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를 즐기기 위한 타츠미야 씨의 계획은 완벽했다. 들러야 하는 필수코스 암기는 물론 동선과 시간계획까지 세워놓고, 돈은 얼마나 쓸 예정이며 어디서 무엇만은 꼭 하겠다는 목표까지 철저하게 정했는데! …이것 참, 아깝게도 그 장대한 계획은 시작하기 1시간 전에 무산되고 말았다. 같이 축제를 즐기기로 약속한 반 친구가 갑작스럽게 일이 생겨 약속을 하루 뒤로 미루게 된 것이다. 진심 어린 사과를 듣고 그도 알겠다 말은 했지만 한동안은 아주 거하게 삐져줄 테다. 삐죽 튀어나온 입을 하고선 북적북적한 사람들의 사이를 건너, 조금 숨통이 트이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시점은 현재에 이르렀다. 이제 이 다음이 문제다. 이미 축제 한복판까지 왔으니 그냥 돌아가기는 허전하고, 혼자서 놀기엔 좀 심심하다. 그렇게 해서 주위를 서성서성 떠돌다 노점 코너에서 기웃거리기 시작한다. 미리 가고자 했던 곳을 구경하면 내일 있을 재미가 퇴색되니 음식이나 장식품 같은 물건은 다음날에 보기로 하고, 미리 짜놓은 계획에 없었던 게임을 해보기로 했다. 게임에 약하지만 그건 인터넷이나 게임기로 하는 디지털- 종류의 것에만 한정이다. 아날로그로 몸 쓰는 건 그럭저럭 한다. 아암, 명색이 타츠미야竜宮인데 금붕어를 못 잡아서야 쓰나. 무리 없이 한 마리를 건져내고선 저 혼자 의기양양하게 있다, 그가 뒤늦게 인기척을 느끼고 옆을 보았다. 그리고 우왁, 하는 비명을 작게 내뱉는다.
"깜짝 놀랐잖습니까. 언제 오셨어요? 하도 소리 없이 움직이셔서 누가 보면 귀신인 줄 알겠습니다."
아니다. 그냥 본인이 고기잡이에 열중해서 모르고 있었던 것뿐이다. 인사보다도 경망스레 호들갑부터 먼저 떤다. 노르스름한 눈이 토와의 손에 들린 것으로 향한 건 그 다음이다.
"오, 토와 씨도 한 판 하시렵니까? 넵, 그럼 저는 즐기시는 동안 입 다물고 있겠습니다. 왜, 방해 없는 공정한 경쟁. 페어- 플레이다 그 말입지요."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라는 말에 요조라는 반문하지 않는다. 요조라 역시 들은 이야기였으니, 코세이도 그렇다고 해서 이상할 건 없다. 다만 그 이후를 얘기할지 말지는 아직 안 정했다. 그렇기에 노점에서 벗어났고, 사람들 사이에 섞여 걷기 시작한다. 걸으며 간간히 타코야키를 입에 넣고 우물거린다.
아니나다를까 코세이는 요조라의 얘기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도 요조라는 앞을 보며 타코야키를 먹을 뿐이다. 얘기할 생각이 없는 걸까? 아니면 그저 사람에 치이지 않게 걷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느릿느릿 걷고 있지만, 이따금 코세이를 돌아본다. 그중 한번이 때마침 코세이가 표정을 감춘 순간이었고, 요조라의 눈은 그런 코세이의 반응을 응시한다. 불그스름하게 색을 입힌 눈매 속 검은 눈동자는 깜빡거리다가 앞으로 돌아간다. 거둔 시선 대신 목소리가 자리 채운다.
"표정은, 아니라고... 생각, 하는 거, 같은데요... 그, 해피엔딩..."
전설의 진상이나 엔딩이 어떤가는 둘째 치고, 코세이의 반응은 요조라도 익히 아는 것이다. 익숙하다 여겼지만, 느닷없이 찾아오는 무언가를 삼켜낼 때의 그것, 그 순간의 무언가, 그럴 때의 느낌과 반응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알았지만, 아는 건 그 뿐이다. 요조라는 요조라였으니까, 그래서 다음 말을 그렇게 이어버린다.
"먹고, 생각하죠... 후식, 없으면, 아쉬우니까..."
