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좋아 5만엔이지. 보통이 아니지 않은가. 자신의 용돈은 아무래도 그보다는 조금 더 아래이기도 했으니까. 아니. 조금이 아니라 조금 더더지만 아무튼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이벤트는 즐거웠다는 말에 그는 괜히 귀를 기울였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실패하고 망한 이들도 많아보이긴 했으나 그래도 성공한 이들은 성공했다는 것 같으니까. 실제로 향수를 누군가가 타갔다는 말도 있었고.
"힘들진 않았어요? 이벤트? 일단 학생회 평균은 74점이었는데."
자신도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다고 이야기를 하며 아키라는 괜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확률을 업데이트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라면 만약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으면 대체 몇점이었을지. 어쩌면 30점이 고작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기도 하며 괜히 어깨를 으쓱하다 둘 다 꽝이 나왔다는 결과를 듣고서 조금 아쉬운 표정을 지었으며 자신도 모르게 손을 주머니에 넣어서 지갑을 꺼내려고 했으나 그는 다급하게 반대편 팔로 자신의 손을 꽉 잡고 지갑을 놓게 만들었다.
"이런 것은 하다보면 어느 순간 훅훅 하게 되니까 위험해요. 아무튼 정말로 마지막이라고 했으니 전 이것으로. 아무튼 축하해요. 완전 많이 타가셨네요."
디저트 카페만 해도 4개나 얻었고, 거기다가 캠핑 세트도 얻었지 않은가. 승리, 패배. 둘 중 하나로 뽑자면 당연히 이것은 대 승리였다.
"제가 좀 돈으로 사랑을 대신 받아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고는 성적이 좋으니까 오봉이나 오쇼가쯔(설날)에 받는 것도 큰 편이고요. 라고 말합니다. 저번 오쇼가쯔 때 얼마 받았더라.. 라고 생각하다가 힘들진 않았냐는 물음에
"351점인가.. 그렇더라고요." 로 대답을 대신합니다. 힘들긴 힘들었겠죠. 그나마 힘든 덕에 잠은 잘 자서 다행인가? 향수는 사고 싶다면 연락 보낸다면 군말은 없이 사주실 거라. 워터파크랑 스파랑 샤프랑 사탕 세트로 챙겼다는 말을 하며 평균이 74점이라는 말을 하자 높은가 낮은가 감이 안 오는 얼굴을 합니다.
"간혹 도는 소문 중에는 이벤트를 기획한 학생회에게 축시의 저주를 하겠다는 이들까지 있던 것 같던데요..." 그래서 그런 점수일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마지막은 꽝이 나오자 그런가 싶습니다. 이정도만 돌려도 승리. 대승리인걸.
"으음.. 2인권인가." 스파도 2인권. 워터파크도 2인권. 디저트도 2인권. 스파나 워터파크 갔다가 디저트 먹으러 가는 것이 가능한 것 같은데.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아키라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점수가 안 나오는 것으로 보아 조작이 아니냐는 등, 학생회가 경품을 다 먹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등. 참으로 많은 말들이 오갔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절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런 말들이 있었기에 업데이트로 패치를 했다는 말은 하지 않으며 아키라는 그저 두 어깨를 으쓱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러게요. 2인권이니까요. 음. 방학을 하고 나면 얼마 안 가서 호타루마츠리를 하거든요. 성스러운 샘이 있는 동굴이 개방되고, 거기서 샘을 구경하고, 길을 따라가면 정말로 많은 반딧불을 구경할 수 있고, 거기서 좀 더 내려가면 해변가가 나오는데 거기서 포크댄스도 출 수 있고요. 딱 하루뿐이지만요. 아. 그 날에 바다를 보면 바다 위에 등불을 띄워서 마치 반딧불이 바다 위에서 불을 빛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퍼포먼스도 있어요. 생각보다 꽤 예쁜데... 그때 같이 가는 이가 있으면 그 사람에게 권해서 같이 가보는 것은 어때요?"
같이 갈 이가 없다면 그렇게 만난 이와 같이 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겠냐고 이야기를 하며 아키라는 괜히 두 어깨를 으쓱했다. 물론 자신이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권유였지. 가용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선택은 어디까지나 토와가 하는 것인만큼 아키라는 딱 거기까지만 하면서 괜히 기지개를 쭈욱 켜면서 하품을 했다.
"일단 시미즈 가문에서 개최하는 거라서. 가급적이면 많은 이들이 참가해줬으면 하기도 하고요."
"불을 지르겠다니.. 그건 좀 심했네요." 일본에서 방화가 비교적 굉장히 쎄게 처결받는 편인데(물론 세게 처결받아야 하는 건 맞지만) 그럴 정도라니. 라는 생각을 하는 토와입니다.
"포크댄스에 바닷가라.." 하지만 토와는 성스러운 샘과 반딧불 쪽이 조금 더 마음에 쓰이는 모양입니다.
