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요이 코로리. 네가 첫 숨을 들이키던 날, 하늘은 그 어느날 보다 낡은 종이 냄새가 가득했고, 구름은 울고있었으며, 가장 가라앉은 새벽이었다. 모두가 너의 죽음을 고대하고 있어. #shindanmaker #네가_태어난_하늘 https://kr.shindanmaker.com/1119327
물론 후링이라는 말이 나쁘게 쓰인지 않는 말이라 좋은 뜻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칭찬의 의미라는 것에 조금 민망한 웃음을 지었다. 그저 인사만 했을 뿐인 코세이에게도 좋은 인상이었는지는 조금 애매한 느낌이었지만.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은 다행이었지만, 걱정하는 말에 얼굴을 붉히고 두 손으로 가리는 모습에 제가 한 말 때문에 부끄러워하는 듯 했다. 부끄럽게 할 의도는 아니었는데, 그나저나 갑작스러운 화제 전환에 당황한 것은 렌이었다.
“손은, 이제 괜찮아요.”
렌은 손을 내어 보여주며 말했다. 흉 하나 없이 말끔하게 나았다. 물론 처음에도 그렇게 큰 상처도 아니었으니 걱정할만한 것도 없었다.
그리고 물어보고 싶은 건…. 렌은 처음부터 보자마자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주저스러워 가벼운 주제로 대화를 시작했었던 것이었으나 이렇게 본론으로 성큼 들어와버리니 어쩔 수 없이 볼을 긁적이다가, 빨대 꽂힌 에이드를 한 입 마셨다가, 빙수의 우유얼음과 딸기 시럽과 아이스크림을 살살 섞어 입 안에 한 입 넣었다가ㅡ맛있었다ㅡ 이내 작은 빙수 스푼을 바닥에 놓고 손을 마주 잡고 작게 꼼지락거리다가 말했다.
“음, 제가 아주 예전에 어렸을 때요. 누군가에게 자신이 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었어요. 사실 그 때는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잊고 있었는데, 그 때 코로리 씨를 보고 혹시 그 말이 사실이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것에 대해 조금 묻고 싶어서요.”
다른 사람들에게 비밀이라고 했지만, 코로리는 사람이 아니라 신님이니까 이정도 이야기는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요조라도 처음부터 스파 이용권을 코세이에게 주려고 한 건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 이벤트에서 노렸던 건 아니라는 말이다. 향수를 얻고 남은 포인트로 뭘 바꿀까 하다가 스파 이용권이 눈에 들어왔고, 그리고 얼마 뒤 코세이에게 쌍둥이 남매가 있다는 걸 알았다. 어차피 요조라는 같이 갈 사람이 없었으니, 코세이에게 주면 남매와 잘 다녀오겠지, 싶었다.
"받은게, 있는데... 주는게, 없으면, 제가... 찜찜해서... 그런, 거니까요..."
강박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란게 요조라의 사고방식이다. 정확히는 베푸는 만큼 돌아온다, 가 맞겠지만, 그게 그거라고 생각한다. 봉투를 넘겨준 후 손을 내려 다시 가볍게 뒷짐을 진다. 타박타박, 느리지만 선명한 발소리와 함께 걸으며, 고맙다는 말에 어깨를 으쓱인다. 됐어요, 라고 말하듯이.
계속 걸으며 힐끔 본 코세이의 얼굴엔 미소가 활짝 피어 있었다. 그렇게 좋은가. 요조라는 드림캐쳐를 받았을 때, 아니, 내민 것만으로도 꽤나 살벌한 분위기를 냈었고 받고서도 그리 살갑게 굴지 않았는데, 코세이는 생각지도 않던 답례에 저런 표정을 짓는다. 보면 볼수록 요조라의 안에서 그 생각은 크기를 키워간다.
"...이상한 사람..."
소리 죽여 입 속으로만 중얼거린 혼잣말이었으니, 들릴 일은 거의 없었겠지.
구불거리는 내리막길은 어느새 거의 다 내려온 듯 하다. 이제 저 앞의 커브 한번만 더 돌면 숲 너머가 훤히 보일 것 같다. 그 구불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며, 아마도 일하는 곳일 카페에 놀러오라는 말에 요조라는 대답한다.
"그 카페, 새벽까지, 하는, 곳은... 아니잖아요...? 갈 일, 없겠네요... 아마..."
한번 귀가해 집으로 들어가면, 새벽에 산책이나 어지간한 일이 아니고서야 나오지 않는 요조라라서, 마감 전에 사람이 없다든가 해도 갈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귀가길에 잠깐 들르면 모를까. 하지만 그런 생각도 문득 든다. 최근, 예상과는 빗나가는 일이 너무나 많았으니, 어쩌면 또 그런 일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요조라도 조금은 그 가능성을 보고 있다. 기대는 아니고, 그냥 미리 대비하는 느낌으로, 그런거라고 생각하며 말을 이어간다.
요조라가 딱 그렇게 말했을 시점은 마지막 커브를 완전히 돌아 이제 숲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길목이었다. 요조라는 길 끝에 서서 손을 들어 풍경을 가리킨다. 숲 속으로도 간간히 불어오던 바닷바람은 여기서 시작되었다는 걸 보여주듯, 넓은 모래사장과 바다가 그 앞에 펼쳐져 있다. 식사를 하면서 멀리 보았던 그 풍경이 바로 눈 앞에 나타난 것이다.
"바다... 제대로, 가 본, 적... 없다고, 했으니까..."
숲과 바다, 두 향이 뒤섞인 바람이 한차례 지나가고, 요조라는 손을 내린다. 여기까지 데려온 이유는 그것 뿐이라는 듯 말하고, 가만히 서서 바다를 바라본다.
호시즈키 요조라. 네가 첫 숨을 들이키던 날, 하늘은 우주까지 닿아있는 듯 드높았고, 구름은 유유히 하늘을 흘렀으며, 모두가 잠든 한밤중이었다. 모두가 너의 망각을 슬퍼하고 있어. #shindanmaker #네가_태어난_하늘 https://kr.shindanmaker.com/1119327
뭐, 아무튼 다들 예상은 하고 있는 것 같지만 현재 들어온 신청자 수는 짝수이고 아키라는 누군가가 또 신청하지 않는한.. 설사 신청해도 홀수가 되지 않는한 그냥 동굴에서 대기하면서 일이나 할 것 같네요! 하지만 이건 이거대로 시미즈 가문으로서 일을 수행하는거니 아키라에게는 나름 충실한 하루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