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하려 노력중이니 로로주도 건강했음 좋겠구 확진은 절대 안 됐으면 좋겠고...(먼산) 진짜 안 됐음 좋겠어.. 이 고통을 로로주까지 겪게 할 수는 없지..😔 격리 해제까지 3일 남았는데, 해제 전까지 호전될 수나 있으려나...(흐려짐)
약을 먹어서.. 약기운이 다시금 올라오고 있긴 해..👀 아마 답레 쓰다가 잠들 것 같아서(플래그: 10분 내로 기절잠) 미리 인사할게..😂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 주말이니 편하게 쉬었으면 좋겠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건강도 조심하고, 같이 있어줘서 기뻐. 늘 로로주가 좋은 꿈꾸고 개운하게 일어나기를,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고 있어.🥰 좋아해, 푹 자고 아침에 보자!😉
내 최근 생활패턴이 상당한 폐쇄성이라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아. 빨리 호전되기를 바라... 응,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주말 동안 푹 쉬고 주말 내로 호전되기를 바라. 에만주도 무리하지 말고, 푹 쉬고. 나야말로 에만주랑 같이 있는 시간이 기쁜걸. 자고 일어날 땐 개운한 기분으로 일어났으면 좋겠네. 나도 좋아해. 잘 자. 자고 일어나서 보자.
도시에 살고 있는 이상,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징수당하는 삶은 아닌 것 같다. 적어도 이런 인연이 있었으니까. 한 번 마주치면 우연이고, 두 번 마주치면 인연이자 필연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오늘 마주하게 된 것은 운명일지도 모른다. 무려 그 헤로인이 시답잖은 우스갯소리를 믿게 될 줄은 몰랐지만, 이 얄궂고도 잔인한 운명을 놓고 싶지 않았다.
자신을 돌아볼 때면, 그것은 여전히 덤덤한 눈길로 당신을 쳐다보고 있다. 앙칼지고 모난 눈은 잠시 넣어두고 잔잔하게 쳐다보고 있지만, 윈터나 에만의 잔잔함과는 다르다. 윈터의 눈이 정서적인 안정을 찾았기에 잔잔한 물결처럼 보인다면, 그것의 눈은 언제라도 사라질 것 같은 사람의 것을 하고 있었으니까. 당신은 그런 자신을 붙들어주었다. 잠시 인적 사항을 적기 위해 손을 놓았을 때, 못내 아쉬운 듯 손가락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릿하다.
"…왜 그래?"
체크인을 마쳤을 무렵, 그것은 당신의 손을 잡아온다. 씁쓸한 눈웃음의 의미를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 기울이고는 당신과 함께 객실로 향했다. 아무런 위험도, 위협도 없는 것 같다. 위협이 있었더라면 당신의 예민한 귀가 반응했겠지만, 그것의 만만찮은 감도 움직였을 테니까. 그것은 유달리 감이 좋았고, 특히 생명에 직결되는 감은 여타 능력자를 방불케 했다. 보통 감이 아니었다. 그 용왕에 비견될 만큼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였다. 그것은 살아남고자 했다. 겪은 것이 있었다. 히어로의 일면을 알았고, 이용당했으며, 두 번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객실 문을 연다. 자연스럽게 현관으로 들어서며 주변을 둘러본다. 안락한 객실이다. 한때 햇살이 쏟아졌을 것이고, 지금은 거센 빗소리마저 은은하게 소리를 즐여버린다. 편안함만 주는 객실. 처음엔 벽면과 거울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여전히 당신의 손을 잡고, 없는 짐을 내려두는 공간을 지나친다. 드러난 객실의 전경은 고급졌다. 커다란 창문을 도톰한 커튼으로 가리고, 바닥은 보드라운 카펫이 깔려있다. 한눈에 봐도 안락해 보이며 깔끔한 침대는 새하얗고, 주름 하나 없었다. 커다란 침대에 눕는다면 정면으로 커다란 tv가 있다. 그 밑으로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테이블이 보인다. 손바닥만 한 잭다니엘과 봄베이 사파이어, 보드카와 와인을 비롯한 주류가 한곳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소파 앞엔 티 테이블이 있었다. 아마 곧 호텔리어 하나가 웰컴 티를 가지고 들어올 것이다. 만약 모든 것이 이 방의 구조처럼 그대로라면 향긋한 얼그레이를 내오겠지. 그것은 당신의 손을 꾹 붙들어 잡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시간이 멈춰버린 그것처럼 이 장소마저 멈춰버린 듯싶었다.
"그대로네."