한발 앞으로 나아가지 못 하는 건 요조라도 마찬가지였다. 서로가 그걸 알 리가 없지만.
호타루마츠리는 첫 날에 하는게 이것저것 많아서 그런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이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지는 않는다. 요조라가 걷고 있는 길도 샘으로 가는 길이라 그런가 사람들이 조금씩 더 늘어나는게 보인다. 더 가면 치이지 않는 건 무리일 듯 하니, 부지런히 타코야키를 먹어야겠단 생각이 들 쯤, 길가에 잠깐 서 있을 만한 빈 곳이 나오자 그쪽으로 코세이의 겉옷을 살짝 당긴다. 멈춰서 먹고 가자는 신호였다.
"부딪혀서, 쏟으면, 아깝잖아요... 먹고, 가요... 거의 다, 먹었고..."
언제 그렇게 먹었는지, 요조라의 타코야키는 반 이하로 남아있었다. 그야 먹는 속도는 남들과 같았으니까 당연하다. 걷는 걸 멈춰서 다른데 신경 쓸 필요가 없어지자 요조라는 조금 먹는 속도를 높인다. 그렇다고 볼 가득 우겨넣고 그런 건 아닌데, 조금은 볼록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줄도 모르고 코세이를 힐끔, 봤겠지만.
축제를 즐기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본 행사는 저 산 위쪽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점이 문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차피 혼자서 갈 거.. 조금 느긋하게 가도 시간은 괜찮겠지요.
"등불이 저 멀리 떠내려가는 것을 구경하는 것도 의외로 시간대에 따를 것 같고요.."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자신을 발견하고는 작은 비명소리에 그렇게 놀랄 만한 것이었나? 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옆에 형광녹색같은 빛의 눈이 빤히 쳐다보면 우왁은커녕 끄야악! 도 가능할 듯.
"언제 오기는...이라고 하기엔 그렇지요." 어차피 혼자서 첫 날을 보내야 하는 터라.. 혼자서라도 돌아다닐 참에 타츠미야 씨를 발견했지만..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요. 라고 말합니다.
1. 캐릭터는 컴퓨터를 얼마나 잘 다루는 편?! 프로그램 같은 것도 포함해서! 검색이나 유튜브나 게임 같은 기본적인 기능은 알지만 그 이상은 아직 무리... 완전 컴맹이야. "엥 컴퓨터가 고장난 것 같습니다" 하길래 보면 모니터 코드 뽑혀있고... "제 부족한 식견이나마 근화하자면 프로그램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사료됩니다" 하길래 또 봐주면 얘 프로그램 설치도 안 한 상태에서 바로가기 아이콘만 클릭하고 있음....
....배운다면 금방 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몰라서 그래~
2. 만약 한국 국적을 가졌다면 캐릭터는 무슨 이름을 가졌을까?! 음~ 용찬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타츠미야니까 용(龍)씨.... 그리고 tmi 설정으로 마이리의 인간 이름은 하츠미야마이리(初宮参り)라는 행사에서 따온 이름이거든... 아마츠코토시로가 인간 성을 정한 다음 이름은 뭘로 정하지? 하고 고민하다 의식의 흐름으로 타츠미야.... 타츠미야... 하츠미야.... 앗 하츠미야마이리<< 하고 대충 정했다는 설정이야.
하츠미야마이리는 대충 설명하자면 아기가 생후 1개월을 넘긴 걸 기념하기 위해 신사에 가는 첫 참배인데, 그래서 용씨에 참배를 약간 변형해서 찬배라고..... 응... 진짜 이상하지만 그렇다....😊
3. 오늘은 일본에서 메이드의 날이래~! 그런고로 캐릭터가 메이드복을 입는다면 어떤 느낌?! 어떤 반응?! https://picrew.me/share?cd=tzW9fiYeug #Picrew #胸の大きさをカスタムできるメーカー (이하생략)
완전.... 즐기시는데....? 그냥 옷 예쁘다고 하시는데....? 고등학생이 한 번쯤 이런 걸 입어봐야 청춘이라고 말하시는데...??(?)
>>688 늦었지만~! 1. 캐릭터는 컴퓨터를 얼마나 잘 다루는 편?! 프로그램 같은 것도 포함해서! ??: 이건 마우스라고 하는 코로리: 찍찍 쥐야? (클릭해봄) 찍찍 소리 안 나는데!
