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도 상황극의 힘으로 여름휴가라던가, 혹은 모아놓은 연차 연달아 쓰기라던가 그런 것을 쓰면 2박 3일 정도로 갈 수도 있긴 하겠지만 말이지! 하지만 며칠을 갔다 오더라도 다음 날 피곤해서 죽으려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싶어. 직장인들은 이래서 문제야. (눈물) 그래도 계곡이나 바다 같은 곳에 가서 놀다 오는 것도 정말 해보고 싶은 상황 중 하나이긴 해. 한명이 개인 자가용을 끌고 계곡이나 바다나 시골까지 운전하고 다 같이 바베큐를 하고, 여름이니까 밤에 어릴 때를 추억하며 불꽃놀이 같은 거 해봐도 진짜 재밌을 것 같고 말이야. 아. 확실히 주현이는 너무나 팔팔해서 지쳐있는 선우나 은서에게 너무 약하다고 한소리 할 것 같은 느낌이긴 하지! 아마!
그치... 20대 초반이랑 중반만 해도 확연히 차이가 있는데 이제 다들 20대 후반으로 들어서고 있으니까 말이야. (눈물) 한편으론 20대에 벌써 이런데 30, 40대 되어서는 어떨까 싶기도 하고... 어릴때는 운동하시는 어른들을 보고서 그냥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게 전부였는데 이제서야 그게 생존을 위한 것이었단 걸 알았어. 차로 운전해서 가면서 블루투스 연결해서 좋아하는 음악도 틀어보고 말이야~~ 돌아가면서 음악 틀다보면 각자 음악 취향 공유도 될 것 같고 ㅋㅋㅋㅋㅋ 불꽃놀이도 좋다! 다들 그때쯤이면 지쳐서 선향불꽃만 손에 들고 가만히 앉아있을 것 같은 건 기분탓이겠지? ㅠㅠ 지치는 순서는 은서 -> 선우 -> 주현이려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우네 강아지 데려가도 재밌겠다!
내 건강을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운동을 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눈물) 나도 운동하는 입장에서는 필히 엄청나게 공감하고 있어. 한번 안 좋게 나온 수치들이 있으니까 괜히 계속 신경쓰이더라. (눈물) 앗. 음악 들으면서 가면 좋지!! 뭔가 그러니까 해안도로 같은 곳 운전해서 살짝 창문 열고 신나게 달리면서 음악 재생하는 것도 떠오른다! 진짜 그렇게 달리면 완전 좋다던데! 물론 진짜 주변 도로에 아무도 없고 혼자 달릴 때 한정이라지만! 어. 주현이의 손에 이끌려서 다들 강제로 일어서 있는 거 아닐까? 선우는 그래도 아마 앞장서서 불 붙이고 그런 느낌이 될 것 같긴 한데! ㅋㅋㅋㅋㅋㅋ 아니야! 운전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지칠거야! 아마도! 다롱이를 데리고 와도 좋겠지만 그러면 아롱이가 혼자 남아버리니 그냥 둘 다 잠시 본가에 맡기거나 혹은 반려동물 호텔 같은 곳에 맡기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러네. 선우는 동물을 좋아하지만 소꿉친구들과 놀러가면 아마 그 친구들과의 시간도 재밌게 보내면서 뭔가 잃어버렸던 과거의 시간들을 되찾고 싶어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어할 것 같기도 하거든.
