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사람 이전에도 쿨하게 인정했던 사람)) 그러니 이제 에만도 귀엽고 예쁘다고 인정하시지 >:3 사실 인정하기 싫다고 해도, 내 눈에는 언제까지고 그렇게 보이겠지만... (에만주 무릎 위에서 몸 둥글게 말고 드러누움) (꼬리 흔들흔들) 응, 얼른 마무리하고 누워야지 +.+
당신 어! 자꾸 이러면 어! 나도 어마어마한 떡밥 들고 오는 수가 있어 어! (손패 없는 자의 서글픈 블러핑)
페로사가 하필이면 그런 사람인 것이 당신에게 참 안된 일이었다. 선의 안팎이 분명하지만 한번 자신의 선 안에 들어온 존재에게는 쓸데없는 오지랖을 부리고, 자상하게 굴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자기만족을 갈구하는 것이다. 아마 당신도 어쩌다 보니 그 선 안으로 끌려들어온 모양이다. 어쩌면, 그저 당신이 자신의 선 가장 깊은 곳에 들어온 존재와 같은 육체를 공유하고 있을 뿐이기에 그렇게 행동하는 걸까. 화려하게 치장하지도 않고, 허름하게 감추지도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자신의 행동을 하며 살아가는 그 여인의 행동방식은 당신에게도 예외가 없었다.
"그건 미안하게 됐네." 당신의 날카로운 눈빛은 그녀에게 이빨도 먹히지 않았지만, 타당한 반박까지 무시할 정도로 막귀는 아닌 모양이다. 만물이 갖고 있는 투쟁심에서 당신 또한 예외는 아닐 테니까. 더군다나, (그녀는 몰랐지만) 당신은 당신의 내면들 중에서도 특히 그런 투쟁심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도록 조율된 존재이니까. 얕보인다거나 하는 일이 질색일 터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손길이 주춤하거나 멈추는 일은 없었고, 그녀는 결국 당신의 몸에서 자신이 만족할 정도로 물기를 덜어내고 나서야 수건을 거두어들였다. 그러고 나서 그녀의 몸에 묻은 빗물들을 다른 타월로 닦아내기 시작했다. "아 이 망할 곱슬.." 하고 툴툴대면서.
당신의 팔이 자신에게로 뻗어올 때, 그녀는 막거나 피하거나 하지 않고 별 생각 없이 응? 하는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볼 뿐이었다. 당신의 의도와는 별개로 그녀가 당신을 자신의 마음 속 어디까지 들여놓았는지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적어도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으리라는. "닦아주게?" 결과적으로 그녀의 말이 반은 맞긴 했다. 어찌되었건 당신의 움직임은 그녀의 머리를 닦아주려고 한 것이 아닌가. 물론 그것은 그녀가 손도 못 쓰고 속수무책으로 자신의 머리를 당신의 파바박에 내어줘버리고 말았다는 결과에 도달했지만.
그러나 그것은 당신에게도 악수였다. 빗소리에 묻혀 머리카락에 묶여 있던 샴푸 내음이며 시트러스 냄새가, 당신이 머리를 마구 부비는 손길 사이로 풀려나 당신의 손이며 코에 마구 묻었기 때문이다. 옅은 온기와 함께. "아니, 야!" 페로사의 얼굴이 >:( 모양이 됐다. 그렇잖아도 곱슬곱슬하고 숱 많아서 비 오는 날이면 신경써서 에센스를 바르는 머리카락인데, 꽁지머리가 거의 두 배는 되게 부풀어올랐다. "요녀석이." 그러나 그녀는 이내 그 상황이 꽤 재밌다고 생각했는지, 푸흐흐 하고 웃어버리고 말았다. "닦아줄 거면 얼른 닦고 가자고. 나 지금 일하는 중이니까."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하이틴 AU에서 십대 페로사와 에만이 페로사네 엄청 큰 헛간에서 숨바꼭질하다가 대뜸 페로사가 에만 덮쳐서 밀짚더미 위에 나란히 넘어지고 서로 깔깔 웃으면서 밀짚더미에 누운 채로 머리에 묻은 지푸라기 떼주다가 페로사가 문득 에만 꼭 끌어안고 부비부비하는 장면이 생각나버림) (사람이 졸리면 이렇게댑니다,,,)
당신의 자상한 면이 싫다.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도 싫다. 그렇게 사람을 안심시켜도 나는 통하지 않는다. 당신도 이 도시에 속해있는 이상, 똑같은 존재일 뿐이다. 당신도 결국 날 버릴 것이다. 영원한 건 없고, 이 도시의 사람들은 특히 더 그러니까. 그렇게 세상을 흑과 백으로 재단하며 결론짓는 것이 이 앙칼진 야생 동물이다. 무엇보다 당신은 이것이 아니라 그 애를 더 좋아할 테다.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니까, 내가 아니라 윈터를 더 좋아하겠지. 그렇다면 더 싫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건 끔찍한 일이다. 당신은 정말 이상한 사람이다. 숨기지도 않고, 제멋대로 온정을 주고, 그게 당연한 듯 사니까.