2. 만약 한국 국적을 가졌다면 캐릭터는 무슨 이름을 가졌을까?! 성씨는 잘 모르겠지만.... 이름은 그루가 생각나~! 순우리말 그루잠의 그루! ( ´∀`) 아마 세이가 오씨니까 오씨려나?! 나무 다섯그루가 되었다~!
3. 오늘은 일본에서 메이드의 날이래~! 그런고로 캐릭터가 메이드복을 입는다면 어떤 느낌?! 어떤 반응?! 하늘색이었다면 앨리스 같았을 거라구 하지 않을까?! 하지만 코로리 검정색 좋아하니까 검은 앨리스라니 뭐라니 체셔랑 하트여왕이랑 카드병정이랑 시계토끼랑 모자장수랑 기타 등등 찾으러 간다고 하지 않을까 (⌒▽⌒)
>>77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인간이 한명 태어나고 늙어 수명이 다할때까지 꼬집고 있는 거 아니냐구~!
뒷 이야기는 해줄 생각이 없는건지 그저 걷기만 하는 요조라를 따라가기만 할 뿐이었다. 말해달라고 해도 말해주는건 그녀의 마음이니까, 말해주고 싶어질때가 온다면 그때는 말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허나 나를 돌아보던 시선이 내 눈 속에서 무언가를 읽은듯 했고, 정확하게 파악해냈다.
" 호시즈키양은 못 속이겠네요. "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하고서 정면을 바라본다. 호타루마츠리를 맞아서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거리는 더욱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었고 특히나 인기가 많은 샘에 가까이 갈수록 노점도, 구경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었다.
" 그럴까요? "
먹고 생각하자는 말과 쏟으면 아까우니 서서 다 먹고 가자는 말에 나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확실히 더욱 많아진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려면 다 먹고 가는게 좋을듯 했다. 부딪혀서 쏟는게 아깝기도 하겠지만 옷에 흘린다면 그것 또한 대참사다. 타코야끼를 좀 더 속도를 내서 먹고 있으니 요조라도 평소보다 좀 더 빠르게 먹고 있는 것 같았다. 이미 반 이하로 남아있던터라 먹는데 집중해서 금방 다 먹을 수 있었고 중간중간 시선이 마주칠때마다 웃기만 했다.
" 다 먹었네요. 또 먹고 싶은거 있어요? 마시고 싶은거라던가. "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손을 다시 내밀었다. 먼저 손을 잡을까 했지만 그건 싫어할 것 같았기에. 앞에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니 그녀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 아 맞다, 오늘 꼭 하고싶은 말이 있었는데. "
이것저것 하다보니까 이제야 기억 나버렸다. 나는 머리를 살짝 긁적이다가 헤헤, 하고 웃는 표정으로 요조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 이름으로 불러도 괜찮을까요? "
웬만해선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자주 없었기에 큰 맘 먹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안된다고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일단 시도는 해보는 것으로.
"에에이, 일부러 놀래킨 게 아니라 김이 샙니다. 그래도 절 생각해서 그러셨다니 감사는 하겠습니다."
놀라긴 했지만 경악이 아닌 깜짝 정도의 호들갑이다. 그는 금방 다시 시시덕거리기 시작한다. 별달리 재미있는 일도 없건만 뭐가 그리 좋은지 만면이 활짝 폈다.
"아, 아깝군요. 한 번 더 합시다. 그런데 여기 올챙이도 있고 말입니다? 개구리면 몰라 올챙이는 좀 못난데- 잡아도 데려갈 사람 있을지나 모르겠습니다."
음, 이제 시작하려는 사람 옆에서 이렇게 한가한 소리만 하려면 좀 얄미워 보이려나? 그런 생각이 들어 그는 잠시 말 멈추고 아직 남은 뜰채를 꺼내 물고기 건지기를 다시 해보았다. .dice 1 10. = 1 결과가 어떻든간에 그는 손에 묻은 물을 툭툭 털어내고는 가벼운 말투로 답했다.
