의 소녀처럼.
“분명… 다나카씨였죠? 어제부터 자주 보여서 알고 있다구요.” “한자와입니다. …어쩐지 감시 당하는 것 같네요.” “그런 말을 할거라면 조금 더 숨기는 데에 공을 들이세요. 이런 아무것도 없는 마을에 일부러 외제차를 끌고 그렇게 잘 정돈된 양장을 입은 모르는 사람이 오면 싫어도 화제가 된답니다.”
학교에선 당신에 대한 이야기로 소란스러웠으니까요. 소녀는 남자를 향해 그렇게 말한다. 진실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남자는 어제부터 계속된 알 수 없는 경계심 섞인 호의 때문일까 그리 쉽게 의심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런데 차는 없어졌네요.” “…이 동네의 길은 험하더군요. 지금은 수리중입니다.” “하핫,아하핫, 으핫하핫핫!!! 그건 재미있네요!!! 슬프시겠네요?” “그런 잡스러운 방식으로 위로 받는다면 예의 차릴 같은 거 필요 없단 말입니다. 이쪽은”
소녀는 벽에 기대듯이 몸을 펴고는 남자가 자신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생각에 빠졌다. 이 사람은 숨기는 것이 너무 서투르다는 것부터 시작하여 굳이 이곳이여야 하는 이유까지. 생각은 생각을 낳았고 조그마한 정적이 길어지자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는 당신은 어째서 여기에 있습니까. 이 시간표가 정확하면 다음 버스는 대략 2시간은 뒤에 있는 것 같은데.” “맞아요. 그러니까 당분간… 대략 한시간 반정도일까요. 조용하게 있을 수 있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이런 숲 속의 버스 정류장에?” “그야 제법 커다란 이유가 있어요.”
소녀는 남자가 조용해진 것을 느꼈다. 방금과 비교하면 뻣뻣해진 행동은 이윽고 움직임이 멈추었다. 이내 이럴 줄 알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쉰 그녀는 웃으면서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이 마을에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래서 덕분에 이런 장소는 찾으려고 하면 찾을 수 있지만─ 마음을 먹고 찾지 않으면 그렇지도 않아요. 왜, 열명의 아무에게 관심없는 사람과 한명의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이 있는 정도의 차이라고 할까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도, 결국은 누군가에게 들켜버리는 거랍니다.” “으음 그렇습니까.”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소녀가 하는 말은 대략적으로 이해했지만, 그렇다고 공감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었다. 그거야, 실제로. 자신은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니까. 그러고보니 최근의 젊은 아이들은 개인의 시간에 신경을 쓴다던데 저렇게 말한다는 것은 결국 젊은이가 이곳을 떠나, 도시로 떠나게 되어 마을이 비어버리게 된다는 그런 평범한 일이 일어나는 중일 뿐이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카핫, 어려워 보이는 얼굴을 하고 계시네요. 그래도 저는 고향을 떠날 생각은 없어요.” “…? 하지만 방금은…”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도 이해가 되지만, 그게 구태여 평온하게 지낼 수 있는 고향을 떠날 이유는 아니죠? 여기에는 가족도 친구도 있는데. 일자리─는 없지만 그건 그렇다고 치고.”
소녀는 무언가 생각하는 것이 있는 듯 눈을 감았다가 이내 빙긋 웃었다. 소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남자를 향해 말했다.
“그거 아시나요?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 사람이 적을수록, 하나하나의 결속이 강해지니까, 이런 곳에서는 얼마나 강할까요.” “그래서?” “그래서- 라고 하셔도 말이죠. 저도 결국 그런 부류의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분명 이곳을 나가고 나서, 언젠가 저기 저 라디오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 거에요. 이 마을이 없어졌다던가. 그래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집을 잃었다던가하는 어디에나 있을법한 이야기를 듣고 실감하는 거에요. 아, 이제 내 기억 속의 그곳은 없구나-하고.”
소녀는 책을 펼쳤다. 이제는 아무래도 좋다는 것처럼. 남자에게는 눈길조차 주지않고 말한다.
“그리고 깨닫겠죠. 제가 얼마나 고향을 사랑했는지. 예를 들어서 댐이라던가 유원지라던가. 그런 것으로 인해서 이 마을이 사라지고 나서야. 그제서야 알게 되는 거에요. 저는 이런 부류의 감정에는 제법 둔하니까요.” “…”
남자는, 가방에서 담배를 꺼내 들었다. 마치 소녀에게 같이 하겠냐는 듯 갑을 들이밀었지만 소녀는 얌전히 손을 뻗어 거절했다. 남자는 곧이어 담배를 입에 물고는 깊은 숨을 들이킨 뒤 그대로 밖으로 내뱉었다.
“으음, 마침 연락이 왔네요. 어제 그대로 내려갔다면 위험했을 테니, 어머니가 열차 역까지 차를 태워주신다고 하는데. 다행이네요 한자와 쇼이치씨. 다행이네요. 도쿄까지는 아무래도 멀잖아요.” “…염치 불구하고.”
제일 처음 설정 마을이 대충 망함. 중간 설정 머? ㅇㅇ때문에 너의 이름은의 그게 그거로 마을이.. 그거라고? 쩌는데? 그럼 그거에서 신님이 내려올 수도 잇ㄱ나? 중간-후기 아. 아무리 그래도 그런 건 좀 무리지... 지금 마을은 완전 무사합니다. 큰 도시가 될 가능성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