"진짜 미안한 거 맞아?"
그것의 눈이 여전히 모난 이유도 그 때문이겠다. 투쟁심 가득하고, 아이처럼 대해진다는 것도 그 투쟁심에 불을 붙인다. 그것은 수건이 거두어지자마자 악의 담긴 계략을 떠올렸다. 당신의 머리를 보니 북슬북슬하게 만들면 딱일 것이다. 자신의 머리도 지금 방실방실 떠있는데, 당신이라고 그러지 않을 보장은 없다. 더군다나 망할 곱슬이라 하였으니 이 못된 짓이 성공하면 제 나름의 무시무시한 복수지 않겠는가. 팔을 쭉 뻗을 때, 그것은 제법 이상하다고 느꼈다. 막는 기미도 없고, 싫은 기색도 없고. 당신은 얼마나 내게 경계심이 없는 걸까? 역시 이 몸 때문에 그런가.
"으응, 아주-"
복슬복슬하게! 끝 단어의 악센트가 높게 올라간다. 머리에 덮인 수건이 흘러내릴 정도로, 손으로 머리를 파바박 흩어내기 시작했다. 복수는 아주 훌륭하게 성공했다. 내가 이겼지! 뿌듯한 표정도 잠시, 그것은 샴푸요 시트러스 내음이 손이요 코에 가득하다는 걸 깨달았다. 당신의 흔적이 남은 것이다. 제법 낭패인 일이다. 역할을 마치면 윈터나 에만 중 하나가 역할을 대신 받아 갈 텐데, 당신을 만났다는 사실을 알면 교환일기에 구구절절 따지고들 테니. 무엇보다 온기까지 닿았다. 이건 정말 좋지 않아. 속으로 낭패를 뇌까렸지만 속과 달리 맑은 웃음소리가 튀어나왔다. 장난을 친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고, 아주 약간의 악의가 담긴 웃음이다. 복슬복슬 해진 당신의 모습을 봤으니 불가항력이지 않겠는가.
"으응- 그게, 할 수 있는데 혼자는 못 할 것 같아 보여서."
당신의 외침에 그것은 딴청을 피운다. 요 녀석이,라고 일갈해 봐도 그것은 약간의 악의 섞인 눈웃음을 지으며 아무것도 모르는 척 고개를 돌리고 딴청을 피운다. 당신마저 웃어버리는 상황 속에서, 제안은 제법 괜찮게 다가온 것 같다. 단순하게도 이 존재는 '내가 복수했으니 이제 이 무시무시한 공격을 받기 싫으면 따뜻하게 굴지 않겠지! 비를 피할 때만 경계를 해도 될 테야.' 같이 생각했나 보다. 이것의 시간은 아주 오래전 멈춰, 그 순간을 영원히 반복하는 것과 같다. 기분이 나쁘던 순간, 경계하던 순간, 우위에 있다 생각하던 순간. 시곗바늘은 불규칙하게 움직이고, 지금은 제일 마지막 부분에 멈춰 섰다.
(정신을 차리니 로로주 꼭 끌어안고 있었음) 고르릉 골골골 로로주 너무 귀여워.. 쓰읍.. 분명 레스 쓴 것까지는 기억하는데, 이제 답레 확인해야지~의 답까지만 생각하고 그대로 뻗어버릴 줄이야..(침 닦음)(부스스) 몸뚱이.. 수면 징수가 과하다..!!
하이틴 AU 귀엽잖아 ㅠㅠㅠㅠ 너무 좋아.. 지푸라기 떼어주면서 서로 뭐가 재밌는지 또 키득대고 그러다가 꼭 끌어안고.. 10대면 펜이 바닥으로 떨어져도 그게 또 즐겁다고 웃을 시기니까 응응(끄덕) 진짜 귀여운 AU야... ;0;...(자고 있거나 일상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는 로로주 뽀다담)
학창시절 가장 마음에 안 들던 애와 울며 겨자먹기로 오월동주의 심정으로 같이 협력하다가 결국 다시 관계 파탄나서 묶어놓고 두들겨패는데 그 뒤에 닥쳐올 인실奀이 두려워서 전혀 상쾌하지 않은 꿈이라던가... 죽어가는 사람이 꾸는 꿈의 전형적인 클리셰 범벅인 꿈이라던가......