확실히 한 번 그런 적이 있으면 더 신경쓰일 수 밖에 없겠네. 나도 운동을... 하긴 해야하는데... (흐릿) 앗 그거 좋다! 뭐 현실에서도 너무 지나치게 음악에 몸을 맡기는 수준만 아니라면야 크게 문제 될 건 없고 ㅋㅋㅋㅋㅋ 또 여긴 창작물 속의 세계니까 문제없음인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 하긴 소꿉친구 애들이 살고 있는데는 도시니까 시골까지 가려면 차로 꽤 이동해야 하려나? 🤔 다들 운전면허가 있다는 가정하에 돌아가면서 운전을 하긴 하겠지만 특히 오래 운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먼저 지쳐버리기는 하겠네. 선우는 친구들을 진짜 소중하게 생각해주는구나 감동이야... 하긴 아롱이만 혼자 남아버리는 것도 문제기는 하겠네! 사실 고양이는 2박 3일 정도는 밥이랑 물이랑 화장실 갯수만 충분하면 혼자 둬도 성격에 따라 괜찮기는 하지만 강아지는 2박 3일 혼자 두면 큰일나려나. 🤔
일단 선우는 운전면허증 있긴 하니까 운전은 할 수 있긴 하다! 아직 자차는 따로 없긴 하지만! 체력도 어느정도는 있을테니까 아마 금방 지칠 것 같진 않지만... 얼마나 운전하냐에 따라서 확실히 갈릴 것 같긴 하네. 4시간 정도만 운전해도 체력 꽤 소비되니까 말이야. 물론 중간에 쉬엄쉬엄간다면 그 정도는 아니긴 하지만! 확실히 고양이는 약간 독립적인 면이 있긴 하니까 성격에 따라서는 그 정도는 괜찮으려나? 하지만 아롱이는 그렇다고 쳐도 다롱이는 워낙 사람을 좋아하고 누군가와 있는 것을 좋아하는 애라서 아마 혼자 두고 가면 진짜 외로워하고 끙끙댈 것 같은데. 물론 아롱이와 같이 있으면.. 어.. 둘이서 논다고 집안이 난장판이 되어있을 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 아무튼 소꿉친구들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반려동물들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 선우는! 둘 중 누굴 더 소중하게 생각하냐라고 하면 쉽사리 어느 한 쪽을 고르진 못할테니 선우를 괴롭히고 싶다면 우리들이야? 반려동물들이야? 를 물어보면 된다! (속닥속닥)
은서도 운전면허증이 있긴 하지! 장롱면허지만... (먼산) 맞아 장시간 운전이라는 게 겉보기엔 그냥 가만히 앉아서 엑셀 밟고 핸들만 쥐고 있는거지만 그건 면허 따기 전에나 그렇게 보이고 직접 해보면 만만치 않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외로워 할 수야 있겠지만 성격에 따라서는 다른 사람 손에 맡겨놓는 걸 더 스트레스 받아하는 경우도 있으니까는. 그런 경우라면 조금 외로워 하더라도 차라리 집에 화장실 여러개 두고 밥이랑 물 넉넉하게 챙겨두고 가는 편이 훨씬 낫지! 물론 1박 2일도 아니고 2박 3일이면 어지간해서는 안 가는 게 좋긴 한데 뭐 사람일이라는게 어찌 될지 모르잖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이 두고 놀다 집에 와서 나홀로집의 케빈처럼 소리 지르는 상황이 펼쳐지는 건가. (아님) 선우에겐 그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질문 같은 거구나! 다음에 써먹어 보고 싶은데 ㅋㅋㅋㅋ (사악)
운전하면서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개가 아니니 말이야. 바로 뒤에서 차가 따라오기만 해도 괜히 신경쓰이게 되고 차선 바꾸거나 할 때는 잘못하면 진짜 사고 나고.. 때로는 난 잘 가는데 다른 차가 잘못해서 사고 날뻔하기도 하고.. 어후. (절레절레) 여러모로 스트레스 은근히 받을 수밖에 없긴 하더라. ㅋㅋㅋㅋㅋㅋ 확실히 성격차나 개체차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긴 할테니까! 일단 아롱이와 다롱이는 선우가 항상 어디 멀리 며칠 가거나 할 때는 본가에 맡기는 일이 많은 편이야. 일단 선우네 부모님도 개를 기른 적이 있어서 요령도 잘 알고 있고 실제로 둘 다 매우 귀여워해주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지도 모르겠는걸. 벽지가 약간 뜯겨져있고 접시가 땅에 뒹굴고 있고, 막 물건이 어질러져있고 막 여기저기에 발자국 찍혀있는데 선우가 들어오자마자 바로 태세전환해서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난 몰라요~ 하고 바라보는 모습이 있을지도? 으앗. 써먹으면 은서에게도..어.. 뭐가 좋지. 선우가 좋아? 주현이가 좋아? 를 시전해버리겠다!! 물론 후자가 될 것 같지만!
>>966 그리고 근처에 경찰차가 지나가면 괜히 죄지은 느낌이 들어서 양손으로 공손하게 핸들을 쥐게 되고... (대체)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베스트긴 하지! 동물들도 혼자 집에 있거나 모르는 사람들 손에 맡겨지는 것보다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의 손에 맡겨져야 조금은 더 안정감을 느낄테니까.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난 몰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듣자마자 정신이 아득해지는 상황이다... 와... 저거 언제 다 치워... (먼산) 은서라면 "나? 난 당연히 주현이지." (셋이 다 같이 조금 더 친해진 이후라 가정하면) 하고 웃겠지만 속으로는 둘 다 공평하게 좋아하고 있다구. :3 >>967 다녀와 선우주! 선우주도 주말 즐겁게 보내길 바랄게!
날씨가 정말로 지역별로 천지차이로구나. 여기는 해 뜨고 나가면 바로 더운데 말이야. 물론 나도 집 안에선 그렇게 덥지 않지만 뭔가 습관적으로? 바람이 옆에서 불면 기분 좋기도 하고! 앗. 시간이라면 괜찮아! 나도 오랜만에 돌려보고 싶기도 하고! 은서주만 괜찮다면 나야 얼마든지 환영이야!
