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고불은 스스로의 이름을 말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상대는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 분명, 고불의 이름을 알 정도로 대왕산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많은 분이시라 고불은 생각했다. 그러니 고불의 이름을 뻔히 아는데도 토지신이라는 조금 낯가지러운 존칭을 써준 게 아니겠는가. 이렇게 순수하게 산채에 애정을 가져주는 이는 처음 접하는지라 고불도 자연히 마음을 열릴 수 밖에 없었다. 말하자면 1호팬 아닌가.
"고불! 야견 기억해둔다! 이제 야견 안다."
스스로를 야견이라 밝히며 자신의 예의범절이 파계회라는 고상한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라 야견이 얘기하나 유감스럽게도 파계회를 대충 스님과 관련된 곳으로 밖에 모르는 고불은 절에서 예의범절을 배웠다는 뜻으로 알아먹는다. 어쩐지 시정잡배스럽지 않더라니!
"고불! 야견 훌륭하다! 아이들 도움 필요하다!"
고불은 야견이 왜 늑대에 대해서 자신에게 되묻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아이를 돕는다는 야견의 말에 우선 야견을 칭찬했다. 그야 고불은 아이에게 약하고 형님들이 그랬듯 아이를 돕고 싶기 때문이다. 산 밑에 아이를 돕느라.. 돈이 부족하다.. 늑대를 어떻게 하면 좋겠나.. 앗! 늘 그랬듯이 고불은 금방 해답을 찾아냈다. 이 야견이라는 자는 지금도 산 밑에서 아이를 적선하고 오는 길일 것이다. 그런데 아이를 돕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져 필히 가진 재산을 다 써버리게 된 거다. 그후 산을 넘다 지금의 상황에 도달한 것이 분명하다.
고불은 야견의 십연격을 맞고 부러져나간 늑대의 송곳니를 야견의 손에 쥐여준다. 분명 야견은 지금 수중의 돈이 없어 당장 고불에게 낼 통행세를 저 늑대로 값을 치르고 싶다는 얘기였을 것이다. 대왕산채 대한 마음이 큰 만큼 그 길을 지나며 수중에 지불할 통행세가 없다는 점이 필시 부끄러워 제대로 말하지 못했을거다. 그야 고불도 야견을 실망시킨 느낌인 게 찜찜해 늑대를 내준 거니 야견도 그럴만하다. 그렇기에 고불은 야견에게 통행의 증표로 송곳니를 줬다. 이제 저 송곳니를 보이는 이상 대왕산채는 야견에게 통행세를 안 받을 거다. 야견은 악용할 사람도 아니거니와 이 길을 통해 아이들을 도우니 저정돈 괜찮다. 물론 이 같은 사실은 굳이 입 밖에 꺼내 야견을 부끄럽게 만들지 않는다. 이미 서로 마음이 통하고 있거늘 구태여 말하지않아도 야견도 알 것이다.
야견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던진 거짓말에도 고불이 흡족해하는 태도를 보이자 마음속으로 조마조마함을 느꼈다. 그래도 산속에 사는 영문 모를 기묘한 존재인데, 혹시 천벌을 받거나 하지는 않겠지? 그러던 와중, 고불이 자신의 걱정을 다 안다고 호언장담하며 늑대의 송곳니를 뽑아 야견에게 건네주며 품에 챙겨 다니라 말한다. 이미 건네준 늑대의 시체에서 다시 송곳니를 뽑아 준 것이 당최 무슨 의미인지 도통 알 수가 없으나 일단은 받고 보는 야견. 그러던 와중, 야견의 머릿솟에 갈 곳을 잃고 해매던 망상, 혹은 희망회로가 다시 갈피를 잡고 팽팽 돌아가기 시작했다.
“알겠습니다 고불님! 말씀한대로 직접 축복을 내려주신 보패! 항상 품속에 고이 넣어 다니겠습니다!”
그랬다. 야견은 눈앞의 상황에 대해 고불이 늑대의 이빨에 축복을 내려 무언가 신묘한 효과를 내려준 물건으로 만들어주었다고 거하게 착각한 것이다. 도박으로 가진 돈 다날려 피폐해진 심신에, 산을 지나가다 마주한 초현실적인 상황, 거기다가 서로 대화가 통하는 것처럼 보여도 서로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는 두 사람의 대화까지. 온갖 상황과 착각이 겹쳐 도달한 종점이었지만 좋은게 좋은 것 아닐까.
잃었던 돈도 다 다시 얻을수 있을지도 몰라! 야견은 그렇게 멋대로 결론을 내리고는 쾌재를 부르며 산을 내려간다. 중원은 넓고, 사람은 많다. 이런 어이없는 만남도 한번쯤은 있을 법도 하겠지. 물론, 호남에 돌아간 야견이 늑대 송곳니의 힘을 믿고 주사위놀음에서 거액을 투자했다 쪽박을 치고 마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일 것이다. 음, 역시 인과응보.
"정신적으로 한계일 때의 너는?" 재하: 으음.. 소마가 아무리 아둔하여도.. 그런 약점을 쉬이 드러낼리가요..
~그래서 부숴드렸습니다.~
재하: 나는 비구니.. 꽃다운 시절 사부에게 머리를 깎여 나는 본래 계집아이로 사내아이도 아닌데.. 사내아이도 아닌데.. 사내아이..(한참을 사내아이라 중얼거리다 재하는 머리카락을 그러쥐고 쭉 끌어당겨 눈을 덮어 가렸다.) 나아는... 본래.. 사내아이.. 사, 히익.. 잘못했어요, 회초리는 싫어요, 머리는 잡지 말아주세요, 잘못했어요.. 자,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재하는 이내 무릎을 꿇고 손을 모아 빌기 시작했다.) 이번엔 잘 할게요, 이번엔.. 수, 술을 따라드릴까요? 노래를 해드릴까요? 제발, 제발..
"왜 그애를 죽였어! 그애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재하: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오나.. 배교자는.. 이교도는 죽음으로 갚는 것이 맞사와요. 너무 슬퍼하지 마시어요, 우리의 슬픔은 온전히 교국의 신민을 위한 것인데 어찌 아깝게 이교도에게 흘리고 계시온지..? 혹시라도.. 괴로우시다면... (재하는 손을 뒤로 모으고 수심 깊게 웃어보였다.) 언제든 소마에게 기대주시어요. 품어드릴 품도, 목을 조를 손도 모두 귀인의 것이오니.
"네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부정당했다면?" 재하: 방금 소마의 주군과 유일한 신이 틀렸다 하였사와요? (재하의 눈이 일순 홉뜨인다. 죽은 듯 초점 하나 없이 흐려진 눈이 상대를 빤히 응시한다. 이내 재하가 맑게 미소지으며 뒷짐을 졌다.) 틀렸다면 틀린 것이지요, 귀인의 말씀이 옳사와요.. 무구, 내 형제. 형제도 그리 생각하지요? 응? 배가 고프다고요? 저런..(재하는 상대를 가만히 바라보다 고개를 모로 슬쩍 기울였다.) 어쩐담?