응응, 천천히 주기야.(뽀담) 앗, 예전 어장에서도 말했던 건데. 담요로 몸 돌돌 둘러싸고 다이소 인형 베개 삼아 끌어안고 무리에서 조용한 것 같지만 힐링 토템이라 데리고 다니는 애.. 학교 밖에서 코노 조질때 제일 잘 놀고 엽떡 먹을 때 주먹밥 기깔나게 적셔주는 애...
아니, 그건 끝물이지만...... 현실 일이 좀 많이 뜻대로 안 돼서, 오늘 하루는 마냥 평소처럼 말갛게 있지는 못할 것 같아. 이해해줘서 고마워. 8.8 (에만주 발 베고 드러누움...) 텐션이 안 나와서 답레가 좀 오래 걸리거나 오늘은 못 쓸지도 모르는데 괜찮아...?
끝물이라니 다행이다.(도담) 일은 늘 뜻대로 안 되는 법이지. 사소한 것도 내 마음대로 안 되는게 사람 사는 거 아니겠어.😔 그래도 더 나은 쪽을 결정하고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게 우리니까, 너무 낙심하진 말자.(쓰담) 답레는 내일 줘도 돼. 어차피 우리 느긋하게 하기로 처음에 합의했고, 무리하면 쉽게 지치니까 오늘은 달달한 것도 먹으면서 편하게 쉬자.😊
"진짜긴 해." 페로사는 어깨를 으쓱했다. "심각할 정도로 미안하진 않고." 그리고 웃는다. 아, 역시 마음에 안 든다. 당신은 그 댓가를 혹독하게(?) 징수했다. 부바바바박, 하고 토라진 고양이가 버릊는 손길처럼 페로사의 머리를 두 배는 부풀려버린다. 그렇지만 당신이 더 손해인 것 같은 건 기분 탓일까, 왜인지 손끝에 묻은 시트러스 향기가 그러셔? 하고 얄궂게 반문하는 것만 같다. "참 고오맙다, 요 녀석." 하면서 페로사는 자신의 등을 닦고 있는 당신에게로 시선을 돌리더니, 당신의 머리로 손을 뻗어서 정전기 때문에 뻗친 당신의 며리를 살살 다듬어준다. -그녀는 당신의 시간이 멈추어있는 줄 모른다. 당신이 자신에게 투쟁심을 불태우고 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다.
그냥, 빗속에 혼자 버려져 있는 모습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았기에. 그래서, 도저히 버려두거나 모른 체하고 지나칠 수가 없었다. 어찌 지나친단 말인가. 빗속에 외로이 서 있는 당신의 모습이 오늘 밤 일하는 내내 떠오르고, 잠자리에 누워서도 눈에 밟힐 텐데. 그러나, 말하지는 않는다. 예민한 당신에게 그것은 참을 수 없는 자극일지 모르고, 페로사가 원하는 것은 당신이 스콜이 쏟아지는 오늘 밤을 더 이상 이 도시의 그림자에 휘말리지 않고 안전한 곳에서 보내는 것뿐이니까. 당신이 네가 뭘 아냐며 발칵 화내는 것이 아니라. ─첫만남이잖은가, 당신과는. 이번의 당신은 그런 것을 고려할 정도로 사려깊은 성격은 아닌 듯하고.
물기를 정리하는 게 끝나자, 페로사는 한켠에 주차돼 있던 연식 오래돼 보이는 레트로한 SUV로 향해서는 조수석 문을 당신에게 열어주었다. 뒷자리는 이런저런 고급스럽고 고풍스러운 상자며 궤짝 같은 것들로 가득차 있었다. 이런 허름한 가게에서 납품받아오기에는 무언가 대단히 고급스러운 물건들 같다. 코끝에 흐릿하게 걸리는 오래된 차의 닳아빠진 방향제 냄새와 가죽 냄새 사이로, 나무 냄새와 향기로운 술 냄새가 걸린다. 그리고 시트러스와 데킬라의 냄새가 조금 더 분명히 느껴진다.
