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리를 부르자 그녀가 자신의 쪽으로 빙글 돌며 저를 발견했다. 렌은 저를 보며 반가워하며 웃는 모습에 자연히 입가에 미소를 건다. 코로리가 밝게 인사를 하며 다가오자 팔랑거리는 원피스 자락이 눈에 띄었다. 노란 등불의 빛에 하늘빛 원피스는 언뜻 연두빛으로 보이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코로리 씨. 오래 기다리셨어요?”
마츠리를 구경하고 있어도 괜찮았을 텐데, 괜히 기다리게 한 것 같아 민망하다. 까맣고 긴 머리카락 사이에 평소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머리장식이 보이자 호타루마츠리의 들뜬 분위기에 꾸미고 나온 걸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코로리가 또 의미 모를 말을 한다.
“사냥꾼이요?”
고개를 갸웃하며 되묻는 것은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의미였다. 데려왔다는 것은 제가 가져왔다는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사냥꾼이 떠오를 만한 것이 없었다. 렌은 코로리와 마츠리 입구 쪽으로 걸으려고 하며 가볍게 이야기를 꺼냈다.
“코로리 씨는 일찍부터 축제 구경중이셨나보네요. 저도 일찍 나올 걸 그랬나..... 그나저나 비밀이라니, 어떤 재미있는 거라도 있었어요?”
자신을 부를 정도로 신난 무언가가 있던 걸까? 하늘에 뭉게뭉게 뭉게구름이 잔뜩인 날 고래떼라며 연락했었던 것처럼. 게다가 비밀이라고 하면 없던 궁금증도 생기는 것이 사람이 아닌가. 자신이 늦게 와서 뭔가 놓친 거라면 조금 아쉬울 것 같기도 했다.
렌이 신이었다면.... 어머니를 따라 물의 신이 아닐지~ 어머니가 맑고 밝은 얕은 물같은 느낌에 인간 친화적인 신이었다면 렌은 깊은 심해나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곳 같은 느낌이려나. 잠수부들이나 다이버들을 좋아할 것 같지. 아무래도 물속 깊이 들어오는 이들의 행운을 빌어주는, 상징물로 따지면 고래 꼬리같은 느낌이려나? 고래 꼬리 장식이 뱃사람들의 불운을 막아준다거나 그런 이야기가 있으니까.
>>449 아키라가 신이라. 그렇다고 한다면 역시 견습 느낌의 아오노미즈류카미 2대라던가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지네요. 자신의 선대처럼 고위신이 되어야한다고는 생각하는데 어떻게 수행해야할지 알 수 없어서 일단 인간과 의식을 맺는게 나을까 싶어서 나타나긴 했지만 학생회장 일이라던가 다른 이런저런 일 때문에 그쪽은 전혀 손도 못 대고 그냥 열심히 일하는데만 집중하고 타의적으로 수행을 쌓고 있는 아직 미숙한 신이라던가.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네요.
캡, 토와주 코세이주 안녕~~!!! 좋은 오후~ 오, 아키라 신은 아오노미즈류카미 2대 느낌이라니 뭔가 무슨 느낌인 지 알 것 같아. 아오노미즈류카미님도 역시 은퇴하고 해외여행 라이프를 즐기고 싶으신 것이겠지?(아님) 인간을 사귀는 것보다 학생회 일에 치이는 거냐구 ㅋㅋㅋ큐ㅠㅠㅠㅠ
영원이나 순환의 신인 토와도 엄청 멋있을 것 같아. 역시 추상적인 개념이 잘 어울리는 느낌?
아, 그럼 그 세계관에는 아키라 학생회장님에 코세이 학생회 임원을 볼 수 있는 거야? 뭔가 보고 싶다 그 세계관~~ 코세이 >>좋은 회사 들어가서 돈 많이 벌기<< ㅋㅋㅋㅋㅋㅋ 대기업 들어가면 딱 좋은 그런 느낌인데??
오래 기다렸느냐고 물으면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코로리의 머리카락은 쉽게 부스스해지는데, 오늘은 실핀을 꽂고 나와서 그 부분만큼은 얌전했다. 오래 기다렸느냐고 물어도 코로리의 대답은 장난스러운게 아니라면 언제나 아니라고 답하는 편이었다. 코로리는 많은 시간을 보냈으니까 이 잠깐의 기다림이 크게 느껴지지는 못했다. 실제로도 많이 기다린 것 같지도 않았고.
"응, 사냥꾼 씨! 여기에."