그게 마치, 자신이 존재하는 것이 거짓이고 한순간의 백일몽인 것 같았다. 사실 약에 취해, 죽기 전 보는 마지막 순간인 것 같아서. 그것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비가 오는 소리가 여실하다. 당신을 올려다보기가 두려운지, 한참을 그대로 서있는다.
그렇지, 아팠다가 복귀하는 걸.. 그 정도는 버틸 수 있지만 이미 7일간 생활 패턴.. 개 같이 멸망..👀👀 2시간 수면으로도 살아왔는데 며칠 조금 더 그렇게 산다고 죽겠어..? 로로주도 같이 있어주니까 힘내야지! >;3 지금은 잠이 좀 깨서, 머리가 그나마 맑은 것 같아..😇 저녁에 또 약에 취해서 머리가 흐려지겠지만..🙄
사라지고 싶어하는 사람이나, 사라지기 직전의 사람이 하고 있는 그런 눈. 페로사는 그런 눈을 서글프게도 잘 안다. 몇 번이나 봐왔다. 나는 이제 그런 눈을 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너는 왜 그런 눈을 하고 있는 걸까. 그래서 당신의 손을 두 번째로 맞잡는 손길은 기분 탓일까, 당신의 손끝에 조금 더 간절하게 와닿는 것이 되었다. 그녀 스스로는 사라질 생각이 없을 것이다. 그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여기는 바빌론 시티고, 그녀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이었다. 언제고 당신의 삶에서 자신의 의도에 반해 사라져버릴 수 있는... 당신만큼이나, 어쩌면 당신보다도 더.
수그러진 가시들을 넘어 조그맣게 날아온 질문에, 페로사는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남은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매만져본다. 회한 묻은 쓴웃음은 어디 가고 응? 하는 표정만 남아서 손으로 얼굴을 더듬는 것 갖고는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알 길이 없지만, 짚이는 것은 있었기에 페로사는 이내 얼굴에 평소에 짓던 것과 똑같은 쾌활한 미소를 꾸며내보았다. 가라앉은 기분으로 꾸민 것이라 역시나 조금 공허하고 조금 허전해하는 것이 되어 있었지만. "별 거 아냐. 날씨 타나 보지, 뭐." ─말할 이유가 어딨겠는가. 모든 좋은 것들은 나를 너무도 쉽게 떠나갔다고. 발버둥치고 도망쳐도 그것들을 되찾을 수는 없었다고. 비가 오는 날이면 항상 그 사실이 떠오른다고. 아직도 그것들이 뽑혀나간 빈자리가 공허하고 아리다고. 그 자리에 들어앉은 너도 내가 잠깐 눈을 돌리는 것만으로 어디론가 안개처럼 사라져버릴 것 같다고. 이미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이대로 보름이 오면 보름 동안에는 정말로 사라지게 될 거라고. 어쩌면 보름이 왔을 때의 내 모습을 너에게 들키면, 보름이 끝나도 너를 되찾을 수 없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당신을 잊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이런 말까지 다 터놓기에는 아직 이르지 않은가.
그녀는 항상 남겨진 사람이었다.
입을 떼면 그게 기정사실이 되어버릴 것만 같아서, 그녀는 객실에 갈 때까지 되도록 말수를 줄이기로 했다. 애초에 감시카메라에는 자신밖에 찍히지 않을 텐데 자꾸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모습이 찍히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고. 객실 문도 그녀가 열었다. 그렇지만 문을 연 것은 그녀인데, 당신이 그리로 들어서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왜인지 그리웠지만 달갑지는 않은 옛날 집으로 돌아온 모습 같다. 그대로네, 하는 말까지. 분명히 말했었지- 자기는 여기서 죽었노라고.
자신의 손을 마주잡고 가늘게 떨리는 손이, 왜인지 어째서 떠는지 알 것 같다. 당신이 자신과 같은 눈을 하고 있을 것만 같았다. 페로사는 당신의 손을 꼭 마주쥐었다. 그리곤 당신에게로 고개를 숙여서는... 당신의 뺨에 쪽, 하고 짧은 입맞춤을 남겨주었다.
지극히 충동적인 행동이었다. 어쩌면 당신에게 필요할지도 모를. 어쩌면 자신이 원하고 있을지도 모를.
언제고 사라질 수 있는 것은 당신뿐만이 아니다. 지하에서 살고 있는 이상, 그 안의 가장 깊숙한 곳, 가장 위에 있는 특성상.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에누마 그룹과 서로 득실이 일치하기에 지금처럼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낌새를 눈치채고 견제를 시작하면 입지는 좁아질 것이고, 끔찍한 최후를 맞으며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 이것의 삶이었다. 서로는 잘 모르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같은 운명을 공유하는 사이였던 것이다.
