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08086> [1:1/일상] So Far Away #3 :: 1001

우천 ◆TrRj8FbhDE

2022-04-18 23:16:03 - 2022-05-15 22:43:24

0 우천 ◆TrRj8FbhDE (LYb6KZ1eo6)

2022-04-18 (모두 수고..) 23:16:03


Come and take a walk on the wild side
Let me kiss you hard in the pouring rain
You like your girls insane

#1 >1596463088>
#2 >1596484066>

Perosa Montecarlo: situplay>1596463088>100
Michael Rosebud Winterborn: situplay>1596463088>145

594 페로사주 ◆uoXMSkiklY (H24StCKzSw)

2022-05-06 (불탄다..!) 02:33:38

Q. 페로사가 활짝 웃으면 어떻게 되나요.
A. 대답이 되셨길 바랍니다.

595 에만주 ◆TrRj8FbhDE (r/JsuRKY82)

2022-05-06 (불탄다..!) 02:33:49

(지이이이) 픽크루 만지고 푹 잘 수 있음 좋겠다. 로로주 코피야 멎어라 멎어라..🥺

그리고 만약에.. 내가 10분 이상 답이 없다면 잠든 거야..😔 우우.. 미리 인사해야지. 연휴에도 고생 많았고, 금요일 하루도 힘내자! 늘 좋아해. 로로주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코피도 멎고 개운하게 푹 잠들면 좋겠어, 응.. 좋은 하루 보내요, 예쁜 꿈 꾸고.(쪽)(갸르릉)

596 에만주 ◆TrRj8FbhDE (r/JsuRKY82)

2022-05-06 (불탄다..!) 02:34:25

악ㄱㄱ극악악악 미치겠다 페로사 당신(심멎) 누가 그렇게 예쁘래!!!!!!!!!!

597 페로사주 ◆uoXMSkiklY (H24StCKzSw)

2022-05-06 (불탄다..!) 02:35:25

핫하하 가기 전에 픽크루는 보고 가겠군 >:3 페로사랑 전망좋은 곳에서 와플먹는 꿈이나 꾸라지!!!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 나도 항상 좋아해. 부족한 나를 좋아해줘서 고마워. 오늘 밤은 잘 잠들 수 있을 것 같아... 에만주도 나만큼 편하게 잠들면 좋겠네. 에만주도, 상쾌하게 자고 일어나서 좋은 하루 보내길 바라. (쫍쫍)

598 에만주 ◆TrRj8FbhDE (r/JsuRKY82)

2022-05-06 (불탄다..!) 02:38:31

허어어 누가 그렇게.. 누가 이렇게에에..;0; 예쁘다 예뻐..;0;0;0;...

저언혀 부족하지 않답니다아! 와플..야무지게 먹는 꿈 꿀테니까 로로주도 편하게 잠들자아.. 잘 자..!

600 에만 - 페로사 ◆TrRj8FbhDE (ALDEcOXhxc)

2022-05-06 (불탄다..!) 15:34:18

오늘의 일기, ─. 오기가 들어 약을 끊어보려 했다. 잘 안된다. 서있는 것도 아프다. 온몸이 찢어지는 것 같다. 방은 엉망이다. 다 괜찮을 거야. 버티면 돼. 사실 안 괜찮다. 어항이 깨졌다. 키우던 물고기가 결국 죽었다. 부모님과의 추억이 담긴 마지막 가족인데, 정작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조차 안 난다. 묻어주려고 수습하는데, 닿는 곳 하나하나가 아프다. 분명 보드라운 비늘을 만지는데 가시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 만약 내가 약을 끊어도, 이 고통이 계속되면 어쩌지? 그리고 내가 약을 끊었다는 사실을 들키면 어쩌지? 갈기갈기 찢길 것이다. 나는 종이장이 될 거야. 부모님이 보고 싶다. 더는 버틸 수 없다. 전부 한통속이다. 속았다. 그런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당해놓고 버티지도 못한다. 나는 이 정도의 사람밖에 못 되나 보다…(후략) 그것은 한때 보았던 것을 떠올린다. 찢어진 일기장. 그 이후로 교환일기에서 볼 수 없게 된 모습. 단호하게 밀어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 얘기를 해도 이해해 줄 사람은 없다. 당신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아직 그것은 대답할 이유가 없다.

"……거짓말. 친절한 척 전부 숨길 거면서.."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씹어뱉지만, 당신의 초월적인 청각은 그 소리를 정확히 들었을 것이다. 그 안의 썩어버린 감정마저. 사람은 변한다. 주변은 반드시 변할 것이다. 본색을 숨기고 드러낼 것이다. 마오도 변할 것이고, 용왕도 언젠가 자신을 버릴 것이다. 비록 맹세까지 했다지만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고 이득을 위해 언제든 내치겠지. 다만, 당신의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다가왔으니 안심하자. 이 앙칼진 야생의 것이 표현하는 방법이 이상할 뿐이다. 얼굴을 닦아줄 적에 보인 눈빛은 여전히 앙칼지다.