사냥꾼 씨 여기 있는데! 후링 씨가 데려온 게 아니라, 사냥꾼 씨가 멋대로 쫓아왔나봐! 코로리의 손가락 끝이 렌이 입고 있는 셔츠 주머니를 가리킨다. 별이 나란히 놓인 것을 바라보며 가리키던 코로리는 거기서 시선을 위로 올려 렌을 바라본다. 조금 목소리 크기를 낮추더니 쉬잇, 모르는 척 할게! 하고서 말한다. 몰래 쫓아온 사냥꾼이라면, 사냥꾼을 모르는 척을 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렌과 함께 발을 맞춰 다시 마츠리 쪽으로 향한다.
"이런 거 좋아하니까! 꿈에서만 본 거구."
신계에서는 잠을 자거나 신으로서 일하거나 둘 중 하나 밖에 없는 생활이었으니, 인간들의 꿈 속 알록달록 다양한 풍경들이 얼마나 반짝거려 보였는지 덕분에 인간계까지 내려와버렸으니 말이다. 마츠리의 입구를 바라보면 코로리가 막 마츠리에 왔을 때와는 다르게 어두컴컴해진 하늘 아래서 등불이 빛을 밝히고 있었다. 여름 냄새가 나는 바람도 좋고, 해가 떨어졌다고 낮보다 선선해진 공기나 마츠리를 즐기듯 사람들 북적이는 소리도 좋았다.
"비밀 이야기는, 의식 이야기야."
비밀이라거나 재미있는 거라도 있었냐고 물으면 생긋 개구지게 눈웃음만 지었다. 답을 안 해주려고 그러나 싶을 때 까치발을 들어서 최대한 렌의 귓가에 가까이서 소근거리는 것이다.
코로리..... 코로리가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우선 장래희망은 각본가일거 같다~! 연극이나 뮤지컬 쪽?! 그리고 밤에 밤샐 필요는 없어졌지만, 창작은 밤에 잘되는 법~! 밤에 이것저것 써보고 상상해보고 하다가 잠 못 자서 여전히 낮에 자고 있을 거 같아 (*´ω`*) 수업시간에 자고, 체육 시간 땡땡이치고, 가끔 깨있으면 다른 거 하고 있고..... 아마 연극부에서 부활동도 하고 있겠지, 3학년이기도 하고 부장이려나?!
여름의 문턱이었나 싶던 계절은 어느샌가 한여름에 접어들고, 여름방학이 시작한게 바로 얼마 전인데 벌써 호타루마츠리가 열리는 날이 왔다. 마을은 아직 해도 저물지 않았건만 마츠리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일찍 문을 연 노점들을 찾으며 즐거워하는 소리 울린다. 본래 호타루마츠리는 규모나 인원이 그리 큰 마츠리가 아니라지만, 올해는 전에 열렸을 때보다 확실히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누군가가 SNS로 홍보 아닌 홍보를 한 탓, 아니 덕일까, 아무튼 그런 결과였다.
"...으, 사람... 보기만 해도, 멀미... 할 거 같아..." "뭐야, 너 무대 공포증 있었어? 아니 공황장애였나." "그런 거 없어... 옷이나 내 놔..." "어어, 자, 팔 들어."
어디선가 그런 대화가 오고 갈 쯤, 마츠리의 첫 날을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해변 근처에 길게 설치된 조형물에 조금씩 관심이 끌린다. 전지를 가로로 길게 뽑은 듯한 종이를 그리 거창하게 세워두었으니 이게 뭔가 싶긴 할 거다. 게다가 종이는 새하얗기만 하고 아무것도 없다. 자유예술인가, 싶지만 근처에 사람이 몇 있어서 종이에 가까이 가지 못 하게 한다. 그런 행위는 조금씩 더 사람이 모이게 하고, 관심과 흥미는 점점 높아진다. 그런 사람들 사이로 청아한 방울 소리 들리며 누군가 나타났다.