"아.. 같이 갈 만한 사람은 잘 모르겠네요.." "저랑 같이 가겠다고 할 만한 이가 있으려나요" 누군가에게 말해보기엔 그렇게 많이 만나보진 않은 것 같다는 말을 하고는 토와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그날에 아무하고도 못 만나면 회장님이라도 같이 가주실래요? 라고 묻습니다. 회장님이라고 부른 것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그냥 아무런 의미 없는 말이었습니다. 진짜 가자고 받으면 토와가 더 당황할걸.
"잘 참여하면 좋긴 하겠네요" 호타루마츠리가 벌어지는 광경의 묘사에 꽤 괜찮아보인다는 감상을 말하는 토와입니다.
이번에도, 라는 말에 요조라는 사쿠라마츠리를 떠올린다. 그 때는 노점에 화과자와 양과자가 반반이었는데, 이번에도 그럴 거란 보장은 솔직히 못 하겠다. 여름날 화과자는 취급이 어렵기도 하고, 마히루만이 아니라 부모님도 화과자보단 좀더 가벼운 양과자와 그 외의 것을 내놓으려 하고 계셨으니까. 그러니 같은 걸 기대하면 좀 곤란해서, 별거 아닌 듯 중얼거린다.
"기대, 할 거... 없어요... 저번, 이랑... 많이... 다를, 거라..."
가미즈미의 여름은 덥기도 덥지만 바다 때문에 더 후덥지근하다. 그런 날 기대하고 갔다가 실망하면 괜히 짜증만 날 거다. 게다가 그 대상이 호시즈키당의 노점이 되는 건 더 싫으므로, 미연에 방지하는 식으로 한 말이었다. 요조라는 그 말을 하고 고개를 창가에서 정면으로 돌렸다. 계속 창가를 보고 있으면 목이 뻐근해진다. 옆에서 올 시선이 신경쓰이긴 하지만, 그거 피하자고 목과 어깨를 혹사시키는 건 좀 어이없으니까, 그 정도는 감안하자고 생각하며 저 앞 어딘가에 시선을 두었다.
시간에 대해 뭐라 말하지 말라고 하니, 곧장 대답이 돌아온다. 불평하지 않을테니 걱정하지 말라나. 걱정보다는 짜증에 가깝다고 생각했지만 말로 꺼내지는 않는다. 대신 고개만 한번 끄덕인다. 그래, 그렇게 말 했으니 나중가서 딴 소리 하지나 말길 바란다. 요조라는 가만히 앞을 보고 있다가, 옆에서 들린 말에 툭 대꾸한다.
"인접한, 바다... 쪽으로, 가고, 있으니까요... 그 중, 에서도, 좀, 멀지만..."
하루를 통째로 쓸 생각으로 가는 것이라 이정도 이동시간은 잠깐에 불과하다. 그걸 코세이가 알 리가 없지만, 요조라가 알려줄 의무도 없다. 마음대로 따라오는 사람한테 자신의 일정을 얘기할 리가 있나. 다만 방해나 되지 않으면 다행이지.
그로부터 10분, 내지는 15분을 더 버스로 달려간 뒤에야 요조라는 하차 버튼을 누른다. 버스는 곧 나온 정류장에 멈추고 요조라는 먼저든 나중이든 버스에서 내린다. 주변에 건물이라곤 민가 몇개가 끝인, 숲이 울창한 산 옆에 덩그러니 있던 정류장이었다. 요조라는 내려서 치마를 두어번 툭툭 털고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왼쪽 한번, 오른쪽 한번, 길을 확인하듯 둘러보고, 이렇다 할 말 없이 걷기 시작한다. 산 옆이라지만 도로와 인도가 제대로 깔려 있어서, 근처에 산다면 산책로로 걷기 딱 좋은 길이다. 그 길을 따라 요조라는 느릿하게 걸었다.
"정말로 가고 싶은 이가 있다면... 같이 가겠다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가자고 이야기를 꺼내야죠. 애초에 말을 꺼내주길 기다리는 시점에서 그 사람과 가고 싶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답은 없었으나 그는 나름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럼 자신은 어떠한가. 그에 대해서 아키라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자신은 참여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 아니던가. 물론 시간을 낸다면 낼 수야 있겠지만 시미즈 가문의 사람으로서 마츠리를 보좌하는 일에 집중을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괜히 그런 생각을 하며 아키라는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눈을 뜨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리고 저는...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아무도 없으니까 대신 가주세요 같은 제안은 조금 곤란한걸요. 그러니까 거절할게요."