"이렇게 해서 네게 무슨 이득이 있다고?"

넘어가든 말든 알 바는 아니라니. 끔찍하다. 싫다고 내쳐도 완고하게 밀어붙인다. 그렇지만 난 속지 않을 테야, 너도 결국엔 떠날 거야. 날 인정하지 않고 잘못 됐다면서 밀어내겠지. 이미 나는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의존하고 있을 거고. 취해있다 나는 죽을 거야.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며 입술을 자근자근 깨물다, 기다리란 말에 세게 깨물고야 만다. 입술의 안쪽, 가장 보드라운 살을 짓씹자 비린 맛이 올라온다. 피가 난다. ..여기서 도망쳐버릴까? 그렇지만, 지금 도망치면 저 사람이 쫓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을까? 당신이 빗속을 가로지를 적, 그것은 단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처마 밑으로 빗방울은 물줄기가 되어 뚝뚝 흐르더니, 뒤로 뻗은 발목을 적신다. 흠칫 놀라 결국 발을 앞으로 다시 뺀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다시금 비를 맞고 싶지는 않다. 이 몸뚱이를 가장 효율있게 쓰는 건 본인이지만, 오늘 추격은 길었으며 미카엘은 지쳤다. 더는 못 버틴다.

"…이상해."

당신이 우산을 가져올 적, 그것은 여전히 불만스러운 눈길로 당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으나 적어도 도망은 치지 않았다. 난 배신자처럼 넘어가서 도망치지 않는 게 아니야. 그냥 비가 맞기 싫을 뿐인 거야! 내가 온기에 닿아버리면 안돼!

"너,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진짜 이상해!"

대신 그것이 툴툴대는 것은 들을 수 있었겠다. 그나마 한층 누그러진 목소리다. 거기다 그쪽도 아닌 너. 당신의 윈터에게 대하듯 마냥 상냥하지만 않고 강단있는 온기는 제법 효과가 있던 것 같다.

601 에만주 ◆TrRj8FbhDE (ALDEcOXhxc)

2022-05-06 (불탄다..!) 15:34:40

무엇이 사라졌나요?
에만주의 오타 :3

602 페로사 - 에만 ◆uoXMSkiklY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5:50:39

들었으나 침묵했다. 나직이 흘러나온 그 말은 상대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보다 감정이 입 밖으로 흘러넘친 것에 더 가까웠으며, 또한 그것에 페로사가 찔리는 바 없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것에 대답하려면 말이 구차해지기 때문이다. 마음은 변하지 않으나 보름이 찾아오면 몸은 변한다. 전부 숨긴다는 말은 부당하나, 전부 내어놓을 수도 없다. 아편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것보다도 더 심각한 비밀. 인간도 짐승도 되지 못하는 추물의 모습을 어떻게 감히 내어놓을 수 있을까... 이미 그것이 들켰다는 것도 모르고. 그녀의 청각이 아무리 좋을지라도 당신이 정부의 전산망에 접속하는 소리까지는 듣지 못했다. 그녀는 밀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밀려날까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그래서 페로사는 이 자리에서 쓸데없는 말을 하느니 그냥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을 하기로 했다.

"내 마음이 편해져. 자기만족이라는 거지." 이해득실을 날카롭게 따지고 드는 당신에게, 페로사는 가장 근본적인 이해득실이자 인간의 가장 우선되는 행동동기를 내밀었다. 자기만족 없이 움직이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악행도 선행도 악이라 선이라 할 수 없는 일반적인 행동도 결국에는 자기만족이 그 동기가 아니던가. 당신이 뒷걸음질을 치건 말건, 페로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당신의 옆에 다가붙었다. 당신의 머리 위로 까만 우산이 드리워진다.

"─'걔'가 너한테 안 알려주든?" 당신이 툴툴대는 소리를 듣자, 페로사의 얼굴에 씨익 그녀다운 쾌활한 미소가 걸렸다. "내가 미친 여자라고." 그녀는 고갯짓을 했다. "가자. 손해배상 딱지 날아오기 전에. 아무리 뉴 고모라라고 해도 지상인 이상 자기 집이나 가게 근처에 시체가 널부러져 있는 걸 달갑게 여길 인간은 없어. 그리고, 비는 피해야지."