소리 따라 시선을 돌리면 가장 먼저 검은 하오리와 옷에 그려진 하얀 파도의 무늬가 눈에 띈다. 소매도 자락도 넉넉한 하오리와 그저 하얄 뿐인 상하의를 입은 그 인물은 역시나 검은 가면으로 얼굴을 가렸다. 키가 제법 있고 넉넉한 옷으로 인해 호리호리한 남자인가 싶다가도, 지나가며 살랑이는, 하나로 모아 흰 끈으로 정갈하게 묶은 검은 머리칼을 보면 아니 것도 같다. 느닷없이 나타난 인물은 사람들의 이목을 이끌며 천천히 장지의 한가운데로 걸어간다. 걸을 때마다 차랑차랑 울리는 방울 소리는, 가느다란 발목에 걸린 발찌의 방울로부터 나는 것이다. 방울 소리와 함께 걷고 함께 멈춘 인물은 느릿하게 손을 올리고 허리를 숙이며 모인 사람들을 향해 예를 표한다. 그리고 돌아서 빈 종이를 향해서도 같은 행동을 하자, 미리 기다리던 걸로 보이는 다른 사람이 나와 그 혹은 그녀에게 무언가 건네주고 간다. 새까만 먹물이 담긴 잔과 깨끗한 붓 한 자루다. 눈에 띄는 차림으로 카구라라도 한판 출 것 같던 그 인물은 모두의 예상과 다르게, 혹은 예상대로, 붓과 먹을 들고서 종이로 다가선다. 새하얀 붓 끝에 먹물을 머금어 들고, 주저 없이 종이 위에 찍었다. 그리고 내달리다시피 그림을 그려나갔다.
종이 위로 번짐과 동시에 붉은 빛 감도는 먹물은 황폐해진 마을과 그로 인해 고통받고 떠나가는 사람들을 그린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단 한명만은 남아 땅을 되살리려 노력하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것 없다. 엎드려 통곡하는 이의 눈물 역시 검고도 붉은 빛이 돈다. 그렇게 그려나가는데도 발목의 방울은 무서우리만치 조용하다. 먹이 번져갈수록 붉게, 붉게 나타나는 그림을 종이의 3분의 1에 걸쳐 묘사를 하고 나면 인물은 돌연 붓을 멈추고 한걸음 물러난다. 잠시 쉬었다 하려나보다, 싶지만 곧 새로운 붓과 새로운 먹물 전해진다. 쉴 생각 따윈 없는 듯, 그림은 계속 이어진다. 유일하게 남아 통곡하는 이의 위로 세 손이 뻗어지며, 이번엔 푸른 빛이 보이는 먹물이 한 신의 모습 그려진다. 메마른 땅에 물을 내려주는 그 신의 모습은 용을 닮았다. 붓을 옮겨 새로이 그리자 이번엔 은은한 금빛이 그려지는 선에 반짝인다. 금빛을 두른 그림 역시 한 신의 모습을 묘사한다. 인자한 빛을 내려주는 신의 모습은 빛 그 자체 같기도 하다. 경쾌하게 울리는 방울 소리 사이로, 세번째 신의 모습도 그려나간다. 분명 먹물이건만 엷게 번지는 연분홍색이 흩날리는 꽃잎을 표현하고, 거대한 초목, 그 중에서 꽃나무와 동일시되는 신이 그 한 장면 가득 채운다. 물과 빛과 초목, 세 의미와 상징을 지닌 풍경을 남은 반에 그리고 나면, 다시 붓과 먹을 바꾸고, 남은 공간에 그 후의 얘기를 담는다. 되살아난 이 땅 위에 홀로 남았던 사람은 신으로부터 대대손손 이 땅을 지킬 것을 명 받고, 이제 더이상 검붉은 눈물 흘리지 않게 된 이는 감읍하며 그 명 받든다. 그 뒤로 오랜 시간, 오랜 세월에 걸쳐 마을은 번성하고, 이윽고 지금에 이르른다. 짙은 푸른색 번지는 먹물로 현재의 가미즈미까지 얼추 묘사해내고 나면, 아무것도 없던 장지는 이제 하나의 전설로 가득 채워져있다. 차랑, 맑은 방울 소리 끝으로 돌아선 인물은 끝까지 흐트러짐 없이 인사를 올리고, 돌아서 퇴장한다. 이후 그림은 아홉 폭 병풍처럼 장면이 구분지어지도록 약간씩 움직여져서 보기 좋은 전시물이 되었을 것이다.
장장 한시간 반에 아우르는 긴 퍼포먼스를 마치고 퇴장한 인물은 사람이 없는 곳에서 가면을 벗었다. 푸하, 하는 숨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이마의 땀을 닦는 이는 다름아닌 요조라였다. 하오리 덕에 보이지 않겠지만 내의도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집중했고 그만큼 체력도 할애했으나, 쉴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잠시 열만 식히고 약속에 나갈 준비를 해야 했다.
"고생했다 정말. 그런데 이대로 괜찮겠어? 놀다가 쓰러지는 거 아냐?" "약... 먹으면, 돼... 오래, 있을 것도... 아니고..." "체력도 저질인게, 뭐 됐다. 무리다 싶으면 노점으로 와. 나도 나가 있을 거니까." "어어..."