"그럼, 가자구." 당신이 지금까지 별 반감을 표하거나 하지 않았다면, 페로사는 SUV의 조수석 문을 닫아주고는 운전석으로 돌아와서 차에 타서는 시동을 걸 것이다. 딱히 뭐 볼 일도 없다고 했고, 갈 곳도 없다고 했으니 여기에 다른 볼일이 있냐고는 물어볼 필요 없겠다. 열쇠를 돌려서 시동을 거는 고색창연한 방식이다. 부르릉 하고 시동 걸리는 소리와 함께, SUV는 정차되어 있던 자리를 벗어나 슬로프를 타고 올라간다. 덕 덕 덕 덕 하고 와이퍼가 규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는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한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들 것이다.
대체 심각할 정도로 미안하지 않은 건 뭘까? 그것은 당신의 발언이 또 마음에 들지 않는지 모난 눈을 한다. 당신은 참 이상한 사람이다. 자존심을 긁는 것도 그렇고, 기분 나쁘지는 않지만 어딘가 얄궂은 느낌의 시트러스 잔향도 그렇고. 차라리 다른 쭉정이처럼 공격해버릴까 생각했지만, 막상 대놓고 적의를 드러내기엔 당신이 선으로 줄을 타는 것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더 얄밉다. 이 작은 맹수가 앞발을 휘두르기엔 당신은 선 밖으로 도망쳐있고, 거두면 들어오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 불만을 당신의 등에 있는 물기를 계속 파바박 닦는 걸로 대신한다. 고양이가 실뭉치를 발견해 냅다 앞발로 때리다 뒹구는 것처럼, 손이 멈추지 않는다.
단 한 번, 머리를 다듬는 손길에 그것이 멈추더니 당신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머리를 이렇게 만져주는 건 싫다. 윈터도 제법 온기를 좋아했고, 앨리스는 아무에게나 쓰다듬는 걸 허용하지만 미카엘은 더 이상 머리를 쓰다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서워한다. 미카엘의 기억 속에서 머리를 쓰다듬던 부드러운 손길은 이제 가시가 된다. 두피를 만져보면 피가 배어 나오고, 이내 시야도 새빨갛게 변할 것이다. 헤로인은 그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존재였다. 그렇지만 당신의 손길은 피를 부르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직 당신을 신뢰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직 이것이 당신을 받아들이기엔 넘어야 할 벽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다.
연식이 오래돼 보이는 SUV. 그것은 조수석 문을 열어주자 잠깐 주변을 한 번, 당신을 한 번, 차 안을 한 번 쳐다보더니 조수석에 미심쩍은 듯 미적미적 올라탄다. 뒷자리를 흘끔 바라보자 이상한 것이 있다. 고급스러운 상자며 궤짝이다. 허름한 가게 같았는데, 생활 풍조에 맞춰 그 속내를 숨기고 있었거니 하는 것이 확실히 보인다. 나무 냄새와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알코올 향이 나는 걸 보니 술인가 보다. 그리고 당신의 냄새인 것 같은 무언가도 코에 걸렸다. 거슬린다. 당신이 가자고 하는 말에 고개를 돌려 물끄러미, 경계심 가득한 눈동자로 쳐다보다 이내 고개를 팩 돌려버린다. 안전벨트를 매는 걸 잊지 않았으니, 타겠다는 의사 표명이다.
당신이 운전석에 올라탈 적, 그것은 잠시 손을 모아 허벅지 위에 올리고 꼼지락댄다. 이제 춥거나 습하지도 않고, 어두운 곳에도 가지 않을 것이다. 아마 당신이 일하고 있다는 곳으로 가지 않을까? 작고 앙증맞은 머리를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다. 아무래도 그것에겐 여러 가지 고려할 사항이 많았다. 가령 엘리시온에 대해 자신이 기억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기억을 더듬는 것이라든지. 화이트 나이트 호텔에서 열렸던 파티.
"……Ms. 몬테까를로."
핸드폰을 꺼내드는 당신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아까 전의 호기로움도, 경계심도 없다. 당신을 부르는 호칭은 제법 익숙하다. 입을 다물고 담담한 얼굴로 입술을 벙긋거린다. 무언가 생각이라도 났는지 제법 가라앉은 표정이었다.
"어디로 가도 좋아. 그렇지만 이 모습이 남에게 보여선 안 돼."
잠시간의 침묵 뒤로 그것은 고개를 돌렸다. 비가 내리고, 와이퍼는 규칙적으로 움직인다. 고요한 차의 적막 속에서 당신의 초월적인 청각은 다시금 들어서는 안 될 것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