물론 장난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혹은 그냥 별 생각없이 하는 말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아키라는 아주 살짝 자신의 마음을 담아서, 하지만 정말로 가볍게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다. 누군가에게 같이 가자고 말을 듣는 것은 좋긴 하나, 갈 사람이 없으니 그냥 갈래요? 라는 식의 물음은 그로서는 싫었다. 마치 자신이 어쩔 수 없이 빈 자리를 채워야하는 그런 존재로 보이는 것 같았기에.
"작년에는 길이 무너져서 어쩔 수 없이 못했지만 올해는 문제없이 진행될 거예요. 그러니까 혼자라도 구경을 와도 좋을 거예요. 정말로 예쁘거든요. 반딧불도. 그리고 바다 위에 뜬 등불도 말이에요. 가미아리의 여름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요. 다른 건 몰라도 성스러운 샘은 이 시기가 아니면 아예 못 보기도 하고요."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네요.." "그건 그래요. 같이 가고 싶다면 그렇게 해야 하지만.." 아직 교우관계가 그렇게까지 깊은 분은 거의 없는 느낌이더라고요. 라고 말하다가. 어라. 장난스럽게라도 말할 만한 분이 회장님이라니. 나 너무 공부에만 매몰되어 있었나? 라고 깨달았다는 듯 말을 하며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그렇겠지요? 대신하는 건 영 그렇긴 해요" "유즈키가 있었으면 그냥 바로 같이 가자고 말하는 건데 말이지요" "좋은 기회였을 테지만.. 같이 본 것들은 좋은 풍경이긴 했으니 괜찮았겠지.." 작년에는 못했다는 것에 아쉬운 듯. 아쉽지 않은 듯.. 그 애매한 표정을 짓다가..
"저야 작년엔 가미즈미에 없었으니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올해는 문제없이 진행된다면 혼자도 괜찮겠네요. 어쩌면 누군가에게서 같이 가달라고 할지도 모르거나.. 아니면 우연한 만남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라고 말하고는 중고거래 같은 데에 디저트 2인권은 올릴까 고민합니다.
생판 처음 듣는 이름인 유즈키의 등장에 아키라는 살며시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리 자신이 학생회장이라고 해도 모든 학생들의 이름을 다 알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냥 그의 교우관계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역시 일반적이겠거니 생각하며 아키라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납득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니. 애초에 잘 생각해보면 있었으면 이라고 말을 했으니 지금 여기에는 없는 사람이니 다른 곳에 있는 친구겠거니 하며 그는 금방 결론을 내렸다.
"우연한 만남이라. 그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마츠리에서 만나는 인연은 괜히 더 특별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니까요."
그렇다면 자신에게도 그런 인연이 있을까? 아니. 그런 것은 굳이 생각하지 말까.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정작 자신은 어떻게 할지를 고민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결국 자신은 일을 돕는다고 바쁘니 아마 시간적으로 안되지 않을까 하는 결론에 다시 도착했고 이내 그는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결론으로 돌아섰다. 기회가 있으면 말은 해보겠으나 없으면... 뭐, 어쩔 수 없지 않을까? 그렇게 가볍게 결론을 내려보며 아키라는 다시 쭉 기지개를 켰다.
"아. 참고로 북쪽 산에 있는 동굴에 위치한 성스러운 샘은 진짜 크고 넓거든요. 가끔 거기서 수영을 하려고 하는 이들이 있는데 거기서 수영을 하면 큰일나요. 저희 부모님도 다른 것은 다 그냥 넘어가도 거기서 그러는 것은 진짜 무서워지기 때문에."
어쩌면 경험이 있었던 것일까? 말을 하던 아키라는 오한이라도 든 듯, 자신도 모르게 몸을 아주 가볍게, 살살 떨었다.
아가를 만났던 곳이, 여기서 왼쪽이니까ー? 코로리는 길치라기보다는 목적지로 가야하는데 이곳저곳 발이 빠지는 곳이 많았다. 가는 길에 있는 조그만 가게, 벽돌이 예쁜 담장, 아름드리 그늘을 펼치는 나무 아래에 발이 묶이고는 해서 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었다. 길 자체는 잘 찾아가고 있었고, 지금도 어디서 길을 새었는지 되짚어보며 다시 카페를 찾아가고 있었다. 그치만 아가가 악몽을 꿔서 잠에서 깼다구. 다시 자장자장 해줄 수 밖에 없었다구! 그렇지만 아무래도 이리저리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길목을 노니는건 길 잃은 것처럼 보이기 십상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코로리는 자신이 어딘가를 향할 때 남들보다 시간이 배로 든다는 것을 알아서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간보다 훨씬 일찍 출발했다는 것이었다. 다만, 렌은 코로리에게서 약속까지는 너무 이른 시간에 코로리가 지금 출발한다고 보낸 메시지를 받았을 것이다.
"여기서 오른쪽이다!"