옆에서 마실거니 부채질이니 챙겨주는 마히루와 함께 한번 집으로 돌아간 요조라는 미리 기다리던 사요코의 도움을 받아 새로 옷을 입었다. 유카타를 어레인지한 원피스는 위에서 아래로 진해지는 푸른색에 밑자락엔 잔잔한 파도 무늬가 프린트 되어있고 허리를 두른 오비도 그에 맞춘 색에 보일락말락한 무늬가 있다. 옷 다 입으면 화장도 새로 하고, 머리도 올려서 수국 장식의 칸자시 꽂으니, 다시 나올 땐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이러면 누가 봐도 그림 그린 사람과 동일시 하지 않을 거라며 자신만만해 하는 마히루들과 함께 돌아온 요조라는 홀로 떨어져 코세이와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로 향했다. 가는 길 살짝 휘청일 뻔 했지만, 천천히 움직이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적어도 현기증은 아니니까 괜찮을 거라고, 조금은 방심 어린 생각을 하며 먼저 약속 장소에 도착해 있던 코세이를 발견하고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이자요이 씨..."
손에 작은 주머니 가방을 들고 이번엔 옷과 어울리는 여름용 샌들을 신은 요조라는 잠시 코세이 앞에서 머뭇거렸을 것이다. 평소처럼 지그시 보는 것도 아니고 시선을 살짝 피하고서 괜히 손을 꼼지락거리며 말이다. 그러다 힐끔, 눈치를 보듯 보고, 손을 움직여 자신의 팔을 만지작거리다가, 뒤늦게 덧붙인다.
"좋은... 저녁, 이네요..."
그 한마디 하는게 그렇게 어려웠을까, 싶지만 평소의 요조라를 생각하면 그럴 만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조금은 달라진 인사를 건네고서 다시금 코세이를 힐끔 보는 요조라였다.
코로리의 손가락 끝이 가리키는 곳에는 별 세개가 있는 자수를 가리켰다. 그제야 렌은 별 세 개가 사냥꾼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영 그 의미를 확실히 하지 못하는 것은 오리온 자리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나중에 그 이야기를 알게 된다면 아, 그래서 그 때 그렇게 말했구나, 하고 알아채겠지만 아직은 먼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쉿, 소리를 내며 모른척 한다는 그 말에는 조금 웃음을 흘리고 만다.
“사냥꾼이 온 줄 알면 반딧불이들이 도망갈지도 모르니까요?”
나름 코로리의 말을 해석한 결과였다. 그 뜻이 같은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비슷한 의미를 통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꿈은 여러 의미로 해석이 되곤 하니까, 그런 것과 비슷한 걸까.
“그럼, 코로리 씨는 이곳에 내려온 지는 얼마 되지 않은 거에요?”
축제를 꿈에서만 보았다는 건 아마 그런 뜻이 아닐까? 축제나 여러 것들을 신기하게 보는 것들이나 일반적인 사람들이 하는 말이 아닌 모호한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 것은 아직 인간계가 서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해가 떨어지니 한여름이었지만 선선해서 기분 좋은 바람이 불었다. 개구지게 웃으며 대답을 하지 않던 코로리가 아무래도 사람이 많아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코로리가 까치발을 들어 귓가에 무어라 말하려고 하기에 살짝 몸을 숙여주었다.
귓가에 소근거리는 소리는 조금 간지러웠지만 웃지 못했던 것은 그 이야기가 생각치 못했던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렌은 눈을 깜빡이며 코로리를 내려다봤다. 의식이라고 한다면 생각나는 것은 이전에 말했던 신이 되는 의식이려나.
“저에게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는 해요.”
렌이 뺨을 긁적이며 말했다. 신과 사랑에 빠지는 인간이라니.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감정이라는 것은 이성이나 판단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렇기에 더 어려운 것이 아닐까.
“그래서 오늘 마츠리하고 관련이…, 코로리 씨 아이스크림 먹을래요?”
코로리에게 물음을 던지려고 하다가 문득 눈에 보이는 것에 말을 잠시 끊고 한 노점을 가리켰다. 매년 여름마다 수제 아이스크림을 파는 노점을 여는 아저씨인데 매년 가미즈미에 오기는 하지만 항상 있는 분은 아니라서 눈에 보일 때 사먹지 않으면 전에 사먹었던 아이스크림이 그 해의 마지막 아이스크림이 될 지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었다.
“항상 계시는 분이 아닌데, 저 아저씨 수제 아이스크림 맛있거든요.”
렌이 민망한 듯 뒷목을 매만지며 말했다. 원래 금강산도 식후경이니까. 게다가 다음에는 자신이 산다고 했으니 이번 계산은 자신이 할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