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후미카는 그런 일에 분노하지 않는다구~~~~ 오너적으로는 좀 울었겠지만.....😢
>>620 어...........? 좋아 수학여행은 의도치 않은 트윈룩 컨셉으로 가기로 했어 내가 그렇게 정함(?) 그런 거 물어봐도 별 얘기 없다구~~~~ 미안한 얘기지만 남편씨... 남편이라 생각은 하지만 사랑할 정도로 좋아한 건 아니었어서(남편: (저승에서 충격!))... 👀
"음... 그런가요? 보통 학교라 하면 선배님들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고, 특히나 학생회분들은 필히 알아둬야 하는거 아니었나요?"
단순히 지역이나 학교의 전통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의외의 반응이 보이자 그녀는 무언가 생각에 잠긴듯 입가에 손을 가져다대었다. 그래서 일부러 같은 반 학생들에게도 물어물어 알아낸 거였는데, 왜 그당시에 자신의 질문을 들었던 친구들이 조금 얼빠진 표정을 지었는지 뒤늦게서야 알게된거 같은 기분이 들었던 그녀였다.
물론 그걸로 딱히 부끄럽다거나 하지도 않는게 어차피 알아서 나쁠건 없잖은가? 다른걸 다 떠나서 자신의 학교에 어떤 선배들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신입생, 전학생들은 어딜가나 있을것이다.
"뭐 아무렴 어떻겠나요~"
약간 화제를 돌리려는듯 헛기침을 하는 그의 모습이 보이자 그녀도 별 생각 없었다는듯 싱긋 웃어보이며 한마디를 덧대었다.
좌우간 이곳에 대해서 하나라도 더 안다면, 마을의 소소한 팁같은 것들도 알아간다면 그녀의 입장에서도 더할나위없이 좋을것이다. 이러나저러나 관광지로서는 고객유치의 일환이기도 할것이고, 서로 윈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테니까.
"아, 이거요? 딱히 맞춰입은건 아니고... 음~ 개인적인 취향이라고 해야겠죠? 가끔은 다른 학교 교복으로 헷갈리는 분들도 계시긴 하지만요~"
시선이 이쪽을 향해있다가 갈 채비를 하려는듯 살짝 몸이 틀어지자 그녀는 생긋 웃어보이며 대답했다.
"그래도~ 이런 소소한 고집으로도 흡족해하는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그것대로 나름 기쁜 일이겠네요~"
안내를 받으며 나아가는 길, 학생회장이라 해서 딱히 눈에 띄일 정도는 아니라고는 했지만 이미 마을에서 공공연하게 알려진 인물이었는지 그를 향해 도련님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어가는 사람들의 장난스러운 인사와 그에 조금은 난감해하면서도 으레 있는 일이라는듯 인사에 응하는 모습을 보자니 살짝 웃음이 흘러나왔을지도 모른다.
"뭐 어떤가요~ 도련님이라던지, 가미즈미 고등학교의 학생회장님이라던지, 어찌되었건 똑같은 사람인건 변함없는걸요?"
신경 안쓰고 있다면 더 좋다는 그의 말마따나 그녀 역시 그런 상황들에 큰 의미를 담지는 않았다. 마을에 유명인 한둘 정도야 당연히 있을법하지 않겠는가? 형형색색의 열대어들도 다들 그런식으로 눈에 띄는 법이었다. 별다른 거창한 이유가 없어도, 그저 그곳에서 헤엄치고 있기에 시선이 쏠리는 일은 언제든 있으니까.
"인간이 제각각 있듯이 신도 제각각 있을테니까요. 물론 신이 정말로 있을 때의 경우지만요. 저는 있을 것 같으니 그런 신도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해요."
절대로 마르지 않는 샘을 본 입장에선 역시 신의 존재를 완전히 부정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자신이 모르는 과학적 이치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일반적인 과학상식으로는 조금도 마르지 않는 샘을 어떻게 설명할 수 없었으니까. 그리고 가끔은 그런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하며 정말로 가볍게 아키라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저로서는 매우 감사할 것 같네요. 고마워요."