소곤소곤, 길찾기 성공과 함께 무사히 약속 시간 내에 카페에 도착하기 또한 성공이었다. 더위를 타는지라 그늘로 이동하던 코로리는, 카페 앞까지도 그늘 속 아래로 쏙 들어갔다. 이리저리 조금 많이 걷기는 했지만 학생 구두 대신 단화를 신고 있어서 앉고 싶다는 생각은 덜했다. 자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나 하고 있었지만, 후링씨랑 친구하려면 참을 수 있어! 비밀 유지를 위한 속셈이 또렷하다. 아무튼 약속 장소에 무사히 도착한 코로리는 폰을 꺼내 들었다. 렌이 이미 도착해서 카페 안에 있는지, 오고 있는 중인지 등을 확인하려면 연락을 해야만 했으니까! 코로리의 폰 화면에 후링씨라고 적힌 통화 연결 화면이 뜬다.
"아...." "전애인이네요." 되게 폭탄발언 같은데 굉장히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토와입니다.
"우연히 이름이 같았던 존재였긴 했네요..." "우연한 만남... 그것도 사실 나쁘지는 않겠네요" 그렇지만 이름이 같다는 말에서는 약간 아련해보이는 표정을 짓고는. 토와는 씨익 웃고는 성스러운 샘이라던가. 수영이라던가라는 말을 듣고는 아키라를 다시 봅니다. 약간 의외라는 듯한 표정이 떠올라 있습니다. 살살 떠는 것도 그렇고...
"....경험이 있는 것처럼 들리는 말이네요." 수영은 그닥 잘하진 못해서요. 라고 말하는 토와입니다. 그야. 배운 적도 없는데 잘하면 그건 사기지. 운동치는 아니지만 수영과는 큰 연관은 없었다..
"안되는 건 팜플렛이나.. 주위 표지판에 설명되어 있겠죠..?" 그런 샘에서 물을 떠다 마신다거나 발을 담근다거나 그런 것을 상상한 모양입니다.
뭔가 엄청난 것을 들어버린 것 같아 아키라는 순간 움찔했다. 아니. 그보다 전애인이라면 이미 헤어졌다는 건데 아무렇지도 않게 마츠리를 보자고 권유를 할 수 있는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괜히 고개를 또 살며시 기울였다. 자신은 어떠한가? 자신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애초에 그 날 이후로 자신은 단 한 번도 연락을 한 적이 없고, 그녀 쪽에서도 자신에게 연락을 한 적이 없었다. 정말로 그 이후로는 단절되었기에. 지금까지 잊고 있었을 정도로.
"...대단하시네요. 토와 씨는."
괜히 그런 말을 하는 그의 모습이 조금 씁쓸하게 느껴졌다. 허나 곧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평소의 무덤덤한 표정으로 돌아온 아키라는 들려오는 말에 살며시 시선을 회피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 적어도 자신의 입으로는 그 진실을 말해줄 생각이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어린 시절, 거기서 수영을 했다는 말을 어떻게 하겠는가. 만인이 사용하는 물의 근원에 이게 무슨 짓이냐면서 엄청 혼이 났던 것을 떠올리며 아키라는 괜히 다시 한 번 몸을 약하게 떨었다.
"동굴 안이니 팜플렛이나 표지판은 없어요. 대신에 시미즈 가문의 사람이 옆에 서서 안내를 하거나 설명해줄 거예요. 물을 마시는 것까진 괜찮지만 떠가는 것은 안되고 수영도 안되고 발을 담그는 것은 안돼요. 아. 뜬 물로 손을 씻는 것까진 괜찮아요."
그리고 아마 자신도 며칠 정도는 거기서 일을 돕거나 안내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즉. 우리 학교에서 누군가가 페어로 온다면 어지간하면 제 눈에는 포착이 된다는 이야기죠."
"...뭔가 전애인에게 마츠리를 보자고 말할 수 있다니. 같은 생각을 하신 것 같은데요" 상식적으로 당연한 반응이므로 토와가 그런 반응을 기민하게 알아차리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나쁜 사람처럼 보이는 말이지만..." "부탁을 한다면 응해주겠다고 한 건 그쪽인걸요." 그게 마츠리이던. 심지어 마음을 바꿔서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라고 한 건. 그 존재였다는 생각을 하면서 대단하다는 말을 하는 쓴 표정의 아키라를 보고는 글쎄요...라고 옅은 미소와 함께 말끝을 흐립니다.
"그런가요.. 물을 마시거나 뜬 물로 손을 씻는 정도라." 그정도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에..." 페어로 오면 눈에 띈다니. 너무하네요. 라는 말을 하지만. 사실 신경 안 씁니다. 와 나빴다.
"저야..우연히 만날 확률이 더 높겠지만.." 같이 온 이들 중에 같은 학교나 반이 있으면 관심이 가려나요.라고 생각하면서 쇼핑백을 흔들며 저는 이제 기숙사에 놓아두러 가야겠네요.라고 말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