계획은 없었으나, 선택지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마 당신이 어디론가 갈 데가 있거나 피난처가 있으면 그리로 데려다줄 생각이고, 갈 데도 피난처도 없다고 하면 이대로 화이트 나이트 호텔의 직원용 객실에 데려다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다니엘레더러 캠 재머를 가져오라고 해야겠네- 하고 페로사는 생각했다.

# 미안합니다. >>599를 띄워놓고 답레를 쓰고 있었기에 어디가 바뀌었는지 다 알아.. 👀 오타가 나도 글이 너무 예쁜데 뭐.

603 페로사주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5:53:02

아차.. 혼선을 막기 위해 덧붙여두자면 >>602에서 걔=에만 혹은 윈터입니다 👀

604 에만주 ◆TrRj8FbhDE (ALDEcOXhxc)

2022-05-06 (불탄다..!) 15:56:26

;0;!!!!(쥐!구!멍!!)

605 플레이버 텍스트 ◆uoXMSkiklY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6:06:01

그레이 존도 화이트 존도 블랙 존도 아닌 일반적인 등외지역(대표적으로 뉴 고모라, 바빌론 다운타운)에서 주민이 자기 스스로를 보호하는 수단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자기 자신의 무장, 둘째는 사설경호원, 셋째는 에누마 사를 통한 손해배상 금융소송입니다. 바빌론 시티에만 존재하는 이 독특한 금융소송은 법원의 재판이 아닌 금융사의 심사를 통해 조정의 형태로 이루어지며, 자신에게 가해진 금전적, 신체적, 정신적 피해 이외에도 자신의 주변에 일어난 범죄 등에 대해서도 매출 저하와 정신적 피해를 명목으로 소송을 걸 수 있습니다. 이것은 바빌론 시티 지역 거주자만이 가입할 수 있으며 바빌론 시티 거주자라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에누마 금융사의 계좌 특약으로 보장되는 조항으로, 에누마 금융사가 등외지역의 치안에 간접적으로 개입하면서 등급이 책정되지 않은 외부 지역의 치안을 관리하면서도 에누마 사에 소속된 인물들은 해당 사항에서 자유롭도록 설치해놓은 장치이기도 합니다. 심사는 (에누마 그룹에 소속된 인물의 증언을 최우선으로 하고 차선적으로) 사이코메트리 능력자를 동원하여 엄격하게 진행되기에, 자해공갈과 같은 제도를 역이용한 얕은 꼼수가 성공할 확률은 아주 낮습니다.

물론 이 특약이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일종의 최후의 수단으로, 생전 본 적도 없는 남남이면 모를까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의 상대에게 이 특약을 행사하는 것은 현실에서의 디스풋과 마찬가지로 그간 쌓아온 관계를 모조리 파탄내겠다는 의미나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해당 특약은 블랙 존에서 일어난 범죄에 대해서는 심사를 거부한다고 명기해놓고 있습니다. 블랙 존이 블랙 존으로 취급되는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606 페로사주 ◆uoXMSkiklY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6:09:35

>>604 (따라들어감) (꾸시꾸시)

607 에만주 ◆TrRj8FbhDE (ALDEcOXhxc)

2022-05-06 (불탄다..!) 16:10:35

(고소의 나라가 생각남) ...(납득)(?)

우에엥 ;0; 로로주가 귀여워서 숨을 수가 없어어(뽀다담)(쫍쫍쫍쫍쫍쫍쫍)

608 페로사주 ◆uoXMSkiklY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6:47:17

(실제로 저 세계에서도 바빌론 시티는 연방국 내에 있다)
(뽀송뽀송해져서 나오다가 쫍쫍쫍 연타를 맞아버림) (털덩이가 되어벌인 페로사주가 할 수 있는 것은 에만주의 발을 베고 눕는 것뿐인데)

609 페로사주 ◆uoXMSkiklY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6:47:51

아참... 대부분의 플레이버 텍스트(특히 도시 내의 제도에 관련된 것)들은 스토리 진행에 방해가 된다고 하면 언제든 수정할 수 있으니 수정이 필요하면 말해줘.

610 에만주 ◆TrRj8FbhDE (ALDEcOXhxc)

2022-05-06 (불탄다..!) 16:54:50

귀여운 로로주~ •0• 히히 털덩이 로로주도 귀여워.. >;3 (뽀담뽀담뽀담뽀담) 플레이버 텍스트는 다 유용하니까 괜찮아!(꼬옥)

다갓님 다갓님.. 얘가 실토할까?

.dice 1 2. = 2
1. 당근빠따 200자 더 써라
2. 아직은 야생 야옹이야

611 에만주 ◆TrRj8FbhDE (ALDEcOXhxc)

2022-05-06 (불탄다..!) 16:55:02

이 자식..

