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4 매운맛 나올만한 트리거가 아마 없을테니 안심하라구~ 음 그럼 라인 횟수 늘어나고 보는 건 방과후 잠깐이려나~ 가끔 시간 맞으면 코세이 알바하는 카페까지 요조라가 따라갈지도 몰라? 고 앞까지 같이 갔다가 요조라는 집에 가구 코세이는 알바가구 하는거지~ 아 코세이 알바하는 카페도 한번 가줘야 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들딸 쌍둥이... 좋은데? (요조라 : 흐엣치!)
칭찬 받아줬어! 입꼬리 붙잡았다! 예쁘다며 아가씨 같다 칭찬한 것에 고맙다며 감사인사를 받을 줄은 상상도 못한 코로리라서, 방글방글 웃어버릴 거 같아 안간힘을 썼다. 웃을락 말락 꾹 눌린 입꼬리 생김새가 조금 우습지만, 칭찬 받아줬다고 들떠서 훅 다가가버릴까봐 조심했다. 부담스러워하는 짓은 안 하려고 노력 중인데 참 드물었다. 현실과 꿈의 경계도 없이 노다니듯 타인을 대할 때도 그러고는 했으니까! 앞서 봄날에 있었던 책방에서의 일 때문만은 아니었다. 제 쌍둥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니까 못나게 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양귀비는 양귀비니까 못난 양귀비라고 할 거야! 이건 양보 못 해. 아무리 쌍둥이라고 해도 잠의 신에게서 업을 뺏을 수는 없었다!
"응, 꿈 거미!"
안간힘 쓴 거 다 부질없다! 방글방글 환하게까지는 아니어도, 미소 지으니 입꼬리 붙잡은게 의미없어졌다. 이유는 맞춰진 시선을 피하지 않아서였다. 이렇게나 우물쭈물 어색한 분위기 낭낭한데 눈 맞춰지면 당연히 피하겠구나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번처럼 거리를 좁히지는 않았다. 입꼬리는 놓쳤어도 발은 잘 붙들고 있나보다.
'나… 혹시 꿈 속이야?'
꿈 속도 아닌데, 나 사라졌어ー. 코로리는 꿈 속에 다닐 때 모습을 숨기도 다닌다. 꿈을 꾸는 사람이 자신을 찾지 못하게 보호색을 씌울 때도 있었고, 아예 드러내지 않기도 했고 어떤 방법으로든 숨어다녔다. 그러니 꿈 속에서는 코로리가 없는 듯 느껴지는게 옳았는데, 여기서는 아니지 않나 싶다. 내 얘긴데ー! 나 여기 있어두 되는데! 제 의사는 어디로 사라졌느냐 이것이다. 남매의 대화에 합죽이가 돼 있던 코로리는 긴 한숨소리가 신경쓰였다. 집으로 데려가고 싶지 않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데려가겠다는 것만 같았다. 그 생각이 맞단 것처럼 요조라가 다시금 짧게 한숨 쉬었다. 코로리는 눈을 데구르르 굴리며 입을 열었다.
"작은 호시즈키 씨, 나ー"
여기 있어두 괜찮아! 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쏙 들어간다. 별 다른 이유 없다, 요조라가 제 어깨를 감싸고 가게 밖까지 이끌었기 때문이다! 악수도 겨우 했던 것 같은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양귀비 향이 물씬나는데, 웬일로 코로리는 세이한테 자랑할래ー! 다른 생각했다. 그리고 말하다 만 것은 마무리해야겠다 싶어서 하려던 말을 바꿔버린다.
"구름 밟았으려나."
그러면 좋겠다! 갑자기 웬 구름인가 하면, 별은 구름 뒤에 있으니 하는 말장난이었다. 구름 밟고 올라서면 별과 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무슨 별이느냐고 하면, 호시즈키에서 호시만 보고서 치는 말장난이었다. 둘이 아는 별이 하나 더 있어서 그렇지.
>>809 알면 조금 서운해할지도 몰라요~ 그래도 어쩔 수 없는거니까 티는 안내고 ... 주말마다 만나려고 할 수는 있겠네요! 일주일에 한번은 꼭 데이트를 하겠다는 의지랄까요~ 걱정하는 요조라 모습 보고싶기도 하네요!! 오빠랑 같이 오면 또 서비스 낭낭하게 챙겨줄꺼라구요!