그것은 쾌활한 미소에도 공허하고 허전함을 쉽게 볼 수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공허함과 허전함을 이것이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나 때문이야? 그렇게 물어보고 싶었던 것을 꾹 참아낸다. 언제부터 내 탓이 아닌 일이 있었나? 이것은 설탕과 향신료, 온갖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 대신 아주 자그마한 열등감을 한 스푼, 자책감을 두 스푼, 그리고 고통과 불신, 약물을 여러 컵 넣어 만들어진 존재였으니 당신에게 말하지 못하는 것이 많았으니까. "그렇구나." 그것은 조용히 침묵한다. 당신은 날씨 탄다고 말하겠지만, 진짜일까? 의문을 삼켜낸다. 다른 의심이 싹튼다. 내가 괜한 얘기를 꺼내서 이렇게 된 건 아닐까? 차라리 미카엘의 존재를 꽁꽁 숨겨버렸다면 이렇게 무안해지지 않았을 텐데. 내가 또 이렇게 망쳐버린 건 아닐까. 작은 자책감은 그것의 몸을 갉아먹었고, 침묵은 의심을 망상으로, 망상을 진실로 믿게끔 만들기 시작했다.
결정타가 된 것은 객실 내부였다. 객실이 달라지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나, 헤로인의 시간은 미카엘의 죽음 아닌 죽음을 기점으로 멈춰있었다. 이 멈춰버린 시간 같은 객실에서 죽었고, 달라진 것은 하나 없으니, 아무렇지 않게 버텨온다 해도 줄곧 내리던 비와 윈터가 손댄 약으로 불안하던 정신 상태가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이건 모두 미카엘이 아주 긴 환각을 맛보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채웠다. 죽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느꼈던 감정을 모으고 모아 만들어진 마지막 환각. 윈터도 그 환각의 일부고, 지하의 왕도, 당신도 그것의 일부지 않을까? 내가 갖고 싶었던 것을, 원하던 것을 모두 느껴보고자 해서 만든 것이라면. 그러면 말이 된다. 내게 온기도, 권력도 허용될 리가 없으니까. 나는 그의 손에 휘둘리며 얌전히 샘플이 되다가 전부 잃어버리고, 꼭두각시가 되어 히어로의 삶으로 전향되어야 하니까. 그것의 손은 점점 거세게 떨려온다. 지금 이 순간이 죽어가는 순간이라면, 아예 확실하게 사라지고 싶다. 차라리 이 빗소리에 묻혀서 같이 사라져버리면 좋을 텐데.
그렇게 생각했을 때, 당신이 손을 꽉 맞잡아주는 감각이 남았다. 위태롭고 어딘가 아득히 떠나가던 정신은 이내 뺨에 닿는 온기에 번쩍 돌아온다. 현실에 돌아오고 나니, 다른 점이 보인다. 그 당시에는 여우비가 내렸고, 커튼은 저 색이 아니었다. 대리석으로 된 테이블 위엔 잭다니엘이 없었다. 황급히 숨을 돌리자 눈동자가 바르르 떨렸다.
"이제 됐어."
당신의 충동적인 행동은 기어이 가면을 박살 내고 만다. 당신이 일깨워준 현실에 헤로인은 결국 미카엘을 막지 못했던 것이다. 헤로인은 부들부들 떨다 당신을 향해 부서질 듯 미소를 지었다. 눈물이 차오르더니 이내 크게 뚝, 하고 떨어졌다. 전부 현실이다. 망쳐버린 일은 없다. 헤로인의 눈길이 당신을 빤히 쳐다본다. 바스스 쏟아지는 미소가 신기루 같다. "너라면 다 맡겨도 될 거야. 그렇지?" 그렇게 속삭이고는 당신을 향해 팔을 뻗는다. 비가 오기 때문에 헤로인은 저 멀리 숨어버린다. 당신도 그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차갑기만 하던 아이의 주변 온도가 삽시간에 가라앉았으니까.
"그러니까 가지 마. 혼자는 싫어."
미카엘의 행동은 지극히 충동적이었다. 이 현실에서 당신이 돌아가지 못하도록, 이곳에 남도록 해야만 한다. 팔을 뻗어 당신의 목덜미를 꽉 안듯이 했다. 이어지는 말은 차분했다. 헤로인이 아닌 윈터와 같은 어조였다. 당신을 꾹 끌어안으며 볼을 천천히 비빈다. 눈을 내리감자 무언가 또르르 흘러내린다. 투명한 물줄기가 당신의 어깨를 한 방울 적셨다.
"페로사, 나랑 같이 있어줘. 응..? 혼자 남겨지면 그 사람들이 올 거야.. 난 그게 무서워.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