612 에만 - 페로사 ◆TrRj8FbhDE (ALDEcOXhxc)

2022-05-06 (불탄다..!) 16:57:32

그것은 사람을 밀어낸다. 할 수 있는 가장 강경한 수단을 쓴다. 손해배상 소송도 아니고, 사설 경호원도 아니다. 자기 자신의 몸뚱이는 고사하고 주변의 모든 것을 이용한다. 그렇게 해서 가장 날카로운 가시로 사람을 찌르고 다가오지 못하게 했다. 영영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침묵은 가장 좋은 수단이다. 당신이 더 덧붙였다면 아마 또 가시를 세웠을 것이다. 네 말을 어떻게 믿어? 하고 툴툴대며 도망쳤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선택적인 침묵은 큰 도움이 되었다.

"말도 안 돼."

자기만족을 위해서 남을 위하는 선행이라니, 이 도시에서 들어본 적이 없다. 악행이라면 모를까! 이상한 사람. 당신을 그렇게 낙인찍은 것 같다. 그래도 '저기 있는 시체'와 동급은 면했다. 당신이 곁으로 다가설 적엔, 보이지 않는 보송보송한 솜털이 일어난 것 같다. 만약 그것이 고양이라고 치면 말이다. 분명 험악하게 입을 벌리고 위협적인 소리를 내며 솜털을 세웠을 것이다. 검은 우산이 머리 위로 드리울 적, 그것의 눈동자가 그림자에 가려져 온전한 색을 발한다. 창백한 원반 같은 눈동자. 어둠 속에서도 특징적이고, 지나치게 개성적이다. 누구의 것인지 멀리서 보아도 확실히 알 테지.

"안 알려줬어."

대답은 뾰족하다. 그렇지만 가시는 당신을 향한 것이 아니다. 아마 얘기해 주지 않은 다른 '걔'를 향한 것이겠다. 에만 녀석은 안 하던 사고를 치고, 윈터는 약에 취해 뻗었다. 말썽이라곤 피울 수 없는 철두철미한 녀석과, 말썽을 피우기엔 지나치게 보드라운 녀석인데, 이래서 비 오는 날이 싫다. 미친 여자라는 말에 그것의 표정이 썩 좋지만은 않다. "빙글 돌아버린 미친 새끼는 싫고 미친 여자는 좋다 이거지." 빈정대는 모습도 당신을 향한 것이 아니다. 듣자 하니 당신을 받아들이는데 자신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이 영 달갑지 않은 것 같다. 그것은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제법 강했으니까.

"저번에 여기서 비늘 달린 이상한 녀석이 난리 칠 때는 아무 말도 없었는데." 당신을 흘끔 쳐다보던 그것은 더 말하지 않는다. 묻는다면 악의를 담아 답하겠지만. 시체가 널브러져 손해배상이 날아오든 말든 중요치는 않지만, 이 모습을 들키는 것은 제법 큰 문제가 있다. 안드라스가 얼굴을 봤다는 걸 용왕에게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어디로 갈 건데. '그 피난처'는 지금 못 들어가."

그것은 그래도 미카엘이며, 모든 역할이 공통적으로 쉬는 쉼터를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 피난처는 지금 들어갈 수 없다. 비가 오는 날이면 제어해 줄 사람이 필요한데 그럴 사람마저 없는 곳에서 하루를 보냈다가 어떤 참사가 일어났는지 알기 때문이다. 하필 그때 통수를 쳐 에만의 눈이 돌아버리고, 조직 하나를 쓸어버린 일은 지하에서도 아주 유명하며 각 역할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어두운 곳은 싫어. 차가운 곳도 싫고, 습한 곳도 싫어."

여전히 미친 여자를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다. 제법 자존심이 강한지 뭔가 얘기하려다가 꾹 참기를 반복하더니, 잠시 멈춘다. 그리고 다시금 입술을 꾹 다물더니, 시선을 피했다.

"……아무튼 싫어."

까다롭기는!

613 페로사주 ◆uoXMSkiklY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7:00:37

머리 말리고 오는 사이에 뭔가 엄청난 다이스가 굴러갔었어......

언젠가는 풀리리라 믿고 숨 참는다. 흡!

614 유적탐사원 ◆uoXMSkiklY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7:01:18

>>613 라고 쓰여있는데요 박사님?

615 에만주 ◆TrRj8FbhDE (ALDEcOXhxc)

2022-05-06 (불탄다..!) 17:02:31

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고 로로주!! 아이고!!!! 무덤까지.. 함께..!!!!!!