여긴 뭔가 찬바람이 많이 불어서... 창문 열어뒀다가 깜짝 놀랐어 ㅋㅋㅋㅋㅋㅋㅋㅋ 시간 괜찮다니 다행이다! 이번에도 안 맞으면 정말 언제 돌려야 하지 싶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 상황은 어떻게 할래? 선우가 놀자고 불러낸 상황이 가장 자연스러우려나? 아 맞아 그리고 주현이에 관한 건... 이번에 보면 선우랑 두번째 만남인데 (그 중간중간 선우랑 연락도 주고 받았을테고) 그 동안 주현이에게 전혀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건 말이 좀 안되니... 일단 그 부분에 관해선 보류라는 걸로 해둬야 하려나. 🤔
확실히 주현이에 대한 것은 아직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면 그건 조금 애매하긴 하지. 주현주가 동결이 아니었으면 선우도 바로 주현이에게 찾아갔을테고. 응징을 당했을지는 일단 별개지만 말이야! 음. 아무래도 카페 같은 곳에서 조용히 보는 것이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아직은 둘이서 어디 따로 놀러가고 그럴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이 들거든.
그치 아무래도 시기상 조금 애매해지니 일단 그 부분은 보류로 해두고 나중에 주현주가 돌아온다면 그때 대화를 나눠보는 게 가장 좋겠지! 확실히 그럴 단계는 아직 아니지! 어쩌다보니 같이 어딘가로 놀러간다 치더라도 아직까지는 상당히 어색한 기류가 흐르지 싶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동네 카페에서 마주치는 느낌이려나!
다른 이가 있다면 모를까. 1:1로 놀러가면 아마 어색해서 눈치만 살살 살피지 않을까..ㅋㅋㅋㅋㅋ 만났고 연락을 몇 번 주고받았다고 해도 떨어져있는 시간이 너무 기니 말이야. 그러게. 일단 약속보다는 그렇게 우연히 마주쳐서 한 테이블에 앉은 느낌이 좋지 않을까 싶어. 그럼 선레는 다이스로 정하면 될까? 선레를 쓴 이가 먼저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있으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오늘은 주말의 쉬는 날이었다. 더운 여름날이 계속되며 동물들이 더위를 타는 모습을 보였기에 한동안 더위방지를 위해 동물원에서 온갖 노동을 한 선우는 제대로 휴일을 즐기는 중이었다. 집에서 아롱과 다롱을 데리고 놀면서 쉬는 것도 좋겠지만 사람인 이상 가끔은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거나 혹은 밖에서 바람을 쐬는 것도 필요한 법이었다.
아롱과 다롱이 마음껏 마당에서 놀 수 있도록, 집의 마당에 그늘막을 설치하고 다롱이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작은 미니 풀장의 물까지 담아둔 후, 그는 집 밖으로 나섰다. 어디로 갈지 특별히 정한 것은 없었으나 오늘따라 시원한 음료가 먹고 싶었기에 그는 번화가에 있는 한 카페로 향했다. 이곳으로 다시 이사를 한 후 여러 곳을 둘러보다 마침내 찾아낸 자신 취향의 조용한 카페였다.
"아이스 카페라떼 하나하고 치즈케이크 하나요."
역시 이 조합이 최고지. 그렇게 생각하며 선우는 카운터에서 결제를 마친 후, 음료와 케이크를 트레이에 담아 비어있는 자리로 향했다. 밖은 상당히 더웠지만 카페 안은 그야말로 에어컨의 시원한 공기로 한가득이었다. 역시 더운 여름엔 이렇게 여유롭게 시원함을 즐기는 것이 최고거니 생각하며 그는 가만히 주변을 둘러봤다. 더운 여름 휴일이라서 그런지 카페 안은 그야말로 만석에 가까웠다. 다들 자신처럼 시원함과 여유로움을 즐기려고 온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괜히 어깨를 으쓱한 후, 빨대로 카페라떼를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
'그건 그렇다고 쳐도 다른 애들은 지금 뭐하려나.'
여기로 돌아온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긴 했지만 그럼에도 아직 어색한 분위기는 어쩔 수 없었고 따로 시간을 내서 만난 적 또한 없었다. 이대로는 안되지 않나 생각을 하지만 그로서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한 상태였다. 마냥 어릴 때처럼 태연하게 다가가서 놀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그만큼 비어있는 시간. 즉 헤어져있던 시간은 너무나 길었다.