"네에, 원래는 친구랑 오려 했는데, 그 친구가 갑자기 일이 생겨 오늘 약속이 무산되어버렸답니다. 해서 아쉬운대로 여기서 놀기나 하고 있었습죠. 토와 씨는 어떻습니까?"
렌은 얼떨떨한 표정의 코로리 때문에 조금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생각했던 반응 보다도 더 격한 반응에 더 민망해져서, 조금 더워지고 만다. 아니, 여름이니까 더운 게 당연하겠지만.
코로리가 손 위에 올려둔 모란을 가져가자 이내 손이 가벼워진다. 아니 마음이 가벼워진 것일까. 아냐, 생각보다 모란이 무거웠던 것일지도 모른다. 아닌가, 무거운 건 마음이었나. 어찌되었든 선물을 받아주니 다행이다. 선물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기뻐해주면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바로 모란꽃을 머리카락에 고정시키는 모습에 렌은 잠시 그 모습을 보며 기다려주었다. 거울도 없는데 금방 장식을 달아내는 것이 대단하다. 너무 무겁거나 장식하기 어려울까봐 걱정했는데 기우였던 모양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잘 어울려서,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이내 코로리가 빈 손을 두 손으로 꼭 쥐자 순간 말을 먹고 숨을 먹었다.
“……..”
렌은 잡히지 않은 손으로 뒷목을 쓸어본다. 뜨끈뜨끈하다. 바닥으로 간 코로리의 시선과 달리 렌의 시선은 잠시 밤하늘 어딘가를 떠돈다. 물에 빠졌을 때에는 늘 침착해야 한다. 렌은 조금 숨을 고르며 다시금 코로리의 까맣고 동그란 머리꼭지를 내려다본다. 횡설수설한 코로리의 말이 끝나자 무언가 말을 꺼내려고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가 가까스로 다시 열었다.
“…잘 어울려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말주변이 없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는데, 이 순간은 조금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 손은 여전히 목덜미를 매만진 채 잠시 시선은 옆으로 도망친다. 잡힌 손은 어찌할 바 모른다. 세게 잡힌 것도 아닌데 마치 그물에 걸린 것 같다.
>>779 오.... 반딧불이가 예쁘긴 해도 어쨌든 벌레인데 손 위에 올려놓고 아무렇지도 않다니 아키라 대단해....
>>78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코로리를 위해 햄스터 모양 무선마우스를 보여주고 싶어... 그리고 오그루라는 단어도 있었구나.... 처음 알았어 :ㅇ 죽을 때까지 기억해야지...(?)
>>783 단발에...... 복슬복슬......? 이건 햄스터...? 다람쥐....? 아기천사....??? 흑임자모찌떡....???? 갸악 어떡해 너무 귀여워..~~!! 실제로 머리 이렇게 잘라볼 계획은 아직 없으려나~~
>>785 뒤에서 눈총만 주지 않는다면 몇 번 실패하고 앗!하고 터득하지 않을까~ 키오스크는 그래도 (본인 기준)컴퓨터보다는 친절하다고 생각하는 타츠미야 씨야.... 그치 역시 청춘은 메이드복이지~~~ 그러니까 다들 축제 때 메이드복 입어주기다? 믿는다? 진짜 믿고 있다???
"집중하는데 왁 하고 놀래켰다가 원망을 듣고 싶지는 않아서요." 원망같은 거 하실 거였나요? 같은 말을 물어보는 토와입니다.
"올챙이도 나쁘지는 않지만..올챙이는 기르다가 놓아주어야 한다던가. 하는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아니. 아니었나? 하고 고개를 갸웃하고는 완전 실패한 뜰채를 보고는 한번 더 할까. 싶다가도... 그리고는 마이리의 사정을 듣고는... 아쉬운 대로 놀고 있다는 말에. 슬쩍 쳐다봅니다. 상관없다고 여겨서 그런 것이었을까?
"그런가요.. 저도 혼자이긴 합니다. 이것 참.." "으음. 저는 같이 가겠다고 말할 이가 없어서 그냥 혼자 다니기로 했으니까요." 처지가 비슷하네요.라고 말하며 토와는 한 판 더 해봅니다. .dice 1 10. = 4
"농담이긴 합니다만. 같이 다니시지 않겠습니까?" 호타루마츠리의 본행사 같은 것도 혼자서 즐기기엔 그렇고..라고 말하면서도 진지하지 않네요. 받아들일 거면 받아들이고 아닐 거면 안 하라는 쿨함?