616 페로사주 ◆uoXMSkiklY (AluVEWBm0M)

2022-05-06 (불탄다..!) 17:10:06

언제까지라도... (위험한 후레대사)

617 에만주 ◆TrRj8FbhDE (ALDEcOXhxc)

2022-05-06 (불탄다..!) 17:13:20

...아주 멋진 보트 하나 끌고오는 건 아니지 로로주..? •0•...(?)

618 페로사주 ◆uoXMSkiklY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7:16:01

아니아니 그건 아니곸ㅋㅋㅋㅋㅋㅋㅋㅋ

(농담으로 꺼낸 말에 진지하게 대답해서 미안하지만 이 스레가 에만주의 다른 행동을 옥죄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바람대로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술약속 까고 오는 길) (대신 내일은 부모님을 모시고 얼리액세스 어버이날 드라이빙을 가야 됨)

619 에만주 ◆TrRj8FbhDE (ALDEcOXhxc)

2022-05-06 (불탄다..!) 17:23:00

nice.......(대체)

•0•? 이 어장이 내 현생에 무리하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야말로 로로주가 다른 행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묶여있지 않길 바라는걸. 그리고 로로주가 아프지 않았음 하는 바람이 있어 :3c...(집요)

술약속을 까..?
드라이빙을..해..?

조심히 다녀올거지..?(집요222)

620 페로사주 ◆uoXMSkiklY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7:29:04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니 다행이다. (삑삑뽁삑)

거절했다구 ㅋㅋㅋㅋㅋ 내일 운전 핑계로..
평소에도 조심하는 편이고, 부모님 모시고 가는 건데 당연히 더 조심해야 하는 거고... 에만주 생각해서도 더 조심해야지 (쓰담담담)

621 에만주 ◆TrRj8FbhDE (ALDEcOXhxc)

2022-05-06 (불탄다..!) 17:32:16

(맞삑뽁삑)(부빗)

으응, 깠으니까 다행이라구우. (조용히 어버이날 봄)(현금 장전)(?) 드라이빙.. 진짜 조심해야해 ;0;..? 즐겁게 다녀오구. 나도 내일은 잠시 다녀올 곳이 있으니까아..😔 (부빗빗빗)

622 페로사주 ◆uoXMSkiklY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7:38:17

나란 사람 쉬운 사람 아니야 >:3
그러니 오늘 실컷 논다 (에너지드링크 까는소리)(?)

623 에만주 ◆TrRj8FbhDE (ALDEcOXhxc)

2022-05-06 (불탄다..!) 17:48:17

'0'..?!?!?!?!! 로로주가 철벽이지 >;3!(?)

에? •0•? 에?? •0•0•??? 당신 지금 뭘 마시는 거야(덥석ㄱ)

624 페로사 - 에만 ◆uoXMSkiklY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7:51:35

말도 안 돼, 하는 당신의 퉁명스러운 반응이 마치 날카롭게 이빨을 드러내고 위협하는 소리를 내는 고양잇과 야수 같았다. 우산 그늘 속에서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눈 때문에 더 그런 것도 같았다. 상대가 그런 위협이 씨알도 안 먹히는 크고 나쁜 늑대인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그러면 직접 겪어봐야지." 당신의 뾰족한 대답에 대한 그녀의 웃음을 잃지 않은 반응이었다. 당신이 빈정거림 반 투덜거림 반의 소리를 내놓자, 페로사는 손을 들어 당신의 머리를 가볍게 쓸어주려 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왜인지 어디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어디서도 집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 퍽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또다른 당신과도, 자신과도. "이 도시의 사람들은 모두 어딘가 한 군데씩 고장났어." 하고 그녀는 나직이 중얼거리며, 당신의 손을 잡으려 했다. 당신이 손을 잡건 말건, 당신과 함께 발걸음을 옮기려 할 것이다.

"스위트룸까진 아니더라도 꽤 괜찮은 호텔이니 걱정 마." 당신의 걱정에 페로사는 대답했다. 건조하게 잘 관리되어 있는 화이트 나이트 호텔의 직원용 객실. 직원용이라고는 하지만 손님용과 다를 바 없이 관리되고 있는 곳이었다. 어두우면 불을 키면 되고, 차가우면 난방을 틀면 된다.

그녀를 따라가면 저만치에 빅토리아 앤 데이먼이라는 상표가 걸려 있는 허름한 유통사가 보인다. 허름함은 뉴 고모라에서 아주 쓸만한 위장이다. 우산을 접으며 가게 옆의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면, 이런저런 차들이 멈춰서 있다. 연식이 꽤 되어보이는 레트로한 SUV 한 대 옆에 신수 훤칠한 남자와 부하인 듯한 키가 조금 더 작은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살가운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페로사를 맞이했다.