싫은 호칭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마냥 환영하고 좋아하는 호칭 또한 아니었다. 경우에 따라선 살짝 부담스러운 것도 있긴 했으니까. 물론 저들 입장에선 그냥 장난처럼, 별 생각없이 너무나 가볍게 부르는 것이겠지만. 역시 한 산업을 확고하게 잡고 있으며, 이전부터 가미즈미 마을에서 영향을 행사해 온 가문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그래도 일단 지금은 저렇게 말해두는 것이 그로서는 상당히 편했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그녀만이 아니라 학생회의 사람들이나 같은 반의 사람들이나, 혹은 그 외에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나. 그 모두에게 마음속으로 조용히 고마움을 표하며 그는 살며시 큰 길로 나온 후 막 녹색불이 된 횡단보도를 건너 저편으로 걸어갔다.
"그러고 보니 이름조차도 모르고 있네요.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시미즈 아키라에요. 아까도 말했지만 학생회장이고 3학년이고요."
같은 학교 사람이라면 적어도 이름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겠거니 생각하며, 물론 자신이 그것을 계속 기억하고, 이후에 또 만날 수 있을지는 별개로 치더라도 몰라서 나쁠 것은 없었기에 그는 그녀의 이름을 물었다.
아무리 화가나도 자신에게 그 화가 난 눈을 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게다가 그냥 trpg인데 이렇게까지 화를 내다니 도대체 어디까지 검술에 진심인거야. 설령 가상이라고 해도 검을 든 이상에는 승리해야한다 이건가!
"...회피.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성공."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살기가 증가하는 것 같은데 기분탓인걸까. 혹시 다음 주사위의 결과가 이 조용하고 아담하고 소중한 부실의 미래를 결정하는게 아닐까? 불안하다. 확정되지 않은 미래는 언제나 사람에게 불안감과 희망을 동시에 부여한다. 그런데 왜 난 불안감밖에 느껴지지 않는거지.
"당신은 빠르게 날아오는 화살의 궤적을 읽었고, 가까스로 그 화살을 피해냈습니다. 하지만 오른쪽 허벅지에 화살이 스쳐 따끔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당신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았을때 상처가 벌어지면 출혈이 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이동이란말이지. 내가 플레이하는게 아닌데도 왜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걸까.
"이동.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그녀가 던진 주사위가 순간 하늘을 날았고 데구르르 굴러서 그 결과를 알려주었다.
18.
"성공. 당신은 상처입은 다리를 이끌어 모든 고통을 무시한채로 적을 향해 달려갔고, 간신히 상대방이 화살의 시위를 당기기전에 그의 앞으로 도달했습니다. 다음행동을 선택해주세요."
"사람만큼이나 신도 많은게 여기 특징 아니겠나요? 그래도 그런 존재들 역시 이런곳에서 살아숨쉬고 있다면 좋겠네요~"
세상에는 분명 인지를 초월한 일들이 일어나기에, 그것은 도무지 사람이나 자연 자체의 능력으로선 있을수 없기에 신이라는 존재를 만들곤 절대적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그들을 신봉하며 추앙했다. 그렇게 억지로 자신과 급의 차이를 두어야 믿고 의지할 것이 생기거니와, 좋은일이나 나쁜일이 일어나면 그들이 도왔다 하거나... 그들의 탓으로 돌리기도 할테니까. 누가 그랬던가? 하늘은 만물아래 평등하거늘 인간은 변덕이 죽끓는듯 하다고,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만약 신들이 정말로 살아숨쉬는 존재라면... 마냥 허상이 아니라면 자신들처럼 고뇌하고, 슬퍼하며, 기뻐하기도 했으면 좋겠다는 망상을 펼치곤 했다.
이름난 가문의 자식이건, 유명한 회사 사장의 2세이건, 그런건 사람을 사귀는데에 하등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녀의 입장에선 배부른 소리를 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애초에 그런 사회적 위치가 누군가에게 길을들이는데 부가적인 요소일뿐, 필수조건이랄게 되던가?
어느덧 큰길로 들어서 횡단보도를 지나고 있었을때즈음, 불현듯 생각이 난건지 이름을 물어오는 그에게 그녀는 생긋 웃어보이며 대화를 이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