앗, 또 성공해버렸다. 생각지 못한 데서 재능을 찾은 걸지도 모른다. 나 의외로 금붕어 잡기 천재였을지도. 제 몫의 통 안에서 헤엄치는 고기들 내려다보며 쓸데없는 생각을 하던 그는 이어지는 말에 눈썹을 아래로 휙 휘며 우습다는 듯 웃었다.
"저 그렇게 속 좁지 않습니다. 만일 토와 씨 때문에 놓쳤대도 고작해야 뜰채 하나 값인데 그리 쪼잔하게 굴면 사람이 참 못 씁니다."
이건 진심이다. 신이 되어서 고작해야 올챙이 한 마리 값 때문에 잔뜩 골내는 일은 좀… 추하지 않은가. 절대 그런 신은 되지 말아야지.
그리고 그는 슬쩍 저를 향하는 시선을 느끼고는 눈을 반짝이며 저 역시 상대를 마주본다. 왠지 모르게 좋은 예감이 든 탓이다. 이것은 단순한 직감이 아니라 전령신의 감각이 말하는 사실로, 인간이 뜨겁고 찬 온도를 피부로 느끼는 감각에 틀린 데 없듯이 그가 느낀 순간부터 아마츠코토시로의 '앎'은 곧 사실이 된다. 기다린 대답이 돌아오자 그는 반색을 했다. 어찌나 반가웠는지 진심이 가득 담긴 몸짓에 실수로 제 통을 쳐서 엎어버릴 뻔하고, 그것을 겨우 붙잡아 세우는 난리가 잠깐 있었다. "어, 올챙이 얘기를 했더니 이 녀석이 들었나 봅니다. 어떻게 딱 이게 잡힌답니까." 민망함을 감추려 딴소리를 하고서 그는 잠시 목소리를 골랐다. 큼, 하는 군기침까지 하고서야 대답을 이을 수 있었다.
"그 말 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농담이라며 취소해버리는 일 없어야 한다는 것 아실 거라 믿습니다. 아니면 저, 두 번이나 버려지고 상처 받아서 인간불신이 생겨버릴지도 모릅니다."
바닥에 그림자가 있다. 등불이 이리저리 비추어서 옅은 그림자가 흔들린다. 마츠리의 거리는 노점들과 이리저리 오가고 웃고 떠들며 가득 차있었기 때문에 어지럽다. 꿈 속에 들어와있는 것 같았다. 꿈 속에 들어가면 꿈의 주인의 것이 코로리에게 스며드는데, 지금도 전혀 낯선 느낌에 코로리의 것이 아닌 무언가가 발끝부터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아니, 이미 풍덩 빠졌다. 말도 여전히 횡설수설에 얼굴도 계속 더우니까. 공양 받으면 이런 느낌일까?! 이런게 선물이라서, 다들 그렇게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나 봐. 코로리도 크리스마스를 기다릴 것 같았다.
"렌 씨가 잘 골라서, 잘 어울리는 거니까!"
얼굴에 열감 느껴지는게 수줍었지만 웃었고, 렌을 바라보았다. 잡았던 손도 놓을 수 있었다. 그저 한 가지 바랐다. 모란보다는 뺨이 덜 붉었으면 좋겠다고. 그리고서 코로리는 놓은 손 안에서 데구룩 구르는 것이 있어서 바라보면 아까 빼두었던 파랑과 노랑 실핀이다. 깜빡깜빡 실핀을 보다가 렌을 바라본다. 렌 씨도 밤하늘인데ー. 검은 머리카락에 파랗고 노랗게 반딧불이었던 것이 렌에게도 똑같이 가능했다.
"렌 씨, 렌 씨. 숙여줄 수 있어?"
렌이 높이를 맞춰준다면, 렌이 피하지 않는다면 코로리는 조심조심 실핀을 꽂았을 것이다! 코로리가 처음 하고 있던 것처럼 X 모양으로. 렌이 선물해준 머리장식에 비하면 소박했지만, 보답하고 싶다며 머리장식을 사오는 것보다 이 실핀을 덜 부담스러워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