"세뇨리따 몬테까를로, 말씀하신 대로 뒷좌석에 실어뒀습니다." 하던 남자는 페로사와, 아까는 없던 동행이 나란히 비에 젖은 생쥐꼴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눈을 깜빡이더니 부하에게 시선을 돌렸다. "수건을." 부하는 잽싸게 가게로 통하는 계단으로 올라가더니, 두 장의 수건을 가지고 돌아와서 페로사와 당신에게 한 장씩 나누어주려 했다. 그것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당신에게 어떤 말도 건네지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고, 페로사에게만 시선을 두고 있을 뿐이다.

부하가 당신에게도 수건을 건네주려 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그것은 당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존재를 묵인해주는 것이었다. 당신의 존재를 인지하지 않겠다는 거부가 아니라, 사려 깊은 침묵을 통해 당신의 존재를 매너있게 납득해주는 행동이었다. 아마 당신이 이 사람은 누구냐고 먼저 물어보면 페로사가 그를 소개시켜 주거나 하지 않을까.

625 페로사 - 에만 ◆uoXMSkiklY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7: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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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인 완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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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기이이이인

626 페로사주 ◆uoXMSkiklY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7:56:19

어째서 나메실수를 했을 때만 작성이 이리 잘되는지. (얼감)

627 에만주 ◆TrRj8FbhDE (YQEWuH6eCE)

2022-05-06 (불탄다..!) 18:01:33

아 ㅋㅋㅋㅋㅋ 당신~~~ 건강을 챙기란 말이야~(파들!)

흑흑 수건 뽀다담 드디어 나왔구나.... 행복해... ;0;.. 그런고로 '걔'에 대한 정보를 조금 주도록 하지! 거기 당신! 다이스 듀얼이다!

.dice 1 10. = 2

628 에만주 ◆TrRj8FbhDE (YQEWuH6eCE)

2022-05-06 (불탄다..!) 18:01:54

킹받는다 다갓-!!

629 페로사주 ◆uoXMSkiklY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8:04:23

.dice 1 10. = 3

630 페로사주 ◆uoXMSkiklY (ieZCwp8GmY)

2022-05-06 (불탄다..!) 18:05:40

(안도의 한숨) 다갓님 밀당개고수시네여

페로사가 걔한테 해주고 싶었지만.. 걔가 수건을 받을지 안 받을지 몰라서... 👀 수건 거부하면 페로사가 해줘야지

631 에만주 ◆TrRj8FbhDE (YQEWuH6eCE)

2022-05-06 (불탄다..!) 18:26:50

킹받는다 다갓-!!!!!!!!

걔가 생각보다 인정욕구가 강한게, 김에만이 인정받지 못한 이면이기 때문이야. 전 어장에서 로로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잠수탔던() 윈터본이 걔라고 보면 돼. 그리고 순수하지..🤔

다른 말로 인정해주면 너.. 생각보다 좋은애구나.. 그렇지만 믿지 않을 거야.. 그런데 좋은 애네.. 안 믿을 거야.. 그렇지만..(무한반복) 하는 삑삑이라는 소리야..(?)

걔: (찌릿)

632 페로사주 ◆uoXMSkiklY (z6KZglH7Cs)

2022-05-06 (불탄다..!) 18:38:11

전 어장에서부터 상당히 다면적인 성격이었구나...
페로사의 품은 평등하다는 것을 알려주겠다. (대체?) 아니아니 이게 아니고.. 호텔에 데려다주면서.. 짓궂은 소리 한 마디 해야지. (?)

633 에만주 ◆TrRj8FbhDE (YQEWuH6eCE)

2022-05-06 (불탄다..!) 18:48:47

사람의 성격이 마냥 일관적일 수는 없다..를 모티브로 삼았던게 이전 어장의 에만이기도 하니까.🤔 여러모로 실험적인 캐네...🤔🤔🤔
어어? 네? 가보자고 아니 이게 아니고.. 우우 귀여워.. 답레는 일단 퇴근하구 줄게.. ;0;.. 우엥..

634 페로사주 ◆uoXMSkiklY (z6KZglH7Cs)

2022-05-06 (불탄다..!) 18:51:45

(딱히 모티브는 아니지만 초지일관인 페로사랑은 어째 반대다)
응응, 느긋하게 주기... 집에서 푹 쉬고 마음껏 뽀송뽀송해지고 난 다음에 줘도 돼 (쓰담담) 조심히 들어와.