슬슬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려는지 그날은 더운 공기로 집 안까지 후덥지근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선풍기를 틀어둔 채 멍하니 티비를 보고 있으려니 문득 시원한 음료가 당겨온다. 귀찮은데 나갈까 말까, 를 고민하길 대략 10분. 안 나갔다간 오늘 온종일 앉아서 고민하겠구나 싶어 후딱 나갔다 오기로 하고 적당히 옷을 챙겨 입는다.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해줄 검은색 캡모자도 잊지 않는다. 휴대폰 있음. 이어폰 있음. 지갑 있음. 무얼 마실까, 하는 고민과 함께 현관을 열자마자 숨을 쉬기 어렵게 만드는 덥고 텁텁한 공기가 폐를 가득 채운다. 더위에 대한 내성, 없음. 역시 그냥 집에 있을까. 아니지, 귀찮게 옷까지 갈아입었는데 나가긴 해야지. 귀차니즘을 알 수 없는 귀차니즘으로 이겨버리고 얼마 전 봐 두었던 집 근처 카페로 향한다.
카페 내부로 들어서기 직전, 담배나 한 대 피울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으나 담배 냄새를 폴폴 풍기는 상태로 사람들이 가득 들어차 있을 카페에 발을 들이는 건 매너가 아니다. 마실거나 한 잔 사고 나서 집에 들어가기 전에 피워야지. 멍하니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보며 카페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만끽한다. 카페까지 걸어오며 송골송골 맺혔던 땀방울이 한순간에 식는 기분은 시원하니 좋기도 하고 동시에 뭔지 모를 찝찝함이 느껴졌다.
"딸기 프라푸치노 하나요."
평일이라면 그날 하루를 버티게 해 줄 포션(이라고 쓰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라 읽는다)을 주문했겠으나 오늘은 주말. 제 입맛을 만족시켜줄 달달한 음료를 주문했다. 음료를 주문한 뒤 멍하니 서있으려니 시선 한구석에 어딘지 익숙한 인영이 아른거린다. 설마 회사 사람은 아니겠지, 싶어 슬그머니 주문을 위해 줄을 서 있는 인파 뒤쪽으로 몸을 은닉하며 사람들 어깨너머로 익숙한 기분의 근원지를 살핀다.
상대를 확인하자마자 "아." 하고 안심한 듯한 탄식을 내뱉는다. 인사를... 건네야 할까? 건네야 하겠지. 방금 눈이 마주친 건가? 안경을 안 쓰고 나와서 모르겠다. 하도 회사 사람들을 피해 다녀서 그게 몸에 뱄는지 무의식중에 선우마저 못 본채 지나치려던 본인 제 모습에 저절로 쓴웃음이 새어 나왔다. 아무리 오랜만에 만났고 어색해도 그렇지, 친구인데...
"선우 오빠였구나."
다시 한 번 안심한 듯한 한숨을 내쉰 뒤 자리를 잡고 앉은 선우에게 가까이 다가가 인사(라고 부르기엔 민망한 탄식)를 건네본다.
시원한 바람을 쐬며 시원한 음료를 마시고, 거기에 추가로 부드러운 케이크까지 먹으니 이렇게 좋을 수 없었다. 창밖으로 봐도 짐작할 수 있는 더위는 앞으로 얼마나 더 진해지고 깊어질지 에측조차 할 수 없었고 그 때문에 오늘도 출근을 했을 동물원의 동물들을 떠올리며 내일 출근하면 우선 담당 동물들의 상태부터 살펴봐야겠다고 선우는 생각했다.
그러는 와중 인삿말이 들려오자 그의 시선이 살며시 목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다. 검은색 캡모자를 쓰고 있는 익숙한 모습에 그는 꽤 놀랐는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두 눈을 깜빡였다. 설마 여기서 그녀를 만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탓이었다. 그야 딱히 약속을 잡은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려고 나왔다가 만난 것이기에 더더욱. 문자로 몇 번 연락을 주고받긴 했지만 얼굴을 이렇게 마주하는 것은 이번이 몇 번째였던가. 아니. 애초에 서로의 사정으로 길게 마주한 적이 없지 않았던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잠시 말을 고민하다 일단 미소를 환하게 지었다.
"응. 안녕! 은서야. 너도 여기에 뭐 마시러 왔나봐? 아. 혹시 자리 찾는 중이면 여기 앉을래? 나는 괜찮은데."
물론 상대가 괜찮을지의 여부는 알 수 없었으나 그래도 적극적으로 같이 앉아도 된다는 것을 권하면서 그는 카페라떼를 천천히 빨대로 쪼로록 빨아 마셨다. 시원한 느낌이 너무 좋아 그의 미소가 절로 싱글벙글 유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