>>814 저는 커플들이 AT를 펼치는게 아니면 크게 신경을 쓰거나 할 생각은 없어요. 이른바 자신들의 세계에 빠져서 다른 이들에겐 대충하나 자신들끼리 길고 긴 썰을 연속적으로 나누면서 아예 다른 이들을 병풍화시킨다거나, 혹은 커플들로 엮인 이들끼리만 썰을 집중적으로 풀고 다른 관계없는 이들은 사실상 뒷전으로 둬서 커플들끼리의 AT장벽을 만들다거나 그렇다면 뭐 저는 이 스레 엔딩을 포기해서라도 폭발시켜버릴 생각이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답 독백을 쓰는 것 정도야 제가 막을 것은 아니지요!
>>821 지금도 잔소리가 많은 편은 아니에요. (흐릿) 같은 반 코로리가 땡땡이를 치고 그러니까 코로리에게나 잔소리 하는거지. (흐릿22) 물론 말하는 것이 많이 직구라서 때로는 잔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의외로 관심없는 이에겐 그러던지 말던지 스타일이랍니다.
마히루의 농간에 반응하면서도 요조라는 코로리의 행동이 저번과 조금은 다르다 느낀다. 사실 먼저 아는 체 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서점에서처럼 와악 다가올까봐 그런거였는데, 그러지도 않았고, 표정도 웃을락말락하다가 또 갑자기 웃었다가, 뭐라고 할까, 고삐를 어설프게 잡는 느낌이다. 서점에서 자신이 너무 과민반응해서 그러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머쓱해져서, 마히루에게서 대피라는 핑계 반, 미안함 반으로 코로리를 가게 밖으로 이끄는 요조라였다.
요조라가 어깨를 감싸기 직전, 코로리가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나오느라 미처 말이 이어지지 못 한 듯 싶었다. 그 와중에 또 들린 작은 호시즈키 씨 라는 호칭이 귀를 간지럽힌다. 왠지, 이자요이 성씨를 단 사람들은 다들 이런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남매가 어떻게 이렇게나, 똑같을 수가 있지, 생각하며 가게에서 나와 코로리의 어깨에서 손을 뗀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래도 손이 닿았던 부분이니 어깨를 살짝 털어주며 팔을 거두고 앞으로 걸음을 떼려는데, 하던 말의 계속인지 모를 말이 들려와 멈춰 서서 코로리를 본다.
"구름, 이요...?"
바로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라, 요조라는 발밑을 한번, 하늘을 한번, 번갈아보고 다시 코로리를 보았다. 깜빡이는 검은 눈은 잘 모르겠다는 기색이다. 의미를 묻기보다 그냥 혼잣말인가보다 넘기기로 한 요조라는 집은 이쪽이라 말하며 한발짝 앞섰고, 가면서 말한다.
"저, 그... 이름, 말인데요... 그냥, 요조라, 면 되니까요... 작은, 이란 말은... 이자요이 씨, 한테 더 어울리는, 말인거 같고..."
작은 호시즈키는 듣기에 간지러우니 그냥 이름을 부르라는 말을 반바퀴 정도 빙 둘러 중얼거리고 힐끔, 코로리에게 향하는 시선 있다. 눈에 띄게 호의적이지 않고, 웃지도 않지만, 저번처럼 경계하지도 않는다. 요조라는 코로리가 따라오는 걸 확인하며 느릿하게 걷는다. 걸을 때마다 검은 오비 장식에 달린 큼직한 붉은 리본이 살랑댄다. 느리지만 단정한 걸음은 호시즈키당이 있는 건물을 빙 돌아 그 뒤로 간다. 호시즈키당의 건물과 뒤뜰을 공유한 뒷편엔 2층짜리 가정집이 있고 거기가 바로 요조라네가 사는 집이었다. 현관으로 간 요조라는 문을 열고 들어오세요, 라며 코로리를 집 안에 들어오게 해주었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개인적으로 누굴 데려온게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란다. 이럴 땐 방으로 데려가야 하나? 아니면 거실로? 문을 열고 신발을 벗으며 고민한 끝에 직접 물어야겠다 싶어서, 요조라는 코로리에게 물었다. 담담하게, 별 생각 없어보이는 얼굴로 눈을 깜빡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