635 에만주 ◆TrRj8FbhDE (YQEWuH6eCE)

2022-05-06 (불탄다..!) 19:25:11

야 인마 크롬 이 빡굴아~!!!! 내 답레는 먹는게 아니란 말이다~!!!!! 내가 멀미 참아가면서 답레 쓰고 있었더니~!!!(오열)

636 페로사주 ◆uoXMSkiklY (3pRdbHHfDs)

2022-05-06 (불탄다..!) 19:48:24

(새로고침해버린걸까) 답레는 집에 도착하셔서 쓰셔도 늦지 않습니다 선생님!!

637 에만 - 페로사 ◆TrRj8FbhDE (r/JsuRKY82)

2022-05-06 (불탄다..!) 21:42:08

아무리 유순하다고 해도 제법 앙칼진 면이 있던 건지, 아니면 이게 진짜 모습인 건지.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눈으로 아무리 쏘아본다. 그렇지만 당신에게 통하지는 않는 것 같다. 크고 거대한 맹수에게 작은 맹수의 하악질 정도야 아무것도 아닐 테니. 열심히 경계했는데 당신에게 통하지 않으니 기분이 다시금 나쁘다. 하물며 직접 겪어보라고? 눈썹의 각도가 다시금 삐죽해진다. 똑같이 앞에 미친이라는 접두어가 붙었으면서, 미친 사람이 거기서 거기지 않은가. 당신이 손을 들어 머리를 가볍게 쓸어주려 하자 그것은 잠깐 손을 쳐내려는 듯 팔을 중간까지 올리다, 손이 더 빠르니 괜히 당신만 팩 쏘아본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질문은 뾰족하지만 대답은 없다. 온기가 와닿자 눈동자에 아주 잠시 스친 것은 혐오보다는 공포다. 공포가 스쳤음에도 소맷단의 칼을 꺼내지 않은 이유는 당신이 언급한 어딘가 한 군데씩 고장이 났다는 말 때문이겠다.

"…너도 고장 났어?"

소맷단 대신 당신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미카엘도, 걔도, 윈터도.. 놀랍게도 이 모습으로 활동하는 역할은 전부 떠돌아다니는 존재다. 미카엘은 없는 존재고, 자신은 비가 오지 않아도 정처 없이 떠돌며, 윈터는 도시의 유령과도 같다. 어디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존재. 특히 이쪽은 부정되었기에 만들어진 역할이라 더욱 고장 났다면 고장 난 모습이겠지. 그렇다면, 당신도 이렇게 고장 났을까? 당신은 내가 하는 일을 이해해 줄까? 당신이라면 날 내치지 않을까? 손을 잡으려 들자 조용히 손을 뒤로 무르려다, 손가락을 하나만 내어주기로 했다. 당신을 아주 조금이나마 믿어보겠다는 장족의 발전이다. 그렇다고 온전히 맡긴 것은 아닌지 여전히 눈의 경계심은 가시지 않는다. 호텔이라는 말에 그것의 눈이 한 번 감겼다 뜨인다.

"호텔?"

되묻는 걸 보니 그 누구도 이 맹랑한 고양이에게 말해주지 않았나 보다. 그래도 반항하지 않고 제법 얌전히 따라가는 편이다. 당신에겐 떼를 써도 통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도 들었나 보다. 당신의 옆을 걷는 걸음이 느렸다가, 잠시 당신의 걸음에 맞추듯 박차를 가한다. 허름한 유통사가 호텔은 아닐 텐데. 물끄러미 고개를 올려 쳐다보던 그것은 눈을 감았다 뜬다. 갑작스러운 일이다. 조잘거리며 퉁명스럽던 그 작은 육체에서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다. 지하주차장에서 인기척이 가까워지던 그 순간부터 그것은 점차 말이 없어지더니, 이내 입을 다물어버린다. 남성이 있든지 말든지, 살가운 영업용 미소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리고 자신에게 단 한 번 시선이 갔을 때, 당신의 뒤로 숨어버린다. 옷깃을 조심스레 잡고, 조그마한 손이 그 새하얀 셔츠에 옅은 주름을 남긴다.

"……."

수건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고개를 파묻어 숨어버린다. 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윈터와 비슷한 행동이었다. 친절한 남성은 그를 떠올리게 한다. 어쩌면 저 사람도 약을 주며 다 괜찮아질 거라 말할지도 몰라. 배려는 나쁜 일이 아니라지만. 그것이 살짝 고개를 들어 당신을 한 번, 그리고 남성을 한 번 쳐다본다. "……누구야?" 조그맣게 물어보는 목소리는 기가 죽어있다. 눈도 동그랗게 뜨여있다. 거대한 개를 처음 본 주먹만 한 고양이처럼, 당신의 뒤에 숨어있는 모습이 아까와는 달리 제법 우습다.

638 에만주 ◆TrRj8FbhDE (r/JsuRKY82)

2022-05-06 (불탄다..!) 21:42:19

뽀담.. 가보자고...

639 페로사주 ◆uoXMSkiklY (EY9JkgquJY)

2022-05-06 (불탄다..!) 22:05:47

아이 귀여워......... (사망)

640 에만주 ◆TrRj8FbhDE (r/JsuRKY82)

2022-05-06 (불탄다..!) 22:15:28

안돼 죽으면 안대애애애 ;0;0;0;!!!

641 페로사주 ◆uoXMSkiklY (EY9JkgquJY)

2022-05-06 (불탄다..!) 22:17:59

"이쪽은 데이먼 씨야. 수완 좋은 거래상이야. 귀한 술을 구하려면 데이먼 씨한테 의뢰하는 게 제일 빠르지. 데이먼 씨, 이쪽은───"
"널 뭐라고 소개하면 될까?"

으악 잠깐만 멈춰

642 페로사주 ◆uoXMSkiklY (EY9JkgquJY)

2022-05-06 (불탄다..!) 22:26:04

>>641 나올것 같은데 써도되나요...?

643 에만주 ◆TrRj8FbhDE (r/JsuRKY82)

2022-05-06 (불탄다..!) 22:40:41

물론이지 가보자고 >:3!!!

644 페로사 - 에만 ◆uoXMSkiklY (EY9JkgquJY)

2022-05-06 (불탄다..!) 22:41:07

"오래 전부터." 아주 오래 전부터,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부정당하는 형태는 아니었으나, 대신 배척당하고 사냥당하는 형태였다. 늑대인간 부족과 정부의 협상이 결렬된 것은 그녀의 부모 세대보다도 조금 더 일찍 일어난 일이다. 한 세대를 지나오면서 이미 늑대인간은 정부 지정의 공식적인 히어로들의 사냥대상, '회색'의 일원이 되어 뿔뿔이 흩어지거나 사로잡혔다. 어릴 적에는 참 생각해보면 이사를 많이 다녔더랬다. 동네 친구들과 조금 안면을 트게 된다 싶으면 이사를 가게 되곤 했지. 그러다 어느 날 뉴 에덴이라는 곳에 사로잡혀 끌려가게 된 것이다. 늑대를 길들이는 교육소에서 학대에 가까운 교육을 받았고, 자라나서도 뉴 에덴의 간수로 혹사당했다. 뉴 에덴 붕괴 당시 어느 히어로의 손에 거두어져 히어로로 자라났으나, 그녀는 회색이었기에 제대로 등록된 히어로도 되지 못하고, 다크 히어로라는 온 사방에 적뿐인 회색의 삶을 강요당해야 했다. 바빌론 시티에서 회색이란 말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지만, 그녀에게 회색은 다른 의미로 아로새겨져 있었다.

그런 그녀가 바빌론 시티를 고른 것은, 몇 안 되는 도피처임도 있지만 아마 어렴풋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트로페아의 바닷가를 무의식적으로 그리워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호텔? 하고 되묻는 말에 페로사는 당신을 곁눈질했다. 그러나 더 묻지 않고, 순순히 자기소개를 내어놓았다. "─내가 바텐더거든. 호텔에 딸린 바에서 일해. 엘리시온이라고 말하면 알려나? 몇 달 전에 발주 넣은 물건이 오늘 도착했다고 연락이 와서 받으러 온 참이야." 아, 그럼 이 이상할 정도로 허름한 건물은 그녀가 말한 호텔이 아닌 모양이다.

지하주차장에서 데이먼이 페로사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을 본 당신이, 부하가 수건을 내미는 손길에 페로사의 등 뒤로 쏙 숨어버리자 페로사는 조금 놀라면서도 자연스레 옆으로 반 걸음을 옮겨 당신이 몸을 더 잘 가릴 수 있도록 위치를 조정했다. 그리고 멋적은 미소를 지으며 부하의 손에서 두 장의 수건을 받아들었다. "고마워요, 프린치." 부하는 타올을 건네어주고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데이먼의 옆으로 돌아가 시립해서 섰고, 페로사는 수건 한 장은 자기 팔에 걸치고는 다른 수건 한 장을 집어들려 했다. 그 때 톡 끼어든 게 당신의 목소리였다.

"아하." 데이먼은 당신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예절바른 미소를 지었다. "이쪽은 데이먼 씨, 그 옆은 프린치 씨. 수완 좋은 거래상이야. 귀한 술을 구하려면 여기 의뢰하는 게 제일 빠르지. 데이먼 씨, 이쪽은──" 하다가, 페로사는 아직 '당신'의 이름을 모른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그녀는 당신에게로 고개를 숙이고 목소리를 낮췄다. "널 뭐라고 소개하면 될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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